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12 15:43:18
마음이 달달해지는 로맨스 영화 -7-
발렌타인 데이 큐레이션
❣️[CineLab Curation] ❣️
이번 주 씨네랩의 뉴스레터 씨네-뉴스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준비해 봤어요!
우리 모두 혈당 스파이크 조심해야 하니까..
초콜렛 대신 씨네랩이 준비한 영화와 함께 달달한 발렌타인 데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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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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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깟 영생이 뭐라고
<서복>을 보고 조금 놀란 점은 두 유명 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배우들의 케미와 잘생긴 외모를 동원한 가벼운 영화라고 예상했지만, 무거운 주제와 함께 공유와 박보검의 연기가 분위기를 사로잡아 서투른 나의 예상을 깨뜨린 영화였다.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가치 있는 주제를 되새겨준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복> 네이버 스틸컷
삶과 죽음, 욕망
'서복'이라는 제목과 캐릭터 이름도 진시황 시절 불로초를 찾기 위해 떠난 신하들 중 '서복'이라는 신하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그만큼 <서복>은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를 제목부터 드러내고 있으며, 유한한 삶에 대한 감사와 죽음에 대한 고찰, 인간의 욕심 등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생각하고 고민할 질문을 서복(박보검)을 통해 관객들에게 넌지시 전달한다. 그리고 <서복>은 인간의 욕망도 삶과 연관 지어 스토리가 진행된다. 서복을 쟁탈하기 위해 싸우는 두 집단의 전투는 영생을 얻기 위해 싸우는 인간의 욕망이 담긴 전투이자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겁을 반영한다. 인간은 미래를 예견하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서복>은 죽음이라는 고지 앞에 무의미한 발버둥을 치는 인간의 나약한 겁을 보여준다.
케미
<서복> 주인공 민기헌(공유)과 서복(박보검)의 케미는 가볍고 유쾌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각자가 무거운 고민과 아픔을 지니고 있고, 둘이서 그 고민을 툭툭 털며, 서로의 어깨를 슥슥 쓸어 넘긴다. 처음 어색한 사이에서 점차 마음을 내주며 의형제처럼 챙겨주는 변화는 기헌이 신체적인 회복을 목적으로 한 서복 지키기에서 서복을 통해 삶에 대한 감사와 죽음에 대한 깨우침으로 바뀌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헌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공유와 박보검의 유쾌한 케미를 100으로 기대한다면 50~60으로 낮추는 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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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엄마 아빠 복직한다!
이야기는 1편의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 말인 즉슨, 전편을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편에 대해 대략적으로 간추려서 시작부분에 충분히 말하고 있어서, 크게 신경 안쓰면 그냥 봐도 괜찮다.
언더마이너가 땅 밖으로 솟구치면서 가족들이 슈퍼수트를 입고 달려 나간다. 밥 가족은 비록 언더마이너가 은행을 털어 가는 걸 막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시청 건물이 부서지는 건 간신히 막아낸다. 그러나 아직 슈퍼히어로는 불법, 그들은 시민들을 구하고서도 경찰서에 끌려가 취조를 당한다.
그런 그들에게 손길을 뻗친 것이 데버테크 기업, 보이드와 에블린 남매는 슈퍼히어로 합법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일라스티걸에게 업무를 맡긴다.
지금 영화를 돌이키며 생각하니 놀라운 것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인물들에게 균형잡힌 역할과 분량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보통은 주요 인물의 스토리를 앞세워 영화를 진행시키다 주위 인물을 개입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어느 인물도 한 뼘의 오차가 없이 공정하게 배분된 분량을 담당했다.
디즈니가 얼마나 치밀한가 하면, 1편과 2편에서의 인물들 위치와 상황이 정확히 반대로 놓여있다는 것이다.
