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2-11-24 10:59:39
타이베이의 청춘들의 사랑과 집착의 결과물
영화 <청춘시련> 리뷰
유팡은 타이베이의 천 의원의 딸이다. 자신의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기차역에서 칼을 든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다행히 유팡을 밀쳐낸 남자친구는 다치지만 그 괴한은 이미 사라졌다. 알고 보니 괴한의 이름은 밍량이였고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며 조용한 성격의 남자이다. 사실은 유팡의 집에서 같이 사는 밍량은 말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며 게임만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키키의 유혹에도 밀쳐내며 오직 자신의 세계에 빠져 산다. 그리고 유팡은 자신의 집에서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사랑을 나눈다. 그 장면을 몰래 동영상을 찍은 밍량은 자신이 한 짓이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생각해야 되는데...
유팡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동성애인 관계였다.
청춘 그 속에 스며든 무언가
유팡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라고 여긴 밍량은 자신이 했던 짓들이 CCTV에 드러나게 되고 경찰서로 자백하러 간다. 그리고 유팡이 포르노 배우인 모니카와 성관계를 나눈 동영상을 경찰들에게 보여준다. 그 동영상이 방송으로 유출되자 유팡은 구토를 하고 천 의원은 자신의 딸이 모니카와 동성애를 하는 관계였다는 것 때문에 기자들의 질문 폭격을 받는다. 그러나 그 사실이 알려지자 남자친구는 충격을 받는다. 결국엔 천 의원은 자신의 딸인 유팡과 함께 이란으로 가고 그곳의 기차역에서 자신의 남자친구와 만난다. 이 영화는 타이베이에서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집착같은 주제를 다루며 자신들이 겪는 시련에 아픔이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몇몇 장면들이 청소년 관람 불가로 판정될 만큼 강렬한 사랑을 다루는데 그 속에서 삶의 걱정을 잊게 만드는 안정제가 된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청춘이 위험하면서 과감하기도 한게 아닐까?
타이베이의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집착 이야기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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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윅 4 프로모션 영상 - 이 영상을 보는 순간에 존 윅은 13명을 더 죽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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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영상은 영화홍보사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제작된 영상입니다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레전드 액션 블록버스터 [존 윅]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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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14? ?국내 영화제?!?
?씨나병의 영화정보 #14? ⠀ ?열네 번째 주제? ⠀ ? 국내 영화제?! 영화제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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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 다른 그에게 관심이 생겼다 관심가던 그녀가 '색' 달라 진다 취향존중 상명하복 큐티+섹시 로맨스! 넷플릭스 영화 《모럴센스》 2월 11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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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눈 앞에 나타나요 ... ?️?️ [앵커] 메인 예고편 ... "제 죽음을 보도해주세요" 의문의 제보전화,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 4월 20일 놓쳐서는 안 될 미스터리 스릴러 [앵커] 메인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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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한 종이 내음 첫걸음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천재들이 있다. 그들의 영역은 확고하지만, 아무에게나 허락되지는 않는다. 좁은 문을 여는 이들은 강렬하다. 때론 자신을 불태워 버릴 만큼 이글거리기도 하고, 모난 정처럼 망치를 맞는 경우도 있다. 꿈꾼다고 이룰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지만, 이런 삶을 꿈꾸는 이도 현저히 적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감각적인 언어로 소설을 쓰는 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동경만 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꿈꾸는 작가 상도 분명 그런 파괴적 천재는 아니기가 쉽다. 보기 좋은 카페에 앉아, 멋진 도구(노트북이 됐든 만년필이 됐든 연필이 됐든)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에 가깝기가 쉽다. 겪어보기 전까지는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조차 달콤해 보인다. 이 문장은 저격이라기보다 자아비판이다. 내게도 낯설지 않은 감각이므로.
<마이 뉴욕 다이어리>가 시작되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풋풋한 미소를 짓는 조안나도 그런 단계에 있다. 5개 국어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소설을 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리고 지금은 조안나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의 사회생활 초년기다. 잡지에 시를 투고해 등단했고, 친구를 만나러 왔던 뉴욕에 눌러앉는다. 싸구려 아파트에서,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이 삶을 이어가기 위해 일자리도 구한다.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작가(이자 작가 지망생)인 자신의 정체성은 숨겨 두어야 하는 이중생활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뚜벅뚜벅 혼자 삶을 개척해 가는 젊은이의 성장을 담으려 했다. 해리와 샐리의 설왕설래 없이 혼자서 걷기에도 뉴욕은 아름답다는 것을, 악마도 프라다도 아닌 상사 아래서 충분히 단단한 시간을 쌓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인간의 젊은 날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풋풋한 종이 내음 안에서 따스한 톤의 색깔로 펼쳐 보인다. 다만 영화의 전개도 어쩐지 그만큼 풋풋하여 아쉬움을 남긴다.
이 영화의 원제는 <My Salinger year>다. 여기서 샐린저는 "그 유명한" 소설가 J.D. 샐린저. 이런 "그 유명한" 이들의 작품을 안 봤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걸 안 봤다고?" 하며 놀라는데, '나만 안 본 천만 영화', '나만 안 본 베스트셀러'는 사실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읽고 쓰며 지내온 조안나지만, 미국 십대라면 읽지 않을 수 없다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비롯해 샐린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이런 걸 말할 때는 좀 부끄러운데, 나도 그렇다.) 뉴욕에서 새로 사귄 남자친구도 "믿을 수가 없다"라고 반응하지만, 어쩌겠는가. 안 읽은 걸.
그런 조안나지만 문학 전공을 따라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게 되고, 맡게 된 작가가 하필 샐린저다. 보통의 작가와 달리 계약 관계를 검토하거나 출판 현황을 체크하는 업무보다, 작가의 은둔 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세계 곳곳에서 보내오는 팬들의 편지는 잘 검토한 뒤 갈아버리고, 정해진 양식대로 답장을 보내야 하며, 다른 시간에는 타자기로 녹취록을 풀어내는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다. 정작 타자기도 칠 줄 모르고, 에이전시에서 선호하지 않는 '작가'지만, 그 사실은 잘 숨긴 채 무사히 취업에 성공한다. 그리고 가끔 샐린저와 통화할 기회가 생긴다.
