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0932023-07-11 20:48:06
패션쇼의 끝판왕
영화 크루엘라
예전에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아껴두고 아껴뒀던 영화를 보고 왔어요!!
많은 사람들이 영화 크루엘라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익히 소문으로만 듣다가! 이번 주말에 각 잡고 보고 왔어요~
영화 크루엘라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코미디, 피카레스크
감독 : 크레이그 길레스피
각본 : 다나 폭스
출연진 : 엠마스톤, 엠마톤슨
개봉일 : 2021년 05월 26일
평점 : 9.22
스트리밍 : 디즈니 플러스
기획 의도
처음부터 난 알았어. 내가 특별하단 걸
그게 불편한 인간들도 있겠지만 모두의 비위를 맞출 수는 없잖아?
그러다 보니 결국,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지.
꿈을 이룰 것 같았던 순간도 잠시,
세상에 남작 부인이 '그런 사람'이었을 줄이야..
그래서 난 내가 누군지 보여주기로 했어
잘 가, 에스텔라
난 이제 크루엘라야!
여담
영화는 6~70년대 팝송들의 훌륭한 선곡과
센스와 펑크 시대의 특유의 패션 센스를 잘 살렸다는 평이 많다.
영화 크루엘라는 엠마 스톤과 엠마 톤슨의 연기가 압도적으로
엠마끼리 다 해먹는 영화라고들 말하곤 한다.
후기 및 결말
영화 크루엘라 결말을 살펴보자면!
패션업계의 정점을 찍은 남작부인의 심기를 거스르게 한
크루엘라를 죽이려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를 구출하는데 성공한 보리스.
보리스는 크루엘라의 출생의 비밀과 함께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크루엘라는 사실 남작부인의 딸이며,
그를 낳자마자 보리스에게 몰래 죽이라고 사주했지만
보리스는 차마 그녀를 죽이지 못하고,
하녀에게 보내지며 살아남게 됩니다.
추후, 크루엘라의 어머니를 살해한 사실도 인지하고,
자신의 친엄마가 남작부인인 줄 알게 되며 큰 충격에 빠지며,
남작부인도 어머니와 똑같이 죽습니다.
결론... 막장 of 막장...으로 끝.
영화 크루엘라는 약간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화려한 옷들이 나오면서 패션에 또 다른 이면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내용은 다소 아쉬웠지만?!
영화의 화려한 장면이 많아서
킬링타임으로 딱 좋은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한줄평 : 엠마(스톤, 톤슨)끼리 다한 영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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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벌어 하루 살아도 행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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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알아야 할 완다비전의 새로운 사실들
#산돌구름 #완다비전 #EW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39 미국의 TV 황금기, 시트콤
01:37 리얼 시트콤 with 라이브 청중
02:16 완다 & 하우스오브엠
04:00 인피니티 사가의 보상들?
04:56 키스씬
05:27 아웃트로2020. 11. 17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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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호빗 3부작> 리마스터링 예고편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 판타지 마스터피스 '호빗: 뜻밖의 여정' 절찬상영중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11월 24일 대개봉 '호빗: 다섯 군대 전투' 12월 2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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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탈 컴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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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치 포인트 / Match Point (2006)
< 매치 포인트 / Match Point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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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테니스 강사 ‘크리스’. 테니스 수강생이자 영국 부유층 자제인 ‘톰’과 친해지게 되면서 그의 여동생 ‘클로에’와 깊은 만남을 이어간다. ‘클로에’와 결혼을 약속한 ‘크리스’는 우연히 만난, 매혹적이고 섹시한 ‘톰’의 약혼녀 ‘노라’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고… 안정적인 삶과 성공에 목말랐던 ‘크리스’는 차마 ‘클로에’를 떠나지 못한 채, ‘노라’와 위험한 사랑을 이어나가는데…
; 네이버 영화 ;
오랜만에 발견한 정말 괜찮은 영화.
일단, 역시 우디 앨런 영화답게 연출이 정말 좋다.
(특히, 수미상관의 연출.. 그리고 테니스 게임 메타포)
그리고 스토리도..어찌보면 흔한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한테는 꽤나 매력적이었고.
그래도 내가 이 영화를 좋다고 말하게 된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때문이다.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도 좋지만 남주(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의 연기가 최고다.
영화에서 자주 접한 얼굴은 아닌 것 같은데, 연기를 되게 잘해서 놀랐다.
약간 반쯤 미친, 유혹에 사로잡힌 눈빛과 표정의 연기를 정말 잘 표현했다.
이 글 쓰면서 또 보고 싶어진다..
간만에 추천할만한 영화가 생겨서 기쁩니다!
2시간이 넘지만,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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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명의 '더 마블스'를 보고 싶어 억지로 기획한 듯
이 영화의 주인공은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 모니카 램보, 미즈마블(카밀라 칸)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미즈 마블>의 쿠키영상이다. 느닷없이 잡혀온 캡틴 마블. 난생처음 보는 집으로 끌려왔다. 하지만 캐럴이 위치한 이 방의 주인은 캡틴 마블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다. 곳곳에 캡틴 마블의 사진이 걸려있고, 팬이 그린 그림도 붙어있다. 방 문을 나서는 캡틴 마블. 카밀라의 가족들이 모여있다. 머쓱하게 인사하는 캐럴. 하지만 이내 강한 힘에 이끌려 원래 있던 우주로 돌아간다. 캐럴에게 “무슨 일이냐”라고 묻는 닉 퓨리. 캐럴은 퓨리에게 내 위치가 갑자기 바뀌었다고 보고한다. 위치를 공유하는 것은 미즈 마블과 캡틴마블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캐럴에게 받은 큰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모니카도 이 둘과 위치를 공유하고 있었다. 덕후와 최애, 애증의 관계가 뒤섞인 3명의 ‘캡틴 마블’이 함께 힘을 합쳐 지구를 지켜야 한다.
