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7-07 17:19:57
톰 크루즈 벌써 11번째 내한! 레전드 작품 모아보기
톰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밖에 모르신다구요??
톰크루즈 배우는 블록버스터부터 작품성 있는 작가주의 감독 영화에도 출연하는 올라운더 배우인데요. 7월 12일 개봉하는 <미션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아주셨습니다! 벌써 11번째 방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엄청난것 같아요 수많은 명작들을 남긴 톰크루즈의 영화들 같이 살펴봐요!
<탑건>
CINEPICK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멋진 항공기술과 끝내주는 OST
탐크루즈의 전성기 외모와 그 외배우들의 훌륭한 비주얼로
1980년대를 상징하는 할리우드 영화중 하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CINEPICK
레스터 역에 캐스팅된 톰 크루즈를 원작 작가는 맘에 들어 하지
않았고 캐스팅 논란까지 일었지만 개봉하자마자 미모뿐만 아니라
연기로도 ‘레스타’역을 깔끔히 소화해 개봉 후 이러한 논란은
쏙 들어가고 급기야 작가가 사과까지 했다고...
<바닐라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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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좋고 톰과 최전성기의 페넬로페 크루스와
카메론 디아즈의 케미를 엿볼 수 있는 미스터리 로맨스
"당신을 만났던 순간부터 매순간 1분 1초가 삶이 바뀌어질 수 있는
기회였다는걸 깨달았다"는 작 중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
<레인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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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무비 장르로 선과 악으로 구분지어지지 않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인간을 그려낸 탐크루즈. 특히 60년대의 베트남 전쟁
참패 후 혼란스러웠던 시기 영화에도 엄청난 격변이 있었는데 미국
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담고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오면서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도 평가받는다
<매그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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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A 감독의 영화로 엄청난 배우들을 한 데 모아놓은 작품.
연기, 작품성 모두 인정받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제 2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작에 여럿 이름을 올린 걸작.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톰크루즈 인생 최고의 연기로 꼽기도 하는데 후반부
아버지에게 죽지 말라며 오열하는 장면은 소름끼치는 명장면이다.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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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를 위한, 톰 크루즈에 의한 영화. 톰 크루즈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작품을 고르라면 바로 <미션 임파서블>시리즈!
할리우드 액션 첩보물의 간판 시리즈 중 하나며 20년이 넘게
제작되고 있다. 언론, 대중들의 평가가 대체적으로 좋으며 시즌을
거듭할수록 작품의 퀄리티, 평가가더 좋아지는 레전드 작품.
오는 12일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벌써 톰 크루즈의 7번째 미션입니다. 이미 수많은 미션을 성공 시키고도 어떤
말도안되는 미션이 기다리고있을지 기대가되는데요
오랜만에 태블릿은 잠시 접어두시고 방에서 나와 시원한 극장에서
팝콘도 먹고 짜릿한 액션 즐겨보는게 어떤가요?
AMY였습니다 :) 매주 수,금 큐레이션에서 만나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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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새
벌새
1994년에 나는 30대 초반이었다. 다행히 2년 전, 산본신도시에 작은 아파트를 분양 받아 입주한 것이 30년 동안 살아온 보람이자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산동네 빈민촌에서 월세, 전세를 전전하다 어렵게 집을 마련했으니 큰 짐은 덜었지만, 나는 여전히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프리랜서 활동을 하며 출판사, 잡지사와 계약을 맺고 이러저러한 책을 만들고 있었는데, 수입은 적었고, 그나마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수입으로 생활은 어려웠다. 마침 이 무렵 써 놓은 일기가 있어서 찾아봤더니, 이 영화에 나오는 사건들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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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6월 18일 토요일
아침에 월드컵 축구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가 있었다. 2대 2로 비긴 경기. 나라가 온통 월드컵 열풍에 휩싸여 있다.
1994년 7월 9일 토요일
김일성 주석 사망.
1994년 12월 19일 월요일
연말이 되면서 나날이 바쁘기만 했다. 주위를 돌아볼 시간도, 여유도 없었지만 집에서 사무실을 오가는 시간에는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 텔레비전, 신문, 잡지를 보면서 그때마다 떠오르는 숫한 상념들이 나의 감정을 흔들었다. 이제 일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우리의 삶은 연속되고 있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글을 쓴다. 정말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짧은 글이라도 내 마음을 정리하고 깊은 생각 속에서 나온 글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기능적인 글만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기저기 걸리고 널린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은 때로 위안을 얻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제 서서히 1994년을 정리할 때도 되었다. 꼭 정리를 하지 않아도 힘겹게 달려온 지난날을 돌아보며 숨을 고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신문의 활자를 키운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덮여있다. 가끔 그 속으로 나타나는 햇살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대형 사건과 사고가 줄을 이어 터지고 김영삼 정권은 무능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 나라의 정치는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만큼 저질이다.
