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엘2022-07-30 11:39:44
성적 욕구와 행위에 대한 것을 억압했던 낸시와 상처를 숨겨야 했던 리오 그랜드의 만남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리뷰
낸시는 과거에 중학교 종교 교육 선생님이었으나 지금은 은퇴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섹스 파트너로 리오 그랜드를 만난다. 첫 번째로 만나는 날 호텔 방에서 낸시는 리오 그랜드의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부끄러워 당황하지만 차차 익숙해진다. 두 번째 만나는 날에 낸시가 자신의 성적 행위를 버킷리스트에 적고서 리오 그랜드와 조심스럽게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데 아직도 익숙하지 못한 낸시에게는 큰 과제이다. 세 번째로 만나는 날에는 낸시가 리오 그랜드의 본명이 코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입 밖으로 노출해서 리오 그랜드와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진다. 그래서 둘의 사이는 처음 만나기 전으로 돌아간다. 과연 낸시와 리오 그랜드는 나빠진 사이를 돌려놓을 수 있을까? 네 번째 만나는 날에 리오 그랜드는 낸시를 어떻게 마주할까?
낸시와 리오 그랜드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남편과 이혼한 낸시에게 리오 그랜드는 만족할 만한 관계였을까?
낸시의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고 리오 그랜드가 왜 몸을 파는 사람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성매매로 서로가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리오 그랜드는 자신이 종교 교육을 가르쳤던 한 사람으로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낀다. 그러나 낸시는 남편과의 성관계에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딸들에게 자신의 이런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봐 걱정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매춘으로 만난 리오 그랜드가 스킨십을 하자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자신을 성적 욕망을 억압한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게도 리오 그랜드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성적인 행위를 하려고 마음먹는다. 세 번째 만나는 날에 낸시는 리오 그랜드의 본명이 코너라는 것을 말하면서 그가 어렸을 때 받은 상처 때문에 몸을 파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 날에 억압되었던 리오 그랜드는 자신의 어머니와 연을 끊게 되고 어머니는 자신을 죽은 사람이라고 여길 만큼 하찮게 여겼다. 그러면서 리오 그랜드는 자신의 진짜 존재를 숨기고 석유 시추 시설에서 일한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 둘은 서로에게 공통점이 있는데 자신의 욕망을 너무 억누른 채 살아왔다는 것이다. 낸시는 종교 교육 선생님이라는 프레임에 여학생들에게 걸레라고 말하며 처벌을 하는 존재였고 지금은 자신이 성적 욕망을 느낀다는 것에 창피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섹스 파트너로 만난 리오 그랜드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할 만큼 자신은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또한 낸시는 자신의 몸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만족시킬만한 파트너를 리오 그랜드로 선택했지만 자신에게는 만족하지 못할 무언가가 존재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억압된 본능을 억누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게 비단 나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욕구를 만족할 사람을 찾지 못 했던 게 낸시가 가진 큰 단점이 아니었을까?
성적 행위를 하기 위해 만난 리오 그랜드와 낸시는 자신이 억압했던 것들을 표출하지 못했고 그 둘의 관계는 섹스로 연결되었다.
나의 주관적인 영화 평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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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 감독 정이삭 / 역대급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 4DX관 연속 매진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트위스터스" 후기입니다.
*엔드크레딧 전에 캐릭터들의 후기를 담은 쿠키영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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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페이트 : 윙스의 전설 시즌2> 예고편
플로라의 첫 등장 ? 《페이트: 윙스의 전설》 시즌 2에서 첫선을 보이는 파울리나 차베스를 만나보세요. 가족이 된 걸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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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비우스> 안티 히어로 예고편
비행?, 음파 감지 ?, 엄청난 힘과 스피드까지 ? 보는 순간 #모비우스 의 능력에 압도 당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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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심한 밤, 다섯 대의 택시에서 벌어진 일
8★/10★
다섯 개의 도시 그리고 다섯 대의 택시. 야심한 밤, 각 택시에서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 영화 속 기묘한 사건들은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풍자적인 웃음을 자아낸다.
먼저 로스앤젤레스. 거친 느낌을 지닌 소녀 배우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캐스팅 디렉터가 택시를 탄다. 캐스팅 문제로 여기저기 통화하며 골머리를 썩는 중, 내내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택시 기사가 보인다. 스무 살도 되지 않은 그녀는 제작자가 애타게 찾던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다. 캐스팅 디렉터는 드디어 적임자를 찾았단 안도감에 기사에게 캐스팅을 제안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은 정비공이 되는 게 꿈이라며 이를 거절한다. 그리고 허탈한 웃음. 할리우드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대신 정비공의 꿈을 추구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바보 같은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택시 기사에게는 일확천금의 기회보다 자신의 꿈을 성실히 좇는 게 더 중요하다.
다음은 뉴욕이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 애태우다 간신히 탑승한 택시 기사가 어딘가 이상하다. 영어도 할 줄 모르고, 심지어 운전도 제대로 할 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손님과 기사가 자리를 바꿔 목적지로 향한다. 승객은 동독에서 서커스 단원으로 일했다는 기사에게 친근감을 표하면서도 그를 다소 우습게 보는 듯한 기색도 보인다. 그러나 정작 마지막에 편안한 웃음을 짓는 건 영어도, 운전도 할 줄 모르는 뉴욕의 택시 기사다. 때로는 내면의 단단함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매너가 엉망인 손님들을 태운 후 기분이 상한 상태인 파리의 택시 기사. 그의 택시에 시각장애인 여성이 탑승한다. 기사는 무지가 깃든 호기심으로 승객에게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할 수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캐묻는다. 여자는 자신이 보지 못하는 대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의연하게 대답한다. 택시 기사는 믿지 못하는 눈치다. 그에게 시각장애인은 무언가를 ‘결여’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팡이에 의지해 안전하게 목적지로 걸어가는 그녀와 달리, 택시는 그녀를 내려준 후 곧바로 사고가 난다. 이제 보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네 번째 이야기는 장난스러운 수다쟁이가 주인공인데, 그는 로마에서 택시를 운전한다. 심심하던 차에 때마침 신부가 택시에 오른다. 택시 기사는 다짜고짜 고해성사를 하겠다며 자신이 호박에 자위한 일, 양과 수간했던 일, 동생의 아내와 부정한 일을 저질렀던 일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기사가 자기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끝없이 수다를 떠는 동안, 뒷자리의 신부는 약을 제때 먹지 못해 숨을 헐떡이다 이내 사망하고 만다. 수다스러운 택시 기사의 방정맞은 고해성사를 감당하지 못하는 신부. 보편적‧도덕적 권위의 담지자인 신부가 진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 처연하면서도 우습다.
