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6-17 17:21:04
마녀라는 이름으로.
영화 <마녀: Part1 The Subversion> 리뷰
힘이 넘치면서도 말도 많은 이 시리즈의 시작, 마녀1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한 배우의 얼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김다미라는 배우의 괴물 같은 연기력을 통해 절대적인 힘을 가진 마녀를 만났다. 살아있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훨씬 많은 ‘마녀 :Part1 The Subversion’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그 속에 펼쳐진 액션은 배우들을 더욱 빛낸다.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 남발로 당황스러움을 건네지만 영화와 배우의 시너지가 잘 맞아떨어져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충족시킨다.
목적을 위한 목적은 가치를 잃어버린 채,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잊게 만든다. 1세대에 그치지 않고 실험체를 만들어내던 한 실험실에서 탈출한 한 아이가 바로 그들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사람은 주변 환경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에 무게를 싣게 된다. 타인의 고통보다는 자신의 고통에 주목하는 사람이 폭력으로 무장된 힘으로 눌리려다가 역풍을 맞게 되면서 마녀가 본 모습을 드러낸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기도 전에 끊임없이 고통을 겪어야 했던 자윤은 고통을 주었던 그들에게 고통을 선사한다.
그 후, 보통의 일상을 살아갈 수 없게 된 자윤은 그런데도 자신을 되찾기 위해 가족과 친구를 뒤로하고 떠난다. 언제 돌아올지 모를 그의 기행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어떤 곳에서 갑자기 등장할지 모를 자윤의 행방이 마녀2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녀의 탄생과 그 이유를 더할 ‘마녀: Part2. The Other One’가 다가오고 있으니까.
Relative contents
-
-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국내 OTT 시장
8월 13일 진행된 글로벌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디즈니+의 아시아 상륙 소식을 전했습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서비스중인 세계 2위의 OTT 플랫폼 디즈니+는 디즈니는 물론, 마블, 픽사 등의 우저작권까지 소유한 거대 엔터테이닝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다양한 디즈니+ 오리지널 작품들을 드디어 올 11월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특히, 마블 스튜디오의 완다비전(Wanda Vision), 로키(Loki), 팔콘과 윈터솔져(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 (The Mandalorian) 등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사실에 많은 국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디즈니+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구독자 수 성장과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 지역 내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뛰어난 스토리텔링, 우수한 창의성, 혁신적인 콘텐츠 제공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서는 국내 OTT 플랫폼 또한 만만치 않은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지상파 3사와 SKT의 합작품인 웨이브 (wavve)는 드라마와 예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내 OTT 플랫폼입니다. <아내의 유혹>, <펜트하우스> 등을 통해 시청률 보증 수표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한 김순옥 작가의 명작관이 있을뿐 아니라, 2021년 7월 20일부터 1년간 HBO와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면서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왔는데요. 웨이브에서도 첫 오리지널 영화 제작을 발표하여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2022년 개봉을 목표로 올 8월 크랭크인 예정인 영화 <젠틀맨>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살인 누명을 벗으려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는 경쾌한 범죄 오락물로, 주지훈과 박성웅이 캐스팅을 확정지으며 기대를 끌어 올렸습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한소희의 하차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4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된 만큼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에 맞서는 CJ의 '티빙' 역시 예능과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OTT 플랫폼인데요.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물론, 한지민, 임윤아 주연의 영화 <해피 뉴 이어> 등의 공개를 앞두며 승승장구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올 하반기 오리지널 드라마 <내과 박원장>을 통해 또 한번 웃음 폭탄을 떨어트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코믹 연기로 파격 변신을 예고편 이서진과 코믹 연기의 달인 라미란이 만난 드라마는 1도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픈' 의사 생활을 그린 현실 밀착형 코미디입니다.
그리고, 아직 여타 플랫폼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어떤 플랫폼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쿠팡플레이 역시 첫 오리지널 코미디쇼 출시를 밝혔는데요. 거침없는 풍자와 패러디, 신선한 유머로 고품격 웃음을 선사할 쿠팡플레이의 첫 오리지널 코미디쇼 <SNL 코리아>는 9월 4일 첫 방송 확정과 함께, 역대급 호스트 이병헌의 출연 소식을 밝혀 화제를 모았습니다. <SNL 코리아>는 신동엽을 필두로 안영미, 정상훈, 김민교, 권혁수까지 오리지널 크루는 물론, 웬디, 김민수, 김상협 등 뉴페이스 크루의 합류로 더욱 업드레이드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디즈니+가 상륙할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OTT 콘텐츠와 함께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캐리> - ‘잘못된 믿음에 묶인 소녀의 비명’
캐리 (Carrie)
개봉일 : 1978.09.17 (한국 기준)
감독 :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 씨씨 스페이식, 에이미 어빙, 윌리엄 캇, 낸시 알렌, 존 트라볼타, 베티 버클리
‘잘못된 믿음에 묶인 소녀의 비명’
“소름 끼치는 캐리다!” 영화 속 아이들은 캐리를 이렇게 부른다. 아이들의 시선이 꽂힐 때마다 두려움에 파르르 떨리는 소녀의 속눈썹이 무척 안타깝다. 어리고 나약한 소녀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을 겪으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캐리>는 종교에 관한 그릇된 믿음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캐리의 엄마 마가렛은 “최초의 죄악은 성교다.”라고 외치며 딸의 모든 것을 제어하려고 한다. 그녀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조각상 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잘못된 믿음에 바친다.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캐리는 당연하게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이상한 믿음을 가진 집안의 아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다. 또래 아이들에겐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상들이 캐리에겐 공포와 고통이 되어 다가온다.
