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rolee2025-03-01 00:47:00
스쳐가는 순간 속에
영화 <히어> 리뷰
선사시대의 공룡부터 아메리칸 원주민과 독립 전쟁,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히어>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콜라주 하여 뒤섞는다. 영화는 방대한 시간 위에 놓인 고정된 시선을 제시한다. 다양한 시대와 저마다의 삶은 창 속의 창을 넘나들며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인생을 담은 100분간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고정된 자리의 거대한 기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압축된 시간 위에서 영화는 무심하게 스치는 삶을 조명한다. 젊은 사랑과 어린 날의 꿈, 어쩌면 이룰 수 있었던 모든 것들까지, 순간은 시간 앞에 찰나로 스쳐간다.
<히어>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연출로 힘을 싣는다. 스쳐가는 순간의 소중함을 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원더풀 라이프>처럼 죽음을 연결하거나, <어바웃 타임>처럼 판타지적인 상상력을 가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히어>가 선택하는 방법은 일종의 정공법이다. 영화는 단순하게 모든 시간을 펼쳐놓는다. 로즈가 원주민의 목걸이와 만나는 장면은 영겁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선사시대부터 21세까지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앞에 각자의 순간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순간이 빛나는 이유는 그 평범함에 있다. 방대한 시간 속, 여느 순간과 다를 것 없는 사소한 찰나에 카메라는 문득 시선을 돌린다. '이곳(Here)'에 행복한 기억이 많았지, 하며 회상하는 마가렛의 모습은 '이곳'에 평생 살고 싶다고 말하던 젊은 날의 그녀의 모습과 겹쳐진다. 때로는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고, 결국은 떠나가 버렸지만 '이곳'에는 그녀의 삶이 있었다.
우리는 영원의 시간을 빠르게 스쳐가는 수많은 여행객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찰나의 순간 속에는 우리의 영원이 있다. 아메리칸 원주민의 사랑부터 21세기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인식으로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 존재한다. 그렇게나 특별한 찰나에 서있다.
<히어>는 분명 완벽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 영화였다. 다소 작위적이거나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도 있었고, 주제 의식이 직설적으로 드러나는 만큼 그런 부분이 특히 부각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방대한 시간을 담아내겠다는 방법론이 무색하게 리처드와 마가렛 가족의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힘을 크게 발휘하지도, 유기적으로 이어지지도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팬데믹이나 인종 갈등을 다루는 21세기 배경의 장면들은 꽤나 당황스러웠고, 레이지보이나 프랭클린 장면 역시 어우러지지 못한 채 소모적으로 사라져버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히어>의 접근 방식에는 분명 울림이 있었다. 순간의 소중함을 대하는 <히어>의 태도는 가장 완벽한 접근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가장 순수한 형태의 접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뻔하고 진부할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영화는 <히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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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할 것인가, 제거할 것인가 마지막 샘플을 향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 [신세계] [마녀] 박훈정 감독 작품 [폭군] 8월 14일 디즈니+ 단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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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말, 추격전이 시작된다! '프리티 보이'라는 유명 코알라와 함께, 치명적인(?) 동물들이 호주 야생동물 공원에서 달아나 아웃백으로 돌아가는 대장정에 오른다. 위험할 정도로 귀여운 녀석들의 탈출기를 만나보자. 아일라 피셔, 팀 민친, 에릭 바나, 가이 피어스, 미란다 탭슬, 앵거스 임리, 키스 어번, 아이슬린 데르베스, 재키 위버가 출연하는 가족 코미디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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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보낼 순 없어! 넷플릭스 5월 종료작 5
여러분! 어린이날, 어버이날 잘 보내셨나요?
지금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진출 임박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는 OTT 시장에서 과연 디즈니 플러스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요?
5월엔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영화들이 많이 공개되는 반면,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들도 종료 예정이라고 합니다. :( 종료 예정작으로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여러분들의 시간을 아껴드리기 위해서 씨네랩이 재밌는 영화들로만 선정했습니다.
1.마 Ma (2019) - 테이트 테일러
2021.05.30 종료 예정
" 10대 청소년인 ‘매기’(다이애나 실버스)는 마트 앞에서 술을 대신 구매해줄 어른을 찾던 중, 우연히 ‘수 앤’(옥타비아 스펜서)과 조우하게 된다. 처음에는 ‘매기’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던 ‘수 앤’이지만
‘매기’의 친구 ‘앤디’(코리 포겔매니스)의 얼굴을 보자 돌변한 듯 마음을 바꾸고,
심지어 ‘매기’와 친구들이 안전하게 놀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지하실을 빌려주기까지 한다. 아낌없이 친절을 베푸는 ‘수 앤’에게 마음을 연 ‘매기’와 친구들은
그녀를 ‘마(이모)’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가까워지지만,
점차 아이들과의 관계에 집착하기 시작하는 ‘수 앤’에게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
<마> synopsis포스터부터 강렬함이 느껴지는 영화 <마>는 옥타비아 스펜서 주연의 공포/스릴러 영화입니다. 2019년도 북미에서 개봉하여 핫한 반응을 이끌었지만,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국내 개봉은 아쉽게도 하지 않았는데요. '호러 공장'이라고 불리는 블룸 하우스에서 제작한 영화인 만큼, 스릴러 공포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2. 폭스 캐처 Foxcatcher (2014) - 베넷 밀러
2021.05.30 종료 예정
"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영웅인 친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변변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미국 굴지 재벌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자신의 레슬링 팀, ‘폭스 캐처’에 합류해 달라고 제안한다. 선수로서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한 마크는 생애 처음으로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폭스캐처 팀에 합류하고 존 듀폰을 코치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기이한 성격을 지닌 존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고 존이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새롭게 초청하면서 세 사람은 전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폭스캐처> synopsis2014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베넷 밀러의 영화 <폭스캐처>는 미국에 실제 있었던 '존 듀폰 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스릴러 영화입니다. 감독 특유의 캐릭터 분석/관찰 능력과,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그리고 마크 러팔로 세 배우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명작]이라는 많은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베넷 밀러 감독의 <머니볼>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영화 <폭스캐처> 추천드립니다.
3. 미트 페어런츠 Meet the Parents (2000) - 제이 로치
2021.05.31 종료 예정
" 남자 간호사 그렉 포커(벤 스틸러 분)는 애인인 팜(테리 폴로 분)에게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마음을 전하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려 프로포즈는 수포로 돌아가는데, 그 전화는 바로 팜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이었다. 그 순간 그렉은 팜과의 결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무서운 아버지 잭 바이런(로버트 드니로 분)에게 승낙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이 승낙을 팜의 여동생 결혼식 때 참석하여 받을 것이라 다짐하고 그녀의 고향인 뉴욕으로 향한다. 하지만 전 CIA 심리분석가이자 일명 '걸어 다니는 거짓말 탐색기'인 잭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
<미트 페어런츠> synopsis영화 <미트 페어런츠>는 로버트 드니로 를 보려다가 영화 관람이 끝나면 결국 벤 스틸러에게 입덕 하게 된다는 영화입니다. 가끔은 머리를 비우고 생각 없이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죠? 소소한 웃음으로 영화를 가득 채운 영화 <미트 페어런츠> , 가벼운 코미디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4.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 스티븐 스필버그
2021.05.31 종료 예정
" 레이 페리어(톰 크루즈 분)는 이혼한 항만 근로자로 아무런 희망 없이 매일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의 전 부인(미란다 오토 분)은 아들 로비(저스틴 채트윈 분)와 어린 딸 레이첼 (다코타 패닝 분)과 주말을 보내라고 레이에게 맡긴그리곤 얼마 안 있어 강력한 번개가 내리친다. 커다랗고 다리가 셋 달린 정체 불명의 괴물이 땅속 깊은 곳에서 나타나 사람들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레이는 그의 아이들을 이 무자비한 새로운 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급히 피난을 떠나, 파괴되고 황폐해진 도시를 가로지르는 여정에 오른다. 거기서 그들은 침략자들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피난민들을 만나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어디로 가든지 안전한 곳은 없고, 피난처도 없다. 단지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겠다는 레이의 확고한 의지만 존재 할 뿐인데....."