마지막 택시는 헬싱키에 있다. 만취한 친구를 포함한 세 명의 남자가 택시에 탄다. 그들은 술에 뻗은 친구에게 아주 딱한 일이 있었다며 기사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차가 망가지고,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딸이 임신하고,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받아 술을 진탕 들이켠 후 쓰러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내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기사가 그 정도면 감당할 만한 슬픔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승객들은 딸을 먼저 떠나보낸 기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먹이고, 그의 고통과 자신의 현재를 견준 후 큰 위안을 얻는다. 정작 가장 큰 위로가 필요했던 남자는 내내 뻗어 있느라 아무 위로도 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가장 필요한 이에게 가 닿지 못하는, 가장 필요한 이가 소외당하는 위로와 연대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영화 도입부에서 톰 웨이츠가 걸걸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Back in the good old world〉)의 가사처럼, 우리 삶은 기껏해야 무덤 위 꽃다발밖에 남기지 못한다. 덧없는 허무함으로 점철된 삶에도 기억할 만한 순간이 있다면, 아이러니와 따뜻함을 동시에 품어 엷은 미소를 자아내는 사건들, 즉 영화 〈지상의 밤〉이 보여주는 장면을 닮았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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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현실의 순한맛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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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미국 다음,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IT 강국 코리아. 우리나라는 1982년 5월에 인터넷 연결에 성공했다(전자신문, 2012.09.17.). 그로부터 40년 뒤인 2022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범죄가 줄줄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리는 매일매일, 정말로 매일매일 뉴스로 확인한다.
불법촬영 범죄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공무원, 판사, 의사 등 사회지위를 막론하고 다방면에 분포되어 있다. N번방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는가. 운영자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았는가.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영상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는 징역 2년을 받았다. 휴. 그만 알아보자.
영화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뭔가를 볼 때 시선의 방향을 자주 생각한다. 보는 자와 보이는 자. 보는 행위는 권력이다. 불법촬영된 영상들은 판옵티콘 속의 죄수들처럼, 누가 보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끊임없이 보여진다.
대학생 때 나는 어떤 불법촬영물을 봤다. 찾아본 건 아니고 누가 보는 걸 봤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영상의 끝에서 남자는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물론 그의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00대학교 00학과 00학번 000"
이 영상을 유포할 것이며, 영상에 등장한 여자는 사회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아는 자의 외침, 자신의 손으로 한 인간의 삶을 박살낼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언젠가, 아는 남자가 '장난으로' 여자화장실에 들어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본 적이 있다. 웃는 얼굴로. 그는 악의없이 장난을 쳤겠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면 문 위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매일이 두렵다. 불법촬영 장치를 내가 발견하지도 못할 것이며, 발견한다 한들 영상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잡아내지도 못한다. 나는 끝없이 보여지고, 물건처럼 공유될 것이다. 대상화되는 여성들은 점점 더 어려져 이제는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마수를 뻗는다.
문제는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는 범죄자들의 지능이다. 정교가 분리된 법치주의 국가들 중 우리나라처럼 성범죄에 관대한 나라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기에 밖에서 보면 멀쩡한 사람들도 그런 짓들을 하고 다니고, 또 걸린다.
멀끔한 고등학교 선생 도유빈은 곧 재단 회장 딸과 결혼할 예정이다. 무일푼이었지만 여자 잘 만나 팔자 고치려는 남자. 이 도유빈 선생은 학교에서 불법촬영을 한 남학생 두 명을 검거하고, 체벌한다. 하나는 학교 전교 1등이고, 하나는 처남이 될 학생이다.
도유빈은 학생들에게 빠따를 때리고는 돌려보낸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때마침 아내될 사람이 외국에 나가 있으니 클럽에 가자는 친구 공상범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다.
클럽에서 웬 여자들에게 작업을 당하는데, 술에다 뭘 탔는지 정신이 아득해진 도유빈은 집까지 여자들을 데리고 온다. 여자들은 도유빈의 영상을 찍고, 휴대폰을 훔쳐가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여기까지는 뻔한가 싶다. 남자가 당하는 경우보다 여자가 당하는 일이 더 많으니 남자들에게는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여자가 작업을 쳐도, 그 위에는 남자가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며칠 전, 성매수남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되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역시 남자가 여자를 섭외해서 시킨 일이었다. 시킨다고 하는 놈도 문제지만, 구조를 부수지 않으면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도유빈의 피말리는 범인잡기가 시작된다. 함께 클럽을 갔던 휴대폰 판매업자(이면서 뭔지 모를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공상범과 함께. 첫 번재 타깃은 예전 여자친구. 도유빈은 전 여자친구를 불법촬영하여 유포시켰고, 합의금 몇 푼 주고 치웠다. 그 업이 되돌아오는 건가?
그 사이 도유빈은 돈을 입금했지만, 결국 영상은 예비 아내와 장인의 손으로 들어간다. 달라는 대로 준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문제는, 도난당한 도유빈의 휴대폰에 예비 아내를 불법촬영한 영상도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사이, 서울대 갈 전교 1등이 도서관에서 투신한다. 도대체 이 친구는 왜 투신했는가.
학생들의 불법촬영 사건을 뒤늦게 알게 된 선생은 도유빈을 몰아세운다. 학생의 컴퓨터도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낱낱히 파헤치지도 않은 채로 애들을 패서 돌려보내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유빈의 입장에서는 처남이 연루된 사건을 키우고 싶지 않았을 터.