슈퍼히어로가 불법이 되었던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미스터 인크레더블 즉 밥이 추락할 뻔한 열차를 멈췄던 사건이었다. 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 깁스를 했고, 다들 슈퍼히어로를 몰아내자는 시위를 했다. 그러나 2편에서 일라스티걸, 즉 밥의 아내인 헬렌이 가장 먼저 해결해낸 임무가 달리는 열차를 멈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슈퍼히어로에 대한 사람들의 여론이 긍정적이게 변한다. 결국 부부를 두고 영화는 상반된 결과를 도출해낸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인크레더블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데, 부모가 벌려놓은 일을 아이들이 해결한다는 점이다.
아마 초능력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통해 우리가 흔히 보는 부모와 자식간의 역할 분담을 뒤바꾸는 듯 하다. 단순히 부모와 자식이라는 역할을 뒤바꾸는 것 뿐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 세대교체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과거 큰 영광을 누렸던 구세대는 밥(미스터 인크레더블), 헬렌(일라스티걸), 루시우스(프로톤), 이 세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 이 시대에 맞춰 새롭게 등장하는, 조금 더 융통성 있는 세대가 바로 바이올렛과 대쉬, 잭잭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바이올렛은 역할은 아주 크다. 거의 주인공이 바이올렛이 아닌가 할 정도로, 그녀의 활약이 컸다. 이야기 자체도 바이올렛의 데이트라는 사건으로 1편과 2편을 엮었다.
그 점에서 그녀가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중요한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게다가 그녀는 주위 인물들이 모두 흔들릴 때도 가장 이성적인 판단과 가장 감성적인 격려를 건넨다. 애초에 1편에서도 그녀의 역할이 컸다. 중점 이야기로 두었던 게 바이올렛의 성장이었으니까. 이번 편에서도, ’사춘기’라는 뻔하지만 재미있는 위치를 통해 바이올렛은 인크레더블 가족의 중점, 기둥으로 우뚝 선다. 이건 여담인데, 바이올렛 너무 좋음.. 아빠의 무작정 밀고나가는 용기에 엄마의 신중함과 결단역이 더해진, 사실상 영화 내에서 가장 완벽한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 있다.
인크레더블 1편이 가족이 뭉치게 되는 이야기를 던지고 작은 여운을 주고 끝냈다면, 이번 2편은 확실한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로 다음 이야기에 대한 예고편이나 다름없었다. 슈퍼히어로의 합법화 라는 목적과, 아직 끝나지 않은 수 많은 떡밥들이 그 증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이게 진짜 이야기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영화 전체적인 완성도 부분에서는 떨어지지만, 2편에서의 에피소드는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아마 이 다음 편 무조건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하는 이유가,
1. 언더마이너는 1편부터 2편까지 계속 나오고도 아직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며
2. 슈퍼히어로에 대한 합법화가 이제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가장 집중하는 시간이 영화가 시작되고 20분 정도인 것 같다. 그런데 러닝타임 내내 초반 20분의 집중도를 그대로 잡은 영화는 내 기억으로는 이게 처음이다.
그렇다고 이것저것 잡다하게 이야기를 섞었다는 느낌도 없었다. 물론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 흐트러지긴 했지만, 나중에는 잘 정리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하나의 상황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보여주긴 하지만 이해력을 흐트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결국 전부 한 가지의 결말로 가져간다.
그 중에서도 잭잭의 초능력이 완벽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아직 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잭잭은 바이올렛, 대쉬와 더불어 신세대를 의미한다고 했는데, 사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능성이 많은 캐릭터다. 잭잭과 에드나의 만남은 사실 세기적 예술가들의 만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에드나는 자신의 작품 세계가 확고한 사람이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열린 예술가이다. 자신의 작품이더라도 오래된 것이라면 고리타분하고 후졌다고 욕하는, 예술혼이 불타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 에드나가 잭잭의 수많은 가능성을 보고 흥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쩌면 잭잭은 미래에 에드나같은 예술가가 되지 않을까.
인크레더블 2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부터, 인크레더블 3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인크레더블 시리즈는 인물들이 다 죽지 않는 이상 영원히 영화를 만들 수가 있다.
