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10-24 12:54:34
10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하는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그럼, 최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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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티빙·웨이브, 광고요금제 추진
ⓒ 웨이브, 티빙
앞서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한국에 도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OTT인 웨이브, 티빙 등에서도
광고요금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계획은 따로 밝혀진 게 없다.
NCT DREAM의 첫 번째 영화, 11월 전세계 극장 개봉
ⓒ 드림메이커 / CJ 4DPLEX
올해 9월에 열린 NCT DREAM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더 드림 쇼2'는 무대 영상뿐만 아니라
무대를 준비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미공개 단독 인터뷰까지 더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 실황
최초로 카메라 18대를 투입해 더욱더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선빈·이준혁, 오디오무비 <리버스> 11월 18일 공개
ⓒ 네이버 바이브
기억을 소재로 하는 영화로 유머와 긴장감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미스터리 스릴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을 활용해 영화의 생생함을 더했다.
배우 이정은, 런던아시아영화제 최고 배우상 수상
ⓒ 네이버 영화
지난 19일에 개막한 제 7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이정은 배우가 <오마주>로 최고 배우상을
수상했다. 이정은 배우는 과장되지 않은 현실 연기 속에 꿈을 꾸는 중년여성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수상자로 선정됐다.
배우 김선호, 영화 <폭군> 출연
ⓒ 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선호의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에 김선호 배우가
출연한다고 한다. 김선호 배우는 이전에 박훈정 감독과 <슬픈 연대>로 함께 작업을 했다.
콜드플레이, 월드 투어 콘서트 CGV 단독 생중계
ⓒ CJ 4DPLEX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라이브 생중계를 CGV에서 단독 진행한다. 콜드플레이의
히트곡인 'Yellow', 'The Scientist', 'Viva La Vida' 등이 화려한 조명쇼와 함께 펼쳐질 예정이며, BTS의
진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다고 한다.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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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크아이>의 페이소스를 다방면으로 밀어붙이는 뚝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클린트 바튼(제레미 레너)'은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중 과거 범죄자들을 죽이고 다녔던 과거의 자신, '로닌'이 목격되었다는 뉴스를 접한다. 이에 클린트는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가짜 로닌을 찾아 나서고, 불법 경매장에서 우연히 로닌 슈트를 갖게 된 22살짜리 궁수 '케이트 비숍(헤일리 스타인펠드)'를 만난다. 본래 클린트는 슈트를 회수한 후 가족에게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케이트가 목격한 범죄 현장 속 로닌과 관련된 미스터리가 끝내 그의 발목을 잡는다. 한편 아버지를 죽인 로닌을 향한 복수심에 불타는 '마야(알라콰 콕스)'의 조직인 트랙수트 마피아와 나타샤 로마노프의 복수를 하려는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는 점차 클린트를 위협해오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가족에게 돌아가는 대신 다시 한번 히어로 호크아이가 되기로 결정하고, 평소 호크아이를 동경해오던 게이트와 파트너가 되어 새로운 임무에 나선다.
서른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한 MCU에는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슈트를 입거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체능력을 지니거나, 아예 신이나 다름없는 수많은 히어로가 공존한다. 그들에 비하면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활과 화살만 들고 히어로 활동을 하는 호크아이는 너무나도 약하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어벤져스> 1편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르기까지 원년멤버로서 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클린트 바튼이라는 평범한 인간이 호크아이라는 히어로로 활동할 때 느껴지는 페이소스(pathos)에 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보자. 도저히 넘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동료들마저 울트론을 대적하기 버거워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을 이룬 히어로인 호크아이는 어벤져스의 일원이었기에 가족을 뒤로하고 활과 화살만을 든 채 전장으로 나서야 했다. 이런 그의 모습은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가족을 잃고 범죄자를 죽이고 다니는 로닌이 되었다가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붙잡고 시간여행에 자원하는 <엔드게임> 속 호크아이 역시 마찬가지다. 즉, 특수한 능력이 없더라도 목숨이 위험한 전쟁터에 나아갈 수 있는 정의감과 용기라는 히어로의 미덕과 자격을 희생을 감수하고 온몸을 던져 보여주는 것이 호크아이의 힘이자 정체성이고 매력이었다.