<우주전쟁> synopsis스티븐 스필버그 + 톰 크루즈 조합으로 흥행 안 할 수가 없는 조합인 영화 <우주전쟁>은 2005년 개봉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영화입니다. SF, 우주, 외계인 이 세 키워드 중 좋아하는 키워드가 하나라도 있다면 영화 <우주전쟁>을 추천들입니다.
5. 잭 리처 Jack Reacher (2012) - 크리스토퍼 맥쿼리
2021.05.31 종료 예정
" 현장의 모든 증거들이 한 남자를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긴다.
전직 군 수사관 출신이지만 실제 정체를 아는 이는 누구도 없는 의문의 남자 ‘잭 리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는 모든 정황이 완벽해 보이는 사건에 의문을 품고
홀로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나서는데…!
법의 한계를 넘어선 자, ‘잭 리처’
이제 그의 심판이 시작된다! "
<잭 리처> synopsis톰 크루즈의 액션 영화 <잭 리처>는 액션 영화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맡은 영화로, 원작 소설 '원샷'의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관객들에게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죠. 그러나 '액션'을 주로 홍보했던 거에 비해, 막상 영화는 액션보다는 추리극에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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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의 화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전쟁 댄스 영화
도경수가 나와서 탭댄스를 춘다! 이 한 가지 정보만 알고 보러 간 영화 <스윙키즈>. 영화관에서 가서야 한국전쟁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고, 도경수의 연기력이 정말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스윙키즈> 시놉시스
“여기서 댄스단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 포로들로”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메이커 로기수, 무려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 반전 댄스실력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 그리고 이들의 리더,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까지.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스윙키즈!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스윙키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다 죽다니!
아니 이렇게 꼭 다 죽여야만 했을까? 영화 결말을 보면서 동공지진이 났다. 영화기에 조금 판타지스럽게 성공적으로 공연도 하러 다니고, 환호도 받고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만이라도 좀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친구와 함께 영화 <스윙키즈>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내내 너무나도 안타까워 했다.하지만 인과관계로 보자면 단순히 댄스단으로 보여주기용이었고, 댄스단이 또 다른 반란의 계기로 이용될 바에는 싹을 잘라내버리는 것이 통솔자의 생각인 것이고, 깊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도 다 죽는 게 맞는 설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었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찰떡이었던 영화 <스윙키즈>
영화 스토리상 이념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지만 영화 <스윙키즈>는 충분히 웃을 수 있었던 유머러스한 작품이었다. 초반 웃음을 담당한 아내 찾는 병삼씨와 뚱둥한 데 영양실조인 중국 댄서, 그리고 4개국어 능통녀 양판례와 트러블메이커 로기수까지 모두 찰떡같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었다. 캐릭터가 배우와 정말 잘 어울려서 몰입해서 보다 보니 캐릭터가 더욱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매력적인 탭댄스와 그 위의 가치 이데올로기
탭댄스 자체로만 보면 영화 <스윙키즈>는 탭댄스의 매력을 정말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저 영화를 보기만 했을 뿐인데 영화가 끝나고 다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춤은 배우가 췄는데 왜 내 다리가 아팠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영화 초반 탭댄스가 화합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이데올로기 틈새에서 그 이념은 잊어버리고 그저 춤이 좋아서 춤을 출 때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면서 영화에서만큼은 탭댄스가 이데올로기를 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탭댄스는 그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의 해체를 의미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스윙키즈 멤버들을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죽이는 것을 보면서 최상위의 가치가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스윙키즈>는 생각보다 이념의대립이 크게 등장해서 놀랐고, 주인공들이 다 죽어서 또 놀랐고, 영화가 끝나고 눈만 움직였을 뿐인데 다리가 아파서 더 놀랐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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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의 천국은
자유와 번영의 나라가 반듯하게 서 있는 곳. 이곳은 불과 몇 백 년 전까지 황량한 땅이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온 이들 바로 뒤에는 경제적 자유를 찾아온 이들이 있었다. 미국은 그렇게 태어났다. 다른 모든 건국처럼 이 건국에도 명과 암이 있었다.
자유와 금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는 명암 모두 강렬했다. 역사책뿐 아니라 영화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서부의 휑한 땅에 있는 마을, 주로 보안관으로 묘사되는 총잡이 히어로, 문제를 일으키는 무법자, 풀이 굴러가는 벌판에서의 결투,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여유롭게 휘파람을 불거나 술잔을 들이키거나 석양 너머로 떠나는 히어로…
역사는 흘러가고 영화도 그렇다. 카우보이나 보안관이 총을 쥐고 나서는 서부극은 이미 클리셰가 되다 못해 비틀고 뒤집는 것조차 유형화되었다. 서부극에서 새로운 것이 더 나올 수 있을까 싶지만, 서부극의 영향은 여전히 어딘가에서 점점이, 새로이 흐르고 있다. 서부극의 장르적 재미를 영화사에서 제할 수는 없지만, 서부 개척시대 자체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아지는 이들의 눈에는 반가운 흐름이다. <노매드랜드>나 <미나리>에서 서부극의 냄새를 (기존 서부극에서라면 절대 등장하지 못했을 이들의 얼굴이기에 더욱) 신선하게 맡을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서부극이라는 장르에 부드러운 우유를 붓는 <퍼스트 카우>를 만난다.
영화는 서부 개척시대를 정면으로 마주본다. 하지만 여기에 낭만의 색깔은 한 겹 사라져 있다. 서부 개척시대는 황금과 총으로 거침없이 나아간 이들만 존재한 시대가 아니다. 광야에 가까운 땅을 밟는 이들의 신발 밑창이 진흙탕뿐 아니라 어떤 이들의 삶까지 짓밟는 시대였다. 기존 서부극에서는 진흙탕보다 크지 않은 존재감으로 그려지던 이들의 삶.
<퍼스트 카우>의 두 주인공 쿠키와 킹 루도 어쩌면 그런 존재들이다. 쿠키는 사냥꾼들과 함께 다니며 식사 담당을 맡고 있는데, 사냥에도 그들이 퍼붓는 폭력에도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덫을 놓아 동물을 사냥하기보다는 숲 속을 걸으며 버섯을 딸 때 전심으로 집중한 모습이고, 그때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러시아 강도들에게 쫓기던 초면의 킹 루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와줄 만큼 따뜻한 사람이다.
킹 루는 서부극에서는 드문 황인종의 얼굴을 하고 있다. 거기에도 중국인이 사냐는 질문에 "모두가 살지", 사실상 "아무나 다 살지"에 가까운 현답을 덤덤하게 던진다. 인종적으로도 홀로인데다 쫓기는 신세지만, 기회를 보아 영민하게 움직일 줄 알고 강단 있는 성격이다.
쿠키와 킹 루는 어느 마을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다. 킹 루는 생명의 은인이 된 쿠키를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 술을 나눠 마시고 묵묵히 집안일을 함께 돌보던 두 사람은 어느새 같이 지내게 된다. 그때 마을의 유지 팩터 대장은 제대로 된 티 타임을 갖겠다고 암소를 데려오고, 쿠키와 킹 루는 거기서 돈 벌 기회를 모색한다. 우유가 없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우유를 넣은 케이크라면 떼돈을 벌 수 있겠지. 두 사람은 밤에 몰래 우유를 짜 와서 반죽에 넣고 튀겨 튀김빵 같은 케이크를 만들어 판다. 꼬리가 길어져도 밟히지 않을 수 있을까?
