CINELAB2023-07-31 16:43:51
7월 다섯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한국 영화의 부활! 개봉 4일차에 100만명을 넘긴 <밀수> 이후에도 높은 예매율을 자랑하며 여름 극장가의 활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이후 600만에 다가서는 <엘리멘탈>이 2위. 점점 저조한 관람객수를 보이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가 3위로 밀려났습니다.
[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밀수>가 2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있습니다. 주말 이후 실시간 예매율도 19%로 정상을 지키고 있어 빠르면 이번 주 내 200만 돌파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엘리멘탈>은 뒤이어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을 제치고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6월 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500만을 넘어 역대 픽사, 디즈니 영화 1위, 올해 외해 흥행 1위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1. <밀수>
<밀수>는 올여름 첫 한국 영화 주자로서 출항에 성공했습니다. 4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개봉주 박스오피스도 압도적 1위를 기록 누적 관객수 172만명을 달성했습니다. 그간 본 적 없는 해녀들의 수중 액션, 류승완 감독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연출과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등 배우들의 연기에 호평을 받고있다고 합니다.
2. <엘리멘탈>
<엘리멘탈>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기록했던 554만여 명을 꺾고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외국 영화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이 한국을 떠나 뉴욕에서 이민자로 살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많은 한국인들의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낸것으로 보입니다.
3.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PART ONE>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전체 7편 가운데 5위 수준으로 개봉 전 쏟아졌던 호평과 높았던 예매율이 무색해질 정도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국뿐만 아니라 가장 큰 시장인 북미에서도 2주차에 바로 1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둘 다 흥행 순항을 하면서 60%가 넘는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잇따라 한국영화에서도 여름대작들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라 반등의 기회는 없을것으로 예상합니다.
4.<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극장가 애니메이션 열기가 뜨겁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슬램덩크>의 흥행에 이어 <명탐정코난: 흑철의 어영>이 바통을 이어받아 관객의 뜨거운 성원을 받으며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5.<바비>
한국에서 큰 프로모션과 감독과 배우의 방한이 있었음에도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한 <바비>는 누적관객수 43만명을 기록했으며 다음주면 순위권에서 벗어날 예정으로 보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7월 다섯째주 박스오피스는 <바비>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바비>는 한국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데 반해 북미에서 흥행 관련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 중입니다. <오펜하이머>가 글로벌 흥행수익 4억 38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해외 박스오피스에서 동기간 대비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등 놀란 감독의 전작을 뛰어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와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역사를 담은 전기 영화이며 국내에서는 8월 15일 개봉 예정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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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디슈」 서프라이즈 나올 법한 '충격실화' 정리 그리고 영화정보 + 뇌피셜ㅣ모가디슈 예고편ㅣ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ㅣ모가디슈 1차 예고편ㅣ
? '모가디슈' 영화 예고편 분석 및 정보
- 실화바탕 원작소설 '탈출' 대한민국 외교사 논픽션
- 소말리아 내전 그리고 수도 모가디슈 전투 역사
- '군함도' 류승완 감독 신작 영화
- 1991년 1월 소말리아 대사 강신성 씨의 이야기 재구성
- 조인성, 김윤석 주연 실화 영화
- 결말포함 영화리뷰 아님- 모가디슈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예고편 #모가디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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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정재헌 성우님의 타키 연기 드디어 공개!! 너의 이름은 명장면 황혼의 시간을 재연해봤습니다(feat. 황보, 라이언)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마사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ine_massage/
EP.28
정재헌 성우님의 비공식(?) 타키 연기를 감상해봐요!!
*열악한 녹음 환경에서도 열연을 해주신 정재헌 성우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더빙 음성과 영상이 원본 감성 그대로 깔끔하게 살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더빙 영상에 깔린 배경음악으로 Firefly Piano님께서 커버 음악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 감사합니다^^
Firefly Piano 유튜브 채널 : ? http://bit.ly/SubscribeFireflyPiano
해당 커버곡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75Lxu...
출연
황보 라이언 정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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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지스탕스> 메인 예고편
배우를 꿈꾸고 있는 순진무구한 청년, '마르셀 마르소'는 독일 나치의 횡포가 심해지면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구하는 레지스탕스 저항 단체에 우연히 동참하게 된다. 본인밖에 모르던 청년, 마르셀은 점차 레지스탕스의 주요 인물이 되고 죄여오는 독일 나치의 감시에 저항하면서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구하는데.. 생사의 기로에 놓인 아이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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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서구 - 551분 이라는 시간, 그 안에 담긴 2년의 세월
영화중에서도 보기 힘든 영화가 있다. 여기에서 보기 힘들다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영화가 어렵거나, 수위가 높거나, 말 그대로 접하는 것 자체가 힘들거나. 왕빙 감독의 영화 철서구는 마지막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먼저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놀란 점은 이 영화에게 바치는 수많은 평론가들의 찬사와 호평도 있었지만, 특히 '러닝타임'이 놀라웠다. 필자가 과거에 러닝타임이 길었다고 평한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3시간 58분), '아라비아의 로렌스(3시간 48분)', '유레카 (3시간 38분)', '아이리시맨 (3시간 30분)'의 러닝타임 따위는 우습게 뛰어넘는 9시간 11분이라는 러닝타임은 필자에게 안 당황스러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기가 들어서 더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필자말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한건지, 202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선택 2위를 차지했다) 대체 감독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서 551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쓴 걸까. 보고 나서 느꼈다. 아, 551분을 날린게 아니구나. 그 시간을 써서 담고 싶은 게 있었구나. 이걸 읽어보고 괜히 러닝타임 기니 있어보이는 척 하고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하지 마시길. 단순히 러닝타임이 길다고 호평받는 거라면 '모던 타임즈 포에버 (2011, 10일)'는 시민 케인, 게임의 규칙을 뛰어넘는 걸작이 되는 것이란 말인가?
철서구는 왕빙 감독이 2년 동안 철서구의 주민들과 직접 생활하며 공업지구의 쇠퇴와 그 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담은 영화이다. 왕빙 감독이 단순히 영화를 찍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진심으로 다가갔다는 것을 느낀 것은, 주민들이 카메라 앞에서도 꺼리낌없이 삶 그 자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1부에서는 카메라가 있어도 서로 싸우고, 씻고 나온 공장 직원의 성기가 그대로 보이기도 하니) 러닝타임을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관객들에게도 감독 처럼 그들의 삶을 최대한, 가능한 직접 느껴보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시간 11분은 하루에서는 학교에 있는 시간, 근무 시간보다 조금 더 되는 시간이지만 2년이라는 세월에 비할바는 못된다. 다만 영화관에서의 9시간 11분은 긴 시간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어느새 그들의 삶을 직접보고, 직접 느끼게 되며 그들의 삶에 공감하게 된다.
