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5 09:56:54
한계가 없는 봉준호의 세계
필모그래피 완전 정복!

국내외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한계가 없는 영화감독이자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오는 2월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와 만나기 전,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최애 영화도 알려주세요!

줄거리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 백수와 다름없는 시간강사 고윤주(이성재 분)는 개소리에 괜히 예민해져서 방바닥에 엎드려서 소리를 들어보고 천장에서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개소리의 진원지를 알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평소대로 버려도 아무도 안주워갈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터덜거리며 들어오던 중 바로 옆집 문앞에 서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다. 윤주는 그 개를 납치, 지하실로 뛰기 시작한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지하실에 가둬버리는 윤주.
한편 아파트 경비실엔 경리 직원 박현남(배두나 분)이 있다. 그날도 지루하게 낱말맞추기나 하고 있는 현남에게 꼬마 슬기가 삔돌이를 찾는 전단을 가지고 온다. 온 동네에 전단을 붙이는 현남. 어쩌면 교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한잔한 윤주. 집에 돌아와 임신한 아내의 배에 대고 속삭이고 있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달려나간 아파트 사방에 강아지 찾는 전단이 붙어있고 이렇게 써 있다. "특징: 성대수술로 짖지 못함". 그러나 지하실의 강아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임을 알게 된 윤주는 호시탐탐 그 개를 노리는데.
점점 늘어가는 강아지 실종사건. 사건이 마구 번져 가는 듯 보이던 어느날, 친구 뚱녀에게 들은 현남은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건너편 옥상에서 한 사내가 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용감한 시민상을 타서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인 우리의 현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뚱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사내를 쫓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변희봉 분)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과 조용구(김뢰하 분),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 분)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사 일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 조차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송재호 분)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또다른 여인의 끔찍한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끊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넣는데.

줄거리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곳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 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줄거리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김혜자 扮).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원빈 扮).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줄거리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줄거리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줄거리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줄거리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Relative contents
-
- 어느 날, 인생의 친구가 나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절교는 아니지
한적한 아일랜드의 어느 동네. 파우릭은 시골에 살고 있는 촌뜨기 아저씨다. 파우릭이 즐기는 인생의 재미 중 하나는 절친 콜름과 수다를 떠는 일이다. 아무 목적이 없는 대화가 원래 가장 재미있는 법이다. 결혼도 안 하고 직업이 엄청나게 좋은 편은 아닌 파우릭. 가족이라고는 여동생 한 명, 반려동물 당나귀 제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야말로 콜름이 유일한 인생의 낙인 셈이다. 오늘도 일과를 마치고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콜름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지? 위이잉 돌아가는 행복회로가 오늘도 그를 기쁘게 만든다.
콜름의 집에 도착했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파우릭. 늘 하던 것처럼 창문을 쾅쾅 두드린다. 반갑게 웃어보는 파우릭. 본 척도 안 한다. 뭐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문제가 생긴 걸까? 파우릭의 근황이 궁금하다. 찜찜한 콜름. 비단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 의미 없는 수다를 떨었는데 냉담한 태도가 신경 쓰인다. 자주 갔던 술집에 가는 파우릭. 콜름 없이 혼자 온 지금 이 순간이 낯설기만 하다. 그렇게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데 파우릭이 들어온다. 따져 묻는 듯, 말을 거는 콜름. 몇 마디 대화가 온 끝에 돌아온 대답은 냉정하고 아프다. “난 이제 네가 싫어졌어.” 그 순간, 두 사람의 사이에 갑자기 불이 붓기 시작한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온갖 장소에 깔려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누구와 누군가가 싸우는 일은 필연적이다. 이런 일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을 거라 믿지만 사실 어림없다. 그렇게 내가 생각하는 것 이외의 요소에서 사람들끼리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 이후에 쨘하고 일어나는 결과. 이 세상 사람들은 '진짜 극혐인 사람'과 '좀 미안한 감이 있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좋은 기억으로 이별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영화는 이 두 가지 인간관계를 전부 보여준다. 첫째. '진짜 극혐'인 사람으로 남는 이유를 보여준다. 영화가 인물 간의 밸런스를 잘 잡았다는 말과도 통한다.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할 때 멋이 없다고 느낄까? 여러분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모두의 의견이 통하는 지점이 하나 있을 텐데, 영화는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주 개연성 있게 묘사했다. 왜 콜름이 파우릭을 싫어하게 됐을까? 합리적이다. 이 말을 한 후에 콜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 타우릭은 또 왜 그럴까? 합리적이다. 이 두 사람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현실감이 있다. 원작자 겸 각본가인 마틴 맥도나가 창조한 이야기다. 당연히 인공적인 무언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인물의 생동감을 살렸다는 점은 아주 좋은 강점으로 뽑을 수 있다. 진짜 눈치 더럽게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저 사람 편을 들기는 뭐 한, 우리 실생활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감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 영화를 보면서 좋았다고 느끼는 부분은 통찰력이다. 마틴 맥도나라는 감독이 원래 이런 쪽에 능통하신 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특히 더 그런 특징이 잘 발휘된 듯하다. 우선 전작 <킬러들의 도시>는 말 그대로 킬러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다. 킬러라고 하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업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떤 킬러는 무려 죄책감도 느낀다. 이 감정이 그냥 들어간 것이 아니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두고 인간사에서 최소한으로 적용되어야 할 윤리는 무엇인가? 에 대해 묻는 <킬러들의 도시>. 이번 작품인 <이니셰린의 벤시>에서는 마지막 끝마무리에 대해 묻는 것이다. 마지막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받아들이고 난 다음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묻는 것이다. 또 글쓴이는 이 질문을 펼치는 과정에서 묘한 위로를 받았다. 영화가 제시하는 두 사람 간의 일에는 딱히 이유가 없다. 이 이유가 없는 것을 이렇게 색다른 방식으로, 마틴 맥도나의 화법으로 보여주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아일랜드 내전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소재 중 하나는 전쟁이다. 영화의 어떤 장면마다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몇 개 나온다. 사실 마틴 맥도나 감독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감독은 아니었다. <킬러들의 도시>나 <쓰리 빌보드>가 대략적인 시간을 명시하긴 했지만 다른 년도로 바꾸어도 이야기에 큰 지장은 없다. 그러나 본 작은 몇몇 대사와 상황이 내전이 아니라면 아예 나올 수가 없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갖는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뭘까? 당연히 아무 이유 없이 극에서 시간을 이 시점으로 설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아일랜드 내전이 묘하게 이야기와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실제 아일랜드 내전에 대해 영화를 보고 나서 구체적으로 찾아보시길 바란다. 묘하게 이 영화와 어울리는 느낌이 있다.