의기투합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얼핏 야심차 보인다. 그러나 백인 남성들이 총 들고 싸우던 배경에서, 케이크를 만들어 파는 비주류 인종의 두 사람이니, (영화에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쿠키의 성은 '피고위츠'로 감독은 인터뷰에서 쿠키가 유대인임을 밝혔다.) 사실 그렇게 대단히 야심찬 이야기도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는 잔잔한 우정의 빛깔을 하고 풍광에 스며든다.
“새에게는 둥지, 거미에게는 거미줄, 인간에게는 우정”이라는, 영화 시작 시 나온 윌리엄 블레이크의 구절은 이들의 행동 곳곳에서 묻어난다. 인간에게는 우정이야말로 집이 되어준다는 포근한 구절은 쿠키와 킹 루의 관계뿐 아니라, 쿠키와 젖소 사이에도 존재한다. 사람에게 말을 걸듯 소에게도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감정을 전하는 쿠키의 다정한 눈은 소의 그것과 닮아 있다.
게다가 영화 중간중간 비춰지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모습은 착취나 왜곡 없이 잔잔하기만 하다. 말간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어린아이부터 덩치 큰 팩터 대장의 집사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이야기 진행을 위한 도구가 아닌, 그 땅의 거주자로.
“런던의 맛”과 “파리의 유행”에 곁눈질하며 몸만 여기 있는 ‘나으리’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이들이 사람을 보는 시선은 딱 두 가지다. 상위의 사람이라면 정치의 상대고, 하위의 사람이라면 그저 당연히 착취할 수 있는 노동력이다. 모두 제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것이다.
돈을 추구하는 것은 킹 루나 쿠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타인의 자리까지 빼앗으며 돈을 추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나으리’들은 총과 칼로 황야를 “개척”하고 그 자리에 당연하다는 듯이 군림한다. 팩터 대장의 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도 이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앉은 계층도가 층층 드러난다.
소를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런던에서처럼 티 타임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우유 맛이 그리워서 소를 들여왔지만 팩터 대장에게 그 소는 혈통의 산물이다. 무슨 혈통과 무슨 혈통을 교배한, 우수한 소. 소의 본질은 바라보고 있지 않다. 킹 루나 쿠키, 잠깐씩 등장한 인디언들처럼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보는 눈은 이들에게 없다.
무법자outlaw만이 악당은 아니다. 치안이 불안한 서부극의 세계에서 법망을 어그러뜨리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자들만이 악당은 아니다. 때로 악당은 가장 견고한 치안의 얼굴, 가장 단정한 법망의 얼굴을 하고 올 수도 있다. 이분법적으로 선악을 분류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서부극의 세계에서 배제되던 인물들이 둥실 떠올라 있는 이 영화를 보다 보면 현실의 서부세계에서 과오를 저지른 얼굴들이 떠오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토해냈던 마음처럼, 어디선가는 토해져야 할 마음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이 마음을 그저 서부 백인 남성들의 것만으로 치부하고 마음 편하게 다리 뻗을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동물을 혈통으로 이름 붙이는 데 익숙해진 현대인으로서, 19세기 서부극에서 동시대의 무언가를 본다. 이들이 총과 칼로 이룬 “당신들의 천국” 한구석에 나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당신들의 천국은, 누군가가 바람처럼 가만히 존재하던 자리를 짓누르고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꿈꾸던 이들이 잠자는 위에 쌓아 올린 것인지 모른다. 발끝을 내려다 본다. 내 디딘 발 아래에는 무엇이 묻혀 있는가.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하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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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A to Z를 알아보자
-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밖에 즐길 수 없었던 영화인들의 축제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그 장소를 옮깁니다. 2022년 4월 28일(목) 개막하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말이죠.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영화제다운 영화제가 열리는 것이 이로써 3년 만입니다. 오랜만의 영화 축제 소식에 개막식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 소식을 알렸습니다. 전주에 모일 영화인과 관객, 두 집단의 행복한 교감을 앞두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A to Z입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프레스로 참석합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2년 4월 28일(목)부터 5월 7일(토)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합니다.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After Yang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으로 축제의 포문을 엽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애프터 양>은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양'과 그를 소유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파친코>를 연출하며 한국에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코고나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죠.Book전주국제영화제는 책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를 잡지 형식으로 엮은 <J 매거진>,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영화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를 추모하는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 등 6종의 출판물을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굿즈샵과 각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합니다. 영화제 기간에는 전주 시내 서점과 카페에서도 구입 가능하답니다.Cinema, dam따스한 봄 햇살이 쏟아질 야외무대에서는 영화인과 관객이 만나는 '시네마, 담' 이벤트가 열립니다. 전주라운지에 위치한 토크스테이지에서 4월 29일(금)부터 사흘간 무료로 영화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정은 배우 주연의 <오마주>를 시작으로 전 상영 회차가 초고속 매진된 <윤시내가 사라졌다>까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Dome전주 돔이 3년 만에 문을 엽니다. 전주 돔은 2017년부터 영화제의 마스코트로서 주요 행사들을 담당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두 번의 영화제에서 운영되지 않았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는 3년 만에 전주 돔의 문을 연 만큼, 개・폐막식 외에도 다양한 전주 돔 이벤트를 구성하며 축제다운 축제를 개최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E-screening전주에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염려 마세요. 팬데믹 이후, 국내 영화제 최초 온라인 상영을 도입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온라인 상영을 이어갑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24시간 불 꺼지지 않는 영화제 전용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의 절반이 넘는 112편(해외 69편, 국내 43편)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Frontline급진적인 주제, 파격적인 도전정신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프론트라인’ 세션이야말로 진정 ‘영화제스러운’ 세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프론트라인’ 세션에서는 작년보다 2편 늘어난 12편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의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들이 서 있던 곳에서>부터 공상 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해왕성 로맨스>까지, ‘프론트라인’ 세션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감상해보세요.Guest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게스트로 참여합니다. 국내에서는 임권택 감독, 이창동 감독, 공승연 배우, 권해효 배우, 나문희 배우, 송새벽 배우 등이 참석하고, 해외에서도 약 60명의 게스트가 내한해 축제를 빛낼 예정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별 게스트 참석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Have A Nice Day공연기획사 민트페이퍼와 전주국제영화제가 손을 잡고 5월 5일(목)부터 이틀간 음악 페스티벌 ‘Have A Nice Day’를 엽니다. 5월 5일(목)에는 10CM, 소란, 스텔라 장 등이, 5월 6일(금)에는 김필, 선우정아, 홍이삭 등의 가수가 무대에 섭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장에서 뜨거운 공연의 열기를 즐겨보세요.Identity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색다른 아트 디자인의 페스티벌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는데요. 올해의 아이덴티티는 과감한 색상과 도형 표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전주의 알파벳 ‘J’와 개최 횟수인 ‘23’을 다방면의 삼각형으로 형상화했죠. 김광철 아트디렉터에 따르면, "삼각 도형은 영화 장치인 영사기가 공간에 투사하는 빛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전주 영화의거리에서 이 포스터를 만나면 반갑게 기념사진 한 장 어떠신가요?Judge심사위원들이 오프라인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것도 3년 만입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는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박하선 배우, 주진숙 중앙대 명예교수 등이, 해외에서는 안드레이 터너세스쿠 빌뉴스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클라리사 나바스 감독 등이 자리합니다.K-sound한국영화의 음향을 책임지는 사운드 마스터들도 전주를 찾습니다. 