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별2022-01-11 09:59:10
캐릭터는 있지만 내용이 없던 액션 영화, 악인전
영화 <악인전> 리뷰
2019년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악인전>. 그래서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고,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잘 살렸을까 설마 그대로 이용하진 않았겠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악인전> 시놉시스
영화 <악인전>은 조직 보스와 강력반 형사,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이들의 공통의 목표를 위해 손잡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시작한다. 중부권을 장악한 조직의 보스 장동수가 접촉사고를 가장해 접근한 남자 K에게 공격을 당한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상대를 공격한 K는 사라지고, 졸지에 피해자가 된 조직 보스 장동수는 분노로 들끓는다. 연쇄살인을 확신하고 홀로 사건을 추적하던 강력계 형사 정태석은 또 다른 검거 대상이었던 장동수와 손을 잡는다. 그와 연쇄살인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이자 증거였기 때문이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악인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내용보다 스타일 중심의 영화
영화 <악인전>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배우들의 캐릭터를 믿고 스토리의 탄탄함 없이 극을 밀고 나가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혹자는 현대사회를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고 한다. 내용보다 스타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고 흐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뭔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마동석 배우의 이미지가 굉장히 소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 작품들에서 가장 나쁜 역으로, 그리고 힘도 가장 많이 쓰는 역으로 나왔지만 액션의 종합선물세트를 딱 주고 이제는 다 똑같은 연기로 보인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연쇄살인마 K의 사연은?
영화 <악인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연쇄살인마 K 강경호의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강경호가 뭔가 그냥 사이코패스로 미친사람인 것으로 결정을 내려놓고 원래부터 그런사람이니 사람을 죽인거다. 이렇게 몰고가서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연출이 강경호를 쫓는 과정에서 강경호의 가족 사진도 보여줘서 무슨 사연이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떡밥들은 회수가 다 되지 않고, 그저 사이코패스라는 결정을 내려놓고 몰아가는 것 같아서 캐릭터가 너무 단편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액션신만큼은 끝내줬다
안타깝거나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액션신은 실로 괜찮았다. 마동석의 캐릭터를 잘 활용했고, 김무열 역시 액션신을 잘 소화했다. 다른 영화에서 다 한 번씩 봤던 장면들이었지만 그래도 영화 <악인전>에서 튀는 장면없이 잘 묻어났던 것 같다. 다만 스토리 전개가 갑자기 차에 치어서 그렇게 잘 싸우던 장동수가 송장처럼 누워있고, 갑자기 장동수가 형사를 도와주면서 법정 증언을 하고 거의 감독 하고 싶은 거 다해! 이런 느낌으로 후루룩 끝나버려서 당황스러웠지만 액션은 재밌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영화 <악인전>은 기대를 하고 본 작품이었지만 시간과 돈을 들일만큼의 작품은 아니었다. 킬링타임용으로 적당한 작품이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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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납작해진다고 네가 튀어나오진 않는다
까놓고 말해 <분노의 추격자>는 새로울 것이 없는 서사에, 이제는 티켓파워를 많이 잃은 주연배우 제라드 버틀러를 얹어 가소로운 액션을 담아낸 진부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원제(<Last Seen Alive>)는 둘째치고라도 번역된 제목부터 80년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여성 캐릭터에 있어 발전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몇 안되는 여성은 대부분 아내로 그려지고 남성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감정적으로도 무기력한 상태다. 평면적이고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와 더불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남성 캐릭터들조차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좋은 평가를 받아온 남성 중심의 서사는 입체적인 남성 캐릭터를 보완하는 평면적인 여성 캐릭터를 발판삼곤 했다. 하지만 <분노의 추격자>가 얄팍한 긍정 평가조차 받을 수 없는 이유는 여성 캐릭터를 희생시키고도 메인 캐릭터 전부가 개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경찰로 보이는 한 남성과 범죄자로 보이는 다른 남성의 대화로 시작된다. 경찰은 범죄자의 목을 조르고 있고, 대낮에 겁도 없이 여자를 납치했다고 상대방에게 겁을 주고 폭력을 휘두른다. 언뜻 보아서는 선악을 가르기 힘든 두 남성 간의 알력 싸움처럼 보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던 플래시 포워드 장면임이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이 첫 장면 때문에 관객은 패터슨 경감(러셀 혼스비 분)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상태에서 관람을 시작하는데, 패터슨 경감이 극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거의 없음을 상기해보면 관객에게 강제된 혼란은 무쓸모에 가깝다. 패터슨 경감에게 폭력을 당하는 너클스(이선 엠브리 분) 또한 첫 장면만을 별도로 보았을 때 리사 납치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잔가지에 불과하다. 즉 강렬한 인상을 줄 수도 있었던 첫 플래시 포워드가 시간낭비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조연인 패터슨 경감과 너클스마저 진부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플래시 포워드 장면이 끝나면 윌(제라드 버틀러 분)과 리사 부부가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관객은 어렵지 않게 리사가 납치될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는 히치콕이 말했던 서스펜스 효과와는 정반대로 기능한다. 플래시 포워드 장면을 제외하고라도 서스펜스가 증발한 이유는 이 단순한 장면에서조차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 윌이고 아내인 리사는 조수석에 앉아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의 대화가 진행되며 부부의 문제점이 드러나지만 납치 사건과는 무관하다. 즉 안됐지만 부부가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은 여전히 대부분 서사를 위해 기능하지 못한다. 오히려 플래시 포워드 장면에서 이어지는 긴장감을 떨어트리고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며 오로지 종종 인서트되는 플래시백 장면을 위해서만 기능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장면의 존재 이유는 서사의 중심인 윌과 윌의 보조 캐릭터로서만 활용되는 리사를 소개하는 것이 전부다.
단순히 리사가 무기력한 캐릭터이고 윌이 그런 리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캐릭터라는, 다분히 구시대적인 성 이분법적 역할 분배는 차치하고라도 여성인 리사에게 불화의 책임마저 떠넘기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서사다. 리사는 우울했지만 그 원인이 제시되는 대신 우울감으로 인한 외도라는 결과만이 제시되고 아마도 원인 제공자였을 윌은 순수한 구원자로서 자리매김한다. 윌은 부동산 중개업자로서 가난하지도 않고, 플래시백 장면으로 미루어 리사에게 소홀한 남편도 아니다. 심지어 리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리사의 외도조차 외면하는데다 우울한 리사를 처가에 데려다주기까지 한다. 인물 설정을 성별에만 기대어 한 것도 통탄스럽지만 한쪽 성별에 갈등의 원인을
전가하는 것은 그 이상의 문제가 된다. 단순히 여성을 무기력하면서 모든 문제의 원인 제공자로 묘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리사를 굳이 구하려는 윌의 서사가 주저앉기 때문이다. 아내이지만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외도까지 한 여성을 목숨을 걸고 구하려는 윌의 캐릭터 또한 설득력을 잃고 무너진다.몰빵직업조차 묘사되지 않고, 아니 직업의 유무조차 묘사되지 않고 완벽해 보이는 남편 뒤로 외도하는 리사를 발판삼는 윌이 리사를 희생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리사가 스크린에서 사라지고 카메라는 윌에게만 포커스를 맞춘다. 액션이 중점이 되었어야 할 이후 시퀀스들은 <테이큰>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 분)는 전직 요원이었지만 윌은 부동산 중개업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뿐인 브라이언이 사력을 다해 가족을 구원하고 구시대적 가부장으로 회귀하는 것이 <테이큰>의 셀링 포인트이자 한계였다면 <분노의 추격자>는 양쪽 어딘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윌은 납치된 아내를 찾을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며 가진 것이라곤 분노뿐이다. 윌의 액션은 거칠고 투박하며 많은 것을 가지고도 처가로부터 무시당한다. 브라이언의 전 아내 레노어(팜케 얀센 분)는 딸 킴(매기 그레이스 분)을 제발 찾아달라고 브라이언에게 기대지만 윌의 장인과 장모는 윌조차 의심한다. 윌이 아내를 되찾아온다고 해도 가부장의 권위를 세우기는 어려워 보이며, 이는 구시대적인 사고를 가진 관객에게조차 영화가 소구할 구석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꼴이다.
