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6-13 14:38:56
6월 2주 최신 개봉영화!
최신 개봉영화 5편
2022년 6월 2주 개봉영화!
브로커 Broker , 2022
송강호, 대한민국 첫 남우주연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에큐메니컬상 수상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려온 '상현'과 '동수' 하지만 아기를 두고 갔던 엄마 ‘소영’이 다시 돌아오고,
의도치 않게 세 사람이 함께 아기의 새로운 부모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베이비 박스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따스하면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담아냈는데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이어 칸 국제영화제에서 두 번째로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습니다.
오래전부터 한국 배우와의 작업을 고대해왔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사 집과의 만남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국내 배우, 국내 제작진과 함께 한층 리얼하고 따뜻한 감성을 그려냈습니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의 특별한 시너지!
첫번째 추천영화 "브로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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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삼칠 2022
제2의 7번방의 선물
영화 ‘이공삼칠’은 열아홉 소녀에게 일어난 믿기 힘든 현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고 싶은 감방 동기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입니다.
아껴둔 사제 음식을 나눠주거나 칫솔, 수건 등의 생필품을 따로 챙겨주고 모아뒀던 책을 빌려주는 등
살벌할 것만 같은 예상과 달리 따뜻하게 보듬어주는데요
‘프로듀스48’ 출신의 홍예지 배우가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미화, 신은정, 황석정, 전소민, 윤미경까지 배우들의 열연도 관점포인트 입니다.
'7번방의 선물',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떠올리게 하며 여성 재소자들의 연대로 또 다른 웃음과 감동을 느끼게 하는
두번째 추천영화 "이공삼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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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내가 사라졌다 Missing Yoon , 2021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X배우상 수상 최고 화제작!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열애', 'DJ에게', '공부합시다' 등
레전드 히트곡으로 조용필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전설적인 가수 '윤시내'가 자신의 마지막 콘서트 직전 돌연 사라졌다는 유쾌하고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영화제 예매 오픈 이후 초고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는데요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 김재화 등이 출연해 독립영화계 어벤져스가 뭉친 풍성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미테이션 가수 엄마와 관종 유튜버 딸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신선한 조합,
그리고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가짜들이 진짜에 한 걸음 다가가며 자신만의 세상을 찾아가게 된다는 따뜻한 메시지!
세번째 추천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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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La Fine Fleur , The Rose Maker , 2020
신작 프랑스 코미디 영화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은 파산 위기에 처한 장미정원을 지키려는 베테랑 원예사 베르네 부인과 신입 직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힐링 드라마 입니다.
망해가는 장미정원을 지키기위해 보호관찰 중인 사람들을 저비용으로 고용해 사고뭉치인 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장미 콩쿠르 우승을 노릴만한 장미 품종 개발에 힘쓰면서 펼쳐지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인데요
'프랑스 국민 배우' 카트린 프로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장미정원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원예사 '에브 베르네' 역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신작 코미디 영화
네번째 추천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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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체르노빌 After Chernobyl , 2021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촬영한 공포영화
영화 "애프터 체르노빌"은 약혼을 압둔 스티브와 케이트, 스티브의 오빠 데이브, 남동생 톰
이렇게 네 사람이 동유럽의 여행을 하던중 길을 잃고 원전폭발로 폐허가 된 도시 '체르노빌'로 우연히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공포 영화 입니다.
실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촬영을 했고 페이크 다큐형식인데요
체르노빌은 1986년 방사능 유출 폭발 사고로 아직도 방사능의 공포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체르노빌의 공포가 다시 살아날
다섯번째 추천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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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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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맬컴과 마리> 말다툼 그 자체가 드러낸 영화의 진정성
1. 지난 2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맬컴과 마리>는 단출하다. 등장인물은 남녀 주인공 단 2명이다. 영화의 배경은 집 안팎을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흔한 회상 장면 하나 없이 하룻밤 동안 이루어지는 '맬컴(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마리(젠데이아 콜먼)'의 대화가 사건의 전부다. 그래서 영화감독인 맬컴과 배우 지망생이었던 마리 간에 말싸움과 화해, 또 다른 말싸움과 화해, 그것들이 반복될 뿐이다. 흔한 플래시백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화면으로 장식되어서 화려한 영상을 즐기는 재미도 없다. 그러나 기교 없이 두 사람이 살아온 상이한 세계의 충돌을 진한 감정선에 담은 <맬컴과 마리>는 오히려 그렇기에 영화적인 영화다.
2. <맬컴과 마리>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영화를 세상에 선보인 맬컴은 평론가들의 호평과 관객들의 박수 세례에 매우 들뜬다. 반면에 마리는 무슨 이유에선가 기분이 좋지 않다. 축하주를 들자는 맬컴의 제안에, 평론가들의 평가와 대화를 들려주는 맬컴의 목소리에 그녀는 도통 집중하지 못한다. 맬컴은 마리의 태도에, 마리는 그 이유를 짐작조차 못하는 맬컴의 모습에 화가 나면서 둘은 길고 긴 말다툼의 시작을 알린다.
