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1-12-20 00:25:18
?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식.
2021년 12월 17일
제 1회 울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작년에 울산국제영화제 프레페스티벌이 열렸지만 본격적으로 첫 영화제를 시작하게 된만큼 약간의 긴장이 돋보였던 제 1회 울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는 것이 돋보였다.
다른 도시에 있는 영화제에 비해서 늦게 시작해서 지금은 작을지도 모르지만 1회, 2회, 3회를 거듭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울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이고르 드랴차 감독의 하얀요새라는 작품이었다.
지난 3월에 열린 제7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국내에는 울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된 작품이고 12월 29일 13시에도 상영이 된다.
우리의 문화와 전혀 다르고 또 정반대의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서 더욱 흥미진진했던 하얀요새는 청년의 삶이라는 이름만큼은 비슷해서 더 감명깊게 볼 수 있었다.
그 하얀요새는 정말 단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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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던 파쿠르는 발버둥치면 칠수록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정반대의 삶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나를 만나면서 희망을 꿈꾸게 되고 그 희망 속에서 하얀 요새를 발견한다.
불안정한 삶과 불안정한 미래 속에서 불안정한 사랑까지 끌어안기에는 무리였을지도 모를 그 외벽은 무의미하게 무너지고 마는 것들을 멍하게 쳐다보게 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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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적 장치를 빌린 인간의 이중성을 다룬 영화 <도그빌>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세트 였다. 항상 영화를 볼 때 장소가 바뀌고 실제 현실 에 있는 장소 같은 세트의 영화만 보다가 연극처럼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영화 속에서 진행 되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했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이 공간이 어색해서 뒷부분에 이 곳을 빠져나와서 다른 장소가 나오길 기대하기도 했다. 근데 영화를 보다 보니 이 세트에 익숙해져 갔고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공간 마다 경계를 나누는 벽이 없어서 감시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고 앞 뒤가 다 막혀 있어서 답답한 느낌을 극대화 한 것 처럼 보였다.
그레이스가 자신이 속해 있던 갱을 떠나 착하게 살기 위해 혹은 평화로움을 꿈꾸고 도그빌로 도망쳐왔지만 도그빌도 겉으로는 평화로우면 모든걸 회의로 정하는 민주적인 마을 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의 다시 약자와 강자가 나뉘어지고 젊은 여성은 또 눈요기거리가 되고 만다. 착하고 고분고분한 그레이스가 어느 순간 무시를 당하는 존재로 전락 하게 된다.이런 그레이스가 불쌍해보이기도 하였고, 왜 반발을 하지 않는지 답답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누구나 자신보다 만만해 보이는 상대가 있으면 우위를 점할려고 하고 항상 새로운 약자를 찾아 자신의 우월감을 채우려는 것이 추한 인간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레이스가 성폭행을 당하고 누워있는 장면이 특히 이 세트의 특성이 잘 보였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그레이스는 도그빌 주민에게 성폭행을 당하는데 옆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 다닌다. 천장에서 이 세트를 비추었을 때, 그레이스가 굉장히 작고 약자처럼 보였다. 도그빌 주민들의 입장에선 방이 다 나누어져 있어서 보이지 않는 공간이겠지만 내가 보는 입장에서는 한쪽은 성범죄를 당하고 있고 한쪽은 아무렇지 않게 할 일을 하고 있는게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이 마을 주민들의 이중성을 보여주었다고 느껴졌다.
도그빌 주민 중에서 가장 오만하다고 느껴진 캐릭터는 톰이었다. 자신이 철학자,지식인인 척하고 그레이스를 위해 도와줄 것 행동 하더니 배신을 때린다. 그리고 마지막 죽기 전까지 소설 에다가 써도 되지? 라고 하는 모습이 허울뿐인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그레이스가 톰을 쏘는 장면이 가장 통쾌하기도 하였지만, 그레이스가 다시 갱으로 들어가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왜 제목이 계속 도그빌일까 궁금 했는데 마지막에 개와 같이 목줄을 찬 그레이스와 유일한 동물인 ‘모세’만 살아 남은 것과 마지막에 개만 살아남은 것을 보고 도그빌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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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만난 시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단 하나의 선택
컨택트 (Arrival, 2016)개봉일 : 2017.02.02 (한국 기준)
감독 : 드니 빌뇌브
출연 :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러너, 포레스트 휘태커, 마이클 스털버그
새롭게 만난 시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단 하나의 선택
2021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 <듄>의 개봉을 한 달쯤 앞두고 앞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작품을 찾아보던 중, 이 영화를 만났다.
