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15 19:44:24
🎫 6월 2주 차 개봉예정작
#에디터가 기대 중인 👀

🎫 6월 2주차 개봉예정작이 왔습니다!
🐻🎶 올여름, 가장 사랑스러운
동물 친구들이 돌아왔습니다
곰과 생쥐가 이렇게 귀여워서 어떡해…🥹
칸 영화제가 사랑한 전편에 이어
그대로 담아왔으니 이번 주엔 영화관으로
힐링하러 가볼까요?
🎬 6월 2주차 PICK!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멜로디소동
🗓️366일
🌞태양의 노래
🍊귤레귤레
🏃어브로드
🚢퀸메리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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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경험하고, 처연해진 삶 속 페이소스를 느끼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본인의 작품이 어떤 장르이고, 어떤 플롯을 지녔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와 무대를 보여주었고, '씽씽'은 본 작품의 배경인 'Sing Sing 교도소'라는 최고 보안 감옥을 뜻하여, 영화는 교도소에 수감된 수감자들이 연극 무대를 펼치는 이야기이다. 영화의 이야기가 그리 길지 않으며, 복잡하지도 않고, 러닝타임도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영화를 편하게 관람하기에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속 등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대사처럼 영화는 종반부까지 향하는 그 영화적 방향성과 영화 속 인물들이 무언가 이루기 위해 거쳐가는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굉장히 임팩트있게 제작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영화는 관객에게 다소 희망이 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이야기를 전하지만 동시에 이들이 범죄자임을 잊지 말라는 듯 그 한계와 거리감, 단절감을 제시하여 적당한 거리선을 유지하는 점이다.
뜨거운 온도의 공감보단 다소 차가운 공감의 온도를 사용한 영화 <씽씽>은 수감자들의 교화 과정을 연극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그 일련의 과정과 변칙적인 상황에 따른 심정의 변화를 다루어 내어 관객을 인물에게서 인간 심리의 희노애락을 느끼게 하고, 적절한 감정선을 이용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유도하게 한다.
영화 <씽씽>은 말 그대로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만 같다. 한 공간 속 인물들이 모두 존재하지만 대사를 던질 때면 그 인물만을 클로즈업하여 독백처럼 연출하고, 공간 속 모든 인물들을 담을 때면 점점 멀어지면서 공간을 구분짓는 벽을 드러내 그들에게 공감했던 관객에게 마치 현실을 직시하게 하듯 단절감을 상기시킨다. 마치 내화면과 외화면을 구분짓게 하는 것같은 본 작품의 영화적 기법은 영화가 희곡, 연극을 소재로 주제를 다루지만 동시에 영화 자체가 연극의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상적인 부분은 지속적으로 인물의 등 뒤를 따라가거나 그들의 눈빛 방향대로 옮겨가며 촬영을 하는 식으로 촬영하고, 특히 인물들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할 때면 카메라 또한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극의 긴장감을 높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심적 불안감과 함께 성장을 엿볼 수 있게 하여 극의 깊이감을 더해간다.
영화의 초반부, 주인공 "디바인 G"와 "디바인 아이"의 사이가 좋지 않지만, 여러가지 일들이 있던 후 종반부에 들어서 둘은 결국 친구 사이가 된다. 영화는 이를 연출적으로 그리고 대사를 통해 설명한다. 씽씽 교도소에서의 수감생활이 상대적으로 긴 "디바인 G"는 타 수감자들과 친분도 있고, RTA 활동에도 진심인 것으로 보이는 반면 "디바인 아이"는 본인이 원해서 RTA 활동에 들어가 면접까지도 봤지만 지속적으로 활동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면서 그들의 행동에 의심과 불만만을 표한다. "디바인 G"는 그에게 그런 그를 '독려'하기 위해 잠깐 불러 대화를 했지만 "디바인 아이"에겐 그저 '설교'로서 받아들여져 대화는 더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영화는 이렇게 그들이 처음으로 나눈 장면에선 각 대사 속 화자를 번갈아가면서 비추게 되고, 한 프레임 속에 인물을 동시에 두는 경우가 없다. 하지만 종반부로 넘어가 그들이 친구가 되었을 때에는 지속적으로 한 프레임 안에 두 인물을 동시에 비추게 되고, 초반부 "디바인 아이"가 "G"를 비롯한 연극부원들을 흑인 비하 단어로 표현했던 점에 "G"가 '친우들'이라는 표현으로 돌리라고 했던 점을 생각하면, 후반부 "아이"가 자연스럽게 그 모두를 '친우들'이라고 칭하는 점에서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디바인 G"와 "디바인 아이"를 한 표현으로 구분지어본다면 '기적을 희망하는 자' 그리고 '기적을 의심하는 자'로 표현할 수 있다. "디바인 G"는 스스로 희곡도 작성해서 본인의 희곡으로 꼭 무대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고, 연극 무대를 잘 만들 수 있도록 다른 이들을 독려하고, 이끌기도 하며 갈등이 있을 시 조율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디바인 아이"에게 연극을 하는 이유에 대해, 감옥에 갇힌 현재의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현실을 잊기 위해 연극애 매진하고,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각종 법률 서적까지 읽어가며 스스로 사면 심리를 준비한다. 