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3-18 11:08:42
3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창호 특별전 개최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진행되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의 거장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최 소식을 알렸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하는 코리안시네마 섹션 미니 특별전 ‘배창호 특별전: 대중성과 실험성 사이에서’는
대중성과 실험성을 사이를 고뇌하며 작품활동을 해온 감독의 삶, 영화 철학, 내면세계 등을 조명하며,
다큐멘터리 <배창호의 클로즈업>과 디지털 복원작 3편(<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황진이>, <꿈>)을 포함해 총 4편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관객들이 배창호 감독을 만날 수 있는 GV도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일정과 게스트는 추후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잊지 마세요!
배리 젠킨스 차기작, SF 스릴러 <더 내추럴 오더>

<문라이트>, <무파사: 라이온 킹>을 연출한 배리 젠킨스 감독이 차기작을 확정했습니다.
유니버설이 판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더 내추럴 오더>는 맷 올드리치의 원고를 바탕으로 하며,
“영생을 향한 추격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SF 스릴러로 알려졌습니다.
<탑건: 매버릭>, <트위스터스>를 출연했던 글렌 파월이 주연을 맡았고,
앞으로 몇 주 내로 추가 캐스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올해 촬영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콜린 파렐, DCU 영화 <서전트 록> 출연 논의 중

다니엘 크레이그가 갑작스럽게 하차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DCU 영화 <서전트 록>에 콜린 파렐이 출연을 논의 중입니다.
파렐은 DCU 영화 <더 배트맨>에서 ‘펭귄’을 연기한 바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를 상대하는 ‘이지 컴퍼니’의 리더, 프랭크 록 중사 역을 맡을 예정입니다.
<서전트 록>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을, 그의 오랜 협업자 사욤부 무크디프롬이 촬영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클로버필드 2>, 여전히 제작 진행 중

영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클로버필드>의 새로운 속편 소식입니다.
2022년 파라마운트가 <클로버필드>의 후속작을 바박 안바리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후,
몇 년간 소식이 없어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던 가운데,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바리 감독은
“너무 말하고 싶지만, 그 팀은 아주 비밀스럽게 움직이고 있어요.”라고 답하며,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암시하는 답변을 남겼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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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범죄도시>1000만영화 등극!! <범죄도시>이후 역주행 하는 영화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영화일까요?!
안녕하세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지난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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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7월 첫째 주, 1위를 차지한 엘리멘탈! 엘리멘탈이 주말 관객수 60만명을 넘겼고 박스오피스 총 관객 수 200만 명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역주행을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범죄도시3>가 1000만을 기록하면서 <범죄도시2>이후 두번째 천만영화가 되었습니다. 23일 개봉한 <귀공자>는 흥행에 실패하며 주말 누적 관객 수 10만을 가까스로 넘기는 추세이며 다음주는 더 낮아질것으로 예상됩니다.
1. <엘리멘탈>
한국계 재미동포 2세인 피터 손 감독의 작품 <엘리멘탈>이 입소문을 타며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주말 관객수 60만명을 넘기면서 전주보다 높은 주말 관객수를 기록하였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10일 빠른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요소를 바탕으로 가족애의 메시지를 담고있는 따듯한 온기를 전하는 영화입니다.
2.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
주말관객수 24만명을 기록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엘리멘탈>의 흥행에 밀려 2위에 올라섰습니다.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5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배우, 제작진 등 원년 멤버들이 대거 참여해 레전드 시리즈 귀환을 알렸습니다. 1편부터 4편까지 감독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에서는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기존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중입니다.
3.<범죄도시3>
쌍천만 기록에 성공한 <범죄도시3>!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0만 영화이며, 역대 1000만 영화로는 30번째를 기록했습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2개 작품과 <신과함께> <부산행>등 총5편의 1000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됬다고 합니다.
4.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개봉 11일째 5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전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동시기 관객수를 뛰어넘는 기록이며 <귀공자>보다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았습니다.