무관은 서운해
지난 3월 13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기록적인 7관왕을 달성하며 성과를 올렸다. 사실 영화가 개봉한 후에 아카데미가 열리는 건 비일비재하다. 이 덕에 이 영화를 늦게 봤다. 이 작품을 보고 나서 아카데미의 선택에 살짝 의문점이 들었다.
우선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히 좋았다. 이 배우의 주요 인물 4명 모두 다 아카데미의 픽을 받았다. 도미닉 역을 맡은 베리 키오건은 자기가 맡았던 배역에서 살짝 다른 롤을 맡았다. 미친놈 연기로는 폴 다노만큼이나 선 굵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배리 키오건. 밑도 끝도 없는 광기에서 착하지만 많이 모자란 연기까지 이제까지 했던 연기와는 살짝 다르다. 이 배역은 파우릭의 서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놓인다. 이 파우릭 서사에서 이야기의 발화점이 되는 역할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입체적인 측면까지 두드려졌던 이유는 베리 키오건의 연기력 덕분이다. 시오반 역의 케리 론돈과 연기 앙상블이 빛나는 부분과 후반부에 발생하는 사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묘한 차이로 관객에게 큰 인상을 주는 키오건의 섬세함이 두드러진다. 여동생 시오반 역을 맡은 캐리 론돈은 입체적인 배역을 맡았다. 각본이 괜히 맛집이 아니다. 마틴 맥도나가 촘촘히 설계한 그림 그 자체로 움직이는 이 영화. 시오반은 이런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 모습을 사람들 앞에 감추는 연기를 해야 한다. 짧은 순간 인물들에게 갖는 어떤 감정을 얼굴로 소화했다. 그리고 시오반은 파우릭을 정말 의지하고, 둘도 없는 친구 겸 오빠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역할을 정말 잘 이해하듯 따뜻함과 까칠함 사이의 내면을 훌륭하게 묘사한다.
두 주인공 콜름과 파우릭을 맡은 콜린 파렐과 브랜든 글리슨도 굉장히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시상 레이스에서 브랜든 프레이저, 오스틴 버틀러와 함께 강력한 후보였던 콜린 파렐. 찐 시골뜨기로 시작해서 살기 어린 눈빛, 혼자가 됐다는 괴로움, 뭔가를 결심한 마음가짐까지 영화를 이끄는 주연으로서 맡은 큰 배역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콜린 파렐의 연기는 스카이 콩콩 같은 퍼포먼스였다고 볼 수 있다. 뛰어오른 만큼 관성처럼 반응해야 하고, 이 리액션이 영화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얼굴 표정으로 많은 걸 설명했다. 콜름 역을 맡은 브랜든 글리슨은 관객이 정을 주기 아까운 캐릭터다. 이 이야기의 시작이 콜름의 갑작스러운 절교 선언이기 때문이다. 또 콜름은 이 관계에 주도권을 쥔 사람으로서 주요한 터닝포인트마다 방점을 찍는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 이 입체적인 감정변화를 소화하는 베테랑의 경험치가 돋보였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더 강점으로 작동하는 부분은 영화의 각본이다. 이 작품의 각본은 두 말할 것 없이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마틴 맥도나의 최고작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이 지점에 있다. 사실 시놉시스만 읽으면 ‘그냥 나이 든 남자 둘이 싸우는 영화라서 진부할 것 같은데?’ 싶은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냥 단지 싸우기만 하는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의 각본이 품고 있는 가장 큰 핵심은 질문이다. 이 영화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과 아름다운 마무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에게 묻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때려박으면 뭔가 맛이 없을 영화의 모티브가 이 두 남자의 전쟁을 통해서 ‘난 이럴 거야’ 싶게 하는 것이 역시 21세기 셰익스피어 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그 콜름이 파우릭에게 하는 행동이 기억에 남는다. 아무튼 이 영화가 특히 문학적으로 보인다는 의미에서 이 작품을 걸작으로 만든 맥도나의 능력이 돋보였다.
