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6-13 11:07:42
명작이 쏟아져 내리는 재개봉 예정작 모음
재개봉
❣️Cinelab Curation❣️
이제 곧 장마가 온다고 해요.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극장가에는 여전히 재개봉작이 줄지어 개봉을 하고 있습니다!
명작이 이렇게나 많아서야..
슬슬 더워지는 여름엔 아무래도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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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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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커 (2022)
** 영화 <브로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브로커 (2022)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9분
개봉일: 2022.06.08
어느 특별한 가족이 만들어지기까지
<브로커>는 아이를 베이비박스 앞에다 버리는 미혼모 '소영(이지은)'의 행동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불법으로 입양 부모에게 아이를 중개하는 '상현(송강호)'와 '동수(강동원)'은 하루만에 아이를 다시 찾으러 온 '소영'과 얼떨결에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되고, 브로커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한 형사 '수진(배두나)'이 뒤를 쫓는다.
돈을 목적으로 성사된 만남이었으나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상현-동수-소영', 그리고 아기 '우성'의 관계는 변화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부부나 가족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실제로 가족애와 같은 따뜻한 감정들이 피어오른다. 여기에 '동수'가 머물된 보육원에서 제멋대로 합류한 아이 '해진'까지 합류하면서 이들은 조금은 이상한 형태의 일시적인 가족의 모습을 이룬다. 하지만 잠깐의 행복도 잠시. 세 사람에게 드리워진 범죄라는 이름의 그림자는 끝까지 피할 수 없는 존재였고, 가장 가족 같았던 하루를 마지막으로 담담한 이별을 준비한다.
어느, 가족 + 그렇게 어머니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느, 가족>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관통하는 주제를 결합한 느낌이 든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잠깐이지만 가족의 형태를 이룬다는 점, 아기를 낳자마자 버리려 했던 '소영'이 점차 모성애를 느끼고 아이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며 진정한 어머니가 되어간다는 점이 그러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개봉했을 당시 한 인터뷰를 통해 '여성은 아이를 낳자마자 어머니가 되지만, 남자는 무엇을 통해 부성에 눈을 뜨게 되는지 그리고 싶었다'라는 대답을 남긴 적이 있다. 이 발언에 대해 여성도 아이를 낳자마자 어머니가 되는 건 아니라는 비판을 들었고,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로서 만들어진 게 <브로커>가 아닐까 싶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부성애라는 단어에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지 않는 반면 모성애에 대해서는 여성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감정처럼 생각하지 않는가. 베이비박스 밖에 아이를 버리고, 여정 내내 말 한 마디 걸어주지 않는 모습 등을 비춰주며 미혼모인 소영이 마치 모성애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그려진다. 버려진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 동수가 초반에 소영에게 날 선 태도를 보이는 것도 자신을 버리고 떠난 매정한 친모가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영은 동수, 상현과 함께하며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고 결말부에 가서는 아이를 다시 만나기 위해 무계획으로 점철되어 있던 소영의 인생에 작은 목표 하나가 피어났음을 암시한다. <브로커>는 결국 아이를 낳자마자 누구나 어머니가 되는 것이 아니며 아이와 함께 시간과 감정을 교류하고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차 어머니가 되어간다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 색채 간의 오묘한 조화
한국 영화라기에는 담백하고, 일본 영화라기에는 알맹이가 꽉 차 있다. 주연진을 비롯한 조연까지 저마다의 무거운 사연을 갖고 있으며 이야깃거리도 많다. 따라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치고는 담백함이 덜하고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이 많다는 게 느껴진다. 이야기의 출발선을 끊어준 '베이비박스'에 대한 기능적인 담론부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 버려진 아이들과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던 부모, 경찰과 범법자의 대비 속 분명하지 않은 선악 구도 등 여러 가지의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단, 사회적 문제를 심각하게 다룸으로써 무거운 메시지를 남기기보다는 인물들 간의 관계와 감정에 초점을 맞춰 시의적인 주제들에 과하게 빠져들지 않도록 한다.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전달하지 않는 것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선의라고 할 수 있나
