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2-02-12 22:16:32
명탐정 포와로의 심리 추리극
-<나일 강의 죽음>(2022)
돈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직장이나 사업을 해서 돈을 번다. 어느정도 기본 생활이 해결될 정도로 돈을 벌면 거기서 조금 더나아가 부를 축적하는 단계를 지향한다. 그렇게 축적된 부에 따라 각자의 생활 수준이 달라지고 결국에는 빈부격차라는 아주 작은 틈이 점점 커지게 만든다. 그래서 그렇게 달라진 격차는 점점 더 돈을 지향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돈에 얽매이고 그것 때문에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삶의 목적이 돈을 벌고 부를 축적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다르게 말하면 돈에 종속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면 그 상황이 정말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많으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생기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사업의 기회도 생긴다. 처음에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돈이 많은 곳에 자연히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가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엄청난 부 주변에 몰린 돈에 종속된 사람들은 사람 때문이 아니라 단지 돈 때문에 몰려든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그 주변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 지난한 과정에서 진심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큰 부를 상속받은 여성과 그 주변인물 사이의 살인사건을 그리는 영화
영화 <나일 강의 죽음>은 엄청난 부를 상속받은 여성인 리넷(갤 가돗)과 그 주변 인물들을 담은 영화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 스릴러지만 부자인 리넷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리넷 주변에 있는데, 가장 가까운 인물은 약혼자인 사이먼(아미 해머)이다. 직전에 리넷의 친구인 재클린(에마 매키)과 연인관계였던 그는 리넷의 옆에서 정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그는 돈에 대한 관심보다는 리넷의 마음에 더 신경쓰면서 리넷이 가진 부담감을 지워주려 애쓰는 인물이다. 반면에 재클린은 리넷의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사이먼이 리넷과 교제하게 되면서 질투와 배신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리넷의 옆에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은 높아진다.
그 외에도 부크(톰 베이트먼)과 그의 엄마 유페미아(아네트 베닝), 리넷의 옆에서 재정 관리를 하는 친척 앤드류(알리 파잘), 루이즈(로즈 레슬리), 살로메(소피 오코네도)와 그의 딸 로잘리(레티티아 라이트), 베스너 박사(러셀 브랜드), 마리(제니퍼 샌더스), 바워즈 부인(돈 프렌치) 등이 리넷과 사이먼의 약혼 파티에 초대되어 호화 유람선에 탑승하게 된다. 영화 초반 이들의 모습과 행동을 찬찬히 보여주게 되는데, 각자가 가진 사연이 조금씩 소개되면서 각 인물들이 가진 서사와 이해관계를 알 수 있게 된다.
모든 인물이 리넷을 중심으로 모인 인물인데, 전혀 관계 없는 인물인 포와로(케네스 브래너)가 그 배에 탑승하게 되면서 영화는 포와로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가 주변을 살피고 인물들을 세심히 살피게 되는데, 영화의 시선도 그대로 포와로와 같이 움직인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작은 비밀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포와로는 이런 인물들의 특성이나 비밀을 파악하게 되는데 그 과정자체가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의 서사를 긴장감있게 보여주는 심리 추리극
실제로 영화에서 살인 사건은 중반부에서야 등장하게 되는데 그 전까지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부자인 리넷 주변의 인물들이다. 초반에 그렇게 세심하게 이들 각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건, 모두를 의심할 수 있게 하는 동기를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마치 추리소설을 영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물들의 서사를 접하고 나서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누가 살인자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포와로와 함께 머리를 굴리게 된다.