이러한 호크아이의 캐릭터성은 디즈니+에서 공개된 MCU의 네 번째 드라마 <호크아이>에서도 든든하게 극의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무엇보다도 리빌딩이라는 MCU 페이즈 4의 대전략이 페이소스라는 캐릭터성을 통해 영리하게 실행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페이즈 4의 작품들은 대체로 기존에 미처 풀어내지 못한 히어로의 서사를 정리하고, 그들의 새로운 이야기 또는 후계자들을 소개하며, 그 과정에서 다양성의 관점을 녹여내고자 노력 중이다. 이때 클린트의 페이소스는 <호크아이>가 페이즈 4에 속한 작품으로서 이 모든 역할을 해내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당장 드라마 속 호크아이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지구와 우주를 구한 영웅이지만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감정은 자부심이나 뿌듯함도 아니고,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도 아니다. 그저 극심한 상실감이다. <어벤져스>의 뉴욕 전투를 묘사한 뮤지컬 '로저스'를 보더라도 호크아이는 스스로를 희생한 나타샤 로마노프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처음으로 어벤져스가 결성된 현장의 기념비 앞에서도 그는 나타샤와 다른 동료들의 희생에 빚을 지고 있다며 눈물을 쏟는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죽거나, 은퇴했거나, 극심한 부상을 입었거나, 우주로 떠나버린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어벤져스의 일원으로서 그 무게감을 온전히 지탱해야 한다.
드라마는 이러한 호크아이만의 페이소스를 다방면으로 확장시키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후계자이자 동시에 파트너인 케이트 비숍과의 관계 형성이 대표적이다. 뉴욕 전투 도중 호크아이 덕분에 목숨을 건진 후 호크아이를 아이돌로 여겨온 케이트. 우연히 로닌의 슈트를 갖게 된 그녀는 자신이 목격한 범죄 현장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위해 로닌 슈트를 매개로 클린트와 동행하게 되고, 각자의 이유로 클린트에게 복수하려는 마야, 트랙수트 마피아, 그리고 옐레나에게 쫓겨다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케이트는 그녀를 보호하고 또 범죄에 맞서기 위해 가족과 함께하는 수년만의 크리스마스도 뒤로 한 채 임무에 나서는 클린트로부터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던 히어로가 갖추어야 할 자격을 배운다. 그래서 그녀를 둘러싼 여러 위협과 복잡한 개인사에도 불구하고 임무에 나설 수 있겠냐는 클린트의 질문에 케이트는 다음처럼 답한다. "오직 날 수 있고 레이저를 쏴야만 영웅이 되는 건 아님을 당신이 보여줬으니까요. 어떤 대가가 따르든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누구든 영웅이 될 수 있다고요". 이렇게 클린트의 페이소스가 보여준 히어로의 자격이 케이트 비숍에게도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면서 드라마는 깔끔하게 세대교체를 진행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클린트의 슬픔은 영화 <블랙 위도우>의 쿠키 영상에서 암시된 옐레나의 갈등이 해소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어 마블의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클린트와 옐레나는 나타샤라는 가족을 잃었다는 아픔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단지 클린트의 아픔은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나타샤를 끝내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의 모습으로, 옐레나의 아픔은 나타샤의 죽음을 클린트의 탓으로 돌리는 복수심의 형태로 드러날 뿐이다. 그래서 옐레나는 과거 나타샤와 자신의 추억을 클린트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그와 자신이 같은 처지에 놓여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둘 간의 오해와 갈등도 일단락된다.
더 나아가 다양성의 관점에서도 <호크아이>는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데, 구체적으로는 '다름'의 의미에 대해 숙고할 기회를 준다. 어벤져스 활동으로 인해 왼쪽 청각을 거의 상실한 클린트는 보청기 없이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드라마는 클린트의 청각장애를 잠시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한다. 보청기가 없는 클린트의 관점에서 주변 소음이나 사람들의 목소리는 그저 웅웅 거릴 뿐이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케이트의 도움 없이는 집에서 걸려온 막내아들의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클린트의 모습은 연민을 자아낸다.
이러한 클린트의 서사는 빌런인 마야가 청각장애에 접근하는 방식과 대조를 이루기에 더욱 흥미롭다. 마야는 어려서부터 일반 학교에 다니며 청인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입 모양을 읽거나 순간적인 표정의 변화를 포착해 청각정보의 빈자리를 시각정보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대한다. 이런 마야의 관점에서, 청각의 부재는 결손이나 단점이 아니라 그냥 다른 것에 불과하다. 전투 도중 보청기를 잃고 허둥대는 클린트에게 “당신은 기계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청인의 상태가 정상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장애와 비장애는 어떤 위계도 없이 그저 '다르다'라고 인식할 수 있을 때 가능한 표현이다. 이렇게 호크아이의 정체성, 곧 그만의 페이소스를 서로 대비되는 농인의 시점과 이야기로도 확장시키면서 <호크아이>는 지난 십 년간 한 캐릭터를 착실히 빚어온 MCU의 저력을 증명해 보인다.
