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3-11 20:42:24
콘클라베 | 의심으로써 바로 세운 신비함과 믿음
<콘클라베>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예기치 못한 교황 사망 이후 추기경단 단장 '토마스 로렌스'(랄프 파인즈) 추기경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새로운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 '콘클라베'를 총괄한다. 로렌스는 무사히 선거를 관리한 뒤 다음 교황이 뽑히는 대로 교황청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교황청에서 일하는 동안 오히려 신앙심이 약해진 것 같았기 때문.
하지만 콘클라베는 그의 기대와는 달리 혼란스러워진다. 후보 간의 정치 공세가 시작되면서 유력 후보인 '알도 벨리니'(스탠리 투치), '트랑블레'(존 리스고), '아데예미'(루시언 음사마티), '베니테스'(카를로스 디에스), '테데스코'(세르조 카스텔리토) 추기경과 관련된 추문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 이에 로렌스는 추문의 진상을 밝혀내는 데 집중한다. 그러는 사이 갑작스레 유력 교황 후보로 떠오른 그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의심 위에 지어진 교회
예수의 열두 사도 중 토마스는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사도는 아니다. 초대 교황 베드로, 배신자 유다, 복음서 저자인 요한 등에 비하면 성경 속 활약이 부족하기 때문. 12 사도에 포함되지 않는 사도 바오로보다도 알려진 행적이 부족할 정도다. 그나마 부각되는 이미지도 부정적이다. 예수의 손과 허리에 난 상처에 손가락을 넣어 보지 않는 한 그의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린 제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학적 관점에서 사도 토마스는 누구보다도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의심은 가장 강력하고 명확한 신앙고백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는 예수의 신성을 의심한 것에 대한 회개와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환희를 담아 예수가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Dominus meus et Deus meus)”이라고 고백했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 그 자체임을 밝힌 토마스의 고백은 기독교의 근간인 삼위일체론의 근거가 된다.
즉, 토마스는 흔히 간과하는 신앙의 핵심 중 하나, 의심을 상징하는 사도라고 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거나, 자신의 확신에 사로잡혀서 새로운 앎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신까지도 의심하는 사람의 믿음이 더 건강하다는 것. 실제로 토마스를 혼내는 대신 제자의 의혹을 풀어주고 확신으로 가득 채워준 예수의 모습에서도 맹신보다 의심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확인할 수 있다.
사도 토마스의 가르침은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영상화한 <콘클라베>를 통해 스크린 위로도 펼쳐진다. 또 한 명의 토마스, '토마스 로렌스' 추기경이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관장하면서 깨달은 의심의 중요성이 정치 스릴러의 형식으로 드러나기 때문. 특히 그의 깨달음이 개인적, 종교적 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적, 사회적 함의로도 확장되기에 <콘클라베>는 더욱 흥미롭고, 의미심장하다.
의심하는 '토마스'
'토마스' 로렌스 추기경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의 의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전임 교황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의심한다. 추기경단 단장으로서 교황의 최측근인 그조차도 교황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 때문. 그는 교황의 사인이 무엇인지, 선종 전에 이상한 낌새는 없었는지를 캐묻는다. 더 나아가 교황이 마지막으로 접견한 사람과 처리한 업무는 무엇인지도 조사한다.
콘클라베 중에는 교황 후보로 거론된 추기경들을 의심한다. 특히 그들의 추문을 조사한다. 수녀와 관계를 맺어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 자신의 추기경직 파면 소실을 감추고 추기경들을 매수했다는 소문. 교황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거나, 라틴어 미사 부활 및 성소수자 차별과 같이 시대를 역행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로렌스는 새 교황이 결정되는 순간까지도 모든 추문의 진상을 확인하려 애쓴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 자신을 의심한다. 유력 후보들의 추문이 하나 둘 사실로 밝혀지자 콘클라베 결과는 예측불가능해진다. 그 과정에서 로렌스는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진심을 담은 그의 강론이 결정적이었다. 콘클라베 전 미사에서 그는 십자가에 매달릴 때까지 신을 의심한 예수처럼 의심하는 교황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의심 없는 확신이 통합의 적이고, 다양성이 곧 교회의 힘이라 믿었으니까.
그의 강론은 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촉구하는 진보 성향 추기경들의 지지를 받았고, 그를 차기 교황 후보로 만들었다. 하지만 로렌스는 기뻐하거나 욕심내지 않는다. 과거보다 신앙이 약해졌다고 느끼는 그는 자신이 과연 교황직에 적합한지 의심한다. 더 나아가 다른 추치경들의 추문을 조사한 것이 교황이 되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 아니면 관리자의 업무에 충실한 것인지도 자문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의심하는 그는 실로 '토마스'답다.