슈퍼히어로 + 악당 = 인크레더블
이기 때문에, 슈퍼히어로들과 악당이 파업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이야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 설마 그럼 다음 이야기는 파업하는 이야기인가...)
영화를 얼마나 만들든 모두 봐 줄테니 제발 만들어주세요...디즈니 픽사님들아...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가 즐거워졌던, 인크레더블 2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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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끝나지 않은 카산드라의 비극
주연인 캐리 멀리건이 보이지 않는 씬이 거의 없을 만큼 <프라미싱 영 우먼>은 매우 직설적인 작품이다. 딱히 다른 길로 새지 않는 영화는 가슴 깊이 사무친 한을 풀어내려는 한 여성의 처절한 복수극을 집중적으로 비춘다. 촉망받는 의대생이었던 '카산드라(캐리 멀리건)'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 니나가 같은 과 학생들에게 성폭행당한 후 자살하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사건이 일어난 지 7년이 지났지만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내지 못한 그녀는 밤마다 클럽을 전전하며 술 취한 여성과 섹스하려는 남자들을 응징한다. 어느 날, 학부생 시절 호감을 표했던 '라이언(보 번햄)'을 우연히 만난 캐시(카산드라의 애칭)는 그로부터 니나의 가해자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얻고, 치밀하고 무자비한 복수에 나선다.
<프라미싱 영 우먼>이 관객을 사로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영화 장르의 차원에서 복수자가 복수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혹은 반전을 선사할지 여부는 예측을 적중하기도 하고 빗겨나가기도 하면서 상당한 긴장감을 안긴다.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빼곡히 삽입된 'Boyz', '2 Become 1', 'It’s Raining Men'과 'Angel of the Morning'과 같은 노래의 가사를 귀 기울여 들으며 카산드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데드풀>처럼 갑작스럽게 장면을 전환시키거나 <킹스맨>의 머리 폭발신을 연상케 하는 잔인함과 유머가 뒤섞인 연출과 편집을 음미하는 것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하지만 <프라미싱 영 우먼>이 가장 눈과 귀를 사로잡는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캐리 멀리건이 연기하는 주인공의 이름, '카산드라'다.
캐시(Casey, Cassie, Kasey)로도 변형되어 사용되며 게임, 소설 및 영화에서도 흔히 등장하는 카산드라(Cassandra, Kassandra)라는 이름의 기원은 아나톨리아의 한 도시 국가, 트로이에서 찾을 수 있다. 프리아모스 왕의 딸이자 아킬레우스에게 살해된 헥토르의 누이인 카산드라는 뛰어난 미모로 예언, 광명, 의술의 신인 아폴론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아폴론에게 예언 능력을 주면 그의 사랑을 받아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예언 능력을 얻은 후 그가 자신을 떠날 미래를 보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아폴론은 그녀의 예언에서 설득력을 빼앗아 가고, 그녀의 예언은 평생 무시당할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이후 전해진 그녀의 삶은 문자 그대로 기구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납치해 트로이에 전쟁을 몰고 올 것이라는 미래와 트로이 목마가 도시를 파괴하게 될 미래를 내다보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예언을 듣지 않았다. 고국의 멸망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고 지켜봐야만 했던 그녀는 이후 그리스 군의 총지휘관인 아가멤논의 포로가 되어 미케네로 끌려갔다. 그곳에서도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이 아내의 배신으로 인해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자신도 함께 죽게 될 미래를 내다보았고, 그 미래는 현실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카산드라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비련의 여성 중 하나로 보인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그녀가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이아> 3부작 중 1부인 <아가멤논>에서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이 아들인 오레스테스에 의해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지만, 아가멤논을 포함한 그 누구도 그 예언을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죽음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온 순간, 그녀는 "이미 일리온의 도시(트로이)가 그토록 비참한 종말을 고하는 것을 보았고, 또 그 도시를 함락한 자들도 신들의 심판에 의해 이렇게 죽어가는 것을 보았으니, 가서 나도 용감하게 죽음을 감수하겠어요"라고 노래한다.
