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5-23 10:58:16
지금 봐도 뻔하지 않은 초능력 영화 5선
<델마>부터 <캐리>까지

슈퍼 히어로, 초능력 영화가 이젠 너무 익숙해진 요즘이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영화들이 지겨울 여러분을 위해 지금 봐도 뻔하지 않은 초능력 영화 5편을 준비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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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인간의 온기
푸른 장벽 Green Border
Director
아그네츠카 홀란드 Agnieszka HOLLAND
Cast
Jalal ALTAWIL, Maja OSTASZEWSKA, Behi Djanati ATAI, Mohamad Al RASHI, Dalia NAOUS, Tomasz WŁOSOK
Program Note
2021년 하반기 벨라루스가 중동에서 흘러 들어온 난민들을 인접한 폴란드로 보내면서, 푸른 숲으로 우거진 국경 지대에서 양국의 군인들과 중간에 낀 난민들이 충돌하게 된다.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최신작 <푸른 장벽> 은 철저한 조사에 기초해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취함으로써, 때로는 현실이 픽션보다 참혹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 세상 모든 면이 정치적”이라 했던 감독의 말처럼,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정치적 판단을 하게 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새우등 터지는 난민, 그들을 도우려는 인권 단체, 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주민, 그들을 몰아내야 하는 국경 수비대의 다양한 시점을 통해 우리가 선택을 내리는 순간, 그 희미한 선악의 경계를 반추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 짧은 에필로그에 이르러, 불과 일 년 후 폴란드의 또 다른 국경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박가언)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은 영화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는 리뷰를 쓸 수 없어, 며칠 동안 새문서를 열어 놓고 커서가 깜박거리는 빈 종이를 쳐다보고만 있어야 했다. 씨네랩 크리에이터 중 한 분이 하셨던 말처럼 언제쯤 글이 애정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게 될까.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써야지 누가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난민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은 140만 명 이상에 달하며, 특히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등의 내전으로 인한 난민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난민에 대한 영화도 다수 제작되고 있어, 난민이라는 소재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조국을 떠나 새로운 나라로 떠나는 과정에서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황을, 감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밀도 있게 만든 영화가 있었던가? 떠올려 보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보았던 <하얀 천국> 역시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탈출기를 다루고 있었다. 아내를 잃은 뒤, 일곱 살 난 딸을 홀로 키우는 사무엘이 이탈리아의 오두막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온 체흐레의 여정을 돕게 된다. 영화에서는 선과 악이 분명했다. 난민을 잡으려는 자와 돕는 자. 악인은 광기 어릴 만큼 인간성이 없는 모습이었고, 추격전은 너무도 가슴 떨리는 스릴러에 가까웠다. 영화는 누군가를 도우며, 스스로 구원받는 사무엘과 스스로의 삶으로 굳건히 나가는 체흐레. 관객은 마침내 각자의 해피엔딩을 맞은 두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었었다.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에서 온 난민들이 유럽을 가기 위해 벨라루스 국경으로 향하고, 유럽의 첫 관문은 벨라루스에서 철조망 하나를 넘으면 되는 폴란드가 된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 다른 유럽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 폴란드 정부는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수비대를 배치하여 보수적인 정책을 멸치다. 폴란드로 넘어왔다. 드디어 유럽이다.라는 기쁨은 잠시 국경수비대에 의해 다시 벨라루스로 보내지고 그곳에선 폭력이 난무한다. 부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고, 때때로 사망자도 나온다. 영화는 벨라루스와 폴란드 사이의 국경, Green Border에서 일어 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흑백영화지만, 그래서 참혹한 실상에 몰입이 되었다. 영상미가 아닌 상황에 집중하도록 만들어 주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누리의 가족이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들의 안녕을 바라며 초조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때로 현실을 담담히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괴로웠던 것은 영화 <하얀 천국>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눈 덮인 산을 넘어가면 된다는 어떤 목표 지점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 국경에서는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폴란드에서 벨라루스로 공깃돌을 던지듯 난민을 주고받는 것이 무한 반복으로 되풀이된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지, 방법이 보이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에 난민과 관객을 함께 던져 버린다. 영화가 한 시간쯤 진행되었을 때, 나는 이 참담한 현실을 한 시간 반이나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너무 괴로워서 눈물이 났다. 고작 한 시간으로 이렇게 참담한 마음인데, 벨라루스 국경의 난민은 , 지금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저 가족은 어떨까.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탈출하던 난민의 말처럼 그저 자신의 죄는 ‘최악의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뿐인데.
