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3-08 16:50:45
3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3월 2주 개봉영화 추천 5편
2022년 3월 2주 개봉영화!
도어맨 The Doorman , 2020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
영화 "도어맨"은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미술품을 노린 무장 괴한들에 맞서 홀로 반격에 나선
전직 해병대 출신 도어맨 알리의 올 킬 액션 영화 입니다.
‘레지던트 이블6’ ‘존 윅-리로드’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며
새로운 액션 마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루비 로즈와 할리우드 베테랑 장 르노가 만나 화제를 모은 작품인데요.
또한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으로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작으로
뉴욕 아파트에 세기의 작가들의 미술품이 숨겨져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카타르시스 넘치는 액션 연출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액션 마스터 세대의 주역 ‘루비 로즈’의 매력을 담은
첫번째 추천영화 "도어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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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미 Marry Me , 2021
선결혼 후 연애
영화 "메리미"는 선결혼 후연애를 시작하게 된 슈퍼스타 '캣 발데즈'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 '찰리'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 입니다.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말루마 까지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에게 떠밀려 '캣 발데즈'의 콘서트에 가게 된 '찰리'는
'Marry Me'라고 적힌 플랜카들르 들고 있다가 '캣 발데즈'와 무대에서 즉석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슈퍼스타와 수학 교사의 만남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댈르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스타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의 로맨틱 드라마!
두번째 추천영화 "메리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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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폴 Moonfall , 2022
2022년 인류 최후의 재난, 달이 지구와 충돌한다!
'투모로우'와 '2012'에서 자연재해와 이상 기후로 인한 인류멸망을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과 스펙터클로 구현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영화 "문폴"을 통해 우주로 무대를 확장하여 이제껏 본 적 없는 재난을 관객들에게 선보입니다.
영화 "문폴"은 달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 속 인류의 마지막 생존기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인데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숨쉴 틈 없는 우주적 스케일의 재난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만의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신선하고 낯선 달의 모습을 보여줄
세번째 추천영화 "문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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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SPENCER , 2021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
영화 "스펜서" 는 왕실 가족이 별장에 모여 보내는 크리스마스 연휴 3일 동안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 '재키' '네루다' 등을 통해 거장으로 우뚝 선 파블로 라라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스크린에 되살려냈습니다.
커튼조차 마음대로 열 수 없고, 의상 순서까지 정해놓은 폐쇄적이고 고루한 왕실 문화 속에서
남편의 외도와 끝없는 감시까지, 모든 상황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다이애나의 심리를 내밀하게 담았냈습니다.
영국 왕세자비 다이내나 스펜서의 3일!
네번째 추천영화 "스펜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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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러브 송 你的情歌 , Your Love Song , 2020
'상견니' 가가연 스크린 복귀작
영화 "유어 러브 송"은 서로 다른 꿈과 비밀을 가진 세 남녀가 만나면서 겪는 사랑과 아픔, 성장을 그려낸 청춘 뮤직 로맨틱 코미디 입니다.
가가연이 연기파 배우 부맹백과 슈퍼 아이돌 최연소 우승자로 첫 연기 데뷔한 이슨시에와 함께 선보일 로맨스 케미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풋풋했던 시절 사랑에 아파해본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양산한 메가 히트작 '상견니'에 이어,
가가연의 첫 차기작으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형성하고 있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유어 러브 송"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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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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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의 삶> - '최선은 최상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최선의 삶 (Snowball, 2021)
개봉일 :2021.09.01
감독 : 이우정
출연 :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최선은 최상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많은 걸 알고 있는 나이도 순진한 나이도 아닌 애매한 주변인으로 불리는 그 시절, 사춘기. 우린 이제 클 만큼 컸다고 생각하지만 작은 충격에도 와장창 부서지고 마는 연약한 그 시절. <최선의 삶>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지만 우린 충분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어른이라 생각했던 소녀들의 이야기다. 세상의 전부라고 느꼈던 친구들과 함께 모든 걸 차가운 길바닥에 내던질 수 있었던 무모한 그때. 소녀들은 나의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게 최선이었을까? 최선을 다한 결과는 왜 항상 최상이 되지 않는 걸까?
<최선의 삶>의 주인공 강이, 소영, 아람은 가장 친한 친구 사이다. 각자 다른 가정에서 자란 이들은 성격도, 가정 환경도, 학업성취도도 퍽 다르다. 하지만 강이, 소영, 아람은 믿고 있다. 우리의 우정은 견고하고 우리는 한 덩어리와 같은 사이라고. 강이, 소영, 아람은 세 사람 사이의 우정을 믿고 우리가 원하는 자유를 찾자며 어른들의 보호를 벗어나 길거리로 향한다. 아무런 준비도 능력도 없었던 소녀들은 현실에 부딪히며 주저앉고 충격으로 깨어진 마음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불안과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은 이내 거친 행동으로 변하고, 이전부터 은은하게 존재해왔던 세 사람 사이의 위계질서는 한층 더 견고해진다.
