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21 13:51:08
1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설 연휴에도 극장은 계속된다!

설 연휴에도 신작 개봉은 계속됩니다!
주걸륜, 계륜미 주연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 <말할 수 없는 비밀>, <치코와 리타>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페르난도 트루에바, 하비에르 마리스칼 감독의 신작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벌집의 정령>가 이번 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도 극장으로 돌아오니, 스크린으로 <멜랑콜리아>를 만나기를 기다리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말할 수 없는 비밀
Secret: Untold Melody

개요: 판타지 | 대한민국 | 103분
감독: 서유민
주연: 도경수, 원진아, 신예은, 배성우, 강경헌
개봉:2025.01.27.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연주할 때만 느껴지는 감정이 있거든. 그게 널 만나면 느껴져”
유학 중이던 피아니스트 유준은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오게 된다. 학교에 처음 간 그날, 신비로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도착한 연습실에서 유준은 정아와 마주치고, 운명처럼 끌린 두 사람은 시간을 보내며 가까워진다.
하지만, 연락처조차 알려주지 않는 정아와의 만남은 계속 엇갈리고, 유준의 시선이 늘 자신을 향해 있다고 생각한 인희의 갑작스러운 고백은 정아에게 큰 상처를 입힌다. 그날 이후 사라진 정아의 행방을 찾던 유준은 정아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데…
“너와 나의 시간을 이어 준 연주곡 ‘시크릿’ 그렇게 마법 같은 사랑은 시작된 거야”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
They Shot the Piano Player

개요: 애니메이션 | 스페인 | 104분
감독: 페르난도 트루에바, 하비에르 마리스칼
주연: 제프 골드브럼
개봉:2025.01.29.
배급: 찬란

줄거리
천재 피아니스트,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 보사노바 황금기를 책으로 담으려던 기자 ‘제프 해리스’. 우연히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듣고, 그 주인공 ‘테노리우 주니오르’에 매료된다.
하지만 30년 넘게 음악 활동을 멈춘 그의 삶은 미스터리로 가득했다. 제프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여러 음악가들과 인터뷰를 거듭하며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데...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은 테노리우 주니오르가 아르헨티나 투어 중 실종되었다는 것!
벌집의 정령
The Spirit Of The Beehive

개요: 드라마 | 스페인 | 98분
감독: 빅토르 에리세
주연: 아나 토렌트, 이사벨 테레리아, 페르난도 페르난 고메즈, 테레사 힘페라
개봉:2025.01.29.
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

줄거리
1940년, 카스티야 고원지대의 이동영화트럭에서 제임스 웨일의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본 5살의 아나는 영화 속 괴물이 사실 정령이라는 언니의 말을 믿고 괴물을 찾아다닌다.
빅토르 에리세의 장편 데뷔작으로, 은유와 상징 속에서 내전 직후 스페인의 위장된 평화를 통해 프랑코 독재를 암시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스페인 회화를 보는 듯한 화면이 인상적이다.
멜랑콜리아
Melancholia

개요: 드라마 | 덴마크, 스웨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 135분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주연: 커스틴 던스트, 샤를로뜨 갱스부르, 키퍼 서덜랜드,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개봉: 2025.01.28.
배급: (주)엣나인필름, (주)팝엔터테인먼트

줄거리
“세상의 끝이 아닌, 아름다운 종말의 시작”
광고계의 라이징 스타 저스틴은 완벽한 결혼식을 꿈꿨지만 우울증으로 결국 망쳐버리고, 상태가 심각해진 그는 언니 클레어의 저택에 머물며 보살핌을 받는다. 한편, ‘멜랑콜리아’라는 푸른 빛의 거대 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저스틴의 우울증은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오히려 평온을 찾아가고, 반대로 늘 이성적이었던 클레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마침내 ‘멜랑콜리아’가 눈앞에 도달했을 때 그들은 깨닫는다. 이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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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두 멍청한 놈들이 만든 영화'라고?
7★/10★
괴상하고, 황당하고, 어이없게 웃기고, 그럼에도 감동적인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언급할 내용이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는 영화만큼이나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넘쳐난다.
•-제작사가 ‘A24’다. 〈문라이트〉, 〈킬링 디어〉, 〈더 랍스터〉, 〈미나리〉, 〈애프터 양〉을 제작한 바로 그 제작사 말이다. A24가 역량 있는 제작사인 건 분명하지만 기존 포트폴리오의 연장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논하면 곤란하다. 이전 영화와는 결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2022년 3월에 미국의 단 10개 극장에서만 개봉했다. 그런데 극장 당 5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역대 극장 당 수입 기준 전체 3위에 해당하는 무시무시한 기록이다.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3,000개 극장으로 상영을 확대했고,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연출한 루소 형제가 제작했다. 멀티버스 소재를 활용한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결이 완전히 다르다. '정통 블록버스터' 멀티버스와 'B급 코미디' 멀티버스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화양연화〉, 〈라따뚜이〉 등을 오마주한 장면은 덤이다.
•-양자경이 할리우드 진출 20년 만에 단독 주연을 맡았다. 원래 성룡을 주인공으로 낙점한 후 양자경을 그 부인 역에 캐스팅하려 했으나 각본 과정에서 서사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여성 주인공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씨네필이 주로 활동하는 영화 평론 사이트 레터박스에서 ‘올타임 베스트 250’ 1위에 올랐다. 이전에는 〈대부〉, 〈기생충〉이 차지했던 왕좌다.