다만 중심 주제로부터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인상적인 스토리텔링과 별개로, 슈퍼히어로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호크아이>는 기대 이하이 액션이라는 결정적 문제를 노출한다. 두 히어로의 특출 난 궁술 실력과 그에 준하는 격투 실력, 그리고 특수 화살의 다양한 기능이 돋보이기는 하지만, 액션씬이 지나치게 비슷한 장면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트랙슈트 마피아를 다리 위나 주차장, 빙판 위로 모두 모아놓고 특수 화살의 효과를 이용해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처치하는 식의 장면이 연이어 등장하다 보니 드라마가 말미로 향할수록 액션신은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
후반부에 캐릭터의 서사나 그들의 갈등이 갑자기 마무리되는 것도 단점이다. 특히 주인공 일행에 비해 다소 빈약하게 묘사되었던 빌런들의 이야기가 빈약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데어데블을 MCU로 합류시켰듯이 <호크아이>도 에코의 삼촌이자 넷플릭스 드라마 <데어데블>의 빌런이었던 킹핀을 등장시켰는데, 킹핀이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퇴장하다 보니 그 의미가 퇴색되는 감이 있다. 다만 디즈니+에서 공개된 다른 마블 드라마들도 전반적으로 빈약하고 성급한 마무리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는 <호크아이>만의 문제로 보기도 애매하다. 그렇기에 MCU 작품이라는 한계만 감안할 수 있다면, <호크아이>는 여전히 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깊이와 무게감 있는 이야기로 무장한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A(Acceptable, 무난함)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캐릭터의 정체성과 서사에 깃든 힘을 일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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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의 청춘들의 사랑과 집착의 결과물
유팡은 타이베이의 천 의원의 딸이다. 자신의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기차역에서 칼을 든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유팡을 밀쳐낸 남자친구는 다치지만 그 괴한은 이미 사라졌다. 알고 보니 괴한의 이름은 밍량이였고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며 조용한 성격의 남자이다. 사실은 유팡의 집에서 같이 사는 밍량은 말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며 게임만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키키의 유혹에도 밀쳐내며 오직 자신의 세계에 빠져 산다. 그리고 유팡은 자신의 집에서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사랑을 나눈다. 그 장면을 몰래 동영상을 찍은 밍량은 자신이 한 짓이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생각해야 되는데...
유팡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동성애인 관계였다.
청춘 그 속에 스며든 무언가
유팡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라고 여긴 밍량은 자신이 했던 짓들이 CCTV에 드러나게 되고 경찰서로 자백하러 간다. 그리고 유팡이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성관계를 나눈 동영상을 경찰들에게 보여준다. 그 동영상이 방송으로 유출되자 유팡은 구토를 하고 천 의원은 자신의 딸이 모니카와 동성애를 하는 관계였다는 것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 폭격을 받는다. 그러나 그 사실이 알려지자 남자친구는 충격을 받는다. 결국엔 천 의원은 자신의 딸인 유팡과 함께 이란으로 가고 그곳의 기차역에서 자신의 남자친구와 만난다. 이 영화는 타이베이에서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집착같은 주제를 다루며 자신들이 겪는 시련에 아픔이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몇몇 장면들이 청소년 관람 불가로 판정될 만큼 강렬한 사랑을 다루는데 그 속에서 삶의 걱정을 잊게 만드는 안정제가 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청춘이 위험하면서 과감하기도 한게 아닐까?
