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평2025-02-10 13:19:55
지금 청춘은 어디에 있는가
단편영화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비평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영화의 제목이자 핵심인 문장이다.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또는 대체 우리는 누구일까. 약 6분 내외의 단편영화지만,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의미들이 영상 속에서 부유하고 있다.
단편영화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는 단 두 명의 인물로만 흐름을 전개한다. 단편영화의 특성이나 한계가 명확하기에 적은 인원을 사용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다. 평론을 하는 입장에서 그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그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편영화가 가지는 그 한계점을 '적은 인원으로도 관객에게 충분히 소구 가능한' 이야기로 타파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와 식물들의 관계에는 무엇이 있는가
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과거가 있다. 그것도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의 과거가 있다. 청춘에 사랑이 빠질 수 있으랴. 우리는 한 아파트의 야외에서 우산을 펼치고 비를 맞으며 쪼그려 앉아 있는다. 첫 카메라 앵글에서 우리는 정말 비를 맞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이내 미래가 뿌리는 '가짜 비'라는 것을 관객은 알게 된다. 우리는 왜 비를 맞고 있나.
러닝타임 내내 영화 곳곳에서 식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종류는 다양하다. 토마토, 딸기 모종, 몬스테라. 미래는 우리에게 토마토를 준 적이 있고, 우리는 토마토를 기른 적이 있다. 토마토는 햇빛과 물만 있으면 쉽게 자란다. 우리도 그걸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애써 그 사실을 부정한다. 그 토마토 화분을 버린 적도, 그렇다고 기르지 않은 적도 없지만 열매가 맺는 것은 우리와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 된다. 우리는 아직 비를 맞고 싹을 틔우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 슬픈 사랑의 과거가 자기 자신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싹도, 햇빛도 들지 못한 마음에 열매를 맺은 토마토를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을까.
미래는 그런 우리에게 희망을 심는다. 지금 마음이 어떨지 몰라도 심고 기르다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우리의 마음에 볕을 들게 하라는 듯이 말을 건넨다. 미래의 할머니가 미래에게 전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의 시간보다 곱절은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할머니의 말을 잘못됐다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 말을 듣고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미래가 기르는 몬스테라는 방 안에서 길러지고 있다. 인공조명의 도움으로 빛을 받고 자란다.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보인다. 우리는 스스로 물을 받아내지 못해 위층에서 미래가 물을 뿌려주어야만 하고, 스스로 마음에 빛을 들이지 못해 미래에게서 위로되는 말들과 조언을 들어야만 한다. '답답하지 않을까'. 우리가 몬스테라를 보고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일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 우리와 미래는 몬스테라 화분을 방에서 끄집어내고, 계단을 통해 내려보내고, 끌차로 끌어 햇빛을 보게 하려 한다.
급한 마음에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필연일까, 우연일까. 그 과정에서 몬스테라가 심어져 있는 화분이 떨어져 깨지고 만다. 깨진 화분을 들고 갈 수는 없다. 끌차에 올려 끌고 갈 수도 없다. 몬스테라를 심었던 그 흙들은 이미 모두 깨진 화분의 틈새로 새어 나와 주워 담을 수 없게 된다. 우리와 미래는 결단해야 한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결국 몬스테라를 봉지에 담아 바깥에 아주 심기로 택한다. 인공조명과 미래가 주는 물로 애써 생명을 이어가던 몬스테라는 이제 자유로이 빛을 받고 물을 머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우리가 있다. 우리가 몬스테라에게 그 기회를 주었고, 직접 몬스테라를 이고 가 심어준다.
우리에게도 그럴 기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직접 빛을 받아야 할 것이고, 직접 물을 머금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 누구도 인공적으로 도움을 준대도, 직접 하지 않으면 그 어느 것도 온전히 자기 자신의 양분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미래에게 의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힘으로 자유롭게 방향과 양분을 찾아야 한다.
과거는 오래 간직해도 좋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 위에도 결국 다시 싹이 튼다고 한다. 어떤 과거에도 새로 싹은 트고, 삶은 다시 한번 새롭게 트여 계속해서 돋아날 것이다.
단순히 작 중의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 즉 '우리'에게도 통하는 말이다. 사랑과 이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시도에는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고 좌절이 있기 마련이다. 주변에서 건네는 위로와 조언들이 많겠지만 언제까지나 그 인공적인 것들에 의존하며 살 수는 없다. 우리의 삶이 우리만의 것이듯, '우리'의 삶도 '우리'의 것이니까.
많은 좌절과 실패 끝에는 자기혐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필연적인 것이다. 불행한 운명이라면 운명이라 하겠지만, 현시대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계속해서 그 틀을 깨고 부숴 나아가야 한다. 어떤 형태의 과거이든 간에 그 위에 새로이 싹을 틔우고 돋아나게 해야 한다. 그렇게 나아간다.
