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글다2025-02-23 02:17:08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성장영화의 ‘백 점짜리 정답지’
영화 <원더>
<원더>는 설정 하나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영화 속 가족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환경과 좋은 학군지에 살고 있는 백인 핵가족이다. 화목하고 유머러스한 가족 분위기는 물론이고, 주인공인 어기도 수술실과 집에서 어린 시절을 지냈음에도 굉장히 밝은 성격을 보여준다. 진행을 위한 부분들을 제외하고, 현실에서는 굉장히 이질감이 들 완벽한 가족을 영화 속에서 만든 것이다. 영화는 완벽한 통제 속에서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진행을 보여준다.
배우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원더>에서는 <귀여운 여인>, <노팅 힐> 등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줄리아 로버츠와 최근 디즈니+ 드라마 <로키>의 모비우스 역으로 친근한 오언 윌슨의 부모로서 한 발짝 뒤에서 보여주는 연기를 볼 수 있다. 많은 영화의 중심에서 활약한 두 배우의 노련하고 안정적인 연기는 어린 어기와 비아 뒤에서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주었고, 영화 전반적으로 가족, 성장이라는 장르에 맞는 톤을 유지해 준다. 거기에다가 어기 풀먼 역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얼굴 전체를 덮는 특수분장을 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중 졸업여행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었을 때 강을 바라보며 울컥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그 장면을 보고 있자면 일렁이는 강물처럼 먹먹한 감정이 밀려온다.
크고 작은 갈등, 힘겨울 때 꼭 옆에 존재하는 조력자, 그리고 이후 짜여진 듯이 술술 해결되는 문제들까지, 필연적으로 성장영화는 다르면서도 유사한 양상을 따르게 된다. 수학 문제처럼 주인공에겐 성장을, 관객들에겐 희망을 주어야 한다는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원더>도 다른 외모로 인해 고통받지만, 내적으로 성장하는 ‘어기’부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엄마 ‘이자벨’까지 주어진 공식 내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이처럼 특정한 수식으로 시작해 해피엔딩이라는 답을 내는 다양한 풀이 과정 사이에서, <원더>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성장영화의 ‘백 점짜리 정답지’라 부르고 싶다. 혹자는 완벽한 정답지는 지겹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로는 새로운 것을 찾기보단 완벽한 정답지에서 오는 편안함을 즐기는 것은 어떤가. <원더>에서 오는 편안함은 보고 난 직후, 더 나아가 당신의 남은 날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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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참 좁다, 그치?
이 글은 넷플릭스 [악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서울 경제
물론 원작을 감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넷플릭스로 무대를 옮긴 작품 [악연]의 레퍼런스가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는 단박에 추측이 가능하다. 바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PM11:14].
6부작이긴 하지만 한 사건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입장을 듣다 보면 그다지 지루하지도, 답답하지도 않게 다음 편으로 가는 문턱을 넘어갈 수 있다. 매 편마다 알고 싶지 않았던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리즈의 중앙에 턱 하고 자리 잡아서 '풀어낼 방법이 있기나 할까?'라는 생각마저 품게 하는 비밀의 매듭은 여전히 풀어질 생각조차 없다. 그 덕분에 시리즈의 말미로 갈 때까지도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해주는 장점이 되어, 힐끔힐끔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월급 루팡이 될 수 있게 해 준다(?)
한 번에 동시간대, 혹은 동 시점의 이야기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메인 사건과 인물들이 너무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지만. 이 작품이 묘사하는 악연이 한 번에 사고처럼 쾅하고 생긴 것이 아닌, 아주 조금씩 삐걱이며 잘못되다 보니 이지경이 되었다. 의 표본이기에, 실 한가닥에서 다른 실 가닥으로 넘어가며 꼬인 부분을 들여다보는 충격도 찬찬히 들여다본 시간만큼이나 매우 커진다.
사진출처:KBS스타 연예
매듭을 꼬아놓은 솜씨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의 작품들에서 이 끊으래야 끊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악연의 계기에 덩그러니 돈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한국인들에게는 너무도 친숙하면서도 한 번쯤은 뒤통수를 맞아봤을 법한 학연, 지연, 혈연을 섞어 사건을 헝클어댄다.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면서 천연덕스럽게 배신하기도 가장 쉬운 관계 안에서 사건이 진행되는 덕에, 이 골치 아픈 매듭은 그 세계 안에서 고여버릴 대로 고이게 되고. 금세 쿰쿰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가기 시작한다.
분명히 그 시궁창에서 나오거나 끝낼 기회가 존재했던 인물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인물들은 그 세계가 풍기는 들큼한 썩은 내에 취해 그곳에 머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그들의 악연은 더 확실하게 얽히기 시작하고.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참고 1)이 되어 모든 악연의 실이 된 인물들에게 턱 하니 다가온다.
사진 출처:엘르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생각 나서였을까. 등장인물들의 최후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알렉산더 대왕의 칼질 한 번에 난제에서 해답이 있는 문제로 탈바꿈했다. 엉킴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해도 위화감이 없을 거의 모든 인물들은 달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신들이 원하는 쾌락이나 선물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 채 최후를 맞이했다. 이 문제의 끝을 보기 위해 잘려나간 실타래에 불과한 인물들을 보며. 이토록 덤덤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최후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정말로 문제가 끝났는가?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답을 내릴 수 없다는 생각이 크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극을 통틀어 남은 사람인 주연(신민아)과 정민(김남길) 때문이다.
처음 정민을 보았을 때는 이 극의 입장에서는 소모품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서 언급한 두 레퍼런스와 이 작품의 유사성을 눈치채자마자. 그의 "쓸모"가 훤히 보였고 아니나 다를까 그 예상의 끝에서 정민은 메스질을 하고 있었으니까.
사진출처:구글
그러나 주연의 옆에 그가 남아 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주연은 유일하게 다른 인물들이 나오기 싫어했던 그 진흙탕 같은 세상 속에서 악착같이 기어 나와, 극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평온에 가장 다가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제야 모든 것을 몰아내듯 마지막 한숨을 뱉어내는 그녀의 발꿈치의 한 자락에 정민이라는 실 한 가닥이 걸려 있는 것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 그러나 그녀 또한 다른 인물들과 다르지 않은 실수를 했기 때문에 여전히 그 악연에 매여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낱낱이 밝혀지는 진실로 인해 속절없이 잘리는 인물들 속에서. 주연은 오롯이 그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거부했다. 유일하게 타인의 잘못으로 인해 악연에 얽힌 그녀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악연을 다시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찼다. 또다시 이 매듭을 풀려면 그녀는 과연 얼마나 더 긴 자신의 인생을 바쳐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알렉산더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잘라내며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 방식은 결국 그의 왕국이 조각조각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하게 했다. [악연] 속 주연의 선택 역시 그와 닮아 있다. 그녀는 악연의 고리를 끊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또 다른 실타래를 엮어버리는 실수를 범했다. 그녀가 선택한 길은 완전한 해방이 아닌, 새로운 얽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타인의 잘못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내딛은 발걸음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더욱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연이 맞이한 겨울이 더 이상 길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가 걸어온 길은 비록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 진흙탕 속에서 끝내 평온에 가까워지려 했던 노력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이야기가 악연의 매듭을 완전히 풀어내지는 못했을지라도, 적어도 그 매듭을 직면하고자 했던 그녀의 용기가 작은 희망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1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왕이 될 거임!이라고 했는데 알렉산더 대왕이 오 내가 할 거임. 하더니 얍 하고 칼을 휘둘러 매듭을 잘라버렸음. 그리고 정말로 제국을 호령했음.
