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 K2021-04-11 23:15:36
세이프 - 안전(safe)과 안전하지 못한(unsafe), 아이러니의 연속
한국 영화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한지 벌써 2년이 되었다. 한국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비교적 늦게 주목을 받았지만 초청받은 작품들 대부분이 수상하거나 무관이라도 좋은 평을 받았다. 이러한 경향은 장편 뿐만 아니라 단편에서도 보이는데, 단편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 뉴스도 많이 뜨고 인터뷰도 자주하고, 여러 영화제에도 초청받으면서 화제를 받은 걸로 아는데, 제작년에 기생충이 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타면서 이 영화도 다시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필자는 이 영화를 상암 한국영상자료원의 영상도서관에서도 VOD로 관람하였다.
이 영화는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주인공 민지는 돈을 번다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의 안정성(안전)을 추구하지만, 그 돈을 번다는 행위는 위험(안전하지 못한)하다. 애초에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본인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엔딩에서 극한에 다다르는데, 남자라는 위협을 피하기 위해 금고에서 돈을 빼내고, 자신이 그 금고에 숨는 행위를 통해 안전을 얻는다, 하지만 금고 안에서 핸드폰이 방전되고 금고 안에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상황까지 끌고온 요소인 '돈'의 요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 최후에는 돈의 위치를 인간이 차지하게 되니.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인간보다 더 가치있게 평가되는 것은 더 이상 드문일이 아니게 되었다.
영화는 1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사운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며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감독의 훌륭한 기교를 봄으로서 후속작을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 작품 이후로 문병곤 감독은 활동이 아예 없다. 2014년에 "문감독 예고편: 40 MIN"이 나오기는 했는데 이것은 세이프를 포함해 자신이 제작한 단편을 합쳐둔거라 새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이프 이후로는 장편에 몰두하겠다고 인터뷰에서 답했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칸 영화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이라는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감독이니, 분명 언젠가 장편, 아니 단편으로라도 다시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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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탄력성을 잃은 사람들에게
간만에 좀 울림이 있는 드라마를 보았다. 요 근래 한국의 콘텐츠들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액션이 필수인가 싶을 정도로 몰아치는 서사에 지쳐있었는데, 잔잔한 듯 하면서 몰아치는 드라마를 만났다. 정신병원이라는 일종의 금기시되어 있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애환부터 그 병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따뜻하긴 한데 알게모르게 마음이 아프다.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으로 치유받는다는 진리를 담은 이야기이기에 오늘도 어디선가 마음이 다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인간에 대한 혐오가 생겼다가도 사람을 갈구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전까지의 콘텐츠들은 정신병 환자들을 집중 조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대체로 주인공의 애물단지 주변인물 정도로는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왜 아픈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다양한 정신병도 보여주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지에 집중한다. 암흑 속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새계로 자신을 몰아넣는다든지, 갑자기 다운된 자신을 극 하이텐션으로 끌어올린다던지 등등 모두 암흑 속에 갖힌 자신을 지켜내려고 발버둥치는 그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다양한 연출적인 요소들을 이용해 표현해내었다.
조울증 환자들이 왜 감정 기복이 심한지, 그 기복 속에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혹은 망상 환자가 왜 갑자기 게임 세계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는지 등등 그들의 시각을 대리경험할 수 있게 한 연출이 탁월했다.