만일 상처 입은 약한 소녀에게 주체할 수 없는, 신과 같은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영화는 가장 나약하고 상처가 많은 인물인 캐리에게 모든 걸 다스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염력을 쥐여준다. 마음 약한 소녀는 당연하게도 그 힘으로 무언가를 지배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을 다시 붙일 수 없을 만큼 난도질을 해놓는다면? 그렇다면 소녀의 힘은 어느 방향을 향해 발휘될 것인가. 그 순간, 소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흐릿하게 보이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예측해보며 눈 밑이 따가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캐리 시놉시스
여고생 캐리는 병적일 정도로 독실한 신자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머니의 순결 강요로 항상 내성적이고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받고 박대받고 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염력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 친구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은 그녀에게 동정을 느낀 어느 한 친구가 그녀를 파티에 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순결을 강요하는 어머니의 강한 반대를 무릎쓰고 멋진 남자와 함께 즐거운 파티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거기에는 또 다른 음모가 숨어있었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뿌연 연기 속에서 홀로 남아 샤워를 하고 있는 소녀, 캐리가 보인다. 갑작스러운 초경을 맞이한 소녀는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새빨간 피에 공포감을 느낀다. 여태껏 생리가 무엇인지, 여성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같은 당연한 성교육조차 받지 못한 캐리는 동급생들의 어깨를 붙잡고 늘어진다. 어떤 것이 두려운지, 어떤 것이 무서운지 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도와달라고만 소리치고 있는 캐리의 모습이 너무도 나약하게 느껴진다.
“최초의 죄악은 성교다”
남편 없이 홀로 캐리를 키워온 엄마 화이트는 되바라진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모든 인류의 시작이라 불리는 아담과 이브조차 죄악을 저지른 것이라 칭하는 화이트는 자신의 딸이 죄악을 저지를 수 없도록 모든 걸 관리하려 한다. 그녀가 성교를 죄악이라 칭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종교에 대한 믿음과 캐리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의 영향인 걸로 보인다. 화이트는 화살을 잔뜩 맞은 예수상을 집안에 걸어둔다. 어딘가 음산하고 소름 끼치는 분위기가 감도는 집안. 캐리가 깬 거울에 예수상이 비친다.
캐리는 초경을 시작하면서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된다. 마음이 지닌 힘이자 기적이라 불리는 ‘염력’. 그것은 마치 캐리를 불쌍히 여긴 신이 ‘더 이상 세상에 휘둘리지 말라’며 하사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동급생들은 모두 캐리를 괴롭힌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캐리를 무시한다. 그나마 캐리의 담임인 콜린스 선생님이 캐리를 위로해 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 콜린스 또한 캐리를 바라보며 위로를 전하는 게 아닌, 거울 속 자신을 향한 칭찬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 진심으로 캐리를 위하는 인물은 ‘수’뿐이다. 수 또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캐리를 괴롭히거나, 그것을 묵인하던 인물이었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괴롭힘을 보며 캐리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수는 졸업파티를 포기하고 자신의 남자친구 토미를 통해 캐리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수 덕분에 토미와 함께 졸업파티에 가게 된 캐리는 태어나 처음으로 첫사랑의 설렘을 느껴본다. 화이트는 여전히 자신의 딸을 마녀라 칭하며 말리려 들지만 캐리의 능력 앞에 굴복하고 만다.
“드디어 내 기도를 들어주신 걸까?”
캐리는 별 장식이 반짝이는 졸업 파티장에서 꿈같은 밤을 보낸다. 괴롭힘을 당하고 소름 끼치는 존재로 취급받던 소녀가 가장 빛나는 여왕의 자리에 앉은 순간, 소녀는 처음으로 맑은 웃음을 지어본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복을 절대 두고 볼 수 없는, 욕망이 가득한 입을 가진 아이들은 캐리의 몸에 빨간 피를 붓는다. 진한 빨간색을 띠고 있는 피는 캐리의 잠들어있던 능력과 감정들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캐리는 졸업 파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집으로 돌아와 피를 씻어낸다. 화이트는 다시 여린 소녀로 돌아온 자신의 딸을 칼로 찌르고, 캐리는 그녀에게 반격한다. 화이트는 옷장 안에 걸려있던 예수상과 비슷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캐리의 집은 무너진다. 단단히 뭉쳐진 잘못된 믿음과 죄악이 한데 뒤섞여 무너지고 있다.
졸업파티가 있던 날 밤, 캐리를 포함해 그녀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죽게 된다. 동급생중 살아남은 사람은 ‘수’뿐이었다. 진심으로 사죄하고, 하루만이라도 캐리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유일한 사람. 어느덧 저주로 바뀌어버린 캐리의 능력이 휩쓸고 간 피바람 속에서 그나마 청렴했던 소녀 한 명만이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반성하고 사과했다 하더라도 그전에 지었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는 캐리가 피 묻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붙잡던 순간이 반복되는 꿈을 꾼다. 그 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약한 소녀에게 쥐어진 초능력은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그리고 이 능력이 축복이 될지 아님 저주가 될지,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누구였을까. 나약한 소녀가 홀로 해냈다기엔 너무도 큰, 피의 파장을 만들어낸 건 바로 그녀를 바라보던 따가운 시선들이었다.