관객인 우리는 동수와 상현의 사연을 알고 있기에 두 사람이 브로커 활동을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들의 행적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인신매매범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엄연한 범법자다. (물론 실제로 인신매매를 저지르는 흉악범들은 아니지만) 사연과 감성을 덧대었기 때문에 영화를 감동적인 이야기로 치부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두 인물의 의도가 선하기 때문에 불법 입양 중개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아동 인신매매를 다룬 불법적인 스토리에 허황된 이상주의를 입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선의를 가진 신생아 브로커를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만으로 영화를 깎아내린다면 <브로커>로부터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동원'이 연기한 동수라는 인물의 과거사를 들여다보자. 자신을 키울 형편이 되지 못했던 홀어머니에게 버림받았고, 데리러 오겠다는 기한 없는 약속으로부터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보육원에 머물면서 입양을 기다리며 또 한 번의 상처를 입는 아이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보았고, 자신 또한 그 상처를 가슴 한 켠에 묻고 살아갔다. 동수는 자신 같은 아이들이 한 명이라도 더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격 있는 입양 부모를 찾아주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키워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브로커를 좇는 형사들은 어떠한가. 이들은 동수와 상현의 진심은 알지 못한 채 이들을 흉악한 범죄자로 낙인찍고, 거래 현장을 포착하기만을 기다린다. 마치 두 사람이 악인이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처럼. 객관적인 행동만을 놓고서는 누가 선이고 악인지를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 물론 불법을 저지르고 수수료를 챙겼다는 부분에 대대해서는 직접적인 비판을 지울 수 없지만 왜 이들이 이렇게까지 행동할 수 없었는 지를 주목하며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두 사람의 선의가 버려진 아이들이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따뜻한 말을 처음으로 들을 수 있는데 일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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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잉 인 스타일
고잉 인 스타일
세 명의 노인이 은행을 턴다는 이야기로, 코미디 영화다. 가볍게 볼 수 있고, 해피엔딩이어서 보는 내내 즐겁고 마음이 편하지만, 이 영화는 겉으로 드러난 코미디 서사의 이면에 무시무시한 미국 사회의 공포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조, 윌리, 앨 세 노인은 오랜 친구다. 이들은 철강공장에서 40년을 노동자로 함께 일하며 우정을 쌓았고, 퇴직한 지금도 이웃에 살며 날마다 만나서 어울린다. 이들은 가족이 없거나(앨), 멀리 떨어져 있거나(윌리) 이혼한 딸과 손녀를 돌보며 살아야 하는(조) 노인이다.
사건의 발단은 조의 집과 관련한 모기지 대출 이자의 급등이다. 저금리 대출이자의 만기가 끝나자 곧바로 고금리 대출이자 상품으로 연동되면서 조의 모기지 대출 이자가 몇 배로 뛰자 조는 졸지에 앉아서 집을 빼앗길 처지가 되고 만다. 이 상황은 미국에서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 정부는 2000년 초부터 금융 이자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가라앉은 경기를 띄우기 위한 것이 목표였고, 저금리 정책으로 중산층 이하 서민의 주택 구입이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이 올라갔다. 금융권에서는 여기에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주택 담보로 집값의 100%까지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는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고, 실제 한동안 부동산 시장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4년 이후 미국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금리를 올렸는데, 바로 이 금리의 인상이 이 영화의 앞부분에서 조가 은행의 대출담당 직원과 나누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은행직원은 모기지 대출을 해주면서 대출 이자가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고객을 우롱하는 짓이었다.
조는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하면 집을 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분노가 끓어오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은행에 강도들이 난입해 총을 난사하고 불과 2분만에 은행의 돈을 털어 사라지는 걸 보게 된다.
집을 뺐기게 된 조가 두 친구에게 은행을 털자고 말하지만, 윌리와 앨은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 말라며 거절한다. 당연하게도 세 명의 노인은 모두 일흔 살이 넘은 늙은이고 몸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처지에 은행강도라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은행을 털자고 합의하게 되는 결정적 사건이 발생한다. 그건 바로 그들이 40년 동안 다니던 공장에서 더 이상 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결정이었다. 세 명의 노인은 40년 - 사실상 한 사람의 평생이나 다름 없는 시간 -을 철강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다. 이들은 뼈빠지게 일했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퇴직을 하고 이제 연금을 받으며 살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회사에서는 연금을 중단한 것이다.
그 이유가 더 기막히다. 철강회사는 다른 회사와 합병을 할 것이고, 합병하면서 기존의 채무를 노동자들의 연금으로 갚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세 노인은 분노가 폭발한다. 그리고 세 노인은 남아 있는 생애에 연금 금액을 곱해서 거래 은행에서 가지고 나와야 할 돈을 계산한다.
하지만 마음만 청춘일 뿐, 평생 노동자로만 살아왔던 노인들이라 세상 물정도 잘 모르고, 행동도 꿈떠서 은행은 커녕 동네 마트에서 연습삼아 한 도둑질도 들켜 마트 매니저에게 훈계만 듣고 풀려난다. 예행 연습에서 실패한 뒤, 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딸과 이혼해 혼자 살고 있는 사위를 찾아간다. 사위는 대마초 사업 - 캘리포니아에서는 합법이다 -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를 소개해 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만난 전문가와 함께 세 노인은 은행을 털기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이쯤에서 영화는 '노인 재활 특별 프로그램'으로 보일 정도로 세 노인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마치 '오션스 일레븐'의 주인공처럼 은행을 사전 답사해 폐쇄회로 카메라의 위치를 확인하고, 출입부터 내부 동선을 점검하며, 범행에 필요한 2분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꾸준히 연습한다.