참 별거 아닌 말들인데, 상처가 오래 남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니"
이건 누군가에 희생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이런 말 다음에 아프다는 사람에게 소심하다는 둥, 의지가 박약하다는 둥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또다른 공격이 시작된다. 너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내가(사실은 착각이지만) 혼구녕을 내든, 각성을 시키든 나약한 아이를 다시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징징대지마 너 누구 닮아서 이러니"
앞선 멘트 뒤에 항상 따라붙는 말이다. 그런 말을 듣다보면 내 말은 그저 투정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생각해 점점 말이 없어진다. 좋은 말만 하고 나쁜 말은 삼켜버리니 속이 답답하고 나의 약점을 들키지 않으려니 항상 자기를 방어하는 데에 익숙하고 당하지 않으려고 항상 곤두서있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다시 깨닫는다. 나에게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없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왜 이말을 들으면 화가 치밀어 오를까. 항상 이게 궁금했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항상 화가 나는데, 나는 왜 화가 나는지 모르겠었다. 그런데 최근 조금 달라진 내 자신을 마주한 것이,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회복탄력성을 잃은 것 같다고 느낀 지점부터였다. 분명 예전에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다시는 그런 말을 안들으리 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었는데 지금은 절망만 하고 그냥 그대로 주저앉아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저 누워있고 약속이 잡혀 나가려고 해도 침대에서 벗어날 생각을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사는 현 시점에서 드라마 속 인물들을 보니 느껴졌던 것이, 이들은 각자의 삶에서의 절망에서 회복 탄력성을 잃어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그럼 혹자는 말하겠지. 무슨 말을 해야 네가 낫겠냐라고 묻는다면 그냥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정신병은 설득으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몸이 아픈 게 아니니 당신의 말이 만병특효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 말을 하면 얘가 낫지 않을까 착각하는 것이다. 이유가 그사람의 소심함이었든 뭐였든간에 이미 낙오되어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속도로 오라고 재촉하는 것만큼 비수가 없다.
물론 주변인들은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느려진 그들의 속도에 맞춰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도록 그저 바라만 봐주는 게 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정신병은 당신이 고쳐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잔인하지만 그저 지켜보시라.
아, 그런데 황여환과 민들레의 러브라인은 좀 필요없지 않았나 싶긴 한데, 물맞는 씬은 읭스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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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늦게 온 DCEU의 마지막 편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부동생 '옴'(패트릭 윌슨)의 야욕을 꺾고 아틀란티스 왕국의 왕좌를 차지한 '아쿠아맨/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 왕비 '메라'(엠버 허드)와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아들을 키우며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던 그에게 과거의 악연이 다시 찾아온다. 아쿠아맨에게 아버지를 잃은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마틴 2세)가 지구를 파괴할 무기인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고 아틀란티스를 공격한 것.
예기치 못한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아서는 과거 블랙 만타와 손을 잡은 바 있는 옴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다. 사막 감옥에 갇힌 옴을 찾아가고, 그를 감옥에서 꺼내준 아서. 의심과 불신 속에 한 팀을 이룬 아서와 옴은 이제 남태평양의 한 섬으로 향한다.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지구를 파괴하려는 블랙 만타와 그를 조종하는 사라진 왕국의 '코닥스 왕'을 무찌르기 위해서.
<아쿠아맨 2>를 보는 두 시선
2018년에 개봉한 DCEU(DC 확장 유니버스)의 <아쿠아맨>은 시리즈 초석 역할에 충실한 영화였다. 전작 <저스티스 리그>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해 그저 '물고기랑 대화하는 애'였던 아쿠아맨. 그의 이미지는 '호쾌하고 상남자스러운 바다의 지배자'로 180도 달라졌다. <컨저링> 시리즈와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의 메가폰을 잡았던 제임스 완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 결과였다.
흥행 성적도 훌륭했다.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국내에서도 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국내에 개봉한 DC 원작 영화 중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조커>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었다. "물맨(아쿠아맨) 봄은 온다"는 밈이 유행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1편의 평가와 성적만 놓고 보면 5년 만에 돌아온 속편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DCEU의 현황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연출한 제임스 건이 총괄 기획을 맡은 DC 유니버스가 새 출발을 알리면서 세계관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 그 결과 DC 유니버스로 편입되지 못한 <아쿠아맨 2>은 굳이 봐야 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 숱한 재촬영과 재편집 뉴스도, 조니 뎁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한 엠버 허드의 출연도 희소식은 아니었다.
