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2-03-07 08:41:13
<더 배트맨> 자기 자신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탐정
<더 배트맨> 리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알프레드(앤디 서키스)'의 조력을 받고 '제임스 고든 경위(제프리 라이트)'와 협력하며 어둠 속에서 고담시의 범법자들을 응징해 온 '배트맨/브루스 웨인(로버트 패틴슨)'. 그는 고담 시장 선거를 앞두고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폴 다노)'가 연쇄 살인을 벌이기 시작하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리들러가 남긴 단서를 쫓아 '캣우먼(조 크라비츠)', '펭귄(콜린 파렐)', '카마인 팔코네(존 터투로)'를 차례대로 만나며 증거와 정황을 파악하던 배트맨. 그러나 수사를 계속할수록 그는 모든 증거가 자신과 자신의 부모님의 가려진 과거를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가운데, 배트맨은 개인적인 복수와 공적인 정의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다.
팀 버튼의 <배트맨>부터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또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관객들과 함께 한 배트맨. 이처럼 슈퍼 히어로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트맨이지만, 사실 그의 역할은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과는 달랐다. 그간 배트맨 영화는 배트맨/브루스 웨인만큼이나 그의 빌런들에게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쏟아 왔다. 실제로 펭귄과 베인, 라스 알 굴 같은 수많은 캐릭터들은 지금도 관객들의 뇌리에 남아 있으며, 특히 그의 숙적인 조커의 경우에는 단독 영화로도 흥행과 비평 양 측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이전까지의 배트맨 영화가 하지 않았거나 미처 못했던 일을 대신하는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은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조커>(2019)의 그림자가 진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다채롭게 장르를 바꾸어가며 영웅이기 이전에 한 인간인 2년 차 배트맨의 내면과 심리를 진득하게 풀어내는 <더 배트맨>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탐정 영화로서 <더 배트맨>
너무나도 익숙한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들여다보기 위해 <더 배트맨>이 선택한 방법은 간단하다. 배트맨 고유의 정체성, 곧 탐정이라는 정체성을 고찰하는 것이다. 애초에 DC 코믹스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디렉티브(탐정) 코믹스에서 배트맨 탐정으로 처음 등장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원형으로의 회귀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영화는 리들러의 범죄 현장으로부터 경찰들과 과학수사 요원들도 놓치는 여러 단서들을 침착하지만 신속하게 포착하고, 이를 토대로 리들러의 목적을 추리하는 배트맨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비춘다.
동시에 영화는 배트맨의 탐정 활동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그가 겪는 부작용과 피해도 공들여 묘사한다. 특히 작중 탐정 배트맨이 프로파일러에 가깝게 묘사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탐정 영화로 출발한 <더 배트맨>이 심리 스릴러를 거쳐 종국에는 히어로 영화로서 마무리될 수 있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 내리는 날씨와 암부가 짙은 배경을 통해 살려낸 누아르적 분위기가 이 영화의 특장점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반부에 브루스 웨인은 자신이 그림자 속에 숨어 있을 거라는 범죄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자신이 바로 그림자라고 독백한다. 그 말대로 배트맨은 고담 시의 다른 경찰들과 달리 범죄자적 사고(thinking like a criminal)에 능하다. 그는 철저히 범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이해하고 이용하며, 범죄자들의 특정한 욕구, 경험, 그리고 관념을 쫓을 줄 안다. 이는 돈 미첼 시장의 집을 감시하는 리들러의 시점과 캣우먼을 관찰하는 배트맨의 시점이 연출된 방식이 동일한 이유다. 그래서 고든이 풀지 못하는 리들러의 수수께끼를 오직 배트맨만이 풀고, 그만이 리들러가 숨겨놓은 힌트를 찾아내고 해석할 수 있다.