반대로 "디바인 아이"는 그 모든 것들에 의심하고, 회의하며, 벗어나려 한다. 그의 첫 등장은 다른 수감자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장면이다. 굉장히 불량해보이는 그의 첫인상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연극 RTA에 들어가서도 연습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으며 그 모든 것들에 짜증만 내던 그는 "디바인 G"의 손길마저도 거부한다. 영화는 초반부터 시작해서 중반부까지 불만이 가득한 "디바인 아이"가 "디바인 G"를 만나 어떻게 감화되고, 연극 RTA에 빠져들게 되어 어떻게 교화되었는지를 다룬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영화는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연습하는 장면, "디바인 G"가 "디바인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가며 가석방 심사를 도와주려는 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사이마다 자연스럽게 코미디 씬을 보여줌으로써 극의 진행을 매끄러우면서 동시에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두 인물 사이에 관해 설명한 이유는 영화가 인간의 관계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 소재와 매질을 이 둘의 관계와 연극의 성사 유무를 통해서이기 때문이고, 결국 영화는 공들여 쌓아올리는 관계성과 감정의 선을 중후반부가 되어 무너뜨리면서 서사를 풀어간다.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기까지 가장 핵심이 되는 사건은 바로 "디바인 G"의 옆방 수감자이자 그와 친했던 "마이크 마이크"의 사망 그리고 "디바인 G"의 사면 심사 탈락이다. 그에게 날려오는 원 투 펀치는 그의 급소를 정확히 명중시켜 그를 무너뜨린다. 이전 장면들에서 "디바인 G"는 모든 것들에 해탈한 스님과 같이 인자한 인물처럼 보였다. 연극 무대에 늘 최선을 다하려 했고, 심사 준비도 열심히 해왔으며, 교정생활도 착실히 해온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탈락되었다는 소식과 동시에 친구의 죽음은 그를 무너지게 해 중후반부 연극 RTA를 열심히 준비하는 변화한 "디바인 아이"와 달리 그의 초반 모습처럼 모든 것을 의심하고, 연극 무대마저 부질 없다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이 때에 재밌는 것은 "디바인 아이"가 와 "디바인 G"를 감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주객전도식 구조이다. 결국 영화는 한 명의 굉장히 신성하고, 깨끗하고, 인간의 모든 사건과 일들에 대해 해탈한 사람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교화시키고, 정화시킨다는 이야기를 말하지 않는다. 모두 똑같은 인간이 모여져있는 수감소에서 각자가 처해진 상황에 따라 그 사람이 상황과 사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달라지고, 오히려 주객전도가 될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기적을 희망하는 것, 기적을 의심하는 것 모두 어쩌면 덧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넌지시 제시한다.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한 작품인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제일 문제로다.'라는 대사를 계속해서 들려준다. 본 대사는 햄릿이 처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대변하는 대사와도 같은데, 영화는 본 대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며 본 작품의 전반적인 색상을 드러내는 것 같다. 바로 비극이다. 영화는 연극 RTA를 하는 즐거운 인물들을 비추면서도 그 사이에 비극을 배치한다. 열심히 준비하는 과정에서 급작스레 찾아온 검방은 인물을 더욱 초라해보이게 만들었고, "마이크 마이크"의 죽음은 연극 준비가 잠시 중단되었을 만큼 모든 이들에게 비극이었다. 영화가 이 비극이라는 소재를 가장 잘 표현해낸 방법은 바로 '창문'이다. 영화는 쇠창살에 가려진 창문을 인물간 대화하는 씬에 반복적으로 배치했고, 이 창문엔 모든 부분이 손 하나 뻗을 수 없을만큼 촘촘히 막혀있지만 한 부분만 구멍이 있어 바깥 공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화하는 중간에도 그 창문 밖 풍경을 비추기도 하고, "디바인 G"와 "디바인 아이"가 가석방 심사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마친 후 돌아갈 때는 롱테이크로 창문과 창문 밖 풍경을 비추기도 하면서 인물들이 사회로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어하는 그 심리와 씽씽 감옥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그모든 비극들을 창문을 통해 극대화시킨다.