사실 이러한 오프닝은 로맨스 영화에서 빠지기 어려운 클리셰다. 현실에서도 적지 않게 경험할 수 있는터라 보는 사람을 순식간에 홀리기는 하지만 흔한 로맨스, 멜로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말싸움의 발단을 보여주는 방식은 이 작품이 한 커플의 갈등 그 이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둘은 분명 한 공간에 있지만 동시에 한 공간에 없다. 웬만해서는 컷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몇 분간 두 주인공은 방과 거실, 부엌과 거실, 거실과 테라스 등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 부엌과 거실을 좌우로 오가는 카메라 사이에는 창문틀과 같이 세로로 그어진 선이 그들 사이를 갈라놓는다. 서로의 거리, 음악과 같은 방해물 때문에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제대로 된 대화도 되지 않는다. 이후 반복되는 듯 조금씩 달라지는 둘의 대화는 왜 둘 사이가 분리되어야 했는지, 그리고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 나간다.
3. 둘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서 언쟁을 벌인다. 맥 앤 치즈를 먹을지 말지로 시작된 둘의 대화는 이내 맬컴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평단의 평가 내용에 대한 의견 교환으로 이어진다. 맬컴이 자신을 감사 소감에서 빼놓은 것에 대한 마리의 불만,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 과거에 만났던 이성과 그들의 과거사가 그 뒤를 따른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영화를 둘러싼 말다툼이다. 구체적으로는 영화에 대한 의견의 충돌, 이 언쟁의 내용이 작품에 부여하는 통일성이 흥미롭다. 맬컴은 자신의 영화를 두고 흑인 여성이 미국의 의료제도 내에서 감내해야 하는 젠더 폭력을 다루는 진정한 걸작이라고 평가한 비평가를 신랄하게 욕한다. 그는 영화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고, 단지 "마음과 찌릿함"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화낸다. 영화가 한 인물을 어떤 미스터리 안에 녹여내는지 그 아이디어와 기교가 정치적의 의도에 앞서야 한다면서.
그러자 마리는 맬컴에게 말한다. 너에게는 그 마음에 있어야 할 진정성이 없다고. 너도 내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나의 아픈 기억과 추악함을 아름답게 바꿔 놓으면서 내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기회를, 내 진정성을 드러낼 기회를 없앴다고. 영화가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열을 내는 맬컴에게 그조차도 그 사실을 상쇄하려고 유식한 척하는 거라고 일갈한다. 영화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예술 형태인 이상 그도 이미 정치적 의도와 메시지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순을 일깨운다. 배우 지망생에 불과한 자신과 달리 그가 대학을 나오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영화감독이라는 점에서 인종 문제와 별개로 사회적 기득권이라는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음을 꼬집는다.
4. 이때 영화를 둘러싼 갈등을 창문 삼아 둘의 말다툼을 다시 들여다보면, 맬컴과 마리의 대화는 둘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체성의 대립이자, 그것들의 단면을 조각조각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평론가의 비평에서 시작되어 다시 그 비평으로 되돌아오는 그들의 언쟁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정체성 중 하나만을 강조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격렬한 토론의 장이기 때문이다. 둘은 흑인이라는 정체성 안에 묶여 있지만 남녀, 대학 경험의 유무, 기득권과 비기득권, 영화감독과 배우 지망생 등 다양한 정체성의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문제에 대해서 결코 같은 관점에서 대화할 수 없다. 맬컴이 마리에게 감사 인사를 하지 않거나 그녀를 캐스팅하지 않은 일도 각자에게 전해지는 무게감은 천지차이다. 결국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진정성, 맬컴과 마리의 외양으로 드러난 진정성은 일원화할 수 없는 수많은 정체성의 차이인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정체성들의 충돌, 한 개인의 인생과 또 다른 개인의 인생이 총체적으로 충돌하는 과정을 맬컴의 말마따나 실로 영화적으로, 멋진 아이디어와 기교로 담아낸다. 우선 흑백으로 촬영된 영화는 인종문제에 감춰지기 쉬운 수많은 정체성의 갈등을 보다 명백하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세상이 전부 흑백인 세계에서 배우들의 피부색보다는 배우들의 입으로 전달되는 내용 그 자체에 더 주목이 간다.
스크립트를 쓰는 맬컴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와중에도 하나하나 말로 설명하는 것에 비해 마리가 잠깐의 소극을 보여주며 맬컴에게 자신의 심정을 이해시키는 방식 역시 그 자체로 영화적이다. 영화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는 심금을 울리는 대사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배우의 연기력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저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두 주인공 사이에 오가는 대사, 표정, 제스처 안에 녹여내는 것 역시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가장 진정성 있게 풀어놓는 방식으로 보인다. 그 결과 미니멀한 연출을 만난 젠데이아 콜먼과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연기력은 더욱 빛난다.
5. 2시간에 걸친 격렬한 언쟁은 맬컴과 마리가 거듭 싸우는 와중에도 거듭 키스와 스킨십을 서로에게 퍼부은 것처럼 화해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서로를 잡아먹을 것 같던 상처 주는 말들의 형언으로 가득하던 영화의 결말은 아무런 대사 없이 조용하다. 화해하는 모습을 원경에서 뒷모습만 잡을 뿐이다. 어째서일까.
