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2021-11-07 21:20:10
인생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찾아서
영화 <어바웃 타임> 리뷰
영화 <어바웃 타임>리뷰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인생영화 <어바웃 타임>의 리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어바웃타임> 영화 스틸컷>
<어바웃타임>은 팀의 아버지 빌이 팀에게 가족대대로 남자들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가문의 비밀을 알려주며 시작됩니다.
팀은 이 능력을 이용해 여자친구를 사귀려 노력하는데 그렇게 만나게된 여자친구 메리!
팀은 메리와 완벽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시간을 되돌리고 되돌리며 자신의 실수를 하나하나 고쳐갑니다.
하지만 능력을 자주 사용하면 할수록 꼬여버리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죠.
이 시련들을 팀이 어떻게 해쳐나갈지! 빌이 팀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진정한 인생이란 무엇일지 궁금하다면 영화 <어바웃 타임>을 꼭 봐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어바웃타임을 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첫번째, 바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의 사용입니다
보통은 '시간여행'과 같은 초능력을 사용하는 인물이 나오면 슈퍼히어로 처럼 지구를 구하거나 나라를 구하기 마련인데
어바웃타임에서는 팀이라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주변사람들 끼리만의 일로 전개된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주변사람들만의 사건들을 다룸으로써 다른 초능력 영화들과는 달리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인물 내면을 더 깊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 인생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어바웃 타임을 보고 난 후 사람의 인생에 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처음 능력을 얻은 팀은 능력을 수차례 사용하지만 영화의 끝에는 능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모습을 통해 어쩌면 사람의 인생 중 순간순간에 행복함과 소중함을 느끼는 이유는
인생에서 단 한번만 경험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능력을 사용해 소중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 그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겠지만
만일 수차례 다시 돌아간다면 과연 처음 느꼈던 감정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을까요? 점점 처음 그 순간의 감정을 잊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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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타임>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하루하루와 모든 사건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하루도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면 무엇보다 소중했던 순간이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어바웃타임>의 명대사 하나를 보여드리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비슷한 길을 걸어간다.
결국엔 늙어서 지난날을 추억하는 것일 뿐이다
파노라마_에디터 권지원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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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
왜 우리는 살면서 잔인한 기억을 한 번쯤 겪게 될까요? 월요일에 들었던 질문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금새 나는 한 가지의 끔찍한 순간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번 주의 내가 그 시간에 고통받았냐? 아니다. 지금의 나는 19과 20에 겪은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다. 너무 멀리 돌아왔다는 생각을 한 300번째 한 후, 내가 겪었던 고통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사실 별 것 아니다. 별 것 아니었다는 결론에 달한 것이 나의 트라우마 극복의 전부다. 이겨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머릿속에 새기는 것일 거다. 근데 이것과 별개로 내가 무언가에 휘둘려 살았던 기억은 나의 행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대체 왜 그랬지. 이 트라우마가 만든 창피한 경험은 역설적이게도 그 사건과 아무 상관이 없다. 난 누군가를 생각하는 법 자체를 몰랐다. 사랑받는 법도 주는 것도 몰랐기 때문에 방황했던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내가 미쳤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바보 같은 순간이 머릿속에 스쳐가는 오늘이다. 그때의 시간은 어리다는 말로 전부 수식할 수 없으니 오늘 밤도 이불을 뻥뻥 차게 생겼다.
다행인 점은 있다. 내가 미쳤지 싶었던 때에서 얻은 건 있으니 말이다. 이 얻은 것은 두 가지다. 사랑받는 인생은 무엇이고, 그걸 주는 삶이란 또 어떤 것인가? 에 관한 것이다. 이건 살면서 굉장히 중요했다. 내 정신연령이 죽을 때까지 10대에 머무를 순 없잖아? 세상의 모든 애정이 이성 간의 사랑과 그것이 아닌 무언가로 나뉜다면 삶이 퍽퍽해질 것이다. 물론 선을 넘는 건 나 역시 부담스럽겠지만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따뜻한 무언가를 잘 보듬으려고 한다. 살다 보니 정말 사랑이 전부였다. 내가 무언가를 위해 노력할 때는 보통 내가 좋아하는 타인에게 더 당당해지기 위함이었다. 또 언제는 그가 한 말 한마디가 내 동기부여의 전부가 되기도 했다. 이런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이성 간의 무언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누구에게 진심인 편이 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알았다. 진정성은 사소한 것에서 왔었다. 내가 지키는 소소한 것에서 섬세함이 생기고 그 사람의 말에 설득력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상대방은 보통 '이 사람이 진정성을 갖고 행동하는구나'라고 느껴 나를 좋아해 준다. 보통 그런 지레짐작은 맞는 말이다. 난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없이 나 스스로의 이미지를 속이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싫다.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에 유달리 집착했던 나는 앞과 뒤가 다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태도에는 단점이 있다. 마음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짝사랑을 심하게 한다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에 취해있으면 그 사람에게 맞춰진다. 그러면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 진다. 사랑받기 위해서다. 정서적인 무언가를 받기 위해 계속해서 어떤 행동들을 하는 것이다. 