영화의 종반부에서 재미있는 구도를 보여준다. 바로 우리가 카메라에 직접 물을 뿌려 주는 것. 우리는 몬스테라에게 물을 줬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왜 그 모습을 보는 '우리'에게 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우리가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감정을 느끼는 몬스테라에 물을 뿌려주는 것처럼, 결국 '우리'도 '우리'에게, 정말 '우리' 스스로가 아니더라도 동일시할 수 있는 것들에 힘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안에 있는가 바깥에 있는가. 안에 있다면 바깥으로 가야 하는가. 바깥에 있다면 안으로 가야 하는가. 그 어느 곳에도 정답은 없지만, 안에 있다가 보면 바깥으로 나가야만 하는 순간이 오고, 바깥에 있다 보면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 마치 작 중에 등장하는 몬스테라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몬스테라이고, 몬스테라는 우리다. 몬스테라는 바깥에 없다. 바깥에 없다는 것은 직접 무언가를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이 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된다. 우리의 마음도 바깥에 없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그 속에서 변화할 기회를 모두 놓친다. 우리 또한 몬스테라처럼 그렇게 야외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그 메시지는 영화의 끝에서 몬스테라가 심어지게 되는 그곳, 자유롭게 햇빛을 쬐고 물을 머금을 수 있는 그곳이지 않을까. 실내에서만 지내던 몬스테라가 야외에서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영화에서조차 그 이후의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몬스테라에게 물을 준다. 우리 자기 자신도 미래도 서로를 그렇게 믿고 방치해야만 한다. 사랑이 오면 떠나가야 하는 순간이 온대도, 모든 시도에 실패와 좌절이 따를 수밖에 없대도 직접 뿌리내리고 고개를 치켜들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진정한 삶이고, '우리'를 향한 애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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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학생들의 단편영화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는 유튜브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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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빛 청춘에게 스민, 아픈 사랑 이야기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대만표 청춘 영화들이 있다.
올래는 어떤 작품이 국내에 들어올까 궁금하던 차에, 〈나의 아픈, 사랑이야기(Love sick)〉를 만났다.
우연히 보게 된 포스터 속 태그라인이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 끌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 영원히
이 문구가 과연 무슨 의미일까. 머릿속에 작은 물음표를 띄운 채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시놉시스
꾀병이 사랑병이 되었다…
오진으로 암 선고를 받은 남쯔제.
퇴학을 피하기 위해 계속 연기하면서 반장 여쯔제의 특별 케어를 받게 되고,
식단부터 공부까지 관심과 감시가 시작된다.
그땐 몰랐다. 티격태격 꾀병이 가장 아픈 사랑병이 될 줄은.
본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 후 작성되었습니다.
동명이인으로 시작된 인연
같은 반, 같은 이름. 하지만 성격은 정반대인 두 사람이 있다.
사고를 몰고 다니는 문제아 남쯔제와, 원칙과 규율을 중시하는 모범생 스타일의 반장 예쯔제.
서로의 세계에 발을 들일 이유가 없던 두 사람은, 남쯔제가 교장 차를 들이받는 황당한 사고를 계기로 얽히게 된다.
그 사고로 병원행이었던 남쯔제는 병원에서 '위암'이라는 오진을 받는다.
그 오진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퇴학 위기에서 구해주었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몸을 챙기지 않는 위암 환자. 도시락 대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여전히 천덕꾸러기처럼 구는 그가 못내 신경 쓰였던 걸까.
담임의 권유로 예쯔제는 남쯔제의 케어를 맡게 된다.
그날 이후 매일 같은 자리에서 먹는 도시락이 두 사람 사이의 작은 다리가 됐다.
예쯔제가 가져다 주는 도시락은 늘 밍밍하고 소박한 음식이었지만, 그 속에는 환자를 향한 정성과 원칙이 담겨 있었다.
처음엔 맛없고 귀찮기만 여겨지던 도시락이, 기다려지는 점심이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병원에서 시작된 또 다른 인연, 천리
오고 가는 도시락 풍경을 묵묵히 바라보던 또 한 사람, 천리.
그는 예쯔제의 오랜 도시락 메이트이자, 남쯔제보다 먼저 그녀를 좋아했던 인물이었다.
단정한 겉모습과 달리 뇌전증을 앓았던 그는, 병원에서 예쯔제를 처음 만났다.
천리와 예쯔제의 첫 만남, 위암 오진으로 환자가 된 남쯔제,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그의 이모, 그리고 함께한 봉사활동.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병원이라는 장소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병원은 세 사람을 이어주는 장소임과 동시에 잔잔한 불길함을 피어오르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하다.왜 이들의 서사 속에 병원이 반드시 있어야 했을까.
순간, 영화를 보기 전 포스터에서 읽었던 한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그 문구는 이야기의 끝을 어렴풋이 예감하게 만들었다.
작열하는 햇빛 아래, 초록빛 풍경 속에서 반짝이던 청춘들. 그 빛이 너무 찬란해, 내 예감이 틀리길 바랐다.
천리는 언젠가 ‘해저 우체통’ 이야기를 꺼냈다. 바다 속 깊이 잠긴, 외딴섬 아래의 우체통.
뇌전증이 완치되면 꼭 그곳에 편지를 넣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연한 접촉사고가 치명타가 되어, 천리는 세상을 떠났다.병원에서 시작된 인연은 그렇게 병원과 가장 가까운 비극으로 끝이 났다.