필자가 본 영화들 중에 정말 잊지 못한 경험이 될 정도로 좋은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정말 보기 힘들다. 러닝타임이 긴 것도 그렇고, 애초에 정식 수입이 된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보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영상도서관이나 필자처럼 영화제 상영으로 봐야하는 수 밖에. 현재 유튜브에 업로드도 되어있지만 집에서 보면 이 영화의 의미는 희석된다고 생각하기에 추천 하지 않는다. 어떠한 외부 요인의 개입 없이, 영화 스크린과 나만의 커뮤니케이션, 교감만이 있는 씨네마에서 봐야 감독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번 보기는 정말 힘들지만, 한번 꼭 본다면 분명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두 번 보기도 힘든건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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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 투 왕가위 월드! 씨네랩이 뽑은 추천작 4편
오는 11일부터 CGV는 'All about Wong Karwai : 왕가위 특별전 Season 2'이라는 행사로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11편을 상영합니다. 지난해 동명의 특별전 Season 1에서는 왕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작품들만 상영했던 반면,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가 감독으로서 연출한 작품 11편을 선보이는 것이죠. 특히 앞서 작년에 재개봉했던 <화양연화>를 포함하여 <해피 투게더>, <2046>, <타락천사>, <중경삼림> 등의 5편의 작품은 4K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화질을 복원한 버전으로 상영되기 때문에 이번 특별전은 왕가위 감독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기존의 팬덤에게도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별전의 상영 기간은 2월 11일부터 3월 3일까지이며, 전국 CGV에서 관람이 가능합니다.
'왕가위 월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작품 세계로 홍콩 영화계에 한 획을 그어 그 자체로 장르가 된 왕가위 감독.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감독인 만큼 이번 설 연휴에는 그의 감성에 빠져보는 게 어떨까요? 11편 모두를 챙겨보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씨네랩이 추천작 5편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1. 해피 투게더 : 리마스터링 (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Synopsis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해피 투게더>는 왕가위 감독에게 제50회 칸영화제의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로, 장국영과 양조위가 맡은 보영과 아휘의 매력적인 사랑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그러나 관객을 사로잡은 것이 단연 러브 스토리뿐만은 아닙니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과감한 편집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국적인 풍경, 삽입되는 음악이 모여 영화만의 독보적인 영상미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두 사람을 아르헨티나로 떠나게 한 목표이자 재회를 상징하는 아이콘 이과수 폭포의 장엄한 광경은 스크린으로 관람할 때 가장 그 정수에 가까울 듯합니다. <해피 투게더>는 지난 4일 먼저 재개봉하여 현재 극장에서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 부에노스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Buenos Aires Zero Degree, 1999)
Synopsis
영화 <해피 투게더>의 또 다른 이야기.
낯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왕가위 감독은 0도의 땅을 찾는다. 동쪽도 서쪽도 아니고, 낮도 밤도 없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곳.
제로 디그리의 땅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되어 영화를 찍는 동안의 우여곡절이 녹아 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촬영과 자꾸만 미루어지는 일정, 스태프와 배우들의 고뇌 영화에서 담지 않은 뒷이야기들.
다소 생소한 제목 탓에 '이건 또 어떤 영화야?' 싶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라, 위에서 소개해드린 <해피 투게더>를 촬영하며 그에 관해 제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62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에는 없는 뒷이야기들과 왕가위 감독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관람을 추천해드리는 이유는, 국내의 각종 OTT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도 관람할 수 있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한국에서 따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없어 시청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해피 투게더>를 감명 깊게 관람하신 분이라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또한 함께 챙겨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3. 중경삼림 : 리마스터링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Synopsis
경찰 223(금성무)은 헤어진 옛 애인을 기다리다 지쳐 술집을 찾는다. 그가 떠나간 애인 대신 그곳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때마침 험한 일을 마치고 온 마약 밀매 중개자가 술집에 들어선다.
한편, 단골손님인 경찰 663(양조위)을 짝사랑하는 식당 종업원 페이(왕페이)는 경찰 663의 헤어진 애인이 맡기고 간 이별 편지 속에서 그의 집 열쇠를 손에 넣게 되는데…
왕가위 감독의 이름은 몰라도 '중경삼림'이라는 제목은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이 영화. 국내에 왕가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중경삼림>은 90년대 홍콩의 감성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영화는 경찰 223의 이야기인 1막, 경찰 663의 이야기인 2막으로 나누어져 각각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는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배우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가 주연을 맡아 역할의 매력을 한층 더했습니다. 최근 왕가위 감독이 후속작 <중경삼림 2020>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온 만큼, 본편을 미리 관람해 두는 것이 좋겠죠?
4. 화양연화 : 리마스터링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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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이 슌지의 '편지'는 계속해서 쓰이는 중이다
영화 제목을 <Last Letter> 대신 <Letter Lasts>라고 고쳐도 될까. 'Last'에는 '마지막의'라는 형용사적/부사적 의미도 있지만 '계속하다'라는 동사적 의미도 있다. (이 동사는 자동사와 타동사의 뜻을 둘 다 지녔다) "소망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일들, 마지막 순간에 차마 선택하지 못한 일들, 밤이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일들은 모두 이야기가 되고 소설이 된다"라는 김연수의 말처럼, <라스트 레터>(2020)의 이야기는 한 편의 편지가 어떻게 또 다른 이야기를 낳고 그것이 나아가 소설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계절을 담았다.
감독 이와이 슌지의 고향 센다이에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중국에서 먼저 영화(2018)로 만들어졌고 소설판으로도 나왔으니, 마츠 다카코와 히로세 스즈가 주연한 이 <라스트 레터>는 그러니까 세 번째로 쓰인 이야기다. 아니, 정확히는 다섯 번에 걸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만든 단편 영화(2017)가 기반이 되었고 영화에 등장하는 소설 '미사키' 역시 별도의 책으로 썼으니. 부치지 못한 편지를 쓰고 또 쓰는 일. 과거가 된 이야기를 거기 내버려 두지 않고 계속해서 꺼내고 발신하고 수신하는 방식으로 쓰여온 이 <라스트 레터>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편지이자 소설의 형식을 닮았다.