타이베이의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집착 이야기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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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싱> 삼중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두 여성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20년대 뉴욕, 남달리 밝은 피부색을 가진 '아이린(테사 톰슨)'은 이를 활용해 백인 전용 호텔이나 헤어숍을 드나드는 패싱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더위에 지쳐 들어선 한 호텔에서 어린 시절 친구였던 '클레어(루스 네가)'를 만난다. 자신처럼 밝은 피부색을 지녔고 이를 이용해 백인 남편 '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결혼한 후 흑인이지만 백인으로 살아가며 경제적으로도 어린 시절의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었던 클레어. 그런 클레어를 보면서 아이린은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클레어 역시 아이린을 보면서 마음만큼은 편했던 흑인으로서의 활기찬 삶을 그리워하기 시작하며 두 여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패싱>은 1929년에 발간된 넬라 라슨의 소설 <패싱>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아이언맨 3>, <트랜센던스>, <고질라 VS. 콩>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레베카 홀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 <패싱>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이처럼 <패싱>이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아무래도 제목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충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흔히 '패싱'(passing)은 흑인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 행세를 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패싱을 원래 자신의 소속과 다른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양 행동하는 일이라는 보다 넓은 의미로 이해하며, 정체성을 구분하는 경계들과 그 경계를 넘어설 때 발생하는 불안감을 차분하게 펼쳐 보인다.
실제로 영화는 크게 인종, 성별, 그리고 계급이라는 세 가지 경계를 오가는 패싱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포스터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흑인과 백인의 인종적 경계를 넘어서는 패싱이다. 작중 흑인에서 백인으로의 자아 변화를 경험하는 인물, 곧 백인으로 패싱 가능한 중산층 흑인 여성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인물은 아이린과 클레어 두 명뿐이다. 흥미롭게도 <패싱>은 단 둘 밖에 없는 여성을 여러 측면에서 대조하며, 그것만으로도 98분 동안 극을 전개할 원동력을 이끌어낸다.
우선 아이린을 보자. 중산층의 흑인 남편과 결혼한 아이린은 시내에 나갈 때처럼 필요한 경우에는 백인으로 패싱하지만, 흑인의 정체성을 스스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백인으로 행세하는 클레어 같은 이들이 자신들의 출신과 인종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고 비판하는 기만적인 이중성을 보여준다. 이는 그녀가 패싱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됨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인종의 구분과 차별을 내면화하고, 그 틀 내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려는 보수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아이들의 선물을 사러 간 서점이나 더위 때문에 잠시 들린 호텔 카페, 심지어 길가에서까지 항상 자신이 사실 백인이 아닌 흑인임을 들킬까 전전긍긍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에 남편과 함께 있거나 무도회에서 춤출 때 성적인 매력을 숨길 생각이 없고, 금주법이 있는 시대에 술을 언제 어디든 갖고 다니는 클레어는 아이린과 정반대인 이국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또한 그녀는 과거사를 꾸며내고 모든 사람과의 인연을 절단한 후 백인으로 살아왔지만, 공허한 삶에 지쳐 다시 흑인 사회에 편입되려는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즉, 본인도 패싱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백인과 흑인의 이분법적 구분을 떨치지 못한 아이린과 달리 클레어는 정해진 인종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국한시키지 않으며 그 틀까지도 극복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린에게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사회적 기준을 전복하고 교란될 수 있는 클레어의 유동적인 정체성은 다양한 감정 안에서 인식된다. 분명 클레어는 호텔 카페와 스위트 룸, 그리고 아이린이 주최한 무도회 등에서 주변인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그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는 위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린은 같은 조건 속에서도 전혀 다른 삶을 사는 클레어를 보면서 부러움과 질투심, 또 앞서 본 것처럼 경멸감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고 불편해진다. 영화는 이처럼 패싱을 두고 비슷한 듯 서로 전혀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보이는 이들의 차이로부터 부각되는 미묘한 긴장감과 감정선을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키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이에 더해 아이린의 복합적인 감정선은 성적인 기제와 계급적인 차원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이야기를 층층이 쌓는다. 클레어와 아이린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동성애적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남편인 '브라이언(안드레 홀란드)'에게 클레어를 설명할 때 아이린은 그녀와의 관계를 모호하게 얼버무리며, 남편이 그녀를 멀리 하라고 눈치를 줘도 식사나 무도회에 계속해서 초대며 클레어의 존재를 쉽사리 삶의 울타리 밖으로 내치지 못한다. 남편이 클레어와 친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 가정부와 클레어가 따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 굳이 가정부를 다시 일하도록 시키는 것 역시 클레어에 대한 애정이 단순한 우정 이상의 성적 매료 내지는 욕망으로 읽힐 수 있다. 클레어도 마찬가지다. 아이린에게 보낸 연애편지에 가까운 내용으로 가득한 편지를 보내거나, 그 편지에 답장하지 않는 아이린을 갑자기 방문해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는데 이 대목 역시 상당한 성적인 긴장감을 유발한다.
