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12-08 16:38:08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 추천해주세요!
<올빼미> <런> <마녀>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큐레이션 주제는 바로 '스릴러와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입니다.
이 게시물 혹은 씨네픽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동일 내용의 콘텐츠 게시물에
자신이 보고싶은 영화에 대해 적어주신다면 다음 콘텐츠를 올릴 때 여러분들의 댓글을 바탕으로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 맞춤 영화 큐레이션 시작해볼까요?٩( ᐛ )و
올빼미
ⓒ 네이버 영화
synopsis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
cine pick!
오늘 오전 10시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2,000,395명을 기록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올빼미>는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잘 버무려 호평을 받은 영화이다.
런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던 클로이는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녀는 사랑으로 돌봐주는
엄마 다이앤 덕에 긍정적으로 지내지만, 어느 날 장바구니에서 다이앤의 이름이 새겨진 약통을
발견한다.
cine pick!
개봉 후 30일이 넘도록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유지하며 주목을 받은 <런>은 각종 해외
매체에서 호평이 쏟아지며 국내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다양한 장치를 영화 속에 녹여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마녀
ⓒ 네이버 영화
synopsis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 영화.
cine pick!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피디하고 파괴력 있는 액션 스타일을 새롭게 구축하여 관객들의
이목을 끈 영화이다.
실종
ⓒ 네이버 영화
synopsis
연쇄살인마를 목격한 아빠가 갑자기 사라진 후, 일터에서 아빠의 이름을 쓰는 연쇄살인마를 본
딸이 진실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스릴러.
cine pick!
강렬한 스토리 속 빈틈없이 설계된 사건으로 최상의 몰입도를 선사한 영화 <실종>은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며 장르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한다.
겟 아웃
ⓒ 네이버 영화
synopsis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 로즈의 부모님 집을 방문한 크리스. 가족들의 과한 친절에 부담을 느끼지만
애써 외면하던 그는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집안의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cine pick!
공개 6일 만에 메인 예고편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한 <겟 아웃>은 북미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다. 제작비의 42배 이상 흥행 수익을 달성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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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파지는 요리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우리 삶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을 주제로 잡아봤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배고파지는 영화! 맛있는 음식이 등장하는 영화!를 추천해볼까 합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영화와 함께 음식으로 눈으로 즐겨볼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배고파지는 요리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
ⓒ IMDB
synopsis
레미는 쓰레기만 주워먹는 쥐들의 삶을 벗어나 진정한 요리의 세계에 입문하겠다는 꿈을 꾼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들어간 최고급 식당 주방에서 그는 온갖 종류의 위험 속에 처하고,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 나간다. 식당 청소부 링귀니와의 우연찮은 만남으로 레미의 재능은 빛을 발하게되고 둘은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며 나름의 생존법을 터득해간다
cine pick!
요리사를 꿈꾸는 쥐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역동적이고 코믹한 연출과
동시에 호소력 짙게 이야기를 전달하였다. 영화 속 나오는 음식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침샘을 자극한다.
줄리 & 줄리아
Jule & Julia, 2009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전설의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 (메릴 스트립).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도착한 줄리아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생활에서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고 명문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 만들기에 도전, 마침내 모두를 감동시킨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가 되는데...
cine pick!
등장인물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이고, 지치고 무기력할 때 보면 힘이 나는 영화이다.
요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요리에 관심 생기게 만들 정도이며, 식욕을 돋우는 영화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셰프
Chef, 2014
ⓒ 네이버 영화
synopsis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 칼 캐스퍼는 레스토랑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긴 후 유명음식평론가의 혹평을 받자 홧김에 트위터로 욕설을 보낸다.
이들의 썰전은 온라인 핫이슈로 등극하고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기에 이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는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에 도전,
그 동안 소원했던 아들과 미국 전역을 일주하던 중 문제의 평론가가 푸드트럭에 다시 찾아오는데…
과연 칼은 셰프로서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cine pick!
영화 포스터에 적혀있는 대로 '절대 빈속으로 보지 말 것"!!
주인공의 엄청난 요리 실력으로, 보고 나면 배가 안 고플 수가 없다.
영화가 가진 메시지도 굉장히 좋고, 이와 더불어 좋은 음악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cine pick!
마음이 공허할 때 보면 공허함이 사라지는 ,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힐링 영화이다.
사계절 음식 뿐만 아니라 풍경을 다 담아 영상미도 무척 예쁜 영화이다.
카모메 식당
Kamome Diner, 2006
ⓒ 네이버 영화
synopsis
싱키의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 이곳은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고바야시사토미)가 경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 째 파리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언제쯤 손님이 찾아올까?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가 하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가타기리 하이리)가 나타나는 등 하나 둘씩 늘어가는 손님들로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더해간다.
사치에의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식당을 둘러싼 사연 있는 사람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는데….
cine pick!
영화가 아닌 현실 속 누군가의 일상을 보는 듯 편안한 분위기 속 진행되는 이야기.
영화 자체는 잔잔하지만, 마음에 큰 파도를 일으키는 영화이다.
개그 코드가 맞다면 웃기기까지 한 인생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족: 라멘샵
Ramen Teh, Ramen Shop, 2018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빠의 요리 ‘라멘’과 엄마의 요리 ‘바쿠테',
둘이 만나 가족 레시피가 탄생했다.
오직 당신을 위해 요리하는 깊고 진한 가족의 맛,
따뜻한 한 그릇을 대접합니다.cine pick!
로튼 토마토 신선도와 관객 지수 80%의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
3대 국제영화제를 휩쓴 쿠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며,
일본과 싱가포르를 배경으로 하여 이국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시각적 볼거리가 가득한 영화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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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선택했지만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줄평 : 인간이 만든 도덕적 기준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신의 선택
▷영화 : 콘클라베(Conclave), 2025.3월
‘하나님의 선택’,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 ‘열쇠로 걸어 잠글 수 있는 방’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주1는 그렇게 불린다.