언젠가 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러다가 크게 다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점점 뒤가 없어진다. 모 아니면 도인 내 방식이 가끔 질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마음을 막을 수 있느냐. 글쎄. 아마 아닐 것이다. 지극히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나는 진정성을 위해 내 언어로만 행동하고 말한다. 그리고 두려워한다. 이 사람이 언젠가 날 떠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날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떠나간 후의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잃고 나서 난 이런 것들을 배웠다고 자위하는 건 이제 질렸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무서운 게 많아지는 셈이다. 차라리 누군가를 아껴주지 않는다면 다칠 일도 없을 텐데. 난 오늘도 일어나지 않은 일을 무서워한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필연을 운명에 빗댄 영화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이유에는 인생에 대한 절묘한 비유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좀 심각하게 극단적이다. 아버지에게 알맞은 애정을 받지 못한 채로 자란 마츠코. 시크한 아버지가 웃음을 주지 않은 것에 마음이 답답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마츠코는 일찍 취업에 성공해 선생님이 된다.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다. 교사로서의 일과 도중, 마츠코가 재직하던 중학교 제자가 누군가의 돈을 훔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마츠코는 이 사건으로 인해 억울하게 학교를 떠나게 되고 작가 지망생인 남자와 동거를 하게 된다.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지도 못했고 믿었던 학교에서까지 배신당한 마츠코. 이번에는 정말 날 사랑해주는 곳을 찾은 것 같았다. 근데 그건 잠깐 뿐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재림이라는 말과 함께 미래가 밝았던 첫 번째 남자 친구는 예술가의 지나친 우울함 때문인지 자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두 번째 남자 친구는 첫 번째 남자 친구에게 열등감이 가득했던 인물이었다. 마츠코를 얻음으로써 이 열등감을 해소하려 했었다는 이유로 결별을 선언한다. 자기 내적의 무언가 때문에 마츠코를 이용한 것이다. 연이은 이별 후 직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마츠코. 새로운 일터는 마사지방이었다. 업계 톱으로 잘 나갔던 그녀지만 이내 회사가 무너지게 되고 다시 위기에 봉착한다. 이 시기에 원래 살던 집으로 들어가 아버지의 일기를 읽고 '마츠코 연락 없음'이란 글을 읽게 된다. 아버지의 애정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다시 홀로 집을 나와 독립을 시작하고 세 번째 남자 오노 데라를 만나게 된다. 이 남자의 정체는 사기꾼이었다. 후에 마츠코를 배신하자 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네 번째 남자를 만나 삶을 살던 도중 경찰에 잡혀가게 된다. 8년형을 선고받고 만기출소로 나온 마츠코.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남자는 교사 시절 도둑 누명을 쓰게 만든 제자였다. 제자 류와의 사랑에 빠지는 데는 성공하지만 정작 끝은 좋지 못했다. 범죄자가 되어 감옥에 갔다 온 후 마츠코를 돌보기를커녕 주먹 한대 쳐버리고 류는 도망친다. 결국 버림받게 되는 마츠코. 히키코모리처럼 집에서 은둔하며 TV만 보다가 우연히 본 아이돌에게 빠지게 된다. 하는 거라곤 그 아이돌에게 편지 보내는 것 빼곤 아무것도 없던 마츠코. 감옥 동기가 재기할 수 있을 거라며 건넨 명함에 행복 회로를 돌리다 후반부에 허무하게 객사하게 된다. 그게 영화의 끝이다.
이 영화는 많이 비극적이다. 선생님이란 좋은 직업으로 시작해서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한 여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과할 정도로 사랑을 찾는다. 2021년의 우리가 보기엔 '굳이 저럴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영화의 주인공이 보여준 행보와 같은 질문을 우리의 삶에 던질 수 있다. 과연 사랑이 그렇게나 중요할까? 주인공의 자존심까지 다 팔아가며 받고 싶을 만큼 관심과 애정이 우리 삶에서 중요할까?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거 말고 하나 더 있다. 그거 받는다고 해서 우리 삶이 극적으로 나아진다는 보장이 있는가? 어차피 누군가는 어떤 인물의 삶에서 떠나갈 수밖에 없다. 겉보기엔 오해로 멀어지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당연하다. 모든 영화에는 엔딩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필연적인 끝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 불륜이든 풋풋한 첫사랑이든 우리는 끝이 어떤 결말로 이뤄질지 뻔히 아는데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 연인이 아니고 친구관계이거나 형이나 누나로 불려지는 사이여도 마찬가지다. 단 한 가지의 예외라도 허용되지 않는다. 우리는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잘 알면서도 우리는 운명을 잊어버리며 살아간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를 생각해보자.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단지 섹슈얼한 무언가가 아니라 존경과 우정, 공감의 의미여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 감정이야 말로 우리 인생의 전부다. 내가 느끼기엔 -내 기준- 이성 간의 사랑보다 이 감사함의 표시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준 형들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난 게이가 아닌 것처럼 세상은 다양한 감정들로 이뤄져 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때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존경이라는 말이 식상해질 때 누군가에 대해 '내가 어떤 존재가 되어봐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순수한 동기부여는 이런 것들이다. 나를 믿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내 모습을 사랑해줄 인간이 있다면 그제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가족이 소중한 이유가 이거 아닐까? 거의 대다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일을 겪어도 내 편인 존재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가족들에게 잘하는 것일 테지. 나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근데 난 이기적 이게도 이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고 싶다. 가족이 주는 무언가는 항상 고마운데. 나는 그 외에서도 쓸모를 찾고 싶다. 난 개 같던 20대의 일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았던 것 같다. 그 뭐 같던 순간에서 제일 찌질한건 나였단 걸 깨달은 후에도 다른 뭔가를 찾았던 것 같다. 이런 인간관계의 결말? 항상 같았다. 난 정말 나밖에 모른다. 친해지는 걸 못해 별것 아닌 것에도 이상한 사람 취급당했던 기억이 생생하고, 또 정신상태가 무너져 있을 때 본능적으로 사랑을 갈구하던 모습이 선하기 때문이다. 알고 있다.