우연히 길에 뿌려지는 룸싸롱 전단지에서 그날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의 얼굴을 발견한 도유빈은 이들이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라는 걸 알게 되는데, 별풍선 3천3백만 원(범죄자가 요구한 금액과 같다)을 뿌려 이들과 저녁 약속을 잡고, 정체를 확인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포자들>은 범죄자를 유추하며 봐야 하는 영화라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누가 죄인인가'를 두 가지 의미에서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유빈은 사건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전여자친구와 예비 아내를 불법촬영한 가해자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고 나서야 불법촬영의 범죄성을 인지한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만 그렇다고 도유빈을 동정할 수도 없다. 현 시간 기준 19시간 전, 고교생이 여자화장실에서, 1일 전 대학생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했다는 기사를, 2일 전에는 5년간 공무원 275명이 불법촬영을 했다는 기사를, 그러니까 매일매일 불법촬영 기사를 본다. 매일매일 불법촬영을 한다. 그런데도 여성들의 불안이 실체가 없는 망상인가.
범죄를 저지르는 놈이 문제다, 라고 한다면, 사회가 합심해서 그놈을 패야 한다. 그런데 패지 않는다. 2022년 11월 16일자 기사의 타이틀은 다음과 같다. <정부세종청사에서 100회 넘게 불법촬영한 30대 '집행유예'>
10월 30일, <'짧은 치마 여성' 노려 92차례 불법촬영한 공무원 '집유'>
많은 사람들이 <유포자들>을 봤으면 좋겠는데,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되었던 적이 있는 분들은 안 보는 게 좋겠다. 모든 남성이 성범죄자는 아니지만, 성범죄자의 98%는 남성이다(경향신문, 2022. 03. 24.).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불만이라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성범죄자들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패도록 하자. 그런 의미에서 '감빵인도자'라는 유튜버를 응원한다.
<유포자들>이 11월 23일 북미에 동시개봉되었다. 성범죄자들에게 몇백 년의 형을 때리는 미국이 보면 판타지라고 생각할까? 사실은 현실의 순한 맛인데 말이다.
유포자들(The Distributors)
감독 : 홍석구
출연 : 박성훈, 김소은, 송진우, 박주희, 임나영
상영시간 : 101분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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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다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3월의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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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문폴> (NEW)
▶ 3월 16일 개봉한 <문폴>은 개봉하자마자 1위에 올라섰는데요. <투모로우>, <2012>의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또한 NASA가 합류하면서 더 완성도 높은 SF 영화가 제작된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10만 163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3만 67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다음 주 개봉예정작인 '뜨거운 피'가 예매율이 높아 '문폴'이 1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줄거리
궤도를 이탈한 달이 지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지구의 중력과 모든 물리적인 법칙이 붕괴된다. 거대한 해일과 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와 이상기후까지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모든 재난으로 전 세계는 공포와 혼란에 빠진다. 달과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30일. NASA 연구원 ‘파울러’(할리 베리), 전직 우주 비행사 ‘브라이언’(패트릭 윌슨), 그리고 우주 덕후 ‘KC’(존 브래들리)는 달을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마지막 우주선에 오른다. 인류 멸망 D-30일, 추락하는 달을 반드시 멈춰야 한다
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1)
▶ <문폴>이 개봉하면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한 단계 낮아진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9만 383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8만 630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번 주에는 2위 혹은 그보다 한 단계 낮은 3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TOP5 안에 유일한 한국 영화인데 계속 순위권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3. <더 배트맨> (▼1)
▶ <더 배트맨>의 주말 관객 수는 3월 2주차보다 약 2분의 1가량 줄어들면서 3위로 하락하였습니다. 개봉 3주차 동안 순위권에 있는 영화입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5만 5513명을 동원됐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82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번 주에도 여전히 순위권을 유지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 씨네픽의 이번 주 92회 예측 이벤트는 3월 3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3월 3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주셨는데요. 박스오피스 1위 순위를 가장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고,
그 다음으로 3위, 2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 93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스펜서> (NEW)
▶ 3월 16일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서 개봉한 <스펜서>는 4위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는 낮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개봉한지 1주일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2만 764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만 330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새로운 이야기
5. <극장판 주술회전0> (▼2)
▶ <극장판 주술회전0> 마지막 5위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약 4주간 순위권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개봉작인 '뜨거운 피'로 인해 5위권 밖으로 밀려갈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2만 105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8만 351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3주 연속 <더 배트맨>이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18일~20일) 북미 기준 주말 매출액 $36,800,000 (한화 약 447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300,091,000 (한화 약 3647억)를 달성했습니다.
<Jujutsu Kaisen 0: The Movie>와 <X>가 등장하면서 순위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Uncharted>는 2위에서 3위로 떨어졌고,
<Dog>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습니다. <Spider-man: No Way Home>과 <Death on the Nile>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3월 18일 ~ 2022년 3월 20일)
1. <더 배트맨> 3680만 달러 (누적 3억 달러)
2. <극장판 주술회전0> 1481만 달러 (누적 1억 7698만 달러)
3. <언차티드> 800만 달러 (누적 1억 2589만 달러)
4. <X> 440만 달러 (누적 440만 달러)
5. <도그> 409만 달러 (누적 5422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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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3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3월 넷째 주도 매일 행복하고 안전한 하루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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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의 신념에 동의한다.
* 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영웅 스토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마블을 만난 뒤부터는 챙겨보고 있다. 마블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등을 그려낸 ‘마블 코믹스’로 시작하였다. 지금은 그 캐릭터들로 영화를 만들어서 우리나라에선 ‘마블’ 하면 영화의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마블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곳이 ‘DC’인데 슈퍼맨, 배트맨 등이 이곳에 소속되어 있다.
예전에 본 어떤 리뷰에 "디씨의 영웅에는 스토리가 없고, 마블의 영웅은 스토리가 있다"라고 했는데 그 말은 참말로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캡틴 아메리카는 아직도 애정이 가지 않는 캐릭터라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꾸역꾸역 챙겨보기만 한다.