<라스트 레터>에서 무엇보다 핵심적인 것은 영화 속 모든 편지가 손으로 쓰인 물리적 실체가 있는 편지라는 점이다. 물성이 있음으로 인해 오히려 수신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읽히기도 하며 그것의 발신지(주소)가 존재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간과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2019)에서 20년도 더 지난 얼어붙은 과거를 편지가 녹여내었고 그것이 당사자의 딸을 중심으로 현재에 재소환되었듯, 과거의 '미사키'이자 현재의 '아유미'(히로세 스즈의 1인 2역), 과거의 '유리'이자 현재의 '소요카'(모리 나나의 1인 2역) 그리고 현재의 '유리'(마츠 다카코)와 현재의 '쿄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오가는 이 이야기는 결국 2020년대에 와 편지라는 수단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청량한 여름을 배경으로, <라스트 레터>는 "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좋아해. 너는 어떤 책을 좋아하니?" 같은 이야기, "잘 지내고 있습니까?" 같은 이야기, 그리고 "바람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하나의 시절을 능히 지탱하는지를 보여주고 들려준다. (이 영화의 촬영과 음악, 음향은 꽤 중요하게 여겨진다) 성공하지 못한 소설가도 누군가에게는 사인을 받고 싶은 '히어로'가 되고는 한다. 지금쯤 다시 떠올려보는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 이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영화를 보기 전의 나'에게 쓰는 긴 편지를 써 내려가야 했다. 1995년 <러브레터>로 시작된 이와이 슌지의 서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나 역시 그것을 계속 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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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우리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올해 초 개봉 소식을 듣고 보러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보지 못했던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고, 고양이들이 얼마나 귀엽게 나올지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비주얼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지 궁금했었는데, 고양이에 대한 아이들의 귀여운 그림과 발표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시놉시스
서울 동쪽 끝, 거대한 아파트 단지. 그곳은 오래도록 고양이들과 사람들이 함께 마음껏 뛰놀고 사랑과 기쁨을 주었던 모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을 앞두고 곧 철거될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어보고 싶어요.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고양이들과 사람들의 행복한 작별을 위한 아름다운 분투가 시작된다.
* 해당 내용은 서울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소개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따뜻한 아파트가 있을까?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고양이 개체수가 250마리나 된다는 소리를 듣고 적잖이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아파트 단지 250마리나 길고양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그만큼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아파트 주민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지나가다보면 고양이 밥주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보란듯이 써있는 경우도 많아서 도대체 저 아파트 단지의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있었던 것일까 싶을 정도였다.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길생활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고양이처럼 깨끗했고, 사람을 무서워한다기보다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서 이곳이야 말로 고양이들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을 더럽다고 인식하거나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함께 이 공간을 사용하고 살아가는 존재로 단지 내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고양이를 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작품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면서 계속해서 물음표가 가득했던 것 같다. 이 정도면 거의 동물의 왕국 수준으로 고양이를 쫒아다니면서 촬영을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양이들을 너무나도 귀엽고 예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있는 지하실이나 폐허가 된 아파트들 사이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고양이, 나무 위에 올라가 꽃처럼 앉아 있는 고양이, 가게 앞을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는 고양이까지. 굉장히 다양한 고양이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고양이 생태 다큐멘터리처럼 촬영되어 있어서 신기했던 작품이었다.
그만큼 이 고양이들이 카메라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긴 시간 동안 정서적 유대관계를 쌓아왔다는 노력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이어져서 감독의 노력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서 보는 내내 감탄을 했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지만 고양이 화보집이 아닌가 싶을 만큼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을 아름답게 포착하고 있어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눈호강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고양이와 말이 통했다면
어쩌면 유토피아와도 같은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그들이 터전으로 잡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에 그 영역을 바꾸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해서 공사에 들어가고 건물이 무너지는데 고양이들을 그곳에서 살게끔 할 수 없기에 사람들은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고양이 대이주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는데 사람의 손을 많이 탄 고양이들은 입양을 결정하고, 그 외의 고양이들은 조금 더 생활반경을 넓혀 옆에 있는 동산이나 다른 아파트단지로 이주할 수 있게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래서 도대체 저 많은 고양이들을 어떻게 이주를 시킬 것인지 궁금했다. 250마리를 한데 모아두고 통째로 이삿짐 이동하듯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역동물을 특성을 이용해서 사람들은 기존에 밥을 주던 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땡겨와 고양이들의 영역을 조금씩 바꿔주고, 고양이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영역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었다. 이 얼마나 인내심 가득한 프로젝트인가?
이 과정에서도 다른 아파트로 이주한 고양이들이 자꾸 철거를 앞둔 아파트단지로 돌아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고양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감정이 들기도 했다. 사람이라면 이곳은 이제 공사가 들어갈 것이라 더이상 살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면 되지만 고양이들에게는 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기에 이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위험한 공사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게끔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 아이들과 정말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던 작품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해서 잘 풀어낸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이 고양이들이 그곳에서도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마음에 퍼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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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이 글은 영화 [스펜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생물 교과서에 나오는 혈우병(Hemophilia)은 유전병들 중 가장 슬픈 병임과 동시에 왕가의 집념이 보이는 병이기도 하다. 혈통 보존이라는 미명 하에 왕실에서는 사촌 간에 결혼을 하거나, 정략결혼을 통해 권력을 더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덕분에 빅토리아 여왕의 유전자 하나는(참고 1) 온 대륙의 왕자들이 피를 멈추지 못해 죽어가는 것을 눈뜨고 지켜보아야만 하는 비극을 불러오기도 했다.
왕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렇게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되어 넘지 못할 것만 같던 두꺼운 담을 꾸역 꾸역 넘는다. 그리고 기어코 보통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 조심스럽고 비밀스러웠던 크기만큼이나 쾌감을 주는 이야기로 떠돌게 된다.
21세기인 지금도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왕족의 이야기는 이제는 대중 매체의 힘을 빌려 손쉽게 담을 넘는다. 가장 매력적이고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야기를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영화 제목과 일치하는 자신의 성(Family name)인 [스펜서]로 남기 위해 발버둥 쳤던 다이애나의 이야기는 생소하면서도 신비롭다. 영화 속을 가득 채우는 아름다운 장면마다 인간 다이애나 스펜서의 슬픔이 묻어져 나오지만. 그녀의 고통과 용기도 함께 느껴져 마음이 몇 번이고 부서져 내리는 두 시간을 보내게 한 영화다.
