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작가2022-07-26 21:10:30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넷플릭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리뷰
줄거리
패션 학교에 합격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런던 '소호'로 온 엘리.
시끄러운 기숙사 분위기와 친구들의 텃새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조용하고 작은방을 얻게 된다.
빨간 네온사인에 휩싸인 방에서 잠이 든 엘리는 꿈에서 60년대의 가수 지망생 샌디로 변하게 된다.
엘리는 매혹적이고 당당한 샌디의 모습에 반해 금발로 염색하고 구제 스타일을 입는 등 샌디처럼 자신을 꾸민다.
화려한 가수의 삶이 펼쳐질 거란 생각과는 달리 샌디는 헐벗은 옷을 입은 채 스트립쇼에서 춤을 추거나, 돈과 권력을 쥔 남성들에 의해 침대에 내던져진다. 엘리가 누워있는 바로 그 방에서 온갖 끔찍한 일들을 당하는 샌디.
화려한 꿈이 점점 지독한 악몽으로 변해가는 그때, 엘리는 빨간 네온사인이 비치는 침대에서 난도질당해 피를 흘리는 샌디를 보게 된다. 살인 사건을 뒤져 보아도 샌디의 죽음에 대한 기사는 찾을 수 없고. 결국 유일한 목격자가 된 엘리는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다.
감상 포인트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한순간 전환되면서 엘리가 머무는 모든 공간이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꿈을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로 만들면서 안정적으로 반전 요소를 숨겼다.
다소 뻔할 순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억지 결말보다는 기승전결을 깔끔하게 다루는 것에 승산을 건 영화다.
감상평
꿈은 매혹적인 소재다. 꿈에서는 현실성 없는 일들이 일어나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꿈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면 현실에선 불가능한 것들을 광범위하게 표현하고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꿈이라는 소재에 접근해 본 창작자라면, 그것이 주는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간혹가다가 인기를 끌던 작품들이 마지막에 '아신발꿈' 결말을 내어 분노를 사는 경우가 있다. 꿈이라고 해서 개연성을 박살 내버리면 안 된다. 그것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다. 꿈을 꾸더라도, 이 꿈을 꾸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어떤 경로를 거쳐갈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계획도 필요하다.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그런 점에서 철저히 방해가 되는 요소는 배제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굉장한 모범생이라고나 할까. 정확한 틀 안에서만 이야기를 유지하고, 그 바깥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안 나가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난 오히려 그렇기에 더 손뼉을 보낸다. 이런 결정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말에 대해 예측 아닌 예측을 하게 된다. 사실 저 할아버지가 범인이 아닌 거 아니야? 사실 저 할머니가 샌디 아니야? 이 영화는 관객이 농담처럼 던진 말이 사실이 되어버리는, 쉽게 간파당하는 직선적인 작품이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그 결말만을 위해 달리는 영화이기 때문에 딱히 실망할 이유도 없다.
다만 '라스트 나잇'이라는 제목은 의미심장하다. 마지막 밤. 샌디의 마지막 밤은 과연 언제일까?
"그 방에서 죽은 여자가 있기는 했어."
샌디는 불구덩이 속에서 나오지 않고 그대로 죽음을 택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것이 샌디의 '소호에서의 마지막 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평생 자신을 옥죄어오던 기억에서, 지옥 같은 소호에서 해방되어 죽음으로 가는 밤인 것.
하지만 샌디는 존을 살해하던 그날, 이미 자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그 괴물들을 죽이는 순간부터 이미 당차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는 소녀 샌디는 더 이상 없으니까. 아니, 어쩌면 더 이전에 죽었을 지도 모른다. 처음 스트립쇼 무대에 오른 날에? 아니면 존에게 이끌려 억지로 춤을 추던 도중에? 술에 찌들어 남자들을 대해야 했던 그 무수히 많은 밤에?
샌디는 꾸준히 죽임당했다.
'라스트 나잇'이 언제인지 이미 알아볼 수조차 없다.
그리고 아마 엘리의 엄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아마 비슷하게 절망적인 일을 겪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꼭 샌디와 같은 일을 겪지 않았더라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죽임당하거나 삶을 배척당하는 일들이 빈번했을 것이다.
"저만 위해서 가려는 게 아니에요.
엄마를 위해서도 꼭 가고 싶어요."
그렇지만 엘리에게 그날 밤은 '마지막 밤'이 아니었다. 붕괴되고 무너지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도 엘리는 소호를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패션쇼를 열어 당차게 자신의 꿈에 첫 발을 내딛는다. 사실 이 점은 영화 초반에서 이미 드러냈다. 엘리는 좌절하고 절망했던 자신의 엄마를 대신해서라도 꼭 멋지게 성공할 거란 의지가 있다. 그런 점에서 엘리는 새로운 희망과도 같다.
이 시나리오를 처음 상상할 때만 하더라도 엄청난 아이디어가 감독의 뇌리를 파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불가능한 것들은 과감하게 쳐내고,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배낭을 잘 꾸렸다. 그래서 러닝타임 내내 적재적소에서 에너지바를 먹고 이온음료를 마시면서 무사히 등산을 마칠 수 있었다. 조금 더 욕심내서 이만큼 더, 저만큼 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역량 안에서 꾸릴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그게 그 사람의 한계겠네?"
누군가는 이렇게 말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자신의 역량만큼 표현을 해서 결실을 맺었다는 것은, 그다음엔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었다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이전에 내가 리뷰했던 [황당한 새벽의 저주]로 데뷔했다는 사실은 조금 쇼킹하다. 하지만 한 단계, 한 단계 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면 성실한 사람이란 것만큼은 확실한 듯하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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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 이종석의 "설계자" / 잘생김이 연기되지 못한 빛바랜 비주얼 / 반전과 결론은 볼만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설계자"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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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1994년 홍콩,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6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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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범죄도시2> 론칭 예고편
청불 액션 영화의 레전드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괴물형사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의 더욱 짜릿해진 범죄소탕 작전을 담은 범죄 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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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송중기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남다른 도전의식을 가졌으며,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인공, 바로 배우 '송중기'입니다!!
그럼, 바로 송중기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배우 '송중기' 프로필
ⓒ 하이지움스튜디오
이름 | 송중기
출생 | 1985년 9월 19일
소속사 | 하이지움스튜디오
데뷔 | 2008년 영화 <쌍화점>
배우 '송중기' 데뷔 과정
ⓒ 하이지움스튜디오
배우 송중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는데 부상과 파벌 등의 이유로
중학교 2학년 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배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였다고 한다.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몇몇 작품의 엑스트라로 출연하다 싸이더스HQ에
들어가게 된다.