-
- 마침내, 영원을 향해
영화를 처음 여러 번 보게 만든 영화가 매트릭스였다면, 영화를 보고 난 후 후유증이 이렇게 오래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던 첫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였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 보다 영화가 더 재밌어져 소위 명작이라고 말하는 영화들을 하나씩 찾아보던 때가 있었다. 그중 나에게는 박찬욱 감독 영화가 가장 여운이 길게 남았고 항상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영화 개봉 전 인터뷰에서 감독이 자극적인 장면이 는 15세 관람가에, 자신의 영화가 아닌 순수한 로맨스 영화로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면서도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던 것 같다. (이후 스포일러)
출처: 유튜브 영화
영화에서 드러나는 내용만을 단순하게 따져보면, 이 영화는 불륜 영화에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계속 등장하는 자극적인 영화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본 이후 든 생각은 '나는 왜 이런 영화를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였다. 라라 랜드, 어바웃 타임, 혹은 건축학개론 같이 정말 유명한 영화들을 볼 때 보다도 더 두근거렸다. 아무래도 영화를 여러 번 볼수록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배우들의 표정 연기에 압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유튜브 영화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여운이 길게 남을까를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이유는 영화에서 시종일관 흘러나오는 '안개'라는 노래인 것 같다. 음악 자체가 눈으로 보이는 장면들에 너무 잘 어울리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두 배우의 분위기와 감정이 노래의 음과 가사에 딱 맞아서 묘한 감정으로 영화를 봤던 것 같다. 노래 때문인지 영화 속에서 계속 비가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출처: 유튜브 영화
영화 속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을 꼽자면 초반에 해준이 서래를 취조하고 감시하는 장면이다. 만약 내가 경찰과 용의자의 로맨스를 다루는 글을 쓰게 된다면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장소를 배경으로 할 것 같은데, 이 영화는 취조의 과정은 소개팅처럼 보이고 감시의 과정은 데이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해준이 냄새를 맡는 장면을 봤을 때 사랑이 서로의 향기를 맡는 거라는 버스커버스커 '향수' 가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안개와 같은 상황에서 대화와 관찰, 기록을 통해 끝없이 파고들고자 하는 것은 수사와 사랑이 맞닿아있는 지점일 수도 있겠다.
출처: 유튜브 영화
여주인공이 중국인인 이 영화는 서래가 '붕괴'라는 말의 뜻을 알게 됨으로 1부를 끝낸다. 후반 해준은 자신이 언제 사랑한다는 말을 했냐고 다그치지만, 서래에게 있어 해준이 했던 붕괴되었다는 말은 곧 사랑한다는 말 이상의 말이었을 것이다. 사랑 고백도 아닌 말을 녹음해 힘들 때마다 듣곤 했다는 것만 봐도.. 이 지점까지 보았을 때는 둘 사이 타이밍이 어긋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었다.
출처: 유튜브 영화
1부는 삶의 목적이 없거나 결핍이 있어 불면증에 시달리고 졸음운전을 하고, 드라마를 보다가 소파에 앉아서 졸던 두 사람이 서로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침내 사랑하게 되어 자신의 존재 이유나 다름없던 직업윤리를 버리면서 붕괴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이후 둘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살지만, 결핍이 채워졌던 곳은 더 크게 비어 이전보다도 못한 생활을 이어간다. 서래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을 만날 수 없을' 방법으로 해준을 찾아가며 2부가 진행된다.
출처: 유튜브 영화
작중에서 해준은 해결하지 못한 미결 사건들의 사진을 방에 붙여놓고 잠을 잔다. 서래가 해준의 집에 초대되었을 때, 서래는 처음으로 미결사건의 뜻을 알게 되었다. 둘의 마지막 대화 때, 서래는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한다. 해준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유보다는 사랑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더 이상 상대를 붕괴시킬 수 없던 서래는 자기 자신이 미결 사건이 되어 영원한 사랑을 만드는 마지막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다.
출처: 유튜브 영화
핸드폰을 바다에 버리는 것이 1부에서 해준의 사랑 방식이었다면, 2부에서는 서래가 똑같은 말을 하는 것도 영화의 핵심인 것 같다. 1부에서 녹음하는 사람은 해준이었고 2부에서 녹음하는 사람은 서래였던 것처럼. 결국 서래는 자기 자신을 바다에 버림으로써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최후에 최후에야 해준은 상대의 의도를 깨달아 해가 질 때까지 서래를 찾으며 영화가 끝난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바다를 좋아한다'는 대사를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계획을 다 이루고 바다를 택한 서래와 산으로 대표되는 '친절한 형사님'인 해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통화에서 서래가 가장 중요한 대사를 중국어로 말했던 것은 항상 해준의 얘기를 번역하고 붕괴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랑을 키웠던 자신의 입장을 해준도 겪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유튜브 영화
영화의 주인공이 살인범과 불륜 남인 것은 변함없지만 피를 싫어하는 상대를 위해 수영장의 피를 다 빼고 청소하고, 삶의 근간이 되는 직업윤리를 버리기도 하며, 상대를 만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이면서 가장 낭만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
출처: 유튜브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고 떠올랐던 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낮은 곳으로 - 이정하
-
- 11월 5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세계관 속 코미디 영화 <압꾸정>의 개봉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에세이를 원작으로 하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의 공개까지!