심리 스릴러로서 <더 배트맨>
하지만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선악의 저편> 속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대로, 프로파일러인 배트맨은 악을 들여다보다 깊은 고통을 겪는다. 범죄자의 입장이 되어서 범죄자의 심리를 통해 사건을 해석할 때 프로파일러의 자아는 방향을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작중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 활동에 매진하느라 재벌이자 기업인으로서의 공적인 삶과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개인적 삶의 끈을 놓아버린다. 또 밤이 익숙해진 결과 낮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고, 또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 까 봐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더 배트맨>은 배트맨과 다른 캐릭터 간의 '관계성'을 마치 거울처럼 활용해 탐정 영화에서 심리 스릴러로 자연스레 장르를 전환시킨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프로파일러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범죄자나 피해자에게 전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영화가 브루스 웨인의 내적 갈등과 고통을 그가 쫓고 만나고 대화하는 주변인들에게 투영시켜 외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는 배트맨의 수많은 빌런과 조력자들이 한 영화 속에 빼곡히 등장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진실을 사이에 둔 채 변화하는 브루스 웨인과 팔코네의 관계, 또 그와 알프레드의 갈등과 봉합은 액션신 없이도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배트맨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계기를 보여주는 배트맨과 리들러의 관계다. “나는 복수다”라고 되새기며 범죄자들을 제압하던 초반부의 배트맨. 그런 그 앞에 선 리들러와 그의 추종자들은 자신들에게 무관심했던 고담시를 향해 마치 '외로운 늑대(lone wolf)'처럼 그저 복수하는 것뿐이라고 대답한다. 그 순간 부모님의 죽음으로 인한 두려움과 복수심을 범죄자들에게 쏟아내며 해소하던 배트맨은 자신의 모습이 그가 혐오하는 범죄자들과 결코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배트맨이 어떤 존재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 앞에 선다. 이에 더해 그와 캣우먼과의 로맨스도 같은 맥락에 위치한다. 사적인 복수와 공적인 정의를 동일시하던 배트맨과 달리 그 둘이 완전히 항상 같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캣우먼 역시 배트맨으로 하여금 그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고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영웅 서사로 귀결되는 <더 배트맨>
이처럼 배트맨이 리들러의 수수께끼로부터 스스로에 대한 의심, 고민, 갈등을 마주한 순간, <더 배트맨>은 장르를 심리 스릴러에서 히어로 영화로 바꾼다. 그 질문과 고뇌에 대한 답, 곧 영웅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배트맨을 비추기 위함이다. 배트맨은 리들러와 그의 추종자들을 보면서, 또 캣우먼과 자신의 차이를 자각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한다. 리들러의 수수께끼와 캣우먼의 인생사를 통해 자신의 사적 복수와 공적 정의가 같은 의미일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공포의 상징이었던 배트맨은 자신을 가득 채우고 있던 분노와 복수심을 떨쳐내고, 희망의 상징으로 변모하고 또 성장한다.
그래서 홍수가 고담시를 덮치고, 시민들이 위기에 빠진 절체절명의 순간에 배트맨은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스스로를 어둠과 복수에 동일시하며 그림자 속에 머물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그림자 밖으로 나와 누구보다도 먼저 시민들을 구하러 나선다. 사람들에게 손을 건네고, 어둠 속에서 조명탄에 불을 붙여 길을 인도하고, 어둠에 갇힌 이들을 환한 빛이 비치는 바깥으로 이끌어 준다. 계속해서 누군가의 발자취만 쫓던 그가 다른 이들을 위해 먼저 발자취를 남겨주며, 공포의 화신이 아닌 영웅으로 자리매김한다.
배트맨의 영웅 서사는 앞뒤로 신화적 표상이 가득하기에 더욱 풍성하게 느껴진다. 리들러의 살인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함께 들려준다. 이 노래의 가사가 그리스도이자 메시아인 예수의 탄생을 마리아에게 알려주는 내용임을 생각해보면, 영화의 오프닝은 리들러의 악행으로부터 배트맨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듯 보인다.
이는 <더 배트맨>의 묵시록적인 결말부와도 직결된다. 요한 묵시록은 일곱 번의 재앙이 일어난 후에 예수가 재림하고 신의 나라가 도래할 것을 약속한다. 그런데 마침 일곱 대의 차에서 일어난 폭발로 인해 고담시는 구약 성서의 내용과 노아를 연상케 하는 홍수에 휩싸여 버렸고, 그 순간 배트맨은 사람들을 구하며 영웅으로 성장한다. 그래서 영리한 수미상관을 보여주는 <더 배트맨> 속 영웅의 성장은 누아르 장르의 어둡고 진득한 분위기가 더해져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플롯을 빛내는 영리한 연출
한편, 맷 리브스 감독의 유려하면서도 직관적인 연출은 배트맨의 각성과 성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준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는 인물의 시점이 상당히 중요하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리들러의 시점에서, 배트맨의 시점에서 대상을 관찰하고 지켜보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다. 이때 배트맨의 시점에 주목해보면, 그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망원경이나 카메라 등의 도구를 이용해도 배트맨은 초점이 맞지 않거나 흐릿한 시야에 갇혀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시야는 점점 뚜렷해지면서 넓어지며, 마지막 순간에 그는 가장 높고 탁 트인 공간에서 고담 시의 모든 것을 조망할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흥미로운 연출 방식이다. 우선 복수심에 눈이 멀어 자기 자신도 고통에 빠트릴 정도로 범인을 쫓는 일만 집착하던 한 탐정이, 자신의 한계를 깨고 영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직관적으로 담아내기에 영리하다. 또한 배트맨이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해 알 수 없는 과거에 괴로워하던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확실한 과거를 알지 못해도 브루스 웨인이 집착과 미련을 내려놓고 순간 답답하던 시야가 넓게 트이는데, 이정면은 마치 진실을 확신하지 못해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때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다고 말하는 듯 보인다.
