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27 17:06:53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세계
허우 샤오시엔 감독 필모그래피 훑어보기

대만 뉴웨이브를 부상시킨 대표적인 감독 허우 샤오시엔의 영화 세계를 소개드립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1947년 소수민족인 객가(客家) 출신으로 중국 광둥성 메이 현에서 태어나 이듬해 대만으로 이주해 성장했습니다.

국립예술전문학교 영화연극과를 졸업한 뒤 시나리오 작가, 조감독을 거쳐 1980년 <귀여운 여인>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 3부작’인 <바람이 춤춘다>(1982), <고향의 푸른 잔디>(1983)로 안정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후에도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동일한 주제로 영화를 연출하는 것을 이어갔는데요.
그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아 이른바 ‘성장기 4부작’이라 불리는 <펑꾸이에서 온 소년>(1983), <동동의 여름 방학>(1984), <동년왕사>(1985), <연연풍진>(1986)을 만들었고,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비정성시>(1989)를 포함한 <희몽인생>(1993), <호남호녀>(1995)를 연출해 ‘현대사 3부작’을 완성 시켰습니다.

2000년대에 <밀레니엄 맘보>(2001), <카페 뤼미에르>(2003), <쓰리 타임즈>(2005)로 ‘현대 3부작’을 선보인 그는 "이제 내가 취해야 할 방법을 알게 됐고,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돌아왔다. 더 이상 형식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소재로 돌아가서 아주 소박한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 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2016년 <자객 섭은낭>을 연출한 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차기작 <수란 강>을 작업하는 것 으로 알려졌으나 투병으로 인해 영화계를 떠났습니다.

에드워드 양과 함께 1980년대 대만 뉴웨이브를 이끈 선두 주자인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밀레 니엄 맘보>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오는 12월 31일 극장 개봉합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현대 3부작의 서막을 연 <밀레니엄 맘보>를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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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실과 성장에 관하여
첫 장면은 속임수이다. 아이가 건물 옥상에서 도시 전경을 바라보다가 이내 훌쩍 뛰어내린다.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안전하다. 다만 영화는 아이가 어쩌다가 옥상에서 삶의 막막함을 토로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연소일기>의 이야기는 옛날 물건이 담긴 상자에서 나온 이 소년의 일기장에서 시작된다. 고등학교 교사인 주인공은 오래 좋아한 사람과의 결혼 생활을 끝내는 중이고, 관료제 안에 머물면서 학교폭력 사례의 소극적인 처리에 제대로 항변하지도 못한다. 회의에 빠진 주인공이 발견한 옛날 물건은 그가 지금껏 회피해왔던 기억을 불러 온다.
일기장 속에 남은 것은 다름아닌 학대와 그로 인한 트라우마의 기록이다. 입신양명한 아버지가 지배하는 가족 안에서 형제는 사립학교에 다니며 쉴 새 없이 무언가 훈련한다. 동생은 학교 성적도, 피아노도 수준급으로 해내지만 형인 요우제는 다르다. 좋고 싫은 게 무엇인지 알아내지도 못한 나이에 요우제는 동생과 비교당하면서 일과를 견딘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향한 열등감이 들 때도, 성적을 잘 못 받아 왔을 때도 폭력을 휘두르기 일쑤이고 언어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어르고 달래던 어머니도 부족한 성적을 더이상 참아 주지 못한다. 마음을 알아 줄 사람이 없는 요우제는 인형과 대화하고 옥상에 올라가 소리치고, 일기를 쓴다.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지만 그래도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고 쓰는 아이를 보면서 관객은 점점 <연소일기>가 주는 정서에 감화된다.
영화는 순식간에 초반부에 보여준 작은 반전을 다시 한 번 뒤집는다. 일기와 주인공의 현재를 오가고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하다가 영화는 자연스럽게 일기의 끝과 현재 시점을 연결하고, 부러 잊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경험은 주인공의 삶에 있어 변곡점이 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지점에서 드러나는 반전은 예상 가능하지만, 중요한 점은 노진업 배우가 연기하는 주인공, 즉 죄책감이나 트라우마를 안고 어른이 된 사람이 삶을 반추하면서 마침내 상실을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소일기>는 학대를 고발하는 것처럼 시작하여 결국 상실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언어 폭력, 심지어는 학교 폭력과 자해 이미지까지 그대로 드러내는 연출은 다소 불필요하게 보이기도 한다. 후반부에 가서 눈물을 흘리게 할지언정 관객의 마음에도 죄책감을 불러 오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의 시점에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이런 연출은 관객까지 이것을 목격해야 하는 이유를 묻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 연출이 필요한 이유는 어린 아이의 유년기가 이런 힘든 성장만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모두 체험하고(또는 목격하고) 그런 적 없던 것처럼 과거를 외면하면서 살았던 주인공은 <연소일기>가 다루는 이야기 속에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함으로써 진짜로 ‘멋진 어른’이 되는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연소일기>는 8-90년대의 홍콩 영화에 대한 향수도, 최대한 많은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야심을 품은 영화도 아니다. 그저 상실과 성장을 이야기하고 좋은 어른이 되는 것, 목격하고도 방관하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지금 우리가 목격해야 하는 사건, 헤아려 보아야 하는 일기로 마음에 남는다.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은 시사회 참석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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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또한 행복하게 보내셨나요?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또 다시 시작된 한 주의 시작이지만
곧 다가올 2021년 연말을 준비하며, 남은 한 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씨네픽도 다가올 2022년에는 더욱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준비하여
여러분들을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의 콘텐츠는 크리스마스 연휴였던 지난 12월 24일, 25일, 26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입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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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2주차에 접어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저번 주에 이어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2월 24일~26일) 관객 수 100만 60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현재 482만 6673명입니다.
