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24 14:54:30
2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아쉬운 성적, 그러나 순위 유지는 성공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국내 누적 관객 수131만 명, 북미 누적 수익 약 1억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국내와 북미 모두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순위는 유지하였으나,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지난주와와 비교하여 수익이
약 68%가 하락해 우려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약 1억 8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더 몽키>는 <기생충>, <아노라>를 배급했던 네온의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작품으로,
<롱레그스>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즈 퍼킨스 감독의 신작입니다.
스티븐 킹의 1980년대 단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쌍둥이와 그들의 어린 시절 장난감인 원숭이가 사람들에게
죽음을 초래하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합니다. 작품의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다른 그의 작품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강조하며
"미친 듯이 독창적"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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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음속 우주, 그 황홀한 다채로움의 단면
7★/10★
러시아 출신의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그리고 그의 이름을 딴 파리 외곽의 허름한 가가린 아파트. 이곳에 흑인 청년 ‘유리’가 산다. 어릴 때부터 가가린 아파트에서 살아온 유리는 자연스레 우주 비행사를 꿈꾸었고, 아파트는 유리의 꿈과 현실을 동시에 지탱해주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그런 아파트가 안전 점검에서 기준에 미달해 철거가 결정된다. 사실 유리는 이전부터 친구와 함께 아파트를 수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안전 점검 평가 점수를 높여 가가린 아파트가 철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유리가 아무리 또래 청년들을 훌쩍 앞지르는 기술과 재능, 열정을 가졌더라도 가난한 흑인 청년이 아파트 철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리의 절친한 친구를 비롯하여 주민들은 하나둘씩 가가린 아파트를 떠난다. 유리도 어릴 때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그를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해, 슬픔 속에서도 잠깐이나마 기대를 품는다. 하지만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고, 유리는 철저히 혼자 남겨졌다. 그러나 유리는 좌절하지 않는다. 텅 빈 아파트에서 자신만의 우주선을 꾸민다. 철거를 결정한 사람들보다 가가린 아파트를 훨씬 더 잘 아는 유리가 만든 아지트는 비밀스럽고도 안락하게 유리의 삶과 꿈을 보듬는다.
유리가 구축한 자신만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우주선’은 유리뿐 아니라 다른 소외된 자들이 연결되는 장소로도 기능한다. 마약 판매상, 이주자 2세 여성 등 파리가 품지 못해 떠도는 자들이 유리의 우주선에서 관계 맺으며 국가와 사회 바깥의 삶의 가능성을 잠시나마 실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취약한 토대로 인해 늘 불안정하다. 결국 유리는 또다시 혼자가 된다.
끝내 허물어지고야 마는 아파트에서 유리가 그토록 간절히 지키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가가린 아파트에 살면서 우주 비행사라는 꿈을 키운 가난한 흑인 청년 유리는 그 추운 곳에서 홀로 남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유리가 창조한 세계를 영화로나마 엿본 자들은 어떻게 해야 또 다른 ‘유리의 우주선’이 사라지는 걸 막을 수 있을까…….
동명의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한 파니 라에타르와 제레미 트로윌은 굉장히 영리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유리의 세계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영화에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에서나 볼 법한 웅장한 음악과 장엄한 구도가 자주 등장한다. 허름한 가가린 아파트와 유리가 만든 우주선을 배경으로 말이다. 철거를 앞둔 아파트와 그곳에 사는 가난한 청년, 그리고 우주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하지만 〈가가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유리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에 진지했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무한한 시간과 만물을 포함하고 있는 끝없는 공간의 총체’라는 뜻의 우주는 저 먼 하늘에만 있지 않다. 유리가 그러하듯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우주를 품고 있다. 〈가가린〉은 그 황홀한 다채로움의 단면을 포착하여 보여준다. 유리의 우주선이 보낸 SOS 신호가 많은 사람의 마음에 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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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하는 모든 다큐들에게.
N년차 OTT 구독자로서,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다양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를 제일 좋아하는데, 항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볼 때 어딘가 아쉬운 몇 % 의 부분들을 마저 채워주는 느낌이다. 그동안 봐왔던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겠다.
1. 섹스토피아(2017)
원제_Liberated: The New Sexual Revolution
미국 대학생들의 성에 대한 인식과 문화의 민낯을 확실히 알려준 다큐. 감독이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나와서 대학교 봄방학을 즐기는 모습을 촬영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성에 대해 다소 개방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만남을 추구한다는 것에 사실 좀 많이 충격을 받았다. 이제는 '사랑'의 개념과는 많이 멀어진, 그저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 하루를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보내는 것이 다반사 된 그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사람을 한 인격이 있는 개체로 보지 않고, 그저 자신을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 보는 비정상적인 생각이 일반화되고 있다. SNS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에서 비추는 고정적인 여성과 남성의 역할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하게 되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하지 않을 법한 행동들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어딘가 씁쓸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바닷가에서 페스티벌을 즐기는 내내 그들은 남자들의 무차별적인 접촉을 피해 도망 다니기도 하고, 너무 대놓고 이상한 행동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맞서 대항하고, 당황해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에게 진정한 해방이란 외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고 과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몸을 되찾고 심적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이런 실상을 촬영하고 있던 시기, 해당 구역에서 집단 강간 사건이 일어나 큰 파장을 일으킨다. 오히려 피해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그 상황을 촬영하고 방관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크게 분노한다. 정말 점점 미친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 봤던 다큐멘터리 중에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은 작품이다.