자신의 예언이 모두 무시당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비극의 구렁텅이에 빠진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 자신의 예언을 긍정한다. 모두가 예언의 불길함을 무시하려고 할 때 그것을 긍정하고 담담히 받아들인다. 물론 이는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와 비극이 언제나 신의 뜻이나 운명에 도전한 인간의 파멸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그녀가 아폴론을 거부했듯이 신의 저주에 (소극적으로나마) 저항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신화와 비극 속 카산드라의 최후를 살피다 보면 <프라미싱 영 우먼> 속 주인공이 카산드라인 것은 필연처럼 보인다. 평생에 걸쳐 자신의 모든 예언이 무시당한 그녀처럼, 캐시는 니나가 성폭행을 당한 순간부터 자신들의 말이 철저히 무시되고, 왜곡되고, 사실이 아닌 주장에 머무르는 삶을 살았다. 실제로 영화는 복수의 대상을 명확히 설정하지 못한 채 그저 클럽에서 만난 남자들에게 무작위로 분풀이를 하는 캐시를 비추는 오프닝에서 복수의 결과를 보는 이의 상상에 맡긴다. 대신 몸을 만지지 말고 바지를 내리지 말라는 캐시의 말을 남자들이 무시하는 것이나 알고 보니 술에 취하지 않은 캐시의 응징에 경악하는 남성들의 모습 그 자체를 포커스를 맞추며 그녀가 견뎌야만 했던 삶의 어둠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이는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며 소통을 하는 라이언과 사랑을 키워 나가고, 그에게 특히 실망하고 분노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속 카산드라는 신화 속 카산드라가 걸어간 길의 뒤를 따르되, 답습하지는 않는다. 최후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인물로 남아버린 과거의 카산드라는 끝내 자신의 말을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권력자들에게 관철시키지 못했다. 현재의 카산드라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이들, 피해자스러움을 강요하는 이들, 무조건적으로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쉼 없이 고함치고 자신의 이야기를 관철시킨다. 과거와 달리 더욱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 절박하게 행동한다.
또 과거의 카산드라처럼 예상할 수 있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만, 현재의 카산드라는 자신의 죽음마저 확성기 삼아 니나의 복수를 완성시키는 도구로 이용한다. 의술의 신인 아폴론에게 예언의 재능을 받았지만 그것을 써보지도 못했던 과거의 자신과 달리 그녀는 의대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복수에 써먹는다. 비극 속 카산드라가 보여준 저항정신을 이어받아 오래된 신화의 구조와 그 안에 고정된 여성상에 변화를 준다. 이렇게 영화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제목대로 미래가 창창했던 여성(Promising Young Woman)의 목소리가 묵살당했던 현실을 날카롭게 후벼 팜과 동시에 이제는 옛날과 다르다는 희망 섞인 기대를 드러낸다. 그렇기에 카산드라의 복수극은 단지 한 여성의 복수를 넘어서 오랜 기간 쌓여온 수많은 여성들의 한이 한 데 담긴 일격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프라미싱 영 우먼>은 여성이라는 젠더의 정체성 밖에서 살아 있는 고정관념도 파괴한다. 피해자에게 피해자스러움을 강요하지 않는 연출을 선보이며, 그렇기에 메시지의 진정성은 더욱 강해진다. 니나가 당한 성폭행당하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장면의 잔혹함을 충분히 암시하면서 영화의 윤리 안에서 적정한 선을 지킨다. 과거는 접어두고 미래를 살자며 다그치는 카산드라의 어머니와 달리 카산드라의 아버지는 그녀가 온전히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다.