(아마도 제라드 버틀러의 팬을 제외한) 어느 관객에게도 소구점이 없어 보이는 <분노의 추격자> 혹은 이와 비슷한 영화가 계속해서 양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 서사가 힘을 얻고 인기를 얻어가는 이 시대에도 낡은 가부장의 권위를 어떻게든 세우고 싶어하는 이들이 자본의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인 건 아닐까. 자본을 쥔 이들이 영화를 어떻게 제작할지는 그들의 자유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배우와 캐릭터성을 희생시키는 건 투자한 예산에 대한 무책임이다. 이제는 낡은 서사에 남성 캐릭터를 몰아넣고 어설픈 액션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팔리는 시대는 한참 지났기 때문이다. 납작한 남성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여성 캐릭터들을 더 납작하게 누른다고 해서 남성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건 아니다.
*이미지는 씨네랩 제공 및 네이버영화입니다.
*본 글은 씨네랩 시사회 초청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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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 매치업] <레토> VS <비긴 어게인>
- [무비 매치업 Movie Match-Up]:
[무비 매치업]에서는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비슷하지 않은 듯 비슷한 두 영화 혹은 어디를 하나 보더라도 완전히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러한 두 영화가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여 그 속에 숨겨진 의미까지 낱낱히 파헤쳐 본다.어느 여름, 해가 지고 익숙한 도시를 거닐 때에 어디선가 음악이 들려온다.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니 그 곳에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누군가가 서 있다. 푸른 눈의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장발의 한 남자, 오합지졸의 밴드 사이에서 웃고 있는 한 여자. 그 시간에 그 곳에 있어서 일까. 이들의 노래는 내가 평소에 들었던 무언가와는 유독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 [무비 매치업]에서는 다른 시간과 다른 도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그리고 영화에 담긴, 시간과 도시의 이야기. 그것을 하나로 이끌고 채우는 음악을 중심으로 글을 준비했다. 지금부터 완전히 달라 보이는 음악 영화 두 편 <레토>와 <비긴 어게인>에 담긴 특별한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레토 Лето>
#여름과 영화- 영화: 레토 (2018)
-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 출연진: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外1980년대 초 소련의 한 해변, 기타를 멘 두 남자가 즐거워 보이는 젊은 무리로 향한다. 두 남자의 이름은 ‘료나 (필리프 아브데예프 分)’와 ‘빅토르 (유태오 分)’. 그들은 ‘펑크’의 소개를 받고 왔다며 유명 락밴드 ‘주파르크’의 멤버 ‘마이크 (로만 빌릭 分)’와 그의 무리에게 자신들을 소개한다. 처음보는 그들에게 던져지는 조롱 섞인 농담들. 그러나 빅토르와 료나의 짧은 노래는 금새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어느덧 완전히 섞인 그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빅토르와 마이크의 아내 ‘나탈리야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分)’는 남다른 눈빛을 주고 받는다.새로운 밴드의 재능에 반한 마이크는 그들에게 ‘가린과 쌍곡선’이라는 이름을 선물한다. 그렇게 가린과 쌍곡선의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가 된 마이크. 가린과 쌍곡선의 공연이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열리도록 담당자를 설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이크의 도움과는 별개로, 빅토르와 마이크가 갖는 음악적 지향점은 점점 더 극과 극으로 향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나탈리야와 빅토르의 가까워진 관계는 마이크의 신경을 조금씩 건드린다.어느덧 공연 날, 주파르크의 무대 바로 다음 순서로 가린과 쌍곡선이 올라온다. 그러나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신생 밴드의 연주에 관객들의 반응은 좋지 못하다. 보다 못한 마이크는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무대에 올라와 그들과 함께 연주한다. 그렇게 공연을 무사히 마쳤지만, 나탈리야가 바라보는 사람이 자신이 아닌 빅토르임을 알게 된 마이크는 약속이 있는 척, 그들을 두고 자리를 비킨다.그날 밤, 마이크와 나탈리아 부부의 아파트에는 마이크 대신, 빅토르가 머물게 된다. 그렇게 누구도 막지 않는 빅토르와 나탈리야의 관계는 점점 더 끝을 향해 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장애물이 없으니, 죄책감도 쉽게 몰려온 것일까. 나탈리야는 빅토르를 보는 것도 안 보는 것도 힘들며 마이크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빅토르 역시 그녀의 이야기에 수긍하며 짧지 않았던 그들은 서로를 보내준다.시간이 지나, 가린과 쌍곡선은 레토가 되었고, 하락세인 마이크의 인기와 반대로 빅토르는 소련의 슈퍼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빅토르는 나탈리야를 찾아와 자신의 공연에 초대한다. 밤이 된 레닌그라드 록 클럽,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들은 가득 찼다. 그러나 왜인지 노래를 시작하지 않는 빅토르. 그 순간, 손을 잡고 들어오는 마이크와 나탈리야. 그들을 본 빅토르는 노래를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억압과 자유"날 건드리지 마 폭발 직전이니까"<'Psycho Killer'>
- Alexander Gorchilin & GSH
-원곡: 토킹 헤즈 Talking Heads
https://www.youtube.com/watch?v=uN2s_aLQn28레토의 시간은 억압과 자유의 시간이다. 종교가 고난과 핍박 속에서 만개하듯, 음악도 그러했다. 영화의 배경인 1980년대 초 소련은 냉전 시기가 한창이었고, 많은 소련 국민들에게 록 음악은 자본주의에 찌든 부르주아적이고 부패한 적국의 음악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저물어가는 전세계적인 흐름에서도 여전히 피와 투쟁만을 외치는 사람들. 그 외침에 평생을 시달린 것은 소련의 젊은이들이었다.그런 그들을 매료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적국의 록 음악이었다. 그러나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노래하는 젊은 밴드들의 집에는 ‘AC/DC’, ‘데이비드 보위’, ‘티렉스 와 같은 록과 펑크 가수들의 LP판이 가득했고 이러한 흐름은 소련의 다른 젊은이들에게도 해당되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욕망에 대한 가감 없는 표출, 자유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었다. 기존에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주제와 이야기는 ‘소비에트 록’ 더 나아가, ‘레닌그라드 록’을 탄생시켰다.#레닌그라드와 음악영화는 1980년 초, 소련의 ‘레닌그라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록 음악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는 레닌그라드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한다. 흑백의 화면 속에서도 인물들은 레닌그라드 안에서 강하게 숨쉬며 살아간다."혜성이 오고 있다고, 여름"<바닷가- 'Summer'>