이로써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올해 최다 관객 흥행작인 <모가디슈>(362만명)은 물론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누적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435만명)의 기록까지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다시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책 강화로 인해서 극장의 영업시간 제한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 시기,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에만 60만명에 가까운 관객 수를 동원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2주 차에 접어들었다는 것인데요. 단 기간에 최다 관객를 기록한만큼
앞으로 얼마만큼의 관객 수를 더 불러모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2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NEW)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지난 12월 22일 개봉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주말동안 (24~26일) 주말 관객 수 29만 2165명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40만 5658명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 독주 속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꽤 선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개봉 시기가 겹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새로운 배우들이 뭉쳐 완전히 새로운 '킹스맨'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입니다.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 그린 작품입니다.
언론과 평단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영화를 실제 관람한 관객들의 극찬이 주를 이루고 있는만큼, 앞으로의 박스오피스 순위도 궁금해집니다.
3위. <매트릭스: 리저렉션>(NEW)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18년 만에 돌아온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전설 <매트릭스: 리저렉션>입니다.
같은 기간(24~26일)동안 주말 관객 수 9만 8094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15만 7123명입니다.
<매트릭스> 시리즈는 많은 영화팬들에게 인생 작품으로 손꼽히는 레전드 영화입니다.
그래서 18년만에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개봉한다고 했을땐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가 컸을텐데요.
지난 12월 22일 개봉한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관람 반응은 생각보다 미지근한 상황입니다.
물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독주와 더불어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개봉시기와 겹친 부분도 영향이 없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실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영화의 완성도가 많이 아쉽다는 평이 많습니다.
<매트릭스> 시리즈만의 엄청난 액션 등의 볼거리 마저 많이 실망했다는 평이 많네요.
▶씨네픽의 이번 주 80회 예측 이벤트는 12월 4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18년 만에 돌아온 <매트릭스: 리저렉션>을 포함한 주말 박스오피스와 이번 주에도 많은 관심으로 이벤트에 참가해주신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한 박스오피스 결과도 알아보도록 할게요!
먼저 12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6%, 여성 34%로 남성 관객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5%, 다음으로는 30대가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 80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여한 씨네픽 유저들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위의 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씨네픽 제 80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의
대부분은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는 물론 2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3위 - <매트릭스:리저렉션>는 실제 박스오피스 순위와 일치했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80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 92%의 참가자분들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박스오피스 1위,
49%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박스오피스 2위를 예측, 그리고 50%의 참가자가<매트릭스: 리저렉션>의 박스오피스 3위를 예측했습니다.
또한 제 80회 박스오피스 순위예측에 참여하여 1위, 2위, 3위를 모두 맞혀 상금을 받아가실 분들은 모두 146명 입니다.
제 80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더 재밌고 유익한 제 81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위. <엔칸토: 마법의 세계>(▼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지난 주 순위에 비해 2계단 하락한 <엔칸토: 마법의 세계>입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주말 관객 수 2만 312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60만 9787명을 기록했습니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개봉 속에도 꿋꿋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크리스마스 연휴날,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영화 관객들의 관람 영향으로 꾸준히 관객 수를 동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위. <신데렐라 2: 마법에 걸린 왕자>(▲41)
▶주말 박스오피스 41위 상승한 애니메이션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만 080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2만 0576명을 기록했습니다.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디즈니의 대표 프린세스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모험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역시나 크리스마스 연휴 시기에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의 관객 수의 영향으로 주말 박스오피스 5위에 등극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예상합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한 동일한 <Spider-man: No Way Home>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12월24일~26일) $81,500,000 (한화 약 966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총 누적 매출액은 $467,331,855 (한화 약 5,543억)을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얼마만큼의 흥행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 북미박스오피스 2위는 <sing 2>는 유니버설픽처스의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2016년 제작된 영화 <Sing>의 후속편으로 전편에서 한때 잘 나갔던 문 극장의 주인 코알라 버스터(매튜 맥커너히)는 극장을 되살리기 위해 대국민 오디션을 열게 됩니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모인 이들이 꿈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최고의 쇼를 선보인다는 내용인데요.
매튜 맥커너히는 물론 리즈 위더스푼, 스칼릿 조핸슨, 태런 에저튼, 그리고 퍼렐 윌리엄스 등이 극 중 주인공들의 목소리 역을 맡으면서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국내개봉은 2022년 1월 5일 개봉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북미박스오피스 3위와 4위는 각각 <매트릭스: 리저렉션>과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주말동안 $12,000,000 (한화 약 142억), 총 누적 매출액은 $22,500,000(한화 약 266억) 입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같은 기간동안 $6,350,000(한화 약 75억), 총 누적 매출액은 $10,025,412(한화 약 118억)을 기록했습니다.
