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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2025-08-31 18:34:38

기왕 썅년일 거면 간지나는 썅년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리뷰

 

 

1980년대 초, 노출 연기로 주목받고 톱스타가 된지 어연 10년 정도가 된 희란은 진짜 ‘연기’와 진짜 ‘영화’에 대한 굶주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배우들을 벗기기만 하는 각본들에 신물이 나던 중, 거장 작품 <육식의 밤>을 읽게 되고, 간절함에 눈을 반짝이게 된다. 신성영화사에서는 새 작품을 위해 신인 오디션을 개최한다. 그리고, 밤무대에서 활약하던 신주애는 본격 성애 영화 <애마부인>의 주연으로 발탁된다.

 

 

 

희란과 주애, 그리고 미나


3S, Sports, Sex, Screen이라는 정부의 정책에 맞게 영화계에선 성애 영화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배우들은 해방을 느낄 수 있는 연기에 진심이었으며 식모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꿈에 발을 디딜수록 어찌할 수 없는 권력에 좌절할 뿐이다.

 

 

 

 

에로 그로 넌센스, 에로틱하면서 그로테스크한 풍자.

 

<애마부인>을 본격 성애 영화가 아닌, 본격 예술 영화로 만드려던 감독과 희란, 주애의 바람과 달리 구중호에 의해 그저 유희거리에 그치는 편집본으로 개봉한다. 주애는 모든 걸 다 바쳤음에도 친구들에게 부끄럽다는 소리를 듣고 눈물을 훔친다. 한편, 첫 개봉 편이 대히트를 치자 본 편집본인 <애마부인: 오리지날레>의 개봉을 약속받은 감독이 희란에게 기쁘게 이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희란은 다른 결심을 했다.

 

 

 

계약과 접대

 

신성영화사는 정부에서 열리는 남모를 연회에 여자 배우들을 제물로 바쳤다. 온갖 약과 술, 섹스가 난무하는 현장에 입을 여는 사람은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고서. 주애가 영화 기자 접대 판을 깽판 치고 오자, 곧바로 ‘밤무대 출신, 손님들과의 만남’이란 타이틀로 신문이 도배된 것은 큰일조차 아니었다.

 

 

 

미나는 이런 구조적 악습에 길들여져버린 피해자이다.


희란과 같은 멋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서울에 온 미나는 제작사 대표 구중호와 동거한다. 그렇게 약과 술, 그리고 관심을 갈망하며 살았다. 그저 성적 착취를 당하며 촬영장이 아닌 연회에만 투입된 미나. 어느 순간엔, 자신을 왜 파티에 부르지 않냐며 조르기에 이른다. 그렇게 참석한 곳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죽게 된다. 음식조차 제대로 먹지 않던 그녀가 그날 섭취한 건 대마초가 아닌 코카인. 하지만, 신문에선 그저 우울증으로 인한 죽음이라고 말한다. “나 여배우야.”는 그녀가 뱉었던 말 중 가장 진실된 한 마디었을 것이다.

 

 

 

 

미나의 죽음으로 분노 스위치가 켜진 희란과 주애. 희란은 이 더러운 악습을 폭로하겠다는 다짐으로 ‘대종상 영화제’에 참석한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까발린 후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주애의 말에 함께 올라타 자리를 뜬다. 

 

 

살아남으려면 멋진 썅년이 되어야 했던 그녀들. 주애는 희란의 응원으로, 더 단단한 여배우로 승승장구하고 희란은 영화계에서 사라진다. 시리즈를 다 본 후에 끝끝내 <육식의 밤>을 찍지 못한 희란이 안쓰러울 것이다.

작성자 . 고미

출처 . https://brunch.co.kr/@gomi2ya/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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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쿠니
    2020.10.13. 19:14

    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쿠니
    2020.10.13. 19:14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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