윈저라는 이름의 왕관, 혹은 금고아;그것을 너무도 잘 표핸해낸 크리스틴 스튜어트
사진 출처:다음 영화
왕관을 쓰려는 자 무게를 견디라 했다. 그것도 영국 왕실의 왕관이라면. 목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꼿꼿하게 지탱하려 애쓸 것이다.영화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스펜서의 모습은, 머리 위에 얹어진 원치 않는 왕관을 버텨내느라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자신의 차를 혼자 운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펜서는 어딘가 경직되어 있는 동시에 안절부절 해 보인다. 무엇보다 그런 불안한 상태를 감출 수 없는 듯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의 손은 마음과 동기화되어 있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이고. 스펜서의 한 손은 언제나 다른 한 손에 의해 꾹 눌러진 채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겨우 잠자코 숨을 죽인다. 두 손을 맞잡아야 자신을 진정시킬 수 있는 그녀의 의기소침한 어깨는 안쓰러울 정도로 작아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다이애나 머리 위의 반짝이는 것을 가리켜 왕관이라 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그저 손오공의 머리를 옥죄이는데 쓰는 금고아(긴고아)에 불과했던 셈이다.
난생처음 보는 다이애나의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해낸 데는 틴에이지 영화배우라는 왕관을 쓰고 있는 줄 알았던 크리스틴 스튜어트 개인의 울분도 한몫했으리라 생각한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타덤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배우라고 부르기엔 한없이 모자랐기에.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는 금고아를 벗어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배우와 스펜서가 가진 공통된 욕망은, 영화 속에서 모든 것을 뒤로하며 달리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다른 무수한 영화 속 장면에서도 그러하지만. 특히 그 지점에서는 크리스틴과 스펜서 두 사람 사이의 구분선이 완벽히 사라진다.
두 여인은 자신을 통제하고 가둬두려던 그 무언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이 왕관이라 부르며 칭송하던 것을 벗어던지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달리기의 끝에 그녀들이 기어코 얻어낸 것에도 손뼉 쳐줄만하지만. 미친 듯이 달리느라 발을 다치지는 않았는지. 숨이 너무 차 기댈 곳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목걸이, 허수아비, 그리고 꿩;스펜서의 모든 모습을 나타내는 것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진흙탕이라는 단어에서 딱 한 뼘 정도 모자라는 땅에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
스펜서는 자신이 궁에서 속한 위치가 딱 허수아비 정도라고 생각했다. 남편 찰스는 바람까지 피운 주제에 불륜 상대에게 준 것과 같은 진주 목걸이를 선물했고. 그것은 자신이 거부할 수 없는 운명처럼, 내려놓으려 할수록 옷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화려한 장신구가 되어 스펜서의 목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펄럭이면서, 아름다운 족쇄에 목을 맡긴 채 스펜서는 자신의 인생이 그렇게 끝나리라 조금은 믿어버렸다.
하지만 스펜서는 자신의 두 아이만큼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다. 왕가의 전통이라는 이유로 하고 싶지 않다는 아들의 마음은 가볍게 묵살당한 꿩 사냥에서. 아이들을 해방시키고 싶었다.
꿩은 영화 속에서 아름답지만 도망갈 머리는 모자라는 짐승 정도로 그려진다. 확실한 이유 없이 희생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지점에서 스펜서는 자신의 모습과 꿩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들의 꿩 사냥을 더 말리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들의 총을 맞아 죽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고. 윈저가문의 이유 없는 전통에 의해 스펜서가 희생당하는 것을 막고 싶었을 테니까.
허수아비이자 꿩이었지만. 운명 같았던 진주 목걸이를 없애버린 스펜서는 그렇게 자신이 원하던 대로 두 아들의 손을 잡고 신나게 도망을 친다. 벌판에 버려져 있던 그 허수아비에게는 스펜서의 옷이 아닌 윈저의 옷을 선물한 채로.
지금의 찰스를 보고 있자면. 다이애나의 저주(?)를 톡톡히 받고 있는 듯하다. 윈저 가문은 가장 매력적인 왕세자비를 영원히 잃었으며. 스펜서의 마음을 가지고 논 죄로 찰스는 왕위에서 어머니의 그림자로 남아있다. 이제 누가 정말로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는지. 그 당사자는 알겠지.
스펜서, 길을 찾다.;메리크리스마스, 스펜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 심판]의 김혜수 배우는. 판사들이 걸어가는 긴 복도가 그 사람들이 가진 끊임없는 일들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많은 대사들이 복도에서 이뤄지는 것도 판사들이 가야 할 길 중간에 있는 일들 같게 느껴져서 좋았다고. 영화 [스펜서]에서 복도, 혹은 길이 상징하는 바도 이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스펜서는 영화에서 늘 길을 잃고 헤맨다. 그것이 자신이 살던 동네 근처였건. 혹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한 미로 같은 궁궐이건 상관없이.
애처롭게도 스펜서는 그녀를 그 운명의 길고 긴 길 위에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지 못해, 몇 년을 가도 낯선 길 위에 정처 없이 눈물을 흩뿌리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옮긴다. 모든 것을 토해내기 위한 화장실을 찾아서 겨우겨우.
그녀는 스스로를 죽여 이 길을 더 이상 걷지 않기보다, 자신을 죽이려 하는 이 길에서 도망치기로 했다. 덕분에 세 모자(母子)의 신나는 도망기(?)에서만큼은 스펜서는 망설이지도. 길을 잃지도 않는다. 그녀는 정확히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었고. 주저하지 않고 엉망진창이지만 그대로 완벽한 채로 뒤 한번 돌아보지 않은 채 궁과 멀어진다. 다 큰 어른이 되어버려 산타는 더 이상 그녀에게 내어줄 것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은 스펜서는 자신에게 아주 큰 선물을 준 셈이다. 두 아들에게도 빼놓지 않고.
스펜서는 영화 말미에 아이들이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패스트푸드를 먹이며 홀가분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내겐 그 모습이 마치 영화 [졸업]과 같아 보였다.