미성년자인 주인공들은 정해진 가정으로, 다니는 학교로 당연하게 돌아가야 했다. 그들을 밀어붙이는 가출, 반항, 왕따, 정체성의 혼란, 가정 폭력과 같은 고민과 문제들에 시선을 주는 인물은 없다. <최선의 삶>은 반복되는 상처 속에서 조금씩 뒤틀려온 감정들과 미묘하게 마음을 긁어대던 문제들이 와르르 쏟아져내렸던 뜨거운 공기가 가득했던 새벽. 그리고 모든 걸 체념하고 날카로운 해결법으로 우리들의 관계를 도려내고 울음을 토하던 밤까지의 기록이다. 우리 셋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 믿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세상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믿었던 시절. 최선을 다했지만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허탈한 그 순간. <최선의 삶>은 보는 이의 마음을 손에 꽉 쥐고 뒤흔들고 끝내 찢어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모든 걸 재끼고 무작정 달려가는 강이, 소영, 아람의 걸음이 그저 불안하게만 느껴졌다. 하필 또 이들은 세명. 홀수 중에서도 가장 불안하게 느껴지는, 한번 소외되면 다시 흡수될 다른 집단을 찾을 수도 없는 수, 셋이라니. 세 명의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격동적인 마음의 변화와 그들 사이의 묘한 위계질서, 분노, 불안감 등을 필터 없이 거칠게 표현해낸 이 영화를 보며 윤성현 감독님의 2010년작 <파수꾼>이 떠오르기도 했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란 3명의 친구,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던 세상과 서로를 날카롭게 쑤셔댔던 말들. 이 두 영화는 어딘가 닮아있다. 주인공이 소녀인지, 소년인지만 다를 뿐이지.
내 앞만 바라보기에도 벅차 나와 다른 방식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친구는 돌아볼 틈 따위는 없었던, 이제 단단해졌다 생각했지만 충격 한 번에 모든 게 무너져내리던 그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모두가 최고가 되진 못했다.
<최선의 삶>은 이젠 완전한 배우로서의 무게감을 갖게 된 방민아 배우의 새로운 얼굴과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심달기, 한성민 배우의 합, 일명 강.소.아의 케미와 망설이거나 뜸 들이지 않으면서도 섬세함을 잃지 않는 감정선을 연출해낸 이우정 감독의 역량이 빛나는 파괴적인 작품이었다.
최선의 삶 시놉시스
그때는 몰랐다 그게 우리의 최선이었다
열여덟 ‘강이’, ‘아람’, ‘소영’.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꺼이 더 나빠졌던 우리의 이상했고 무서웠고 좋아했던 그 시절의 드라마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예쁘고 똑똑한,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소영과 사고 치는 것 외에 눈에 크게 띄지 않았던 강이와 아람. 세 사람은 항상 한 덩어리처럼 뭉쳐 다녔고 선생님들은 그런 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상적인 학생의 모습을 갖춘 똑똑한 소영만큼은 좋아했다. 소영은 어른들의 눈뿐만이 아닌 강이의 눈에도 멋진 사람이었다. 강이는 예쁘고 똑똑한 소영을 존중하고 좋아한다. 소영이 밑도 끝도 없이 짜증을 부려도 강이는 소영의 입에 아이스크림 한 숟갈을 떠 넣어주고 골목 유일의 가로등 전구를 박살 내면서까지 그의 짜증을 받아낸다.
강이, 소영, 아람 사이에는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소영과 아람의 관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강이가 가장 밑에서 두 사람을 받치고 있다는 건 확실히 느껴진다. “집을 나가자”고 먼저 운을 떼던 건 소영과 아람이고 강이는 답답하다고 느끼던 찰나, 두 사람의 결정에 함께한다. 그리고 소영과 아람이 무슨 행동을 하든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등을 토닥이는 것 또한 강이다. 매일같이 오르는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하굣길. 그리고 그 끝에 있는 관심과 사랑을 한주먹씩 밀어 넣는 부모님이 있는 집. 분명 사랑을 받고 있긴 한데 강이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 시끄러운 지하철 소리를 방패 삼아 크게 소리를 질러보지만 내뱉은 악이 소음에 완전히 묻혀 자신의 귀에도, 누군가의 귀에도 전혀 들리지 않으니 시원하기보단 여전히 답답하기만 하다. 강이는 왜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지르는 것 대신, 시끄러운 소음 아래서 소리 지르는 걸 택한 걸까.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걸까.