[이 글의 TMI]
1. 탄핵 축하기념모임으로 비건 피자집에서 메뉴 다 박살냄.
2. 넷플릭스 공무원 박해수 최고.
3. 이번주엔 주 6일 운동하기!!
#악연 #넷플릭스 #이일형 #박해수 #신민아 #이희준 #웹툰원작영화 #범죄스릴러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영화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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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기 혼란을 담은 아름다운 영화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어떤 소녀가 자신의 친구가 좋아하는 소년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친구와 만나보지 않겠냐고 묻는다. 거리낌 없이 소년에게 다가간 소녀는 자신의 친구를 불러보지만 친구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그런 소녀의 행동이 귀엽다. 그리고 소녀의 친구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이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싶어서 핑곗거리로 만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녀는 정말 자신의 친구가 그 소년을 좋아한다며 다시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은 소녀를 쫓아가며 계속 대화를 나눈다. 이 장면은 영화 <남색대문>의 한 장면이다.
영화 <남색대문>은 고등학생 멍커로우(계륜미)와 장시하오(진백림) 그리고 멍커로우의 친구 린위에전(양우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에서 대화를 나누던 소녀와 소년은 멍커로우와 장시하오다. 린위에전이 장시하오를 좋아하지만 미처 용기를 내지 못하고 친구인 멍커로우에게 대신 부탁을 한다. 하지만 친구를 통해서도 린위에전은 차마 장시하오 앞에 나타나지 못한다. 심지어 연애편지를 쓴 후 보내는 사람의 이름에 멍커로우를 쓰고 그 편지의 전달까지 부탁한다. 그렇게 전달된 편지로 인해 장시하오는 멍커로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멍커로우는 그가 불편하다.
청소년기의 첫사랑,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는 영화 <남색대문>
청소년 시기인 그들은 아직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른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 인물은 모두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큰 확신이 없는 상태다. 그저 기분 좋은 상상처럼 미래의 모습을 생각한다. 영화 초반 린위에전이 눈을 감고 미래의 자신과 남편을 상상하는 장면을 보면 그가 그리는 삶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알게 된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꾸면서도 그것을 실제로 실행하지는 못한다. 장시하오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만이 그리는 미래가 있지만 그것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멍커로우는 아예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 알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는 눈을 감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은 그 시기가 되면 자신을 알아가기보다 좋아하는 상대방을 더 집중해서 본다. 친구들을 보고, 좋아하는 이성이 생긴다면 그들에게 집중하며 그들에게 맞추며 살아간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 대해 알기 위한 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한다. 이 시기에 자신이 가진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그것을 알지 못한 채 성인기를 맞기도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마음이 수시로 변하고 감정적인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과 상대방에 대한 원망을 같이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피하고 부정하려 애쓰기도 한다.
<남색대문>의 멍커로우는 사실 가장 친한 친구인 린위에전을 좋아한다. 하지만 린위에전이 장시하오를 좋아하기 때문에 최대한 그를 돕기 위해 장시하오와 만남을 가지게 된다. 멍커로우는 영화 속에서 계속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억누르려고 노력한다. 어딘가에 자신은 남자를 좋아해야 한다고 쓰거나 장시하오와 진지하게 만나보려고 시도를 해본다. 사실 그의 정체성이 정말로 여자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성을 좋아하지만 그럴만한 남자를 만나지 못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것을 알기 위해 멍커로우가 택하는 것은 실제로 해당되는 대상과 행동을 해보는 것이다. 그 실행 이후 멍커로우가 어떤 생각을 하고 결정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건 온전히 앞으로 삶을 걸어 올라가야 할 그 자신의 몫이다.
멍커로우의 고민이 표출되는 순간
맨 처음 이야기했던 소녀와 소년, 즉 멍커로우와 장시하오의 대화를 보면 멍커로우는 계속 자신의 친구인 린위에전을 만나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실체는 그들 앞에 보이지 않는다. 멍커로우는 단지 그 보이지 않는 존재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것이다. 그때 린웨이전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의 사랑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멍커로우는 현재의 자신도 잘 보이지 않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도 보이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한다고 믿는 대상을 위해 대신 사랑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걸 받아주는 장시하오는 그 실체를 확인하려는 인물이다. 몇 번의 만남에도 린위에전을 실제로 보지 못한 그는 그것이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는 눈앞에 실재하는 멍커로우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멍커로우와 장시하오의 첫 만남 장면은 그들의 관계가 꼬여버린 첫 장면이기도 하지만 멍커로우의 보이지 않는 정체성과 고민이 처음 표출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멍커로우는 장시하오의 질문에 대부분 대답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는 장시하오의 모습은 마치 멍커로우의 내면이 던지는 질문처럼 그의 마음속에 계속 메아리친다. 그 물음은 결국 멍커로우의 대답을 이끌어내지만 그걸 말하고 있는 멍커로우 자신도 혼란스럽고, 그걸 듣고 있는 장시하오도 혼란스러워한다. 두 사람이 실제로 연인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그 시기에서 만큼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존재였다.
어쩌면 영화 속 세 인물이 모두 좋아한다는 그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는 순간이 많지 않다. 고민하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그저 짧은 대화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아주 짧은 순간에 전달하지만 여기서 성공하는 고백은 없다. 오히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게 되고 그것은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특히 멍커로우의 1년 후, 3년 후, 5년 후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게 된다.
영화 <남색대문>은 여름을 지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속 장시하오는 여름이 다 지났는데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마치 청소년기를 지나는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다는 말로도 들린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라도 무언가는 남는다. 사랑 때문에 고민하고 성적 때문에 고민하고, 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해 고민하는 동안 그 고민을 한 이들은 모두 한 걸음 성장해 있다. 멍커로우와 장시하오도 그들이 만나고 대화하고 상처 받으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당장 그들이 자신에 대해 다 알지 못했더라도 언젠가는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 영화에 이루어지는 사랑은 없지만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건 그런 확신이 따라오기 때문일 것이다.
대만의 여름 풍경이 가득한 영화
2002년에 만들어진 <남색대문>은 대만의 여름 풍경이 가득 담겼다. 조금은 바래 보이는 화면과 그때의 물건들과 도시의 모습은 아련한 느낌을 주어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두 남녀 주인공이 대만의 거리를 지날 때 보이는 풍경들은 더욱 대만이라는 도시를 아름답게 느끼게 한다. 여기에 피아노 반주와 함께 나오는 배경음악은 더욱 영화를 감성적으로 만든다.