그들에게 병원은 함께 웃었던 기억과 깊은 슬픔이 동시에 스민 장소로 남았다.거짓말과 진심 사이
천리가 남쯔제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간단했다.
예쯔제를 좋아한다면, 거짓말 하지 마.
남쯔제는 그제야 마음속 무거운 비밀을 털어놓는다. 자신은 위암 환자가 아니었고, 퇴학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예쯔제는 자신을 속여왔던 남쯔제에게 분노했고, 대학생이 된 후에는 그와 단호히 연락을 끊었다. 하지만 남쯔제는 포기하지 않았다.
연락이 닿지 않으면 친구를 통해 영상 편지를 전했고, 그의 진심은 흘러 흘러 예쯔제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다시 가까워진 그들에게 행복해질 일만 남은 듯 보였다.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예쯔제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됐다. 그녀가 늘 밍밍한 도시락을 싸오고, 결벽증에 가깝게 손 소독을 반복하던 이유가 문득 선명해졌다.백혈병 환자였던 그녀는 아픈 티를 내기 싫었고, 병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남쯔제 곁에서 끝까지 단단히 살아가고 싶었을 것이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세상을 떠났다.
남쯔제는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가족, 친구, 사랑 소중한 것들이 바스라지며 그의 곁에서 사라져 갔다.
그럼에도 그는 상실을 홀로 견디지 않았다.
예쯔제의 부모를 찾아가 아들처럼 그들의 곁을 지켰고, 그녀와 함께한 시간을 마음 깊숙이 간직했다.
그리고, 천리가 말했던 그 해저 우체통을 찾아간다. 예쯔제에게 전할 편지를 들고.
도시락을 건네던 손길, 함께했던 병원 봉사, 스쿠터를 타고 달리던 오후, 아쿠아리움 데이트
그녀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그의 가슴 속 깊이 잠겼다.
그리고 그가 잊지 않는 한, 그녀는 영원히 그의 청춘 속에서 반짝일 것이다.그리하여, 그들의 순간은 영원이 되었다.
추천 한마디
올여름, 대만표 청춘 영화가 다시 한 번 스크린 위에서 반짝인다.
윤슬처럼 반짝이는 청춘들을 놓치지 않길 바라며,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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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양자경의 새로운 변신 ! 이번엔 심령술사역을 맡으면서 또 어떤 엄청난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데요. 9월 둘째주는 스릴러, 멜로,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같이 알아보실까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A Haunting in Venice
ⓒ 네이버영화
개요: 미스터리 | 미국 | 103분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케네스 브래너, 양자경, 제이미 도넌, 티나 페이, 켈리 라일리등
개봉: 2023.09.13.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세계적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오랜 탐정 생활에서 은퇴하여 아름다운 도시 베니스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오랜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리아드네 올리버'가 찾아와 죽은 영혼을 부를 수 있다고 알려진 영험한 심령술사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정말 죽은 자가 산 자를 죽인 건지 밝히겠습니다" 핼러윈 밤, 베니스 운하 위 위치한 고풍스러운 저택의 주인이자 1년 전 사랑하는 딸을 잃고 깊은 상실에 빠진 '로웨나 드레이크'의 초대로 교령회에 참석한 이들은 미스터리한 심령술사 '조이스 레이놀즈'가 죽은 영혼의 목소리를 전하는 광경을 보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용의자가 '유령'인 목격자 없는 살인, 죽음은 시작에 불과했다! 갑자기 발생한 끔찍한 살인 사건에 실체 없는 용의자를 쫓던 '에르큘 포와로'는 자신의 모든 믿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며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CINE PICK!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초자연 스릴러 영화로 2022년 영화 <나일강의 죽음>의 속편입니다.
‘핼러윈 파티’ 설정으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 하고,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양자경의 출연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잔고: 분노의 적자
Jango: Uncharged
ⓒ 네이버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105분
감독: 백승기
출연: 전광우 ,서현민, 손이용, 손규진 등
개봉: 2023.09.13.
배급: ㈜영화사 그램
시놉시스
위험에 빠진 동생 '잔디'를 구하러 떠나는 동생 바보 '잔고' 그를 돕는 자비 NO, 자린 고비 YES 현상금 사냥꾼 '닥터 솔트' 그들의 표적, 악랄한 할리우드 사업가 '레오나르도 빚갚으리오' "마이 뱅킹 이즈 헬게이트!" 두려울 것 없는 세 남자를 둘러싼 SO KING 받는 복수극이 시작된다! 와일드 액션 서부극 <잔고: 분노의 적자>
CINE PICK!
<잔고: 분노의 적ㅈ>는 가난하지만 영화감독을 꿈꾸던 ‘잔고’가 짠돌이 현상금 사냥꾼 ‘닥터 솔트’를 만나 각성하며 짜릿한 복수의 모험을 떠나는 와일드 액션 서부극으로 백승기 감독의 모든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손이용 배우가 첫 악역에 도전합니다.
어파이어
Afire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 독일 | 102분
감독: 크리스티안 펫졸드
출연: 마스 슈베르트, 폴라 비어, 랭스턴 위벨, 엔노 트렙스 등
개봉: 2023.09.13.