사운드 마스터가 선정한 영화를 관람한 후, 관객에게 영화 음향에 관한 노하우와 경험들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4월 30일(금)에는 <2차 송환> 상영 후 포용수 사운드 슈퍼바이저의 클래스가, 5월 1일(토)에는 <스윙키즈> 상영 후 김준석 음악 감독의 클래스가 진행됩니다.Lee Chang-dong이창동 감독의 삶과 영화를 돌아보는 특별전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션 중 하나입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오아시스>를 포함한 이창동 감독 영화 8편이 상영되며,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생생함을 더한 <박하사탕>이 4K 화질로 공개됩니다.Movie이번 영화제에서 감상 가능한 상영작은 총 217편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든 상영작을 검색해보세요.New4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심장소리>가 전 세계 최초로 전주에서 상영됩니다. <심장소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누구보다 먼저 만나보세요.Opening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4월 28일(목)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개막식은 유려한 말솜씨의 장현성 배우와 유인나 배우의 사회로 막을 엽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랜만에 문을 연 전주 돔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춘 재미있는 개막식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는데요. 개막식 티켓이 너무 빨리 매진돼 슬프시다고요? 개막식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될 뿐만 아니라, 개막식 티켓이 없어도 전주 돔 외부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지켜볼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Posters2015년부터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의 포스터 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립니다. 포스터 페스티벌은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를 100팀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포스터로 재해석해 전시하는 이벤트인데요. 영화제 내내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에서 볼 수 있으며, 온라인 전시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Quarantine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어도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인과 관객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주시 보건소, 호흡기 내과 전문의 등의 도움을 받아 자체 방역 자문단을 신설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자문단 회의 결과를 토대로 철저한 방역 계획을 수립했는데요. 즐거우면서도 안전한 축제를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Rights축제 기간 중 맞이하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동권리영화제 수상작인 단편영화 4편을 감상하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됩니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1996년작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을 4K 화질로 무료 상영하기도 한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Slogan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계속된다'입니다. 팬데믹이 잠시 관객을 주춤하게 했지만, 이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Theater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18개 상영관, 7만 5천 여석의 좌석에 관객을 맞이합니다. 전주 돔을 포함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전주고사, 씨네Q, 그리고 카페 비오브에서 상영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Ukraine day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영화제 이튿날인 4월 30일(금)을 우크라이나 데이로 지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데이에는 세르히 로즈니챠 감독의 <미스터 란즈베르기스>, 카테리나 호르노스타이 감독의 <스톱-젬리아> 등 우크라이나 감독의 작품을 연이어 상영합니다.Virtual영화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실천적 논의를 위해 2021년 출범한 전주컨퍼런스가 올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통칭하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을 주제로 개최됩니다. 전주컨퍼런스 2022는 5월 2일부터 이틀간 라한호텔 전주 온고을홀에서 펼쳐집니다.World cinema전주국제영화제의 중추라고 불리는 '월드시네마' 세션에서는 총 23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글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메디 메클라’의 실화를 소재로 한 <아르튀르 람보>부터 이란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낸 <길 위의 가족>까지, 전 세계 각국의 매력적인 영화를 전주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X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상영관 운영 수칙을 철저히 따르며 매너 있게 축제를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꼭 지켜야 할 사항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항을 꼼꼼히 확인해보세요.Yeon Sang-ho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영화인 한 명이 직접 상영작을 고르는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세션.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연상호 감독입니다. <부산행>, <돼지의 왕> 등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넘나들며 관객을 사로잡은 연상호 감독은 요즘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장르 영화를 3편을 상영작으로 골랐습니다.Zombie치명적인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국회의사당에서 나 홀로 살아남은 경비원의 이야기를 담은 <겟 더 헬 아웃>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이 작품을 포함해 <그레타 툰베리>,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애플> 등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7편의 작품은 넷플릭스, 왓챠 등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서 지금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비록 전주국제영화제의 현장감은 즐길 수 없겠지만,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을 방 안에서 감상하는 재미를 누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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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12월 3주 개봉영화!
아바타: 물의길 Avatar: The Way of Water , 2022
아바타 13년 만에 돌아오다!
2009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바타'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을 합니다.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데요 로맨스에서 가족,
더 나아가 부족 간의 이야기로 세계관을 넓히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펼쳐낼 예정입니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영화 산업에 새로운 역사를 쓴 제임스 카메론 감독!
수중 세계의 다채로운 비주얼을 큰 스크린에 펼쳐내는 또 한번의 신드롬!
이번주 추천영화 "아바타: 물의길" 입니다.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2022
대한민국 No.1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세 번째 극장판!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는 다른 평행세계로 사라진 '두리'와 '금비'를 찾고,
새로운 악당 '어나더'의 계획을 막기 위한 '하리'와 '신비', '강림', 그리고
차원도깨비 '키비'의 다이내믹한 모험을 그린 오싹 판타지 어드벤처입니다.
2020년 4월부터 '신비아파트'의 세 번째 극장판 기획을 시작했던 제작진은
약 2년 8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된 무대가 되었던 '신비아파트'를 벗어나 7개의 세계로 이루어진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
7개의 평행세계에 각각 존재하는 '하리'와 '두리' 캐릭터는 얼굴을 똑같지만
성격도, 스타일도 전혀 다른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국내에서 제작된 유일무이한 호러 애니메이션!
이번주 추천영화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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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메이징한 에이미의 자아발견, 영화 <나를 찾아줘>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Gone Girl>이라는 원제보다 <나를 찾아줘>라는 한글판 제목이 마음에 드는 영화. 소녀는 사라진 게 아니라 숨바꼭질을 한 것뿐이다. 그녀와의 숨바꼭질은 뒷통수를 후려 맞는 얼얼하고 살벌한 게임이다. 우아하고 아름답고 닮고 싶은 에이미. 뽀로로가 아이들의 대통령이라면 에이미는 아이들의 여왕이다. 그녀를 롤모델로 한 동화 속 캐릭터 ‘에이미’는 흠 잡을 것 없이 완벽하다. 실제 에이미는 실수도 하고 불행할 때도 있지만 동화 속 에이미는 늘 행복하고 당당하다. 에이미는 자기 자신과 늘 비교당하고 싸워야 하는 기구한 숙명의 소유자다.
그러던 그녀가 만난 남편 닉. 처음에는 우린 다를 거라는 환상을 안고 시작한 결혼 생활은 5년 만에 파국이다. 그녀는 그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동네로 이사와 혼자 내동댕이쳐졌다. 남편은 자신을 유혹하던 똑같은 방법으로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고 백수가 되었다. 거짓말쟁이. 게으른 욕망덩어리. 그녀는 실망스러운 남편을 보고 결심한다. 자신을 이렇게 불행하게 만든 남편에게 복수하겠다고. 그냥 이혼에 합의하는 건 시시하다. 에이미는 숨어버린다. 닉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할 계획을 움켜쥐고서.
통쾌한 복수냐 묻는다면 물론이다. 지나치게 통쾌해서 말을 잃을 수도. 그녀는 타고난 연기자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진정한 에이미만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알고 상대에 맞춰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닉에겐 우아하고 쿨한 여자로, 옆집 사람에겐 외롭고 불쌍한 여자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제자와 한눈을 판 남편이 한심해 그녀에게 연민이 생겼던 건 쓸데없는 사족같이 느껴진다. 그마저도 그녀의 계획인 것 같아서 혼란스럽고 심리적 거리가 멀어진다.