하지만 카산드라의 복수를 완전한 성공이라 할 수 있을지, 트로이의 카산드라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사라지던 여성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지에 대해서 영화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 캐시의 복수가 철저히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거의 잘못을 되돌리고 자신들의 고통을 가능한 한 많이 가해자들에게 되돌려주는 데만 몰두할 뿐, 새로운 미래를 위한 비전까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는 애초에 단추를 잘못 끼운 그녀에게 기대할 수 없는, 그녀가 꿀 수 없는 꿈이었을지 모른다.
이러한 한계, 아쉬움, 과제와 숙제는 카산드라의 또 다른 이름, 그녀의 성인 '토마스'에 담겨 있다. 요한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사도 토마스는 예수가 부활했다는 소식을 전한 동료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부활한 예수를 접한 후에는 그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신앙을 고백한다. 이 에피소드는 특정 사건에 대해 양쪽의 말을 동등하게 듣고 판단을 내릴 때 비로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즉, <프라미싱 영 우먼>은 아직도 성폭력 피해자들의 말이 무시되고 명백히 전달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기에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토마스 사도의 이름을 빌려 비판한다.
이처럼 <프라미싱 영 우먼>은 카산드라 토마스라는 그녀의 이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영리하게 담아낸다. 이는 이 작품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 여우주연, 편집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에머랄드 펜넬 감독이 크리틱스 초이스와 미국 작가 조합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더 나아가 주연인 캐리 멀리건이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강력한 수상 후보인 이유도 납득시킨다. 이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녀의 눈물과 미소에는 과거의 카산드라와 현재의 카산드라가 공유한 응어리는 물론, 미래의 카산드라가 살아갈 삶이 보다 밝고 따뜻하기를 바라는 희망과 기대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반복되는 틀에 반복되지 않을 이야기를 담은 처절한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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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세대를 없애야 하는 선택
한 세대를 없애야 하는 선택
영화 <플랜 75> 리뷰
감독] 하야카와 치에
출연] 바이쇼 치에코, 소무라 하야토, 카와이 유미, 스테파니 아리안
시놉시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를 발표한다. 명예퇴직 후 '플랜 75' 신청을 고민하는 78세 여성 '미치' 가족의 신청서를 받은 '플랜 75' 담당 시청 직원 '히로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랜 75' 콜센터 직원 '요코' '플랜 75' 이용자의 유품을 처리하는 이주노동자 '마리아' '플랜 75'의 세상,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스포일러 유의#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
필자는 사실 적당히 살다 죽고 싶다. 글로 써내려가니 이상해보이긴 하지만 100살까지 오래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적당히 한 7-80세에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고 좋게 죽고 싶은 것이 인생의 마지막 목표다.그래서 만약 노년에 아파서 인공호흡기를 써야 하는 날이 온다면 생명연장 및 유지 장치를 쓰지 않도록 하는 존엄사에 대해서도 항상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영화 플랜 75를 보면서 존엄사에 대해서 생각을 해왔던 나지만 안락사에 가까운 플랜 75의 정책을 보며 안락사에 대해서는 내가 두려워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노년에 맞는 죽음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할텐데 존엄사를 선택하고 싶다는 나마저도 플랜 75의 안락사를 보면서 과연 내가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75세에 죽음을 선택할 때 어떤 두려움도 아쉬움도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니 너무나도 많은 미련이 세상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도 남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 플랜 75를 선택한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마지막을 향해 가는 길에서는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죽음이라는 공포 때문에 멀미를 하고 토를 하는 등 몸 자체에서 이 선택에 대한 거부감을 게속해서 보여준다. 이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이 생에 대한 필사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초고령사회를 대면하다
그렇다면 과연 초고령사회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노년의 강제적인 죽음밖에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직 젊은 청년층이기에 사실 국민연금을 강제적으로 내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노후에는 이 돈을 절대 받을 수 없음을 알고 있어서, 지금의 노년층은 내가 내는 돈으로 연금을 받지만 정작 난 받지 못한다는 것에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하며 화도 나지만 결국 나 역시 훗날에는 노인이 될 것이고, 지금보다 더 세대갈등이 심한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텐데 단편적으로 30대의 나의 이익만은 생각해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작품이었다.
