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20 16:05:40
끝내주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2]
예비 홈프로텍트들 모여라!

이번 크리스마스 집콕하며 지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바로 접니다.
크리스마스에 홈프로텍터로 지낼 동지들을 위해 틀어두기만 해도 재미있는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따뜻한 이불에서 영화 보며 끝내주게 즐겨보아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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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 NO! 표정, 제스처, 의성어만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곤돌라"
- 이번에 제가 여러분께 소개드리고자 하는 영화는
바로 [곤돌라]입니다
"영화 <곤돌라>, '대사'가 없다고?!"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대사의 분량이 적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대사 몇 마디라도 있지 않을까 뚫어져라 집중하며 봤는데 대사는 정말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요즘 흔히 상영되는 다른 영화들과는 가장 특이하고도 차별화되는 특징인 듯하여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마치 옛날 옛적 영화 상영물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볼 땐
인물의 표정, 움직임, 제스처, 의성어, 인물의 감정에 따라 흘러나오는 배경음악 소리에 더더욱 귀 기울여서 바라보았답니다
처음엔 대사 없는 영화는 처음인지라 적적할 것 같은 느낌에 걱정이 되었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점차 적응되니까 인물의 소리 없는 아우성과 움직임 등만으로도 영화를 이렇게나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표정, 웃긴 의성어 소리에 특히 피식피식 웃었답니다
영화 속 '곤돌라'는 제목답게 주인공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상징적인 매개체입니다
영화에서는 특히나 곤돌라들이 맞물리는 지점을 자주 비춰주는데요
곤돌라를 통해 주인공이자 곤돌라 승무원인 '이바'와 '니노'는 어색한 사이에서 우정을 나누는 사이, 질투하는 사이, 사랑을 나누는 사이로 점차 발전하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조용한 산골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의 새 승무원으로 들어온 '이바'와 기존 승무원 '니노'는 일하면서 자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처음엔 당연히 어색한 사이이니 누가 봐도 어색한 표정으로 간단한 눈인사만 하고 지나칩니다
《곤돌라의 수동문이 꽉 닫힌 채 말이죠》
그때 곤돌라에서 내리면 체스판이 놓여 있었는데, 그 둘은 서로 체스 게임을 통해 점점 가까워집니다
(상대방 말을 잡을 때마다 곤돌라로 이동하면서 약 올리는데 그때 깔리는 배경음악이 너무나도 얄미워서 웃겼다는ㅎㅎ)
가까워지면서 '니노'는 '이바'에게 곤돌라 위에서 그물망으로 과일을 따다 주고,
'이바'는 그에 답하듯이 탭댄스를 보여주며 보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바'는 빵 위에 햄만 놓여있는 조촐한 '니노'의 도시락을 보게 되었고,
'이바'는 '니노'를 위해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만들어 건네줍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급격히 친해졌고
버스, 배, 우주선 등으로 곤돌라를 직접 변신시키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상대방과 교감하는 동시에 위안이 되어줍니다
마치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듯한 모습이 관객 입장에선 유쾌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때는 《곤돌라의 수동문이 활짝 열려있었죠!》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침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듯싶었으나,
묘한 분위기가 이어지려던 참에 '이바'가 '니노'의 한 서류를 발견하고 실망한 채 돌아섭니다
(아마 니노가 원하던 꿈에 관한 합격 서류 같기도)
그럴 때도 역시 "곤돌라"가 빠질 순 없죠!!