영화 속 리넷은 불행하고 불안해 보인다. 그는 결국 살해당하게 되는데, 그 주변 인물들 모두 리넷을 죽일 수 있는 살인 동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리넷이 죽은 이후에 먼저 보이는 건, 리넷의 안타까운 죽음보다 그가 가지고 있던 거대한 목걸이의 행방과 리넷이 가진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다. 그러니까 리넷의 죽음의 안타까움보다 돈이 먼저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주변에 모인 인물들에 정을 붙일 수 없다. 다들 안타까운 개인 사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건, 영화의 훌륭한 각색대로 이야기가 구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리넷 옆에 누군가는 돈에 종속된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영화는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리넷을 죽인 범인, 그리고 그 이후 누군가를 계속 살해해나가는 범인이 누군지, 그 동기가 과연 돈이었는지는 영화에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감독인 캐네스 브래너는 직접 포와로를 연기하면서 훌륭하게 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연출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유일하게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탐정 포와로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가진 과거 트라우마도 드러낸다. 그렇게 원작에는 없는 포와로의 새로운 개인사를 추가하면서 조금 더 할 이야기가 많은 풍부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은데 특히 인상적인건 재클린을 연기한 에마 매키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 출연한 그는 이 영화에서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생동감있게 영화를 극적으로 만드는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재클린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아네트 베닝이 연기한 유페미아도 인상적인 캐릭터다. 아들 부크의 결혼에 반대하는 엄마 역할인 그는 자유분방한 예술가처럼 보이지만 아들의 여자친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고집을 피우는 연기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중반 이후에 그로 인해 만들어진 영화적 긴장감은 살인사건과 함께 극을 더욱 고조 시킨다.
영화는 포와로가 처음부터 각 인물을 하나씩 만나고,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게 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포와로는 많은 인물들 사이에서 관계를 조율하고 관찰하면서 리넷의 배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정확하게 캐치해낸다. 결국 그는 '돈'에 종속된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면서 '사랑'때문에 벌어지는 인물들의 행동들도 들춰낸다. 그러니까 그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자,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치유하는 계기를 만드는 심리 분석가이기도 하다. 이런 포와로의 활약이 담긴 영화는 아름답고 웅장한 영상과 함께 훌륭하게 촬영되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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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빅 데이터의 축 The Axis of Big Data
감독: 저우타오 Zhou Tao
러닝타임: 58분
시놉시스: 〈빅 데이터의 축〉은 중국 귀주성 산악 지대에 위치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주변 환경을 탐험한다. 이 영화는 데이터 센터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이 시설을 품고 있는 산악 지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영화는 풍경의 본질을 포착하며, 데이터 센터 인근과 그 너머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생활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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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매일 인공지능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을 듣곤 한다. 특이점에 도달했다, 학습하지 않은 내용을 스스로 깨달아 새로운 능력을 함양했다,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지배될 것인가, 기타 등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인공지능이라면, 그 재료는 아마 데이터가 아닐까 싶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한다. 빅 데이터는 그 이름처럼 어마어마한 데이터일진대, 그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 센터 역시 엄청난 전력을 소비한다.
2022년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 사건을 떠올려 보면, 데이터가 인간을 얼마나 지배하는지를 알 수 있다. 고작 카카오가 잠시 멈추었을 뿐인데 큰일이라도 난 듯 호들갑스러웠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지금, 누군가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최첨단을 달리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태어나서 스마트폰이라고는 만져본 적이 없다. 이는 증기기관이 발명되었는데도 걸어서 또는 가축을 타고 이동했던 사람들이나, 전기 시스템이 만들어져도 촛불을 켜고 살던 사람들이나, 컴퓨터의 전원도 켜 본 적 없는 사람이 존재함과 마찬가지다.
가끔은 그 괴리가 이상하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세대와 아예 그것을 만져본 적도 없는 세대가 공존한다는 사실이.
저우타오가 카메라에 담은 세계도 비슷하다. 데이터 센터 주변의 풍경을 섬세하게 탐방한다. 데이터 센터의 풍경으로 시작한 시선은 데이터 센터 밖을 향한다. 카메라는 가치 판단이나 평가 없이 그저 귀주성의 사람과 자연, 동물을 따라 횡단한다.
나무토막과 포대를 든 노인, 등이 굽은 노인, 허수아비, 일하는 노인, 사진을 찍는 관광객, 담배를 피우는 남자, 우비를 입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 가족, 잡초를 태우는 남자, 물가의 닭, 물고기, 흑염소....... 패치워크처럼 기워진 풍경이다.
푸른 농촌의 풍경과 희뿌연 안개, 그 속에서 점멸하는 데이터 센터의 불빛이 기이한 이질감을 만들어낸다.
챗GPT 등 인공지능은 사람도 아니면서 사람의 시늉을 한다. 물어보는 말에 재깍 대답하고, 답이 풀리지 않는 문제의 답을 알려 준다. 이제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그림을 그려 달라 하면 그림을, 노래를 만들어 달라 하면 노래를 만든다. 모르는 문제도 사람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과연 기계만의 일일까. 모든 것의 뒤에는 사람이 있다. 챗GPT의 데이터를 걸러내는 작업은 케냐의 노동자가 시간당 2달러도 받지 못하고 처리했다. 최첨단 데이터 센터가 필요한 줄은 알지만, 그 데이터 센터가 건설된 주변에 마을이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우리가 누리는 혜택은 어쩌면 누군가를 착취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쉽게 잊힌다.