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나란 걸. 남 탓 열심히 해도 어차피 원인은 나에게도 있다. 정말 타인이 100% 잘못해서 무언가 발생한 경우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그 경우가 절대다수라고 하면 그건 추한 남 탓이 될 것이다. 과연 나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인가.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외부에서 우리의 쓸모를 증명받고자 한다. 우리 엄마나 아빠만 해도 자기 직업에 진심인 사람이다. 심지어 아빠는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왔고 몇 박사들의 책에도 참여한 바 있다. 단순히 엄마 아빠가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런 걸 하는 건 아닐 것 같다. 대학생 때 보이는 학생회, 대외활동 뭐 이런 것들도 그 예시다.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회 활동과 여의도 중앙정치는 사실 (물리적으로만) 거리가 멀고, 대외활동과 같이 외부의 일은 끝이 다 정해져 있다. 해단식 하면 자주 못 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활동을 한다고 해서 취업문이 활짝 열리지는 않는다. 이렇게 시시하고 재미없게도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정해져 있는 결말로 향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이 모든 걸 벌였고 또 넘어지며 좌절한다. 같은 행동을 두 번 세 번 반복하게 되고 비슷한 순간을 마주한다. 씨발. 왜 나는 이거밖에 안 되는 인간이지. 나의 출생만으로도 세상에게 사과할 이유가 생기는 것 같다. 아무도 모르게 잠수 타다 죽을 때가 되면 내 머리를 방망이로 쳐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싶다.
근데 우리 거의 대부분은 이 미련을 잊어버린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걸 부정한다는 게 아니라 이제 그런 필연이 중요해지지 않아 진다는 뜻이다. 왜? 그게 행복하기 때문이다. 자주 못 보는 사람이더라도, 애초에 표현하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해 산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기약하며 말이다. <중경삼림>과 <노매드 랜드>를 봤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난 항상 이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아름다웠던 순간을 다시 돌이키는 것만큼 인생에서 즐거운 건 없다. 토익 공부를 해도, 유럽에 가도, 사고 싶었던걸 사도 항상 무언갈 상상하고 있었다. 현실은 아니었다. 어떤 선택지를 골라서 내 결과 중 아무것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난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마음 한편으론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자. 영원한 건 없다. 뭔 선택지를 골라도 나는 아팠을 것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사랑받을 줄 몰랐고 하는 것도 서툴렀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영원히 혼자 사는 것이다. 그럼 외롭기만 하지 사람에게 상처 받는 일은 없어 좋을 것이다.
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이 당연한 정답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건넨다. 과연 그게 맞아?라고 말이다. 아니다. 당연히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한심한 순간을 반복한다. 나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홍상수나 윤종신을 좋아하는 이유 역시 우리 인생에서 이것에 공감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끝이 정해져 있는 생인데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갈 것인가. 우리는 실패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하는 경향이 있다. 퍼주지 말걸. 비극적인 사건에 놓인 우리를 위로하기보단 학대한다. 영화는 이런 우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 극도로 비극적인 인물 설정? 현실적이지 않은 게 맞다. 근데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우리는 이것에 공감한다. 상처 투성이에 그 아무도 찾지 않는 모습이야 말로 우리의 현실이다. 사람에게 상처 받아 사과받으면 그게 다 없던 일이 되나? 또 그 사람들이 사과를 과연 몇 번이나 했나? 또, 뮤지컬을 중심으로 영화를 전개한 이유? 비비드한 색감? 우리에게 이 마츠코의 삶을 비극이라고 재단할 권리가 있을까? 그 때 만큼은 행복했을텐데. '왜 굳이 3자 주인공이 나왔는가'나 '뮤지컬+색감배치'의 이유는 우리의 인생을 대변한다. 우리는 원래 이 모양 이 꼴로 살 수밖에 없다. 근데 이런 영화와 현실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 왜? 인간의 가치는 무얼 받느냐가 아니라 무얼 주느냐에 따라 달려있기 때문이다. 비록 비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겹쳐 좌절하는 삶일지라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극단적인 비극을 보여준다. 근데 어떻게 전개하나? 도 중요하다. 바로 주인공을 따로 설정해 그 인물로 하여금 마츠코의 일대기를 좇게 만든 것이다. 이럼 뭐가 되냐? 어느 정도 객관화가 된다. 극한의 비극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마츠코가 어떤 인물인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너무 타인의존적인 측면도 있었던 건 맞지만 당연히 좋은 부분도 많이 볼 것이다. 이 사람은 누군가를 품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 원인이 사랑의 결핍이더라도 괜찮다. 마음의 구멍 한 구석을 인정하게 되는 것도 다 좋으니까, 무서워서 숨지는 말자. 그게 우리가 인생을 사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병의 마수에 빠져 방황하고 나서 얻은 결론도 이와 비슷하다. 어차피 결론이 똑같다면 한 번쯤 또 한 명에게 모든 사랑을 다 가져다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나 자신이 인기가 없더라도 누군가의 인생이 옳다는 증명이 된다면 그 나름대로 성공한 삶일 것이다. 난 나에게 이 말을 해준 사람의 이 문장을 이루기 위해 그 20대를 보내왔고, 한 번도 진정성이 없었던 적 없었으며 나름대로 행복했다. 그래서 난 내가 한 말에 당당하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이 혐오스럽게 느껴지더라도 한 번쯤은 필연에 부딪히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게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겪는 난제를 돌파하는 방식일 것이다. 영원한건 없다 하더라도 그 순간 만큼은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마음이 괴롭다면 병원에라도 꼭 가자. 그것이야 말로 구멍이 난 사람에게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400% 확신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모름지기 이 영화가 말해주는 바와 같이, 인간의 가치는 무얼 받느냐가 아니라 뭘 해주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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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한 주동안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내셨나요?