또한 긴 러닝타임 때문에 느슨해지려는 찰나마다 등장하는 강렬한 액션신도 인상적이다. 특히 한 템포를 쉬고 본격적인 액션을 보여주는 예열의 미학이 돋보인다. 관객을 순간적으로 작중 범죄자 혹은 빌런의 입장에 서게 만들면서 배트맨을 마주하는 그 두려움과 공포감을 온몸으로 함께 맛보게 하여 배트맨이 왜 공포의 상징인지를 단숨에 납득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다섯 개의 액션 시퀀스 중에서 전복된 펭귄의 시점에서 배트맨을 보여주는 펭귄과의 추격전이 유독 뇌리에 각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더 배트맨>에 단점이 없지는 않다. 일단 전반적으로 최근 트렌드와는 동 떨어진 스타일의 영화인 점이 호불호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결정적인 단점이다. 단순히 절대적인 영화의 시간이 길거나 볼거리(액션)나 스토리의 강약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니다. 몇몇 캐릭터들의 서사가 과연 적합한지 의문이 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메인 빌런인 리들러의 경우 그의 범행 과정은 상당히 복잡한 데 비해 그의 동기는 상대적으로 평면적이라서 그 괴리감이 적지 않다. 배트맨의 성장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인 캣우먼의 활용법 역시 그녀의 존재감과는 별개로 아쉬움이 남는다. 배트맨의 이야기와 별도로 전개되는 개인적인 서사가 다소 과한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트릴로지의 시작을 알리는 <더 배트맨>이 지나칠 수 없는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배트맨 영화 중에서도 유달리 이질적이고, 세계관 연계에 집중하는 근래 많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과 달리 묵직하고 우직하게 히어로 본연의 의미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신선함을 선사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배트맨>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고 논쟁이 되기에 오히려 특별한, <로건>과 <조커>의 뒤를 잇는 모험적인 히어로 영화의 비장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새로운 배트맨 케이브로의 깊고 어둡고 진득한 초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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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으로 가득한 비현실적인 세상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감상 및 해석
-영화 <무드 인디고> 스포일러 포함 / 기억에 의지해 쓰느라 실제 영화와 다른 부분이 존재할 가능성 있음.치즈 (CHEEZE) - 무드 인디고 (Mood Indigo)
사랑은 추상적인 개념인만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무드 인디고는 색감과 독특한 연출로 감정을 전달한다. 알록달록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하던 나날이 흑백으로 변해버린다거나. 뭐 그런. 내 기준에서 이 영화의 연출은 상당히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무드 인디고의 세상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존재한다. 스케이트를 타다 간단한 이벤트에서 우승하기 위해 몸이 풍선인형처럼 길어져도, 말하는 새가 이벤트를 담당해도, 음악을 틀어놓으니 방이 둥글게 변해도, 어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의 다리가 고무마냥 길어져 마음대로 움직여도, 다리 달린 자명종이 사방을 기어다녀도 신경 쓰지 않는다. 보는 이들의 비현실이 곧 그들의 현실이기 때문에. 그 세상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서. 우리의 자명종이 움직이지 않고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처럼, 팔과 다리가 마구잡이로 길어지지 않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라서다.
무드 인디고는 낭만을 이야기한다. 인연의 시작과 슬픈 끝까지 그토록 낭만적이고 아름다울 수가 없어서 오히려 끝맛이 씁쓸하다.
