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5-03-18 07:35:51
'젠틀'해져버린 가이 리치의 ‘언젠틀 오퍼레이션’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
신사답지 못한 작전(‘언젠틀 오퍼레이션’, 원제는 ‘The Ministry of Ungentlemanly Warfare’)은 어쩌면 가이 리치를 위한 최고의 영화였을지도 모른다. 가이 리치의 이전 영화는 종종 감독 특유의 인장과도 같은, 영화의 전체적인 질감과 어울리지 않는 튀는 연출로 비판을 받았다. 이를테면, 〈맨 프롬 UNCLE〉과 〈킹 아서: 제왕의 검〉 같은 영화에서 가이 리치는 각각 진지한 스파이물, 시대물에 게임 액션처럼 보이는 과장된 장면을 넣어 영화의 톤을 깨뜨리곤 했다. 그러나 점차 원숙해지면서는 〈알라딘〉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능숙하게 성공해내는 감독의 면모도 보였고, 무엇보다 〈젠틀맨〉, 〈캐시트럭〉과 같은 범죄 영화에서는 자신이 남성성과 남성성이 순환하는 세계를 장르 영화로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입증해 보였다. 심지어 〈젠틀맨〉의 성취에 힘입어 감독 자신이 이를 시리즈화해 넷플릭스에서 〈젠틀맨: 더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아쉽게도 완성도는 영화에 한참 못 미친다.) 그래서 기대가 됐다. 영화의 제목이 감독의 스타일, 재능과 잘 어우러질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아쉬웠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가이 리치가 만든 좋은 영화가 보여준 덕목 중 제대로 갖춘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실화에 바탕을 둔 ‘신사답지 못한’ 작전의 내용은 이렇다. 나치의 유보트가 바다를 장악해 해로가 막힌 상황. 처칠은 불리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유보트에 꼭 필요한 보급품을 실은 배와 그 배가 정박한 항구, 독일군을 소탕할 계획을 세운다.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였기에 작전은 거칠 수밖에 없었고, 이 작전이 국내의 화친파를 자극할 수 있기에 극비여야만 했다. 이에 목숨을 버려서라도 나치에 대항할 만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과 자기만의 특기가 있는 ‘문제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문제는 메인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의 작전보다 이들이 수월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항구에서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자들, 즉 보조 작업을 하는 요원들의 임무가 더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역할은 전통적인 스파이가 할 법한 일이라는 점에서는 ‘젠틀’하다. 또 나치에게 보급품을 대는 흑인 사업가와 팜므파탈로 분한 비밀 요원의 캐릭터 완성도, 이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언젠틀 오퍼레이션’에서 이들의 역할은 어쨌든 ‘보조적’이다.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은 요원들은 카리스마도, 긴장감도, 선사하는 액션의 재미도 그럭저럭인 데 반해, 영화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맡은 자들, 그러니까 ‘신사다운’ 자들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수적 작전이 주요 작전을 잡아먹어버리는 것이다.
자꾸 외적인 요소로 요원들이 펼치는 작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화친을 목적으로 비밀 작전을 방해하려 드는 장군과 처칠의 명에 따라 작전을 성공적‧비공식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자들 사이의 갈등이 나오는 장면이 ‘언젠틀 오퍼레이션’의 긴장감과 중요성을 환기할 뿐, 정작 작전의 주인공들이 그 위험성을 입증해 보이지는 못한다.
그러니까, 역설적이게도 실화 배경, 매력적인 서브 플롯을 비롯한 극의 구성 등의 요소가 빛날수록 정작 영화에서 가장 빛나야 할 것들의 평범함이 폭로되고 만다. 이왕 실화라는 알리바이를 획득한 이상, 조금 더 가이 리치의 솜씨를 듬뿍 발휘해 스펙터클을 극대화하거나 독특한 캐릭터의 케미를 극화하는 방식으로 과감하게 나아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반대로 실화라는 무게감에 눌렸기 때문이었을까. 가이 리치가 어울리지 않게 다소 ‘젠틀’했다는 느낌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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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란하기만 한 뇌신의 사랑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타노스와의 전쟁이 끝난 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합류한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새로운 동료들과의 모험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 공허함을 달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주의 모든 신들을 몰살하려는 신 도살자 '고르(크리스천 베일)'가 등장하고, 토르는 그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급히 뉴아스가르드로 돌아간다. '킹 발키리(테사 톰슨)'와 전 여자 친구이자 부서진 묠니르를 휘두르는 '마이티 토르'가 된 '제인(나탈리 포트만)'과 재회하여 고르의 습격을 막아낸 토르. 그는 '제우스(러셀 크로우)'를 비롯한 신들의 도움을 얻어 고르의 복수와 더 많은 신들의 죽음을 막기 위한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토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우주로 떠난 토르의 후일담을 다룬 작품으로, 전작인 <토르: 라그나로크>의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그래서인지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전작과 유사한 스타일을 유지한다. 이별했던 애인과 무기와의 재회가 낳은 토르의 개그와 유머는 오프닝 로고를 포함해 적재적소에 힘을 준 올드락과 어우러지며 전반적으로 경쾌한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전작에서 장족의 발전을 보여줬던 액션씬도 여전히 호쾌하다. 토르의 뛰어난 신체적 능력을 살린 장면들은 물론이고, 분리도 가능해진 묠니르를 활용한 망치 액션도 인상적이다.