멍커로우 역을 맡은 배우 계륜미는 이 영화로 첫 데뷔를 했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로 굉장한 인기를 얻게 되었지만 데뷔작 <남색대문>에서의 연기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이후였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사랑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척척 해나가려 하는 멍커로우의 모습을 복합적인 감정으로 잘 담아냈다. 장시하오 역의 배우 진백림은 <티이페이에 눈이 내리면>, <기약 없는 만남> 같은 영화에 출연했고, 2016년에는 한중 합작 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멍커로우를 좋아해 자신 만의 노력을 하고 마음을 전달하는 따뜻한 장시하오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제목인 <남색대문>은 영화 속 장시하오가 남색대문 앞에 서있는 모습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멍커로우가 생각했던 그 모습은 어쩌면 영화 속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라는 문을 열기 직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미래, 즉 그 남색대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갈 그들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여러모로 따뜻함과 아련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여름 영화로 유명한 이 영화는 19년이 지난 이제서야 한국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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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 매치업] <레토> VS <비긴 어게인>
- [무비 매치업 Movie Match-Up]:
[무비 매치업]에서는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비슷하지 않은 듯 비슷한 두 영화 혹은 어디를 하나 보더라도 완전히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러한 두 영화가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여 그 속에 숨겨진 의미까지 낱낱히 파헤쳐 본다.어느 여름, 해가 지고 익숙한 도시를 거닐 때에 어디선가 음악이 들려온다.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니 그 곳에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누군가가 서 있다. 푸른 눈의 남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장발의 한 남자, 오합지졸의 밴드 사이에서 웃고 있는 한 여자. 그 시간에 그 곳에 있어서 일까. 이들의 노래는 내가 평소에 들었던 무언가와는 유독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 [무비 매치업]에서는 다른 시간과 다른 도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그리고 영화에 담긴, 시간과 도시의 이야기. 그것을 하나로 이끌고 채우는 음악을 중심으로 글을 준비했다. 지금부터 완전히 달라 보이는 음악 영화 두 편 <레토>와 <비긴 어게인>에 담긴 특별한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레토 Лето>
#여름과 영화- 영화: 레토 (2018)
-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 출연진: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外1980년대 초 소련의 한 해변, 기타를 멘 두 남자가 즐거워 보이는 젊은 무리로 향한다. 두 남자의 이름은 ‘료나 (필리프 아브데예프 分)’와 ‘빅토르 (유태오 分)’. 그들은 ‘펑크’의 소개를 받고 왔다며 유명 락밴드 ‘주파르크’의 멤버 ‘마이크 (로만 빌릭 分)’와 그의 무리에게 자신들을 소개한다. 처음보는 그들에게 던져지는 조롱 섞인 농담들. 그러나 빅토르와 료나의 짧은 노래는 금새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어느덧 완전히 섞인 그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빅토르와 마이크의 아내 ‘나탈리야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分)’는 남다른 눈빛을 주고 받는다.새로운 밴드의 재능에 반한 마이크는 그들에게 ‘가린과 쌍곡선’이라는 이름을 선물한다. 그렇게 가린과 쌍곡선의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가 된 마이크. 가린과 쌍곡선의 공연이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열리도록 담당자를 설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이크의 도움과는 별개로, 빅토르와 마이크가 갖는 음악적 지향점은 점점 더 극과 극으로 향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나탈리야와 빅토르의 가까워진 관계는 마이크의 신경을 조금씩 건드린다.어느덧 공연 날, 주파르크의 무대 바로 다음 순서로 가린과 쌍곡선이 올라온다. 그러나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신생 밴드의 연주에 관객들의 반응은 좋지 못하다. 보다 못한 마이크는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무대에 올라와 그들과 함께 연주한다. 그렇게 공연을 무사히 마쳤지만, 나탈리야가 바라보는 사람이 자신이 아닌 빅토르임을 알게 된 마이크는 약속이 있는 척, 그들을 두고 자리를 비킨다.그날 밤, 마이크와 나탈리아 부부의 아파트에는 마이크 대신, 빅토르가 머물게 된다. 그렇게 누구도 막지 않는 빅토르와 나탈리야의 관계는 점점 더 끝을 향해 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장애물이 없으니, 죄책감도 쉽게 몰려온 것일까. 나탈리야는 빅토르를 보는 것도 안 보는 것도 힘들며 마이크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빅토르 역시 그녀의 이야기에 수긍하며 짧지 않았던 그들은 서로를 보내준다.시간이 지나, 가린과 쌍곡선은 레토가 되었고, 하락세인 마이크의 인기와 반대로 빅토르는 소련의 슈퍼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빅토르는 나탈리야를 찾아와 자신의 공연에 초대한다. 밤이 된 레닌그라드 록 클럽, 공연이 시작되고 관객들은 가득 찼다. 그러나 왜인지 노래를 시작하지 않는 빅토르. 그 순간, 손을 잡고 들어오는 마이크와 나탈리야. 그들을 본 빅토르는 노래를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억압과 자유"날 건드리지 마 폭발 직전이니까"<'Psycho Killer'>
- Alexander Gorchilin & GSH
-원곡: 토킹 헤즈 Talking Heads
https://www.youtube.com/watch?v=uN2s_aLQn28레토의 시간은 억압과 자유의 시간이다. 종교가 고난과 핍박 속에서 만개하듯, 음악도 그러했다. 영화의 배경인 1980년대 초 소련은 냉전 시기가 한창이었고, 많은 소련 국민들에게 록 음악은 자본주의에 찌든 부르주아적이고 부패한 적국의 음악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저물어가는 전세계적인 흐름에서도 여전히 피와 투쟁만을 외치는 사람들. 그 외침에 평생을 시달린 것은 소련의 젊은이들이었다.그런 그들을 매료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적국의 록 음악이었다. 그러나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노래하는 젊은 밴드들의 집에는 ‘AC/DC’, ‘데이비드 보위’, ‘티렉스 와 같은 록과 펑크 가수들의 LP판이 가득했고 이러한 흐름은 소련의 다른 젊은이들에게도 해당되었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욕망에 대한 가감 없는 표출, 자유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었다. 기존에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주제와 이야기는 ‘소비에트 록’ 더 나아가, ‘레닌그라드 록’을 탄생시켰다.#레닌그라드와 음악영화는 1980년 초, 소련의 ‘레닌그라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록 음악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에는 레닌그라드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한다. 흑백의 화면 속에서도 인물들은 레닌그라드 안에서 강하게 숨쉬며 살아간다."혜성이 오고 있다고, 여름"<바닷가- 'Summer'>
- Zveri춤추고 노래하는 젊은이들과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가. 이 곳은 아마 레닌그라드의 주변 도시인 ‘세스트로레츠’의 바닷가일 것이다. 이 해변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여름’이다. 영화의 테마곡이기도 한 이 노래는 영화 초반, 빅토르를 만나기 전 바닷가에서 마이크가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이다. 영화의 제목임과 동시에 노래의 제목, 그리고 여름을 의미하는 단어인 ‘레토’는 노래 내내 반복된다. 춤추는 젊은이들과 마이크의 웃음, 그리고 그의 연인 나탈리야까지. 빅토르는 분명 주인공이며 그의 삶은 아름다워 보인다.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빅토르가 등장하자마자, 영화와 인물들 모두의 초점은 빅토르에게 맞춰진다. 심지어 그녀의 연인 나탈리야까지도. 마이크의 삶에 빅토르는 친구이자 경쟁자가 되었고 마이크의 삶은 예전처럼 즐거울 수는 없게 된다. 바닷가와 노래 ‘여름’은 마이크의 뜨거웠던 마지막 행복을 의미한다. 아무런 걱정이나 불안 없이, 음악적으로나 사랑으로나 완벽했던.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고 춤추며 노래하던 그의 자유롭고 즐거웠던 삶을 상징하는 것이다."나는 승객. 차를 타고 또 타고"<도로- 'Passenger'>