또한 영화는 계급적 차원에서의 패싱도 간과하지 않으며 특히 계급 이동의 열망이 인종적, 성적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마을의 한 흑인이 백인들에게 맞아 죽었고 시체가 훼손되었다는 소문이 돌자 브라이언은 아이들에게 흑인으로서 1920년대 미국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려 한다. 반면에 아이린은 철저히 그 현실을 아이들로부터 감추고자 한다. 흑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듯 보이면서도 필요에 따라 백인이 될 수 있기에 그녀에게는 흑백의 구분보다도 안정된 중산층으로서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 시급한 것이다. 본인이 비난하던 클레어조차 흑인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상황에서 흑인으로서의 정신적 유산을 상실한 아이린의 이러한 패싱은 이 작품이 단순히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덕분에 자칫 100여 년 전을 살았던 두 여성의 이야기에 그칠 뻔했던 영화는 더욱 현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작중 삼중의 패싱은 인종 정체성의 경계를 허물고, 기존의 성과 계층적 정체성의 구분을 가로지르면서 아이린과 클레어가 확신하고 있던 자아 정체성을 뿌리째 뒤흔든다. 곧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의 정의를 의심하게 만들고, 그 정의와 정체성을 결정해 온 기존의 사고방식에까지 의문을 던진다.
특히 영화의 결말은 그 질문을 형상화한 듯 보인다. 클레어를 향한 아이린의 감정이 어떤 의미로든 나날이 강렬해지고 격화되는 가운데, 영화는 끝내 흑인 사회로 편입되지 못한 채 끝나버린 클레어의 비극이 누구의 탓인지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클레어에 대한 어떤 진실도 명료히 규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추측만 가능하도록 심증이 될 법한 장면들을 열거하고, 하얀 눈이 내리는 뉴욕이 내려다 보이는 가운데 눈송이가 화면을 가득 채워 온전히 하얗게 만들면서 끝난다. 마치 인종, 젠더, 계급과 그 외의 경계선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도화지에서 개인의 온전하고 진정한 정체성을 그려보라는 듯이.
따라서 영화 <패싱>은 사회적 차원에서 정의된 획일적이고 안정된 자아개념을 부정함과 동시에 그로부터 해방되고, 더 나아가 고정되지 않은 유동적인 다중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시도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나날이 한 개인을 규정하고 그에게 덧입혀지는 정체성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제기와 메시지는 꼭 흑인이나 여성이 아니더라도 <패싱>을 곱씹어 볼만한 이유가 된다.
<패싱>의 이야기는 이 작품이 그 미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방식 덕분에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우선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1.33:1 비율을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이 화면 비율은 배우들의 얼굴과 표정을 오롯이, 또 집중적으로 가득 담아내면서 그들의 내적 혼란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또한 테사 톰슨과 루스 네가의 절제되어 있지만 깊이 있는 퍼포먼스가 유달리 빛나는 배경도 되어준다.
흑과 백을 외에 그 어떤 색채도 더하지 않은 연출도 1920년대 미국을 살아가는 흑인의 삶을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조명의 위치와 광원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순간마다 두 여성의 피부색을 조정하면서 패싱이라는 행위가 한 명의 개인에게나 사회적 차원에서 갖는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낸다. 단순히 피부색을 조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극명히 대비되는 명암의 효과를 활용해 아이린과 클레어의 빛과 그림자로 가득한 심정을 끄집어 내 보여주기까지 한다.