실종부터 귀환까지 치밀하다. 대충 지운 핏자국. 뭔가 어설픈 사건현장과 진실과 허구가 고루 섞인 일기장. 내용은 볼 수 있게 미디엄 레어로 태운다. 임신한 것으로 속이고 심지어 자신이 자살함하는 엔딩까지. 남편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사형시키려는 담대한 계획이었다. 모든 것이 그녀의 남편을 폭력적이며 부도덕한 살인자라고 믿게 만들기 충분했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유연하게 계획은 바뀐다. 예상외로 들고 온 돈을 잃게 되자 자신을 믿고 있는 남자와 만난다. 놀랍게도 그 남자를 납치·강간범으로 보이게 만들고 죽인다. 아마도 닉 대신 그와 함께 하는 걸 생각해보긴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그가 좋아하는 건 '그의 에이미'이다. 날씬하고 탄탄한 몸에 예의와 격식을 차리며 지루한 이야기를 교양있게 이야기하는 살아있는 환상. 은근히 그녀를 구속하고 집착하는 골치아픈 사람. 그녀를 구해준 대가는 그녀의 몸과 마음을 모두 얻는 것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는 그녀의 남자보다는 긴 실종을 합리화할 범인 역으로 더 적합하다. 수정된 계획대로 그녀는 피해자로 성공적으로 귀환하고 수많은 환호를 받는다. 그녀의 실체를 알게 된 소수의 사람들은 입도 뻥끗할 수가 없다. 남편은 그녀에게서 벗어나려 하고 형사는 맹점을 지적하려고 하지만 쉽게 제지당한다. 그녀는 자신을 버리는 이들을 나락으로 끌고 내려갈 패 정도는 준비하고 있다.
영화 제목은 이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사라진 건 소녀가 아니라 소녀가 필요한 타인의 관심. 찾아달라고 한 건 그녀의 몸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그녀의 모습이다. 아, 이제야 그녀가 보인다. 그녀는 늘 사람에 목마른 순수하고 전략적인 존재다. 타인이 있어야 그녀가 빛나 보인다. 실제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믿는 것이 곧 그녀가 살아있는 세상이다. 사실은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 맞춰 주는게 질렸을지도 모른다. 쿨한 아내, 착하고 예쁜 딸 같은 역할도 하루 이틀이다. 왜 아무도 자신이 남들에게 해주는 것을 자신을 위해 해주지 않는가? 의뭉스러운 불만이 터져버린 것이다. 이제는 자신에게 맞춰줄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녀는 그래서 남편에게 돌아왔다. 자신이 모자란 것을 반성하고 ‘그녀가 원하는 남자가 되겠다’는 그의 거짓말 한 마디에.
행복해 보인다. 실종된 줄 알았던 에이미는 그녀를 기다리는 남편의 품으로 돌아왔다. 감동스럽다. 이런 드라마같은 일이! 그러나 서로 다 아는 아는 마당에 피차 거짓말은 하지 말자. 현실은 불행한 쇼윈도 부부에 불과하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째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나아졌다. 에이미는 생기가 넘치는 ‘어메이징 에이미’로 재도약했다. 닉은 백수를 벗어나 돈방석에 올랐다. 진실은 상관없이 그를 잘근잘근 씹고 뭉크러뜨린 언론을 보고 자신도 몰랐던 연기력과 재기를 발견했으며, 적자에 고전하던 그의 바(어린 내연녀도 드나들던 문제의 술집)는 체인점까지 냈다.
얼른 꿀떨어지는 표정 좀 지어봐
돌아가는 걸 보니 세상 참 재밌다. 에이미가 왜 이러는지도 이해가 갈 정도다. 그러니까 적어도 이쪽은 손해 보는 게 없다. 사람들은 늘 재미있고 자극적이고, 자신들은 할 수 없는 이야깃거리가 필요하다. 현실 속의 환상. 그녀에겐 오랜만의 실력발휘. 예전엔 사람을 성폭행범으로 매장시키고 이번엔 어쩌다보니 죽이긴 했지만 뭐 어떤가? 그녀도 처음부터 죽이려던 건 아니었고 이야기를 아귀가 맞게 만들다 보니 이게 최선이었을 뿐이다. 그녀는 개연성과 설득력, 작품성을 놓치지 않는 스토리텔러이자 배우, 감독, 연출가니까. 어쨌든 그녀는 돌아왔고 그는 반성했다. 재밌었잖나. 에이미는 자유로워 보인다. 혼자선 우위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판을 흔들고 뒤집어도 재미가 없다.
비포 앤 애프터
그러나 그건 헛웃음을 지으며 하는 해석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세 장면이 도통 지워지지 않는다. 처음 닉 위에 누운 채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에이미. 마지막에 똑같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는 에이미. 그녀가 피해자로 무사히 돌아오기 위해 다른 남자의 몸에 올라타 피칠갑을 한 모습. 정당방위라 하기엔 너무나 철두철미하게 급소를 그은 커터칼과 처음부터 와인색인 것마냥 피로 깊게 젖어 달라붙은 흰 슬립. 그녀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그 남자에겐 황홀함과 함께 찾아오는 숨 막히는 충격적인 순간. 에이미가 두 번 닉을 살인자로 만들지 못하리란 법이 없다. 이제 신뢰는 0인 셈인데, 이쯤되면 역시 묻고 싶어진다. 흔하지 않은 부부 사이의 질문. 에이미, 무슨 생각해? 우리 어쩌다 이렇게 됐지? 우문이다. 에이미는 이제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생각한다. '나'를 찾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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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의 속도 후기/일본의 오제 국립공원/봇카의 일상/ 개입하지 않아서 더 진솔한 영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다큐멘터리
영화직관하는남자 영직남의 "행복의 속도"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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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2] 사진과 CC 부부에게 영상이란? 📸 (with. 김수연&고중철 감독)
🎙️ Episode 2. 사진작가 김수연&고중철 편 00:00 인트로 03:10 프라이의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사진작가론 12:38 에그의 사진작가론 16:02 영상과 사진의 차이 22:43 에그의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 23:44 시와 사진의 상관관계 & 시에 대한 이야기 28:17 소통으로써의 예술 31:48 영상 일을 하게 된 계기 37:24 솔직한 감정이란? 45:22 음악에 관한 이야기 51:34 아기들은 왜 동요를 좋아할까? 54:48 힙한(!) 가족사진 57:07 사진에 찍힌다는 것 1:07:06 어떤 영상 일을 하시는지? 1:08:20 일을 대하는 태도 1 1:11:09 표현에 대한 니즈는 어떻게 채우는지? 1:19:19 사진에 집중하고 싶은 이유 1:20:59 영화 추천 'La jetee' 1:23:40 마무리, 앞으로의 각오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김수연&고중철 감독 📍instagram @xssu_ @koko.graphy 📍작업 계정 instagram @thatsmywhere_ ◾️ 따옴표 필름 📍 instagram @ddaompyo.film 📍 YouTube @ddaompyofilm 📍 ddaompyofi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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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폭군> 티저 예고편
차지할 것인가, 제거할 것인가 마지막 샘플을 향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 [신세계] [마녀] 박훈정 감독 작품 [폭군] 8월 14일 디즈니+ 단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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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우리 함께 아웃백으로!>공식 예고편
이번 연말, 추격전이 시작된다! '프리티 보이'라는 유명 코알라와 함께, 치명적인(?) 동물들이 호주 야생동물 공원에서 달아나 아웃백으로 돌아가는 대장정에 오른다. 위험할 정도로 귀여운 녀석들의 탈출기를 만나보자. 아일라 피셔, 팀 민친, 에릭 바나, 가이 피어스, 미란다 탭슬, 앵거스 임리, 키스 어번, 아이슬린 데르베스, 재키 위버가 출연하는 가족 코미디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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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보낼 순 없어! 넷플릭스 5월 종료작 5
여러분! 어린이날, 어버이날 잘 보내셨나요?
지금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진출 임박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가 한국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는 OTT 시장에서 과연 디즈니 플러스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요?
5월엔 넷플릭스에 흥미로운 영화들이 많이 공개되는 반면,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들도 종료 예정이라고 합니다. :( 종료 예정작으로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여러분들의 시간을 아껴드리기 위해서 씨네랩이 재밌는 영화들로만 선정했습니다.