디데이. 세 노인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축제 장소에서 자신들이 각자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정해진 시간에 은행을 턴다. 이들은 2백만 달러의 현금을 가지고 사라졌으며, 작전은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세 노인은 FBI에게 체포된다. 예행 연습을 했던 마트의 매니저가 앨의 움직임이 은행강도와 똑같다고 제보했고, 그것을 단서로 세 명 모두 체포된 것이다.
하지만 물증은 없고, 세 노인의 알리바이를 초 단위로 추적하기 시작하지만, 세 노인의 알리바이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FBI와 경찰은 범인을 지목하지 못한다. 영화에서 백미는 세 노인의 알리바이가 톱니바퀴처럼 매끄럽게 맞아들어가는 장면이다. FBI와 경찰은 세 노인이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물증이 없어 석방할 수밖에 없고, 세 노인은 자유로운 몸이 된다.
자기들의 연금만큼의 돈을 제외하고, 세 노인은 남은 돈을 노인단체에 기부한다. 그리고 항상 다니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 마지에게도 한 묶음의 돈을 몰래 건넨다. 앨은 윌리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앤과 결혼한다. 세 사람은 건강한 모습으로 앨의 결혼식에서 샴페인을 부딪치며 건배한다.
이 영화는 같은 제목으로 1979년에 발표한 것을 리메이크한 영화인데, 1979년판이 세 명의 노인 모두 백인이었다면, 2017년판은 흑인(모건 프리먼)이 있다는 것이 다르다. 미국 사회에서 노인들이 은행강도를 해야 할 정도로 보편적 복지 수준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건 심각한 사회문제이면서, 그걸 또한 코미디로, 해피엔딩으로 끝내야 하는 것 역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비극적이다.
한국영화에도 이와 비슷한 영화가 있다. '육혈포 강도단'은 세 명의 할머니가 은행을 털기로 작정하고, 역시 전문가(임창정)의 도움을 받는다는 점에서 '고잉 인 스타일'의 기본 모티프를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 '고잉 인 스타일'이 미국 서민의 복지 문제를 건드려 사회 비판적 시각을 내재하고 있다면, '육혈포 강도단'은 세 노인이 하와이로 여행할 비용을 뺐긴 것에 대한 복수로 은행강도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개인적 일탈로 그려지고 있다.
노인도 작정하면 완전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노인들이 은행을 털어 큰 돈을 가져가는 것은 서민의 돈이 아닌, 자본가와 부르주아의 돈이어서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여기에 세 노인은 은행에서 뺐은 돈으로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이 머무는 양로원에 기부하는 것으로 이들이 서양의 홍길동인 '로빗훗'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로빈훗'은 정의로운 인물이고, 부자의 돈을 빼앗는 건 범죄가 아닌, 정의의 실천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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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등진 채 다시 춤추기 위해서라면
<우리, 둘>이 선택한 전략
영화 <우리, 둘>은 노년 여인들의 사랑을 다룬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두 명의 노인들, 니나와 마도에게 오롯이 집중하려고 하지만, 어쩐지 몇몇 요소가 영화의 정체성을 흐릿하게 만든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니나는 마도와 마주 보는 이웃집에 산다. 오랜 연인 관계인 두 사람은 자신들의 연애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철저히 숨기고 있다. 이때 뇌졸중으로 쓰러진 마도가 집에서 요양하는 동안 니나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영화는 자꾸만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을 조성하게 된다. 흡사 제한된 공간을 활용하는 서스펜스 요소들이 나열되는 <우리, 둘>에서 이런 장치들은 여러 제약 조건들조차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의 힘을 강조하기 위해 배치된 듯 보인다. 물론 동의는 하지만 이런 장르성이 과연 전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 필연적이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게다가 영화는 두 동성애자를 둘러싼 외부의 시선도 폭력적으로 설정한다. 즉,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묘사된다. 그 어떤 어려움에도 무너지지 않는 두 사람의 사랑을 부각하려는 장치라는 걸 역시 알겠으나 이러한 설정의 활용만 놓고 보자면, 영화가 결국 무엇에 집중하고 싶은 건지 모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마도는 오랜 기간 가족에게 자신의 성적 취향을 숨겨 왔다. 니나와 함께 떠날 때가 다가오는데도, 마도는 입을 떼지 못한다. 그런 마도에게 윽박을 지르는 니나의 모습이 담기는 신이 있다. 이때 집 매매를 알선해주는 담당자에게 니나가 말한다. 니나는 그에게 당신은 동성애자들한테 특별한 감정이 있냐며 몰아붙이고, 담당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곧바로 니나는 마도에게 따진다. 이것 좀 봐라, 아무도 동성애에 관해 신경 쓰지 않는데 왜 너는 가족에게 말을 못 하냐고 말이다. 관객 또한 순간적으로 니나의 말에 수긍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도가 왜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영화는 동성애자가 주변과의 인간관계를 쌓아가며 겪는 어려움을 조명하지만, 관객은 마도의 서사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의문은 영화의 전략과 연결된다. 즉, 이 영화에는 의도적으로 부각하는 갈등 상황이 존재한다. 만약 이 영화가 마도의 서사를 전개하는 데 있어 그저 그녀가 사회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거칠게 나열하는 데 집중했다면, 나는 영화가 기승전결의 서사가 아닌, 관찰과 응시를 바탕으로 한 파편화된 서사를 구축한다고 여기면서 수긍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둘>은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메인 테마로 삼고 있으며, 그 사랑의 서사적 굴곡을 심화하기 위해 갈등 상황을 몇몇 지점에서 부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부각하는 지점에 관해 충분한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이 영화는 그래서 전략이 불분명하다.