영화는 처음부터 각 인물마다의 소개를 늘여놓지 않는다. 죄목이 무엇이고, 어쩌다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한 인물이 가장 비극에 놓여져있거나 비극에 놓일 위기에 있는 상황 직전에서야 본인의 상황을 설명한다. 아마도 그 이유의 첫번째는 작품 속 등장하는 배우들이 실제 씽씽 교도소에서 수감되어있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고, 두 번째는 영화가 이렇게 함으로서 인물들과 관객들 간의 거리감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연극 준비를 최고로 열심히 하는 배우들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행동에 웃기도, 슬프기도, 짠하기도 한 관객들에게 적절한 거리감을 심어주기 위해 긱 인물들의 배경사를 들려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마이크 마이크"의 배경사는 그가 사망하기 전날 밤 "디바인 G"와의 새벽 대화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그 대화 속 수감생활과 연극의 이질감과 그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관한 대화는 결국 그의 사망으로 인해 "디바인 G"가 연극 RTA를 부질없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등장하는 각 인물들과 "디바인 G", "디바인 아이"에 대한 관객들의 감정을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와 같이 만들어, 결국 영화의 종반부 "디바인 G"의 출소 장면이 되어서 관객의 가슴에 해방감과 동시에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결국 "디바인 아이"의 손을 잡은 "디바인 G"는 무너진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연극 RTA에 매진한다. 이후 영화는 그가 이후로도 참여했던 무대들을 연달아 보여주면서 그의 행적을 따라갔고, 결국 그의 출소일을 마지막으로 극을 마무리한다. 끝내 맞이한 출소, 길고 긴 수감생활을 끝낸 그는 영화 <쇼생크 탈출> 속 "앤디"처럼 표호를 하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않는다. 웃음과 슬픔, 복합적인 감정의 휘용돌이 속 그의 눈은 눈물이 가득찼고, 그는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은 채 긴 한숨만을 쉰 채 앞으로 나아간다. 그 한 숨은 필자가 최근 들어 본 영화들의 그 어떤 감정보다도 진하고, 묵직한 감정이었고, 그가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이유를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그를 기다린 "디바인 아이"와 진한 포옹을 마친 후 그의 차에 타 그곳을 떠난다. 영화는 씽씽 교도소 창문 밖 풍경 속에 그들이 탄 차가 지나가는 것을 연출하여 촬영하였는데, 결국 영화가 만들어낸 감옥과 속박의 공간에서 벗어나게 된 그의 뒷모습을 창문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굉장히 훌륭한 연출이라고 생각되었다.
영화 <씽씽>이 굉장히 인상적인 이유는 관객에게 그들의 연극 공연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리허설을 보여주거나 연습하는 장면, 대사를 외우는 장면, 드레스 리허설을 하는 씬은 보여주지만 결코 본 무대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결국 영화가 막을 내린 후 엔딩 크레딧에서 보여주게 되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영화의 메시지의 반영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빈번히 등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대사는 결국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로, 결과만을 기대하고, 염원하고, 기적을 바랬던 것들이 안 이루어질 수도 있고, 바라지도, 꿈꾸지도 않았던 것들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인생이라면 결과보단 결국 중요한 것은 과정이라는 것이 영화의 최종 메시지로 보여지면서, 그렇기에 관객들에게도 엔딩크레딧이 되어서야 본 무대를 보여주게 되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보는 중엔 그들이 연극을 준비하고, 노력하는 그 과정에만 온전히 박수를 보낼 수 있게끔 비운 것은 아닐까 추측된다.