-
- 이제는 그리운 퀄리티의 심령 다큐멘터리의 대서사시
일본 호러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령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람들로부터 제보받은 심령 영상들을 모아서 인터뷰를 하고 조사를 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현재까지도 컬트적인 매니아층이 존재하는 호러 장르 중 하나이다.
이러한 심령 다큐멘터리 장르의 선구자 이자 가장 오래된 시리즈인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 시리즈는 1999년 1편이 발매되어 현재(2023년 6월) 무려 100편이 넘어가고도 계속 시리즈가 나오고있다.
필자는 이 중 2013년 공개된 55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본 55편은 통상적으로 1시간 초반대인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러닝타임이 길어(1시간 47분) 극장에서도 상영한 에피소드이다.
먼저 본 에피소드는 저주의 비디오 오리지널 중에서는 처음으로 극장 상영을 시도한 거기 때문에, 전개가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상들 같은데, 알고 보니 이 영상이 다 관련이 있었다. 라는 전개로 이루어진다.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 시리즈가 일반적인 공포영상과 다른 매력은, 단편적인 시청각적 공포 뿐만이 아닌 스토리가 더 큰 힘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실제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주어서 투고 영상과 보면 영상만 보았을 때의 공포랑은 차원이 안되게 공포를 선사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의 성공 이후 스토리를 부각한 아류작들이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역시 오리지널을 따라가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인다는 것이 중론.
하지만 최근의 편들은 본가인 정말있었다! 저주의 비디오 역시도 평가가 과거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기에, 많이 아쉬운 부분.
이번에는 서론이 많이 길었지만 양해해주시길, 이제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각 에피소드 별 별점(5점 만점)과 평가 방식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본 평가는 필자의 주관적인 평가입니다. 사람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본 평가에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편을 감상 및 구매 하실 분께서는 읽기 전에 생각하시고 읽기 바랍니다.)
1. 동상
평점: ★★★
이번 편의 막을 여는 에피소드이다.
영상 자체가 어둡기 때문에 이것이 선명한지 아닌지는 필자가 보기에 개인적으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페이크 티가 나기는 한다.
그렇다고 너무 대놓고 티나는 건 아니다.
2. 로르샤흐
평점: ★★★★
노이즈계 영상.
필자는 개인적으로 노이즈가 들어가서 불가해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영상을 좋아하기에, 이 에피소드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영상의 노이즈와 함께 섞이는 얼굴들이 상당히 기분나빴다. 공포계에서는 기분 나쁜게 좋은 포인트이기에(?) 만족했다.
3. 시리즈 감시카메라 창문 밖
평점: ★★★
창문 밖의 손이 흐릿해서 의심된다.
이 영상은 저주의 비디오 스태프룸에서 스태프들이 설치한 감시카메라의 영상이다.
창문 밖에 손이 나타났다 떨어지듯이 사라지는 영상이다만, 개인적으로 페이크 느낌이 좀 많이 난다고 생각한다.
영상이 심심한 건 덤.
4. 장난전화
평점: ★★★
귀신보다 내용이 더 소름돋는다고 생각한다.
이거는 귀신이 나왔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빼꼼형 스타일.
귀신보다 영상의 내용이 더 무서웠다.
5. 타임랩스
평점: ★★★
귀신은 선명하고 무섭게 생겼는데, 자연스럽기보다 조작의 느낌이 매우 크다.
령의 모습이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그리고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은 진짜인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서 설명을 덧 붙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약간 소름돋기는 하다.
6. 누가 없어졌지?
평점: ★★★★
스토리의 흥미를 많이 올려주는 파트.
덧붙여 영상도 상당히 소름돋았다.
이번 편에서 제작진들이 조사와 현장방문을 많이 해서(이 에피소드의 길이만 30분), 스토리가 많이 전개된다.
그리고 영상은 귀신이 대놓고 서있는 것인데, 너무 페이크 느낌으로 서있는 것이 아니라 귀신의 눈매가 개인적으로 많이 소름돋았다.
그리고 영상 촬영자의 발작이 상당히 공포감을 더 자극해 흥미로웠다.
7. 날으는 카메라
평점: ★★
솔직히 본 영상은 귀신이 아니라 그냥 사람같은데, 귀신이 피부가 창백하고 모습이 이상하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멀쩡하게 생긴 여성이다.
슬로우모션으로 볼때는 더 가관이다.
가장 가짜같고, 가장 별로였던 영상.
필자의 취향에도 가장 불호였다.
8. 악인
평점: ★★★★
스토리의 절정과 결말.
지금까지의 투고 영상과 스토리들이 전개되며 그래서 그런지 에피소드의 타임도 긴 편이다. (20분)
스토리도 지금까지의 투고 영상들이 이렇게 연결된다는 사실에 상당히 감탄했고, 제작진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용두사미 식의 엔딩이 아니라 만족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마지막 투고 영상.
어째 분신자살하는 영상인데 여성이 가만히 서있는 지 심히 의심된다.