소영은 세 사람 중 가장 독단적인 인물이다. 연기를 배우고 싶은데 연기학원을 끊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덜컥 가출을 감행한 철없는 이 소녀는 호기심에 이끌려 강이의 손을 잡고는 이내 강하게 뿌리친다. 그리고 부모님의 울타리 안으로 돌아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최선을 향해 홀로 걸어간다. 함께했던 강이와 아람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말이다. 이상한 소문이 나지 않는 게 중요했고, 내 자존심을 꺾을 일이 일어나지 않는게 가장 최우선이었던 소영. 나는 그가 이기적이면서도 현명하다 싶을 만큼 계산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아람은 강.소.아라는 집단의 중심 같은 인물이다. 함께 차를 탈 때, 사진을 찍을 때. 아람은 자연스럽게 세 사람의 중앙에 위치한다. 아람이 이 집단을 이끈다는 의미보다는 강이와 소영을 이어주고 이 집단의 중심을 잡고 있는 느낌이랄까. 세 사람이 집을 구하고 아람은 금방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아람이 자리를 비우자 강이와 소영은 조금씩 삐걱거리더니 이내 엇나가는 마음을 제자리로 돌려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거침없이 말을 내뱉는 소영과 묵묵히 받아내는 강이 사이에서 가벼운 농담으로 적당한 무게감을 유지하며 중심을 잡아주는 아람. 알 수 없는 표정과 앞일 따위 걱정하지 않고 빠르게 휩쓸려내려가는 아람을 보며 얘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싶기도 했지만 반대로 자신의 상처를 덮기 위해 걱정 없는 척 과장된 감정을 내보이던 아람의 행동들이 안쓰럽기도 했다.
조금은 가난하지만 딸을 아끼려 노력하는 부모님 밑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자라온 강이. (가출을 통해 얻어낸 것이긴 하지만) 딸의 의사를 들어줄 수 있는 이성과 그만한 능력이 있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소영. 경제적으론 모자라지 않지만 툭하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빠 밑에서 자란 아람. 모두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세 사람은 서로를 잘 안다고,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처럼 상처 입고 버려진 것들을 모두 주워 담는 아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영과 연기를 배우면서 비로소 사람이 맞을 때의 느낌을 체험하게 된 소영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람. 이해하기보단 미워하기를 택한 소영이 강이에게서 등을 돌리고, 아람이 강이보다는 자신의 앞길을 쳐다보며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자 강이는 혼자 남게 된다.
소영은 연기를 배워 자신의 최선이라 생각하는 CF 촬영을 해냈고, 아람은 길거리에 버려진 슬픈 것들을 주워 위로하는 것에 몰두한다. 강이도 나름의 노력을 했고 강이의 부모님은 강이를 위해 기도하고 강이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강이의 삶에서 더 나아진 것은 없었다.
강이가 할 수 있는 건 열대야가 기승인 밤, “덥다”고 말하며 아이스크림을 한 숟갈 퍼먹는 것, 다른 아이들의 웃음을 따라 자연스럽게 웃는 것처럼 앞에 놓인 상황에 순응하고 섞여들어가는 것뿐이었다. 견디다 못한 강이는 둘둘만 옷 사이에 나를 지키기 위한 칼을 품고 다니기 시작하고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아람과의 사이를 생채로 도려내는 더 나쁜 선택을 하고 만다. 최선의 선택이었던 그것의 결과는 최상이 아니었지만 모든 건 각자의 최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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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된 신파와 영리한 전략이 만나면 생기는 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걱정을 딛고 일어선 <무빙>의 대성공
지난 2달간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무빙>은 600억 가량의 제작비,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인해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마냥 긍정적인 기대는 아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디즈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팀이 없어졌다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
<무빙>의 장르도 악재였다. 초능력자 히어로물은 더 이상 특별한 소재라 볼 수 없다. 초능력자를 이용하고 팽한 국가와 국가에게 복수하려는 초능력자의 갈등과 비극. 숱한 할리우드 작품에서 이미 여러 번 맛본 이야기다. <엑스맨 시리즈>가 그러했고, 넓은 범주에서 보면 <어벤져스> 시리즈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바 있었다.
하지만 <무빙>은 결과로 증명했다. 우려를 넘어서 기대대로 디즈니+의 구세주가 되는 데 성공했다. 구독자 수는 75%가 넘게 늘었고, 시즌 2 추진도 결정됐다. 달리 말해 <무빙>에게는 다른 디즈니+ 작품이 갖지 못한 매력이 있었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고,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매력. 그 힘은 명백하다. <무빙>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가능한 세련되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의 최애, 가족 드라마
<무빙>의 외피는 히어로물이다. 하늘을 날고, 초인적인 오감을 지녔으며, 미친 듯한 회복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일 줄 아는 초능력자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화려한 액션은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감추는 포장일뿐이다. 한 꺼풀만 벗겨 봐도 <무빙>이 본질적으로 가족 드라마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무빙>은 세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장주원(류승룡)-장희수(고윤정), 김두식(조인성)-이미현(한효주)-김봉석(이정하), 이재만(김성균)-이강훈(김도훈) 가족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마지막 결전을 향해 달려간다. 이들이 어떻게 국정원 요원이 되었고, 사랑에 빠졌으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시련을 겪어야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에 <무빙>에서 초능력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그저 가족을 비극에 빠뜨리는 트리거다. 액션도 쾌감보다는 애절함이 크다.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북한 측 초능력자 이야기도 맥락이 같다. 남한 측 초능력자와 같은 애환을 공유한다. 국가는 가족을 인질 삼아 초능력자를 강제하고, 조종한다. 초능력자는 자의에 반해서,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국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감이 있는 북한 측 인물들의 서사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전체 흐름에 녹아들 수 있는 이유다.