이제 영화 이야기. 그러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매력을 글로 설명하기는 영 어렵다. 줄거리가 있고, 설정이 있고, 웃음과 감동 포인트도 있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직접 봤을 때만 확인 가능하다. 블록버스터의 소재인 양자역학과 멀티버스를 B급 감성 가득한 코미디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거창한 설정 속에서 조금씩 웃음 타율을 높여나가다가 장대한 드라마로 결론 짓는 식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여성 에블린은 여러 모로 퍽퍽한 삶을 살아간다. 깐깐한 아버지와 유약하기만 한 남편, 레즈비언 반항아 딸만으로도 괴로운데 세무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로 그나마 운영해오던 세탁소마저 문을 닫을 판이다. 심지어 자기가 먹여 살린다고 여겼던 남편이 이혼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스트레스가 절정에 다다른 순간 멀티버스가 열린다. 무한한 다중 우주에는 절대 악 조부 투파키가 있고, 에블린이 그에 대항할 유일한 인물이란다. 그녀가 최후의 희망인 이유가 가관이다. 그녀는 멀티버스의 수많은 에블린 중 가장 불행한 에블린, 즉 최악의 에블린이라는 이유로 저항의 아이콘이 된다.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엉망진창 현실이 에블린에게 준 ‘깡’이 그녀의 무기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 최악은 아니다. 조부 투파키가 사실은 에블린의 딸 조이라는 사실이 남았기 때문. 에블린이 딸 조이에게 권위적으로 굴며 윽박질렀기에 조이가 흑화해 조부 투파키로 변했단다. 이제 에블린은 선택해야만 한다. 우주의 운명을 위해 딸을 무찌를 것인가, 형편없는 엄마였지만 뒤늦게나마 제대로 된 ‘엄마 노릇’을 하며 다른 미래를 만들 것인가.
에블린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B급 코미디 요소도 폭발한다. 딜도와 애널 플러그, 장난감 눈깔, 베이글, 쇼킹한데 고급스러운 비주얼 등등이 적극 활용된다. 여기에 심각하고 진지한 의미는 ‘없다.’ 영화를 연출한 다니엘스의 말마따나 “농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에블린의 싸움은 진지하고, 그녀가 가족과 우주 중 그 무엇도 포기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우당탕탕 대모험 끝에 에블린이 도달한 그곳에서는 마침내 감동이 피어난다. 억척스런 사업가이자 가장이었던 에블린은 웃음을 되찾고 주변 사람과 이를 함께 나눈다. 무한히 넓은 멀티버스의 모든 것(에브리씽)과 모든 장소(에브리웨어)가 모두 함께(올 앳 원스) 어우러진다.
만약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코드가 자신과 맞을지가 고민이라면, 2016 선댄스영화제 감독상을 차지한 다니엘스의 전작 〈스위스 아미 맨〉으로 취향 테스트를 해봐도 좋다.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방귀만 뀌는 언데드로 나오는 이 황당한 영화는 B급 웃음과 감동이라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공식을 그대로 갖고 있다. 두 영화 모두 호불호가 갈릴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꽂힐 영화임도 분명하다. 모든 진지함은 잠시 내려놓고 다니엘스의 상상력을 따라가보시기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두 멍청한 놈들이 만든 영화"일 뿐이라는 다니엘스(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의 말은 다소 과한 겸손이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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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기대작 모아보기
부산국제영화제 BIFF 가 10.04(수) ~ 10.13일 개최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제1회를 시작으로 현재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는데요.
초청영화들은 장르에 구애되지 않고 다양하게 선정하는 것이 바로 BIFF가 내새우는 상징성이죠.
할리우드 제작 영화부터 칸, 베를린,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애니메이션, 독립영화, 예술영화, 단편영화등 다양한 시각을 경험 할 수 있는 영화의 축제! 2023년도 기대작 같이 보아요
[한국이 싫어서 / 장건재]
cinepick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 『한국이 싫어서』(2015년)를 원작으로 20대 후반의 ‘계나’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
[공드리의 솔루션북 / 미셸공드리]
cinepick
괴짜 영화감독 마크는 자신을 해고하려는 영화사 경영진으로부터 도망친다. 작은 마을에 도착한 마크는 부족한 자신의 영화와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솔루션북을 만들게 된다.
[괴물 / 고레에다 히로카즈]
cinepick
초등학교 5학년 미나토가 담임 선생님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듣고 구타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난 어머니가 항의를 하러 간다. 학교는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는 대신 형식적인 사과만 반복된다.
[나의 올드오크 / 켄 로치]
cinepick
영국의 북동쪽에 위치한 한 마을, 폐광이후 몇 주민들만이 마을을 지키며 사는데 빈집이 늘어나면서 집값을 계속 떨어지고 영국 정부에서 허가한 시리아 난민들이 이 마을로 집단 이주를 하면서 묘한 긴장감이흐르게 되는데..
[더 비스트 / 베르트랑 보넬로]
cinepick
『정글의 짐승』을 자유롭게 각색, 세 시대에 걸쳐 환생하는한 여자와 남자, 그리고 매번 두려움 때문에 실패하는 이들의 관계를 카메라에 담았다.