분신자살은 가장 괴로운 자살인데, 가만히 서서 분신자살?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
그래도 영상 자체가 노이즈와 여성의 고통과 괴로움이 섞인 비명소리와 어울려져 많이 소름돋았고 재미있었다.
몇몇 가짜티가 나는 영상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
개인적으로 번역해가며 관람한 것이 후회되지는 않은 영화였다.
애초에 이런 영상 자체가 대부분이 가짜로 만드는 것이 라는것을 감안하면(웃음),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만하다고 볼만하다.
혹시 본 후기를 다 읽은 사람 중에, 아직 본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하는 분이 계신다면, 본인이 이런 스타일의 공포를 좋아한다면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
- 사냥감이 되거나 사냥꾼이거나 둘 다 아니거나
굉장히 오래전 일이다. KBS의 <해피 투게더>에 나와서 모 래퍼가 어떤 분에게 랩을 한다. "인생의 진리지!" 이 한 줄은 많은 커뮤니티를 오고 가며 밈이 된다. 약간 모든 게 완벽한 너. 너는 인생의 진리지!라는 식의 가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랩을 했던 사람이 자기 계발에 진심인 분이었어서 그 분 특유의 오그라드는 감성과 잘 맞았다.이 깔끔한 캐릭터성은 지금 봐도 웃긴 코미디 소스다. 그런데 코미디는 코미디고 완벽한 건 참 부러운 일이다. 비단 나만 해도 머리가 안 좋고 키가 작다. 그리고 소심하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과는 머리가 먼 느낌이다. 나도 다 잘하는 사람이고 싶다. 노력은 하는데 이상과 현실이 괴리가 있는 느낌.. 하하..
이정재 배우 역시 찾아보면 단점이 있을 것이다. 그의 인생사가 편하게만 전개되지는 않은 것 같긴 하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았던 적도 있으니 지금까지도 유효한 비판일 거라 생각한다. 근데 이 이정재 배우는 작년 <오징어 게임>을 필두로 중년 운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관상>으로 재기의 시발탄을 쏘아 올리면서 그의 커리어가 다시 시작됐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포스 있는 액션 연기로 무비스타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그다음 작은 <오징어 게임>이었다. 국제적으로 가장 흥한 드라마인 이 작품. 미국의 어느 에이전시와 계약했고 마블과의 링크도 뜨고 있는 건 정말 신기하다. 엥? 더 잘 될 수가 있나? 우리나라에선 이미 탑스타가 된 이정재 배우. 이 이정재 배우가 연출에 도전한다. 그리고 엄청 성공적인 것 같다. 웰메이드 스릴러 한 편이 등장했다. <헤어질 결심>과 <소설가의 영화>에 이은 올해 한국영화의 발견이 되지 않을까 싶다. <헌트>다.
복잡한 1983년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킨 지 4년이 지났다. 1983년 워싱턴. 두 안기부 차장이 대통령을 엄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원래 대통령이 오기로 했던 건물 밖에는 성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 어수선한 건물 밖 분위기. 건물 위층에는 CIA 인사와 안기부 부장 강 부장이 시민들을 바라보고 있다. 과열되는 시위. 하지만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하는 일정에 차질은 없다. 그런데 CIA에서 연락이 왔다. 대통령을 노리는 저격수가 있다는 소식이다. 어디에? 안기부 국내팀/국외팀 차장 박평호와 김정도는 무장하고 건물 내부로 들어간다. 건물 안에 모든 신경이 집중됐다. 긴박한 지금. CIA와 안기부는 테러범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런데 임무 도중 박평호가 인질로 잡히게 된다. 고민하는 안기부. 그렇게 전전긍긍하던 때 김정도는 테러 용의자를 사살한다.
뭔가 안 맞는 것 같은 둘. 사실 테러범을 생포해 배후에 누가 있는지 조사하고 싶었지만 김정도가 가차 없이 사살했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게 됐다. 김정도의 발령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호흡이 영 안 맞는 둘. 두 사람이 이끄는 안기부에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안기부 안에 북한과 내통하는 스파이가 있다는 소식이다. 이름은 동림. 이 스파이가 주요 정보들을 그동안 북측에 정보를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를 놔둔다는 것은 한국의 안보에 거대한 구멍을 만드는 셈이 됐다.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동림. 안기부의 윗동네가 아니라면 유출이 안 될 정보들이 퍼지고 있다. 과연 동림의 정체는 누구일까? 두 남자는 처절하게 대립하며 스파이의 정체를 점점 알게 된다.
독보적인 느낌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이정재 배우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정재 감독은 보통 배우로 유명하다. 작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이 그의 대표작이다. 드라마로 국제적인 인기를 끌기 이전에 사실 충무로에서 굵직하게 이름을 날리던 게 이정재 배우였다. <도둑들> <암살>로 천만배우 주조연도 해보고 <관상>의 수양대군이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 <신세계>의 이자성 역으로 개성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 역이 아주 인상 깊었다. 그 처음 등장할 때 ‘그것이 나의 방식이야’하던 장면을 글쓴이는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정말 이정재 배우의 팬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닌 건 아닌 것이다. 뭔가 스타성이 강하지 예술가적 창의성이 뛰어나다고는 생각 안 해봤다. 맡는 역할도 왠지 제한된 느낌?