꽤 많은 분들이 영화 <하모니>, 영화 <쇼생크 탈출>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작품 다 많이 사랑받았고, 지금까지도 그 관심을 이어 받아 감옥 영화라고 하면 이 두 작품, 혹은 영화 <7번방의 선물>까지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감옥과 수감자의 생활을 다룬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이번 작품 영화 <씽씽>을 한번 관람해보시는 것은 어떨까 추천해본다. 필자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본 작품일 뿐더러, 수감자를 영화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나 그들의 생활과 교정 생활을 영화적으로 연출해내는 방법이 굉장히 인상적이기 때문에 한번 관람해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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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위도우, 가족의 의미를 깨닫다
진정한 가족은 그 각각의 관계들을 만들어가면서 생성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태어나면서 자신의 가족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오랜 시간 동안 현재까지 그렇게 생각해 왔다. 실제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생물학적 부모와 강하게 이어져 있다. 부모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주는 우유를 마시고 그들의 품에서 잠이 든다. 아이가 태어나 바로 말을 할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아이는 강하게 연결되어, 그 관계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된다. 그렇게 지속되는 관계는 쉽게 끊어질 수 없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도 그 관계는 삶의 많은 순간에 영향을 준다. 그들은 태어나서 바로 이어지는 관계지만 그들의 관계가 오랜 시간 이어질 수 있는 것은 그들 각자의 대화와 노력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원래의 생물학적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았거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성인이 되거나, 기회가 있다면 제3자에게 입양을 가기도 한다. 고아원에서 자라든, 아니면 입양을 가서 생활을 하든, 그 모든 관계는 결국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관계다. 그들을 신뢰해야 할지, 그들에게 여러 부분에서 의지해도 될지를 결정하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번 관계가 끊긴 경험을 한 아이들은 그 마음을 다시 열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이 성인이 되어 만나게 되는 관계들에서도 그런 경향은 그대로 반영된다. 만약 오랜 시간 후 그 관계가 이어졌다면 그들 또한 자신만의 가족을 만들어 낸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연결된 관계가 아닐지라도 그들 사이에서는 신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강한 신뢰로 이어진 관계도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으며 최근에는 그런 생각이 확대되면서 가족의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의미의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블랙 위도우>
영화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도 최근 확대된 의미를 가지는 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로 등장했던 나타샤(스칼렛 요한슨)는 그동안 주변부의 인물이나 관계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나타샤는 초기에 굉장히 차가운 스파이의 이미지로 등장했고 다양한 모습의 역할로 변장할 수 있고 뛰어난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다. 그는 늘 혼자였고, 조금은 외로워 보였다. 그나마 어벤저스에 속한 다른 영웅들과 신뢰를 형성하여 세상을 구하는 여러 임무들을 하기 바빴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와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사이 시점에서 전개되는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 캐릭터가 등장하는 마지막 영화이자 그의 과거 삶에서 가장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다.
영화 초반에는 나타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보인다. 여동생 엘레나(플로렌스 퓨)와 엄마 멜리나(레이첼 와이즈), 아빠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이 평범한 가족의 모습으로 오하이오에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나타샤의 조금은 무표정한 얼굴을 제외하고는 그저 행복해 보이는 한 가족의 모습이다. 사실은 첩보 활동을 위한 위장 가족이었던 이들은 아주 어렸던 엘레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그것이 단순한 임무였고 언젠가 끝날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가족의 역할에서 행복해 보인다. 실제로 그 첩보 활동의 마지막 날에 엄마 멜리나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싫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3년이라는 시간은 나타샤와 옐레나가 한참 성장하던 시기였다. 실제로 생물학적 부모의 존재와는 거리가 있었던 그들에게 그 시기는 입양 후에 만들어진 가족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부모를 선택하지 않았고 부모 역할을 하는 두 사람도 아이들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들 각자가 느끼기에 그 시간은 좋은 시간이었다. 영화는 오하이오의 첩보 활동이 끝나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게 되는데, 영화 초반에 보여지는 나타샤와 옐레나의 유년기 시절은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기질과 관계를 만들어낸 시기다. 또한 그 시기 이 가족의 구성원들 사이에 어떤 신뢰가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깨지는 시점 또한 첩보 활동이 끝나는 시기와 동일하다. 가짜 가족이 깨지는 그 사건을 보고 나면, 그동안 마블 시리즈에 등장한 나타샤가 왜 그렇게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늘 혼자 힘든 짊을 지고 가려고 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깨져버린 어벤저스, 신뢰하지 못하는 가족
나타샤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기는 어벤저스 멤버들 간의 사이가 좋지 못할 때이고, 정부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던 시기다. 성인이 된 이후 나타샤가 가장 크게 마음을 열고 신뢰를 했던 사람들이 바로 어벤저스 멤버들일 것이다. 그래서 믿음이 깨진 상황에 처한 나타샤의 표정은 시종일관 어둡고 외로워 보인다. 또한 가장 신뢰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추적하고 배신했다는 생각에 자신의 주변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기에 그가 다시 만나게 되는 동생 옐레나는 이미 신뢰가 깨져버린 과거 가족의 일원이다. 이 두 인물이 영화 속에서 처음 만나서 가장 먼저 하는 건 서로에 대한 경계와 적대적인 전투다. 이 장면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와 불신 그리고 상대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다. 칼을 뽑아 휘두르고 목을 조르며 한참을 다투던 그들은 이내 그 잔인한 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시작한다.
