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3-07-07 18:02:31
[BIFAN 데일리] 호수, 유리창, 거울로 그려낸 데칼코마니
<수퍼포지션>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감독] 카롤린 링 Karoline Lyngbye
출연] 미켈 폴스라르 Mikkel Boe FØLSGAARD, 마리 바크 한센 Marie BACH HANSEN
시놉시스
스틴과 타이트는 어린 아들 네모와 함께 코펜하겐의 도시 생활을 떠나 스웨덴의 한 고립된 숲으로 향하고, 그곳에서의 삶을 팟캐스트 녹음을 통해 기록하며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찾고자 한다. 그러던 중 자신들과 똑같은 모습의 커플을 호수 건너편에서 발견하고, 곧 원한과 이기심, 욕망으로 뒤덮인 자신들의 자아와 마주하게 된다.
도플갱어를 마주한다면?
독일에서 기원한 미신 '도플갱어(Doppelgänger)'.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며, 그 사람을 만나면 자신은 죽는다는 내용으로 유명하다. 괴테도 자기랑 똑 닮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승이 있지만, 핵심은 도플갱어를 만나는 게 악운의 전조라는 점이다.
사실 현실적으로 도플갱어는 존재할 수 없다. 생김새부터 DNA까지 전부 같은 사람이 존재할 가능성은 과학적으로 0.1%가 채 되지 않는다. 만에 하나 자기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본다 하더라도 이는 정신 질환 증상이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도플갱어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존재할 수 없는 존재를 봤다는 공포와 내가 미쳐버린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나를 감쌀 테니.
카롤린 링비의 장편영화 데뷔작 <수퍼포지션>은 그 공포와 두려움을 물고 늘어진다. 이 감정을 철저히 해부한다. '나와 똑같은 사람, 내 남편과 똑같은 남자, 내 아들과 똑같은 아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이라는 오싹한 상상을 원동력 삼아 굳건히 나아간다. 이 접근법은 생각보다 신선하다. 원초적인 감정에 충실히 몰두할 뿐, 좀처럼 딴 길로 새지 않기 때문이다.
호수가 두려운 이유
<수퍼포지션>의 지향점은 첫 장면부터 드러난다. 영화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시작한다. 북유럽 특유의 길고 가는 삼림이 둘러싼 호수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호수를 보는 듯한데 모양이 평소와 다르다. 파란 하늘이 왼쪽, 호수가 오른쪽에 있다. 위아래가 아니라. 화면은 마치 데칼코마니 같다. 잔잔한 호수에 하늘이 비치면서 좌우가 똑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호수의 역할이 흥미롭다. 첫 장면 이후 호수는 한동안 아무 일도 안 한다. 스틴과 타이트가 지내는 집의 예쁜 배경을 할 뿐이다. 그러나 스틴이 호수 건너편에서 자기 가족 외의 다른 사람을 발견하자 호수에게는 새로운 역할이 생긴다. 도플갱어가 있다는 의심. 곧 두려움이다.
이에 더해 영화는 호수를 다른 이미지로 끊임없이 바꿔낸다. 유리창이 대표적이다. 일가족이 숲 속 집에 들어설 때, 그들이 집 안에서 요리하거나 글을 쓸 때, 싸우는 순간까지. 카메라는 주인공과 주인공이 반사되어 비치는 모습을 같이 중심에 둔다. 그 덕분에 알 수 없는 호수의 두려움은 손쉽게 영화 전반으로 전염된다. 이는 도플갱어의 존재를 인지하기까지 초중반부의 흐름이 상당히 강한 흡인력을 자랑하는 이유다.
도플갱어의 진짜 의미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 그 때문에 두려울 수 있다.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런데 정확히 무엇이 두려운 걸까? 영화는 호수가 잠시 역할을 하지 않는 사이에 그 답을 미리 일러준다. 영화 전반을 사로잡은 두려움은 단순히 도플갱어 때문이 아니다. 도플갱어를 만나 알 수도 있는 답 때문이다. 바로 자기 자신에 관한 진실이다.
첫 팟캐스트 녹음 때부터 스틴과 타이트는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다. 이번 기회에 서로에게 솔직해지자는 부부. 그러나 그 솔직함의 의미가 다르다. 스틴은 알몸을 보여주듯이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타이트는 필요한 일에 한해서만 솔직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 갈등은 점점 커지고, 서로를 비난한다. 서로 무책임한 남편과 아내라고.
이때 도플갱어의 등장은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지금 자기 모습이 어떤지, 부부 관계는 어떠한지, 아이에게는 어떤 부모인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다. 처음에 서로를 경계하던 도플갱어 부부가 싸우는 대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인생을 공유하는 이유다.
더 나아가 자기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꾼 사람과 자기 모습을 고집하는 사람의 운명이 갈리는 이유다. 거울을 보고 진짜 솔직해질 수 있는지, 아니면 그 거울에 비친 모습까지도 왜곡하며 외면할지. 자기 과오와 결점까지도 끌어안고 살아갈 용기가 있는지 없는지. <수퍼포지션>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메시지다.
다소 빛이 바랜 도전
아쉽게도 <수퍼포지션>은 초중반부의 흡입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하지 못한다. 이유는 두 개다.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이 있다. 우선 소재와 접근법의 참신함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물론 도플갱어와 거울의 이미지를 활용해 주인공의 심리를 파헤친다는 접근 자체는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좋은 소재다.
문제는 최근 들어 멀티버스 소재를 꺼내든 영화가 너무 많다는 것. 멀티버스 영화도 대부분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을 통해 주인공의 인생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퍼포지션>의 도플갱어 이야기가 자기만의 한 방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굳이 설명을 덧대는 약간의 욕심도 아쉽다. 영화는 도플갱어끼리 만난 이후에 상황을 해석하려 한다. 타이트는 자기가 미친 거라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그러다가 하나의 답이 도출된다. '중첩'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제목 '수퍼포지션'이다. 평행세계가 겹쳐진 결과 도플갱어끼리 만나는 상황이 생겼다는 설정이다.