의심으로써 쌓아 올린 스릴러
삼중의 의심 덕분에 <콘클라베>는 정치 스릴러로서의 쾌감과 종교 영화로서의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다. 우선 로렌스가 모든 소문을 하나씩 확인해 나가는 과정은 탁월한 서스펜스를 조성한다. 로렌스도, 관객도 진실을 모르는 입장이다 보니 마지막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
랄프 파인즈의 연기도 한 몫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 <007> 시리즈, <타이탄>과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볼트모트, M, 하데스 등의 역할을 맡은 배우이지만, <콘클라베>는 그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다. 모든 이야기와 의도, 장르적 쾌감까지도 토마스 로렌스의 의심에서 비롯되는데, 랄프 파인즈는 냉정한 듯 흔들리는 눈빛으로 추기경이라는 지위 뒤에 숨은 인간적인 연약함을 표현해 냈기 때문이다.
한 소문에 관한 상반된 정보가 투표 전후로 제공되거나, 얼마 간의 텀을 두고서 소문의 진실을 확인하는 식의 완급조절도 인상적이다. 특정 캐릭터를 악역으로 단정하지 않으면서 정치극으로서의 스릴을 끌어올리기 때문. 관객이 캐릭터가 전혀 다른 추기경 중 호감 가는 인물을 응원하도록 유도한 뒤,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의 진실과 그의 최후를 지켜보고 확인하는 과정의 긴장감과 묘미가 상당하다.
이에 더해 일반적이지 않은 배경도 정치극의 스릴을 강화한다. 카메라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콘클라베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교황 사망 시 반지에 표식을 남기는 것, 하얀 연기와 검은 연기를 만드는 방법, 투표 순서 및 방법 등. 이러한 디테일은 콘클라베의 신비함을 벗기고 속살을 들여다보는 관음증적 쾌감을 충족시키며, 정쟁의 서스펜스도 증폭시킨다. 관음증적 욕망과 권력욕이라는 인간적 욕망이 만나 서로 공명하기 때문이다.
스릴러로 벗겨 낸 신성함
이 대목에서 삼중의 의심은 종교적 메시지도 전해준다. 교황 선거를 정치 스릴러로서 풀어낸 <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성함도 한 꺼풀 벗겨낸다. 실제로 카메라는 전통에 스며든 현대적 흔적을 포착한다. 최신식 호텔을 연상시키는 교황청 숙소, 어벤져스 기지처럼 자동적으로 닫혀서 외부와의 소통을 막는 창문, 투표지뿐만 아니라 염소산칼륨을 함께 태워서 만드는 하얀 연기와 검은 연기가 대표적이다.
현대적 이미지는 교회와 현실의 갈등, 전통과 미래의 모순을 시각화한다. 콘클라베의 속살을 보여줌과 동시에 가톨릭 교회의 속살도 함께 드러내는 셈이다. 실제로 극 중 추기경들을 둘러싼 추문은 사실 낯설지 않다. 이미 수차레 지적받고 공론화된 가톨릭 교회의 오래된 문제들이기 때문. 일례로 신부들의 성 추문과 교회의 조직적 은폐 시도는 <스포트라이트>나 <신의 은총으로> 같은 영화가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다.
추치경들의 부패도 심심찮게 비판받고 있다. 당장 프란치스코 교황도 2020년에 죠반니 안젤로 베추 추기경을 시성성 장관에서 전격 경질한 바 있다. 베드로 성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교회 기금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문제제기가 경질 이유였다. 이에 더해 교회의 방향성 역시 뜨거운 감자다. 성소수자 및 이혼자, 타 종교인에 대한 처우와 관련해서는 교회 내에서도 좀처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즉, <콘클라베>는 전통과 관습을 고수하는 교회가 현대 사회에 발맞추지 못한 세태를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하는 영화다. 그렇기에 콘클라베가 열리는 시스티나 성당이 무너지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로마 시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성당의 창문 한쪽이 파손되고, 추기경들은 부상당한다. 이 이미지는 교회와 세속을 가르는 강고한 경계의 붕괴와 현대 사회의 변화에 적응 못한 교회의 퇴락을 동시에 상징하는 듯하다.
문을 열어야 보이는 진리
흥미롭게도 <콘클라베>는 폭탄 테러가 발생한 순간의 연출을 통해 교회와 사회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로렌스는 삼중의 의심 끝에 자기 이름을 투표지에 적는다. 그가 투표함의 문을 열고, 표를 넣으며 함의 문을 닫으려는 바로 그 순간, 시스티나 성당은 폭탄 테러로 인해 먼지로 뒤덮이고 콘클라베는 중단된다. 사건이 수습된 뒤 콘클라베는 파손된 시스티나 성당의 창문이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로 재개된다.
이때 핵심은 '문'이다. 문은 로렌스의 의심을 상징하는 오브제이기 때문. 로렌스에게 문은 '판도라의 피토스'나 다름없다. 피토스 안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한 판도라처럼 로렌스는 문 뒤에 숨은 진상을 찾을지, 아니면 문을 외면할지 고민을 거듭한다. 일례로 그는 행방불명된 보고서를 찾기 위해 봉인된 전임 교황의 방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한다. 추문에 휩싸인 추기경들을 조사하기 위해 그들의 숙소 문을 열어야 할 지도 고뇌한다.