우리는 보통 [졸업]의 결말을 사랑하는 남자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도망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제 정말로 현실이 되어 버린 이 탈주극에 대한 대책 하나 없는 두 남녀의 소위 "현타"온 표정을 비추는 것이 영화의 "진짜"끝이다.
스펜서도 지금 이 순간이 지나고 밤이 되면. 잠든 두 아들을 보며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현재 가진 것으로는 얼마나 버티며 궁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인지에 대한 숫자 놀음을 멈추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스펜서]는 졸업의 결말보다 약 5초 정도 앞에서 끊은 기분이다. 스펜서의 눈에 언뜻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이 비치지만. 아직까지 그녀는 홀가분하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그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 5초만이라도. 자신이 스스로에게 선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마치면서+좋아한 장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왔다.어차피 우산이 없었기에 나는 주저 없이 빗속으로 발걸음을 내디뎌야 했다. 모든 사람이 우산을 쓰고 있었고. 그들은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았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기꺼이 이상한 사람이 되기를 택했고. 한순간이었지만 스펜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그 모든 시선을 받아야 했을 그녀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영화는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도 그 장면들에 묻히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또 대단했다. 어차피 역사가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혹은 그녀의 마음이 십분 느껴지는 영화였기에 보는 내내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스스로에게 준 미래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조금 더 크고 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마저 남는 영화였다.
[좋아한 장면]
정말 무수하게 많은 장면들이 마음에 날아와 꽂혔지만. 그중에서도 한 장면을 꼽으라면. 단체 사진을 찍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총총거리며 걸어와 여왕 외에는 아무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가족들 사이에 섞여버리는 장면. 다이애나는 그때 자신의 마음속에서 무럭무럭 커가는 스펜서를 눌러 담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영화 가득 그녀만의 색이 묻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순간만큼은 스펜서를 지워내야 했다. 모르겠다. 그냥 이 영화 자체가 계속 눈물이 났다.
참고 1
혈우병은 남자가 걸리기 쉬움.(성 염색체 유전). 여자의 경우 혈우병에 걸릴 경우 embryonic lethal 한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음. 그 당시 왕자들은 말 타다가 넘어져서 멍이 든 게(내출혈) 아물지 않아 죽었다고도 하고. 처형 당했는데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쏟아져내렸다고도 하고,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고도 함. 아 물론 후자의 경우는 파상풍일 가능성이 더 높음.
[이 글의 TMI]
1.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회사 갔지만. 여전히 회사는 싫군요.
2. 컨디션은 평소의 70% 정도밖에 안됨.
3. 입맛 없는 게 제일 힘듦.
4. 약 먹어야 되니까 꾸역꾸역 먹고 다시 빠졌던 3Kg 회복함(응?)
#파블로라라인 #크리스틴스튜어트 #스펜서 #최신영화 #영화추천 #실화영화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네이버인플루언서 #브런치작가 #내일은파란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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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이 열어젖힌 가능성의 세계
<룸 넥스트 도어>는 죽음 앞에서 무력한 인간이 아니라 죽음 앞에서 주체적인 인간을 그린다. 마사는 죽기 적당한 때를 선택하고 죽기 편안한 장소를 물색한다. 마사의 몸은 오랜 항암 치료로 이미 전장이 되어버렸다. 심장이 뛰는 한 앞으로도 계속해서 암세포와 싸워야 하는데, 남은 날들을 끔찍한 고통 속에서 보내며 자기 자신을 잃어가느니 조금이라도 온전한 모습으로 존엄하게 떠나고 싶다.
죽음이 열어낸 가능성
죽음은 닫혔던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첫째는 옛 친구 잉그리드와의 재회가 그렇다. 마사와 잉그리드는 젊은 날 같은 잡지사에서 일했지만 각자 종군 기자로, 작가로 바쁘게 살아오느라 소식이 끊겼다. 마사의 투병 소식은 둘을 재회하게 만들었고, 생각지 못했던 만남은 마사의 마지막 여정에 잉그리드가 동행하도록 이끈다. 또 한 가지는 남보다 못한 관계로 지내왔던 딸 미셸과의 관계다. 미셸은 아버지의 부재를 견디지 못해 방황했다. 마사는 이에 제대로 된 설명을 해줄 수 없었고, 종군 기자로 전쟁터를 돌아다니느라 모녀 사이의 골은 더 깊어졌다. 마사의 죽음을 앞두고도 냉담했던 모녀 관계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사의 죽음 이후에 비로소 화해의 가능성을 품게 된다.
마사에서 잉그리드, 미셸로 이어지는 관계의 대물림은 흥미롭다. 마사와 잉그리드는 과거에도 같은 연인을 공유한 바 있다. 마사의 연인이었던 데이미언이 이후 잉그리드와도 연인이 됐던 것이다. 이번에도 마사는 물려주는 쪽이고, 잉그리드는 물려받는 쪽이다. 잉그리드는 마사가 죽은 후 나타난 딸 미셸과의 하룻밤을 마사의 유산이라 여긴다. 잉그리드는 친구를 똑같이 닮은 딸을 통해 친구를 느낀다. 단절되었던 세 여자가 마사의 죽음으로 인해 순차적으로 연결되고, 삶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우정의 연대는 대안 가족의 가능성을 품는다.
여성의 방식으로 전쟁을 다시 전유하기
처음 마사가 잉그리드를 집에 초대하며 대접한 것은 식탁 가득한 과일과 허브차였다. 마지막 여정을 보냈던 뉴욕 근교의 집에서도 식탁 위에는 늘 과일이 놓여있었으며, 그들은 저녁 식사로 삶은 당근을 씹어 먹었다. 캐럴 제이 애덤스의 <육식의 성정치>에 따르면 1차 대전 이후 많은 여성 저술가들이 전쟁과 육식의 상관관계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쟁의 무분별한 학살은 불필요한 고통을 멈춰야 한다는 통찰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동물 사냥에 대한 인식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자연 식물식, 숲으로 둘러싸인 멋진 집의 무성한 초록, 호퍼의 그림, 그리고 고요한 아침의 새소리에 귀 기울이는 두 여자의 시간에는 생기와 생명력이 가득하다. 이는 마사가 한 평생 익숙해져야 했던 전쟁과 살육, 죽음의 세계의 반대편에 있는 것들이다.