사실 어벤져스에 대한 그리고 마블에 대한 리뷰는 검색만 해도 많이 나온다. 약 1,100만의 관객이 있었으니 직접 보지는 않았어도 보라색 악당인 타노스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블의 전반적인 세계관이나 영웅에 대한 캐릭터 분석도 재미있지만, 환경운동가로서 타노스의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음모론이나 미스터리도 참 좋아한다. 언젠가 스쳐 지나가며 읽었던 글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이 인구의 수를 조절하기 위해 행하는 자정작용 같은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나에겐 신뢰감을 주는 이야기였다. 조금 다르게 말해서 이 말이 그렇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연은 오염된 것에 대해 자정작용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면 무의식중으로 그런 행동들을 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도 '인재'냐 '자연재'냐의 논란이 많이 있지만 인재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말을 쓰면 아주 조금은 쉬운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도덕적으로 혹은 인성적으로 부족한 사람의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는 모두 완성형은 아니니까 하고 위안을 해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말도 안 되고 아주 위험한 발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타노스가 딱 비슷한 말을 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인구는 늘어가고 격차는 심해지고.
타노스가 자신의 고향인 타이탄의 인구를 줄이는 것을 제안했지만 설득이 되지 않았고, 결국 망해버리고 말았다. 타노스는 (아마도)자신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심지어 딸처럼 아끼는 가모라 고향과 그와 비슷한 몇 개의 별에서 인구를 줄이는 것이 답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니 이를 전 우주적으로 확장할 방법을 찾아서 실행에 옮건 것뿐 아닐까?
다들 알고 있겠지만 지금의 지구는 타노스가 걱정하는 딱 그런 상황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몇 년 전, 아니 몇 개월 전만 해도 기후위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이제는 지상파의 대기업 광고에서도 '기후 위기'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남의 이야기였던 재난이 나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게 되기까지 인정하게 만들게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로 인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여름 우리나라에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 현상을 기후위기로 인식한 국민들이 많아졌다. 수치로 따지면 관측 이래 가장 강수량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나라에도 이상 기후가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은 최근 10년의 어떤 해 보다도 가장 한국의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난 해이기도 했다. 이를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이 줄어서라고 극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다시 돌아온 뚜렷한 계절의 변화가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렇다고 타노스의 방식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으로 인한 고통이 없고, 잘살고 못살고 대단함과 비루함 관계없이 랜덤으로 반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참 우습게도 내가 사라지는 사람 명단에 있더라도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 버렸다. 타노스 역시도 본인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을 튕겼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의 간섭이 줄면서 나타나는 다른 변화들도 있었다. 인간이 찾지 않는 해변과 도시에 야생동물이 찾아왔고, 배가 다니지 않으니 물이 깨끗해졌고, 비행기가 적게 날아다니니 하늘이 맑아졌다. 환경운동가들이 늘 말하던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변화하게 될 자연과 환경은 증명해 보일 길이 없었는데 바이러스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지구상의 최상위 포식자라 불리는 인간의 활동이 조금 줄어든 것만으로도 이렇게 큰 변화가 나타나는데 반이나 줄어들게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기대가 되기도 한다면 위험한 발상일까?
그래서 그런지 타노스는 내가 본 마블의 캐릭터 중에는 가장 영특하고 인간적이고, 대의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근데 그 목적이 개인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었고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겉으로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캐릭터였다. 사실 보면서는 '가식 아니야?' 했고, 그가 다른 캐릭터들을 죽이는 것에는 화가 났지만 결국엔 그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그런 이중적인 마음마저 생기게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타노스가 아픈 몸을 이끌고 어떤 오두막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씬에 대해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즘 현대인들이 바라는 삶이 아니냐며 웃었다. 퇴직하고 시골 내려가서 휴식하는 삶, 타노스, 우리의 타농부는 대의를 이루고 휴식의 정점인 귀촌까지 해냈다고 말이다.
그래서 다음 편이 기대된다. 감독(안소니 루소, 조 루소)들이 이번 편은 전적으로 타노스의 시점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했다. 이번 편에서는 타노스의 인간적인 면이 아주 조금 나타났지만 다음 편에서 분명 그 마음이 극대화될 것이고 (귀촌해서 혼자 살다 보니 외로움이 증폭될 것이라 판단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들이 그를 파멸로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선 파멸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음 편에서 타노스의 행복을 바라면서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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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친밀한 존재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야기한다. 부모만큼은 자식을 믿어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거짓말을 하고, 그걸 알게 된 부모는 속상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온전히 아이를 믿는다는 건,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어디까지 아이를 믿어야 할까?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어느 정도까지 그 잘못을 추궁하고 훈계해야 할까? 부모라면 누구나 맞닥뜨리는 어려운 문제다.
영화 <보통의 가족>은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제목에 '보통'이 들어가지만, 사실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사회적 지위와 좋은 직업을 가진 상류층이다. 이들의 자녀는 좋은 교육을 받고 최고의 환경에서 학창 생활을 보내고 있다. 영화의 원작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더 디너”로, 원작과는 여러 차이점이 있지만 상류층 두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나름 의미 있는 선택을 했다. 이들의 지위는 자녀들의 법적 문제조차 덮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 지점에서 부모로서의 역할과 자녀의 미래에 관한 고민이 복잡하게 얽힌다.
[첫 번째 감정] 형 재완의 안정감
변호사로서 성공한 재완(설경구)은 법적 문제가 생긴 상류층 자녀를 변호하며 형량을 최소화하려 애쓴다. 그가 변호사로서 내리는 판단에는 상대방이 저지른 일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단지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 방향으로 일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재완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냉정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태도는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그에게 안정감을 부여하며, 그 안정감은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힘을 마련해 준다.
딸이 노숙자 살인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재완은 평소 자신이 사건을 대하던 방식 그대로 상황을 처리하려 한다. 즉, 법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딸이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안정감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해결하려 한다. 수십 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재완에게 이러한 방향성은 매우 자연스러운 선택이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이미 그려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 사건이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굳이 밝히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영화의 중반까지 재완은 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며 동생 재규(장동건)와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과 계속해서 충돌한다. 재완에게는 도덕적인 판단보다는 안정적인 판단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순간들이 반복된다.