나타샤는 자신의 생물학적인 부모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3년간 보냈던 가짜 부모인 멜리나와 레드 가디언에 대해서는 기억한다. 그 3년간의 좋은 기억 때문인지 그들이 자신들을 이용하고 버렸다는 배신감에 가득 차 있다. 반면 옐레나는 부모를 비롯해 나타샤까지 미워한다. 옐레나에게 나타샤는 그저 자신을 버리고 간 언니일 뿐이다. 영화는 네 가족의 관계가 변화되는 과정을 공들여 묘사한다. 그들이 어색하게 처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은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나타샤와 옐리나가 다시 만났을 때 상대를 경계하며 원망을 담았던 것처럼 레드 가디언과 멜리나를 차례로 만나는 장면에서도 이들의 얼굴에는 경계심과 원망이 담겼다. 또 한편으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따뜻한 기억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대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영화 후반부 엄마와 아빠, 나타샤와 옐레나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장면은 영화가 감정적으로 공들여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들은 모두 마음속에 과거에 대한 응어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차갑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표출되는데 그들이 가짜 가족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가족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비록 나타샤는 시종일관 거리를 두고 차갑게 대하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가진 진심을 느끼는 여러 짧은 순간들에 시종일관 흔들리는 모습이 화면에 비친다. 시종일관 터프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옐레나도 마찬가지다. 그 식탁에 앉은 이후 옐레나는 말이 없어지고 심지어 눈물이 맺히기도 한다. 그렇게 오랜만에 한 자리에 앉게 된 그들의 머릿속에는 가짜 가족생활을 했던 3년의 따뜻한 기억이 천천히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 장면은 영화에서 던지고자 하는 영화의 주제를 명징하게 드러낸 부분이고, 그런 의미에서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아마도 그 자리에서 그들은 진정으로 서로를 위하는 가족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는지 모른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나타샤
영화에는 레드룸이라는 집단이 등장한다. 어린 소녀들을 납치하거나 고아인 아이들을 데려와 스파이로 만들 수 있는 아이들을 추려내고 그들의 자궁과 난소를 드러내고 훈련시킨다. 그리고 정신을 조정해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하게 만든다. 그들을 구원하려 하는 건 나타샤와 옐레나고 그들 역시 레드룸의 피해자다. 즉 이미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다른 피해자들을 타인의 추악한 욕망 속에서 구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나타샤와 옐레나에게 그들은 일종의 유사 자매, 즉 가족의 일원으로 볼 수도 있다.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진 위도우들은 나타샤의 손에 의해 해방되는데 결국 나타샤가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넓은 의미에서 가족이라고 볼 수 있는 위도우들을 해방함으로써 그 모든 사람들에게 가족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블랙 위도우>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으며 특히 가족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나타샤가 다시 그 믿음을 되살리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간의 마블 영화들을 보아왔던 관객들은 이미 나타샤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그가 가진 과거를 궁금해하게 되는데 그의 과거까지 다 보고 난 관객들은 나타샤의 마지막 모습이 좀 더 뭉클하게 다가올 것이다. 나타샤에겐 과거의 가족도 유사 가족이고 어벤저스 멤버들도 일종의 가족이다. 나타샤는 과거의 가족을 다시 만나며 나타샤는 그 유사 가족이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무언가 답을 찾게 된 것 같다. 가족이라는 의미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현대인만큼 이 영화에서 나타샤의 마지막 선택은 그가 결국 그 유사 가족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로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 그것이 바로 현재의 사회 흐름이라는 것을 영화가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다페스트 장갑차 추격신이나 높은 고공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마블 영화답게 박진감 넘치게 구성되어 있다. 태스크 마스터와 나타샤가 벌이는 격투 액션과 옐레나가 보여주는 격투 액션은 사실감 있게 담겨있어 긴장감을 높인다. 그래서 영화 <본 시리즈>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쉬운 점은 나타샤가 잘하는 타격 액션이 많이 활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스크 마스터의 특성과 나타샤나 직접 격투하는 장면의 비중이 적고, 그 외에 나타샤가 보여주는 격투 액션이 많이 없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액션 장면은 극장에서 볼만한 큰 스케일을 보여준다.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의 멋진 퇴장
마지막으로 나타샤를 연기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그 모습 자체가 블랙 위도우가 되었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한 캐릭터로 활약해 온 그의 연기는 향후의 활약이 볼 수 없다는 점을 더욱 아쉽게 만든다. 그가 고공에서 착지할 때 보여주는 포즈는 옐레나에게 항상 놀림당하지만 블랙 위도우의 대표적인 액션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또한 그 포즈를 그대로 따라 하는 옐레나의 모습은 그가 언니 나타샤를 이어 블랙 위도우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직 누가 나타샤를 이어 블랙위도우를 할지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누가 해당 역할을 이어갈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찔한 십대>로 2004년 데뷔한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로어>, <베를린 신드롬> 같은 영화를 찍어왔던 감독인데, 이번 <블랙 위도우>를 연출하면서 마블 영화 중 최초로 단독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나타샤와 관련된 유사 가족들로부터 진심을 끌어내는 감정적인 연출도 잘 들어가 있으며, 액션 연출도 박진감 넘치게 들어가 있어 향후 다른 마블 영화의 연출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나타샤의 마지막 모습을 아주 멋지게 마무리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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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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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개봉 당일 예매율 1위를 기록했지만 주말 관객수 34만여명을 동원하며 2위로 내려 앉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국내 영화들이 <인사이드 아웃 2>를 제치지 못하고 있는데요.