▶ 북미박스오피스 5위는 <American Underdog>입니다.
<American Underdog> 크리스마스 당일날 개봉하여 $6,200,000(한화 약 73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American Underdog>은 미국프로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커트 워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약 10년 남짓의 선수생활을 하면서 2번의 MVP와 슈퍼볼 챔피언, 슈퍼볼 MVP, 4번의 프로보울, 그리고 퍼스트팀 올-프로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남긴 전설적 미국프로축구 플레이어라고 하는데요.
연출은 <우드론>, <아이 캔 온리 매거진>, <아이 스틸 빌리브>등을 연출한 어윈 브라더스가 맡았으며,
<샤잠!>의 재커리 레비가 '커트 워너'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아직 국내에는 개봉 미예정인 작품이라서, 국내 개봉 소식을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 12월의 넷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예측한 박스오피스 순위와 어느정도 일치하셨나요?
씨네픽은 여러분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측 이벤트에 참여함으로써
상금도 받아가실 수 있는 '영화적 놀이터'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2021년도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씨네픽 다음 콘텐츠는 2022년 1월 3일, 월요일날 더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두 새해 복 많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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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깨진 살점 위에 짓는 집
영화 <사상, 2020>은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가 부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몇 가지 정보를 검색해보았다. 먼저, 부산에는 사상구(沙上區)라는 지역이 있는데, '모래 위에 지은 집'이라는 부제처럼 한자 역시 모래 사, 위 상을 쓰고 있었다. 다음으로 이 지역과 오랜 인연이 있는 장제원 국회의원이 세 번째 당선되어 직무 수행 중인 곳이다. 마지막으로 작품에서 환경정비지역으로 지정되어 재개발이 추진되는 만덕5지구는 사상구가 아니라 북구에 속한다.
영화 <사상, 2020> 포스터
<사상 공단과 성희의 살>
감독의 아버지이기도 한 성희는 사상 공단에서 열심히 일했다. 사상 공단은 낙동강 주변 저지대에 조성된 공업단지로 1970년대 중반부터 부산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계획적으로 공장들을 모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업체들도 열악한 환경이었고, 난개발로 심각한 도시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성희는 이곳에서 일하며 가정을 꾸리고, 아버지의 이름을 얻었다. 아버지의 이름값을 치르고자 환갑이 가까운 나이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집 한 채도 손에 쥐지 못했다. 거기에 더해 사상 공단은 성희의 손가락까지 잡아먹었다. 무시무시한 기계가 깨문 자리는 살점이 으깨져 이어 붙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손가락이 있던 빈자리에는 형체를 알 수 없는 통증이 둥둥 떠 있다.
성희는 사상 공단에서 열심히 일했다.
<만덕5지구와 수영의 살>
수영이 사는 만덕5지구는 북구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사상 공단이 형성되던 시기 동구와 영도구에 살던 무허가 판자촌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켜서 만든 동네이다. 변두리 지역의 땅을 겨우 얻은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 집을 직접 짓고 제반 시설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30년이 넘게 지나고 보니 소위 없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마을은 도시의 경관을 해치는 지저분한 것이 되어있었다. 새롭고 깔끔한 아파트는 헌 집뿐 아니라 그 속에 들어있는 헌 사람들까지 밀어낸다. 때때로 이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수영은 굴삭기를 돌리는 생업을 포기한 채 위태로운 탑을 쌓고 그 위에서 빠진 앞니로 치킨을 뜯으며 개발 논리 앞에 묵살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온몸으로 외쳤다. 결국 만덕5지구는 수영의 허리를 비틀어놓았다.
수영은 만덕5지구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으깨진 살점과 도시의 불협화음>
만덕5지구를 비롯한 모든 개발은 으깨진 살점 위에서 이루어진다. 곳곳에 설치된 지뢰처럼 영화 속 공간의 살점을 밟을 때마다 작품은 비명과도 같은 불협화음을 내지른다. 창문 프레임으로 보여주는 색 빠진 그림도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고 을씨년스럽다. 성희와 수영처럼 쇠를 주무르고, 땅을 파며 이 나라에 돈이 잘 돌게 했던 아버지들의 몸은 지난 시간을 담은 하나의 기록이자 증거가 되었다. 사상구가 아니더라도 으깨진 살점의 비명은 여기저기에서 들을 수 있다.
불협화음에 귀를 기울이면 으깨진 살점의 비명이 들린다.
132분의 러닝타임 속에 9년의 시간이 흐른다. 하나의 이야기로 쭉 연결되는 서사보다는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조각난 파편을 모으는 작업으로 구성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으깨진 살점처럼.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활동, 10년의 기록 <오지에서 온 다큐멘터리> 온라인 기획전이 10월 27일 수요일까지 열린다. 성희의 아들, 박배일 감독의 다른 작품도 감상해볼 수 있다.
https://www.indieground.kr/indie/notice.do?mode=view&articleNo=1189
[인디그라운드X오지필름] 오지필름 10주년 기획전 '오지에서 온 다큐멘터리' (10.14(목)~10.27(수)) |
인디그라운드의 사업 소식, 공지사항, 뉴스레터를 제공합니다.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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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줄거리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하루미. 그녀는 병원에서 만난 '레이코'라는 친절한 간호사와 가까이 지낸다.