시고니 위버가 분한 사장 마가렛은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성공한 직장인이다. 배경인 1995년 기준으로 사무실에 컴퓨터를 들이고 싶지 않다며 타자기 사용을 고수할 만큼 변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감각은 기민하다.
분명한 마이 웨이를 가진 상사와, 정석대로는 가지 않지만 아이디어 반짝이는 신입이라는 클리셰. 샐린저의 팬들에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고 싶다는 조안나는 마가렛과 의견이 부딪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게 되겠지. 상사는 신입을 키워볼 만한 좋은 젊은이로 인정하고, 신입은 상사의 연륜과 보호에서 더욱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이다. 동시에 샐린저를 통해 문학을 향해 힘찬 도약을 이루게 되겠지.
게다가 그 배경은 90년대의 정취가 담긴 아름다운 소품과 의상, 낭만을 가득 담은 뉴욕의 정경, 그 안에서 펼쳐지는 싱그러운 초년의 시절. 아름다운 정서를 담뿍 전달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그 기대는 살짝 아쉬운 선에서 충족된다. 마가렛과의 관계도 샐린저와의 관계도 또한 팽팽한 힘 없이 축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유가 뭘까. 나는 조안나라는 캐릭터의 설정에는 공감했지만, 그 설정은 영화 속 언행과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로 등단했다는 점, 대학원을 중퇴하고 뉴욕으로 왔다는 점,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점을 대사로는 설명하는데, 극 중 모든 행동에선 드러나지 않는다는 느낌. 마치 내가 처음 썼던 단편 시나리오 같다.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 급급해서 정작 사건으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설정해둔 캐릭터 특성을 대사에 마구 욱여넣었던…
샐린저라는 작가를 맡은 에이전트임에도 러닝타임 후반부에서야 샐린저를 읽기 시작하는 인물이, 샐린저의 책에 감명을 받고 편지를 써오는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답장을 하고 싶어 하는지? 조안나는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가 보내고 싶은 진심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글을 쓰지 못하는 자신을 괴로워한다는 설정도,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잘 아는 감정이기에 넘실넘실 다가올 뿐 영화에서 잘 보였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영화 속 인물이 꼭 실제 직장인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다. 조안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여줄 수도 없다. 그러나 결말까지 가는 동안 조안나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배경이 직장이고 직업적 성취에 대한 이야기라면, 어느 정도 일에서도 글에서도 보여줘야 하는 영역이 있지 않을까? 바둑 두다 낙하산 타고 대기업 들어간 장그래도 '쟤는 언제 자나?' 싶을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들을 함께 담아, 가까스로 쌓은 기초 지식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붙여 자기 자리를 확보해간다는 설정에 개연성을 확보했듯이. 그런 개연성의 노력이 없는 채로 조안나는 엉성하게 그려지다 말았다. 그럼에도 얼기설기 풀려나가는 조안나의 시간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말로 스토리를 눙쳐 버리는 수준이다.
샐린저와 마가렛에게 각각 문학 조언과 업무 조언을 들으며 성장의 양 날개를 펴는 지점에서는 다소 의구심이 일지만, 동시에 그 미숙하고 모자란 면면은 조안나라는 캐릭터의 매력이기도 하다. 미숙하고, 엉망진창이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발을 떼어 보는 것. 그 시기가 아니라면 차마 가질 수 없는 마음. 많이 계산하지 않는 속내. 그래서 어쩐지 응원하고 싶어지는 단계. 그때 동경하는 삶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건 축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마음이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과 명확한 연관 관계가 있는지 그건 모르겠다. 다만 나는 문학과 얽힌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길 잃은 기분도, 그걸 박차고 풋내 나는 발걸음을 떼기 시작할 때의 기분도. 멋진 어른을 보며 존경하기도 하지만 결국 나는 내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칼을 날리고, 내가 여기 있구나, 새삼스러운 그 기분. 막연함과 외로움, 설렘. 그 자리에 함께 놓여 있는 문학.
미묘한 아쉬움을 그렇게 젊음과 문학이라는 단어가 벌충한다. 포스터 카피대로 여기는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니라 첫 페이지니까. 그렇게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고, 그렇게 자라날 테지. 내게 이 이야기가 멋진 성장기로 다가오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게 발을 떼는 조안나의 첫걸음에서는 풋풋한 종이 내음이 났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하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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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_씨네랩_결산보고서.zip
안녕하세요.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입니다. ?
오늘은 여러분께 2021년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를 가져왔어요!
아직 씨네랩을 모르시는 분들도, 씨네랩 유저분들도
씨네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2021년은 씨네랩이 생겨난 년도여서 더 애틋한 1년이었어요.
그럼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 보러 GO ✌?
1월 1일 씨네랩 1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3월 1일 씨네랩 베타 서비스 오픈
4월 22일 씨네랩 크리에이터 인증서 발급
6월 22일~ 영화 <웬디>로 시작하여 약 16개의 영화 시사회 크리에이터 초청 진행
7월 15일 씨네랩 2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10월 5일 씨네-뉴스 구독 서비스 시작
10월 29일 씨네랩 정식 론칭
11월 1일 영화 동아리 대항전 및 3차 크리에이터 체결
12월 14일~ 씨네랩 연구원 이벤트 진행 중
와~ 여러분들께 영화, 콘텐츠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하고 친근하게 정보를 전달드리기 위하여
씨네랩이 2021년도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씨네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이벤트를 통하여 여러분께 다가갈 예정이니,
2022년의 씨네랩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씨네랩의 꽃이자 씨네랩의 원동력인 약 200명의 크리에이터분들의
활약도 보러 가실까요?
씨네랩 최다 업로드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민드레' 님 입니다!
무려 250개의 콘텐츠를 업로드 해주어 씨네랩을 꽉 채워주셨어요.