초능력자판 <국제시장>
사실 가족 드라마를 중심에 두는 스토리텔링은 모험수에 가깝다. 근래 트렌드에 역행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반응이 조금 다르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소한 국내에서는 가족애에 기반한 신파가 환영받는 분위기가 아니다. 김용화 감독의 두 작품, <신과 함께>과 <더 문>의 흥행만 비교해 보더라도 불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달라진 트렌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무빙>은 달랐다. 다른 작품들이 모두 실패했지만, <무빙>의 가족 드라마, 신파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뻔한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다. 무작정 울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세대별로 공감하고 이입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초능력자판 <국제시장>을 보는 듯한 스토리가 핵심이다. 극 중 부모 세대는 시대의 피해자다. 안기부에서 이용당하다가 버려지거나 범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 무장 공비 때문에 인생이 바뀌고 청계천 정비 사업에서 일상을 잃은 이들. 그들이 어떻게 한국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버텨냈는지를 들려준다.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주인공과 가족의 서사 중 최소한 하나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다.
부모와 자식의 초능력은 다르다
그렇다고 <무빙>이 과거만 회상하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국제시장>과 달리 <무빙>은 신파를 눈물을 자아내는 수단 그 이상으로 활용한다. <무빙>은 과거를 비춘 후,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산업화, 이념 전쟁, 민주화, 노동 인권 투쟁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한 기성세대의 경험이 어떻게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극 중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관계는 유독 흥미롭다. 이제 부모와 선생이 된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아이들을 키우려 한다. 그들은 자기 과거에 비추어 미래 세대를 통제하려 한다. 장주원과 이미현은 아이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재만은 정시에 아들이 집에 오기를 기다린다. 악역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은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초능력을 공장식으로 통제하고 길러내려 든다.
하지만 선역, 악역 가리지 않고 부모 세대의 교육은 전부 실패한다. 초능력이라는 유산을 다루는 세대 간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를 떨치지 못한 이들에게는 초능력이 저주다. 반면에 아이들 눈에 초능력은 상상을 가능케 하는 거대한 가능성이다. 첫사랑을 이루고, 집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이다.
시의성 있는 신파
그렇기에 <무빙>은 망령에 사로잡혀 과거를 답습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부모 세대의 방식을 고집해서는 어느 쪽이든 같은 결말에 도달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선생과 학교에서 정한 길을 따라가다가 버려지는 전계도(차태현)의 삶만 있을 뿐이라고. 이는 초능력이라는 소중한 유산을 헛되이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각자 알아서 각성한 전계도와 아이들이 없었다면 해피 엔딩도 없었을지 모른다.
이는 <무빙>의 가족애와 신파가 세련된 이유다. 단순히 눈물을 자아내는 게 아니라, 눈물로써 공동체의 고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무빙> 속 가족들의 고민은 현재 한국 사회의 불안과 맞닿아 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오히려 미래 세대의 발목을 붙잡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사회가 잘못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무빙> 속 가족애와 자연스레 결부되기 때문이다.
장르는 이렇게 섞는 거야
마지막으로 신파로 시청자로 끌고 가는 장르적 접근도 인상적이다. <무빙>은 처음부터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지 않는다. 로맨스로 문을 열고, 액션으로 눈을 사로잡은 후, 눈물을 자아내며 출구를 막는다. 특히 로맨스가 눈에 띈다. 로맨틱 코미디, 정통 멜로, 청춘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종합선물세트로 보여주면서 다방면으로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1등 공신이기 때문.
특히 청춘 로맨스를 초반부에 배치한 게 신의 한 수로 보인다. 간과될 수 있지만, 근래 극장가에서는 1020 세대 중심으로 청춘 로맨스가 인기를 모은 바 있다. 21년 개봉 당시 관객 약 4만 명에 그쳤지만, 올해 재개봉해서 40만 명을 돌파한 <여름날 우리>가 대표적이다. 즉, 온라인상에서 초반 화제성을 불어 일으키는 데 최적화된 승부수였던 셈이다.
또 청춘 로맨스가 분위기를 돋우고, 이어서 부모 세대의 과거사와 로맨스를 등장시키는 순서도 영리했다. 몰입도와 화제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볍게 드라마에 유입된 후에는 각 커플의 개성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면 부모-자식 간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거부할 틈도 없이 비극적인 가족사와 신파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시청자 니즈를 읽은 승부수
강풀 작가와 디즈니+가 선택한 공개 방식도 눈길을 끈다. <무빙>은 7화까지 한 번에 공개한 후 매주 2편씩 공했다. 마치 시즌 1을 몰아본 후, 곧장 시즌 2가 공개되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줬다. 이는 넷플릭스와의 차이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디즈니+ 플랫폼 자체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처럼 보인다.
화제성 유지에 유리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무빙>은 내용이 방대하다. 20화가 부족해 보일 정도로 다룰 내용이 많다. 만약 넷플릭스 스타일대로 시즌을 나눠서 공개했다면 지금만큼의 화제성을 담보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시즌을 기다리면서 답답하거나 감질맛만 났을 테니까. 최근 넷플릭스도 시리즈 한 시즌을 여러 파트로 나누어 공개하면서 화제성을 유지하려 애쓰는 중인데, 디즈니+는 <무빙>으로 한 발 빨리 답을 찾은 듯하다.