<로키 2>의 마지막 회차가 공개되는 날 하루 전에 개봉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밀도는 <로키 2>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영화 안에 아이디어만 있고 그것에 이르는 과정이 전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 영화가 연출로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분명해 보인다예를 들어 기존 마블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몇 있다. 영화 초반부에 들어가는 두 장면의 액션신은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와 <아이언맨 3>을 연상시킨다. 이 오마주는 미즈 마블이 캡틴 마블의 굉장한 팬이라는 콘셉트와 조응한다. 하지만 이 오마주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하늘을 나는 슈퍼히어로들의 모습이 어색하다. 이런 이물감은 세 슈퍼히어로가 힘을 합쳐 빌런의 힘을 막는 과정에도 마찬가지다. 동양계 슈퍼루키/백인 미녀/흑인 여배우가 힘을 합쳐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문장은 근사하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이 힘을 합치는 액션신이 특별히 멋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대표적으로 영화 중반부즈음에 셋이 줄넘기와 저글링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당장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 세명의 스파이더맨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던 모습과는 다른 1차원적인 접근이다. 인물의 감정선이 깔끔하지도 못했다. 캐럴 댄버스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만 이해한 채로 영화의 문제해결로 이어진다.
이 영화를 본 분들 중 적지 않은 관객들이 박서준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 코멘트할 것 같다. 실제로 3분도 안 되는 분량이지만 글쓴이는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쿠키영상이 있다. 마블의 팬이라면 익숙한 얼굴이 몇 등장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본 영화에서 흐물흐물한 이야기를 보여준 탓에 마블의 야심이 와닿지 않는다.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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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제사 이야기가 아니다
SYNOPSIS.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일가의 명줄이 달린 가업 두부공장 운영 문제로 가족들이 다투는 와중, 장손 ‘성진’은 그 은혜로운 밥줄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갑작스레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는데…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70년 묵은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POINT.
✔️ 익숙한 한국 가족 관계, K-유교 문화와 제사와 명절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잘 풀어냈나 싶을 만큼 섬세하게 풀어내는 영화
✔️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까지 당신을 데려갈 영화. 볼 때도 좋았는데 보고 나서도 자꾸 떠올라요.
✔️ 연기 경력이 어마무시한 배우들이 더없이 자연스럽게 펼치는 가족 연기 (정말 명절 풍경 같아서 사람에 따라서는 트라우마가 올라올 수 있을 정도...)
✔️ 작년도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수상작으로 이미 인정 받은 영화
✔️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한국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와중에 매우 아름답고 섬세한 로케이션과 미술! 촬영이 정말 아름다우니까 꼭 극장에서 보아주세요.
*아래 리뷰에는 <장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에 읽어주세요.
영화 <장손>은 얼핏 제사와 명절 풍경, 그 안에 얽히고설킨 가족 갈등을 다루는 영화처럼 보인다. ‘장손’에 대한 조부모 대의 굳건한 믿음이 손녀에게는 분배되지 않는 모습, 차분하게 굄돌처럼 역할을 다하는 며느리와 큰소리만 뻥뻥 치는 아들, 큰 재산 없이 부모 곁을 지키는 큰딸과 ‘부잣집 며느리’가 되어 느지막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딸의 역할 차이 또한 더없이 익숙한 풍경이다. 영화 <이장>을 비롯해 우리는 이런 가족 드라마에도 꽤나 익숙해져 왔다. 지고지순 금슬 가족애 이런 단어들 아래서 누군가에게는 안온함을 또 누군가에게는 숨이 턱 막히는 시간을 안기는, 원앙 금침 같은 이 한국식 가족 관계.
연기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펼쳐내는 초반부는 그야말로 명절 풍경 그 자체이고, 아직 철없는 ‘장손’을 포함해 적당히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 노인은 두부 맛에 깐깐하게 굴고, 장손이 나타나니 그제야 에어컨을 켜거나 제사 시간을 바꾸는 (노인들로서는) 못마땅한 행위마저 은근슬쩍 눈감아 줄 만큼 익숙한 공기를 내뿜는다.
그 익숙한 풍경 안에는 유머러스한 장면만 있지는 않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의 고성 뒤로, 할머니는 익숙한 듯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한글로 쓰는 연습을 흥얼흥얼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 눈에는 다소 그로테스크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장면들이, 가족 안에서는 적당히 넘어가진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를 장손은 괴로워하지만, 어머니는 지긋지긋할 만큼 익숙한 솜씨로 이불을 가지고 내달려 오고, 할머니는 베개를 놓고 선풍기를 돌려 놓는다. 어둑한 집안, 가족이기에 그 태연함이 이해되는 장면이다.
기실 가족 관계란 절대 단편적인 색깔로 칠해질 수 없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 인간과 인간이 맞부딪는 순간 또한 완벽할 수 없기에. 오랜 세월을 머금은 관계는 어디에선가 반드시 삐걱이기 마련이고, 사건은 각자에게 다른 생채기를 남기고, 다르게 기억되고 해석된다. 가족 간에는 그런 사건이 지근거리에서 너무 많이 쌓이기 때문에, 복잡다단한 감정이 실꾸리처럼 돌돌 말려 그 끝을 파악하기 어렵다. 대충 애증이라고 눙치고 지나가기 쉬운 관계 속 감정이나 사건들을, <장손>은 훌륭한 솜씨로 풀어낸다. 기나긴 대하소설을 읽으며 파악할 법한 정보들을 잘 녹여내어, 한 가족의 전사를 관객이 쉽게 파악할 수 있게끔 잘 풀어냈다.
영화의 결이 뚝 바뀌는 것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이다. 마치 배우 이정은의 얼굴이 영화 <기생충>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뚝 갈랐던 것처럼, 배우 손숙의 얼굴이 담긴 영정 사진이 불에 오그라들면서 <장손> 또한 제사와 갈등 이면으로 관객을 깊이 데려간다.
이전에도 자식들은 서로 처한 상황이 달랐고 이해 관계도 달랐지만, 할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고모의 갈등을 주축으로 이해는 더욱 멀어져 간다. 다만 영화 <괴물>의 경우와 달리, 보면서 진실이 무엇일까 궁금해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흑 혹은 백으로 명확하게 정리되는 문제보다 입장의 차이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문제가 훨씬 많고, 가족 관계 안에서는 특히 그러하기에. 증조부 증조모의 무덤이 비어 있어도,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해도, 범죄 스릴러처럼 범인을 찾기에 급급한 마음 같은 건 올라오지 않는다. 뭔가 이유가 있었으려니. 그리고 그런 이유의 가닥들을 하나하나 모아 틀어 쥐고 있던 것이, 이 집안 안에서 할머니가 해온 역할이려니.