축하드립니다. ?
씨네랩 좋아요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Reviewer_IN'님 입니다!
항상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주시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게시물의 주인공입니다.
씨네랩 한줄평론가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JW' 님 입니다!
씨네랩에는 [필름라이브러리] - [한줄평] 기능이 있는데요.
그 기능을 정말 잘 활용하신 분입니다!
가끔 저도 이분의 한줄평을 보고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기도 합니다. :)
씨네랩 유튜버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영화보는건데'님 입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는 다양한 영화 유튜버분들이 계시는데요.
가장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해주시는 '영화보는건데'님이 상을 가져가셨어요!
이 외에도 많은 크리에이터분들이 2021년의 씨네랩을 채워주셨어요!
다음으로는 씨네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상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보러가실까요?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에서 연출,영상미,연기,OST,스토리 부문에서
만점을 받은 영화는 총~~~ 9편입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신분들은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 Filte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다음은 씨네랩에는 항상 NEW 예고편이 업로드 되는데,
그 중에서도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예고편은
<보스 베이비 2> 파이널 예고편인데요.
저도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봤어요~~ ??
2021년 씨네랩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2022년에도 씨네랩에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제발~)
그럼 새해 복 미리 많이 받으시고,
2021년 씨네랩 연말 결산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안녕~ ?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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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녀의 잉태가 결코 축복일 수 없는 이유!
수녀가 임신했다. 과연 이 일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판단은 누가 주체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신부와 수녀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축복하고, 임신을 맞닥뜨린 수녀는 저주처럼 느낄 것이다. 신이 내린 운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떻게 종교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한다면 오해 마시라. <이매큘레이트>의 내용이다. 티 하나 없이 깔끔한 의미를 지닌 제목과 달리, 극 후반부는 피로 범벅된 주인공 수녀의 모습을 마주하며 그녀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영화는 수녀의 수난사인 동시에 한 여성의 수난사를 보여준다.
수녀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건너온 미국 소녀 세실리아(시드니 스위니)는 테데스키 신부(알바로 모르테) 소개로 어느 수녀원에 도착한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 악몽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그녀는 조금씩 타지에서의 적응을 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영문 모를 구토를 한 세실리아는 추기경과 신부에게 수녀가 되기 전 성관계 유무를 했냐는 질문을 받는다. 불쾌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녀. 신에게 선택받은 자로서 성당 모든이에게 축복을 받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 그리고 점점 이곳의 이상한 점을 알게 되고, 아무도 모르게 탈출을 감행한다.
<이매큘레이트>는 수녀의 임신이라는 소재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이 떠오른다. 미국인 수녀가 홀로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으로 온 후, 영문 모를 임신을 하는 설정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하지만 두 영화는 약속이나 한 듯 후반부에서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화자가 수녀이지만, 결국 시리즈의 악마 데미안의 실체를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반대로 이 영화는 갑작스럽게 임신을 한 수녀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심리적 여정을 주의 깊게 아니, 끈질기게 따라간다.
보통의 수녀에서 성녀가 된 그녀의 삶은 한순간에 뒤바뀌는데, 감독은 카메라를 통해 초반 로우 앵글로 신을 비춘 것과 동일하게 성녀가 된 세실리아를 보여준다. 하루아침에 신격화가 된 세실리아를 우러러보는 수녀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안개 속에 싸여 있는 것 같은 수녀원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녀는 신이 아닌 그릇된 믿음에 사로잡힌 이들이 누군가에게 바치는 재물처럼 여겨진다.
이후 세실리아가 겪는 고난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감정의 폭이 들쑥날쑥하다. 감독은 고난의 과정을 견고한 서사 흐름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영상으로 오롯이 옮긴다. 마치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처럼 고통스런운 주인공의 내면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사가 아닌 심리의 방점을 둔 이야기 흐름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 전달이 미흡하고, 각 인물의 행동 근거가 약하다. 특히 비밀을 감춘 채 그녀에게 접근하는 신부와 수녀들의 180도 다른 모습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넌스플로테이션(수녀들의 삶을 다룬 장르)을 차용해 장르적 재미를 살리려고 했지만, 점프 스케어와 피칠갑 장면에만 의존해 호러 장르의 재미를 십분 살리지는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공포가 남다른 건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두려움을 잘 옮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는 공포 영화는 시대의 가장 어둡고 두려운 부분을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 그런 점에서 <이매큘레이트>는 현대 여성들이 가진 임신과 출산 자체의 공포,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결혼 후 당연히 임신해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주장에 따른 현대 여성들의 잠재적 두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세실리아 임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수의 재림인데, 이는 예로부터 전해진 종교의 원칙, 가족 윤리 등 굳어진 여성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억압이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압박은 극 중 세실리아의 마음에 불안과 고통을 심고, 임신의 궁극적 목적이 밝혀진 이후 억압된 감정이 싹을 틔우면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주를 일으킨다. 그녀의 피칠갑은 이유가 있다.
더불어 영화는 지금도 미국에서 첨예한 대립을 겪고 있는 낙태 금지법에 대한 은유적 항의의 뉘앙스를 풍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마지막 세실리아의 마지막 절규와 행동만 보더라도 이를 잘 나타낸다.
뭐니 뭐니해도 <이매큘레이트>의 가장 큰 매력은 핏빛 열연을 펼친 시드니 스위니다. 그녀는 불안, 당혹, 슬픔, 분노 등 세실리아의 다층적 감정선을 큰 눈망울과 세밀한 표정 연기, 그리고 떠나가라 지리는 목청으로 표현한다. 드라마 <유포리아>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후, 다수의 작품을 거쳐오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시드니 스위니에게 이 영화는 완성도를 떠나 그녀의 연기 인생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후반부 시드니 고라니, 아니 시드니 스위니의 절규와 외침, 그리고 마지막 결단을 주목하길 바란다.