신적 대리인으로서 최고 권위를 가지는 교황을 뽑는 성스러운 과정으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콘클라베에 참여하기 모여든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묵는 '성 마르타의 집'과 선거 장소로 사용되는 '시스티나 성당'은 외부와의 통신조차도 차단된다.
외부에서 이곳의 투표 결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성당 굴뚝에 피어오르는 연기의 색깔뿐이다. 하얀 연기는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표시이다.
교황 선출 결과를 보기 위해 모여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의 수많은 군중과 전 세계 TV들은 이 굴뚝만을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다.
종교 권력은 그렇게 철저히 성(聖)과 속(俗)을 구분해낸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콘클라베 장면(2013.3.12~13, 이틀에 걸쳐 총 5회 투표로 선출) /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cpbc)
그러나 영화 <콘클라베>는 교황 선출 과정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며,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거침없이 허문다.
유명 여행지를 찾은 관광객처럼 캐리어를 끌며 숙소로 모여드는 107명의 추기경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다 흩어진 자리에 남겨진 담배꽁초들,
그리고 손에 아이폰을 쥔 채 대화를 나누는 모습까지 - 이 모든 장면은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임을 보여준다.
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캐리어를 끌고 숙소로 향하는 추기경들과 바닥에 나뒹구는 담배꽁초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은 결국 사람을 통해 성취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는 본질적으로 하나의 정치 행위다. 이 과정에서 교황이 되고자 하는 이는 자신이 적임자임을 설득해야 하고, 지지 세력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최고 권력을 향한 욕망이든, 세상을 자신의 신념대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종교적 이상이든, 가톨릭교회의 정점에 도달하고 싶은 열망이 없을 리 없다.
오랜 세월 추기경으로서 교회 정치에 깊이 관여해 온 이들에게 이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욕구일 것이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의 문제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이곳에 모인 추기경들은 가톨릭 교회의 최고 지도자로서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뿐이다.
그런 베일에 싸인 콘클라베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선택은 어떤 결말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갑작스러운 교황의 선종으로 이번 콘클라베를 주관하게 된 토머스 로런스 추기경(레이프 파인스)의 첫날 연설은 이 영화의 핵심 주제를 담아낸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다양성이고,
제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죄는 바로 확신입니다.
의심 없는 확신은 관용의 가장 치명적인 적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살아있는 것은 의심과 함께 걸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직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도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믿음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영화 <콘클라베> / 토머스 로런스(레이프 파인스)어쩌면 주인공 토머스 로런스(Thomas Lawrence)는 예수의 부활을 의심했던 열두제자 중 한 사람인 도마(Thomas)를 모티브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요한복음 20장) [27절]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28절]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29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좌) 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이번 콘클라베를 주관하는 토머스(Thomas) 로런스 추기경, (우) 카라바조(1573년~1610년)의 <의심하는 도마(Thomas)>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맹목적인 ‘확신’이 아니다. 오히려 믿음은 의심에서 비롯된다.
도마가 예수의 옆구리 상처에 손을 넣어본 뒤에야 부활을 믿게 되었듯이, 역설적이게도 진정한 믿음은 내가 본 것이 틀릴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한 것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의심’으로부터 출발한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가 무오(無誤)한 존재가 아님을 겸허히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심’은 나를 변화로 이끄는 출발점이며, ‘확신’은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영화 <콘클라베>는 신 앞에 선 인간의 나약한 본질을 탐구하며, ‘의심’으로 가득 채운다.
과연 도덕적으로 흠결 없는 교황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 말이다.
이 의심의 실체를 확인하고, 확신으로 바꿔야 할 책임이 토머스 로런스 추기경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감춰져 있던 아픈 과거도 드러나고, 세속적인 정치적 모략과 술수가 난무해진다.
교황청이라는 신성한 공간에서조차 세상 정치판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나 걱정은 이르다. 세상의 모든 조직이 그러하듯,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72명, 즉 투표인원의 3분의 2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엄격한 규칙 아래, ‘의심’은 반드시 ‘진실’로 귀결될 것이라는 당위성만은 변함이 없다.
이 제한된 시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선택의 과정은, 결국 하나님의 섭리가 깜짝 놀랄 방식으로 드러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후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이번 콘클라베를 주관하는 토마스 로런스 추기경
영화 <콘클라베>는 토마스 로런스의 시선을 따라 끊임없이 ‘의심’의 과정을 추적해 간다.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것이라는 경구는 교황 선출 과정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런 선거에서는 예의 보수, 중도, 진보 성향의 진영 다툼과 각 진영을 대변하는 후보를 승리하도록 돕는 세 결집을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
네 명의 유력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기니 경합을 벌인다.
사회적 보수주의자인 나이지리아의 조슈아 아데예미(루시언 음사마티), 온건주의자인 캐나다의 조지프 트랑블레(존 리스고),
진보주의자인 미국의 알도 벨리니(스탠리 투치), 확고한 전통주의자인 이탈리아의 고프레도 테데스코(세르조 카스텔리토)이다.
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콘클라베 투표 특성상 참석한 추기경 중 한 명은 교황으로 선출되어야 한다
우선 초반 제3세계 국가의 추기경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유력한 1순위로 치고 나가던 나이지리아 출신의 조슈아 아데예미 추기경이
30년전 저질렀던 수녀와의 성 추문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또 한 명의 유력 후보였던 조지프 트랑블레 추기경은 성직매매 비리가 드러나면서 교황 자리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유력한 두 후보가 가시권에서 멀어지면서 이제 남은 것은 진보진영의 알도 벨리니 추기경과 강경 보수파인 고프레도 테데스코 추기경.