<컨택트>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블레이드 러너 2049>, <그을린 사랑>등 언젠가 관람해 봤거나 화제작이라는 소문을 한 번쯤 들어봤을 커다란 존재감을 가진 작품들로 가득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색다른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외계 생명체가 등장한다는 소재만 생각한다면 SF 장르처럼 보이지만 SF 장르의 큰 특징인 환상적인 비주얼과 쾌감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는 조금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SF보단 드라마<컨택트>는 다소 잔잔하고 느리게 흘러가며 처음 미지의 외계 생명체를 마주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시각적 자극은 크게 없는 편이다. 인물들이 격렬한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도 없으며 살 떨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마주하는 장면도 거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에 아주 천천히 말려들어갔다. 주인공 루이스의 결단과 함께 나도 외계 생명체에 대한 경계를 한 꺼풀 내려놓고 나니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선 이것이 선물인지 재앙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컨택트>의 원래 제목과 뜻
이 영화의 원제목은 도착, 도착한 자, 도입 등의 뜻을 갖고 있는 Arrival다. 이야기는 어느 날 전 세계 곳곳에 커다란 비행 물체가 도착하며 시작된다. 위협을 느낀 지구인들은 이것이 어디서, 왜 나타났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비행 물체에 접근한다. 지구인들과 다른 행성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온 외계 생명체들은 짐승과 같은 소리를 내며 지구인들의 물음에 답한다. 지구인들은 외계 생명체들이 내는 소리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연구하기 위해 언어학 전문가 루이스와 과학자 이안에게 도움을 청한다.
지구인과 외계 생명체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루이스는 그들에게 지구의 언어를 학습시키며 소통하려 노력하고, 이안은 루이스의 행동에 힘을 싣는다. 루이스는 보호막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외계 생명체를 조금씩 이해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을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들에게 지구의 언어를 가르치는 건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서툰 언어의 전달 중에 생긴 오해는 지구인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서로 다른 모양새의 언어가 다른 문명을 이해하는 초석이 될 수도 전쟁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루이스는 이해를 택하고,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그가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된 시간을 통해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끝을 안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외계 생명체가 가져온 변화는 선물인가, 또 다른 고통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컨택트 시놉시스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쉘)가 미국,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 상공에 등장했다.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태커)은 언어학 전문가 루이스 뱅크스 박사(에이미 아담스)와 과학자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를 통해 외계 비행 물체(쉘) 접촉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18시간마다 아래쪽에서 문이 열리는 외계 비행 물체(쉘) 내부로 진입해 정체 모를 생명체와 마주하게 되고, 이들은 15시간 내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혀내야 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생명체를 경계하며 방호복을 입는 지구인들과
지구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벽을 친 외계 생명체들
12개의 외계 비행 물체가 지구 상공에 나타났다. 그들은 어떠한 물질도 전파 같은 것도 뿜지 않고 아주 조용히 그 자리에 떠있다. 그리고 마치 지구인들을 환영한다는 듯 18시간마다 문을 열고 유리 벽 앞에서 그들의 방문을 기다린다.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들은 꽤나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구인들은 유리벽을 보며 어쩌면 외계 생명체들이 외계 공기를 내뿜지 않기 위해 쳐놓은 ‘지구인을 위한 보호막’이 아닐까 추측한다.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며 지구인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 왔다는 외계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유리벽의 존재는 외계 생명체들을 위한 게 아닌 지구인들을 위한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외계 생명체들과 반대로 지구인들은 처음 보는 물체와 생명체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혹시 모를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면역 주사를 맞고, 여러 겹의 방호복을 껴입는다. 경계와 불신, 긴장감 등으로 가득 찬 방호복은 퍽 무거웠고, 그 무게는 비행 물체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어색하게 만든다.
벽으로 막혀있는 우주선의 밑부분에서 이뤄지는 만남. 외계 생명체에게 질문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루이스는 그간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대범한 선택을 한다. 그는 “날 보여줘야 돼요.”라고 외치며 망설임 없이 방호복을 벗고 지구인의 그대로의 모습으로 외계 생명체들을 마주한다. 외계 생명체들과 지구인 사이에 있는 경계의 막(방호복)한 겹이 사라지고, 루이스는 처음으로 유리벽에 손을 맞대고 외계 생명체들과 인사를 한다.
경계를 내려놓고 이해를 시작하다
루이스는 미지의 생명체를 경계하기보단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과 문명, 언어를 이해하려 한다. 그는 이안과 함께 아직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생명체들에게 애봇과 코스텔로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루이스와 이안은 반복적으로 지구의 언어를 교육하고, 애봇, 코스텔로가 내뿜는 단어들을 기록하고, 이름을 부르며 그들에 대해 알아간다.