영화는 절대적인 악인을 찾기 힘들다. 수비대도, 활동가도 모두의 상황이 이해가 되고, 모두의 상황이 안타까운 지점을 섬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이를 잃어 천 번 죽는 기분이어도, 결국 인간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인간을 향한 애정임을 말하고 있다. 주어진 일과 해야 하는 일과 마음이 시키는 일 그 지점 사이에 있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작은 온기가 모여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푸른 장벽의 깊은 숲의 냉혹한 현실에서 나아가도록 실낱 같은 희망이 되어준다. 오늘 국경에서 난민을 추방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은 수비대도 곧 아버지가 되고, 자신이 눈 한번 감으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검은 마스크와 군복을 천천히 옷을 벗고, 맨 몸으로 거울 앞에 선 자기의 얼굴을 마주하고 임신한 아내 옆에 웅크려 눕던 장면을 통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벗으면 우리는 똑같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여권이나, 옷으로 규정 되는게 아닌 온기를 가진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 다는 것을.
Schedule
10월 7일 09:30 영화의 전당 중극장
10월 9일 12:30 CGV 센텀시티 6관
10월 12일 15:30 영화의 전당 중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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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관계는 찬란한 꽃처럼 아름답다
모든 관계는 찬란한 꽃처럼 아름답다
영화 <클로즈> 리뷰
감독] 루카스 돈트
출연] 에덴 담브린, 구스타브 드 와엘, 레아 드루케, 이고르 반 드셀
시놉시스]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이후 낯선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고, 홀로 남겨진 레미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만다. 점차 균열이 깊어져 가던 어느 날, 레오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자신의 감정을 애써 외면하려던 한 소년
레오와 레미는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에서 함께 자라며 친구처럼, 형제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서로를 아껴왔다. 중학교 진학 전까지는 어떠한 문제도 없던 그들의 관계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이라는 사회적 개념과 부딪히기 시작한다. 친구들은 그들에게 사회의 편견을 무기로 놀리기 시작하고, 결국 그 둘의 관계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결국 레미는 레오의 무관심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해버리고, 남겨진 레오는 상실감과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더 바쁘게 살아가면서 소용돌이 치는 자신의 감정을 애써 외면한다.
자신의 마음이 너무나도 힘든 상태지만 이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던 어린 소년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아이스하키장에 매일같이 나가 훈련을 하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꽃밭에서 자신의 상체만한 꽃 모종들을 옮기는 등 육체적으로 자신을 몰아치면서 최대한 그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도록 애를 쓴다. 그 모습을 보는 내내 어찌나 짠하던지. 레미를 자신이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과 함께 지내왔던 절친한 친구가 이제 옆에 없다는 상실감으로 인해 레오는 피폐해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은 레오를 변하게 만들었다. 자신 나름대로 레미에 대해 외면도 해보았다가,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가, 레미의 엄마를 만나보기도 하면서 레오는 ‘솔직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레오는 레미의 엄마가 일하는 병원으로 달려가 자신이 레미와 관계를 끊어내려 했었다는 것을 고백한다. 처음에 화를 냈던 레미의 엄마도 솔직하게 고백을 했지만 두려움에 덜덜 떠는 레오에게 다가가 안아주면서 달래준다. 결국 레오의 주변 어른들은 레오가 스스로 깨닫고 솔직하게 말해줄 때까지 기다려 준 것이었다. 이를 통해 아마 레오는 자신이 앞으로 맺을 모든 관계에서 솔직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꽃, 그리고 관계영화 클로즈는 레오와 레미가 흐드러지게 핀 꽃밭을 내달리며 시작한다. 그 형형색색의 꽃밭을 달리는 두 소년을 보면서 영화관에 가만히 앉아있는 나에게도 자유와 해방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민 따위는 없어보이는 그 두 소년을 보면서 순수했던 과거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는 중학교에 그들이 진학하면서 점차 깨어진다. 유달리 붙어지내는 그들에게 같은 반 친구들은 게이가 아니냐며 의심을 하기 시작하고, 레오는 이를 강력하게 부정하며 자신의 남성성을 부각할 수 있는 아이스 하키팀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레오는 레미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점차 꺼리게 되고, 이에 상처를 받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던 레미는 결국 죽음을 택하고 만다. 결국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관과 아이들의 편견으로 인해 그동안 의심받지 않아왔던 레오와 레미의 관계는 틀어지고, 한 생명이 세상을 뜨는 비극을 초래해버린 것이다.