주말에는 눈이 정말 많이 내렸는데요.
아무런 사고없이 안전하고 기분좋게 주말을 보내셨는지요?
지난 12월 15일은 마블팬들은 물론이고 많은 영화팬들이 무척이나 반길만한
영화 개봉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봉인데요.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만큼 개봉하자마자 엄청난 관객 스코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씨네픽이 준비한 박스오피스 스코어 콘텐츠는 더욱 더 기대가 되는데요! :)
다시 시작된 한 주의 월요일! 씨네픽과 함께하는
12월 17일, 18일, 19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콘텐츠'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시작해볼까요? :)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NEW)
▶지난 12월 15일 개봉한! 드디어 돌아온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2월 17일~19일)에만 무려 관객 수 174만 318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현재 277만 169명입니다.
정말 엄청난 관객 스코어를 보이고 있네요! 개봉 첫 날에만 무려 63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으며,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호평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극장가에서 적수없는 독보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다시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상영횟수에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도로 개봉 5일만에 올해 개봉한 영화 중 4번째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에 올랐습니다.
곧 300만명은 쉽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올해 최다 관객 영화인 <모가디슈>(361만명)의 기록을 넘어서고 가장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가 될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정체가 밝혀진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도움을 받게 되고, 뜻하지 않은 멀티버스가 열리게 된다.
멀티버스를 통해 '닥터 옥토퍼스'를 포함한 역대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이 모두 나타나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2위. <앤칸토: 마법의 세계>(▲1)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저번 주 박스오피스에서 한 계단 상승한 <엔칸토: 마법의 세계>입니다.
주말동안 (17~19일) 주말 관객 수 2만 3000명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58만 362명입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저번 주 박스오피스 2위 <유체이탈자>를 제치고 2위에 올랐는데요.
코로나 시국 속의 영업시간 제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며, 이번 주 총 누적 관객 수 60만명 돌파가 예상됩니다.
3위. <연애 빠진 로맨스>(▼2)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이전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서 2계단 하락한 <연애 빠진 로맨스>입니다.
같은 기간(17~19일)동안 주말 관객 수 1만 9720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57만 5212명입니다.
예상한대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함에 따라 박스오피스 순위의 대대적인 변동이 있었는데요.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박스오피스 1위로 역주행까지 성공한 <연애 빠진 로맨스>가 다시
3위로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많이 아쉽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는 지난 12월 17일부터 극장 동시 VOD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안방극장에서도 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게 됐습니다. :)
▶씨네픽의 이번 주 79회 예측 이벤트는 2021년 최고의 기대작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먼저 12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5%, 여성 35%로 남성 관객들이 2배에 가까운 관람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7%, 다음으로는 30대가 3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30대의 비율이 전체관람연령의 80%를 차지함을 보여주고 있네요.
그럼 제79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박스오피스 예측에 참여한 씨네픽 유저, 20/30대 참가자분들의 비율은 어땠을까요?
▶ 씨네픽 유저들 또한 20대와 30대를 합친 비율이 74%로 젊은 층의 비율이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는데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씨네픽 참가자의 성별 비율은 여성층이 66%로 보다 남성층보다 활발하게 참여해주셨습니다.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주말 관객 스코어는 1,743,185명입니다.
씨네픽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주말 관객 스코어 예측 이벤트 참가자들의 정답자 비율(오차범위 +-50,000)에 가장 가까운 근사치를 보였던
20대 여성은 전체 참가자 중에 12%의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번 주 씨네픽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모든 정답자분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
다음 주 80회로 돌아올 씨네픽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4위. <유체이탈자>(▼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바로 <유체이탈자>입니다.
<유체이탈자>는 주말동안 (17일~19일) 주말 관객 수 1만 1642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80만 3048명을 기록했습니다.
총 누적 관객 수 80만명을 돌파했지만, 서서히 관객 동원력은 감소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독보적인 인기 질주와 더불어 이번 주에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매트릭스: 리저렉션>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함에 따라 박스오피스 상위권 유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5위. <극장판 소드 아트 온라인 - 프로그레시브 - 별 없는 밤의 아리아 >(▲3)
▶주말 박스오피스 전 주에 비해 3계단 상승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소드 아트 온라인 - 프로그레시브 - 별 없는 밤의 아리아>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477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2만 4307명을 기록했는데요.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엔칸토: 마법의 세계>와 같이 애니메이션 장르로써 꽤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북미 12월 17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차지했습니다.
국내 박스오피스에도 역시 1위를 했죠? :)
주말동안(12월17일~19일) $253,000,000 (한화 약 3,00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매출액을 자랑하는데요. 아직 개봉한 지 5일채 되지 않은 기록인데, 앞으로의 매출액 기록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새롭게 북미 주말박스오피스 5위에 진입한 작품은 <Nightmare Alley>입니다.