초고령사회는 저출산 시대가 찾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문제다. 노년층을 위한 복지는 계속해서 필요해지지만 이 복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드는 경제적 비용은 경제활동인구들이 감당을 해야하는데 저출산이 심해지면서 청장년층의 부담이 점차 커쳐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가 악순환이 되는 것이 현재 청장년층의 경우 본인이 겪은 이 불안과 부담 때문에 본인보다 더한 고통을 가져갈 후 세대를 낳지 않게 되면서 저출산과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 세대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이 세대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한 세대를 없애는 것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까? 결과론적으로는 어찌보면 부양할 노년층이 줄어들이게 해결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세대 자체가 사라져버리면 문제 자체가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늙고 노인이 된다. 그런 점을 인식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세대갈등을 제대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시니어 채용이라고 해서 구청이나 시청에서 은퇴한 노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이 지금은 간단한 사무 업무 및 미화 업무 위주로 이뤄져 있지만 이런 정책적인 부분을 정량적인 수치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씩 실험해보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죽음이 아닌 상생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플랜 75는 초고령사회에 직면하여 어쩌면 실제가 될 수 있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상황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풀어낸 문제적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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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여름이 시작되는 소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30도를 훌쩍 넘는 요즘 이미 불쾌지수는 점점 치솟고 있는데요 아리 에스터 감독의 신작<보 이즈 어프레이드>부터 젊은 작가 상을 받은 김애란 작가의 소설 원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등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더위를 날리는 건 어떠신가요??
보 이즈 어프레이드
Beau Is Afraid
ⓒ 네이버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79분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호아킨 피닉스, 패티 루폰, 네이단 레인 등
개봉: 2023.07.05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편집증을 앓는 ‘보’와 그를 집착적으로 사랑하는 엄마 ‘모나’ 엄마를 무조건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
CINE PICK!
<유전> <미드소마>감독 아리 에스터는 본인이 2012년 찍은 단편영화 <Beau>의 이야기를 확장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족의 트라우마 소재를 다루는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가족 사이의 불안한 관계가 소재로 들어있으며 이 영화를 관람한 세계 거장감독 마틴 스코세이지는 코미디와 애니메이션, 과거 현재 미래, 현실과 환상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내내 어머니를 만나러 떠나는 여정이 <돈키호테>가 떠올랐을 정도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몇 년 간 본 영화 중 가장 압도적인 영화라는 평을 내리며 연달아 2번 다시봤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Where Would You Like to Go?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4분
감독: 김희정
출연: 박하선, 김남희, 전석호, 문우진 등
재개봉: 2023.07.05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어느 봄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인 ‘도경’을 잃은 ‘명지’는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잠시 떠난다. 하지만 ‘도경’의 소식을 모르는 대학 동창 ‘현석’과의 재회에 ‘명지’는 낯선 곳에서 불쑥불쑥 남편과의 추억을 마주하게 되는데… 한편, 같은 사고로 단짝 친구인 ‘지용’과 이별한 ‘해수’는 곳곳에 남겨진 친구의 빈자리를 느끼며 하나뿐인 동생을 잃고 몸이 마비된 ‘지용’의 누나 ‘지은’을 돕는다. 그러던 중 ‘해수’는 ‘지은’에게 새 편지지와 함께 ‘명지’의 주소를 건네는데… 홀로 남겨진 나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다정한 말 한마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CINE PICK!
제 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이며 최연소 ‘이상문학상’ 수상한 김애란 작가의 동명소설 <바깥은 여름>에 수록된 원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프랑스 여자>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세밀하고 서정적인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광주와 폴란드 바르샤바를 배경으로 인물 서로의 상실을 이해하고 치유받는 위로의 과정을 담고있다고 합니다.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Sabaka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가족 | 일본 | 96분
감독: 카나자와 토모키
출연: 반카 이치로, 하나다 코노스케 등
개봉: 2023.07.05.