그러나 이 설정 때문에 영화의 개성은 희석된다. <수퍼포지션>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일반적인 멀티버스 영화와는 달리 스릴러 내지 호러 영화의 분위기를 끌고 간다는 점이다. 명확한 설명 없이 도플갱어를 일종의 미스터리로 남겨두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북유럽, 그것도 숲 속을 배경으로 삼다 보니 유달리 스산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일종의 설명, 특히나 SF적인 설정이 붙어 버리니 본래 분위기나 색깔은 약해지고 만다.
Acceptable 무난함
고요한 호수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나와 나의 싸움
상영 일정
7/2 17:00 - 18:45 CGV소풍 9관
7/6 19:30 - 21:15 부천시청 어울마당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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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충격적인 '반전' 결말의 외국 영화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충격적인 '반전' 결말의 외국 영화들
안녕하세요, 영소남입니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날씨 속에선 충격적인 반전 영화를 보며 스릴감을 느끼는게 딱 좋은데요. 그래서 오랜만에 준비해보았습니다. 제가 살면서 본 외국 반전 영화들 중에 가장 최고였고 인상깊었던 20편의 반전 영화 모음집을요. 반전 영화를 찾으신다면 본 리스트 속 20편의 영화 어떠신가요? 아마도 굉장한 만족감을 느끼며 여러분도 충격을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는 개봉 순서대로 나열 해보았습니다 !
• 본 글엔 스포일러가 자체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 여러분이 생각하는 영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반전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야곱의 사다리, 1990
감독/ 애드리안 라인 출연/ 팀 로빈스 등
드디어 이 영화를 소개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거의 반전 영화의 시초라고 보시면 될 듯한 <야곱의 사다리>인데요. 정말 영화의 반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핵심 공포는 자꾸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일그러진 얼굴의 환상, 환각 같은 걸 현실처럼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결말과 반전을 위해 정신 이상자들이 경험하는 것들을 주인공이 경험을 한다던지, 환상과 꿈, 현실을 오고가며 무엇이 진짜인지 헷갈리게 한다던지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쌓아가며 특별함을 선사해주는데요. 좀 오래된 영화이지만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긴장감 하나는 일품인 영화이니 꼭 한번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세븐, 1995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등
여러분은 이 영화 <세븐>의 반전이 다른 영화들에 비하여 약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7대 죄악에 맞춰 범죄를 실행하는 어느 살인마의 치밀함과 그 살인마를 쫓는 두 형사의 쫄깃한 이야기가 잘 버무러지고, 후반부에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반전까지 더해져 완벽한 미스터리/스릴러 영화가 탄생했다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 결말을 예상한 분들도 조금 있었습니다. 저는 마지막 케빈 스페이시의 대사를 듣고 굉장히 충격이었던 기억이 있는데 혹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화 <세븐>의 반전이 많이 약했던 것 같나요?
유주얼 서스펙트, 1995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스티븐 볼드윈 등
90년대에 이런 말이 있었죠. 90년대 최고의 반전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 센스> 두 영화 중에 한 편이다. 저는 이 두 편의 영화를 접하기 전 이 말을 듣고 "에이 그래도 요즘 반전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옛날 영화들을 보면서 충격을 먹겠어?"라고 생각한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난 뒤에 저는 요즘 반전 영화들을 볼 때보다 더 충격을 먹고야 말았죠.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이라면 주인공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보시고, 영화 속 인물들과 함께 추리해보거 생각하시며 보시면 더 재밌을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범인을 알고 보아도 충격을 먹었다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
더 게임, 1997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숀 펜 등
<세븐>, <파이트 클럽>을 모두 본 후, 여운이 너무 길게 남아서 두 편의 영화 감독인 데이빗 핀처의 다른 영화들은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찾아보게 된 영화 <더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끝나도 끝난 게 아닌 영화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릴 것 같은 영화인데요. 영화는 제목과 같이 인생이 바뀌게 되는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반전이라는 큰 재미도 있으나 <더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맞이하게 되는 게임으로 인해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 과정을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유발 시키는 연출로 심리를 자극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하지만 이 영화 <더 게임>의 결말은 약간의 호불호 갈릴 수도 있습니다.
식스 센스, 1999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브루스 윌리스 등
<식스 센스>, 이 영화를 모르는 사람도 모든 사람들이 반전의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이죠. 아마 반전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을 찾는게 더 힘들겁니다. 저 역시 반전을 알고 보았고요. 앞서 <세븐>과 <유주얼 서스펙트>, <야곱의 사다리>, <혹성탈출> 등의 영화가 나왔을 때에도 '반전'이 하나의 장르가 되진 않았는데 이 영화가 나오고 나서 하나의 장르가 탄생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반전과 결말 자체가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감동까지 주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지금까지 유명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브루스 윌리스의 감정적인 연기가 환상적이었죠.
파이트 클럽, 1999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세븐>부터 시작하여 <파이트 클럽>까지 90년대 중 후반을 사로 잡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작품들..! 정말 관객들을 상대로 반전 게임을 진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무엇보다 사물을 이용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를 이용한 반전을 일으킨다는 점이 데이빗 핀처 감독 영화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단순한 두 남자가 만나 열정을 불태우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결말은 상당히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초반 부와 후반 부의 분위기와 이야기 흐름이 극과 극이라 굉장히 긴장감 있게 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에드워드 노튼의 데뷔작 추리 범죄 반전 영화 <프라이멀 피어>도 보시는걸 추천해드리고 싶군요.