<Nightmare Alley>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첫 느와르 영화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윌리엄 린지 그레셤 소설을 원작으로 1947년 타이론 파워 주연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서커스단원들의 치정과 비극적인 몰락을 다루고 있는 느와르 장르'로써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초호화 캐스팅이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국내개봉은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하니, 국내 개봉 소식은 차차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
이번 주 12월의 셋째 주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알아보는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재밌게 보셨을까요?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관객 수를 동원할 수 있을지 예측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여러분들 오늘 하루도 건강히 안녕하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안녕!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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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tflix 영화] 그녀의 조각들 / Pieces of a Woman, 2020 - 맞춰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나'라는 그림
영화 <그녀의 조각들>의 포스터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주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관심이 생기는 영화입니다.
이제는 어엿한 연기파 배우이지만, 아직도 관객들에게는 <트랜스포머>시리즈의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와 국내에서 <분노의 질주: 홉스&쇼>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라는 액션 프랜차이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바네사 커비"가 출연하는 이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이들의 필모를 생각하면, 맞지 않는 영화 같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바네사 커비"에게 '제77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겨주며 우리의 선입견을 깨버렸는데요.
그런 점에서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그녀의 조각들>은 당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과연,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 - 영화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그녀의 조각들>의 장면
영화는 출산을 코앞에 둔 "마사"와 "숀"부부를 보여줍니다.
다리를 건설하는 노동자 "숀"은 앞으로 태어날 딸과 걷기 위해서 놀고 있는 다른 동료들을 채근하고, 자동차도 픽업트럭이 아닌 "SUV"로 바꾸는 등 "마사"만큼이나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그렇게, 집에서 출산을 결정한 "마사"에게 뜻하지 않는 변수가 생깁니다.
이전까지 봐주던 조산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찾아왔고, 힘들게 태어난 아기는 곧장 호흡에 이상이 생기는데…
“
맞춰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나'라는 그림
1. 모든 것을 쏟아부은 초반 30분!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126분의 영화로 적은 분량을 가진 영화는 아닙니다.
이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영화라고 언급한 만큼 그 소재가 대중적이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을 겁니다.
여기에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30분간 "원테이크"처럼 출산 장면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니 이를 보는 관객들이 느끼는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눈을 뗄 수가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은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과 연기를 더 살려주는 연출입니다.
“
쿵 하면, 짝하는 호흡!
흔히, 관객들에게 "다큐멘터리"는 "진짜"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 역시 "편집"이라는 과정이 거치는 거짓의 산물입니다.
물론, 보이는 영상 말고도 읽는 글에도 이런 과정이 들어가니 창작자의 의도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죠.
그런데도 관객들은 진실을 요구하고, 이를 진짜로 보이게 만들어야겠죠.
그렇기에 화면을 끊이지 않고 연속적으로 방과 방을 보여주는 "원테이크"는 관객들에게 출산 상황을 진짜로 인식하게 만드는데요.
여기에 이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도 확실하니 부담이 크더라도 <그녀의 조각들>이 어떤 영화인지를 관객들에게 첫인상을 확실하게 찍어내는데 성공합니다.
영화 <그녀의 조각들>의 장면
2. 30분이 끝나고, 영화도 지쳤나 보다.
초반에 힘을 몰아붙인 이유 때문일까요?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이후 늘어지는 전개로 좀체 관객들을 집중시키지 못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후 영화가 보여주는 주된 내용이 "마사"와 "숀"부부의 불화로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데요.
여기에 영화는 "조산사"와의 법적 다툼도 다루지만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별개의 이야기, 단편적으로 쓰이는데요.
그러면서, 각기 다른 이야기로 인한 피로감과 개연성에 많은 부분들이 부딪히는데요.
이야기적으로 "숀"의 외도가 이해가 되면서도 마무리를 그렇게 지었어야만 하는 끝맺음처럼 "마사"의 법정에서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이 뜬금없이 보이고 맙니다.
이처럼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전반전과 후반전이 완벽하게 다른 영화가 돼버립니다.
“
다 이유가 있었을까요?
이런 이유에는 영화 <그녀의 조각들>이 "마사"라는 인물에 벗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이야기에 있어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가져오지 않기에 발생하는 에피소드의 가짓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남편인 "숀"과의 에피소드는 반드시 필요한데 이마저도 앞에서 언급했듯이 마무리가 아쉬우니 126분이라는 시간은 더더욱 길게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영화가 보여주는 "마사"의 심리는 완벽했을까요?
이에 대해서도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과 비교한다면,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짙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일단, 해당 영화를 소개하자면 시한부인 주인공이 하루를 살아가는데 특정 기억을 하나씩 지운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과 비교한다면,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짙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일단, 해당 영화를 소개하자면 시한부인 주인공이 하루를 살아가는데 특정 기억을 하나씩 지운다는 내용입니다.
영화 <그녀의 조각들>의 장면
3. 연기력에 비해 한없이 아쉽다?
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에서는 이를 "시계"에 비유해 자그마한 부품이라도 없다면 시계로서의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에 비선형적으로 보여주는 단편적인 기억들까지 더하며, 영화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 또한 지금의 나 자신이 존재하는 구성요소임을 말합니다.