-Anton Sevidov
-원곡: Iggy Pop
https://youtu.be/yRfZ4hvI4DU?si=1PbD00qI7JfY6Kn4상점에서 유명 가수들의 앨범 그림을 팔고 있는 빅토르. 그리고 그를 찾아온 나탈리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탈리야는 마이크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줘야 한다며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그러자 함께 가자는 빅토르. 마이크가 좋아하는 커피를 가져다주기 위해 커피잔까지 구해, 마이크의 직장으로 가는 그들.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너무나 즐거워보인다. 이들의 목적이 마이크를 위한 것인지 아닌지 그들을 위한 것인지 잠시 까먹을 정도이다. 빅토르와 나탈리야가 버스에 타자 ‘이기 팝’의 ‘Passenger’가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옆에 있는 노신사가 노래를 부른다.빅토르와 나탈리야를 빼고 일제히 노래를 부르는 승객들. 정거장을 놓쳤다는 빅토르의 말에도 승객들은 차에서 내리지 말고, 우리는 승객이 되어야 한다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버스의 윗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가버리는 빅토르. 버스 위를 사뿐 사뿐 밟고, 다시 내려와 버스의 앞문을 열어버린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시민의 말을 뒤로 한 채 빅토르와 나탈리야는 버스에서 내려, 자신들만의 길을 간다. 인형처럼 우리는 승객일 뿐이라고 노래하는 버스의 승객들. 그들은 그들만의 의지를 상실하고 조종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승객들과는 대조적으로, 목표를 위해서라면 없던 길과 문까지 만드는 빅토르와 나탈리야. 금기의 사랑으로 대표되는 이들의 자유와 주체성이 노래와 비교되며 강조된다."이렇게 완벽한 날, 계속 곁에 있어줘요"<거리- 'Perfect day'>
-Elena Koreneva, Anton Sevidov
-원곡: Lou Reed
https://youtu.be/sp9dFJlmgOI?si=SRN2K3gIsY-o36VA나탈리야가 가져온 커피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씁쓸함, 몰래 토마토를 나눠먹는 빅토르와 나탈리야의 웃음은 마이크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점점 시려오는 마이크의 마음. 여름의 뜨거운 열기마저 마이크의 마음에 따뜻함을 가져오지 못했다. 가린과 쌍곡선의 첫 공연이 끝나고, 마이크는 친구와 약속이 있다며 나타샤에게 먼저 들어가라 말한다. 자신이 없는 자리에 빅토르가 있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마이크는 친구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그저 비 오는 밤, 전화 부스에 서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에게 전화하려고 그 곳에 서 있었던 것일까. 그는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전화를 걸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여인에게 자리를 내준다. 동전을 빌려달라는 여인의 말에 동전까지 건네주는 마이크. 여인에게 향한 그의 조건 없는 베풂은 마치, 빅토르에 대한 그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는 듯하다. 물론,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사랑하는 애인마저 빼앗겼지만 말이다. 노인은 마이크를 향해 노래한다. 이렇게 완벽한 날, 내 곁에 있어달라고, 그러나 마이크는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다. 그에게 이 날은 완벽한 날도 아니었으며, 곁에 있어달라고 말할 누군가도 없기에."난 알아 내 나무가 이 도시에서 죽는다는 걸."<레닌그라드 록 클럽-‘ 'The Tree’>
-Petr Pogodaev, Petr Tishkov, Zveri
https://youtu.be/wNuBq5dmFVo?si=0MvK7yt3xaW1tY7V빅토르와 그의 밴드는 자신들이 처음 공연했던 그 곳, 자신들이 탄생했던 그 곳 ‘레닌그라드 록 클럽’으로 돌아온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키노 (Кино)’라는 이름을 달고 말이다. 그들의 인기는 레닌그라드를 넘어 소련 전체에서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빅토르의 잊지 않았다. 그를 있게 해준 그 도시, 그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도시, 레닌그라드를 말이다.수많은 도시와 휘황찬란한 공연장을 가봤을 그이지만, 초라해 보이는 레닌그라드 록 클럽이 갖는 의미는 그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관중들, 그러나 그가 찾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두 사람, 마이크와 나탈리야. 결국 오지 않는 그들을 뒤로하고 노래를 시작하려는 그 때, 손을 맞잡은 마이크와 나탈리야가 들어온다. 세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야 빅토르는 노래한다. 그의 나무는 이 도시에서 죽을 것이라고.#다시 돌아올거야
"이 여름도 곧 끝이 나겠지"<'Summer Will Be Over Soon'>
-KINO영화는 고려인 출신 소련의 슈퍼스타 록 가수 ‘빅토르 초이’의 전기영화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영화는 빅토르 한 명이 아닌, 두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 인물은 빅토르, 그리고 마이크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지지하는 동료 사이에서 갖는 그의 개인적 고뇌는 레토의 또 다른 핵심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마이크 (마이크 나우멘코)는 빅토르가 1991년 사망하고, 바로 1년 뒤에 세상을 떠났다.그는 생애 후반, 빅토르에게 인기를 상당 부분 넘겨주게 되지만, 마이크 역시 훌륭한 재능이었고 당대를 빛낸 스타였다. 이처럼 짧은 시기, 두 재능을 잃은 소련의 음악계는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음악적 지향점이나, 사상적으로나, 그리고 사랑이나, 끊임없이 엇갈렸던 빅토르와 마이크의 대립은 영화 내내 흥미진진한 요소였다. 그들은 자유를 이야기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자유는 달랐다. 정면돌파를 통해 쟁취한 완전한 자유를 원하는 빅토르와, 주변을 챙기고 돌아보며 모두와 함께 자유로워지기를 원했던 마이크. 그들의 미묘한 차이는 작품에서 느껴진다.<레토>는 흑백영화이지만, 다양한 편집과 연출들로 보는 재미가 있다. 중요한 장면 속 노래들과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와 같은 연출. 거기서 오는 펑키한 편집과 흑백 배경과 대조되어 더욱 튀는 갖가지 색들. 꿈과 상상처럼 표현한 자유에 대한 욕구. 그리고 이러한 욕구가 불러일으킨 상상과 현실의 간극을 리마인드시키는 ‘회의론자’라는 이름의 관찰자 캐릭터. 이것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 속에서 연극, 광고 아니면 또 다른 작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이처럼 레토에서만 볼 수 있는 재치 있고 세련된 요소들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눈부신 재능에서 온 것이다. 가진 것 없던 이방인이 거둔 꿈만 같은 성공과 짧지만 강렬했던 삶. 영화라는 의미의 러시아어 ‘키노’처럼 참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여름은 끝이 났지만, 다시 찾아온다. 뜨거웠던 그때 그 여름처럼 잊혀지지 않고 찾아올 영화 ‘레토’였다.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젊음과 희망- 영화 : 비긴 어게인 (2014)
- 감독 : 존 카니