퇴원이 다가오고 재활치료를 앞두고 있는 하루미에게 레이코는 일을 그만두려 하는데 함께 살면서 월세를 반씩 아끼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마침 일을 못 하게 된 처지의 하루미는 레이코를 룸메이트로 받아들인다.
어느 날인가부터 하루미는 이상한 일을 겪기 시작하면서 레이코를 의심하게 된다. 결국 하루미는 레이코를 미행하게 되는데...
감상포인트
1. 동물 죽는 장면 나오니 그런 장면 못 보는 분들은 미리 참고하시길.
2. 초반 전개가 약간 지루할 수 있으나, 일본식 이름은 나중에 헷갈릴 수 있으니 집중해야 한다.
3. 전형적인 일본식 전개라고 할까.
감상평
영화는 사건이 일어난 시점으로부터 과거로 돌아가 현재까지의 일을 짚는 액자형 구조의 서사다. 초반에는 굉장히 잔잔 바리로 흘러가기 때문에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책이든 영화든 일본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은 이름을 기억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가끔 책 읽다가 앞으로 돌려서 '아, 얘가 얘였지.'하고 확인해야 하는 일도 있는데, 이 영화는 잔잔하다 보니 얼굴도 딱 기억하기가 힘들다. 인물이 그리 많지도 않은데... 그냥 내가 집중을 안 한 걸 수도.
전형적인 일본식 전개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식 전개란, 차근차근 상황을 전개시키면서 아주 세세하게 복선을 깔고 마지막에 결말을 '얹는다'라는 느낌이다. 최근 작품들은 굉장히 스피드하게 전개한 후 마지막에 결말을 마지막에 뻥 '터트린다'라는 느낌인데 반해, 정적이고 느린 감이 있어서 아무래도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영화.
스피드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예스러운 전개 방식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같이 쌓음의 미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영화.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한 바다처럼 음산한 기운을 가득 품고는 있지만, 절대 거세게 몰아치지는 않는다.
이런 스타일은 특히 도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것 같다. 책이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한국에는 정식 출간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영화 자체는 2014년도 작품이긴 한데, 아무래도 원작 소설은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메모리 카드 나오는 것 보고 굉장히 반가웠던... ㅋㅋㅋ
*여기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는 '스릴러'에서 '공포'로 전환되는 지점이 확실하다. 바로 하루미가 거울을 볼 때다. 레이코의 행동이 단순히 집착이라고 생각했다가, 알고 보니 이중인격자였다는 걸 알게 되고, 마지막에 그 이중인격자 즉, 레이코와 마리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약간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몇 번 의심을 하게 만든 후에 중요한 사실을 밝히고 나니 충격이 좀 덜하다는 느낌이다. 내용이 꺾이는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보니 긴장감이 오히려 느슨해지는 감이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진실을 알았을 때도 뻔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건 좀 아쉬웠다. 같은 이야기라도 글자로 읽었을 때와 영상으로 시청할 때는 굉장히 다르다. 원작에 너무 충실했던 건 아닌가, 조금 각색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원작이 다루는 사회적 문제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어서 원작을 파괴하지 않은 것 같다.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학대 당하던 하루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한다. 한 명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로 나타난 레이코, 한 명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마리. 극단적으로 치우친 마리라는 자아는 하루미를 넘어 에리에게까지 손을 뻗는다.
"괴로웠지? 도망칠 수 있는 방법 알려줄게.
자신에게 다른 이름을 하나 지어 줘."
"그럼, 마리."
"그래, 마리라는 이름을 줄게."
언뜻 보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에리라는 여학생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하루미에게 '마리'라는 자아를 부여받는 듯한 장면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하루미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를 죽인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울타리는 무너진 채로, 어떤 어른도 이런 상황에 대해 책임지지 않은 채로 하루미와 에리의 지옥 같은 나날들은 반복되고 있었다. 영화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짚어내며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동시에 어린 학생을 저지한 것이 경찰이 아닌 하루미라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른 누구도 아닌, 에리에게 마리라는 자아를 주었던 하루미 자신이 말이다. 마리는 에리가 자유로워지길 바랐다. 하지만 하루미와 레이코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지옥 같은 삶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자신의 자아가 했던 행동을 자기 자신이 부정해야 하는 아이러니함. 잘했다고도, 잘못했다고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마음이 쓰라렸다.
손금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던가. 에리를 막아서며 남은 칼자국은 하루미가 받았던 상처 때문에 레이코와 마리라는 인격이 새로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더불어 이제는 이 칼자국을 보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다행이에요. 당신은 제 상상이 아니라서."
영화 내내 하루미를 쫓아다니는 구도는 처음 교통사고가 날 때부터 하루미 안에 있는 또 다른 인격들을 다 보았다고 말한다. 그게 사실인지 그냥 로맨틱하려고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 말은 하루미에게 남은 아픔의 흔적들을 그는 알아보았다는 뜻이다. 자신을 알아봐 주고 상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난 하루미는 이제 다른 인격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니까.