하지만 의심 끝에 문을 열면 그는 고통스러울지언정 진실에 한 발짝씩 가까워진다. 즉, 문은 의심을 멈추지 않을 때 비로소 진실과 진리가 보인다는 메시지의 상징이다. 테러 이후 성당 창문이 열린 채로 콘클라베가 재개된 이유이기도 하다. 반대로 그가 의심을 멈추고 투표함의 문을 닫으려는 순간, 콘클라베는 엉망이 된다. 마찬가지로 의심 없이 자신이 믿는 신과 교리에 대한 확신으로 무장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에 의해서.
의심으로 빚은 <콘클라베>의 진의
테러 이후 다른 종교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자고 주장하는 보수파 추기경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그 누구든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최근에는 보수파 추기경들처럼 특정 이념에 경도되거나, 특정 사상을 확신하는 극단주의자들로 인해 갈등이 재생산되는 악순환이 커지는 중이기 때문. 이는 <콘클라베>의 메시지에 종교적 차원을 넘어서는 정치적, 사회적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새로 뽑힌 교황도 의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교회 내에서 비주류 지역으로 여겨지는 분쟁 지역에서만 활동했고, 인터섹스이지만 스스로를 남성으로 규정하는 인물이다. 그의 활동과 정체성은 가톨릭 교회가 현대 사회과 교회 사이의 문제와 모순에 대해 관습과 전통에 의존하는 대신 새롭게 대응해야 함을 상징한다. 이는 그가 순결을 뜻하는 '인노첸시오'를 새 교황의 이름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콘클라베>의 모든 플롯을 뒷받침하는 로렌스의 서사도 새 교황의 선출로 완결된다. 이는 콘클라베 시작 미사에서 의심하는 교황이 필요하다던 로렌스의 강론에 맞는 응답이 신으로부터 전해진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자신에게 아직 신앙이 있는지, 다시 기도할 수 있을지 의심하던 그는 콘클라베로써 답을 찾은 셈이다. 그렇기에 콘클라베 기간 동안 닫혀 있던 창문이 열림과 동시에 영화가 끝나는 결말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끝없는 의심의 다른 이름, 진리와 진실
Relative contents
-
- 영화 엑시트 결말 줄거리 등장인물 | 조정석 임윤아 주연
재난 영화 좋아하시나요?!
수많은 재난 영화 중에서도
짠 내가 물씬 풍기는 영화 엑시트가 있습니다.
조정석이라서 더욱더 짠 내 듬뿍 났고,
"따따따 따따 따따따따!"를 배웠던 영화 엑스트
그럼 영화 엑스트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재난, 코미디, 스릴러, 어드벤처, SF, 액션
감독 / 각본 : 이상근
출연진 : 조정석, 임윤아
개봉일 : 2019년 07월 31일
평점 : 8.99
스트리밍 : tvN , NETFLIX, Wavve, Whatch
기획 의도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와
만나게 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등장인물
이용남 | 조정석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을 한 지금은 장기간의 백수생활로
누나에게 구박받고 조카에게 무시당하고
철없는 사촌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취준생
정의주 | 임윤아
용남의 동아리 후배이며, 과거 용남의 고백을
받았으나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거절했었다.
여담
개봉 전 많은 이들이 B급 감성의 코미디로
여겼으나, 시사회와 개봉 후 관람객 평이
상당히 좋아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기 좋다.
영화 엑시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들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상당히 좋았다.
2019년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엑시트를 선정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과
인기가 대단하여 수상할 수 있는 기록은
싹 쓸어 담았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엑시트 결말
용남(조정석)과 의주(윤아는) 옥상에서
자신을 구출할 줄 알았던 희망이 사라지자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 종량제 봉투와
고무장감을 꽁꽁 싸맨 채 다른 건물로 이동한다.
아버지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용남과 의주를
드론으로 확인하며 실시간 중계방송에 내보낸다.
방송을 본 사람들은 각자 드론을 날리며
유독가스가 두 사람에게 못 오게 막아내며
간신히 구조가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윤아와 조정석의 조합 때문인지
짠내의 절정으로 나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탄생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장면 "따따따! 따따! 따따따따!!!"`
아직 영화 엑시트를 접하지 못했다면
추천드리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줄평 : 위급상황 시 외쳐야 하는 말
따따따!