5. <귀공자>
손익분기점 180만의 영화로 아직 누적관객수 50만을 기록하고 있는 <귀공자>는 대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은 호평이 많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불리한 요소때문인지 미미한 반응과 높지않은 관객수를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7월 첫째주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1위를 차지하였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엘리멘탈>이 3위, 제니퍼 로렌스가 제작, 출연까지 겸한 <노 하드 필링스>가 23일 개봉을하면서 4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이 5위를 기록했습니다.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1위에 올랐지만 제작비와 비교해 실망스러운 데뷔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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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7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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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는 이것 하려고 3000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분위기 정령
이제는 혼자가 아닌 것이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서사학자인 알리세아. 튀르키예로 출장을 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객실을 혼자 쓰고 있다. 텅 빈 객실에 혼자 있다. 튀르키예에는 그랜드 바자르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그랬다. 거기서 의문의 병을 얻은 알리세아. 이게 뭐지? 아무 생각 없이 병을 손질하는 알리세아. 반사적으로 병을 건들고 다시 수납장에 넣으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병에서 어떤 큼지막한 남자가 튀어나왔다. 나체의 남자. 처음엔 객실이 감당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덩치가 컸던 남자. 눈으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실화가 됐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당황하는 알리세아. 램프에서 튀어나온 거인은 자기의 이름을 '진'이라고 소개했다. 직업은 정령이랜다. 그런 자기를 입증이라도 하는 듯이 TV에 있던 아인슈타인을 느닷없이 꺼내는 진. 알리세 아는 지금 일어나는 일에 최대한 적응하려고 한다.
천지개벽에 정령이라니. 인문학자로서 온갖 나라의 설화들을 들었지만 램프에서 튀어나온 정령은 쉽게 믿기 어렵다. 그렇게 정령 진과 대화하고 있던 도중에 호텔 룸서비스가 왔다. 나가보는 알리세아. 문 밖에서 음식들을 받고 온다. 그 새 덩치가 작아진 정령. 체구가 큰 남자의 체형으로 돌아왔다. 본격적인 대화를 하는 두 사람. 정령 진은 알리세아에게 '소원이 있나, 있다면 세 가지만 말해달라'라고 요구한다. 보통사람이라면 바로 답하겠지만 서사학자인 알리세아에게 그런 건 없다. 왜냐면 본인의 논문이력에 근거해, 모든 '소원 들어주는 정령'의 끝은 안 좋기 때문이다. 거절하는 알리세아. 그런 알리세아를 설득하기 위해, 정령 진은 자기의 예전 이야기들을 말해준다.
'매드 맥스' 향 첨가
조지 밀러라는 이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다. 70대 고령의 영화감독이 섹시한 액션영화를 잘 연출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는 듯하며 내내 폭주하는 영화를 연출한 조지 밀러. 아직도 그 도입부에 날것의 동물을 씹어먹는 인물이 생각난다.
이 영화는 전작의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와는 정반대인 로맨스 영화다. 그리고 전작처럼 빠른 템포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영화에서 느껴지는 기시감이 있다. 왜냐하면, 주인공 진의 관점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가? 가 굉장히 화려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이야기들 자체가 뭔가 신선한 것들이 아니다. 요약하면 '왜 진이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는가' 혹은 '상처를 입어서 병 속에 갇혔는가'에 대한 이야기들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다른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갖는 부분은 이를 어떻게 이야기로 펼치는가에 대해 달려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써보자면, 진에겐 사랑이 있었다. 이 사랑은 진을 뿌리치고 극 중 다른 인물에게 마음을 뺏긴다. 이때 마음을 뺏기는 과정을 어떻게 연출하고 있는가?를 보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음악을 연출하는 방식, 유혹에 성공하고 난 후의 모습을 보면 이것저것 효과가 많이 들어갔다. 영화는 이런 식으로 메시지는 비슷하더라도 자기만의 언어로 소화한 사랑 이야기를 풀고 있다.