- Zveri춤추고 노래하는 젊은이들과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가. 이 곳은 아마 레닌그라드의 주변 도시인 ‘세스트로레츠’의 바닷가일 것이다. 이 해변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여름’이다. 영화의 테마곡이기도 한 이 노래는 영화 초반, 빅토르를 만나기 전 바닷가에서 마이크가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이다. 영화의 제목임과 동시에 노래의 제목, 그리고 여름을 의미하는 단어인 ‘레토’는 노래 내내 반복된다. 춤추는 젊은이들과 마이크의 웃음, 그리고 그의 연인 나탈리야까지. 빅토르는 분명 주인공이며 그의 삶은 아름다워 보인다.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빅토르가 등장하자마자, 영화와 인물들 모두의 초점은 빅토르에게 맞춰진다. 심지어 그녀의 연인 나탈리야까지도. 마이크의 삶에 빅토르는 친구이자 경쟁자가 되었고 마이크의 삶은 예전처럼 즐거울 수는 없게 된다. 바닷가와 노래 ‘여름’은 마이크의 뜨거웠던 마지막 행복을 의미한다. 아무런 걱정이나 불안 없이, 음악적으로나 사랑으로나 완벽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고 춤추며 노래하던 그의 자유롭고 즐거웠던 삶을 상징하는 것이다."나는 승객. 차를 타고 또 타고"<도로- 'Passenger'>
-Anton Sevidov
-원곡: Iggy Pop
https://youtu.be/yRfZ4hvI4DU?si=1PbD00qI7JfY6Kn4상점에서 유명 가수들의 앨범 그림을 팔고 있는 빅토르. 그리고 그를 찾아온 나탈리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탈리야는 마이크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줘야 한다며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그러자 함께 가자는 빅토르. 마이크가 좋아하는 커피를 가져다주기 위해 커피잔까지 구해, 마이크의 직장으로 가는 그들.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너무나 즐거워보인다. 이들의 목적이 마이크를 위한 것인지 아닌지 그들을 위한 것인지 잠시 까먹을 정도이다. 빅토르와 나탈리야가 버스에 타자 ‘이기 팝’의 ‘Passenger’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옆에 있는 노신사가 노래를 부른다.빅토르와 나탈리야를 빼고 일제히 노래를 부르는 승객들. 정거장을 놓쳤다는 빅토르의 말에도 승객들은 차에서 내리지 말고, 우리는 승객이 되어야 한다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버스의 윗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버리는 빅토르. 버스 위를 사뿐 사뿐 밟고, 다시 내려와 버스의 앞문을 열어버린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시민의 말을 뒤로 한 채 빅토르와 나탈리야는 버스에서 내려, 자신들만의 길을 간다. 인형처럼 우리는 승객일 뿐이라고 노래하는 버스의 승객들. 그들은 그들만의 의지를 상실하고 조종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승객들과는 대조적으로, 목표를 위해서라면 없던 길과 문까지 만드는 빅토르와 나탈리야. 금기의 사랑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자유와 주체성이 노래와 비교되며 강조된다."이렇게 완벽한 날, 계속 곁에 있어줘요"<거리- 'Perfect day'>
-Elena Koreneva, Anton Sevidov
-원곡: Lou Reed
https://youtu.be/sp9dFJlmgOI?si=SRN2K3gIsY-o36VA나탈리야가 가져온 커피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씁쓸함, 몰래 토마토를 나눠먹는 빅토르와 나탈리야의 웃음은 마이크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점점 시려오는 마이크의 마음. 여름의 뜨거운 열기마저 마이크의 마음에 따뜻함을 가져오지 못했다. 가린과 쌍곡선의 첫 공연이 끝나고, 마이크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나타샤에게 먼저 들어가라 말한다. 자신이 없는 자리에 빅토르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마이크는 친구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그저 비 오는 밤, 전화 부스에 서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에게 전화하려고 그 곳에 서 있었던 것일까. 그는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전화를 걸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여인에게 자리를 내준다. 동전을 빌려달라는 여인의 말에 동전까지 건네주는 마이크. 여인에게 향한 그의 조건 없는 베풂은 마치, 빅토르에 대한 그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는 듯하다. 물론,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사랑하는 애인마저 빼앗겼지만 말이다. 노인은 마이크를 향해 노래한다. 이렇게 완벽한 날, 내 곁에 있어달라고, 그러나 마이크는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다. 그에게 이 날은 완벽한 날도 아니었으며, 곁에 있어달라고 말할 누군가도 없기에."난 알아 내 나무가 이 도시에서 죽는다는 걸."<레닌그라드 록 클럽-‘ 'The Tree’>
-Petr Pogodaev, Petr Tishkov, Zveri
https://youtu.be/wNuBq5dmFVo?si=0MvK7yt3xaW1tY7V빅토르와 그의 밴드는 자신들이 처음 공연했던 그 곳, 자신들이 탄생했던 그 곳 ‘레닌그라드 록 클럽’으로 돌아온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키노 (Кино)’라는 이름을 달고 말이다. 그들의 인기는 레닌그라드를 넘어 소련 전체에서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빅토르의 잊지 않았다. 그를 있게 해준 그 도시, 그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도시, 레닌그라드를 말이다.수많은 도시와 휘황찬란한 공연장을 가봤을 그이지만, 초라해 보이는 레닌그라드 록 클럽이 갖는 의미는 그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관중들, 그러나 그가 찾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두 사람, 마이크와 나탈리야. 결국 오지 않는 그들을 뒤로하고 노래를 시작하려는 그 때, 손을 맞잡은 마이크와 나탈리야가 들어온다. 세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야 빅토르는 노래한다. 그의 나무는 이 도시에서 죽을 것이라고.#다시 돌아올거야
"이 여름도 곧 끝이 나겠지"<'Summer Will Be Over Soon'>
-KINO영화는 고려인 출신 소련의 슈퍼스타 록 가수 ‘빅토르 초이’의 전기영화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영화는 빅토르 한 명이 아닌, 두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 인물은 빅토르, 그리고 마이크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지지하는 동료 사이에서 갖는 그의 개인적 고뇌는 레토의 또 다른 핵심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마이크 (마이크 나우멘코)는 빅토르가 1991년 사망하고, 바로 1년 뒤에 세상을 떠났다.그는 생애 후반, 빅토르에게 인기를 상당 부분 넘겨주게 되지만, 마이크 역시 훌륭한 재능이었고 당대를 빛낸 스타였다. 이처럼 짧은 시기, 두 재능을 잃은 소련의 음악계는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음악적 지향점이나, 사상적으로나, 그리고 사랑이나, 끊임없이 엇갈렸던 빅토르와 마이크의 대립은 영화 내내 흥미진진한 요소였다. 그들은 자유를 이야기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자유는 달랐다. 정면돌파를 통해 쟁취한 완전한 자유를 원하는 빅토르와, 주변을 챙기고 돌아보며 모두와 함께 자유로워지기를 원했던 마이크. 그들의 미묘한 차이는 작품에서 느껴진다.<레토>는 흑백영화이지만, 다양한 편집과 연출들로 보는 재미가 있다. 중요한 장면 속 노래들과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와 같은 연출. 거기서 오는 펑키한 편집과 흑백 배경과 대조되어 더욱 튀는 갖가지 색들. 꿈과 상상처럼 표현한 자유에 대한 욕구. 그리고 이러한 욕구가 불러일으킨 상상과 현실의 간극을 리마인드시키는 ‘회의론자’라는 이름의 관찰자 캐릭터. 이것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 속에서 연극, 광고 아니면 또 다른 작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이처럼 레토에서만 볼 수 있는 재치 있고 세련된 요소들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눈부신 재능에서 온 것이다. 가진 것 없던 이방인이 거둔 꿈만 같은 성공과 짧지만 강렬했던 삶. 영화라는 의미의 러시아어 ‘키노’처럼 참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여름은 끝이 났지만, 다시 찾아온다. 뜨거웠던 그때 그 여름처럼 잊혀지지 않고 찾아올 영화 ‘레토’였다.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젊음과 희망- 영화 : 비긴 어게인 (2014)
