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10-15 17:38:25
달리는 영화의 발목을 붙잡는 서사와 인물들.
영화 [웨폰] 리뷰
이 글은 영화 [웨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일이 있을 줄 몰랐다.
한 관을 전세내고 나 혼자만 덩그러니 존재하게 되는 일. 평소 같았다면 즐거워했겠지만 보려는 영화가 하필이면 공포영화였기에. 괜히 리클라이너 조작버튼만 만지작거리며 영화관과 내외하는 척(?)하며 작품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저스틴(줄리아 가너)과 아처(조시 브롤린)에게 글래디스(에이미 매디건)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만 해도. 점프 스케어를 앞세운 전형적인 공포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이 영화관에서 살아남으려면 귀만 잘 막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영화는 방향을 급격히 바꾼다. 영화의 중반부까지 등장하는 인물들의 흩어진 서사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 어떤 '무서운'장면 없이도 시시각각 조여 오는 듯한 기분에 다음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문제는 후반부다.
모든 것이 모여 이제 어떤 것이 터지는지 궁금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한 그 소중한 순간만 남겨놓고. 영화는 다시 한번 성격을 바꾼다. 이는 두 성격 다른 서사가 잘 붙지 않아서 느꼈던 전반부에서의 감정과 닮아있다. 그러나 앞부분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워낙 출중했기에 두 번 정도에 불과했던 점프 스케어를 흔쾌히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가온 감정은 조금 달랐다.
영화의 템포가 급작스러울 정도로 빨라지는 것은 후반부가 고어물로 급변하기에 그렇다고 넘겨짚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에서나 볼 법한 구도를 발견하는 순간. 안 그래도 약간의 혼란이 있는 관객들에게 설마 저 장면이 오마주일까.라는 의문마저 안겨버리고 만다. 또한 앞서서 정성 들여 쌓아 올린 인물들의 서사가 단 하나도 쓸모없게 되기 때문에, 이 영화의 후반부에서 만났어야 할 카타르시스와는 영원히 안녕이라는 것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가장 미스터리 한 존재인 이모 글래디스에 대한 설명과, 그녀가 17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하려 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도 생략해 버린다. 그러니 아이들이 원한으로 뭉친 사자후를 내지르며 그녀의 살점을 뜯어내는 이유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어쩌면 영화는 전개 속도를 세심하게 계산해 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마지막으로 갈수록 변속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나게 서사로 치고 나가려 했다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토록 자세하게 쌓아 올려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인물이 그토록 영화 안에서 살아 숨쉬기를 바랐다면 반드시 필요했을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왜 빼먹었는지에 대해서도 답을 할 수 없어진다.
분명 영화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 달려 나가며 속도감을 뽐내고 있건만, 서사와 인물이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영화의 발목을 잡는 바람에. 순간순간 멈춘 부분에서만 훌륭함을 느낄 수 있는 아쉬운 작품이 되었다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이 글의 TMI]
장장 15.5일에 걸친 휴가가 오늘로 끝이다. 그동안 많이 쉬었고 많이 웃었고 많이 걸었던 덕분에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자.라는 헛된 결심을 다시 할 수 있는 멘털로 돌아왔다. 다시 한번 일상에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전장(?)으로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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