전쟁은 남성의 전유물이었고, 여성 종군기자는 드물었기에 마사는 남성적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혀야만 했다. 전쟁터를 떠돌던 날들은 딸 미셸과의 관계를 단절시켰고, 연인들과의 관계 역시 전쟁의 공포를 잊을 아드레날린일 뿐이었다. 미셸의 아버지 프레드 역시 베트남 전쟁의 트라우마로 망가지면서 마사를 떠났다. 전쟁터는 마사와 타인을 단절시키는 동시에, 사랑과 애착을 갈망하게 만들었다. 마사는 딱 한 번 세상에 내어놓지 않은 허구의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이라크 전쟁에서 끝까지 남은 수사들을 취재한 후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쓴 것이었다. 또한 서점에서 읽고 싶었던 책 ‘성애적 부랑죄’ 를 발견하지만 죽기 전에 다 읽지 못할 거라며 내려놓았다. 전쟁은 마사의 삶에 줄곧 들러붙어 있었고, 그것이 불러일으킨 죽음과 사랑의 대치된 이미지는 계속해서 반복된다.
그러므로 마사는 자신의 죽음 또한 전쟁이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싸우겠다고 선언한다. 마사의 방식은 죽음을 실행하기 전까지 옆방에 머물러 줄 ‘동행’과 함께 하는 것이다. 바람이 통하고 친구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살짝 열어 둔 문, 사랑에 대한 열망, 그리고 어떠한 살육도 없는 식탁은 폭력과 단절로 상징되는 기존 남성적 전쟁의 세계를 거부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전쟁을 전유하겠다는 의지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마사가 죽은 후에도 마사의 방 문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죽음 안쪽으로 열려있는 문은 죽음을 삶으로부터 단절시키지 않는다.
소설가인 잉그리드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쪽이다. 마사로부터 미셸을 물려받으며 화해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마사의 전쟁 수첩 또한 잉그리드에게 넘어가며 다시 태어날 것이다. 어둠을 선택함으로써 빛은 선명히 새어들어오고, 소멸이 예정된 마사의 몸은 세상을 향해 더욱더 활짝 열렸다. 닫힐 것 같았던 문은 닫히지 않았고, 죽음은 의외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며 순환을 예고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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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가디슈」 서프라이즈 나올 법한 '충격실화' 정리 그리고 영화정보 + 뇌피셜ㅣ모가디슈 예고편ㅣ모가디슈 김윤석 조인성ㅣ모가디슈 1차 예고편ㅣ
? '모가디슈' 영화 예고편 분석 및 정보
- 실화바탕 원작소설 '탈출' 대한민국 외교사 논픽션
- 소말리아 내전 그리고 수도 모가디슈 전투 역사
- '군함도' 류승완 감독 신작 영화
- 1991년 1월 소말리아 대사 강신성 씨의 이야기 재구성
- 조인성, 김윤석 주연 실화 영화
- 결말포함 영화리뷰 아님- 모가디슈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액션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제작: 강혜정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외
촬영: 최영환
조명: 이재혁
편집
미술
음악
의상
주제곡
촬영 기간: 2019년 11월 ~ 2020년 2월
제작사: 대한민국 외유내강, 덱스터 스튜디오, 필름케이
배급사: 대한민국 국기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대한민국 국기 2021년 7월
화면비
상영 시간: 121분
제작비: 240억 원
- 시놉시스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모가디슈
지금부터 우리의 목표는 오로지 생존이다!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북한 대사관의 일행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문을 두드리는데…목표는 하나, 모가디슈에서 탈출해야 한다!
- 캐릭터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김윤석 분)
강대진 참사관 (조인성 분)
김명희 (김소진 분)
공수철 서기관 (정만식 분)
조수진 대사관 사무원 (김재화 분)
박지은 대사관 막내 사무원 (박경혜 분)
북한 대사관
림용수 대사 (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 (구교환 분)
2021년 개봉예정인 대한민국의 영화. 류승완 감독의 11번째 연출작.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인해 고립되어 버린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영화 제목이 캐스팅 과정에서는 '탈출' 이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이후 '모가디슈'로 확정되었다.
2020년 여름 성수기 개봉작품으로 준비중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1년 가까이 지연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소말리아 모가디슈지만 현재까지도 위험이 발발한 지역인지라 실제 촬영은 모로코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모가디슈 #모가디슈예고편 #모가디슈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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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 정재헌 성우님의 타키 연기 드디어 공개!! 너의 이름은 명장면 황혼의 시간을 재연해봤습니다(feat. 황보, 라이언)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마사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ine_massage/
EP.28
정재헌 성우님의 비공식(?) 타키 연기를 감상해봐요!!
*열악한 녹음 환경에서도 열연을 해주신 정재헌 성우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더빙 음성과 영상이 원본 감성 그대로 깔끔하게 살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더빙 영상에 깔린 배경음악으로 Firefly Piano님께서 커버 음악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 감사합니다^^
Firefly Piano 유튜브 채널 : ? http://bit.ly/SubscribeFireflyPiano
해당 커버곡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75Lxu...
출연
황보 라이언 정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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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지스탕스> 메인 예고편
배우를 꿈꾸고 있는 순진무구한 청년, '마르셀 마르소'는 독일 나치의 횡포가 심해지면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구하는 레지스탕스 저항 단체에 우연히 동참하게 된다. 본인밖에 모르던 청년, 마르셀은 점차 레지스탕스의 주요 인물이 되고 죄여오는 독일 나치의 감시에 저항하면서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구하는데.. 생사의 기로에 놓인 아이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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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서구 - 551분 이라는 시간, 그 안에 담긴 2년의 세월
영화중에서도 보기 힘든 영화가 있다. 여기에서 보기 힘들다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영화가 어렵거나, 수위가 높거나, 말 그대로 접하는 것 자체가 힘들거나. 왕빙 감독의 영화 철서구는 마지막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먼저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놀란 점은 이 영화에게 바치는 수많은 평론가들의 찬사와 호평도 있었지만, 특히 '러닝타임'이 놀라웠다. 필자가 과거에 러닝타임이 길었다고 평한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3시간 58분), '아라비아의 로렌스(3시간 48분)', '유레카 (3시간 38분)', '아이리시맨 (3시간 30분)'의 러닝타임 따위는 우습게 뛰어넘는 9시간 11분이라는 러닝타임은 필자에게 안 당황스러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기가 들어서 더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필자말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한건지, 202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선택 2위를 차지했다) 대체 감독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어서 551분이라는 러닝타임을 쓴 걸까. 보고 나서 느꼈다. 아, 551분을 날린게 아니구나. 그 시간을 써서 담고 싶은 게 있었구나. 이걸 읽어보고 괜히 러닝타임 기니 있어보이는 척 하고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하지 마시길. 단순히 러닝타임이 길다고 호평받는 거라면 '모던 타임즈 포에버 (2011, 10일)'는 시민 케인, 게임의 규칙을 뛰어넘는 걸작이 되는 것이란 말인가?