또한 색상을 명징하게 대비하는 만화적 연출도 눈에 띈다. 특히 그림자 영역(shadow realm)에서의 전투씬이 압권이다. 화려한 색감으로 무장한 토르와 마음 가득한 절망을 표현한 듯 명암의 대조만 남은 고르의 대결은 두 캐릭터의 능력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이 모든 장점이 한 데 모였는데도 <토르: 러브 앤 썬더>의 몰입도는 떨어지고, 토르의 이야기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으며, 심지어 토르라는 히어로의 존재감도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왜냐하면 스타일은 화려할지 몰라도, 10여 년 간 쌓아 올린 토르라는 슈퍼히어로의 캐릭터성과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르: 러브 앤 썬더>의 가장 큰 특징은 MCU의 히어로 중 네 번째 솔로 영화가 나온 첫 사례라는 사실이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도 삼부작으로 시리즈를 끝내고 퇴장한 가운데, 유독 토르만 다시 한번 솔로 영화로 돌아온 것이다. 이는 전작인 <토르: 라그나로크>를 기점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을 거치며 토르라는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는 다른 방향성이 제시되었기에 가능했다. 그간 아스가르드의 왕자인 토르는 오딘의 후계자로서 아스가르드의 왕위에 올라야만 하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왕위의 무게감이 주는 책임감과 부담을 견뎌야 하는 역경과 시련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토르: 라그나로크>를 기점으로 토르는 왕이 되어야만 하는 의무감으로부터 벗어나, 왕이 아닌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정체성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호자이고, 다른 하나는 신이다. 아스가르드의 멸망인 라그나로크를 막기 위해 수르트를 처치한 것, 사카아르 행성에 갇혀 있던 와중에도 아스가르드로 되돌아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것, 한쪽 눈을 잃어가면서까지 아스가르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헬라에게 저항한 것. 이 모든 것은 토르가 왕으로서 한 일이 아니었다. 단지 아스가르드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가 끝내 아스가르드의 왕좌에 앉은 것 역시 같은 연장선상이다. 토르는 오딘의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아스가르드를 보호하는 수호자였기에 왕이 되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그가 타노스를 향한 복수심에 불탄 것도, <엔드게임>에서는 끝내 아스가르드를 지키지 못했다며 깊이 절망한 것도 그가 왕이기 이전에 아스가르드의 수호자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천둥의 신으로서의 정체성도 확립해 나간다. 왕위 계승자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지던 시리즈의 첫 두 편과 달리 전작인 <라그나로크>에서 유달리 그가 신이라는 사실이 강조된 이유다. 헬라는 그에게 왕의 자격보다도 그가 무슨 신이냐고 묻고, 오딘은 그가 망치의 신이 아니라 천둥의 신이라고 일갈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그래서 묠니르를 잃은 대신 토르는 뇌신으로서 각성해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활용하게 된다. <엔드게임>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가 마침내 마음을 다잡고 타노스와 맞서는 순간, 러닝타임 내내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천둥의 신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타노스와의 전쟁이 끝난 후 그는 발키리에게 아스가르드의 왕을 맡긴 채 우주로 떠날 수 있었다. 더 이상 왕이 아닌 토르는 수호자이고 신으로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탐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에게는 4편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이 존재했다.
그래서 <토르: 러브 앤 썬더> 속 토르는 수호자로서, 또 신으로서의 여정을 지속하고, 새로운 캐릭터와의 만남을 통해 두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한다. 우선 수호자로서 토르는 제인과의 재결합을 통해 수호자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자격이 사랑임을 깨닫는다. 사실 토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함께 전우주를 돌아다니며 여러 외계 행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서지만, 항상 상실감에 시달린다. 그들을 지켜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토르에게 제인은 다르다. 이미 모든 가족과 친구를 잃은 토르에게 그녀는 그가 지킬 수 있고, 지켜야 할 이유가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토르와 제인의 재회는 자연스럽다. 즉, 제인을 향한 사랑은 수호자로서 토르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된다. 그가 묠니르에게 그녀를 지켜달라고 부탁했기에 제인이 마이티 토르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홀로 고르를 상대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제인을 보호하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수호자로서 토르의 서사를 로맨스와 결부시킨다.
한편 신 도살자인 빌런 고르와의 서사는 토르가 신으로서의 자격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 이때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강조되는 신의 자격 역시 보호와 사랑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먹을 음식과 마실 물조차 없어 딸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자신의 신에게 헌신했던 고르. 그러나 정작 신이 그들을 보호하거나, 자신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줄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분노하여 신 도살자가 된다. 이러한 고르의 분노는 인간과 신 사이에 상호 호의가 있어야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고대인들의 믿음을 연상시킨다. 고대 종교적, 신화적 질서 안에서 신은 인간에게 삶과 세상을 베풀고, 인간은 신이 베푼 세상에 대한 감사함과 그 세상을 앞으로도 유지해줄 것에 대한 기대를 헌신으로서 보답하며, 이에 신은 다시 인간들에게 호의를 베푼다.* 영화는 고르를 통해 이 질서를 신의 사랑과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는 책임으로 재해석한다.
이는 고르의 분노가 향하는 대상이자, 고대의 대표적인 인격신인 토르와 제우스의 갈등 안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작중 신 중의 신으로 등장한 제우스는 고르를 사전에 제압하기 위해 지원군을 보태 달라는 토르의 부탁을 거절한다. 제우스는 신들을 사랑했고 또 믿었던 인간의 분노가 낳은 재앙은 외면한 채 자신의 목숨만 부지하려 한다. 쿠키영상에서 그는 인간들이 토르와 같은 히어로만 사랑하고 정작 신은 사랑하지 않는다며 토르에게 복수하려 하는데, 이는 자업자득이기도 하다. 고르에게 납치된 아이들의 믿음에 응답한 토르와 달리 제우스는 사랑에 따르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호자이자 신으로서 토르의 존재 의의는 이제 사랑에 달려 있게 된다. 모든 신을 죽이려는 찰나에 고르가 토르의 사랑을 보고 예상외의 마지막 선택을 한 것, 토르에게 다시금 지켜야 할 가족인 '러브(인디아 로즈 헴스워스)'가 생긴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이는 아스가르드의 왕 대신 수호자와 천둥의 신으로서의 성장을 완결시킨 토르의 후일담 제목이 '러브 앤 썬더'인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작중 마침내 수호자와 신으로서의 정체성을 꽃피운 토르보다 그의 성장을 돕는 두 조역, 제인과 고르의 서사가 더 빛난다는 점이다. 이는 전작의 유쾌한 분위기는 유지했지만 정작 웃음 뒤에 슬픔을 숨기는 토르의 캐릭터성을 살리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간 토르라는 캐릭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상실감'이었다. 가족과 고향, 무기와 친구,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도 잃어버리면서 그는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신이라는 완벽함 대신 인간성을 갖게 되었다. 그렇기에 어떤 일에도 무너지지 않는 진취적인 태도, 거기서 기인한 그의 유쾌함과 웃음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가슴 깊이 남아있는 아픔과 흉터, 상실감을 애써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를 다잡는 그의 모습이 개그로 표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엔드게임>에서 뚱보가 된 토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동시에 상처 입은 그의 내면을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잘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제우스가 토르의 옷을 벗기는 개그 장면에서도 그의 등에 로키의 죽음을 기리는 문신이 있는 것처럼.