7월 2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시작합니다!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인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호불호가 크게 갈리면서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누적 관객 수 76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픽사 흥행 1위에 올랐습니다.
<탈주>는 누적 관객 수 130만 명을 돌파하며 3위로 내려왔습니다. <탈주>의 누적 관객 수는 200만 명으로, 이번 주까지는 개봉작들에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 주 <슈퍼배드 4>와 <데드풀과 울버린>의 개봉으로 20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북미박스오피스에서는 <슈퍼배드 4>가 1위,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공포 영화 <롱 레그스>가 2위, <인사이드 아웃 2>가 3위에 머물렀습니다.
그럼 다음주 3주차 박스오피스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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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처음 태동한 개념이 몰고온 혼란, 그리고 담담하게 시대를 견딘 사람에 대하여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영화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 시계공장과 아나키스트의 관계가 어떠할지, 그리고 무정부주의가의 모습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뱅크시 전시회를 보면서 무정부주의라는 사상과 예술의 조합에 굉장히 인상을 받은 터라 영화와 함께 결합한 무정부주의의 이야기는 어떨지 기대가 됐다. 영화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는 19세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계를 만드는 스위스 한 마을은 변화를 겪는다. 이 마을에서 조용히 일어난 무정부주의 운동 지지 현장에서 한 러시아인 여행자와 시계 공장 노동자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이 이후로는 영화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인상적인 인물의 구도와 배치
영화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에서 궁금했던 것은 인물이 왜 자꾸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것일까? 였다. 커다란 나무나 지붕을 가운데에 배치하고 인물들이 화면 끝에 걸쳐 있는 통에 무의식적으로 내가 몸을 움직이며 조금 더 시선을 옮기면 저 인물들을 더 잘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그 이유는 영화 GV에서 풀렸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당시 무정부주의자들은 주변부에 위치하고 있었고, 이러한 주변부적인 특성을 무정부주의를 따르는 인물들을 시각적으로 화면의 가장자리에 놓이게끔 만들면서 중심적인 세력이 아니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이렇게 비가시적인 개념들도 영화적 장치를 통해서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감독의 연출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영화 음악 없이 자연의 소리로 채워넣다
영화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ASMR을 틀어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째각째각 돌아가는 시계 소리와 걸음 소리, 그리고 새소리 등 일상생활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을 조금 더 부각시켜 놓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소리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여서 영화음악의 부재에 대해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영화 음악이 단 한 차례도 쓰이지 않고, 일상의 백색소음만 활용했다는 것에 굉장히 신선했던 작품이었다.
영화 음악이라는 것이 영화 속에서 굉장히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었고, 영화 음악이 없다면 영화에 대한 집중도와 몰입감이 덜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 편견을 완벽하게 깨준 작품이었다. 무정부주의자들의 합창을 제외하고는 그저 일상의 소리만으로도 영화 자체의 집중도를 올리고, 청각적 요소가 전혀 비어보이지 않았다는 것에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19세기 시간의 힘에 대해
이 작품은 자본주의가 태동하고, 시간이라는 개념이 시작되면서 이를 통해 권력의 힘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언뜻언뜻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처럼 표준시가 있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스위스에서는 공장시간, 지역시간, 전보시간, 시청시간 등 총 4개의 시간이 존재했고, 어떤 시간을 쓰느냐에 따라서 각 기관의 권력을 상징하고, 절대 다른 시간에 맞추려 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서 시간이라는 개념을 장악하는 것이 당시 권력의 상징이었음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국가라는 개념도 태동하던 시기였는데,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영토와 국가, 그리고 시간이 처음 이러한 개념이 등장했을 때는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이에 대한 표준을 정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세력의 반발과 과도기적인 시간이 존재했음을 담담한 시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개념이 과거에는 혼란 그 자체였고, 그리고 현재 혼란한 개념에 대해서 미래에는 너무나도 당연한 개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던 순간이었다.
영화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는 무정부주의와 함께 시간과 국가의 개념이 태동하던 유럽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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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과함께 감독 영화 '더 문' (feat. 엑소 디오 도경수 신파)
더 문
23.08.02 개봉
SF, 12세 관람가
한국, 129분
감독: 김용화
출연: 도경수, 설경구 등
드디어 '더 문'을 보고 왔습니다!
7~8월 극장에 한국 영화들이 엄청나게 많이 걸렸잖아요?
그 중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제가 워낙 신과 함께를 오열하면서 봤기 때문에,,,
더 문 평가에서 신파가 잔뜩 있어 별로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
반대로 기대했던 1인이었습니다 ㅋㅋ
총평부터 말씀드리자면...