-
- [DMZ DOCS]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야만 할까
감독:뉴아시안필름메이커스콜렉티브
출연진:뉴아시안필름메이커스콜렉티브,우크라이나 피난민,국민들
시놉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여러 도시들을 침략했고 피난민들은 폴란드 국경과 유럽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그곳에 남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생사를 오고 가는 침략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사 투쟁한다. 전쟁의 참상을 알려주는 영상들이 속속히 SNS에 올라오고 뉴아시안필름메이커스콜렉티브애 속해있는 12명의 감독들은 전쟁을 반대하기 위해 위챗이나 여러 영상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강력히 규탄하고 투쟁하는데...
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부터 생사가 갈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직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침략하고 있다. 끊이지 않는 전쟁의 공포를 느껴야 하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은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고 해도 자신들이 사는 거주지를 러시아군이 폭격까지 해서 도망칠 곳이 없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군인들은 결사 항쟁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침공을 강하게 규탄한다. 대피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병동에서는 부상당한 사람들과 군인들도 많아서인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큰 피해를 본다. 여기서 러시아의 전 대통령이었던 고르바초프와 지금의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비교하며 소련을 해체시킨 고르바초프의 평화의 역할을 더 강조시키며 지금의 푸틴에게 경고를 한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도시들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마치 자신이 전쟁에 참여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전쟁이란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라고 안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한과의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전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
※ 저의 주관적인 영화 리뷰입니다.
2022.09.26 (월) 19:30 메가박스 백석 8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09월 22일 - 09월 29일
-
- 청룡영화상에서 골든글로브까지
올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국구, 아니 범우주적 슈퍼 스타가 된 '이정재' 배우가 최근 북미 '고담어워즈'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그리고 북미 최대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정재 배우의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를 포함하여, 최우수 TV 시리즈, TV 드라마 남우조연상까지 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오징어 게임]이 전해온 소식이 특별한 이유는, 이전까지 한국 드라마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2020년, 윤여정 배우의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지만, 드라마 부문에서는 최초의 기록입니다. 게다가,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라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징어 게임]은 애플TV의 [더 모닝쇼], FX의 [포즈], 넷플릭스의 [뤼팽], 그리고 HBO의 [석세션]과 트로피 경합을 펼칠 예정입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슈.스가 된 '이정재' 배우의 생일이 오늘(12월 15일)이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특별한 날을 맞아, 지금부터 씨네픽이 추천하는 '이정재' 배우 출연작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그럼 바로 살펴볼까요?
잇츠 CINE PICK!!
<젊은 남자> (1994)
드라마 | 한국 | 116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배창호 | 출연 : 이정재, 신은경, 전미선, 권오중
? 72,347명(서울 기준)
젊은 남자 이한은 욕망과 야망이 꿈틀대는 서울에서 혼자 살며 부유계층의 여대생들과 순간적인 사랑을 나누는 삼류모델이다. 한은 재이와 사랑에 빠지고, 어느날 로데오 거리에서 연상의 승혜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빠져든다. 또한 그는 자신이 속한 에이전시의 매니저인 손실장의 쾌락의 도구로 야망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한은 이 세명의 여인에게 둘러싸여 각기 아름답고 애틋한, 위험한 관계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승혜의 도움으로 톱모델의 길을 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한에게 손실장과의 모델출연 전속계약이란 올가미가 길을 가로막고 만다. 결국 한은 손실장을 살해하고 유기한후 갈등과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완전범죄하는 환상을 갖는다. 그러나 이미 걷잡을 수 없는 그의 욕망의 수레바퀴는 서서히 죽음을 향해 돌진해간다.
씨네 pick : 이정재 배우는 첫 영화이자 첫 주연작인 <젊은 남자>를 통해,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대종상 신인남우상,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그리고 영평상 신인연기상까지 4관왕을 하며 단숨에 청춘스타가 되었습니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모래시계]라는 불후의 명작의 방영이 있었지만, 이 영화는 '이정재'라는 배우 그 자체를 각인시켜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비트>에서의 정우성 만큼이나 <젊은 남자>의 '이한' 캐릭터는 매력적이죠.