우리는 꽃을 볼 때 이 꽃은 다른 꽃과 달라서 별로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다만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에 선호하는 것이 생길 뿐이다. 다양한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들판을 두 소년이 달린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관계를 규정하고, 가치 판단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지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관계에는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고, 나름의 매력이 있으며 각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레미의 죽음을 통해 성장한 레오가 혼자서 다시 그 찬란하고도 아름다운 꽃밭을 내달린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맺을 다양한 관계에 희망을 가지며 말이다.
영화 클로즈는 아름다운 색감과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잔잔한 주제까지 3박자가 잘 맞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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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3인 1역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마스크 걸>!
주인공 김 모미는 고현정, 나나,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1명이
배역을 맡아 화려한 라인업과 함께 베일에 싸인 한 명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자 그럼 <마스크걸> 외 영화 개봉작 3편, 같이 알아볼까요?
마스크걸
Mask Girl
ⓒ 넷플릭스
개요: 드라마 | 한국 | 7부작
감독: 김용훈
출연: 고현정, 안재홍, 엄혜란, 나나 등
오픈: 2023.08.18.
배급: 넷플릭스
시놉시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CINE PICK!
<마스크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BJ 마스크걸, 나나, 고현정이 모두 김모미 역할을 맡았으며 연대기별 3인 1역을 연기한 세 배우가 세 개의 이름, 세 번의 살인, 세 개의 인생을 살아야했던 파란만장 김모미의 인생을 어떻게 관통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옥만세
Hail to Hell
ⓒ 네이버영화
개요: 모험 | 한국 | 109분
감독: 임오정
출연: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 박성훈 등
개봉: 2023.08.16.
배급: 찬란
시놉시스
학창 시절 내내 왕따와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나미와 선우는 같은 반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간 사이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 실패 이후, 두 사람은 자신들을 가장 괴롭혔고 지금은 서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채린을 찾아 복수하려 한다. 하지만 종교에 귀의한 채린이 너무도 선한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CINE PICK!
학폭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두 여고생의 로드 무비로 27회 부산국제영화제 CGK 촬영상과 제 48회 서울독립영화제 넥스트 링크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전재준’ 역할을 맡았던 박성훈 배우와 <소년심판>에서 ‘김아름’ 역할을 맡았던 정이주 배우 모두 전작에서 보여준 생생하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너의 순간
Your Moment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 | 한국 | 109분
감독: 이상준
출연: 옥자연, 우지현, 이상일
개봉: 2023.08.16.
배급: 영화로운형제
시놉시스
어느 비오는 날, 우연히 정후의 캠핑카에 뛰어들게 된 영은 그의 캠핑카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고, 이후 둘은 서로의 아픔을 나즈막히 짐작하며 그 해 여름을 함께 보낸다. 정후를 통해 사진의 매력을 알게 된 영은 사진을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영은 정후의 아버지를 찾아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정후는 분노에 휩싸인다. 아버지를 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정후. 이후 정후와 영의 사이는 점점 벌어지게 되고...
CINE PICK!
영화 <너의 순간>은 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로,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진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강변의 무코리타
Riverside Mukolitt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20분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무로 츠요시, 미츠시마 히카리
개봉: 2023.08.23.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을 위해 작은 어촌 마을 공장에 취직한 ‘야마다’는 공장 사장의 소개로 낡고 오래 된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입주한다. 그곳에는 남편을 잃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집 주인 ‘미나미’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 듯 오가는 옆집 이웃 ‘시마다’ 아들과 묘석을 방문 판매하는 ‘미조구치’가 살고 있다. 어느 날, ‘야마다’는 인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 혼란스러워 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무코리타 연립주택’ 사람들 가족도 친구도 아니지만 함께라서 외롭지 않아
CINE PICK!
