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31 14:36:17
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기예르모 델 토로 <프랑켄슈타인> 첫 공개

기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한 <프랑켄슈타인>의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오스카 아이작이 연기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첫 모습이 공개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11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인 해당 작품은 델 토로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작품이라고 밝혀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델 토로는 2008년 ComingSoon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프랑켄슈타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보리스 칼로프의 프랑켄슈타인 관련 수집품을 소장하는 등 오랜 시간 이 프로젝트를 구상해 왔습니다. 2018년 유니버설 픽처스가 해당 프로젝트를 취소하며 무산될 뻔했으나,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마침내 실현되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에는 오스카 아이작을 비롯해 제이콥 엘로디, 크리스토프 왈츠, 미아 고스, 찰스 댄스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며, 촬영 감독 댄 로스텐이 <미믹>, <크림슨 피크>, <셰이프 오브 워터>, <나이트메어 앨리>에 이어 다섯 번째 협업을 이어갑니다.
로버트 로드리게스 <패컬티> 리메이크 확정

1998년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이 연출했던 <패컬티>가 리메이크를 확정 지었습니다. 새로운 <패컬티>는 장편 데뷔작 <컴패니언>으로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드류 핸콕이 각본을 쓸 예정입니다. 제작은 <바바리안>의 제작사인 볼더라이트(BoulderLight)가 맡습니다.
<패컬티>는 어느 한 고등학교의 교사들이 외계 기생 생물에 의해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이, 학교가 완전히 점령당하기 전에 힘을 합쳐 저항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조다나 브류스터, 클리어 듀발, 일라이저 우드, 조쉬 하트넷, 셀마 헤이엑 등이 출연한 바 있습니다.
미이케 다카시 <오디션>, 할리우드 리메이크되나

포커스 피처스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 리메이크 제작을 추진 중입니다. 공포영화 <스픽 노 이블>로 호평받았던 덴마크 감독 ‘크리스티안 타프드럽’이 각본과 연출을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디션>은 무라카미 류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아내를 잃은 한 남성이 새로운 배우자를 찾기 위한 가짜 오디션을 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공포영화입니다.
선댄스영화제, 2027년부터 볼더로 이전 유력

영화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화제 중 하나인 선댄스영화제가 유타를 떠나 2027년부터 유타를 떠나 콜로라도 볼더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볼더 측은 약 3,4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 공제와 토론토, 칸 영화제처럼 보다 중앙 집중형 영화제 운영 방안을 제시한 것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오래된 소규모 극장들과 영화제를 오가는 셔틀
버스가 선댄스의 매력이었기에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JIFF 데일리] 박하경을 쫓는 매력에 빠지다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초청받아 영화제에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스틸컷 / 출처: 다음 영화]
소탈한 여행 이야기가 선사하는 두근거림
배우 이나영의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박하경 여행기는 웨이브에서 5월 24일 공개 예정인 드라마이다. 이번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총 8화 중 1-4화까지의 내용을 선공개하여 미리 볼 수 있었다.
사실 이나영 배우의 작품을 거의 본 적이 없어서 평소 어떤 역할을 맡아왔는지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맡은 박하경 역할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우선 드라마 자체가 옴니버스 형식이기 때문에 극 중 박하경이 어떤 사람인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 훌쩍 여행을 떠난다는 기본적인 설정만으로 지난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을 설레게 하기는 충분했다.
이 드라마가 가진 매력은 소탈함이다. 2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주인공 박하경은 어딘가로 훌쩍 떠나서 생각지도 못했던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다. 모든 여행은 지나고 보면 너무 짧게 느껴지듯 드라마의 한 편 한 편도 매우 짧다. 하지만 그 속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은 시간 안에 전달되는 이야기는 그 주제가 무엇이든 가볍게 우리 옆에 다가온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면 이야기 역시 그렇게 끝나버린다. 여기서는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복잡한 서사도 있지 않다.