- 출연진 :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르빈 外뉴욕의 한 바, 그 곳에서 ‘그레타 (키이라 나이틀리 分)’가 노래를 부른다. 모두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오직 한 사람 ‘댄 (마크 러팔로 分)’만이 숨겨진 재능을 알아본다. 그레타에게 다가가 자신이 유명한 프로듀서라고 소개하는 댄. 그러나, 볼품 없고 허세 부리는 듯한 그의 모습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댄의 끈질긴 설득으로 그레타는 결국 앨범을 만들기로 한다. 사실 그레타와 댄은 비슷한 처지였다.남자친구 ‘데이브 (에덤 르빈 分)’를 따라 뉴욕에 오게 된 그레타. 그레타처럼 무명 가수였던 데이브는 그의 노래가 영화에 삽입되며 한 순간에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평생을 행복할 것 같았던 그들. 그러나 데이브가 LA 출장을 다녀왔고 자신이 만든 노래 “A Higher Place”를 들려준다. 그 노래를 듣자마자, 그레타는 데이브가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결국 그들은 이별한다. 성공한 음악 프로듀서였던 댄 역시도 아내 ‘미리엄 (캐서린 키너 分)’의 불륜으로 결국 이혼하고, 딸의 양육권 문제까지 앓고 있는 그야말로 나락에 떨어진 상태였다.이러한 절망 속에서도, 댄과 그레타는 다시 희망을 가지고 앨범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앨범의 컨셉은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뉴욕을 돌아다니며 야외녹음을 하는 것이었다. 앨범을 만들면서, 댄은 그의 딸 ‘바이올렛 (헤일리 스테인펠드 分)’와 화해했고, 그레타 역시 과거를 잊고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다. 그들의 앨범은 뛰어난 완성도로 큰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댄과 그레타는 점점 가까워졌지만 더 나아가지 않고,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짧은 포옹을 끝으로 헤어진다.시간이 지나, 그레타의 노래를 들은 데이브. 그는 그녀에게 사과하며 공연장에 찾아와달라 부탁하게 된다. 고민을 하다 데이브의 공연장에 간 그녀. 공연에서 데이브는 그레타를 바라보며 그녀가 선물해준 ‘Lost Stars’를 원곡의 버전으로 부르지만, 이내 대중들이 좋아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 본 그레타는 결국, 공연장을 떠난다. 그리고 그레타는 댄과 보낸 시간의 상징인 듀얼잭을 돌려주며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한다. 댄은 이 듀얼잭을 통해 아내, 미리엄과 다시 화해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댄의 아파트에 찾아온 그레타. 그녀는 앨범을 인터넷에 올리고 싶다고 말하고, 그 결정을 댄은 존중해준다. 그리고 그들의 찬란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들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실패와 도전
"우린 길 잃은 별인가요"<'Lost Stars'>
-Keira Knightley
https://youtu.be/3RPkTAMNvSY?si=CdfSlP0DYHz84n6U<레토>의 시간이 억압과 자유의 시간이라면, <비긴 어게인>의 시간은 실패와 도전의 시간이다. 연인과 꿈 모두를 잃고 떠나려던 그레타에게 댄은 거칠지만 진심이 담긴 손을 내밀었다. 댄이 데이타에게 향했을 때, 그들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댄이 먼저 손을 건넸을 뿐, 그레타가 용기를 내어 그 손을 잡아주었기에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서로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들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고 누구보다 서로를 위했다. 가장 뜨거웠던 사랑을 잃어버렸던 그레타와 댄. 그들은 사랑과 함께, 꿈과 희망마저 잃어버렸다. 완전히 추락해버렸고, 그들의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은 불가능해 보였다.그러나 그들은 음악을 통해, 그리고 서로를 통해 위로 받았고 도전했다. 길 잃은 두 별은 어둠 속에서 다시 용기를 내었다.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들은 다른 별들과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가시밭길을 지나자, 새로운 길이 보였다. 두려움과 괴로움으로 주저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함께하는 별이 그 여정동안 함께 빛나주었기에 그들은 그 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무엇보다 밝게 빛났다.#뉴욕과 음악
비긴 어게인은 음악 영화이기도 하지만, 음악과 함께 뉴욕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레타와 댄은 자연스러운 뉴욕의 소리를 앨범에 담기 위해, 골목과 차도, 건물 옥상 등 다양한 곳에서 녹음을 진행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뉴욕의 모든 것을 담은 앨범, 그리고 영화는 특별했다."마지막 한걸음을 내딛을 준비가 되었나."<바- 'A Step You Can’t Take Back'>
-Keira Knightley
https://youtu.be/--byHxoPRwQ?si=cclo6k6O9utkl2pp그레타와 댄이 처음 만난 뉴욕의 작은 바는 모든 것들의 시작이었다.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댄. 그런 그에게 들려오는 그레타의 노래. 통기타 하나를연주하며 진솔하게 노래하는 그녀는 댄을 완전히 매료시켰다. 댄에게는 그녀의 뒤에서 저절로 연주되는 악기들이 보였다. 그녀에게 조금의 도움만 있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함께 앨범을 만들자고.댄의 허름한 모습을 보고 프로듀서가 맞는지 의심하며, 무례하게 말하기 시작하는 그레타. 하지만 댄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의 집착에 가까운 제안에 그레타는 결국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들의 음악색은 영 맞지 않는다. 그레타는 음악성을, 댄은 대중성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인연은 성사되지 못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는 길만 달랐지, 결국 댄과 그레타의 진정성은 같았다.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 그들은 다시 만났고, 정말 마지막이 될 한걸음을 내딛었다."내 인생도 이제 풀리기 시작했거든."<골목 -' Coming Up Roses'>
-Keira Knightley
https://youtu.be/K6wiDpf5ogk?si=oPCbIWv3Tu41BNNf다양한 곳에서 밴드의 구성원들을 모아온 댄과 그레타. 그들은 뉴욕의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잘 담기 위해, 여러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들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뉴욕의 한 골목, 쓰레기통과 낙서 가득한 벽 옆에 그들은 악기를 설치했다. 댄과 그레타의 절실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농구를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 댄은 그 아이들의 목소리까지, 모두 음악에 사용하기로 한다. 이 모든 소음이 하나의 음악이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자동차의 경적 소리와 고함 소리 모두 음악에 고스란히 들려온다. 그러나 그레타가 노래를 시작하고,내 인생도 이제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하자, 걱정거리였던 소음들은 모두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노래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순탄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레타와 댄을 괴롭히던 걱정거리와 고민거리들. 이것들은 골목의 소음들과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했을 때의 소음은 그들을 무너지게 할 정도로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악기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니, 소음은 그저 그레타와 댄이라는 사람을 더 다채롭게 해주는 것들이 되었다."그대여, 돌아갈 건지 말해줘."<옥상-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Keira Knightley
https://youtu.be/Tk1G5DVWRp8?si=DjosSlx3JhPxaagX골목에서의 녹음을 끝낸 그들의 다음 장소는 건물의 옥상이었다. 엠파이어 빌딩이 보이는 높은 건물. 밤이 되자 그들이 준비한 조명이 반짝였다. 이번 녹음에는 특별한 이가 함께했다. 바로 댄의 딸 바이올렛이다. 준비가 되면 시작하라며 긴장을 풀어주는 아빠, 댄. 댄도 이 날은 베이스 기타를 연주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천천히 일어나 무대로 나오는 바이올렛. 딸이 연주하는 리드 기타와 아빠가 연주하는 베이스 기타.오해와 갈등을 끝내고 완전히 하나가 된 이들의 모습은 영화 전체를 보아도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다시 돌아갈 것인지 말해달라는 노래 가사에, 댄은 고개를 끄덕였다. 슬픔과 고통을 혼자만 감내했던 댄. 그는 이 슬픔과 고통을 넣어두고 딸 바이올렛과 화해했으며, 좋은 아빠로 돌아갔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아내 미리엄과도 화해한다. 그렇게 가족과 집으로 돌아간 댄.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는 그레타. 아마 이 노래는 댄과 그레타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있어 ‘끝’이라는 대답이다."내 이름을 부르는 너의 목소리를 들었지."<공연장- 'Lost Stars'>
-Adam Levine