1.마 Ma (2019) - 테이트 테일러
2021.05.30 종료 예정
" 10대 청소년인 ‘매기’(다이애나 실버스)는 마트 앞에서 술을 대신 구매해줄 어른을 찾던 중, 우연히 ‘수 앤’(옥타비아 스펜서)과 조우하게 된다. 처음에는 ‘매기’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던 ‘수 앤’이지만
‘매기’의 친구 ‘앤디’(코리 포겔매니스)의 얼굴을 보자 돌변한 듯 마음을 바꾸고,
심지어 ‘매기’와 친구들이 안전하게 놀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지하실을 빌려주기까지 한다. 아낌없이 친절을 베푸는 ‘수 앤’에게 마음을 연 ‘매기’와 친구들은
그녀를 ‘마(이모)’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가까워지지만,
점차 아이들과의 관계에 집착하기 시작하는 ‘수 앤’에게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
<마> synopsis포스터부터 강렬함이 느껴지는 영화 <마>는 옥타비아 스펜서 주연의 공포/스릴러 영화입니다. 2019년도 북미에서 개봉하여 핫한 반응을 이끌었지만,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국내 개봉은 아쉽게도 하지 않았는데요. '호러 공장'이라고 불리는 블룸 하우스에서 제작한 영화인 만큼, 스릴러 공포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2. 폭스 캐처 Foxcatcher (2014) - 베넷 밀러
2021.05.30 종료 예정
"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영웅인 친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변변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미국 굴지 재벌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자신의 레슬링 팀, ‘폭스 캐처’에 합류해 달라고 제안한다. 선수로서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한 마크는 생애 처음으로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폭스캐처 팀에 합류하고 존 듀폰을 코치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기이한 성격을 지닌 존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고 존이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새롭게 초청하면서 세 사람은 전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폭스캐처> synopsis2014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베넷 밀러의 영화 <폭스캐처>는 미국에 실제 있었던 '존 듀폰 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스릴러 영화입니다. 감독 특유의 캐릭터 분석/관찰 능력과,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그리고 마크 러팔로 세 배우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명작]이라는 많은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베넷 밀러 감독의 <머니볼>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영화 <폭스캐처> 추천드립니다.
3. 미트 페어런츠 Meet the Parents (2000) - 제이 로치
2021.05.31 종료 예정
" 남자 간호사 그렉 포커(벤 스틸러 분)는 애인인 팜(테리 폴로 분)에게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마음을 전하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려 프로포즈는 수포로 돌아가는데, 그 전화는 바로 팜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이었다. 그 순간 그렉은 팜과의 결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무서운 아버지 잭 바이런(로버트 드니로 분)에게 승낙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이 승낙을 팜의 여동생 결혼식 때 참석하여 받을 것이라 다짐하고 그녀의 고향인 뉴욕으로 향한다. 하지만 전 CIA 심리분석가이자 일명 '걸어 다니는 거짓말 탐색기'인 잭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
<미트 페어런츠> synopsis영화 <미트 페어런츠>는 로버트 드니로 를 보려다가 영화 관람이 끝나면 결국 벤 스틸러에게 입덕 하게 된다는 영화입니다. 가끔은 머리를 비우고 생각 없이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죠? 소소한 웃음으로 영화를 가득 채운 영화 <미트 페어런츠> , 가벼운 코미디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4. 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 스티븐 스필버그
2021.05.31 종료 예정
" 레이 페리어(톰 크루즈 분)는 이혼한 항만 근로자로 아무런 희망 없이 매일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주말, 그의 전 부인(미란다 오토 분)은 아들 로비(저스틴 채트윈 분)와 어린 딸 레이첼 (다코타 패닝 분)과 주말을 보내라고 레이에게 맡긴그리곤 얼마 안 있어 강력한 번개가 내리친다. 커다랗고 다리가 셋 달린 정체 불명의 괴물이 땅속 깊은 곳에서 나타나 사람들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레이는 그의 아이들을 이 무자비한 새로운 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급히 피난을 떠나, 파괴되고 황폐해진 도시를 가로지르는 여정에 오른다. 거기서 그들은 침략자들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피난민들을 만나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어디로 가든지 안전한 곳은 없고, 피난처도 없다. 단지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겠다는 레이의 확고한 의지만 존재 할 뿐인데....."
<우주전쟁> synopsis스티븐 스필버그 + 톰 크루즈 조합으로 흥행 안 할 수가 없는 조합인 영화 <우주전쟁>은 2005년 개봉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영화입니다. SF, 우주, 외계인 이 세 키워드 중 좋아하는 키워드가 하나라도 있다면 영화 <우주전쟁>을 추천들입니다.
5. 잭 리처 Jack Reacher (2012) - 크리스토퍼 맥쿼리
2021.05.31 종료 예정
" 현장의 모든 증거들이 한 남자를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긴다.
전직 군 수사관 출신이지만 실제 정체를 아는 이는 누구도 없는 의문의 남자 ‘잭 리처’.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는 모든 정황이 완벽해 보이는 사건에 의문을 품고
홀로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나서는데…!
법의 한계를 넘어선 자, ‘잭 리처’
이제 그의 심판이 시작된다! "
<잭 리처> synopsis톰 크루즈의 액션 영화 <잭 리처>는 액션 영화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맡은 영화로, 원작 소설 '원샷'의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관객들에게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죠. 그러나 '액션'을 주로 홍보했던 거에 비해, 막상 영화는 액션보다는 추리극에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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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념의 화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전쟁 댄스 영화
도경수가 나와서 탭댄스를 춘다! 이 한 가지 정보만 알고 보러 간 영화 <스윙키즈>. 영화관에서 가서야 한국전쟁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고, 도경수의 연기력이 정말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스윙키즈> 시놉시스
“여기서 댄스단 하나 만들어 보는 거 어때? 포로들로”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내 최고 트러블메이커 로기수, 무려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 반전 댄스실력 갖춘 영양실조 춤꾼 샤오팡, 그리고 이들의 리더,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까지.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스윙키즈!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스윙키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다 죽다니!
아니 이렇게 꼭 다 죽여야만 했을까? 영화 결말을 보면서 동공지진이 났다. 영화기에 조금 판타지스럽게 성공적으로 공연도 하러 다니고, 환호도 받고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영화에서만이라도 좀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친구와 함께 영화 <스윙키즈>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내내 너무나도 안타까워 했다.하지만 인과관계로 보자면 단순히 댄스단으로 보여주기용이었고, 댄스단이 또 다른 반란의 계기로 이용될 바에는 싹을 잘라내버리는 것이 통솔자의 생각인 것이고, 깊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화합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도 다 죽는 게 맞는 설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었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찰떡이었던 영화 <스윙키즈>
영화 스토리상 이념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지만 영화 <스윙키즈>는 충분히 웃을 수 있었던 유머러스한 작품이었다. 초반 웃음을 담당한 아내 찾는 병삼씨와 뚱둥한 데 영양실조인 중국 댄서, 그리고 4개국어 능통녀 양판례와 트러블메이커 로기수까지 모두 찰떡같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었다. 캐릭터가 배우와 정말 잘 어울려서 몰입해서 보다 보니 캐릭터가 더욱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지 않았나 싶다.
매력적인 탭댄스와 그 위의 가치 이데올로기
탭댄스 자체로만 보면 영화 <스윙키즈>는 탭댄스의 매력을 정말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저 영화를 보기만 했을 뿐인데 영화가 끝나고 다리가 아플 정도였으니 말이다. 춤은 배우가 췄는데 왜 내 다리가 아팠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영화 초반 탭댄스가 화합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대표되는 이데올로기 틈새에서 그 이념은 잊어버리고 그저 춤이 좋아서 춤을 출 때만큼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면서 영화에서만큼은 탭댄스가 이데올로기를 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탭댄스는 그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주의의 해체를 의미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스윙키즈 멤버들을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죽이는 것을 보면서 최상위의 가치가 이데올로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스윙키즈>는 생각보다 이념의대립이 크게 등장해서 놀랐고, 주인공들이 다 죽어서 또 놀랐고, 영화가 끝나고 눈만 움직였을 뿐인데 다리가 아파서 더 놀랐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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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의 천국은
자유와 번영의 나라가 반듯하게 서 있는 곳. 이곳은 불과 몇 백 년 전까지 황량한 땅이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온 이들 바로 뒤에는 경제적 자유를 찾아온 이들이 있었다. 미국은 그렇게 태어났다. 다른 모든 건국처럼 이 건국에도 명과 암이 있었다.