내심 진보 성향인 토머스 로런스는 강경보수파인 고프레도 테데스코 추기경이 교황 자리를 차지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같은 진보진영의 알도 벨리니 후보가 있지만 세 결집이 미약하다.
이런 연유로 기도의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은 결코 교황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주인공 토마스 로런스는 어느새 교황의 자리를 욕망하게 된다.
‘의심’의 조정자 역할을 자임하던 주인공이 그 '의심'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격이다.
그 순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발생한 이슬람 세력의 폭탄 테러는 이 모든 상황을 반전시킨다.
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테러와 종교전쟁에 대한 토론은 추기경들의 가치관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강경 보수파인 고프레도 테데스코는 이때다 싶어 이런 이슬람 테러가 '상대주의 교리의 결과물’이라고 전임 교황의 정책을 비판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종교 전쟁과 저 짐승들과 싸울 전쟁을 이끌 지도자다'라고 극단적인 발언을 퍼붓는다.
이에 대해 그동안 조용히 투표에 참여해 오던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멕시코인 추기경인 빈센트 베니테스(카를로스 디에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방금 전쟁이라 하셨는데, 여러분이 전쟁에 대해 무엇을 알고 계신지 궁금하다. 카불에서 선교를 하면서 수많은 크리스천과 무슬림들의 시신을 보았다.
방금 우리가 싸워야만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진정 싸워야만 하는 것은 오늘 아침 이 사건을 일으킨 것처럼 그런 망상에 빠진 사람들이 아닌, 우리 각자의 마음속이다.
우리는 지금 증오에 굴복하고 편을 가를 것이 아니라 모든 여성과 남성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영화 <콘클라베> / 빈센트 베니테스(카를로스 디에스)
급격히 합리적 평화주의자로 보이는 빈센트 베니테스 추기경으로 표가 쏠리고, 최종 투표 결과 그가 교황으로 선출된다.
이제 토머스 로런스의 ‘의심’은 해소되었고, 바라던 교황이 선출되었다.
흡족해하며 토머스 로런스는 빈센트 베니테스를 향하여 교황 수락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당신을 교황으로 선출하는 것을 받아들이십니까?’ 영화 <콘클라베>/ 토머스 로런스(레이프 파인스)
이제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공표를 앞둔 시점, 토머스 로런스는 빈센트 베니테스 추기경에게 과거 제네바의 한 의료원을 방문했던 이유를 묻는다.
그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의심’을 완전히 지우고 싶었던 것이다.
충격적이게도 그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인터섹스(간성)’임을 고백한다.
신학교 시절에도 그는 다른 남성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맹장수술을 위한 건강검진에서 자신의 몸에 자궁과 난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임 교황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의심’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영화는 신임 교황 인노첸시우스(‘순수한’ 또는 ‘정결한’이라는 뜻)의 선출에 환호하는 성베드로 광장의 함성소리와
성 마르타 집의 평화로운 창문 밖 풍경을 보여주며 황급히 막을 내린다.
비로소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음을 선언해 버린 것이다. 신은 그를 교황으로 선택한 것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스크린을 보고 있노라니 슬며시 화가 났다. 마음을 추스를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시간이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다. 여전히 지금까지도 그 ‘의심’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의심을 거둬들일지는 온전히 관객들의 몫으로 남았다.
과연 ‘우리는 그/그녀를 교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영화 곳곳에 ‘소수자’의 그림자를 남겨 놓았다. 이 그림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 참조자료(YouTube)
1. [cpbcTV가톨릭콘텐트의모든것] 하느님의 선택, 콘클라베
https://youtu.be/DXdxzv4ayz8?si=4vkhBO5R9QRTtBEL
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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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스 어픈 어 타임 타미 페이 인 아메리카
착하게 사는게 맞나? 아니면 그냥 나쁜 놈으로 죽는게 맞나? 인생에 정답은 없는거 나도 알지. 그런데 사실 살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 않나? 진짜 100:0의 과실이 나에게 벌어졌다고 치자. 그럼 상대에게 욕 시원하게 할 수도 있다. 멀쩡히 걸어가는데 갑자기 누가 주먹질을 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다. 그럴 때 참으면 그게 더 신기하다. 이런거 생각하면 적당히 나쁜 놈이 좋은게 아닐까 싶다. 이 검은 머리 짐승을 다 참고 이해해주면 내 속만 열불난다. 근데 또 악하게 사는건 별로인 것 같다. 어제 엄마랑 TV보다 오은영 박사가 '남을 지적하는 것은 우월감, 그러니까 열등감에 의한 것'이란 말을 하시는 걸 봤다. 내가 열등감에 찌든 놈이라는 걸 드러내기는 당연히 싫으니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식으로 넘기는게 생을 사는 현명한 방식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로 삶은 A거나 B로 나뉘어지지 않는다. 그게 방법이 다 있으면 다 그쪽만 따라 갔을 것이다. 살면서 중요한 것은 역시 내가 힘들 때 기댈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은 내가 나쁘건 좋건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왕에 사람들 등쳐먹으며 사는건 좀 아니다. 사람 신뢰라는 것이 정말 큰 의미일 때가 있다. 그 신뢰는 힘들 때 기댈 존재가 되서 보내는 것도 있다. 근데 그걸 이용해서 착한 척을 하며 남 등골 뽑아먹으면 그게 뭔 의미가 있어? 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들통날 일일텐데. 금새 대통령 선거에 나왔던 어떤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모두가 아는 결말을 혼자서만 누리고 사는 그 아저씨 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지구 반대편에 이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이미 있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타미 페이의 눈>이 그 사람에 대한 영화다.