대화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코스텔로의 손을 통해 언어를 직접적으로 전달받은 루이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기억에 시달리다가 이내 코스텔로가 남긴 말을 이해하고 자신이 보고 있는 건 기억이 아닌 미래의 일이란 걸 깨닫게 된다. 외계 생명체들은 문장의 앞, 뒤 규칙이 없는 특징을 가진 언어를 사용하고,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처럼 앞, 뒤 구분이 없는 시간을 살아간다. 원하면 미래를 볼 수도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이들은 3000년 후 지구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지구인들에게 이 특별한 능력을 선물하기 위해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그들의 시간을 선물받다
유일하게 선물을 받게 된 루이스는 딸 한나와 함께하는 미래를 보게 된다. 눈물 나게 행복한 시간들이 이어지고, 행복했던 만큼 버거웠던 이별의 순간까지. 루이스는 결국 때 이른 비극으로 끝날 미래를 알면서도 한나를 만나기 위해 이안과 가정을 이루는 선택을 한다.
HANNAH. 앞부터 읽어도, 뒤부터 읽어도 똑같은 대칭어 한나. 코스텔로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선물한 첫날부터 시작된 한나와의 기억. 루이스는 행복했던 기억의 끝에서 다시 첫날로 돌아와 똑같은 선택을 반복한다. 그는 시간의 끝에서도 한나를 선택할 것이고, 기억이 시작된 시점(영화의 마지막)에서도 한나를 선택한다. 시작과 끝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루이스는 당연하게도 똑같은 미래를 선택한다. 이르고 슬프게 끝날 걸 알면서도 행복을 위해 커다란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사랑이고 인생인 걸까.
루이스는 새로운 모습의 언어로 전한 시간의 흐름을 통해 미래를 보고 섕 장군을 설득해 커다란 전쟁을 막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나와의 비극적 마지막을 함께 보게 된다. 외계 생명체가 전해준 시간의 흐름은 선물일까 아니면 슬픈 미래를 미리 알게 만드는 새로운 저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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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주 최신 개봉영화!
11월 4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1월 4주 개봉영화 5편!
연애 빠진 로맨스 Nothing Serious , 2021
2021년 공감대 높이는 현실 로맨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입니다.
내 맘대로 풀리지 않는 연애에 지칠 대로 지쳤지만 외로움만은 참기 힘든 현실 남녀들의 솔직한 연애관을 가감 없이 드러내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합니다.
새로운 연애 트렌드에 익숙한 MZ세대의 공감대를 자극하고 마치 내 이야기 같은 생생한 연애의 모습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욕망을 거침없이 그려내 관객들을 완벽하게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독보적인 존재감의 전종서와 대체불가 매력의 배우 손석구의 첫 로맨스 영화!
첫번째 추천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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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자 Spiritwalker , 2020
할리우드 리메이크 확정
전 세계 107개국 선판매 및 유수의 영화제 초청
영화 "유체이탈자"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영화 입니다.
세계 유수 영화제의 공식 초청을 받으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는데요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지.아이.조' 시리즈의 메인 프로듀서인 로렌조 디 보나벤츄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결정까지 더해져 대중성과 상업성까지 잡았습니다.
영화 "유체이탈자"는 '범죄도시' 제작진과 ‘장첸’ 윤계상이 또다시 의기투합한 액션 영화로
사상 첫 1인 7역에 도전하며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합니다.
12시간마다 몸과 함께 공간까지 바뀌는 ‘강이안'의 추척 액션!
두번째 추천영화 "유체이탈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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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나희 순정 2021
연애 시인 ‘류근’이 페이스북에 직접 연재한 스토리툰
류근 시인이 쓴 스토리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퍼엉의 합작으로 탄생한 스토리툰 "싸나희 순정"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 "싸나희 순정"이 개봉을 합니다.
영화 "싸나희 순정"은 현생탈출 시골라이프를 꿈꾸는 영화인데요
두 주인공 낭만술꾼 시인 유씨와 엉뚱발랄 농부 원보는 친숙하면서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인물들입니다.
이 캐릭터들을 이미 연기력이 검증된 베테랑 배우 전석호와 박명훈이 연기하며 브로맨스 케미를 연출했죠.
이외에도 김재화, 최대철, 심은진, 공민정 김명곤 등 영화와 드라마, 연극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연기파 배우들이 총집합한 엉뚱한 웃음과 진중한 감동을 줄
세번째 추천영화 "유체이탈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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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이태리 Made In Italy , 2020
액션 장인 리암 니슨의 새로운 연기변신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는 오래된 집을 팔기 위해 아름다운 토스카나에서 한 달간 머무르게 된 ‘잭’이
소원했던 아버지 ‘로버트’와 화해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로맨틱 힐링 드라마입니다.