주인공 박하경은 이러한 작품의 특징을 인물로 옮긴듯한 캐릭터로 그녀는 주인공이지만 크게 두드러지지도 대단하지도 않다. 그저 당일치기 여행을 온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짧게 머물다 갈 뿐이다. 이러한 극의 흐름들이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 영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부담을 덜어가준다. 관객은 그저 짧은 이야기를 따라 함께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올 뿐이다. 여기에는 어떤 준비도 필요하지 않고 설사 무슨 문제가 생기더라도 여행의 끝나면 모두 지나갈 문제들에 불과하다.
이런 소탈함은 오히려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고 다음 여행을 기대하게 만든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런 기분 좋은 기다림이 쌓여가면서 드라마와 박하경의 팬이 되어가는 것이다. 마음 같아선 시즌제로 제작되어서 10년째 제작 중인 <고독한 미식가>처럼 오랫동안 계속해서 나와주는 힐링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특징 역시 여행과 맛집이라는 유형이 다를 뿐 일견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졌다.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 스틸컷 / 출처: 다음 영화]
영화제에 가장 잘 어울리던 드라마처음 <박하경 여행기>를 예매할 때에는 이나영 배우가 나온다는 것과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고 예매해서 당연히 영화일 줄 알았다. 하지만 상영관에 입장하기 전 찾아보고 드라마라는 사실에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영상을 보면서 말끔하게 해결되었는데 드라마지만 동시에 영화 같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박하경 여행기>는 OTT 오리지널 웹드라마라 그런지 일반적인 국내 드라마와는 분위기도 방식도 많이 다른 편인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연출과 배우이다.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님은 <박하경 여행기> 전까지는 영화 연출을 해오신 감독님으로 이번이 첫 드라마 연출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마치 독립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주요 출연진 역시 독특한데 고정된 배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박하경 역의 이나영 배우와 학교 동료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조현철 배우를 제외하면 매 편마다 출연하는 전체 배우가 바뀐다. 어찌 보면 매 편마다 서브 주연과 조연들이 새롭게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출연하는 배우가 누구이냐에 따라서 편마다 재미가 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꽤 쏠쏠하다.아마 영화제에서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텐데 나는 3화에 출연하는 구교환 배우가 나오는 편이 특히 재밌었다. 구교환 배우는 최근 독보적인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인 만큼 기대가 안될 수가 없었는데 영화 <메기>에서 보여준 그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를 한번 더 보여주면서 유일하게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에피소드였다.<박하경 여행기>는 영화 같은 느낌 외에도 일본 드라마스러움과 독립 영화스러움을 동시에 품은 완전히 독립된 옴니버스 드라마로 제작되어서 얼핏 새로운 장르의 시리즈 영화처럼 느껴지는데, 대다수의 국내 드라마는 옴니버스 사건의 형태를 띠더라도 <천 원짜리 변호사>처럼 전체적인 드라마의 스토리는 이어지면서 사건만 개별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박하경은 매 편의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관찰자에 가까워서 절반정도만 이야기에 참여하고 나머지 절반은 각 편의 주인공들이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가장 비슷한 건 앞서 말한 <고독한 미식가>였지만 해당 작품은 스토리보단 음식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나는 방식 자체는 영국의 오래된 SF 드라마인 <닥터후>와 조금 더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닥터후>는 시즌에 따라서 이어지는 방식의 옴니버스인 편도 많고 주인공이 조금 더 해결사의 포지션에 가깝게 활동하긴 하지만 뜬금없이 여행을 떠나서 그곳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방식 자체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이처럼 다양한 분위기와 방식이 합쳐지면서 받은 느낌은 신선함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젊은 분위기의 드라마랄까…, 짧은 템포와 복잡하지 않은 전개 속에서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깊이 있게 녹아있다. 이런 특징이 요즘 시대에 소비되기 좋은 방식의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았던 건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숏폼의 특징은 짧은 시간에 강한 자극을 남겨서 많이 소비되도록 만든다는 것인데 <박하경 여행기>는 짧은 시간에 잔잔한 힐링을 전달하면서 자극만이 숏폼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새로운 시선을 주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스티븐 유니버스>도 10분 내외의 짧은 분량에서 얻을 수 있는 힐링에 매료되었던 것을 생각했을 때 자극 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콘텐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박하경 여행기> 상영시간표
-
- 7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7월 3주차의 극장가를 달군 영화들과 박스오피스 다함께 알아볼까요?