서로가 감추어 두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후련히 털어냈기 때문은 아닐까. 비로소 서로의 세계와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의 대화, 폭언, 언쟁, 고함이 없어도 진정으로 서로에게 감사함을, 존중을,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마치 영화가 온전히 맬컴과 마리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영리하고 신선하게 만들어진 것처럼. 동시에 가감 없이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모두 낼 수 있었던 것처럼. 그렇기에 이처럼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온 두 사람의 충돌을 진정성 안에 써 내려가는 <맬컴과 마리>는 실로 영화적인 영화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사랑싸움의 이면에서 벌어진 진정성 있는 인생, 영화, 세계의 충돌과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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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진 명작] 손석구 입덕자여, 최고난도 공식 데뷔작을 부수어보자
배우 손석구는 최근 JTBC 드라마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2>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그에게 소위 입덕(덕후에 입문하다)한 팬들도 많아지면서 그의 지난 출연작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2019>, <60일, 지정생존자, 2019>, <슈츠, 2018>, <마더, 2018>, <센스8 시즌2, 2017>을 넘어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2021>, <뺑반, 2019>까지 진도를 얼추 나가면 제아무리 날고 기는 손석구 입덕자라고 하더라도 피해 가고 싶은 그의 공식 데뷔작 <블랙스톤, 2015>을 맞닥뜨리게 된다. 도대체 이 영화가 뭐 어떻길래 손석구 입덕자들에게 최고난도를 자랑하는 것일까.
영화 <블랙스톤, 2015> 포스터
<오염된 인간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영화 <블랙스톤>은 노경태 감독의 오염 3부작 중 세 번째 영화로 이전 작품으로는 <허수아비들의 땅, 2009>과 <마지막 밥상, 2006>이 있는데, <허수아비들의 땅>과 <블랙스톤>은 한국과 프랑스의 합작 형태로 제작되어 개봉까지 이루어졌다.
오염은 보통 불쾌감을 주고, 건강을 해치며, 다른 생명들의 생활을 방해한다. <블랙스톤>에서 오염은 손선의 캐릭터를 통해 시각화된다. 순수한 피가 아니라 무언가가 혼입 되어 오염된 것 같은 혼혈아 손선은 일찍부터 버림받았다. 양부모를 만나 입양되었지만, 아버지는 필리핀 출신이고 어머니는 중국 출신이라서 또 오염되었다. 군대에 가서도 손선은 종이 다른 두 동물 사이에서 난 새끼를 의미하는 튀기로 지칭되며 오염된 존재로 소외당한다.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같은 상급 관리자는 성폭행으로 한 번, 에이즈 병원균으로 또 한 번 손선을 오염시킨다.
상급 관리자를 살해하고 탈영한 손선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오염될 대로 오염되어버린 그는 과연 정화될 수 있을까. 닭공장에서 사망한 그의 어머니도 오염되었지만, 사장은 부정과 은폐의 기술로 덮기에 급급하다. 유골함을 찾은 손선은 아버지의 고향인 필리핀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그동안의 지겹고 끔찍한 오염을 끝내기 위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필리핀의 울창한 원시림 속에서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존재들의 힘으로 손선은 살아난다. 이곳의 가족들은 시커먼 기름때들로 뒤범벅된 돌을 함께 닦는다. 불편한 사운드와 괴상한 돌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화면은 덤으로 제공된다.
오염된 손선이 정화되는 곳
<손선과 닮은 분미>
노경태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을 언급한 적이 있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은 영화 <엉클 분미, 2010>로 태국 최초 제63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여기에서 분미는 극심한 신장질환을 앓고 있으며, 고향으로 돌아와 남은 날을 보내고자 한다. 이 세상을 떠난 가족들은 유령의 모습이나 동물의 모습으로 분미 앞에 나타나고, 시간의 층위는 뒤죽박죽 얽혀버린다. 분미는 자신이 병든 이유가 농장에서 해충을, 전쟁에서 공산주의자들을 많이 죽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분미도 손선과 같이 어쩌면 오염된 존재이다. 분미는 자신을 정화하기 위해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엉클 분미, 2010> 포스터
<손선과 닮은 당나귀>
노경태 감독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보다 먼저 자신의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로베르 브레송 감독을 꼽았다. 봉준호 감독과 돈독한 우정으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배우 틸다 스윈튼은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 1966>에 출연한 당나귀가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말한 적 있다. 발타자르는 처음 태어났을 때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이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폭력과 유희 또는 착취의 도구로 점차 오염된다. 발타자르를 사랑했던 마리도 여러 가지 인생의 곡절을 겪으며 오염되어간다. 마리가 떠나고 그를 오염시켰던 사람 중 하나인 제라르는 발타자르를 때리며 그에게 짐을 지워 국경으로 향하다 총소리에 놀라 발타자르를 버리고 도망간다. 발타자르는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죽는다. 이 때, 오염된 발타자르를 정화하려는 듯이 양 떼들이 모인다.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 1966> 포스터
오염과 정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영화의 이야기를 이끄려다 보니 문장의 다소 과격한 위치에 몇몇 단어가 놓였음을 양해 바란다. 영화만이 가진 독특한 특징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은 영화들이 탄생한다. 코로나19 이후 첫 천만 영화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되는 친절하고 재미있는 영화 <범죄도시2>를 부수었다면, <블랙스톤>으로 균형을 맞추어 보는 것은 어떨까. 쓴맛의 술이 있어야 단맛 짠맛 매운맛의 안주를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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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가는 총탄과 폭탄으로 개연성을 무마한 영화 《베를린》
하정우와 전지현의 투닥거리는 연기를 좋아하는데 영화 《베를린》을 보지 않아서 이번 기회에 봐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 처음 볼 때부터 그렇게 기대를 하진 않았다. 그저 멋지고 예쁜 배우들의 연기를 그저 감상하면 되는 영화였으니 말이다.