배급: M&M 인터내셔널
시놉시스
뜨겁고 건조한 여름 발트해 해변. 네 명의 젊은 남녀가 숲속 별장에 모였다. 산불 소식이 들려오고 소방 헬기가 오가는 가운데 이들의 마음 속에도 욕망, 사랑, 질투, 분노의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다.
CINE PICK!
독일의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신작 <어파이어>로 돌아왔습니다. 역사와 신화소재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국내에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감독이며 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쥔 작품입니다.
치악산
Mount CHIAK
ⓒ 네이버영화
개요: 공포, 미스터리 | 한국 | 85분
감독: 김선웅
출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이태환 등
개봉: 2023.09.13.
배급: 와이드 릴리즈㈜
시놉시스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의 리더 ‘민준’(윤균상)과 팀원들은 라이딩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치악산으로 향한다. ‘민준’의 사촌 동생, ‘현지’(김예원) 아버지의 산장에 머물게 된 이들은 40년 전 ‘현지’ 아버지가 치악산에서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CINE PICK!
개봉전 영화<치악산>은 이미지 훼손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제작사 측에 제목 변경을 요구했지만 제작사에서 거부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재판부는 개봉일 하루 전인 12일까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예정대로 개봉할수 있을까요?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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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다 액션하는 말벌 아저씨 등장이요!
시원하다! 보이스피싱범들을 처단하는 이야기도 제이슨 스타뎀의 호쾌한 액션도. 극 중 양봉업자로 분한 제이슨 스타뎀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꿀조차 사이다처럼 청량함이 느껴질 정도. <트랜스포터> 시리즈에서 느꼈던 그의 원초적 액션 매력을 다시 보여주는 듯한 이 영화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7주 연속 1위, 글로벌 흥행수익 1억 5천만달러를 돌파하며 이미 속편 제작이 결정되었다. 역시 사람은 하던 걸 해야 하고, 자신이 잘하는 걸 해야 하는 건가. 단점도 상쇄하는 그의 발차기 위력은 대단하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조용히 일만 하는 애덤(제이슨 스타뎀)은 양봉업자다. 근육도 표정도 화가 단단히 난 상태에서 벌통을 옮기며 꿀을 만드는 그의 모습이 어떻든 간에, 이웃에 사는 엘로이즈(필리샤 라샤드)는 언제나 반가워하며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고, 결국 자살을 한다. 자신이 누구든 따뜻하게 받아줬던 유일한 이가 세상을 떠나자 애덤은 복수를 계획, 보이스피싱범들의 본거지에 쳐들어가 적을 단숨에 제압하고 불까지 지른다. 과거 세계 정의와 균형을 지키는 비밀조직 ‘비키퍼’의 요원이었던 그에게 이 일은 껌에 불과하다. 성에 차지 않은 그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보이스피싱 사업 우두머리를 쫓고 관련 인물들을 하나씩 처리한다.
<비키퍼>의 정체성은 액션이다. 제이슨 스타뎀이 주연과 제작을, <수어사이드 스쿼드> <퓨리>의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연출을, <이퀼리브리엄> <솔트>의 커트 위머가 각본을 담당했다. 액션 영화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손을 잡고 만든 이 작품은 액션으로 대동단결. 스토리보단 액션에 방점을 두고 봐야 하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비키퍼>는 오랜만에 장르 영화에서 느끼는 액션 아드레날린이 분출된다. 제이슨 스타뎀과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은 관객들이 원하는 바를 액션으로 실현시키는데, 적을 무력화시키는 스피드와 간결하면서도 파워풀한 타격감이 보는 이를 흥분시킨다. 정제되어있지 않은 거친 액션의 맛을 살리기 위해 그 수위를 높이고, 빠른 극 전개를 통한 몰입감을 키우기 위해 애덤을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게 한다.
액션의 주요 포인트는 애덤과 적의 멋진 대결이 아닌, 애덤이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적을 쓰러뜨리는지에 있다. 혈혈단신으로 적을 향한 도장 깨기를 하는 것처럼 그의 손과 발, 주변 사물을 활용한 다채로운 움직임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존 윅, 마석도 형사가 생각나는 등 신선함이 떨어지는 부분이지만, 먼치킨 액션 트렌드 흐름에 맞춰가면서도 제이슨 스타뎀이 가진 액션 본능을 잘 활용했다는 인상이 더 강하게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제이슨 스타뎀의 발차기를 봐서 좋았다.