이건 4DX 아이맥스로... 만! 봐야 한다~
영상미 걍 대박입니다 이제껏 본 SF 영화 중 CG가 최고였어요
뭐 김용화 감독님 연출력이야... 신과 함께부터 증명됐던 거였죠
다만 스토리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본인 역할 제대로 하는 캐릭터가 몇 없고요
본래 이야기라는 게 기승전결 순으로 가기 마련인데
전개가 빨라서 그런가? 소재가 이래서 그런가?
위기-절정-위기-절정-끝 이게 다인 것 같은 느낌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오지만 어떻게 잘 해결하고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는데 이것도 나름 잘 해결하고
이걸 2시간 내내 반복하거든요
그래서인지 결말이 너무 허무하고 별거 아니게 느껴지더라고요
우선 신파... 생각보다 많이 없습니다
신파좋아 1인으로서 가장 아쉬웠던 건
이상원, 조윤종 대원이 너무 일찍 죽었다는 거예요
대원 둘이 일찍 죽었기에
황선우의 1인극으로 이끌어가기 좋은 환경이었지만
대표적인 1인 재난극 '터널'처럼 밀도 있는 것도 아니었고
황선우 혼자 이끌어가는 것도... 딱히 아녔거든요
대원 셋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 주다가
한 명씩 목숨을 잃어가는 편이 정말 눈물샘 폭발이었을 듯요
특히 이상원 대원이 죽는다? 이건 걍... 오열 각
근데 캐릭터 파악하기도 전에 죽어 버려서 오... 벌써? 싶었어요
물론 운 부분도 있었어요,,
황선우 대원이 여태 숨기고 있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 때요
황선우의 아버지 역시 우주센터 직원이었거든요
나래호를 설계한 사람인데 나래호가 발사 도중 폭발됐어요
황선우의 아빠는 이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 생각하여 자살해요
이때 자신에게 쓴 유서를 읽게 되죠
황선우의 아빠는 승진을 목표로
나래호의 결함을 입다물었다고 고백해요
그러나 실은 아니었어요
당시 센터장이었던 김재국이 승진을 목표로 입닫자고 한 거고
황선우의 아빠는 죄책감에 자살한 거죠
이같은 줄거리가 뻔하디 뻔해서 당연히 나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신파를 목표로 만든 장면이기에... 눈물은 나오더라구요
그러나 이런 관계성을 더 길게 잡아 줬음 어땠을까 싶어요
황선우-김재국의 관계는 과거 회상으로만 나오고
절정 부분에 가서야 서로에게 사과하며 마무리하거든요
이 얘기를 들은 황선우가 갑자기 마음을 다잡은 것도 웃기고요
재난 영화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인물간의 관계성이거늘,,,
CG에 신경 쓰느라 스토리는 퇴고 안 하셨나 봅니다
불필요한 캐릭터가 많았다고 했잖아요?
우선 윤문영의 경우 필요하긴 하지만 메인급은 아닌 것 같아요
황선우, 김재국, 그리고 한국에 도움을 주는 인물이지만
이 캐릭터는 다른 재난 영화에선 단역으로 나올 정도의
그런... 신적인 존재? 구원해 주는 존재? 거든요
김희애 배우님까지 캐스팅할 필요 있었을까 싶은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 캐릭터는 코미디 요소를 담당한 캐릭터였어요
근데 시도때도 없이 코믹 요소로 작용하더라고요
다들 심각하고 진지하고 황선우는 죽기 일보 직전인데
좀...... 상황에 따라 말을 덜 할 필요도 있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천문대 직원 한별
이 캐릭터를 가장 모르겠어요
차라리 김재국의 딸로 설정하면 개연성이 있기라도 하지
일개 직원일뿐인데 김재국과의 관계성도 설명 안 해 주고
다짜고짜 황선우 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
전면에 나서며 감정선조차도 한별을 따라가요
아무래도 '더 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인공 황선우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 같아요
대선배라 그런가 설경구 님을 전면에 세워 홍보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황선우인 것 같거든요...
엔딩은 나름 마음에 들긴 했어요
나라와 나라, 대장과 부하로서 황선우를 구하길 명령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우주인으로서 구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아무튼 저는 2D로 봤지만
생일선물로 받은 공짜 깊티로 봐서 ㅋㅋ 후회는 없었던...