2.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2019)
원제_Fyre
FYRE, 이 축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용두사미이다. 셀럽 모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축제인 양 홍보를 해놓고, 막상 초대받은 인플루언서들이 도착했을 때는 기본적인 주거시설조차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음악 페스티벌 하나를 준비하는데 드는 사람들의 노력과 수많은 비용을 한 사람의 무지와 우매함으로 인해 물거품으로 만든 최악의 비극적인 사건이다. 최근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솔직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고, 처음 균열을 발견했을 때에도 그저 강압적으로 축제만 진행하면 된다는 식으로 마구 밀어붙인 대표의 태도에 말을 잃게 된다.
직장인으로서 개인적으로 사건의 흐름보다는 이 페스티벌을 담당하게 된 수많은 직원들이 겪는 심적인 고통과 스트레스에 나도 모르게 이입하면서 보게 되었다. 마치 마감일이 다가왔는데도 기본적인 틀조차 무시한 채 그저 마무리만 하면 된다는 상사에게 시달리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심지어 급여 문제도 있어서 기존에 받기로 했던 금액조차도 받지 못하고 일을 진행해야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사건이 끝난 후 지금까지 트라우마와 심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 축제에 초대받은 인플루언서들에게는 정말 인생에 몇 없을 비극적인 일 중 하나였을 것이다. 최고급 숙박을 제공한다는 것과 엄청난 게스트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한껏 기대하고 도착한 곳은, 왠 짓다 만 텐트였던 것이다. 심지어 방수시설도 되어 있지 않아 물이 새고,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었다고 한다. 대표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기꾼인 게 분명하다. 제일 화가 나는 포인트는 이 모든 사건에 대한 판결 이후이다. 결국 이 대표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고, 지금은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제2의 Fyre 사기극을 준비할지도 모르는 법이다. 오히려 핵심 사건보다 그 이후의 근황을 보는 게 더 힘 빠지는 일인 것 같다.
3. 슈퍼맨 각성제(2018)
원제_Take Your Pills
각성제라고 불리는 '애더럴'을 포함한 약물들의 남용 사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 또한 고등학교 입시 생활을 할 때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적은 있지만, 각성제를 주기적으로 먹어본 기억은 없다. 이미 지나치게 경쟁을 하고 있지만, 일종의 부스터로 각성제라는 옵션을 추가하게 된 사회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런 것에서도 사회 구조가 드러나는 점이 흥미롭다. 고소득층의 자녀들은 여러 가지 과외를 받으면서 좋은 점수를 받을 기회가 비교적 많아지는데, 소득이 낮은 부모의 자녀들은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성적을 감당해내야 한다. 좋은 점수는 받고 싶은데, 자신이 없을 때에는 이런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이들의 인터뷰가 놀라웠다. 이 또한 어떻게 보면 부정행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또한 ADHD가 있는 아이들이 애더럴을 섭취하게 되면 집중력이 좀 더 좋아진다고 믿는 부모들도 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의 예술적 재능이 약을 통해서 더 잘 발현되었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약을 먹어야 하는 게 정말 싫었다고 말한다. 그 아이는 거의 10년간 약을 먹어왔는데, 실제로 이렇게 약에 의존하는 아이들의 수가 상당하다고 한다. 너무 어릴 때부터 약에 길들여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것보다는, 순간의 완화 효과 때문에 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제법 많은 것 같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애더럴은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증권사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먹는 약들 중 하나라고 한다. 대체 경쟁에서 이기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길래 다들 이렇게까지 하는지, 경각심까지 들게 한다. 심지어 어떤 제약회사에서는 업무 효율을 증가시켜주는 약을 개발 중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약으로까지 경쟁하는 시대라니, 다음엔 뭐가 될지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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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세상은 어둠이다. 삶은 절망이 가득하다. 해가 뜨는 것 같으면 저물고, 사랑을 할 것 같으면 이별이 찾아온다. 우주에는 생명보다 죽음이 보편적이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빛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그 광대한 어둠과 절망 그리고 죽음 앞에, 생명은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는 인간이 절망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몸부림치며 한줄기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가까운 미래의 지구는 환경 재앙이 닥친다. 식물 재배가 점점 불가능해져 옥수수만 남은 상태이고, 거대한 황사폭풍이 주기적으로 닥친다. 과학은 퇴보하는 중이며 인류는 당장 오늘 먹을 것을 걱정하는 처지다. 한마디로, 인류는 천천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옥수수 농장을 하고 있는 쿠퍼(매튜 맥커니히)는 한때 우주 비행사이자 엔지니어였다. 그는 인류의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중 그의 딸 머피(맥켄지 포이, 제시카 차스테인, 엘렌 버스틴)는 자신의 방 책장에서 책이 자꾸 떨어지는 현상에 의문을 갖는다. 할아버지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라고 했다지만, 쿠퍼는 딸에게 과학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그 현상을 주목한 머피와 쿠퍼는 숨겨져 있는 NASA기지로 가는 길을 알게 된다.