제사의 아우라를 부여하려고 아무 말이나 하거나 장손이 올 때서야 에어컨을 켜주는 귀여운 일면도 있지만, 할머니는 분명 이 집안의 구심점이었다. 꼬장꼬장하게 두부 맛을 보며 가풍을 지키고, 통장이며 모든 대소사를 관할하고 있기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양대로 펼쳐내는 돌봄의 모양새가 그렇다. 큰고모네 의료비를 대주거나 월급을 조금씩 여투어 놓는 일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시든 장미꽃을 잘라 솥 아래 불에 쓸어 넣을 만큼 알뜰살뜰하게.
이 내내 ‘장손’ 성진은 관찰자처럼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본다. 장녀였다면 갖지 못했을 거리감이다. 기묘한 죄책감과 불편함 안에서 갈수록 무거워지는 표정으로, 그럼에도 충실한 인터뷰어처럼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씩 만나고 그들의 마음을 듣는다. 고모와 어머니, 누나까지 한 명씩 만나 속마음을 각각 듣게 되는, 서술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오직 성진뿐인데, 독특한 점은 집안 식구 중 여성들만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고모부, 툭하면 고주망태가 되는 아버지와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착실한 성품의 (그래서 누나 말대로 공장을 “신경 쓸” 예정이며 사실상 이미 쓰고 있는) 매형은 공장을 물려받을 대상으로는 거론되지 않아 사실상 집안 식구라 보기 어렵다. 성진과도 역할을 분담하는 동료 느낌의 대화만 주고받는다.
‘무능한 아버지’ 대신 현명했고 인내했던 어머니(들)를 하나하나 마주하고, 그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조부다. 마치 퀘스트를 하나하나 깬 후 최종 보스를 마주하듯이. 이 엄숙한 대화를 마무리하며 그는 무언가를 건네받는다. 최종 보스를 지나는 주인공이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갈 열쇠처럼.
이것은 계승이다. 그동안 한 걸음 밖에서 관조적으로 맴돌던 장손은 이제 손에 쥐어진 것을 들고 계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구한 현대사 속에서 인물들의 삶을 찾아온 이리저리 꼬인 사건들, 그 안에서 서로 주고받은 말과 애정과 상처들, 그것들의 흔적을 손에 쥔 채, 그는 햇살 아래 눈을 찌푸린다. 영화 첫 장면이 연기로 희뿌연 공장 내부(“문 열어라, 문! 이러다 죽겠다!”)였음을 생각할 때, 영화 <장손>은 제사의 계승이나 갈등의 표출만이 아닌, 그보다 더 깊은 뿌리의 계승을 둘러싼 이야기다. 계승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뿌리에 빛을 비추어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영화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건 아름다운 원경이다. 할머니의 장례 행렬에 꽃상여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눈 내리는 겨울 산으로 자분자분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한 폭 그림처럼 펼쳐진다. 꽃상여는 불에 타오르고, 눈 내리는 소리는 어쩐지 불을 닮아 있다. 무언가의 죽음 뒤에는 불이 뒤따른다. 타고 남은 재를 앞에 두고, 우리는 이제 다음 걸음을 고민해야 한다. <장손>이 한 경상도 가정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세대의 어떤 것으로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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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루머의 끝의 결과는?
헨리와 안은 유명한 연예인 커플이다. 헨리는 사람들을 웃기는 코미디언이고 안은 극장 배우이다. 둘은 서로를 너무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여 부부가 된다. 하지만 헨리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유머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인기가 하락한 헨리는 자신감도 잃게 되고 자신의 아내인 안의 잘나가는 모습에 질투를 느낀다.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게 되어 낳은 아이가 아네트라는 이름의 아이였고 헨리와 안은 부모로서 아네트를 키우게 된다. 어느 날 헨리와 안은 어린 아네트와 함께 바다에서 요트를 타게 된다. 그러나 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파도가 요동치는 요트 안에서 술에 취한 헨리는 안을 바다에 밀쳐내고 만다. 왜 헨리는 안에게 못된 짓을 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아네트는 아으로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
예술의 진가는 자기 자신의 회복이라고 말해주는 영화 <아네트>
안은 유명한 극장 배우로써 남편인 헨리에게 들키지 않게 자신의 반주자와 밀회를 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하락한 코미디언이 얼마나 비극적이게 삶을 망쳐놓는가?
헨리의 자학하는 개그와 욕설이 섞인 풍자 유머는 그를 성공하게 만들었다. 그런 헨리에게는 안과 함께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만들었고, 부담스러워할정도로 기자들의 조명을 받고 있었다. 둘을 계속 따라다니는 뉴스 가십거리에도 헨리와 안은 사랑을 계속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아네트라는 아이가 탄생하게 만들었다. 주목받는 주인공의 삶을 살았던 헨리와 안에게 이면의 모습을 어린 아네트는 보면서 자라나게 되었고 결국에 헨리는 안을 살해하고 만다. 그동안 자신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했던 관객들이 점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자신감을 잃게 되었고 명성ㅇ르 키워가는 안에 비해 초라하게 되어버린 헨리는 아네트에게도 노래를 시키게 만들어서 아동 착취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헨리가 미쳐버린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자신의 명성을 위해 이용했던 반주자 까지도 죽여버리게 된 걸까? 때론 현실에서 헨리처럼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다가 인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연예인들을 볼 수 있다. 명성과 돈까지 갖고 있는 연예인들이 왜 대중들에게 멀어지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가? 그것은 바로 끊임없이 제기되는 루머일 수 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루머가 확산되면 빠른 시간 안에 표적은 마녀사냥을 당하게 되거나 이유 없는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로 인해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이때 느끼는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모를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헨리가 관객들에게 들은 욕설과 부정적인 말들로 인해 끝없는 자신감의 하락으로 모든 것을 망쳐버린 당사자가 된 것은 아마도 자신을 옭아매는 루머라는 동아줄이지 않았을까 ?