물론 단점이 없는 드라마는 아니다. 제작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CG 완성도는 분명 아쉽다. 특히 비행 장면에서 CG 장면과 일반 장면 간의 연결이 유독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짜임새도 문제다. 마지막 학교 액션 시퀀스는 클라이맥스 치고 맥이 빠지며, 인물들의 행적도 어색하다. 그렇다고 <무빙>의 성공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시즌 2에서 몇몇 아쉬움까지 지워주길 기대케 한다는 점에서 이미 제 몫을 다 했으니까.
Acceptable 무난함
망령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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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 87편 무료로 감상하자!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인디그라운드에서 새롭게 구성된 <2022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전 작품 87편을 상영하는
스페셜 위크를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진행한다고 합니다.
영화제 혹은 상영 후에는 보기 힘든 독립 영화인만큼 이번 기회에 좋은 작품들을
접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추천을 시작해볼까요?٩( ᐛ )و
텐트틴트
ⓒ 네이버 영화
synopsis
동주는 오래 사귄 연인 성곤과의 지루한 연애를 개선하기 위해 성곤을 집에서 내쫓지만, 결국
관계 회복은 산으로 간다.
cine pick!
톡톡 튀는 재기발랄한 매력이 가득 담긴 이준섭 감독의 단편영화 <텐트틴트>는 제 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힘찬이는 자라서
ⓒ 네이버 영화
synopsis
정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소연의 집에 집들이를 간다. 늦게 도착하는 또 다른 친구
보영을 기다리면서 정희와 소연, 소연의 남편 강석은 정희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설전을 벌이게 된다.
cine pick!
김은희 감독의 영화 <힘찬이는 자라서>는 여성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실제 문제를 다룬 영화로
유수의 영화제에 후보로 올라섰으며, 제 13회 광주여성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돛대
ⓒ 네이버 영화
synopsis
항상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실패하는 은구의 마지막 계획은 멋진 죽음이다.
cine pick!
배우 이주승이 직접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영화 <돛대>는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제 39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 네이버 영화
synopsis
강을 끼고 있는 마을, 장문안(䢿). 산하의 친구가 강에 빠져 죽은 지 1년 뒤, 마을에 하나 뿐인
중학교가 폐교를 결정한다.
cine pick!
이루리 감독의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영상미가 아름다운 영화로 주인공 산하의
온기가 전해지며 여운이 짙게 남는 영화이다.
크리스마스가 따뜻한 이유는 말이죠,
ⓒ 네이버 영화
synopsis
추락 사고 후 초월적 신체 능력을 갖게 된 영화배우 차유진. 히어로 활동을 시작한 그에게 예상
밖의 문제가 생긴다. 직접 만든 코스튬이 겨울이 되면 너무 춥다는 것! 고민 끝에 유진은 평소
무시하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한다. 세상을 바꾸는 덕후들의 연대가 시작된다.
cine pick!
최우진 감독의 첫 작품 <크리스마스가 따뜻한 이유는 말이죠,>는 '어떤 분야든 덕후들이 연대했을
때 그것이 곧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연출의도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다. 더불어 감독의 영화
덕후력도 느껴지는 작품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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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로서 드러내라, 예술가로서 저항하라
영화를 볼 때, 저는 자주 영향적 감상에 빠지곤 합니다. 영향적 감상은 '나를 변화시킬 만큼 큰 영향을 주는 영화 감상'이라는 뜻인데요. 영화에 감명을 받고 마음을 다잡는 일이 너무 많아 제가 지어낸 말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습니다. 사진을 아끼는 사람이기에 이번 영화는 제게 특히 더 많은 영향을 주었죠.
사진의 힘은 위대합니다. 사진을 훑는 것만으로 기억의 파편들은 이야기로 재생됩니다. 그리고 여기,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의 파편들을 사진으로 담은 한 사진작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2024년 5월 15일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All the Beauty and the Bloodshed
Summary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사진은 나의 유일한 언어였다. 나는 생생하게 반짝이는 뉴욕에서 죽어가는 친구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했고, 있는 그대로의 내 얼굴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제는 내 모든 명성을 걸고 거대 제약회사에 맞서 싸운다. 생존과 투쟁의 기록이 담긴 나의 일기장을 당신에게 펼쳐 보인다. (출처: 씨네21)
Cast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
명성을 이용해 폐단을 무너뜨리다
낸 골딘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입니다. 거장이나 대가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엄청난 분이죠. 그런 그가 미술관을 돌며 시위를 벌입니다. 그중에는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던 미술관도 있고, 곧 자신의 회고전을 열 미술관도 있습니다. 낸 골딘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미술관 바닥에 약통을 뿌리고, 바닥에 드러누워 죽은 시늉을 합니다.