그런데 이건 VOD로 나왔을 때 보면 정말 재미없을 거 같긴 해요
그냥 경험 삼아~? 4DX로 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좀 어지럽긴 하겠지만요 ㅋㅋㅋ
*스토리: 2/5점
*연출: 4/5점
*영상미: 5/5점
*연기: 5/5점
*OST: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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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에 동화된다
어렸을 적 누군가를 간절히 사랑한 적이 있는가. 이 사람밖에 없다는 확신, 내 곁을 항상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이 무너지는 관계는 슬픔 그 이상일 것이다. <클레오의 세계>는 클레오(루이스 모루아-팡자니)와 유모 글로리아(일사 모레노 제고)의 유대를 보여주며 클레오의 세계를 동화적인 연출로 표현한 영화다. 클레오가 주는 위로와 극복은 가슴속 한편 그리움을 떠오르게 한다.
※본 영화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클레오의 세계> 스틸컷
동화
<클레오의 세계>는 컷이 지나고, 투박한 드로잉과 밝은 색깔이 어우러진 애니메이션이 등장한다. 클레오가 상상하는 세계를 가시화해 아이만이 느낄 수 있는 순수한 동화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전반적인 따스한 색감이 눈에 띈다. 서아프리카 배경인 글로리아 고향이 따스한 색감이 더해 클레오와 글로리아의 따뜻한 유대를 더하는 효과를 준다. 그리고, 글로리아 가족을 통해 글로리아를 향한 유대의 자각을 겪으며 배워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클레오가 글로리아를 생각하는 순수함과 관계의 정의를 보며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과 만남, 헤어짐을 떠오르게 한다. 클레오의 동화(童話)에 관객들이 동화(同化)된다.
<클레오의 세계> 스틸컷
고래
클레오는 태어날 때 엄마를 잃고, 유모 글로리아 손에서 성장한다. 글로리아가 착용한 목걸이는 고래 꼬리 모양이 있다. 고래는 공동육아로 새끼를 돌본다. 클레오는 글로리아 고향에서 글로리아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 마을 사람들도 만난다. 마치 고래 공동육아처럼 다가온다. 신화적 관점에서 고래는 모성성을 상징하고, 자유와 독립을 상징한다. <클레오의 세계>에서 고래의 상징을 비유하면 글로리아를 향한 애착을 그만하는 클레오의 독립과 클레오를 향한 글로리아의 모성성으로 비유할 수 있다.
<클레오의 세계> 스틸컷
세계
어렸을 때부터 클레오를 키운 글로리아였기에 클레오는 글로리아밖에 모른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자 영원히 내 곁을 지켜주는 수호자의 존재다. 하지만, 글로리아 어머니의 죽음으로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고, 유모 일도 그만해야 했다. 클레오는 글로리아를 만나기 위해 아버지의 도움으로 혼자 그녀의 고향에 간다. 클레오의 세계는 글로리아밖에 없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러나 글로리아의 고향에서 그녀의 가족을 만나고, 동네를 지내며 글로리아 세계를 경험한다. 유모 역할이었던 글로리아에서 어머니이자 딸, 할머니, 건물주 등과 같은 그녀의 다른 면을 보며 인간 글로리아를 바라본다. 그 과정에서 클레오의 시야와 세계가 확장한다. 항상 도움만 받던 클레오가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글로리아를 위로해 주는 장면은 두 인물이 지닌 세계의 교착점이자 클레오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글로리아 세계를 향한 마지막 마음을 표현한 후 헤어지는 슬픔은 일몰처럼 저물어가지만, 따뜻했던 두 사람의 유대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클레오의 세계> 메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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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착병 환자들의 이선생 찾기는 계속된다
?Rabbitgumi 입니다!
지난 주 영화 독전2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습니다.
1편의 하이라이트와 결말부 사이의 일을 다루고 있어요.
감독이 바뀌었지만 등장인물은 그대로 입니다.
형사 원호와 락 그리고 브라이언이 극을 이끌죠.
큰칼이라는 강력한 캐릭터도 있죠.
그런데 영화가 많이 느슨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업데이트하고 있는 영화 에세이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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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키라> 메인 예고편
네오 도쿄가 또 한번 폭발한다! 미래를 예언한 혁신적인 명작 애니메이션! #아키라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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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이혼 좀 합시다> 공식 예고편
일본 TV 드라마계의 최정상급 각본가 쿠도 칸쿠로와 오오이시 시즈카. 사상 처음 넷플릭스에서 성사된 이들의 콜라보! 남편은 정치인, 아내는 배우, 결혼 5년 차 쇼지 부부.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지금 위기에 빠졌다. 바람, 불륜 그리고 이혼까지! 둘만의 문제에 주변 사람들이 휘말리며 대소동이 벌어지는데. 이 좌충우돌 이혼극은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 주연인 마츠자카 토리, 나카 리이사를 비롯해 니시키도 료, 이타야 유카, 야마모토 코지, 후루타 아라타 등 초호화 출연진이 모여 선사하는 울고 웃는 이혼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