영화 《베를린》 시놉시스
거대한 국제적 음모가 숨겨진 운명의 도시 베를린.
그 곳에 상주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는 불법무기거래장소를 감찰하던 중 국적불명, 지문마저 감지되지 않는 일명 ‘고스트’ 비밀요원 표종성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뒤를 쫓던 정진수는 그 배후에 숨겨진 엄청난 국제적 음모를 알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진다.한편 표종성을 제거하고 베를린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된 동명수는 그의 아내 연정희를 반역자로 몰아가며 이를 빌미로 숨통을 조이고, 표종성의 모든 것에 위협을 가한다. 표종성은 동명수의 협박 속에서 연정희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녀를 미행하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베를린》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액션은 정말 멋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글을 쓰자면 액션신은 정말 멋있었다. 화려한 멋으로 치장된 액션이라기 보다는 정말 저 상대방을 빠른 시간 안에 죽이겠다는 최적화된 동선으로 액션합이 맞춰져 있어서 굉장히 멋있게 다가왔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 2가지가 있는데 하정우가 끌려가는 전지현을 구하기 위해 승합차에 매달렸을 때, 두 사람의 감정이 애틋한 상태에서 구해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전지현이 총상을 입어서 도망갈 수 없게 되자 쫓아오는 류승범을 없애버리는게 낫다고 판단한 하정우가 성치 않은 몸으로 들판에서 싸우는데 그 장면 역시 멋있었다. 약간 서부영화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근데 언제부터 애틋했더라?
정말 궁금한 점은 하정우와 전지현, 언제부터 영화 속에서 이렇게 애틋했을까? 하정우와 전지현은 극 중에서 결혼한 사이라고 해도 그렇게 알콜달콩 서로가 죽지 못해 안달난 사이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내 기준 둘이 정략결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하정우를 처리하러 온 공작원들을 피해 둘이 도망가는 과정에서 뭐,,, 전우애??? 사선에서 같이 살아남아야한다는 그런 동지애가 발동한 것일까? 아니면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갑자기 솟아난 부성애와 모성애 때문일까?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를 의심하고 믿지 못했는데 갑자기 서로만을 믿기 시작하고, 죽을거 뻔히 알면서 구하러 가고, 전지현이 죽자 처절하게 울고,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한석규는 어쩌다 동료가 되었나
또 하나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남한의 한석규는 언제부터 하정우를 그렇게 챙겼나?다. 내가 영화를 대충 본 것일까? 아니 분명히 첫 장면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심지어 방아쇠까지 당겼던 사이인데, 하정우가 전지현 구하러 가겠다고 하니까 뒤에서 엄호를 해주질 ksg나 둘이 도망가는 거 류승범이 못쫓아오도록 총알까지 박혀가며 도와주질 않나, 그리고 총상을 입은 전지현을 마지막까지 간호한 것은 한석규였다.
그래서 약간 개연성 무엇? 영화 다시보기를 해야되나? 근데 그렇게까지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감정이 든 채 영화는 마무리되고 말았다. 전반적으로 베를린은 액션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보니 개연성에는 크게 중점을 안 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개연성이 아쉬웠던 영화 《베를린》. 하지만 그 아쉬움이 느껴질 때마다 폭탄 펑~ 총알 피슉!! 날아가서 보는 데에는 재밌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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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네트> 영화의 화려함이 가린 진실을 찾아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고 결혼을 약속하며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 그러나 이미 쇼비즈니스의 스타가 되어버린 둘을 언론은 가만히 두지 않고, 끊임없이 가십으로 그들을 소비한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한 헨리는 자신의 콘서트를 망치는 등 조금씩 커리어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반면에 안은 커리어는 성공적으로 이어가지만, 헨리로 인해 결혼생활과 딸 아네트의 양육에 조금씩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고 부부 사이에는 어둠이 늘어난다. 그리고 이 어둠이 가장 짙어지는 순간 부부의 삶은 조용한 바다가 폭풍우를 만나듯 전혀 다른 국면에 진입한다.
<아네트>는 '프랑스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레오 카락스 감독이 <홀리 모터스>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작품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 시도된 영어 영화이자 뮤지컬 영화다. 이 작품으로 2021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아내와 사별한 후 딸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진 자신의 개인사를 반영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었고, 실제로 <아네트>는 그러한 바람이 적극 반영된 작품으로 보인다. 감독이 딸과 함께 직접 등장하는 영화의 오프닝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아네트>는 헨리와 안 부부의 연애와 결혼생활과 남겨진 부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않으면서 그들이 심연 깊은 곳으로부터 마주해야 했던 정과 진실을 담아낸다.