과학적인, 혹은 논리적인 사고가 흔히 인간적이지 않고 냉소적이며 사랑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야기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자연현상이나 거대한 힘 앞에서, 신이나 악마, 운명으로 여기며 순순히 무릎 꿇지 않고 그것을 과학적, 논리적으로 분석해 헤쳐나가려는 힘. 여기서는 그것을 희망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절망적인 상황으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진행될수록 더한 절망이 다가온다. 예기치 않은 이별, 죽음, 거짓, 희망일 줄 알았던 모든 것들은 절망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어두운 밤은 인간에게 소리친다. 이제 그만 절망을 순순히 받아들이라고. 거대한 자연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쿠퍼와 만 박사의 꾸물거림은 얼마나 생명이 하찮은지 알게 해 준다. 그 절정은 바로 가르강튀아라고 불리는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시간이 촉박한 인류에게 시간마저 빼앗아버린다. 그러나 그 절망들을, 어두운 밤을 쿠퍼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든 빛과 희망이 사라지는 곳 블랙홀. 그러나 그 절망마저도 인류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이용한다.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는, 한발 물러서서 멀리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길바닥에 붙어 있으면 길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차원을 한 단계 높여서 위에서 바라보면, 가로질러서 가는 길이 보이기 마련이다. 생각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 영화에서는 웜홀과 블랙홀이라는 극단적 물리현상을 절망이자 방법으로 보여줬지만, 생각해 보면 현실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의 시작에서, 쿠퍼와 그의 딸 머피, 아들 톰은 학교에 가다가 타이어가 펑크 난다. 둥근 타이어가 펑크 난 타이어(Flat Tire)가 되었다. 3차원이 2차원이 된다. 그러자 그들 머리 위로 주인을 잃은 드론이 날아다니는 걸 발견한다. 과학 기술이 점점 없어지고 제품이 사라져 가는 시대이니 만큼 그런 고성능 기기들은 아주 값진 것이다. 쿠퍼는 그 드론을 갖기 위해 펑크 난 타이어로 달려간다. 차는 1차원인 선 위(도로)를 달리지만, 드론은 3차원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쿠퍼는 드론을 쫓기 위해 1차원을 넘어서서 옥수수밭을 뚫고 2차원으로 돌진한다.
옥수수밭을 뚫고 지나가는 이 장면은, 영화 중반부 웜홀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영화의 마지막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으로 들어가는 장면과 아주 유사하다. 끝없이 부딪히는 입자들을 뚫고 해답을 찾아 나선다. 목적지에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원래 가야 할 길이 아닌 공간을 가로질러간다. 그리고 결국 그 평면도 끝나버리는 절벽 끝 절망의 끝에서, 드론을 해킹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이것은 마치 사건의 지평선 끝에서 중력 방정식에 필요한 데이터를 인류의 것으로 만드는 것과 맞물린다. 인류가 가장 크게 맞닥뜨린 절망은 바로 중력이다. 그러나 그 중력을 이용해 절망은 희망으로 바뀐다.
절망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것이 삶이고, 광활한 어두운 밤이 우주의 본질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쿠퍼가 옥수수밭을 가로질러 달렸듯이, 웜홀을 통과해 갔듯이, 블랙홀을 스윙바이로 이용했듯이, 블랙홀로 들어가면서도 절망하지 않았듯이, 생각의 차원을 바꾼다면 절망은 바로 희망의 불씨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가는 쿠퍼 일행에게, NASA 책임자인 존 브랜드(마이클 케인)는 계속해서 딜런 토마스의 시를 읽어 준다. 그 시는 우리에게 아무리 어둠의 시대가 오고 삶이 절망으로 가득하더라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고 소리치고 저항하라고 외친다. 그래야 그 끝에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하시오
분노하고 분노하시오 사라져 가는 빛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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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 생물들 사이에서 믿음과 인류애를 외치다.
주요 내용
- 진부한 전개와 신파 등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아쉬움을 극복한 연상호 감독
- <반도>의 서대위에 이어 또 한 번 구교환 배우에게 딱 맞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선물한 연상호 감독
- 사회에 불신과 두려움을 심어준 기생 생물. 기생 생물의 등장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 믿음을 지키려는 자 vs 믿음을 잃은 자의 대립과 상반되는 기생 생물을 대하는 태도
- 준경이 남편의 기생 생물에게 씌운 특수 가면의 의미
- 배신보다 큰 힘을 가진 믿음과 희생. <기생수: 더 그레이>가 말하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
기생수: 더 그레이 (Parasyte: The Grey, 2024)
기생 생물들 사이에서 믿음과 인류애를 외치다.
개봉일 : 2024.04.05.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스릴러, SF, 액션, 크리처, 판타지
러닝타임 : 6부작, 총 300분
감독 : 연상호
출연 :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문주연, 유용, 이현균, 윤현길
개인적인 평점 : 3.5 / 5
연상호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느껴졌던 아쉬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는 크리처 장르의 신기원이었던 애니메이션 <기생수>의 세계관을 차용한 리메이크작이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드라마 <지옥>, <괴이>, 영화 <부산행>, <반도>, <정이>, <염력> 등의 매력적인 크리처, SF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가 연출, 각본을 맡은 작품들은 신선함과 상업성을 갖췄다는 호평과 진부한 전개와 신파가 너무 심하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생수: 더 그레이>는 다행히도 취향 차를 제외하면 혹평을 받을 일은 크게 없을 것 같다.