<우리, 둘>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연인의 사랑을 매혹적으로 가꾸는 시공간
그럼에도 이 영화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몇몇 순간들이 존재한다. 이는 앞서 말한 두 사람의 사랑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영화는 완결된 지점으로 가려는 대신, 두 사람이 처음 춤을 췄던 그 시공간의 무드를 환기하면서 연인의 세계와 바깥 세계를 분리한다. 이는 곧 니나의 집과 집 바깥의 공간 대비로 형상화되며, 더 나아가 니나의 집 안에서 춤추는 두 사람이 과거를 회상하듯 그 시절의 향수를 지금 이 자리로 불러내는 듯한 낭만적인 연출을 통해서도 강조된다. 사랑을 매개하는 특별한 기억들, 같이 추억을 나누던 공간들, 함께 하던 시간들이 강력한 도구인 음악을 통해 한데 묶일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러한 감성을 극대화하는 연출에 있어서 강점을 보여준다.
의미심장한 오프닝 시퀀스를 떠올려 보면, 그 장면들의 묘사는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하는 듯 보이고, 그렇게 오프닝의 기조를 이어받은 <우리, 둘>은 연인의 사이를 갈라놓는 요소를 배치해 두 사람의 사랑 서사를 극적으로 가공한다. 비록 서사를 구축한 뒤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재단하는 방식이 살짝 모호하게 느껴졌지만, 영화에 스며든 감성적인 순간들은 그 자체로 두 사람 사이의 진한 무드를 보완하고 강화하면서 영화를 매혹적으로 가꾼다. 시청각적인 지표를 적극 활용하는 <우리, 둘>에서 두드러지는 공간의 연쇄 작용이 있다면, 역시 여행지에서의 첫 만남과 그걸 이어받아 다시 한번 펼쳐지는 만남의 장이다. 니나의 집에서 세상을 등진 채 춤추는 연인의 모습은 회상 장면과 똑같은 구조로 반복된다. 그리고 <우리, 둘>은 두 사람이 감정을 교환할 수 있도록, 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둔 뒤, 영화를 끝낸다.
<우리, 둘>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본 콘텐츠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은 '영화 <우리, 둘> VIP 시사회'를 통해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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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년 만에 다시 만난 기념비적 SF
잘생긴 사람이 부산 사투리로 어떤 말을 한다. 남자는 입담이 엄청 좋다. 이 남자의 이름은 '사이먼 도미닉', 이하 '쌈디'다. 굉장히 좋은 행보로 AOMG의 사장을 지나 현재 한국 힙합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이 남자. 이 사람의 언더신에서의 행보는 아주 훌륭하다. 여전히 그는 한국 힙합의 전설이 되어 좋은 음악을 발표하고 있다(글쓴이도 쌈디를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이렇든 저렇든 이름을 처음 알리게 된 계기는 MBC의 <아바타 소개팅>이다. 그렇게 잘생긴 사람이 말을 저렇게 재미있게 한다고? 그 프로그램 자체의 아이디어도 신박했다. 일단 누군가가 직접 보이지 않은 채로 타인을 대하면 민망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차피 내 일 아니거든. 이 프로그램은 그 지점을 똑똑하게 활용하며 지금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몇몇 레전드 클립을 남겼다.