.
.
.
[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7월 셋째 주, 1위를 차지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그 뒤를 잇는 굳건한 <엘리멘탈>은 역주행을 넘어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대표작은이 되면서 꾸준한 관객들이 호평 속 기분 좋은 흥행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주말 관객수 120만명을 넘기면서 5일째 누적관객수 170만,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류를 지배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인공지능 '엔티티'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에단 헌트의 활약을 그린 영화로, 완성도 높은 액션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기차 위에서 악당과 맨몸 액션을 선보이고 이후 등장하는 절벽 추락씬등 짜릿한 톰크루즈의 도전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엘리멘탈>은 428만 관객 돌파와 함께 역대 픽사 영화 중 국내 매출 1위까지 달성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주말을 지나 누적 관객수 428만 명을 돌파해 멈출 줄 모르는 흥행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엘리멘탈>의 흥행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이목이 집중되고있습니다.
재개봉 첫날 6위로 출발했던 '여름날 우리'는 재개봉 3주차에 오히려 순위가 두 계단 상승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두 청춘스타 허광한과 장약남이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의 모든 순간을 완벽한 케미로 그려내며 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으며 여성 관객의 절대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누적 관객수 20만 명을 돌파하며 경이로운 역주행 신화를 작성해 나가고 있는 <여름날 우리>의 흥행 추이에 이목이 집중이 됩니다.
<범죄도시>의 흥행으로 전체 매출액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6월 한국영화 매출액에서 92.8%를 기록했다고하며 팬데믹 이전 한국영화 97.3% 수준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눈 뗄 수 없는 CG 액션, 릴 웨인, 에이셉 라키 등 레전드 힙합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한 강렬한 ost들로 채운 힙한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5위를 차지하며 누적관객수 87만을 기록하며 점점 순위권에서 밀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7월 셋째주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북미 박스오피스1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동 성노예와 구출 이야기를 다룬 <Sound of Freedom> 2위, <인시디어스: 빨간문>이 3위 <인디아나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4위를 기록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PART ONE>은 북미 공개 첫 주말 매출액 5600만 달러를 넘기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습니다. 이 수치는 해당 시리즈 중 3번째로 높은 기록으로 영화 제작비에 가까운 수익을 첫주에 내면서 성공적으로 시리즈를 기록하였습니다.
-
- 죽은 자가 산 자를 또 살릴 때.
이 글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긴 한데 이것도 재개봉이니까 봐줍시다. 글을 퍼가실 때는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세요.
사진출처:다음 영화
단 5분이다.
무려 대학 졸업 작품으로 [쉰들러 리스트]를 제출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 감독의 작품을, 수십 년이 지나고 난 뒤에 감상해도 전율로 몸서리치게 만들기 충분한 시간. 그러나 이 시간은 영화의 화려함을 강조하는 허세의 시간이 아니다. 자신의 죽음을 담보로 행하는 작전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병사들의 얼굴. 들리지도 않게 입 안에서 쉽게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기도. 지휘관조차 손을 떨며 맞이해야 하는 불과 몇 분 후의 두려움들을 비춘다. 군인들의 어깨에 고요하게 내려앉은 공포를 전쟁의 참혹함이라는 실체로 바꾸어 보여주는 이 5분은 폭발적이다 못해 폭력적이기까지 하며. 이를 그저 지켜봐야 하는 관객인 나마저도 그 처절함과 처참함에 온몸이 떨려온다.