배우 '송중기' 활동
ⓒ 하이지움스튜디오
2007년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에사 단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렸고, 그 뒤 2008년 영화 <쌍화점>에서 국왕의 친위부대인 견룡위 중 한 명인 노탁 역으로 정식 데뷔하였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는 이점으로 바로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배우 '송중기' 대표작
마음이 2 - 최동욱
ⓒ 네이버 영화
필브라더스라는 악당에게 마음이를 빼앗긴
마음이의 견주 '최동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성균관 스캔들 - 구용하
ⓒ J Drama
멋부리기 좋아하고, 장난기가 가득한 자유로운 영혼의
부잣집 도령인 '구용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늑대소년 - 늑대소년
ⓒ 네이버 영화
송중기 배우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홀로 외롭게 야생에서
살아야 했던 '늑대소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 강마루
ⓒ KBS Drama Classic
송중기 배우는 사랑을 위해 또 다른 사랑을 이용하고 복수하는
실질적으로 착하지 않은 나쁜 남자 '강마루'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태양의 후예 - 유시진
ⓒ KBS Drama Classic
송중기 배우는 능글거리지만, 내면은 진지하고 냉철한 성격을 가진
특전사 '유시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승리호 - 태호
ⓒ 네이버 영화
송중기 배우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사람이자,
허술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빈센조 - 빈센조
ⓒ Tving
송중기 배우는 혈한 전략가이며 완벽한 포커페이스의 소유자이자
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콘실리에리 '빈센조'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재벌집 막내아들 - 윤현우 / 진도준
ⓒ JTBC
송중기 배우는 없는 집 장남이며 가장이며 오너일가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해결사인
'윤현우' 역과 있는 집 순양 가의 막내아들 '진도준'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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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5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판타지 액션 기대작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부터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한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34분
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
출연: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장 페이지, 저스티스 스미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진이 선보이는 매력만점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가 온다!
CINE PICK!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이유는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로 모인 도적 '에드긴'과 팀원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모험을 그린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입니다. 1974년 미국의 TSR사가 출시한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영화화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었는데요, 전부 흥행 참패에 끔찍한 혹평을 받으며 대중에게 외면을 받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작된 영화는 이전 영화들과 달리 시사회 평가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거진인 '인디와이어'의 한 평자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를 "성공적으로 제작된 최고의 판타지 모험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며, 원작 게임으로부터 차별화된 매끄러운 스토리와 감독의 전작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2011),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2013),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등의 각본에서 볼 수 있었던 조나단 골드스타인 감독과 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 더해져 영화적 재미를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합니다. 게다가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 장 페이지, 휴 그랜트, 저스티스 스미스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드라마 | 스웨덴, 미국 | 126분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오토’(톰 행크스)는 죽고 싶을 타이밍마다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생 최악의 순간, 뜻하지 않은 이웃들과의 사건들로 인해 ‘오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CINE PICK!
<오토라는 남자>는 삶의 의미를 잃은 노인이 천방지축 이웃 가족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스웨덴의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던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올해 67세를 맞이한 할리우드의 대체불가 명배우 톰 행크스의 출연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고집불통 원칙주의자인 데다가 까칠하기까지 해 소위 '꼰대'라는 단어로 불렸던 오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랬던 그가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마음을 열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길복순
Kill Boksoon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37분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
개봉: 2023.03.31.
채널: NETFLIX
시놉시스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다. 업계에서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지만,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인 그는 자신과 딸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다. MK ENT. 대표 ‘차민규’(설경구)의 재계약 제안의 답을 미룬 채,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후,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MK ENT.는 물론, 모든 킬러들의 타겟이 되고야 마는데…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CINE PICK!
3월 31일 공개되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의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공개에 앞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요, <불한당>과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이 각각 킬러이자 엄마라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 '길복순'과 살인청부회사 대표 '차민규', 차민규의 동생이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차민희',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회사의 소속 킬러인 '희성'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배우생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온 전도연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간 남성 중심 서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일 것으로 기대돼 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는 작품입니다.
방과 후 전쟁활동
Duty After School
ⓒ TVING
개요: 밀리터리 SF, 액션, 스릴러, 학원 | 대한민국 | 10부작
연출: 성용일
출연: 김기해, 신현수, 안도규, 김수겸, 권은빈, 최문희 등
개봉: 2023.03.31.
채널: TVING
시놉시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
CINE PICK!
<방과 후 전쟁활동>은 웹툰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로, 수능을 앞두고 미확인 구체의 침공이 만든 사상 최악의 사태에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다이내믹한 사투를 그렸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기용으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며 괴생명체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설정과 시각적 디테일을 더해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드라마 시리즈 선정 행사인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20일 스페셜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었으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K-학원전쟁물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Farewell My Concubine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중국, 홍콩 | 171분
연출: 천카이거
출연: 장국영, 공리, 장풍의 등
재개봉: 2023.04.01.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경극을 해온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한 아우와 형이지만, ‘두지’는 남몰래 ‘시투’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시투’는 여인 ‘주샨’(공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뒤바꾼 화려한 막이 열린다!
CINE PICK!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경극학교에서 만난 단짝 '시투'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상실감과 고통을 겪은 '두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인데요, 1993년 중국의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했으며 홍콩의 작가 이벽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그해 열린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난 2017년에 기존 156분의 분량에서 15분이 추가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화질도 보강된 완전판이 공개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장국영 배우의 추모 20주기를 맞아 오는 4월 1일 그의 또 다른 대표작 <해피 투게더>와 함께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첸 카이거 감독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미장센과 아름다운 스토리, 장국영의 삶과 닮은 혼신의 연기는 여전히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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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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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의미
8★/10★
플로리다 프로젝트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1960년대 플로리다 올랜도에 테마파크를 건설한 디즈니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디즈니랜드가 개장하자 주변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 숙박업이 성업을 이루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자 이들 모텔은 집 잃은 빈민의 숙박하는 곳이 되었다. 둘째는 빈민을 구제하는 정부 보조금 사업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그리고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자본과 국가가 담아내지 못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의미를 펼쳐낸다.
어린아이 무디는 엄마 핼리와 함께 매직캐슬 모텔에 산다. 마찬가지로 모텔에 사는 친구 스쿠티와 어울리며 장난과 말썽의 경계를 분주히 오간다. 아직 계급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 감정을 학습‧체화하지 못해 천진난만한 무디의 표정과 연보랏빛으로 예쁘게 칠해진 매직캐슬의 외양은 무디가 살아가는 공간이 아름다울 것만 같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자본의 폭력과 국가의 무관심이 상처 내지 못한 데가 남아 있음을 환기시키듯이.
그러나 환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천진한 무디에게도 자신의 계급을 분명히 인지해야 하는 순간, 즉 삶이 친구들과의 재미난 놀이로만 채워지는 게 아님을 깨달아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핼리는 누구보다도 일하고 싶다.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정부 보조금 수령 자격도 점차 위태로워진다. 믿고 의지하던 친구와 큰 싸움에 휘말린 후에는 그나마 의지할 곳도 사라져버린다.