[두 번째 감정] 재규의 도덕성
재규는 종합병원의 유명한 의사다. 그는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돕고, 그 환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비를 내지 못할지라도 일단 치료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또한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는 인물로,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진 따뜻한 성격을 지녔다. 그의 아내 연경 또한 여러 봉사 활동을 하는 따뜻한 인물이다. 이 부부는 기본적으로 도덕성을 갖춘 사람들로 그려진다.
하지만 아들이 노숙자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재규와 연경의 의견은 갈라진다. 재규는 아들을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연경은 아무도 모르니 묻어버리자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가지고 있던 단단한 도덕성은 균열을 일으킨다. 연경은 그 도덕성을 계속 깨뜨리려 하고, 재규는 이를 붙잡고자 애쓰지만 아들의 눈물을 보며 결국 무너지고 만다.
영화의 중반까지 재규는 도덕적인 것을 지키자는 입장이었으나,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점점 흔들리게 된다. 중반 이후에는 재완이 도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재규는 안정적인 방향으로 변모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아이들의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감정] 아이들의 도덕 불감증
범죄를 저지른 혜윤(홍예지)과 시호(김정철)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다. 혜윤은 부모 몰래 좀 더 과감하게 행동하고, 시호는 소심하게 억눌린 생활을 이어가지만 결국 그 억눌림이 폭발하게 된다. 이들이 노숙자를 공격한 사건은 흐릿한 CCTV에 담겨 뉴스에 보도되지만, 그 누구도 이들을 의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들이 알아보고 추궁하는 상황이 된다.
영화 전반에 걸쳐 혜윤과 시호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재규와 연경은 시호에게서 반성의 기미를 보았다고 느낀다. 이는 관객들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으로, 혜윤은 전혀 반성하지 않으며 완전한 도덕 불감증을 보인다. 그 영향으로 시호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이 이렇게 된 것은 상류층 부모의 힘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들은 정말 반성을 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에게 도덕적인 성향이 있을지를 궁금해하며 바라보지만, 적어도 관객들에게 그들은 그저 범죄를 저지른 철없는 10대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그들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이 태어난 이후의 모든 것들을 판단해서 그걸 상황속에 녹여내 바라본다. 그러니까 전혀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아이들의 도덕불감증이 부모의 도덕불감증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도덕은 마비된다.
영화가 제시하는 아이러니
<보통의 가족>은 후반부로 갈수록 두 형제의 태도 변화가 폭발력을 발휘하는 영화다. 도덕적인 재규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안정적인 재완이 그 안정을 깨려는 행동을 한다. 두 사람의 모든 선택은 자녀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객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만약 우리도 이들처럼 사회적 지위가 있다면, 재완처럼 자녀를 위해 범죄를 덮어줄 수 있을까?
영화는 지금 이 시대에 충분히 벌어질 법한 사회적, 가족적 딜레마를 던진다. 자녀가 범죄에 연루되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도덕적인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도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또한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점점 쪼개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에 대한 굴레가 얼마나 강력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영화 속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선택들은 때로는 가족의 결속을 위태롭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중시하게 되면서, 과거처럼 절대적인 신뢰와 희생을 기반으로 한 가족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서로를 보호하려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얼마나 이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모습은 가족이란 굴레가 무너져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이 영화는 허진호 감독의 오랜만의 복귀작으로, 2019년 <천문: 하늘에 묻다> 이후의 작품이다. 장동건과 설경구가 연기한 두 형제의 변화는 영화의 중후반부를 강하게 이끌며, 그들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색감의 대비와 캐릭터 간의 대립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도 훌륭하다.
영화 <보통의 가족>은 최근의 사회적 문제를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우리에게 도덕과 안정 중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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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썬더볼츠*>가 개봉 2주 차에도 1위의 왕좌를 지켰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3,3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누적 수익 1억 2,84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누적 관객 수 80만 명으로 3위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네스: 죄인들>은
개봉 4주 차 주말에도 2,1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여전히 강한 흥행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오는 5월 15일부터 21일까지 IMAX 70mm 재상영이 확정되며, 추가적인 흥행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누적 관객 수 3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앞둔 <야당>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4주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야당>이 과연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누적 관객 수 약 301만 명)의 성적을 넘어서,
과연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최대 관객 수를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미에서 큰 사랑을 받은 <A MINECRAFT MOVIE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누적 관객 수 123만 명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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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 감독 정이삭 / 역대급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 4DX관 연속 매진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트위스터스" 후기입니다.
*엔드크레딧 전에 캐릭터들의 후기를 담은 쿠키영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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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페이트 : 윙스의 전설 시즌2> 예고편
플로라의 첫 등장 ? 《페이트: 윙스의 전설》 시즌 2에서 첫선을 보이는 파울리나 차베스를 만나보세요. 가족이 된 걸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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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모비우스> 안티 히어로 예고편
비행?, 음파 감지 ?, 엄청난 힘과 스피드까지 ? 보는 순간 #모비우스 의 능력에 압도 당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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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심한 밤, 다섯 대의 택시에서 벌어진 일
8★/10★
다섯 개의 도시 그리고 다섯 대의 택시. 야심한 밤, 각 택시에서는 특별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 영화 속 기묘한 사건들은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풍자적인 웃음을 자아낸다.
먼저 로스앤젤레스. 거친 느낌을 지닌 소녀 배우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캐스팅 디렉터가 택시를 탄다. 캐스팅 문제로 여기저기 통화하며 골머리를 썩는 중, 내내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택시 기사가 보인다. 스무 살도 되지 않은 그녀는 제작자가 애타게 찾던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다. 캐스팅 디렉터는 드디어 적임자를 찾았단 안도감에 기사에게 캐스팅을 제안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은 정비공이 되는 게 꿈이라며 이를 거절한다. 그리고 허탈한 웃음. 할리우드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대신 정비공의 꿈을 추구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바보 같은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택시 기사에게는 일확천금의 기회보다 자신의 꿈을 성실히 좇는 게 더 중요하다.