"하지만 그 애는 아직도 에리라고 불리기 싫어해요. 자기 이름인데도."
"그렇겠죠. 그놈이 나쁜 짓을 하면서 계속 귀에 속삭였을 테니까요."
다만 영화는 여전히 이런 사회 속에 피해자가 남아있음을 상기시킨다. 하루미는 기적적으로 누군가를 만나 치유되었지만, 에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영화가 마냥 해피엔딩으로만 끝난 게 아니라, 이런 여지를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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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적 시간의 재구성
1.
<인셉션>(2010)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세계 속 시간을 재정의한다. 이 영화는 내러티브의 도구인 시간을 스크린 위로 불러내서, 영상 언어로서의 시간을 구축한다. 각각의 꿈속에선 단계별로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이 편집 기법을 통해 시각화된다. <미행>(1998), <메멘토>(2000)에서 시작한 ‘플롯 게임’을 지탱하는 내러티브적 시간의 혼재된 배열이 <인셉션>에서는 다른 형태의 지위를 획득한 셈이다. 대놓고 시간 흐름의 상대성을 논하는 <인터스텔라>(2014)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셉션>의 변주라고 할 수 있겠다. 이때 시간이라는 관념을 향한 놀란의 집착이 후속작에서도 이어진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덩케르크>(2017)의 시간은 <메멘토>와도, <인셉션>과도 다르다. 이 영화는 잔교에서의 일주일, 민간 어선에서의 하루, 전투기에서의 한 시간이라는 서로 완벽하게 어긋나는 세 시공간대를 과감하게 교차한다. 그간 놀란이 구상해 온 비선형적 플롯 구조 가운데 <덩케르크>만큼이나 비정형적인 사례는 없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가한 <메멘토>의 플롯조차도 컬러의 역순행과 흑백의 순행이 섞이는 최소한의 규칙을 전제로 하지만, <덩케르크>는 플롯을 연결하는 관습적인 규칙마저도 최대한 느슨하게 구축한다. 더 나아가 <덩케르크>의 시간은 <인셉션>처럼 시각화된 물리량 변환이 아닌 다른 형태로 정의되길 바라는 듯 보인다. 이 영화는 물리적 길이가 다른 세 시간대를 교차하는데, 교차된 장면들 총합의 길이가 장편 영화 포맷의 러닝타임에 부합해야 하므로, 잔교의 일주일보다 민간 어선의 하루가, 어선의 하루보다 전투기의 한 시간이 영화상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편집될 수밖에 없다. 즉, 시간대 구간이 짧을수록 각 쇼트마다 더 많은 지속 시간을 할당받는다. 다시 말해 상대적 길이에 따라 재배치된 시간이 필름에 새겨진다. <덩케르크>는 수용자의 관습적인 지각 체계가 작동하기 힘든 영화이다. 관객은 마침내 편집을 통해 재구성한 비선형적 시간 개념을 인식한다. 몽타주로 피어나는 도상적인 운동감과 이미지 간의 리듬을 유도하는 새로운 시간적 개념 또한 동시에 정의된다.
<덩케르크>에서 정의된 영화적 시간은 그간 펼쳐왔던 놀란의 시간 게임 중에서 가장 독특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테넷>(2020)이 공개되기 전까지 말이다. <테넷>의 시간 여행은 다른 영화에서 표현됐던 시간 이동에 관한 무의미한 기술적 반복이 아니다. <백 투 더 퓨처>(1985) 등이 불연속적 시간 이동을 서사적으로 활용한다면, <테넷>은 시간의 역전이 형상화되는 과정 자체를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이 영화에는 <닥터 스트레인지>(2016) 등에 쓰인 단순한 되감기 기법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존재한다. 놀란은 역방향 촬영과 더불어 배우들을 거꾸로 연기하도록 디렉팅했다. <메멘토>에선 되감기 기술을 활용했던 놀란은 이번에는 촬영된 영상을 되감을 뿐 아니라, 피사체(주로 인물)가 직접 거꾸로 행동해서 시간의 역행을 재현하는 장면을 많이 동원한다. <덩케르크>에서 재정의된 시간처럼 <테넷>도 관습적으로 감각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시공간을 제시한다. 시간 순행과 역행이 공존하는 세상 말이다. 영화적 시간을 재정의하려는 많은 작품이 있지만, 감각 불가능한 시간의 역전 관계를 시각화하는 <테넷>의 실험만큼이나 생경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놀란 본인이 단편 <두들버그>(1997)에서 각기 다른 시간 선후 관계에 놓인 세 명의 남자(the man)를 동일한 공간에 중첩해서 표현한 점은 <테넷>의 전조로 볼 수 있지만, <테넷>은 분명 영화적 시간을 재구성하는 방식에 있어 기존 영화들과 다른 양상을 띤다.
'테넷' 촬영 현장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주)
2.