그의 저항 운동은 제약사 퍼듀 파마와 그 배후에 있는 새클러 가문을 향합니다. 퍼듀 파마는 '옥시콘틴'이라는 진통제를 만든 회사입니다. 옥시콘틴은 가벼운 고통을 느끼는 환자에게도 의사가 쉽게 처방해 주던 약이었죠. 하지만 이 약은 퍼듀 파마가 매출을 높이기 위해 만든 마약성 진통제였습니다. 퍼듀 파마는 부작용을 은폐하고, 거짓 광고로 현혹하고, 공격적인 영업으로 판매를 촉진했죠. 옥시콘틴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마약에 중독됐습니다. 옥시콘틴은 판매가 금지되기 전까지 무려 720억 정이 팔렸으며, 이로 인해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퍼듀 파마를 운영하는 새클러 가문은 옥시콘틴으로 벌어들인 돈을 예술계에 후원함으로써 이미지를 세탁했습니다. 전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기부금과 후원금을 제공한 덕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구겐하임 뮤지엄, 루브르 박물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 이른바 '새클러 갤러리'라는 이름을 건 전시관이 개관했습니다. 예술을 방패 삼아 탐욕의 벽을 쌓아 올린 새클러 가문의 악명을 알리기 위해서는 내부자의 힘이 필요했습니다. 예술계를 움직이는 내부자의 힘, 이를 발휘한 사람이 바로 낸 골딘이었죠.
낸 골딘은 사진작가로서 쌓아온 자신의 명성을 이용했습니다. 위대한 사진작가의 전시를 유치해야 하는 미술관의 입장에서 그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매우 곤란한 일이었죠. 미술관들은 하나둘 새클러 가문의 후원을 거부하고, 갤러리에서 새클러의 이름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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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그 자체로 예술
낸 골딘이 새클러 가문에 대한 저항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그 역시 옥시콘틴을 복용했다가 약물에 중독된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명성까지 거침없이 이용하는 그의 저항력이 오직 당사자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중첩되어 온 그의 과거가 저항력의 힘과 크기를 키운 것이었죠. 영화는 낸 골딘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강력한 저항력의 출처를 탐색해 나갑니다.
언니의 자살 이후, 어릴 때부터 바깥 생활을 전전해 온 그는 소외된 자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베스트 프렌드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터부시되던 성소수자였고, 그 역시 그랬습니다. 낸 골딘은 무언가를 억지로 꾸며내 프레임에 담기보다는 자신의 일상을 고스란히 포착하는 편을 택했습니다. 그에게 사진은 표현의 두려움을 대신할 도구이자 해방처이기 때문이었죠. 낸 골딘은 일상의 모든 아름다운 면과 유혈사태를 가감 없이 사진에 담아냈습니다.
내밀한 일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소외된 자를 드러내는 예술적 표현이 되었습니다. 그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예술과 예술가만이 할 수 있는 저항을 실천해 온 셈입니다.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사회에서 바뀌지 않는 것을 바꾸는 것. 정해진 답을 따르는 것은 예술가의 행보와 어울리지 않지만, 낸 골딘이 포착한 기억의 파편들을 보다 보면 '예술가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물씬 밀려옵니다.
어떠한 행운 또는 불운의 결과로 제게도 권력이 생긴다면, 저도 낸 골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쌓인 기억의 파편으로 저항력의 힘과 크기를 키운 사람,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메시지에 힘을 더하는 사람, 권력을 권력답게 쓰는 사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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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자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지만, 항상 예쁘고 멋진 순간만 포착하려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낸 골딘이 그러했듯이, 있는 그대로의 일상에서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어졌습니다. 영향적 감상 끝에,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가방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넣어봅니다.
One-Liner
예술의 가치는 표현의 자유에서 오고, 표현의 자유는 예술을 저항의 도구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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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누구의 무엇의 베테랑인가
- 믿고보는 황정민. (그 당시)조금 믿고 보는 유아인.더 믿고보는 오달수, 유해진.보면서 생각났던 것은 황정민의 다른 영화 '부당거래'였다. 같은 경찰인데, 둘 다 껄렁거리는 마찬가지인데 한 명은 아주 그냥 정의롭고 한 명은 아주 그냥 안타깝다.'베테랑'은 무언가에 전문가인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그들은 어떤 것에 베테랑 이었을까?경찰 중에 베테랑, 부자계의 베테랑. 부자계의 베테랑은 사기와 거짓의 베테랑이었을까 싶으면서도 돈 버는 일의 베테랑으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들의 사기와 거짓이 곧 돈을 버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경찰의 베테랑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도 의문이 들긴 했다. 하지만 통쾌하니까 그냥 넘어가자.개인적으로는 류승완 감독을 좋아한다. 그의 똘끼를 좋아하고, 그 동생의 똘끼도 참 좋아한다. 어느 배우가 류승완 감독에 대한 평가를 '동생 류승범이 양아치 연기의 달인이라면 형 류승완은 양아치다' 라고 했다. (정확하게는 무엇이라고 했는지 다시 찾아봐야겠다) 류승완의 그런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영화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류승완 감독 영화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정두홍'이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는 배우로도 나왔었다. 아, 그 때 남자 주인공은 류승범이었지.여튼 '베를린'에서는 나름 고급진 액션을 감독했었는데 이번에는 약간... 생활형 액션부터 차량 액션까지 보여준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차량 액션은... 엄청 힘들어 보이기도 했고.사설을 뒤로 하고 영화만 이야기 하면..잘 만든 재미있는 오락영화, 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사실 씁쓸했다. 그럴 수 밖에. 나오면서 했던 말은 하나 "씁쓸하구만. 저렇게 들어가도 특별사면으로 나오겠지?"참, 순간적이었지만 현실적인 평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아직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유전무죄, 무전 유죄' 이 말이 얼마나 서글픈 말인지 당해본 사람과 없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재벌집, 그리고 연예계의 씁쓸함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생각이었다. 연예계 더럽다 더럽다 말을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이 거의 없으니 다들 뜬 소문으로만 알고들 있다. 그러나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쓰인다는 것은 전체가 아니더라도 일정부분은 사실이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어떠한 창작물이든 현실을 반영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어쨌든 통쾌하다. 그리고 조금 믿고보는 유아인은 이제 그냥 믿고 보는 유아인으로 바꿔야 겠다. 이 배우, 연기 잘하네.