그렇지만 <아네트>는 단지 한 가족의 일상을 춤과 노래로 담아낸 작품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작가주의적 경향이 뚜렷한 갑독답게, 뮤지컬 영화의 익숙한 외양과 형식을 변형시키기 때문이다. 쉽고 대중적인 길을 선택하는 대신 카락스의 뮤지컬은 간단한 이야기를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일상을 반추하게 만드는 거울로 탈바꿈시킨다. 더 나아가 영화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영화의 의도, 메시지, 수단에 대한 힌트는 작중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바로 카메라의 존재다.
예를 들어 무대 위에서 멋지게 공연을 마무리하고 극장 밖에서 만난 헨리와 안 커플은 수많은 기자들의 카메라에게 둘러싸인다. 뒤이어 카메라에 일거수일투족 포착되는 그들의 연애와 결혼은 그 자체가 하나의 해프닝, 가십이 되어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된다. 그리고 영화는 이러한 구성을 반복한다.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도, 그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코미디언으로서의 입지가 나날이 줄어드는 헨리와 나날이 명성이 높아지는 안의 대비되는 커리어도, 그리고 그들의 휴가와 그곳에서 벌어진 사고와 어린 아네트의 놀라운 노래 실력까지도. 이 모든 것은 진실과는 무관하게 가장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카메라에 의해 제시되고, 소비된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가 작중 등장한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관객을 일치시키는 연출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카메라로 인해 관객이 외면적인 것만 보고 평가하고 관찰하는 입장에 놓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연극과 달리 영화를 보는 관객은 일방향적이다. 무대 위의 배우와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연극의 관객과 달리 영화 관객은 철저히 카메라에 찍히고 보이는 것만 볼뿐이다. 즉, 작중 카메라는 사실을 자극적으로 변형시키는 뉴스와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이나, 영화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관객이나 본질적으로 겉모습 뒤에 숨은 진실을 보지 않거나 못한다는 공통점을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네트>는 간단한 이야기와 달리 독특한 형식적 특징을 살려 카메라로 인해 보지 못하는 진실을 밝혀내려고 한다. 깔끔하게 완성된 세련된 뮤지컬 영화의 모습이 아닌, 거칠고 모난 모습을 통해 보기 좋은 것 너머의 진실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아네트>를 볼 때 유독 의아하고 실망스러운 대목이 눈에 띄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답게 영화 속 넘버는 대부분 주인공들의 심리를 노래하는데, LA 글램락의 전설이라고도 칭해지는 밴드 ‘스파크스’가 참여한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하는 것에 비하면 노래 가사는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다. 수영장에서 노래하는 안이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노래처럼 '나는 괴롭다, 슬프다, 후회한다, 기쁘다, 억울하다'와 같은 직접적인 가사만이 되풀이된다. 또한 노래를 감싸는 배경도 조악하다. 파도치는 바다를 표현한 CG나 아네트가 인형으로 등장하는 것은 한눈에 봐도 어색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기저에 진실과 본질을 왜곡하고 가리는 카메라, 곧 영화를 비판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보면 위의 단점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겉치레를 버리고 영화의 본질과 이야기의 원형에 집중시키려는 의도된 연출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아네트>의 형식과 구성 전반에서 영화의 가장 원형적 형태인 고대 그리스의 연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주인공의 직업인 스탠드업 코미디언과 오페라 가수는 그리스 연극의 두 축인 희극과 비극의 조합을 연상시킨다. 영화의 시작과 끝이 마치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와 같은 형식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대한 영화에 집중하길 바란다는 도입부 코러스의 가사 역시 쇼비즈니스의 대명사가 된 뮤지컬 영화에서 화려한 춤과 노래 대신 설령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소중한 이야기에 주목해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다름없다. 더 나아가 이는 작중 헨리나 안이 무대 위에서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를 가능한 실황 라이브를 보듯 현장감을 살리는 방식으로, 그리고 관객석에서 무대를 보는 구도로 연출한 이유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측면에서 아네트라는 인형의 인형극은 헨리가 아네트를 대하던 태도처럼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이야기를 보고 듣지 못하고 인물의 심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세테를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어색한 CG나 과도하게 편의적인 노래 가사들도 비록 덜 다듬어지고 거칠고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아도 가장 본질에 가깝고 원형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그 결과 <아네트>는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려는 이야기와 감정 그 자체보다는 단지 화려한 시각효과와 같은 기법처럼 영화 속 엔터테인먼트 영역이 점점 커지는 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확장될 여지도 남긴다.
물론 뮤지컬 안에 수많은 극형식을 혼합시키고 영화에 한 편의 통일성을 불어넣지 않는 시도는 굉장히 실험적인 인상을 주며, 실제로도 상당히 난해하고 어렵다. 그래서 초현실적인 이미지, 배우의 연극적 제스처, 화려함과 어두움을 오가는 색채, 희극과 비극이 한 데 어우러지는 서사의 만남은 영화의 메시지와 의도에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못할 경우 그저 괴상한 조합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시도는 분명 단순해 보였던 <아네트>의 이야기가 삼중의 진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인상적이다. 우선 영화는 희극을 통해 관객을 죽이게 웃기려 하고 비극을 연기해 관객의 죽음을 대신 맛보게 하는 두 배우의 연애 과정과 결혼 이후의 삶을 통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깨닫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다음으로는 이들의 삶을 보여주는 과도한 형식적 특징을 살려 그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쇼로 만들고,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을 영화를 통해 훔쳐보고 있는 관객에게 혼란을 안기면서 영화의 본질과 현실을 곱씹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엇보다도 <아네트>는 자신을 보는 모든 이에게 인생의 진실을 일러준다. 헨리와 안 부부처럼 우리 역시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내던 자신의 바람과 감정, 그리고 진실을 항상 유념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결과 감독이 딸과 함께 직접 영화 서사에 등장하고, 주인공의 공연을 보는 관객이 뮤지컬에 함께 참여하여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는 난해하고 어려운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깊은 여운과 생각거리를 남긴다.