수년째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배우 리암 니슨이
올가을 트레이드 마크인 ‘액션’을 잠시 내려두고 따뜻한 가족 드라마로 돌아오는데요
라이징 스타이자 친아들인 배우 마이클 리처드슨과 동반 출연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토스카나 지역을 배경으로 여행에 대한 목마름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지금,
영화는 관객들에게 토스카나의 충만한 햇살과 함께 잊지 못할 기분 좋은 느낌을 선사할
네번째 추천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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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칸토: 마법의세계 Encanto , 2021
겨울왕국, 모아나를 잇는 디즈니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60번째 작품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개봉을 합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콜롬비아 산악지대에 숨겨진 경이롭고 매력적인 장소 엔칸토에 위치한
마법의 집에 사는 특별한 마드리갈 패밀리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요.
꽃을 피우거나 엄청난 힘을 갖거나 날씨를 변화시키고, 동물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들로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콜롬비아 문화에서 영감 받은 흥겹고 신나는 리듬과 비트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비주얼과 함께 펼쳐지면서,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와 마법 세계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환상적인 느낌마저 전달하는데요
게다가 수많은 캐릭터들이 입을 맞춘 뮤지컬 앙상블과 다채로운 퍼포먼스들은 역대급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탄생을 예고 하고 있습니다.
믿고 보는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
다섯번째 추천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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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행 이전에 이런 좀비영화가 있었다(혹평 주의)
* 이 글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바야흐로 2014년, 잠시 일을 쉬고 있는 시기에 기회가 닿아서 <좀비스쿨> 시사회에 가게 되었다. '2013 강원 로케이션 인센트비 지원작'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시사회였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선 그리 흔하지 않고, 독특한 소재였던 '좀비'였기에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 제목에 대놓고 학교에서 벌어질 좀비 이야기라는 것이 드러나 있었기에, 대놓고 알렸으니 내용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앨리스:원더랜드에서 온 소년>과 더불어 강원도는 시나리오 보는 눈이 참 없다고 말할 만한 상황이었다. 앨리스가 좀 나중의 영화였으니 <좀비스쿨>부터 보는 눈이 쭉 없었던 것 같다. 아니면 여러 영화를 지원하고 그중에 하나 괜찮은 거 걸려라 하는 식이었을까?
이렇게까지 혹평을 하는 이유는 아무리 무료 시사회였다고 해도 보다가 나가는 사람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견디기 힘들었다고 반증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솔직히 다 봐야 까도 깔 수 있을 것 같아서 버티면서 봤다.
배우님들 고생하신 것은 알겠지만 연기를 정말 못하셨다. 좀비 연기가 어색한 것은 참고할만한 것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백 번 양보해서 이해한다고 쳐도 그냥 연기까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참기가 어려웠다. 영화가 개봉하고 6년이 지난 시점에서 배우님들 필모를 찾아봤다. 너무한 말이지만 좀비스쿨이 끝인 분들이 꽤 되는 것에 이제서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백윤식 배우님 아들인 백서빈 배우님도 있었는데(서우 아빠 아님 주의) 이전에 드라마 등을 하셨음에도 정말 어색하고 이상해서 죽을 뻔했다.
<좀비스쿨>에서 한국형 좀비 영화라는 말은 그냥 한국영화에 좀비를 끼얹은 것이었다.
전반적인 설정은 구제역 때문에 좀비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구제역으로 인해 돼지를 묻었고, 죽지 않고 묻힌 돼지가 저주를 해서 나온 침출수를 마신 사람들이 좀비가 되었다는 식이었다. 차라리 구제역으로 인해 돼지들이 무차별하게 묻혔고, 제대로 방역하지 않아서 전염병이 생겼다고 하는 게 더 인과성이 있어 보였을 것이다.
내륙에서 사고 친 학생들이 섬으로 유배되어서 들었다가 좀비가 되어서 도시로 돌아가는 엔딩은 좀비도 안 불쌍하고, 그냥 다 안 불쌍했다. 섬에서 끝나고 좀비섬이 되었는데 누군가가 연락이 안 되는 그들을 확인하러 섬으로 들어가는 엔딩이 오히려 개연성이 있을 것 같다. 좀비가 배를 어떻게 몰아서 내륙으로 간 거냐고!