*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씨네랩의 시사회에 참여하는 대가로 영화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본 게시물은 씨네랩 크리에이터 '하니엘'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에서 업로드한 게시물이며, 원글은 출처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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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꿈
감독: 마리아 자네티,후안 파블로 밀러
출연진: 마이트 아길라르,미란다 데 라 세르나,마리아 유세도,왈테르 제이
시놉시스
1990년대 후반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살고 있는 열여섯 소녀인 로라는 학교에서 낙제를 받지만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어느 학교로 교환학생이 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자신의 언니인 홀리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서 가족은 불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 환경에서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악착같이 모아 독일로 유학 가려는 로라에게 또 다시 어려운 시련이 생기게 되는데...
로라라는 소녀는 공부는 못하지만 붙임성이 좋아 독일로 교환 학생이 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걸림돌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언니인 홀리였다. 홀리는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 로라의 가족은 홀리를 치료시키는데 몰두하느라 돈을 다 써버렸다. 그래서 집까지 팔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라는 포기하지 않고 그 시련을 자신이 독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는데 썼다.
그래도 로라의 가족과 외할머니는 로라의 길을 열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언니인 홀리가 막장으로 치닫는 데까지도 가족들은 로라를 보호해 주고 응원해 줬다. 또한 친구인 타티도 지지자가 되어주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어려움을 참고 견뎌낸 로라가 필자의 기억엔 정말 대견하게 각인되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마리아 자네티인데 자신의 10대 시절에 겪었던 불안정한 상황과 가족들의 유대관계를 재구성해서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청소년인 로라에게는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남자친구 사귀는 것과 운전면허 취득하는 것, 잠시 불량한 친구와 함께 어울려 보는 것 등등 그 당시 10대로서 하고 싶은 걸 모두 이루게 된다. 어쩌면 10대 청소년들 중에 꿍과 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때 이 영화를 보는 게 어떨까라고 생각하며 우리나라의 10대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다. 필자 또한 청춘이기 때문에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인 것 같다. 다만 너무 성급하게 선택하지는 말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희망과 용기!
2023.10.05 (목) 20: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2023. 10.04 (수) ~ 2023. 10. 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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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하필 인간이라서, <팟 제너레이션>
* 본 리뷰에는 영화의 자세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팟 제너레이션 The Pod Generation, 2023
영국 / 109분
감독: 소피 바르트우리가 하필 인간이라서, <팟 제너레이션>
적당한 공포와 적절하게 배합된 연민과 침묵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장치로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이 순뱡향이든 역방향이든 상관없이, '멈춰 있는 순간'에만 발동한다. 절대 피할 수 없으며, 강제적으로 작동해 기어이 멈춰 선 이의 발을 지면에서 떼게 한다. 인간에게 '정지' 행위는 죽음이 다가오는 걸 알면서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는 어리석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내가 암묵적으로 합의한 이 필수조건은 철저한 계획하에 만들어진 거창한 방책이 아니다. 직접 경험으로 얻은 교훈과 지식을 축적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고 믿게 된 이른바 생존 본능이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인간을 위해 비극을 적극적으로 생산하며 사는 일이 자연의 순리와 같다는 점에서 우린 매 순간 죽음을 향해 가지만 절대 죽지 않기 위해 애쓰는 존재다.
인간은 단순하다. 생존을 우선시하는 본능이 나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고, 우린 각자 자기만의 방법을 정립하며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여러 방식이 존재하지만, 그중 세 가지 방식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있다. '나와의 분리', '조건 없는 수용', '맹목적인 믿음'. 앞서 언급한 공포와 연민, 침묵이 인간의 내면에 박힌 생존용 고정핀이라면 분리와 수용, 믿음은 생을 향한 원초적인 욕구가 실행되는 길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 덕분에 인간인 우린 계속 길을 걷는다.
영화 <팟 제너레이션> 스틸컷(다음)
소멸을 부정하기 위해 시작된 인간의 생존 본능은,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개인의 가치관, 신념, 취향, 일상으로 파고들었다. 단순히 숨이 끊어지는 순간만이 아니라 현재 내가 누리고 바라고 원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도 죽음은 물론이고, 죽음이 주는 극단적인 감정까지 느끼게 됐다. '어떻게 죽음을 피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해졌고, '앞으로 있을 죽음'보다 '지금 당장 없는 무언가'를 더 갈망하게 됐다. 흥미로운 건, 삶의 태도와 관점이 변화되었어도 고정핀은 여전히 박혀있으며 공통 방식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떠한 위협 속에서도 온전히 '나'를 따로 분리해 보호하고,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적응하며, 그 선택을 진실하다 믿는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린 어떠한 상황에도 머뭇거리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스릴 있게 투쟁하는, '격렬하게 애쓰는 존재'가 됐다.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다. 인간은 더 이상 살고 죽는 간단한 문제에 속한 동물이 아니니까. 자연의 순환 속에서 경계 없이 자기 세상을 확장하면서 그에 따른 온갖 난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활용까지 하며 살고 있으니까. 그렇게 보면, 우린 참 뭐라 설명하기 힘든 존재다. 예측불허하면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고 정말 단순하면서 그만큼 복잡한 인간. 죽음과 생존을 같다고 여기며 끊임없이 삶을 욕망하는 인간. <팟 제너레이션>은 이 모든 걸 담고 있다.
영화 <팟 제너레이션> 스틸컷(다음)
레이첼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난 여성 임원이다. 아침에 눈을 떠 저녁에 눈을 감기까지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의 힘을 사용하며 합리적으로 편하게 산다. 하지만 앨비는 다르다. 그는 자연을 사랑하는 식물학자다. 인간이라면, 인간이 만든 과학 기술적 세계가 아닌 자연 속에서,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진정한 인간다움을 가꾸며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두 사람은 다르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체크해 주는 행복 지수가 말해준다. 앨비는 늘 낮거나 측정 불가이지만 자기만의 자연(섬에 있는 집)을 갖고 있어 진짜 미소를 지으며 산다. 레이첼은 인공지능의 행복 지수 관리를 신뢰한다. 적당한 지수를 유지하면서 간혹 높지 않은 날엔 거짓 미소를 짓기도 하지만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아침마다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대중교통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이 공원에 설치된 '네이처팟'에 들어가면 된다. 굳이 자연을 현장 체험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 현재, 레이첼이 사는 곳은 쓸모보다 편리함이 더 귀한 가치로 여겨지는 아주 좋은 세상이다.