연상호 감독의 작품들을 모두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 분위기를 깨는 과도한 감정, 액션이 나오거나, 감정을 챙기느라 개연성을 놓치는 부분이 보일 때면 참 아쉬웠다. 그런데 <기생수:더 그레이>에선 이런 부분들을 최소화하여 이전 작품에서 느꼈던 아쉬움 들을 잘 만회해냈다. 크리처 물이라면 보통 누군가의 희생과 그에 따른 각성 과정이 나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감정과 액션을 너무 폭발시켜버리거나 질질 끌게 되면 매번 봤던 신파라고 욕먹기 딱 좋지만, 이번엔 적당하게 잘 잘라냈다. 약간의 개연성 공백들은 회상과 대사를 활용해 친절하게 채운다. 멋있는 방법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빈틈은 잘 막아냈다. 덕분에 초반부엔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캐릭터의 분노와 공황도 후반부에 가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개연성과 감정 다음으로 걱정했던 건 액션과 비주얼이었다. 손이 아닌 머리 자체를 변화시키는 기생 생물이라니. 이런 설정 탓에 캐릭터의 외관이나 액션이 좀 바보같이 나오는 건 아닐까? 걱정했으나 그 부분도 잘 극복했다. 개인적으론 신체가 변형되는 것과 촉수 괴물을 싫어해서 초반부엔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불쾌하지 않게 적당한 선에서 구현해낸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 촉수와 총만을 이용한 액션이었음에도 작위적이거나 속도가 떨어지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아 액션 또한 괜찮은 편이다.
캐릭터의 밸런스도 좋다. 전체적으로 출연 배우들의 능력치가 좋아서 연기 구멍이 크게 없고 극 중 캐릭터의 설정과 합도 좋다. 특히 구교환 배우의 강우 캐릭터가 공감이 될 듯 말 듯하면서도 동시에 매력적인 게 딱, 배우와 잘 맞았다. 배우가 캐릭터를 잘 소화해서 매력적이었던 걸수도 있지만, 애초에 이 캐릭터 자체가 배우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이전에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맡았던 <괴이>에선 구교환 배우의 매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번엔 <반도>때처럼 배우에 딱 맞는 캐릭터 구성을 제대로, 매력적으로 해낸 것 같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다양한 크리처가 나오는 박력 있는 액션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는 시청자보다는 그 안에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집중하는 걸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크리처 물로서 매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넓은 세계관과 다양한 기생 생물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조금 아쉽게 다가올 것 같다. 그리고 기생수 설정만을 가져와 이야기 자체를 새롭게 만든 거라 원작과 비스무리한 리메이크작은 아니니 이 부분을 고려하여 선택하길 바란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기생 생물과 함께 사회에 파고든 강력한 불신
인간은 강하지 않다. 신체적인 장점이 없어 커다란 짐승 한 마리를 만나면 무조건 도망을 쳐야 살아남을 수 있고, 자연재해 앞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다. 그래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사회라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한곳에 똘똘 뭉친 인간들은 각자의 생각과 능력을 모아 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와 자신의 삶을 지켜왔다. 사회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사회에 종속되어 살고 있다. 어쩔 땐 든든하고 어쩔 땐 불안하지만 그래도 가까운 누군가를 믿으며, 이 사회가 아직은 살만한 것이라 애써 믿으며 대한민국이란 사회와 그 아래의 작은 사회들을 지켜가고 있다. 사회를 지키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각자의 힘이 아닌 서로를 향한 믿음이다. 인간이 서로를 믿지 않고 미워한다면 사회는 금방 와해되고 말 것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이 ‘믿음’에 대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생 생물들이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기생 생물은 사람의 뇌를 먹어 그의 정신과 육체를 지배한다. 감염되기 전과 생김새는 달라지지 않지만, 정신과 신체적 능력치는 기생 생물과 동기화된다. 기생 생물은 사람이 없는 곳에서 자신의 강력한 힘을 드러내며 명령받은 대로 인간을 먹어치운다. 얼굴에 변형이 일어나기 전까진 누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상황, 기생 생물을 인식한 순간, 주변의 모든 사람이 의심스러워지는 건 당연하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끝까지 믿음을 지켜가는 인물들과 믿음을 잃은 인물
준경이 기생 생물에게 씌운 특수 가면의 의미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이런 삭막한 배경과 여러 역경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을 잃지 않고 공생하는 인물들을 통해 믿음과 공생의 가치를 보여준다.
주인공 수인은 어릴 때 가정 폭력을 당했다. 사람들은 어린 수인을 ‘자기 아빠를 신고한 독한 애’라며 손가락질한다. 그래도 수인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어른이 되어 열심히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데 이번엔 또 어떤 미친놈이 수인을 죽이려 뒤따라온다. 수인은 언제나 불행하고 외로웠고, 수인을 둘러싼 세상은 항상 그녀를 배신했다. 강우는 돈을 벌기 위해 조폭 조직 망나니파에 들어갔다가 한순간에 배신을 당하고 만다. 조직의 리더뿐만이 아니라 끝까지 믿었던 조직의 동생마저도 그를 배신한다. 수인을 구해준 형사 철민은 가까운 사이였던 원석에게 배신당해 목숨을 잃는다.
세 사람은 모두 세상에, 자기가 속해있던 조직에서 배신을 당한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누군가를 배신하지 않고 오히려 믿음을 보인다. 수인은 믿을 구석 없어 보이는 강우를 살리기 위해 절벽 끝에서 손을 뻗었고 하이디는 자신을 죽이려 끝까지 쫓아온 준경을 살리기 위해 뒤에서 다가오는 기생 생물을 타격한다. 강우는 배신당했단 걸 알면서도 죽어가는 규민(조직원 동생)을 챙기려 했고 더 이상 엮이지 않아도 될 수인의 일에 뛰어들어 수인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수인에게 손을 뻗는다. 철민은 수인이 기생 생물이 되었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있지만 끝까지 수인을 지키려 했으며 원석이 괴물이라는 제보를 듣고도 그를 바로 고발하지 않는다. 철민은 수인과 원석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의심은 갖고 있지만 끝까지 둘을 믿으려고 노력했다.