A(Acceptable, 무난함)
영화의 상징과 기원의 도움을 받아 삼중의 진실을 찾아 나서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아네트>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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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시선과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 "캐롤"
날 부정하며 산다면 무슨 엄마 자격이 있겠어?
캐롤의 말 중에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그 누구도 제어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자기도 모르게 우연한 어떤 계기로 점차 스며들 듯이 어느 순간 빠져들게 되죠.
자신도 모르게 말입니다.
그 대상은 한정되어 있지 않고 무한히 열려있습니다.
남자와 여자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남자와 남자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여자와 여자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람의 마음과 눈은 속일 수 없나 봅니다.
그 순간만큼은 이게 진정 나의 모습인가 할 정도로 나조차도 몰랐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저절로 눈길이 가면서 쫓느라 바쁘고, 마음을 컨트롤할 수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랑'의 면모를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캐롤'입니다.
때로는 사랑이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다가도, 또 때로는 그런 자신을 부정하기도 하며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하게끔 만들어 줍니다.
영화 '캐롤'은 사랑은 시선과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통해서 그 메시지를 더욱 강렬히 전달해주죠.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이자 매력은 바로 '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보는 여러분도 등장인물의 시선에 집중하며 같이 따라가면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캐롤'은 여자와 여자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애절하고 강한 인상을 안겨 주는 영화입니다.
그럼 어떤 영화인지 간단히 살펴볼까요?
첫 번째 사진의 갈색머리 여성의 이름은 '테레즈'이고, 두 번째 사진의 금발머리 여성의 이름은 '캐롤'입니다.
영화는 테레즈의 지인인 '잭'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시작됩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음식과 바가 어우러진 어느 장소였습니다.
그는 우연히 테레즈를 발견하고 인사를 하죠.
테레즈와 캐롤은 멀리서 봤을 때 평범하디 평범하게 식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잭이 인사를 걸어오는 바람에 캐롤은 어쩐지 미련이 가득한 얼굴로 황급히 떠나게 됩니다.
잭을 따라 차를 타고 가게 된 테레즈 역시 얼굴에는 미련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창밖에 비춰지는 캐롤의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
테레즈의 시선이 캐롤에게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이 장면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테레즈와 캐롤의 첫만남입니다.
테레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이었고, 캐롤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딸에게 줄 선물을 사러 온 손님이었습니다.
테레즈는 우연히 캐롤을 본 순간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빠져들어 넋놓고 바라보게 됩니다.
테레즈의 시선이 캐롤에게 집중되어 있죠.
이 이후부터 테레즈는 알게 모르게 캐롤을 신경쓰게 되는데요.
캐롤이 두고 간 장갑을 캐롤에게 전달해준다든지, 캐롤이 산 기차 장남감 세트가 잘 도착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차 확인하는 등 은근히 캐롤을 생각하게 됩니다.
캐롤 또한 테레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점심 약속을 잡게 되죠.
점심시간에 만나게 된 둘은 서로에 대해 차차 알아가며 또 다른 약속을 잡게 됩니다.
21일 일요일 오후 2시, 캐롤은 테레즈로부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게 되죠.
이렇게 테레즈와 캐롤은 이를 계기로 만남을 가지게 되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게 됩니다.
테레즈와 캐롤에게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개인 사정이 숨겨져 있었는데요.
캐롤은 위협과 혐박을 가하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혼 소송 준비중이었습니다.
테레즈 또한 잘 챙겨주는 남자친구가 있긴 했으나,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테레즈는 사진을 좋아하긴 했으나 사람을 제외한 사진만 찍었죠. 사람을 찍는 건 사생활을 침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사진에 있어서도 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에 캐롤은 테레즈에게 같이 떠나줄 수 있겠냐며 제안하는데요.
Would you?
영화 속에서 캐롤이 테레즈에게 이렇게 두 번 질문합니다. 캐롤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또렷이 남아서 강렬한 문장 중 하나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행 중에 이 둘은 점차 자신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테레즈는 사람 사진을 찍지 않다가 캐롤을 계기로 사람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테레즈가 찍은 캐롤의 사진이랍니다.
여행이 깊어져가면 갈수록 테레즈와 캐롤의 관계도 점점 깊어져만 가는데요.
테레즈는 캐롤과의 여행을 통해 남자친구에게는 줄 수 없었던 확신을 캐롤에게는 확신할 수 있게 되면서 줄곧 자신을 의심해왔던 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이 캐롤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캐롤 역시 테레즈와 같이 지내게 되면서 테레즈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게 됩니다.
첫 만남부터 이 둘은 강한 이끌림으로 인해 서로에게 확신했을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캐롤에게는 4살이 된 어린 딸이 있습니다.