하지만 <러브 앤 썬더> 속 토르에게서는 그의 웃음 뒤에 자리 잡고 있을 아픔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토르는 그저 염소들에게 시달리고, 묠니르와 스톰브레이커의 삼각관계 안에서 동일한 개그를 반복할 뿐이다. 감독판을 원한다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과 크리스 햄스워스 언급대로 많은 장면이 편집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MCU의 대표 캐릭터에게 기대할 법한 무게감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그의 성장을 돕는 제인과 고르의 진중한 이야기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고,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를 만나 탄생한 고르는 조커를 연상케 할 정도로 섬뜩하고, 제인과의 로맨스는 그나마 토르가 진지해지는 순간이기에 오히려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서사를 완결 짓는 결정적인 순간에 정작 토르의 존재감은 부족해진다. 그로 인해 영화의 전개와 구조는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느껴지고, 이는 아이들에게 토르의 힘을 나눠주는 장면처럼 영화의 유쾌함이 유치함의 선을 자주 넘나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MCU에게도 어벤져스 원년 멤버인 토르의 실패는 큰 타격일 수 있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토르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매듭지음과 동시에 다시 한번 세계관의 확장을 시도한다.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더 많은 신들과 발할라라는 새로운 배경을 등장시키면서 그 스케일을 더욱 키우는 두 개의 쿠키 영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페이즈 4 이후 커지는 세계관에 비해 각 영화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토르: 러브 앤 썬더>도 피하지 못한 이상, 이러한 선택이 과연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과거 케빈 파이기의 발언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비법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세계관을 걱정하지 마라. 영화를 걱정하라(don't worry about the universe. Worry about the movie")"라고 답한 바 있다. 과연 지금의 마블은 작품 하나하나를 걱정하고 있는 걸까? 적어도 <토르: 러브 앤 썬더>는 그렇지 않다는 심증에 확신을 더해준다.
D(Dreadful, 끔찍한)
유쾌함과 경박함 사이에서 방황하는 천둥의 사랑
*Byron E. Shafer et al, Temples of Ancient Egypt. (New York: Cornell University Press, 199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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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없는 포장지 속에 담긴 깊은 사랑
정신없는 포장지 속에 담긴 깊은 사랑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시놉시스] 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시사회 초청을 받았지만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아서 보러가지 못했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 시간이 지나도 입소문을 타면서 꽤 오랜 시간동안 영화가 내려가지 않기에 이건 봐야하는 작품이구나 하고 영화관으로 향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불친절한 설명 속 빠져드는 영화의 이해
지금까지 경험한 멀티버스 중 가장 정산만한 작품이었지만 이렇게나 이해가 잘됐던 작품은 드물었다. 멀티버스라는 소재가 사실 다른 차원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이를 설명하고 풀어내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진행될 수도 있고, 기존의 마블에서는 마블이라는 세계관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멀티버스라는 세계를 이해하기엔 진입장벽이 있는 소재였다. 그러나 영화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엣 원스>는 기존의 다 멀티버스 작품과는 다르게 가벼우면서도 그 멀티버스만의 매력을 굉장히 잘 풀어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역할이 바로 에블린 양자경에게 멀티버스의 존재를 알려준 남편 웨이몬드 키 호이 콴이 아닐었을까 싶다. 웨이몬드는 에블린에게 다른 세계가 존재함을 굉장히 압축적인 시간 내에 랩을 하듯이 빠르게 전달한다. 그 세계의 기술 상 천천히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시간적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관객 역시 에블린과 마찬가지로 당황스러움 속에서 이 영화의 세계관을 받아들여야 했고, 이 영화에 더욱 집중하면서 간간히 전달되는 정보를 조합해서 양자경과 함께 이 난해하고도 정신없는 멀티버스를 점차 이해해나간다. 어쩌면 이렇게도 불친절한 멀티버스라는 배경 설명 덕분에 관객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영화를 이해하려 집중을 하고, 빠져들면서 멀티버스를 경험할 수 있었던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순간 나는 널 구할꺼야
정신없이 영화가 진행되며 B급 감성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순간 속에서도 이 작품에 대해 환호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주제를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영화 <에브리띵, 에브리에웡 올 앳 원스>는 엄마가 자녀를 이해하고 구하는 엄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굉장히 뻔하고도 교훈적인 이야기여서 영화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이 왜 이렇게 명작이라고 평가받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뻔한 이야기를 B급 감성으로 풀어내면서 완력 조절을 제대로한 S급 영화다.