수인, 강우, 철민과 반대쪽에 서있는 인물은 더 그레이 팀의 팀장 준경이다. 준경은 기생 생물에 감염된 남편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고, 그에게 공격을 당해 귀 한쪽을 잃는다. 남편을 빼앗았기 때문일까, 준경은 기생 생물에 대한 엄청난 분노를 갖고 있다. 그래서 기생 생물을 박멸하기 위해 기생 생물이 된 남편을 미끼로 이용한다. 단, 얼굴이 보이지 않게 가면을 씌운 채로 말이다. 경찰서에서 상황 설명회를 가질 때, 서장이 ‘그래도 사람(준경의 남편)을 저렇게 괴롭혀도 되냐’고 말하자 준경은 “그들을 인간으로 생각해선 안돼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잘린 귀와 손등의 상처를 보여준다. 기생 생물이 된 남편을 목격한 순간부터 준경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가장 믿었던 남편이 괴물이 되었는데 과연 누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수인과 하이디는 끝까지 준경에게 믿음을 보여준다. 원석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 하이디는 특수 가면을 쓰지 않은 모습 그대로 준경을 바라보고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눈 준경을 지키기 위해 기생 생물을 타격한다. 준경은 이런 하이디의 모습을 보고 마지막엔 ‘정수인은 괴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마 수인이 강우의 도움을 받지 못해 특수 가면을 벗지 못했다면 이러한 극적인 화해 장면은 보지 못했을 거다.
준경은 남편의 모습을 한 기생 생물에게 특수 가면을 씌워 얼굴을 가리고 사냥개로 이용한다. 이제 그는 남편이 아닌 괴물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이성적인 판단이지만 너무도 냉정한 모습이다. 보통 좀비물엔 “내가 아는 가족의 모습 그대로인데, 어떻게 죽이지? 얘가 진짜 괴물/좀비라고?”하는 딜레마와 슬픔이 등장한다. 극 중에서 철민도 잠시 이런 딜레마에 빠져 준경과 대립을 이루는데 준경은 단호하게 남편을 괴물로 분류한다. 그런데 남편이 원석에게 죽은 후 그의 가면을 벗겼을 때 준경은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괴물에게 씌워둔 가면을 벗겨보니 내가 알던 남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기생 생물에게 씌워둔 가면은 준경을 단호하고 강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인격이 그대로 남아있는 수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준경과 수인이 처음 창성랜드에서 마주쳤을 때 원석이 남편을 공격하는 바람에 준경은 급하게 차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준경은 수인과 얼굴을 오래 마주하지 못했고 다시 돌아왔을 때도 수인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바로 가면을 씌운다. 마지막쯤에 와서야 준경은 가면을 쓰지 않은 수인/하이디의 모습을 제대로 마주한다. 그리고 무조건 인간을 해하는 게 아닌, 인간에게 믿음을 주는 기생 생물 하이디를 목격하고 마음을 바꾼다.
배신보다 큰 힘을 가진 건 믿음
원석은 개인의 이득을 위해 인간 사회를 배신하고 기생 생물들에게 빌붙는다. 지금처럼 열심히 살아도 매일 비슷한 월급만 받고 신세도 못 펼 바엔 기생 생물 하나를 인간 사회의 머리, 꼭대기 쪽에 앉히고 자신도 한몫 받아먹으려는 속셈이다. 이기적이고 멍청해 보이지만, 왜 배신을 했는지는 이해가 간다. 원석 나름대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배신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원석과 목사의 기생 생물은 배신을 반복하며 인간에게도 기생 생물(경희)에게도 적이 되었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목이 날아가고 만다.
수인과 하이디, 강우는 본인에게 하나도 이득 될 것이 없지만 사회를 위해 희생한다. 누가 죽든 누구 머리에 기생 생물이 앉든, 그건 수인과 하이디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사회는 그들을 괴물이라 칭하며 공개 수배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수인, 하이디는 기생 생물을 잡기 위해 풍물축제 현장으로 향하고 강우는 그들의 뒤를 따른다. 그저 조용히 살아만 있는 것이 목적이었던 하이디는 수인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결국 수인에게 물들어 그녀의 믿음을 따라 해보기에 이른다. 어차피 내 알 바도 아닌데 왜?라는 의문이 드는 비합리적인 선택과 믿음이었지만 이 선택과 믿음은 수인과 하이디, 강우. 그리고 여러 사람들을 구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희생과 믿음이지만 그럼에도
원석의 기생 생물은 최용재 의용대장 기념관에서 ‘사람들은 이 전쟁 기념관처럼 머리만 기억한다.’고 말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전쟁에서 승리했으나 후대 사람들은 최용재 의용대장만 기억한다. 사실 사회가 그렇다. 꼭대기에 앉아있는 사람만 기억하고 그 밑에 있는 이들의 노력, 희생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런데 여전히 누군가는 사회를 위해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한다. 비합리적인 일이란 걸 알면서도 말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두 종류의 생명체와 극중 사회의 모습을 통해 이러한 믿음과 희생이 이 사회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공생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반복해 이야기한다.