여러모로 하느님이 점지해준 운명
타미 페이는 미국 어느 곳에 사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그녀. 대학도 종교 관련한 학교에 갔다. 어느 날 한 목사가 설교하는 곳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다. 그 목사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남자의 이름은 짐 베이커다. 내면의 깊은 이야기도 할 정도로 친구가 된 짐과 타미 페이. 같은 학교에서 연애를 하면 안 된다는 룰을 어기고 연애에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다. 개신교 신자인 둘은 그동안의 행보를 살려 목사로 일하게 된다.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자 팀인 두 사람. 짐 베이커는 훤칠한 외모와 청산유수 화술로, 아내 타미 페이는 인형극과 긍정적인 에너지로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선풍적인 지지를 받았던 둘. 당시에는 작은 방송국이었던 CBN이지만 어쨌든 CEO 패트 로버트슨에게 '자니 카슨 쇼'와 비슷한 프로그램의 호스트 제의를 받게 된다. 이때 CBN에서 만든 프로그램 이름은 <700 클럽>. 이 TV 프로그램을 기점으로 짐과 타미 페이 부부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며 종교적으로 성공한 전도사가 되는데, 이 둘의 흥망성쇠를 다룬 것이 영화의 소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예 추천을 못할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짐 베이커와 타미 페이의 설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사건들을 영화로 삼았기 때문에 당연히 그 당시의 시대상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구석구석 보인다. 이런 디테일의 승리는 분명히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타미 페이와 짐 베이커의 첫 만남을 묘사하는 신이 있다. 이때 만났던 장소가 아마 개신교 대학으로 보이는데, 이때 폰트를 60~80년대 미국 TV에서 볼 법한 걸 사용했다. 또 이 영화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을 받기도 했는데, 이 상의 가치가 충분했다. 당시에 유행했을 법한 화장법과 원래 타미 페이가 갖고 있었던 과한 비주얼까지 매일 4~7시간 분장한 보람이 있다. 그 이외에도 PTL에서 방영됐던 광교의 묘사나 카메라 워킹까지 섬세한 장면 구성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어렸을 때 TV에서 봤던 동화처럼
영화를 보고 먼저 떠올랐던 것은 <흥부전>이었다. 흥부전과 이야기가 유사하다는 뜻이 아니다. 흥부전의 이야기는 평이하다. 착한 흥부는 제비를 도와줘서 부자가 되고, 나쁜 놀부는 제비를 이용해서 망한다. 지금 2022년에 보면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 한 5억 개쯤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이 좋은 일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타미 페이의 눈> 역시 그런 느낌으로 안정적이기만 하다. 인물의 내면을 깊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쉽다. 사실 이 영화를 보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의 엔딩을 아마 재생 누르기도 전에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타미 페이와 짐 베이커라는 이름이 현재까지 유명한 게 아니므로 이 사람들이 어떤 선택지를 골라 전락했는지는 그렇게 유추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좀 예상이 가는 엔딩을 가진 영화라면 '어떻게 전락하나'와 '왜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나'를 자세하게 묘사해야 극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무슨 중요한 행동을 할 때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도 분명 있지만 거의 대부분 각자의 생활환경과 성장과정을 반영하게 되지 않나. 영화는 그런 묘사가 좀 부족하다. 이러다 보니 그냥 평범하게만 극이 진행된다. <서프라이즈>에서 볼 수 있는 자료화면 같은 느낌이었다. 어차피 영화화시켜 이야기로 만들 것이면, 더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극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최적화된 게 아닌가 싶다.
가령 <나이트메어 앨리>에서는 후반부 주인공이 '제발 날 떠나지 마'라는 말을 아내에게 전한다. 매번 떠나기만 했던 그의 내면의 공허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대사였다. 이런 공허함의 모티브는 영화 내내 이어진다. 항상 사람들에게 관심받아야 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반복하기 싫고. 그런 '밑바닥에서 왔다'는 절실함이 극 전체를 이끄는 것이다. 반면 이 작품은 '독실한 개신교인 타미 페이'로 시작해서 실화에 기반한 엔딩으로 끝난다. 기껏해야 어머니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유년시절만 제시될 뿐, '왜 타미 페이가 그런 선택을 하는가' '짐 베이커는 왜 그래야만 했는가' '극 중 동성애에 대한 대립이 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흥미롭게 팠다면 더 깊게 느껴질 이야기를 그냥 '그땐 그랬다' 식으로 쓱 넘겨버린다. 이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이야기들을 생략하니 짐 베이커와 제리가 '굳이?'싶은 구석이 생기는 것이다. 뭐 나름 연출 의도라고 볼 수는 있겠으나 좀 뜬금없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또 <타미 페이의 눈>이라고 제목을 지을 거면 타미 페이가 포착한 삶의 굴곡을 묘사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사실 극에서 '타미 페이가 보는 눈'이 극에서 주요하게 작용한 지점이 거의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독특한 화장법만 눈에 띄었지 극의 차별점이나 개성이 도드라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원작 다큐멘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무조건 <타미 페이의 눈>이 제목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극 전체의 플롯이 제목을 받쳐주질 못하니 각자가 따로 노는 느낌이 짙다.