P/S: 참고로 시드니 스위니는 연기는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몇 년 전 오디션을 위해 읽은 스크립트가 준 강렬한 섬뜩함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던 그는 미공개로 남은 그 작품을 자신이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유포리아> 시즌 2 이후,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을 재게, 마이클 모한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고, 제작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작품에 담긴 그녀의 애정을 알았다는 듯 <이매큘레이트>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드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평점: 3.0 / 5.0
한줄평: 시드니 스위니가 열고 닫는 여성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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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손발 노동의 숭고함
[각본/감독: 이란희 | 출연: 이봉하, 김아석, 신운섭, 김정연, 이승주, 서광택, 황정용, 이승원, 박재형, 복운석 | 제작: 작업장 ‘봄’ | 배급: ㈜인디스토리 | 러닝타임: 81분 | 극장개봉: 2021년 10월 21일]
<파마><결혼전야><천막> 등에서 우리가 마주한 사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담아온 이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휴가>는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3관왕을 수상한 수작이다. <휴가>에서 주목할 점은 손에서 시작해 손에서 끝나는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구를 만들었을 해고노동자 재복의 두터운 손은 거리의 행인들에게 농성용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익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아 달라며 내미는 그의 손은 난생 처음으로 깊은 모멸을 견디어야 하는 괴로운 손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재복’의 손은 농성장의 동료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 야무진 손으로 이어진다.
열악한 천막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문제들도 ‘재복’의 손을 거치면 금세 해결된다. ‘재복’의 손은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수십 년간 성실히 일해온 회사로부터 한 마디 통보도 없이 정리해고를 당하자 부당한 처우에 저항하기 위해 ‘재복’의 손은 밥벌이를 위한 노동을 멈추고 기약 없는 투쟁에 나서게 됐다. 그러던 ‘재복’은 1882 일 간의 농성 중 열흘 간의 휴가를 갖게 되고, 잊고 있던 노동의 즐거움을 다시 찾는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재복’의 손은 분주하다. 막힌 싱크대를 뚫고, 먼지 쌓인 선풍기를 씻어야 하고, 밀린 이불 빨래 등 집안 구석구석 청소한다. 변변찮게 끼니를 때우는 딸들에게 농성장에서 갈고 닦은 음식 솜씨를 발휘해 든든한 집밥도 차려준다. 잠깐의 휴가에서 큰딸의 대학 예치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재복’은 그곳의 어린 동료 ‘준영’에게 도시락을 권하고, 손수 작성한 산재 신청서도 전한다.
재복의 손은 주저하듯 어눌하고 느린 말투와는 다르게 누구보다 야무지고 요령까지 있어서 묵묵히 많은 일들을 해낸다. 이렇듯 손으로 밥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노동자의 손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하게 노동의 가치와 연대의 의미를 보여준다. <휴가>는 대사로 다 전할 수 없는 노동의 숭고함과 ‘재복’의 가족과 동료를 아끼는 마음을 손을 통해 전한다. 이는 언어로 규정지어지는 한계를 넘어서 오히려 관객 저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밀도를 조밀하고 풍성하게 확장시키며 영화적 경험을 풍성하게 이끈다. 그리고 손으로 하는 노동은 가장 원초적이지만 그렇기에 몸의 쓰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노동의 숭고함 역시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는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그러나 <휴가>는 손짓과 발짓을 사용해 자신의 밥줄과 공동체를 책임지는 노동의 숭고함을 과장 없이 담담한 화법으로 드러낸다. ‘재복’이 잊고 있던 것은 노동의 즐거움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인간 노동의 가치를 잊고 있고, 회복하려는 노력에도 게을렀다. ‘재복’의 손은 말을 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러닝타임 81 분 내내 단 한 순간도 등장하지 않은 음악의 부재 역시 영화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과 인물들의 감정에 대해 규정짓고, 강요하지 않기 위한 사려 깊은 선택으로 보인다. <휴가>는 이렇듯 부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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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고, 달려라! '야없날'을 위한 야구 영화 9선
어느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아, '야없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야구를 보지 못해 쓸쓸할 이들을 위해 야구 영화 9선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벌써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기분이지만,
영화를 보며 새로운 시즌을 함께 기다려보아요!
다시 개막하는 그날까지 잠시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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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UFO/죽은 삼촌/노란 조끼 운동
미확인/Unidentified
Korea/2022/80min/한국경쟁
1993년. 하늘 위에 갑자기 거대한 미확인 비행 물체가 나타난다. 그리고 현재. 영화는 사람들이 UFO와 살아가는 법을 천태만상으로 보여준다. 선형적, 인과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짧은 이야기가 독특한 유머와 리듬감으로 이어진다. 심각하게 볼 필요는 없다.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일반적인 내러티브 영화에 익숙한 관객은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려고 보는 것보다 음악 듣듯이 (또는 시를 읽듯이) 감정을 흡수하는 느낌으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
누가 인간이고 누가 외계인인가? ‘같은’ 인간이라도 그 생활과 내면은 얼마나 복잡다단한가? 다시 한번 감독의 말. “UFO처럼 이 세상에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을 때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이야기와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모든 캐릭터도 영화를 만드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 이야기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 관객도 본인의 삶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의미를 만들기 바란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UFO와 외계인은 맥거핀일 뿐. 우리는 그저 꾸역꾸역 고군분투하며 나아갈 뿐.
H
카를로스 파르도 로스/Spain/2022/67min/국제경쟁
스페인의 산페르민 축제. 이 축제의 백미는 좁은 골목으로 소를 몰아 투우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사다. 1969년, 이 행사에서 한 남자가 사망했다. 드레스 코드인 흰색이 아닌 파란색 옷을 입은 남자였다. 신분증은 없었고, 소지품은 약간의 돈과 담배 그리고 ‘H’가 적힌 열쇠고리가 전부. 조사 과정에서 남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수백 명에 대한 심문이 이어진 후에야 그의 신원이 밝혀진다. 죽은 남자는 카를로스 파르도 로스 감독의 삼촌이었다. 50여 년이 훌쩍 지난 후, 감독은 그날로 돌아가 삼촌이 죽기 전 새벽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따라가 보기로 한다. 영화는 내내 떠들썩한 행사 전날의 거리를 배회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삼촌의 혼잣말과 시선, 그가 들었을 법한 소리, 곧 있을 죽음과 대비되는 거리의 흥분, 그리고 현실과 죽음 사이에서 삼촌이 생각하고 대화한 것들 등등. 다른 장면은 없다. 1시간여 동안 내내 거리를 배회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흐릿하고 불분명하게 전개되는 시청각 요소들은 이 감각의 주인이 죽기 전의 삼촌인지, 삼촌의 유령인지를 헷갈리게 만든다. 5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남자/유렁의 감각에 이입하는 꽤나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영화다.