만약에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를 했다면 욕을 엄청 먹었을 것 같고, 아마 무례하지만 다시 찍거나 다시 편집하라는 요구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나간 사람들 뿐만 아니라 끝까지 본 사람들 중에 웃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는데 그 웃음은 웃겨서 웃은 게 아니라(웃긴 장면이 거의 없었다) 어이가 없어서 혹은 황당해서 웃는 것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헛웃음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개봉을 몇 관이나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총 관객 수가 7,722명... 입소문이 날 만한 영화도 아니었으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공포, 액션 장르임에도 혹시 코믹영화 아니냐는 평이 많으니 말 다했다.
네이버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절대 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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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어데블 | 자경단이냐, 변호사냐, 그것이 문제로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도덕적 딜레마
독일의 법학자 엘리네크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말했다. 법은 외적인 행위에 대한 강제적 규범이다. 따라서 개인의 자율적이고 내면적 동기에서 기인하는 도덕의 영역 중 일부만 제한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과 도덕은 딜레마를 낳는다. 도덕적으로는 옳아도 법적으로는 규제돼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답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이 딜레마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철학적 바탕을 이룬다. 영화 속 슈퍼히어로는 기본적으로 현행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다. 그렇기에 일부 시민, 경찰, 검사나 정치인은 그를 경계하고 통제하고자 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민들은 슈퍼히어로의 선한 의도를 믿기에 그가 옳은 일을 할 거라고 기대한다. 그들의 희망은 슈퍼히어로가 의심받고 공격당하는 와중에도 영웅다운 일을 해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슈퍼히어로는 부상당하거나 강력한 적이 등장했을 때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도덕적 동기를 의심하고, 주어진 법에 순응하려 할 때 그는 약해진다. <스파이더맨 2> 속 피터 파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브루스 웨인,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 토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젊은 찰스 자비에까지. 그들은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순간 정체성을 잃고, 위기에 처한다.
디즈니+로 공개된 MCU의 새로운 드라마 <데어데블: 본 어게인>(이하 <데어데블>)도 마찬가지다. <데어데블>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넷플릭스에서 시즌 3까지 공개되었던 <마블 데어데블>의 후속작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변호사 쉬헐크>에서 먼저 카메오로 등장한 '맷 머독/데어데블'(찰리 콕스)의 MCU 복귀작 역시 역시 슈퍼히어로의 도덕적 딜레마를 다룬다.
익숙한 고뇌
<데어데블>은 데어데블로서의 활동을 포기하는 맷 머독을 비추며 시작한다. 친구인 '포기 넬슨'(엘든 헨슨), '캐런 페이지'(데보라 앤 월)와 평온한 저녁을 보내던 와중에 맷은 '포인덱스터/불스아이'(윌슨 베델)의 기습을 받는다. 맷은 포인덱스터를 제압하는 데 성공하지만, 총에 맞은 포기가 사망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포인덱스터를 옥상에서 떨어트려 죽이려 한다. 데어데블만의 불살주의를 지키지 못한 것.
포기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캐런마저 뉴욕을 떠나자 맷은 깊이 고뇌한다. 불살주의마저 지키지 못한 이상 데어데블이 과연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지, 폭력으로써 범죄에 맞서는 자경단이 선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회의한다. 고민 끝에 그는 자기 내면의 규범이 아니라 외적 규범, 곧 법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데어데블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한 엘리트 맹인 변호사 맷 머독은 합법적으로 세상을 바꿀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맷은 경찰을 죽였다는 혐의로 체포된 '헥터 아얄라'(카마레 데 로스 레예스)의 변호를 맡는다. 그는 헥터가 부패 경찰에 의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헥터가 사실 '화이트 타이거'라는 자경단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를 도왔다는 전력을 강조한 끝에 무죄를 받아낸다.
하지만 헥터가 무죄 판결을 받은 바로 그날 밤에 살해당하자 맷은 다시 한번 좌절한다. 합법적인 방식으로 선을 추구하고 실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마저 배신당하자 그는 데어데블 마스크를 다시 만지작거린다. 법이 무용하다면, 불법이라 해도 데어데블의 힘과 능력을 이용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은 게 아닐까 자문하면서.
시의적절한 빌런의 등장
여기까지만 보면 <데어데블>의 서사나 메시지는 특별하지 않다. 다른 히어로들이 경험한 도덕적 딜레마, 정체성의 위기를 맷 머독도 똑같이 경험한다. 그러나 <데어데블>에는 두 가지 특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호크아이>와 <에코>에 얼굴을 비추며 MCU에 복귀한 빌런, '윌슨 피스크/킹핀'(빈센트 도노프리오)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악역으로 묘사된 킹핀 덕분에 데어데블의 고뇌는 다른 히어로들과 다른 결을 갖추는 데 성공한다.