그저 평범하면서도 바르게 자라기만을 바라는 엄마와 엄마의 평범과는 다른 길을 가고 싶은 딸 이라는 현 시대의 캐릭터를 다른 멀티버스에서는 모든 세계를 없애버리려는 거대악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으로 등장시키면서 딸과 엄마와의 갈등을 조금 더 고차원적으로 연결시킨다. 그저 개인적인 한 가정의 이야길 풀어내지 않는다. 엄마는 이런 거대악이 된 다른 차원의 딸과 싸우면서 자신이 어떤 편견에 쌓여 있었고, 자신이 결국 원하는 것은 딸 행복과 같이 함께 하는 것을 깨닫고, 거대악와 딸을 향해 외친다. "모든 순간 나는 널 구할거야."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이가 어디 있을까. 정말 이러한 코미디와 B급 정서의 작품에서 눈물을 흘릴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멀티버스를 통해 탄탄하게 쌓아올린 엄마의 사랑이 가슴이 와닿아 감정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정신없고 혼란한 포장지 속에 엄마의 사랑이라는 선물이 담겨 있었던 영화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새롭게 풀어낸 사랑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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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씨네 키즈 5플러스 1
도슨트란 무엇일까?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키즈 도슨트는 무슨 뜻일까? 어린이들이 영화를 알려주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어린이들이 소개해 주는 영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 작품은 바로 건전지 아빠이다. 이 영화를 소개해 준 개봉 초등학교 4학년인 정인규 학생은 가족의 소중함과 아빠에 대한 고마움을 그린 영화라고 한다. 건전지 아빠에 나오는 아빠는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희생하는 정말 좋은 아빠의 모습으로 나온다. 잠잘 때 자식이 모기들에게 물릴까 봐 모기들을 물리치는 모습, 낚시를 하러 갈 때 우연찮게 홍수를 겪어 자식을 지키려는 태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버지의 진실한 모습이다. 또한 건전지가 생명체처럼 살아움직이는데 그 건전지조차도 자식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건전지로 비친다. 때론 가정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 때문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식을 지키려고 하는 아버지의 헌신은 언제나 눈물겹다. 우리가 일상에 쓰는 건전지조차도 누군가에겐 가장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영화이다.
혹시 물방울이 살아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황량한 사막에서 귀여운 물방울의 모습이 나온다면 어떨까? 이 물방울은 그늘이 있는 곳에서만 살아있을 수밖에 없는 특징을 지녔다. 그렇기에 사막 한복판에서 그늘을 벗어나는 건 죽음을 뜻한다. 자신의 몸이 기체가 되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구가 없는 물방울은 초록색 거대 나뭇잎들로 무장한 드래곤을 만난다. 이 녹색 드래곤은 물방울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함께 친구가 돼주었다. 하지만 녹색 드래곤과 물방울의 관계는 언제나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물방울과 함께 사막을 가던 중에 녹색 드래곤은 탈진하게 된다. 미동조차 보이지 않는 그런 녹색 드래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물방울이 기체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비를 내려주는 것이다. 결국 물방울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녹색 드래곤에게 내리는 비가 되어 마지막 친구로 남게 되었다는 슬픈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위티라는 충치균이 있다. 이 충치균은 특이하게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움직인다. 그런 스위티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양치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이다. 어렸을 때 충치가 생겨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충치균이 주는 아픔에 대해 잘 공감할 것이다. 스위티는 이빨을 깨끗이 닦지 않는 어린이들의 입속에 달라붙는다. 이렇게 무서운 스위티는 생각보다 어린아이들에게 친숙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할머니에게 이빨을 깨끗이 닦으라는 잔소리를 많이 듣는 재현이는 양치를 하지 않고 잠을 자는 그런 아이지만 치과에 가서 충치를 발견한 이후로 양치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이 영화를 소개한 개중 초등학교 4학년 김한나 학생은 나쁜 친구들이라는 이 영화 제목처럼 충치가 주는 아픔에 잘 공감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따뜻한 그림체라는 호평도 남겼다.
무언가 도전하지 않으면 두려움이 앞서는 것 같다.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단짝 친구를 만난다는 스토리의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수달이 나오는데 두려움이 많은 성격이라 친구도 없는 외톨이로 나온다. 그러나 외로움을 떨쳐내고 한 발걸음 나아가 자신과 같은 친구 수달을 만나 서로 행복하게 지낸다. 무언가 시도해 보고 후회하라는 말이 있듯이 한 번이라도 도전해 보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시부족의 아버지와 소년은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는다. 숙련된 실력을 발휘해서 많은 물고기들을 잡지만 결국 소년은 아버지 몰래 틈을 타 어린 곰에게 잡은 물고기들을 모두 양보한다. 아버지에게 혼나려는 찰나에 도망가는 소년은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그곳에서는 거대한 몸집의 곰이 있었는데 소년을 잡아먹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 곰은 발에 큰 상처가 있어서 잘 움직이지 못해 소년을 해칠 수 없었다. 곰과 소년은 소년의 아버지가 던진 밧줄로 목숨을 구한다. 알고 보니 그 곰은 소년이 물고기를 양보한 어린 곰의 부모였고 그 이후로 서로를 잘 알게 되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하루살이는 며칠 동안 목숨을 늘릴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알 수 있는 어떤 하루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하루만 사는 운명이지만 짝짓기를 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전부 바치는 하루살이에게는 하루라는 시간은 거대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하루살이들은 죽지 않으려고 짝짓기를 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데 몰두한다. 하지만 하루살이들은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녔다. 결국에는 사랑하고 나면 죽음이다. 짧은 인생에 사랑을 하고 죽는다니 로맨틱하지만 결말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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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지 마세요! 그릇된 신념에 양보하세요!
“먹지 마세요! 저를 믿으세요!” 성장 시기인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영양교사라니. 근데, 들어보면 일리가 있다. 한 끼를 거르면 기후변화, 식량난, 자연재해의 원인이 되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고, 체지방 감소에 따른 건강을 챙길 수 있으며, 자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나도 한 번 동참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정신 차려! 이건 환경보호, 체지방 감소, 자기 통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로지 이 가르침의 근원은 ‘믿음’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릇된 신념’. <클럽 제로>는 무한 경쟁과 소외감에 구멍 난 마음을 음식이 아닌 잘못된 믿음으로 채우려는 아이들, 그리고 이를 방조하거나 이용하는 어른들을 비판 어린 시각으로 바라보는 영화다.