[더 킬러 / 데이비드 핀처]
cinepick
이 남자의 정체는 전문 암살자이다. 암살해야 하는 인물이 도착하고 실패할 경우 상상치 못했던 결과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수일동안 기다려왔던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지막 준비를한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하마구치 류스케]
cinepick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작은 산골 마을. 코로나 위기가 끝나가자 마을에 글램핑 야영장을 건설하겠다는 주민 설명회가 열린다. 주민의 반대 의견이 이어지자 회사는 주민을 설득하기 위한 묘수를 고안해낸다.
[가여운 것들 / 요르고스 란티모스]
cinepick
젊고 아름다운 여성 벨라와 함께 살고 있는 해부학 교수 고드윈 벡스터. 그의 제자인 맥스는 벨라에게 마음을 뺏기게되고 고드윈 박사로부터 벨라는 얼마 전에 자살한 여자를 자신이 의학적으로 되살린 것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되는데
[영화의 황제 / 닝하오]
cinepick
홍콩 영화 스타 라우 웨이치는 홍콩필름어워즈에서, 이번에도 남우주연상을 놓친다. 진지한 영화로 영화제 수상을 노리기 위해 린하오 감독과 영화를 찍게되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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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소년, 혜성의 꼬리를 잡다
감독: 제이크 밴 왜거너
출연: Emma TREMBLAY, Jacob BUSTER
시놉시스: 여고생인 잇치는 부모님과 함께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하게 된 후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시로 돌아가고 싶은 잇치는 학교에 우주복을 입고 다니는 괴짜 남학생 캘빈을 알게 되고, 뉴욕에 갈 수 있는 학생 저널리즘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캘빈의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 그의 괴상한 계획에 동참한다. 캘빈은 사실 제스퍼 혜성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십여년 전 제스퍼 혜성이 왔을 때 그의 부모님이 ‘외계인에게 납치됐기’ 때문이다. 긴 제목만큼이나 발랄한 기운으로 가득 찬 이 영화는 트라우마를 안고 성장한 십대가 마침내 받아들이게 되는 아픈 현실과 외계인에 대한 판타지 모두를 끌어안는다.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를 연상시키는 판타스틱한 첫 장면부터 알콩달콩한 십대 소년 소녀들의 좌충우돌 모험기까지, 틴에이지 무비의 정석을 따라가는 동시에 미국적인 낙관주의로 가득한 작품. (최은영)
바야흐로 우주시대가 펼쳐졌다지만 우주선이 정말로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가 든다. 우주선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우주'선이 되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어머니 행성의 끈질긴 만류를 뿌리쳐야만 한다는 소리다. 그래야만 궤도를 벗어나 진짜 우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우주선만의 사정이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려면 기존에 자신이 머물던 곳(세상, 관념,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그 유명한 <데미안>의 글귀처럼,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하기 때문이다.
사람 역시 그렇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세계를 깨부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춘기에 불어 닥치는 폭풍은 그 중 가장 보편적인 '알 깨기' 통과 의례일 것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도 바로 이러한 시기를 거치는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 도시 소녀, 우주 소년을 만나다.
평생 도시에 살 것만 같던 잇지는 어느날 갑자기 시골 한복판의 다 쓰러져 가는 마을로 이사간다. 그가 공들여 가꿔 놓은 삶의 일부는 도시에 남겨두고 온 것만 같고, 기자가 되겠다는 꿈도 그로부터 몇 마일은 멀어진 것만 같다. 곁에 있는 거라곤 모험기에 심취한 성가신 동생과 과할 정도로 금슬이 좋은 부모님과 다 무너져가는 집 뿐. 아, 그는 정말이지 돌아가고 싶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잇지는 도시로 돌아갈 기회를 찾는다. 그것은 바로 그가 사는 마을에서 가장 '기묘한 대상'을 취재해 '저널리즘 대회'에 공모하는 것. 너무나 도시로 가고팠던 잇지는 학생 신문사 편집장인 헤더의 조언에 따라 학교에서 가장 이상한 괴짜, 캘빈 케플러에게 접근한다.
2. 소년, 혜성을 쫒다
외계인이 자신의 부모를 납치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캘빈은 언제든지 부모님과 함께 우주로 떠날 수 있게 우주복을 입는다. 홀로 사는 그의 집은 우주기지가 된 지 오래고, 기지의 벽에는 혜성과 별 사진들이 빼곡하다. 한편에 줄지어 놓인 컴퓨터 모니터에는 우주의 신호를 탐지하는 곡선이 넘실거린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하늘로, 하늘로 향해 있다. 언젠가 부모님이 제스퍼 혜성을 따라 돌아오는 날만을 기다리며, 사람들이 아무리 그를 괴짜라고 무시하고 폄하한다고 해도.
잇지는 이런 저런 모험과 사건을 함께하면서 캘빈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의 순수한 열정과 재능, 그리고 부모가 떠난 후 홀로 남겨진 소년이 이토록 우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사연까지. 피차 페블폴즈에 발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던 잇지가 그의 가장 친밀한 이해자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별과 우주와 혜성에 대해 논하는 사이 두 사람의 사이는 아주 긴밀해진다.