사무실을 얻기는 8월부터 얻었지만 출근은 9월부터 했다. 사무실 출근이 하루를 규칙성있게 하는 면이 있어서 좋다. 매달 지불되는 비용이 결코 적지 않지만 그것은 일을 하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오지 않았던가. 사무실 유지는 그런대로 잘 되고 있는 편이다. 함께 지내고 있는 이00 씨와 00희 씨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조금 성격의 차이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약간의 양보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도 많고 참여했다 떨어져나오는 모임도 수없이 많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반복은 줄어들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바른글을 정리하고 새해에는 사람을 정리하고 맺는 관계를 보다 깔끔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정리를 잘 하는 편이지만 조금이라도 걸리고 널린 관계가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서 힘들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제나 지켜온 원칙이 '양보다 질'이었다. 친구는 적게 사귀되 깊이 사귄다. 무릇 사람의 관계란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과의 관계도 잘 정리를 해야 하겠지만 일과 관계된 것도 잘 정리를 해야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쓰는 실용서 단행본 작업을 그만둘 수는 없지만 빨리 소설로 돌아서야 한다. 결국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살고 싶은 것은 마음뿐일까. 인간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복잡하고 열악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마음 속에 생각하고 떠오르는 것들이 거의 모두 작고, 말초적이고, 표피적인 내용들 뿐이다. 출퇴근을 하면서 보게 되는 그 많은 사람들의 모습, 그들의 행동이 나의 감정에 분노와 짜증을 일으킨다. 사람들, 거의 모든 사람들은 교양이 없고 무식하며 질이 낮다. 또스또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 나오는 '라스꼴리니꼬프'는 이런 주장으로 전당포 노파와 딸을 도끼로 살해한다. 인간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정말 인간은 교양이 있는 사람과 무지한 사람으로 갈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이론적으로 이미 나와있다. 마르크스는 인간의 존재는 경제적 토대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으며 인간의 질적인 수준은 결국 경제문제에 달려있다고 본다. 계급이 없고 착취가 없다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교양있게 살아갈 수 있다. 나 역시 이런 주장을 믿고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저열하거나 무지하거나 무례하지는 않다. 다만 사회의 제도, 교육, 빈부의 격차, 권력의 억압, 착취, 계급제도 등 각가지 모순들이 인간들을 기형으로 만들어 갈 뿐이다.
현상은 왜곡된 인간성의 발현일 뿐이다. 이기적인 인간, 조잡스러운 인간, 한심한 인간, 사악한 인간, 더러운 인간, 비참한 인간, 음흉한 인간, 불쌍한 인간, 교활한 인간 등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인간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독버섯으로 키워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조건 희생자인가.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 품성은 어떤 사회에서든 존중되어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본 품성이란 결국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반영할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품성의 미덕은 분명 있다. 권력을 소수가 장악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에 대항하는 주체는 결국 민중일 수 밖에 없고 그 민중은 권력자와 자본가를 대상으로 언제나 대립의 관계에 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민중의 단결되지 못한 현실을 이용하여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를 만들고 서로 경쟁하도록 만든다. 산업예비군, 실업율, 대학의 경쟁, 학력중시, 심지어는 지방색까지 만들어서 가능하면 민중들의 단결이 안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서구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극도의 이기주의가 번지는 것은 자본주의 제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평등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경쟁을 최우선으로 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가와 권력자들은 민중의 삶을 피폐하고 메마르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이러한 제도는 국가의 경제와 깊은 관계가 있다. 50년대와 60년대는 국가 전체가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여 모든 노력을 경제부흥에 쏟았다. 경제발전 속에서 최소한의 인권이나 복지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죽어가야 했던 수많은 노동자들은 그들이 단지 이땅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이다. 80년대 이후, 경제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게 되자 자본가와 권력자는 민중을 계속 파편화하고 우매하게 묶어두기 위해 '성'과 '스포츠'를 도입했다. 초기의 권력도 파쇼이고 80년대의 권력도 파쇼임에는 갖지만 경제의 발전정도에 따라 민중을 분열시키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노동악법과 국가보안법 등 탄압과 착취를 강제하는 채찍은 언제나 동일했다.
'개발독재'로 불려진 70년대 파쇼의 시절을 지나 대외 수출이 호황을 맞이하던 80년대와 90년까지 경제의 토대는 성장했다. 대중이 누리는 물질의 풍요는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이었고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한 증거이다. 하지만 이들도 자신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다. 민중의 기본 삶은 조금 나아졌지만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 소외는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이 나아진 만큼 씀씀이도 커지고 경제의 개념이 소비 위주로 바뀌면서 생활 문화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일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시간을 노동에 바쳐야 한다. 직장과 직위,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며 갑작스러운 변수, 이를테면 질병, 사고와 같은 변수가 생기면 사회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회의 복지제도가 기본으로 지원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는 분명한 일이다. 또한 일정한 수입은 소비문화를 따라가기에도 벅차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범죄의 유혹을 받고 있다. 공무원의 범죄가 전국에서 발생하는 현상은 그래서 너무 당연한 것이다. 공무원 뿐 아니라 몫돈을 만질 수 있는 일이라면 직업과 나이에 관계없이 한탕주의에 빠져든다. 마약의 밀매, 매춘, 인신매매, 성을 파는 모든 서비스업 등이 그것을 증명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격은 경제력으로 대체된다. 아파트 평수와 고급 승용차, 월 수입 등이 지위와 권위를 대신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런 무차별하고 단순한 비교로 심한 박탈과 소외를 느낀다. 경쟁을 부추기고 인간성을 물질로 대신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하지 않고 평등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근본에서 잘못된 제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서로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차 모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마저도 무시당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이다. 