감독은 액션의 맛을 한층 더 살리고, 애덤의 액션 질주에 최소한의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보이스피싱이란 현실 소재를 가져온다. 더 나아가 벌들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여왕벌을 죽이는 ‘비키퍼’처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애덤의 비현실적 설정은 괴리감보단 시원함을 안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는 고위층들의 행태에 치명타를 날리는 그를 누가 싫어할까. 단, 이런 소재 차용임에도 스토리의 전개 과정에서 빗어지는 빈약함은 감안해야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비키퍼>가 북미를 포함한 높은 글로벌 수익, 준수한 해외 평점(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 71% 팝콘 지수 92%)을 받은 건 그만큼 대중들이 바라는 지점을 만족시켰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점점 있는자들의 세상이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체념한 사람들의 울분이 이 영화를 통해 폭발한 느낌이다. 마치 여왕벌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니 비키퍼에게 꼭 처단해달라고 하는 것처럼. 결은 다르지만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그 누구도 잡지 못하는 범죄자를 처단할 때의 카타르시스와 오버랩된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대중의 가려운 곳을 간파하고 그것을 간접적으로 해갈했다는 것만으로도 이건 제작진의 승리. 앞으로 나올 속편에서는 어떤 부분을 긁어주려나. 벌써부터 ‘윙윙’ 호쾌한 날갯짓 소리가 들린다.사진 제공: (주)바른손이앤에이
평점: 3.0 /5.0
한줄평: 호쾌한 먼치킨 영화 한 편 더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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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평범성은 어떻게 공유되고, 확장되고, 유전되는가?
▷한줄평 : ‘악’은 그렇게 우리네 삶 속에 스며들어 현실이 되고 있다
▷영화 :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2024.6월
영화의 시작은 암흑 그 끝은 아우성, 그리고 두 간극을 가득 채우는 행복한 일상, 우리는 이런 기괴한 영화와 같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더군다나 ‘악’은 단지 몇몇 그럴만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무섭다. ‘선’에 대해서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소극적 회피는 이젠 일상이 되었다. 지금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는 ‘홀로코스트’를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영화는 과거의 과오에 대한 참회를 말하지 않는다. 지금 현실 속 함께 치유해야 할 상처를 들춰낸다. 그 표현 방식은 독창적이고 강렬하다.
1963년 한나 아렌트는 홀로코스트 대학살 전범자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담은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Eichmann in Jerusalem』에서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이 ‘악의 평범성’이 주인공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 헤트비히 회스(산드라 휠러)와 공유되고 그리고 다섯 자녀들과 주변 사람들에게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Zone of Interest, 관심구역 또는 이익구역)’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둘러싼 40㎢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루돌프 회스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소장으로 관심구역내 타운하우스 사택에서 거주한다. 이 2층짜리 사택에는 방만 10여 개가 있고, 커다란 정원과 온실, 정자, 마구간, 자녀들을 위한 작은 수영장까지 딸려 있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스틸 컷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집요하게 담장 하나 사이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홀로코스트의 현장을 뒤로한 평화롭고 자유로운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가득 담아낸다. 그 흔한 배경 음악 하나 없다. 대신 수용소 담장을 넘어 들려오는 유대인들의 비명소리, 총성 소리 그리고 소각로 돌아가는 소리가 배경 음악을 대신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으로는 회스 가족의 일상을 쫓아가면서도 귀로는 유대인 학살의 참혹함에 귀 기울이게 된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철저히 눈과 귀를 분리해서 하나의 장면으로 담아낸다. 지옥과 낙원의 불편한 공존이다.
[주도] 한 가족의 든든한 가장, 루돌프 회스
1940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초대 소장이 된 루돌프 회스는 이곳에서 200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학살한다. 1944년에는 70만 명의 헝가리 유대인을 강제 수용하는 작전을 자신의 이름을 딴 ‘회스 작전’으로 불린 것을 자랑스러워 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수용소에서 퇴근 후 아내와 잠들기 전 옛 즐거웠던 이탈리아 온천 여행을 떠올리며 다시 여행을 약속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강에 가서 나룻배를 타며 수영을 즐기거나, 장교 가족들을 초대하여 수영장 파티를 열거나, 아들과 말을 타며 새소리를 구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장면 등은 영락없는 한 가정의 가장임을 보여준다. 심지어 그는 수용소 방송을 통해 아내가 가꾸는 라일락 덤불은 훼손하지 말도록 세심함을 보여준다. 전출을 앞두고 아끼는 말과 교감하며 ‘사랑한다, 내 새끼!’라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도 안다. 그는 그저 견고하게 세워가는 한 가족의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일 뿐이다.
[공유] 꿈에 그리던 삶을 이룬 아내, 헤트비히 회스
유대인집 청소부 딸로 자라 17살에 루돌프와 결혼하여 정원, 온실과 수영장이 딸린 대 저택에서 ‘모범적인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자신이 대견하다. 작은 텃밭에 불과했던 앞마당을 지난 3년 동안 수많은 꽃과 채소로 가득 채운 것도 자랑스럽다. 헤트비히는 스스로도 그동안 꿈 꿔왔던 삶을 이룬 ‘아우슈비츠의 여왕’으로 불리는 것을 흡족스러워한다. 그리고 유대인들로부터 압수한 모피 코트를 입어보거나, 하녀들을 ‘아무도 모르게 재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겁박함으로써 남편이 이룬 권력의 성취를 향유하기도 한다. 남편의 전출 발령에도 이곳에 남아 자신이 가꾸어 온 이 낙원을 지켜내고자 한다. 그는 그저 한 가족의 평온한 일상을 돌보는 평범한 가정주부일 뿐이다.