사실 <패싱>을 오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재밌다고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와 경제 대공황 사이의 미국 역사, 사회, 경제에 대해 알아야 하듯이, <패싱> 역시도 대략적인 사전 정보를 요구하기에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드라마틱한 전개 대신 일상의 모습을 담는 구성도 한몫하며, 설명보다는 관조가 주를 이루는 화법은 영화를 루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영화 기법이 주는 인상과 영향에 시선을 맡기다 보면 <패싱>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두 여성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그들의 급변하는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공감하면서 스스로의 모습까지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A(Acceptable, 무난함)
고전적인 작법과 시대를 타지 않는 메시지의 조화로 되살려낸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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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
" 심심한데 맛있는 영화 한 편 보고 싶을 때 "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리틀 포레스트>. 사실 일본에서 먼저 만들어진 영화를 봤지만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아 끝까지 보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고 했을 때 보러 가려고 표까지 끊어놨건만 밀려드는 일이 바빠 보지 못했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차차 잊혀 간 작품으로 남을 줄 알았는데 ... 이런저런 영화를 보다 보니 자극적인 맛에 질린 때가 오고야 말았다. 액션은 너무 정신없고, 드라마는 너무 마음 아프고, 로맨스는 너무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껴두었던 이 영화가 떠올랐다. 주저 없이 영화를 틀고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보았다. 103분이라는 적당한 러닝타임 동안 숨소리만 내고 영화를 즐겼다. 평화롭고 단조로운 아주 진한 여행을 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 이 영화를 특별하다고 정의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다만, 기존에 있던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정말 <리틀 포레스트>만의 색깔을 담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꽤 슬픈 일이다. 꿈을 위해 도시로 나선 사람들이 각박함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온다는 건 그리 현대사회가 가진 슬픈 이면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 속 미디어는 귀농에 대한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장면들로 가득 채워 도시와 대비되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마치 그곳을 현실처럼 꾸며놓는다. 하나, 20년간 시골에서 자란 내가 생각하기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꿈꾸는 시골에서의 삶이란 영화만큼 완벽할 수 없다. 그렇기에 <리틀 포레스트> 완벽한 대리만족의 영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어보지 않았기에 공감할 수 없다는 점은 이럴 때 이점이 된다. 그저 낭만을 편집해 붙여놓은 장면들은 간접적으로 겪어 보기에는 행복한 꿈이지만, 현실은 이상적인 판타지가 아니다. 감독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언질을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다.
그러니까, 현실성은 많이 떨어진다.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고 몇몇 관람객들도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틀 포레스트>가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아마 '힐링'이 가득 담겨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따듯한 난로를 켜고,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요리해먹고, 친구들을 만나 그저 수다나 떠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은 현대인들이 가장 꿈꾸는 이상 중 하나일 것이다.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시로 모여든다. 도시에서의 삶은 다친 마음과 허무한 나날뿐이다. 도시를 떠나올 때 혜원(김태리 분)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험에서 떨어지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해가는 삶이란 결국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아온 고향에서 누구에게도 재촉받지 않고 오로지 먹고살기 위한 것에만 집중한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괜찮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 단순한 문장으로 영화는 진짜 소중한 삶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무작정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선택해서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야' 맞는 말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음식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음식을 담아내는 컷들이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감독이 마치 어떻게 찍어야 예쁘게 나오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음식의 조리과정이나 맛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영화를 찾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음식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성을 다한다는 것, 온 마음을 전부 내비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에 관한 의미는 깊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길거리에 파는 컵밥 같은 게 아니라 직접 수확한 재료로 시간을 들여 음식을 해 먹는다는 것은 그동안 잃어버렸던 삶의 본질적인 의미에 관한 '채움'이었을지도 모른다. 허무하고 공허하기만 한 도심 속 삶에서 내 손으로 만들어본 적 없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는 것. 음식은 사계절의 시간을 따라가며 마음속 엄마(문소리 분)를 불러일으키고, 때를 기다려 하루를 보내도록 유도한다. 영화 속 음식은 곧 혜원의 내적 감정을 좀 더 활성화하는 장치였을 것이다.
먹는 것으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을 낸다면, 먹방과 다를 것 없는 한 편의 영상으로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의 본질은 이야기에 있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영화의 수준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리틀 포레스트>는 스토리면에서도 타 영화들과 비교되지 않는 탄탄한 구성을 선보인다. 서울살이에 지쳐버린 딸은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오래전에 떠난 엄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감독은 영화 초반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그랬다' 식으로 이야기를 군데군데 던져두고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는다. 관객은 백 스토리를 통해 '그랬겠구나'하고 암묵적인 내용만을 파악할 뿐이다. 하나, 놀랍게도 이러한 전개가 큰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읊조리는 주인공을 따라 천천히 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당도해있다. 삶 속 여유에 대한 메시지를 이야기해주기 위해 비교적 느리게 스토리를 전개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마치 지루한 전개에 답답해하는 관객들에게도 여유를 가져라 하고 말하듯이 말이다. 유년시절의 주인공과 현재의 주인공, 시간의 순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아마 이 이유에서 나온 게 아니었을까.