3. 알을 깨고 나오기
꿈과 낭만은 언제나 지독한 현실의 방해를 받는 법이다. 잇지는 캘빈에게 그의 '잠입 취재' 사실을 들키고, 캘빈은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의 믿음 혹은 기대와는 미국 어느 한편에 살아 있었으며 그 자신의 꿈과 삶을 위해 아들을 버리고 떠나갔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인생 최대의 폭풍이 휘몰아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사정으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에 대한 진심과 꿈에 대한 열의로 다시금 일어서고, 마침내 제스퍼 혜성을 찾는다. 그리고 캘빈이 그토록 그리던 아버지도! 그리고 캘빈은 비로소 그를 10년 넘게 족쇄처럼 잡아두었던 '혜성'과 '잃어 버린 부모님'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스스로의 삶 살아나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청소년 성장 서사를 다룬다. 잇지와 캘빈은 서로를 마주함으로써 자신이 기존에 고수하던 세계(그러니까,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로부터 벗어나 마침내 '잇지'와 '캘빈'이라는 스스로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잇지는 캘빈을 통해 페블폴즈에서의 삶의 즐거움을 깨달았고, 캘빈은 잇지와의 여러 사건들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홀로서기를 한다. 마침내 그들이 그들만의 로켓을 궤도 밖으로 쏘아 올린 것이다.
SF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유쾌하고도 독특한 소녀, 소년들의 성장기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가끔은 우주적인 상상과 몽상에 빠져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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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애니메이션 원작 '나의 행복한 결혼' 결말 포함
나의 행복한 결혼
23.10.11 개봉
판타지, 12세 관람가
일본, 113분
원작: 만화 <나의 행복한 결혼>
출연: 이마다 미오, 메구로 렌 등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 나오기도 한
만화 원작 '나의 행복한 결혼'!
저는 만화도 애니도 보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갔는데
캐릭터 설정부터 기승전결 전개까지
너무 자세히 알려 줘서 기본 설정 알고 갈 필요 없어요 ㅎㅎ
장르는 로맨스 판타지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각 가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다는 세계관이고
주인공인 미요는 능력이 없는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예요
약간 일본판 신데렐라 같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사이모리 가문의 능력을 이어받지 못해
집안의 미움을 받던 ‘미요’는
쿠도 가문의 당주이자 냉정한 이능력자 ‘키요카’와
갑작스러운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원하지 않은 정략결혼으로 ‘미요’를 냉대하던 ‘키요카’는
이전의 약혼자들과는 다른 그녀의 모습에 점차 빠져들게 되고,
‘미요’ 역시 무자비한 줄로만 알았던
‘키요카’의 다정한 모습에 자꾸 설레기 시작한다.
그렇게 ‘키요카’와 ‘미요’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던 중
‘미요’는 자신에게 숨겨진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녀의 능력은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을 방해하게 되는데…
원치 않은 정략결혼,
그 이후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었다!
영화 <나의 행복한 결혼> 줄거리
진짜 궁금한 건데
일본은 왜 그렇게 영화 포스터를 이상하게 찍을까요?
예고편이랑 포스터 보고 일본 실사화 또 만들었네;; 했는데
영화 보고 진심... 감격했어요
여주 남주 얼굴 대박이고 얼굴합도 개쩔어 줍니다
이건 비주얼 때문에라도 봐야 하는 영화 ^^,,,
암튼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ㅎㅎ
줄거리 빼고 봐도 이미 캐릭터만으로
기승전결 다 끌고가기에 충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영애의 집안에서 홀로 능력이 없어
새엄마와 이복 동생에게 구박당하며 사는 미요는
항상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불쌍한 여주예요
남주인 키요카는 모든 사람들에게 쌀쌀맞지만
지금까지의 약혼자들과 어딘가 달라 보이는 미요에게
동정심과 호기심, 사랑의 감정이 피어나죠
이미 이 관계성만 봐도... 신데렐라 이야기 뚝딱이죠?
후에 이복 동생이 자기가 키요코와 결혼하겠다며
미요에게 파혼하라며 괴롭히는데
미요는 이번 만큼은 원하는 걸 포기할 수 없다며
물고문을 당하는 와중에도 키요코를 떠올려요 ㅠㅠ
현대가 배경이었으면 흔하고 진부하다고 욕먹었겠지만
기모노 입고 다니던 옛날이 배경이기에 용인되는 것도
없지 않아 있습니닷 하하
그러나 로맨스만 있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
거대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인 만큼
황실, 군대 등... 거창한 내용들이 등장하는데요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벌레'라는 존재가 나타납니다
이 '벌레'는 사람의 몸에 기생충처럼 기어들어가서
인간들을 조종하고 다니며 서로 죽고 죽이는 매개체예요
그 벌레는 사실 키요코 가문의 위대한 힘을 두려워한
왕이 뿌린 것이었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부하들을 죽여야만 하는
키요코의 눈물겨운 싸움이 진행됩니다
이 싸움이 사실 기승전결의 '전' 부분에 해당하기 때문에
갈수록 로맨스가 흐려지고 세계관에만 집중하는 게
많이 아쉽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잘 짜여진 구성이라고 생각해서
이걸 뺐다면 또 허전한 로맨스로 남았을 것 같아요
OST까지 완벽하게 구성한 영화라
중간중간 마음을 울리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펑펑 울 정도는 아닌 ㅎㅎ 영화였습니다
아 CG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판타지 장르 영화였는데
엄청 어색하진 않지만 또 오글거리지 않는 건 아닌
그 중간 ㅋㅋㅋㅋ 단계였어요
제목에 쿠키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쿠키에서는 몽견? 의 능력을 눈치 챈 악의 무리들이
미요를 잡으러 가겠다는,, 뭐 그런 멘트로 끝나거든요
아무래도 시즌 2를 암시하는 것 같죠?