그럼 11월 다섯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압꾸정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112분
감독: 임진순
출연: 마동석, 정경호, 오나라 등
개봉: 2022.11.30
배급: (주)쇼박스줄거리
샘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 분)이 실력 TOP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 분)와 손잡고 K-뷰티의 시조새가 된 이야기
관전 포인트
<범죄도시> 시리즈 제작진과 배우 마동석이 다시 만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뷰티 도시
압구정이라는 공간을 통해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탄생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한국 | 151분
감독: 박흥식
출연: 윤시윤, 안성기, 윤경호 등
개봉: 2022.11.30줄거리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평등주의와 박애주의를 실천하다 25세에 순교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통해 종교적인 영향력뿐만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두려움에 맞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품었던 젊은이의 삶을 그린다.
관전 포인트
단순히 종교적인 메시지만이 아닌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영화이다. 영화를 본 관객은
현대 청년들에게 필요한 영화라며 호평을 하였다.
원피스 필름 레드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15분
감독: 타니구치 고로배우: 타나카 마유미, 이케다 슈이치 등
개봉: 2022.11.30
배급: (주)NEW줄거리
오직 목소리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디바 ‘우타’.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는 첫 라이브 콘서트가 음악의 섬 ‘엘레지아’에서 열리고
‘루피’가 이끄는 밀짚모자 해적단과 함께 수많은 ‘우타’ 팬들로 공연장은 가득 찬다.
그리고 이 콘서트를 둘러싼 해적들과 해군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시작되는데…
관전 포인트
6년만에 원작자 오다 에이이치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하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누적 관객 수 1,300만 명을 넘어서면 원피스 극장판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돌파하였다고 한다.
본즈 앤 올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31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배우: 테일러 러셀, 티모시 샬라메 , 마크 라이런스 등
개봉: 2022.11.30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줄거리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던 소녀 매런이 자신과 닮은 소년 리를 만나 예상치 못한 위협들과
마주치며 첫사랑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 로맨스
관전 포인트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와 티모시 샬라메가 다시 만나,
어둡고 기묘하지만 부드럽고 이색적인 사랑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 | 일본 | 121분
감독: 미키 타카히로배우: 미치에다 슌스케, 후쿠모토 리코, 후루카와 코토네 등
개봉: 2022.11.30
배급: (주)미디어캐슬줄거리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 ‘마오리’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무색무취의 평범한 소년 ‘토루’의 가장 슬픈 청춘담
관전 포인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5천 여석을 매진시키며 화제작으로 떠오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해도>는 풋풋하고 애틋한 청춘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내 높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 겨울, 나는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 | 한국 | 100분
감독: 오성호배우: 권다함, 권소현 등
개봉: 2022.11.30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줄거리
내일을 위해 뜨겁게 공부하고, 오늘을 위해 열심히 사랑 중인 가난한 공시생과 취준생 커플의
애틋한 겨울나기를 통해, 지금 청춘들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을 사려 깊게 응시하고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
관전 포인트
영화 <그 겨울, 나는>은 청년들이 겪는 주거난, 취업난, 경제난의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주며,
청춘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왓챠
개요: 드라마 | 한국 | 12부작
감독: 이호재배우: 한석규, 김서형, 진호은 등
개봉: 2022.12.1
OTT: 왓챠줄거리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를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가득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남편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관전 포인트
수많은 독자들을 뭉클하게 한 강창래 작가의 동명 에세이가 원작인 작품이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작품 일부를 선공개하며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앰뷸런스>의 질주에 담긴 치유의 드라마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암에 걸린 아내의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윌(야히아 압둘 마틴 2세)'. 그러나 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막대한 치료비를 구할 길이 막막해지자 그는 외면한 채 지냈던 이복형 '대니(제이크 질렌할)'를 찾아간다. 배 다른 동생의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들은 대니는 역으로 그에게 한 가지를 제안한다. 자신이 계획한 은행 금고 털이에 참여하라는 것. 이에 함께 자랐지만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형제는 오랜만에 한 팀을 이룬다. 그러나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서 계획이 엉망이 되자 두 형제는 앰뷸런스를 강탈해 탈출을 시도하고, 부상당한 경찰을 치료하기 위해 앰뷸런스에 타 있던 구급대원 '캠(에이사 곤살레스)'을 인질로 삼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LA 도심을 질주하기 시작한다.
<진주만>과 <트랜스포머> 시리즈, <6 언더그라운드>를 만든 마이클 베이는 할리우드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스타 감독이다. 카메라 워킹, 구도, 공간감과 조명 등을 이용해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데 탁월한 그의 영화는 설령 이야기의 흐름이 이상하고,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더라도 언제나 보는 재미가 있다. 2005년에 공개되었던 동명의 덴마크 영화를 리메이크한 그의 신작 <앰뷸런스>도 마찬가지다. 제이크 질렌할,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에이사 곤살레스와 같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격렬한 액션과 휘몰아치는 추격전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그러나 <앰뷸런스>가 유달리 인상적인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서 기대하지 않았던, '앰뷸런스'라는 소재의 특성을 살려낸 드라마와 캐릭터가 바로 그것이다.