한 엘리트 학교의 교실,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인다. 영양교사로 부임한 미스 노백(미아 와시코브시카)은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습 능력을 키우는 ‘의식적 식사법’을 가르친다. 뭔가 체계적이면서도 믿음이 가는 그녀의 말에 점점 빠져들어 식사량을 줄여가는 아이들. 급기야 야위어 가는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선생님과 함께 ‘클럽 제로’ 회원이 되기 위한 단계를 밟는다. 음식을 거부하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이 가득한 부모들은 이내 학부모 회의를 열고 미스 노백을 내쫒기로 결정한다.
미스 노백은 인간에게 그릇된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 일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의식적 식사법’을 누가 믿고 따르겠냐 하겠지만, 아무나 그 타깃이 될 수 있다. JMS, 오대양 사건, 아가동산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지 않은가. 극 중 아이들은 환경보호, 건강 유지, 자제력 및 집중력 강화, 수업 성적 향상을 위해 이 수업을 듣지만, 어느 순간 초심을 잃고 그릇된 신념이란 늪에 빠진다.
이들을 잘못된 믿음으로 인도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결핍이다. 아이들은 모두 결핍된 요소가 하나씩 있다. 가족의 사랑, 뭐든지 최고가 돼야 한다는 중압감, 가정 형편상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압박 등 어른들은 모르게 그들은 마음에 구멍이 생긴 채 살아간다. 이때 미스 노백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격려, 카리스마 넘치는 리딩이 그 구멍을 메워준다. 자신도, 가족도 해줄 수 없는 일을 그녀가 했기에 믿음과 신뢰가 쌓이고, 그때 옳고 그름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이로 인해 그것이 그릇된 신념이라 할지라도 그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르게 되는 것. 여기에 집단 커뮤니티에 그것도 남들은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속하길 바라는 아이들의 심리도 작용한다.
아이들만 결핍이 있는 건 아니다. 미스 노백도 마찬가지다. 극 중 미혼인 그녀는 인정 욕구와 내적 사랑의 대상을 아이들에게서 찾는다. 자신의 말을 따르고 심지어 복종하는 아이들의 믿음이 곧 그녀의 결핍을 충족하는 에너지원인 셈. 그 또한 결핍을 채우기 위한 잘못된 신념이 낳은 신낳괴(잘못된 신념이 낳은 괴물)였던 것이다.
잘못된 믿음으로 파생된 이 기묘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는 거짓을 진실로 믿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바로 보게 한다. 미스 노백이 영양교사가 된 건 인터넷을 통해 그녀의 ‘의식적 식사법’을 알게 된 학부모의 추천 덕분이다. 방법에 대한 사실 확인 보다는 유명도와 트렌드가 더 중요한 시대. 학부모의 추천을 받아들인 교장은 아이들의 안위보단 최신 트렌드를 자신의 학교에서 펼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한다. 검증 따윈 안중에 없다. 부모들도 비슷한 양상이다. 특히 미스 노백을 추천한 부모들은 트렌드라면 꼭 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진실이야 어떻든 최신의 것이라면 무조건 따르고 맹신하는 모습은 우리의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감독은 이런 주제를 색감과 음악으로 잘 표현해 낸다. 극 중 주된 컬러는 노란색이다. 학교, 학생(교복 등)을 명시하는 색인 동시에 후반부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색이다. 노란색은 보통 행복, 기쁨 등의 긍정적 색상으로 지식, 지적 능력도 의미한다. 초반부에는 원래 뜻으로 색이 사용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신호등의 노란색 불처럼 경고, 주의의 의미가 도드라진다. 극 말미에 점점 말라가면서도 클럽 제로의 일원이 되는 것에 행복한 아이들, 이를 방관하거나 말릴 수 없는 어른들을 향한 경고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란색이 가진 색 의미, 지식, 지적능력을 오롯이 가져가는 건 장학금을 받으려 이 수업을 들은 벤의 엄마뿐이다. 어른들 중 그나마 자식을 걱정하고, 염려하며, 먹지 않는 행위에 강한 반기를 드는 유일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마지막까지도 그녀는 노란색 옷을 입는다.
음악의 쓰임새도 독특하다. 전위적인 음악으로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건 물론, 토속신앙에서 쓸법한 묘한 구음, 그리고 이 구음이 모여 후반부 그들 만의 찬가가 되는 결과물은 기묘하면서도 잘못된 신념이 하나로 뭉쳐지는 과정을 돋보이게 한다. 제36회 유럽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 제56회 시체스 영화제 음악상 수상만 보더라도 극 중 음악 활용도가 돋보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결핍은 성장의 동력도 되지만, 되려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된다. 마음속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그 과정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남달라 보일 것 같다. 약간의 다정함과 친절함, 그리고 자식을 향한 한없는 믿음으로 구멍을 메웠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달라졌을까? 어른들의 미래도 달라졌을까? 거두절미하고 그릇된 신념에 양보하지 말고 일단 먹자, 먹어야 산다!
덧: 식욕 감퇴 장면이 있으니 유의해서 감상하시길~~
사진 출처: 판시네마 제공
평점: 3.5 / 5.0
한줄평: 그릇된 신념이 낳은 현대판 불행 우화!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 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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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감동을 주는 로드 무비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모두들 무탈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수요일, 대리만족을 시켜줄 로드 무비 모음을 가져왔어요!