'난 죽어도 여기 못 떠나! 여긴 우리 집이야. 그동안 꿈꿔 왔던 삶이잖아!' 헤트비히 회스(산드라 휠러)
'낙원이 따로 없구나.' 친정엄마 리나
'그이는 저보고 아우슈비츠의 여왕이래요.' 헤트비히 회스(산드라 휠러)
‘너 따위는 내 남편한테 말만 하면 아무도 모르게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어.’ 헤트비히 회스(산드라 휠러)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스틸컷
[확장] 하인들과 동료 장교, 그리고 나치 추종자들
이 저택에는 다수의 하인들이 등장한다. 어느 날 유대인으로부터 압수한 속옷들을 하나씩 나눠 갖도록 하는 장면에서 하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속옷을 고르는 일이 낯설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동료 장교 부인은 유대인에게서 뺏은 다이아몬드를 어떻게 습득했는지를 자랑삼아 늘어놓는다. 루돌프 회스는 사택에 기술자들을 불러들여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순환 시체 소각장의 설계를 검토하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백 명씩 태워 죽이는데도 이를 당연시한 집단 무의식은 자신들만의 낙원에서 웃고 떠들어대는 평화로운 일상을 가능하게 했다. 어쩌면 당시 수많은 나치 추종 세력들은 이러한 세상의 향유 및 확장을 반증한다.
[유전] 풍요로움을 향유하는 다섯 자녀들
회스 부부에게는 아들 둘, 딸 셋 등 어린 다섯 자녀가 있다. 형제간에 티격태격 다툼을 하거나 자매가 물에 젖은 수영복을 입고 집 마당을 왔다 갔다 하며 노는 장면은 여느 가정집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유대인들의 금이빨을 모으거나, 동생을 온실에 가두는 장난을 치거나(큰아들), 병정놀이를 하면서 놀거나, 소각로 돌아가는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거나(작은아들), 초대받은 사람들이 적어놓은 방명록에 ‘국가 사회주의 독일 노동당의 환대를 감사한다’는 글귀를 함께 읽는(두 자매) 장면은 서서히 부모가 만들어 놓은 병든 세계의 일원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일상은 그저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 모습일 뿐이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스틸 컷
[회피] 딸의 참혹한 성공이 불안하기만 한 친정 엄마 리나
성공한 딸의 저택을 구경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온 친정 엄마 리나는 한때 유대인 집에서 일하는 청소부였다. 지금은 그들이 반대편 수용소에 갇힌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눈여겨보아왔던 그 집의 커튼을 경매에서 낙찰받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딸이 다양한 꽃과 채소가 가득한 정원을 가꾸고, 훌륭한 음식들을 차려오는 모습에 대견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잦아지는 기침과 밤새 창밖을 밝히는 소각로의 참혹한 모습에 적이 당황스럽다. 몰래 편지를 남기고 떠날 수밖에 없다.
[희망] 그러나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 폴란드 소녀
열화상 흑백 화면에 등장하는 폴란드 소녀 알렉산드라 비스토리니는 역설적이게도 이 영화 속 유일한 빛의 존재다. 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유대인들을 위해 사과와 야채들을 작업장 곳곳에 몰래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훗날 연주곡으로 태어난 ‘햇살(Sunbeams)’은 사라지지 않을 인류애의 희망을 대변한다.
영혼은
태양처럼 강렬히 불타올라
고통을 잊고 날아오르네.
우리 곧 보게 되리.
나부끼는 깃발을
아직 보지 않는
자유의 깃발을
알렉산드라(폴란드소녀) /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이렇게 루돌프 회스로부터 비롯된 ‘악의 평범성’이 그의 아내, 자식들, 하인들과 나치 추종자들에게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한 가족의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엄마와 아내로서, 자녀로서 각자의 자신의 위치에서 가족의 안락한 삶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고 있는 보편적 도덕 가치에 대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에 자신들이 가하고 있는 악행에 대한 죄의식이나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공감과 유대가 끼어들 틈이 없다. 기계적 충성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편 그토록 그들이 철저히 외면했던 학살의 참혹함은 담장으로도 가두어 두지 못했다. 그렇기에 과거의 길고 어두운 터널 끝 창문은, 오늘날 아우슈비츠 전시관에 맞닿아 있다. 담벼락 하나 사이로 천국과 지옥이 공존했듯이, 빛이 새어 드는 작은 창은 과거와 현실을 넘나드는 연결 통로가 되었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 크레딧에서처럼 그때의 비명과 아우성은 지금도 다시 여기저기서 처참하게 재생되고 있다.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가 제96회(202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언급했듯이 우크라이나에서, 이스라엘 가자 지구에서… 그리고 수많은 전쟁과 핍박과 무관심의 일상 속 현장에서.
※ 실제 루돌프 회스 집, 가족과 재판과정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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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바로 어른이도, 어린이도 모두가 기다린 어린이날이죠!
어린이날을 기념해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추천해볼까 합니다.