- 감독 : 존 카니
- 출연진 :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르빈 外뉴욕의 한 바, 그 곳에서 ‘그레타 (키이라 나이틀리 分)’가 노래를 부른다. 모두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오직 한 사람 ‘댄 (마크 러팔로 分)’만이 숨겨진 재능을 알아본다. 그레타에게 다가가 자신이 유명한 프로듀서라고 소개하는 댄. 그러나, 볼품 없고 허세 부리는 듯한 그의 모습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댄의 끈질긴 설득으로 그레타는 결국 앨범을 만들기로 한다. 사실 그레타와 댄은 비슷한 처지였다.남자친구 ‘데이브 (에덤 르빈 分)’를 따라 뉴욕에 오게 된 그레타. 그레타처럼 무명 가수였던 데이브는 그의 노래가 영화에 삽입되며 한 순간에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평생을 행복할 것 같았던 그들. 그러나 데이브가 LA 출장을 다녀왔고 자신이 만든 노래 “A Higher Place”를 들려준다. 그 노래를 듣자마자, 그레타는 데이브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결국 그들은 이별한다. 성공한 음악 프로듀서였던 댄 역시도 아내 ‘미리엄 (캐서린 키너 分)’의 불륜으로 결국 이혼하고, 딸의 양육권 문제까지 앓고 있는 그야말로 나락에 떨어진 상태였다.이러한 절망 속에서도, 댄과 그레타는 다시 희망을 가지고 앨범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앨범의 컨셉은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뉴욕을 돌아다니며 야외녹음을 하는 것이었다. 앨범을 만들면서, 댄은 그의 딸 ‘바이올렛 (헤일리 스테인펠드 分)’와 화해했고, 그레타 역시 과거를 잊고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다. 그들의 앨범은 뛰어난 완성도로 큰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댄과 그레타는 점점 가까워졌지만 더 나아가지 않고,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짧은 포옹을 끝으로 헤어진다.시간이 지나, 그레타의 노래를 들은 데이브. 그는 그녀에게 사과하며 공연장에 찾아와달라 부탁하게 된다. 고민을 하다 데이브의 공연장에 간 그녀. 공연에서 데이브는 그레타를 바라보며 그녀가 선물해준 ‘Lost Stars’를 원곡의 버전으로 부르지만, 이내 대중들이 좋아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 본 그레타는 결국, 공연장을 떠난다. 그리고 그레타는 댄과 보낸 시간의 상징인 듀얼잭을 돌려주며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한다. 댄은 이 듀얼잭을 통해 아내, 미리엄과 다시 화해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댄의 아파트에 찾아온 그레타. 그녀는 앨범을 인터넷에 올리고 싶다고 말하고, 그 결정을 댄은 존중해준다. 그리고 그들의 찬란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실패와 도전
"우린 길 잃은 별인가요"<'Lost Stars'>
-Keira Knightley
https://youtu.be/3RPkTAMNvSY?si=CdfSlP0DYHz84n6U<레토>의 시간이 억압과 자유의 시간이라면, <비긴 어게인>의 시간은 실패와 도전의 시간이다. 연인과 꿈 모두를 잃고 떠나려던 그레타에게 댄은 거칠지만 진심이 담긴 손을 내밀었다. 댄이 데이타에게 향했을 때, 그들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댄이 먼저 손을 건넸을 뿐, 그레타가 용기를 내어 그 손을 잡아주었기에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서로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고 누구보다 서로를 위했다. 가장 뜨거웠던 사랑을 잃어버렸던 그레타와 댄. 그들은 사랑과 함께, 꿈과 희망마저 잃어버렸다. 완전히 추락해버렸고, 그들의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은 불가능해 보였다.그러나 그들은 음악을 통해, 그리고 서로를 통해 위로 받았고 도전했다. 길 잃은 두 별은 어둠 속에서 다시 용기를 내었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들은 다른 별들과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가시밭길을 지나자, 새로운 길이 보였다. 두려움과 괴로움으로 주저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함께하는 별이 그 여정동안 함께 빛나주었기에 그들은 그 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무엇보다 밝게 빛났다.#뉴욕과 음악
비긴 어게인은 음악 영화이기도 하지만, 음악과 함께 뉴욕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레타와 댄은 자연스러운 뉴욕의 소리를 앨범에 담기 위해, 골목과 차도, 건물 옥상 등 다양한 곳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뉴욕의 모든 것을 담은 앨범, 그리고 영화는 특별했다."마지막 한걸음을 내딛을 준비가 되었나."<바- 'A Step You Can’t Take Back'>
-Keira Knightley
https://youtu.be/--byHxoPRwQ?si=cclo6k6O9utkl2pp그레타와 댄이 처음 만난 뉴욕의 작은 바는 모든 것들의 시작이었다.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댄. 그런 그에게 들려오는 그레타의 노래. 통기타 하나를연주하며 진솔하게 노래하는 그녀는 댄을 완전히 매료시켰다. 댄에게는 그녀의 뒤에서 저절로 연주되는 악기들이 보였다. 그녀에게 조금의 도움만 있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함께 앨범을 만들자고.댄의 허름한 모습을 보고 프로듀서가 맞는지 의심하며, 무례하게 말하기 시작하는 그레타. 하지만 댄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의 집착에 가까운 제안에 그레타는 결국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들의 음악색은 영 맞지 않는다. 그레타는 음악성을, 댄은 대중성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인연은 성사되지 못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는 길만 달랐지, 결국 댄과 그레타의 진정성은 같았다.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 그들은 다시 만났고, 정말 마지막이 될 한걸음을 내딛었다."내 인생도 이제 풀리기 시작했거든."<골목 -' Coming Up Roses'>
-Keira Knightley
https://youtu.be/K6wiDpf5ogk?si=oPCbIWv3Tu41BNNf다양한 곳에서 밴드의 구성원들을 모아온 댄과 그레타. 그들은 뉴욕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잘 담기 위해, 여러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들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뉴욕의 한 골목, 쓰레기통과 낙서 가득한 벽 옆에 그들은 악기를 설치했다. 댄과 그레타의 절실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농구를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 댄은 그 아이들의 목소리까지, 모두 음악에 사용하기로 한다. 이 모든 소음이 하나의 음악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자동차의 경적 소리와 고함 소리 모두 음악에 고스란히 들려온다. 그러나 그레타가 노래를 시작하고,내 인생도 이제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하자, 걱정거리였던 소음들은 모두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노래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순탄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레타와 댄을 괴롭히던 걱정거리와 고민거리들. 이것들은 골목의 소음들과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했을 때의 소음은 그들을 무너지게 할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악기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니, 소음은 그저 그레타와 댄이라는 사람을 더 다채롭게 해주는 것들이 되었다."그대여, 돌아갈 건지 말해줘."<옥상-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Keira Knightley