메멘토, 2000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가이 피어스 등
<인터스텔라>, <인셉션>도 좋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중 가장 많이 보고 많이 접했던 영화 <메멘토>, 이 영화의 결말을 알고 보아도 되냐고요? 됩니다. 색다른 촬영방식과 특이한 영화적 구성, 그리고 결말로 향하는 궁금증이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니까요. 아마 첫번째 보았을 때랑 두번째 보았을 때 바라보는 자세와 느낌은 다를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처음엔 이 점이 충격이었다면 다음엔 또 이 점이 충격적일 겁니다. 한번 보고는 절대 모든 걸 알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거든요. 이게 바로 놀란 감독의 장점이죠. 그저 관람이 아닌 내가 영화에 직접 들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또한 별로 아는 사람이 없지만 역시 충격적이었던 <프레스티지>도 꼭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디 아더스, 2001
감독/ 알레한드로 출연/ 니콜 키드먼 등
빛을 보지 못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두 아이와 그런 아이들을 홀로 지키며 어둠 속에서만 살아가는 여인에게 3명의 새로운 하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디 아더스>. 많은 분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식스 센스> 이후에 최고의 반전 영화라고 불리울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비록 신선한 소재에 비하여 생각보다 지루한 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그 부분도 나중엔 떡밥이 되면서 마지막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는 작품입니다. 왜 최우수 호러상을 받은지 알게 될거에요. 또한 이 작품이 리메이크 되어 재탄생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디 아더스>만의 어둠을 현대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군요.
엑스텐션, 2003
감독/ 알렌산드르 아야 출연/ 마이웬 등
누가 살인자고, 누가 피해자 인가? 벗어날 수 없는 두 소녀와 한 남자, 세 사람의 이야기 속 비밀을 파헤쳐가면서 최고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영화 <엑스텐션>, 이 영화는 마냥 살인자가 나와 사람들을 찔러 죽이는 슬래셔 무비가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없는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보여 주면서 관객들도 영화에 완전히 몰입시켜주는 작품입니다. 정말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다른 스릴러 영화들 속 스릴감은 별거 아니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데요. 영화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까 마지막 결말에서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본지 오래 됐어도 반전은 아직도 새록새록한..!
아이덴티티, 2003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존 쿠삭 등
반전 영화들 중에 최고의 광기를 보여주는 영화인 <아이덴티티>. 영화를 보다보면 후반 부에 반전이 여럿 나오게 되는데 몇 개는 예상이 되지만, 마지막 반전 만큼은 예상하기 힘든 영화이죠. 영화 속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주는 재미와 그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부터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 그 모든 것들이 초 중반 부를 이끌어 나가고, 후반 부터는 도대체 이 살인사건은 어떻게 끝을 맺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결말을 추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걸 예상해도 진정한 끝은 예상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꼭 한번 이 영화를 보면서 결말을 예측해보시길 바랍니다.
나비 효과, 2004
감독/ 에릭 브레스 출연/ 애쉬튼 커쳐 등
얼마 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콜>.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바로 이 <나비 효과>라는 작품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바뀐 과거로 인해 미래가 바뀐다?라는 게 굉장히 비슷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오늘 다시 보았습니다. 역시 명작이더군요. 여러분도 가끔 다시 그때 그 과거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나요? 영화 <나비 효과>는 그에 대한 즐거운 답변을 주지는 않지만 과거로 돌아가 내가 잘못한 부분을 바꾼다 해도 미래에선 새로운 잘못된 부분이 생겨난다는걸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이 영화의 결말을 보며 제대로된 소름을 겪어보셨으면 좋겠고, 메세지 역시 느껴봤으면 합니다.
스켈레톤 키, 2005
감독/ 이안 소프틀리 출연/ 케이트 허드슨 등
"뒷통수 한방 세게 후린 것 같은 결말이다"라는 영화의 평만 보아도 궁금증에 한번 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영화 <스켈레톤 키>. 영화 내에서 주어지는 정보와 떡밥으로는 절대 이 영화의 반전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아무리 추리를 해보고 아무리 예상을 해보아도 모두들 단 한가지를 놓치고 아예 다른 길로 반전을 예상을 한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볼때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예상을 하면서 보는게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화가날 수도 있는 엔딩을 이리 안정적이게 표현했다는 것에 감탄하고 싶네요. 영화 <겟아웃>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스릴러 영화입니다
미스트, 2007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 토마스 제인 등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추리 영화랑은 거리가 먼 영화 <미스트>. 이 영화 속에 추리할만한 요소는 안개는 어디서 나온 것이며, 안개 속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정도 뿐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결말 부분에 있습니다. 아주 그냥 관객의 멘탈, 주인공의 멘탈, 모두의 멘탈을 휘어잡으면서 머리가 띵 해지는 결말이었죠. 아마 오늘 소개하는 영화들 중에 이 영화만큼이나 안좋는 충격을 준 영화는 없을 겁니다. 그정도로 찝찝한 영화이고 결말로 인해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린 영화이기 때문에 아직 못보신 분들은 각오 단단히 하고 보셔야 될겁니다. 허무하고 죽고싶은 그 짧은 순간.. 주인공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트라이앵글, 2009
감독/ 크리스토퍼 스미르 출연/ 멜리사 조지 등
이해가 안가는게 있어도 일단 끝까지 봐야되는 영화 <트라이앵글>. 그 끔찍한 결말과 마주하게 된다면 그 진실이 밝혀지게 된 순간에 다가오는 미친 공포는 어떤 영화와도 비교하기가 힘들죠. 무엇보다 부모의 입장에서 바라봐야하는 영화입니다. 만약 자식들이 있다면, 여러분이라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선택할 수 있었을까요? 마주하기 싫은 일을 계속 맞이하게 된다면 그보다 큰 악몽이 어디있을까요? 타임루프물 안에 공포가 들어간다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영화인 만큼 기존의 영화들과 다른 신선함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트라이앵글', 제목 진짜 잘 지은듯!