배우들의 변신은 찐이야
다 따로 노는 듯한 영화여도 배우들은 배역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일단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위너가 된 제시카 차스테인은 어마어마했다. 난 오리지널 한국인이라 타미 페이가 뭐하는 인간인지 모른다. 그래서 억양을 사전에 듣고 간 게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배우가 인터뷰같이 실제로 대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직접 들은 건 이번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발표할 때가 처음이었다. 이 수상소감의 제시카 차스테인과 <타미 페이의 눈>에서의 배우는 그냥 다른 사람이다. 또 분장도 있으니 '이 사람 제시카 차 스테 인임'이란 생각이 단 조금도 들지 않는다. 극 자체의 무난함과 평이함을 차스테인의 감정연기 하나만으로 이끌어 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파트너 앤드류 가필드 역시 좋았다. 좀 비실비실한 비주얼이나 당시 미국의 스탠딩 코미디에 나올 법한 화술까지 아마 이 작품으로서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가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직업이 특성상 매일 방긋방긋 웃어야 하는 첫인상의 선함을 후반부까지 잘 이끈다. 다른 배우 빈센트 도노프리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이 아저씨는 뭘 하든 (<데어데블> 시리즈의) 킹핀으로 보인다. 머리를 기른 채로 출연했지만 말하는 억양이나 눈빛이 난데없이 옆의 사람 두들겨 팰 것 같은 뉘앙스가 느껴졌다. 아마 나만 그럴 테니 난 빨리 <데어데블> 시리즈를 지워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아. 영화를 보시고 난 다음 포털 사이트에 '타미 페이'라고 검색하면 뭐 안 나온다!
'짐 베이커'로 검색하시길 바란다!
이왕에 보신다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후자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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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약한 연민이 이어지는 밤
나는 항상 좋은 어른을 만나고 싶었다.
철없는 나를 보듬어 주고, 다양한 선택지를 알려주고,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그런 어른은 없다는 걸 알게 된 건 이미 내가 (사회적인) 어른이 된 후였다.
나는 타인의 못남을 어루만지지도, 먼저 손을 내밀지도 못하는 그저 그냥 그런 어른으로 자라났다. 아직도 나를 돌보기에도 능력과 시간이 부족하다.
타인을 위한 마음을 내는 것은 어찌나 어려운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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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슬립, 2023> 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배우상을 수상한 독립영화로, 우연히 마주치게 된 길호(최준우)와 기영(김영성)이 서로 부딪히며 함께 살아가 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특별할 것 없는 캐릭터에, 평범한 이야기를 하며 새롭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그냥 지나가면서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묻는 사람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과하지 않은데 따뜻하고, 얕은 것만 같은데 묘하게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담배와 식물
처음으로 피식거렸던 장면은 기영이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면서 식물들에 물을 주는 씬이었다. 이 장면 하나로 별다른 설명 없이도 기영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상한 핑크색 슬리퍼를 대충 구겨 신고, 앞에서는 담배를 뻑뻑 피워대면서 물을 챙겨주는 사람이라니.
어머니가 남겨준 식물들이 죽지 않도록 정성껏 돌봐주는 행위 그 어디에도 진한 애정은 보이지 않는다. 잘 자라길 바란다거나, 어느 식물은 어떤 주기로 물을 주어야 한다거나 그런 깊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흙이 마르면 물을 준다. 그게 다다. 그냥 거기에 식물이 있으니까, 할 만큼 한다. 기본적으로 기영은 생명에 대한 연민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심지어 길호에게 식물에 물을 주는 방법을 알려줄 때는 뿌듯해 보이기까지도 한다. 물을 주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기영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안 느꼈을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가 알려주고자 한 것은 물을 주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일상에 대한 사소한 부채감과 비슷한 어떤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을 주는 대상이 꽃에서 길호로 옮겨간 것은 기영의 성장과도 맥락이 이어진다.
#2. 야, 일어나봐
집 앞 평상에 자는 (누가 봐도) 가출 청소년을 건드리는 건 좋지 않다.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에, 굳이 타인과 엮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기영은 그냥 '일어나'라는 말로 길호를 툭툭 건드린다. 그리고 그냥 으레 그렇듯이 잔소리만 하고 제 갈 길을 가버린다.
기영이 아마 길호에게 1mm의 마음의 틈을 열게 된 건 길호가 기영이 시킨 대로 평상의 쓰레기를 싹 치웠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 말을 따르는 구석이 있는 아이들은 티가 난다. 겉으로는 툴툴거려도 어딘가 보살펴 주고 싶은 구석이 보인다.
기영은 본가에서 반찬을 얻어오던 날 길호를 집으로 초대한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기영의 본가에는 '아줌마'라고 불리는 사람이 아버지를 돌봐주고 있다. 언뜻 보면 아무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기영은 꼬박꼬박 아줌마라고 부르면서도 겉옷을 사 입으라며 돈뭉치를 억지로 쥐어주고, 아줌마는 도망치다가도 그냥 집으로 돌아온다. 별다른 부연 설명이 없어도 알 것 같았다. 그냥 그런 평범한 가족이다. 아무도 행복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런.
순간적인 연민이 불쑥 커진 그날 밤부터, 기영은 길호를 조금씩 돌보기 시작한다. 마른 흙에 물을 주듯, 서툴고 천천히 양육이 시작된다.
하지만 당연히 양육은 쉽지 않다. 길호는 기영이 집을 비운 날 친구들에게 휩쓸려 집에 패거리들을 재우고 만다. 이 상황에서 길호가 잘못한 건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기영이 혼자 집을 비운 것부터 부주의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또 기영도 서투른 어른일 뿐이니까. 아버지의 똥을 열심히 닦고 와보니 또 길호가 똥을 싸놨다. 기영은 남의 똥을 치우기만 해야 하는 사람은 아닌데, 자꾸 주위 사람들이 똥만 싼다.