여유와 따듯함이 공존하는 <강변의 무코리타>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데스노트> 시리즈 ‘L’ 역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마츠야마 켄이치, <은혼>을 비롯해 다수의 일본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무로 츠요시,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미츠시마 히카리가 출연해 독특한 유머와 가슴 따뜻한 앙상블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킬러의 레스토랑
High Heat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84분
감독: 자크 골든
출연: 올가 쿠릴렌코, 돈 존슨
개봉: 2023.08.17.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전직 특수요원 출신 스타 셰프 '아나'(올가 쿠릴렌코)가 마피아의 타겟이 된 레스토랑을 구하기 위해 킬러 본능을 다시 일깨운다.
CINE PICK!
<킬러의 레스토랑>은 ‘웨비 어워드’를 석권한 신선한 감각의 이전 광고 감독 잭 골든이 감독을 맡았으며 전직 특수요원 출신 셰프 ‘아나’가 레스토랑에 잠입한 마피아들에게 맞서며 벌어지는 짜릿한 액션물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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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 로치 할아버지가 묻는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켄 로치 감독이 1936년생이니까 2023년 기준 87세이다. 이제 더 이상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것 같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영화 <나의 올드 오크>는 아마도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다. 사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영화 <지미스 홀, 2014년>을 보여주면서 은퇴 선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뭔가 돌아가는 꼴을 보니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석이 있었던 것인지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을 가지고 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간다. 이후 영국 북동부 지역의 낙후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영화 <미안해요 리키, 2019>,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나의 올드 오크, 2023>까지 3부작으로 구성된 연작을 완성하게 되었다. 영국 북동부 3부작 영화를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켄 로치 할아버지가 묻는 '그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영화 <나의 올드 오크, 2023> 포스터
복지 수당 받기 더럽게 힘드네 :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다니엘의 부인은 오랫동안 앓았다. 평생 목수로 일했지만, 남은 것은 늙고 쇠약해진 몸뚱이와 간병으로 기울어진 가정뿐이다. 다니엘은 정부에 복지 대상자로 신청해 수당을 받으려고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빙글빙글 여기저기 돌다가 자기네들이 설정해 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그나마 신청할 수 있는 복지 사업은 서류를 컴퓨터로 제출해야만 하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진짜 심각한 지병이 있어서 일하기도 어려운데, 자꾸 근로 능력이 있는데 복지 수당만 챙기려는 사람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노인 대상 복지 체계만 이런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들을 혼자 양육해야 하는 케이티도 마찬가지다. 소통되지 않는 원칙과 각종 서류들, 증빙이 되는 번호들, 성실하지 못해 복지 대상자가 되었다는 따가운 시선들 등 모든 장애물을 넘고 넘어가야 겨우 복지 수당이라는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포스터
자영업자는 아닌데, 노동자도 아니라네요 : <미안해요 리키, 2019>
제인네 가족은 아빠, 엄마, 오빠, 제인. 이렇게 네 식구가 같이 살고 있다. 아빠는 택배 일을 하시고, 엄마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시다. 두 분이 맞벌이를 하시기 때문에 제인은 학교가 끝나면 혼자 빈 집에 들어와서 엄마가 요리해 놓은 음식을 먹고, 숙제를 한다. 오빠 셉은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은데,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택배 일이나 요양보호사 일은 자영업자는 아닌데, 노동자도 아니란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직종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한다. 회사의 보호를 받아야 할 때에는 자영업자로 내몰리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노동 유연성을 발휘하려 할 때에는 노동자로 당겨진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 사이에 묶인 제인의 아빠와 엄마는 더 많은 근로를 요구받고, 혹사를 당한다. 혹사당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집에 돌아와 아이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영화 <미안해요 리키, 2019> 포스터
똑똑똑, 들어가도 되나요? 저는 난민이에요 : <나의 올드 오크, 2023>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2016년 난민법을 제정하였다. 2024년부터는 한국의 이주민 비율이 공식적으로 5%를 넘기 때문에 '다문화 국가'에 진입한다. 사실 미등록 이주민들이 빠진 수치이기 때문에 이미 5%는 진작에 넘었다. 난민법에는 재정착 희망난민제라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정부가 직접 난민 캠프로 가 그 곳에서 한국에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다. 태국의 난민 캠프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미얀마 출신의 가족들이 이 제도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만약 재정착 희망난민제로 한국에 들어온 난민 가족들을 버스에 태워 인구 유출이 심각한 문제인 지역에 정착하도록 보낸다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까?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화 초반, 더럼 지역으로 버스가 들어온다. 이 버스에는 시리아 난민 캠프에 살던 가족들이 타고 있다. 버스에서 내린 야라는 동네 사람들의 혐오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올드 오크 사장님 TJ는 마음이 불편하다. TJ는 야라의 카메라는 수리하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공간에 들어와도 된다고 허락해 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함께 나누며 둘은 친구가 된다.