이란 영화계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대표작 <체리 향기>부터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3관왕에 빛나는 <그린 북>까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8편의 로드 무비와 함께할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체리 향기(1997)
Taste of Cherry
ⓒ MUBI시놉시스
바디(호마윤 엘샤드)는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로 흙을 덮어 줄 사람.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는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젓는다. 앳된 얼굴의 군인도, 온화한 미소의 신학도도 죽음이란 단어 앞에선 단호하게 외면할 뿐. 드디어 한 노인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박물관에서 새의 박제를 만드는 노인은 그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며 작지만 소중한 삶의 기쁨들을 하나씩 펼쳐 놓는다.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불현듯 삶에 대해 강한 애착을 느끼는 바디.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도시의 하늘 너머 펼쳐지는 저녁노을의 눈부신 빛깔. 밤이 오고 바디는 수면제를 먹고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안에 눕는다. 아침이 오면 그는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얻게 될까? 아니면?
CINE PICK!
영화 <체리향기>는 1997년 칸 영화제에서 이란 정부의 출국금지 조치로 출품되지 못하다가 폐막 3일 전 프린트를 몰래 빼내 기습적으로 상영,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는 기적을 이룬 작품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체리 향기'는 11세기 이란의 시인이었던 오마르 하이얌의 시 구절 "삶을 즐기려면 죽음이 쫓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체리 향기를 맡아보라.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체리는 가장 달콤하고 아름다운 과일 중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체리의 향기가 삶의 환희를 나타낼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게 감독의 생각이었다고 하네요. 영화는 자살을 기도하는 한 남자의 하루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가 차를 몰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들이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출연한 배우들의 경우 모두 감독이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일반인으로, 주인공에게 삶의 기쁨을 알려주는 노인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촬영이 끝나자 이름도 밝히지 않고 사라져 크레딧에도 실제 이름이 아닌 시나리오 상의 배역 이름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메이킹 필름이 짧게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극영화의 형식을 취하되, 조작된 겉모습 이면의 진실성을 잡아내려 했던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영화이니, 삶에 지치셨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꼭 보시길 추천드려요.
명대사
"좌회전해주세요."
"이 길은 모르는데요."
"난 알아요. 돌아가는 길이지만 편하고 아름다워요."미스 리틀 선샤인(2006)
Little Miss Sunshine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본인의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팔려고 엄청나게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대학 강사 리차드. 이런 남편을 경멸하며 이 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으로 내놓고 있는 엄마 쉐릴.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9개월째 묵언 수행 중인 아들 드웨인. 그리고 이 콩가루 집안에 얹혀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방금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마지막으로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하며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딸아이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 2일 동안의 무모한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좁은 버스 안에서 후버 가족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CINE PICK!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미국의 부부 감독인 조나단 데이톤, 발레리 페리스의 2006년작 영화입니다. 미국 최고의 콩가루(?) 집안사람들이 딸의 어린이 미인대회 참가를 위해 낡은 승합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며 그리는 화해와 성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렉 키니어, 스티브 카렐, 토니 콜렛, 폴 다노, 아비게일 브레스린, 알란 아킨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호연을 펼쳤고, CF와 뮤직비디오로 명성을 얻었던 감독 부부의 연출 또한 호평을 얻었습니다. 캐스팅 과정에서 고심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독특한 가족구성원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훌륭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완성된 깜찍한 영화랍니다.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1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대중들에게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명대사
"결과야 어떻든 네 힘으로 노력했다는 게 중요해."
"진짜 패배자는 질까 무서워서 시도도 안 하는 사람이란다."
"힘겨웠던 시절들이 삶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라고 했단다. 그게 자신을 만들었으니까."
기쿠지로의 여름(1999)
Kikujiro
ⓒ MUBI
시놉시스
모두가 기다리던 여름방학. 하지만 마사오는 전혀 즐겁지 않다. 할머니는 매일 일을 나가시느라 바쁘고 친구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다나 시골로 놀러 가버려 외톨이가 되었기 때문. 어느 날 먼 곳에 돈을 벌러 가셨다는 엄마의 주소를 발견한 마사오. 그림 일기장과 방학숙제를 배낭에 넣고 엄마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는 직업도 없이 빈둥거리는 전직 야쿠자 남편 기쿠지로를 마사오의 보호자로 동행시킨다. 왕복 600km의 여정. 그러나 그 여행은 마사오도 기쿠지로도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는데... 52세 철없는 어른과 9세 걱정 많은 소년. 그들이 마침내 찾은 것은?!
CINE PICK!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은 일본을 대표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기타노 다케시(배우로서의 예명 비트 다케시)가 연출, 주연을 맡은 1999년 영화입니다. OST이자 영화의 무드와 잘 어울리는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독주곡인 'Summer'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이 곡만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요.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3 원소로 불리는 코미디, 폭력, 센티멘털리즘이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전반에 어우러져 있으며, 그러면서도 조금 더 가볍고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타 작품들보다 가볍게 시청하기 좋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의 일본을 배경으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명대사
"이건 천사의 종이라는 거야.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이 종을 울리면 천사가 와서 도와준대."
"다음에 우리 또 엄마 찾으러 가자."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예요?"
"기쿠지로다, 바보야!"델마와 루이스(1991)
Thelma & Louise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보수적인 남편을 둔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루이스’(수잔 서랜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난 두 친구는 휴게소에서 그녀들을 강간하려는 한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즐거웠던 여정은 순식간에 끝을 알 수 없는 도주가 되어버린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사막을 달리며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그녀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길목에서 매력적인 카우보이 ‘제이디’(브래드 피트)가 나타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델마’를 지켜보며 ‘루이스’는 조금씩 불안감이 커진다. 한편, 강력범으로 수배가 된 그녀들은 좁혀오는 수사망과 함께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CINE PICK!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91년 작품으로,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운 로드 무비입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으로 수잔 서랜든과 지나 데이비스가 출연해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명 모두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대신 각본가 칼리 쿠리가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이외에도 촬영상, 감독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음악은 한스 짐머가 담당하였고, 무명 시절의 젊은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준 높은 페미니즘 영화로 평가받기도 하는데요, 리들리 스콧이 작업 당시 전통적으로 남성이 주인공을 맡았던 버디 무비 장르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었다고 합니다. 감독의 전작인 <에일리언>에서 역시 전통적으로 남성이 맡아왔던 역할에 여성을 캐스팅하기도 했지요. 절벽을 넘어 떨어지는 자동차의 모습이 담긴 결말 씬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강렬한 장면인 만큼 여러 매체에서 오마주, 패러디되고 있습니다. 밝고 화사한 색감의 야외 씬들의 향연 또한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명대사
"별 개떡 같은 재미가 다 있군. 돌아서, 기억해 둬. 여자가 저렇게 우는 건 재밌어서가 아니야."