<태양은 없다> (1998)
드라마 | 한국 | 108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김성수 | 출연 : 정우성, 이정재, 한고은
? 329,778명(서울 기준)
권투선수인 도철은 후배 성훈에게 KO패 당한 후 권투를 그만둔다. 도철은 관장의 소개로 간 흥신소에서 같은 또래의 홍기를 만나게 된다. 홍기는 압구정동 30억짜리 빌딩의 주인이 되기위해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미미는 홍기가 매니저 일을 봐주는 스타가 꿈인 나레이터모델이다. 도철은 심부름센터 일을 하면서도 권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홍기는 동네깡패 병국에게 빚을 지고 항상 쫓기는 입장이다. 도철은 펀치드링크 현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거친 폭력을 행사하게되고 이일로 흥신소 사장에게 신임을 얻지만 홍기가 돈을 빼돌리는 바람에 흥신소를 떠나게 된다. 도철은 미미에게 사랑을 느껴 다가가려 하지만 스타가 꿈인 미미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병국에게 쫓기던 홍기가 도철의 돈을 갖고 도망가자 도철은 이일저일 전전하다 다시 권투를 하게 된다. 서울로 올라온 홍기는 병국과 만나 담판을 지으려하나 병국은 받아들이지 않고, 주인공으로 발탁된 미미는 촬영직전 다른 후보에게 여주인공역을 내주게 되고, 홍기, 미미모두에게 결별을 고한 도철은 펀치 드링크 증세에도 불구하고 성훈과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씨네 pick : 한국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만난 영화 <태양은 없다>는 아직까지도 청춘 영화 하면 떠오르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두 배우의 비주얼을 가득 담고 있기에 안볼 수가 없는 영화이기도 하죠. 사실, <태양은 없다>는 <비트>의 감독과 제작진이 만들어낸 영화이기에, 이전까지 <태양은 없다> 하면 정우성 배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혹시, 이정재 배우가 이 영화를 통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만큼, 이정재 배우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시월애> (2000)
드라마, 멜로/로맨스, 판타지 | 한국 | 94분 | 12세 관람가
감독 : 이현승 | 출연 : 이정재, 전지현
? 248,597명(서울 기준)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왔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일마레'로 이사온 성현(이정재 분)에게 이상한 편지가 남겨있다. 1999년, 2년 후로부터 온 편지. 그 편지에 있던 내용들이 예언과도 같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 그날은 거짓말 같이 함박눈이 내리고. 자신의 편지가 1998년 12월로 갔다는 것을 믿게 된 은주(전지현 분)는 자주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성우인 그녀는 옛날, 지하철에서 잃어버린 녹음기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성현은 은주가 얘기한 시각에 그 장소로 가는데, 스쳐지나가듯 성현 앞을 지나는 은주.두사람은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연락이 없는 애인 때문에 쓸쓸한 은주에게 성현은 그렇게 얘기한다. 이것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은주가 보내준 아버지의 유고집을 보고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성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자신이 편협했음을 고백한다. 은주의 애인이 미국에서 돌아온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옆에 있었고,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었던 은주는 애인과 만났던 마지막 장소로 가줄 것을 성현에게 부탁한다. 이미 은주를 사랑하고 있는 성현. 성현은 은주의 부탁에 괴로워한다. 시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이토록 힘들 줄 몰랐다. 또다시 지하철에서 은주와 맞닥뜨린 성현은 자신을 몰라보는 은주에게 말한다. 성현의 사무실로 찾아간 은주는 성현이 그날 대학로에서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제서야 자신이 성현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은주. 은주는 자신이 얘기한 장소로 가지말라는 편지를 들고 일마레앞 우편함으로 달려가는데.
씨네 pick : 10월에 아니죠, 시간을 초월한 사랑(時越愛) 입니다. 지금이라면, 전지현과 이정재가 만난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흥행 1위작이 될 수 있겠지만 개봉 당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동감>에 약간 밀리는 성적을 기록하였죠. 하지만, 해외에선 좋은 반응을 얻으며 당대 할리우드 스타였던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 주연의 <레이크 하우스>로 리메이크까지 된 영화인데요. 이 때문에, 개봉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언급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도둑들> (2012)
범죄, 액션, 드라마 | 한국 | 135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최동훈 | 출연 :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 12,983,821명(전국 기준)
10인의 도둑, 1개의 다이아몬드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팀으로 활동 중인 한국의 도둑 뽀빠이와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미술관을 터는데 멋지게 성공한 이들은 뽀빠이의 과거 파트너였던 마카오박이 제안한 홍콩에서의 새로운 계획을 듣게 된다. 여기에 마카오박이 초대하지 않은 손님, 감옥에서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가 합류하고 5명은 각자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향한다. 홍콩에서 한국 도둑들을 기다리고 있는 4인조 중국도둑 첸, 앤드류, 쥴리, 조니. 최고의 전문가들이 세팅된 가운데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한국과 중국의 도둑들. 팽팽히 흐르는 긴장감 속에 나타난 마카오박은 자신이 계획한 목표물을 밝힌다. 그것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계획이지만 2천만 달러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은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그러나 진짜 의도를 알 수 없는 비밀스런 마카오박과 그런 마카오박의 뒤통수를 노리는 뽀빠이, 마카오박에게 배신당한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팹시와 팀보다 눈 앞의 현찰을 먼저 챙기는 예니콜, 그리고 한국 도둑들을 믿지 않는 첸과 중국 도둑들까지. 훔치기 위해 모였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10인의 도둑들은 서서히 자신만의 플랜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씨네 pick : 이정재 배우의 첫 천만 영화이자, 2021년 기준 국내 영화 관객 수 역대 10위를 기록중인 영화는? 네, <도둑들>입니다. 이정재 배우의 흥행작 중 한 편을 고르라면, <도둑들>보다는 <신세계> 혹은 <암살> 등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도둑들>은 그 포문을 열어준 영화인 만큼 더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물론 중화권 대배우까지 총출동한 영화에서, 그만의 매력이 돋보였다는 점 역시 <도둑들>을 그의 대표작으로 만들어줍니다.
