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2025-04-13 19:26:32
<그녀 her>, 인공지능에게 배우는 사랑
영화의 미래 속에서 인공지능으로부터 배우는 사랑과 타자와의 관계
2013년 개봉해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미국 작가 조합상의 각본상을 받은 영화 <그녀 her>는 2025년을 배경으로 한다. 이전부터 미래를 다루고 있는 SF 영화들은 배경이 되는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시점이면 다시 거론되고는 한다. 지난 2015년, <백 투 더 퓨처>가 얼마나 현실이 되었는가에 관해 얘기했듯 말이다. 그래서 현재를 배경으로 상상을 펼쳐낸 과거의 SF 영화를 통해 현재를 만나고 싶었다.
<그녀>는 인공지능 서비스와 사랑에 빠진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의 이야기를 다룬 SF 로맨스 영화다. 영화계에 로봇과 AI(인공지능)를 소재로 창작된 영화는 많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인간이 통제 가능한 범위를 넘어 발전한 로봇과 AI가 공격적인 자아를 띠며 인간을 공격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 로봇>은 로봇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벌어진 로봇의 살인 사건을 다룬다. <A.I.>는 인간과 감정을 지닌 로봇의 구분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는 인공지능을 통해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녀>의 한국 포스터와 인공지능 시스템을 다운로드하는 주인공 테오도르(역 호아킨 피닉스) (C) 한국 배급 ㈜더쿱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필해 주는 회사에 근무한다.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이전 편지와 사진 등을 통해 유추해 대신 작성하며 음성인식으로 타이핑된 글자를 필기체로 편지지에 인쇄해 낸다. 아내와 이혼 소송 중에 있는 그는 홀로 지내던 중 ‘당신을 이해하고 귀 기울이며 알아줄 존재’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서비스를 구입한다. 스스로를 ‘사만다’라고 부르는 인공지능을 만난 테오도르는 처음에는 거리감을 느끼다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공유하다 더 깊은 감정을 나누게 된다.
‘올해 가장 독창적인 로맨스 – New York Times’라는 한국판 포스터의 홍보 문구와 같이 <그녀>는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애초에 이 영화를 로맨스 영화라고 불러도 괜찮을지 의문도 든다. <그녀>는 담백하게 흘러가지만 묘하게 기시감이 들고 불안감이 느껴진다. 어딘가 불편하고 잘못된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게 주인공이라는 캐릭터의 경험에 관객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닌, 제삼자로 이야기를 접하게 함으로써 영화는 인간들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만든다. 그럼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찬찬히 풀어보도록 할까.


모두가 무선 이어폰을 끼고 각자의 일을 하는 영화 속 미래와 인공지능에게서 걸려오는 전화 (C) 한국 배급 ㈜더쿱
편안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영화
앞서 말했듯 영화는 2013년에 공개된 2025년의 모습을 담고 있다. 12년이라는 어쩌면 그다지 머지않은 미래를 다루기 때문일까, 영화 속 2025년은 꽤 현실적이다. 무선 이어폰을 끼고 공중에 얘기하는 사람들, 구두로 하는 컴퓨터 타이핑, 인공지능이 읽어주는 메일, 노래를 창작하는 인공지능 등 모습이 오늘의 우리에겐 크게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영화의 배경은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으며, 그 부드럽고 차분한 색감은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영화 내내 알 수 없는 감정이 관객을 영화의 마지막까지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영화의 도입부, 전화로 밤을 달래는 테오도르의 장면 속 주인공의 상상과 상대의 욕구는 관객에게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많은 점에서 잘못된 그 상황을 통해 영화의 주인공이 불안하며 다소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음을 알게 한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불편함과 불안감에는 기존에 관객들이 가지고 있을 영화 속 인공지능에 대한 이미지도 한몫한다. 수많은 영화에서 과도하게 발전한 인공지능은 다소 잔혹하며 인간에 해로운 존재로 등장한다. 물론 그런 영화들에서는 인간적인 면을 가진 인공지능이 등장해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가 관객에게 남긴 것은 ‘인공지능은 과하게 발전하면 인간에게 해로울 수 있다’라는 인상이다. 게다가 ‘영화’라는 특성상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지 자연스레 대비하게 되는 관객은 다음 장면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인공지능의 공격성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트루먼쇼>처럼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사실 사만다는 살아있는 사람이자 단순히 일로써 행동한 거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영화 내내 함께 한다.