여백이 많은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극의 호흡을 느리게 다듬어 관객에게 쉴 시간을 주는 그 순간은 극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이러한 여백을 만드는 데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당연하게도 여유가 있어야 하고, 둘째는 아름다워야 하며, 셋째는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나가야 한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러한 여백의 공간을 천천히 메워나간다. 계절이 되었다가, 재료가 되었다가, 마음이 되었다가 말이다. 겨울을 시작으로 이어가는 계절 컷은 시간의 진도를 맞출뿐더러 각 계절이 가진 색과 향을 그대로 담아냈다.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과 초록색으로 도배된 봄, 찐한 햇빛을 머금은 여름과 갈색빛의 가을까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이해시키는 여백들은 영상미와 더불어 영화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주위 인물인 재하(류준열 분)나 은숙(진기주 분)의 모습을 보면 혜원을 만날 수 있다. 재하는 자존감을 갉아먹는 회사에서 뛰쳐나와 농사라는 자신의 삶으로 돌아갔고, 서울의 삶을 꿈꾸는 은숙은 현실과 타협하고 고향에서 살아간다. 영화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현실의 모든 삶을 포기하고 농촌으로 돌아와 그럭저럭 살아라가 아닐 것이다. 혜원이 선택해야 할 삶의 방향을 친구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적당히 괜찮게 타협하고 살 것인지, 아니면 벗어나고 진짜 자신의 삶 근본으로 돌아올 것인지 말이다. 혼란스러운 혜원의 마음이 남 일 같지 않은 건, 20대라는 배경과 인물 설정이 현대 사회 취업준비생인 20대들과 지나치게 닮아있기 때문이다.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고 그냥 휘둘리는 대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혜원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고한다. 때문에, 감독은 재하의 입을 통해 이야기한다. 혜원은 지금 아주심기를 준비중일 거라고. 아주 쓸쓸한 겨울 될 테지만 좀 더 단단해지고 견고해지는 시기가 오게 될 거라고 말이다. 당신도 아주심기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앞서 말했듯 영화가 단순히 귀농의 판타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닐 것이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는 다소 머니까 말이다. 임순례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당신만의 공간에서 당신만의 휴식'이 아닐까. 어린시절에 살았던 고향이 혜원에게 하나의 '공간'이 되었듯이 당신 또한 그러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집이 될수도 있고, 카페가 될수도 있고, 취미가 될 수도 있다. 오로지 당신의 공간에서 당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바뀌어나가는 것. 이러한 성장을 통해 자신 안에 있는 근본을 찾아낼 것을 강조한다. 또한 감독은 20대 혜원의 모습을 통해 당신의 휴식을 권고한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난 혜원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삶은 늘 뜻대로 되지 않고 버겁기만 하다. 주위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에 서서 똑같은 위치에 맴돌고 있다면 그것만큼 비극적인 청춘이 없을 것이다. 영화는 말한다. 사회적 성공이나 명예에 집착하기보다, 혜원의 '배가 고프다'는 말처럼 인간의 기본 욕구에 좀 더 충실하라고.
무작정 좋은 영화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고, 너무 영상미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 사회 영화는 너무 맵고 짠맛에 길들여져 있다. 이것이 꼭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자극적인 것들로는 마음을 채우기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흥미롭지 않으면 관객들이 봐주지 않으니까, 소비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의 <리틀 포레스트> 열풍은 반가우면서도 낯설었다. 맵고 짠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순한 맛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컷들의 연속, 영상미가 돋보이고, 카메라를 통해 완성되는 요리와 맛까지 ...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방영되었던 영화처럼 부작으로 나누어 상영했다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으면서도, 동시에 한 편으로 끝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만한 여지를 주었구나 라는 만족감이 든다.
출처 : <리틀 포레스트> In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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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나 소화 못한다는 이 배역
트랜스젠더, 여장 남자 배역을 맡은 배우들!
중성적인 페이스와 아우라는 기본, 연기는 잘해야 본전치기
여장 남자의 시초격인 <뜨거운 것이 좋아> 부터
개봉을 앞둔 <파일럿>까지 준비했습니다.
배우들의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어떤 배우가 가장 인상깊었나요?
줄거리
십대 시절 집을 나와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군에 동참한 레이날도 아레나스는 하바나 대학에 입학하여 문학을 공부한다. 혁명의 기운이 거세게 몰아치는 하바나는 레이날도에게 예술가의 감성과 동성애자로서의 성 정체성을 눈뜨게 해준다. 그러나 60년대말 카스트로의 독재가 시작되면서 예술가와 동성애자들을 향한 탄압이 시작된다. 레이날도는 "혁명은 모든 이를 위한 게 아니었다. 섹스는 투쟁의 수단이 됐다"고 씁쓸하게 말한다.