<헌트> (2021)
액션, 드라마 | 한국 | 크랭크인 : 2021.05.08 | 크랭크업 : 2021.11.13
감독 : 이정재 | 출연 :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고윤정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
씨네 pick : 이정재 배우, 아니 이정재 감독님의 첫 연출작 <헌트>가 최근 크랭크업 소식을 알렸는데요. 정우성과 이정재 배우가 <태양은 없다> 이후 22년 만에 뭉친 영화라는 점, 액션 영화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전혜진 배우가 출연한다는 점, 그리고 최근 가장 핫한 20대 배우 중 한 명인 고윤정 배우가 <헌트>를 통해 스크린 데뷔를 한다는 점 등 매력포인트가 정말 많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한국 대표 흥행 배우에서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배우가 된 '이정재' 배우의 개봉예정 연출작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오징어 게임]으로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냈을 이정재 배우가 같은 시기에 연출한 작품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영화를 기다려보며, 그때까지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부유하는 청춘을 어루만지는 온기
- 브레이킹 아이스 (The Breaking Ice, 2025)부유하는 청춘을 어루만지는 온기
개봉일 : 2025.06.04.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장르 : 청춘, 멜로, 로맨스
러닝타임 : 100분
감독 : 안소니 첸
출연 : 주동우, 류호연, 굴초소
물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출렁이고 흘러넘치며 특정 온도를 지나면 얼음이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청춘도 이와 비슷하다. 항상 출렁이며 작은 충격에도 큰 영향을 받고 어느 한계점을 지나면 특유의 생동감을 잃어버린다.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의 단어 ‘안정’. 그의 반하는 단어 ‘불안정’. 사전적 의미로 봤을 때 불안정함은 다소 연약하고 부정적인 단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는 불안정함을 그런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불안정한 물질과 청춘의 가변성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응원한다. 그리고 그 아래 숨겨진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펼쳐내기에 이른다.
<브레이킹 아이스>의 주인공 나나는 여행 가이드다. 그는 다른 이들의 여정을 이끄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찾지 못한다. 가장 편안해야 할 내 집. 그 안에서마저도 신발을 벗지 못하는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삶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다.
나나의 오래된 친구인 샤오는 이렇다 할 목표도 아쉬움도 없이 그 자리에 멈춰 서있다. 이리저리 밀리다 연길에 정착하게 된 그는 나나와 함께 차가운 겨울바람 속을 헤맨다.
여행객 하오펑은 금융계에 종사하는 청년이다. 친구들은 그의 직업과 경제적 능력을 부러워하며 ‘성공한 사람’이라는 왕관을 씌워주지만 하오펑은 자신의 인생이 즐겁지도 아름답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어색하게 몸을 끼워 넣어 보지만 곧바로 대열 밖으로 튕겨져 나온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상처 입은 세 청년. 나나, 하오펑, 샤오의 이야기다. 세 사람은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떤 모양이든 될 수 있는 물처럼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청년이었다. 하지만 어떠한 사건과 아픔을 겪으며 꿈을 포기하고 연길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현실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꽁꽁 얼어붙는다. 그렇게 한 번도 끓어오르지 못하고 불투명한 얼음이 되어버린 세 사람은 이제 스스로 얼음을 녹여낼 힘이 없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후, 세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스쳐 지나갈 거라 생각했던 인연은 그들의 예상보다 훨씬 길게 이어지고 나나, 하오펑, 샤오의 세상에 새로운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브레이킹 아이스>의 공간적 배경은 연길이다. 연길은 중국 유일의 조선족 자치주로 중국과 한국의 문화가 공존하고 중국어와 한국어 간판이 한데 뒤섞여 있는 곳이다. 많은 것들이 혼재되어 한국 같기도 중국 같기도 한 도시. 이곳에 정착한 이방인 나나와 샤오는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서로를 붙든 채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래서 나나는 자신과 비슷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세상과 단절되었다’고 말하는 여행객 하오펑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손을 내민다.
세 사람은 그렇게 별거 아닌 이유로 한자리에 뭉친다. 그리고 술과 저녁 함께 먹기, 오토바이 타기, 길거리에서 라면 먹기, 서점에서 도둑질하기 등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세 사람은 그렇게 옆 사람의 체온을 느끼며 천천히 두꺼운 얼음을 녹여낸다. 그리고 마침내 얼음 아래 갇혀있던 찰랑이는 물을 만난다.