"신사숙녀 여러분,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갈 때까지 바닥에 엎드려 주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계속 가는 거야."
모터싸이클 다이어리(2004)
The Motorcycle Diaries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23살의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퓨세)’는 생화학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남미대륙 횡단을 계획한다. 안데스산맥을 가로질러 사막을 건넌 후 아마존을 거쳐 베네수엘라까지 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 여행을 통해 만난 세상은 지금까지 알던 현실과 너무 다르고, ‘퓨세’와 ‘알베르토’는 세상의 불합리함에 분노한다. 청년 ‘퓨세’의 인생을 뒤흔든 생생한 기록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그는 이 여행을 통해 훗날 현명하고 인간적인 지도자로 추앙받은 세기의 우상, '체 게바라'로 거듭난다. 열망으로 가득 찬 ‘두 청년’과 한 대의 낡은 모터사이클 ‘포데로사’. 그리고 이들이 시작한 8,000km의 여정. 인류의 역사를 바꾼 특별한 여행기가 공개된다!
CINE PICK!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그라나도와 체 게바라가 쓴 두 권의 여행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로드 무비인 전작 <중앙역>으로 유명세를 얻은 월터 살레스 감독의 영화로, 주인공 '퓨세' 역할은 이냐리투의 <아모레스 페로스>, 알모도바르의 <나쁜 교육> 등으로 유명한 가엘 가르시앙 베르날이, '알베르토' 역할은 <종이의 집> 속 '팔레르모' 캐릭터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가 맡았습니다. 영화는 몇 년 뒤면 '체'라는 애칭을 갖고 베레모를 쓴 혁명가가 될 체 게바라가 아직 '퓨세'로 불렸던 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아름답지만 험한 라틴아메리카의 흙길, 그 안에서 가혹한 현실로 인해 고통받고 있던 사람들을 보듬으며 혁명의 꿈을 키워 나가는 푸세의 성장이 마음을 울리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본 적 없는 세상이 그리울 수도 있나요?"
"어떻게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이토록 무참히도 짓밟아버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전에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또 다른 인류에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있어요."
중앙역(1998)
Central Station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브라질의 수도 리우 데자네이루. 산업화에 실패한 도시의 중앙역. 노처녀 도라(페르난다 몬테네그로)는 중앙역 한 구석에서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의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믿음이 없는 도라는 나름대로 절실함이 담긴 편지를 아무 거리낌 없이 쓰레기통에 버린다. 습관처럼 버린 편지들 속에는 어린 아들 조슈에(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를 홀로 키우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나의 절실함이 쓰인 편지도 있다. 아나는 편지를 부탁한 후 중앙역 건널목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다. 홀로 남은 조슈에는 도라의 곁에 머물고 도라는 그 조슈에를 입양소에 팔아넘긴다. 그러나 그곳이 아이들의 장기를 팔아넘기는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죄책감에 조슈에를 빼돌려 함께 조슈에의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CINE PICK!
영화 <중앙역>은 위에서 소개해드린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감독이기도 한 월터 살레스의 1998년 작입니다. 역에서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을 하던 노처녀 도라가 한 소년의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길에 동행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로, 그해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월터 살레스는 브라질 출신으로 이전에는 다큐멘터리 연출을 주로 하다가 <중앙역>을 통해 주목받는 영화감독으로 급부상하였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도라'와 '조슈아'의 여정을 통해 브라질의 현실을 가까이서 보여주며, 세상에 신뢰를 잃은 어른이 아이와의 우정을 통해 되찾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라' 역의 브라질의 국민 배우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조슈아' 역에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발탁된 신발닦이 소년 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가 출연해 가슴 따뜻해지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명대사
"너희 아빠는 네 말대로 꼭 오실 거야. 우리 아빠도 좋은 면이 있었던 것 같구나."
"날 기억하고 싶을 땐 우리의 작은 사진을 꺼내보렴."
"그리운 게 너무 많다. 너무 많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자신의 꿈은 접어둔 채 16년째 ‘라이프’ 잡지사에서 포토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월터 미티. 해본 것도, 가본 곳도, 특별한 일도 없는 월터의 유일한 취미는 바로 상상! 상상 속에서만큼은 ‘본 시리즈’보다 용감한 히어로, ‘벤자민 버튼’보다 로맨틱한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 어느 날, ‘라이프’지의 폐간을 앞두고 전설의 사진작가가 보내온 표지 사진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당장 사진을 찾아오지 못할 경우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 월터는 사라진 사진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연락조자 닿지 않는 사진작가를 찾아 떠나는데…
지구 반대편 여행하기, 바다 한가운데 헬기에서 뛰어내리기, 폭발직전 화산으로 돌진하기 등 한 번도 뉴욕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월터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상상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많은 어드벤처를 겪으면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그 순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CINE PICK!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배우와 작가, 감독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활동으로 인정받은 벤 스틸러가 처음으로 진지한 정극 연출을 맡아 감독과 주연배우로 활약한 영화입니다. 1939년에 쓰인 동명 소설(원제인 The Secert Life of Walter Mitty)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며 '상상 멍 때리기'에만 몰두하던 월터 미티가 어디론가 사라진 숀 오코넬의 25번 필름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1947년작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이며,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진지한 메시지를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풀어냈습니다. 북유럽의 그림 같은 풍경과 함께 다양한 패러디와 판타지에 가까운 월터의 공상 씬들로 꽉꽉 채워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에 머물고 싶지."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유령 표범처럼 아름다운 것. 월터 미티."