또 이 첫 번째 이야기 이후의 서사도 주목해볼 만하다. 영화는 진의 관점에서 전부 사실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당연히 자기 이야기니까 나름대로의 진실을 전달할 것이다. 그러나 이 진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가?를 보면 자기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영화 전체적으로 인물과 좀 떨어져 있는 듯한 거리감이 있다. 이는 두 번째 이야기가 특히 그렇다. 이 두 번째 이야기는 진의 이상한 선택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을 다룬다. 그런데 자기 유리한대로만 말하면 청자인 알리세아와 관객에게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화면 촬영 연출부터 섬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이끄는 주요 인물들에 집중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받는지부터, 인물에게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까지 디테일함의 힘이 영화에서 발현되는 부분이 흥미롭다. 여러분 다들 '솔로몬 왕'에 대해 들어보지 않았나? 영화는 이 솔로몬의 설화도 살짝 변주해서 이야기로 만들었다. 물론 이야기의 낯섦뿐만 아니라 시, 청각적인 쾌감도 잘 챙겼다.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이미지 디자인이 아주 탁월했다. 예를 들어 진이 병 속으로 잡혀가는 연출은 어딘가 익숙해 보이지만 조지 밀러의 전작 특성을 알 수 있다. 또한 거미와 악기 연주로 대표되는 상상력의 힘을 이야기의 밀도에 추가점이 되는 요소다. 또 노래 작곡에 1년이 걸렸다던 삽입곡들도 영화의 창의성으로 표현되는 지점이다.
수미상관형 구조
이 영화의 초반부는 얼핏 보면 굉장히 안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초반부는 바로 이것이다. 외로웠던 알리세아. 알리세아는 다들 떼거지로 몰려다닐 때 조용한 10대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이런 10대에 어떤 불만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 설정은 그냥 단지 알리세아가 갖고 있는 흘리듯이 넘길 수 있는 설정인 듯 보인다. 그러나 아니다. 이 설정은 영화의 후반부에 직접적으로 반복된다. 간접적으로는 영화에서 끊임없이 모티브로서 활용된다. 이 장면이 들어가는 방식을 눈 크게 뜨고 보셔야 영화 이야기 전개에 인물의 행동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맥락상 무조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는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20대 초반 시절, '공감능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다. 왜 이런 걸 생각했을까? 바로 인간관계에서 헛짓거리를 많이 해서 그런 욕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잘 몰랐다. 그렇게 남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공감능력의 부재로 인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들 한다. 이런 내가 된 이유는 자주 혼자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10대 때 외로움도 몰랐고 고독은 아예 감조차 못 잡았다. 글쓴이가 이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가 이해가 된다. 반대로 이런 전개는 납득하지 못할 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조지 밀러 감독이 구체적으로 딱 꼬집어지는 감정을 중심으로 한 게 아니라 이야기 이면에 깔려있는 인물들 간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영화화 한 만큼 '새 해는 사랑을 해야 해'라고 마음을 먹은(글쓴이 같은) 관객들에게 추천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가면 루즈한 이야기에 식상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소재는 보편적이지만 그 이야기를 어떻게 푸느냐? 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영화가 될 수 있다. 물론 로맨스적인 코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진과 알리세아가 푸는 이야기만 들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선대
여러분의 새해 바람은 무엇인가? 적지 않은 분들이 ‘애인 생기게 해 주세요’가 있을 것 같다. 사랑 말은 쉽지만 직접 해보면 어렵다. 남의 연애는 상담하기 쉽지만 실질적으로 자기는 뭘 못하고 있는 분들 주변에 많은 것만 봐도 그렇다. 왜 연애가 어려운지 생각해보면 이유가 가지각색이다. 그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해보면 사실 간단하다. 욕망 때문에 어렵다.
누구는 같이 영화 봤으면 좋겠고. 누구는 같이 드라마 봤으면 좋겠고. 누구는 같이 쇼핑했으면 좋겠고. 아무 생각 없이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당연히 하고 싶은 게 다르니까 싸울 수밖에 없다. 안 싸우는 방법 같은 건 없는 것 같다. 사람은 다들 외롭고 고독해서 사랑받고 하고 싶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고독하기 때문에 고독해지는 모순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아이러니를 펼쳐나간다. 이야기 내부의 시각적인 이미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낯섦 이 두 가지가 여러분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알리시아의 선택지로 인해 생각해볼 것이 몇 가지 생길 것이다. 그러면 문득 ‘내가 겪는 문제는 돈과 사랑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까? 아무튼 더 간절히 갈망하는 자에게 사랑이 좇아 드는 것 같다. 그럼 우리 눈에 안 보이는 정령이 온 우주를 옮겨서라도 사랑을 만들어 주지는 않을까. 1월의 시작을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따뜻한 로맨스로 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극 중 이드리스 엘바의 피지컬처럼 운동하고, 틸다 스윈튼처럼 우아하고 지적으로 나이 들면 각자의 사랑이 나름대로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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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부장적 세계를 조용히 비집고 나아가는 여성 창작자의 힘
영화 감독인 크리스에게 창작은 엄청난 고통이다.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아름다운 포뢰섬에 왔지만 완벽한 풍경 앞에서 좋은 작품을 써내지 못 할까봐 두렵기만 하다. 역시나 영화 감독인 크리스의 남편 토니는 반대로 시나리오 작업이 꽤 잘 풀리는 중이다. 창작자 커플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포뢰섬은 거장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영화를 찍고 말년을 보낸 곳으로 영화인들의 성지이다. 그러나 크리스는 베르히만의 자취를 좇을수록 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베르히만에게 6명의 부인과 9명의 자식이 있었지만 자식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었다는 점, 그가 50여편의 작품을 남기고 거장이 될 수 있었던 건 가정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점에 크리스는 실망한다.