물론 아직 바비가 남아 있기는 하다. 바비는 매직캐슬의 관리인이다. 매직캐슬은 여러 문제가 쉼 없이 발생하는 곳인 동시에 가난한 사람이 서로에 기대어 팍팍한 삶을 꾸려나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바비가 있다. 늘 방세를 독촉하며 거주자들을 윽박지르는 바비는 사실 제법 따뜻한 구석을 갖춘 남자다. 모텔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소아성애자를 쫓아내고, 알게 모르게 투숙객들을 배려하며,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도 눈감고 넘어가준다.
무디와 핼리의 위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완전히 끊긴 순간에 본격화된다. 부자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싸구려 향수를 팔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던 핼리는 그것만으로는 돈이 충분하지 않자 매직캐슬에서 성매매를 하기 시작한다. 핼리가 손님을 받을 때면 무디는 욕조에 거품을 풀어놓고 목욕을 한다. 작고 초라한 모텔방은 핼리에게 거주지이자 경제활동의 공간인 동시에 양육의 공간이다.
하지만 성매매는 매직캐슬이 허용할 수 있는 ‘일탈’의 범위를 넘어선다. 성매매가 발각되어 아동보호국에 무디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핼리. 그가 그토록 간절하게 찾아 헤맬 때는 보이지 않던 국가는 가장 절박한 순간에 등장해 무디를 빼앗는 데 자신의 힘을 선보인다. 권력기관은 자신의 권한을 휘두르는 데에는 민첩하지만 그 권한을 위임한 존재를 돕는 데는 지독히 게으르고 무능하다.
무디는 어린아이지만 이제 자신의 삶이 과거와 같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래서 눈물을 글썽이며 친구의 손을 잡고 ‘진짜’ 매직캐슬이 있는 곳, 디즈니랜드로 뛰어간다. 아직 더 놀고 싶다는 듯이, 매직캐슬에서의 행복을 연장하겠다는 듯이, 혹은 더 이상 행복한 일 따위는 남아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그러나 무디와 핼리 그리고 이들이 대표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계속 이어진다. 무디는 아마 위탁 가정을 전전할 것이다. ‘선의’로 무디를 돌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왜 무디가 이렇게 화가 나 있고 슬퍼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무디는 점점 엄마 핼리가 걸었던 길을 따라갈 것이고 사람들은 그런 그녀가 일하지 않고 복지 예산을 축낸다며 손가락질할 것이다. 핼리가 낳은 무디가 다시 핼리로 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그러니까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디즈니랜드가 제공하는 행복이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희생한 대가임을, 국가는 행복을 빼앗긴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데 별 관심이 없음을,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꾸리는 방치된 자들은 결국 ‘불행’해질 수밖에 없음을 폭로한다. 친구와 꼭 잡은 채 해맑게 디즈니랜드로 뛰어 들어가는 무디의 뒷모습이 지독히 슬펐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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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 NO! 표정, 제스처, 의성어만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곤돌라"
- 이번에 제가 여러분께 소개드리고자 하는 영화는
바로 [곤돌라]입니다
"영화 <곤돌라>, '대사'가 없다고?!"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대사의 분량이 적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대사 몇 마디라도 있지 않을까 뚫어져라 집중하며 봤는데 대사는 정말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요즘 흔히 상영되는 다른 영화들과는 가장 특이하고도 차별화되는 특징인 듯하여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마치 옛날 옛적 영화 상영물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볼 땐
인물의 표정, 움직임, 제스처, 의성어, 인물의 감정에 따라 흘러나오는 배경음악 소리에 더더욱 귀 기울여서 바라보았답니다
처음엔 대사 없는 영화는 처음인지라 적적할 것 같은 느낌에 걱정이 되었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점차 적응되니까 인물의 소리 없는 아우성과 움직임 등만으로도 영화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표정, 웃긴 의성어 소리에 특히 피식피식 웃었답니다
영화 속 '곤돌라'는 제목답게 주인공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상징적인 매개체입니다
영화에서는 특히나 곤돌라들이 맞물리는 지점을 자주 비춰주는데요
곤돌라를 통해 주인공이자 곤돌라 승무원인 '이바'와 '니노'는 어색한 사이에서 우정을 나누는 사이, 질투하는 사이, 사랑을 나누는 사이로 점차 발전하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조용한 산골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의 새 승무원으로 들어온 '이바'와 기존 승무원 '니노'는 일하면서 자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처음엔 당연히 어색한 사이이니 누가 봐도 어색한 표정으로 간단한 눈인사만 하고 지나칩니다
《곤돌라의 수동문이 꽉 닫힌 채 말이죠》
그때 곤돌라에서 내리면 체스판이 놓여 있었는데, 그 둘은 서로 체스 게임을 통해 점점 가까워집니다
(상대방 말을 잡을 때마다 곤돌라로 이동하면서 약 올리는데 그때 깔리는 배경음악이 너무나도 얄미워서 웃겼다는ㅎㅎ)
가까워지면서 '니노'는 '이바'에게 곤돌라 위에서 그물망으로 과일을 따다 주고,
'이바'는 그에 답하듯이 탭댄스를 보여주며 보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바'는 빵 위에 햄만 놓여있는 조촐한 '니노'의 도시락을 보게 되었고,
'이바'는 '니노'를 위해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만들어 건네줍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급격히 친해졌고
버스, 배, 우주선 등으로 곤돌라를 직접 변신시키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상대방과 교감하는 동시에 위안이 되어줍니다
마치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듯한 모습이 관객 입장에선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때는 《곤돌라의 수동문이 활짝 열려있었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침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듯싶었으나,
묘한 분위기가 이어지려던 참에 '이바'가 '니노'의 한 서류를 발견하고 실망한 채 돌아섭니다
(아마 니노가 원하던 꿈에 관한 합격 서류 같기도)
그럴 때도 역시 "곤돌라"가 빠질 순 없죠!!
여기에서 곤돌라는 두 사람이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바'는 자신의 서러운 감정을, 곤돌라를 이용해서
곤돌라 안에서 물총으로 '니노'를 향해 쏘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듯 행동합니다
그에 답하듯 '니노'는 자신이 아끼는 바이올린으로 곤돌라 안에서 '이바'를 위해 연주를 하며 화해 시도를 합니다
서서히 마음이 풀린 '이바'는 자신도 나팔을 이용해 곤돌라 안에서 연주하죠
그러면서 '니노' 또한 '이바'에게 자신이 직접 쓴 악보 그림을 선물합니다
그럼으로써 두 사람은 곤돌라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멈춰
서로의 악기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자랑합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사장이 혈압 올라 뒷목잡을 때까지ㅋㅋ
전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에 대해 확신하며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관계에 빠져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곤돌라에 한 승무원만 타 있던 곤돌라 안에는
어느덧 '이바'와 '니노' 두 사람이 나란히 같이 타 있고,
관계가 무르익자 그만큼 더 진한 우정과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두 사람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영화 <곤돌라>를 보러 달려가시면 어떨까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영화의 흥미로움에 금방 빠져들 겁니다~~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제가 앞서 굵은 글씨와 노란 형광펜으로 표시했듯
전 곤돌라의 '수동문'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관계에 따라 변하는 과정을 '수동문'에 비유하듯 표현한 것 같다는 제 나름의 추측이 있었답니다ㅎㅎ
왜냐하면 주인공들이 어색할 땐 문이 굳게 닫혀있고,
친해짐으로써 관계가 발전할 땐 문이 활짝 열려있었기 때문이죠!