노랑 조끼의 프랑스/A French Revolution
엠마뉴엘 그라스/France/2021/105min/프론트라인
2018년 10월 시작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의 시작은 유류세 인상이었다. 그러나 유류세만으로는 온 프랑스를 들썩이게 한 이 운동을 설명할 수 없다. 파리 남서쪽의 소도시 샤르트르에서 노란 조끼 운동 간사를 맡은 한 남자는 자신이 처음에 노란 조끼 운동을 하찮게 봤다고 고백한다.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작’ 유류세 정도의 문제로 운동을 전개하는 데 동의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내 깨달았다. 유류세 인상은 퍽퍽한 삶을 견디던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하나의 계기, 즉 발화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 운동의 불씨는 이내 빈곤, 자본주의, 마크롱 정권 등에 대한 대중들의 광범위한 분노 전반으로 옮겨 붙었다. 요컨대 노란 조끼 운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단절된 채 존재하던 소외된 자들의 삶 경험이 접속하는 계기였다.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는 개별일 때는 들리지 ‘않는다’. 여럿이 모여야만 청취 가능한 목소리가 된다. 그러나 어렵게 모인 이들의 목소리는 이내 온갖 비난에 직면한다. 기존 사회‧체제의 ‘상식’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손가락질은 곧 운동 참여자들의 내면을 잠식한다. 과격파와 온건파의 대립, 교통 체계 등을 ‘방해’한다는 비난, 운동 조직화의 방향성, 활동가들의 내분과 헌신 경쟁, 소진 등등. 이들은 모두 처음 운동을 촉발한 분노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는 내용물들이다. 활동가, 참가자들은 이내 수치심과 공포에 사로잡히고 패배주의적 정서에 젖어든다.
어딘가 익숙한, 노란 조끼 운동에 한정되지 않는 이야기다. 모든 사회운동, 대중운동이 이러한 순간을 마주한다. 그러나 패배를 기억하되,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노란 조끼 운동은 흐지부지되고 마크롱은 재선에 선공했지만, 노란 조끼 운동의 문제의식은 연금 개혁 이슈에서 다시 한번 불타올랐다. 매번 꺾이는 듯 보이는 약자들의 목소리는 이렇게 불연속적으로 계승되며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패배주의에 잠식당하지 말고 다음 계기를 치열하게 모색하면 된다. 누군가를 착취‧소진시키는 체제가 존재하는 이상, 이에 반하는 목소리도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목소리는 분명 어느 순간에 하나로 모여 변화를 촉구하기 마련이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 초청으로 제24회전주국제영화제에 기자로 참석해 작성한 글입니다.
★각 영화의 상영 시간은 제 24회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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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윅 4 프로모션 영상 - 이 영상을 보는 순간에 존 윅은 13명을 더 죽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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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영상은 영화홍보사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제작된 영상입니다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레전드 액션 블록버스터 [존 윅]의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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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14? ?국내 영화제?!?
?씨나병의 영화정보 #14? ⠀ ?열네 번째 주제? ⠀ ? 국내 영화제?! 영화제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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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럴센스> 메인 예고편
- 색' 다른 그에게 관심이 생겼다 관심가던 그녀가 '색' 달라 진다 취향존중 상명하복 큐티+섹시 로맨스! 넷플릭스 영화 《모럴센스》 2월 11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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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앵커> 메인 예고편
자꾸 눈 앞에 나타나요 ... ?️?️ [앵커] 메인 예고편 ... "제 죽음을 보도해주세요" 의문의 제보전화,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 4월 20일 놓쳐서는 안 될 미스터리 스릴러 [앵커] 메인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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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한 종이 내음 첫걸음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천재들이 있다. 그들의 영역은 확고하지만, 아무에게나 허락되지는 않는다. 좁은 문을 여는 이들은 강렬하다. 때론 자신을 불태워 버릴 만큼 이글거리기도 하고, 모난 정처럼 망치를 맞는 경우도 있다. 꿈꾼다고 이룰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지만, 이런 삶을 꿈꾸는 이도 현저히 적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마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감각적인 언어로 소설을 쓰는 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동경만 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꿈꾸는 작가 상도 분명 그런 파괴적 천재는 아니기가 쉽다. 보기 좋은 카페에 앉아, 멋진 도구(노트북이 됐든 만년필이 됐든 연필이 됐든)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에 가깝기가 쉽다. 겪어보기 전까지는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조차 달콤해 보인다. 이 문장은 저격이라기보다 자아비판이다. 내게도 낯설지 않은 감각이므로.
<마이 뉴욕 다이어리>가 시작되면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풋풋한 미소를 짓는 조안나도 그런 단계에 있다. 5개 국어를 하고 여행을 다니고 소설을 쓰는 삶을 살고 싶었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리고 지금은 조안나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의 사회생활 초년기다. 잡지에 시를 투고해 등단했고, 친구를 만나러 왔던 뉴욕에 눌러앉는다. 싸구려 아파트에서,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이 삶을 이어가기 위해 일자리도 구한다.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작가(이자 작가 지망생)인 자신의 정체성은 숨겨 두어야 하는 이중생활이다.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뚜벅뚜벅 혼자 삶을 개척해 가는 젊은이의 성장을 담으려 했다. 해리와 샐리의 설왕설래 없이 혼자서 걷기에도 뉴욕은 아름답다는 것을, 악마도 프라다도 아닌 상사 아래서 충분히 단단한 시간을 쌓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인간의 젊은 날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풋풋한 종이 내음 안에서 따스한 톤의 색깔로 펼쳐 보인다. 다만 영화의 전개도 어쩐지 그만큼 풋풋하여 아쉬움을 남긴다.