역시 로맨스는 일본이다~ 라는 한 줄 평과 함께
오늘 리뷰 마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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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로 듣는 오아시스
올해 깜짝 재결합 소식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밴드 '오아시스'가 내년 10월 한국을 찾습니다.
내한 공연 티켓팅도 벌써 이번 주로 성큼 다가왔다고 하는데요!
오아시스를 사랑하는 씨네픽 구독자 여러분을 위한 티켓팅 성공 기원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오아시스의 노래가 삽입된 영화 보고 함께 행운의 기운을 모아보아요!
줄거리
불같은 성격이지만 유쾌하고 당당한 엄마 '디안'은 거칠지만 사랑스러운 사고뭉치 아들 '스티브'가 보호시설에서 사고를 쳐 쫓겨나자 홈스쿨링을 시작한다. 엄마가 행복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들 스티브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꿈꾸는 디안. 하지만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불안정한 성격의 스티브를 돌보기란 쉽지 않다. 이때 이들 앞에 나타난 이웃집 여인 '카일라'. 카일라의 등장으로 세 사람은 유일하게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작은 행복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디안 앞으로 한 장의 편지가 날아오는데…….
억척스럽지만 정 많고 속 깊은 엄마 '디안'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사랑하는 유별난 사고뭉치 아들 '스티브’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누구보다 따뜻한 그녀 ‘카일라’. 결핍으로 가득 찬 세 사람이 만나 하나의 소우주를 구성할 때, 그들의 세상은 비로소 시작된다.줄거리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 카오스 이론
끔찍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지닌 에반. 그에게 남은 것은 기억의 파편들과 상처 입은 친구들. 에반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어릴 적부터 매일매일 꼼꼼하게 일기를 쓴다.
대학생이 된 어느 날, 예전의 일기를 꺼내 읽다가 일기장을 통해 시공간 이동의 통로를 발견하게 되는 에반. 그것을 통해 과거로 되돌아가 미치도록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사랑 켈리와의 돌이키고 싶은 과거,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닥친 끔찍한 불행들을 고쳐 나간다.
그러나 과거를 바꿀수록 더욱 충격적인 현실만이 그를 기다릴 뿐, 현재는 전혀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는데...
과연 그는 과거를 바꿔 그가 원하는 현재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불행한 현재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인가?줄거리
내 이름은 터키쉬. 영국 이름치곤 깬다. 비행기 사고 때 부모님도 사고를 쳐 나란 놈이 태어났다. 그 비행기 이름을 따 내 이름을 지었다. 쟤는 타미다. 총 이름을 땄다지만, 그건 순 뻥이고, 19세기 유명한 발레 댄서 이름이다. 나와는 배꼽 친구로 지금은 작업 동료다. 수컷끼리 뽀뽀하는 그런 사인 아니다. 까놓고 얘기하면 녀석은 또라이 짓을 잘한다. 방지하는 차원에서 팍팍 갈궈주고 있다. 우정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 다이아몬드? 난 권투중개인이다. 권투에 울고 권투에 웃던 내가 다이아몬드가 뭔지 알게 뭔가? 벨기에산 똘삐던가?
다이아몬드 도둑인 네 손가락 프랭키(Franky Four Fingers: 베니치오 델 토로 분)는 자신이 훔친 어마어마한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뉴욕에 있는 보스 아비(Cousin Avi: 데니스 파리나 분)에게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우선 다른 자잘한 보석들을 런던에 있는 보석 장물아비 더그(Doug The Head: 마이크 레이드 분)에게 넘겨줘야 하는 프랭키에게 아비는 절대 도박에 손대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허나 프랭키가 무허가 도박 권투에 돈을 걸면서 다이아몬드의 운명은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달려간다.
한편, 풋내기 무허가 권투 프로모터인 터키쉬(Turkish: 제이슨 스테텀 분)와 토미(Tommy: 스티븐 그레이엄 분)는 돼지 농장 경영주이자 마피아 두목인 브릭 탑(Brick Top: 알란 포드 분)과 함께 사기도박을 해서 건수를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4회에 무너지기로 예정되었던 권투 선수가 아일래드 집시인 원 펀치 미키(One Punch' Mickey ONeil: 브래드 피트 분)의 주먹에 쓰려지자, 그들은 미키를 임시방편으로 링에 올린다. 4회에 무너져야 한다는 약속을 받고서...