크리스는 토니로부터도 소외된다. 그는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을 토니에게 털어놓지만, 토니는 자신의 작업을 크리스에게 절대 공유하지 않는다. 토니가 작업과 책에 집중하는 동안 크리스는 토니의 세계에 초대받지 못하고 주위를 겉돈다. 관계의 불균형은 이들의 사회적 위치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토니는 크리스 보다 나이가 많고, 포뢰섬에서 자신의 영화를 상영하고 팬들을 만나는 등 인정받는 영화 감독처럼 보인다. 반면 크리스는 젊은 여성 감독인 데다가 짐작하건대 그의 전작은 호불호가 갈린다. 크리스는 토니의 조언을 구하지만 토니는 크리스의 조언이 필요 없다.
토니와 크리스가 다투는 장면에서 이와 같은 관계는 더욱더 두드러진다. 창작이 고문이라는 크리스의 말에 토니는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주부도 좋은 직업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점은 토니는 이 말을 악의 없이, 심지어는 크리스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했다는 것이다. 하마터면 다정하고 자연스러워서 지나칠 뻔 했지만 나는 이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 힘들게 일하느니 훌륭한 직업인 주부가 어떠냐는 취지의 말에서, 전통적으로 ‘여성의 자리’라고 간주되는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를 읽을 수 있다. 또한 토니가 크리스의 창작을 고급 취미쯤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도 의심해본다. 창작은 원래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토니가 크리스의 창작을 진지하게 여겼다면 그렇게 말 할 수 있었을까. 내색하진 않았지만 토니는 자신을 내조해 줄 아내를 원하는 걸까. 분명한 건 크리스에게는 동등한 동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 초반 크리스가 베르히만의 사생활에 실망하며 ‘작품 세계와 가정은 양립하기 힘든 것일까?’ 하고 던졌던 질문과도 이어진다. 토니에게는 별다른 쟁점이 아니었던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는 크리스가 여성 창작자로서 일상적으로 고민하는 문제다.
그러나 영화는 그러한 갈등을 본격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토니는 꽤 가정적인 남편이고, 크리스의 작업에 무심하긴 해도 힘을 실어주는 조언도 해준다. 또한 크리스는 베르히만에 대한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여전히 그의 작품에 끌린다. 크리스는 이 불화 속에서 방황한다. 결국 크리스가 남성 거장과 남성 동료의 세계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비집고 나아가는 방식은 창작이다.
미아 한센러브의 전작 <다가오는 것들>의 나탈리가 삶에 들이닥친 상실의 고통을 철학의 힘으로 마주했다면, <베르히만 아일랜드>의 크리스는 가부장적 세계에서 느끼는 불균형을 동력삼아 자신의 영화를 완성해 나간다. 두 여성 모두 자신과 불화하는 세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용히 싸운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두 여성은 시무룩한 얼굴로 일상을 부지런히 걸어다니고, 책상 앞에 앉아 읽고 쓴다. 그리고 어느새 크리스가 감독으로서 자신의 촬영 현장에 놓이는 장면은 쾌감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결국 내게는 이런 물음이 남는다. 나와 불화하는 이 세계 속에서 나는 무엇으로 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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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멘토 모리 -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넷플릭스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오래되고 고된 무언가를 마무리하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나는 어느 해가 됐든 연말을 맞이할 때 가족-따스함-파티 분위기보다는 올드 랭 사인을 부르며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쓸쓸한 기분을 더 좋아한다. 그 한 해에 만족하든 안 하든, 좋았던 나빴던 어쨌든 한 해를 살아냈으니 맞이하는 마지막 달이다. 남들이야 어찌 평가하든지 어쨌든 나는 내 인생에 1년 치의 무언가를 또 적립했고 살아내야 할 한 해를 마친 것이다. '끝'은 두렵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한다.