나나는 하오펑, 샤오와 함께 얼음 위에 발을 올려놓고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 덕분에 과거를 가까이 마주하며 다시 스케이트를 신을 용기를 얻는다. 샤오는 나나, 하오펑과 내기를 하며 구매하게 된 책 속에서 새로운 시작점을 찾고 하오펑은 나나와 온기를 나누며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삶’을 의미하는 손목시계를 풀어 내려놓는다. 혼자였다면 결코 느낄 수 없었을 온기와 안정감은 세 사람을 성장시키고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브레이킹 아이스>는 여러 인부들이 호수의 얼음을 깨고 옮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장비를 들고 얼음을 자르는 인부 한 명과 그의 허리에 감긴 로프를 잡고 있는 또 다른 인부. 두 명의 인부는 한 팀이 되어 얼음을 자르고 기계로 옮긴다.
호수를 뒤덮은 얼음을 깨는 일을 안전히 해내려면 함께할 파트너가 필요하다. 인생의 전반을 뒤덮은 얼음을 거둬내는 일도 그렇다. 하지만 고립과 각자도생이 기본 옵션이 되어버린 사회적 분위기는 청년들을 각각의 얼음 속에 가둬버린다. 청년들은 그 안에서 홀로 벌벌 떨거나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스러지고 있다.
안소니 첸 감독은 이런 차가운 사회에 떨어진 청년들을 위해 <브레이킹 아이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은 낮은 온도에서 얼음이 되지만 얼음을 꺼내 수면 위에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놓기 시작하고 다시 물로 돌아간다. 이 원리를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에 적용해 보고 싶었다.”라고 언급한 그는 단단한 얼음 상태를 벗어나 물처럼 유연하게 뒤섞이고 서로를 발전시키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내일에 대한 희망과 관계의 소중함을 전한다.
<브레이킹 아이스> 속 자연 풍경들은 이러한 안소니 첸 감독의 마음을 투영하듯 굉장히 아름답고 무해하게 표현된다. 연길의 겨울바람은 꽤 차갑지만 세 사람이 마음껏 누빌 수 있는 눈밭과 얼음 연못을 만들어주고 백두산에서 마주친 거대한 곰은 조용히 나나의 발목 흉터를 킁킁대다 사라진다. 자연은 나나, 하오펑, 샤오를 해하지 않는다. 그 덕에 세 사람은 마음껏 자연을 누비며 울고 웃고 회복한다.
우리 사회도 이 영화 속 자연처럼 청년들에게 조금 더 무해하고 아름다웠으면 한다. 목적지가 없어도 마음껏 헤맬 수 있는 긴 도로를 주고, 안전히 구를 수 있는 폭신한 눈밭을 주고, 타인의 흉터에 눈길을 건네는. 그런 사회 말이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
-
- 진실의 그림자를 뒤쫓아 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메이 디셈버>. 5월과 12월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알게 되리라 생각하고 상영관에 입장했다. 그러나 5월과 12월의 간극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인들을 가리키는 것임을 영화를 본 후에야 찾아볼 수 있었듯이, <메이 디셈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갇혀 있던 사건의 연보와 억눌렸던 생각을 조금씩 끄집어낸다. 다름 아닌 배우가 캐릭터로 분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 커플의 이야기는 곧바로 관객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날씨는 좋고, 여유는 넘치고 집은 예쁘고 아이들은 신이 났다. 집 주인 부부의 나이 차가 유독 많이 난다는 특징 외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이 매끄러운 세계는 배우인 엘리자베스가 도착하면서부터 조금씩 뒤틀린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솜씨가 그 뒤틀림과 균열의 과정을 묘사하면서 특유의 긴장감을 창조한다.
열 네 살 소년 ‘조’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징역형을 살고 아이를 낳은 그레이시의 이야기가 영화화되는 과정에서 엘리자베스가 그녀를 연기하게 된다. 배역 준비를 위해 가족을 방문한 엘리자베스는 관찰을 시작하지만, 그레이시는 영화가 담아 낼 자신들의 삶의 단면, 즉 이야기로 만들어질 법한 일정한 시간 이외의 것은 공유하지 않으려 든다. 엘리자베스도, <메이 디셈버>를 보는 관객도 그녀와 그레이시가 캐릭터로서 닮아 가는 과정만큼이나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그들의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동기와 선택, 사건과 감정, 그리고 그 재연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 디셈버>는 단편적인 증언과 인물의 태도만 보여줄 뿐, 결코 플래시백을 통해 과거를 직접 목격하게 하는 지름길로 가지 않는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진실을 파헤쳐 보려는, 형사들이 할 법한 이런 시도를 배우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가 선명해질수록,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엘리자베스는 캐릭터가 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진실이 무엇인지 끝내 알려주지 않는다. 진실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배역을 완성해가는 엘리자베스는 그레이시와의 관계에 균열을 내지만, 그것이 그레이시의 과거 중 정확히 어느 지점 때문인지 관객도, 엘리자베스도 알 수 없다. <메이 디셈버>는 영화와 배우만 할 수 있는 방식대로 그것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찾고 싶은 것, 진실에 가까운 무언가의 궤적을 재현하고 또 재연해 보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인물들이 보여 주는 사건들, 그 옳고 그름에 대해 자꾸만 고민하게 하는 문제를 연결하는 것은 결국 스크린 위에 그것을 배치해 둔 손길이다. 나탈리 포트만과 줄리안 무어의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 만큼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는 관객이 추리하고 긴장하게 하는, <메이 디셈버>만이 발휘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본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아 시사회 참석 및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
- 패딩턴_페루에가다
8년 만에 돌아온 《패딩턴_페루에 가다》를 뒤늦게 봤다. 영국 본토 항공전 당시 피난하는 어린이를 지켜본 영국 작가 마이클 본드가 창조한 곰 이야기〈패딩턴〉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작했던 헤이데이 필름에 의해 2014년 1편이 공개되고, 2017년 2편은 역대급 호평을 들으며 007시리즈를 이를 새로운 영국산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했다.