어떤 영화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건 대단한 일이다. 단순히 <범죄도시 2>에서 손석구 배우의 카리스마로 그가 스타덤에 오른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이다. 일단 손석구 배우 개인에게도 좋은 일이니까. 그런데 어떤 영화가 TV 프로그램 몇 개 만들다 못해 '아바타'라는 개념 자체를 갖고 온 것이라면 그건 감독이 선견지명이 있다고 보는 게 당연하다. 아, 이 영화는 이 선견지명만 남기고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다.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SF 명작이 되어 그렇게 남아있다. 12년을 돌아 메타버스를 꿰뚫은 영화를 만나보자. 다음 주 수요일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하는 <아바타>다.
아주 먼 미래
2150년. 상이군인 제이크 설리는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가족도 없이 혼자서 사는 것 같다. 나라를 위해 투신했지만 보상이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세상에게 잊히고 있는 제이크. 어떤 술집에서 웬 부랑자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 정신을 차릴 즈음 누군가가 말을 건다. "이 자가 제이크야?" "맞는 것 같은데요." 남자 둘은 제이크를 끌고 어딘가로 향한다. 도착한 곳은 일종의 연구실이다. 여기가 뭐하는 데야? 처음 겪는 상황이다. 어리둥절한 제이크.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중 그레이스 박스는 싹수가 없다. 아무튼 제이크에겐 임무가 주어진다. 1kg당 2천 달러나 하는 물질 언옵테늄을 채취하는 것. 이 언옵테늄이 있다면 가상의 행성 판도라를 개발해 인류의 평화로운 삶을 기약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대규모 부대를 판도라에 파견하는 인류. 판도라에는 원주민 나비족이 살고 있었다. 인류는 나비족과의 공존을 위해 가상으로 된 몸 '아바타'를 만들어 외계인과의 소통에 나선다.
아바타를 통해 외계인과 통신하는 제이크. 임무를 하던 도중이었다. 원래 판도라에서 살던 외계 동물에게 공격을 받고 무리에서 낙오된다. 절망스러운 상황. 헤매던 제이크를 오마티카야 부족의 여전사 네이티리가 발견하고 그를 구해준다. 묘하게 시작되는 인연. 사실 네이티리는 제이크에게 화살을 겨눴지만 사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바로 지역의 수호신 같은 존재 에이와가 이를 제지한 것. 제이크에게 뭔가 다른 걸 느끼는 네이티리. 살고 있는 고향으로 데려간다. 술렁이는 부족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와의 계시를 받았다는 네이티리의 말에 제이크가 부족과 함께 동화되는 것을 허락한다. 제이크와 네이티리는 동상이몽인 채로 서로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과연 아바타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기념비적이라고 할 수 있지
글쓴이는 97년이다. 이 영화의 개봉 연도는 2009년이다. 이때 <무한도전>이 인기가 많았다. <무한도전>의 팬이었던 나. 엄마는 많이 바빴기 때문에 주말이 아니면 극장에 갈 수 없었다. 토요일 저녁 6시 40분. 애매한 시간대에 표 예매를 잡았다. <무한도전>이 삶의 원동력이었기 때문에 극장 가기 직전까지 엉엉 울었다. "우리 아들. 왜 그래? <무한도전> 보고 싶어?" 지금 다시 생각하면 이마빡을 손바닥으로 쳐버리고 싶지만 아무튼 그땐 <무한도전>에 진심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 3시간 분량이 끝나고 난 뒤 뭔가 신세계가 열린 느낌이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SF였던 <아바타>. 메이플스토리를 필두로 한 아바타 게임은 적지 않았지만 그걸로 이런 서사를 짰다는 건 굉장히 신선한 시도였다.
13년이 지났다. 마블이 휘황찬란한 영화들을 발표하고 드니 빌뇌브가 <듄>을 발표했다. 긴 시간 동안 SF 장르에 햇살 같은 축복이 내렸다. 그런데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아바타>의 임팩트를 넘어선 SF가 없었다는 것에 쉽게 동의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도 파란 피부에 신기하게 생긴 외계인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또 무슨 날개 달린 외계 생물체를 달고 비행하던 쾌감은 지금 봐도 신선하다. 어릴 때야 '그때 그거 쩔었지'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분명하게 이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이 영화가 가진 시각적 쾌감은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거장이 가진 연출력 덕택에 나왔다. 180분 동안 살짝 진부할 수도 있는 스토리를 매 번 다른 느낌으로 끌고 간 감독의 개인능력이 돋보인다. 괜히 기념비적인 SF가 아니다.