심지어 영화 속 인공지능, 사만다는 지속적으로 예상치 못한 면을 보임으로써 긴장을 더한다. 보이스피싱과 인공지능의 개인정보 유출 위협 속에서 사는 2025년의 인간에게 사만다의 작동 범위는 다소 불안하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모든 개인정보를 그의 허락 없이 접속할 수 있으며, 그 외의 사람들과도 연락을 취한다. 자아를 발전시키며 인간처럼 사고하기 시작하면서는 테오도르와 말다툼까지 벌인다. 그렇게 평온하고 부드러운 화면과 대비되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함께 한다. 하지만 테오도르에게 인공지능, 사만다는 사랑이었다. 물론 인간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는 점까지 관객에게 기시감을 더하지만 말이다.


인공지능과의 사랑, 언젠가는 이런 상상 또한 현실로 다가오기도 할까? (C) 한국 배급 ㈜더쿱
AI에게 배우는 사랑
사만다를 만나기 전 테오도르의 현실은 부재로 가득했다. 그의 집은 어딘가 텅 비어있고 어수선했다. 책장에는 장식과 책이 모두 제일 아래 칸만 채우고 있었으며, 조명과 잡동사니는 대부분 바닥에 방치되어 있다. 누군가의 편지를 대신 써준다는 직업 또한 부재 그 자체였다. 대신 써진 편지에는 보내는 이의 애정이 빠져있었고, 대신 편지를 쓰는 테오도르에게는 그의 이름이 남는 작업이 없었다. 테오도르와 그의 아내, 캐서린 사이의 부재는 소통이었다. 감정을 얘기하지 않는 테오도르에게 소통의 부재를 느낀 캐서린은 그를 떠났다. 테오도르의 회사 엘리베이터는 도시에는 없는 나무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었고, 회사 동료이자 친구가 개발하는 게임 속에는 남편이 없었다. 이처럼 테오도르의 삶은 그도 모르는 사이 무언가 빠져있었다. 영화의 전반, 테오도르는 다소 바람직하지 못한 연애 상대로 그려진다. 그는 친구에게 소개받은 여자와 자고 싶지만, 연인이 되고 싶지는 않아 한다.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이혼 서류에 서명해주지도 않는다. 그렇게 테오도르의 삶은 모순과 부재로 가득했다.
그런 삶에서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만난다. 처음은 낯선 존재인 사만다를 경계하지만, 자신에게 맞춰주는 그녀를 이내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그러고는 자아가 성장하는 사만다를 점차 한 인격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갓 사랑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둘은 이내 관계에 대해 말다툼까지 한다. 뒤이어 화해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되기까지,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는 한 연인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만다는 떠나지만 그에게는 무언가가 남았다. 눈에 보이게, 보이지 않게. (C) 한국 배급 ㈜더쿱
모순과 부재로 가득했던 테오도르는 인공지능을 통해 사랑을 배웠다. “서로 맞춰가기보다는 순종적인 아내를 원했지”라는 전처 캐서린의 말처럼 테오도르는 상대가 아닌 자신만을 생각했다. 문제나 고민이 생기면 상대와 공유하지 않고 홀로 앓다가 상대까지 고장을 냈다. 사람 간의 관계는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며 지탱해 주어야 유지될 수 있음을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관계를 통해 배웠다.
처음에 인간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사만다의 성장을 돕는다. 그러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주고받으며, 테오도르의 지식과 한계를 넘어 그 이상으로 나아간 사만다로부터 타자와의 관계를 배웠다. 그렇게 처음에는 자신만을 위해 모든 것을 맞춰는 인공지능일 뿐이라 여겼던 사만다로부터 테오도르는 오히려 배움을 얻고 버림을 받는다. 자신만이 주체라고 생각했던 관계 속에서 그는 그녀 또한 주체임을 배운다. 이 점에서 어쩌면 <그녀>는 두 등장인물 간의 로맨스라는 이야기에 인공지능이라는 설정만 더해졌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상대를 주체성이 없는 순종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하다가, 점차 그 상대가 성장하여 그로부터 배움을 얻게 만들고, 나아가 주인공 또한 버려질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기 위해. 상대 또한 생각하고 성장하는 주체임을 보여주기 위해. 관계에 있어 주체는 모두임을 보여주기 위해.