https://youtu.be/5U-JroWwFkw?si=TNdT4X1SK6yZ0QAY댄과의 인연을 끝내고, 데이브의 공연장에 찾아온 그레타. 그녀가 공연장에 찾아오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자신을 찾아온 그녀를 바라보며 노래하는 데이브. 데이브는 그레타가 선물했던 ‘Lost Stars’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레타가 선물한 그때 그 발라드 버전으로 부르는 노래. 그레타 역시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러나 2절이 시작되자 데이브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발라드가 아닌 자신만의 빠르고 신나는 버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곡과 변해버린 데이브. 결국, 그레타는 공연장을 떠나고, 데이브는 그레타가 떠난 자리를 허무하게 바라본다. 수많은 사람이 가득 찬 공연장. 모든 사람들이 데이브를 보기 위해 모였다.하지만 데이브는 그레타만이 신경 쓰인다. 처음 뉴욕에 왔을 때처럼 수염 없는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 데이브. 영화 속 시간이 지나면서 자라나는 데이브의 수염은 점점 인기를 얻고 변해가는 그의 상태를 의미했다. 그러나 데이브가 마지막 장면이 되어서, 원래 모습처럼 깔끔하게 면도했다는 것은 그레타와 다시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겉만 돌아왔지, 데이브는 결국,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레타와 데이브가 부른 완전히 다른 버전의 ‘Lost Stars’처럼 그들은 너무나 달라졌다. 그레타는 분명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데이브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그녀는 떠났다.#사랑을 말하지 않아도"그래도 난 널 사랑해왔어"
-Keira Knightley
https://youtu.be/KvZLvJc_ry8?si=8j6tSWjgSRZhzaP_영화는 결국, 음악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감독은 댄과 그레타에게 사랑의 정서를 입히지 않는다. 분명 둘 중 한명이라도 조금만 더 다가갔으면 그들은 연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둘 다 그러지 않았다. 결국, 댄은 가족에게 돌아가고, 그레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 실제로 댄과 그레타의 키스신도 존재했으나, 최종 편집과정에서 사라졌을 정도로 둘의 관계는 애틋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존 카니’ 감독이 직접 영화를 만들었던 누구도 그들의 키스신을 바라지 않았고, 이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이 둘이 이어지는 것은 작품의 의미와는 맞지 않았다. 댄과 그레타가 서로를 아꼈고 사랑했기에 더 나아가지 않고 멈췄다는 것이다. 댄은 가족에게 돌아가기를, 그레타는 새로운 사랑을 하기를 그 둘은 바랬을 것이다.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첫사랑과 같은 둘의 관계는 바보 같지만 아름다웠다. <원스>와 <싱 스트리트>처럼 음악을 주제로 영화를 만드는 존 카니답게 <비긴 어게인>역시 음악 자체나 음악과 영화 속 장면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었다. 원스나 싱 스트리트보다 등장인물의 정서를 이해하기 쉽게 묘사했고 영화의 톤 역시도 어둡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던 영화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주제마저 가벼웠던 것은 아니었다. 그레타와 댄의 정서를 섬세하게 묘사했으며, 이야기의 흐름도 억지 없이 논리적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이를 통한 결말은 현실적이었고 이해도 갔다. ‘그래도 난 사랑해왔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댄과 그레타는 말은 하지 않았도 서로를 사랑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사랑할 가치가 있는 영화 ‘비긴어게인’이었다.
#흑백의 사실, 컬러의 픽션<레토>와 <비긴 어게인>은 흑백영화와 컬러영화라는 차이점에서 시작하여 사실과 픽션, 기존 명곡의 사용 여부 등의 차이점이 존재한다. 시대와 인물 중 어디에 초점을 맞췄는지도 다르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사상적/사회적으로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국가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 역시 달랐다. 공통점도 존재한다. 레닌그라드로 온 빅토르와 뉴욕으로 온 그레타라는 이방인. 마이크와 데이브라는 음악과 인생의 라이벌.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게 된 두 뮤지션 ‘즈베리’의 ‘로만 빌릭’과 ‘마룬5’의 ‘에덤 르빈’. 빅토르와 마이크, 댄과 그레타라는 투톱 주인공 체제 등의 공통점이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두 영화 모두 인간의 의지와 자유, 그리고 사랑을 노래한다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영화와 음악을 사랑한다면, <레토>와 <비긴 어게인>을 한번쯤은 감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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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프랑스] 아멜리아와 몽마르트에서
이번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챌린지의 나라가 ‘프랑스’라고 할 때, 딱 생각나는 영화, <아멜리에> . 독특하면서도 프렌치 감성의 색감과 동화같은 이야기, 사랑스러운 주인공까지. ‘러블리’를 영화화하면 딱 이 영화가 아닐까?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아멜리에>는 사랑스럽고 감각적인 비주얼과 독특한 캐릭터들로 가득 찬 영화다. 이 영화는 파리의 몽마르트르를 배경으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감미롭게 그려낸다. 주인공 아멜리에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상상력을 지닌 아이였다. 선천적인 심장 문제로 인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가 적었고, 그로 인해 상상의 세계 속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성장했다. 성인이 된 아멜리에는 몽마르트르의 작은 카페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도 여전히 세상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자신의 아파트 욕실에서 오래된 보물상자를 발견한다. 어린 시절 누군가가 남긴 이 상자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한 아멜리에는 그를 찾아 나서고, 결국 감동적인 재회를 만들어낸다. 이 일을 계기로 아멜리에는 타인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자신의 존재 이유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후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삶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그들이 알지 못하는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선행을 베풀기 시작한다. 시각장애인에게 시장의 풍경을 생생하게 설명해 주고, 외로운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을 건네며, 동네 식료품점 점원의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을 몰래 도와주는 등 그녀의 친절한 장난들은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정작 아멜리에는 자신을 위한 행복을 쉽게 찾지 못한다. 남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익숙해진 그녀는 자신의 외로움을 직시하는 것에는 서툴다. 그러던 중 그녀는 우연히 사진 조각을 수집하는 남자, 니노를 만나게 된다. 그는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에서 일하며, 거리에서 주운 증명사진을 모아 퍼즐을 맞추듯 의미를 찾는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아멜리는 니노에게 끌리지만, 직접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그와의 거리를 좁혀 나간다. 그녀는 수수께끼 같은 단서를 남기며 니노를 유도하고, 그가 자신을 찾아오도록 작은 게임을 펼친다. 하지만 이러한 간접적인 방식은 결국 그녀에게도 불안과 망설임을 안겨준다.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일에는 자신감이 있었던 아멜리에도, 정작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에는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아멜리아는 결국 용기를 내어 니노에게 다가가고,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한다. 그녀가 이제껏 남에게 베풀어 온 선행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그녀 자신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아멜리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점차 변화해 가는 과정은, 타인과의 연결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준다.