괜히 저 혼자 의미를 부여해 보며 영화를 추측해 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전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되게 몽환적이다.' 하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잔잔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더더욱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답니다~
또, 영화 <곤돌라> 안에는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과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대거 등장하니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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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크로이처의 <코르사주>
본 글은 씨네랩을 통한 시사회 관람 후 리뷰를 요청받아 쓴 글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이 쓴 <트라우마>에는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관해 언급한다. 그는 강제 수용소에서 최악의 상태는 자살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최악의 상태는 아무런 능동적 행위 없이 수용소의 흡수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상태”에 관한 이야기다.
<코르사주>는 엘리자베트 황후에 대해서 다룬다.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지만 엘리자베트가 프란츠 요제프에게 발탁(?) 된 까닭은 오로지 그녀의 외모 때문이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옆에서 인형처럼 서있기를 바랐다. 누구라도 황후에 대한 환상은 있겠지만, 알려진 것처럼 왕이나 왕비는 생각처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서론에서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대해 언급한 이유 중 하나가 신체적 자유에 대한 문제다.
물론 황후의 자리와 강제 수용소에 끌려간 유대인을 비슷한 처지라고 볼 수는 없다. 신체적 자유를 박탈당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 그들은 저항해야 한다. 저항해야만 주체적 자리를 얻을 수 있다. 최근 여성 서사들은 주체성이 가장 큰 이슈처럼 보인다. <코르사주>도 어김없이 주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코르사주>가 여타 영화와 다른 점은 주체적 인간의 자리에 가는 방법을 죽음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엘리자베트는 첫 번째로 낳은 딸이 세상을 떠났고, 시어머니와 깊은 갈등이 있었으며, 1889년 아들 황태자가 자살했고, 60세에 살해당한 비운의 황후로 알려져 있다. 다만 영화에서 그녀는 40살에 생을 마감했고, 그 이후의 삶은 그녀의 대리자가 이어간 것으로 그린다. 마리 크로이처 감독이 40살의 엘리자베트에게 주목한 이유는 그 시기부터 그녀가 자신의 삶을 위해 투쟁한 시기라고 느꼈다고 한다.
실제로도 우울증에 시달렸던 그녀는 정신병에 관심이 많았고, 영화 속에서 그려졌던 것처럼 축일 선물로 완벽한 시설을 갖춘 정신 병원을 원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디테일을 계속해서 쫓아가야 한다. 영화 속에서 정신 병원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아마 시기적으로도 히스테리가 주목을 받기 직전의 시기였을 것이고, 고증을 위한 설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녀가 죽음의 문턱으로 향하는 처절한 몸부림의 설정이다. 정신병원에 누워있는 두 여자 중 한 명은 간통으로 정신을 놓았고, 또 다른 여자는 아이를 잃었다. 엘리자베트는 두 여자가 각각 겪은 경험을 지금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일부러 말에서 떨어진다. 죽음에 대한 첫 몸부림. 그리고 그녀는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딸과 여행을 가겠다는 요청에서 딸을 데리고 가지 못하게 하자 창밖으로 투신한다. 죽음에 대한 두 번째 몸부림. 하지만 그녀는 미치지 않고 끝내 정신을 붙들고 있다. 히스테리란 무엇인가. 정서적 충격을 해소할 수 없을 때 우리의 몸이 그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증상을 발현하는 방어기재라고 프로이트가 말해주지 않았던가. 엘리자베트는 정서적 충격을 온전히 주체적 몸짓으로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 순간 그런 방식으로 자살 시도를 하는 것은 충동적인 것이며 다분히 의도적이지만 전적으로 의식적인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자신의 욕망을 정면으로 대면하고 끊임없이 투쟁하여 행위 자체를 이성적 판단에 의해 끌어올렸을 때 우리는 주체성을 획득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우리가 이성적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윤리라고 한다. 그녀가 자신의 머리를 자르고, 마약을 하는 것 또한 주체성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이런 비관적인 행동이 어떻게 주체성을 위한 과정이라고 묻는다면 영화가 대답해 줄 것이다. 엘리자베트가 단발머리를 하고 마당에 앉아 다른 이들과 음악을 들을 때 그녀가 느끼는 해방감을 바람으로 표현한다. 그 바람은 그곳에 앉아있던 이들 중 엘리자베트에게만 향한다. 이 쇼트에서 느껴지는 해방감과 처연함은 그녀의 선택이 그녀의 몸을 파괴할지라도 그건 그녀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아니, 어쩌면 그 선택은 그녀에게는 의무라고 일컬어도 무방할지 모르겠다.
그녀의 세 번째 자살 시도는 성공으로 끝난다(고 생각 한다). 영화가 따라온 것은 그녀가 진정한 자신의 이성적 판단에 의해 몸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자살 시도는 충동적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자살 시도에서는 황제이자 남편에게, 그리고 딸과의 작별 인사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 직후에 시도하지 않는다. 편안하고, 우아하게 그녀는 “바다”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나면 그녀의 우아하고 자유로운 춤이 이어진다.
2022년 1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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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디어 조이, 디어 재클린
편지로 영화 리뷰를 써보기는 처음입니다만, 당신들의 이름을 꼭 부르고 싶었습니다. 당신들이 <고독의 지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명명해 주었듯이.
우선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감히 추측해보자면 수상이 당신들의 일과에 큰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아요. 조이는 여전히 매일 세이블 섬의 해안에서 죽은 새를, 말똥을, 쓰레기를, 물범을 살피겠죠. 재클린 당신도 어디선가 내가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끌어내고,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담아내며 작업을 계속할 같습니다. 우리 셋(이라고 묶어도 된다면) 중 이런 소식에 연연하는 사람은 저뿐일 것 같네요. 이 영화와 가장 무관한 사람인데 말이죠...
하지만 한 관객으로서, 이 이야기가 더 멀리 퍼져 나가길 바라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이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아주 무관하지는 않다고 무작정 주장해 봅니다. 아무튼 기뻐요. 결과를 예상하고 예매한 건 아니었지만요. 뭐가 경쟁 부문인지 아닌지도 신경 쓰지 않고, 저의 일정과 영화에 붙은 짧은 소개글만을 보면서 영화를 고르거든요. 참고로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당신들의 영화는 한국어로 이렇게 소개되었습니다. 한번 보세요.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해역의 외딴곳, 세이블 섬에 두 여성이 있다. 환경 보호 활동가인 조이 루커스는 1970년대에 처음 이 섬에 당도했을 때 미술학도였다. 조이가 이 가느다란 땅에서 지낸 세월은 벌써 수십 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내왔다."