테오도르는 이후에는 어떤 사랑을 할까 (C) 한국 배급 ㈜더쿱
일반적으로 연인관계는 타인으로 시작하여 연인이 되었다가 부부가 되거나 다시 타인이 되면서 끝난다. 그런데 ‘타인이 되면서 끝나는’ 경우 우리는 상대를 만나기 이전인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 상대와 함께 한 경험도 없던 일로 되지 않는다. 어쩌면 그 관계에서 누군가는 사만다처럼 자아의 성장을 경험해 다음으로 나아갈 것이고, 누군가는 테오도르처럼 지난날의 자신을 반성하며 차츰 성장해갈 것이다. 영화 초반의 테오도르처럼 현실을 부정하고 타인과 혹은 스스로와의 대화를 단절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로맨스 영화는 보통 관객들이 등장인물에 자신을 대입하여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하지만 <그녀>를 보는 관객은 묘한 불안감과 거리감을 느끼며 제삼자로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그렇게 타자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그녀>는 과연 로맨스 영화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영화 속 배경이 현재가 되어버린 지금에서는 이 영화를 SF 영화라고 해도 괜찮을까 하는 등의 고민이 든다. 하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역시 로맨스 SF 영화를 기대하고 시작했다 곱씹어보게 된 지난날 타자와의 관계들이다.
더하는 글로, 오랜만의 로맨스 영화에 다소 두서없는 글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뒤로하며,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한국 독립영화 <마이디어>(2023)를 추천하고자 한다. <마이디어>는 청각장애가 있는 여자 주인공이 인공지능 어플 ‘마이디어’를 사용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공지능과 감정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청각장애라는 주인공이 마주하는 현실을 비장애인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측면에서 담아내고 있다. 지난 2024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만났던 이 작품이 <그녀>를 보는 내내 떠올랐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사용하는 인공지능 '뤼튼'에서 제공하는 '나만의 AI' 기능을 떠올리며, 어쩌면 인공지능과의 사랑이 SF가 아닌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 <그녀 her > (2013)
감독 스파이크 존스
주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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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소방관>이 개봉 2주 만에 1위를 탈환하며 예상외 선전을 펼쳐 화제입니다.
지난 주말인 13~15일, 개봉 첫 주말 관객 수(56만 명)보다 8만 7천여 명 증가한 65만 명을 불러들이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누적 관객 수 170만 명을 달성한 <소방관>은 금주 내로 200만 명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기부 공약을 밝혀 화제가 된 <소방관>은 손익분기점 달성 시, 약 3억 원을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과연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편, 북미에서는 <모아나 2>와 <위키드>가 굳건하게 순위를 지키며 순항 중인 가운데 스파이더맨의 숙적 크레이븐의 이야기를 다룬 <크레이븐 더 헌터>가 <글래디에이터 Ⅱ>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습니다.
애런 존슨 주연의 <크레이븐 더 헌터>는 소니의 스파이더맨 빌런 유니버스의 마지막 작품으로 주목받았지만, 1,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혹평을 받았던 소니의 <마담 웹>보다도 낮은 오프닝 스코어일 뿐만 아니라 1억 1,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감안하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됩니다.
<크레이븐 더 헌터>는 죽음의 문턱에서 맹수의 초인적인 힘을 얻고 살아 돌아온 크레이븐이 무자비한 복수의 길을 택하며 거침없는 사냥을 펼치는 액션 블록버스터이며, 국내에서는 2025년에 개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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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함으로부터의 구원
*본 영화의 내용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대학 강사 ‘찰리’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10대 딸 ‘엘리’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더 웨일> 줄거리
처음 시작부터 강렬하다. 우연히 들른 집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찰리의 모습을 본 토마스에게 찰리는 종이에 적힌 글을 읽어달라고 한다. 그 글이 도대체 뭐길래 곧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응급조치가 아닌 읽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일까?
자신의 친구이자 간호사인 리즈가 도착하고 나서야 진정된 찰리에게 토마스가 왜 이 글을 읽어달라고 했는지 물었을 때 그 의문이 해결된다.
'이것을 들으며 죽고 싶었다.' 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럼 여기서 죽음을 목도에 둔 찰리를 발견한 토마스를 살펴보자. 토마스는 왜 연고도 없는 찰리의 집 문을 두드린 걸까?