여기에서 곤돌라는 두 사람이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바'는 자신의 서러운 감정을, 곤돌라를 이용해서
곤돌라 안에서 물총으로 '니노'를 향해 쏘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듯 행동합니다
그에 답하듯 '니노'는 자신이 아끼는 바이올린으로 곤돌라 안에서 '이바'를 위해 연주를 하며 화해 시도를 합니다
서서히 마음이 풀린 '이바'는 자신도 나팔을 이용해 곤돌라 안에서 연주하죠
그러면서 '니노' 또한 '이바'에게 자신이 직접 쓴 악보 그림을 선물합니다
그럼으로써 두 사람은 곤돌라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멈춰
서로의 악기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자랑합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사장이 혈압 올라 뒷목잡을 때까지ㅋㅋ
전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관계에 대해 확신하며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관계에 빠져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곤돌라에 한 승무원만 타 있던 곤돌라 안에는
어느덧 '이바'와 '니노' 두 사람이 나란히 같이 타 있고,
관계가 무르익자 그만큼 더 진한 우정과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두 사람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영화 <곤돌라>를 보러 달려가시면 어떨까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영화의 흥미로움에 금방 빠져들 겁니다~~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제가 앞서 굵은 글씨와 노란 형광펜으로 표시했듯
전 곤돌라의 '수동문'을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관계에 따라 변하는 과정을 '수동문'에 비유하듯 표현한 것 같다는 제 나름의 추측이 있었답니다ㅎㅎ
왜냐하면 주인공들이 어색할 땐 문이 굳게 닫혀있고,
친해짐으로써 관계가 발전할 땐 문이 활짝 열려있었기 때문이죠!
괜히 저 혼자 의미를 부여해 보며 영화를 추측해 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전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되게 몽환적이다.' 하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잔잔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더더욱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답니다~
또, 영화 <곤돌라> 안에는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과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대거 등장하니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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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그냥 판타지만은 아니다
<모털 엔진>은 원작이 있는 영화다. '견인 도시 연대기'라는 소설이고 총 4부작으로 책이 나눠져 있다. 그중 네 권의 책 중 첫 번째 책의 제목이 '모털 엔진'이다. 각색하기는 했지만 1권의 책의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의 스토리가 너무 방대해서 네 권의 책의 중요 부분들을 추출해서 만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니 책을 빨리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영화를 보고 속편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서 압축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모털 엔진>의 모털, 혹은 모탈(mortal)은 '영원히 살 수 없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이 제목은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른다. 60분 전쟁이라 일컬어지는 전쟁으로 인해(아마 핵전쟁일 것으로 보인다) 지구가 멸망한 후, 커다란 엔진으로 움직이는 견인 도시들이 서로 약탈을 일삼고, 땅에 고정해서 살기를 원하는 '반 견인 도시 주의자'들과 다시 전쟁하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감독인 '피터 잭슨'이 제작을 맡아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나 역시 공개된 예고편이 눈길을 사로잡아 많은 기대를 하면서 영화를 보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영화의 영상미(CG)는 좋았으나 기대를 너무 한 것인지 스토리 면에서는 실망감이 컸다. 아마 방대한 스토리를 128분 안에 녹여내려다 보니 개연성도 떨어지고, 공감도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사건도 급하고, 러브라인도 급하고, 해결도 급했다. 이런 방식을 삼류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아, 이렇게 되겠구나'라고 예상하면 그렇게 이뤄졌다. 역시 '왜'가 결여된 이야기는 공감을 얻기 힘든 것 같다. 아마 두 편 정도로 나눠서 제작했다면 더 탄탄한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전반적인 세계관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60분 전쟁 이후 1천 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현재는 과거 혹은 고대가 된다. 견인 도시 '런던'의 박물관에 미니언즈 대형 피규어가 '미국의 동상'이 되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정도의 미래에서 지금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사실 과거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탈핵과 방사능이다. 대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우리가 방사능 폐기물을 어디에 묻는다고 기록으로 남겼을 때 미래의 후손들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고대의 언어를 해석하지 못하는 것처럼요."
미니언즈뿐만 아니라 토스터가 귀중한 유물인 세상에 현재 쓰는 언어가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교수님의 저 말씀이다.
우리는 지금 과거의 언어를 모두 해석하지 못한다. 그래서 학자들이 '추정'한다. <모털 엔진>에서도 그렇다. 그렇게 과학이 발전했지만 TV 영상 같은 화면을 만들어내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가 되어 있음에도 그 안에는 여전히 60분 전쟁의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부품을 구하러 다니는 존재들도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고대의 무기로 불리는 메두사를 다시 사용하는데 정말 마구 쏘아댄다. 만약에 빔을 맞은 땅이나 건물, 그 안에 핵폐기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영어로, 한글로, 다른 언어로 어디에 묻었다고 아무리 기록을 남긴다고 해도 짧으면 천년, 길면 몇만 년 뒤에나 반감기가 지나서 안정화가 되는 핵폐기물의 존재를 미래의 인간들이 알 수 있을까? 특히 걱정되는 것은 어디에 남겼다는 것은 해석했는데,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을 해석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다. 만약에 핵폐기물이 보관된 위치의 표시를 보물이나 메두사 같은 무기의 위치라고 생각하고 파헤치면 그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과거의 사람들도 벽화 등의 기록을 남길 때 그 기록이 후손들에게 남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남겼을 텐데 우리는 무슨 의미인지 해석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상상하면 정말 무서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핵으로 만든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쓰고 말면 그만이다. 하지만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의 폐기물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막무가내 조상들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을까?