폐에 핀 수련. 수련을 죽이기 위해 필요한 꽃들. 몸에 대고 있는 것만으로 시들어버리는. 수련을 확인하기 위한 장치. 콜랭이 불량품을 만들어낸 일자리까지. 영화의 후반부에는 온갖 비현실적인 것들이 가득하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나는 콜랭의 옆에 서 있었다. 어떤 영화는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보는 이를 내쫓는다. 개인적으로 무드 인디고는 그렇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내가 스스로 콜랭의 곁에서 벗어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영화였다. 콜랭과 클로에, 시크 그리고 나. 나는 인물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나의 내면을 살펴본다. 어떤 영화는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클로에와의 첫만남에서 콜랭은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공감성 수치를 느끼다 못해 영화를 중간중간 멈추면서 봐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둘은 서로에게 이끌렸고, 다음날 데이트를 했다. 어딘가 이상하면서도 낭만적인 데이트를. 공사 현장에서 구름을 타고 날아다니는 둘은 정말 행복해보였다. 현실과 가장 동떨어져있으면서 인물들의 행복을 잘 느낄 수 있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그들이 구름 모양의 무언가를 탄다는 걸 알았기에, 이 장면을 봤을 때는 가장 먼저 반가웠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두 번째.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일까 고민하는 게 마지막. 나는 영화의 끝까지 무드 인디고의 독특함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영상미에 시선이 빼앗겨 홀린 것처럼 영화를 보다가도 의미를 찾기 위해 시간을 들였다. 그렇게 했는데도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는 장면도 많다.
실제로 초중반부는 꽤 지루하다. 영화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면서 봤고, 또 이야기가 이렇게 됐는데 이 정도가 남았다고? 라는 생각도 종종 했다. 그러나 색을 잃은 후반부는 나름 몰입하면서 봤다. 내가 콜랭이 된 것처럼 찌푸려진 미간이 펴질 생각을 않더라.
시크와 알리즈에 대해서도 몇 마디 얹자면 보는 내내 시크는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우상을 좇느라 현실을 뒤로 하고, 그 현실에 속한 알리즈는 상처 받고. 그럼에도 둘은 사랑을 했다. 시크의 우선순위가 우상이었을 뿐. 알리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싶은 건지 뭔지 돈이 생기면 있는 족족 그 우상한테 부어버리는데 어떻게 계속 만났지?
시크가 죽는 장면... 이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번 돌려봤다. 총을 맞은 시크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꽃과 비슷한 무언가가 되는 연출이 좋았다. 알리즈는 자신을 위해 파르트르를 죽이고, 시크는 파르트르에 의해 죽는다. 딱 봤을 때는 죽은 줄 알았던 파르트르가 튀어나와 의문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자아의 실존성'과 관련 있지 않을까 싶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알리즈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시크의 죽음 이후 알리즈는 어떻게 살았을까. 감옥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시크의 뒤를 따라갔을까. 그것도 아니면 지금 알리즈는 무엇을 하고 살까.
영화를 다 보고 일상을 살아가던 중 문득 책에서 본 구절이 생각났다. 내가 처음으로 책에 밑줄을 그은 문장이었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문장. 무드 인디고와 결이 비슷한, 사랑에 대한 프레드릭 베크만의 정의. 솔직히 이 책과 맞지 않아 읽다 관뒀는데, 다시금 문장을 곱씹으니 책을 끝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나면 처음부터 도전해봐야겠다.
생각이 나는 대로 막 쓰다보니 가독성도 떨어지고 내용도 별로인 리뷰가 되어버렸다. 세상 어딘가에는 이런 리뷰도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다음에 볼 영화를 찾아야겠다.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싶은데 보다가 울 거 같아서 고민 중.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베크만 中-
에디터 : 고삼_한국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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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가질 수 없는 공허함
결국 가질 수 없는 공허함
영화 <노 엔드>감독] 나데르 사에이바르
출연] Vahid MOBASSERI, Shahin KAZEM NAJAD, Fahime JAHANI, Narjes DELARAM
시놉시스] 아야즈는 자기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남편이다. 처남은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이란을 떠나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어느 날 그가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처남이 돌아오면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할지 모른다는 염려에 아야즈는 작은 거짓말을 한다. 비밀경찰이 집에 와서 수색을 하고 갔다는 거짓말. 비밀경찰이 아직 감시 중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처남이 이란으로 돌아오는 걸 포기할 거라 기대한 것이다. 문제는 진짜 비밀경찰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아야즈의 거짓말은 진짜 비밀경찰이 처남을 추적하는 빌미가 되고, 아야즈는 이웃과 가족을 고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상 깊었던 영화 노 엔드. 노 엔드는 이란의 한 가정을 보여주면서 결국 됨루림되는 가난이라는 사회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연기를 처음하는 사람이라니