이혼 소송 중에 자신이 동성인 테레즈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되면 양육권을 가져올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캐롤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캐롤에게는 딸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존재이기에, 캐롤은 테레즈로부터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테레즈도 나의 상황을 이해할 것이라면서요.
마음은 테레즈에게 가 있지만, 상황이 그녀를 이렇게 만드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헤어져 있는 사이, 테레즈는 '뉴욕타임스'라는 직장을 얻게 됩니다.
캐롤은 우연히 차 안에서 길을 걷고 있는 테레즈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캐롤의 시선은 한동안 테레즈에게로 가 있었고, 테레즈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떼지 못하는 캐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되게 마음이 찡했는데요.
앞선 영화의 첫 부분에서 테레즈가 차 안에서 캐롤을 따라 시선을 쫓는 부분이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테레즈가 아닌, 캐롤이 테레즈를 따라 시선을 쫓는 장면이 나타나니 잠시 뭉클했답니다.
하지만 사랑이란 그런 것일까요?
운명은 어찌할 수 없는 걸까요?
서로를 향한 이끌림은 어느 방해물이 있어도 막아낼 수 없나 봅니다.
캐롤은 테레즈에게 이별을 고한 것을 계속해서 후회하기 시작했고, 뒤늦게서야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테레즈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전에 캐롤은 양육권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하죠.
캐롤은 남편을 만나 힘겹게 울음을 삼키고 딸 양육권을 포기합니다.
대신 자주 만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요.
그러면서 캐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날 부정하며 산다면 무슨 엄마 자격이 있겠어?
캐롤은 테레즈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아주 확실히 깨닫게 되었고, 이렇듯 나에게 솔직해져야 딸에게도 부끄럼 없이 살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날 부정하며 사는 건 딸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지 못할 거라는 것이겠죠.
저는 이 대사가 순간 저의 마음을 훅 덮쳐 왔달까요?
영화 캐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였어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아를 되찾은 느낌이라서요.
그리고 장면은 다시 처음 장면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렇게 끝까지 보니 처음 봤던 장면하고 이해 정도가 달라져 느낌이 이상하고 새롭더라고요..
'아, 이게 이런 장면이었구나.' 하는 느낌이었달까요.
테레즈는 캐롤을 향한 약간의 원망이 있었던 것인지 약간의 냉정함이 보였고,
캐롤은 테레즈를 다시 잡고자 하는 절실함이 돋보였습니다.
아까 위에서 혹시 캐롤이 테레즈에게 한 말, 기억나시나요?
Would you?
캐롤은 또 한번 테레즈에게 제안합니다.
넓은 집에서 같이 살면 좋겠다고.
하지만 캐롤은 안 되겠다며 거절합니다.
그럼에도 캐롤은 자신이 오크룸에서 9시에 사람들을 만난다며 저녁을 먹을 예정이니 혹시 마음 바뀌면 이곳으로 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테레즈가 말이 없는 사이 처음에 등장했던 '잭'이 테레즈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렇게 알고 보니까 잭.. 너무 눈치 없는 거 아니니..?
이 타이밍에 나타나는 거, 너무했다는 생각 저만 한 것일까요? ㅎㅎ
처음에는 놓쳤던 테레즈와 캐롤의 감정과 표정이 이제서야 자세하고 섬세하게 보이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캐롤은 테레즈를 아쉽게 뒤로 한 채 떠납니다.
테레즈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테레즈는 잭을 따라 파티를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잠시, 테레즈의 마음 또한 알게 모르게 캐롤에게 향해 있기에 결국에는 그 파티에서 빠져나와 캐롤이 알려준 장소로 급히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테레즈는 캐롤을 발견했고, 캐롤 또한 테레즈를 발견하게 되면서 이 둘이 서로의 시선을 마주한 채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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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이란 통제할 수 없는 무언의 힘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치 보이지는 않지만 캐롤과 테레즈 사이에는 끊어져야 끊어질 수 없는 실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죠.
자신들이 아무리 부정해도 숨길 수 없는 게 시선이라는 사실도요.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어 시선에 따른 인물의 감정을 세세하게 나타내어 줍니다.
이 부분에 얼마나 신경을 써 가며 만들었을까 영화 관계자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기도 했죠.
그만큼 인물의 감정선이 돋보였던 영화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여성과 여성 간의 사랑도 이렇게 애절하고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편견을 한 차례 깨 주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 관람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에 맞는 영화라서 그런지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따뜻한 연말이 되어줄 것 같네요!
이상 영화 '캐롤'의 관람 후기였습니다.
가장 눈여겨 봤던 점!