그는 새생명 교단의 선교사이다. 집들을 방문하며 자신들의 교리를 전파하려는 다르게 말하면 타인을 '구원'시키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찰리라는 인물이 눈에 띄었다.
곧 죽을 것 같은 모습을 하면서도 자신을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 에세이 하나를 읽어달라고 하는 인물이 말이다. 그래서 찰리는 그를 '구원'해주기로 한다.
하지만 구원에 회의적인 찰리의 태도뿐만 아니라 찰리의 친구인 리즈는 새생명 교단에 적대적이까지 해 그의 구원은 순탄치 않다.
그들의 태도는 언뜻 보면 평범한 사람들의 반응 같지만 자세히 들여보면 사연이 있다.
리즈의 오빠이자 찰리의 연인이었던 이는 새생명 교단에 속해 있었지만 내쳐졌고 결국 끝은 죽음이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오히려 토마스를 반기는 찰리가 이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리즈의 적대적인 태도에도 토마스는 계속해서 찰리를 찾아오고, 찰리는 친절하지만 선을 긋는 듯한 태도를 유지한다.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토마스의 '구원'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찰리의 딸, 엘리이다. 찰리에게 소중한 존재 중 하나인 엘리의 등장은 곧 그에게 ‘구원’이 내려올 것이라는 생각을 자아내게 만든다.
엘리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찰리를 증오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엘리가 가장 솔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찰리는 에세이를 쓸 때 솔직함을 강조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고, 리즈는 찰리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의 의지와는 반대로 그가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토마스는 사실 교단의 돈을 훔치고 도망친 자신의 의견대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렇게 모순 투성이인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솔직함을 가지고 있는 엘리는 파란을 가져온다.
엘리는 끊임없이 찰리의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하는 부분을 건드렸고, 종국에는 찰리를 비롯한 리즈, 메리(리즈의 엄마), 토마스까지 파멸로 이끈다. 아니, 이끄는 듯하다.
엘리에 의해 찰리와 다시 만난 메리는 찰리에게 숨기던 엘리의 탈선을 들켜버린다. 또한 리즈는 자신을 속이고 엘리를 위한 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엘리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토마스의 말을 녹음해 토마스의 부모님과 교단에 보낸다. 이런 행동은 이들을 파멸로 이끄는 듯 보이지만 메리는 찰리와의 대면을 통해, 리즈는 실망하여 떠나지만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면, 또 토마스가 흥분한 듯 찰리에게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도리어 엘리의 솔직한 행동이 그들을 구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찰리의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는 엘리의 행동을 시작으로 찰리는 각종 외부에서 오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온몸으로 받게 된다. 자신이 자주 시키던 피자집의 배달원의 놀라 달아나는 모습을 보며, 토마스가 자신에게 구원을 내리기 위해 찰리의 사랑을 부정하다 끝내 숨겨놨던 찰리에 대한 혐오감을 내비치는 모습을 보며 결국 자기혐오를 터뜨려 버린다. 자신의 강의를 듣던 학생들에게 카메라를 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지나가는 새들에게도 먹을 것을 나눠주던 심성을 가진 이었다. 즉, 찰리는 다들 악마라고 하는 엘리의 행동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엘리의 솔직함이 다른 이들에게 구원이 됐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자신 역시 남에게 가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도리어 솔직함을 드러냈다는 것을 깨닫는다.
깨달은 찰리는 엘리에게 계속해서 그가 완벽하다 말해주고, 끝끝내 엘리가 읽어주는 엘리 자신이 쓴 '모비딕'에 대한 에세이를 들으며 자기혐오를 버리고 엘리에게 직접 걸어감으로써 스스로를 구원한다.
이 영화 속 찰리는 '모비딕' 속 에이허브 선장이 되기도 하고 모비딕이 되기도 한다. 에이허브 선장이 복수심에 불타는 것처럼 자신(모비딕)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결국 엘리가 지신의 에세이 속에서 불쌍하다 평했던 에이허브 선장(찰리)은 결국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모비딕(찰리)에 대한 혐오를 버리며 스스로를 구원하게 된다. <더 웨일>은 결국 구원은 누구에게서 내려오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솔직함에서 나오게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본 영화의 내용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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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범죄도시2>이후 손석구의 스크린 복귀작 !