문제는 놀란 영화에서 포착되는 시간의 변주나 재정의가 목표하는 지점이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영화적 시간을 재구성해온 놀란의 세계는 매번 부산스럽게 규모를 늘려가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하지만 그 세계의 매혹적인 표층을 걷어내면, 근간에서 발견되는 건 지적 유희를 향한 감독의 개인적인 욕망뿐이다. 이토록 편집증적인 면모로 시간 재구성에 관한 영화를 생산하는 연출자가 누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놀란이 기획한 영화적 시간의 특징적 표지를 읽어내는 순간에 촉발되는 매력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영화가 머금은 지적 유희를 탐닉하려는 수용자의 몸부림이야말로 놀란 영화가 가치를 획득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놀란의 영화가 형식을 통한 영상적 구현의 극한을 추구하는 사례라면, 동시대 감독들 가운데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몇몇 영화들은 놀란의 다소 피상적인 결과물들이 가닿을 수 없는 깊이에 도달한다. <보이후드>(2014)는 기술 자본을 등에 업고 욕망을 구현하는 놀란의 영화에서 절대 성취될 수 없는 결과를 제시한다. 링클레이터는 이 영화를 12년 동안 연출했다. <보이후드>의 인물들이 실제로 성장하고 늙어가는 과정은 분장이나 특수효과로 구현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처한 삶의 순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사실 태생적으로 영화는 편집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가두기도 하고 확장하고, 제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매체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링클레이터의 기획은 현실과 영화의 시간적 경계를 무너뜨리고 삶의 재현 수단으로써 영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이다. ‘비포 삼부작(<비포 선라이즈>(1995),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3))’ 역시 주연 배우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노화 과정이 그대로 반영된 시간성이 필름에 각인된 사례다. 링클레이터의 영화적 시간은 곧 삶과 예술의 관계에 관한 작가의 견해처럼 보인다.
영화적 시간을 사유하는 또 다른 사례는 크리스티안 펫졸드의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링클레이터의 영화가 현실과 영화 사이의 시간성을 탐구하고 있다면, 펫졸드의 <트랜짓>(2018)은 과거와 현재를 중첩하는 기묘한 설정을 통해 특정 시기에 구속된 시간 논리로부터의 탈피를 주장한다. 펫졸드는 그의 작품에서 주로 역사의 흔적을 응시한다. <트랜짓>은 시공간성의 해체가 현대 사회에 산재한 이슈(난민 문제 등)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사유하는 작업이다. 펫졸드의 사유는 시간의 재구성을 넘어, 시공간성이 반영된 역사에 관한 논점을 제공해 준다. 물론 <덩케르크>의 시간은 전쟁 현장에서 생존하려는 자들의 모습을 관객이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시공간성의 무화를 유도하는 <트랜짓>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테넷>에서의 과시적 유희는 그 깊이에 도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인셉션>은 <트랜짓>에 비해 시공간의 다층적인 관계가 매력적으로 구축된 작품이지만, 그 형식적인 틀이 <트랜짓>의 사례처럼 사회 문제나 현실 요소와 소통할 기회를 마련해 주지는 않는다.
3.
한편 형식적인 관점에서 왕가위의 시간과 놀란의 시간을 비교해보는 시도는 흥미로운 논점을 생산할 수 있다. 왕가위의 영화는 시공간을 필름에 붙잡아두려고 한다. 왕가위는 <중경상림>(1994), <타락천사>(1995) 등에서 스텝프린팅 기법을 적절히 응용하여 형식의 층위에서 그 점을 강조한다. 왕가위는 흘러간 시간과 그 흔적의 공허함, 질감 등을 매력적으로 시각화하는 데에도 탁월한 센스를 보인다. 왕가위의 영화에는 주로 어긋나는 관계와 실패하는 사랑의 순간들, 공간을 맴돌거나 홀연히 떠나는 인물들, 기억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왕가위가 주로 천착하는 소재들은 형식과 긴밀히 맞물려서 영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가공된다. 왕가위의 영화는 형식을 통해 작가적인 관점을 구현하려는 좋은 사례처럼 보이지만, 놀란의 영화에서는 그 연결고리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왕가위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표출하지만, 놀란은 시간을 통해 영화의 구조를 매혹적으로 만드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건 아닌가.
다른 영화들도 유의미한 쟁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샘 멘데스와 로저 디킨스는 <1917>(2019)의 의도된 롱테이크 촬영을 통해 영화적 시간을 현실로 전이시켜 관객에게 생생한 몰입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했다. 하지만 <1917>의 기술적 성취만으로 서사 화법의 지위를 대체하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는 놀란의 영화가 갖는 한계점과 유사하게, 채택된 기술의 당위성에 관한 논의를 만들어낸다. 되감기의 변주 등을 동원한 <테넷>의 시간 역행 묘사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형식적 산물이지만, 그 목적성을 따지기 시작할 때 영화는 급격히 동력을 잃는다. 서사적 측면에서 되감기 기법을 영리하게 활용한 이창동의 <박하사탕>(1999)은 <테넷>이 놓친 요소들을 알뜰하게 챙기면서 작품의 유기성을 강화하는 데 성공한 사례다. 이와 다르게 <테넷>에서는 작품 내적 요소 간의 호응보다는 기술의 발달을 통해 형상화한 감독 자신의 가공된 욕망과 자의식만이 느껴진다.
4.