<아이리시 맨>의 200분이나 되는 러닝 타임을 어찌어찌 견뎌내고 영화의 마지막 결말 부분에 이르면 실제로 1년 정도는 산 기분이 든다. 영화에서 내내 보여주는 길고 자세한 마피아 생활의 묘사는 실제로 아일랜드 출신 백인 범죄자의 인생을 함께 살아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함께 늙어버린 듯 지친 기분이 들 때쯤 왜 스콜세지가 작정하고 영화를 이렇게 길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양로원에 홀로 앉아 있는,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노인으로 분장한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보며 드는 복잡한 감정은 노쇠하고 힘이 없어진 주인공에 대한 연민은 아니다. 그를 동정하기엔 우리는 그 남자가 저지른 너무 많은 죄악을 200분 내내 목격했다. 인간에게 늙고 초라해졌기 때문에 사함 받을 수 있는 죄란 건 없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인의 얼굴 위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이며 그 순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정당화했던 그의 젊은 날 마피아의 모습이 겹쳐질 때 우리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의 정체는 의문이다. 그 모든 잔인함과 비인간성은 뭘 위한 것이었을까? 자신의 딸들에게 너희들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자기가 그런 선택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든 것이 있다고 변명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면 짙은 회의감이 느껴진다. 진심으로 모든 순간 그렇게 믿었을까? 이제 와서 변명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기분 탓일까? 선택에 의한 득과 실은 결국 인생의 말년에 이르자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우리는 인생을 살며 순간순간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순간은 지나간다. 무엇이 ‘좋은’ 선택이었을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공포의 이반'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뎀얀유크라는 남자가 있다. 같은 제목의 넷플릭스 미니 시리즈를 보고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뎀얀유크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가담해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는 데에 동참했다. <아이리시맨> 속 프랭크 시런은 자신의 악행으로 인해 가족들에게 외면받는 말년을 맞이했지만 뎀얀유크는 실제로 전범 재판을 받으며 끔찍한 악행이 까발려지면서도 가족들의 무조건적이고 따듯한 사랑을 받았다. 말년까지 그는 가족들의 보호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선하고 가난한 삶, 가족들에게 사랑받는 삶, 학살자의 삶, 부귀영화를 위해 타인을 서슴지 않고 짓밟는 삶, 이 모든 선택지는 서로 대립하거나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모든 종류의 삶은 각각 독립되어 있고 권선징악 같은 인과관계는 실제로 필연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더욱 어려워진다.
분명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살면서 저지른 악행들에 대해 갑작스러운 두려움을 느껴도 이미 때는 늦었다. 죽음은 목전에 와 있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회개의 기도문을 중얼거려 보는 것 밖에는 없다. 역으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 왔지만 그 대신 타인에게 짓밟힌 가여운 인생들에게도 딱히 그에 대한 보상 같은 것은 없다. 사후 세계를 믿는다면, 죽음이 안식이란 것을 믿는다면 또 모르겠지만. 우리는 훗날의 무언가를 임의로 상상하며 선택할 수 없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살아가는 도중의 모든 선택에 대한 기준은 결국 단 한 가지의 확실한 사실, 죽음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설령 존재한다 해도 인간의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으므로 인간은 그 존재에 대해 알 수도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모든 선택의 순간에 그걸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온 시내가 루미나리에로 반짝거리고 울려 퍼지는 캐럴로 가득 차 있을 때, 모두가 쓸쓸함과 설렘과 자신의 삶에서 밀려오는 각종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내가 끝나가는 한 해를 보내며 생각하는 것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다. 죽음을 기억하라. 이 문장은 전혀 슬프거나 허무하지도, 동시에 위로가 되지도 않는다. 굳이 나의 느낌을 묘사하자면 ‘고요하다’ – 나는 연말의 고요 속에서 되뇐다. 언젠가 반드시,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Good night and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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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로 발달된 모순은 정의와 구별할 수 없다
*이 해석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디피컬트] 속 캑터스는 사회운동가다. 거리를 통제하기도 하고, 맨몸에 메시지를 적어 시위를 하기도 하고, 블랙프라이데이에 마트를 막아서기도 한다. 그러한 그녀의 소망은 지구의 환경이 나아지는 것.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환경 보호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 환경 염려증인 그녀는 자신이 환경오염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라는 생각 때문에 더더욱 병적으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맹신한다.