그렇다. 이 작품은 이미 초반 5분 만에 영화 역사 길이 남을 만큼 기강을 확실히 잡긴 했다. 그러나 전쟁영화라는 장르에 속하는 것 치고는 사실 전투씬 자체가 차지하는 시간적인 비중은 그다지 크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왕좌에 앉아 영원히 군림할 제왕이 되어버린 데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나는 감독의 그 탁월한 선택에 경이와 감사를 함께 표한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그는 전쟁이 가진 비참함을 전시하지 않았다. 그가 해석한 전쟁에서는 죽음이나 승리, 비장함 등을 과대포장하지 않았다. 상부의 명령은 언제나 부조리하거나 모순적이고. 그로 인해 전쟁의 실질적인 피해자는 언제나 병사들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최후는 해변에서 널브러져 죽어가는 생선만큼이나 하찮게 그려진다. 심지어 밀러(톰 행크스)의 죽음마저도 전쟁 속 오고 가는 수많은 총알 한 발로만 그려질 뿐. 소위 말하는 “가오”를 단 한 순간도 느낄 수가 없다.
감독이 해석한 전쟁 속에는 사람이 있지만 동시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담백하다 못해 냉정하고 덤덤해 보이게 연출할 수 있었던 데는 배우 톰 행크스의 역할이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전쟁은 종전되기 전 까지는 모든 것이 과정일 뿐이고, 그 속의 개인은 그저 부품일 뿐이라는 것을. 밀러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목소리 한 번 높이지 않은 표현 해 낸다. 이 무미건조함에 매몰된 관객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 한채, 세 시간짜리 전쟁이 주는 두려움으로 벌벌 떨어야만 한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몇십 년 전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촌스럽지 않다고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동시대를 살면서 이 작품을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게 해 준 감독에게, 그리고 모든 배우들과 참가자들에게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뉘우침(?) 뒤에야 밀러가 라이언(맷 데이먼)에게 건넨 마지막 말도 이해할 수 있었다.
밀러는 100명에 가까운 자신의 부하들을 잃고 나서 스스로의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수많은 영혼들의 넋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을 것이다. 이 빚을 갚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자신의 삶이 증명됨과 동시에 그들의 죽음도 가치를 잃지 않는다는 것을.
밀러는 주인공 버프 하나 없이 창백하고 초라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밀러의 표정은 아주 조금은 홀가분해 보였다. 마치 죽은 부하들이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살린 것처럼. 자신 또한 이제 죽은 자가 되어 라이언을 비롯한 수많은 국민들을 살려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제서야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라이언에게 전달했을 것이다. 그토록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자, 자신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 달라는 소원을 마지막 숨결에 실어서.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렸으니.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라고.
마치면서
사진 출처:다음 영화
사실 잭슨(배리 페퍼)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나이퍼들의 순위를 매길 때마다 매번 상위권에 랭크되곤 한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매 순간의 위기를 해결해 내는 담대함이 늘 그를 멋있는 존재로 포장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그가 지닌 두려움이 명확하게 보였다. 잭슨은 한 발 한 발 장전하고 쏠 때마다 마치 주문처럼 성경구절을 읊었다. 그리고 그 말들은 마치 스스로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말하는 듯 들렸기에. 그가 마주한 두려움의 크기에 측은함 마저 느껴졌다.
비록 작품 속이지만. 잭슨의 기도가 공허하게 울려펴지기만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의 TMI]
1. 내가 진짜 아무리 다시 봐도 업햄은 용서가 안 된다. 너어는... 진짜..