각각의 영화에서 다르게 표현되는 영화적 시간을 들여다보는 작업은 카메라로 시공간을 담아내는 영화예술의 태생적 근간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분석이다. 영화적 시간을 재구성하는 놀란의 작품들은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텍스트로 기능한다. 그렇지만 그의 영화는 명확한 한계를 안고 있기도 하다. <인셉션>을 기점으로 구체화된 그의 욕망은 <덩케르크>에서 가장 흥미로운 논점을 만들어냈지만, <테넷>에서는 기존의 매력마저 잃어버린 듯 방황하는 면모를 드러냈다. <덩케르크>의 비선형적 시간 개념은 형식을 조작해서 관객의 지각 체계에 균열을 가한 뒤, 역사의 흔적과 영화와 현실을 매개하여 사유할 수 있게 하는 담론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테넷>은 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전제한 채 다시 한번 조작된 시간을 들이밀지만, 어쩐지 표층에만 머무른 채 심도 있는 담론의 장을 제공하진 않는다.
놀란을 향한 상당수의 지적은 생각보다 가혹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그가 극복해야 할 숙명과도 같다. 놀란은 현대 영화 산업의 첨단에서 독특한 기질을 발휘하고 있는, 거칠게 말하면 포스트-스필버그처럼 보이는 보기 드문 유형의 창작자이다. 그에겐 16mm 필름 대신 아이맥스 필름이 있고, 열악한 로케이션 현장 대신 특별 제작된 회전 세트나 폭발해도 상관없는 비행기가 있다. 워너브라더스의 전폭적인 지원과 믿음을 토대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내는 자본주의적 연출가 놀란에겐 고삐 풀린 창작욕의 구현과 대중성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의 창출이 모두 요구된다. 놀란이 영화 산업의 자본 논리에 종속된 이상, 자의식 과잉과 상업성 확보 사이에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영리한 줄타기를 선보여야 한다. <덩케르크>는 장르적 서사 코드를 마냥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메멘토> 이후 정체된 듯 보였던 그의 작가적 역량을 재입증한 사례였지만, <테넷>의 실험이 만들어낸 산물은 영화사와 감독, 대중과 평단 사이의 다층적인 이해관계에 반영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사례로 보인다. 놀란이 재구성하는 영화적 시간은 과연 <테넷> 이후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그가 시간 실험을 지속할지 집착하던 소재에서 손을 뗄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 천재 감독의 다음 연출작을 기다리는 일이다.
'인셉션' 촬영 현장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주)
* 본 콘텐츠는 씨네리와인드에 게재 후 씨네랩에 업로드된 글입니다.* 브런치 드플레 님의 자료를 받아 작성하였으며,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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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17년, 차마 잊히지 못한 부조리를 외치기까지의 시간
* 이 글은 씨네랩 크리에이터 기자단으로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포스터>
<감독>
정지영
<출연진>
설경구, 진경, 염혜란, 유준상, 허성태 외
<시놉시스>
1999년 시골 소읍의 한 슈퍼마켓에 강도 치사 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은 세 명의 소년들을 진범으로 지목, 빠르게 수사를 종결한다. 얼마 뒤 새로 부임한 황준철(설경구) 반장은 경찰 고위직 최우성(유준상)과 무리들이 성과를 앞세워 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는 특유의 끈질기고 강직한 수사력으로 재수사와 재심을 시도한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소년들>은 실화와 허구 사이에서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어 내기로 유명한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장르적 재미를 높이는 동시에 약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소영웅 서사를 펼쳐낸다.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 호화 캐스팅도 돋보인다. (정한석)
(출처: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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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보면 억울할 일이 많다. 동생이 잘못했는데 내가 누명을 뒤집어 쓰고 혼났다든가, 감나무 밑에서 갓끈을 맸는데 감도둑이라 욕 들어먹는다든가 하는 일이 그렇다. 이런 사소한 일로만 억울하면 그나마 서럽지나 않을텐데, 우리 사는 사회는 마냥 합리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그보다 더한 일을 겪을 때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는 불합리와 부조리는, 인간의 아주 내밀한 이기심이 배려심 없는 욕망을 양분 삼아 자라난 것인 경우가 많다. 그것은 때론 우리를 무력하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부조리를, 이 부조리에서 기인한 무기력함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그것들에 맞설 수 있을까?
영화 <소년들>은 이러한 부조리에 맞서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1. 무엇이 부조리를 만드는가?
영화는 2000년과 2016년을 오가며 <우리슈퍼 강도 살인 사건>을 조명한다.
때는 1999년 어느 밤, '우리 슈퍼'에 세 명의 강도가 침입해 할머니를 죽이고 금품과 돈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으로는 그 이웃인 소년 셋이 지목되었고, 그들은 한 달도 안되는 시간 동안 살인죄 선고를 받고 옥살이를 하게 된다.