#3. 머리 위의 랜턴
영화를 보면서 랜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길호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도둑질을 할 때나, 어두운 굴다리를 걸어갈 때 주로 랜턴을 끼고 나오는데, 마치 길호의 시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랜턴이 있으면 눈 바로 앞은 밝게 잘 보인다. 내가 보고자 하는 건 잘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곳의 시야는 막상 가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어딜 봐야 하는지 당최 파악을 할 수는 없다. 길호도 마찬가지다. 길호의 눈앞에 당장 필요한 것은 잘 곳, 먹을 것, 그리고 있을 곳이다. (잘 곳과 있어야 하는 곳은 다르다)
하지만 길호는 랜턴을 벗고 싶어 하는 의지를 가진 아이다. 나쁜 일이란 걸 알고 있고, 벗어나고도 싶지만 랜턴을 벗으면 어둠뿐인 것을 알기에 벗지 못한다. 당장 먹고 자기 위해서라도 랜턴을 껴야만 했다, 기영을 만나기 전까지는.
기영은 길호에게 쉼터를 제공했다. 집도 기영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라면도 있고 TV도 있고, 서로 결혼을 못 할거라는 사소한 악담도 나눈다. 마지막에 길호가 기영을 찾아가면서 친구들과 반대로 걷는 장면이 매우 인상 깊고 좋았다. 드디어 길호는 랜턴을 본인이 정말로 가야 하는 길을 찾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이다. 길호가 랜턴이 필요 없는 일상을 보내기를 바란다.
#4. 연민의 확장
기영은 길호랑 지내는 기간 동안 직장에서도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보인다. 우는 모습도 못 본 척하며 무관심하던 기영은 어느새 초은(이랑서)과 조금씩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고, 집에 데려다준다는 전에 없던 다정한 태도도 드러낸다.
참 조그맣던 기영의 세계는 본인도 모르게 길호로 인해 조금씩 넓어지고 밝아진다. 아마 길호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길호를 내쫓은 후 기영이 일하는 모습이 첫 장면과 비슷하게 나오는데, 지게차를 모는 장면은 같은 장면을 두 번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똑같았음에도 불구하고 달라 보였다. 원래 사람은 잃어봐야 그게 마음에 있던 거라는 것을 알아챈다고, 사실 예전 일상과 다를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영은 많이 허전하고 공허했을 것이 분명하다. 같이 돌을 던지는 장면에서, 그 호수가 기영과 길호의 마음이라는 건 스크린에서 본 나도 알겠으니까. 던진 돌은 결코 다시 안 던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5. 빅슬립
기영은 길호에게 '불쌍한 척 하지마, 그럼 진짜 불쌍해지는 거야'라며 충고한다. 기영은 스스로를 불쌍해하지 않는 사람이다. 현실에 타협하지도, 반항하지도 않는 적당한 사람. 여러 사회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관객이 보기에도 그는 불쌍하지 않다. 그냥 하루를 적당히 잘 보내고, 할 만큼 하고,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사람.
영화는 매우 남성적이다. 영화 보는 내내 여자 두 명의 이야기였으면 갈등부터 해결까지 단 하루밖에 안 걸렸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극단적으로 소통이 불가한 캐릭터 두 명을 갖다놓으니 이해가 가면서도 너무 답답해 죽을 것 같았다. 유일한 여자 캐릭터인 초은이 등장해 명확한 의사 표현을 할 때는 마치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까지 들 정도였으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출과 꽤 높은 수준의 음향,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력이 놀라웠다. 평범한 이야기를 하면서 몰입도를 끌어낼 수 있는 건 독립영화에서 약간 과장해서 8할은 배우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역 배우가 나온다면 연기력에 대한 기대는 사실 반쯤 내려놓고 보는 편인데, <빅슬립>의 두 배우 모두 캐릭터 그 자체로의 모습이어서 연기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앞으로도 어디에 나온다면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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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젠가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를 불쌍해하지 않으면서 대가 없는 식사 한 끼를 대접할 수 있는 마음이 남아 있을까.
내가 받았었던 약한 연민들의 순간, 그리고 그 찰나들이 지탱해 준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해 보면서 오늘은 잠을 청해봐야겠다.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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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상상력을 살려낸 열연
영화 '행복의 나라'는 공개 타이밍이 아쉽다. 비슷한 시대 배경을 소재 삼은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온 뒤에 개봉됐기에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영화를 보고 온 많은 관객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10.26 사건과 12.12 사태를 배경으로 이를 관통하는 재판의 대상인 실존인물 박흥주 대령의 이야기를 팩션으로 다룬다.
격동의 상황 속에서 극을 끌고 가는 건 추창민 감독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주인공 정인후다. 이념 대립이나 거대 담론엔 관심 없고, 직업적 소신도 없는 캐릭터로 자신의 신념 때문에 가족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에 분노해 세속적으로 살아왔다. 그랬던 그가 아버지와 닮아있는 박태주를 변호하며 비정한 시대의 야만성에 분노하고 충돌하면서 싸운다.
그러면서 '행복의 나라'는 정인후와 박태주, 두 사람과 16일간 졸속으로 이뤄진 재판과정을 통해 역사적 사건보다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을 깊게 들여다본다. 10월 26일과 12월 12일, 두 사건 사이에 숨겨진 이야기와 희생된 사람들에 더 호기심이 생긴 추창민 감독의 기획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정인후와 박태주라는 두 인물을 통해 시대를 막론하고 어떤 신념과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도 되돌아보게 한다.
정인후를 앞세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정인후에 공감하고 몰입한다면 그와 함께 뜨거워지겠지만, 뜨거워지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올드하고 진부하게 다가온다. 후자를 택했다면 아무래도 시대의 아픔 속에 담긴 개인의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이 추창민 감독의 상상력이 비범이 아닌 평범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리고 먼저 개봉한 '서울의 봄'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행복의 나라'가 먼저 개봉했고, 대형 사건, 상징적 인물들을 픽션과 팩트를 여러 톤으로 다채롭게 사용했으나,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무기들이 부족했던 셈이다.