2. 커피랑 프로틴 바 들고 들어갔는데 하나도 못 먹음
3. 드디어 재개봉 영화 관람 끝났다.ㅜㅠㅠ
#라이언일병구하기 #스티븐스필버그 #톰행크스 #톰시즈모어 #에드워드번즈 #맷데이먼 #헐리우드영화 #전쟁영화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리뷰어 #영화해석 #결말해석 #영화감상평 #개봉영화 #영화보고글쓰기 #Munalogi #브런치작가 #네이버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영화꼰대
-
- [SIWFF 데일리] 포효 혹은 절규
감독: 루아나 바즈라미
출연: 안디 바이고라, 플라카 라티피, 에라 발라지, 루아나 바즈라미
시놉시스: 코소보의 한 작고 후미진 마을에 사는 세 젊은 여성은 자신의 꿈과 야망이 억압받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암사자들의 포효를 들을 시간이다.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학교는 끝났다>, <레벤느망>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중인 배우 루아나 바즈라미의 감독 데뷔작이다. 바즈라미 감독은 자신의 출신지인 코소보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로 이번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주간 최연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코소보의 작은 마을에 사는 세 친구 체, 리, 젬은 자신들의 꿈과 자유가 억압받는 고향을 떠나고 싶어 한다. 언덕 위에서 시작부터 장난치듯 힘껏 내지르던 이들의 포효는 점점 절규로 들리는 듯하다. 이 영화는 코소보라는 특수한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영화이기도 한데, 물론 이것이 영화를 봄에 있어 필수조건은 아니겠지만 이들의 일탈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동하는 데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 것이다. 코소보는 전 유고슬라비아의 일부였고, 다수를 구성하던 알바니아계인들이 상대적 소수의 세르비아계인들을 대상으로 분리독립을 주장하면서 코소보 내전이 발발했다. 이에 세르비아군이 인종 청소로 대응하며 알바니아계인들을 학살하다시피 했고, 국제사회의 개입이 있고서야 코소보는 독립할 수 있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지금도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자치주로 인식하고 있고, 코소보는 그만큼 아픔을 가진, 과거의 폐허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나라다.
멀리 위치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그리 가까운 관계의 나라도, 잘 알 만한 나라도 아닐뿐더러 이 영화의 핵심이 여기에만 있지는 않지만 위의 사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코소보라는 배경이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그렇다. 세 주인공 체, 리, 젬은 이런 나라 코소보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감독 자신이 등장해 연기하는 인물 '레나'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코소보에서 파리로의 실제 이민 경험과 흡사한 설정의 인물인 만큼 그 입을 빌려 직접적으로 자신이 느끼는 코소보 출신 이민자의 위치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들과 달리 파리로 가 살고 있는 레나가 부럽다는 세 친구의 말에 레나는 파리보다 코소보가 좋다며 오히려 너희가 더 자유롭다 말한다. 이 말은 그의 위치를 동경하는 세 명에게는 와닿지 않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파리에서 외지인으로 살아가는 이민자의 입장에 대해 환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코소보에 사는 이들이 동경하던 파리로 간 이민자 또한 더 나아 보일지는 몰라도 겪게 되는 차별과 억압이 있고 이들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스쳐 지나가듯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의미심장하고 자전적 경험이 녹아들어 간 가장 특별한 장면이다.
가게를 터는 등 점점 강도 높은 일탈을 즐기며 마음껏 포효하던 세 친구는 결국 자신들의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유일한 '실수'라 칭해지긴 하지만 이들이 결국에는 다시 돌아온다는 전개는 인상적인데, 이 점은 두 가지로 읽혔다. 하나는 결국 고향을, 정체성을 잊을 수는 없다는 의미였고, 다른 하나는 '실패'의 의미였다. 마지막의 현실인지 가상인지 모를 핏빛 엔딩으로 미루어봤을 때 이들의 복귀는 후자의 의미로써 다가왔다. 그래서 이들의 복귀는 이들이 유일하게 가진 곧 터져버릴 심장 즉, 젊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가장 최후의 유일한 행동처럼 느껴졌다. 마치 시작부에서 힘껏 내지르던 언덕 위 포효 혹은 절규처럼.
데뷔작에서만 느낄 수 있을 법한 날 것 가득한 이미지들이 좋게 다가오면서도 영화 자체는 예상보다 평이해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 영화를 봄으로써 감독 루아나 바즈라미의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Schedule2022-08-27 10:00-11:24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3관2022-08-41 16:30-17:54 <암사자들이 포효하는 언덕>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1관
-
- 영원한 이별이 없는 삶, <노매드랜드>
-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온 덕에 보게 된 <노매드랜드>.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작품이자 많은 평론가, 단체에서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라 한껏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었고 소름도 여러 번 돋았던 명작이었다. 다음은 자아성찰에 가까운 주관적인 리뷰이다.