그러부터 1년 후, 황준철은 우연한 계기로 이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음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게 된 소년들을 위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그 당시 소년들을 수사한 경찰들이 저희들의 승진을 위해 소년들에게 거짓 증언을 받아낸 것이다. 그러나 재수사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발바닥에 땀나게 뛰어다니는 황준철과는 달리, 주변 사람들은 협조적이지 않았으니까. 왜 그랬을까? 그것은 아마도, 아주 사소한 이기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최무성 일당은 저희가 폭력을 앞세워 거짓 증언을 받아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소년들을 범인으로 잘못 지목한 윤미숙은 어머니가 강도살인 당한 충격에 휩싸여 그 당시에 대해 떠올리고 싶지 않아했고, 진범은 죄로부터 도망가고자 했으며, 소년들은 강압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끔찍한 트라우마를 되돌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황준철 반장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바로 그러한 이기심이 모이고 모여 부조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으므로. '내게도 사정이 있었다'는 변명들은 그렇게 다른 누군가의 삶을 망쳤다.
그렇게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은 권력을 쥔 이들의 구둣발 아래 무참히 짓밟히고 만다.
2. 17년, 정의를 되찾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2016년. 황 반장의 재수사가 있고부터 16년의 세월이 흐른다. 조직의 비리를 캐내던 황 반장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보직에서 제외되고 내내 변방의 섬에서 좌천 당한 채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은퇴를 1년 남은 어느 초라한 말년, 답답한 속을 그저 술로만 달래던 그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어느 소식을 듣는다.
소년들과 그들을 거두어들인 미숙이, 17년 전 그 <우리 슈퍼 강도 살인 사건>에 대해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거대한 부조리에 굴복한 바가 있는 황 반장은 주저한다. 어차피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었다. 진범은 이미 잡아들일 수도 없고, 이미 옥살이를 한 소년들의 인생을 되돌릴 수도 없다. 해도 소용이 없는 일을 다시 시도하며 무기력함을 느끼고 싶지 않기도 했을 것이고, 그러한 의미 없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주변 사람들이 다시금 다치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재심에 협조하기로 한다. 기꺼이 사표를 내고, 그 모든 부조리에 다시금 맞선다. 그는 그 현장의 부조리를 직접 목도한 가장 확실한 증인이었으므로. 그는 얼마든지 증인석에 오를 권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황준철은, 윤미숙은, 소년들은, 왜 이제 와서 부조리에 맞선 것일까?
짐작건대, 그것은 어쩌면, 그날의 그 사건이 17년이 지나도록 그들을 따라다녔기 때문이리라. 소년들의 꽁무니에는 언제나 살인자라는 꼬리표가 남았고, 윤미숙은 그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억울한 삶을 살게 한 것에 가책을 느꼈으며, 황준철은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에 매일 같이 술잔을 기울였다. 강도 살인을 저지른 진범들은 그들이 저지른 죄로 말미암아 평생토록 도망치며 살았다. 마음의 밑바닥에 짐처럼 가라앉은 오랜 옛날의 부조리가 오래도록 그들 모두를 괴롭혀 온 것이다. 이로부터 해방되는 유일한 길은, 이로부터 더는 도망치지 않고 맞서는 일이었으리라.
그리하여 그들은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지난날의 부끄러움과 실수를 바로잡고자 하는 용기를 동력으로 삼아 다시금 진실을 밝히고자 했고, 마침내, 세상에 그들의 목소리가 닿게 했다.
영화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가장 억울했을 사람들이 응당 그들이 누려야 할 삶을 되찾았다. 그리고 어떤 싸움은, 가장 사소한 것을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법이다.
우리 주변에도 부조리한 일들은 널리고 널렸다. 그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모이고 모인다면, 어쩌면 우리는 변화를 야기하는 아주 사소한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 우리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 자신과 주변에는 어떤 억울한 일들이 있을까?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무엇이든 시작해보자.
3. 관람 포인트
일반적인 수사물의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들이 많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이 영화는 16년이라는 긴 시간의 장벽 하나를 두고 2000년과 2016년을 넘나든다. 이 각기 다른 시간이 어떻게 연출되었는지, 배우들은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 될 것이다. (GV에서 설경구 배우가 말하길, 효과적인 연출을 위해 일주일 동안 나흘이나 굶었다고 한다..!)
둘째, 무거운 소재의 영화임에도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가 돋보인다. 특히 조연배우들의 재치가 인상 깊었는데, 허성태와 염혜란 배우의 생활감 넘치면서 익살스러운 연기가 일품이었다!
셋째,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실제 사건을 살펴보며 어떤 일이 있었고, 영화에서는 이를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2022.10.06. 부산국제영화제 10.05~10.14 15:00 하늘연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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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주 최신 개봉영화(베놈2, 졸트, 실: 인연의시작, 십개월의 미래, 푸른호수)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2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베놈2 #졸트 #실 인연의 시작 #십개월의미래 #푸른호수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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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리버 색스 : 그의 생애> 30초 예고편
2015년 1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올리버 색스는 "나의 생애"란 에세이를 뉴욕 타임즈에 기고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다. 의학계의 시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비롯한 베스트 셀러 작가, 인간의 뇌라는 경이로운 우주의 탐험가 등 수많은 수식어들 사이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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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웬디> 30초 예고편
‘피터팬’ 탄생 110주년 기념,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시각의 All New ‘피터팬’!기찻길 옆, 작은 식당이 세상의 전부인 소녀 ‘웬디’는
내면에 차오르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매일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가 나타나고
‘웬디’와 쌍둥이 형제 ‘더글라스’, ‘제임스’를 이끌고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어른이 되지 않고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신비로운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