이번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좋았던 부분은, 비극장 상영 프로그램이었다. <빅 데이터의 축>은 극장 상영도 했지만, 상영관이 아닌 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빅 데이터의 축> 역시 레이킨스몰 2층의 전시공간에서 상시상영되어 오며가며 관람하게끔 설치되었다.
다큐멘터리가 어떠한 서사나 의미를 갖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어떤 지점에서의 균열, 일상적 풍경에서의 낯설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지점에서부터 사고하는 것은 인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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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일정
9/28(토) 17:30-18:28
9/30(월) 14:00-14:58
그 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9/26-10/2) 동안 레이킨스몰 2층 마리나갤러리 연속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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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키스, 마지막 키스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미나토와 요리. 2023년 개봉 직후부터 수많은 ‘괴친자’들을 양성한 영화 <괴물>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신작 영화가 개봉했다. 제목은 <첫 번째 키스>. 이전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그가 다시 로맨스 영화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큰 설렘을 받았을 것이다.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그의 이야기에는 항상 사람을 가슴 뛰게 하는 ‘무언가’가 들어있다. 그리고 이제부터 그 ‘무언가’를 찾아가보고자 한다.
감독) 츠카하라 아유코
주연) 마츠 다카코, 마츠무라 호쿠토
주인공 ‘칸나’는 어느 날 열차 사고로 남편인 ‘카케루’를 잃는다.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녀는 복잡한 마음을 갖고 다시 업무에 들어간다. 운전을 하던 그녀는 어떤 터널을 지나게 되고, 그 끝에서 15년 전의 청년 ‘카케루’를 처음 만난 시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당황한 그녀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만, 어쩌면 과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그 터널로 향한다. 그러곤 온갖 경우의 수를 생각해 남편의 죽음을 막으려 한다.
시간을 건너
시간 여행을 뜻하는 라임 루프(time loof)는 여러 콘텐츠에서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매우 익숙한 소재다. 특히 <너의 이름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이 일본 콘텐츠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친숙함을 주는 동시에 뻔하다는 느낌 또한 줄 수 있다. 따라서 이 소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작품에 대한 평가가 갈릴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첫 번째 키스>는 뻔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과거를 바꾸고자하는 주인공의 서사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첫 번째 키스>의 특이점은 과거를 바꾸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첫 번째 키스
과거를 바꾸려는 칸나의 노력은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다뤄진다. 그녀의 실패는 반복과 변형을 만들어낸다. 같은 장면에서 다른 선택지를 고르며 정답을 찾아간다. 그럼에도 그녀의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결국 카케루가 칸나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경우에 다다른다.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카케루. 그는 옆에 있는 15년 뒤의 칸나가 본인의 아내가 될 것이며, 이혼까지 하게 된다는 것까지 알게 된다. 내적 갈등을 안게 된 카케루는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칸나는 그를 말리지만 그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그러곤 칸나와의 하루간의 데이트 끝에서 첫 번째 키스를 한다. 이 영화에서 죽음, 시간 여행과 같은 영화적 소재는 소재에 불과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로 귀결되는 메시지, ‘사랑’이다.
옥수수와 양말, 그리고 만두
이 영화의 특징이면서도 사카모토 유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아이템을 잘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랑과 같은 정신적 가치는 사람 주변에 묻어난다고 믿는듯하다. 함께 구워먹은 옥수수에는 껍질 채 구워야 더 맛있다는 칸나의 조언이 들어있다. 바꿔 신은 양말에는 같이 살아온 그들의 시간이 들어있다. 미리 주문한 만두에는 배우자의 취향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랑의 증거가 들어있다. 결국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우리는 보다 소중한 것들을 발견해낼 수 있다.