영화 아멜리에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영상미와 음악으로도 나를 매료시켰다. 빨강, 노랑, 녹색을 중심으로 한 색감은 영화 전체를 동화적인 분위기로 물들이며, 감미로운 얀 티에르상의 음악은 아멜리에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빠른 편집과 독특한 카메라 앵글은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을 아멜리에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인다.
타인에게 기쁨을 주면서도 정작 자신의 감정에는 서툴렀던 아멜리가 결국 자신의 행복을 향해 한 발 내디딜 때, 우리는 그 여정에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된다. 잔잔한 감동과 유머,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미가 어우러진 아멜리에는 삶의 작은 기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영화로, 볼 때마다 새로운 따뜻함을 선사한다.
프랑스 여행으로 프랑스 몽마르트 언덕과 멋진 건물들의 풍경들과 추억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아멜리에>를 통해 프랑스 로망과 감성을 한껏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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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와 우리의 이야기
유미의 세포들
오픈일 : 2021.09.17 (티빙, tvN)
감독 : 이상엽
출연 : 김고은, 안보현, 진영, 이유비, 박지현, 미람, 정순원, 주종혁
'유미와 우리의 이야기'
공감 가득한 인생 웹툰, 드라마로 탄생하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인생 웹툰, 공감 웹툰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동명의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원작으로 제작된 시리즈다.
이동건 작가가 만든 <유미의 세포들>은 귀여운 그림체와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 캐릭터들처럼 인물들의 머릿속에 있는 세포들의 행동과 세포 마을을 이용해 인물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신박한 표현 방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거기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평범한 인물이란 설정을 가진 ‘유미’라는 캐릭터의 현실적인 성장 과정은 독자들에게 기쁨, 행복, 분노, 슬픔 등의 여러 감정들을 선물했다.
나 또한 이 웹툰을 연재 당시 빼놓지 않고 꼭꼭 챙겨 봤었다. 연재 기간도 꽤 길었기에 자연스레 유미를 오래 지켜보게 되었는데, 유미를 통해 나와 우리를 보면서 유미의 감정에 깊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과몰입러의 특성도 한몫했겠지만, 작가님의 표현력이.. 사람을 쥐락펴락, 통수를 쳤다가 쓰다듬어줬다가.. 정말 난리가 난다. 거기에 남성 작가라는 것이 놀라울 만큼 친근하고 섬세하게 표현해낸 유미의 감정선까지. 과몰입러가 아니어도 유미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처음 드라마화가 결정됐을 때, 이 웹툰을 어떻게 실사화할지 정말 궁금했다. 세포들은 어떻게 표현할까? 이 긴 이야기를 어떻게 요약해낼까? 주인공들은 누가 연기하게 될까? 개인적으로 유미 역은 딱 떠오르는 배우가 없었을 만큼, ‘유미’라는 캐릭터는 이동건 작가가 그려낸 웹툰 속 ‘유미’의 이미지가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똑떨어지는 단발머리와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여린 감성. 유미를 누가 표현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김고은 배우님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웅이와 새이 또한 그렇고.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땐 김고은, 안보현 두 배우님 모두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딱 드라마를 보니 매우 적절한 캐스팅이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미가 주인공인 유미의 이야기
드라마화된 <유미의 세포들>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지만, 겉포장을 조금만 걷어보면 유미와 누군가의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유미의 드라마’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다소 겁이 많고 여린 주인공 유미는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현실에 타협하고, 다시 사랑을 하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이전에 받았던 상처를 들추며 포기한다. 외롭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러한 걱정과 상처에 치여 머뭇거리고 있던 유미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고 그를 통해 행복과 깨달음을 얻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너무 로맨틱하거나 멀리 있지 않은, 현실적인 연애의 순간들과 그 뒤에 자연히 생겨나는 아픈 순간들. 유미는 그 시간들을 통해 연인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사랑했던 일을 찾아 다시 꿈에 도전한다.
사랑과 상처를 통해 성장하는 유미
남자 주인공 웅이는 유미와 다르게 무던한 성격의 인물이다. 바라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그것을 위해 모든 걸 다 내놓는 과감한 결정도 할 줄 안다. 굉장히 직선적이면서도 솔직한 그는 유미의 결핍을 채워주며 무던하고 행복한 연애를 이어간다. 하지만 웅이는 유미를 사랑하는 만큼, 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더욱 당당한 나’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두 사람은 당연하게도 엇나감의 순간을 맞이한다.
의심스러울 만큼 행복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프고, 단단한듯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기도 하는, 그저 어리다고도 성숙하다고도 할 수 없는 30대 초반의 연애와 여전히 명확히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유미의 세포들>을 보며, “30대가 되면 안정된 삶과 진정한 나를 찾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환상을 버리게 됐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현실적이기도 하고, 사실 나의 20대가 오래 남지 않아서 더 뼈저리게 느낀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와 닮은 유미
사랑과 일, 우정. 언제나 함께하고 있지만 당장 내일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소중하고 변덕스러운 이 모든 것들을 한곳에 모아둔 <유미의 세포>를 보며 함께 아프고, 웃고, 고민했다. 시즌 1이 끝날 즘엔 “결말...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내 세상이 무너졌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면 너무 우스워 보이려나.
내 마음속에선 사랑 세포가 깨어났다가 다시 쓰러졌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에 후루룩 빠져들었다가 답답함에 짜증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딘가 나와 닮은 유미의 순간들에 결국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모든 걸 꺼내 보여주는 그를 도저히 언젠가는 바보 같았다고, 답답했다고 말하며 미워할 수 없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내 마음을 가져간, (아주 조금이지만) 나와 닮은 유미가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일이든, 사랑이든, 애써 미뤄온 꿈 앞에서든. 다음 시즌에선 더 행복한 유미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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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뒤편에서 삼켜지는 감정들
말 뒤편에서 삼켜지는 감정들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영화를 찍어왔다. 그의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언제나 인물이며, 그는 이야기보다도 인물에, 그리고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에 주목해왔다. 지금까지의 그가 인물들이 서로에게 내뱉는 말들의 충돌을 통해 그 감정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다면,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것의 충돌보다도 인물이 내뱉는 말 뒤편의 감정을 좇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티아스와 막심>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부드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여전히 스타일리시하고 영상미 있지만,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 절제하는 것이 분명히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연출 기법이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아마도 이런 부분 때문에 혹자에게 이 영화는 그의 전작들에 비해 전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감독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 영화에서 미학적인 의도로 찍은 장면은 베이 윈도우 뒤에서 마티아스와 막심이 키스를 하는 장면 하나뿐이며, 그는 영화 대부분의 장면을 온전히 인물의 심리에 따르며 찍었다. 핸드헬드 장면이 많은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그의 영화 중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영화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임에도 이 영화에는 한 가지 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영화 출연을 부탁하는 친구 동생 에리카와 그의 친구다. 이들은 영화에서 마티아스와 막심 나이대의 다음 세대로 묘사된다. 이들은 프랑스어와 영어를 혼용해 쓰고, 리베트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그런 그들의 행동을 비꼬는 뉘앙스를 취한다. 두 세대의 언어 충돌은 퀘벡의 젊은 층에게 나타나는 영어에 대한 선호 변화를 실감하게 만든다. 성에 대한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에리카의 친구가 마티아스와 막심에게 "둘이 키스 해봤어요?"라며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고, 에리카가 둘에게 "오빠들은 여자야. 아니 남자일 수도 있지"라며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은 이들의 개방된 성, 젠더 인식에 대해 느끼게 한다. 특히나 "양식에 있어 인상주의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이라는 말에 대해 질문하는 막심에게 에리카가 "오빠들 세대의 관점으로 보면 그렇지"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윗세대의 한계에 대한 아래 세대의 변화 가능한 발전성을 나타내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영화의 중심 서사와는 다소 동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지만, 퀘벡의 젊은 층에 나타나는 변화 양상을 날카롭게 나타낸 인상적인 부분이다.