노매드
우리나라엔 흔하지 않지만, 바다 건너 대륙에서는 굉장히 흔한 주거 형태인 [Houseless]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노매드'라고 칭한다. 주인공 '펀' 또한 노매드로, 작은 벤 한 대에 몸을 실은 채 대륙을 정처없이 떠돌고 그 속에서 만나는 노매드들과 소통하며 어울린다. 매일 다른 곳에서 밥을 먹고 잠드는 그녀의 모습은 나에겐 마냥 '자유로운 영혼'으로만 보였고, 노매드로서의 삶이 얼마나 불편한지, 영화 속에 속속들이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 된다면 노매드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만큼 내 눈에 펀의 삶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자아 실현의 경지에 오른 삶] 같았다. 누군가에겐 노매드가 실패자나 노숙자처럼 보일지언정, 집이 있는 나보다 훨씬 성공한 인생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원한 이별이 없는 삶
영화 속 한 노매드가 말했다.
"이 생활을 하면서 가장 좋은 건,
영원한 이별이 없다는 거예요.
늘 '언젠간 다시 만나자'고 말하죠."
한참을 곰곰히 생각했다. 영원한 이별이 없다는게 좋은걸까, 나쁜걸까? 인간은 살아가면서 한 번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 보고 싶어도 못보고, 만지고 싶어도 못만지는, 영원한 이별, 죽음. 나는 누군가를 잃는다는 경험 속에서 내 주변 사람들을 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고, 나도 언젠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날 것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영원한 이별을 한다'는 현실은 너무 잔혹하고 버텨내기 정말 힘들지만, 인간으로서 꼭 겪어야 할 성장통이자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 노매드의 말은 '영원한 이별'이라는 현실을 그저 도피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본인에겐 이로울 수 있다, 가슴 아픈 경험을 하지 않아도 되니깐. 그치만 마냥 좋다고는 할 수 없을 거 같다. '죽음'이라는 현상은 자연의 순리 앞에 몹시도 자연적인 것이며, 우주가 괜히 만든 현상은 아닐 것이기에, 영원한 이별을 거부하는 것은 우주를 거부하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영원한 이별이 없는 삶은 솔직히 부럽다.
황혼 (Twilight)
<노매드랜드>의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노을지는 하늘과 펀의 모습이 연출된다. 딱, 황혼의 시간이다. 이 장면이 연출될 때 괜시리 마음이 편해졌다. 펀이 노매드들과 거리낌없이 떠들고, 웃기도 했던 걸로 기억난다. 황혼기를 살아가고 있는 펀이 황혼을 바라보며 인생을 비로소 즐기고 있는 것, 이게 영화가 제시하는 노매드들의 행복한 삶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황혼, 생각보다 노매드와 잘 어울린다.
전체적인 평가
펀은 주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끝내 노매드로서의 삶을 택한다. 그녀는 아마 영원토록 노매드로 살아갈 것 같다. 노매드들은 캠핑족과 별다를바 없다는 나의 편협한 생각은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고쳐졌다. 그들은 그저 물리적인 집이 없다는 것. 그들이 서있는 곳, 그 곳이 그들의 집이고 터전이라는 것. 수 십세기동안 인간이 집착해온 [의, 식, 주]는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의식주가 아니다. 21세기에 접어든 이후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고, 주거 형태도 다양해지며 다양한 소수자가 생겼다. 그리고 사람들은 소수자의 삶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젠, 노매드에 주목한다. 다음은 어떤 소수자들을 접하게 될까? 세상은 정말 넓고, 나는 정말 한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에 큰 자각을 느끼며 글을 마친다.
-
- 누가 내 죽음을 권유하는가!
‘당신의 죽음을 국가가 지원합니다’ 누구 마음대로! 신이 아니고서야 누가 내 죽음에 관여할 수 있는가.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이 말도 안되는 소리가 눈 앞에 나타날 수 있다. 어느 호러 영화보다 더 사실적인 공포를 담은 <플랜 75>는 국가가 75세가 넘은 국민에게 죽음을 권유한다는 설정을 통해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제기하고 존엄사 문제까지 확장한다. 단순히 현대판 고려장 이야기로 볼 수 없는 극 중 상황은 허구라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다.