https://youtu.be/Tk1G5DVWRp8?si=DjosSlx3JhPxaagX골목에서의 녹음을 끝낸 그들의 다음 장소는 건물의 옥상이었다. 엠파이어 빌딩이 보이는 높은 건물. 밤이 되자 그들이 준비한 조명이 반짝였다. 이번 녹음에는 특별한 이가 함께했다. 바로 댄의 딸 바이올렛이다. 준비가 되면 시작하라며 긴장을 풀어주는 아빠, 댄. 댄도 이 날은 베이스 기타를 연주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천천히 일어나 무대로 나오는 바이올렛. 딸이 연주하는 리드 기타와 아빠가 연주하는 베이스 기타.오해와 갈등을 끝내고 완전히 하나가 된 이들의 모습은 영화 전체를 보아도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다시 돌아갈 것인지 말해달라는 노래 가사에, 댄은 고개를 끄덕였다. 슬픔과 고통을 혼자만 감내했던 댄. 그는 이 슬픔과 고통을 넣어두고 딸 바이올렛과 화해했으며, 좋은 아빠로 돌아갔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아내 미리엄과도 화해한다. 그렇게 가족과 집으로 돌아간 댄.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는 그레타. 아마 이 노래는 댄과 그레타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있어 ‘끝’이라는 대답이다."내 이름을 부르는 너의 목소리를 들었지."<공연장- 'Lost Stars'>
-Adam Levine
https://youtu.be/5U-JroWwFkw?si=TNdT4X1SK6yZ0QAY댄과의 인연을 끝내고, 데이브의 공연장에 찾아온 그레타. 그녀가 공연장에 찾아오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자신을 찾아온 그녀를 바라보며 노래하는 데이브. 데이브는 그레타가 선물했던 ‘Lost Stars’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레타가 선물한 그때 그 발라드 버전으로 부르는 노래. 그레타 역시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러나 2절이 시작되자 데이브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발라드가 아닌 자신만의 빠르고 신나는 버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곡과 변해버린 데이브. 결국, 그레타는 공연장을 떠나고, 데이브는 그레타가 떠난 자리를 허무하게 바라본다. 수많은 사람이 가득 찬 공연장. 모든 사람들이 데이브를 보기 위해 모였다.하지만 데이브는 그레타만이 신경 쓰인다. 처음 뉴욕에 왔을 때처럼 수염 없는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 데이브. 영화 속 시간이 지나면서 자라나는 데이브의 수염은 점점 인기를 얻고 변해가는 그의 상태를 의미했다. 그러나 데이브가 마지막 장면이 되어서, 원래 모습처럼 깔끔하게 면도했다는 것은 그레타와 다시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겉만 돌아왔지, 데이브는 결국,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레타와 데이브가 부른 완전히 다른 버전의 ‘Lost Stars’처럼 그들은 너무나 달라졌다. 그레타는 분명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데이브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그녀는 떠났다.#사랑을 말하지 않아도"그래도 난 널 사랑해왔어"
-Keira Knightley
https://youtu.be/KvZLvJc_ry8?si=8j6tSWjgSRZhzaP_영화는 결국, 음악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감독은 댄과 그레타에게 사랑의 정서를 입히지 않는다. 분명 둘 중 한명이라도 조금만 더 다가갔으면 그들은 연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둘 다 그러지 않았다. 결국, 댄은 가족에게 돌아가고, 그레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 실제로 댄과 그레타의 키스신도 존재했으나, 최종 편집과정에서 사라졌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애틋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존 카니’ 감독이 직접 영화를 만들었던 누구도 그들의 키스신을 바라지 않았고, 이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둘이 이어지는 것은 작품의 의미와는 맞지 않았다. 댄과 그레타가 서로를 아꼈고 사랑했기에 더 나아가지 않고 멈췄다는 것이다. 댄은 가족에게 돌아가기를, 그레타는 새로운 사랑을 하기를 그 둘은 바랬을 것이다.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첫사랑과 같은 둘의 관계는 바보 같지만 아름다웠다. <원스>와 <싱 스트리트>처럼 음악을 주제로 영화를 만드는 존 카니답게 <비긴 어게인>역시 음악 자체나 음악과 영화 속 장면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었다. 원스나 싱 스트리트보다 등장인물의 정서를 이해하기 쉽게 묘사했고 영화의 톤 역시도 어둡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던 영화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주제마저 가벼웠던 것은 아니었다. 그레타와 댄의 정서를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이야기의 흐름도 억지 없이 논리적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이를 통한 결말은 현실적이었고 이해도 갔다. ‘그래도 난 사랑해왔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댄과 그레타는 말은 하지 않았도 서로를 사랑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사랑할 가치가 있는 영화 ‘비긴어게인’이었다.
#흑백의 사실, 컬러의 픽션<레토>와 <비긴 어게인>은 흑백영화와 컬러영화라는 차이점에서 시작하여 사실과 픽션, 기존 명곡의 사용 여부 등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시대와 인물 중 어디에 초점을 맞췄는지도 다르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사상적/사회적으로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국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 역시 달랐다. 공통점도 존재한다. 레닌그라드로 온 빅토르와 뉴욕으로 온 그레타라는 이방인. 마이크와 데이브라는 음악과 인생의 라이벌.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게 된 두 뮤지션 ‘즈베리’의 ‘로만 빌릭’과 ‘마룬5’의 ‘에덤 르빈’. 빅토르와 마이크, 댄과 그레타라는 투톱 주인공 체제 등의 공통점이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두 영화 모두 인간의 의지와 자유,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다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영화와 음악을 사랑한다면, <레토>와 <비긴 어게인>을 한번쯤은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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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을 원하는 시대와 세대
경기도에 살았던 나. 어릴적 동대문 두산타워를 밤늦게 올라가 밤새서 돌아다녔던 수많은 나날들. 여자친구와 데이트 한다고 청계천에, 인사동에, 뮤지컬을 보러 올라가던 그때. 수원은 서울에서 가깝지만 멀었다. 그나마 화서역이란 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차할수 있었기에 논 밭이 가득했던 그때 나는 발에 땀나도록 서울을 놀러다녔다. 그러나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놀러 서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보내야하는 일터라면 그것은 이해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렇게 오가는 길의 멀고먼 거리속에서 사람들과 마주해야하는 상황. 능동적이고, 외향적이고, 밝고, 에너지틱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세상. 그곳에서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들. 그러면서 점점 힘이 빠져가는 사람들.