사회가 변화하며 수많은 사회단체가 생겨왔지만, 그중 대부분은 캑터스의 이런 모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실 이 모임 속의 수많은 인원들은 개개인의 욕심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모였다. 브루노와 알베르가 그 대표격이다. 당장 빚에 허덕이고 개인 회생만을 바라고 있는 그들은 환경 문제 따위는 관심 없다. 그저 공짜 맥주와 감자칩을 받기 위해 회의에 참석하고, 활동을 통해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려고 꾀를 쓰고 있을 뿐.
과거 블랙 프라이데이에 캑터스와 정면으로 충돌했던 알베르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활동에 앞장선다. 장인어른에게 돈을 빌려서 파산 직전의 브루노는 아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향수를 선물한다. 아내의 진짜 냄새보단 비싼 브랜드가 주는 돈냄새가 좋았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들의 사랑과 정의는 진심일까? 진심이 아니라 한들 우리에게 이들을 쉽사리 욕할 자격은 있을까? 우리 또한 그들처럼 살아가지는 않는가?
"브루노, 부자가 되고 싶니?"
기부를 받기 위해 찾아간 부잣집 할머니는 브루노에게 지폐를 보여주며 뭐가 보이냐고 묻는다. 숫자밖에 보지 못하는 브루노에게 할머니는 지폐 속에 숨은 다리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사람은 모두 다리이며,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곤 낡은 박제 개 인형을 선물로 준다.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라, 이것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다.
영화는 정책, 환경, 금융 등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제기하는 듯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복잡하고 '디피컬트'한 문제들의 해결법은 의외로 '이지'하다. 그저 관심을 가지면 되는 것이다.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진심을 경청하고, 진솔하게 고백하는 것. 영화가 진짜 꼬집고 있는 것은 문제에 대처하는 척, 허울 뿐인 정의를 내세우는 사람들의 이중성이다.
"펌킨..."
"캑터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캑터스는 알베르를 그동안 알아왔던 닉네임으로 부른다. 알베르도 마찬가지다. 할머니의 '지폐 이론'에 따르면, 영화 속에서 인물들의 닉네임은 숫자이고 실명은 다리를 뜻한다. 닉네임은 허례허식으로 치장한 정의의 모습, 즉 모순을 의미한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마지막까지 닉네임을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감독이 연출한 '허황된 꿈'이라는 해석이 맞겠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외출조차 하지 않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거리에는 차 대신 사슴이 뛰어다니고...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망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감독의 강경한 태도가 엿보인다.
또 한 가지 짚어볼 것은 비영리단체의 할아버지다. (이름이 생각 안 남) 그는 사람들에게 줄곧 과소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그래 놓고는 정작 자신은 카지노에 출입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다. 엔딩 크레딧의 추가 장면에서 그는 결국 카지노 입성에 성공하고 잭팟을 터트린다. 어떻게? 수정액으로 신분증을 위조해서.
이 방법은 브루노와 알베르가 프랑스 은행에 잠입해 자신들의 개인 회생 서류에 승인을 받기 위해 꾀한 방법이었다. 그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호통을 치더니, 정작 자신도 그 방법을 사용해서 카지노에 출입한 것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수정액으로 자신들의 진짜 욕망을 가리고 정의를 외치는 수많은 모순자들에게 일침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브루노가 그토록 거부하던 여인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결말처럼 말이다. 그 여성도, 브루노 자신도 결국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거래를 한 셈이다.
이런 식의 타협점이 과연 그들이 부르짖는 정의에 부합하는가?