그러나 이 영화는 그동안의 영화를 봤던 분들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놀라게 하기 충분하다. 이 신인 감독의 연출기법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었다. 일단 이 영화는 세 작품과 비슷하다. <원스 어픈 어 타임 할리우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공작>이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그 역사를 살짝 비틀었다는 것이 아마 세 작품과의 유사점이 될 것이다. 근데 유사점을 떠나 세 작품과 비슷하면서도 결이 살짝 다른 느낌이다. <원스 어픈 어 타임 할리우드>보단 어둡고 빠르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첩보물의 형태를 가져왔지만 주인공의 입장 처지가 완벽하게 다르다는 것, <공작>과도 비슷하지만 더 처절하고 끈적끈적하다는 지점이 세 영화와 같지만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액션신 연출 방식이 여태까지 나왔던 다른 장르물과 다르다. 이 <헌트>에서의 액션신은 분출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시퀀스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박평호와 김정도가 내면에 품고 있는 특정한 감정으로 영화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 짜여있다. 가령 첫 번째 도입부를 보면 그렇다. 김정도는 그냥 사살하는데 박평호는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인물 간의 입장 차이를 위해 장면 장면을 넣은 것이다. 또 하이라이트 신에서의 총격전은 어수선하고 난잡하면서도 장르적인 특성과 하고 싶었던 말을 분명하게 삽입했다. 불필요한 장면 삽입 없이 시퀀스를 경제적으로 활용한 이정재 감독의 뚝심이 돋보였다.
이렇게 이야기와 드라마 사이를 잘 조절해서 빠르게 전개하다 보니 보는데 이물감이 없다. 굉장히 빠른 이야기 전개에 변박을 부여해서 정서와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까지 한다. 또한 이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은 인물 간의 차이점을 부각하는 연출에도 유효한다. 극 중 김정도와 박평호는 비슷한 점이 많다. 같은 안기부 차장이라는 점, 부하 직원이 있다는 점, 또 뭔가 약점이 있다는 점 이런 것들에서 비슷하다. 이렇게 비슷한 게 두드러지도록 잘 짜여있기 때문에 엔딩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구멍이 없다.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하면 '아 이래서 그랬겠구나'이해가 쉬울 것이다. 일부러 두 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목표로 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로 만들었기 때문에 하이라이트 신의 쾌감이 잘 느껴진다. 이런 방식은 어디에서도 못 봤다. 신인 감독의 독창성이 그대로 묻어 나온 영화였다.
엄청난 퍼포먼스
이정재와 정우성은 충무로의 큰 이름들 중 하나다. 그만큼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는 뜻이다. 이에 호응하게 둘의 인맥은 넓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정재 배우의 '방위 시절'에 만났던 유재석,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이미 모델로 월드클래스였던 정호연 배우, 송강호 배우 등 충무로 마당발 중 하나가 이 영화의 감독이다. 마찬가지로 정우성 배우 역시 곽도원 배우나 주지훈, 전도연 배우 등등 청담동 부부는 덕을 잘 쌓았는지 인맥이 넓다. 이를 보여주듯 이 영화에선 씬스틸러들이 잘 나온다. 그리고 이 씬 스틸러 중 몇몇 배우는 물리적인 분량이 짧아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일단 어떤 카메오들은 잠깐 샤샥하고 스쳐 지나간다. 초중반부쯤 총격전 신에서 양 갈래로 나뉜 국정원 요원들의 얼굴을 잘 확인해보시면 누가 나왔는지 파악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상기했던 '엄청나게 중요한 카메오'에 대한 이야기다. 네 배우다. 일단 ~장 전문 배우 송영창 배우는 극에 보이는 대로 이해해도 뭐 큰 스포일러가 아니다. 중요하긴 하지만 이 배우의 출연 사실만으로도 반전이 있거나 이러지는 않다. 나머지 세 배우다. 이 세 배우중 두 사라는 주체적인 연기를 잘 소화했다. '주체적인 연기'라고 하는 것은 인물이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인물의 처지를 결정짓는다는 이야기다. 회사 대표로 나왔거나 안기부 요원 중 한 사람으로 나온 두 사람은 자기 몫을 충분히 잘 해냈다. 극 중 인물들이 '이래서 이렇게 행동했다'를 설명하기 위해 굉장히 중요했던 두 사람은 눈빛과 표정으로도 그 개연성을 성립시킨다. 아. 세 신스틸러 중 나머지 한 배우가 있다. 이 배우에 대해서는 어떤 역을 맡았는지 서술하지 않겠다. 이 배우는 극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리고 등장하자마자 천재성을 선보이며 극의 휘발유를 부었다. 이 인물이 이야기 전개에서 핵심이 되는 두 번째 발화점이라는 점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압도적인 긴장감을 조였다가 푸는 광기 어린 퍼포먼스를 소화해낸다. 금세 이 배우가 출연했던 다른 영화들이 떠오를 것이다.