이 영화의 원제는 <My Salinger year>다. 여기서 샐린저는 "그 유명한" 소설가 J.D. 샐린저. 이런 "그 유명한" 이들의 작품을 안 봤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걸 안 봤다고?" 하며 놀라는데, '나만 안 본 천만 영화', '나만 안 본 베스트셀러'는 사실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나름대로 열심히 읽고 쓰며 지내온 조안나지만, 미국 십대라면 읽지 않을 수 없다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비롯해 샐린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이런 걸 말할 때는 좀 부끄러운데, 나도 그렇다.) 뉴욕에서 새로 사귄 남자친구도 "믿을 수가 없다"라고 반응하지만, 어쩌겠는가. 안 읽은 걸.
그런 조안나지만 문학 전공을 따라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게 되고, 맡게 된 작가가 하필 샐린저다. 보통의 작가와 달리 계약 관계를 검토하거나 출판 현황을 체크하는 업무보다, 작가의 은둔 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세계 곳곳에서 보내오는 팬들의 편지는 잘 검토한 뒤 갈아버리고, 정해진 양식대로 답장을 보내야 하며, 다른 시간에는 타자기로 녹취록을 풀어내는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다. 정작 타자기도 칠 줄 모르고, 에이전시에서 선호하지 않는 '작가'지만, 그 사실은 잘 숨긴 채 무사히 취업에 성공한다. 그리고 가끔 샐린저와 통화할 기회가 생긴다.
시고니 위버가 분한 사장 마가렛은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성공한 직장인이다. 배경인 1995년 기준으로 사무실에 컴퓨터를 들이고 싶지 않다며 타자기 사용을 고수할 만큼 변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감각은 기민하다.
분명한 마이 웨이를 가진 상사와, 정석대로는 가지 않지만 아이디어 반짝이는 신입이라는 클리셰. 샐린저의 팬들에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고 싶다는 조안나는 마가렛과 의견이 부딪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게 되겠지. 상사는 신입을 키워볼 만한 좋은 젊은이로 인정하고, 신입은 상사의 연륜과 보호에서 더욱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이다. 동시에 샐린저를 통해 문학을 향해 힘찬 도약을 이루게 되겠지.
게다가 그 배경은 90년대의 정취가 담긴 아름다운 소품과 의상, 낭만을 가득 담은 뉴욕의 정경, 그 안에서 펼쳐지는 싱그러운 초년의 시절. 아름다운 정서를 담뿍 전달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그 기대는 살짝 아쉬운 선에서 충족된다. 마가렛과의 관계도 샐린저와의 관계도 또한 팽팽한 힘 없이 축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유가 뭘까. 나는 조안나라는 캐릭터의 설정에는 공감했지만, 그 설정은 영화 속 언행과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로 등단했다는 점, 대학원을 중퇴하고 뉴욕으로 왔다는 점,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점을 대사로는 설명하는데, 극 중 모든 행동에선 드러나지 않는다는 느낌. 마치 내가 처음 썼던 단편 시나리오 같다.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 급급해서 정작 사건으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설정해둔 캐릭터 특성을 대사에 마구 욱여넣었던…
샐린저라는 작가를 맡은 에이전트임에도 러닝타임 후반부에서야 샐린저를 읽기 시작하는 인물이, 샐린저의 책에 감명을 받고 편지를 써오는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답장을 하고 싶어 하는지? 조안나는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가 보내고 싶은 진심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글을 쓰지 못하는 자신을 괴로워한다는 설정도,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잘 아는 감정이기에 넘실넘실 다가올 뿐 영화에서 잘 보였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영화 속 인물이 꼭 실제 직장인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다. 조안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여줄 수도 없다. 그러나 결말까지 가는 동안 조안나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배경이 직장이고 직업적 성취에 대한 이야기라면, 어느 정도 일에서도 글에서도 보여줘야 하는 영역이 있지 않을까? 바둑 두다 낙하산 타고 대기업 들어간 장그래도 '쟤는 언제 자나?' 싶을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들을 함께 담아, 가까스로 쌓은 기초 지식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붙여 자기 자리를 확보해간다는 설정에 개연성을 확보했듯이. 그런 개연성의 노력이 없는 채로 조안나는 엉성하게 그려지다 말았다. 그럼에도 얼기설기 풀려나가는 조안나의 시간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말로 스토리를 눙쳐 버리는 수준이다.
샐린저와 마가렛에게 각각 문학 조언과 업무 조언을 들으며 성장의 양 날개를 펴는 지점에서는 다소 의구심이 일지만, 동시에 그 미숙하고 모자란 면면은 조안나라는 캐릭터의 매력이기도 하다. 미숙하고, 엉망진창이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발을 떼어 보는 것. 그 시기가 아니라면 차마 가질 수 없는 마음. 많이 계산하지 않는 속내. 그래서 어쩐지 응원하고 싶어지는 단계. 그때 동경하는 삶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건 축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 마음이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과 명확한 연관 관계가 있는지 그건 모르겠다. 다만 나는 문학과 얽힌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길 잃은 기분도, 그걸 박차고 풋내 나는 발걸음을 떼기 시작할 때의 기분도. 멋진 어른을 보며 존경하기도 하지만 결국 나는 내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칼을 날리고, 내가 여기 있구나, 새삼스러운 그 기분. 막연함과 외로움, 설렘. 그 자리에 함께 놓여 있는 문학.
미묘한 아쉬움을 그렇게 젊음과 문학이라는 단어가 벌충한다. 포스터 카피대로 여기는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니라 첫 페이지니까. 그렇게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고, 그렇게 자라날 테지. 내게 이 이야기가 멋진 성장기로 다가오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게 발을 떼는 조안나의 첫걸음에서는 풋풋한 종이 내음이 났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하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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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_씨네랩_결산보고서.zip
안녕하세요.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입니다. ?