그런 가운데 하루를 그저 견디듯 하는 염미정. 그녀는 어느날 구씨를 향해 절규하듯 몰아붙이며 말한다. “나를 추앙해요. 그 추앙함을 통해서 다음 봄에는 새로운 사람이 되는 거에요.” 술에 중독되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술로 채우던 구씨. 그러나 그녀의 그 말은 해방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철옹성 같이 변하지 않던 구씨의 세미한 추앙의 모습들이 그녀에게도 해방 틈을 벌여준다. 누군가를 추앙했더니 삶이 견딜수 있게 되고, 작은 소망들이 솟아난다.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동네는 경기도. 서울이 노른자라면, 주위를 감싸는 흰자같은 동네. 그나며 경기도가 흰자라면 지방의 소도시들은 계란을 튀길수 있게 만드는 배경같은 카놀라유 정도 되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염미정의 하루가, 구씨의 하루가 버겁다. 아주 오래되고 버석거리고 딱딱해 입천장 까지게 만드는 바게뜨 같은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 거기에 해방이란 단어는 모두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무표정하다가도 사람이 들어오면 미소짓게 되어버린 굳은 가면들 속을 쓰고 조직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해방은 생각만해도 좋은 사람이란 것을 드라마는 꾸준하고 치열하게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루살이가 버거운 이 상황에 결국이 모두들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은 해방이 아닐까. 그리고 산포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동경하는 그들 역시 무엇인가로부터 해방을 계속해서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의 해방일지>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는가?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우리도 계속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지쳐갈 때 즈음 이 드라마는 그들을 생각나게 만든다. 부담 스럽고 버거운 부모님. 시끄럽고 귀찮은 언니 오빠, 심지어 술에 중독되어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구씨.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겠는가? 그리고 답하지 않는다.
나는 이 시대에 그리고 이 시대에 질문하고 싶다. "무엇으로 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떻게 해방 할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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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를 바꾸면 상처가 지워질까?
살다 보면 과거의 무언가를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선택한 모든 순간 중 가장 큰 실수라고 느낀 결정의 순간은 그냥 살다가 문득 후회의 감정과 함께 떠오른다. 그리고 누군가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거나 누군가의 죽음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런 불행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게 벌어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혹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다른 상황에 대한 상상을 하곤 한다.
실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술은 없다. 그저 지금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시간 우리는 과거에 묻혀 산다. 선택에 대한 후회 때문에 현재를 망치지고 하고,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다가 현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잃기도 한다. 그렇게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현재를 망가뜨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꽤나 자주 과거에 대한 생각을 한다. 지나온 여러 과거 중 하나를 떠올리고 또 다른 기억으로 점프를 뛰기도 한다.
아픈 과거를 바꾸려는 DC 히어로 <플래시>
영화 <플래시>는 주인공 배리(에즈라 밀러)의 과거에 대한 선택을 담는다. 배리는 과거 우연히 번개를 맞게 되면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수퍼히어로다. 하지만 다른 히어로에 비해서 어린 나이인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진중하지 못하고 어리숙해 보인다. 특히나 그는 어린 시절 엄마의 죽음을 경험했고 배리의 아빠는 엄마를 죽였다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그는 여러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특히나 과거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
그가 우연히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빛의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배리는 현재 시점의 배트맨(벤 에플렉)에게 과거를 바꾸는 것이 위험하다는 충고를 듣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살리기 위해 살인사건이 일어난 그날로 돌아가 그 일이 벌어지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오다 어떤 힘에 의해 엄마가 살아있는 시간대에 튕겨져 나오게 된다. 거기서 잠시 부모님과 함께 식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자신이 바꾼 과거 때문에 일어나면 안 될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건 현재 시점의 배리보다 조금 더 어린 배리가 함께 등장한다는 것이다. 둘 다 아직 철이 덜든 인물이지만 어린 배리는 나사가 하나 더 빠진 듯한 느낌이다. 영화는 현재의 배리와 어린 배리가 함께 꼬인 시간대를 풀어나가는 일종의 버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침 어떤 이유로 인해 현재의 배리는 능력을 잃고 좀 더 철이 없는 어린 배리가 능력을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도 꽤나 흥미롭게 보여진다.
현재와 과거의 플래시 그리고 배트맨, 수퍼걸의 상실감
철없는 두 사람이 영화를 가볍게 만들지만 이들의 가벼움을 무겁게 만드는 일종의 멘토 캐릭터도 등장한다. 바로 과거의 배트맨(마이클 키튼)이다. 현재의 배리가 과거의 사건을 바꾸면서 다중 우주의 시간대가 꼬였고 그런 이유로 배트맨의 모습도 바뀌게 되었다는 설정이다. 사실 과거 배트맨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키튼은 1990년도에 개봉했던 <배트맨>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다중우주라는 설정이 이야기에 적용되면서 과거 배트맨 역을 맡았던 배우의 출연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새로운 영운 수퍼걸(사샤 카예)가 같이 등장하면서 영화의 서사에 무게추를 더해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플래시, 배트맨, 수퍼걸 모두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플래시> 속에서 주인공 배리는 과거 엄마를 잃었다는 상실감이 무척 큰 인물이다. 그래서 과거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고려하기보다는 일단 '엄마가 세상에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현실로 바꾸려고 한다.
반면 배트맨은 과거 부모님을 잃었지만 그 상실감을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한 인물이다. 거의 할아버지의 나이가 된 과거의 배트맨은 부모에 대한 상실감을 복수심으로 표출했고 그 끝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인물인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배트맨은 큰 위험을 감수하고 과거를 바꿔 엄마를 살리려고 했던 플래시를 꽤 기특하게 생각한다. 그런 마음 때문에 성심성의껏 플래시를 돕는다. 여기에 더해 수퍼걸은 자신의 모든 가족을 잃은 인물이다. 영화 내내 복수심에 가득 차있고 아마도 이 영화 안에서 가장 큰 분노를 가지고 있는 인물일 것이다. 그의 분노는 파괴적인 액션으로 표현된다.
다채로운 액션과 흥미로운 성장서사 그리고 올드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플래시의 절박함, 배트맨의 전략, 수퍼맨의 파워가 더해진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다채로운 액션으로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모든 액션과 이야기의 흐름이 결국 과거에 대한 태도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관객의 마음을 잘 건드리고 있기도 하다. 다중우주라는 설정을 이용하면서도 그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주인공 배리 앨런이 성장하는 서사를 꽤 훌륭하게 마무리 짓는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공포영화 <그것>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각 인물들이 청소년기에 겪을법한 정서적 공포와 성장과정을 훌륭하게 담았던 경험이 있다. 그런 성장서사를 철부지 배리 앨런이라는 인물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것을 반성하고 스스로 바로잡으려 하는 과정을 통해 담았다. 그런 의미에서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성장서사가 포함될 수밖에 없는 <플래시>에 무척 잘 어울리는 연출자다.