그의 저항은 글쓰기와 동성애를 통해 표현된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투옥된 후에도 레이날도의 글쓰기는 멈추지 않는다. 1980년의 쿠바 정권은 혁명에 동참하지 않는 동성애자, 범죄자 등을 추방하기에 이르고 레이날도는 미국행 배를 탄다. 그러나 뉴욕에서의 생활은 가난과 에이즈라는 고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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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사실, 최악이었어요. 런던엔 심각한 일들만 가득한 거 같아요. 그렇다고 우울해할 제가 아니죠. 전 딱딱한 건 질색이거든요. 제가 과연 유령 숙녀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 길고 긴 여행을 마치면 달콤하고 평화로운 아침을 먹을 수 있을까요? 제 이야기의 끝을 두고 내기를 걸어보는 건 어때요? 일단 나는 해피엔딩에 나의 소중한 한표를 던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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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손발 노동의 숭고함
[각본/감독: 이란희 | 출연: 이봉하, 김아석, 신운섭, 김정연, 이승주, 서광택, 황정용, 이승원, 박재형, 복운석 | 제작: 작업장 ‘봄’ | 배급: ㈜인디스토리 | 러닝타임: 81분 | 극장개봉: 2021년 10월 21일]
<파마><결혼전야><천막> 등에서 우리가 마주한 사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담아온 이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휴가>는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3관왕을 수상한 수작이다. <휴가>에서 주목할 점은 손에서 시작해 손에서 끝나는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구를 만들었을 해고노동자 재복의 두터운 손은 거리의 행인들에게 농성용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익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아 달라며 내미는 그의 손은 난생 처음으로 깊은 모멸을 견디어야 하는 괴로운 손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재복’의 손은 농성장의 동료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 야무진 손으로 이어진다.
열악한 천막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문제들도 ‘재복’의 손을 거치면 금세 해결된다. ‘재복’의 손은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수십 년간 성실히 일해온 회사로부터 한 마디 통보도 없이 정리해고를 당하자 부당한 처우에 저항하기 위해 ‘재복’의 손은 밥벌이를 위한 노동을 멈추고 기약 없는 투쟁에 나서게 됐다. 그러던 ‘재복’은 1882 일 간의 농성 중 열흘 간의 휴가를 갖게 되고, 잊고 있던 노동의 즐거움을 다시 찾는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재복’의 손은 분주하다. 막힌 싱크대를 뚫고, 먼지 쌓인 선풍기를 씻어야 하고, 밀린 이불 빨래 등 집안 구석구석 청소한다. 변변찮게 끼니를 때우는 딸들에게 농성장에서 갈고 닦은 음식 솜씨를 발휘해 든든한 집밥도 차려준다. 잠깐의 휴가에서 큰딸의 대학 예치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재복’은 그곳의 어린 동료 ‘준영’에게 도시락을 권하고, 손수 작성한 산재 신청서도 전한다.
재복의 손은 주저하듯 어눌하고 느린 말투와는 다르게 누구보다 야무지고 요령까지 있어서 묵묵히 많은 일들을 해낸다. 이렇듯 손으로 밥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노동자의 손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하게 노동의 가치와 연대의 의미를 보여준다. <휴가>는 대사로 다 전할 수 없는 노동의 숭고함과 ‘재복’의 가족과 동료를 아끼는 마음을 손을 통해 전한다. 이는 언어로 규정지어지는 한계를 넘어서 오히려 관객 저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밀도를 조밀하고 풍성하게 확장시키며 영화적 경험을 풍성하게 이끈다. 그리고 손으로 하는 노동은 가장 원초적이지만 그렇기에 몸의 쓰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노동의 숭고함 역시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는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그러나 <휴가>는 손짓과 발짓을 사용해 자신의 밥줄과 공동체를 책임지는 노동의 숭고함을 과장 없이 담담한 화법으로 드러낸다. ‘재복’이 잊고 있던 것은 노동의 즐거움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인간 노동의 가치를 잊고 있고, 회복하려는 노력에도 게을렀다. ‘재복’의 손은 말을 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러닝타임 81 분 내내 단 한 순간도 등장하지 않은 음악의 부재 역시 영화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과 인물들의 감정에 대해 규정짓고, 강요하지 않기 위한 사려 깊은 선택으로 보인다. <휴가>는 이렇듯 부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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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프론트맨 이병헌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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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x염정아x박세완x옹성우 감성 충만 & 흥 폭발!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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