나와 우리 가족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무시되고 필요없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가족 이기주의는 자본주의가 만든 가장 성공한 분열방법이다. 사회에 범죄가 극성이고 온갖 사고, 사건, 위험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가족끼리만 다정하고 평화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라고 속삭이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단위는 경제단위의 중심이기도 하다. 부(물질)의 승계가 가부장제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족은 자본가가 대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이런 경제단위는 소비문화의 주체이기도 하다. 가족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소비문화가 대중을 유혹하고 빈부의 격차를 더욱 확실하게 확인하도록 만들고 있다. 가족(주로 가부장)은 고급 주택, 아파트를 구입하고 외제 승용차를 사고, 외제 의류를 철마다 사 입고, 고급 백화점에서 날마다 쇼핑을 하고 자녀를 외국에 유학시킨다. 한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보다 결국 자본가이겠지만 가부장의 존재가 가족을 대상으로 이러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은 수없이 많은 다른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은 없다. 엄격히 말하면 가족이 아니라 언제 깨질지 모르는 최소한의 경제단위일 뿐이다. 가족은 부모와 피를 이어받은 자식으로 구성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혈연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가는 단적인 몇 개의 예만 들어도 충분하다. 비록 자본가라 할지라도 그들이 풍요롭고 넉넉한 물질생활을 누리는 것이 가족을 유지하는 수단이 될 뿐이다. 이미 고유한 의미에서 혈연공동체나 평등한 관계의 가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먹고 살기 위해 아버지, 어머니, 자식이 아침이면 뿔뿔히 흩어져 공장이나 일터로 나갔다가 저녁에 잠을 자기 위해 들어오는 가정을 어떻게 가족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 돈이 없어 생활이 궁핍하면 가족은 해체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란 '굶어죽을 자유'밖에 없다고 마르크스는 말했지만 가족의 모습 역시 그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가족의 문제는 가족 구성원의 성격, 이해관계, 희망, 욕심 등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자본주의 제도, 경쟁, 수입원 등 경제적 이해관계가 더 중요하다. 부모가 넉넉한 수입이 없다면 자녀는 제도교육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제도교육을 일정하게 받지 못하면 좋은 취직자리를 얻을 수 없으며 이것은 결국 수입의 한계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다.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만 거의 모든 민중들은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가난한 가족은 가난함때문에 가족이 갖는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하고 살며 서로에게 부담이 된다. 단칸방에서 서너 식구가 끼어 자야하는 주거생활이 그렇고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일상생활이 그렇다. 여기에 가족 구성원이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면 그 가족은 거의 궤멸에 이른다. 당장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치료비며 생활비 등 들어가야 할 돈은 평소보다 몇 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다른 대책이 없다면 빚을 짊어져야 하고 이 빚은 그 가족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올가미가 된다.
가족이 단단히 결속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고 살아가야 할 일이 막막해지면 빠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어느 사회에서도 빠르고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은 없다. 그렇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결국 편법과 불법이 존재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 범죄가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며 여성은 매춘을 한다. 3차 산업의 발달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에서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로 옮겨간다는 것을 뜻한다. 서비스 산업은 성을 상품화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여기에 투여되는 여성의 인력은 언제나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유흥업이나 각종 서비스업에는 매매춘이 허용(?)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건전한 가족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오게 된다. 여성의 경우 매매춘을 통해 인간성의 황폐화와 경제적 이익을 바꾸게 되고 남성은 극심한 노동이나 범죄의 방법을 찾게 된다. 가족은 결국 경제적인 이유로 흩어지게 되며 더 이상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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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은희의 가족에게 변곡점이 된다. 은희 개인에게도 가족의 문제와 함께 영지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은희를 둘러싼 세계는 무겁고 답답하다. 떡집을 운영하는 부모는 일하느라 바쁘고, 학교는 성적 위주로 학생을 평가하고, 어디 한 곳 편하게 마음을 내려 놓을 곳이 없다.
부모는 아들 대훈이 학교 전교회장을 하고, 서울대학교를 들어가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은희와 은희의 언니 수희에게는 살뜰하지 않다. 수희는 남자 친구와 어울리느라 학원에 가지 않고,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소리나 지른다.
가족이라고 해도 다섯 명 모두 자기 삶을 사느라 바쁘고, 함께 모이는 시간은 아침 밥먹을 때 잠깐이다. 은희가 '왜 우리 가족은 모래알 같을까'라고 묻는 마음은, 그 이유를 모르지 않기 때문에 더 서글프다.
은희는 한문 학원에서 만난 영지 선생님을 보면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 오빠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대학을 다니던 은지 선생님은 다른 어른들이 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학교가 재미있니, 성적은, 어느 대학 가야지, 같은 뻔하고 지겨운 질문이 아닌, 좋아하는 게 뭐지, 왜 좋아하지, 요즘 무슨 생각해, 같은 자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질문을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른, 청소년 할 것 없이 모두 자기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영지 선생만이 세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고, 은희가 놓여 있는 상황을 공감하고 있는 인물이다. 영지 선생은 서울대학교를 휴학한 상태인데, 그가 부른 노래, 그의 책장에 있던 책으로 보아 '운동권 학생'으로 보이고, 어쩌면 수배 당한 상태였을 수 있다.
은희의 부모는 90년대 한국 부모의 스테레오 타입이다. 아버지는 가부장적 태도를 보이고, 엄마는 가게 일과 집안 일을 하느라 남편, 아이는 물론 자기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없는 사람이다. 언니는 학업보다 남자 친구 만나며 노는데 신경을 쓰고, 오빠는 부모의 기대로 심한 부담을 진 채 학교를 다닌다. 은희는 아직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는 어린 영혼이지만,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는 관찰자 역할을 한다. 그의 세계는 아직 좁고, 부모, 학교, 학원 그리고 친구들이 세계의 전부인데, 은희가 세계를 깨고 나오게 되는 계기가 영지 선생의 죽음이다.