그러나 미키는 약속과는 정반대로 4회에 상대 선수를 기절시키고 만다. 터키쉬와 토미는 브릭 탑의 처절한 보복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브릭 탑은 이 두 명의 어설픈 갱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로 한다. 터키쉬와 토미는 이번에도 실수하면 잔혹한 살육이 기다리고 있음을 미키에게 인지시키고 또 인지시킨다. 도박 권투에 참가하기로 한 프랭키가 실종되자 사촌 아비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아비는 그곳에서 전설적인 인물, 총알 이빨 토니(Bullet Tooth Tony: 비니 존스 분)에게 사건을 의뢰, 보석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불쌍한 프랭크는 시신으로 발견되는데...줄거리
재정난에 허덕이는 해링톤 고등학교의 캠퍼스 분위기는 유난히 음침하고 을씨년스럽다. 학생들도 학업 따위엔 의욕이 없고 교사들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그러나 주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아메리칸 풋볼팀만이 기세가 등등하다. 물론 윌리스 코치(Coach Willis: 로버트 패트릭 분)의 위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패컬티에서 펼쳐질 희대의 사건은 윌리스 코치가 드레이크 교장(Principal Drake: 베비 누워스 분)을 무참하고 처참하게 살해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해링턴 고등학교엔 일곱 명의 아웃사이더가 있다. 치어리더이자 학보사 편집장으로서 언제나 특종을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미모의 딜라일라(Delilah Proffitt: 조다나 브로스터 분),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기 싫어하여 레즈비언인 척 위장하는 중성적 외모의 스토클리(Stokely: 클리어 듀발 분),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자 애틀랜티스에서 전학 온 미모의 은발 메리베스(Marybeth: 로라 해리스 분), 스포츠카 광이며 차고에서 코카인을 제조하여 교내에서 비밀리에 유통하는가 하면 미모의 영어 교사에게 미묘한 눈길을 던지는 제키(Zeke: 조쉬 하트넷 분), 머리가 비상한 모범생이지만 항상 따돌림만 당하는 외톨이 케이시(Casey Connor: 일라이저 우드 분), 풋볼팀의 스타 쿼터백으로서 화려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건만 부당하리만큼 차별적으로 우월한 대우를 받는 것이 싫어 풋볼팀을 탈퇴한 스탠(Stan: 숀 웨인 하토시 분). 이들 아웃사이더들은 교직원들 사이에서 불길하고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인다는 것을 눈치챈다.
교사들로부터 미움을 사던 드레이크 교장이 살해되고 나서, 교직원들이 하나씩 사라지거나 변사체로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결속력은 점점 강화된다. 그러나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이 서서히 파국의 조짐을 노출하기 시작하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단서를 잡지 못하던 아웃사이더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생물 교사인 미스터 펄롱(Mr. Furlong: 존 스튜어트 분)이 죽던 날 자칭 6인의 전사들은 케이시가 풋볼 경기장에서 찾아온 증거물이 마을을 온통 피의 파티장으로 만들어버릴 충격적인 비극의 단서가 되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줄거리
MI6의 최고 암살자 세바스찬(마크 스트롱)에게는 형이 있다. 문제는 그 형 노비(사샤 바론 코헨)가 잉글랜드 그림즈비 출신의 축구 훌리건이라는 점이다. 노비는 그림즈비라는 가난한 어촌 마을에서 살면서 한 남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홉 명의 자식들과 북잉글랜드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친구(레벨 윌슨)다. 하지만 노비에게는 한 가지가 부족하다. 바로 어릴 때 헤어진 동생 세바스찬이다. 입양된 후 28년 동안 동생을 찾아다니던 노비는 드디어 동생의 행방을 알게 된다. 그는 곧장 동생을 만나러 떠나지만, 동생이 MI6 요원이라는 사실은 물론, 전 세계를 위협하는 음모를 막으려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동행하게 된다. 누명을 쓰고 도망치게 된 세바스찬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형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줄거리
다른 아이들처럼 산티아고 뮤네즈(쿠노 베커)도 큰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에게는 그러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티아고의 이런 집념과 목표 의식은 엄청난 궁핍함과 개인적인 희생을 감내하고 고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세계 최고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룰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가능하게 했다. 열 살 나이에 산티아고가 미국 국경을 넘을 때, 수중에 가지고 있던 것은 단 두 가지, 축구공과 낡은 월드컵 사진이었다. 이후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성장한 산티아고가 관심을 쏟는 유일한 대상은 축구였다. 그리고 그에게 남은 또 하나의 과제는 그의 아버지에게 그가 장래 유명한 축구 스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을 시키는 일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사람 좋은 전직 축구 선수이자 스카우트 담당인 영국인 글렌 포이 (스테판 딜레인)가 로스앤젤레스 지역 시합에서 산티아고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클럽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찾고 있는, 뛰어난 재질과 기량 그리고 스피드와 대담함을 고루 갖춘 산티아고를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이제 축구의 성지나 다름없는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 구장에서 어린 산티아고는 그의 기량을 입증해서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축구클럽과 계약을 맺어야 하는 게임을 앞두게 된다.
인간적 고뇌와 육체적 부상 그리고 성공에 따른 세속적인 유혹은 말할 것도 없고, 진흙 구장과 매서운 바람 그리고 팀 동료들로부터의 심리적 견제를 견뎌내야만 이 화려하고 가슴 벅찬 국제 축구 무대에서 산티아고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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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여자 오이디푸스의 화려하고 안전한 탄생
태어난 순간부터 특별해서 좀처럼 일반적인 삶에 녹아들지 못한 '에스텔라(엠마 스톤)'는 엄마 '캐서린(에밀리 비샴)'과 함께 런던으로 가서 패션 디자이너 교육을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어머니와 이별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런던에 도착한 그녀는 새로 만난 친구 '재스퍼(조엘 프라이)', '호레이스(폴 월터 하우저)'와 함께 런던 길거리를 주름잡는 도둑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패션 디자이너라는 어릴 적 꿈을 잊지 못해 무작정 리버티 백화점에 일자리를 구한 그녀는 운명처럼 런던 최고의 디자이너 '바로네스(엠마 톰슨)'를 만나고, 즉시 재능을 인정받은 후 특채로 채용되며 그 꿈을 이룬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바로네스의 끔찍한 과거와 진실을 알게 된 에스텔라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 크루엘라를 바로네스와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로 결심하고 모두를 놀라게 할 패션쇼를 준비한다.