"70년대 미술을 공부하던 조이 루커스는 캐나다 세이블 섬을 방문하고, 이후 그곳에 거주하기로 결정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섬의 식물과 동물을 연구하는 데 쓰고 있다. 카메라는 조이의 일상을 따라가며 섬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곳을 배회하는 야생마들을 비춘다. <고독의 지리학>은 감독과 그의 관찰 대상인 루커스의 삶과 작업에 대한 철학을 내포한 작품이기도 하다. 물질적 가치와 관계없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일에 대해 장인 못지않은 헌신적인 태도로 임하는 이들의 모습은 세상사와 관계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면서 기쁨을 찾는 두 여성의 행복감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비록 이런 삶이 외로움을 동반한다 하더라도 이는 진정한 예술가의 운명이기도 할 것이다. [문성경]"
노바스코샤는 제가 사랑하는 빨간 머리 앤의 출생지예요. 프린스 에드워드 섬 에이번리 마을은 그가 자란 곳이고, 부모님이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아기 앤은 노바스코샤에 있었죠. 게다가 야생마라니. 저로서는 <작은 아씨들>의 조 마치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어요. 말과 책만 있으면 된다고, 그렇게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던 사랑스러운 십대 시절의 그를.
내 어딘가가 잘못된 게 아닐까 스스로를 불안해한 적이 있고, 책을 좋아하며, 꿈이 많았던 여자아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 앤과 조 마치를 그려봅니다. 저 또한 그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아직도 사회가 기대하는 "삼십대 여성"의 삶보다는 오히려 그들을 더 가깝게 느껴요. 그래서 그들을 연상시키는 단어에 끌렸고, 이어 당신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당신은 왜 그 섬에서, 왜 그 연구를 할까? 당신은 왜 거기서 그 모습을 촬영했을까? 무엇이 당신들을 그렇게 움직였을까?
언제부턴가 "이제 어디로 가지?"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갈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수많은 길 중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어서요. 정답지가 있다면 좋겠지만 없습니다. 오늘을 사는 건 처음이니까. 길지도 짧지도 않았던 생을 톺아보다 문득, 지금이 나의 최전선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사실 평생 동안 매일 마찬가지였는데 참 새삼스럽지요.
삶을 길에 비유하는 건 익숙하지요? 거긴 어떤지 몰라도 여긴 나이에 따라 할 일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어, 그와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은 어떤 감정들에 부딪히게 됩니다. 내가 이상한 걸까 하는 고민부터, 내 선택을 행복과 성공으로 증명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까지. 솔직히 저는 스스로가 아주 이상한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평범과 거리가 멀다고 여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긴 해요.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인생 전체에 대해서 아무 생각 없던 제 자신이 불안합니다. 내가 나를 책임져야만 할 것 같은데 방법을 몰라서요. 앞으로를 어떻게 그려갈 것인가 밑그림을 잡아두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직장인 생활을 몇 년 하고 나니 "커리어 패스career path"가 종종 입에 오르고, 주변에서는 결혼 계획을 묻습니다. 질문이 늘어갈수록 가볍게 떨쳐지지 않습니다. 훌륭한 직업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계획 없이 취미에 몰두하는 내가 너무 안일한 걸까?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 여기는 내가 이상한 걸까? 어른들이 인생의 지혜로 하는 말들을 나만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걸까? 불안과 질문이 삶의 전방위로 거미줄처럼 뻗어갑니다. 점점 더 불안해집니다. 내가 한 선택들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만 할 것 같고요.
영화를 보면서 이 마음에 도움이 될 만한 실마리를 찾고 싶었습니다. 당신들의 삶을 멋대로 기대해서 미안합니다만, 영화 속에 확신에 찬 당신들이 있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불안해지는 질문들 앞에 이 영화를 방패처럼 휘두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런 이기적인 이유로 들어선 영화관에서, 기이하리만큼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파도가 깨진 자리에 빛이 튀기고, 바람이 풀밭을 쓸어주는 모습은 그래도 전에 좀 보았지만... 태어나 처음 보는 것들이 그토록 많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사실 이런 걸 볼 수 있다 상상도 해보지 못했어요. 암실에서 작업하는 대신 별빛에 노출시키고 해초로 현상한 필름. 말똥에 묻었다가 들풀로 현상한 필름.
작업하면서 둘이 보냈을 시간을 상상해 봅니다. 잔잔하고 평온한 애정의 시간. 동시에 단조롭고 이따금 지치는 노동의 시간. 생이란 본디 그런 것일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무용한 것들이 정말 무용한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당신들의 작업에 자꾸 "왜?"를 붙이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말똥 속 벌레를 왜 잡아서 보는 거지? 물범이 새끼를 뱄는지 왜 살피지? 그걸 어디다 쓰지? 이 질문들은 무엇보다 나 자신을 당혹하게 만듭니다. 나는 그걸 왜 묻지?
습관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중구난방의 삶을 어떻게든 그럴듯해 보이도록, 멋진 일직선의 설계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하면서, 매 순간 저에게 하나하나 따져 묻고 있던 것입니다. 이걸 해도 되나? 왜 하려는 거지? 대신 저걸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당신들의 작업물에는 "왜"가 없었습니다. 단지 앎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기반으로 내린 수많은 선택이 있었습니다. 순간의 자잘한 선택들이요.
미대생이었던 조이 당신이 지금 모습이 되기까지, 그저 이 섬이 좋아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와 있다는 오늘까지, 수많은 선택들이 중첩되었을 뿐. 무수한 선택들이 모여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3년용 프로젝트로 지은 집이 20년을 버티기도 하고, 때로는 한 번의 만남이 모든 걸 바꾸기도 하죠. 그러니 저는 예상할 수 없는 이 삶의 여정 각 단계를 설계하겠다고 아등바등 애쓰는 게 아니라,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내가 오래 바라봐도 지치지 않을 방향이 어디인가, 조용히 묻고 답을 찾으면 그만이었던 거예요.
"일단 해보자"는 재클린 당신은 또 어떤가요. 나무가 그림을 그리게 하고 노래를 부르게 하는 사람이라니. 세상에 누가 개미의, 달팽이의, 딱정벌레의 음악을 전달해 주겠어요.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음악들이 있죠. 요즘 케이팝은 표절 시비를 피하기 위해 여러 곡을 믹스해 내기도 한대요. 그러다 보니 같은 곡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전혀 다른 곡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딱 케이팝이 복잡해진 만큼 세상 모든 게 다 복잡해진 것 같습니다. 알아야 할 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하나라도 놓치면 도태될까 두렵습니다. 이런 마음을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고 부른다는데... 저는 이런 단어까지도 놓치지 않겠다고 아등바등, "포모"로 살아왔네요.