배급: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내게는 고등어 통조림을 보면 떠오르는 아이가 있다.” 사십 줄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대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남자. 일도 삶도 무엇 하나 안 풀리는 그가 문득 고등어 통조림을 보며 다시금 펜을 든다. 부메랑 섬, 탄탄 바위, 자전거, 돌고래, 그리고 고등어 통조림...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바다를 앞에 두고 ‘히사’와 ‘타케’가 처음 친구가 되었던 1986년 그해 여름. 돌아갈 수는 없어도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자리하는 어떤 순간이 있다. 지금, 그 시절로 떠나는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CINE PICK!
영화는 1986년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어촌 마을에서 사는 초등학생 히사와 타케의 이야기입니다. 부메랑 섬, 탄탄 바위, 자전거, 돌고래, 그리고 고등어 통조림..여름공기가 가득 느껴지는 두 소년의 특별한 여름날 모험과 영원히 기억될 우정을 그린 노스탤지아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카나자와 토모키 감독의 실제 고향이기도 한 나가사키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되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고 합니다.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Ennio
ⓒ 네이버영화
개요: 다큐 | 이탈리아 | 156분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엔니오 모리꼬네, 클린트 이스트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등
재개봉: 2023.07.05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엔니오 모리꼬네는 우리 인생의 사운드트랙이죠.” -한스 짐머-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 <헤이트풀8>… 전 세계가 사랑하는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그가 직접 들려주는 명작 탄생 비하인드 그리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이야기하는 그에 대한 모든 것
CINE PICK!
수많은 작품을 쓰고 엄청난 인기를 누린 20세기의 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는 500곡이 넘는 잊을 수 없는 영화 음악을 작곡한 이탈리아의 작곡가이며 대표작으로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갱들>등이 있습니다. 특히 스파게티 웨스턴의 전형적인 사운드 트랙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한 모리코네는 영화 음악계에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악기들 하모니카, 전기 기타, 주즈하프등 멕시코 사막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소리들을 집어넣으며 실험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것으로 유명합니다.
풍재기시
Where the Wind Blows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 홍콩 | 144분
감독: 옹자광
출연: 양조위, 곽부성, 담요문 등
개봉: 2023.07.05
배급: ㈜빅브라더스
시놉시스
여기 홍콩에서는 힘 있는 놈이 최고죠. 1960년대 영국령 홍콩, 삼합회와 경찰 조직을 장악해 비즈니스 제국을 설계하려는 엘리트 브레인 ‘남강’(양조위)은 신분 상승을 꿈꾸는 거침없는 행동파 ‘뇌락’(곽부성)을 만나게 된다. 머리 잘 쓰는 비리 경찰 ‘남강’과 들끓는 야망을 품은 ‘뇌락’은 홍콩 전역에서 힘 있는 경찰이자 파트너로 승승장구한다. 그들이 세운 제국이 몸집을 키울수록, ‘뇌락’의 욕망은 선을 넘고 ‘남강’과 ‘뇌락’은 충돌이 잦아지다 급기야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게 되는데… 올여름, 범죄의 신세계가 열린다!
CINE PICK!
40여년 동안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양조위는 1950~60년대 사이 홍콩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풍재기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게됬습니다. 웡즈광 감독이 여눌한 ‘풍재기시’는 요즘 보기 드문 스타일리시한 홍콩 누아르며 홍콩 영화 사상 가장 맣은 3천8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 답게 화려한 편집, 빛과 색, 음악도 대담하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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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적'이라는 주체를 다시금 확인하다 _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내 생애 첫 영화관에서 보는 다큐멘터리였던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다큐멘터리는 항상 집이나 학교에서 봐왔었는데 영화관에서 집중하며 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되기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깔깔깔 재밌게 보고나왔던 작품이었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시놉시스
“일도 사랑도 다 가지고 싶어!” 의욕 충만 아름
“아름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사랑 하나만 믿고 떠난 로맨티스트 성만
오직 의욕과 사랑만 가지고 프랑스로 떠난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학업, 생활비, 육아, 가사 노동이다.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 도대체 뭘까? 에펠탑 아래에서 시작된 아름과 성만의 좌충우돌 결혼살이를 들여다본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일러스트를 잘 활용하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낀 부분은 일러스트의 활용이었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대부분의 장면을 일상생활에 찍은 자신과 남편, 그리고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면적인 고통과 스트레스, 그리고 출산의 생생한 장면 등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들을 하얀 도화지에 검정색 색연필로 그 감정과 상황을 추상적이지만 단적으로 표현해 나레이션과 함께 배치했다.