은희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은희가 살고 있는 대치동은 지금이나 그때나 강남의 중심이고, 돈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여서 은희는 가난한 집 아이였고, 공부도 탁월하게 잘 하지 못하는 아이라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다.
한국 자본주의 욕망이 응집된 강남에서 제한 없는 경쟁을 통해 사회의 기득권으로 진입하려는 부모와 그 부모의 욕망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 학생들의 삶은 그 자체로 지옥이지만, 이런 지옥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가는 것 또한 한국 사회의 특성이다.
영화에서 은희를 비롯해 왼손을 쓰는 인물이 여럿 있다. 주인공이 왼손을 쓰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왼손잡이는 소수라는 점에서, 이들이 이 사회의 소수에 해당하는 인물이라는 걸 드러낸다. 은희와 그의 가족은 강남에서 오히려 소수에 속하고, 은희는 학교에서 소수이며, 영지 선생도 한국사회에서 소수에 속하는 인물이다. 은희와 영지 선생이 여성이라는 점 또한 사회적 소수이자 약자라는 점에서 이들이 바라보는 사회는 폭력적이다.
이렇게 영화는 1994년의 한국사회 속에서, 중학생 은희가 바라보는 세상과 만나는 사람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은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악한 사람은 없지만, 악한 행동을 하고, 선한 사람도 때론 악한 모습을 보이는 것, 인간의 다면성은 의도가 필요 없는 삶 그 자체에서 나오는 모습이며, 은희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가부장적이고 때로 폭력을 휘두르는 은희의 아버지도 은희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울음을 터뜨리고, 성수대교가 붕괴되었을 때, 은희를 때리던 오빠 대훈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수희를 보고 눈물을 터뜨린다. 이들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기득권을 공기처럼 가지고 살아가지만, 자신들이 휘두르는 폭력의 실체와 본질을 알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같은 해에 개봉한 영화 '기생충'이 한국사회의 계급성을 폭력적으로 드러낸 영화라면, 이 영화는 그 폭력성을 내재한 채, 체제의 무게에 짓눌린 채 살아가는 중하층 가족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계급성'을 드러내는 장면은 두 장면이 나오는데, 떡집에서 강남 '사모님'이 은희 아버지가 만드는 떡이 맛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에 반박했다는 은희 아버지의 말과, 은희가 남자 친구와 시완과 함께 있을 때, 시완의 엄마가 나타나 시완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그것이다. 시완의 아버지가 의사라는 사실은 딱 한 대사에서 나타나고, 그것이 부르주아와 중하층 상인의 가족을 가르는 선으로 드러난다.
어떻든, 은희의 가족은 '생존'한 가족이다. 수희가 성수대교 붕괴에서 살아온 것도 생존이지만, 강남에서 떡집을 하며 어렵게 세 명의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의 열성 덕으로 은희, 수희, 대훈 모두 살아남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은희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1995년에는 강남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발생한다. 성수대교 붕괴보다 이 사건은 은희에게 더욱 직접적 충격과 트라우마를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의 친구들이 모두 강남에 살고 있고, 삼풍백화점에 갔을 확률이 높았을테니, 가능성이 높은 추론이다.
더구나 은희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1997년 말에 한국은 외환위기를 맞고, 수많은 사람이 파산하게 되는데, 이 가족이 과연 그때도 무사히 생존하게 될 지는 모를 일이다. 이렇게 1994년 이후, 한국, 특히 강남에 불어닥치는 사고와 불행으로 은희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영화는 1994년, 은희의 수학여행에서 끝나지만, 영지 선생의 죽음으로 은희는 조금씩 변할 것으로 보인다. 평생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내면은 꺼지지 않는 불을 간직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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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마주 하는 태도
우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그림 같은 풍경’이란 말을 쉽게 쓰지만, 예전부터 그림은 아름 다운 풍경을 한 폭에 담기 위해, 자연을 보고 그린 것이니, 그 말은 조금 이상한 말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면 ‘영화 같은 일’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어딘지 ‘그림 같은 풍경’ 이란 말만큼이나 기괴하게 느껴진다. 보통의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을 만들어 내는 것은 누군가의 상상보다는 결국 현실 세계의 누군가다.
실화 바탕의 영화는 대체로 한 시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영화 같은 사건’ 일 확률이 많고 그런 일엔 으레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실화 바탕의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조마 조마해지는 것은 이 종합 예술이라는 작품이 만들어지고 선보이는 과정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가 필요 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 건 ‘도가니’ 때문이었다. (나는 줄거리만 읽고도 너무 많이 울어서, 아직도 보지 못했지만) 한국의 최초 사회고발물 영화였던 ‘도가니’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현실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실제 사건은 영화 개봉 후인 2011년 9월 재수사가 시작되었고, 관련된 법을 제정하고 2012년 광주 인하 학교는 폐교되었다. 때로 용기를 내어 어렵게 만들어진 영화는 현실을 바꾸기도 하고, 잊혀지지 않아야 할 사건을 남겨 주기도 한다.
영화 <도가니>가 한국 사회에 해당 사건이 직접적으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면 (물론 실제 사건은 더 충격적이어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완화 했다고는 하지만) 영화 <스포트라이트> 그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팀을 중심으로 사건을 취재하며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 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더욱 굳건히 벽을 쌓고 있는 권력 때문에 진실을 마주하기가 어렵다. 언론도 정치인도 교장도 학교도 모두 종교와 연결되어 숨겼던 사건.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은 대교구.
“교회가 수세기 동안 막아 온 일입니다. ‘글로브’지가 버텨낼 힘이 있을까요?”