한편, 엔딩 크레딧의 추가 장면에는 박제된 개 인형의 진실이 등장한다. 개 인형은 브루노에게서 알베르로, 알베르에게서 알베르의 조카에게 건네졌다. 그런데 인형을 갖고 놀던 조카가 열어본 인형 속에 돈 뭉텅이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동생이 힘들면 무엇이든 도와주겠다던 알베르의 누나는 돈을 박박 긁어 가슴속에 숨긴다. 개의 내면에는 결국, 돈이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는 사람의 내면을 보라고 했지만, 정작 자신도 내면에 돈을 숨기고 있었다는 모순. 그녀가 브루노에게 건넸던 첫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라.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냐고 묻지 않았다. 부자가 되고 싶느냐고 물어보았다. 부자가 되려면 내면을 봐야 한다는 것은 결국 그런 말을 하던 할머니 자신도 사실은 돈이 더 우선적인 가치임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지혜롭다고 자칭하는 노인들이 많은 젊은이에게 위선을 떨고 있음을 한 번 더 풍자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한 편의 모순이다. 더할 나위 없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모순. 치밀한 계산으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모순은 얼핏 보아서는 정의와 구별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슬프지만 이 세상에는 정의로 포장된 모순들이 즐비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면의 진실을 보기 위한 노력뿐이지만,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은 존재하지 않을까.
*이 리뷰는 씨네랩을 통해 초청받은 시사회를 보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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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을 이곳저곳 옮겨가 많은 따뜻한 마음을 퍼트리는 벌처럼
반복되는 일상과 거리를 좁힐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에블린은 여러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전 늙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었어요.” 어떤 사회의 배경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주변의 상황만큼 영향을 끼치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에블린에게 우연히 다가온 니나라는 할머니는 60년도 더 된 이야기를 통해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함을 전해준다.
물에 빠진 자동차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는 미국 남부의 휘슬 스톱 마을의 잇지를 보여주고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자아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 잇지. 그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사회의 기준에서 더 벌어진 방황을 멈추지 못한다. 이런 잇지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부탁을 받은 루스는 오빠의 옛 연인이 아닌 친구로서 잇지를 만나게 되고 잇지가 어려울 때는 루스가, 루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잇지가 다가가며 함께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현재에 변화를 이끌 힘을 쥐어주고 배려라는 말에 묶인 침묵을 스스로 풀 수 있게 된 에블린은 계속해서 니니를 따라간다. 마침내 니니가 잇지에 겹쳐지며 <휘슬 스탑 카페>가 나타난다. 사회 억압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지는 못했지만 잇지와 루스가 서로의 얼굴에 음식을 문지르며 웃음 짓던 그때와 그 공간이 그때를 간직하고 있었다. 타인의 편견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하면서도 그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받고 처벌받던 사람들과 함께 끊임없이 나아갔다.
왓챠에 보고 싶어요 라는 목록이 있다. 그 목록에는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있고 이미 OTT에 공개된 작품들이 있다. 그중,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담아 놓은지 꽤 오래되었는데 담은 지 반년만에 눌러보게 되었다. 왜 진작에 누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작년보다 영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 나은 지금 보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성별, 인종, 장애에 관한 이야기에 그저 흥행을 좇는 영화들을 많이 보아 어떤 소재에 대한 진부함이 들었었는데, 이런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듯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고 웃음 나고 따뜻하고 또 통쾌한 영화는 참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에블린이 니니를 따라가듯 나도 그들을 따라가며 듣는 기분이 드는 이 영화는 목적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람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두 사람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의 관계성을 다루고 있어 더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서 의미가 있었다. 토완다!라는 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용기를 나눠주는 힘이 되고 익숙하지 않은 토마토 튀김에 익숙한 꿀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그렇게 잇지와 루스를 연결하고 니니와 에블린을 연결한다.
“너를 언제나 사랑해, 꿀벌의 연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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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틴 아메리카의 등장, 그리고 2대 캡틴아메리카의 탄생기
#산돌구름 #팔콘앤윈터솔져 #2대캡틴아메리카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3. 23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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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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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6 새로운 캡(짭)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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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군말 없이 집으로 내려온 아들은
엄마가 들려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구슬픈 노래를 담담하게 듣는다.
엄마와 아들,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바람이 되어 안개를 걷어갈 수 있을까?
때로는 지긋하고 때로는 애틋한 엄마와 아들,
우리 시대 가족 이야기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