프로듀서 로지 앨리슨는 존 루이스 백화점 크리스마스 광고로 유명한 CF/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두걸 윌슨에게 연출을, 그리고 〈숀 더 쉽〉의 마크 버튼에게 각본을 맡겼다. 초반부부터 CF처럼 상큼하게 시작한다. 영국 시민이 된 패딩턴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방인의 포용, 통합을 강조한다. 패딩턴의 숙모 루시가 머물고 있는 은퇴한 곰을 위한 요양원의 수녀원장(올리비아 콜먼)이 보낸 편지로 인해 그녀의 실종 소식을 듣게 된다. 딸은 대학입시에 바쁘고, 아들은 게임에 푹 빠져 있어 외로운 메리 브라운(에밀리 모티어)는 페루로의 여행이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일 수 있다며 환영한다. 한편 신중한 헨리 브라운(휴 보네빌)은 새로운 상사의 조언에 따라 위험에 감수한다. 브라운 부부의 동의하에 패딩턴(벤 위쇼)은 루시 숙모를 찾기 위해 열대우림의 정글에 도전한다.
〈인디아나 존스〉식의 어드벤처와 가족 코미디 영화 그 중간 지점에서 헤매던 영화를 살린 것은 두 가지 덕택이다. 첫 번째는 페루와 콜롬비아에서 촬영된 풍광을 CGI로 보정했지만,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는 해방감을 안긴다. 둘째는 연기다. 예를 들어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엘도라도에 목숨 건 조상의 혼령에 시달리는 선장을 연기하고, 올리비아 콜먼이 〈사운드 오브 뮤직〉의 줄리 앤드루스를 패러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이야기가 영국을 벗어나면서 브렉시트 이후의 난민 문제로 생긴 반이민정서를 꼬집는 부조리 개그가 사라져 아쉬웠다. 대신에 고향 페루에 돌아간 패딩턴이 자신을 길러준 친부모 같은 루시 숙모를 찾는 모험은 자신의 뿌리를 제확인하는 것이다. 성년에 가까워지며 서로 멀어져 가던 브라운네 식구들이 함께 고난을 헤쳐가며 결속을 다지게 된다. 그런데, 아동 관객을 위해 유머를 설명하느라 템포가 처지고 개그의 밀도가 낮아졌다. 그 점이 아쉽다.
그렇지만 파블로 그릴로와 시각효과 팀의 애니메이션 기술은 놀랍다. 실사 피규어를 적절히 사용해서 이물감을 줄여서 그런지 그럴싸해 보였다. 〈아프리카의 여왕〉, 〈블리트〉, 버스터 키튼에서 착안한 액션/슬랩스틱 시퀀스로 존경의 의미를 표한다.
총평하자면 《패딩턴_페루에 가다》은 전작보다 아쉽다. 그러나 〈패딩턴〉 시리즈가 가진 요소들, 이를 테면 이방인의 포용, 팝업 그림책 스타일의 영상미, 예의범절의 중요성,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존했다.
-
- 황보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다! 영화 팜스프링스 리뷰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내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시사회에 초대 받은 황보! 황보가 먼저 본 팜스프링스는 과연 어땠을까...? *시사회 초대는 영화 전문 플랫폼 [씨네랩]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
-
- 영화 <섀도우 클라우드> 메인 예고편
폭풍우가 몰아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어느 밤,
극비 임무를 맡은 여성 비행장교 ‘개릿’(클레이 모레츠)이
이륙을 앞둔 폭격기에 탑승한다.
자신을 무시하는 탑승원들의 비난과 조롱을 당하며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하부에 자리하게 된 그녀는
항공기에 매달린 괴생명체를 발견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적군의 비행기가 그들에게 무차별 폭격을 퍼붓고
‘개릿’은 자신의 극비 임무를 지켜내지 못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
하늘 위 괴생명체와 폭격, 그리고 지켜야 할 비밀 임무까지!
반드시 해내야 한다!
-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 티저 예고편
게임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모두 준비되었는가? 《오징어 게임》 시즌 2, 12월 26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