초고령 사회에 놓인 근 미래의 일본. 어느 날 한 노인요양원에서 충격적인 총격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노인들이 나라 재정을 축내고 그 피해를 청년들이 받는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자살한다. 이후 노인 타깃 범죄사건이 잇따르고, 정부는 대안으로 75세 이상의 노인에게 안락사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플랜 75’를 내놓는다. 78세지만 그 누구보다 깔끔하고 열심히 호텔 룸메이드로 일하던 미치(바이쇼 치에코)는 갑작스럽게 명예퇴직을 하고, 일이 없어진 상황에서 플랜 75를 신청할지 고민한다.
| 초고령 사회 속 이들의 민낯
<플랜 75>는 근미래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초고령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일본의 민낯을 반영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일본 전체 인구의 10%가 80세 이상, 29%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생산연령인구(15~64세)인데, 현재는 2명이 1명의 고령자를 부양하지만 50년 후에는 1.3명이 1명의 고령자를 부양, 이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계속되는 경제 침체로 인해 생산연령인구의 중심이 되는 젊은 세대들은 경제 활동을 등한시하고, 자신들보다 부를 축적한 노인들과의 세대 간 격차를 더 넓히고 있다. 일본보다 덜하지만, 이 문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 하야카와 치에 감독이 <플랜 75>를 만들게 된 계기는 2016년 20대 남성이 장애인 시설에 침입, 19명을 살해하고 26명에게 중상을 입힌 ‘가나가와현 장애인 시설 집단 살인 사건’이다. 이 남성은 해당 시설 근무자였으며, ‘장애인은 차라리 죽는 편이 가족에게 편하다’라는 혐오발언을 일삼았다. 더 심한 건 ‘중증장애인들이 활동이 힘들면 보호자 동의를 얻어 안락사 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썼다는 것.
감독은 이 사건을 접하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런 차별적 발언과 생각을 했다는 것과 자신이 더 나은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위대한(?) 일을 저질렀다는 범죄자의 태도에 의구심을 풀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범죄자의 말처럼 사회가 운영된다면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를 그린다. 장애인에서 노인으로 변경되었지만,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궤를 같이 하는데, 이는 일본 사회 내에서 장애인 혐오만큼이나 노인 혐오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 경제력 없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플랜 75>의 분위기는 건조하다. 인간의 생과 사를 다루는데 있어서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는 장면이 즐비할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은 되려 감정에 휘둘려 이 문제가 흐릿하게 보이지 않도록 애쓴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의 영화의 초반부는 제도 시행 후, 고령층의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미치를 중심으로 이 정책을 따르는 이들과 그렇지 않겠다는 이들로 나뉜다. 전자를 택한 이들은 10만엔(한화 약 90만원)으로 여행을 떠난 후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더 이상 젊은 세대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말한다. 후자는 반대로 자식들의 아이를 봐주는 등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전자를 택한 경우의 대다수는 혼자 사는 독거 노인들이다. 심한 경우, 경제 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이들이 정책을 울며 겨자 먹기로 택하는 이유는 힘든 삶을 버틸 힘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복지와 보상을 받아야 할 이들이지만, 정부는 사회적 안전망을 견고히 엮는 대신, 이들을 죽음으로 인도한다. 안타까운 건 주인공 미치나 정부의 지침에 따르는 시청 공무원 히로무(이소무라 하야토) 삼촌의 경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을 하며 구성원으로서 그 책임을 다한 노동자들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삼촌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정기적으로 헌혈을 했다.) 사회가 힘들 때 직격탄을 맞는 노동자들에게 남은 건 죽음을 장려하는 정책뿐이라니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미치는 계속 중립을 지키지만, 그 또한 호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놓이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집도 빼야 할 상황. 가족이 없어 도움을 요청할 곳 없는 독거 노인인 그는 결국 단돈 10만엔을 받고 죽음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마음에 걸리는 건 죽음을 선택하는 것도 자신의 결단이 아닌 타인이나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의해 행해졌다는 부분. 존엄이 상실된 존엄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이건 우리 모두의 이야기!