레이첼에겐 '이 환경'이, 앨비에겐 이 환경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생존한 자연'이 존재하기에, 부부의 삶은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첼이 인지능력이 더 높은 인공지능 '마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진다. 회사가 그녀에게 승진 혜택으로 인공 자궁(팟)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부부에게 인기몰이 중인 페가수스의 자궁 센터는 팟이란 플라스틱 알 모양의 기기로 임신과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사실 레이첼도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에 남편 몰래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놨었다. 예상대로 자연 임신을 원했던 앨비는 아내에게 논의 없이 아기가 알에서 나오게 하는 대가를 지불했다며 화를 낸다. 그러나, 결국 그는 사랑하는 아내의 선택을 받아들이기로 '선택'한다.
영화 <팟 제너레이션> 스틸컷(다음)
선택. 앨비와 레이첼이 함께 쌓아온 규칙이 다시 재정립되는 순간인데, 그 공은 두 사람이 아니라 레이첼의 심리치료사 일라이저, '인공지능'에 있다. 거대한 눈, 일라이저는 훌륭한 아이를 갖는 것뿐이라며 레이첼이 내면 깊숙이 원했던 말을 대신해 줬고, 인공지능이기에 인간의 영혼을 못한다고 믿는 앨비에겐 최고 등급의 사생활 보호 서비스를 제공했다. 남편의 반대와 자연을 반하는 행위를 한다는 죄책감에서 해방된 레이첼과 자연만을 믿고 살면서도 혼자 남모를 속앓이를 했던 앨비는 일라이저의 한 마디 처방에 그동안의 문제를 '나'에게서 분리하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생각을 전환한다. 이제 두 사람의 목적은 혼란스럽고 낯설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는 우리의 팟을 잘 돌보는 일이다.
팟은 정말 엄마 배 속에 있는 것처럼 그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영양분을 달라며 알람을 울려대고, 자기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이며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앨비와 레이첼은 각자의 속도로 팟을 받아들인다. 팟을 먼저 품기 시작한 건 예상과 달리 식물학자 앨비다. 팟 캐리어(유모차 같은)를 메던 친구를 이해하지 못했던 그는 어느새 캐리어 달인이 되어 팟을 자기가 일하는 온실에 동행한다. 나아가 집 밖에서도, 집 안에서도 끊임없이 팟과 교감한다. 팟은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예외적 선택으로 자연이 됐다. 임신과 출산에서 자유로워진 후 계속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성으로 살던 레이첼은 백팔십도 달라진 남편의 모습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빠가 어떻게 엄마보다 더 아기와 가까워질 수 있지? 그도 그럴 것이 자연대로라면 태아와의 강력한 교감은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엄마만이 체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인공 자궁을 선택한 레이첼이 무슨 수로 경험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레이첼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임산부의 배에 손을 올리고 태동을 느끼며 자신도 임신 중이라고, 당신처럼 아기를 품고 있다고, 아무리 되뇌어도 '나'의 임신과 '그녀'의 임신은 절대 같을 수 없다는 진실을 말이다. 더는 견딜 수 없었던 레이첼은 팟과 남편을 데리고 다시 일라이저를 찾아간다.
영화 <팟 제너레이션> 스틸컷(다음)
레이첼은 팟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부터 볼록하게 나온 자기 배를 만지며 평화로운 모래사장을 걷는 꿈을 꿨었다. 팟이 생긴 이후엔 조그만 알을 출산하는 섬뜩한 꿈을 꿨었는데, 일라이저는 꿈은 자의적이며 구시대적인 산물일 뿐이라며 더 이상 인간은 꿈을 해석하거나 이해하지 않는다고 그녀를 안심시켰었다. (자궁 센터 원장도 인간은 꿈을 꾸지 않는 게 정상이라고 당당히 말했고, 한술 더 떠서 아기에게 부모가 원하는 꿈도 꾸게 할 수 있다며 신제품 드림팟을 선전한 바 있다) 즉, 자연과 여자의 자궁, 이젠 인간의 꿈까지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세상에서, 엄마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걱정하는 레이첼의 우려는 불필요한 고민이었다. 그런데도 쉽사리 고민을 떨쳐내지 못하는 그녀에, 일라이저는 팟 안에 든 태아와 자신을 연결해 달라고 말한다. 그 순간 레이첼과 앨비는 처음으로 멈칫하며 거대한 눈에게서 빠르게 도망친다.
그동안 그들은 숱하게 합리화를 해왔다. 여성의 자궁 대신 팟에서 태아가 자라는 것뿐이며, 자연임신으로 부모가 된 부부와 똑같은 경험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레이첼의 말처럼, 중요한 건 플라스틱 알이 아니라 태어날 '우리 아기'니까. 분명 자연의 선물로 받은 축복이라 생각했는데, 인간의 기술로 태어나 조작으로 만들어지는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무언가' 같은, 이 불쾌감과 거북스러움이 그들을 덮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동안 해왔던 분리와 수용, 믿음 방식을 계속 유지한다. 레이첼은 남편처럼 회사에 팟을 들고 다니면서, 아기와 유대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오로지 자신에게 올 '아기'만을 생각하면서.
팟의 대기 명단이 길어지자, 자궁 센터는 부부에게 유도분만을 제안한다. 광고할 때만 해도, 아기가 스스로 나오고 싶은 순간에 신호를 주면 출산 과정을 돕는다며, '자연이 결정'한다고 온갖 위대한 척은 다 하더니 결국 자본의 흐름에 아기를 다루고 있던 것이다. 레이첼과 앨비는 거부한다. 팟은 페가수스의 자산이지만, 그 안에 든 아기는 우리 전부니까. 앨비는 곧바로 팟을 몰래 집으로 데려오고, 아기를 백화점에서 골라 사는 꿈을 꾼 레이첼은 섬에서 가정 분만을 하자고 선언한다. 부부는 진짜 자연 속에서 진짜가 된 팟을 품고 자연과 온전히 동화된 시간을 보낸다. 원격으로 팟의 기능을 꺼버린 페가수스의 저급한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아기를 믿고 기다린다. 드디어 온 아기의 신호. 앨비는 플라스틱 알을 강제로 개봉해 아기를 꺼내 품에 안는다. 감격스러워하는 앨비와 레이첼 그리고 그들의 축복, 팟 제너레이션의 탄생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팟 제너레이션> 스틸컷(다음)
분리, 수용, 믿음. 두 사람은 부단히 노력해 아기를 얻었다. 그럼 된 것일까? 해피엔딩인가? 태어난 아기는 부부의 사랑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레이첼은 내가 정말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 더 편한 선택을 하기 위해, 자신의 복제품(일라이저)을 만들었다. 그리고 일라이저를 통해 팟 서비스가 좋은 선택임을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확인받았다. 그러나 부부가 사는 세상이 오직 지금, '현재에 사는 이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인 것처럼, 그들의 선택 역시도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 '아기를 욕망하던 오늘의 나만'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 결과 꿈꾸지 않는 팟 제너레이션을, 아니 '꿈꿀 수 없는 인간'을 탄생시켰다. 꿈은 영화 속에서 인간이 인간임을 확인시켜 주는 유일한 장치였다. 꿈이 인간다움이라면, 팟 제너레이션 이후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들의 아이는 정말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그 아이들이 계속 태어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미래엔 무엇이 살아남을까.