재클린, 당신이 음악에 조예가 깊은지 아닌지 저는 모릅니다만 당신이 포모가 아니었음만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일단 해보는 그 마음 하나로, 세상 가장 고유한 음악을 (저작권료 지불도 없이!)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음악의 역사에 정통할 필요도, 지식을 섭렵할 필요도 없었을 거예요. 결국 세상이 뭐라든, 뭐가 어떻든, 자기 길을 가는 것만이 정답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알면서도 어딘가에서 더 손쉽고 덜 외로운 해답이 뿅 나와주지 않을까 기웃거리던 마음을 부정할 수 없네요.
두 사람이 내게 말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쓸데없이 머리 굴리지 말고, 그냥 깊은 생각 하지 않고, 네 할 일을 하라고. 당장은 에둘러 가는 길처럼 보일 수도 있고, 뒤죽박죽 오락가락하는 것 같아 보여도 괜찮다고. 굵직한 일 없어도 단지 계속하는 게 얼마나 강한 일인지 아느냐고. 물개 연구 모임에 취사 담당으로 자원해 세이블 섬을 다시 밟았던 조이, 당신이 지금 거기 남은 유일한 사람이듯이.
그 섬을 집이라 부르기까지 당신이 놓쳐버린 것들도 물론 많음을 인정하지만, 사실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르기에 그걸 인정하는 게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는 태도일 거예요. 그 끝에,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경지에 이르는 거겠죠.
저는 이제 저에게 "왜"라고 묻지 않으려 합니다. 이걸 해서 뭐에 쓸 거냐는, 생산성의 질문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사무실의 일에서처럼 전체를 가늠하고 통제하려는 노력을, 제 인생을 대상으로도 해보겠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단지 바라볼 겁니다. 풀숲에 앉아서, 풀잎과 바람 속에서 녹색 바다를 보는 눈이 있다면 다 괜찮을 거예요. 오늘의 쓰레기를 줍고 숫자를 헤아리면서도, 조이 당신처럼 장미와 향나무 냄새를 느끼겠지요. 그거면 돼요.
재클린은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사랑으로 한 일a lavour of love"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이 삶을 들여다보려 해요. 지금 사랑하는 것들이 궁극적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아직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걸 지금 말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것 같아요.
다만 우연으로 보이는 것들조차 첩첩 쌓이다 보면 상당한 무게가 생기고, 무게가 생긴 것들이 어디로 기우는지 보면 되겠죠. 놓치는 것도 낭비는 아닐 겁니다. 방목되다가 잊힌, 연안의 섬을 뛰어다니는 야생마들은 멋졌으니까. 제 삶에 그런 말들이 뛰어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튼 끝에는 반드시 어딘가로 흘러갈 것만은 확실합니다. 당신들의 세이블 섬처럼. 직접 만든 드림캐처와 엽서가 가득 붙어 있는, 그 멋진 책상 위처럼. "일단 해본" 그 모든 아름다운 필름 위처럼.
거기서 다시 만날게요. 고독의 지리학도들에게 소실점은 그곳일 테니까.
전주국제영화제 정보
▶ 아쉽지만 이번 영화제의 모든 상영이 끝났어요.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청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프레스로 참석하였습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2년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계속 진행됩니다.
일부 온라인 상영작도 있어요. 어디 계시더라도 우리 전주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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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원, 이종석의 "설계자" / 잘생김이 연기되지 못한 빛바랜 비주얼 / 반전과 결론은 볼만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설계자"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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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1994년 홍콩,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6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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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범죄도시2> 론칭 예고편
청불 액션 영화의 레전드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괴물형사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의 더욱 짜릿해진 범죄소탕 작전을 담은 범죄 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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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송중기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남다른 도전의식을 가졌으며,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인공, 바로 배우 '송중기'입니다!!
그럼, 바로 송중기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배우 '송중기' 프로필
ⓒ 하이지움스튜디오
이름 | 송중기
출생 | 1985년 9월 19일
소속사 | 하이지움스튜디오
데뷔 | 2008년 영화 <쌍화점>
배우 '송중기' 데뷔 과정
ⓒ 하이지움스튜디오
배우 송중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는데 부상과 파벌 등의 이유로
중학교 2학년 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배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였다고 한다.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몇몇 작품의 엑스트라로 출연하다 싸이더스HQ에
들어가게 된다.
배우 '송중기' 활동
ⓒ 하이지움스튜디오
2007년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에사 단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렸고, 그 뒤 2008년 영화 <쌍화점>에서 국왕의 친위부대인 견룡위 중 한 명인 노탁 역으로 정식 데뷔하였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는 이점으로 바로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배우 '송중기' 대표작
마음이 2 - 최동욱
ⓒ 네이버 영화
필브라더스라는 악당에게 마음이를 빼앗긴
마음이의 견주 '최동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성균관 스캔들 - 구용하
ⓒ J Drama
멋부리기 좋아하고, 장난기가 가득한 자유로운 영혼의
부잣집 도령인 '구용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늑대소년 - 늑대소년
ⓒ 네이버 영화
송중기 배우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채 홀로 외롭게 야생에서
살아야 했던 '늑대소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 강마루
ⓒ KBS Drama Classic
송중기 배우는 사랑을 위해 또 다른 사랑을 이용하고 복수하는
실질적으로 착하지 않은 나쁜 남자 '강마루'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태양의 후예 - 유시진
ⓒ KBS Drama Classic
송중기 배우는 능글거리지만, 내면은 진지하고 냉철한 성격을 가진
특전사 '유시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승리호 - 태호
ⓒ 네이버 영화
송중기 배우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사람이자,
허술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빈센조 - 빈센조
ⓒ Tving
송중기 배우는 혈한 전략가이며 완벽한 포커페이스의 소유자이자
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콘실리에리 '빈센조'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재벌집 막내아들 - 윤현우 / 진도준
ⓒ JTBC
송중기 배우는 없는 집 장남이며 가장이며 오너일가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해결사인
'윤현우' 역과 있는 집 순양 가의 막내아들 '진도준'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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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5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또는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인기 게임을 영화화한 판타지 액션 기대작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부터
살인청부업자로 변신한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까지!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 미국 | 134분
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
출연: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장 페이지, 저스티스 스미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한때는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어떤 사건’ 이후 ‘홀가’, ‘사이먼’, ‘포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게 된 ‘에드긴’. ‘소피나’의 제안으로 ‘부활의 서판’을 얻기 위해 ‘코린의 성’에 잠입하지만 ‘포지’와 ‘소피나’의 배신으로 실패하고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에드긴’과 ‘홀가’는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 ‘부활의 서판’도 되찾기 위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시작하는데… 옛 동료인 소질 없는 소서러 ‘사이먼’과 새롭게 합류한 변신 천재 드루이드 ‘도릭’, 재미 빼고 다 가진 팔라딘 ‘젠크’까지 어딘가 2% 부족한 오합지졸로 가득한 이 팀, 과연 무사히 모험을 끝마칠 수 있을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제작진이 선보이는 매력만점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가 온다!