배우와 스토리, 음악, 까메오까지 즐거웠던 영화다.
아, 하나 영화 속의 내용에서 정정해야 할 것이 있다면 유아인이 말한 '어이'는 어이가 아니라 어처구니다. 멧돌의 손잡이는 어처구니라고! 궁궐의 처마에 유인원처럼, 인류의 진화처럼 되어 있는 아이들 이름도 어처구니! 멧돌의 손잡이 이름도 어처구니!하지만 '어이없다'와 '어처구니없다'가 널리 쓰이고 있어서 둘 다 표준어로 삼는다고 한다. 사실 영화의 내용이나 흐름상 어처구니보다는 어이가 더 잘어울려서 그런 게 아닐까 싶지만. 결국 유행어까지 되었으니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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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맬컴과 마리> 말다툼 그 자체가 드러낸 영화의 진정성
1. 지난 2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맬컴과 마리>는 단출하다. 등장인물은 남녀 주인공 단 2명이다. 영화의 배경은 집 안팎을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흔한 회상 장면 하나 없이 하룻밤 동안 이루어지는 '맬컴(존 데이비드 워싱턴)'과 '마리(젠데이아 콜먼)'의 대화가 사건의 전부다. 그래서 영화감독인 맬컴과 배우 지망생이었던 마리 간에 말싸움과 화해, 또 다른 말싸움과 화해, 그것들이 반복될 뿐이다. 흔한 플래시백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화면으로 장식되어서 화려한 영상을 즐기는 재미도 없다. 그러나 기교 없이 두 사람이 살아온 상이한 세계의 충돌을 진한 감정선에 담은 <맬컴과 마리>는 오히려 그렇기에 영화적인 영화다.
2. <맬컴과 마리>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영화를 세상에 선보인 맬컴은 평론가들의 호평과 관객들의 박수 세례에 매우 들뜬다. 반면에 마리는 무슨 이유에선가 기분이 좋지 않다. 축하주를 들자는 맬컴의 제안에, 평론가들의 평가와 대화를 들려주는 맬컴의 목소리에 그녀는 도통 집중하지 못한다. 맬컴은 마리의 태도에, 마리는 그 이유를 짐작조차 못하는 맬컴의 모습에 화가 나면서 둘은 길고 긴 말다툼의 시작을 알린다.
사실 이러한 오프닝은 로맨스 영화에서 빠지기 어려운 클리셰다. 현실에서도 적지 않게 경험할 수 있는터라 보는 사람을 순식간에 홀리기는 하지만 흔한 로맨스, 멜로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말싸움의 발단을 보여주는 방식은 이 작품이 한 커플의 갈등 그 이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둘은 분명 한 공간에 있지만 동시에 한 공간에 없다. 웬만해서는 컷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몇 분간 두 주인공은 방과 거실, 부엌과 거실, 거실과 테라스 등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 부엌과 거실을 좌우로 오가는 카메라 사이에는 창문틀과 같이 세로로 그어진 선이 그들 사이를 갈라놓는다. 서로의 거리, 음악과 같은 방해물 때문에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제대로 된 대화도 되지 않는다. 이후 반복되는 듯 조금씩 달라지는 둘의 대화는 왜 둘 사이가 분리되어야 했는지, 그리고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 나간다.
3. 둘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서 언쟁을 벌인다. 맥 앤 치즈를 먹을지 말지로 시작된 둘의 대화는 이내 맬컴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평단의 평가 내용에 대한 의견 교환으로 이어진다. 맬컴이 자신을 감사 소감에서 빼놓은 것에 대한 마리의 불만,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 과거에 만났던 이성과 그들의 과거사가 그 뒤를 따른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영화를 둘러싼 말다툼이다. 구체적으로는 영화에 대한 의견의 충돌, 이 언쟁의 내용이 작품에 부여하는 통일성이 흥미롭다. 맬컴은 자신의 영화를 두고 흑인 여성이 미국의 의료제도 내에서 감내해야 하는 젠더 폭력을 다루는 진정한 걸작이라고 평가한 비평가를 신랄하게 욕한다. 그는 영화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고, 단지 "마음과 찌릿함"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화낸다. 영화가 한 인물을 어떤 미스터리 안에 녹여내는지 그 아이디어와 기교가 정치적의 의도에 앞서야 한다면서.