어디선가 툭 나타난 기생 생물처럼 언제부턴가 나타난 불신과 혐오가 사회 여기저기에 스며들었고 우리는 큰 불안감과 분노를 느끼며 살고 있다. 우리가 <기생수: 더 그레이>를 보며 느껴야 하는 건 단순한 장르적 쾌감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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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등생이 아닌 모범생의 길을 가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으로 나갈 날만 기다리며 외무부 중동과에서 하루하루 버틸 뿐인 외교관 ‘민준’(하정우). 그러던 어느 날, 민준은 놀라운 기회를 잡는다.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 '오재석'(임형국)의 암호 메시지를 받은 것. 아무도 레바논에 갈 생각을 안 하는 가운데, 민준은 외무부 장관의 약속을 받아낸다. 비공식작전에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라는 약속을. 이에 그는 레바논으로 향한다.
부푼 희망을 안고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경비대에게 쫓기는 민준. 공항을 간신히 빠져나온 그는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를 우연히 만난다. 설상가상으로 인질 몸값을 노리는 갱단마저 그를 쫓기 시작하자, 민준은 아무리 봐도 사기꾼 같은 판수만 믿고 비공식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매력 없는 모범생
팬데믹을 거치면서 한국 영화계에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한국 외교사의 비하인드를 다루는 작품이 여럿 공개됐다. 남북 외교관의 소말리아 탈출기를 그려낸 <모가디슈>,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을 다룬 <교섭>이 대표적이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 주지훈이 출연한 <비공식작전> 역시 같은 트렌드를 따른다.
사실 트렌드에 올라탄 영화는 양날의 검을 손에 쥐고 있다. 상황이 좋게 흘러가면 관객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해서 흥행할 수 있다. 반대로 뒤늦게 트렌드에 올라탄 경우 리스크가 크다. 앞선 작품들과의 차별화에 실패해서 관객의 눈도장을 찍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공식작전>은 후자에 가까운 상황이다. <교섭>의 흥행 실패는 해당 소재가 소구력이 없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이에 <비공식작전>은 최대한 많은 관객을 최대한 넓히려고 노력했다. 초반부는 유머러스하다. 후반부를 채운 액션 시퀀스는 강렬하다. 하정우와 주지훈의 케미는 익숙하지만, 기대한 재미를 선사한다. 그 와중에 시대상을 반영한 묵직한 드라마는 심금을 울리기 위해 노력한다. 마치 모범생 같다. 특출 난 지점은 없어도 고루고루 균형을 잡았다. 다만 그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조금 가혹하게 말하자면, 재미는 있되 매력이 없다.
묵직한 드라마의 힘
<비공식작전>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대목은 드라마다. <교섭>과 유사한 이야기가 전체 틀을 잡는다. 두 작품 모두 국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만 전달하는 방식은 다르다. <교섭>은 '정재호'(황정민)를 어떻게든 국민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의 화신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인물과 관객 간의 가교를 놓는 데는 실패했다. 개인의 일탈이 두드러진 샘물교회 사건을 소재로 삼다 보니 관객이 주인공에게 몰입할 여지가 없었다.
<비공식작전>은 영리하다.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초반부에 민준은 허술하다. 그에게 외교관으로서 대단한 사명감은 사치다. 서울대 출신 후배에게 밀려 승진 못하는 그는 평범한 공무원 중 하나다. 이 소시민적 감성 덕분에 관객은 손쉽게 민준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 이 교감은 그의 변화를 납득할 수 있는 여지도 준다. 평범한 직장인이 모든 자국민을 구하려는 진정한 외교관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
보조 플롯도 인상적이다. 레바논에서 그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외무부는 안기부와 갈등을 빚는다. 외교관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되지 않겠냐는 외무부 장관의 항변은 힘이 없다. 외무부의 단독 작전 때문에 안기부장 심기가 불편해졌으므로. 이 갈등은 결국 국가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다. 국익을 따지기 전에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6월 민주 항쟁과 서울 올림픽이 시대적 배경이라 더 의미심장하다. 그러다 보니 외무부 직원들의 단체 행동, 오재석 서기관과 민준의 만남은 과한 연출 없이도 뭉클하다.
분위기를 환기하는 버디 무비
물론 드라마에만 집중하면 자칫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질 수 있다. <비공식작전>는 버디 무비를 활용해 열기를 적절히 식힌다. 민준과 판수의 티키타카가 쉼터인 셈이다. 이 접근은 효과적이다.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버디 무비의 전형과 조금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버디무비는 상극의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처음엔 온갖 갈등을 빚다가 점차 닮아가는 변화의 감동이 핵심이다. 인종부터 성격까지 모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한 <그린북>처럼. <교섭>만 해도 주인공의 성격도 스타일도 정반대였다.
<비공식작전>은 다르다. 외교관 민준과 사기꾼 판수는 사실상 같은 인물이다. 민준은 외무부 중동과를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갇혀 있고, 판수는 레바논을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러던 중 그들은 눈앞에 찾아온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오자 사투를 벌인다. 달리 말해 <비공식작전>은 같은 처지에 있는 두 사람이 꿈을 이루기 위해 협력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김성훈 감독의 장기가 곁들여진다. 그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어둡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다. <터널>처럼. <비공식작전>도 마찬가지다. 문을 사이에 둔 티키타카, 돈가방을 둘러싼 추격전에서는 두 배우의 합이 웃음을 유발한다. 그 과정에서 두 인물은 유대감을 쌓는다. 목적지만 가면 그만이었던 택시 기사와 승객은 서로를 진짜 목적지에 데려다 주기 위해 노력하는 동지가 된다. 기사와 승객이 바뀐 듯 보이기도 한다. 그 덕분에 이 버디 무비는 뭉클한 진심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방점을 찍은 액션
마지막으로 <비공식작전>은 액션과 서스펜스로 관객의 눈길을 끝까지 사로잡으려 한다. 액션의 스케일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형지물을 아기자기하게 활용해서 긴장감을 고조한다. 광야에서 들개가 나오는 장면, 베이루트의 주택 옥상에서 민준과 무장 단체와의 대치, 차가 낄 정도로 좁은 골목길을 종횡무진하는 카 체이싱 장면이 대표적이다. 다만 비슷한 배경의 <모가디슈>와 비교하면 결정적인 장면이 부족하다는 인상도 남는다.