움직이는 견인 도시와 반대로 과거처럼 땅에 정착해서 살아야 한다는 반 견인 도시 주의자들은 어느 산맥에 자리를 잡고 '샨 구오'라는 방벽 뒤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장벽이라고 불리는 것은 댐과 닮아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지각의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예전 지구의 4개의 대륙으로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름도 그렇고 그 방벽은 '산샤댐'이 아닌가 싶었다. 거대한 세력을 피해서 숨은 곳이 댐 뒤라는 것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그만큼 물을 가두기 위해 인간이 얼마나 큰 힘을 쏟았는지 볼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왜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을까?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전 지구적으로, 역사적으로 전쟁은 '땅'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것은 우리가 땅을 소유의 개념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고, 반 견인 도시 주의자들이 지향하는 것처럼 다시 한번 토지를 소유한다면 인간은 또다시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견인 도시가 있음에도 욕심을 내는 사람은 욕심을 내고 있지만 말이다. 과연 땅에 정착해서 사는 것이 정답일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다.
디스토피아를 소재로 하는 영상은 늘 고민을 던져준다. 정말 먼 미래일지, 아니면 이제 곧 다가올 미래일지, 아니면 그 미래조차 없는 것은 아닐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다.
우리는 천년이 지나고 썩지 않는 과자를 먹으며 살고 있다. 우리의 현재의 삶의 행동들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기 전에 한 번씩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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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 사냥개들
사진출처ⓒ넷플릭스
사냥개들(Bloodhounds, 2023)
채널 : 넷플릭스 오리지널 │ 장르 : 액션·범죄 │ 연출·극본 : 김주환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원작 : 웹툰 『사냥개들』
출연 : 우도환, 이상이, 허준호, 박성웅, 류수영 외사진출처ⓒ넷플릭스
사냥개 = 사채시장의 ‘일수꾼’
‘사냥개’는 사채시장에서 ‘일수꾼’으로 통용되는 말이라고 한다. 사냥개는 어떤 존재인가. 한 번 주인에게 충성한 사냥개는 집요하게 사냥감을 추적하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 매우 직관적인 제목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은 사채시장의 사냥개가 된 주인공 두 청년이 벌이는 명쾌 통쾌한 액션활극이다.
주인공 ‘건우(우도환)’는 복싱 신인왕을 거머쥘 정도로 복싱 실력이 좋은 이십 대 청년이다. 그런 건우에게는 사랑하는 홀어머니가 있는데, 지독히도 장사가 어려웠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어머니가 악랄하기로 소문난 사채에 손을 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건우 어머니가 대출을 받은 ‘스마일 캐피탈’이라는 업체는 불합리한 내용을 계약서에 개미 코딱지만 한 글씨로 기재해 채무자를 기만할뿐더러, 말도 안 되는 불법적인 수수료로 폭리를 취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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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복서 건우는 왜 사냥개가 되었나
그 시점에서 만난 ‘최사장(허준호)’은 건우에게 은인이었다. 그 역시 사채업을 하고는 있었지만 일명 ‘선한’ 사채업자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이자를 거의 받지 않다시피 해서 돈을 빌려주는 인물이다. 손녀딸처럼 여기는 ‘현주(김새론)’를 경호하려고 고용한 건우에게서 선하고 반듯한 마음을 본 최사장은, 어머니의 빚을 갚으라며 1억을 흔쾌히 빌려주게 되고, 그렇게 건우는 주인을 위해 뭐든 물어뜯을 각오가 되어있는 최사장의 ‘사냥개’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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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맨주먹 복서 VS 사채시장 끝판왕
그러던 건우는 우연히 자신과 어머니를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던 스마일 캐피탈의 ‘김명길(박성웅)’ 대표가 최사장과도 깊은 악연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김명길은 깡패용역과 손을 자고 정재계도 주무를 만큼 위험한 인물이기에, 최사장은 어린 건우가 김명길과의 일에 휘말리기를 원치 않는데. 하지만 사냥개에게 어디 후퇴가 있을까. 이미 충성할 각오가 되어있는 건우는 함께 복싱을 하며 만난 형 ‘우진(이상이)’과 ‘김명길 없애기’에 가담하기로 결심한다. 20대 청년과 사채업 최강자의 싸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게 바로 이 극의 최대 재미 포인트다.