우선 <앰뷸런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액션이다. 최소한의 도입부와 마무리를 제외한 러닝타임이 앰뷸런스를 쫓는 추격전으로 가득하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때 흥미로운 것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변화, 혹은 초심으로의 회귀가 자아내는 재미다. 사실 베이 감독은 난장판을 뜻하는 단어 'Mayhem'과 그의 이름 'Bay'를 합친 'Bayhem'이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폭발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히트작인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가장 최근작인 <6 언더그라운드>에서는 폭발하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눈이 피로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앰뷸런스>에서는 폭발씬의 비중이 크지 않다. 대신 영화를 가득 채운 것은 베이 감독의 또 다른 전매특허인 카 체이싱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찍을 때도 매번 한 차례 이상 선보였던 그의 카 체이싱 시퀀스는 계속되는 폭발과 액션, 화려하나 어지러운 CG의 향연 속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그의 특기는 빛을 발한다. 특히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구도와 장면을 더한 점이 인상적이다. LA 도심 상공과 지상을 1인칭 시점으로 자유롭게 오가면서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추격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하고, 앰뷸런스나 다른 차들에 직접 타고 달리는 듯한 속도감을 체감시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걸음 더 발전한 카체이싱 액션에 집중한 덕분에 폭발씬의 비중이 적은 <앰뷸런스>는 전작들에 비해 피로감이 덜할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된 폭발 그 자체의 임팩트를 더 강렬하게 선보인다.
이러한 <앰뷸런스>의 액션은 구급차 안에서 운전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캐릭터와 그들의 드라마가 단단하게 받쳐주기에 더욱 빛난다. 특히 액션이 이동수단으로서의 앰뷸런스에 주목했다면, 드라마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수송하는 앰뷸런스의 기능을 조명하기에 더욱 그렇다. 구급차를 타고 거친 추격전을 펼친 끝에 세 주인공이 제각기 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치유받는 이야기이기에 그들의 앙상블은 인상적인 것이다.
실제로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인 은행 침입이 시작되기 전에 영화는 그들이 품은 상처를 짧지만 확실하게 짚어주고, 앰뷸런스가 병원으로 향하는 마무리는 그 상처가 어떻게 치유됐는지를 간명하게 드러낸다. 일견 프로페셔널한 구급대원인 캠의 경우, 그녀는 의사를 꿈꿨지만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과거를 품고 있었다. 한 맺힌 과거 때문인지 캠은 다른 대원들과 일절 교류를 하지 않고, 본인이 목숨을 구한 이들에 대해서도 직업적인 관심 그 이상은 결코 주지 않았다. 그랬던 그녀는 납치된 앰뷸런스 안에서 수술 집도를 통해 직접 생명을 구하는 경험이라는, 냉소적인 태도를 버리고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날 분기점을 마주한다.
이복형제인 윌과 대니에게도 마음의 흉터가 있다. 범죄 조직을 운영하던 양부로부터 벗어나고자 군 입대를 선택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윌.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아내의 암조차 치료하지 못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대니가 계획한 은행털이에 가담한다. 한편 오랜 기간 자신과 연을 끊고, 아내와 조카조차 만나게 하지 못한 이복동생에게 말 못 할 서운함을 느끼던 대니. 그에게 은행 강도 침입은 자신의 사업 수단이자 동시에 뒤틀린 방식으로나마 윌과의 관계와 가족애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렇듯 세 주인공이 제각각 어떤 방식으로든 필요한 치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구급차가 보여준 136분간의 질주는 모두에게 해피 엔딩은 아니어도 충분히 치유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치유의 드라마는 감정적으로 영화의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주요한 동력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의 상처와 치유라는 맥락에서 살펴보면, 앰뷸런스 안에서 펼쳐지는 인질극은 자신의 상처를 승화시켜서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이들과 상처를 분노로 폭발시키고자 하는 이들 간의 갈등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갈등이 중심에는 윌이 위치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형의 위험한 계획에 휘말린 윌은 자신과 가족의 미래, 그리고 형제지간까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동시에 그는 부상당한 경찰관, 의도치 않게 인질이 됐지만 그저 옳은 일을 하려는 캠과도 감정적 관계를 맺는다. 그러다 보니 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 주인공의 심경 변화는 액션 못지않게 흥미를 자아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앰뷸런스>가 어디까지나 리메이크 작품이기에 마이클 베이 감독도 전작들과 달리 단단한 드라마를 보여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케일도 작고, 각본도 단순한 가운데에서도 영화의 구성이나 연출력이 진일보한 점을 고려할 때, 원작이 있다고 해도 캐릭터성과 드라마를 적절히 살려낸 것은 충분히 유의미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는 사소한 설정으로도 순간적으로 위기를 조성하고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뛰어난 연출력을 과시한다. 예를 들어 캠이 의사들과 화상통화로 응급수술을 진행하던 중 화상 연결이 갑작스럽게 꺼지고, 그로 인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속출하면서 극의 흐름이 요동치는 식이다.