하지만 사건을 파헤쳐 조사하면 할수록 엄청난 규모에 기자들은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인생을 함께한 종교적인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내 가족과 공동체가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묵묵히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영화는 충격적인 사건을 파헤치면서도 취재 과정에 집중한다. 머리가 띵 할 만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때도 기자들은 이성적이고 담담하게 그리고 묵묵히 취재해 나간다. 자극적인 연출 웅장한 음악은 없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진정성있게 대하고 있음이 연출에서도 드러난다. 회의 하는 장면이나 취재 장면을 롱테이크로 보여주어 마치 현장에서 함께 회의에 참여 하고, 취재 결과를 직접 보고 받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겪는 어려움 그리고 진실을 향한 단호함 그리고 무엇보다 취재의 과정에서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언론인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이성적으로 취재하려고 노력하면서도
따듯함을 잃지 않는 태도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런 태도들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처럼 감정적인 인간이, 눈물 콧물 쏟게 오열하도록 만들지 않으면서도 사건의 심각성을 크게 전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언론의 책임의식, 언론의 윤리의식, 기자정신을 잘 보여주는 영화라 말한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영화가 ‘실화’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두렵지만 끝까지 집요하게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그 어떤 누구도 상처 입지 않도록 따듯함을 가진 마음으로, 그리하여 실제 사건이 영화화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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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인생은 '로맨스'입니다.
여전히 MZ세대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테스트는 '영화' 캐릭터 테스트로도 자주 활용되어 왔는데요! 이번에 오픈한 테스트는 꼬이고 얽힌 다양한 관계 속 유쾌한 케미 포텐이 터지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인생 장르 테스트입니다. <장르만 로맨스>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인데요!베스트셀러 작가 '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꼬여버린 관계를 다채롭고 감각적으로 담아낸 영화에서, 과연 이들 6인이 어떤 스토리로 얽히게 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장르만 로맨스>에는 쿨내진동 이혼부부 '현'과 '미애', 일촉즉발 비밀커플 '미애'와 '순모', 주객전도 스승제자 '현'과 '유진', 알쏭달쏭 이웃사촌 '정원'과 '성경'까지! 작가 '현'을 둘러싼 관계가 버라이어티하게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의 '내 인생의 장르 테스트'는 누구나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인생 장르를 탐색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공개된 테스트는 7년째 슬럼프에 빠져 한 글자도 못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사생활이 각 질문마다 유쾌하게 녹아들어 웃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현' 몰래 달달한 비밀연애 중인 전 부인 '미애'와 절친 '순모'부터 이웃사촌 '정원'과 놀기 바쁜 사춘기 아들 '성경', 천재적인 재능으로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제자 '유진'과의 관게까지, 관객들은 '현'의 다양한 상황에 이입하게 됩니다.
테스트를 마치면 코미디부터 로맨스, 드라마, 미스터리, 판타지까지 내 인생의 장르를 비롯해 <장르만 로맨스> 6인방 중 나와 딱 맞는 궁합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 흥미를 더하는데요. 게다가, 테스트 결과를 SNS에 인증하면 <장르맨 로맨스> 예매권과 굿즈를 증정하는 풍성한 이벤트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매일 버라이어티한 우리들의 사생활
내 인생의 장르 테스트하러 가볼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테스트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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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던 나는 정말 행복했었는지
새해가 지나고 더욱 내 자신의 앞길에 많은 고민이 들었었다. 지금은 누군가에게 말하기 창피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영화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바로 '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몇 안 되었고, 영화를 종종 찍기도 하는 배우였으니 꾸준히 이 업계에서 일을 하다보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회로 같은 거. 나는 그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영화 업계에서 일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를 겪고, 일을 하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작품을 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 보단 쉽지만 아무튼 그래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니 더 이상 일을 하기가 싫었다. 코로나로 인해 월급은 줄었는데 팀원도 줄어 일하기가 더욱 힘들었던 요즘, 나는 내 미래와 꿈에 대한 걱정이 너무나 많았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극에 치달았고 아침에 눈을 떠서 출근하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잠에 드는 그 순간까지도 마음이 편한 적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야근을 하고, 월급도 못받아가면서 영화를 개봉시키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게으르지만 내가 추구하는 성취감을 얻지 못하면 항상 구렁텅이로 빠지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굉장히 힘들었었다. 지금부터 말하려는 <소울>은 그럴 때 보게 된 영화고, 정말로 적절한 타이밍에 날 찾아왔다.
주인공 '조 가드너'는 학교의 재즈밴드 선생님이지만, 궁극적인 자신의 꿈은 '재즈 밴드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짓말 같이 유명한 재즈 뮤지션과 함께 공연을 하기로 한 날, 너무 들뜬 나머지 발 밑의 맨홀 뚜껑이 열린 것을 보지 못하고 아래로 추락한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지구에 아직 태어나기 전인 영혼들이 머무르는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진다.