친구가 된 TJ와 야라
<나, 다니엘 블레이크>나 <미안해요 리키>는 영화 제목에 주인공의 이름이 들어있지만, <나의 올드 오크>는 공간명이 제목이 되었다. 물론 <미안해요 리키>의 원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이름을 넣는 것으로 지어졌다. 앞선 두 영화가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나의 올드 오크는 인물들이 만나서 대화하는 장소가 강조된다. '올드 오크'라는 펍은 원래 40년 동안 단골로 다녔던 사람들이 '우리의 공간'이라고 여기는 곳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가 담긴 공간이 '우리가 아닌 자'들에게 허락되는 것이 아쉽고, 서운하고, 화가 난다. 그래서 쉬이 내어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돈은 없는데, 돈 들어갈 곳은 많고,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결과가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일은 부지기수며, 인생이 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것을 포기하면 안 된다. 포기하는 순간, 사람 인(人) 글자가 바로 무너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뉴캐슬어폰타인 - 선더랜드 - 더럼 순으로 영국 북동부 3부작 영화의 배경이 이동한다.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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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감독 홍원찬이 낯설어서 영화를 보고 나와 찾아봤다. 이 영화는 세 번째 감독 작품이지만, 이미 '추격자', '작전', '황해'를 각색한 경력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검증된 것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목을 끌고 다니는 듯한 격렬한 감정이 이어졌다.
하드보일드 액션 느와르.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단어다. 나중에 봤지만, 포스터에도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이라고 써 있는 걸로 봐서, 감독은 '하드보일드'한 연출에 특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것이, 주인공 인남(황정민)과 레이(이정재)는 영화에서 웃지 않는다. 아니, 웃을 수 없다. 이들이 놓여 있는 상황은 결코 웃을 만큼의 여유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예정된 결말을 향해 직진하는 두 사람의 운명은 그들이 살아온 과거의 집적이며, 스스로가 만든 비극의 결말이기도 하다.
영화는 훌륭하다. 재미있고, 잘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한국영화의 작품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생각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영화라면, 제작비, 연출, 배우의 연기, 미장센, 시나리오, 영화의 미학적 수준 등 수없이 많은 요소들을 거론할 수 있는데, 제작비는 헐리우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예산이지만, 연출, 배우의 연기, 시나리오 등은 거대 자본을 들인 영화보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
영화의 미학적 측면으로는 한국영화에서 보이는 독특한 서사구조가 있는데, 이미 홍원찬 감독이 이전에 참여한 작품들 '추격자', '황해' 같은 영화만 봐도 서사와 인물의 특별한 개성이 드러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국영화가 '세계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이 영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분명 한국영화지만, 주요 배경은 태국 방콕이다. 주인공은 모두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주인공들은 방콕에서 만나게 된다.
기존의 한국영화에서도 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많지만, 이 영화는 방콕이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구체적, 물적 토대로서 작동하고 있으며, 방콕의 최대 조직폭력배와 연결되면서 갈등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비틀며, 예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효과를 보인다.
두 사람은 '악한'이지만, 각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다. 인남과 딸의 관계는 '레옹'과 '아저씨'에서의 그림자가 어른거리지만 그건 의도하지 않은 우연이다. 레이의 폭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그에게서 '터미네이터'의 흔적이 보이는 것 역시 우연일 뿐이다.