색다른 지점도 있다. 후반부 액션에서는 두 주인공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초중반부에는 검문소 테러 장면처럼 민준과 판수가 액션의 주체가 아니라 관찰자인 대목이 있다. 오재석 씨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는 현지 중동 테러 조직의 교전 한가운데에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간극은 오히려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지나치게 영화적인 액션이 아니라서 현실감이 살기 때문이다. 또 <교섭>과 달리 단조로울 수 있는 액션 패턴에 변주를 주면서 여름 대작에 걸맞은 쾌감을 주려 한다.
모범생이라 아쉽다
그러나 <비공식작전>은 끝끝내 아쉽다. 다방면으로 뛰어난 모범생이지만, 확실한 매력이 안 보인다. 배우 활용법은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례로 민준은 <수리남> 속 '강인구'와 결이 비슷하다. 그들은 그저 더 잘 살아보기 위해서 남들이 안 하는 일을 했고, 그 대가로 곤경에 빠진다. 둘 모두 적당히 가볍고, 종국에는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배우 하정우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물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구도와 분위기가 감독의 전작인 <터널>을 닮은 점도 모범생 이미지를 강화한다. 위기에 빠진 주인공은 고립된 공간에서 원맨쇼를 펼친다. 바깥에서는 주인공을 도우려는 이들과 방해하는 세력이 갈등을 빚는다. 진지한 분위기는 주인공의 예상치 못한 코미디 덕분에 환기된다. 주인공이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그 결과 <터널>의 확장판을 보는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한 번 찾아낸 성공 방정식을 따라갔다는 인상이 강한 이유다.
그러다 보니 <비공식작전>은 굳이 극장까지 가서 봐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범죄도시 3>나 <밀수>가 호불호는 갈려도 자기만의 확고한 개성을 어필해 관객을 극장까지 유인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물론 팝콘 무비로서 튀는 단점이 없다는 점은 여름 시장에서 장점일 수 있다. 하지만 하정우와 주지훈, 그리고 김성훈 감독의 조합이 갖는 무게감과 명성에 비하면 마냥 장점이라고 하기도 애매해진다.
<비공식작전>은 여러모로 작년 여름시장의 생존자 중 하나인 <헌트>를 떠올리게 한다. 장르적으로 스릴러와 액션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포지션이 유사하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천만 영화를 만들어 냈던 하정우-주지훈 조합도 이정재-정우성 커플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헌트>와의 유사점 때문에 <비공식작전>의 단점은 오히려 더 분명해진다. 러닝타임을 액션으로 꽉꽉 채우고, 두 주인공의 비중도 거의 오 대 오로 가져가면 최대한 개성을 살리려 노력한 <헌트>. 반대로 <비공식작전>은 어떤 면도 준수한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비공식작전>의 미래는 어둡다. 극장에서 <헌트>처럼 손익분기점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심지어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예매율 1위를 차지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가 대기 중이니 앞날은 더욱 암울하다.
Acceptable 무난함
재미는 있다. 극장까지 가는 게 관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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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탐정 포와로의 심리 추리극
돈은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직장이나 사업을 해서 돈을 번다. 어느정도 기본 생활이 해결될 정도로 돈을 벌면 거기서 조금 더나아가 부를 축적하는 단계를 지향한다. 그렇게 축적된 부에 따라 각자의 생활 수준이 달라지고 결국에는 빈부격차라는 아주 작은 틈이 점점 커지게 만든다. 그래서 그렇게 달라진 격차는 점점 더 돈을 지향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돈에 얽매이고 그것 때문에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삶의 목적이 돈을 벌고 부를 축적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다르게 말하면 돈에 종속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면 그 상황이 정말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돈이 많으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생기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사업의 기회도 생긴다. 처음에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사람들은 돈이 많은 곳에 자연히 몰릴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가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엄청난 부 주변에 몰린 돈에 종속된 사람들은 사람 때문이 아니라 단지 돈 때문에 몰려든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그 주변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 지난한 과정에서 진심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큰 부를 상속받은 여성과 그 주변인물 사이의 살인사건을 그리는 영화
영화 <나일 강의 죽음>은 엄청난 부를 상속받은 여성인 리넷(갤 가돗)과 그 주변 인물들을 담은 영화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 스릴러지만 부자인 리넷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물들이 리넷 주변에 있는데, 가장 가까운 인물은 약혼자인 사이먼(아미 해머)이다. 직전에 리넷의 친구인 재클린(에마 매키)과 연인관계였던 그는 리넷의 옆에서 정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그는 돈에 대한 관심보다는 리넷의 마음에 더 신경쓰면서 리넷이 가진 부담감을 지워주려 애쓰는 인물이다. 반면에 재클린은 리넷의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사이먼이 리넷과 교제하게 되면서 질투와 배신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리넷의 옆에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은 높아진다.