테레즈와 캐롤 간의 시선.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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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되면 생기는 또 하나의 마음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이미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이야기해왔다. 예를 들어,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아버지 물고기 말린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를 누비며 아들 니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사랑과 헌신을 그린다. <라이온 킹>에서는 무파사가 어린 심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심바 역시 아버지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며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배운다. 이처럼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이야기는 보편적이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그래서 어쩌면 이 주제는 새롭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림웍스 스튜디오가 3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영화 <와일드 로봇>은 이 보편적인 이야기의 중심에 로봇을 배치해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로봇은 감정이 없고, 단지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향한 사랑을 느끼는 마음도, 따뜻함도, 고민도 없는 존재다. 이 로봇이 부모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감정이 생기고 변해가는 과정이 매우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 영화는 로봇이라는 존재를 통해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감정] 로봇 로즈의 무감정
로즈(목소리: 루피타 뇽오)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 로봇으로, 처음 등장할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 기계적 존재로 묘사된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로즈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할 뿐,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며 동물들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주려 하지만, 동물들은 그를 경계하고 거부한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끊임없이 거절당하지만, 그에게서는 실망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명령을 따라 행동할 뿐인 로즈의 모습은 기계적으로 느껴지며, 감정이 결여된 그의 행동은 차갑게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로즈는 부모를 잃은 아기 새의 알을 발견하고 그것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그때도 로즈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단지 알을 보호하고 새끼 새를 키우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의 행동에는 사랑이나 애정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으며, 로즈는 자신이 왜 아기 새를 돌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입력된 지시와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행동할 뿐이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가 부모가 되기 전, 아이에 대한 감정이 없는 상태와도 비슷하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상태에서 로즈는 그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로즈의 무감정은 영화 초반부에서 관객들에게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이 왜 아기 새를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기계적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이 무감정의 상태는 로즈가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관객들은 무감정의 로즈가 어떻게 변해갈지, 그리고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를 지켜보게 된다.
[두 번째 감정] 아기 새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
아기 새 브라이트 빌(목소리: 키트 코너)은 로즈에게서 깨어난 뒤, 그를 엄마로 인식하게 된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 새의 입장에서 로즈는 세상의 전부였고, 자연스럽게 그를 따르게 된다. 브라이트 빌은 로즈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며 얼굴을 맞대고, 그의 주변을 맴돌며 애정을 표현한다. 이런 아기 새의 행동은 로즈를 당황하게 만들고, 로즈는 왜 브라이트 빌이 자신을 따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로즈에게는 애정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브라이트 빌과 로즈 사이에는 추억이 쌓이기 시작한다. 브라이트 빌은 로즈에게 의지하며 성장하고, 로즈는 그런 브라이트 빌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한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비로소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에게 따라오는 존재로만 여겼던 브라이트 빌이지만, 이제는 그의 존재가 로즈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어간다. 브라이트 빌의 따뜻한 마음은 로즈를 변화시키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로즈에게 새로운 감정을 심어준다.
브라이트 빌과 로즈의 관계는 단순히 로봇과 아기 새의 관계를 넘어선다. 그들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로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은 로즈에게 감정을 가르쳐주고, 로즈는 그 감정을 통해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배우게 된다. 이는 단순히 로봇과 새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감정] 부모의 사랑
시간이 지나며 로즈는 브라이트 빌의 엄마로서의 역할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그는 브라이트 빌에게 수영을 가르쳐주고, 나는 법을 알려주면서 점점 더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브라이트 빌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로즈는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느끼고, 그가 다칠까 걱정하며 지켜본다. 하지만 브라이트 빌이 스스로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로즈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이 순간, 로즈는 자신이 브라이트 빌을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깨닫는다.
영화는 로봇인 로즈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매우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로즈는 이제 단순히 입력된 명령을 따르는 기계가 아니라, 진정으로 브라이트 빌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부모가 되었다. 로봇에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하나의 시스템이 추가된 것처럼 표현하며, 그 감정이 어떻게 로즈의 행동과 사고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로즈에게 생긴 이 새로운 감정은 기억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으며, 그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결국 이 이야기는 부모의 사랑과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로즈는 로봇으로서 감정이 없는 존재였지만, 브라이트 빌을 돌보며 사랑을 배우고, 부모로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성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모든 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와일드 로봇>에서 로즈는 단순히 브라이트 빌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단지 프로그램된 임무로서 브라이트 빌을 돌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존재로 변해간다. 브라이트 빌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로즈는 자신의 몸을 던져 그를 보호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그의 안전을 지킨다. 로봇으로서의 본래 목적을 넘어, 로즈는 이제 브라이트 빌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된 부모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자신의 신체를 소모하면서까지 브라이트 빌을 보호하려 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편안함과 안정을 포기하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시간을, 에너지를,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꿈과 욕구까지도 희생하게 된다. 로즈가 보여주는 이러한 희생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결국,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희생할 줄 아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희생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완성하게 된다. 이 영화는 로즈의 희생을 통해 부모가 되면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마음, 즉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랑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깊고 특별한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영화 <와일드 로봇>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돌보며 다른 동물들과 함께 아이를 키워낸다. 이는 아이를 키울 때 부모뿐 아니라 주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처럼, 이 영화에서는 숲속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브라이트 빌의 성장과 독립을 위해 힘을 모은다. 그들은 브라이트 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그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돕는다. 이러한 공동체적 지원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며, 영화는 이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로즈의 변화 과정은 우리가 부모가 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아이를 향한 마음, 조바심, 그리고 그 모든 행동들은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처음에는 감정이 없던 로즈가 브라이트 빌과 함께하면서 점차 감정을 배우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며,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며,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 영화를 꼭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크리스 샌더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봇과 동물이라는 이질적인 존재들 간의 관계를 매우 따뜻하게 그려냈다. 루피타 뇽오와 키트 코너, 페드로 파스칼 등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훌륭하여 캐릭터들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 영화는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람하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성장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 영화는 많은 가족들에게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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