사진출처ⓒ넷플릭스
‘액션 알못’이 봐도 카타르시스 폭발
이 드라마는 액션을 빼면 정말이지 시체나 다름없다. 그만큼 액션이 주가 되고 액션신을 위해 이야기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액션이 미.쳤.다. 주인공 건우와 우진은 복싱 신인왕전에서 만난 사이니 그 주먹의 파워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하리라. 건우와 우진이 오로지 단련된 체력과 뜨거운 복서의 심장으로, 서른 명이 넘는 용역깡패들을 제치는 수많은 신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지루하지 않게 짜인 카메라 무빙과 우도환과 이상이의 찰떡 케미로 인해 정말이지 한 신 한 신이 주옥 그 자체다. 게다가 단순히 주인공이 악역을 때려눕힐 뿐 아니라, 서민의 피를 빨아먹는 악덕사채업자를 청소한다는 대의까지 더해지니 짜릿함은 배가 된다. 평소 액션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푹 빠져 볼만큼 정말 대단했다.
사진출처ⓒ쿠키뉴스
배우 김새론의 하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이 잘 짜인 이야기와 쫄깃한 액션신이 정말 멋진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에는 (모두가 아는 그) 우여곡절이 있었다. 바로 ‘현주’ 역을 맡았던 배우 김새론의 하차 소식. 김새론은 극 중 비중도 정말 컸고 연기도 훌륭했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촬영 후반부 하차 소식을 전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등장한 다른 여성캐릭터로 인해 후반부가 조금 붕 뜬 느낌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그런 해프닝도 별 탈 없이 메꿀 만큼 다른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이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완벽했기에 큰 방해요소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사진출처ⓒ넷플릭스
우도환&이상이의 케미로 뿌셔버림
특히 우도환과 이상이의 연기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평소 배우 우도환을 날렵한 눈 때문에 악역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런 그에게서 선함을 발견하고 그 선함을 최대치로 끌어내 건우라는 캐릭터로 녹여낸 감독의 선구안이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건우의 절친이자 투톱인 배우 이상이의 연기도 압권이었다. 그냥 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로 끌고 가는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사진출처ⓒ넷플릭스
더불어 김명길에게 또 다른 피해를 입은 재벌로 등장하는 최시원(민범 역)의 연기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민범은 후반부에 건우와 우진을 도와 김명길을 잡는데 일조하는데, 진짜로 저런 의리 있는 호감형 재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인상이 깊은 캐릭터였다.
사진출처ⓒ넷플릭스
탄탄한 웹툰 원작에 ‘청년경찰’ 감독 연출!