오펀: 천사의 비밀, 2009
감독/ 자움 콜렛 세라 출연/ 베라 파미가 등
'비밀은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밝혀지면 너무 강한 스포일러가 되거든요. 영화를 보면서 정말 이 결말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한 결말을 보여주어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영화 <오펀: 천사의 비밀>. 누구에게나 다 비밀은 있지만, 이토록 놀라운 비밀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겠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깊었기 때문에 더 몰입하며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쩜 그 상냥하게 생긴 얼굴에서 그런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영화를 본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서늘하네요. 군대에서 전역하고 나면 이 영화 꼭 한번 다시보며 그때 그 충격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셔터 아일랜드, 2010
감독/ 마틴 스콜세이지 출연/ 마크 러팔로 등
미쳐가는, 미쳐있는 사람들만 존재하는 셔터 아일랜드, 여러분이라면 사건 수사를 위해 이 끔찍한 곳을 들어갈 수 있으신가요? 돋보이는 반전과 돋보이는 이야기 구성, 그 두가지 장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사람까지 미치게 만들어주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난다면 정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천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처음보면서 그저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 환자로 몰아가는 듯한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결말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있는데요. 최근에 개봉한 '판타지 아일랜드'..? 그 영화랑은 전혀 다른 아일랜드로 구성되어 있으니 혼자서 이 섬으로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그을린 사랑, 2010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루브나 아자발 등
반전도 훌륭하지만 절대 이 영화가 반전만으로 훌륭한건 아니죠. 영화를 다 보고난다면 탈진할 정도로 미친 몰입감을 선사해주는 연출과 충격으로 두 번 보고싶지는 않지만 절대로 잊혀질리가 없는 영화 <그을린 사랑>인데요. 전개 속도는 느리지만 그 느린 전개 속도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강력하고도 슬픈 이야기를 몸소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컨택트>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 당신은 천재적인 감독이자 예술적인 감독인 것 같아요. 현재 제작 중인 <듄>은 어떤 충격을 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줘, 2014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등
이 영화는 단순한 납치 영화가 아닙니다. 단순한 영화였으면 본 리스트에 올라오지도 않았겠죠.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보며, 제목이 '나를 찾아줘'라길래 또 무슨 자아로 인해 반전을 주려나?하기도 하고 남자 주인공에 시선을 따라 이야기 전체적인 흐름을 보았는데, 전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영화를 다 보고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결말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보았던 저는 큰 충격이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요. 예상할 수는 있지만 너무 뻔하기 때문에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던게 결말인 게 너무 놀라웠습니다. 벤 에플렉의 인생작이 아닐까 생각하네요.
타임 패러독스, 2014
감독/ 마이클 스피어리그 출연/ 에단 호크 등
진짜 영화내내 뒤바뀌는 이야기 구성, 그리고 휘몰아치는 반전으로 인해 충격의 충격을 주는 영화 <타임 패러독스>. 에단 호크와 사라 스누크의 두 시점을 집중해서 영화를 바라보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스토리 라인을 잘 잡아놓았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반전들이 나와도 납득이 가고 충분히 이해가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은 지루할 수 있어도 그 지루함을 견뎌낸다면 그 지루했던 과정이 나중엔 퍼즐조각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면 아, 처음부터 집중해서 봐야 더 큰 충격을 느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실겁니다. 영화를 보며 입을 몇번 막았는지 모르겠네요.
인비저블 게스트, 2016
감독/ 오리올 파울로 출연/ 마리오 카사스 등
드디어 마지막 반전 영화입니다. 미친 연출력으로 인하여 마지막까지 휘몰아쳐 긴장감을 주는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인데요. 초반에 반전 한번, 중반에 반전 한번, 마지막에 큰 반전 한번까지 탄탄한 과정과 짜임새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입니다. 영화가 약 106분의 러닝타임이지만 비록 느껴지는건 체감상 1시간 정도 영화를 본 것만 같이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영화이죠. 아마 오늘 소개한 영화들 가운데선 가장 인지도가 낮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더 바디>에서는 아쉬웠던 연출 부분을 잡아내는 센스까지 보여주어 더 소름돋는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소개하지 못해서 아쉬운 반전 영화는 <쏘우>, <더 바디>, <베리드>,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등의 굉장히 많습니다. 위 20편의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저 영화들도 한번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콘텐츠는 네이버블로거 영소남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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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히 당신을 사랑해 줄 단 하나의 아이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작품 속에서 로봇, 인공지능을 소재로 다루지만 이를 통해 명백해지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지점은 어디인지, 인간을 인간이 아닌 것과 구분 짓는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 만든다.
인간은 어떻게 인간이 되는가?
에이 아이 (A.I)
기후 변화로 인해 만년설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해 많은 도시가 물에 잠겼다. 선진국들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엄격한 임신 허가제를 도입했다.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많은 일을 도맡게 된다. 사회 경제를 유지하는데 로봇은 필수품이 되었다.
로봇 제작 회사인 '사이버트로닉스'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부부를 위해 부모로 지정된 존재를 순수하고 영원한 마음으로 사랑해 주는 로봇 아이를 만든다. 잠재의식과 꿈, 즉 내면의 세계가 있는 로봇 '데이빗'(할리 조엘 오스먼트)이 탄생한다. 하비 박사(윌리엄 허트)는 데이빗이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켜주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리라고 확신한다.
모니카(프랜시스 오코너)와 헨리(샘 로바즈) 부부의 아들 마틴(제이크 톼스)은 극저온 상태에서 간신히 생명만 유지한 채 5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트로닉스는 회사의 직원인 헨리를 통해 로봇 데이빗을 테스트하고자 한다. 로봇 아이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일곱 개의 단어를 순서대로 말해야 하며 한 번 등록하면 되돌릴 수 없다. 등록 절차는 구매자를 부모로 만들고 로봇은 그 부모를 영원히 사랑하게 된다. 만약 부모가 로봇 아이를 거부하면 해당 로봇은 폐기된다. 모니카는 등록 절차를 거쳐 데이빗의 '엄마'가 된다. 데이빗은 모니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쓴다. 데이빗이 조금씩 적응해 갈 때쯤 마틴이 깨어나 집으로 오게 된다. 데이빗은 진짜 자식처럼 엄마의 사랑을 얻을 수 있을까?
▶ 인간의 외로움
"로봇이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해 준다면 사랑받는 사람은 그 메카에게 어떤 책임을 져야 하죠?"