그 외에도 부크(톰 베이트먼)과 그의 엄마 유페미아(아네트 베닝), 리넷의 옆에서 재정 관리를 하는 친척 앤드류(알리 파잘), 루이즈(로즈 레슬리), 살로메(소피 오코네도)와 그의 딸 로잘리(레티티아 라이트), 베스너 박사(러셀 브랜드), 마리(제니퍼 샌더스), 바워즈 부인(돈 프렌치) 등이 리넷과 사이먼의 약혼 파티에 초대되어 호화 유람선에 탑승하게 된다. 영화 초반 이들의 모습과 행동을 찬찬히 보여주게 되는데, 각자가 가진 사연이 조금씩 소개되면서 각 인물들이 가진 서사와 이해관계를 알 수 있게 된다.
모든 인물이 리넷을 중심으로 모인 인물인데, 전혀 관계 없는 인물인 포와로(케네스 브래너)가 그 배에 탑승하게 되면서 영화는 포와로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가 주변을 살피고 인물들을 세심히 살피게 되는데, 영화의 시선도 그대로 포와로와 같이 움직인다. 등장인물 대부분은 작은 비밀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포와로는 이런 인물들의 특성이나 비밀을 파악하게 되는데 그 과정자체가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등장인물의 서사를 긴장감있게 보여주는 심리 추리극
실제로 영화에서 살인 사건은 중반부에서야 등장하게 되는데 그 전까지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부자인 리넷 주변의 인물들이다. 초반에 그렇게 세심하게 이들 각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건, 모두를 의심할 수 있게 하는 동기를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마치 추리소설을 영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물들의 서사를 접하고 나서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데, 누가 살인자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포와로와 함께 머리를 굴리게 된다.
영화 속 리넷은 불행하고 불안해 보인다. 그는 결국 살해당하게 되는데, 그 주변 인물들 모두 리넷을 죽일 수 있는 살인 동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리넷이 죽은 이후에 먼저 보이는 건, 리넷의 안타까운 죽음보다 그가 가지고 있던 거대한 목걸이의 행방과 리넷이 가진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다. 그러니까 리넷의 죽음의 안타까움보다 돈이 먼저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주변에 모인 인물들에 정을 붙일 수 없다. 다들 안타까운 개인 사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건, 영화의 훌륭한 각색대로 이야기가 구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리넷 옆에 누군가는 돈에 종속된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영화는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리넷을 죽인 범인, 그리고 그 이후 누군가를 계속 살해해나가는 범인이 누군지, 그 동기가 과연 돈이었는지는 영화에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감독인 캐네스 브래너는 직접 포와로를 연기하면서 훌륭하게 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연출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유일하게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탐정 포와로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가진 과거 트라우마도 드러낸다. 그렇게 원작에는 없는 포와로의 새로운 개인사를 추가하면서 조금 더 할 이야기가 많은 풍부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은데 특히 인상적인건 재클린을 연기한 에마 매키다.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 출연한 그는 이 영화에서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생동감있게 영화를 극적으로 만드는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재클린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아네트 베닝이 연기한 유페미아도 인상적인 캐릭터다. 아들 부크의 결혼에 반대하는 엄마 역할인 그는 자유분방한 예술가처럼 보이지만 아들의 여자친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고집을 피우는 연기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중반 이후에 그로 인해 만들어진 영화적 긴장감은 살인사건과 함께 극을 더욱 고조 시킨다.
영화는 포와로가 처음부터 각 인물을 하나씩 만나고,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게 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포와로는 많은 인물들 사이에서 관계를 조율하고 관찰하면서 리넷의 배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정확하게 캐치해낸다. 결국 그는 '돈'에 종속된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면서 '사랑'때문에 벌어지는 인물들의 행동들도 들춰낸다. 그러니까 그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자,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치유하는 계기를 만드는 심리 분석가이기도 하다. 이런 포와로의 활약이 담긴 영화는 아름답고 웅장한 영상과 함께 훌륭하게 촬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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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종말에 대처하는 지구인들의 다양한 자세!
돈 룩 업은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에요.
현실에서 벌어질만한 상황을 계속 보여주죠.
특히 과학자들의 의견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면서부터 대중들도 정치인들도 종말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그저 정치적인 싸움만 하게 됩니다.
꽤 신랄하게 이런 사회적인 이슈를 지적하고 있어요.
블랙코미디이지만 꽤 심각하고 무서운 영화가 될 수도 있겠네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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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볼버 - 전도연, 임지연 배우 두 명 빼고 모두 오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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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돈을 받는데 무슨 각오가 필요해”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수영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면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인다. 2년 후 수영의 출소일, 교도소 앞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윤선 뿐 수영은 일이 잘못되었다고 직감한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를 찾아 나선 수영은 그 뒤에 있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되는데…#리볼버 #전도연 #지창욱
“약속한 돈을 받는데 무슨 각오가 필요해”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수영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면서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인다. 2년 후 수영의 출소일, 교도소 앞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생전 처음 보는 윤선 뿐 수영은 일이 잘못되었다고 직감한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를 찾아 나선 수영은 그 뒤에 있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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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살인자o난감> 티저 예고편
최우식 X 손석구 2024 범죄 스릴러 사람이 죽었다 아니, 사람을 죽였다 《살인자ㅇ난감》 2월 9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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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파더>
기억이 뒤섞여 갈수록 지금 이 현실과 사랑하는 딸,
그리고 나 자신까지 모든 것이 점점 더 의심스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