손석구는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쓰고 정직당한 뒤 복직을 노리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았다고하는데요. 곧 공개 예정일 '살인자 난감' 시리즈 부터 <댓글부대>까지 올 한해도 손석구로 물드나요~!?
<가여운것들> 국내 3월 6일 개봉
엠마스톤 주연 <가여운 것들> 영화가 국내 3월 6일 개봉예정이라고 합니다. 엠마스톤은 이 작품을 통해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크리스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으며 다가올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의 가장 유혁한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엠마 스톤을 비롯해 마크 러팔로, 윌렘 대포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캐릭터 변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듄: 파트 2> 2월 28일 공개
아카데미 시상식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시각·미술·음향·음악·촬영·편집상 등 6개 부문에서 상을 받으며 완성도를 인정 받은 <듄>이 두번째 시리즈 <듄: 파트 2>로 돌아왔습니다. 영화는 2월 28일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으로, 북미보다 빠르게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웡카> 오프닝 스코어 18만, 1위
<웡카>가 개봉당일 18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았습니다. 영화는 전 세계 누적 수익 5억 50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국내에서는 <외계+인 2부> <위시> 경쟁작 들을 모두 제치고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은 물론 올해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영화 <황야>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1위
마동석 주연의 블록버스터 영화 <황야>는 힘이 지배하는 무법 천지 속에서 살아가는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황야는 넷플릭스의 1430만 뷰의 시청 수를 기록하여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공개 3일만에 글로벌 TOP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손석구 기자 변신 영화 <댓글부대> 3월 27일 개봉
<댓글부대>는 온라인 여론 조작에 대한 제보로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게 된 기자 ‘임상진’이 그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실체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로 손석구가 기자’ 임상진’역을 맡았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한 안국진 감독이 연출을 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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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93회 아카데미 예상 수상작은? 해외 매체 전문 기자의 예측!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 다양한 여성과 유색인종이 후보로 등록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 오스카에서 다시 한번 놀라운 일이 벌어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 예상 수상자 집계에서 <노매드랜드>가 총 4개의 트로피를 수상할 것을 예상했으며, 그 뒤를 따라오는 故 채드윅 보스만의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총 3개의 트로피를 수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 아래, 할리우드 리포트 Variery의 기자 Clayton Davis는 그의 제 93회 오스카 수상작을 하단과 같이 예상했으며, 이 외에도 자세한 수상 예측 작품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Variety
작품상
Will win(수상할 것): <노매드랜드>
Could win(수상할 수도 있음):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Should win(수상해야만 함): <노매드랜드>
Should have been here(후보로 지정됐어야 함): <온워드>
감독상
Will win: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Could win: 토마스 빈터베르그, <어나더 라운드>
Should win: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
Should have been here: 샤카 킹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남우주연상
Will win: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Could win: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
Should win: 채드윅 보스만,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Should have been here: 델로이 린도 <Da 5 블러드>
여우주연상
Will win: 프란시스 맥도만드, <노매드랜드>
Could win: 비올라 데이비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Should win: 바네사 커비, <그녀의 조각들>
Should have been here: 한예리 <미나리>
남우조연상
Will win: 다니엘 칼루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Could win: 사챠 바론 코헨,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Should win: 폴 라시, <사운드 오브 메탈>
Should have been here: 엘리 고레 <원 나이트 앤 마이애미>
여우조연상
Will win: 윤여정, <미나리>
Could win: 올리비아 콜맨, <더 파더>
Should win: 윤여정, <미나리>
Should have been here: 제이미 로슨 <페어웰 아모르>
각본상
Will win: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랄드 펜넬
Could win: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샤카 킹 외 1명
Should win: <미나리>, 정이삭
Should have been here: <위 아 40>, 라다 블랭크
각색상
Will win: <더 파더>, 플로리안 젤러 외 1명
Could win: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Should win: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Should have been here: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찰리 카우프만
장편애니메이션상
Will win: <소울>, 피터 닥터
Could win: <울프워커스>, 톰 무어 외 1명
Should win: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댄 스캔론
Should have been here: <7번가 이야기>
씨네랩 에디터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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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감성을 풀어낸 관계의 이야기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다녀온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시사회. 영화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부터 윤여겨 봤던 마가렛 퀄리가 나온 작품이어서 이번에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기대를 하며 보러간 작품이었다.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시놉시스
평범한 건 싫어요. 특별해지고 싶어요.