작품 속 슈퍼 토이 곰돌이 인형 '테디'와 자식 대행 로봇 '데이빗' 그리고 애인 대행 로봇 '조'(주드 로)는 모두 인간의 적적함과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변하지 않고 인간을 따르며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데이빗은 인간에게 영원하고 순수한 사랑을 제공한다. 인간이 계속해서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 줄 존재를 생산해 내는 이유는 아마 인간 사이에서 더 큰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조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고객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다. 두 번째로 간 곳에서는 남자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침대에 누워있어 곤란에 빠진다. 사랑을 말하며 폭력과 살인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에서 인간 사이의 사랑이 어떻게 순수할 수 있을까? 조를 부르는 이들은 주로 외롭고 약한 사람들이다. 영혼이 기댈 곳을 찾아 신과 성당을 찾듯 로봇에게 육체를 기대고자 하는 것이다. 조는 약자를 보호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데이빗을 돌보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다.
모니카의 집에서 데이빗이 바라보던 가슴에 하트 모양의 구멍이 나 있는 모빌은 외롭고 공허한 인간이다. 자신의 사랑에 보답해 주지 못하는 그 공허한 모빌을 데이빗은 계속해서 바라본다. 로봇에게는 감정이 없다고 하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아니다. 데이빗의 순도 높은 사랑에 비하면 인간은 그저 태어나서 먹고, 자고 그러다 사라져 버리는 존재다.
▶ 인간의 특별함
영화의 초반에 데이빗은 로봇으로서 대상화된다. 사이버트로닉스의 조형물이 창문에 비친 형상과 데이빗의 첫 등장에서의 형상은 같은 모습으로 표현된다. 데이빗은 사이버트로닉스에서 제작된 로봇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각인시키며 '아이'이기 전에 로봇이라는 정체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모니카의 거부 반응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아이가 아닌 로봇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로봇의 뛰어난 기능이나 능력 혹은 멋진 모습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주목할 점은 로봇을 대하는 인간들의 모습이다. 모니카의 아들 마틴은 데이빗과 달리 자신은 진짜 사람이고 엄마의 아들이므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피노키오 동화책을 모니카에게 읽어달라고 하고, 인간이 할 수 없는 능력들을 보여달라고 한다. 모니카가 고장 난 데이빗을 걱정스러워하며 손을 잡아 주자 마틴은 데이빗에게 모니카의 머리카락을 잘라오라고 부탁한다. 마틴은 데이빗에게 끊임없이 경쟁심을 느끼고 우위에 서고자 한다.
로봇을 잔인하고 화려하게 파괴하며 즐기는 로봇 축제는 인간 종이 로봇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려는 의식이다. 인간은 로봇을 만들었지만 로봇의 성능이 좋아지고,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위협을 느낀다. 그리고 그들을 부수며 안도감을 느낀다. 인간의 특별함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 온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특별함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다. 로봇 축제를 감독하는 존슨은 데이빗을 두고 '목적 없는 특별함은 골칫덩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존재 자체가 목적이다. 어떤 인간도 자신의 특별함에 목적을 찾지 않는다. 존재 자체가 목적인 인간에게 어떠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데이빗 역시 인간처럼 자신은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여긴다. 그렇기에 하비 박사의 방에서 상자에 들어 있는 수많은 데이빗을 발견했을 때 공포를 느낀다. 자신의 특별함과 유일성이 깨어질 위기에 처한 데이빗은 무너진다. 데이빗이 자신이 특별하다고 믿었기에 특별했듯이 인간의 특별함 역시 믿음에서 온다.
▶ 동화+ 객관적 사실
데이빗은 피노키오를 소년으로 만들어준 '파란 요정'을 찾기 위해 유식 박사를 찾아간다. '동화'와 '객관적 사실'의 카테고리를 결합해 어떻게 해야 로봇이 인간 소년이 될 수 있는지 묻는다. 파란 요정은 결국 '진짜 소년'이 되게 해 달라는 소원을 이루어 주지 않는다. 2000년이 지나 지구를 방문한 외계 생명체에 의해 단 하루 복원된 엄마를 만날 기회를 얻었을 뿐이다.
모든 동화의 마지막 장면이 그러하듯 데이빗의 하루는 평생 그가 바라왔던 대로 행복하다. 엄마에게 온전히 사랑받고 사랑해준다. 2000년을 기다려 데이빗에게 주어진 그 하루는 평생의 소원이었던 '사랑받음'을 이뤄준다. 동화적이지만 마법적이지는 않은 이 슬픈 해피 엔딩은 '동화'와 '객관적 사실'이 결합된 결말이다.
결국 우리는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순수하고 영원한 사랑에 우리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데이빗이 인간과 구별되는 점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계속해서 욕심을 내고,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다. 다만, 인간에게 받은 상처만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코두 codu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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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기에 도전하는 쾌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2년 전 남편과 사별한 60대 여성 '낸시(엠마 톰슨)'. 교직에서 퇴직하고 아이들마저 성인이 되어 자신을 떠나 홀로 남게 되자 그녀는 처음이지 마지막으로 인생의 숙원이었던 버킷리스트를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한다. 단 한 번도 섹스에 만족해 본 적이 없으니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갖기로 한 것. 그런 그녀의 앞에 젊고 매력적이며 자신의 일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리오 그랜드(다릴 맥코맥)'가 나타난다. 마침내 버킷리스트가 현실이 되려는 찰나에, 긴장해서인지는 몰라도 낸시는 리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리오도 유려하게 답하며 그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대화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두 남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생의 방향성을 둘러싼 고민에 직면한다.