아. 카메오들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디렉팅이 깔끔했다는 느낌이 든다. 전혜진 - 허성태 배우는 박평호 - 김정도의 곁에서 조수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두 배우는 성격이 극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전혜진 배우가 맡은 방주경 역은 비교적 덜 감정적이면서 여유가 있다. 이 여유가 있는 일처리 방식은 주요하게 작동한다. 또 허성태 배우가 맡은 장철성 역은 들끓어 오르는 인물이다. 이 인물의 내면 역시 극에서 중요하게 작동되며 이야기에 영향을 끼친다. 두 배우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두 남자에게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안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임무가 있었다. 두 배우가 워낙 경험이 많아서인지 이 두 과제를 잘 이해하고 수행한 듯 보인다. 둘 다 정말 좋고 매력적인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 정우성 배우는 이 영화에서 경력의 최고점을 찍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난 이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를 보여주듯 불안에 떠는 내면과 많은 임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남자의 내면을 드러냈다. 김정도와 박평호에게 중요했던 것은 거리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두 사람 사이에도 그게 느껴져야 하고 관객들 입장에서도 멀리 떨어져서 그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글쓴이는 두 인물이 어떤 사람인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정재 배우는 뭐 본인이 감독이니만큼 극의 배경이자 설정이 되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또 고윤정 배우와 임성재 배우가 기억에 남는다. 임성재 배우가 어떤 역을 맡는지는 스포일러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난 이 배우가 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어딜 갖다 놔도 어울리는 비주얼과 연기를 보여준다. <언프레임드>에서 찌질한 느낌도 잘 살리고 이런 역도 잘하는 거 보면 연극 판에 오래 있던 분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다. 뭐 지금 제일 인기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도 나온다고 하던데 잘 되셨으면 좋겠다. 또 고윤정 배우는 이름만 몇 번 들어보고 실제로는 처음 본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배우 역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정재 감독이 좋은 원석을 잘 섭외했다.
알고 가면 더 효과적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그리고 실제 인물에서 모티브를 따기도 했다. 일단 전두환 누군지 모르는 사람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10.26 사태로 박정희가 암살당하고 12.12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독재자다. 1980년 광주를 위시한 수많은 학생운동을 탄압하며 많은 분들을 희생시킨 인물이다.
다음 두, 세 번째는 '장영자 사기사건'과 '이웅평 대위 귀순 사건'이다. 일단 전자. 장영자 사기사건은 1980년대 초반 장영자라는 인물이 전직 안기부 요원이었던 이철희와 함께 도합 6천억 원가량의 어음사기를 벌인 일이다. 이 사건으로 관련된 5 공화국 인물이 많이 구속됐다. 이 사건이 극에서 어떤 사건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후자 이웅평 대위 귀순 사건 역시 극에서 나름 중요하다. 북한의 공군이었던 이웅평 대위가 자기가 소유하고 있던 제트기와 함께 남한으로 무작정 투항한 사건이 이 일이다. 1983년 이 일이 있고 나서 남북관계가 불안정했다고 전해진다. 다음은 고문기술자 이근안 씨다. 이근안은 5공화국 당시 유명했던 고문기술자다. 주로 심문하는 사람들에게 팔을 꺾거나 사람을 통닦처럼 묶어 고문을 하는 등 현재까지도 많은 영화에서 사용한 방식 몇 개를 이근안이 고안해냈다고도 한다. 이 이근안이 암시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다음은 조총련이다. 간단하다. 북한의 사회혁명 단체다.
또 가장 중요한 아웅 산 묘소 테러사건이다. 전두환 정권은 1983년 아시아를 순방 중이었다. 이때 미얀마를 방문해 이 나라의 민주투사들에게 참배하는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당시 북한군은 폭탄을 설치해 아웅 산 묘소에 있던 13명의 정부 관료를 사살했다. 전두환을 목표로 한 테러였지만 주요 행정부 관료가 사망했기 때문에 5공이 무너지진 않았지만 엄청난 치명타를 가한 셈이 됐다. 전두환은 묘소에 도착하기 이전에 차가 고장 나서 수리하는 바람에 도착이 지연됐다. 이 일은 전 대통령에게 행운으로 돌아왔다. 이 덕에 전두환 대통령은 생존해서 1987년까지 정권을 이끌게 된다.
여름 극장가의 승자가 될 듯
한 3주 지났다. <외계+인> 1부로 시작한 여름 빅 4 레이스가 <헌트>를 끝으로 마무리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이 <헌트>가 최종 승리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2부를 위한 준비물이었던 <외계+인>, 깔끔하지는 않았던 <한산>,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비상선언>은 뭔가 아쉬운 지점이 있다. 그런데 이 <헌트>는 강강강의 템포가 강점으로 발휘돼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스릴러 장르영화로서 훌륭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뭔가 오그라드는 느낌도 없고 위험한 지점도 없으며 결과를 이미 알고 있지도 않는 좋은 영화다. 한국의 현대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가장 티켓값을 할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 중 높은 순위권에 안착할 작품이 나타났다.
총성으로 되묻다
우리나라는 참 상처가 많은 역사를 갖고 있다. 전쟁 이후 70여 년 동안 독재자 세 명이 등장한 탓에 많은 분의 희생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영화화될 소재가 많아졌다. 그리고 이 <헌트>도 이를 반영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 <헌트>는 사실 관객에게 질문하는 영화다. '동림'이 누구라고 생각해? 와한 문장이 더 있다. 후반부에 주요 등장인물의 입에서 나오기도 하고, 여러분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짜인 장르적 특색이 메시지와도 이어지는 수작이었다.