마지막 키스
무언가의 부재는 마음을 공허하게 만든다. 사라진 것의 크기만큼 내 몸속에서도 빈 공간이 만들어지는 듯하다. 그리고 다시 그 공간을 채우는 과정은 쉽지 않다. 특히 시간이 관여한 경우가 그러하다. 우리는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함 사이에서 쉽게 중심을 잡지 못한다. 그만큼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카케루가 죽은 그날, 칸나는 몹시 흔들렸을 것이다. 후회와 원망과 그리움이 뒤섞여 그녀를 잠식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우연한 기회로 과거의 카케루를 만난다. 그리고 과거를 바꾸려하지만 실패한다. 그 순간 그녀는 큰 절망감에 휩싸였을 것이다.
그때 그녀를 잡아준 것은 카케루였다. 미래를 알고도 바꾸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 그리고 15년 뒤 그가 칸나에게 남긴 편지. 그것이 칸나를 쓰러지지 않게 잡아준다. 칸나는 카케루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을 것이다. 카케루와의 키스는 그의 첫 번째 키스이자 자신의 마지막 키스였다는 것을, 과거로의 짧은 여행은 첫 인사가 아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함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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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와 함께 내리는 첫사랑 이야기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라는 노래 제목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영화 <클래식>. 보지도 않았지만 그것이 명장면이고 그게 다일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명장면은 따로 있었고, 이렇게나 애틋한 멜로 영화인지도 몰랐었다. 아마 가을밤마다 생각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 <클래식> 시놉시스
우연히, 우연히, 우연히... 그러나... 반드시 잊혀진 약속이 깨어났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들갑스런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지혜의 편지로 맺어진 수경과 상민이 가까워지면서 지혜는 괜한 죄의식에 상민을 멀리 하려 하지만, 우연하게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오래 전, 사랑은 이미 시작되었다.
한편, 아빠를 일찍 여읜 지혜는 지금은 해외 여행 중인 엄마 주희와 단둘이 살다. 엄마의 빈자리를 털기 위해 다락방을 청소하던 지혜는 우연히 엄마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주희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비밀 상자를 보면서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귀를 기울이면,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들려온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는 그곳에서 성주희를 만나, 한눈에 그녀에게 매료된다. 그런 주희가 자신에게만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해온다.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흥분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주희와의 약속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집안 어른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쓴다. 운명이 던져준 또 한번의 인연 편지를 대신 써주며 사랑이 깊어간 엄마와 자신의 묘하게도 닮은 첫사랑. 이 우연의 일치에 내심 의아해하는 지혜는 상민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만 간다. 하지만 이미 친구의 연인이 되어버린 그를 포기하기로 마음먹는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클래식>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비와 함께하는 영화
많은 사람들이 느꼈겠지만 영화 <클래식>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많이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주희와 준하의 만남 이야기가 소나기의 소년과 소녀처럼 소나기를 피해 놀다가 소녀가 감기가 들고 연락이 두절된 것과 비슷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속 소녀 주희는 죽지 않았지만 그 메인테마가 굉장히 비슷했다. 그래서 소설 <소나기>의 뒷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희와 준하의 이야기뿐 아니라 현대로 돌아와 지혜와 상민 역시 서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우산이 있지만 우산이 없는 척 서로의 우산 속으로 들어가는 지혜와 상민. 이렇게 비라는 존재가 사람의 물리적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주고 어찌보면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통해 단 둘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의 기억 속에 각인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OST에 취하다