이처럼 영화 <그녀의 조각들>도 "마사"의 심경 변화를 "사진"으로 보여주는데요.
냉장고에 있는 "숀"과의 사진을 정리한 "마사"와 딸과의 사진을 받는 "마사"의 모습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말합니다.
이전에는 이를 부정하고 거부했다면, 끝내 이를 받아들임으로 비로소 오늘날의 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죠.
“
얼어붙은 강에도 다리는 이어진다.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특이하게도 날짜와 "숀"이 진행하던 다리 공사의 진행도를 이야기의 챕터로 보여주는데요.
단순한 장면으로 보일 수 있지만, 꽁꽁 얼어붙은 강으로 모든 것이 정체된 것으로 사건 이후 이들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말합니다.
특히, "마사"가 입에 무는 "사과"는 갈색으로 변해 썩어 버리며 점차 악화되는 상황을 말하나 이런 상황과 다르게, 다리는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은 점차 개선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마사"는 사과씨를 발아하는 장면은 이에 딱 맞는 장면입니다.
생명을 잉태하는 과정에서 좌절을 겪은 "마사"가 비록, 사과이지만 이를 밟음으로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죠.
물론, 이후 나무에 가려진 장면은 사족으로 느껴질 만큼 아쉬움이 생겼지만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에 비해 이야기가 아쉽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네요.
* 본 콘텐츠는 블로거 파천황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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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 최초의 여성감독, 사라 고메스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 칼럼은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이 없어 언급이 잘 안돼는 감독이나 한국에서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감독을 다시 주목해보자는 취지로 적는 칼럼입니다.
본 칼럼 시리즈를 통해, 다시, 주목할 만한 감독들에 대해 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사라 고메스 감독의 이름은 한국에서 비교적 생소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주류 영화계에서 비주류에 속하는 쿠바 영화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영화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비교적 다른 대륙에 비해 소개가 덜 되고 특히 한국에서 아프리카 영화가 소개되는 경우는 영화제에서도 드문 것이 사실이니.
그 뿐만이 아니라, 사라 고메스 감독은 장편이 딱 한편 밖에 없어 더욱 그렇다.
바로 급진적이며 혁신적인 다큐멘터리, <어떤 방법으로> 이다.
사라 고메스 감독은 쿠바 대중 문화의 중심지인 과나바코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직접적으로 성차별과 인종 차별을 겪었다.
그녀의 이런 어린 시절은 이후 감독이 되어 만든 작품들에서 크게 드러난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신문사에서 근무하며 여러 기사들을 투고하기도 했으며, 여러 감독들과 함께 설립한 쿠바 영화 예술 및 산업 연구소(ICAIC)를 설립하고 조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쿠바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다루는 단편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장편 영화를 위한 토대를 쌓아왔다.
이 과정을 통해 그녀는 쿠바 최초의 여성감독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인 <어떤 방법으로>는, 1974년 ICAIC에서 제작하였다.
이 영화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쿠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혼재된 영화다.
영화는 쿠바 사회를 교사 욜란다와 공장 노동자 마리오의 로맨스와 갈등을 담음과 동시에, 단순히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교육과 아동복지, 노동자 인권으로도 담론의 폭을 넓힌다.
특정 계층에 대한 혐오와 우월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 발전이라는 이상적 목표를 지향하는 다큐멘터리로서 모범적이라 평할 수 있으며,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출이 선구적인 작품이다.
1977년 개봉 후, 인종과 젠더 갈등을 탐구한 최초의 영화라는 평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사실, 이 작품은 사라 고메스 감독이 완전히 마무리 짓지 못한 영화다.
왜냐하면 영화 제작중이던 1974년, 천식 발작으로 인해 31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후반 작업 중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ICAIC에서 함께 근무하고 작업한 다른 스태프의 마무리로 1977년에야 개봉하게 된다.
이 작품이 공개되고 나서 이후로 많은 언급이 되지 못했는데, 이후 ICAIC의 조직 개편과 여전히 존재하던 사회의 보수적 분위기 등 여러가지 이유로 그녀의 작품들이 검열되며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 영화 연구소에서도 1989년에 그녀의 영화들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나서야 등재가 되었으며, 단편들은 2007년에야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진행되어 ICAIC 아카이브에 묻혀 있던 영화들이 대중에게 다시 공개되었고, 어떤 방법으로는 바로 작년인 2021년이 되어서야 아스날 영화 및 비디오 아트 연구소에서 리마스터링 되었다.
사라 고메스 감독은 2011년까지 ICAIC에서 장편 영화를 감독한 유일한 쿠바 여성 감독으로 남았으며, 또한 현재까지 유일하게 본 기관에 소속된 흑인 여성이다.
그녀의 이런 사회적 활동과 영화 작품들의 시선은 당시 페미니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녀의 작품은 젠더 뿐만 아니라, 노동자, 아동 복지와 같은 사회 그 자체에 대한 수많은 문제들과 차별에 맞서 싸운 영화라 말할 수 있다.