철서구는 왕빙 감독이 2년 동안 철서구의 주민들과 직접 생활하며 공업지구의 쇠퇴와 그 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담은 영화이다. 왕빙 감독이 단순히 영화를 찍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진심으로 다가갔다는 것을 느낀 것은, 주민들이 카메라 앞에서도 꺼리낌없이 삶 그 자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1부에서는 카메라가 있어도 서로 싸우고, 씻고 나온 공장 직원의 성기가 그대로 보이기도 하니) 러닝타임을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관객들에게도 감독 처럼 그들의 삶을 최대한, 가능한 직접 느껴보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시간 11분은 하루에서는 학교에 있는 시간, 근무 시간보다 조금 더 되는 시간이지만 2년이라는 세월에 비할바는 못된다. 다만 영화관에서의 9시간 11분은 긴 시간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어느새 그들의 삶을 직접보고, 직접 느끼게 되며 그들의 삶에 공감하게 된다.
필자가 본 영화들 중에 정말 잊지 못한 경험이 될 정도로 좋은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정말 보기 힘들다. 러닝타임이 긴 것도 그렇고, 애초에 정식 수입이 된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보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영상도서관이나 필자처럼 영화제 상영으로 봐야하는 수 밖에. 현재 유튜브에 업로드도 되어있지만 집에서 보면 이 영화의 의미는 희석된다고 생각하기에 추천 하지 않는다. 어떠한 외부 요인의 개입 없이, 영화 스크린과 나만의 커뮤니케이션, 교감만이 있는 씨네마에서 봐야 감독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번 보기는 정말 힘들지만, 한번 꼭 본다면 분명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두 번 보기도 힘든건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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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 투 왕가위 월드! 씨네랩이 뽑은 추천작 4편
오는 11일부터 CGV는 'All about Wong Karwai : 왕가위 특별전 Season 2'이라는 행사로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11편을 상영합니다. 지난해 동명의 특별전 Season 1에서는 왕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작품들만 상영했던 반면,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가 감독으로서 연출한 작품 11편을 선보이는 것이죠. 특히 앞서 작년에 재개봉했던 <화양연화>를 포함하여 <해피 투게더>, <2046>, <타락천사>, <중경삼림> 등의 5편의 작품은 4K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화질을 복원한 버전으로 상영되기 때문에 이번 특별전은 왕가위 감독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기존의 팬덤에게도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특별전의 상영 기간은 2월 11일부터 3월 3일까지이며, 전국 CGV에서 관람이 가능합니다.
'왕가위 월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작품 세계로 홍콩 영화계에 한 획을 그어 그 자체로 장르가 된 왕가위 감독.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감독인 만큼 이번 설 연휴에는 그의 감성에 빠져보는 게 어떨까요? 11편 모두를 챙겨보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씨네랩이 추천작 5편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1. 해피 투게더 : 리마스터링 (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Synopsis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해피 투게더>는 왕가위 감독에게 제50회 칸영화제의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로, 장국영과 양조위가 맡은 보영과 아휘의 매력적인 사랑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그러나 관객을 사로잡은 것이 단연 러브 스토리뿐만은 아닙니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과감한 편집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국적인 풍경, 삽입되는 음악이 모여 영화만의 독보적인 영상미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두 사람을 아르헨티나로 떠나게 한 목표이자 재회를 상징하는 아이콘 이과수 폭포의 장엄한 광경은 스크린으로 관람할 때 가장 그 정수에 가까울 듯합니다. <해피 투게더>는 지난 4일 먼저 재개봉하여 현재 극장에서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 부에노스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Buenos Aires Zero Degree, 1999)
Synopsis
영화 <해피 투게더>의 또 다른 이야기.
낯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왕가위 감독은 0도의 땅을 찾는다. 동쪽도 서쪽도 아니고, 낮도 밤도 없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곳.
제로 디그리의 땅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되어 영화를 찍는 동안의 우여곡절이 녹아 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촬영과 자꾸만 미루어지는 일정, 스태프와 배우들의 고뇌 영화에서 담지 않은 뒷이야기들.
다소 생소한 제목 탓에 '이건 또 어떤 영화야?' 싶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라, 위에서 소개해드린 <해피 투게더>를 촬영하며 그에 관해 제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62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영화에는 없는 뒷이야기들과 왕가위 감독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관람을 추천해드리는 이유는, 국내의 각종 OTT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도 관람할 수 있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한국에서 따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없어 시청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해피 투게더>를 감명 깊게 관람하신 분이라면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또한 함께 챙겨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3. 중경삼림 : 리마스터링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Synopsis
경찰 223(금성무)은 헤어진 옛 애인을 기다리다 지쳐 술집을 찾는다. 그가 떠나간 애인 대신 그곳에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때마침 험한 일을 마치고 온 마약 밀매 중개자가 술집에 들어선다.
한편, 단골손님인 경찰 663(양조위)을 짝사랑하는 식당 종업원 페이(왕페이)는 경찰 663의 헤어진 애인이 맡기고 간 이별 편지 속에서 그의 집 열쇠를 손에 넣게 되는데…
왕가위 감독의 이름은 몰라도 '중경삼림'이라는 제목은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이 영화. 국내에 왕가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중경삼림>은 90년대 홍콩의 감성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영화는 경찰 223의 이야기인 1막, 경찰 663의 이야기인 2막으로 나누어져 각각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는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배우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가 주연을 맡아 역할의 매력을 한층 더했습니다. 최근 왕가위 감독이 후속작 <중경삼림 2020>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온 만큼, 본편을 미리 관람해 두는 것이 좋겠죠?