1995년 작가를 꿈꾸는 조안나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에 CEO 마가렛의 조수로 입사한다. 출근 첫날,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 샐린저의 팬레터에 기계적으로 응대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조안나는 그들에게 진심어린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 자신을 좀처럼 봐주지 않는 회사에서 그녀는 점차 상사들의 눈에 들기 시작하고, 주위의 사람들을 점차 변화시켜나간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나에게 더욱 인상적이었던 작품
주인공 조안나는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한다. 이 부분으로 시작으로 나는 이 영황에 빠져 들었다. 왜냐면 나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시와 출판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래서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조안나를 보며, 그리고 신입으로 들어간 조안나는 보며 올해 처음 입사한 내 모습이 많이 떠올라서 감정 이입을 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다. 기계적인 답변을 달아야 할 때도 있지만, 회의와 미팅을 하며 자유롭게 어딜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본인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재치있게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따뜻한 버전이 아닐까?
사수로 있었던 마가렛과 그녀의 조수 조안나. 이 둘의 관계를 보면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와 앤디 삭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미란다는 앤디 삭스를 엄청 부려먹었다면 오히려 마가렛은 제대로된 일감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각각 앤디와 조안나가 회사생활을 하는 데 있어 실망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각각 잡지사와 출판업계에 있으면서 앤디와 조안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나셨고, 그 속에서 자신을 조금 더 회사에 맞춰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상사에게 시련이 닥치고, 그녀들을 보살피면서 그들에게 감동을 주고 둘의 사이는 점차 신뢰를 하는 관계로 이어진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점차 성장하던 이들은 이제 자신만의 길을 찾아 다시 떠나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구조가 비슷해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굉장히 결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조금 더 자극적이고 화려한 잡지사를 다룬 영화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와는 달리 차분하고 조용한 정서의 출판업계를 다룬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는 따뜻한 감성을 더 느낄 수 있었다. 1995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그 아날로그한 감성과 아름다운 뉴욕의 가을 거리를 배경으로 그 따뜻함이 배가되어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올바른 헤어짐이란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를 보면서 느낀 것은 헤어짐에도 예의가 있다는 것이다. 조안나는 버클리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친구를 불러 뉴욕에 놀러온다. 놀러온 뉴욕의 분위기가 자신과 맞다고 생각하면서 뉴욕 생활을 시작해버린다. 돈을 벌기 위해 그렇게 들어간 곳이 작가 에이전시였다.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남자친구에게 제대로 된 이별을 통보하지 못한 채로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들게 된다. 그렇기에 전 남자친구는 조안나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런 조안나는 그 편지를 죄책감에 읽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
그러던 중 워싱턴 출장을 간 김에, 사실은 전남친이 초대해준 음악회에 가고자 워싱턴 출장을 자발적으로 임한 조안나는 그곳에서 전남친과 제외한다. 둘은 그저 우리 그만 만나자. 라는 간단한 말 한 마디면 됐을 일을 왜 그렇게 못했을까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장면은 아마 조안나에게 가장 영향을 크게 준 장면일 것이다. 이러한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 조안나의 태도는 양쪽에 발을 담군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연락을 안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확히 헤어짐에 대해 이야기를 한 상태는 아닌 전남친과 현남친 사이에서,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을 하며 시를 쓰고 싶지만 쓰지 않고 마가렛에게는 그저 조수로서 자신이 담당한 작가 제리에게는 작가로서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조안나의 모습을 자주 포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대화 이후 조안나는 맺고 끊음을 정확히 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기분과 상태를 배려해주지 않는 현남친과의 관계도 확실히 정리하고, 우물쭈물 쓰지 못했던 시들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작가에 도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이전시에서 맡은 바 계약을 완벽히 처리하고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마가렛에게 그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며 헤어짐의 인사를 당당하게 건넬 수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관계에서든 그 관계가 사람 사이이든, 물건이든, 상황이든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같은 업계(?) 종사자여서 눈길이 더 갔고, 뉴욕의 분위기에 취해 뉴욕을 가고 싶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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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삶, <로드무비>
2002년 개봉한 김인식 감독의 <로드무비>는 길 위를 떠도는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며 지내던 ‘대식(황정민 役)’은 일자리를 잃고 노숙인이 된 ‘석원(정찬 役)’을 만난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을 하려던 석원을 구해 준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은 함께 떠난다. 뚜렷한 목적지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던 두 사람의 앞에 ‘일주(서린 役)’라는 여성이 나타나고, 대식을 사랑하게 된 일주는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세 사람은 점차 어긋나기 시작한다. 대식은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그리고 석원을 사랑한다는 것을 석원에게 들키게 된다. 석원은 자신의 몸에 손 대지 말아 줬으면 한다며 대식을 거부한다. 일주는 대식이 진짜 여자를 못 만나 봐서 그렇다며 대식의 사랑을 갈구한다.