<팟 제너레이션>은 우리가 얼마나 변덕을 부리면서도, 카멜레온처럼 나란 존재를 끊임없이 긍정하며 사는지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나아가 이를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부부의 새로운 도전을 평범한 일상 안에 평이하게 녹여내는 데 집중한다. 인간의 생존 본능과 변화무쌍한 능력들도 악인의 횡포처럼 풀지 않는다. 단지 잔잔하게 흘러가는 부부의 개인사가 끝을 향해 갈수록 우리가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는 것뿐이다. 점점 더 무겁게 짓누르는 위기감과 섬뜩함에 생존 본능이 발동되는 순간, 페가수스 사장이 쿠키 영상으로 등장한다. 그는 자궁 센터의 고객은 부모가 아닌 아기임을 확인시키며 언젠가는 아기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부디, 그들이 현명한 부모를 선택하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친다.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 이유다. 분명 팟으로 합리적으로, 더 안전하게 아기를 얻으려는 부부의 이야기가 전부일뿐인데, 물음 하나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역시 어쩔 수 없겠지? 우리가 하필 인간이라서."
참신하고 흥미롭지만, 여러모로 행복 지수를 높이는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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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벌어 하루 살아도 행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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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드시 알아야 할 완다비전의 새로운 사실들
#산돌구름 #완다비전 #EW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39 미국의 TV 황금기, 시트콤
01:37 리얼 시트콤 with 라이브 청중
02:16 완다 & 하우스오브엠
04:00 인피니티 사가의 보상들?
04:56 키스씬
05:27 아웃트로2020. 11. 17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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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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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호빗 3부작> 리마스터링 예고편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 판타지 마스터피스 '호빗: 뜻밖의 여정' 절찬상영중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11월 24일 대개봉 '호빗: 다섯 군대 전투' 12월 2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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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탈 컴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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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치 포인트 / Match Point (2006)
< 매치 포인트 / Match Point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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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테니스 강사 ‘크리스’. 테니스 수강생이자 영국 부유층 자제인 ‘톰’과 친해지게 되면서 그의 여동생 ‘클로에’와 깊은 만남을 이어간다. ‘클로에’와 결혼을 약속한 ‘크리스’는 우연히 만난, 매혹적이고 섹시한 ‘톰’의 약혼녀 ‘노라’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고… 안정적인 삶과 성공에 목말랐던 ‘크리스’는 차마 ‘클로에’를 떠나지 못한 채, ‘노라’와 위험한 사랑을 이어나가는데…
; 네이버 영화 ;
오랜만에 발견한 정말 괜찮은 영화.
일단, 역시 우디 앨런 영화답게 연출이 정말 좋다.
(특히, 수미상관의 연출.. 그리고 테니스 게임 메타포)
그리고 스토리도..어찌보면 흔한 스토리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한테는 꽤나 매력적이었고.
그래도 내가 이 영화를 좋다고 말하게 된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때문이다.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도 좋지만 남주(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의 연기가 최고다.
영화에서 자주 접한 얼굴은 아닌 것 같은데, 연기를 되게 잘해서 놀랐다.
약간 반쯤 미친, 유혹에 사로잡힌 눈빛과 표정의 연기를 정말 잘 표현했다.
이 글 쓰면서 또 보고 싶어진다..
간만에 추천할만한 영화가 생겨서 기쁩니다!
2시간이 넘지만,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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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명의 '더 마블스'를 보고 싶어 억지로 기획한 듯
이 영화의 주인공은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 모니카 램보, 미즈마블(카밀라 칸)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미즈 마블>의 쿠키영상이다. 느닷없이 잡혀온 캡틴 마블. 난생처음 보는 집으로 끌려왔다. 하지만 캐럴이 위치한 이 방의 주인은 캡틴 마블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다. 곳곳에 캡틴 마블의 사진이 걸려있고, 팬이 그린 그림도 붙어있다. 방 문을 나서는 캡틴 마블. 카밀라의 가족들이 모여있다. 머쓱하게 인사하는 캐럴. 하지만 이내 강한 힘에 이끌려 원래 있던 우주로 돌아간다. 캐럴에게 “무슨 일이냐”라고 묻는 닉 퓨리. 캐럴은 퓨리에게 내 위치가 갑자기 바뀌었다고 보고한다. 위치를 공유하는 것은 미즈 마블과 캡틴마블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캐럴에게 받은 큰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모니카도 이 둘과 위치를 공유하고 있었다. 덕후와 최애, 애증의 관계가 뒤섞인 3명의 ‘캡틴 마블’이 함께 힘을 합쳐 지구를 지켜야 한다.
<로키 2>의 마지막 회차가 공개되는 날 하루 전에 개봉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밀도는 <로키 2>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영화 안에 아이디어만 있고 그것에 이르는 과정이 전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이 영화가 연출로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분명해 보인다예를 들어 기존 마블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몇 있다. 영화 초반부에 들어가는 두 장면의 액션신은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저>와 <아이언맨 3>을 연상시킨다. 이 오마주는 미즈 마블이 캡틴 마블의 굉장한 팬이라는 콘셉트와 조응한다. 하지만 이 오마주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하늘을 나는 슈퍼히어로들의 모습이 어색하다. 이런 이물감은 세 슈퍼히어로가 힘을 합쳐 빌런의 힘을 막는 과정에도 마찬가지다. 동양계 슈퍼루키/백인 미녀/흑인 여배우가 힘을 합쳐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문장은 근사하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이 힘을 합치는 액션신이 특별히 멋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대표적으로 영화 중반부즈음에 셋이 줄넘기와 저글링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당장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 세명의 스파이더맨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던 모습과는 다른 1차원적인 접근이다. 인물의 감정선이 깔끔하지도 못했다. 캐럴 댄버스가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만 이해한 채로 영화의 문제해결로 이어진다.