사실 가사가 있는 음악이 영화 중간중간에 삽입되면 개인적으로 몰입도가 깨지는 편이다. 물론 뮤지컬 영화는 상관없다. 이 영화를 위해 제작된 노래가 아니라 이미 발매돼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 영화 속에 등장하면 갑자기 영화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로 복귀하면서 와장창 몰입도가 깨지는 경우가 발생해서 그 시대를 보여주는 특별한 요소가 아닌 이상 웬만하면 기성곡을 잘 쓰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영화 <클래식>에서는 기성곡을 그 시대의 분위기와 너무 잘 맞게 표현을 해내서 오히려 음악이 영화빨을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아니었음을’ 이 두 곡이 절묘하게 영화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어서 이렇게 기성곡을 잘 활용한 영화 작품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틋한 감정을 심어놓다
사실 영화 <클래식>을 이성적으로 본다면 비판할 부분이 많은 작품이다. 연결이 좀 뚝뚝 끊기는 느낌도 들고 갑자기 자살소동으로 치닫는 상황과 월남전쟁으로의 파병 등 멜로로 잘 나가다가 자극적이고 개연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물음표가 머릿 속에 동동 떠다니는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판타지를 잘 활용한 영화였다. 사람들은 사랑을 할 때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따지고 재지 않는다. 물론 그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저 좋아하기 때문에 넘어가는 부분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영화 <클래식>을 보면서 느낀 점은 영화의 연출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영화를 대할 때 이성적으로 보게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사랑이라는 판타지에 주목해서 보게끔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종종 튀는 장면이 있더라도 넘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 시대의 감성에 파고들고, 그 애틋한 감정이 관객의 마음 속에 영화 초반부터 심어지다 보니 중간중간 불현 듯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 제목 클래식 답게 멜로의 클래식을 잘 보여준 영화 <클래식>. 그 시대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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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꿈과 사랑 앞에 선 한여름의 두 청춘, 영화 <지원의 여름> 김우식 감독 인터뷰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7월에서 9월로 계절을 옮겼습니다. 9월은 바야흐로 가을의 시작이지만, 아직까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하면 저절로 여름이 연상되곤 합니다.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은 <지원의 여름>은 이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비슷한 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지난해 9월에 촬영했지만 여름 느낌을 물씬 풍기는 작품이지요. 충청도를 배경으로 하기에 제천에서 보았을 때 그 느낌이 더 남다르기도 합니다. 김우식 감독은 여름이라는 계절이 주는 강렬함과 그것이 끝나갈 때의 속 시원하면서도 아쉬운 감정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9월의 제천에서, 김우식 감독을 만나 <지원의 여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원의 여름
Summer Replaying
Summary
동명의 연인, '지원'과 '지원'. 7년의 연애와 밴드활동에 마침표를 찍고, 두 사람은 어느 늦여름 밤에 재회한다. 여느 밤처럼 어물쩍 지나갈 하룻밤을 기대한 '지원'과 달리, 또 다른 '지원'은 어떤 결심을 하기 위해 그를 찾아온다. 이튿날, '지원'은 해체한 밴드 멤버들과의 낮술 자리에 가게 되고, 그 해 여름은 예상 밖으로 전개된다. (출처: 제천국제음악영화제)
Cast
감독: 김우식
출연: 구교민, 성채우
영화는 제목에서부터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가을로 옮겨 괜히 아쉽더라고요. 그런데 제천에 와보니, 다행히 영화 속 배경과 꼭 닮은 여름 그 자체의 날씨네요.
실은 저희도 작년 9월 11일에 첫 촬영을 했어요. 한여름에 찍으면 너무 더울 것 같아서 일부러 좀 뒤에 찍었거든요. 더위를 피해 9월에 찍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좀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꿋꿋이 촬영해보려고 했지만, 결국엔 다 버리고 어쩔 수 없이 추가 촬영을 했죠. 그런데 오히려 좋았어요. 예산이 한정된 독립영화 촬영 환경에서 리허설은 꿈도 꾸기 어렵거든요. 추가 촬영 덕분에 리허설 아닌 리허설을 해보고, 더 나은 방식으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메이드인제천 세션의 유일한 장편 영화입니다. 제천에서 관객분들을 만나시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 작품은 7년 전에 만든 시나리오로 되게 오랜만에 찍은 영화예요. 저희 같은 독립영화는 영화제가 아니면 관객을 만나 생명력을 얻기가 어렵잖아요. 어떻게 보면 <지원의 여름>이 비로소 생명력을 얻어 본인의 역할을 하는 순간이라서, 저희에게도 뜻깊고 특별해요. 단 한두 명의 관객이라도 저희 영화에 공감해 주시고, 잘 봤다고 이야기해 주시면 너무 힘이 나고 벅찰 것 같아요.
이 영화는 두 '지원'의 이야기입니다. 이름이 같은 연인의 이야기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저희 작가가 당시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 밴드가 해체를 겪었어요. 그런 일련의 사건들과 엮어서 나온 이야기예요. 초반부에 나오는 인터뷰와 밴드 공연 장면은 실제로 작가가 좋아하는 밴드가 해체되면서 공개된 유튜브 영상을 레퍼런스로 삼아 작업했죠. 또 각본을 쓴 저희 작가가 '지원'이라는 이름을 좋아하기도 했어요. 생각해 보면, 시나리오를 쓰던 당시에 저희가 늘 어딘가에 지원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기도 했네요.