배리 앨런 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는 이 역할에 딱 맞는 배우다. 비록 여러 가지 문제행동으로 향후 이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리숙하고 철부지이면서 영웅적인 모습도 보여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 냈다. 과거 배트맨 브루스 웨인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의 모습은 과거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그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 당시 등장했던 배트맨 도구들이 등장할 때 과거 팬이라면 흥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무게감 있는 마이클 키튼의 연기는 이 영화의 중심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수퍼걸 역을 맡은 사샤 카예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무척 강인한 인상으로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는데, 그가 입은 슈트와 이미지가 수퍼걸이라는 역할에 딱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처음부터 배리는 과거의 상처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과거를 바꾸고 그 변화가 만들어내는 파장을 경험하면서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 비록 아픈 상처가 있을지라도 그게 바로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현재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어쩌면 아주 당연한 그 결말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이자 힘이 된다. 주인공 배리 앨런이 겪는 시간여행과 다중우주의 이야기는 영화 <플래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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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의 '섬'에서 완벽한 짝 찾기
우리는 나에게 잘 맞는 완벽한 짝을 찾는다. 단순히 성욕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는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된다. 요즘은 연인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그 존재를 찾기도 하고 인터넷의 커뮤니티나 채팅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메일이나 전화로 많은 것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메신저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좋은 사람을 찾는다.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자신에게 정말 잘 맞는 사람을 어떤 식으로 잘 찾아낼 수 있을까.
처음 볼 수 있는 정보는 상대방이 등록해 놓은 프로필을 통해서다. 간단한 문장과 나이, 정보와 사진을 바탕으로 이 사람이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를 판단한다. 그 사람이 나에게 완벽한 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사람과 맞을 확률은 반반이라는 의미다. 누군가를 찾고 싶다는 욕구는 그 낮은 확률에 기꺼이 도전하게 만든다. 그 과정에서 이상한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누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건 위험을 감수하는 도박과 같다. 오늘 이 사람과 잘 안되더라도 내일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기회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 더 완벽한 사람을 찾는 노력을 시도하는 것 같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앱 개발자의 이야기
넷플릭스에 공개된 시리즈 [썸바디]는 데이팅 앱 개발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김섬(강해림)이라는 캐릭터는 천재적인 앱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썸바디라는 데이팅 앱을 개발해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의 양상 중 하나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김섬은 개인주의 성향이 있고, 공감능력이 조금 떨어지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잘 캐치하지 못해 어린 시절부터 엄마로부터 조금 다른 교육을 받아 훈련해왔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해 사회생활을 해오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누군가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짝을 찾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데이팅 앱 썸바디에서 계속 채팅 상대를 찾는다. 우연히 연쇄살인범 윤오(김영광)와 채팅을 시작하고 실제로 만나게 되면서 서로에게 이끌리고 결국 가까워지는 과정이 이야기 내내 이어진다.
이야기 속 김섬은 이름처럼 수많은 동료와 친구 사이에서 '섬' 같은 존재다. 일반 사람과는 조금 다른 특성 때문에 직장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는 채팅 AI를 개발해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긴다. AI이긴 하지만 유일하게 그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가 자라면서 엄마를 제외하면 그를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한 것 같다. 기원(김수연)이라는 친구가 있기는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들이 완전히 서로를 이해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기원은 친구로서 김섬을 걱정하긴 하지만 원래 성향과 성격을 그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김섬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완전히 친구에게 드러내지는 못한다.
연쇄살인범인 윤오는 우연히 앱을 통해 만난 여자를 살해하게 되면서 남을 속여 살인하는 행위를 즐기게 된 인물이다. 첫 살인 전에는 평범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살인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는 누군가를 죽이는 행위를 즐기는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지만 철저히 자기 자신을 '섬'으로 만든다. 스스로 만든 그 섬에서 자신만의 취미인 살인을 계속해나가고 꽤나 완벽하게 뒤처리를 해낸다. 그가 그런 어둠의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 매개체가 바로 김섬이 만든 썸바디라는 앱이다. 썸바디를 통해 누군가를 만나면서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꽤 긴 시간 동안 살인을 계속할 수 있었다.
각자의 '섬'에서 맞는 짝을 찾는 과정과 그 안의 기묘한 분위기
원래 성향 때문에 사회적으로 '섬'에서 따로 살았던 김섬이 우연히 후천적으로 '섬' 속에 살고 있는 윤오를 만나면서 동질감을 느끼는 건, 아마도 당연할 것이다. 각자의 섬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던 두 사람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리고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서 벗어나 자신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완벽한 짝을 만난 것이다. 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건 무척 자연스러운 것이고 영화 중반 이 둘이 실제로 만나 대화를 하고 에로틱한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영화가 스릴러의 외피를 쓴 멜로처럼 보인다.
영화에는 목원(김용지)이라는 무당도 등장한다. 기원의 친한 언니인 이 캐릭터는 레즈비언인데 어찌 보면 이 캐릭터 역시 남들에게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섬'에 살고 있다. 그래서 김섬과 친구인 기원은 김섬이라는 인물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목원은 김섬의 성향과 하고자 하는 바를 꽤 명확하게 이해하고 도움을 준다. 여기에는 자신만의 '섬'에 살고 있는 김섬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목원의 감정이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시리즈는 <해피엔드>, <은교>, <유열의 음악앨범>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작품이다. 특이한 캐릭터인 김섬이라는 캐릭터를 천천히 설명하고 연쇄살인범 윤오와 가까워지는 과정을 독특하게 그려냈다. 특히나 여배우인 강해림을 주연으로 등장시키면서 김섬이라는 인물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꽤나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김섬의 특성과 성향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첫 주연을 맡은 강해림도 과감한 연기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연쇄살인범 윤오 역을 맡은 김영광은 무척 어둡고 무서운 인물을 무척 잘 소화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김영광의 이미지와 완전히 상반된 배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시리즈의 이야기 전개 속도는 다소 느리다. 그만큼 각 인물들의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준다는 의미다. 각자의 '섬'에 살고 있어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는 인물들의 서사를 각각 보여줌으로써 인물들이 가는 방향을 보여주면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이 인물들은 모두 완벽한 짝을 찾으려 노력한다. 이야기 안에서도 그들은 데이팅 앱에서나 바에서 자신이 원하는 짝을 찾으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찾은 짝과 어떤 결말이 지어질지 궁금해하며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게 된다.
초반 에피소드에서 느린 전개 속도로 조금 따라가기 힘들기도 하지만 후반부에는 영화가 가진 기묘한 느낌이 이야기 끝까지 따라가게 만든다. 일반적인 멜로나 스릴러보다는 조금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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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동안 이어 온 ‘시네마’란 불가능한 작전!