4. 화양연화 : 리마스터링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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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이 슌지의 '편지'는 계속해서 쓰이는 중이다
영화 제목을 <Last Letter> 대신 <Letter Lasts>라고 고쳐도 될까. 'Last'에는 '마지막의'라는 형용사적/부사적 의미도 있지만 '계속하다'라는 동사적 의미도 있다. (이 동사는 자동사와 타동사의 뜻을 둘 다 지녔다) "소망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일들, 마지막 순간에 차마 선택하지 못한 일들, 밤이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일들은 모두 이야기가 되고 소설이 된다"라는 김연수의 말처럼, <라스트 레터>(2020)의 이야기는 한 편의 편지가 어떻게 또 다른 이야기를 낳고 그것이 나아가 소설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계절을 담았다.
감독 이와이 슌지의 고향 센다이에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중국에서 먼저 영화(2018)로 만들어졌고 소설판으로도 나왔으니, 마츠 다카코와 히로세 스즈가 주연한 이 <라스트 레터>는 그러니까 세 번째로 쓰인 이야기다. 아니, 정확히는 다섯 번에 걸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만든 단편 영화(2017)가 기반이 되었고 영화에 등장하는 소설 '미사키' 역시 별도의 책으로 썼으니. 부치지 못한 편지를 쓰고 또 쓰는 일. 과거가 된 이야기를 거기 내버려 두지 않고 계속해서 꺼내고 발신하고 수신하는 방식으로 쓰여온 이 <라스트 레터>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편지이자 소설의 형식을 닮았다.
<라스트 레터>에서 무엇보다 핵심적인 것은 영화 속 모든 편지가 손으로 쓰인 물리적 실체가 있는 편지라는 점이다. 물성이 있음으로 인해 오히려 수신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읽히기도 하며 그것의 발신지(주소)가 존재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간과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2019)에서 20년도 더 지난 얼어붙은 과거를 편지가 녹여내었고 그것이 당사자의 딸을 중심으로 현재에 재소환되었듯, 과거의 '미사키'이자 현재의 '아유미'(히로세 스즈의 1인 2역), 과거의 '유리'이자 현재의 '소요카'(모리 나나의 1인 2역) 그리고 현재의 '유리'(마츠 다카코)와 현재의 '쿄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오가는 이 이야기는 결국 2020년대에 와 편지라는 수단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청량한 여름을 배경으로, <라스트 레터>는 "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좋아해. 너는 어떤 책을 좋아하니?" 같은 이야기, "잘 지내고 있습니까?" 같은 이야기, 그리고 "바람이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하나의 시절을 능히 지탱하는지를 보여주고 들려준다. (이 영화의 촬영과 음악, 음향은 꽤 중요하게 여겨진다) 성공하지 못한 소설가도 누군가에게는 사인을 받고 싶은 '히어로'가 되고는 한다. 지금쯤 다시 떠올려보는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 이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영화를 보기 전의 나'에게 쓰는 긴 편지를 써 내려가야 했다. 1995년 <러브레터>로 시작된 이와이 슌지의 서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나 역시 그것을 계속 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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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우리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올해 초 개봉 소식을 듣고 보러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보지 못했던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고, 고양이들이 얼마나 귀엽게 나올지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이 작품으로 비주얼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서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지 궁금했었는데, 고양이에 대한 아이들의 귀여운 그림과 발표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시놉시스
서울 동쪽 끝, 거대한 아파트 단지. 그곳은 오래도록 고양이들과 사람들이 함께 마음껏 뛰놀고 사랑과 기쁨을 주었던 모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재건축을 앞두고 곧 철거될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어보고 싶어요. 여기 계속 살고 싶냐고" 고양이들과 사람들의 행복한 작별을 위한 아름다운 분투가 시작된다.
* 해당 내용은 서울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소개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따뜻한 아파트가 있을까?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고양이 개체수가 250마리나 된다는 소리를 듣고 적잖이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아파트 단지 250마리나 길고양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그만큼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아파트 주민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지나가다보면 고양이 밥주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보란듯이 써있는 경우도 많아서 도대체 저 아파트 단지의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있었던 것일까 싶을 정도였다.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길생활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의 아이들이 집고양이처럼 깨끗했고, 사람을 무서워한다기보다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서 이곳이야 말로 고양이들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을 더럽다고 인식하거나 방해하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함께 이 공간을 사용하고 살아가는 존재로 단지 내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고양이를 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작품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보면서 계속해서 물음표가 가득했던 것 같다. 이 정도면 거의 동물의 왕국 수준으로 고양이를 쫒아다니면서 촬영을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양이들을 너무나도 귀엽고 예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있는 지하실이나 폐허가 된 아파트들 사이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고양이, 나무 위에 올라가 꽃처럼 앉아 있는 고양이, 가게 앞을 문지기처럼 지키고 있는 고양이까지. 굉장히 다양한 고양이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고양이 생태 다큐멘터리처럼 촬영되어 있어서 신기했던 작품이었다.
그만큼 이 고양이들이 카메라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긴 시간 동안 정서적 유대관계를 쌓아왔다는 노력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이어져서 감독의 노력이 영화 곳곳에 묻어나서 보는 내내 감탄을 했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지만 고양이 화보집이 아닌가 싶을 만큼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을 아름답게 포착하고 있어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눈호강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고양이와 말이 통했다면
어쩌면 유토피아와도 같은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바로 그들이 터전으로 잡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에 그 영역을 바꾸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해서 공사에 들어가고 건물이 무너지는데 고양이들을 그곳에서 살게끔 할 수 없기에 사람들은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고양이 대이주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는데 사람의 손을 많이 탄 고양이들은 입양을 결정하고, 그 외의 고양이들은 조금 더 생활반경을 넓혀 옆에 있는 동산이나 다른 아파트단지로 이주할 수 있게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래서 도대체 저 많은 고양이들을 어떻게 이주를 시킬 것인지 궁금했다. 250마리를 한데 모아두고 통째로 이삿짐 이동하듯이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역동물을 특성을 이용해서 사람들은 기존에 밥을 주던 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땡겨와 고양이들의 영역을 조금씩 바꿔주고, 고양이들이 천천히 이동하는 영역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었다. 이 얼마나 인내심 가득한 프로젝트인가?
이 과정에서도 다른 아파트로 이주한 고양이들이 자꾸 철거를 앞둔 아파트단지로 돌아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 고양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감정이 들기도 했다. 사람이라면 이곳은 이제 공사가 들어갈 것이라 더이상 살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면 되지만 고양이들에게는 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기에 이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위험한 공사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게끔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고, 이 아이들과 정말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던 작품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해서 잘 풀어낸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이 고양이들이 그곳에서도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마음에 퍼지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