<플랜 75>는 미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고령층의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는다. 공무원 히로무, 미치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 직원 요코(카와이 유미),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품을 처리하는 이주노동자 마리아(스테파니 아리안) 등 직간접적으로 엮인 다양한 세대(또는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는 이들의 시선을 통해 고령화 문제를 다각화하고, 이 사안이 결코 노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정책 실현을 위해 친근한 미소로 일을 하는 히로무는 자기 가족이 이 상황에 놓이자 딜레마에 쌓이고, 미치와 매일 15분 동안 통화를 하다 정이 든 요코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다. 필리핀 고향에 있는 아픈 딸을 위해 요양원에서 시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이 곳으로 온 마리아도 안락사 된 이들의 물건을 정리하며 생과 사에 대한 아이러니함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특히 감독은 마리아를 통해 가장하기 힘들고 껄끄러운 일을 이주노동자가 행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노인을 포함해 사회적 약자에게 이 사회는 과연 무엇을 도와주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게 한다.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배우들의 연기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오랜 잔상을 남긴다. 미치 역의 바이쇼 치에코는 극 중 이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후반부 죽음 또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듯 ‘그럼에도 난 살아가리라!’라는 결기의 눈빛을 보여준다. 낮고 명료한 보이스 또한 역할의 매력을 더한다. (바이쇼 치에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소피 역의 목소리 출연을 한 바 있다.) 히로무 역의 이소무라 하야토는 고려장 이야기의 아들처럼 뒤늦게 후회하는 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요코 역에 카와이 유미는 다소 분량이 적음에도 눈빛 하나로 확실한 인장을 찍는다. 영화적 약속을 어긴 채 카메라를 정확히 응시하며 관객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은 절대 잊을 수 없다.
<플랜 75>의 이야기는 일본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멀지 않아 다른 나라에서도 벌어질 이야기다. 감독은 영화 속 상황이 앞으로 직면할 문제이고, 심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각종 수치와 효율성만으로 사회 문제는 해결할 수 없고, 도리어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인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인들의 진정한 사요나라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존재하는 것일까?
사진 제공: 찬란
평점: 3.5 / 5.0
한줄평: 현대판 고려장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현실적!
-
- 다음 소희 한 사람의 죽음이 드러낸 현실
?Rabbitgumi 입니다!
영화 다음 소희가 개봉했어요.
과거 전주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요.
가슴아픈 현실을 볼 수 있는 영화에요.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콜센터 직원들의 노동 현실과 고등학교 현장 실습의 현실이 잘 표현되어 있어요.
누가 죽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무척 답답하게 느껴지는 영화에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저의 간단한 리뷰를 영상에서 말씀드릴게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에서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아래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링크를 통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브런치 구독은 아래 링크에서!!
-
-
- 왓챠 <시바 베이비> 메인 예고편
유대인 전통 장례식 '시바'에 강제로 끌려온 대니얼. 친척들에게 남친 유무, 취엽 여부 등 질문 폭격을 당하는 와중에, 평생의 비대상 마야, 스폰남 맥스, 그리고 그의 아내까지 마주치고 만다.
-
-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신공룡> 1차 예고편
도라에몽 50주년 기념대작!
오리지널 스토리로 돌아온 진구와 쌍둥이 공룡의 어드벤처!진구는 공룡 엑스포 화석 발굴 체험에서 발견한 화석을 공룡알이라고 굳게 믿는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 타임 보자기로 화석을 되돌리자 새로운 종의 쌍둥이 공룡이 태어났다!
진구를 닮아 미덥지 못한 큐와 말괄량이 뮤.
사랑을 듬뿍 주며 키우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진구는
큐와 뮤를 원래 시대로 데려다 주기로 결심하고,
친구들과 함께 6,600만 년 전 백악기로 모험을 떠난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와 공룡들의 도움으로 공룡의 발자국을 따라
진구와 친구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수수께끼의 섬.
공룡이 멸종했다고 알려진 백악기에서 큐와 뮤, 그리고 진구를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