전자의 관객들처럼 가슴이 먹먹하게 다가왔다면, 평범한 상상력에 몰입하게 만든 배우들의 열연이 컸을 것이다. 정인후를 연기한 조정석은 2주 전 개봉한 자신의 주연작 '파일럿'과는 180도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다가도 울분을 토하고 감정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연기 A부터 Z까지 다 쏟아낸다. 그가 대세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행복의 나라'가 마지막 작품이 된 故 이선균의 존재감도 강하게 다가왔다. 박태주로 분해 인물의 우직한 면모를 깊은 눈빛으로 표현한다. 후반부 박태주로서 정인후에게 건네는 마지막 대사와 모습이 마치 관객에게 남기고 떠난 것 같은 인상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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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하지 못한 첫사랑과 다시 헤어지기 위해 떠난 여행
여행길에 나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행을 떠난 남자 지미(허광한)다. 혼자 집에 돌아온 지미. 가족들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지미는 가족들에게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이제 어엿 중년이 된 지미. 쓸쓸한 눈빛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우두커니 서서 길을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놓고 온 것이 있는 듯하다. 생각에 잠기는 지미. 지난 기억들이 서서히 생각난다. 애써 떠오르는 옛 생각을 뒤로하고 그냥 걷는다. 어느새 도착한 지하철. 지하철에 타려니 예전 생각이 난다. 그 애도 그냥 여행 삼아 여기저기를 떠돈다고 했었지. 10대 때 만났던 아미(키요하라 카야). 지미와 아미는 18년 전 대만의 노래방에 처음 만나 운명 같은 만남을 시작한다.
우연처럼 만나
이 영화에서 우연은 두 인물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우선 첫째. 아미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우연이다. 아미는 여행 중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왜? 여행하며 살고 싶으니까. 이유가 간단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만이라는 나라를 고른 것도, 지미를 만나게 된 것도 전부 다 우연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아미 입장에서 대만이란 나라를 굳이 처음으로 고를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대만으로 건너가도 세계일주라는 목적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목적에 관한 부분을 영화가 어떻게 묘사하는지가 중요하다. 세계일주라는 목적이 중요하지 않다. 그 세계일주 동안 우연히 '어떤 것'을 통해 '무엇을'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느끼는 것들을 아미가 '특정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밑줄 쳐져 있다. 이 매개체('특정 방식')의 속성을 생각해 보면 영화가 기획의도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이 매개체는 받아들이고 느낀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연이라는 특정한 상황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연출로 보여준 촘촘함이 돋보였다.
다른 캐릭터 지미가 받아들이는 우연 역시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 지미가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어느 관점에서 보면 좀 이상하다. 소위 말하는 개연성의 측면에서 '이게 말이 되나?' 싶다. 지미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역시 지미의 우연은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한다. 왜? 그것은 글쓴이가 바로 윗문단에 쓴 내용 때문이다. 지미의 우연은 지미의 어떤 것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그 어떤 것은 아미의 '무엇'과 관련이 있다. 단지 이 영화가 아미의 우연을 돌아보는 지미의 이야기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지미의 최종 목적지가 아미와 관련한 무언가라는 것이 핵심이라서가 아니다. 지미가 그 여행을 통해서 하나하나 얻었던 것들이 아미가 대만에 있으면서 느낀 감정들과, 또 여주인공이 표현하는 무언가와 등치 되는 지점이 있다. 18년의 시간이 엇갈렸지만 남, 녀가 여행을 떠나 공통적으로 느낀 것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이게 로맨스 영화의 낭만적인 성격을 강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이야기의 주제 측면에서도 좋은 선택이었다.
지우고 싶지 않은 흔적
이 영화가 기존에 오마주한 작품이 있다는 건 양날의 검처럼 느껴진다. 우선 변주하고 있는 것. 영화의 내실이다. 이 영화가 인물들에게 남은 사랑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해 전면에 내세우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의 첫사랑과 현재의 지미와의 관계는 시차가 18년이나 나고, 그 사이에 어떤 인생은 바뀌고도 남는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사랑의 힘을 생각해 보면 이 결과는 당연하다. 다들 첫사랑을 만나고 나서 인생이 바뀐 기억이 하나쯤은 있잖아? 영화는 지미의 여행으로 둘의 사랑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사랑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갔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사랑이 가진 보편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속성을 영화의 특이점을 잡은 영리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건 초반만 봐도 후반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어떤 점에서는 변주를 더 뒀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편지 중요하고. 시차 중요하고. 후반부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너무 예상이 되는 플롯이다(심지어 본작에 제목이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 예술가가 어떤 영화를 오마주해서 무엇을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소재까지 겹치게 보여줄 필요 있을까? 이는 후반부 아미가 보여주는 장면과도 이어지는 단점이다. 이 장면들은 원작과의 관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등장한 것처럼 보인다. 이 장면이 오마주 원작과 공통점을 만들어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인물이 가진 내면을 이렇게까지 보여주지 않고, 그냥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이 영화만의 인장이 더 선명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물이 어떤 사정이었는지는 오리무중 하더라도, 더 지미의 입장을 부각함으로써 이야기의 날카로움을 깎는 것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또 다른 영화와의 오마주다. 어떤 영화의 오마주? 한국 기준으로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다. 이 영화와 본 작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어느 게 모체인지 너무 딱 알 것 같았다. 뭐 비단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도, 홍상수 감독도, 이창동 감독도 이 영화와 비슷한 입장에 놓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감독의 색채가 너무 최근이라서 겹쳐 보인다. 