CINE PICK!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이유는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로 모인 도적 '에드긴'과 팀원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모험을 그린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무비입니다. 1974년 미국의 TSR사가 출시한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영화화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었는데요, 전부 흥행 참패에 끔찍한 혹평을 받으며 대중에게 외면을 받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작된 영화는 이전 영화들과 달리 시사회 평가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거진인 '인디와이어'의 한 평자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를 "성공적으로 제작된 최고의 판타지 모험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으며, 원작 게임으로부터 차별화된 매끄러운 스토리와 감독의 전작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 상사>(2011),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2013),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등의 각본에서 볼 수 있었던 조나단 골드스타인 감독과 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 더해져 영화적 재미를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합니다. 게다가 크리스 파인, 미셸 로드리게즈, 레게 장 페이지, 휴 그랜트, 저스티스 스미스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오토라는 남자
A Man Called Otto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드라마 | 스웨덴, 미국 | 126분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등
개봉: 2023.03.29.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오토’(톰 행크스)는 죽고 싶을 타이밍마다 이를 방해하는 이웃들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생 최악의 순간, 뜻하지 않은 이웃들과의 사건들로 인해 ‘오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는데…
CINE PICK!
<오토라는 남자>는 삶의 의미를 잃은 노인이 천방지축 이웃 가족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스웨덴의 소설이자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던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올해 67세를 맞이한 할리우드의 대체불가 명배우 톰 행크스의 출연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고집불통 원칙주의자인 데다가 까칠하기까지 해 소위 '꼰대'라는 단어로 불렸던 오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랬던 그가 이웃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마음을 열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살아갈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영화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길복순
Kill Boksoon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대한민국 | 137분
감독: 변성현
출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 등
개봉: 2023.03.31.
채널: NETFLIX
시놉시스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인 MK ENT.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은 ‘작품’은 반드시 완수해 내는 성공률 100%의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엄마다. 업계에서는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에이스지만, 딸 ‘재영’(김시아)과의 관계는 서툴기만 한 싱글맘인 그는 자신과 딸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퇴사까지 결심한다. MK ENT. 대표 ‘차민규’(설경구)의 재계약 제안의 답을 미룬 채, 마지막 작품에 들어간 ‘복순’은 임무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 후,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MK ENT.는 물론, 모든 킬러들의 타겟이 되고야 마는데… 죽거나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다!
CINE PICK!
3월 31일 공개되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사와의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공개에 앞서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요, <불한당>과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이 각각 킬러이자 엄마라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 '길복순'과 살인청부회사 대표 '차민규', 차민규의 동생이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차민희', 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은 회사의 소속 킬러인 '희성'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배우생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온 전도연의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그간 남성 중심 서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일 것으로 기대돼 많은 팬들이 손꼽아 기다는 작품입니다.
방과 후 전쟁활동
Duty After School
ⓒ TVING
개요: 밀리터리 SF, 액션, 스릴러, 학원 | 대한민국 | 10부작
연출: 성용일
출연: 김기해, 신현수, 안도규, 김수겸, 권은빈, 최문희 등
개봉: 2023.03.31.
채널: TVING
시놉시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
CINE PICK!
<방과 후 전쟁활동>은 웹툰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10부작 드라마로, 수능을 앞두고 미확인 구체의 침공이 만든 사상 최악의 사태에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다이내믹한 사투를 그렸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기용으로 신선한 시도가 돋보이며 괴생명체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설정과 시각적 디테일을 더해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드라마 시리즈 선정 행사인 '시리즈 마니아'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지난 20일 스페셜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었으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K-학원전쟁물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Farewell My Concubine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중국, 홍콩 | 171분
연출: 천카이거
출연: 장국영, 공리, 장풍의 등
재개봉: 2023.04.01.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어렸을 때부터 함께 경극을 해온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한 아우와 형이지만, ‘두지’는 남몰래 ‘시투’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시투’는 여인 ‘주샨’(공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데… 사랑과 운명, 아름다움을 뒤바꾼 화려한 막이 열린다!
CINE PICK!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경극학교에서 만난 단짝 '시투'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상실감과 고통을 겪은 '두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인데요, 1993년 중국의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했으며 홍콩의 작가 이벽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그해 열린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지난 2017년에 기존 156분의 분량에서 15분이 추가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화질도 보강된 완전판이 공개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장국영 배우의 추모 20주기를 맞아 오는 4월 1일 그의 또 다른 대표작 <해피 투게더>와 함께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첸 카이거 감독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미장센과 아름다운 스토리, 장국영의 삶과 닮은 혼신의 연기는 여전히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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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OTT 신작 등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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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의미
8★/10★
플로리다 프로젝트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1960년대 플로리다 올랜도에 테마파크를 건설한 디즈니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디즈니랜드가 개장하자 주변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 숙박업이 성업을 이루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자 이들 모텔은 집 잃은 빈민의 숙박하는 곳이 되었다. 둘째는 빈민을 구제하는 정부 보조금 사업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그리고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자본과 국가가 담아내지 못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세 번째 의미를 펼쳐낸다.
어린아이 무디는 엄마 핼리와 함께 매직캐슬 모텔에 산다. 마찬가지로 모텔에 사는 친구 스쿠티와 어울리며 장난과 말썽의 경계를 분주히 오간다. 아직 계급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 감정을 학습‧체화하지 못해 천진난만한 무디의 표정과 연보랏빛으로 예쁘게 칠해진 매직캐슬의 외양은 무디가 살아가는 공간이 아름다울 것만 같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자본의 폭력과 국가의 무관심이 상처 내지 못한 데가 남아 있음을 환기시키듯이.
그러나 환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천진한 무디에게도 자신의 계급을 분명히 인지해야 하는 순간, 즉 삶이 친구들과의 재미난 놀이로만 채워지는 게 아님을 깨달아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핼리는 누구보다도 일하고 싶다.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정부 보조금 수령 자격도 점차 위태로워진다. 믿고 의지하던 친구와 큰 싸움에 휘말린 후에는 그나마 의지할 곳도 사라져버린다.
물론 아직 바비가 남아 있기는 하다. 바비는 매직캐슬의 관리인이다. 매직캐슬은 여러 문제가 쉼 없이 발생하는 곳인 동시에 가난한 사람이 서로에 기대어 팍팍한 삶을 꾸려나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바비가 있다. 늘 방세를 독촉하며 거주자들을 윽박지르는 바비는 사실 제법 따뜻한 구석을 갖춘 남자다. 모텔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소아성애자를 쫓아내고, 알게 모르게 투숙객들을 배려하며,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도 눈감고 넘어가준다.
무디와 핼리의 위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완전히 끊긴 순간에 본격화된다. 부자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싸구려 향수를 팔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던 핼리는 그것만으로는 돈이 충분하지 않자 매직캐슬에서 성매매를 하기 시작한다. 핼리가 손님을 받을 때면 무디는 욕조에 거품을 풀어놓고 목욕을 한다. 작고 초라한 모텔방은 핼리에게 거주지이자 경제활동의 공간인 동시에 양육의 공간이다.