오히려 사실적인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이렇게 나레이션과 추상화된 감정과 상황을 보는 것이 더 강한 임팩트로 다가왔다.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는 자신의 정신상태와 젖을 물리는 고통들을 오히려 더 시각적으로 직관적이게 표현을 해서 머리 속에 잘 각인될 수 있었다.
결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다
만약 박강아름이 한국에 살았다면 이러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이것에 대한 대답은 한치에 망설임 없이 NO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굉장히 정형화 되어 있고 단 한가지 방법밖에 없다. 남녀가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집안끼리 연결되는 것. 이 외의 다른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프랑스를 유학을 떠난 박강아름이 마주한 결혼은 꽤나 다양하다. 팍스(PACS)라는 제도를 통해 대안결혼 제도를 살펴볼 수 있었고, 동성들의 만남에 대해서도 편견없이 담아내고 있었으며 우리와 같은 정형화된 결혼과 혹은 국제결혼까지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결혼이라는 제도가 이렇게도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이기적인 것일까?
이기적이라고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일까?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 결혼하다는 팍팍한 현실을 담아내면서도 굉장히 유머러스한 다큐멘터리였다. 하지만 박강아름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약간의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느꼈다.
영화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간 박강아름과 그녀를 위해 혈혈단신 타지로 함께 넘어온 성만. 성만은 외조를 하기 위해 집안일을 혼자서 다하고 독박육아, 독박살림을 하게 된다. 이러한 '독박'이라는 단어를 영화 속에서 계속 사용하면서 아름이 도와주긴 하지만 전적으로 집안일은 남편 성만의 몫인 것처럼 표현이 되는 모습에 언뜻언뜻 박강아름이라는 여성이 이기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성만이 일을 하고 아름이 집안에서 독박육아, 독박살림을 했더라면 이러한 불편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직도 변한게 없구나! 하는 가부장적인 회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그 삶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의 모습과 역전과 아름과 성만의 관계를 보면서 아름을 향해 이기적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정말 아름이 이기적이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살아온 개인이 느끼는 불편함에서 비롯된 판단인 것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굉장히 웃음기가 넘치면서도 사회 속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잘 녹여낸 자전적인 다큐멘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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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2] (브런치작가/영화리뷰/결말x) 진짜 저스티스리그가 찾아왔다!
잭 스나이더가 하차하면서 자신의 버전을 완성하지 못했던 저스티스 리그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2017년 조스웨던이 완성한 버전은 여러모로 평가가 좋지 못했죠.
이번 HBO max에서 공개된 영화는 한국에서는 Vod로 공개 되었어요.
4시간의 상영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완성도 자체는 조금 올라갔어요.
여전히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전 버전에 비해서는 캐릭터 서사가 나아졌고, 액션 장면도 좋아졌어요.
또한 음악감독을 맡은 정키XL의 음악도 영화에 힘을 줍니다.
마지막 전투도 조금 바뀌어서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 합니다.
잭 스나이더의 다음 편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래도 좀 더 나은 저스티스 리그를 볼 수 있어 좋네요.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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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영웅> 1차 예고편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대한민국 독립군 대장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 ‘안중근’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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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1차 예고편
※ 49금 주의 ※ 한국형 웰메이드 청불 멜로의 탄생?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1차 예고편 대/공/개 금기된 사랑을 둘러싼 위험한 관계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