그러자 마리는 맬컴에게 말한다. 너에게는 그 마음에 있어야 할 진정성이 없다고. 너도 내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나의 아픈 기억과 추악함을 아름답게 바꿔 놓으면서 내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기회를, 내 진정성을 드러낼 기회를 없앴다고. 영화가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열을 내는 맬컴에게 그조차도 그 사실을 상쇄하려고 유식한 척하는 거라고 일갈한다. 영화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예술 형태인 이상 그도 이미 정치적 의도와 메시지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순을 일깨운다. 배우 지망생에 불과한 자신과 달리 그가 대학을 나오고, 성공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영화감독이라는 점에서 인종 문제와 별개로 사회적 기득권이라는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음을 꼬집는다.
4. 이때 영화를 둘러싼 갈등을 창문 삼아 둘의 말다툼을 다시 들여다보면, 맬컴과 마리의 대화는 둘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체성의 대립이자, 그것들의 단면을 조각조각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평론가의 비평에서 시작되어 다시 그 비평으로 되돌아오는 그들의 언쟁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정체성 중 하나만을 강조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격렬한 토론의 장이기 때문이다. 둘은 흑인이라는 정체성 안에 묶여 있지만 남녀, 대학 경험의 유무, 기득권과 비기득권, 영화감독과 배우 지망생 등 다양한 정체성의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문제에 대해서 결코 같은 관점에서 대화할 수 없다. 맬컴이 마리에게 감사 인사를 하지 않거나 그녀를 캐스팅하지 않은 일도 각자에게 전해지는 무게감은 천지차이다. 결국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진정성, 맬컴과 마리의 외양으로 드러난 진정성은 일원화할 수 없는 수많은 정체성의 차이인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정체성들의 충돌, 한 개인의 인생과 또 다른 개인의 인생이 총체적으로 충돌하는 과정을 맬컴의 말마따나 실로 영화적으로, 멋진 아이디어와 기교로 담아낸다. 우선 흑백으로 촬영된 영화는 인종문제에 감춰지기 쉬운 수많은 정체성의 갈등을 보다 명백하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세상이 전부 흑백인 세계에서 배우들의 피부색보다는 배우들의 입으로 전달되는 내용 그 자체에 더 주목이 간다.
스크립트를 쓰는 맬컴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와중에도 하나하나 말로 설명하는 것에 비해 마리가 잠깐의 소극을 보여주며 맬컴에게 자신의 심정을 이해시키는 방식 역시 그 자체로 영화적이다. 영화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는 심금을 울리는 대사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배우의 연기력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저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두 주인공 사이에 오가는 대사, 표정, 제스처 안에 녹여내는 것 역시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가장 진정성 있게 풀어놓는 방식으로 보인다. 그 결과 미니멀한 연출을 만난 젠데이아 콜먼과 존 데이비드 워싱턴의 연기력은 더욱 빛난다.
5. 2시간에 걸친 격렬한 언쟁은 맬컴과 마리가 거듭 싸우는 와중에도 거듭 키스와 스킨십을 서로에게 퍼부은 것처럼 화해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서로를 잡아먹을 것 같던 상처 주는 말들의 형언으로 가득하던 영화의 결말은 아무런 대사 없이 조용하다. 화해하는 모습을 원경에서 뒷모습만 잡을 뿐이다. 어째서일까.
서로가 감추어 두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후련히 털어냈기 때문은 아닐까. 비로소 서로의 세계와 상황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의 대화, 폭언, 언쟁, 고함이 없어도 진정으로 서로에게 감사함을, 존중을,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마치 영화가 온전히 맬컴과 마리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영리하고 신선하게 만들어진 것처럼. 동시에 가감 없이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모두 낼 수 있었던 것처럼. 그렇기에 이처럼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온 두 사람의 충돌을 진정성 안에 써 내려가는 <맬컴과 마리>는 실로 영화적인 영화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사랑싸움의 이면에서 벌어진 진정성 있는 인생, 영화, 세계의 충돌과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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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드리의 솔루션북] 끝장리뷰 | 결말해석 | 상승과 하강 | 공드리월드 분석 | 해결-책(솔루션북) 상징 | 파편화된 의식의 총합
([공드리의 솔루션북](2024)은 씨네랩(cinelab) 측에서 제공한 시사회권으로 관람하였습니다)
[공드리의 솔루션북](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말하는 대로
Chapter 2 상승과 하강
00:00 공드리의 솔루션북
01:10 말하는 대로
03:12 해결-책
04:02 상승과 하강
06:04 결말해석
07:05 별점 및 한 줄 평
07:23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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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은 내가 쓸게, 머리는 니가 쓸래? 골 때리는 도적들의 유쾌한 어드벤처⚔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메인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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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 "대단한 싸이코였네요 ?" 재영: "인정" ? 대화의 온도부터 다른 극과 극 두 사람, 컴공과 아싸 추상우와 시디과 인싸 장재영 두 사람이 펼쳐나갈 캠퍼스 로맨스, 왓챠 오리지널〈시맨틱 에러〉 2월 16일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