갓기들의 영화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우리들 (2016)
THE WORLD OF US
ⓒ 네이버 영화
감독: 윤가은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우리는 다시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언제나 혼자인 외톨이 선은 모두가 떠나고 홀로 교실에 남아있던 방학식 날, 전학생 지아를 만난다. 서로의 비밀을 나누며 순식간에 세상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된 선과 지아는 생애 가장 반짝이는 여름을 보내는데, 개학 후 학교에서 만난 지아는 어쩐 일인지 선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 선을 따돌리는 보라의 편에 서서 선을 외면하는 지아와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선.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보려 노력하던 선은 결국 지아의 비밀을 폭로해버리고 마는데...
ⓒ 네이버 영화
지아야, 나중에 우리 둘만 바닷가 같이 갈래? 약속.
ⓒ 네이버 영화
그럼 언제 놀아? 연호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연호가 때리고
나 그냥 놀고 싶은데
빌리 엘리어트 (2001)
Billy Elliot
ⓒ 네이버 영화
감독: 스티븐 달드리
출연: 제이미 벨, 줄리 월터스, 게리 루이스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11살 소년 빌리. 매일 복싱을 배우러 가는 체육관에서 우연히 발레 수업을 보게 된 그는 토슈즈를 신은 여학생들 뒤에서 동작을 따라한다. 그에게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특별 수업을 해주고 로얄발레학교의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한다.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며 반대하는 아버지 몰래 신나게 춤을 추던 어느 날, 빌리는 불쑥 체육관에 찾아온 아버지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내 몸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죠. 마치 몸에 불이라도 붙은 느낌이에요.
전 그저 한마리의 날으는 새가되죠. 마치 전기처럼요.
ⓒ 네이버 영화
항상 자신에게 충실하거라. 난 언제나 너의 곁에 있으마
문라이즈 킹덤 (2013)
Moonrise Kingdom
ⓒ 네이버 영화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드 노튼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여름의 끝, 뉴 펜잔스 섬을 발칵 뒤집어놓은 기상천외 실종사건
사고로 가족을 잃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카키 스카우트의 문제아 '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친구라곤 라디오와 책, 고양이밖에 없는 외톨이 '수지'. 1년 전, 교회에서 샘은 까마귀 분장을 한 수지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 후 둘은 펜팔을 통해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며 점점 가까워진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유일한 소울메이트이자 연인이 된 샘과 수지는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고, 필요한 준비물들을 챙겨 약속 장소로 향한다. 몇 시간 후 샘과 수지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뉴 펜잔스 섬은 발칵 뒤집히고, 수지의 부모님과 카키 스카우트 대원들은 둘의 행방을 찾아 수색작전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 네이버 영화
난 항상 내가 고아였으면 했어.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다 그렇거든.
나는 그들의 삶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해.
ⓒ 네이버 영화
원래 사람은 생각 없이 상처 줄 때가 많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2014)
How To Steal A Dog
ⓒ 네이버 영화
감독: 김성호
출연: 이레, 이지원, 홍은택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10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
어느 순간 아빠와 함께 집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지소는 동생 지석이랑 엄마와 함께 미니 봉고차에 지낸 지 벌써 한 달.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간다는 엄마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집을 구하기 위해 지소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한다. 개를 잃어버려도 금방 다시 사지 않을 어중간한 부잣집, 들고 뛰기에 적당한 어중간한 크기, 훔칠 개를 물색하던 지소는 레스토랑 마르셀의 주인인 노부인의 개 ‘월리’를 목표로 정하는데…
ⓒ 네이버 영화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라는 거다.
ⓒ 네이버 영화
월리는 집을 나간 게 아니라, 길을 잃은 거예요. 우리 아빠가 그렇거든요.
찰리와 초콜릿 공장 (2005)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 네이버 영화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프레디 하이모어, 데이빗 켈리 등
장르: 판타지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신비한 수수께끼를 간직한 웡카의 초콜릿 공장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장, 윌리 웡카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 윌리 웡카는 초콜릿 속의 황금티켓을 찾은 어린이 다섯 명에게 자신의 공장과 제작과정의 비밀을 보여주겠다는 선언을 한다.
ⓒ 네이버 영화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산다는 것이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다는 거.
ⓒ 네이버 영화
꼭 쓸데가 있어야 되는 건 아니야.
그냥 즐거우면 되는 거지.
이렇게 총 5편의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이번 주말은 씨네랩이 추천드린 영화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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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킬 수 없는 길을 택하더라도, 청춘
청춘(靑春)
1.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시절. 또는, 그 시절.
2. 왕성한 정열과 힘찬 기세와 기백으로 나아가는 상태를 비겨 이르는 말.