이 영화를 본 분들 중 적지 않은 관객들이 박서준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 코멘트할 것 같다. 실제로 3분도 안 되는 분량이지만 글쓴이는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쿠키영상이 있다. 마블의 팬이라면 익숙한 얼굴이 몇 등장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본 영화에서 흐물흐물한 이야기를 보여준 탓에 마블의 야심이 와닿지 않는다.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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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제사 이야기가 아니다
SYNOPSIS.
3대 대가족이 모두 모인 제삿날 일가의 명줄이 달린 가업 두부공장 운영 문제로 가족들이 다투는 와중, 장손 ‘성진’은 그 은혜로운 밥줄을 잇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설상가상 갑작스레 맞닥뜨린 예기치 못한 이별로 가족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는데…
핏줄과 밥줄로 얽힌 대가족의 70년 묵은 비밀이 서서히 밝혀진다!
POINT.
✔️ 익숙한 한국 가족 관계, K-유교 문화와 제사와 명절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잘 풀어냈나 싶을 만큼 섬세하게 풀어내는 영화
✔️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까지 당신을 데려갈 영화. 볼 때도 좋았는데 보고 나서도 자꾸 떠올라요.
✔️ 연기 경력이 어마무시한 배우들이 더없이 자연스럽게 펼치는 가족 연기 (정말 명절 풍경 같아서 사람에 따라서는 트라우마가 올라올 수 있을 정도...)
✔️ 작년도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수상작으로 이미 인정 받은 영화
✔️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한국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와중에 매우 아름답고 섬세한 로케이션과 미술! 촬영이 정말 아름다우니까 꼭 극장에서 보아주세요.
*아래 리뷰에는 <장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에 읽어주세요.
영화 <장손>은 얼핏 제사와 명절 풍경, 그 안에 얽히고설킨 가족 갈등을 다루는 영화처럼 보인다. ‘장손’에 대한 조부모 대의 굳건한 믿음이 손녀에게는 분배되지 않는 모습, 차분하게 굄돌처럼 역할을 다하는 며느리와 큰소리만 뻥뻥 치는 아들, 큰 재산 없이 부모 곁을 지키는 큰딸과 ‘부잣집 며느리’가 되어 느지막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딸의 역할 차이 또한 더없이 익숙한 풍경이다. 영화 <이장>을 비롯해 우리는 이런 가족 드라마에도 꽤나 익숙해져 왔다. 지고지순 금슬 가족애 이런 단어들 아래서 누군가에게는 안온함을 또 누군가에게는 숨이 턱 막히는 시간을 안기는, 원앙 금침 같은 이 한국식 가족 관계.
연기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펼쳐내는 초반부는 그야말로 명절 풍경 그 자체이고, 아직 철없는 ‘장손’을 포함해 적당히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 노인은 두부 맛에 깐깐하게 굴고, 장손이 나타나니 그제야 에어컨을 켜거나 제사 시간을 바꾸는 (노인들로서는) 못마땅한 행위마저 은근슬쩍 눈감아 줄 만큼 익숙한 공기를 내뿜는다.
그 익숙한 풍경 안에는 유머러스한 장면만 있지는 않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의 고성 뒤로, 할머니는 익숙한 듯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한글로 쓰는 연습을 흥얼흥얼 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 눈에는 다소 그로테스크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장면들이, 가족 안에서는 적당히 넘어가진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를 장손은 괴로워하지만, 어머니는 지긋지긋할 만큼 익숙한 솜씨로 이불을 가지고 내달려 오고, 할머니는 베개를 놓고 선풍기를 돌려 놓는다. 어둑한 집안, 가족이기에 그 태연함이 이해되는 장면이다.
기실 가족 관계란 절대 단편적인 색깔로 칠해질 수 없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 인간과 인간이 맞부딪는 순간 또한 완벽할 수 없기에. 오랜 세월을 머금은 관계는 어디에선가 반드시 삐걱이기 마련이고, 사건은 각자에게 다른 생채기를 남기고, 다르게 기억되고 해석된다. 가족 간에는 그런 사건이 지근거리에서 너무 많이 쌓이기 때문에, 복잡다단한 감정이 실꾸리처럼 돌돌 말려 그 끝을 파악하기 어렵다. 대충 애증이라고 눙치고 지나가기 쉬운 관계 속 감정이나 사건들을, <장손>은 훌륭한 솜씨로 풀어낸다. 기나긴 대하소설을 읽으며 파악할 법한 정보들을 잘 녹여내어, 한 가족의 전사를 관객이 쉽게 파악할 수 있게끔 잘 풀어냈다.
영화의 결이 뚝 바뀌는 것은 할머니의 죽음 이후이다. 마치 배우 이정은의 얼굴이 영화 <기생충>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뚝 갈랐던 것처럼, 배우 손숙의 얼굴이 담긴 영정 사진이 불에 오그라들면서 <장손> 또한 제사와 갈등 이면으로 관객을 깊이 데려간다.
이전에도 자식들은 서로 처한 상황이 달랐고 이해 관계도 달랐지만, 할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고모의 갈등을 주축으로 이해는 더욱 멀어져 간다. 다만 영화 <괴물>의 경우와 달리, 보면서 진실이 무엇일까 궁금해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흑 혹은 백으로 명확하게 정리되는 문제보다 입장의 차이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문제가 훨씬 많고, 가족 관계 안에서는 특히 그러하기에. 증조부 증조모의 무덤이 비어 있어도,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해도, 범죄 스릴러처럼 범인을 찾기에 급급한 마음 같은 건 올라오지 않는다. 뭔가 이유가 있었으려니. 그리고 그런 이유의 가닥들을 하나하나 모아 틀어 쥐고 있던 것이, 이 집안 안에서 할머니가 해온 역할이려니.