영화 노 엔드는 아야즈의 심리를 쫓는다. 아야즈의 기쁨, 불안, 해방감, 공포, 절망감 등 행복했던 아야즈의 모습부터 형님이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은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며 집을 사수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며 애를 쓰기 시작한다. 비밀경찰에 끌려와 모든 일을 자백하면서 두려움을 떨며 바지에 실수를 하기도 하고, 이제 고백을 다 했으니 비밀경찰에서 해방되는 줄 알고 행복해하던 그의 모습, 하지만 다시 찾아온 경찰에 절망감을 느끼는 그 감정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표현을 하고 있어서 이란의 유명한 중년배우인 줄 알았다. 게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결국 자신에게 남은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공허함을 담아내는 그 눈빛과 메마른 목소리까지. 이런 감정들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이 배우는 정말 이란에서 인기가 많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감독과의 gv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바로 아야즈 역을 맡았던 바히드 모바세리가 이번 영화가 데뷔작이었다. 그 전까지는 평범하네 생업을 하던 시민이었다가 나데르 사에이바르 감독에게 발탁되어 처음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그동안 저 끼를 어떻게 감추고 살았을까? 얼굴에 그렇게도 다양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었을까? 처음보는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과장하거나 소극적인 부분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서 원석 같은 배우를 발견한 감독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고, 첫 연기라는 두려움 속에서도 아야즈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바히드 모바세리에게 더 큰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결국 되물림되다
영화 노 엔드는 한 집안의 가장이 목을 메며 자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버지가 목을 메 자살한 것을 본 어린 아야즈는 그 모든 원인이 자신을 보호해 줄 울타리, 집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버지는 월세를 낼 돈이 없어서 집에서 내쫓길 위기에 처하고 더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아버지는 자살을 선택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아야즈는 자라면서 부잣집 딸과 결혼을 해서 꼭 자신의 집이 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 현재 자신의 능력으로는 절대 집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아내가 집이 있다고 생각하고 결혼했지만 사실 그 집은 오빠의 것이고, 오빠가 다시 이란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자 가족들에게 거짓말을 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자신의 과오를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아야즈는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똑같이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목을 메달고 자살하고 만다. 자신의 아버지와 똑같은 삶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통해서 이란 사회가 계층 간 이동이 자유롭지 않고,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다른 출발선상에 있는 사람들은 따라잡을 수 없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가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연 아야즈가 꾼 꿈은 헛된 꿈이었을까? 집이 없이 태어난 사람들은 집을 갖는 것을 꿈꾸면 안되는 것일까? 각자 꿈꿀 수 있는 한계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영화 노 엔드는 새로운 배우의 발견과 함께 사회적 메시지 역시 좋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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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영원을 향해
영화를 처음 여러 번 보게 만든 영화가 매트릭스였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 후유증이 이렇게 오래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던 첫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였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 보다 영화가 더 재밌어져 소위 명작이라고 말하는 영화들을 하나씩 찾아보던 때가 있었다. 그중 나에게는 박찬욱 감독 영화가 가장 여운이 길게 남았고 항상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영화 개봉 전 인터뷰에서 감독이 자극적인 장면이 는 15세 관람가에, 자신의 영화가 아닌 순수한 로맨스 영화로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면서도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던 것 같다. (이후 스포일러)
출처: 유튜브 영화
영화에서 드러나는 내용만을 단순하게 따져보면, 이 영화는 불륜 영화에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계속 등장하는 자극적인 영화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본 이후 든 생각은 '나는 왜 이런 영화를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였다. 라라 랜드, 어바웃 타임, 혹은 건축학개론 같이 정말 유명한 영화들을 볼 때 보다도 더 두근거렸다. 아무래도 영화를 여러 번 볼수록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배우들의 표정 연기에 압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유튜브 영화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여운이 길게 남을까를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이유는 영화에서 시종일관 흘러나오는 '안개'라는 노래인 것 같다. 음악 자체가 눈으로 보이는 장면들에 너무 잘 어울리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두 배우의 분위기와 감정이 노래의 음과 가사에 딱 맞아서 묘한 감정으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노래 때문인지 영화 속에서 계속 비가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출처: 유튜브 영화
영화 속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을 꼽자면 초반에 해준이 서래를 취조하고 감시하는 장면이다. 만약 내가 경찰과 용의자의 로맨스를 다루는 글을 쓰게 된다면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장소를 배경으로 할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취조의 과정은 소개팅처럼 보이고 감시의 과정은 데이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해준이 냄새를 맡는 장면을 봤을 때 사랑이 서로의 향기를 맡는 거라는 버스커버스커 '향수' 가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안개와 같은 상황에서 대화와 관찰, 기록을 통해 끝없이 파고들고자 하는 것은 수사와 사랑이 맞닿아있는 지점일 수도 있겠다.