8월 11일에 개봉하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여러모로 놀라운 영화다. 수많은 영화팬들에게 익숙한 대배우 엠마 톰슨이 처음 노출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자, 성매매자들의 이야기를 양지에서 다루는 영화이기도 하고, 성을 사는 이가 중년 여성이고 파는 이가 청년 남성이라서 거듭 예상을 빗겨나가는 영화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 어떤 작품보다도 선정적이고 논란으로 가득한 영화일 것 같다고 느낌을 받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러나 첫인상만으로 평가받기에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를 관통하는 주제의 가치가 눈에 밟힌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성매수자와 성매매자가 네 차례에 걸쳐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상 밖의 사람을 만나 수십 년간 자신을 감싸고 있던 금기라는 단단한 알을 깨고 나오는 부화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목적이 단지 성적인 만남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낸시와 리오의 첫 만남에서부터 두드러진다. 카메라가 리오 그랜드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낸시가 아니라, 서비스의 존재 자체에 반응하는 그녀의 모습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사별한 그녀는 평생 사회의 규칙을 충실히 따른 인물이다. 은퇴한 60대 종교 교사였던 그녀는 대학원에 다니는 아들과 스페인에서 예술을 하는 딸을 하나씩 두고 있고,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했으며, 자신의 오랜 커리어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그런 그녀는 리오의 서비스를 예약하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그러면서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반응을 보인다.
낸시는 우선 섹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그녀는 섹스를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담대하고 솔직히 드러낸다. 그간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 대신 남편의 쾌감만을 우선시했던 그녀는 경험한 상대방의 수나 다양한 체위에 대해 물어본다. 리오의 청산유수 같은 대답을 들으면서 그녀는 완벽해 보이던 자신의 삶이 사실은 완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는 리오보다 오랜 기간을 살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 그래서 공허한 것들이 많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 만약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태를 그대로 두었다면 그녀를 감싸고 있던 알과 껍질들은 더 강해졌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리오 그랜드를 만나면서 낸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새롭게 눈을 뜬다. 그래서 그간 억압된 삶을 살던 그녀는 리오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크게 변하기로 결심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섹스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녀는 리오를 궁금해한다. 낸시는 수십 년간 자신의 삶을 구성한 원칙과 신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리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더 알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리오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서는 용기와 결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깨달음만큼이나 깊은 고정관념과 편견도 함께 드러난다. 낸시는 리오가 숨기려 했던 사적인 정보를 캐내고, 호텔방 밖에서도 만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고 착각하며, 당당하게 직업을 밝히며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보라고 말한다. 정작 그녀가 모범적인 삶을 사는 아들을 지루해하고 정반대로 열정적으로 자유롭게 사는 딸을 골치 아파하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녀의 조언은 리오에게 모순적이다.
이는 모든 갈등이 끝난 뒤, 호텔방이 아닌 호텔 커피숍에서 리오를 만난 다음에야 낸시가 난생처음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리오와의 섹스가 아닌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마치 그녀가 섹스로 상징되는 스스로를 향한 억압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타인에게 지닌 고정관념과 편견마저도 떨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지 섹스와 성매매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그것들은 그저 트리거에 불과할 뿐, 성을 비롯한 다양한 금기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개인들이 비로소 금기를 깨고 자유로워지는 순간을 영화는 진정으로 그려내고 싶어 하는 듯 보인다. 그렇기에 리오에게 이별을 고한 낸시는 거울 앞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바라볼 수 있다. 단순히 섹스라는 금기에 갇혀 있지 않고, 60여 년간 살아온 자신의 삶과 자기 자신마저 되돌아보는 것이다.
낸시의 섹스 파트너인 리오 그랜드도 다르지 않다. 그는 사실 상당히 신선한 캐릭터다. 열의를 다해 감정적으로 건강한 쾌락을 주고자 하는 파트너는 스크린에서 쉽게 만나는 인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건강한 성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낸시에게 진정한 섹스의 의미를 알려준다. 그는 섹스, 접촉, 쾌락의 관점을 모든 소통으로 확대한다. 섹스는 언제나 대화의 일부이며 친밀감과 교감을 향한 갈망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되짚어 준다. 비록 그의 직업은 윤리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섹스를 바라보는 리오의 시각만큼은 교과서적으로 건강하고 개방적이다. 그 덕분에 수치심을 느껴야 하고 통제해야 하고 몸을 가꿔야 한다는 규칙 하에서 살던 낸시는 자신의 신체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뀐다. 사실 리오는 가족들에게 석유 회사에 다니면서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석유 탐사를 하고 있다고 말해놨는데, 이는 리오의 직업과 일맥상통하며 꽤나 섹슈얼한 알레고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런 그조차도 낸시와의 만남 이후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또 다른 억압과 금기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점이다. 세대가 다르면 섹스와 쾌락에 관한 이해도 다른데, 영화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실제로 낸시와의 네 차례에 걸친 만남과 대화, 그리고 갈등은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분기점이 된다. 고등학생 시절 어머니에게 문란한 모습을 보인 후 가족과 의절하며 성적인 수치심을 겪은 바 있는 리오. 이처럼 어머니와 연관된 깊은 상처는 자기 일을 잘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쾌락을 개방적으로 탐색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오에게 낸시와의 갈등과 말다툼은 또 다른 기회가 된다. 그는 본래 자신의 과거사를 고객에게 절대 밝히지 않는다. 다름 사람과의 다양한 육체관계와 소통을 즐기면서도 그 선을 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하지만 낸시를 만난 그는 때로는 규칙을 어기며 인간적 교류를 하고, 그 과정에서 그가 낸시에게 알려주었듯이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온전히 긍정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자신의 치부라고 생각해서 완전히 단절되었던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펼치고, 리오 그랜드라는 가명 대신 그의 진짜 이름을 알아낸 낸시를 다시 만나며, 본인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한다.
이처럼 두 남녀가 진정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호텔 방이라는 한 공간에서 진행되기에 더욱 흥미롭다. 기본적으로 질감이 느껴지는 푸른 카펫과 소파, 베개처럼 관능성이 느껴지는 가구들의 배치가 눈길을 끈다. 또 그 방 안에서도 나뉘어 있는 공간들의 기능도 흥미롭다. 호텔 방 안의 공간은 크게 소파, 침대, 거울, 화장실로 나눌 수 있다. 이때 소파에서는 낸시와 리오가 서로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침대에서는 모험에 나선 낸시의 과감한 도전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한편 화장실은 잠시 그들이 호텔 밖 현실을 만나는 공간이자 순간이다. 딸에게 걸려 온 전화를 낸시가 화장실에 받는 사이에 어떻게 하면 더 섹시해 보일까 하고 고민하는 리오의 짧은 고뇌를 담아낸 장면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거울에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마인드의 변화를 새삼 깨닫는 낸시의 사색과 해방의 쾌감이 담겨 있다.