또한 인물의 특징을 상황적 맥락과 결부시키기도 한다. 대니의 경우, 무엇이든 저지르며 일을 키우는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성을 지닌 인물이다. 영화는 그런 그를 앰뷸런스에 탄 사람들을 압박해오는 상황에 집어넣으면서 아이러니한 장면들을 만들고, 덩달아 상당한 긴장감도 조성한다. 당장 경찰에게서 벗어나야 하지만 경찰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인질로 잡힌 부상당한 경관을 치료해야 하고, 그로 인해 오히려 구급차의 속도를 늦춰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대니와 윌을 압박한다. 또 그 경관을 치료하기 위해 대니는 자신이 캠을 인질로 잡고 이용하는 와중에도 그녀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물론 <앰뷸런스>는 단점들도 많은 영화다. 일단 완급 조절에 실패하고 있다. 영화 내내 카체이싱 액션이 쉴 틈 없이 몰려오는 데다가, 평범한 대화 장면에서도 화면 전환이 매우 많고 카메라의 움직임이 과하다 보니 분명 피로감이 적지 않다. 단순한 각본을 2시간 11분이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으로 다루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덜하다는 게 위안일 뿐이다.
초반부의 범죄극에서 중반부 인질극으로 넘어갈 때 잔뜩 조여진 서스펜스에 순간적으로 구멍이 나기도 한다. 이전까지는 대니와 윌, 그리고 캠에게만 포커스를 맞췄다가, 그들을 쫓는 경찰에게까지 초점을 넘기다 보니 극의 흐름이 늘어지는 것이다. 경찰의 대사나 분량이 베이 감독 특유의 과한 유머로 점철된 것도 문제를 악화시킨다. 또한 응급 구조 요원이 구급차 안에서 응급수술을 집도하는 것처럼 언뜻 생각해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비논리적인 전개도 몰입을 방해한다.
그러나 위의 단점들은 다행히도 <앰뷸런스>를 즐기는 데 결정적인 방해가 되지 않는 듯 보인다. 우선 기본적으로 전격전을 펼치듯 직선적인 에너지로 무장한 영화이기에 강렬한 액션을 기대할 경우 단점이 오히려 장점도 될 수 있다. 또한 영화의 선택과 집중이 탁월하기도 하다. 당장 범람하는 액션 사이사이에 깊숙이 스며든 세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과 함께 앰뷸런스의 뒷문을 열고 순식간에 드라마의 끝을 맞이할 수 있다. 이렇게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예상치 못한 선물, <앰뷸런스>의 매력은 뇌리에 깊이 남는다.
A(Acceptable, 무난함)
줄어든 스케일과 제작비에 반비례해서 늘어나는 만족도
-
-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 <신의 소녀들>
알리나는 사랑하는 친구인 보이치타와 함께 떠나기 위해서 그녀가 있는 수도원으로 향한다. 알리나는 바로 독일로 떠나길 원했지만
알리나와 떨어져 있었던 시간 동안 수도원에 머물렀던 보이치타는 계속 수도원에 있기를 원한다. 알리나는 신을 맹목적으로 믿는 보이치타를 이해하지 못하고 수도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보이치타도 신을 믿지 않는 알리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수도원에서 알리나는 철저한 이방인일 뿐이다. 신을 믿지 않는 알리나의 말과 행동으로 수도원에 있는 사람들은 알리나의 몸속에 악마가 있다며 퇴마의식을 시작한다. 그들은 알리나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구원이 아니라 마녀사냥이고 학대일 뿐이다. 퇴마의식 전에 알리나는 사랑하는 보이치타를 위해서 잠시 떠났던 수도원에 다시 돌아온다. 알리나는 신을 믿으려고 노력했지만 의문을 지울 수는 없었다. 의문을 제기하는 게 죄인가.
영화 속에서 수도원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들의 신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은 타인을 죄인으로 만들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병들게 만든다.
이 영화는 종교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의 대립을 보여준다. 종교를 믿는 수도원의 사람들은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을 구원한다고 말하지만 전혀 아니다. 철저하게 이방으로 대우하며 악마라고 취급한다. 당신들이 말하는 구원이 신념이 다른 사람을 마녀사냥하는 것인지 어쩌면 맹목적인 믿음은 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퇴마의식을 진행하면서 알리나를 걱정하지 않는 수도원 사람들의 모습은 이질적이었고 광기를 느꼈다.
고아원에서 함께 있었던 알리나와 보이치타는 서로를 사랑했다. 어쩌면 보이치타는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신을 믿기 시작한 게 아닐까. 영화는 알리나가 수도원에서 왔다는 이유로 무심했던 병원과 신의 힘으로 알리나를 구원할 수 있다고 사람들의 오만함을 조롱한다.
신을 믿는다면서 가치관과 신념이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집단을 비판하는 영화 퇴마의식이 구원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나의 신념은 다른 사람과 다를 수 있다. 그 신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라고 영화는 어쩌면 가장 기본이지만 중요한 답을 주고 있다.
-
- 겨울 추위에는 살이 시리지만 봄 추위에는 뼈가 시리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거리에 만개한 벚꽃들 덕분에 마침내 봄이 왔음을 체감하는 요즘.
예쁘게 핀 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붕 뜨다가도 여전히 매서운 칼바람에 몸이 움츠러들기도 하는데요,
부쩍 변덕스러워진 날씨지만 여러분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랄게요.