다시 지구로 돌아가 재즈 공연을 해야하는 그는 마음이 급하지만, 무턱대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조는 아직 지구로 가지 못한 영혼 '22'의 멘토가 되기로 결심한다. 지구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지구 통행증을 발급 받으려면 영혼의 불꽃이 반드시 필요한데, 영혼 22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불꽃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조는 어떻게 해서든 22의 불꽃을 찾아주고, 대신 통행증을 받으려 한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놀란 것은, 픽사는 절대 뻔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무조건적으로 영화의 끝은 '조'가 자신의 몸에 다시 들어가고, 재즈 공연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조가 영화 초반부터 닳도록 외치던 꿈이었으니까. 그렇게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찝찝함 없이 갈증을 해소시켜줄 것이라고 혼자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 갑작스럽게 조와 22는 지구로 떨어지게 된다. 제대로 몸을 찾은 것이 아니라, '조'의 몸에는 '22'의 영혼이 들어가고 그 옆에 있던 고양이의 몸에 '조'의 영혼이 들어간다. 지구 생활을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영혼이 성인의 몸을 제대로 다룰리가 없었다. 조는 22와 함께 필사적으로 자신의 몸을 이끌고 그 몸을 되찾기 위한 길을 떠난다. 이 순간부터 <소울>은 나, 그리고 우리가 짐작하던 스토리와는 별개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는 어느샌가부터 '꿈'에 집착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매체 및 미디어에서 특별한 '꿈'을 가진 사람들, 그 꿈을 이룬 사람들의 사연에 쉴 틈 없이 노출된다. 모두들 자연스럽게 꿈을 가지게 되고, 그 꿈을 이루려 부던히도 노력한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룬 이후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실 내가 가진 '꿈'과 그것을 이루는 것만 보통은 생각하지 꿈을 이룬 이후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이 없다.
이동진 평론가와 김이나 작사가의 <소울> GV 영상을 보고 공감한 부분인데, '꿈'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거치는 정류장 같은 것이지, 단순히 꿈은 인생의 '종착역'으로 바라보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 인생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만 존재하면 안된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끼는 맛있는 음식, 친구들과의 대화, 잠깐씩 느끼는 기분 좋은 바람. 이것들을 느끼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인생이고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소울>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 '조'에 완전히 이입했었다. 꿈이라고 믿었던 재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았던 조. 나도 한때는 '영화 일만 하면 정말 행복할 거 같다'라고 굳게 믿었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막상 일을 해보니 좋은 순간들도 물론 있었지만, 아닌 적이 더 많았고 "왜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도 이렇게 불행할까?"라고 곱씹던 적이 많았다. 대학생 때부터 온갖 영화제 대외활동을 하며 영화계 일을 하는 그 순간을 꿈꿔왔지만, 현실은 그렇게 눈부시지 않았고 다른 직장인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내 꿈은 영화계에서 일해서 성덕이 되는 거야" 입 버릇처럼 말했지만 내가 영화계에 일한다고 해서 그 일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기쁜 순간에 비해 힘든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다.
특히 코로나가 찾아오면서 얼어붙은 영화계에 관객들은 발을 돌리기 시작했고 나는 더욱 더 일할 의미, 더 나아가 삶의 의미를 잃었던 것 같다.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영화 일을 하는거지?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을 영화를 위해 내가 이 개고생을 왜 해야하는 거지? 라고 하루에 쉴 틈 없이 물음표를 떠올렸다. 그렇게 지쳐있던 내게 <소울>은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건네줬다. "네가 바랐던 꿈이 네 인생의 끝이 아니야"라고. 내가 겪는 모든 순간들이 인생의 일부분이며, 일상을 겪어내는 순간들이 내 인생 자체고 그것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펑펑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지금 이렇게 힘들어도, 네가 틀리지 않았어. 괜찮아. " 그렇게 누군가 말해주길 바랐던 거 같다.
항상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이 업계 언젠가 떠야지"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보면 그랬던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지고 "이런 영화로 마케팅하면 정말 재미있고 신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는 이 업계의 노예인가 라는 생각도 한다.
<소울>을 보고 나서도 딱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구나"라고.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힐링'이 된다. '힐링'은 이제 너무나도 많이 쓰여 닳고 닳은 단어처럼 느껴지지만 이렇게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아쉽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세계, 만나지 못할 캐릭터들이 내 마음을 울리는 보편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것들은 나를 가만히 토닥여준다. 그 어떤 사람과의 대화보다도 가끔은 영화 속 캐릭터들이, 그들의 행동이 내게 위안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나는 그래서 어쨌거나 한동안 계속 영화를 사랑할 예정이다. 끊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야근몬스터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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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시리즈의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트랜스포머 ONE>
<트랜스포머 ONE>의 조시 쿨리 감독이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오리지널 시리즈와 리부트 시리즈 중 어느 쪽과도 이어지지 않는 독자 세계관이라 밝혔는데요.
앞서 개봉한 북미에서는 개봉주 주말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영화는 크리스 헴스워스, 스칼릿 조핸슨이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았는데요. 크리스 헴스워스는 오토봇의 리더인 옵티머스 프라임의 목소리를, 스칼릿 조핸슨은 엘리트 여성 오토봇 엘리타 원의 목소리를 맡아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9월 넷째주 개봉 PICK! 시작합니다.
트랜스포머 ONE
Transformers One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 미국 | 104분
감독: 조시 쿨리
더빙: 크리스 햄스워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스칼릿 조핸슨, 키 건 마이클 키 등
개봉: 2024.09.25.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행성의 운명을 건 전쟁, 세상을 구할 놀라운 변신이 시작된다! 사이버트론 행성의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변신 못 하는 하급 로봇 오라이온 팩스와 D-16.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상 세계를 꿈꾸던 둘은 쾌활한 수다쟁이 B-127, 카리스마 넘치는 엘리타 원과 함께 출입이 금지된 지상에 도달한다.