뭐가 있냐면
일단 시각화 수준이 대단하다. 이 영화는 SF영화다. SF영화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시각적인 게 중요할 것이다. 기존의 세계를 새로 만드는 게 이 영화의 주요 과제다. SF이니 만큼 기존에 없는 대신 설득력 있게 사실적으로 가상의 현실을 구현해야 한다. 이곳에서의 CG 연출은 우리를 설득하기 충분하다. 일단 나비족을 CG로 연출한 방식은 '적당히 신선하다'라는 말과 어울린다. 우리는 살면서 외계인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처럼 구성하되 외관만 살짝 빗겨 난 형식을 썼다. 또 부분적으로 근육질의 묘사도 인간의 것을 따온 것이 보인다. 다들 '불쾌한 골짜기 이론'에 대해 알 것이다. 기괴함과 신선함의 차이는 정말 간발의 차다. 그런데 이 영화가 초반부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유지하고 있었던 건 이 시각 연출의 힘이 크다. 또 판도라에 사는 외계동물 연출도 공룡을 연상케 하는 좋은 시각화였다. 우리 인류가 처음 탄생하기 이전에 공룡이 살았다. 그리고 판도라 역시 도시를 개발하기 이전이다. 이 점에서 '인류의 역사와도 닮으면서 신선함을 유지했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 공룡들을 활용한 액션도 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다. 타고 다니는 동물이 있다. 이 타고 다니는 동물을 가지고 하는 전투신이 이 영화에서 제시되는데, 실제로 이 동물들을 타고 싸우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 CG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장면을 구성했다는 이야기인데 운동의 디테일이 구석구석 살아있어 생동감을 더한다.
이런 시각화를 뒷받침하는 이야기 구성도 눈에 들어온다. 사실 이 영화 줄거리 별 것 없다. 자연을 개발하려는 인간과 원주민의 대립은 우리 역사책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다. 그러나 이렇게 이야기를 설정한 건 어느 정도 노림수가 있다. 우선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했던 것도 분명히 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감독이 하고자 했던 메시지와도 관련이 있다. 그런데 글쓴이의 생각은 이야기를 통해 힘을 주고 싶었던 것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시각화에 힘을 빡 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아바타'라는 매개체를 통해 외계 문명과 소통하는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럼 3자의 관점에서 영화의 강점으로 작용하는 게 뭘까? 외계인과의 신기한 소통 과정일 것이다. 그러면 이야기를 신선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시각화에 힘을 주는 것이 더 중요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가 조금 진부하더라도 액션과 CG에 힘을 주는 방식은 우리 요즘 할리우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단 올해 국내에서 800만 관객을 동원한 <탑건 : 메버릭>만 봐도 그렇다. 따지고 보면 베테랑 조종사 메버릭의 이야기가 서사의 전부다. 그럼에도 메버릭의 저세상 액션 하나만큼은 정말 끝장났다. 이렇게 이 영화가 후의 상업영화들에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건 그렇게 어려운 가정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외계인들과의 소통' 중 어떤 것을 소재로 삼았는지 생각해보면 이는 감독의 노림수가 꼼꼼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단 주인공 제이크의 인물 설정이 흥미롭다. 바로 하반신 마비라는 점이다. 이 하반신 마비라는 특성은 1) 초반부에 아바타를 연결하고 난 다음의 카타르시스 2) 아바타 프로젝트에 참여할만한 근거 제시 3) 후반부 인물의 선택지에 합리적인 근거 제시라는 점에서 꼼꼼하다. 또한 액션 신에서 탈것이 되어주는 동물과의 교감을 넣은 것, 후반부에 인류와의 대립이 있는 것, 네이티리의 전투신까지 '이걸 넣으면 영화의 시각적 요소가 풍부해질 것'을 고려한 티가 난다. 일단 아크란과의 교감과 비행은 극에서 중요한 위치도 차지하면서 불필요하게 삽입하지 않았다. 인류와의 대립 액션신은 핵심 인물들의 내적 변화를 꼼꼼히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도 '그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나?'를 설득할 수 있다. 또한 네이티리의 맨몸액션은 초반부에 이 인물이 어떤 캐릭터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방식 중 하나다. 이 사람이 내적으로 강인하지만 그렇다고 빈틈이 아예 없는 인물은 아니라는 걸 경제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12년을 돌아 다시 직면하다
이 영화에서 주요하게 작동하는 테마 중 하나는 '인간의 것은 과연 무엇인가?'다. 대사에서도 언급된다. '모든 에너지의 것들은 잠시 빌린 것이며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라고. 이 영화가 개봉한 2009년 12월부터 세계는 다양한 사건을 맞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팬데믹 사태를 겪어도 변하지 않았던 뜨거운 감자는 사실 명확했다. 바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지구 온난화 문제였다.