다음은 뉴욕이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 애태우다 간신히 탑승한 택시 기사가 어딘가 이상하다. 영어도 할 줄 모르고, 심지어 운전도 제대로 할 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손님과 기사가 자리를 바꿔 목적지로 향한다. 승객은 동독에서 서커스 단원으로 일했다는 기사에게 친근감을 표하면서도 그를 다소 우습게 보는 듯한 기색도 보인다. 그러나 정작 마지막에 편안한 웃음을 짓는 건 영어도, 운전도 할 줄 모르는 뉴욕의 택시 기사다. 때로는 내면의 단단함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매너가 엉망인 손님들을 태운 후 기분이 상한 상태인 파리의 택시 기사. 그의 택시에 시각장애인 여성이 탑승한다. 기사는 무지가 깃든 호기심으로 승객에게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할 수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캐묻는다. 여자는 자신이 보지 못하는 대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의연하게 대답한다. 택시 기사는 믿지 못하는 눈치다. 그에게 시각장애인은 무언가를 ‘결여’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팡이에 의지해 안전하게 목적지로 걸어가는 그녀와 달리, 택시는 그녀를 내려준 후 곧바로 사고가 난다. 이제 보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네 번째 이야기는 장난스러운 수다쟁이가 주인공인데, 그는 로마에서 택시를 운전한다. 심심하던 차에 때마침 신부가 택시에 오른다. 택시 기사는 다짜고짜 고해성사를 하겠다며 자신이 호박에 자위한 일, 양과 수간했던 일, 동생의 아내와 부정한 일을 저질렀던 일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기사가 자기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끝없이 수다를 떠는 동안, 뒷자리의 신부는 약을 제때 먹지 못해 숨을 헐떡이다 이내 사망하고 만다. 수다스러운 택시 기사의 방정맞은 고해성사를 감당하지 못하는 신부. 보편적‧도덕적 권위의 담지자인 신부가 진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 처연하면서도 우습다.
마지막 택시는 헬싱키에 있다. 만취한 친구를 포함한 세 명의 남자가 택시에 탄다. 그들은 술에 뻗은 친구에게 아주 딱한 일이 있었다며 기사에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차가 망가지고,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딸이 임신하고,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받아 술을 진탕 들이켠 후 쓰러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내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기사가 그 정도면 감당할 만한 슬픔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승객들은 딸을 먼저 떠나보낸 기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울먹이고, 그의 고통과 자신의 현재를 견준 후 큰 위안을 얻는다. 정작 가장 큰 위로가 필요했던 남자는 내내 뻗어 있느라 아무 위로도 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가장 필요한 이에게 가 닿지 못하는, 가장 필요한 이가 소외당하는 위로와 연대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영화 도입부에서 톰 웨이츠가 걸걸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Back in the good old world〉)의 가사처럼, 우리 삶은 기껏해야 무덤 위 꽃다발밖에 남기지 못한다. 덧없는 허무함으로 점철된 삶에도 기억할 만한 순간이 있다면, 아이러니와 따뜻함을 동시에 품어 엷은 미소를 자아내는 사건들, 즉 영화 〈지상의 밤〉이 보여주는 장면을 닮았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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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현실의 순한맛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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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미국 다음,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IT 강국 코리아. 우리나라는 1982년 5월에 인터넷 연결에 성공했다(전자신문, 2012.09.17.). 그로부터 40년 뒤인 2022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범죄가 줄줄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리는 매일매일, 정말로 매일매일 뉴스로 확인한다.
불법촬영 범죄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공무원, 판사, 의사 등 사회지위를 막론하고 다방면에 분포되어 있다. N번방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는가. 운영자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았는가.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영상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는 징역 2년을 받았다. 휴. 그만 알아보자.
영화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뭔가를 볼 때 시선의 방향을 자주 생각한다. 보는 자와 보이는 자. 보는 행위는 권력이다. 불법촬영된 영상들은 판옵티콘 속의 죄수들처럼, 누가 보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끊임없이 보여진다.
대학생 때 나는 어떤 불법촬영물을 봤다. 찾아본 건 아니고 누가 보는 걸 봤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영상의 끝에서 남자는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물론 그의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00대학교 00학과 00학번 000"
이 영상을 유포할 것이며, 영상에 등장한 여자는 사회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아는 자의 외침, 자신의 손으로 한 인간의 삶을 박살낼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언젠가, 아는 남자가 '장난으로' 여자화장실에 들어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본 적이 있다. 웃는 얼굴로. 그는 악의없이 장난을 쳤겠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면 문 위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매일이 두렵다. 불법촬영 장치를 내가 발견하지도 못할 것이며, 발견한다 한들 영상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잡아내지도 못한다. 나는 끝없이 보여지고, 물건처럼 공유될 것이다. 대상화되는 여성들은 점점 더 어려져 이제는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마수를 뻗는다.
문제는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는 범죄자들의 지능이다. 정교가 분리된 법치주의 국가들 중 우리나라처럼 성범죄에 관대한 나라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기에 밖에서 보면 멀쩡한 사람들도 그런 짓들을 하고 다니고, 또 걸린다.
멀끔한 고등학교 선생 도유빈은 곧 재단 회장 딸과 결혼할 예정이다. 무일푼이었지만 여자 잘 만나 팔자 고치려는 남자. 이 도유빈 선생은 학교에서 불법촬영을 한 남학생 두 명을 검거하고, 체벌한다. 하나는 학교 전교 1등이고, 하나는 처남이 될 학생이다.
도유빈은 학생들에게 빠따를 때리고는 돌려보낸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때마침 아내될 사람이 외국에 나가 있으니 클럽에 가자는 친구 공상범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다.