그런데 혹시 '겨울 추위에는 살이 시리지만 봄 추위에는 뼈가 시리다'라는 속담을 아시나요?
봄에 찾아오는 꽃샘 추위도 겨울에 찾아오는 추위만큼이나 강력하단 뜻인데요,
씨네랩도 오늘은 마냥 따뜻하고 설레지만은 않은, 현실적인 국내 로맨스 영화를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희대의 명대사를 남긴 <봄날은 간다>부터
아릿한 첫사랑 이야기의 정석과도 같은 <건축학개론>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8편의 로맨스 영화를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연애의 온도(2013)
Very Ordinary Couple
ⓒ 네이버 영화
감독: 노덕
출연: 이민기, 김민희, 최무성, 라미란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2분
애인과의 반복되는 싸움에 지쳐봤다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대사들의 향연.
3년의 비밀연애 끝네 헤어진 직장동료 '동희'와 '영'. 서로의 물건을 부숴 착불로 보내고, 커플 요금을 해지하기 전 인터넷 쇼핑으로 됴금 폭탄을 던지고. 심지어는 서로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말에 SNS 탐색부터 미행까지! 헤어지자고 말한 후에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사랑할 때보다 더 뜨거워진 두사람. 연애가 원래 이런 건가요?
ⓒ 네이버 영화
너 그거 알아?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날 확률이 82%래.
근데 그렇게 다시 만나도
그중에서 다시 잘 되는 사람들은 3%밖에 안된대.
나머지 97%는 다시 헤어지는 거야,
처음에 헤어졌던 거랑 똑같은 이유로.ⓒ 네이버 영화
헤어지자고 네가 하면 되지, 왜 나한테 시키는데?
야, 넌 뭐 변한 줄 알아? 너야말로 그대로야.
나 만나서 힘들고 지친다, 너 혼자 애쓴다,
너 지금 옛날에 하던 그 짓 똑같이 하고 있잖아.
너만 숨 막히고 피 말라?
나야말로 너랑 있으면 뭘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
나 다시 만난 거 네가 후회하고 있을까봐
나 너랑 있으면 같이...
나 숨도 제대로 못 쉬어.
근데도 결국에 이렇게 너는 네 생각밖에 안 하잖아.
너 서운한 거, 너 힘든 거,
너 혼자 노력하고 발버둥 치고 있는 거.
네 눈에는 너밖에 안 보여? 너만 힘들어?
연애 빠진 로맨스(2021)
Nothing Serious
ⓒ 네이버 영화
감독: 정가영
출연: 전종서, 손석구 등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요즘 애들 자.만.추 는 내가 아는 그 뜻이 아니라고?
일도 연애도 뜻대로 되지 않는 스물아홉 '자영'.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못 이겨 데이팅 어플로 상대를 검색화고, 19금 칼럼을 떠맡아 반강제로 데이팅 어플에 가입한 '우리'와 만난다.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져든 두 사람은 연애인 듯 아닌 듯 미묘한 관계 속에 누구 하나 쉽게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는데...
ⓒ 네이버 영화
연애는 방구고,
결혼은 똥이야.
그냥 실컷 방꾸 뀌다가
똥 마려울 때 되면 결혼하는 거지, 뭐.ⓒ 네이버 영화
우리 센 척 작작하자.
여기 안 외로운 사람 있어?
사실 다들 외롭잖아.ⓒ 네이버 영화
야, 근데
우리가 하는 게 연애 아니야?
가장 보통의 연애(2019)
Crazy Romance
ⓒ 네이버 영화
감독: 김한결
출연: 김래원, 공효진, 강기영, 정웅인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지긋지긋한 인연들에게 날릴 사이다가 필요하다면,
남친과의 뒤끝 있는 이별 중인 ‘선영’.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 첫날, 할 말 못 할 말 쏟아내며 남친과 헤어지던 현장에서 하필이면! 같은 직장의 ‘재훈’을 마주친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된 두 사람. 하지만 미묘한 긴장과 어색함도 잠시, 사사건건 부딪히면서도 마음이 쓰이는 건 왜 그럴까?
ⓒ 네이버 영화
남자랑 여자랑 같니?
- 같지 그럼! 너는 다르다고 배웠니?ⓒ 네이버 영화
나는 그냥 사랑에 환상 같은 게 없어요.
그냥 남잔 많이 만나볼수록 좋다.
그놈이 그놈이다.
몰랐어요?
여자 다 똑같아요, 남자 다 똑같은 것처럼.
그러니까 뭐 그냥 기대할 것도 실망할 필요도 없다 그런거지...
러브픽션(2012)
Love Fiction
ⓒ 네이버 영화
감독: 전계수
출연: 하정우, 공효진, 지진희, 유인나 등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1분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내가 몇 번째야?
완벽한 여인을 찾아 헤매느라 31살 평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한 '주월'. 그런 그의 앞에 모든 것이 완벽한 여인 '희진'이 나타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괴상한 취미, 남다른 식성, 인정하기 싫은 과거 등 완벽할 거라고만 생각했던 희진의 단점이 하나둘씩 마음에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 네이버 영화
잘못했어. 겨드랑이 털 같은 거 상관없어.