하지만 눈길은 이내 방의 한쪽 면을 모두 차지하는 창문으로 향한다. 두 사람의 만남이 같은 공간에서 반복되더라도, 넓디넓은 창문에 담기는 조명과 풍경의 변화는 마치 외부 세계의 이야기들을 실내 공간 안으로 미묘하게 끌어들이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만남에서는 맑기 그지없었던 창문 속 날씨는 선을 넘은 낸시와 개인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리오가 다툼을 벌일 때 비로 가득하다. 이처럼 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은 마치 낸시와 리오의 몸에 대한 비유 같기도 하다. 그들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투사하느냐에 따라 호텔방은 대화의 공간이었다가 도전하는 공간이고, 갈등하고 싸우는 장소였다가 쾌감으로 가득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몸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보면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참으로 스마트한 영화라고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그 자체로 논란일 작품이다. 소재이자 발단인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들을 둘러싸고 구매자가 판매자의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성은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남성과 달리 남성의 성을 구매하는 여성은 자신이 구매자이지만 판매자인 남성에게 우위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과 젠더 권력의 우열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는 성매매에 대한 전통적인 문제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신선하다. 사실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신체보다 자주 스크린에 전시되고 소비된다. 그런데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남성의 성과 신체를 판매 대상으로 삼으면서 그 문화적 서열을 역전시킨다. 덕분에 성매매를 둘러싼 옹호와 부정 사이에서 성매매를 매개로 만난 두 남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틈이 생겨난다. 물론 시작점이 성매매이기에 그 관계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는 것은 여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호불호를 이유로 눈길을 안 주기에는 금기 내지는 성역이라 여겨지는 소재를 이용해 보편적인 삶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는 도전적인 스토리텔링의 맛이 찰진 것도 사실이다. 소피 하이드 감독이 데뷔작 <52번의 화요일>로 제30회 선댄스영화제 감독상과 제6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은 이유가 새삼 느껴지기도 한다.
A(Acceptable, 무난함)
발칙한 소재를 끝까지 끌고 가는 뚝심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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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배우 대표 200인 선정! 해외홍보 나선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 영화계 대표 배우들의 글로벌 홍보를 위해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영화배우의 해외 홍보는 올해의 주요 영화제를 앞둔 3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유럽영화진흥프로그램이 진행한 ‘슈팅스타즈’ 운영과 유사한 캠페인인 ‘한국 배우 200 캠페인’은 한국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 100명 그리고 여자 배우 100명을 선정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0년간의 배우들의 흥행력, 한국 영화 참여도, 국내외 영화제 수상 기록, 독립영화 출연, 국제 프로젝트 참여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별도 스페셜 웹페이지를 오픈하여 3월 중 캠페인을 전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알리며, 배우의 대표 필모그래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빙 트레일러 및 한국 배우 200인의 다채로운 포트레이트, 배우별 필모그래피를 집약한 동영상 200편 등 양질의 캐스팅 자료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캠페인을 위한 사진 촬영 및 책자와 무빙 트레일러 제작 등은 영화 전문 미디어 <더 스크린>이 전체 진행을 총괄하여 완성도를 강화하였으며, 포트레이트 촬영은 한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김중만 작가와 안성진 작가가 전담했습니다. 김중만 작가는 1977년 프랑스 아를 국제사진 페스티벌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이래 40여 년 간 국제적인 명성을 이어온 세계적 사진가이며 안성진 작가는 1992년 이후 한국에 셀러브리티 CF를 선도한 사진가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 포스터와 앨범 재킷을 촬영해 온 한국 대표 사진가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최고의 영화제 및 넷플릭스 등의 글로벌 OTT 제작사, 에이전시, 미디어 등 전 세계 영화계의 핵심 관계자들에게 직접 홍보물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발간하게 될 책자의 타이틀로, 전 세계를 감동시킬 배우가 ‘여기 있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버라이어티는 ‘영화 <기생충>이 여러 개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이후 한국 배우들은 해외 언론과 영화제에서 많은 주목과 함께 인정받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하며 ‘배우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찬사를 받고 있으며, 배우 김민희는 <도망친 여자>에서 보여준 연기로 작년에 찬사를 받았고 배우 이주영은 뉴욕 아시아 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배우 이민호는 애플TV플러스가 제작하는 미국 드라마 <파친코> 주연으로 발탁되고, 배우 송강호, 배우나, 그리고 강동원은 2018년 영화 <어느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한국 연출작 <브로커>(가제)에 출연 확정 소식을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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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보다는 빌런? 영화 <나폴레옹> 리뷰
86세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다. 영화 <나폴레옹>이다. <글래디에이터>,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그리고 <마션>을 연출한 노장의 거장이 만든 귀한 작품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을 직접 스토리보드로 그려 감독이 상상한 장면을 관객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거로 유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마틴 스콜세지 감독, 그리고 봉준호 감독과 통한다. 이 영화는 거대한 전투씬이 포함되어 천문학적 제작비가 들었다. 스콜세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문>과 마찬가지로 애플에게 투자지원을 받아 손익분기점 스트레스 없이 영화를 찍었다.