현재 페미니즘의 주류가 급진적인 레디컬 페미니즘이고, 이러한 성향의 작품들은 대부분 특정 계층의 혐오와 우월을 내세운다는 비판점이 많다는 점에서 1970년대에 이러한 시도를 했다는 것은 정말 시대를 앞서갔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녀의 영화가 비록 영화사의 변방에 존재하는 작품임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시대를 앞서간 그녀의 시선은 지금도 여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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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스 갬빗> 정석에 충실한 냉전 시대 천재의 성장기
1. 1950년대 말, 켄터키의 한 고아원에 맡겨지는 '베스 하먼(안야 테일러조이)'. 처음으로 체스 게임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고, 침울하며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고아였다. 그러나 주 정부가 고아원에 공급한 진통제에 중독되면서 베스는 체스에 대한 놀라운 재능을 발견하고, 고아원 관리인 '사이빌(빌 캠프)'로부터 체스를 배우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경험한다. 이후 새로운 가정에 입양되었지만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던 그녀는 체스 대회에 나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함에 따라 안정감을 되찾고, US 오픈에서 경쟁할 정도로 체스에 눈을 뜬 후 남성으로 가득한 프로 체스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 경력이 쌓일수록 진통제의 부작용이 심해지고, 더욱 고독해진 결과 그녀는 경쟁에서 손을 떼고 싶은 유혹에 굴복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의 제목은 체스 게임을 시작하는 여러 전략 중 하나인 '퀸즈 갬빗(Queen's Gambit)'과 동일하다. 백이 폰 하나를 잠시 희생해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수인 퀸즈 갬빗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없이 분석되었는데도 여전히 가장 뛰어난 체스 선수들인 그랜드 마스터 레벨에서 사용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는 점이다. 작중 조력자인 '베니(토머스 브로디생스터)'는 베스에게 변칙보다는 원래 네가 좋아하고 잘 두는 퀸즈 갬빗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바꿔 말해 퀸즈 갬빗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선택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득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인 오프닝인 것이다. 퀸즈 갬빗의 이러한 전략적 특성은 익숙한 구조와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한 드라마의 매력과도 일맥상통한다.
2. 스포츠물의 흥행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퀸스 갬빗>은 주인공의 천재적인 능력을 눈치채는 평범한 스승부터 조력자가 된 라이벌, 애정을 주지 않는 양아버지까지 각종 클리셰로 가득하다. 주인공인 베스의 특징도 마찬가지다. 사고로 친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자라며 정신적으로 학대받은 아이가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능력을 깨닫거나, 양아버지에게 무시당하고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내용은 <스타워즈>나 <해리포터> 같은 작품에서 접할 수 있다. 단지 카리스마, 퇴폐미, 섹시함, 천진함, 냉철함 등 다양한 면모를 자유로이 표현하는 안야 테일러조이의 매력적인 마스크와 안정적인 연기력이 차별성을 확보할 뿐이다.
전체적인 구성도 전형적이다. 총 7개의 에피소드가 다루는 내용을 보면 우선 첫 두 개의 에피소드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체스 능력을 깨닫는 베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3, 4회는 세상에 자신의 능력을 처음으로 보여준 후 새로운 삶을 즐기는 모습을, 5, 6회에서는 그녀가 보르고프라는 강자에게 패한 후 체스 경기 내외적으로 어떻게 심연에 빠져들어서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를 묘사한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자신감을 되찾은 베스가 기어코 세계 최고의 체스 선수가 되면서 끝난다. 이러한 전개는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인 크리스토프 보글러가 조지프 캠벨의 영웅 신화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한 '영웅의 여정 12단계'와 완벽히 들어맞는다. 따라서 <퀸즈 갬빗>은 일정 수준의 재미를 보장하지만, 동시에 지극히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다.
3. 그런데도 <퀸스 갬빗>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를 제시하면서 한 번에 정주행 하고 싶은 욕구를 돋우는 데 성공한다. 그 매력은 바로 1950년대 말부터 70년 초중반까지를 다루는 드라마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한다. 이 당시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로 모든 사회 영역에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셜 플랜, 베를린 포위 같은 정치경제적 대립은 물론, 6.25 전쟁 및 베트남 전쟁처럼 물리적인 충돌도 있었으며, 더 나아가 우주에서도 미국과 소련은 경쟁을 이어 나갔다.
드라마는 시대적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우선 주요 소재인 체스 게임을 단순한 스포츠 이상으로 다루며, 그로부터 강렬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최종적으로 꺾어야 하는 상대가 소련의 체스 챔피언인 보르고프로 설정된 순간부터 체스 게임은 체제 대결, 정치적 대결의 의미를 지닌다. 모스크바에서 마지막 대회가 열리는 것, 해당 시합장의 분위기가 공산국가 특유의 칙칙한 무채색으로 연출되는 것, 소련 선수와 미국 선수 가릴 것 없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고안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덕분에 <퀸스 갬빗> 속 체스 게임은 단순한 스포츠물이 아니라 마치 첩보 영화의 미션 수행 장면을 보는 듯한 같은 비장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할 수 있다.
4. 동시에 드라마는 국가적 경쟁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개인의 의사나 행복은 공동체의 이익보다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도 꼬집는다. 고아원에 남겨진 아이들의 불우한 성장환경과 아이들을 쉽게 통제하기 위해 남용된 약물은 당시의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제시하는 장치다. 약물에 중독되어 뛰어난 체스 능력을 얻었지만 부작용으로 후유증에 시달리는 베스가 어릴 적부터 체스 선수로 훈련받은 소련 선수와 대화하는 장면도 다르지 않다. 사회 전체의 폭력으로 인해 체제와 관계없이 피해자가 나올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체스 게임에 베스가 겪어야 했던 극심한 고독함과 우울증 같은 개인의 어려움을 투영시키는 것이다.