그린 북(2018)
Green Book
ⓒ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1962년 미국,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다.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돈 셜리는 위험하기로 소문난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투어 기간 동안 자신의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한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토니 발레롱가와 교양과 기품을 지키며 살아온 돈 셜리 박사.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시작하는데…
CINE PICK!
영화 <그린 북>은 제43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3관왕에 이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피터 패럴리 감독의 휴머니즘 영화입니다. 평단의 호평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에게도 인기를 얻어 북미에서 총수익 3억 416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실존인물들을 모티프로 제작되었으며, 인종차별과 화합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케미와 유머로 유쾌하고 풀어냈다고 평가받는 영화입니다.
명대사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
"외로워도 먼저 손 내미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천재성 만으로 충분하지 않죠. '용기'가 있어야 해요."
이렇게 오늘은 로드무비 7편을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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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영화제 화제작 <성적표의 김민영>의 개봉부터
마블에서 유일한 네 번째 솔로무비 <토르: 러브 앤 썬더>의 극장판 개봉까지!
그럼 9월 첫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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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97분
감독: 이재은, 임지선
출연: 김주아, 윤아정 등
개봉: 2022.09.08
배급: (주)엣나인필름
줄거리
기숙사 생활을 하며 삼행시 클럽을 만들어 고등학교 생활을 함께 지낸 김민영, 유정희, 최수산나.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우정도 졸업과 동시에 각자의 다른 생활 속에서 관계가 소원해진다.
다른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는 민영이 갑자기 정희를 집으로 초대하고,
정희는 기쁜 마음으로 민영을 찾아가지만,
자신의 기말 성적을 정정하느라 바쁜 민영에게 정희는 안중에도 없다.
정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영을 기다린다.
과연 정희와 민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관전 포인트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만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작품이다.
이미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한 배우부터 처음으로 관객을 맞이한 배우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가 출연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한여름밤의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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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다큐멘터리 | 미국 | 82분
감독: 아람 아바키안, 버트 스턴
출연: 지미 지우프리 등
개봉: 2022.09.08
배급: 찬란
줄거리
어느 화창한 여름 날, 휴양 도시 뉴포트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들을 반기는 낭만 가득한 여름 바다와 감미로운 재즈 선율.
루이 암스트롱, 마할리아 잭슨, 셀로니어스 몽크, 척 베리, 아니타 오데이…
해가 지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즈 페스티벌의 막이 오른다!관전 포인트
미국 의회도서관 영구보존 작품이었던 영화를 4K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개봉을 확정했다.
미국 최초의 야외 음악 축제인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의 모습을 담고 있는 최초의 콘서트 실황 영화이다.
휴양도시 뉴포트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재즈 선율이 더해져 낭만 가득한 영화이다.
OTT 공개 예정작
토르: 러브 앤 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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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액션 | 미국 | 119분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등
공개: 2022.09.08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
줄거리
이너피스를 위해 자아 찾기 여정을 떠난 천둥의 신 ‘토르’
그러나, 우주의 모든 신들을 몰살하려는 신 도살자 ‘고르’의 등장으로
‘토르’의 안식년 계획은 산산조각 나버린다.
‘토르’는 새로운 위협에 맞서기 위해, ‘킹 발키리’, ‘코르그’, 그리고 전 여자친구 ‘제인’과 재회하게 되는데,
그녀가 묠니르를 휘두르는 ‘마이티 토르’가 되어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제, 팀 토르는 ‘고르’의 복수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히고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한 전 우주적 스케일의 모험을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마블 최초 네 번째 솔로무비로 돌아온 토르 시리즈.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이전 시리즈보다 코믹 요소가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개그가
자신과 얼마냐 잘 맞는가에 따라 <토르: 러브 앤 썬더>의 호불호가 결정될 것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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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드라마 | 미국 | 134분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루시 보인턴 등
공개: 2022.09.08
스트리밍: 디즈니플러스
줄거리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아웃사이더 ‘파록버사라’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으며 성장하던 ‘퀸’은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려 6분 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독보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던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데뷔라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결별을 선언하게 되는데…관전 포인트
음악 역사에 길이 남을 퀸의 음악과 무대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까지 담은 영화이다.
실제 퀸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제작에 참여하며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였다.
한국에서 누적 관객 수 994만 명을 돌파하며, 수많은 콘텐츠에서 이를 패러디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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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4] 나를 위로하는 나의 영화 (with. 민가람 & 심석우 감독)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00:00 인트로 03:07 [시네도키, 뉴욕]에 관한 짧은 이야기 05:37 자전적인 이야기에 관해 13:54 연출로서의 영화 21:20 추천 영화 [결혼 이야기] 28:41 [참가상] 이야기 30:05 다시 이 영화들을 찍는다면? 32:51 [내가 사랑하는 나의 자존감 도둑] 이야기 37:07 딸과 엄마의 관계 43:19 그가 재미없는 이유 48:48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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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NEPICK 제37회? 2월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 1,2,3위는? #톰과제리 #워위드그랜파 #고백
2월 26(금), 27(토), 28(일) 주말 박스오피스 1,2,3위 맞히고 30만원 받자!!
영화 정보도 얻고 상금도 받고!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 씨네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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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1차 예고편
"우린 네가 그리웠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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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재개봉 예고편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넌
영원히 내 눈 속에 사과야학교 대표 얼간이 커징텅과 친구들은
최고의 모범생 션자이를 좋아한다.
수업 도중 사고를 친 커징텅은
션자이의 특별 감시를 받게 되고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션자이에 대한 마음이 커진 커징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백을 하지만
션자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게 15년이 지나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 때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