-
- <더 컨트랙터> 군인의 삶과 의미를 되짚는 액션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두 복무한 경험이 있는 특수부대 베테랑 중사인 ‘제임스 하퍼(크리스 파인)’. 숱한 전투로 인해 엉망이 된 몸으로도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에 충성하고자 했던 그는 예상치 못하게 불명예 전역을 명 받는다. 당장 다음 달 관리비와 보험료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그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예전 동료 '마이크(벤 포스터)'의 도움 덕분에 고액의 계약료를 약속 받고 법의 테두리 밖에서 국가에 충성하는 극비 PMC에 합류한다.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바이러스 테러를 막으라는 임무를 받아 베를린으로 향한 제임스. 그러나 타깃인 생명 과학자를 만난 그는 그의 조직과 미션이 숨기고 있던 음모를 깨닫게 되고, 그의 애국심과 충성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찾기 위한 새로운 미션에 나선다.
영화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전쟁과 액션이 소재인 작품에서 PMC(Private Military Company, 민간군사기업)는 이미 낯선 존재가 아니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드라마 <아이리스> 속 빌런 아이리스는 그 자체로 거대 PMC이고, <아바타>와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PMC는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한다. 다만 많은 작품에서 PMC는 철저한 악의 편으로, 돈이라면 금기도 없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몰개성한 집단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군사학 연구개발과 훈련,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어 하는 바람도 PMC의 구성원인 PMC 컨트랙터(private military contractors)의 동기마저 평면화되는 것이다. 크리스 파인이 주연을 맡은 <더 컨트랙터>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간 간과되어 왔던 PMC 컨트랙터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한 영화다.
<더 컨트랙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액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액션이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작 후 40여분이 지나야 본격적인 액션씬이 등장할 정도이고, 액션의 구성도 화려하기보다는 단단하지만 절제된 인상을 남긴다. 지하 하수도에서 전등을 부수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처럼 상황마다 가장 필요한 행동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액션을 펼치는 주체들이 특수부대 출신 군인이라는 점을 반영해서인지는 멋들어지게 총알을 피하거나 화려한 격투 실력을 뽐내는 장면도 많지 않다. 실제로 독일 경찰과의 총격전에서 주인공 일행은 순식간에 무력화된다.
이에 더해 첩보 영화의 요소가 두드러지는 것에 비하면 장르적 재미가 두드러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베를린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던 제임스는 미션 진행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흐르기 시작하자 그 임무의 진짜 목적에 대해 서서히 의문을 갖는다. 문제는 제임스가 소속된 PMC의 진짜 정체와 그가 수행 중인 임무의 진짜 목표와 이유를 추론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데에 있다. 그의 임무가 공익 또는 국익이 아닌 기득권층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반전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액션의 분량과 비중 모두가 많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이는 액션 영화에게 분명 득이 되지 않는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액션을 통해 제임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더 컨트랙터> 진짜 목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절제된 액션이나 예측 가능한 전개 모두 군인에서 PMC에 소속된 한 개인이라는 변화를 마주한 제임스의 내면에 주목할 수 있게 한다. 일례로 영화는 화기애애한 저녁식사 장면에서 단숨에 전투씬으로 넘어가는 대목처럼 신속한 장면 전환과 편집을 통해 템포를 살리며 제임스 하퍼의 이야기 그 자체의 몰입도를 제고하는 데 집중한다.
그 중심에는 군인에서 프리랜서가 된 제임스가 느껴야 하는 정체성의 고민이 위치한다. 이는 단 하나의 액션 시퀀스도 없이 제임스의 일상을 쫓는 첫 40여분의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특수부대 중사인 그는 일전의 임무로 인해 무릎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금지 약물을 복용하며 겨우 버티지만, 규정 위반으로 인해 강제 전역당하게 된다. 제임스는 국가가 자신을 도구처럼 필요할 때 쓰고, 가치가 없게 되자 버려버렸다고 분노한다. 당장의 생계가 막막해진 그에게 수많은 PMC들이 연락을 보내오지만, 그는 일의 위험성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당장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 아들과 다시 수영장을 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제임스는 결국 전 동료였던 마이크가 속한 회사와 계약한다. 중요한 것은 제임스의 결단이 단지 친분 때문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비록 국가가 자신을 소모품처럼 폐기 처분했다는 점에 분노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국가에 합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설득되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실제로 영화는 제임스의 근처에 항상 성조기를 가져다 놓는다. 불명예 전역 명령 직후에도, 아들인 잭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도, 그의 집에서도 성조기는 항상 뒷배경을 장식하며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두 복무한 경력에서 비롯된 자부심, 군인으로서의 명예, 그리고 철저한 애국심이 제임스를 휘감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아버지와의 기억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도 아들에게 생일선물로 성조기 문신을 새겨줄 만큼 철저한 애국심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며, 그는 군에서 불명예 전역을 당하자 인생이 부정당했다고 느낄 만큼 좌절한다.
이처럼 투철했던 군인 제임스의 애국심 덕분에 <더 컨트랙터>는 다양한 질문과 생각거리를 관객에게 던질 수 있다. 군인 제임스가 PMC 컨트랙터가 된다는 것은 곧 그의 애국심, 자부심, 명예 등에 값을 메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단지 제임스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와 가치에도 값을 메기는 세상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국가를 위한 일이라 믿고 기꺼이 임무에 참여했던 그는 사실 자신의 미션이 바이러스 테러를 막는 것이 아니라, 획기적인 치료제의 개발을 막아 기득권층의 이익을 지키려는 시도였음을 알게 된다. 그러자 제임스는 PMC의 리더인 '러스티(키퍼 서덜랜드)'와 동료였던 마이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는 이러한 임무가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그 수많은 사람들의 기회를 뺏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냐고 반문한다.