감독이자 각본가 제임스 카메론은 이 지구 온난화 문제에서 환경에 대한 소재만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 것 같다. 이야기 전개는 어디서 봤다. 또 소재는 우리 책에서 많이 읽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익숙한 소재를 갖고 왔다고 해서 절대 깊이가 얕지 않다. 인류가 자기를 희생하기 위해 타자들을 어디까지 희생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과학의 진일보를 어디까지 바라볼 것인가, 복제인간은 과연 인간과 어떤 차이점을 갖는가, 미국의 자본주의 역사에 대한 논의, 대화와 소통 없는 의사소통 방식까지 영화는 다양한 층위로 이루어져 넓은 이야기를 한다. 과연 이게 2009년의 세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일까? 아닐 것이다. 금세 우리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생각난다. 팬데믹 사태를 불신했던 몇몇 정상들도 생각난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인형에 대한 논의는 뜨거운 감자였다. 이런 일에 대해 감독은 각각의 해결책도 제시하지만 결정적인 키워드로 어떤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뭐. 사람에 따라 고리타분하게 느낄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인 걸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0여 년을 지났지만 시대상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것은 제작자들의 인사이트가 탁월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단순히 눈요깃거리로 뛰어난 영화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삶에 대해 통찰해보면 좋은 영화가 <아바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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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짜 천재 감독의 발상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시놉시스
마크는 괴짜이면서 아이디어가 기발한 영화감독이다. 자신이 있는 영화사에서 영화를 잘못 만들었다는 이유로 퇴짜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마크가 또 한 번의 계획을 세우는데 자신의 숙모인 드니즈가 사는 시골 마을에 내려가서 자신의 팀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자신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팀원들인 샤를로트와 실비아 그리고 촬영 보조까지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마크에게 일이 자꾸만 꼬이기 시작하고 과연 영화 한 편이 잘 완성될 수 있긴 할까?
마크는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선보이지만 팀원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의 기발한 상상력은 누구보다 앞서는 것처럼 보여도 인정받기가 어려웠다. 특히 자신의 경쟁자인 막스를 싫어했는데 샤를로트가 막스의 전화를 받자 휴대폰을 뺏어 싱크대에 집어던지고 팀원 중에 알레르기 때문에 기침이 심한 촬영 보조가 있었는데 거리를 심하게 둔다.
그뿐만이 마크의 괴이한 성격은 팀원들에게도 피해를 줬다. 그렇게 팀원들을 떠나보내고 자신이 드니즈와 남게 되자 이때까지 써 온 솔루션북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배포한다.
마크가 솔루션북을 제작하기 전에 몇 가지 규칙들이 있었고 그걸 지켜야만 하는 불문율이 있었다. 팀원들은 그의 괴이한 행동을 꺼려 하지만 그래도 마크가 해낸 게 많다. 마크는 자신이 정한 자신만의 규칙으로 숲속의 낡은 집을 사들여 그곳에서 지휘자를 내쫓아 영화 음악을 단독으로 만들어내고 런던으로 가서 스팅이라는 유명 락가수를 섭외해 녹음까지 한다.
자신만의 독특함이 있었지만 성격이 워낙 괴이한 것 때문일까? 팀원들은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그가 만든 영화가 끝까지 관객들에게 상영을 할 수 있도록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마크는 분명히 천재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비범한 상상력을 가졌기에 좋은 아이디어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정신과 약을 먹고 있어서 그런지 약을 끊게 되면 너무 예민한 성격과 자신을 이용한다는 피해 망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펼친 수많은 노력은 부정할 수가 없는데 마크의 포기하지 않는 끈기도 필자는 본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마크의 행동은 분명 기이한 게 맞다. 그렇지만 마크가 해낸 걸 나쁘게 볼 수많은 없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상상력이 비범한 영화감독의 이야기지만 그의 너무 괴짜 같은 성격 때문인지 사람들이 잘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마크의 노력이 통한 걸까? 마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인 가브리엘과 연인이 되고 자신이 팀원들과 만든 영화도 상영회가 열려 수많은 관객들과 배우들이 참석하고 끝내 성공을 맛본다. 우리나라 속담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는데 필자는 그 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넘치면 넘칠수록 좋은 게 더 많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 영화는 자신의 비범함을 알아주지 않는 천재 감독의 이야기지만 그만큼 열정과 끈기가 대단한 감독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크의 상상력 하나하나까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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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최고의 전투씬, <한산: 용의 출현>
2022년 최고의 전투씬, <한산: 용의 출현>
ⓒ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액션, 드라마 | 한국 | 129분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등
줄거리
1592년 4월. 조선은 임진왜란 발발 후 단 15일만에 왜군에 한양을 빼앗기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조선을 단숨에 점령한 왜군은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꿈꾸며 대규모 병역을 부산포로 집결시킨다.한편, 이순신 장군은 연이은 전쟁의 패배와 선조마저 의주로 파천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조선을 구하기 위해 전술을 고민하며 출전을 준비한다. 하지만 앞선 전투에서 손상을 입은 거북선의 출정이 어려워지고,거북선의 도면마저 왜군의 첩보에 의해 도난당하게 되는데…왜군은 연승에 힘입어 그 우세로 한산도 앞바다로 향하고, 이순신 장군은 조선의 운명을 가를 전투를 위해 필사의 전략을 준비한다.누가 출연하나요?