출처: 유튜브 영화
여주인공이 중국인인 이 영화는 서래가 '붕괴'라는 말의 뜻을 알게 됨으로 1부를 끝낸다. 후반 해준은 자신이 언제 사랑한다는 말을 했냐고 다그치지만, 서래에게 있어 해준이 했던 붕괴되었다는 말은 곧 사랑한다는 말 이상의 말이었을 것이다. 사랑 고백도 아닌 말을 녹음해 힘들 때마다 듣곤 했다는 것만 봐도.. 이 지점까지 보았을 때는 둘 사이 타이밍이 어긋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었다.
출처: 유튜브 영화
1부는 삶의 목적이 없거나 결핍이 있어 불면증에 시달리고 졸음운전을 하고, 드라마를 보다가 소파에 앉아서 졸던 두 사람이 서로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침내 사랑하게 되어 자신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던 직업윤리를 버리면서 붕괴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이후 둘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살지만, 결핍이 채워졌던 곳은 더 크게 비어 이전보다도 못한 생활을 이어간다. 서래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을 만날 수 없을' 방법으로 해준을 찾아가며 2부가 진행된다.
출처: 유튜브 영화
작중에서 해준은 해결하지 못한 미결 사건들의 사진을 방에 붙여놓고 잠을 잔다. 서래가 해준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 서래는 처음으로 미결사건의 뜻을 알게 되었다. 둘의 마지막 대화 때, 서래는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한다. 해준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유보다는 사랑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더 이상 상대를 붕괴시킬 수 없던 서래는 자기 자신이 미결 사건이 되어 영원한 사랑을 만드는 마지막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다.
출처: 유튜브 영화
핸드폰을 바다에 버리는 것이 1부에서 해준의 사랑 방식이었다면, 2부에서는 서래가 똑같은 말을 하는 것도 영화의 핵심인 것 같다. 1부에서 녹음하는 사람은 해준이었고 2부에서 녹음하는 사람은 서래였던 것처럼. 결국 서래는 자기 자신을 바다에 버림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최후에 최후에야 해준은 상대의 의도를 깨달아 해가 질 때까지 서래를 찾으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바다를 좋아한다'는 대사를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계획을 다 이루고 바다를 택한 서래와 산으로 대표되는 '친절한 형사님'인 해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통화에서 서래가 가장 중요한 대사를 중국어로 말했던 것은 항상 해준의 얘기를 번역하고 붕괴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랑을 키웠던 자신의 입장을 해준도 겪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유튜브 영화
영화의 주인공이 살인범과 불륜 남인 것은 변함없지만 피를 싫어하는 상대를 위해 수영장의 피를 다 빼고 청소하고, 삶의 근간이 되는 직업윤리를 버리기도 하며, 상대를 만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이면서 가장 낭만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
출처: 유튜브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고 떠올랐던 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낮은 곳으로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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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적 장치를 빌린 인간의 이중성을 다룬 영화 <도그빌>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세트 였다. 항상 영화를 볼 때 장소가 바뀌고 실제 현실 에 있는 장소 같은 세트의 영화만 보다가 연극처럼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영화 속에서 진행 되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했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이 공간이 어색해서 뒷부분에 이 곳을 빠져나와서 다른 장소가 나오길 기대하기도 했다. 근데 영화를 보다 보니 이 세트에 익숙해져 갔고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공간 마다 경계를 나누는 벽이 없어서 감시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고 앞 뒤가 다 막혀 있어서 답답한 느낌을 극대화 한 것 처럼 보였다.