악역을 주인공으로 삼는 영화들은 필연적으로 같은 난관을 마주한다. 어떻게 악역을 악인으로 남겨두면서도 관객들을 그에게 빠져들게 만들까 하는 문제다. 많은 영화들은 빌런에게 인간적인 뒷이야기를 선사한다. 어릴 적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사회적으로 피해를 당했던 경험들을 나열하면서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용이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역으로 빌런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애매해진 캐릭터로 인해 영화의 전개에 좀처럼 흡인력이 붙지 않는다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디즈니의 <말레피센트 2>나 DC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같은 작품이 대표 사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101마리 달마시안>에서 등장한 빌런 '크루엘라 드 빌'의 탄생을 그린 스핀오프 겸 프리퀄 <크루엘라>가 마주한 딜레마도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달마시안의 가죽을 벗겨서 코트를 만들려고 하는 잔혹한 패션 디자이너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을까. 이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 <크루엘라>는 누구나 접해 봤을 법한 한 영웅의 이야기를 빌려온다. 바로 오이디푸스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주인공인 그는 테바이의 왕 라이오스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라이오스는 아버지를 죽일 운명이라는 그의 미래를 두려워해 아들을 태어나자마자 버렸고, 가까스로 한 신하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은 오이디푸스는 다른 양부모를 만나 평화로이 살아간다. 어느 날 자신이 아버지를 죽일 운명이라는 내용의 신탁을 들은 그는 무작정 양부모를 떠나 여행길에 오르고, 우연히 만난 라이오스와 시비가 붙어 그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를 살해한다.
이러한 오이디푸스의 인생사는 크루엘라의 그것과 유사점이 많다. 친엄마인 바로네스가 버린 딸, 크루엘라도 친모의 하인인 캐서린을 엄마로 안 채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엄마와 사별한 그녀는 유전적으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해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여정에 나서고, 그 길 위에서 운명적으로 바로네스를 만난다. 그녀가 자신의 재능과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판단한 크루엘라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길을 막은 라이오스를 죽였듯이 바로네스의 명성과 경력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크루엘라는 오이디푸스만큼이나 기구하고, 크루엘라와 바로네스의 관계는 오이디푸스 부자의 관계에서 성별만 바뀐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오이디푸스와 크루엘라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스핑크스를 물리친 공로로 공석이 된 테바이의 왕좌에 앉은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를 죽인 범인을 밝혀 나가던 중 자신이 그 범인이라는 것을, 친불르 죽인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를 테바이에서 추방시키며 “그것은 아폴론이었소, 아폴론이오, 친구여. 나의 불행을, 불행을, 나의 고통을 완성한 것은. 하지만 눈을 직접 찌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니고 가련한 나 자신이었소.”라고 외친다. 그는 신이 정해준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비극을 끝맺으면서 '친부를 죽인 파렴치한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웅 오이디푸스'로 거듭난다.
크루엘라는 다르다. 그녀를 키운 양모 캐서린은 그녀가 본래 모습인 '크루엘라' 대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인 '에스텔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오이디푸스가 진실을 깨달은 것처럼 바로네스와 캐서린, 자신의 관계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이미 정해진 자신의 운명, 곧 크루엘라의 삶에 순응해버린다. 크루엘라라는 캐릭터 자체는 자신의 앞길을 막는 방해물이나 규범 등에 개의치 않는 저항적인 인물이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운명 앞에서 그 어떤 저항 의지나 시도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공유하는데도 크루엘라가 그와 달리 빌런이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면 죽게 될 거라는 예언을 듣고도 트로이에서 용맹을 떨치다 죽은 아킬레우스처럼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이란 주어진 운명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을 추구한 존재다. 즉, 운명에 저항하는지 순응하는지를 기준으로 볼 때 크루엘라는 정확히 영웅의 대척점에 위치한다. 이처럼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살짝 비튼 결과 <크루엘라>는 공감의 여지가 있는 설득력 있는 서사를 빌런에게 부여하면서도 빌런을 빌런답게 만드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
이때 <크루엘라>의 메가폰을 잡은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자신의 광고 및 뮤직비디오 감독 경력을 살려 익숙한 듯 다른 이야기를 화려하고 강렬하며 매혹적으로 포장한다. 이는 단지 디즈니의 자본력으로 무장했기 때문만은 아니며, 패션과 음악을 통해 캐릭터의 정체성을 감각적으로 제시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선 크루엘라의 옷은 주어진 운명과 만들어 나갈 운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그녀의 서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각각 '크루엘라'와 '에스텔라'를 의미하는 흑백의 조화가 두 정체성 간의 갈등을 암시하는 가운데, 포인트가 되는 빨간색은 쓰레기로 옷을 만들거나 옷을 불태우는 등 반항기 넘치는 그녀의 성정을 강조한다. 반면에 상류층에게만 허락된, 일류 디자이너가 만드는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예술성에 치중한 오트쿠튀르 패션에 충실한 바로네스의 옷은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전무하며 안하무인인 그녀의 성품을 보여준다. 이렇게 작중 옷과 패션은 그 자체로 두 캐릭터의 상반된 정체성과 그들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킨다.