" 클로즈업 준비됐어?"
친구 동생의 단편 영화에서 키스 씬을 찍은 뒤, 두 사람에게는 변화가 생긴다. 둘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이때 두드러지는 건 마티아스의 행동이다. 마티아스는 약혼자에게 자기라고 부르지 말라며 짜증을 내고, 단편 영화를 자신 없이 본 것에 대해 신경 쓰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한 막심의 송별회를 잊었던 척하고, 게임 중 그가 사기를 쳤다고 시비를 거는 등 막심과 거리를 두며 배타적으로 행동한다. 막심은 그런 그의 행동을 신경 쓰고,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게 된다. 두 사람의 다른 행동은 성격 탓도 있겠으나, 애초에 두 사람의 처지가 다른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마티아스는 로펌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고, 승진과 약혼자와의 미래를 앞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에 반해 막심은 불안정하고 막막한 삶을 살고 있다. 2주 뒤 오스트레일리아로 돈을 벌러 떠날 예정이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엄마와 연락 두절인 형은 그에게 의지가 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마티아스의 엄마가 오히려 그의 안식처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 길을 잃는 것은 같다. 이른 아침 수영 중에 방향을 잃고 헤매던 마티아스가 숙소에 도착해 "길을 잃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런 두 사람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길 두려워하며 계속해서 막심을 밀어내던 마티아스는 결국 파티 도중에 막심에게 상처를 줄 말을 내뱉는다. 여기서 그는 막심을 점박이라고 부르는데, 내내 언급되지 않던 막심의 흉터가 유일하게 언급되는 장면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마티아스는 이내 다시 돌아온다. 그러고는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다른 친구에게 괜히 훈수를 두며 어색하게 막심 곁으로 갈 기회를 만든다. TV를 보고 있던 막심의 곁에 마티아스가 앉는 장면에서 Phosphores cent의 <Song For Zula>가 흘러나온다.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들리기도 하는, 영화 전체를 요약한다고 할 만한 곡이다. 이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때도 마티아스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길 겁낸다. 막심은 주말을 같이 보내자며 지금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다고 하지만, 마티아스는 이건 우리가 아니라며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서 마티아스는 점멸하는 전구 밑에 서있다. 불이 들어왔다 안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전구는 친구 사이이면서 사랑 사이에도 놓인 두 사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티아스가 스위치를 건드리며 인트로에서도 들리던 전구를 켰다 끄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마티아스는 결국 전구를 끄고 장면은 암전 된다. 거래처 변호사 케빈과 바에 있던 마티아스는 그곳을 나와 어딘가로 뛰어간다. 하지만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괴로워한다. 막심은 다른 바에 있다. 그는 화장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반점을 가려본다. 거울에서는 상처가 보이지 않지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상처가 있다. 막심은 엄마의 집 앞에서 돌아온 형과 함께 즐거워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여전히 두 사람은 길을 잃었으며, 목적지를 찾지 못한다.
출국 전날 막심은 마티아스의 엄마 프랑신에게 전남편 전화번호를 부탁해 연락을 취하고, 3주 전 마티아스의 메일로 보낸 상황이라는 답을 받는다. 마티아스의 진심을 다시 확인한 그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에게 서운했던 감정이 녹아내린 것일 수도, 이제 호주로 떠나기 때문일 수도, M과 M의 농장을 만들기엔 이미 완전히 늦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막심은 마티아스의 진심을 다시 확인했다. 짐을 다 챙기고 집 문을 연 그의 앞에 친구들이 보인다. 그중에는 마티아스도 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간에 당장 두 사람의 목적지는 사랑보다 우정에 가깝다. 길을 잃었던 두 사람은 자신들을 붙잡아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길을 찾는다. 마티아스는 막심의 곁에, 막심은 마티아스의 곁에 여전히 남는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사랑에 대한 영화이며, 또한 우정에 대한 영화다. 실제로 자비에 돌란 감독은 20대 중후반에 만난 친구들을 캐스팅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준 친구들과 우정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마티아스와 막심>을 만들게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마티아스와 막심을 비롯한 영화의 친구 무리는 때때로 서로를 공격하기를 서슴지 않지만,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챙기며 사랑을 베푼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다. 어쨌든 영화는 우정에 가깝게 끝나지만, 만약 둘의 관계가 사랑으로 진전되다 해도 이들의 우정에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막심의 얼굴 흉터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니게 받아들여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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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종」리뷰ㅣ여자가 예쁘고 야한 장면이 나오는 과학적 이유ㅣ스포없음ㅣ영화보는건데ㅣ공포영화 여자ㅣ
? "랑종" 으로 알아보는 공포영화의 과학원리(*스포없음)
- 랑종 정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페이크 다큐멘터리, 오컬트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각본: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제작: 나홍진, 반종 피산다나쿤
원안: 최차원, 나홍진
- 랑종 스토리 시놉시스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낯선 시골 마을.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이 곳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무당) ‘님’은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날이 갈수록 이상 증세가 점점 심각해지는 ‘밍’.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밍’과 ‘님’, 그리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
#랑종 #랑종리뷰 #랑종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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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 다시 돌아온 분질 패밀리! 자동차 액션의 끝까지 간다
분노의 질주 9편이 새로 개봉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제대로 된 블럭버스터 영화가 개봉한지 오래되었는데요.
오랜만에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자동차 액션이 개봉을 합니다.
도미닉이 그대로 돌아오고 주요 등장인물도 돌아옵니다.
여기에 한도 살아서 다시 등장하는데 팬들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고요.
도미닉과 친동생의 이야기가 주요 서사의 축이지만 이 시리즈는 서사 보다는 액션에 방점이 찍어져 있죠.
액션은 우주까지 날아갑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리즈여서 1편~6편의 DVD도 소장하고 있어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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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파이럴> 메인 예고편
경찰서로 배달된 의문의 소포
그리고 시작된 경찰 연쇄살인
또 다른 살인이 시작되기 전 단서를 찾고 사건을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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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낫아웃> 메인 예고편
고교 야구부 유망주 광호는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에서 탈락한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원하는 광호.
하지만 광호의 선택은 동료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만들고,
기댈 곳이 없어진 광호는 친구 민철과 함께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