클럽에서 웬 여자들에게 작업을 당하는데, 술에다 뭘 탔는지 정신이 아득해진 도유빈은 집까지 여자들을 데리고 온다. 여자들은 도유빈의 영상을 찍고, 휴대폰을 훔쳐가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여기까지는 뻔한가 싶다. 남자가 당하는 경우보다 여자가 당하는 일이 더 많으니 남자들에게는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여자가 작업을 쳐도, 그 위에는 남자가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며칠 전, 성매수남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되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역시 남자가 여자를 섭외해서 시킨 일이었다. 시킨다고 하는 놈도 문제지만, 구조를 부수지 않으면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도유빈의 피말리는 범인잡기가 시작된다. 함께 클럽을 갔던 휴대폰 판매업자(이면서 뭔지 모를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공상범과 함께. 첫 번재 타깃은 예전 여자친구. 도유빈은 전 여자친구를 불법촬영하여 유포시켰고, 합의금 몇 푼 주고 치웠다. 그 업이 되돌아오는 건가?
그 사이 도유빈은 돈을 입금했지만, 결국 영상은 예비 아내와 장인의 손으로 들어간다. 달라는 대로 준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문제는, 도난당한 도유빈의 휴대폰에 예비 아내를 불법촬영한 영상도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사이, 서울대 갈 전교 1등이 도서관에서 투신한다. 도대체 이 친구는 왜 투신했는가.
학생들의 불법촬영 사건을 뒤늦게 알게 된 선생은 도유빈을 몰아세운다. 학생의 컴퓨터도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낱낱히 파헤치지도 않은 채로 애들을 패서 돌려보내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유빈의 입장에서는 처남이 연루된 사건을 키우고 싶지 않았을 터.
우연히 길에 뿌려지는 룸싸롱 전단지에서 그날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의 얼굴을 발견한 도유빈은 이들이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라는 걸 알게 되는데, 별풍선 3천3백만 원(범죄자가 요구한 금액과 같다)을 뿌려 이들과 저녁 약속을 잡고, 정체를 확인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포자들>은 범죄자를 유추하며 봐야 하는 영화라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누가 죄인인가'를 두 가지 의미에서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유빈은 사건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전여자친구와 예비 아내를 불법촬영한 가해자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고 나서야 불법촬영의 범죄성을 인지한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만 그렇다고 도유빈을 동정할 수도 없다. 현 시간 기준 19시간 전, 고교생이 여자화장실에서, 1일 전 대학생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했다는 기사를, 2일 전에는 5년간 공무원 275명이 불법촬영을 했다는 기사를, 그러니까 매일매일 불법촬영 기사를 본다. 매일매일 불법촬영을 한다. 그런데도 여성들의 불안이 실체가 없는 망상인가.
범죄를 저지르는 놈이 문제다, 라고 한다면, 사회가 합심해서 그놈을 패야 한다. 그런데 패지 않는다. 2022년 11월 16일자 기사의 타이틀은 다음과 같다. <정부세종청사에서 100회 넘게 불법촬영한 30대 '집행유예'>
10월 30일, <'짧은 치마 여성' 노려 92차례 불법촬영한 공무원 '집유'>
많은 사람들이 <유포자들>을 봤으면 좋겠는데,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되었던 적이 있는 분들은 안 보는 게 좋겠다. 모든 남성이 성범죄자는 아니지만, 성범죄자의 98%는 남성이다(경향신문, 2022. 03. 24.).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불만이라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성범죄자들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패도록 하자. 그런 의미에서 '감빵인도자'라는 유튜버를 응원한다.
<유포자들>이 11월 23일 북미에 동시개봉되었다. 성범죄자들에게 몇백 년의 형을 때리는 미국이 보면 판타지라고 생각할까? 사실은 현실의 순한 맛인데 말이다.
유포자들(The Distributors)
감독 : 홍석구
출연 : 박성훈, 김소은, 송진우, 박주희, 임나영
상영시간 : 101분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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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다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3월의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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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문폴> (NEW)
▶ 3월 16일 개봉한 <문폴>은 개봉하자마자 1위에 올라섰는데요. <투모로우>, <2012>의 감독인 롤랜드 에머리히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또한 NASA가 합류하면서 더 완성도 높은 SF 영화가 제작된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10만 163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3만 673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다음 주 개봉예정작인 '뜨거운 피'가 예매율이 높아 '문폴'이 1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줄거리
궤도를 이탈한 달이 지구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지구의 중력과 모든 물리적인 법칙이 붕괴된다. 거대한 해일과 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와 이상기후까지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모든 재난으로 전 세계는 공포와 혼란에 빠진다. 달과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30일. NASA 연구원 ‘파울러’(할리 베리), 전직 우주 비행사 ‘브라이언’(패트릭 윌슨), 그리고 우주 덕후 ‘KC’(존 브래들리)는 달을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마지막 우주선에 오른다. 인류 멸망 D-30일, 추락하는 달을 반드시 멈춰야 한다
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1)
▶ <문폴>이 개봉하면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한 단계 낮아진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9만 383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38만 6300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번 주에는 2위 혹은 그보다 한 단계 낮은 3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TOP5 안에 유일한 한국 영화인데 계속 순위권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3. <더 배트맨> (▼1)
▶ <더 배트맨>의 주말 관객 수는 3월 2주차보다 약 2분의 1가량 줄어들면서 3위로 하락하였습니다. 개봉 3주차 동안 순위권에 있는 영화입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5만 5513명을 동원됐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82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번 주에도 여전히 순위권을 유지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 씨네픽의 이번 주 92회 예측 이벤트는 3월 3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3월 3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 한 주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주셨는데요. 박스오피스 1위 순위를 가장 많은 분들이 맞혀주셨고,
그 다음으로 3위, 2위 순으로 많이 맞춰주셨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다음 주에 더 재밌고 유익한
제 93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스펜서> (NEW)
▶ 3월 16일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서 개봉한 <스펜서>는 4위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는 낮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개봉한지 1주일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2만 764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만 3309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새로운 이야기
5. <극장판 주술회전0> (▼2)
▶ <극장판 주술회전0> 마지막 5위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약 4주간 순위권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개봉작인 '뜨거운 피'로 인해 5위권 밖으로 밀려갈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주말 동안 (3월 18일~20일) 관객 수 2만 1059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8만 351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3주 연속 <더 배트맨>이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18일~20일) 북미 기준 주말 매출액 $36,800,000 (한화 약 447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300,091,000 (한화 약 3647억)를 달성했습니다.