진짜야, 내가 털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는 모자도 털모자만 쓰고, 만두도 털보 만두만 먹고,
성격도 털털하다는 소리를 되게 많이 들어.
우리집 TV도 다 디지털이야.ⓒ 네이버 영화
우린 모두 연애라는 정글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까스로 생존방식을 체득한 원숭이들일 뿐이야.
로맨틱 침팬지 말이야.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
My Love, My Bride
ⓒ 네이버 영화
감독: 임찬상
출연: 조정석, 신민아, 윤정희, 배성우, 라미란 등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영민'과 '미영'.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하는데... 신민아와 조정석 주연으로 만든 90년대 레전드 로코영화 리메이크작.
ⓒ 네이버 영화
여자한테 첫사랑은 하나가 아니래.
처음 만난 남자가 첫사랑이 아니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처음 모습이 첫사랑이래.ⓒ 네이버 영화
외롭다는 말이었어.
사람이 집에 혼자 있고 그런 게 외로운 게 아니야.
같이 있는데 진짜 외로운 게..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건축학개론(2012)
Architecture 101
ⓒ 네이버 영화
감독: 이용주
출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수지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첫사랑은 왜 이루어질 수 없다고들 하나
서른다섯살의 건축가 '승민'의 앞에 15년 전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던 음대생 '서연'이 나타난다. 서연은 승민에게 자신을 위한 집을 설계해달라고 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작품으로 서연의 집을 짓게 된 승민은 옛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첫사랑이 원래 잘 안되라고 첫사랑이지.
잘되면 그게 첫사랑이니?
마지막 사랑이지.ⓒ 네이버 영화
손목 때리기는 보통 사이에선 하지 않지 않냐?
막 손 잡고 그래야 하는데.
ⓒ 네이버 영화
너도 멀리 가 있어.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진 말고.
그 겨울, 나는(2022)
Through My Midwinter
ⓒ 네이버 영화
감독: 오성호
출연: 권다함, 권소현, 오지혜, 계영호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사랑이 가장 피곤했던 것 같아
스물아홉 동갑내기 커플 ‘경학’과 ‘혜진’은 내일을 위해 뜨겁게 공부하고, 오늘을 위해 열심히 사랑한다. 하지만 혜진이 먼저 취업을 하게 되자 점점 서로의 내일과 오늘이 변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경학이 엄마의 빚을 떠안으며 공부도 사랑도 위기를 맞게 되는데… 사랑조차 피곤했던 그 겨울,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솔직했을까?
ⓒ 네이버 영화
사랑이라는 거,
그거 되게 간사한 감정이야.ⓒ 네이버 영화
나도 힘들다...
너만 힘든 거 아니야.봄날은 간다(2001)
One Fine Spring Day
ⓒ 네이버 영화
감독: 허진호
출연: 유지태, 이영애, 백성희, 박인환, 신신애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봄날은 간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는 어느 겨울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은수'와 만나게 된다. 녹음 여행을 떠나며 자연스레 가까워진 두 사람은 곧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지만 봄을 지나 여름이 찾아오자 둘의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
ⓒ 넷플릭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넷플릭스
사랑은 변하지 않아.
단지 사람의 마음이 변했을 뿐이지.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즐겁고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
-
- 「007 노타임 투다이」 10시간 시리즈 15분 요약ㅣ결말포함 영화리뷰
? '007 노 타임 투 다이' 보기 전 필수영상
다니엘 크레이그 007 유니버스 스토리 15분 요약
- 007 카지노 로얄
- 007 퀀텀 오브 솔러스
- 007 스카이폴
- 007 스펙터#007노타임투다이 #007노타임 #007스토리
-
-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재개봉 예고편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가요?
어김없이 홀로 새해를 맞은 서른두 살 ‘브리짓’
그런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정반대의 두 매력남.
내 여자에게만 다정한 스윗남 ‘마크’와
사랑에 직진하는 ‘다니엘’ 사이에서
그녀의 다이어리는 행복한 상상으로 채워지는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첫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
- 영화 <크루엘라> 화려한 반격 영상
처음부터 난 알았어. 내가 특별하단 걸
그게 불편한 인간들도 있겠지만 모두의 비위를 맞출 수는 없잖아?
그러다 보니 결국,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었지
우여곡절 런던에 오게 된 나, 에스텔라는 재스퍼와 호레이스를 운명처럼 만났고
나의 뛰어난 패션 감각을 이용해 완벽한 변장과 빠른 손놀림으로 런던 거리를 싹쓸이 했어
도둑질이 지겹게 느껴질 때쯤, 꿈에 그리던 리버티 백화점에 낙하산(?)으로 들어가게 됐어
거리를 떠돌았지만 패션을 향한 나의 열정만큼은 언제나 진심이었거든
근데 이게 뭐야, 옷에는 손도 못 대보고 하루 종일 바닥 청소라니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있을 때, 런던 패션계를 꽉 쥐고 있는 남작 부인이 나타났어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법! 난 남작 부인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들어가게 되었지
꿈을 이룰 것 같았던 순간도 잠시, 세상에 남작 부인이 ‘그런 사람’이었을 줄이야…
그래서 난 내가 누군지 보여주기로 했어
잘가, 에스텔라
난 이제 크루엘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