드라마의 원작은 동명 웹툰인 「사냥개들」이다. 주인공 두 명 건우와 우진 그리고 빌런 김명길과 은인 최사장 캐릭터를 가져왔지만, 배제된 캐릭터도 많으며 설정도 플롯도 원작과는 많은 부분 다르게 각색되었다고 한다. 웹툰을 보지는 않았지만 워낙에 드마라가 흥미진진하게 짜여, 원작에 못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감독은 앞서 강하늘과 박서준의 케미가 빛나는 「청년경찰」을 연출했던 김주환 감독이다. 「청년경찰」 때보다 더욱 기술적으로 탄탄해진 액션극이라는 호평을 듣는 「사냥개들」은 아마도 그의 필모 중 최고 작품이 되지 않을까. 연기력이 입증된 주인공들의 굵직한 연기, 지루할 틈 없이 촘촘한 액션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좋아해 마지않을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까지 제대로 담은 드라마 「사냥개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보고 온 「범죄도시3」보다 더 재밌었다는 건 안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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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눌린 자아가 만들어낸 비극
<싸이코>, 억눌린 자아가 만들어낸 비극
<싸이코>는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서스펜스와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영화의 초반에는 등장인물 마리온의 횡령이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점이지만 마리온이 베이츠 모텔을 방문하게 되면서 마침내 영화 제목 <싸이코>가 관객에게 보여진다. 중반부를 지나 영화는 베이츠 모텔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담고 있으며 영화 초반에는 살인마가 미스 베이츠라고 확실하게 드러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살인마의 정체가 모호해진다. 결국 살인마는 노먼 베이츠임이 밝혀지고 동시에 그가 미스 베이츠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이중인격 살인마라는 점도 같이 알려져 충격을 준다. 노먼 베이츠가 이중인격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미스 베이츠의 과도한 의존과 괴팍한 성격이 있었고 그녀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억눌림은 노먼의 정신병을 초래했다. 나아가 어린 시절 억눌린 노먼의 자아를 비롯한 남성성은 살인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노먼의 인격과 공간적 배경의 연결성
영화 속 등장하는 공간적 배경은 고립되고 억눌린 노먼의 인격을 묘사하고 있다. 베이츠 모텔의 위치, 노먼 베이츠의 저택과 모텔의 위치 그리고 베이츠 저택 내부 모친의 공간과 노먼의 공간 차이는 노먼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보여준다. 따라서 각 공간이 어떻게 노먼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베이츠 모텔과 저택의 위치
먼저 모텔과 저택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면 그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고속도로에서 떨어진 곳에 있으며 찾기 힘든 곳에 있다. 마리온과 아보가스트가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사람들과 거의 교류가 없는 고립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람과의 교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거주지는 노먼의 유년 시절부터 이어진 그와 그 모친의 고립을 표현한다. 또한 그 고립의 정도는 얼마나 노먼이 다른 사람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고 그 결과 모친에게 자아가 통제될 수밖에 없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모텔과 저택의 위치는 노먼의 모친이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다는 보안관의 말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노먼의 정신 상태가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위치에 놓여 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베이츠 저택과 베이츠 모텔의 위치는 노먼 베이츠에 내재된 두 인격의 상하관계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미스 베이츠의 모습과 존재는 창문에 비친 그녀의 실루엣으로만 오직 확인할 수 있다. 그녀가 밖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저택 내부에만 머무르는 것처럼 나타나고 노먼이 저택에 있는 모습도 거의 나오지 않는 점에서 영화에서 저택은 미스 베이츠의 공간처럼 묘사된다. 반면 모텔은 노먼의 공간이다. 노먼은 모텔의 주인으로 그가 통제할 수 있는 곳이다. 그에게는 모든 객실을 열 수 있는 열쇠가 존재하며 투숙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휴게실에는 그의 취미 생활이 담긴 박제품들이 가득하다. 또한 그가 스스로 만든 엿보기 구멍으로 투숙객을 관찰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저택은 미스 베이츠의 공간으로 모텔은 노먼의 공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어서 베이츠 저택과 베이츠 모텔이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저택은 계단을 올라가 모텔보다 높은 곳에 있고 모텔은 따라서 반대로 저택보다 낮은 곳에 있다. 또한 저택의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텔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모텔에서는 저택의 외관만 볼 수 있고 다른 정보는 전혀 얻을 수 없다. 따라서 베이츠 저택은 마치 모텔을 감시하기 위해 있는 감시탑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며 아래를 내려다보며 지켜보는 공간과 위치가 주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미스 베이츠의 공간으로 분석될 수 있는 저택이 위에 있고 노먼의 공간인 모텔이 아래에 있다는 공간성은 노먼의 두 가지 인격 중 모친의 인격이 지배적이고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노먼의 방과 미스 베이츠의 방
노먼의 자아보다 모친의 자아가 노먼 내부에서 더 우세하다는 것은 저택 내 미스 베이츠의 방과 노먼의 방 차이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영화 후반에 라일라가 저택에 몰래 들어감으로써 밝혀지는 미스 베이츠의 방은 매우 넓으며 가구나 옷들 모두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반면 노먼의 방은 마치 소년의 방과 같은데 침대는 성인 남성이 자기에는 좁아 보이고 침구도 낡았으며 정돈되어 있지 않고 나이에 맞지 않는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놀 것만 같은 인형들이 있다. 노먼의 방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화려하고 넓은 미스 베이츠의 방은 노먼 내면에 자신보다 모친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음을 나타내며 특히, 어린아이의 방을 닮은 노먼의 방은 결국 모친의 과도한 의지와 성격으로 노먼은 유년 시절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그대로임을 나아가 삐뚤어졌음을 보여준다.