오늘은 여러분께 2021년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를 가져왔어요!
아직 씨네랩을 모르시는 분들도, 씨네랩 유저분들도
씨네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2021년은 씨네랩이 생겨난 년도여서 더 애틋한 1년이었어요.
그럼 씨네랩 연말결산 보고서 보러 GO ✌?
1월 1일 씨네랩 1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3월 1일 씨네랩 베타 서비스 오픈
4월 22일 씨네랩 크리에이터 인증서 발급
6월 22일~ 영화 <웬디>로 시작하여 약 16개의 영화 시사회 크리에이터 초청 진행
7월 15일 씨네랩 2기 크리에이터 모집 및 체결
10월 5일 씨네-뉴스 구독 서비스 시작
10월 29일 씨네랩 정식 론칭
11월 1일 영화 동아리 대항전 및 3차 크리에이터 체결
12월 14일~ 씨네랩 연구원 이벤트 진행 중
와~ 여러분들께 영화, 콘텐츠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하고 친근하게 정보를 전달드리기 위하여
씨네랩이 2021년도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씨네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이벤트를 통하여 여러분께 다가갈 예정이니,
2022년의 씨네랩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씨네랩의 꽃이자 씨네랩의 원동력인 약 200명의 크리에이터분들의
활약도 보러 가실까요?
씨네랩 최다 업로드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민드레' 님 입니다!
무려 250개의 콘텐츠를 업로드 해주어 씨네랩을 꽉 채워주셨어요.
축하드립니다. ?
씨네랩 좋아요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Reviewer_IN'님 입니다!
항상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주시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게시물의 주인공입니다.
씨네랩 한줄평론가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JW' 님 입니다!
씨네랩에는 [필름라이브러리] - [한줄평] 기능이 있는데요.
그 기능을 정말 잘 활용하신 분입니다!
가끔 저도 이분의 한줄평을 보고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기도 합니다. :)
씨네랩 유튜버상의 주인공은 크리에이터 '영화보는건데'님 입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는 다양한 영화 유튜버분들이 계시는데요.
가장 많은 콘텐츠를 업로드해주시는 '영화보는건데'님이 상을 가져가셨어요!
이 외에도 많은 크리에이터분들이 2021년의 씨네랩을 채워주셨어요!
다음으로는 씨네랩을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상을 준비했는데요.
바로 보러가실까요?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에서 연출,영상미,연기,OST,스토리 부문에서
만점을 받은 영화는 총~~~ 9편입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신분들은 씨네랩 필름라이브러리 Filte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다음은 씨네랩에는 항상 NEW 예고편이 업로드 되는데,
그 중에서도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예고편은
<보스 베이비 2> 파이널 예고편인데요.
저도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봤어요~~ ??
2021년 씨네랩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2022년에도 씨네랩에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제발~)
그럼 새해 복 미리 많이 받으시고,
2021년 씨네랩 연말 결산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안녕~ ?
씨네랩 에디터 씨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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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녀의 잉태가 결코 축복일 수 없는 이유!
수녀가 임신했다. 과연 이 일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판단은 누가 주체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신부와 수녀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 축복하고, 임신을 맞닥뜨린 수녀는 저주처럼 느낄 것이다. 신이 내린 운명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떻게 종교인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한다면 오해 마시라. <이매큘레이트>의 내용이다. 티 하나 없이 깔끔한 의미를 지닌 제목과 달리, 극 후반부는 피로 범벅된 주인공 수녀의 모습을 마주하며 그녀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영화는 수녀의 수난사인 동시에 한 여성의 수난사를 보여준다.
수녀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건너온 미국 소녀 세실리아(시드니 스위니)는 테데스키 신부(알바로 모르테) 소개로 어느 수녀원에 도착한다. 언어의 장벽은 물론, 악몽에 시달리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그녀는 조금씩 타지에서의 적응을 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영문 모를 구토를 한 세실리아는 추기경과 신부에게 수녀가 되기 전 성관계 유무를 했냐는 질문을 받는다. 불쾌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녀. 신에게 선택받은 자로서 성당 모든이에게 축복을 받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다. 그리고 점점 이곳의 이상한 점을 알게 되고, 아무도 모르게 탈출을 감행한다.
<이매큘레이트>는 수녀의 임신이라는 소재를 차용했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이 떠오른다. 미국인 수녀가 홀로 이탈리아의 한 수녀원으로 온 후, 영문 모를 임신을 하는 설정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하지만 두 영화는 약속이나 한 듯 후반부에서 서로 각자의 길을 간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화자가 수녀이지만, 결국 시리즈의 악마 데미안의 실체를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반대로 이 영화는 갑작스럽게 임신을 한 수녀의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심리적 여정을 주의 깊게 아니, 끈질기게 따라간다.
보통의 수녀에서 성녀가 된 그녀의 삶은 한순간에 뒤바뀌는데, 감독은 카메라를 통해 초반 로우 앵글로 신을 비춘 것과 동일하게 성녀가 된 세실리아를 보여준다. 하루아침에 신격화가 된 세실리아를 우러러보는 수녀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안개 속에 싸여 있는 것 같은 수녀원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녀는 신이 아닌 그릇된 믿음에 사로잡힌 이들이 누군가에게 바치는 재물처럼 여겨진다.