지상에서 잠들어 있던 알파 트라이온을 만난 넷은 그의 도움으로 잠재되어 있던 변신 능력을 얻게 된다. 막강한 힘과 변신 능력으로 자유를 느낀 것도 잠시, 자신들의 행성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한 배후의 존재를 알게 되며 모든 것을 바꿀 전쟁을 시작하는데…
줄리엣, 네이키드
Juliet, Naked
개요: 멜로/로맨스 | 미국 | 97분
감독: 제시 페레츠
주연: 에단 호크, 로즈 번, 크리스 오다우드,
개봉: 2024.09.25.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
줄거리
25년 전 앨범을 내고 홀연히 사라진 싱어송라이터, 터커 크로우. 애니는 터커를 광적으로 추종하는 던컨과 15년째 권태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언제나 자신보다 터커 크로우가 우선인 던컨 때문에 지쳐가던 애니에게 어느 날 우연히 데모 앨범이 도착한다. 그 후 그녀의 일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바이크 라이더스
The Bikeriders
개요: 액션, 범죄 | 미국 | 116분
감독: 제프 니콜스
주연: 톰 하디, 오스틴 버틀러, 조디 코머
개봉: 2024.09.25.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인터내셔널 코리아
줄거리
자유는 두려움 없는 자들의 것! 1960년대 미국이 격변하던 시절, ‘캐시’는 우연히 바에서 만난 중서부 오토바이 클럽 반달스의 신입 멤버인 ‘베니’에게 끌리게 된다.
이 클럽은 정체불명의 리더 ‘조니’가 이끌고 있으며, 클럽이 진화해가며 각 지역 아웃사이더들이 모이는 장소의 위험한 폭력 범죄 조직으로 변해간다. 이로 인해 ‘베니’는 ‘캐시’와 클럽에 대한 충성심 사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75분
감독: 사이토 케이이치로
더빙: 아오야마 요시노, 스즈시로 사유미, 미즈노 사쿠, 하세가와 이쿠미
개봉: 2024.09.18.
배급: CJ CGV
줄거리
운명처럼 결성된 ‘결속밴드’ 멤버들은 첫 라이브 공연 이후 결속력을 더욱 다진다. 현재는 방구석 기타리스트지만 록 스타를 꿈꾸는 봇치(외톨이), ‘고토 히토리’는 이번에는 더 많은 관객들, 심지어 학교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소녀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번에는 학교 축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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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가지 위에 남은 두터운 온기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스스로 가지를 끊어내는 잎새, 마사.
- 마사를 통해 죽음을 알아가는 잉그리드
- 잉그리드가 남긴 온기
- 엔딩 결말 해석
룸 넥스트 도어 (The Room Next Door, 2024)
빈 가지 위에 남은 두터운 온기
개봉일 : 2024.10.23.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07분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 존 터투로, 알렉산드로 니볼라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없음
유명 작가인 잉그리드는 친구를 통해 젊은 시절 잡지사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 마사의 암 투병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간다. 오랜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그들이 처음 만났던 젊은 시절엔 상상할 수 없었던 삶과 죽음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사의 병은 점점 깊어지고, 마사는 잉그리드에게 ‘죽음의 순간을 함께 해달라’고 부탁한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젊은 시절엔 주로 사랑, 예술을 향한 도발적이고 뜨거운 욕망과 파격적인 여성의 삶을 그리는 감독이었다. 그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욕망, 삶의 뿌리가 되는 어머니와 예술, 고통으로 이야기의 범위를 넓고 깊게 확장해왔다. 이젠 노년의 나이가 된 그가 만든 영화 <룸 넥스트 도어>는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야기하는 영화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부당함과 남성 권력이 넘치는 삶 속에서도 자신만의 싸움을 이어가는 한 여성과 그의 곁을 지킨 따스한 여성에게 바치는 헌시이기도 하다.
이별, 고통 속에서도 다시 삶의 불씨를 찾아냈던 전작들에 비해 <룸 넥스트 도어>는 강렬한 붉은빛과 치열함을 조금 덜어낸 미적지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흘러간다. 영화의 끝에서 고요하게 마지막을 담아내고 그 뒤에 남겨진 것들을 가만히 바라보는 알모도바르 감독의 눈은 여느 때보다 영별하고 다정하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스로 가지를 끊어내는 잎새, 마사
의학의 발전, 안정된 사회 등의 이유로 기대수명과 평균 수명 모두 80세가 넘어가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노화와 죽음을 피해 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 아직 정확히 정의되진 않았지만 우리의 몸은 보통 25세~30세쯤이 되면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자라나는 건 길어야 30년, 늙어가는 건 50년. 게다가 낡은 몸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도 버릴 수도 없다니. 살아간다는 건 참 불합리하고 부당한 일이다.
마사는 이 부당함을 거부한다. 대부분의 사회는 환자에게 스스로 죽을 권리를 주지 않고 심장 또한 주인의 마음에 맞춰 멈춰주지 않는다. 모두가 마사가 죽기보단 병과 싸워 이겨내길 최선을 다하길 바라고 그의 심장은 지나치게 열심히 뛰고 있다. 마사는 암 환자에겐 ‘암과 싸워 이기면 대단한 것, 지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회의 시선이 따라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그런 시선과 튼튼한 심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삶을 마감할 계획을 세운다.
마사는 열려있던 빨간 문을 닫은 후 초록 선베드에 누운 채 스스로 삶을 마무리한다. 그는 가지에서 떨어질 날만을 기다리는 시든 잎새가 되는 것 대신 스스로 몸을 털며 가지를 벗어나는 생생한 잎새가 되길 선택한다. 마사는 원색인 노란색 옷을 차려 입고 스스로 생을 마무리한다. 그 어떤 색을 섞어도 흉내 낼 수 없는, 더 분해하려 해도 분해되지 않는 고유한 샛노란 색의 옷을 입고 말이다. 이 노란색 옷은 누구도 바꿀 수 없는 마사의 확고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평생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전쟁에 뛰어들며 치열하게 살아온 여성 마사는 투병이라는 전쟁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병이 할 일을 빼앗으며 끝내 승리를 거머쥔다.