이순신 | 박해일
@ 네이버 영화
박해일 배우는 굳건한 신념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로운 성정을 지닌 조선 최고의
장군이자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전라좌수사 '이순신' 역을 맡았다.
와키자카 | 변요한
@ 네이버 영화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대담함과 잔혹함, 실전을 통해 다져진 탁월한 지략을 갖췄으며,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순신과의 전쟁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모습으로 거북선의 약점을 철저하게 조사하며
조선군을 위기에 몰아넣는 '와키자카' 역을 맡았다.
어영담 | 안성기
@ 네이버 영화
조선 남해의 물길을 책임지는 수군 향도. 물길만 봐도 흐름을 읽는 노련한 장수이자 충직하고
깊은 성품을 지녔으며,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이순신 장군과 함께하는 '어영담' 역을 맡았다.
원균 | 손현주
@ 네이버 영화
조선 경상우수사. 수세에 놓인 조선의 위기 상황에서 방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번번이 이순신과 의견이 부딪치는 '원균' 역을 맡았다.
준사 | 김성규
@ 네이버 영화
이순신의 신념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항왜 군사가 된 왜군 병사.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목숨을 걸고
왜군의 결정적인 정보와 작전을 빼내 이순신 장군에게 전하고자 하는 '준사' 역을 맡았다.
최대한 스포를 뺀 리뷰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영화이다. 영화는 당항포 해전 이후
약 한달 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 그린다. 김한민 감독은 “임진왜란은 전대미문의 사태였고, 사변이었다.
조선이 굉장한 수세에 처해있던 상황에서 전라좌수사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전체적인 전황을 반전 시키는
전투가 바로 한산해전이다”라며 한산해전이 그 어떤 전투보다 벅찬 승리의 전투임을 설명했다.
ⓒ 네이버 영화
영화에는 이미 연기력으로 인정 받은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배우가 출연한다. 박해일 배우는 전작인 <명량> 속 이순신 장군과 달리 조용하고
신중한 이순신을 연기했다. 절제된 연기를 펼쳤지만, 그 안에서 에너지는 잃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감정이 전달되는
연기를 선보였다. 변요한 배우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켜주었다. 왜군 최고 장군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 증량을 시도하고, 실제 일본에서 사용했던 사극 톤을 공부해서인지
와키자카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무언가 압도 당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으며 극의 무게감을 더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베테랑 배우인 안성기 배우, 손현주 배우와 팬데믹 시즌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친 김성균 배우,
그리고 라이징 스타인 김성규,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배우가 출연하여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몰입감을 높였다.
ⓒ 네이버 영화
전작인 <명량>보다 더 커진 스케일, 더욱더 발전한 VFX 기술 그리고 극의 분위기를 돋우는 음악까지!
2022년 가장 강렬하고 기억에 남을 전투씬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제작진이 학익진 연출과 거북선 디자인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 하였는데 그 노력이 여실히 보이는 장면이었다.
거북선의 활약을 스크린으로 직접 보는 순간,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역사이기에 모두 다 이 영화의 결말을 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를 넘어 자긍심, 위로, 용기까지 얻을 수 있는 영화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는 무조건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영화관에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산: 용의 출현>의 간단한 정보를 살펴보고, 리뷰를 해봤는데
어떠셨나요?! <한산: 용의 출현>은 바로 내일 개봉할 예정이니 다들 관람하시고 어떻게 느끼셨는지 남겨주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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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끝장리뷰 | 결말해석 | 사슴, 모자 상징 | 이미지와 사운드, 상류와 하류, 자연과 도시 | 시점쇼트 분석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시선의 주인, 사슴과 모자, 결말해석
Chapter 2 상류와 하류, 사운드와 이미지
00:00 하마구치 류스케
01:26 시점쇼트
03:12 사슴과 모자
05:43 결말해석
08:01 상류와 하류
10:58 사운드와 이미지
12:32 별점 및 한 줄 평
12:50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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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하고 있는 거침없는 한 사내의 사건![1탄/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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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바로 사랑일까? 두렵고도 기쁜 복잡한 감정. 소년, 소년을 만나다. 《하트스토퍼》, 삶과 사랑에 관한 다채로운 감정을 8개의 에피소드에 담았다. 앨리스 오스먼의 인기 그래픽노블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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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남은 시간을 위해 벌이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거짓말을 담은
2021년이 거짓말처럼 행복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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