또한 적재적소에 존재감을 뽐내는 음악들, 특히 펑크 록 음악의 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1970년대 후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당시 영국의 노동계급은 오일쇼크, 이민자들의 증가로 인한 일자리 감소, 혁신 없는 기업과 자본가들로 인한 비효율적인 경제 구조 때문에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다. 이는 1970년대 런던이 반체제적인 가사와 강렬한 사운드, 허름한 듯 반항적인 패션 등으로 대변되는 펑크 록 음악의 열풍으로 가득한 도시였던 이유다. 따라서 영화 곳곳에 삽입된 펑크 록은 가진 것 없는 하층 계급으로서 살다가 자신의 능력만으로 기존 체제에 도전하고 균열을 일으키는 크루엘라를 단적으로 표현할 최적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크루엘라의 패션쇼가 록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것은 이러한 시대적, 문화적 배경이 녹아든 결과다.
다만 작품의 매력과는 별개로 <크루엘라>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이 영화는 휘발성이 강하다. 전개는 매우 급하고 내실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크루엘라가 수많은 직업 중 왜 하필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서 영화는 그녀의 타고난 핏줄, 재능, 운명 외에 별다른 설명을 제시하지 않는다. 또한 바로네스의 지위를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그녀가 자신의 선천적인 재능 외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지 그 과정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녀가 화려한 옷들로 바로네스를 짓밟고 그녀에게 복수하는 일련의 장면들은 화려하고 짜릿하지만 일면으로부터 느껴지는 공허함까지 떨쳐내지는 못한다. 성장 과정이 빈약하기에 그녀의 성취는 눈부시지만 진정으로 다가오지 못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태생적인 한계라고 볼 수도 있다.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빌런의 기원을 다루는 동화와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한 아이가 그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1970년대 영국의 현실을 동시에 풀어내는 영화다. 그러면서도 당시 시대상의 한계를 조명하고 모순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일탈하게 되는지를 깊이 탐구하는 대신 그 시대의 분위기와 문화만을 취사선택해 동화를 뻔하지 않게 포장하는 데 몰두한다. 그 결과 마치 아웃사이더의 음악이자 문화였던 펑크 록이 주류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 정체성을 잃었던 것처럼, <크루엘라>도 디즈니의 안정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동화가 구체적인 현실의 맥락 안에 담기는 순간 빚어지는 모순을 피하지 못한다.
이러한 모순은 <크루엘라>에서 유독 배우들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쁘게 보면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좋게 보면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연출 덕분에 영화의 본질적인 한계와 단점이 효과적으로 가려지기 때문이다. 당장 영화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크루엘라가 출생의 비밀을 모두 깨닫고 마음을 다잡는 분수에서의 독백 장면을 보자.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철저히 엠마 스톤만을 원 테이크로 잡아내면서 그녀의 카리스마와 연기력에 모든 것을 맡긴다. 이에 <이지 A>나 <헬프>와 같은 작품에서 이미 기존 질서나 방식에 순응하는 것을 거부하는 반항적인 캐릭터를 기가 막히게 소화했던 엠마 스톤은 기대대로 배신감, 충격, 혼란, 분노, 복수심 등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선을 손에 잡힐 듯이 표현해낸다. 그 순간 크루엘라가 대변할 수 있는 여러 현실과 상황, 맥락은 시야에서 제외되고 단지 그녀의 다음 행보와 선택만이 눈에 들어온다.
예고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크루엘라>는 디즈니의 <조커>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았다. 흑백의 대비가 가득한 헤어스타일과 의상, 주위를 압도하는 주인공의 카리스마, 반사회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던 장면 하나하나의 첫인상은 그만큼 강렬했다. 그러나 큰 기대 속에 모습을 드러낸 <크루엘라>는 결코 <조커>가 될 수 없는 영화였다. 빌런을 빌런답게 묘사하면서 관객들과 캐릭터 간에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커>는 한 개인으로서 아서 플렉이 어떻게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조롱당했는지, 그의 분노가 얼마나 강렬했고 그의 공격적인 태도에 왜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는지를 관객들이 불편해할 정도로 깊숙이 들여다본 영화였다. 그러나 <크루엘라>는 그 불편함의 자리에 원작 애니메이션과 연결고리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팬서비스를 집어넣으며 <조커>와 대비를 이루는, 너무나도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 그 결과 <크루엘라>는 큰 기대에 비하면 디즈니가 빌런을 주인공으로 삼아 제작한 영화들 중 가장 위험하고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서 만족할 뿐, 그 이상의 성취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A(Acceptable, 무난함)
주인공도, 영화도 진짜 도전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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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 피해자, 아줌마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지난 20회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공동 대상을 수상한 영화 갈매기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씨네랩의 초청으로 개봉 전 시사회에 참석하고 왔는데요.
김미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데 인디 영화임에도 매우 흥미롭게 본 영화입니다.
한 중년 여성이 가까운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 이후에 피해자의 심리와 행동을 세심히 보여주는데요.
피해를 당하는 모습은 영상에 담지 않고 오로지 피해자의 모습을 통해 모든걸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줌마라고 불리는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중년 여성이라서 그의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리기 어려워하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결국 꿋꿋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그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우리가 흔히 아줌마라고 부르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이 많이 했습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 하세요!
영화는 7월 28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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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2> 티저 예고편
2024년 서울, 태상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시즌2 9월 27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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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메인 예고편
3년 전 엄마가 살해된 후, 소녀 ‘자허’와 아빠의 삶은 엉망이다.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아빠와도 마음 속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된 소녀,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엄마를 죽인 소년 ‘유레이’와 마주치게 된다.
예상보다 빨리 석방된 그를 보고 소녀는 분노에 휩싸이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