(출처: Oxford Languages)
'청춘'을 다룬 영화 한 편을 감상했습니다. 껴안고 있는 두 여인과 그들을 지켜보는 한 사람의 실루엣, 영화 감상 전부터 호기심과 긴장감이 솟구쳤습니다. 청춘을 그리는 대만 영화 특유의 방식을 사랑하기에 이 영화를 거리낌 없이 선택했습니다. 제58회 금마장 영화제 공식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청춘시련>입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11월 22일(화)에 진행된 <청춘시련>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청춘시련>은 2022년 12월 1일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
청춘시련
Terrorizers
'샤오장'과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유팡'에게 그녀와 같은 집에 살던 '밍량'이 칼을 휘두릅니다. '샤오장'은 간신히 그를 막아섰죠. '밍량'은 옛 애인이라서 그랬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청춘시련>은 한 도시에 사는 '유팡', '밍량', '샤오장', 그리고 '모니카'의 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젊음은 무서울 것이 없고 사랑한다는 것은 죄가 아니다." 이 포스터 속 카피는 <청춘시련> 속 젊은 청춘들이 죄와 결부될 만큼의 위험한 사랑을 하고 있음을 넌지시 시사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작품의 인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문제들 한가운데에 놓여 있습니다. '밍량'은 검으로 사람을 베는 게임에 심취해있고(게임 중독), '모니카'는 과거에 촬영한 포르노 영상물을 동의 없이 배포한 전 애인으로 인해 배우 인생의 발목이 잡혔습니다(불법 유포). 이 와중에 '모니카'의 포르노 영상물을 보고 사랑에 빠진 '밍량'은 그녀의 뒤를 쫓고(스토킹), 외로움과 공허함을 겪던 '유팡'과 '모니카'는 서로를 보듬어주다가 관계를 갖습니다(성소수자).
청춘들은 본디 종잡을 수 없습니다. '청춘'이라는 이름을 제목에 달고 나온 영화라서 그런지, 이 영화의 이야기도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갑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쉽게 알아낼 수 없는 것이 청춘이듯이, 이 영화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지켜보는 것이 더 낫습니다. 청춘들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택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들이 겪는 '청춘시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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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젊음은 무서울 것이 없고 사랑한다는 것은 죄가 아니다."라는 카피와 '청춘시련'이라는 제목으로 포장하기에 '밍량'의 행동은 도를 지나칩니다. 망상에 빠진 한 남자가 어떻게 범죄자가 되는지를 그리는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우연히 포르노 영상 속 배우 '모니카'를 길거리에서 만난 '밍량'은 그녀에게 푹 빠진다. 귀가하는 '모니카'의 뒤를 쫓아 몇 층에 거주하는지 알아내고, 키를 복제해 몰래 집에 들어가 자는 '모니카'를 지켜본다. '모니카'와 사랑에 빠졌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모니카'를 힘들게 하는 전 남자 친구를 대신 폭행해주기도 한다.
여느 때처럼 '모니카'의 집에 숨어든 어느 날,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유팡'을 목격한다. 외국으로 떠나는 '모니카'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겁내지 말아요, 내가 지켜줄게요. 시집와요. 결혼해요."라는 헛소리를 시전하다가 경비원에게 붙잡힌다. 더는 '모니카'와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 그는 몰래 촬영한 '모니카'와 '유팡'의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고, '유팡'에게 칼부림한다.
영화의 원제가 'Terrorizers(공포감을 조성하는 사람)'라는 점에서 볼 때, 이 영화가 주목하려는 인물이 바로 '밍량'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 묘사한 것처럼 영화 중후반부를 장악하는 '밍량'의 이야기는 이처럼 거의 스토킹 범죄자의 범행 진술서와 같은 수준입니다. 피해자의 극복 과정은 거의 보여주지 않고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만을 뒤쫓다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분노가 치밀어 오르죠. 범죄자 '밍량'의 서사를 풀어내는 데 사용한 시간과 열정을 다른 인물들에게 할애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 ⊙
"청춘, 청춘이여! 할 말이 없을 때 다들 이렇게 말하지."
극 중에서 연극에 도전하는 '모니카'의 대사를 빌어 이 영화의 감상 후기를 요약하고 싶습니다. 다들 할 말이 없을 때면 청춘을 들먹이곤 하지만, 청춘이라는 말로 포장하기 어려운 것도 있는 법입니다.
Summary
떠났다, 모두가.
분명 날 사랑한다고 했는데도.
어느 대낮, ‘밍량’은 데이트 중인 ‘유팡’에게 칼을 휘두르고 도주한다.
그는 자신이 ‘유팡’의 전 애인이라고 주장하고, 사건에 휘말린 네 명의 청춘이 서로를 마주한다.
도시를 충격에 빠트린 최악의 사랑
난, 떠나지 않는 사랑이 하고 싶어
Cast
감독: 호위딩
출연: 린 바이 홍, 이목, 지크린, 진정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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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아톤리뷰/소개]초원이는 커서 고니가 됩니다. 조승우의 지리는 연기력!
#말아톤#말아톤리뷰#영화말아톤
이 영상은 예고편이 아닌 본편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모든 저작권 및 수익은 영화사,제작사,배우 등 원작자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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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지옥> 파이널 예고편
"새로운 세상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혼란, 세상에 없던 지옥이 시작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11월 19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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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수색자> 메인 예고편
어두운 밤 총성이 울린 후 파견 나온 교육장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같은 시각 출입통제구역 DMZ로 탈영병이 도주하는 일이 발생하고
3소대는 DMZ 수색 작전에 긴급 투입된다.
그곳에서 대원들은 탈영병도, 수색 대원도 아닌 정체불명의 병사를 목격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죽음의 릴레이가 시작되는데...
모든 건 바로 그날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