자유와 금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는 명암 모두 강렬했다. 역사책뿐 아니라 영화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서부의 휑한 땅에 있는 마을, 주로 보안관으로 묘사되는 총잡이 히어로, 문제를 일으키는 무법자, 풀이 굴러가는 벌판에서의 결투,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여유롭게 휘파람을 불거나 술잔을 들이키거나 석양 너머로 떠나는 히어로…
역사는 흘러가고 영화도 그렇다. 카우보이나 보안관이 총을 쥐고 나서는 서부극은 이미 클리셰가 되다 못해 비틀고 뒤집는 것조차 유형화되었다. 서부극에서 새로운 것이 더 나올 수 있을까 싶지만, 서부극의 영향은 여전히 어딘가에서 점점이, 새로이 흐르고 있다. 서부극의 장르적 재미를 영화사에서 제할 수는 없지만, 서부 개척시대 자체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아지는 이들의 눈에는 반가운 흐름이다. <노매드랜드>나 <미나리>에서 서부극의 냄새를 (기존 서부극에서라면 절대 등장하지 못했을 이들의 얼굴이기에 더욱) 신선하게 맡을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서부극이라는 장르에 부드러운 우유를 붓는 <퍼스트 카우>를 만난다.
영화는 서부 개척시대를 정면으로 마주본다. 하지만 여기에 낭만의 색깔은 한 겹 사라져 있다. 서부 개척시대는 황금과 총으로 거침없이 나아간 이들만 존재한 시대가 아니다. 광야에 가까운 땅을 밟는 이들의 신발 밑창이 진흙탕뿐 아니라 어떤 이들의 삶까지 짓밟는 시대였다. 기존 서부극에서는 진흙탕보다 크지 않은 존재감으로 그려지던 이들의 삶.
<퍼스트 카우>의 두 주인공 쿠키와 킹 루도 어쩌면 그런 존재들이다. 쿠키는 사냥꾼들과 함께 다니며 식사 담당을 맡고 있는데, 사냥에도 그들이 퍼붓는 폭력에도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덫을 놓아 동물을 사냥하기보다는 숲 속을 걸으며 버섯을 딸 때 전심으로 집중한 모습이고, 그때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러시아 강도들에게 쫓기던 초면의 킹 루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와줄 만큼 따뜻한 사람이다.
킹 루는 서부극에서는 드문 황인종의 얼굴을 하고 있다. 거기에도 중국인이 사냐는 질문에 "모두가 살지", 사실상 "아무나 다 살지"에 가까운 현답을 덤덤하게 던진다. 인종적으로도 홀로인데다 쫓기는 신세지만, 기회를 보아 영민하게 움직일 줄 알고 강단 있는 성격이다.
쿠키와 킹 루는 어느 마을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다. 킹 루는 생명의 은인이 된 쿠키를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 술을 나눠 마시고 묵묵히 집안일을 함께 돌보던 두 사람은 어느새 같이 지내게 된다. 그때 마을의 유지 팩터 대장은 제대로 된 티 타임을 갖겠다고 암소를 데려오고, 쿠키와 킹 루는 거기서 돈 벌 기회를 모색한다. 우유가 없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우유를 넣은 케이크라면 떼돈을 벌 수 있겠지. 두 사람은 밤에 몰래 우유를 짜 와서 반죽에 넣고 튀겨 튀김빵 같은 케이크를 만들어 판다. 꼬리가 길어져도 밟히지 않을 수 있을까?
의기투합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얼핏 야심차 보인다. 그러나 백인 남성들이 총 들고 싸우던 배경에서, 케이크를 만들어 파는 비주류 인종의 두 사람이니, (영화에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쿠키의 성은 '피고위츠'로 감독은 인터뷰에서 쿠키가 유대인임을 밝혔다.) 사실 그렇게 대단히 야심찬 이야기도 아니다. 게다가 이야기는 잔잔한 우정의 빛깔을 하고 풍광에 스며든다.
“새에게는 둥지, 거미에게는 거미줄, 인간에게는 우정”이라는, 영화 시작 시 나온 윌리엄 블레이크의 구절은 이들의 행동 곳곳에서 묻어난다. 인간에게는 우정이야말로 집이 되어준다는 포근한 구절은 쿠키와 킹 루의 관계뿐 아니라, 쿠키와 젖소 사이에도 존재한다. 사람에게 말을 걸듯 소에게도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감정을 전하는 쿠키의 다정한 눈은 소의 그것과 닮아 있다.
게다가 영화 중간중간 비춰지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모습은 착취나 왜곡 없이 잔잔하기만 하다. 말간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어린아이부터 덩치 큰 팩터 대장의 집사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이야기 진행을 위한 도구가 아닌, 그 땅의 거주자로.
“런던의 맛”과 “파리의 유행”에 곁눈질하며 몸만 여기 있는 ‘나으리’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이들이 사람을 보는 시선은 딱 두 가지다. 상위의 사람이라면 정치의 상대고, 하위의 사람이라면 그저 당연히 착취할 수 있는 노동력이다. 모두 제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것이다.
돈을 추구하는 것은 킹 루나 쿠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타인의 자리까지 빼앗으며 돈을 추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나으리’들은 총과 칼로 황야를 “개척”하고 그 자리에 당연하다는 듯이 군림한다. 팩터 대장의 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도 이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앉은 계층도가 층층 드러난다.
소를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런던에서처럼 티 타임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우유 맛이 그리워서 소를 들여왔지만 팩터 대장에게 그 소는 혈통의 산물이다. 무슨 혈통과 무슨 혈통을 교배한, 우수한 소. 소의 본질은 바라보고 있지 않다. 킹 루나 쿠키, 잠깐씩 등장한 인디언들처럼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보는 눈은 이들에게 없다.