<글래디에이터>에서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나폴레옹>의 전투신을 OTT 스트리밍으로 보아서는 양이 찰 수가 없다. 큰 화면의 스펙터클한 즐거움을 주는 극장을 찾았다. 영화는 나폴레옹이 포병 장교에서 장군으로, 장군에서 황제로, 황제에서 망망대해 외딴섬의 유배자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 속 나폴레옹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영웅의 일대기가 아니다. 영화는 나폴레옹이 조세핀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찌질하고 병적인 모습을 강조하여 보여준다. 조세핀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저열한 인간으로 나폴레옹을 그려낸다.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모습 중의 하나는 전투에서 속전속결 적은 병력으로 대병력을 격퇴시키는 뛰어난 전략가이다. 영화는 이런 나폴레옹의 특출함에 대해 조명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연합군의 대병력을 괴멸시킨 아우스터리츠 전투마저 단순한 매복전술로 승리한 것처럼 표현한다.
나폴레옹 역할을 <조커>의 주인공인 호아킨 피닉스가 맡을 때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 역을 한 러셀 크로우가 아니라 빌런 콤모두스 황제역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라니. 콤모두스는 막시무스에게 왕위를 넘기려는 부황을 살해하고 왕좌에 올라, 막시무스와 그의 가족을 죽이라고 명령한 저열한 악당이 아닌가. 영화가 역사의 사실(史實)과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지만, 역사적 인물을 찌질하게 만들어 왜곡한다면 하늘에 있는 나폴레옹으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은 나폴레옹이 치른 수많은 전투별로 희생된 전사자 수를 보여준다.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죄 없는 젊은이 3백만 명을 희생하게 했다는 역사적 평가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나폴레옹이 영웅이 아니라 빌런이라고 확실하게 못을 박는 메시지다.
극장을 나오면서 아내가 말했다,
“나폴레옹을 너무 찌질이로 만들었네. 프랑스 사람이 보면 열받겠네.”
“프랑스가 낳은 영웅 나폴레옹을 영국인 감독은 단지 그는 괴팍한 빌런일 뿐이라고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었네.”
영화를 보면서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프랑스 사람에게는 나폴레옹이 적국인 영국의 언어를 쓰는 것부터 짜증 나게 할 거야. 혹시 외국 감독이 이순신 장군 영화를 만들면서 장군이 일본말로 대사를 한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황당하겠어.”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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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 기억의 소재만 부유한다
장기 기증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이른바 ‘셀룰러 메모리’라는 독특한 소재로 만든 한국 액션 스릴러 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를 미리 감상하고 왔습니다. ‘불량남녀’, ‘브라더’ 등을 내놨던 신근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그의 전작에도 출연했던 정진운이 최근 ‘리바운드’에 이어 배우 커리어를 이어 갑니다.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해 줄 흔치 않은 소재에서 비롯된 살인사건 속 범죄자와 형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그럼 시사회를 통해 미리 만난 작품은 어땠는지, 짧게나마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심장 이식 수술 이력이 있다는데?”
과거, 살인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칼에 폐를 찔린 후 장기 이식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형사 ‘선두’(조한선) 수사 일선에 복귀한 그는 연쇄 살인범 ‘규종’(정진운)을 쫓던 중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아승’(노수산나)을 통해 ‘규종’이 자신과 같은 공여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것은 물론, 공여자가 과거 자신이 검거했던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예고편│Trailer
영제: I AM HERE│감독·각본: 신근호
출연진: 조한선, 정진운, 정태우, 노수산나, 정인기 외 多
장르: 범죄, 액션, 스릴러│상영 시간: 82분
국가: 대한민국│등급: 15세 관람가│평점: 평론가 2.0
제작: (주)미학인우주선│배급: 와이드 릴리즈
개봉일: 2023년 4월 12일
“번뜩이는 소재만이 존재한다”
‘셀룰러메모리’, 일명 세포 기억설로 불리는 장기 이식 수혜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공여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고 주장하는 유사과학을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중반부가 되어서야 형사 선두와 살인범 규종이 같은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받았고 과거 선두 자신이 붙잡았던 살인자였다는 사실까지 이어지며 혼란을 야기합니다. 공여자가 같다는 동질감 속에 극명하게 갈리는 두 인물의 이질감으로 긴장 요소를 유발하고자 합니다. 배우로서 자리 잡아가는 정지운이나 ‘스토브리그’로 되살아난 조한선, 아역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한 정태우, 최근 ‘신성한, 이혼’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노수산나는 그 사이에서 나름의 역할들을 이행합니다.
맹점은 같은 공여자의 장기 기증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이야기의 깊이가 너무 얕게 깔려 있습니다. 저예산 제작의 문제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짧은 러닝 타임에 결말로 달려가는 모양새가 조각난 퍼즐처럼 흩어집니다. 세포 기억설을 가정한 유사 연대감의 드라마틱 함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범죄나 미스터리의 장르적 재미가 많이 무너져 몰입감이 좋지 않습니다. 현재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을 찾기 힘든 충무로에서 시나리오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는데, 특히 장기 기증 전문 코디네이터가 의학 서적이라도 뒤져서 실제 사례를 언급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고 디테일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분명 침체된 극장가에 활기를 넣어줄 다채로운 매력의 배우들을 자주 만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불분명한 장르 색채를 가지고 있다면, 관객들이 더 실망하고 외면할지도 모릅니다. 시사회로 먼저 감상하며 제작진과 배우들의 노력이 보임에도 아쉬움보다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던 것도 그런 부분이겠죠. 아무리 따져봐도 액션 대작 블록버스터 시리즈와 맞붙기에는 힘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ps. 시사회에서 어떻게든 재미를 찾아 전해드리고 싶은데, ;ㅅ;
한 줄 평 : 무색무취하게 이식된 장르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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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 드세요 연상호씨, 당신 아직 죄인 아닙니다
**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은 영화를 보시고 감상해주세요!
** 영화에 대한 비난이나 비하의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영화 '염력'을 개봉하자마자 관람했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선한 시도였기에, 많은 호불호가 갈릴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염력의 장단점과 캐릭터 특징을, 2분 안에 주관적으로 압축하여 빠르게 정리해봤습니다. (이 때문에 영상 편집 퀄은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영상 속에 아기자기하게 많은 재미요소가 들어가있으니 재밌게 감상해주세요 :)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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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 #연상호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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