노먼은 누구인가
미스 베이츠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노먼을 지배하여 모친에 대한 노먼의 집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의 집착은 그가 이중인격의 살인마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결말로 이어졌다. 노먼은 이제 고립된 모텔과 저택에서 벗어나 다른 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유년 시절의 결과가 교도소가 된 노먼, 모든 진실이 밝혀진 지금 노먼은 과연 누구인가? 미스 베이츠인가 노먼 베이츠인가. 마지막 노먼의 독백 또는 미스 베이츠의 독백은 그들이 통제했던 공간에서 벗어나 직면하게 된 새로운 곳에서의 그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노먼의 상태를 모호하게 만들어 그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사진: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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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이트, 루이스도 불완전한 사람이었어!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도 우리와 같은 불완전한 사람이었어!’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은 20세기 최고의 지성인 두 인물이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설전을 통해 밝혀지는 이들의 민낮에 집중한다. 지난한 삶과 사회적 편견, 그리고 죽음의 공포 앞에 너무나 나약하고 불완전한 두 지성의 모습은 낯설음과 측은함을 오고가며 인간애를 느끼게 한다.
흡사 전쟁을 앞둔 이의 모습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년 9월 3일, C. S. 루이스(매튜 구드)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프로이트(앤서니 홉킨스)의 초대로 런던에 위치한 그의 집을 방문한다. 도착 전 거리에서 만난 프로이트 딸 안나(리브 리사 프라이스)가 건투까지 빌 정도이니 세기의 대결이나 마찬가지. 무신론자인 프로이트와 유신론자인 C.S. 루이스는 만나자 마자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토론을 펼친다. 전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거리는 수면 아래에 있던 각자의 죽음이란 공포를 내보이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은 ‘꿈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실화처럼 보이지만 실제 둘은 만난 적이 없다. 원작인 연극 <라스트 세션>을 집필한 희곡 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은 M. 니콜라이의 저서인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했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의 특성상 극 중 설전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내며 토론의 장보다는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C.S. 루이스를, C.S. 루이스의 관점에서 프로이트를 바라보고 탐구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프로이트는 C.S. 루이스를 환자처럼 대한다. C.S. 루이스가 앉은 의자가 환자들이 앉는 의자라고 하는 등 보기보다 복잡한 삶과 무신론자에서 유신론자가 된 이유는 캐묻는다. 제1차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얻은 공포증은 물론, 전장에서 죽은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어머니와 함께 사는 이유, 그리고 신을 믿고 성서를 연구하는 이유 등 무신론자인 프로이트를 통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를 만난다.
반대로 C.S. 루이스는 기독교 변증론자로서 인간의 본성과 신앙을 함께 연구하듯 ‘꿈의 해석’을 내놓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를 탐구한다. 과거 자신과 남동생을 돌봐 주지 않았던 아버지의 존재, 모든 인간은 동성애적 관점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말하지만,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딸 안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 신은 믿지 않지만, 온갖 신을 모시는 아이러니한 태도 등 학자의 관점에서 그의 이론의 시작점과 실제 삶의 오류를 발견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감독은 이런 두 인물의 극 중 위치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들의 어둡고 다른 면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20세기 최고의 지성인이지만, 그들 또한 우리처럼 오류를 범하는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이들의 민낯을 더 견고하게 다지는 건 바로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죽음의 공포다. 신을 믿던 안 믿던 간에 죽음의 공포는 두 인물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프로이트는 나치를 피해 런던으로 망명했고, 전쟁의 공포와 구강암의 고통은 날로 심각해진다. C.S. 루이스 또한 참전 당시 얻었던 공포와 전우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등 그에게 죽음은 먼 일이 아니다. 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둘은 인간에게 고통과 악은 왜 존재하는지, 신이 있다면 전쟁 등 참혹한 세상을 방관하는지, 죄는 무엇이고, 사랑은 존재하는지 등 날이 선 대화를 통해 우리가 모르는 삶의 진리를 파헤친다.