이후 세실리아가 겪는 고난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감정의 폭이 들쑥날쑥하다. 감독은 고난의 과정을 견고한 서사 흐름으로 보여주기보다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심리 상태를 영상으로 오롯이 옮긴다. 마치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처럼 고통스런운 주인공의 내면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사가 아닌 심리의 방점을 둔 이야기 흐름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 전달이 미흡하고, 각 인물의 행동 근거가 약하다. 특히 비밀을 감춘 채 그녀에게 접근하는 신부와 수녀들의 180도 다른 모습은 개연성이 부족하다. 넌스플로테이션(수녀들의 삶을 다룬 장르)을 차용해 장르적 재미를 살리려고 했지만, 점프 스케어와 피칠갑 장면에만 의존해 호러 장르의 재미를 십분 살리지는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공포가 남다른 건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두려움을 잘 옮겼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는 공포 영화는 시대의 가장 어둡고 두려운 부분을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 그런 점에서 <이매큘레이트>는 현대 여성들이 가진 임신과 출산 자체의 공포,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결혼 후 당연히 임신해야 한다는 기성세대의 주장에 따른 현대 여성들의 잠재적 두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극 중 세실리아 임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수의 재림인데, 이는 예로부터 전해진 종교의 원칙, 가족 윤리 등 굳어진 여성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억압이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압박은 극 중 세실리아의 마음에 불안과 고통을 심고, 임신의 궁극적 목적이 밝혀진 이후 억압된 감정이 싹을 틔우면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주를 일으킨다. 그녀의 피칠갑은 이유가 있다.
더불어 영화는 지금도 미국에서 첨예한 대립을 겪고 있는 낙태 금지법에 대한 은유적 항의의 뉘앙스를 풍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마지막 세실리아의 마지막 절규와 행동만 보더라도 이를 잘 나타낸다.
뭐니 뭐니해도 <이매큘레이트>의 가장 큰 매력은 핏빛 열연을 펼친 시드니 스위니다. 그녀는 불안, 당혹, 슬픔, 분노 등 세실리아의 다층적 감정선을 큰 눈망울과 세밀한 표정 연기, 그리고 떠나가라 지리는 목청으로 표현한다. 드라마 <유포리아>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후, 다수의 작품을 거쳐오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시드니 스위니에게 이 영화는 완성도를 떠나 그녀의 연기 인생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후반부 시드니 고라니, 아니 시드니 스위니의 절규와 외침, 그리고 마지막 결단을 주목하길 바란다.
P/S: 참고로 시드니 스위니는 연기는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몇 년 전 오디션을 위해 읽은 스크립트가 준 강렬한 섬뜩함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던 그는 미공개로 남은 그 작품을 자신이 직접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유포리아> 시즌 2 이후,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을 재게, 마이클 모한 감독에게 연출을 맡기고, 제작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작품에 담긴 그녀의 애정을 알았다는 듯 <이매큘레이트>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벌어드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엔케이컨텐츠
평점: 3.0 / 5.0
한줄평: 시드니 스위니가 열고 닫는 여성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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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손발 노동의 숭고함
[각본/감독: 이란희 | 출연: 이봉하, 김아석, 신운섭, 김정연, 이승주, 서광택, 황정용, 이승원, 박재형, 복운석 | 제작: 작업장 ‘봄’ | 배급: ㈜인디스토리 | 러닝타임: 81분 | 극장개봉: 2021년 10월 21일]
<파마><결혼전야><천막> 등에서 우리가 마주한 사회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담아온 이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휴가>는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3관왕을 수상한 수작이다. <휴가>에서 주목할 점은 손에서 시작해 손에서 끝나는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구를 만들었을 해고노동자 재복의 두터운 손은 거리의 행인들에게 농성용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익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아 달라며 내미는 그의 손은 난생 처음으로 깊은 모멸을 견디어야 하는 괴로운 손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재복’의 손은 농성장의 동료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는 야무진 손으로 이어진다.
열악한 천막에서 발생하는 자잘한 문제들도 ‘재복’의 손을 거치면 금세 해결된다. ‘재복’의 손은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수십 년간 성실히 일해온 회사로부터 한 마디 통보도 없이 정리해고를 당하자 부당한 처우에 저항하기 위해 ‘재복’의 손은 밥벌이를 위한 노동을 멈추고 기약 없는 투쟁에 나서게 됐다. 그러던 ‘재복’은 1882 일 간의 농성 중 열흘 간의 휴가를 갖게 되고, 잊고 있던 노동의 즐거움을 다시 찾는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재복’의 손은 분주하다. 막힌 싱크대를 뚫고, 먼지 쌓인 선풍기를 씻어야 하고, 밀린 이불 빨래 등 집안 구석구석 청소한다. 변변찮게 끼니를 때우는 딸들에게 농성장에서 갈고 닦은 음식 솜씨를 발휘해 든든한 집밥도 차려준다. 잠깐의 휴가에서 큰딸의 대학 예치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재복’은 그곳의 어린 동료 ‘준영’에게 도시락을 권하고, 손수 작성한 산재 신청서도 전한다.
재복의 손은 주저하듯 어눌하고 느린 말투와는 다르게 누구보다 야무지고 요령까지 있어서 묵묵히 많은 일들을 해낸다. 이렇듯 손으로 밥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해내는 노동자의 손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하게 노동의 가치와 연대의 의미를 보여준다. <휴가>는 대사로 다 전할 수 없는 노동의 숭고함과 ‘재복’의 가족과 동료를 아끼는 마음을 손을 통해 전한다. 이는 언어로 규정지어지는 한계를 넘어서 오히려 관객 저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밀도를 조밀하고 풍성하게 확장시키며 영화적 경험을 풍성하게 이끈다. 그리고 손으로 하는 노동은 가장 원초적이지만 그렇기에 몸의 쓰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노동의 숭고함 역시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는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그러나 <휴가>는 손짓과 발짓을 사용해 자신의 밥줄과 공동체를 책임지는 노동의 숭고함을 과장 없이 담담한 화법으로 드러낸다. ‘재복’이 잊고 있던 것은 노동의 즐거움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인간 노동의 가치를 잊고 있고, 회복하려는 노력에도 게을렀다. ‘재복’의 손은 말을 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러닝타임 81 분 내내 단 한 순간도 등장하지 않은 음악의 부재 역시 영화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과 인물들의 감정에 대해 규정짓고, 강요하지 않기 위한 사려 깊은 선택으로 보인다. <휴가>는 이렇듯 부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