그레이스가 자신이 속해 있던 갱을 떠나 착하게 살기 위해 혹은 평화로움을 꿈꾸고 도그빌로 도망쳐왔지만 도그빌도 겉으로는 평화로우면 모든걸 회의로 정하는 민주적인 마을 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의 다시 약자와 강자가 나뉘어지고 젊은 여성은 또 눈요기거리가 되고 만다. 착하고 고분고분한 그레이스가 어느 순간 무시를 당하는 존재로 전락 하게 된다.이런 그레이스가 불쌍해보이기도 하였고, 왜 반발을 하지 않는지 답답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누구나 자신보다 만만해 보이는 상대가 있으면 우위를 점할려고 하고 항상 새로운 약자를 찾아 자신의 우월감을 채우려는 것이 추한 인간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레이스가 성폭행을 당하고 누워있는 장면이 특히 이 세트의 특성이 잘 보였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그레이스는 도그빌 주민에게 성폭행을 당하는데 옆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 다닌다. 천장에서 이 세트를 비추었을 때, 그레이스가 굉장히 작고 약자처럼 보였다. 도그빌 주민들의 입장에선 방이 다 나누어져 있어서 보이지 않는 공간이겠지만 내가 보는 입장에서는 한쪽은 성범죄를 당하고 있고 한쪽은 아무렇지 않게 할 일을 하고 있는게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이 마을 주민들의 이중성을 보여주었다고 느껴졌다.
도그빌 주민 중에서 가장 오만하다고 느껴진 캐릭터는 톰이었다. 자신이 철학자,지식인인 척하고 그레이스를 위해 도와줄 것 행동 하더니 배신을 때린다. 그리고 마지막 죽기 전까지 소설 에다가 써도 되지? 라고 하는 모습이 허울뿐인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그레이스가 톰을 쏘는 장면이 가장 통쾌하기도 하였지만, 그레이스가 다시 갱으로 들어가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또한 왜 제목이 계속 도그빌일까 궁금 했는데 마지막에 개와 같이 목줄을 찬 그레이스와 유일한 동물인 ‘모세’만 살아 남은 것과 마지막에 개만 살아남은 것을 보고 도그빌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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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공주>,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에서 촬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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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비 가수 할리 베일리가 ‘에리얼’ 역으로 출연하는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촬영이 수정처럼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섬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롭 마샬 감독을 포함한 <인어공주>의 제작진들이 몇 주 안에 사르데냐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촬영은 런던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사르데냐 섬의 북쪽 해안에 있는 산타 테레사 디 갈루라의 작은 해변 마을로 옮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은 매우 깨끗하고, 바위로 가득한 해안가뿐만 아니라 청동기 시대의 유물로 유명한 곳이라고 알렸다.
사르데냐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어공주>의 촬영은 올해 초여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또한, <인어공주> 촬영을 위해 300여 명의 제작진이 총 3개월 동안 이 섬에서 거주할 것이라고 전했다.깨끗한 자연과 ‘누라게’라고 불리우는 신비한 고대 돌탑이 어우러진 이 섬의 꿈같은 풍경을 지닌 사르데냐 섬은 이미 고전 영화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와 조지 클루니 감독의 TV 시리즈 <캐치-22>(2019)의 촬영이 이루어진 곳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스트리밍 되고 있는 2020년 멜로 영화 <가질 수 없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갤 가돗, 드웨인 존슨 그리고 라이언 레이놀즈 등이 출연하는 넷플릭스의 <레드 노티스>에도 나오는, 세계적인 작품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로케이션인 셈이다. 자연 친화적인 정신에 따라, 사르데냐 섬에서 촬영된 작품들은 소위 ‘그린 세트 프로토콜(Green Set protocols)’을 존중하도록 만들어진다고 한다.
<인어공주>는 2020년 제작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촬영지 지연되었다. 인간을 꿈꾸는 인어공주 ‘에리얼’ 역을 맡은 할리 베일리를 제외하고, 멜리사 매카시가 ‘우르슬라’ 역으로, 하비에르 바르뎀이 ‘트리톤 왕’ 역으로, 조나 하우어-킹이 ‘에릭 왕자’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영화에는 아카데미 4회 수상에 빛나는 작곡가 앨런맨킨과 <해밀턴>으로 유명한 린-마누엘 미란다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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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언 박성광의 감독 데뷔 영화 '웅남이' 스포일러 포함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웅남이
(23.03.22 개봉)
감독: 박성광
출연: 박성웅 등
코미디언 박성광 님의 상업 영화 데뷔작 '웅남이'!