<로드무비>는 제목처럼, 길 위의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대식, 석원, 일주는 물론 이들을 데리고 다니던 ‘민석’이나 서울역의 노숙인들 모두 갈 곳이 없는 길 위의 사람들이다. 대식은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정착하는 것을 거부하고 길 위의 삶을 택했다. 석원에게는 아내가 있지만, 경제적인 위기로 인해 아내에게 돌아가지 못한다. 일주는 자신이 사랑하는 대식을 따라서 함께 방랑한다.
이 영화는 떠도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해 그리고 있다. 다양한 로케이션을 통해 인물들의 방랑을 표현하고, 핸드헬드 촬영은 그들의 거친 삶과 복잡하게 얽힌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 반복적인 백샷을 통해 인물들의 뒷모습을 보여 주며, 관객들이 그들의 여정을 뒤따라가도록 만든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성적 지향성, 그리고 그의 동성을 향한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 퀴어 시네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의 깊이가 다소 아쉽다. 극의 초반, 대식은 한 남성과 정사를 갖고 이별을 한다. 길에서 그만 지내고 같이 살자며 애원하는 남성에게, 대식은 ‘사랑 같은 것 하기 싫다’며 소리를 치고 남성의 뺨을 때린다. 또 대식은 낯선 남성과 화장실에서 일회성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대식의 정체성은 여러 상대(동성)와 관계를 가지면서도 그것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거부하는, 전형적인 미디어 속 퀴어의 모습을 통해서 표현된다. 그리고 대식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사랑을 고백하기를 택할 만큼 절절한 사랑을 하지만, 관객은 그저 ‘처음 봤을 때부터’ 첫눈에 반했다는 대사만으로 뒤늦게 납득해야 한다. 인물들의 감정을 전부 소화시키지 못한 채 도달하는 결말은 역시 시각적으로 아름답지만, 반쪽짜리 엔딩이라는 인상을 준다. 퀴어 시네마, 동성 간의 사랑이 ‘로드무비’라는 장르와 함께 이 영화를 지탱하는 주요한 축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영화가 동성애자인 인물을 구축하는 방식이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대식은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떠도는 것이 아니라, 떠돌기 위해 (감독에 의해) 동성애자가 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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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8] 복제인간이 묻는 삶과 죽음의 의미-영화 서복
공유와 박보검 배우가 주연한 영화 서복이 지난 주 개봉했습니다.
불신지옥, 건축학개론을 연출했던 이용주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인데요.
이번에도 드라마적인 이야기가 강한 영화입니다.
복제인간이 등장하기 때문에 SF장르의 표피를 두르고 있고 액션도 가미되어 있는데요.
이 영화는 볼거리 보다는 두 주인공 기헌과 서복의 관계를 통해 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양하고 박진감 넘치는 볼거리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망하실 거에요.
그래도 공유와 박보검의 연기가 좋은데, 특히 박보검 배우는 서복과 너무 잘 맞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샹을 참고하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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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지 말까요? / 남과 여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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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용감한 시민> 2차 예고편
잘 참고 살았던 소시민 VS 참을 수가 없는 ?? 한수강 물러설 수 없는 두 사람의 숨막히는 대결? 10월 25일 결과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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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마세요> 메인 예고편
해가 저물면 골목 구석구석에 전동 흴체어 소리가 울린다. 나영은 매일 밤낮으로 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는 ‘캣맘’이다. 선천적인 장애와 악화되는 병세로 그는 자신의 끼니도 챙기기 버겁다. 사람들은 그를 나무라지만 권나영은 꿋꿋이 길고양이를 돌보며 살아간다. 가장 낮은 곳에서 길고양이의 동반자를 자처한 그의 삶을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