<미션 임파서블>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30년 동안 이어진 이 장대한 시리즈의 마무리를 본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환갑이 넘은 나이에 몸을 던지는 톰 크루즈의 액션에 더 놀라웠다. 여기에 언제나 말보단 행동으로 불가능한 작전에 임했던 그의 마지막 임무라는 점은 1편부터 8편까지 극장에서 이 작품을 관람한 이로써 뭉클함도 전해졌다. 이렇듯 오만가지의 감정을 휘몰아치다 보니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이 시리즈가 그동안 무엇을 보여주고 말해왔는지, 그리고 어떤 걸 남기려는지에 대한 것. 완성도를 떠나 이 자체는 에단 헌트에게, 톰 쿠르즈에게, 그리고 시리즈의 팬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
엔티티의 위협은 더 거세졌다.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이 AI는 인류 말살을 목표로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의 핵 발사 시스템을 해킹해 핵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건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요원들 뿐.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72시간이다. 에단 헌트와 요원들은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 72시간 동안 해결해야 하는 2가지 숙제
에단 헌트는 72시간 동안 2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으로 시작된 엔티티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한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눠 공개한 건 시리즈 중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장대한 이야기를 이번 작품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게 톰 크루즈와 제작진에게 하달된 가장 큰 임무다.
전작의 중요한 소재였던 십자가 모양의 열쇠는 빙산의 일각. 에단 헌트는 엔티티를 무너뜨리기 위해 위치가 불분명한 러시아 잠수함 세바스토폴호를 찾아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 중요한 소스 코드가 담긴 포드코바를 찾기 위해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빌런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이 가져간 일종의 AI 바이러스 포이즌 필을 회수해야 하고, 이를 포드코바에 업로드해야 막강한 엔티티를 무력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에단 헌트는 생고생은 전편보다 더 강도가 세다.
표면적으로 가장 큰 숙제인 엔티티와의 대결과 함께 중요한 건 전체 시리즈의 마무리다. 이번 작품은 최종장으로서 그 의미를 살리고 관객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영화가 가져온 건 시리즈의 유산이다. 유독 이번 작품은 전작들(특히 1, 3편)의 장면들이 플래시백으로 소환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리즈 팬들이라면 그토록 궁금했던 ‘토끼발’(3편에서 등장)의 정체를 소개하고, 에단 헌트의 CIA 내부 침입으로 좌천된 던로(롤프 색슨)를 등장시키며, 시리즈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다. 이 활용은 시리즈 총결산의 의미도 담기면서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에단 헌트의 역사를 곱씹게 한다.
|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
2시간 57분 동안 2가지 숙제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동안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동안 잊었던 이 시리즈의 묵직한 주제를 설파한다. 그건 바로 미래를 바라보는 시점이다. 에단 헌트는 정해진 미래를 살아가는 이가 아니다.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누명을 쓰고 죽을 위기에 놓이거나, 생명을 담보로 세상을 구하는 IMF 요원의 삶만 보더라도 그의 인생은 보통의 삶과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평범하거나 정해진 미래에 순응하지 않는다. 마치 운명 개척자라고 말하는 것처럼, 매번 자신에게 닥쳐오는 변수와 위기에 대처한다. 어떻게해서든 이 불가능한 작전에 임하면서 단 1%의 성공 가능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고, 버티며 끝내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간다.
물론, 그 성공에 희생이 따른다. 그동안 그가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볼모로 삼아 악당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희생양 된 동료들이 꽤 있다. 이단 헌트는 그 부채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살아가면서도 끝내 미래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이유는 그게 자신의 운명이고, 그것이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미래를 예견하는 AI가 빌런이라는 설정은, 이단 헌트를 또 한 번 시험에 들게 한다. 인간보다 더 정확도가 높은 AI의 공격은 그에게 미래와 운명을 바꾸려는 시도가 아예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진짜 그 자체로 불가능한 작전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 승부를 받아들이고, 자신과 팀, 그리고 사람들이 가진 일말의 선의를 믿으며 앞으로 계속 걸어나간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작전임에도 전편과 마찬가지로 모든 짐을 다 짊어진 채 고행의 길을 끝끝내 가는 그는 흡사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는 구도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계획’이다. 거의 모두가 에단 헌트에게 계획이 있냐고 물어볼 정도로 잘 짜인 계획만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타개책을 만들것 이라고 믿고 있다. 그 또한 자신만의 계획은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변수에 막히고 어떻게든 타개책을 마련한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그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니까 말이다. 어쩌면 톰 크루즈는 이 시리즈를 통해 말이 아닌 자기 몸으로 변수로 둘러싸인 우리 내 인생을 논하고, 그럼에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8번을 이야기했으니 이번엔 믿어보고 싶다.
| 톰 크루즈가 몸으로 실천한 시네마란?
앞서 소개했듯이 톰 크루즈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배우다. <탑건: 매버릭>이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에서의 그의 액션은 의미를 더했는데, 그 이유는 OTT 시대 속 위축된 극장 영화 산업 흐름 때문이다.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게 더 이상 관람 기준이 아닌 세상. 톰 크루즈는 보란 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시네마를 보여준다. 그건 바로 액션이다. 전작에서는 육지에서 벌이는 액션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영화는 바다와 하늘에서 벌이는 액션을 선보인다. 그야말로 육해공 액션 만찬이다. 다채로움과 더불어 그가 행하는 액션은 CG가 아닌 아날로그 액션이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다른데, 전작에서의 오토바이 액션 장면과 버금가는 경비행기 액션은 그 자체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스펙터클함을 전한다. 도대체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매달리며 리얼 액션을 펼쳤다는 것에 경외감이 들 정도.
아날로그 액션의 대단함은 곧 데이터 로직을 기반한 엔티티를 대항한 에단 헌트만의 무기이자 OTT 플랫폼, CG에 의존하는 영화에 일침을 놓는 환갑 넘은 할리우드 노장의 무기다. 비행기에 매달린 채 일그러진 얼굴을 하며, 어떻게든 임무를 완수하려는 그의 연기는 왜 우리가 지금도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하는지 아주 강하게 알려준다. 관객에게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굳은 신념과 직업 정신도 느껴진다. 그가 영화에선 세계를, 현실에서는 영화를 지키는 구원자처럼 느껴지는 건 이 때문이다. 극 중 캐릭터와 배우가 혼연일체 한 모습을 찾기란 진짜 드물다. 예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찾아보길 힘들 것이다. 30년 동안 8편의 프렌차이즈 시리즈를 계속 만들어낼 사람은 톰 크루즈 한 명뿐이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말: 쿠키는 없다. 1, 3, 7편은 보고 가는 더 좋을 것 같다. 최종작이라는 점에서 초반 30분 동안 썰을 푸는 과정이 살짝 지루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간조차 시리즈의 팬에게는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점: 4.0 / 5.0
한줄평: 30년동안 행복했습니다. 에단 헌트 &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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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 같은 그곳에서 편하게 지내려 했으나 정체불명의 소리와 의문의 사건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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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암스테르담 공립 병원의 원장으로 부임한 굿 윈 박사.
그는 병원의 해묵은 관료주의를 깨부수기로 결심하고,
부임 첫 날 부패한 의사들을 대거 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