원래 연출과를 나오셨고 감독의 꿈이 있으셨다고 해요
어느 평론가의 이 바닥이 만만하냐는,, 평을 봤는데
그 정도로 재미없진 않았거든요
제가 개화냈던 소울메이트보다 20배는 나았고요
첫 데뷔작 치고 이 정도 센스면 괜찮다 싶었어요
물론 저는 앞뒤 안 가리고 웃기기만 하는
킬링 타임용 영화도 좋아하고
개그맨 특유의 말장난도 좋아하기에
개취일 거 같긴 합니다
사실 이렇게 좋았다~ 고 해도
리뷰를 쓰면 아쉬웠던 점만 나열하게 되긴 해요
'웅남이'는 오락성과 작품성,,
둘 다 잡으려다 둘 다 애매하게 놓친... 영화였어요
오락성만 가지고 간 코믹 영화엔 <컴백홈>이 있는데요
제가 정말 안 좋아하는 조폭+느와르였음에도
2022 TOP5영화에 꼽힐 만큼 배꼽 잡았거든요
'웅남이'는 <싱크홀>처럼
무언가 교훈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라서
오락성만 챙겼어도 제몫은 했을 영화인데
아무래도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이었는지
어떻게든 진지함을 몇 스푼 첨가하려 하더라고요
그러나 그 진지함이 몇 초 못 간다는 점
그리고 모든 캐릭터가 박성광 님 같았달까요
창작자는 본인의 모습을 캐릭터에 녹인단 말이 있긴 한데
제가 지금껏 개콘 등에서 봐 온
박성광 님의 모습과 흡사한 캐릭터만 열댓 명이었어요
그러니까 남녀노소 성향 다른 캐릭터가 10명이 넘는데
다 박성광 같은 말투를 구사하고 있는......??
그래서 정말 웃기다! 하는 장면도
다같이 웃기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더라고요
캐릭터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불필요한 캐릭터가 너무 많아요 ㅠㅠ
이이경 님도 같이 무대인사 돌길래
투 탑인가 보다 했거든요 근데 아니었음...
그냥 일개 친구일뿐인데,, 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
근데 그 독특한 캐릭터가 한둘이 아니에요
여사친은 술에 집착해서 웃기고,
여경은 욕을 잘해서 웃기고, 남경은 철없어서 웃기고,
아주 자암깐 나오는 단역까지도 어이없어서 웃기고
그렇다 보니 장면마다 힘 있게 웃기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피식거리게만 된달까요
그리고 스토리 개연성이 좀 약했어요
웅남이에게 형제가 있거든요
(박성웅 님 1인 2역)어쩌다가 둘이 떨어지게 되었고
각자 엄마, 아빠와는 어떤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풀어 줬으면 했어요
웅복이는 왜 아빠를 죽이려다가 못 죽였으며......
(어릴 때 챙겨 줬긴 한데 감정선이 이어지진 않음)차라리 처음부터 웅남-웅복 구도로 갔어야
엔딩에서 웅복이가 폭탄을 떠안을 때 슬펐을 거예요
그리고 폭탄 자기가 떠안았으면서
어떻게 돌아왔는지 설명 1도 없이 해피로 끝남,,, (??)
그리고 감독만 알고 가는 게 지나치게 많은 느낌?
웅남이가 25년만 살 수 있다는 오해를 했을 때
아빠의 말은 그게 아니었다는 건
그냥 바로 뒷장면에 배치했어도 좋았을 거 같은데
끝까지 모르쇠하다가 쿠키처럼 나오더라구요
추측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만,,
관객은 알고 웅남이만 몰랐다면 더더 웃겼을 거 같아요!
역시 리뷰 쓸 땐 좋은 말을 안 하게 되네요... 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값은 아깝지 않았어요
중간에 나갔다는 평이 있던데
전 그 정돈 아니었습니다 하하
쿠키가 가장 웃기다고 하던데 ㅋㅋㅋㅋㅋㅋㅋ
쿠키 스포 하자면 정우성 님이 깜짝 등장하십니닷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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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중기 스타일의 액션 /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 / 보고타: 기회의 땅 / 권해효, 이희준의 물오른 연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보고타: 기회의 땅"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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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재개봉 예고편
길을 걸을 땐 보도블록 경계선을 밟지 말 것.
식사는 정해진 식당, 정해진 자리, 정해진 메뉴로 할 것.
귀가 후에는 문 걸쇠를 위아래로 5번씩 돌려서 확인.
손을 씻은 명품 비누는 한 번 사용하고 버릴 것.
이웃과는 말을 섞지 말 것. 특히 강아지는 최악이야!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규칙 속에 살아온 소설가 ‘멜빈’
그에게 세상의 따뜻함을 알려준 것은 다름 아닌 두 명의 이웃?
처음으로 사랑의 떨림을 알려준 ‘캐롤’
처음으로 우정의 깊이를 알려준 ‘사이먼’
여기, 부드럽게 번져 세상을 꽉 채우는 세 사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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