제사의 아우라를 부여하려고 아무 말이나 하거나 장손이 올 때서야 에어컨을 켜주는 귀여운 일면도 있지만, 할머니는 분명 이 집안의 구심점이었다. 꼬장꼬장하게 두부 맛을 보며 가풍을 지키고, 통장이며 모든 대소사를 관할하고 있기도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양대로 펼쳐내는 돌봄의 모양새가 그렇다. 큰고모네 의료비를 대주거나 월급을 조금씩 여투어 놓는 일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시든 장미꽃을 잘라 솥 아래 불에 쓸어 넣을 만큼 알뜰살뜰하게.
이 내내 ‘장손’ 성진은 관찰자처럼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본다. 장녀였다면 갖지 못했을 거리감이다. 기묘한 죄책감과 불편함 안에서 갈수록 무거워지는 표정으로, 그럼에도 충실한 인터뷰어처럼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씩 만나고 그들의 마음을 듣는다. 고모와 어머니, 누나까지 한 명씩 만나 속마음을 각각 듣게 되는, 서술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오직 성진뿐인데, 독특한 점은 집안 식구 중 여성들만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고모부, 툭하면 고주망태가 되는 아버지와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착실한 성품의 (그래서 누나 말대로 공장을 “신경 쓸” 예정이며 사실상 이미 쓰고 있는) 매형은 공장을 물려받을 대상으로는 거론되지 않아 사실상 집안 식구라 보기 어렵다. 성진과도 역할을 분담하는 동료 느낌의 대화만 주고받는다.
‘무능한 아버지’ 대신 현명했고 인내했던 어머니(들)를 하나하나 마주하고, 그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은 조부다. 마치 퀘스트를 하나하나 깬 후 최종 보스를 마주하듯이. 이 엄숙한 대화를 마무리하며 그는 무언가를 건네받는다. 최종 보스를 지나는 주인공이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갈 열쇠처럼.
이것은 계승이다. 그동안 한 걸음 밖에서 관조적으로 맴돌던 장손은 이제 손에 쥐어진 것을 들고 계승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구한 현대사 속에서 인물들의 삶을 찾아온 이리저리 꼬인 사건들, 그 안에서 서로 주고받은 말과 애정과 상처들, 그것들의 흔적을 손에 쥔 채, 그는 햇살 아래 눈을 찌푸린다. 영화 첫 장면이 연기로 희뿌연 공장 내부(“문 열어라, 문! 이러다 죽겠다!”)였음을 생각할 때, 영화 <장손>은 제사의 계승이나 갈등의 표출만이 아닌, 그보다 더 깊은 뿌리의 계승을 둘러싼 이야기다. 계승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뿌리에 빛을 비추어 다각도에서 보여주는 영화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건 아름다운 원경이다. 할머니의 장례 행렬에 꽃상여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눈 내리는 겨울 산으로 자분자분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한 폭 그림처럼 펼쳐진다. 꽃상여는 불에 타오르고, 눈 내리는 소리는 어쩐지 불을 닮아 있다. 무언가의 죽음 뒤에는 불이 뒤따른다. 타고 남은 재를 앞에 두고, 우리는 이제 다음 걸음을 고민해야 한다. <장손>이 한 경상도 가정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세대의 어떤 것으로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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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루머의 끝의 결과는?
헨리와 안은 유명한 연예인 커플이다. 헨리는 사람들을 웃기는 코미디언이고 안은 극장 배우이다. 둘은 서로를 너무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여 부부가 된다. 하지만 헨리에게 말 못할 고민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유머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인기가 하락한 헨리는 자신감도 잃게 되고 자신의 아내인 안의 잘나가는 모습에 질투를 느낀다.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게 되어 낳은 아이가 아네트라는 이름의 아이였고 헨리와 안은 부모로서 아네트를 키우게 된다. 어느 날 헨리와 안은 어린 아네트와 함께 바다에서 요트를 타게 된다. 그러나 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파도가 요동치는 요트 안에서 술에 취한 헨리는 안을 바다에 밀쳐내고 만다. 왜 헨리는 안에게 못된 짓을 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아네트는 아으로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
예술의 진가는 자기 자신의 회복이라고 말해주는 영화 <아네트>
안은 유명한 극장 배우로써 남편인 헨리에게 들키지 않게 자신의 반주자와 밀회를 하고 있었다.
자신감이 하락한 코미디언이 얼마나 비극적이게 삶을 망쳐놓는가?
헨리의 자학하는 개그와 욕설이 섞인 풍자 유머는 그를 성공하게 만들었다. 그런 헨리에게는 안과 함께 많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만들었고, 부담스러워할정도로 기자들의 조명을 받고 있었다. 둘을 계속 따라다니는 뉴스 가십거리에도 헨리와 안은 사랑을 계속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아네트라는 아이가 탄생하게 만들었다. 주목받는 주인공의 삶을 살았던 헨리와 안에게 이면의 모습을 어린 아네트는 보면서 자라나게 되었고 결국에 헨리는 안을 살해하고 만다. 그동안 자신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했던 관객들이 점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자신감을 잃게 되었고 명성ㅇ르 키워가는 안에 비해 초라하게 되어버린 헨리는 아네트에게도 노래를 시키게 만들어서 아동 착취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헨리가 미쳐버린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자신의 명성을 위해 이용했던 반주자 까지도 죽여버리게 된 걸까? 때론 현실에서 헨리처럼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다가 인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연예인들을 볼 수 있다. 명성과 돈까지 갖고 있는 연예인들이 왜 대중들에게 멀어지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가? 그것은 바로 끊임없이 제기되는 루머일 수 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루머가 확산되면 빠른 시간 안에 표적은 마녀사냥을 당하게 되거나 이유 없는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로 인해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이때 느끼는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라면 모를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헨리가 관객들에게 들은 욕설과 부정적인 말들로 인해 끝없는 자신감의 하락으로 모든 것을 망쳐버린 당사자가 된 것은 아마도 자신을 옭아매는 루머라는 동아줄이지 않았을까 ?
* 저의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씨네랩의 시사회에 참여하는 대가로 영화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본 게시물은 씨네랩 크리에이터 '하니엘'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에서 업로드한 게시물이며, 원글은 출처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