무법자outlaw만이 악당은 아니다. 치안이 불안한 서부극의 세계에서 법망을 어그러뜨리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자들만이 악당은 아니다. 때로 악당은 가장 견고한 치안의 얼굴, 가장 단정한 법망의 얼굴을 하고 올 수도 있다. 이분법적으로 선악을 분류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서부극의 세계에서 배제되던 인물들이 둥실 떠올라 있는 이 영화를 보다 보면 현실의 서부세계에서 과오를 저지른 얼굴들이 떠오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토해냈던 마음처럼, 어디선가는 토해져야 할 마음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이 마음을 그저 서부 백인 남성들의 것만으로 치부하고 마음 편하게 다리 뻗을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동물을 혈통으로 이름 붙이는 데 익숙해진 현대인으로서, 19세기 서부극에서 동시대의 무언가를 본다. 이들이 총과 칼로 이룬 “당신들의 천국” 한구석에 나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당신들의 천국은, 누군가가 바람처럼 가만히 존재하던 자리를 짓누르고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꿈꾸던 이들이 잠자는 위에 쌓아 올린 것인지 모른다. 발끝을 내려다 본다. 내 디딘 발 아래에는 무엇이 묻혀 있는가.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하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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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A to Z를 알아보자
-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밖에 즐길 수 없었던 영화인들의 축제가 다시 오프라인으로 그 장소를 옮깁니다. 2022년 4월 28일(목) 개막하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말이죠.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영화제다운 영화제가 열리는 것이 이로써 3년 만입니다. 오랜만의 영화 축제 소식에 개막식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 소식을 알렸습니다. 전주에 모일 영화인과 관객, 두 집단의 행복한 교감을 앞두고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볼거리, 즐길거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A to Z입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프레스로 참석합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2년 4월 28일(목)부터 5월 7일(토)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합니다.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After Yang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으로 축제의 포문을 엽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애프터 양>은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 '양'과 그를 소유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파친코>를 연출하며 한국에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코고나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죠.Book전주국제영화제는 책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를 잡지 형식으로 엮은 <J 매거진>,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영화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이태원 태흥영화사 전 대표를 추모하는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 등 6종의 출판물을 전주국제영화제 온라인 굿즈샵과 각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합니다. 영화제 기간에는 전주 시내 서점과 카페에서도 구입 가능하답니다.Cinema, dam따스한 봄 햇살이 쏟아질 야외무대에서는 영화인과 관객이 만나는 '시네마, 담' 이벤트가 열립니다. 전주라운지에 위치한 토크스테이지에서 4월 29일(금)부터 사흘간 무료로 영화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정은 배우 주연의 <오마주>를 시작으로 전 상영 회차가 초고속 매진된 <윤시내가 사라졌다>까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Dome전주 돔이 3년 만에 문을 엽니다. 전주 돔은 2017년부터 영화제의 마스코트로서 주요 행사들을 담당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두 번의 영화제에서 운영되지 않았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는 3년 만에 전주 돔의 문을 연 만큼, 개・폐막식 외에도 다양한 전주 돔 이벤트를 구성하며 축제다운 축제를 개최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E-screening전주에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염려 마세요. 팬데믹 이후, 국내 영화제 최초 온라인 상영을 도입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온라인 상영을 이어갑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은 24시간 불 꺼지지 않는 영화제 전용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의 절반이 넘는 112편(해외 69편, 국내 43편)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Frontline급진적인 주제, 파격적인 도전정신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프론트라인’ 세션이야말로 진정 ‘영화제스러운’ 세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프론트라인’ 세션에서는 작년보다 2편 늘어난 12편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의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들이 서 있던 곳에서>부터 공상 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해왕성 로맨스>까지, ‘프론트라인’ 세션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감상해보세요.Guest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게스트로 참여합니다. 국내에서는 임권택 감독, 이창동 감독, 공승연 배우, 권해효 배우, 나문희 배우, 송새벽 배우 등이 참석하고, 해외에서도 약 60명의 게스트가 내한해 축제를 빛낼 예정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별 게스트 참석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Have A Nice Day공연기획사 민트페이퍼와 전주국제영화제가 손을 잡고 5월 5일(목)부터 이틀간 음악 페스티벌 ‘Have A Nice Day’를 엽니다. 5월 5일(목)에는 10CM, 소란, 스텔라 장 등이, 5월 6일(금)에는 김필, 선우정아, 홍이삭 등의 가수가 무대에 섭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장에서 뜨거운 공연의 열기를 즐겨보세요.Identity전주국제영화제는 매년 색다른 아트 디자인의 페스티벌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는데요. 올해의 아이덴티티는 과감한 색상과 도형 표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전주의 알파벳 ‘J’와 개최 횟수인 ‘23’을 다방면의 삼각형으로 형상화했죠. 김광철 아트디렉터에 따르면, "삼각 도형은 영화 장치인 영사기가 공간에 투사하는 빛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전주 영화의거리에서 이 포스터를 만나면 반갑게 기념사진 한 장 어떠신가요?Judge심사위원들이 오프라인으로 심사를 진행하는 것도 3년 만입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는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의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박하선 배우, 주진숙 중앙대 명예교수 등이, 해외에서는 안드레이 터너세스쿠 빌뉴스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클라리사 나바스 감독 등이 자리합니다.K-sound한국영화의 음향을 책임지는 사운드 마스터들도 전주를 찾습니다. 사운드 마스터가 선정한 영화를 관람한 후, 관객에게 영화 음향에 관한 노하우와 경험들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4월 30일(금)에는 <2차 송환> 상영 후 포용수 사운드 슈퍼바이저의 클래스가, 5월 1일(토)에는 <스윙키즈> 상영 후 김준석 음악 감독의 클래스가 진행됩니다.Lee Chang-dong이창동 감독의 삶과 영화를 돌아보는 특별전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션 중 하나입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오아시스>를 포함한 이창동 감독 영화 8편이 상영되며,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생생함을 더한 <박하사탕>이 4K 화질로 공개됩니다.Movie이번 영화제에서 감상 가능한 상영작은 총 217편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든 상영작을 검색해보세요.New4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감독의 신작 <심장소리>가 전 세계 최초로 전주에서 상영됩니다. <심장소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을 누구보다 먼저 만나보세요.Opening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4월 28일(목)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개막식은 유려한 말솜씨의 장현성 배우와 유인나 배우의 사회로 막을 엽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랜만에 문을 연 전주 돔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춘 재미있는 개막식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는데요. 개막식 티켓이 너무 빨리 매진돼 슬프시다고요? 개막식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될 뿐만 아니라, 개막식 티켓이 없어도 전주 돔 외부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지켜볼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Posters2015년부터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의 포스터 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립니다. 포스터 페스티벌은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를 100팀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포스터로 재해석해 전시하는 이벤트인데요. 영화제 내내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에서 볼 수 있으며, 온라인 전시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Quarantine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어도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인과 관객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주시 보건소, 호흡기 내과 전문의 등의 도움을 받아 자체 방역 자문단을 신설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자문단 회의 결과를 토대로 철저한 방역 계획을 수립했는데요. 즐거우면서도 안전한 축제를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Rights축제 기간 중 맞이하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동권리영화제 수상작인 단편영화 4편을 감상하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됩니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1996년작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을 4K 화질로 무료 상영하기도 한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Slogan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계속된다'입니다. 팬데믹이 잠시 관객을 주춤하게 했지만, 이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Theater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18개 상영관, 7만 5천 여석의 좌석에 관객을 맞이합니다. 전주 돔을 포함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전주고사, 씨네Q, 그리고 카페 비오브에서 상영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Ukraine day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영화제 이튿날인 4월 30일(금)을 우크라이나 데이로 지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데이에는 세르히 로즈니챠 감독의 <미스터 란즈베르기스>, 카테리나 호르노스타이 감독의 <스톱-젬리아> 등 우크라이나 감독의 작품을 연이어 상영합니다.Virtual영화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실천적 논의를 위해 2021년 출범한 전주컨퍼런스가 올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통칭하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을 주제로 개최됩니다. 전주컨퍼런스 2022는 5월 2일부터 이틀간 라한호텔 전주 온고을홀에서 펼쳐집니다.World cinema전주국제영화제의 중추라고 불리는 '월드시네마' 세션에서는 총 23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글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메디 메클라’의 실화를 소재로 한 <아르튀르 람보>부터 이란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낸 <길 위의 가족>까지, 전 세계 각국의 매력적인 영화를 전주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X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상영관 운영 수칙을 철저히 따르며 매너 있게 축제를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꼭 지켜야 할 사항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항을 꼼꼼히 확인해보세요.Yeon Sang-ho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영화인 한 명이 직접 상영작을 고르는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세션.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연상호 감독입니다. <부산행>, <돼지의 왕> 등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넘나들며 관객을 사로잡은 연상호 감독은 요즘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장르 영화를 3편을 상영작으로 골랐습니다.Zombie치명적인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국회의사당에서 나 홀로 살아남은 경비원의 이야기를 담은 <겟 더 헬 아웃>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이 작품을 포함해 <그레타 툰베리>,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애플> 등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7편의 작품은 넷플릭스, 왓챠 등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서 지금 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비록 전주국제영화제의 현장감은 즐길 수 없겠지만,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을 방 안에서 감상하는 재미를 누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