이는 하버마스의 자본주의 비판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자본주의적 근대화 과정에서 화폐와 권력을 매체로 하는 체계의 논리가 인격의 존엄성 같은 인간 고유의 사회적 차원에 침입한다고 지적했다. 그 때문에 자본과 권력으로 치환되어서는 안 되는 고유한 질서가 파괴된다는 것이다. 그의 비판은 당장 영화 초반부에 제임스가 고통에 시달리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숱한 전투에 참여한 베테랑인 제임스는 국가의 소모품으로 쓰이고 버려져서 극심한 PTSD를 겪는 수많은 군인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는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군인과 개인들에게 냉정하고 무감각한 현실과 현재의 사회가 얼마나 큰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군인의 아픔은 PMC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도 낳는다. 사실 군대라는 존재는 근대적 주권 국가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이다. 국가 내의 무력을 온전히 장악하여 내부에서의 분쟁 가능성을 현저히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구성원들을 보호해줄 수 있을 때만 온전한 형태의 국가가 형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군대라는 조직을 애국심의 표출로 치환시키는 작업은 강력한 무력이 국가에게 종속되어야 하는 감정적인 동기를 제공해 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성조기 문신을 새겨주듯이 애국심과 군인의 명예라는 가치를 학습함으로써 군이 유지되고, 더 나아가 국가가 유지되며 기본적인 사회적 안전이 보장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PMC의 등장은 이러한 기본 가정과 전제를 모두 파괴하는 듯 느껴진다. 영화는 이러한 변화를 애국심, 명예, 자긍심이 효율과 이익 앞에 무의미하고, 제임스와 그의 아버지가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혼란을 겪는 장면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영화는 PMC의 본질적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비록 고증과 현실성의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작품이었지만,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는 군인의 신념과 관련해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 한다는 믿음,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고딩들을 보면 무섭긴 하지만 한 소리할 수 있는 용기, 관자놀이에 총구가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상식, 그래서 지켜지는 군인의 명예. 내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그런 겁니다"라는 대사가 대표적이다.
<더 컨트랙터>가 던지는 질문과 위 대사와 다르지 않다. 무력을 국가가 독점하여 개개인들을 보호하던 세상은 합리적 개인의 선택과 시장 논리 안에서 달라지고 있고, 애국심과 명예로 포장되었던 군인의 신념은 계좌에 들어오는 숫자에 의해 움직이고 또 바뀔 수 있는 세상이 찾아오고 있다. 영화는 이 과정 안에 속한 개개인은 어떠한 선택을 내리고, 어떠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지키고 보호해야 할지에 대해 묻고 있으며 또 나름의 답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세상 앞에서 그대로 좌절하고 방황한 아버지와 달리, 자신의 아들과 가족에게 돌아가는 제임스의 모습은 개개인들에게 희망을 품는 <더 컨트랙터>가 내놓은 자신만의 답처럼 보인다.
A(Acceptable, 무난함)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을, 드라마에 집중했다면 쌉쌀한 희망을 맛보다
-
- 3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곡성> 제친 <파묘>
<파묘>는 16일만에 7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넘어 오컬트 장르 최고 흥행작이 되었는데요. 한국은 지금 파묘들었다. 이번주 주말 박스오피스 씨네픽과 함께해요[국내 박스오피스]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지난 주말에도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 수 804만여 명으로 <서울의 봄>보다 일주일 빨리 80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다음으로 <듄: 파트 2>가 누적 관객 수 128만 명, <웡카>가 340만명을 기록하며 각각 2위,3위를 기록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선 <쿵푸팬더 4>가 <듄: 파트2>를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섰습니다. <쿵푸팬더4>는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복제하는 빌런 ‘카멜레온’에 맞서기 위해 용의 전사인 자신마저 뛰어넘어야 하는 ‘포’의 새로운 도전을 그립니다. 앞서 <쿵푸팬더> 시리즈는 국내에서 약 1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 달러의 수익을 낸 드림웍스 최고 흥행 시리즈로 국내에서는 오는 4월 10일 개봉예정입니다.
-
-
- 분노를 품은 배트맨, 새로운 고민을 가지고 돌아오다!
맷리브스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은 새로운 배트맨이 돌아왔습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 이후 배트맨 솔로 영화는 오랜만인데요.
배트맨 솔로영화 답게 무척 어둡고 혼란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브루스 웨인, 배트맨의 고민을 잘 느낄 수 있죠.
분위기와 어울리는 영화 음악과 빌런 리들러의 존재가 배트맨의 생각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줍니다.
다크나이트 이후 무척 만족스러운 배트맨 솔로 영화입니다.
전체 리뷰는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제 Rabbitgumi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ug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
- 넷플릭스 <더 체스트넛 맨> 공식 예고편
감당할 수 있는가. 체스트넛 맨을 초대하면 벌어질 일들을. 《더 체스트넛 맨》, 넷플릭스에서 일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