<Jujutsu Kaisen 0: The Movie>와 <X>가 등장하면서 순위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Uncharted>는 2위에서 3위로 떨어졌고,
<Dog>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습니다. <Spider-man: No Way Home>과 <Death on the Nile>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3월 18일 ~ 2022년 3월 20일)
1. <더 배트맨> 3680만 달러 (누적 3억 달러)
2. <극장판 주술회전0> 1481만 달러 (누적 1억 7698만 달러)
3. <언차티드> 800만 달러 (누적 1억 2589만 달러)
4. <X> 440만 달러 (누적 440만 달러)
5. <도그> 409만 달러 (누적 5422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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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3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3월 넷째 주도 매일 행복하고 안전한 하루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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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의 신념에 동의한다.
* 이 리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영웅 스토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마블을 만난 뒤부터는 챙겨보고 있다. 마블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등을 그려낸 ‘마블 코믹스’로 시작하였다. 지금은 그 캐릭터들로 영화를 만들어서 우리나라에선 ‘마블’ 하면 영화의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마블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곳이 ‘DC’인데 슈퍼맨, 배트맨 등이 이곳에 소속되어 있다.
예전에 본 어떤 리뷰에 "디씨의 영웅에는 스토리가 없고, 마블의 영웅은 스토리가 있다"라고 했는데 그 말은 참말로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캡틴 아메리카는 아직도 애정이 가지 않는 캐릭터라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 꾸역꾸역 챙겨보기만 한다.
사실 어벤져스에 대한 그리고 마블에 대한 리뷰는 검색만 해도 많이 나온다. 약 1,100만의 관객이 있었으니 직접 보지는 않았어도 보라색 악당인 타노스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블의 전반적인 세계관이나 영웅에 대한 캐릭터 분석도 재미있지만, 환경운동가로서 타노스의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음모론이나 미스터리도 참 좋아한다. 언젠가 스쳐 지나가며 읽었던 글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이 인구의 수를 조절하기 위해 행하는 자정작용 같은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나에겐 신뢰감을 주는 이야기였다. 조금 다르게 말해서 이 말이 그렇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연은 오염된 것에 대해 자정작용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면 무의식중으로 그런 행동들을 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도 '인재'냐 '자연재'냐의 논란이 많이 있지만 인재라고 하더라도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말을 쓰면 아주 조금은 쉬운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도덕적으로 혹은 인성적으로 부족한 사람의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는 모두 완성형은 아니니까 하고 위안을 해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말도 안 되고 아주 위험한 발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타노스가 딱 비슷한 말을 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인구는 늘어가고 격차는 심해지고.
타노스가 자신의 고향인 타이탄의 인구를 줄이는 것을 제안했지만 설득이 되지 않았고, 결국 망해버리고 말았다. 타노스는 (아마도)자신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심지어 딸처럼 아끼는 가모라 고향과 그와 비슷한 몇 개의 별에서 인구를 줄이는 것이 답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니 이를 전 우주적으로 확장할 방법을 찾아서 실행에 옮건 것뿐 아닐까?
다들 알고 있겠지만 지금의 지구는 타노스가 걱정하는 딱 그런 상황이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몇 년 전, 아니 몇 개월 전만 해도 기후위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이제는 지상파의 대기업 광고에서도 '기후 위기'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남의 이야기였던 재난이 나의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게 되기까지 인정하게 만들게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로 인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여름 우리나라에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 현상을 기후위기로 인식한 국민들이 많아졌다. 수치로 따지면 관측 이래 가장 강수량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나라에도 이상 기후가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은 최근 10년의 어떤 해 보다도 가장 한국의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난 해이기도 했다. 이를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이 줄어서라고 극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다시 돌아온 뚜렷한 계절의 변화가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렇다고 타노스의 방식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으로 인한 고통이 없고, 잘살고 못살고 대단함과 비루함 관계없이 랜덤으로 반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참 우습게도 내가 사라지는 사람 명단에 있더라도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 버렸다. 타노스 역시도 본인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을 튕겼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의 간섭이 줄면서 나타나는 다른 변화들도 있었다. 인간이 찾지 않는 해변과 도시에 야생동물이 찾아왔고, 배가 다니지 않으니 물이 깨끗해졌고, 비행기가 적게 날아다니니 하늘이 맑아졌다. 환경운동가들이 늘 말하던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변화하게 될 자연과 환경은 증명해 보일 길이 없었는데 바이러스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지구상의 최상위 포식자라 불리는 인간의 활동이 조금 줄어든 것만으로도 이렇게 큰 변화가 나타나는데 반이나 줄어들게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기대가 되기도 한다면 위험한 발상일까?
그래서 그런지 타노스는 내가 본 마블의 캐릭터 중에는 가장 영특하고 인간적이고, 대의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근데 그 목적이 개인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었고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겉으로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캐릭터였다. 사실 보면서는 '가식 아니야?' 했고, 그가 다른 캐릭터들을 죽이는 것에는 화가 났지만 결국엔 그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그런 이중적인 마음마저 생기게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타노스가 아픈 몸을 이끌고 어떤 오두막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씬에 대해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즘 현대인들이 바라는 삶이 아니냐며 웃었다. 퇴직하고 시골 내려가서 휴식하는 삶, 타노스, 우리의 타농부는 대의를 이루고 휴식의 정점인 귀촌까지 해냈다고 말이다.
그래서 다음 편이 기대된다. 감독(안소니 루소, 조 루소)들이 이번 편은 전적으로 타노스의 시점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했다. 이번 편에서는 타노스의 인간적인 면이 아주 조금 나타났지만 다음 편에서 분명 그 마음이 극대화될 것이고 (귀촌해서 혼자 살다 보니 외로움이 증폭될 것이라 판단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들이 그를 파멸로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선 파멸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음 편에서 타노스의 행복을 바라면서 리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