구체적으로 이 영화는 후반부에 힘을 줬다. 당연하다. 아니면 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쾌감 내지는 감동이 커야 할 텐데 그냥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가 생각나서 김이 샌다. 왜? 작년 개봉작인 영화와 공통점을 찾으면 쉽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인생의 목적을 잃은 남자다. 애써 쌓아 온 직업인으로서의 커리어가 위기에 처했고, 첫사랑에 실패했다는 아픔이 인물을 관통하고 있다. 반대측면에서 여자 주인공은 사연이 후반부에 드러난다. 그 사연을 뒤로하고 여주인공이 사랑을 만난다는 설정이 있다. 물론 작년 개봉작과 지금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번작이 더 좋은 영화다. 인물의 당위성이라는 측면에서 전작보다 성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성실함에 기대어 줄거리를 거의 똑같이 가져가는 이 영화가 게으르다고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작과의 차이점? 90년대에 개봉했던 레전드 멜로. 90년대 그 멜로와의 차이점? 작년에 개봉했던 멜로 영화. 감독이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특정 장르의 클리셰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거 어디 허씨요
허광한 배우는 다양한 얼굴을 담았다는 점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글쓴이는 허광한 배우가 대만의 송중기 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사람이 미소년 타입이라서? 물론 비주얼적으로도 공통점이 있다. 송중기 배우가 최근에 나온 <화란>은 특유의 소년스러움이 이야기의 핵심으로 작동한다. 85년생의 중년이지만 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허광한 배우 역시 마찬가지로 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이 영화에서의 허광한 배우는 10대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대표적으로 과거의 지미가 첫 등장하는 장면에서 “엄마 왜 저 안 깨웠어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부터 시작해 아미를 만나기 전의 모든 상황은 10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외모만 10대인 것이 아니라 행동도 10대다. 이걸 10대와 30대간의 거리감을 멀리 떨어트려서 묘사했기 때문에 생생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10대의 행동거지를 생생하게 포착한 허광한 배우의 노력도 대단했다.
허광한 배우는 시간을 18년을 빨리 감기해 청년이 된 지미의 모습도 능숙하게 묘사한다. 지미가 지하철에 있는 모든 장면은 정말 굉장하다. 촬영부터 이 인물이 고립됐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촬영에 인물이 호응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생동감이 넘치는 10대의 지미와는 다르게 30대의 지미는 사람을 대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듯하다. 허광한 배우는 지미의 닳고 닳은 내면을 포착해서 이 감정을 중심으로 인물을 표현한다. 10대의 지미를 생동감으로 보여준 것과 대조적으로 인물의 특성을 간결하지만 깊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별하기 싫다면
가끔 그런 이야기들을 만난다. 이건 진부하다. 하지만 분명 내 마음 속에 다가오는게 있다. 이 영화는 분명 그런 영화다. 익숙한 작법에 편승한 영화. 그리고 그 작법을 영화 안에서 대놓고 티 내는 영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지미가 떠난 여행은 각자 이별하지 못했던 사랑과 몇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충분하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대로, 우리 일상의 많은 분들은 이 세상과 빛을 내는 것 같다. 그 빛 한가운데에 우리가 있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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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룩 업」가짜 뉴스 때문에 빡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스포없음) | 돈룩업 리뷰 | 돈 룩 업 영화리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아리아나 그란데 | 빅쇼트 |
? "돈룩업(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리뷰 (*스포없음)
- 돈룩업 영화정보
장르: 코미디, 드라마, SF
감독 | 각본: 애덤 맥케이
원안: 애덤 맥케이, 데이빗 시로타
제작: 제니퍼 매들로프, 애덤 맥케이, 케빈 J. 메식, 스테이시 로버츠 스틸, 스콧 스터버, 제프 G. 왁스먼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롭 모건, 조나 힐, 마크 라이런스, 타일러 페리, 티모시 샬라메, 론 펄먼, 아리아나 그란데, 키드 커디,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히메시 파텔 등
촬영: 라이너스 샌드그렌
음악: 니콜라스 브리텔
배급사: 넷플릭스
개봉일: 대한민국 2021년 12월 8일, 미국 2021년 12월 10일, 넷플릭스 아이콘 2021년 12월 24일
화면비: 2.39 : 1
상영 시간: 139분
제작비: 7,500만 달러
- 돈룩업 시놉시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의 존재를 발견한 두 천문학자
임박한 재앙을 전 인류에 경고하려 언론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다른 데 정신이 팔린 세상은 시큰둥한 반응뿐
"그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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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시리즈 속 모든 상징과 철학 뽀개기 #04 | 매트릭스 인문학적 리뷰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 리저렉션 해석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
《매트릭스 1~3》 인문학 결말포함 영화리뷰 #4
*후속영상
#1 [네오는 테스형♪] https://youtu.be/gckW2TYRFMc
#2 [현실은 진짜일까?] https://youtu.be/wfvqm5HBRb0
#3 [빨간 옷의 여자] https://youtu.be/X_fQcoytk70
#5 [스미스는 왜 졌을까] https://youtu.be/Uas0KZDCQec
*추천영상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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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 메인 예고편
마피아의 도시, 나폴리. 자연스레 마약 밀매 사업에 뛰어들게 된 십 대 소년 '니콜라'는 거침없는 행동으로 어른들에게도 밀리지 않으며 새로운 실세가 된다. 그러나 곧 다른 구역과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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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더 라임하우스 골렘> 예고편
잔인함과 극악무도의 끝, '골렘'이 런던에 나타났다
1880년 런던의 빈민가 라임하우스에서 세상을 발칵 뒤집은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언론사들이 이 사건의 반인륜적인 잔인함과 극악무도함에 대해 '골렘'의 소행이라고 연일 기사를 쏟아내는 가운데, 사건을 맡게 된 '킬데어' 경위(빌 나이)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극작가 '존 크리'가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직감하고 '골렘'의 흔적을 추적하며 점차 베일에 감춰진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 지는데...
살육과 욕망의 무대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