인구의 절반이 사라졌다가 돌아온 MCU의 '블립' 사건 이후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진 뉴욕. 킹핀은 이를 데어데블, 화이트 타이거, 스파이더맨 같은 자경단의 탓으로 돌리면서 대중들의 불안함과 기대감을 공략한다. '레드 후크 부두'와 같은 우범지대를 재개발하고, 영장을 팔요로 하지 않는 초법적 권한을 가진 자경단 특별 수사대 출범과 같은 사이다 공약을 내세운 끝에 킹핀은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
킹핀의 정치적 성공은 극우 정치인의 등장을 MCU에 맞게 각색한 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대중의 사회적 불만과 불안함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하고, 그들의 지지에 힘입어 민주적으로 집권한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후에는 합법적인 척 불법적인 행위를 일삼는다. 일례로 백악관에 재입성한 트럼프는 당선인 신분일 때 사적으로 발행한 밈코인을 위해 대통령이라는 직위와 백악관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부두 재개발 사업을 사업 확장과 탈세에 악용하려는 킹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특히 킹핀이 자기가 사주한 테러를 명분 삼아 뉴욕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맷 머독의 고뇌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다. 불법적인 내용을 형식적 정당성으로 가리려는 킹핀의 독재를 합법적 수단은 막지 못한다. 이에 법과 도덕 사이에서 길을 잃었던 맷은 데어데블의 길을 다시 걷기로 결심한다. 설령 위법하더라도 도덕적으로는 옳은 길을 선택해야 비로소 킹핀에게 맞설 수 있을 테니까. 이처럼 히어로의 정체성 회복 서사를 사회 정의를 바로잡는 공동체 차원의 이야기로 확장하면서 <데어데블>은 차별화에 성공한다.
보여주지 않아서 부각되는 갈등
두 번째는 <데어데블>의 구조와 연출이다. <데어데블>에서는 히어로와 빌런이 좀처럼 만나지 않는다. 데어데블과 킹핀은 1화와 8화에서 각각 한 번씩 만나는 것을 제외하면 접점이 없다. 둘이 한 액션 시퀀스에 함께 등장하는 장면도 없다. 그 대신 드라마는 그들을 편집으로 이어 붙여서 킹핀과 데어데블이 서로를 의식하고,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다음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가시적 충돌을 보여주지 않는 연출은 오히려 그들의 신념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이다. 윌슨 피스크가 뉴욕 시장과 킹핀 중 후자로 거듭나고, 맷이 변호사가 아닌 데어데블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과 흥분으로 물드는 뉴욕의 밤거리를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는 킹핀과 혼란스러운 거리의 소음을 들으며 데어데블의 필요성을 깨닫는 맷 머독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드라마의 메시지도 구체화한다. <데어데블>은 다음 시즌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킹핀과 데어데블의 싸움을 예고하며 막을 내린다. 이때 카메라는 킹핀이나 맷 머독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바텐더, 전직 경찰, 변호사, 상담사, 기자와 같은 일반 시민들의 얼굴을 한 명씩 비추고, 그들이 킹핀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길과 맷을 도와 킹핀에게 맞서는 길 중 어떤 선택지를 골랐는지 암시한다.
이는 시민의 역할, 곧 시민적 덕성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마무리라고 할 수 있다. 설령 법을 위반할지언정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실질적인 위법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가 시민에게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니까. 즉, 만약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상대적으로 희미해졌을 사회적, 공동체적 차원의 메시지를 결말을 통해 다시 한번 환기하는 셈이다.
과정을 잊게 만드는 결과물
다만 킹핀과 맷 머독을 일부러 조우시키지 않은 선택은 일장일단이 있다. 서사적으로는 영리하지만, 장르적으로는 아쉬움을 남긴다. 히어로와 빌런이 좀처럼 만나지 않으니 절대적인 액션 분량이 줄어들고, 클라이맥스라고 할 만한 장면도 찾기 어려워지기 때문. 데어데블의 초인적 감각을 살린 고유의 액션 스타일은 건재하지만, 슈퍼히어로 장르의 쾌감을 살리지는 못한 것. 결국 다음 시즌을 위한 빌드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액션씬의 부재는 잡음이 많았던 제작 과정의 여파처럼도 보인다. <데어데블>은 본래 <마블 데어데블>과는 달리 법정물로 기획됐지만, 내부 시사회 평가가 좋지 않자 촬영 도중 작가와 감독들을 해고한 뒤 방향성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롭게 추가된 에피소드인 1, 8, 9화에만 액션 시퀀스가 집중된 것은 그 방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데어데블의 MCU의 복귀는 아쉽더라도 충분히 성공적인 듯하다. 제작 과정의 난맥상을 고려했을 때 데어데블과 킹핀의 첫 발걸음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서사와 시의적절한 메시지로 꽉 차 있으니까. 이에 더해 '카말라 칸/미스 마블'의 아버지인 '유수프 칸' 같은 캐릭터를 활용해 MCU와의 연계도 있지 않았으니 <데어데블: 본 어게인>은 기존 팬들도, MCU 팬들도 모두 만족할 후속작 겸 복귀작처럼 보인다.