하드보일드는 그 자체로 비극이다.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보인다면 그것은 이미 '하드보일드'가 아니다. 따라서 주인공의 운명은 결정되어 있으며, 다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운명을 끝낼 것인가의 문제만 남을 뿐이다.
영화에서 하드보일드는 두 가지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하나는 서사, 다른 하나는 연출이다. 영화에서 장르로서의 하드보일드를 말하려면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성립해야 한다. 비극으로 치닫는 서사와 미장센으로서의 하드보일한 연출. 이 영화는 두 가지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춘 영화다.
물론, 트렌스젠더(아니면 여장남자) 유이(박정민)의 등장이 하드보일드 분위기를 흐트러뜨리고 있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유이의 모습은 게이의 전형성, 통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 그것이 영화의 분위기와 겉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유이 캐릭터에 대한 두 가지 설정이 가능한데, 지금처럼 겁 많고, 여성스러운 '유이'의 모습으로 등장해 인남을 돕는 것과 하드보일드한 설정에 걸맞게 냉정하며 잔인한 인물로 변하면서 두 주인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방식이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 '희망'을 보이는 것이 하드보일드한 분위기와 전혀 다르다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관객에게 최소한의 숨구멍이라도 틔워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 장면은 인남의 바람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출은 미장센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촬영감독'이 따로 있을 만큼, 촬영은 감독의 전적인 재량권에서 벗어나 있다. 홍경표 감독은 하드보일드한 장면을 위해 극적인 장면에서 빠르거나 느린 화면을 만든다. 홍경표 감독이 기존의 영화 - 설국열차, 곡성, 버닝, 기생충 등 - 에서 분위기에 어울리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솜씨를 보면, 영화의 핵심을 드러내는 촬영 기법을 매우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좁은 골목에서, 실내에서 벌어지는 격투가 자주 일어나는데, 액션은 과장되지 않되, 관객이 보기에는 역동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속도를 느리게 혹은 빠르게 조절함으로써, 폭력의 강약과 충격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악한이 악당을 상대로 싸운다. 영화에서 평범한 사람이 죽는 경우는 딱 한 번, 인남의 애인 영주의 죽음 뿐이다. 그 외 모든 죽음은 악한이 악당을 죽이는 것이다. 정부 특수요원이었던 인남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살인청부업자로 살고, 재일동포 조폭 레이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인 동포이며 이들은 제3국 태국 방콕에서 만나 어쩔 수 없이 방콕 최대 범죄조직을 상대로 싸운다.
인남의 삶은 자기 의지와 관계 없이 비틀렸기에, 그는 자기가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되고, 숨을 쉬고, 밥을 먹어도 그의 삶은 마치 무덤처럼 답답하고 고통스럽다. 반면 레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백정'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그의 과거가 그를 '백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불우하고, 불행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약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인남은 딸 유민을 구하기 위해 방콕 최대 폭력조직의 중심으로 뛰어들어가고, 레이는 인남을 잡기 위해 그 뒤를 쫓다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방콕 최대 폭력조직과 맞닥뜨린다. 이 과정에서 방콕의 폭력조직은 와해 수준으로 망가지고, 태국 전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한국사람의 등장으로 들썩거린다. 만약 주인공의 추격전을 국내에서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 차이는 무엇일까.
기존의 액션 영화에서는 배경 공간을 익숙한 곳으로 한정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국내의 크고 작은 도시, 누구나 알고 있는 장소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편하다는 장점과 함께 낯익어서 식상하다는 뜻도 된다. 배경 공간을 외국으로 옮기면서, 외국인, 외국사회 속으로 주인공이 들어가는 방식은 낯설지만 신선한 모험이고, 비슷한 이야기라도 '낯설게 하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낯설게 하기'는 서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공간을 낯설게 만듦으로써 인물의 생각과 행동 역시 낯설게 보이고, 관객은 공간과 인물의 낯선 모습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영화에서 방콕 시내와 태국 배우들이 단지 배경이나 소재로 등장하지 않고, 서사에 개입하는 구체적 역할을 통해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영화는 추격과 액션을 느와르로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중요한 요소를 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경이 되는 태국 방콕에서 주인공들은 태국 최대 폭력조직과 만나게 되는데, 이 폭력조직이 벌이는 '사업'이 상상을 초월한다.