끝까지 진심을 다하는 여자 '지원'과 비참해지기 전에 그만두는 것을 선택하는 남자 '지원'. 두 사람은 사랑과 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완전히 다른데요. 이러한 캐릭터 설정을 통해 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인가요?
남자 '지원'은 모든 건 자신의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꿈도 사랑도 자신 있게 선택하지 못하는 친구예요. 선택을 계속 미루는 거죠. 음악도 계속하고 싶고, 여자 '지원'도 여전히 사랑하는데 말이에요. 반면, 여자 '지원'은 꿈과 사랑을 계속할지 말지를 정확하게 선택하려는 친구예요. 그래서 끝까지 가볼 수 있는 거죠.
극 중의 주인공은 음악을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저도 그들과 비슷한 나이에 영화를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어릴 땐 평생 영화를 찍으면서 예술가이자 감독으로서 살 거라고 믿었어요. 첫 영화제 갔었을 때 제가 최연소 감독이었거든요. 그 당시에 스스로 되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죠.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의 발톱의 때만큼도 못 따라가겠구나. 그렇게 현실을 알게 되고, 영화를 할지 말지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남자 '지원'처럼 영화를 애매하게 하기는 싫었어요. 지금은 영화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어요. 이제는 그런 걸 기대하지 않고, 욕심도 부리지 않아요. 다만, 만들고 싶은 소소한 이야기가 있을 때 이를 영화로 만들 수 있었으면 해요. <지원의 여름>은 이런 저 자신의 이야기도 반영된 작품이에요.
'지원'을 맡은 배우들이 완전히 다른 두 성격의 인물을 잘 표현해 주신 것 같아요. 배우를 섭외할 때 고민하신 지점이 있었나요?
<지원의 여름>은 남자 '지원'이 끌고 가는 부분이 많은 영화예요. 다른 어떤 역할보다도 남자 배우의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일 먼저 남자 '지원' 역의 배우를 섭외하고, 그 분과 어울리는 배우분들을 찾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섭외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남자 '지원' 역을 맡은 구교민 배우에게 같이 활동하는 배우 중에 시나리오와 어울릴 만한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제가 섭외를 해서 케미스트리를 만들기보다 이미 케미스트리가 있는 사람들이 나오길 바랐거든요. 그렇게 여자 '지원' 역과 밴드 멤버 분들을 모집할 수 있었죠. 이 영화는 '구엔터' 없었으면 배우 섭외가 어려웠을 거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해요.
여름을 잘 담아낼 로케이션도 중요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장소를 고르셨나요?
원래 배경은 한강이었어요. 그러다가 촬영 지원을 받기 위해 로케이션을 충청도로 바꾸었죠. 공간을 바꾼 게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원래 주된 이야기가 펼쳐지는 남자 '지원'의 집이 복도식 아파트였는데요. 그때만 해도 아파트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였는데, 7년 동안 세상이 바뀌면서 그게 불가능해졌죠. 그래서 아예 공간을 주택과 담벼락으로 바꾸었어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담벼락에서 남자 '지원'은 어린 소녀 '지원'을 만나기도 합니다. 남녀 '지원'에 이어 어린 소녀 '지원'까지 넣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저희 영화에는 이렇다 할 영화적 사건이 없어요. 1박 2일에 걸쳐 벌어지는 일에 불과하니까요. 소소한 이야기들의 연속일 뿐이죠. 냉정하게 따지면 장소도 많이 나오지 않아요. 이런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현실과 과거를 오가는 구조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캐릭터가 리듬을 바꿔주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 작품에서는 어린 소녀 '지원'과 밴드 멤버 '영재'가 바로 그 리듬의 캐릭터였어요.
'로우테잎'이라는 실제 밴드의 공연 모습으로 영화가 막을 내려요. 픽션일 뿐이었던 영화가 한순간에 현실로 끌어당겨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제 밴드의 노래들이 많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곡 저 곡 쓰기보다는 실제 밴드의 음악이 들어가서 일관된 느낌을 자아냈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밴드와 협업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분들도 제가 담고자 했던 이야기와 비슷한 고민을 해오셨던 걸 알게 됐어요. 실제로 이 밴드가 엔딩곡으로 삽입된 노래를 싱글로 발매하면서 다시 활동을 시작하셨거든요. 저희 영화가 그 밴드의 삶을 모티브로 한 건 아니지만, 엔딩 장면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들이 단순히 상상력으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고민들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거죠.