Exceeds Exectations 기대 이상
캐릭터 서사도, 현실적 맥락도 놓치지 않고 MCU에 안착한 헬스키친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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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한 서스펜스로 빚은 올해 최고의 엔딩
외롭다. 씁쓸하다. 우울하다. 어쩔 수 없다. 이런 단어들은 글로 표현하기 참 어렵다. 그래서 그 어렵기 때문에 영화나 소설 같은 예술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은 분명하게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모호하니까 다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게 예술이다. 그러니까 영화를 보는 거 아니겠어?
스릴러라는 장르는 참 든든하다. 서스펜스라는 영화의 요소가 있다. 긴장감을 부여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운 이 것. 참 어렵지만 장르적인 쾌감이라는 점에서 영화에 잘 넣으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알든 모르든 참 재미있는 범죄/스릴러 영화. 나의 취향이 이거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이제까지 본 영화 중 한 60%은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상영관이 없어 짜증이 났었다. 근데 vod가 일찍 풀려서 빠르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암튼 이번 6월에도 잘 만든 스릴러 영화가 만들어졌다. 끊임없이 질주하다 달성한 탁월한 엔딩으로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을 수작이다. 탁구의 대명사가 될 영화 <실종>이다.
없어지니 보고 싶었던
어디론가 뛰어가는 주인공. 카에데는 어떤 연락을 받고 후다닥 달려가고 있다. 죄송합니다. 저희 아빠가 좀 모자라서요. 아버지가 또 사고를 쳤다. 화가 난 카에데. 여러모로 밉상인 아빠에게 한번 시원하게 짜증을 냈다. 그래도 둘은 부녀관계다. 아빠와 딸 아니랄까 봐, 둘은 친구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아빠 하라다는 딸 카에데에게 말 한마디를 건넨다. "그런데, 나 누구 본 적 있는 것 같아." "누구?" "연쇄살인마. 그 요즘 현상수배 걸린 그놈."
탁구장을 운영했던 사토시 가족. 사업에 실패하고 여러모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탁구장을 재개하기 위해 드는 돈은 그 연쇄살인마의 현상금으로 충분했다. 신고하고 포상금을 타겠다는 하라다. 뭔 소린가 싶은 카에데. 그러나, 그다음 날에 일이 벌어졌다. 아빠 하라다가 사라졌다. 아무 흔적도 없이. 카에데는 사라진 아빠를 찾기 위해 추적에 나선다. 아버지가 일했던 공사장에 가 본 딸. 거기서 하라다가 봤다던 연쇄살인마 야마구치 테루미를 보게 된다. 처음엔 아닌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 남자는 살인마가 맞았다. 딸은 사라진 아빠의 행적을 찾기 위해 연쇄살인마를 쫓는다. 숨겨져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모른 채로.
정통파 스릴러
이 영화는 근본이 탄탄한 스릴러다. 범죄 수법 잔혹하고. 범인 캐릭터 확실하고. 추격극 서스펜스 꼼꼼하고. 정말 범죄/스릴러/미스터리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건 탄탄히 짜여있는 영화다. 일단 범죄 수법이다. 어디선가 본 범죄 방식일 수도 있다. 약간 애니메이션 코난 시리즈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긴 한다. 근데 기시감이 들어도 그 방식이 특이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중반부쯤에 굉장히 중요한 살인 장면이 있다. 이 살인 장면 자체의 수위가 그렇게까지 세진 않다. 근데 엄청 자극적이다. 순수 연출 방식으로 끌어낸 잔혹함이다. 아마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살인사건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살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 전후의 살인사건 수위는 세다. 근데 이 수위가 센 것만으로 이 영화의 서스펜스가 유지되지 않는다. 전반부의 추격전이 후반부의 어떤 갈등구조로 이어지는 방식은 이야기가 탄탄하기 때문에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전반부의 추격전에는 인물의 특성을 경제적으로 활용한 느낌이다. 츤데레인 카에데. 겉으로는 아빠에게 툴툴대지만 아빠에게 의지하고 있다. 근데 여자 중학생쯤 되는 나이다. 여자 중학생이면 사춘기다. 이성에 눈을 뜬 시기다. 남자친구가 되고 싶어 스멀스멀 접근하는 동급생 친구와의 로맨스 코드가 재밌기도 하고 긴장감도 유발하며 극을 이끈다. 또 물리적으로 이 사람은 성인에게 이길 수 없다. 정면대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여러 수를 둔다. 이 수를 둔 방식이 후반부에게도 작용하며 경제적인 효과를 낸다.