하지만 성매매는 매직캐슬이 허용할 수 있는 ‘일탈’의 범위를 넘어선다. 성매매가 발각되어 아동보호국에 무디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핼리. 그가 그토록 간절하게 찾아 헤맬 때는 보이지 않던 국가는 가장 절박한 순간에 등장해 무디를 빼앗는 데 자신의 힘을 선보인다. 권력기관은 자신의 권한을 휘두르는 데에는 민첩하지만 그 권한을 위임한 존재를 돕는 데는 지독히 게으르고 무능하다.
무디는 어린아이지만 이제 자신의 삶이 과거와 같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래서 눈물을 글썽이며 친구의 손을 잡고 ‘진짜’ 매직캐슬이 있는 곳, 디즈니랜드로 뛰어간다. 아직 더 놀고 싶다는 듯이, 매직캐슬에서의 행복을 연장하겠다는 듯이, 혹은 더 이상 행복한 일 따위는 남아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그러나 무디와 핼리 그리고 이들이 대표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계속 이어진다. 무디는 아마 위탁 가정을 전전할 것이다. ‘선의’로 무디를 돌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왜 무디가 이렇게 화가 나 있고 슬퍼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무디는 점점 엄마 핼리가 걸었던 길을 따라갈 것이고 사람들은 그런 그녀가 일하지 않고 복지 예산을 축낸다며 손가락질할 것이다. 핼리가 낳은 무디가 다시 핼리로 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그러니까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디즈니랜드가 제공하는 행복이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희생한 대가임을, 국가는 행복을 빼앗긴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데 별 관심이 없음을,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꾸리는 방치된 자들은 결국 ‘불행’해질 수밖에 없음을 폭로한다. 친구와 꼭 잡은 채 해맑게 디즈니랜드로 뛰어 들어가는 무디의 뒷모습이 지독히 슬펐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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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 NO! 표정, 제스처, 의성어만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곤돌라"
- 이번에 제가 여러분께 소개드리고자 하는 영화는
바로 [곤돌라]입니다
"영화 <곤돌라>, '대사'가 없다고?!"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대사의 분량이 적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대사 몇 마디라도 있지 않을까 뚫어져라 집중하며 봤는데 대사는 정말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요즘 흔히 상영되는 다른 영화들과는 가장 특이하고도 차별화되는 특징인 듯하여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마치 옛날 옛적 영화 상영물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볼 땐
인물의 표정, 움직임, 제스처, 의성어, 인물의 감정에 따라 흘러나오는 배경음악 소리에 더더욱 귀 기울여서 바라보았답니다
처음엔 대사 없는 영화는 처음인지라 적적할 것 같은 느낌에 걱정이 되었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점차 적응되니까 인물의 소리 없는 아우성과 움직임 등만으로도 영화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표정, 웃긴 의성어 소리에 특히 피식피식 웃었답니다
영화 속 '곤돌라'는 제목답게 주인공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상징적인 매개체입니다
영화에서는 특히나 곤돌라들이 맞물리는 지점을 자주 비춰주는데요
곤돌라를 통해 주인공이자 곤돌라 승무원인 '이바'와 '니노'는 어색한 사이에서 우정을 나누는 사이, 질투하는 사이, 사랑을 나누는 사이로 점차 발전하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조용한 산골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의 새 승무원으로 들어온 '이바'와 기존 승무원 '니노'는 일하면서 자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처음엔 당연히 어색한 사이이니 누가 봐도 어색한 표정으로 간단한 눈인사만 하고 지나칩니다
《곤돌라의 수동문이 꽉 닫힌 채 말이죠》
그때 곤돌라에서 내리면 체스판이 놓여 있었는데, 그 둘은 서로 체스 게임을 통해 점점 가까워집니다
(상대방 말을 잡을 때마다 곤돌라로 이동하면서 약 올리는데 그때 깔리는 배경음악이 너무나도 얄미워서 웃겼다는ㅎㅎ)
가까워지면서 '니노'는 '이바'에게 곤돌라 위에서 그물망으로 과일을 따다 주고,
'이바'는 그에 답하듯이 탭댄스를 보여주며 보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바'는 빵 위에 햄만 놓여있는 조촐한 '니노'의 도시락을 보게 되었고,
'이바'는 '니노'를 위해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만들어 건네줍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급격히 친해졌고
버스, 배, 우주선 등으로 곤돌라를 직접 변신시키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상대방과 교감하는 동시에 위안이 되어줍니다
마치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듯한 모습이 관객 입장에선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때는 《곤돌라의 수동문이 활짝 열려있었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침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듯싶었으나,
묘한 분위기가 이어지려던 참에 '이바'가 '니노'의 한 서류를 발견하고 실망한 채 돌아섭니다
(아마 니노가 원하던 꿈에 관한 합격 서류 같기도)
그럴 때도 역시 "곤돌라"가 빠질 순 없죠!!
여기에서 곤돌라는 두 사람이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바'는 자신의 서러운 감정을, 곤돌라를 이용해서
곤돌라 안에서 물총으로 '니노'를 향해 쏘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듯 행동합니다
그에 답하듯 '니노'는 자신이 아끼는 바이올린으로 곤돌라 안에서 '이바'를 위해 연주를 하며 화해 시도를 합니다
서서히 마음이 풀린 '이바'는 자신도 나팔을 이용해 곤돌라 안에서 연주하죠
그러면서 '니노' 또한 '이바'에게 자신이 직접 쓴 악보 그림을 선물합니다
그럼으로써 두 사람은 곤돌라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멈춰
서로의 악기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자랑합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사장이 혈압 올라 뒷목잡을 때까지ㅋㅋ
전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에 대해 확신하며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관계에 빠져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곤돌라에 한 승무원만 타 있던 곤돌라 안에는
어느덧 '이바'와 '니노' 두 사람이 나란히 같이 타 있고,
관계가 무르익자 그만큼 더 진한 우정과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두 사람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영화 <곤돌라>를 보러 달려가시면 어떨까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영화의 흥미로움에 금방 빠져들 겁니다~~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제가 앞서 굵은 글씨와 노란 형광펜으로 표시했듯
전 곤돌라의 '수동문'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관계에 따라 변하는 과정을 '수동문'에 비유하듯 표현한 것 같다는 제 나름의 추측이 있었답니다ㅎㅎ
왜냐하면 주인공들이 어색할 땐 문이 굳게 닫혀있고,
친해짐으로써 관계가 발전할 땐 문이 활짝 열려있었기 때문이죠!
괜히 저 혼자 의미를 부여해 보며 영화를 추측해 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전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되게 몽환적이다.' 하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잔잔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더더욱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답니다~
또, 영화 <곤돌라> 안에는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과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대거 등장하니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