또한 냉전이 격화되던 해당 시기에 2세대 페미니즘이 태동했음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의식은 또 다른 측면에서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당시 페미니즘 담론은 가부장제를 비롯한 차별적인 사회구조를 고발하는 데 집중했고, 일부에서는 섹스가 남성 지배의 수단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오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드라마가 양아버지의 무관심 때문에 체스 대회에서 생활금을 벌어야 했고, 어머니는 술과 피아노에 의존한 채 어렵게 살아야 했던 그녀의 가정사를 비교적 세심히 표현하는 이유다. 또한 남성으로 가득한 체스판에서 홍일점인 베스의 특출함이 유독 빛나고 그녀가 여러 남성들과 즐기는 사랑 게임이 흥미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드라마는 개인이 경험하는 억압과 특권은 인종과 계층 같은 여러 특성이 중첩되며 상호 작용한다고 주장하는 최근의 페미니즘 흐름도 담아내면서 시간적 배경을 현재에 가까운 방향으로 확장한다. 베스의 친구 '졸린(모지스 잉그럼)'이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일을 하는 데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한다는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5. 결국 <퀸스 갬빗>은 체스를 통해 한 시대와 그 시대에서 살아가는 한 개인을 조명하되 제목처럼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스포츠물의 클리셰와 영웅 신화의 구조를 착실히 따르는 전형성에도 불구하고, 체스 그 자체보다 주인공을 중심에 배치해 그녀의 내적의 변화와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춘 결과 고유한 특색을 찾아낸 것이다. 이는 약물에 의존하던 미국의 여성 체스 선수가 모스크바에서 열린 시합에서 친구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약물 없이도 승리하는 수를 떠올리는 데 성공한, 작품의 문제의식이 한 데 집약된 바로 그 순간 일어나는 전율을 잊을 수 없는 이유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다음 시즌이 나오면 좋고, 없어도 완벽한 드라마. 체스계의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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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교환의 무명 배우생활을 그대로 투영한 영화 : 왜 독립감독은 DVD를 주지 않는가?
영화리뷰에 앞서 스포를 주의해주세요!
영화를 만들다 변해버린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무명배우는 기환은 자신이 출연한 독립영화들의 CD를 구하러 다니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많은 영화했던 사람들을 만난다. 그는 아마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여정을 시작했지 싶다. 하지만 그에게 세상은 냉혹했다. 그가 만난 독립감독들은 모두 변해있었다. 밤낮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는 자신에게 있어 숨이라고 했던 선배는 그에게 치약을 파느라 숨도 쉬지 못하고 홍보성의 말들을 늘어놓았고, 영화에 열정을 가지고 팀워크를 자랑하던 삼형제 감독은 어느새 한명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가자 "다 각자의 같잖은 사연이 있었겠지 형은 진짜 사연이 있잖아" 라며 친구는 위로의 마디를 던졌다. 그렇게 다시 CD를 찾아 나서지만 각자의 사연으로 이미 모두 변해있는 독립감독들. 아직 영화판에 남아있는 기환이 보상받은 것은 각자의 추억과 노력이 담긴 CD들 뿐이었다. CD가방을 지하철에 잠시 잊어버린 기환. 다시 지하철에 돌아가지만 가방은 이미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다. 아무도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고, 그는 그저 무명의 배우일 뿐인 것이었다.
느낀 점 : 정말 재미있지만 웃을 수 없는 작품. '웃프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같다. 학생으로써 나의 진로를 고민하게 하는 영화여서 좋았고, 다큰 어른의 입장으로 볼 때도 자신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은 영화라서 잘 만들었다고 느꼈다. 또한 거의 완전히 옆으로 기울여 찍은 샷이나, 좌우대칭을 맞게 한 샷 등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볼거리를 주었고, 분위기를 너무 슬프지도, 너무 익사이팅 하지도 않게 적당한 무게감을 갖추었다. 구교환 감독만의 톤앤매너도 눈에 띄었다. 삭막한 세상에서 홀로 희망을 가지는 듯한 노란색CD가방이나, 과거와 현재를 섞어 보여주는 연출기법이 눈에 띄어 좋았다. 또한 이 영화는 누가봐도 배우 구교환이 자신의 삶을 투영해서 보여주는 배우 주인공의 영화라고 느꼈는데 그만큼 진정성 있는 이야기,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영화가 깊은 감성을 가지게 할 수 있었다고 보였다. 지금은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과거에 비해서) 얻은 그는 이 영화를 어떻게 회상하고 있을 지 궁금했다. 제목또한 알맞았다. 왜 독립감독은 DVD를 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며 여운을 남긴다.
파노라마_에디터 OREHF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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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공포증을 증발시킨 곧 역주행을 불러올 실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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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프리 가이> 파이널 예고편
어제는 NPC, 오늘은 히어로?
준비 (안)된 히어로의 세상을 구하기 위한 도전!
초특급 ‘가이’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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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프레지던트> 메인 예고편
술과 여자, 제멋대로 방탕한 삶을 살던 부시.
대통령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에 출마한 주지사 선거에 덜컥 당선된다.
내친김에 나선 대통령 선거. 맙소사! 눈 떠보니 이제 미 대통령이다?
911 테러가 일어나고 단단히 기분 잡쳐 ‘악의 축’ 전쟁을 선포하고
전 세계는 전쟁의 소용돌이와 대규모 반전 시위로 발칵 뒤집히는데…
투표에는 대가가 따른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유쾌한 고발 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