마사를 통해 죽음을 알아가는 잉그리드
처음 카메라에 담긴 마사의 얼굴엔 밝은 빛과 그늘이 반반 공존하고 있다. 마사를 만나러 온 잉그리드는 햇빛 반, 그늘 반으로 구성된 병원 로비로 들어오고 직원의 안내를 따라 그늘진 복도 방향으로 걸어간다. 항상 인생의 밝은 면. ‘삶’만을 생각하며 살던 잉그리드는 그늘 진 복도의 끝에서 삶과 죽음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는 마사를 만나고 그의 죽음을 지켜보며 지금껏 미지의 영역이었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죽어가고 있기도 하다. 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두고 죽어가는 이인 마사와 집 밖에서 자라나는 푸른 풀이 마주 보고 있는 것처럼 삶과 죽음도 딱 그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생명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기 전까진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종군 기자로 일하며 수많은 죽음을 봐온 마사와 다르게 지금껏 죽음을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없는 잉그리드는 여전히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싶어 한다.
마사와 잉그리드는 함께 숲속 집에 머물며 죽음을 준비하고 삶을 기대한다. 마사가 삶이라는 빨간 문을 스스로 닫을 준비를 하는 동안 잉그리드는 보색(반대색)인 녹색 스탠드. 즉 죽음을 머리맡에 두고 잠들며 죽음이 만든 그늘을 두려워하고 내일도 우리가 살아남길 바란다.
하지만 죽음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찾아오고 잉그리드는 마사의 죽음을 목격한다. 이후 경찰 조사를 마치고 마사의 딸 미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잉그리드는 2층에 올라간다. 삶만을 생각했던 자신이 머물던 1층이 아닌 삶과 죽음을 함께 생각했던 마사가 머물던 2층에. 그리고 그곳에 앉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죽음과 마사를 생각한다.
다음 날 잉그리드는 미셸과 함께 선베드에 누워 마사가 죽음을 결심하며 읊었던 [죽은 사람들]의 구절을 변주하여 읊는다. “눈이 내린다. 네 딸과 내 위로. 산 자와 죽은 자 위로”. 그는 열려있는 문 너머와 마사와 똑닮은 젊은 생명인 미셸을 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자신도 언젠가 마사처럼 죽음에 가까워질 운명임을 받아들인다.
함께 고독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
죽음을 앞둔 마사는 고독하다. 치료를 중단한다고 했을 때 미셸은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무심한 반응을 보였고 남편이었던 프레드는 미셸이 어릴 때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이제 남은 건 친구들뿐이다. 그래서 마사는 친구들에게 ‘죽음의 순간을 함께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자주 왕래했던 친구들은 모두 그의 부탁을 거절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의 남에 가까웠던 잉그리드만이 마사와 함께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잉그리드는 왜 자신이 마사의 부탁을 수락했는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숲 속집에 머물면서도 매일 마사가 죽지 않길 바랐고 생판 모르는 트레이너 앞에서 죽어가는 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왜 부탁을 들어주었냐는 데이미언의 질문에 그럴싸한 답변을 하지도 못하고 스스로도 마사와 자신이 ‘죽음을 함께할 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잉그리드는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이 마사의 손을 잡고 그의 옆자리에 누워 잠을 청한다. 마사는 옆자리에 누운 잉그리드의 기척을 느끼며 슬쩍 웃어 보인다. 아무 조건 없이 누군가의 고독을 함께 바라보고 그것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마음. 그 마음이 남기는 온기는 가히 두텁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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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링 허 백] 끝장리뷰 | 엄마와 딸 | 물, 원(Circle), 눈(eye), 칼 해석 | [톡 투 미]와 연결성 | 아쉬운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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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허 백](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상황정리, 엄마와 딸
Chapter 2 물, 원(circle), 눈(eye) 그리고 칼, 아쉬운 지점
00:00 톡투미 감독 신작
00:45 상황정리
01:47 엄마의 힘
04:32 상징들
06:48 아쉬운 지점
08:10 별점 및 한 줄 평
08:29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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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스트 시티> 웰컴 투 어드벤처 예고편
어드벤처 뉴비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지옥같은 섬에 어서오고~ 글로 배운 모험가 X 겉바속촉 근육 허당 어른들의 찐 어드벤처 [로스트 시티]로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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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프리 가이> 스페셜 예고편
“내 안의 히어로가 깨어난다!”
평범한 직장, 절친 그리고 한 잔의 커피.
평화로운 일상 속 때론 총격전과 날강도가 나타나는
버라이어티한 ‘프리 시티’에 살고 있는 ‘가이’.
그에겐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우연히 마주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하기 전까지는…
갖은 노력 끝에 다시 만난 그녀는
‘가이’가 비디오 게임 ‘프리 시티’에 사는 배경 캐릭터이고,
이 세상은 곧 파괴될 거라 경고한다.
혼란에 빠진 ‘가이’
그러나 그는 ‘프리 시티’의 파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배경 캐릭터가 아닌,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시원하게 터지는 상상초월 엔터테이닝 액션 블록버스터!
인생의 판을 바꿀 짜릿한 반란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