서로 극단에 위치한 이들이 만나 설전을 벌이는 이야기는 안소니 홉킨스, 조나단 프라이스 주연의 <두 교황>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다. 이 영화 또한 신을 섬기는 이들임에도 실수를 하는 불완전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또한 <두 교황>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지만, (안소니 홉킨스가 나온다는 점 등) 생각보다 유쾌한 유머가 적다.
원작인 연극에서도 유머는 첨예한 대립과 논리 정연한 토론에 무거워진 공기를 환기시키는 작용으로서 큰 역할을 했는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이 약하다. 두 인물에 대한 관심도가 많지 않다면 이들이 나눈 내용 자체가 딱딱하게만 느껴지는데, 실없는 농담과 유머가 적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창과 방패를 휘두르는 듯한 이들의 설전은 단순한 영상 구성에 의해 긴장감이 덜하다. 플래시백을 통해 두 인물의 심리와 전사를 보여주는 건 중요하지만, 토론이 고조되어 진검승부가 이뤄지는 찰나에 등장하기 때문에 몰입감을 저해한다.
그럼에도 이 110분의 토론을 계속해서 보게 되는 건 두 배우의 열연 덕분이다.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말이 필요 없다. 극의 심도를 조율하는 듯한 그는 연기 텐션을 통해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특히 3주 후 운명을 달리하는 가운데에서도 지적 대화와 토론을 통해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프로이트의 열정적인 모습, 딸 안나의 성정체성에 흔들리는 그의 불안한 눈빛은 빛난다. 매튜 구드의 이에 지지 않는다. 그는 과거의 기억에 함몰되는 가운데에서도 신을 믿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심지 굳은 C.S. 루이스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우린 오류를 오가며 온전한 진실을 발견한다.” 극중 프로이트가 C.S. 루이스에게 남긴 말이다. 이 세상 완전한 것은 없다는 것처럼, 극 중에서 만난 두 지성은 불완전한 존재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와 다른 게 하나 있다. 바로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 온전한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목적 아래 이들이 행한 마지막 행동(클래식 듣기, 컴컴한 밤 지켜보는 시선)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사진제공: ㈜트리플픽쳐스
평점: 2.5 / 5.0
한줄평: 첨예한 구강 액션이 빠진 심심한 110분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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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의미에 대해 되묻다
사실 SF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현실성이 없어서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곤 했었다. 미래를 다루고 첨단을 다루고 있는 와중에도 그 본질적인 주제를 찾으면 지극히 현실적이라지만 이상한 기계들이 있는 저 배경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 그간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편견을 깨준 작품이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시놉시스
인간과 리플리컨트가 혼재된 2049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 ‘K’는 임무 수행 도중 약 30년 전 여자 리플리컨트의 유골을 발견하고 충격적으로 출산의 흔적까지 찾아낸다.
리플리컨트가 출산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에 큰 혼란이 야기되므로 이를 덮으려는 경찰 조직과 그 비밀의 단서를 찾아내 더욱 완벽한 리플리컨트를 거느리고 세상을 장악하기 위해 K를 쫓는 니안더 월레스. 리플리컨트의 숨겨진 진실에 접근할수록 점차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는 K는 과거 블레이드 러너였던 릭 데커드를 만나 전혀 상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리플리컨트: 21세기 초 만들어진 복제인간. 인간과 같은 지적 능력과 사고방식 그리고 신체적 조건을 갖춘, 노동력 제공을 위한 인간의 대체품
# 블레이드 러너: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색출해 ‘제거’하는 임무를 가진 특수경찰
* 해당 내용은 네이버 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항상 겨울이더라
이러한 SF영화의 특징은 미래의 세계를 다루면서도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전제로한 작품이 많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배경이 또 ‘겨울’이다. 날씨 자체가 비가 많이 내리기도 하고 실내 장면에서는 계절감을 딱히 알기 어려운 복장들을 하고 있어서 도대체 계절이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겨울이었다.