불법 마약판매, 성매매, 인신매매, 장기매매, 경찰 뇌물 공여, 아동 노동 등 최악의 범죄를 다 저지르고 있다. 따라서 방콕 범죄조직과의 싸움은 인남, 레이 모두 조금의 거리낌 없이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특히 인남은 딸 유민을 구출해야 하는 절박함과 그들의 잔혹함에 치를 떨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객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 마련이지만, 인남을 바라보는 시선은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묻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인남의 딸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한 때 국가의 비밀요원으로, 공무원이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버려진 개인, 그것은 국가의 폭력이며, 인남은 그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최근 한국영화가 선전하고 있다. '강철비2'도 훌륭하고, 이 영화 역시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다.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영화팬으로 매우 행복한 경험이다. 홍원찬 감독이 각색한 기존의 영화들 - 추격자, 황해 등 - 도 한국영화에서 빛나는 영화였듯이 이 영화도 최고의 영화 목록에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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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연인들
넷플릭스 영화 〈맬컴과 마리〉는 영화와 비평, 남성 창작자와 여성 뮤즈, 흑인 영화가 의미를 획득하는 방식 등을 이성애 커플의 드라마와 결합한 수작이다. 그리하여 때로는 영화보다 영화 이면의 이야기가 더 재밌다고 말해 준다.
흑인 이성애 커플인 맬컴과 마리는 성공적인 파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맬컴의 영화감독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마리의 표정이 어딘가 뾰로통하다. 맬컴의 영화는 약물 중독으로 괴로워하던 어린 여성의 이야기다. 마리는 영화가 자신의 이야기임을 안다. 그런데 맬컴은 연설에서 자신에 대한 감사를 빼먹었다. 영화는 온전히 맬컴만의 것이 되었다. 마리는 상실감을 느낀다.
마리의 소외감은 쉬이 달래지지 않는다. 마리는 맬컴의 사랑이 자신의 삶을 영화화하려는 이기적 예술 욕망에 불과한 건 아닌지 의심한다. 왜 자신이 배우를 꿈꿨던 걸 알면서도 영화에 캐스팅하지 않았냐고 따진다. 여성 감독이라면 영화 속 주인공의 상처를 다르게 접근했을 거라고 비난한다.
영화 〈맬컴과 마리〉 스틸컷 ⓒ넷플릭스
맬컴이 반격한다. 최초 영감자는 마리가 맞지만 영화가 전부 마리의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마리의 항의가 마리의 이야기를 각색한 자신의 노력을 삭제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왜 자의식 과잉으로 자신을 공격하냐고 마리를 몰아붙인다. 맬컴은 마리가 온전하고 독립적인 존재로 거듭나지 못하고 항상 불안에 시달리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남성 감독이라 여성의 고통을 폭력적으로 재현했다는 비평가의 의견에 공감하는 마리에게는 자신이 흑인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급히 단정 짓지 말라고 반박한다. 나아가 왜 흑인이 만든 영화는 그 자체로 즐기지 않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질문한다. 정치적이기만 한 흑인 감독에 대한 찬사 혹은 비난이 흑인이 만든 영화를 더 숨 막히게 한다고 불평한다.
둘의 복잡한 역사와 감정에 관한 싸움은 새벽이 되도록 끝나지 않는다. 웃고 키스하며 함께 음식을 먹다가도 다시 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끝내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해 버린다. 그렇게 앞으로도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한다.
둘 사이에는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영원히 이해되지 않을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둘은 서로에게서 떨어질 수 없다. 영화감독과 그 애인의 사랑싸움이 강렬한 영화적 순간을 선사하는 건 이 때문이다. 끝내 가 닿지 못함에도 서로를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없는 맬컴과 마리에게서 근원적 소통 불가능성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슬픈 의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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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신소 - 라떼극장 E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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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은 사후 수십 년간 온갖 음모론과 루머를 낳으며, 마릴린 먼로의 재능과 영민함보다도 더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측근들의 녹음 테이프를 통해 알아보는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순간들. 화려하고 복잡했던 그녀의 삶을 재조명하며, 운명의 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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