후반부는 잔혹한 살인극이 벌어진다. 악역의 시점에서 극을 이끈다. 이때 앞에서 썼던 살인 장면을 위시로 악역의 인물 설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 당위성이다. 이 당위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적으면 스포일러다. 다만 확실한 건 전반부의 추격극과는 다른 방식의 정통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다. 추격하는 사람이 누구고, 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바꾼 시점 전환은 탁월했다. 아직도 후반부의 장면이 기억난다. 과연 내가 어느 쪽을 응원하고 있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나다.
이런 영화의 구성은 왠지 모르게 <셔터 아일랜드>와 <세븐>, <사이코>가 생각난다. 히치콕과 핀처, 스콜세지의 손맛이다. 물 흐르듯이 샤샤삭 지나가는 각본의 몰입감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다. 왠지 모르게 잘 안 보이는 것 같은 정통파 스릴러다. 근데 이 영화는 뭔가 잊히고 있는 것 같은 긴장감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부처 아저씨
이 사람을 예전에서 짤로 본 적 있다. 바로 사토 지로다. 시트콤에서 부처로 분장해서 웃기는 역할을 했었다. 이게 일본 특유의 유머 감성이 있다. 이 유머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 톤과 비주얼이다; 한국인인 나는 일본 영화를 그렇게 자주 볼 일이 없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던 나. 이 영화에서 아마 선명하게 이 캐릭터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이 인물을 통해 던지는 질문은 '그렇게 보이지?'다. 사실 아닌 거 같지만 이 인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끊임없이 감독이 연출로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소화해야 하는 인물의 내면을 복사+붙여 넣기 하듯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번 <큐어>에서 야쿠로 쇼지를 일본 송강호라고 했듯 이 아저씨는 과연 일본 최민식인 것 같은 느낌이다. 연쇄살인마 역을 맡은 배우보다 더 개성이 강한 역할을 보여주는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 카에데 역을 맡은 배우도 귀여웠다. 초중반부에 이걸 코미디라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 신이 있다. 이때 은근슬쩍 넘어가는 영화의 연출을 살리는 좋은 표정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내면 연기를 잘 소화했다. 짜증이 가득한 얼굴과 잘 맞는 것 같았다. 또 액션부터 감정연기까지 폭발하는 연기를 잘 이행한다. 그리고, 엔딩 신에서 이 배우의 잠재력은 폭발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던 엔딩
엔딩에 대한 해석을 어느 정도 써도 크게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예상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글쓴이가 보고 나서 헉? 싶었다. 예상하지 못한 급부를 찔렀다. 그리고 설마 그게 아닐 거야 생각했다. 엔딩으로 신이 전환된다. 두 인물을 보여주고 엔딩으로 마무리짓는다.
이 엔딩을 묘사해보자면 텅 비었다. 이 텅 빈 의사표현을 이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으로 성사시켰다. 이 모든 이야기를 지나치면 지치다는 느낌이 든다.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가 치밀하게 쌓아 올린 이야기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현재 일본의 세태는 비어버린 영화의 정서를 느끼기 충분하다.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사람들. 다시 합치고 싶었던 가족. 가본 적은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두려움과 공포. 방법이 없는 일본 사회가 융합되어 웰메이드 스릴러의 저력이 느껴지는 수작이다. 아마 올해 개봉된 외국영화들 중에서 손 꼽힐 것 같다. 얼마 없던 상영관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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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발란 : 버려진 천사들의 무덤> 예고편
이 이야기는 루마니아 혁명의 혼란 속에서 1989년에 시작된다. 13살 소녀 줄리가 트란실바니아의 광산촌 발란에서 사라진다. 22년 후, 그녀의 형제 페터는 브라소프시에서 경찰로서 인신매매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그가 구하는 모든 소녀에서 그의 여동생을 본다. 어느 날 고향인 발란에서 죽은 소녀의 시신이 얼려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동생의 시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발란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과거의 그림자를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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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늘봄가든> 메인 예고편
대한민국 3대 흉가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횟집, 그리고... 늘봄가든 소희는 언니 혜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유일한 유산인 한적한 시골의 저택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간다. 그곳을 방문한 후 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들을 겪게 되는데… 당장 그 집에서 나와! 늘봄가든 괴담의 실체를 밝힐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