디스토피아의 세계에서 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배경을 통해 알려주고 있었지만 이러한 영화 문법에 너무 많이 노출된 탓인지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도 마찬가지구나 싶었지만 계절감을 알 수 없도록 실내에서의 배역들의 복장이라던지 눈 대신 물을 많이 사용한다던지 어느정도 혼란을 줄 수 있는 장치들을 사용해서 그 반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겨울이라는 배경이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그 외의 부분은 재밌게 봤던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작품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를 그렇게 친절한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고 관객이 궁금증을 가지게끔 장치들을 배치해서 이 장치가 어떤 의미일가? 관객 나름 생각하게끔 만들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여러 장치들 중에서도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물’이었다. 사방팔방 물이 나온다. 요원 케이가 어딜 이동할 때마다 비가 흩뿌려지고, 리플리컨트들을 제어하는 본부를 감사는 건물 주변에는 댐처럼 물들이 방어하고 있고, 또 리플리컨트를 만들어내는 곳에서는 건물 내부의 조명이라던지 문양들이 꼭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케이가 실비아와 격투를 하는 장면도 바다 속에서 이뤄진다.
처음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볼 때는 왜 저렇게 축축할까? 찝찝하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보다보니 모든 요소에 물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이건 어떤 의미일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양수’의 개념이 아닐까 하고 결론을 내렸다.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양수로부터 외부 충격에 보호를 받듯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리플리컨트들을 물로 감싸고 있는 것이 아닐가 하는 나름의 해석을 해보았다.
그래서 인간과 기계의 차이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볼 때 궁금했던 또 하나는 이 영화에 인간은 나오는가?였다.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존재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들만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내가 보고 있는 이 장면에 인간은 있는 것인지 배경지식이 없는 나로써는 분간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인간이 아닌 블레이드 러너 케이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자신의 선배 블레이드 러너였던 릭 데커드를 그의 딸에게 데려다주는 장면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기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아무리 기계가 인간보다 신체적으로나 능력적으로 탁월하다고 하더라도 오류인줄 알지만 그것을 행하는 인간을 더욱 선망하는 것인가? 통제된 삶이 아니라 그 통제를 벗어나 오류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리플리컨트들을 인간이 아니면 무엇일까? 인간과 로봇의 경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고 관객 스스로가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품이었던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기계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 실존의 의미를 되물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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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영화 매니아라면 올해 놓치면 안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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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_#2] 사진과 CC 부부에게 영상이란? 📸 (with. 김수연&고중철 감독)
🎙️ Episode 2. 사진작가 김수연&고중철 편 00:00 인트로 03:10 프라이의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사진작가론 12:38 에그의 사진작가론 16:02 영상과 사진의 차이 22:43 에그의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 23:44 시와 사진의 상관관계 & 시에 대한 이야기 28:17 소통으로써의 예술 31:48 영상 일을 하게 된 계기 37:24 솔직한 감정이란? 45:22 음악에 관한 이야기 51:34 아기들은 왜 동요를 좋아할까? 54:48 힙한(!) 가족사진 57:07 사진에 찍힌다는 것 1:07:06 어떤 영상 일을 하시는지? 1:08:20 일을 대하는 태도 1 1:11:09 표현에 대한 니즈는 어떻게 채우는지? 1:19:19 사진에 집중하고 싶은 이유 1:20:59 영화 추천 'La jetee' 1:23:40 마무리, 앞으로의 각오 ‘우리의 감독을 찾아서’는 단편 영화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영화란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 김수연&고중철 감독 📍instagram @xssu_ @koko.graphy 📍작업 계정 instagram @thatsmywhere_ ◾️ 따옴표 필름 📍 instagram @ddaompyo.film 📍 YouTube @ddaompyofilm 📍 ddaompyofil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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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대 너머에> 30초 예고편
지워져 가는 기억을 붙잡으려는 인숙.
다른 이들의 기억 속을 헤매는 지연.
과거의 기억속으로 던져진 경호.
서로의 기억 너머, 존재의 의미를 찾는 히치하이커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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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공식 예고편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1막 3월 7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넷플릭스 #폭싹속았수다 #WhenLifeGivesYouTanger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