<지원의 여름> 이후, 어떤 이야기로 관객을 만나고 싶으신가요?
이 작품이 저의 첫 장편 영화인데, 한 번 찍고 나니까 다음 기회가 자연스럽게 열리더라고요. 아직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인데, 일제강점기에 강제 이주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관객들이 자신을 어떤 감독으로 기억하길 바라시나요?
제가 만드는 영화는 살짝 애매한 포지션에 있어요. 완벽한 상업 영화도 아니고, 이런 영화제가 사랑하는 뾰족한 영화도 아니죠. 하지만 이야기에 빠져들고 나면, 나름대로 괜찮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일상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야기를 만드는 감독으로 기억해 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9월 8일(일) 16:00 청풍리조트 컨벤션홀
9월 9일(월) 10:00 제천예술의전당
글: 하이스트레인저 방해리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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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날씨에 딱, 밤을 걷는 영화 -7-
❣️[Cinelab Curation]❣️
요즘 밤은 조금 쌀쌀하지만 걷기엔 딱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그래서 종종 목적지 없이 걷고는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걷는거 좋아하시나요?
오늘은 밤을 걷는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를 가져와 봤어요.
낭만의 봄밤을 오늘 큐레이션 해드린 영화와 함께 즐겨보세요! 🧡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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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이라는 의미
간만에 자극적이지 않아도 울림이 큰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이 영화는 진짜 모자란 사람은 누구인지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본다면, 꼭 이 질문에 답을 해보길 바란다. 내가 정한 답은 이거다. 진실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내가 경험하고, 마음으로 느껴야 보이는 것이라는 것. 인간은 사회적으로 비교를 하게끔 태어났다. 내가 저 남자보다 돈이 더 많고, 집도 더 좋은 곳에 산다. 고로 난 저 남자보다 더 나은 인간일까? 외적으로 나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해서 내가 더 절대적으로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이 영화는 눈으로 보는 외적인 모습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시각적인 편견 너머의 세계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한다.주인공 양순호는 민변 출신의 국내 최고 로펌 회사에 취직하지만 세상 풍파에 찌들어 오로지 빚을 갚는 데에 인생이 저당잡혀 삶의 의욕 따위 밥 말아먹은지 오래된 인물이다. 실력있는 변호사인 그는 회사 사장에게 제대로 잘 보인 덕에 정부의 하수인이라는 회사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 대표 변호사로 선택받는다. 이처럼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걷나 했더니, 그가 자폐아 여고생이 증인으로 선정된 한 재판에 휘말리면서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생긴다. 장애인의 증언은 법정에서 그리 신빙성있게 받아들여지는 증거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자폐아 임지우를 쫓아다녔던 양순호의 행동은 그에게 있어서 단지 재판을 위해 공격할 명분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의 행동의 전제에는 지우의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그래봤자 장애인인데, 그녀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불신의 편견과 자신이 지우보다 좀 더 우월하다는 자만심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
간만에 자극적이지 않아도 울림이 큰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이 영화는 진짜 모자란 사람은 누구인지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본다면, 꼭 이 질문에 답을 해보길 바란다. 내가 정한 답은 이거다. 진실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고, 내가 경험하고, 마음으로 느껴야 보이는 것이라는 것. 인간은 사회적으로 비교를 하게끔 태어났다. 내가 저 남자보다 돈이 더 많고, 집도 더 좋은 곳에 산다. 고로 난 저 남자보다 더 나은 인간일까? 외적으로 나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해서 내가 더 절대적으로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이 영화는 눈으로 보는 외적인 모습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시각적인 편견 너머의 세계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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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위커맨(1973) - 드루이드 종교에 대해서
#영화결말포함 #영화리뷰 #위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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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드 원> 1차 예고편
🚨속보🚨 산타💪 납치! 사라진 산타를 찾아 크리스마스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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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배틀로얄: 러버스> 예고편
눈을 뜨면, 죽음의 게임이 시작된다!
납치된 학생들이 낯선 건물에 감금당한 채 죽음의 게임을 강요 받는다.
더 복잡해진 게임의 룰 속에서 학생들은 하나 둘 희생되고
게임을 운영하는 운영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 학생들은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된다.
하지만 죽음의 게임에서 벗어 날 수는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