엇갈린 시선 속에 도착한 <아쿠아맨 2>는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전편에서 스쳐 지나간 환경 문제를 주요 소재로 삼아 예상 못한 큰 그림을 보여줬고, 아쿠아맨의 서사도 한층 풍성해졌다. 근래 히어로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액션의 쾌감도 강렬하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크다. 미처 못 지운 재촬영의 흔적 때문에 영화는 전반적으로 산만하다. 특히 존재 의의가 없다는 한계를 뒤엎을 한 방은 끝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다급한 현실을 직시한 큰 그림
MCU의 전성기였던 2010년대 후반만 해도 MCU의 장점은 현실성이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호크아이 등은 당장 지구에서 활동해도 위화감이 없어 보이는 영웅이었다. 그랬기에 관객들도 그들의 서사에 기꺼이 빠져들었다. 반면에 DCEU의 다소 비현실적인 히어로들은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솔로 영화가 나온 슈퍼맨과 원더우먼만 해도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외계인과 신화 속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MCU와 DCEU에 대한 평가가 마침내 뒤바뀐 듯 보인다. 멀티버스 사가에 힘을 쏟은 마블은 점점 공허해졌다. 다중 우주와 양자 영역, 시간여행이 중심 소재가 되면서 MCU 영화들은 관객들이 발 딛고 있는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졌다. 반면에 DCEU는 오히려 지구에 가까워졌다. 지구 온난화라는 환경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아쿠아맨 2>의 메시지는 그 어떤 히어로 영화보다도 현실적인 위협과 맞닿아 있으니까.
물론 전편에서도 환경 문제는 중요한 소재였다. 해양 오염 문제 때문에 옴이 이끄는 아틀란티스 군대가 육지 침공을 계획했을 정도였다. 단지 1편이라는 특성상 부각되지 못했을 뿐이다. 거시적인 문제를 화두로 던지기 전에 아쿠아맨 캐릭터 소개, 아서와 옴의 왕위 싸움, 아서와 메라의 로맨스만 다뤄도 러닝타임이 부족했으니.
<아쿠아맨 2>는 다르다. 빌런의 동기, 행적, 계획 모두 지구 온난화와 맞닿아 있다. 당장 극지방이 녹지 않았다면 블랙 만타는 블랙 트라이던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더해 블랙 만타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남극 빙하에 갇힌 사라진 왕국 '네크루스'를 부활시키려는 코닥스 왕의 음모도 이뤄질 수 없다. 이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영구 동토층에 얼어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환기시킨다.
야심 찬 그림 위에서 뛰어놀다
이처럼 현실적이고, 어찌 보면 야심 찬 큰 그림은 아쿠아맨이라는 영웅의 서사를 풀어내는 데 최적화된 도구이기도 하다. 여러 능력이 있지만, 아쿠아맨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소통'이기 때문. 특히 기껏해야 물고기와 대화한다고 놀림거리가 되는 이 능력이 의외로 가장 영웅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스 신화적 관점에서 볼 때, 영웅은 인간과 신의 세계를 넘나들며 소통하는 인물이다. 영웅은 신의 대리인으로서 예언을 실천하는 이다. 동시에 인간 중 가장 뛰어난 자로서 신이 정한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간극은 그리스 비극의 원천이었다. 오이디푸스도, 아킬레우스도, 테세우스도 인간으로 태어나 신의 세계에 도전하다 파멸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아서 커리의 서사도 다르지 않다. 그는 아틀란티스의 왕이자 육지와 바다의 전쟁을 막은 영웅 아쿠아맨이다. 육지와 바다를 자유로이 오가며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두 세계의 공존을 가능케 한 셈이다. <아쿠아맨 2>는 이제 그의 영웅성을 다른 방향으로 확장시킨다. 두 세계의 가교 역할을 넘어서서 두 세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과업을 아서에게 부여한다. 지구를 지키는 일은 인간과 아틀란티스인 모두의 생존을 위한 일이니까.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블랙 만타는 아버지를 죽인 아쿠아맨을 증오하고, 인간은 미지의 국가인 아틀란티스를 막연히 두려워한다. 옴을 비롯한 아틀란티스인들은 바다를 파괴하는 육지에 세계에 분노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아서는 블랙만타와 그를 조종하는 코닥스 왕과 대적하고, 자기와 반목했던 이부동생의 마음을 되돌려 협력해야 한다. 모든 적개심을 극복할 때 비로소 바다와 육지가 협력하는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장점을 계승하는 중입니다
더 나아가 <아쿠아맨 2>는 슈퍼 히어로 영화다운 방식으로 아쿠아맨의 과업을 보여준다. 바로 액션이다. <아쿠아맨 2>의 액션은 영화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구현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남태평양의 한 섬에 도착해 블랙 만타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대표적이다.
아서와 옴은 정글에서 거대해진 메뚜기와 식충식물에게 불시에 기습당한다. 블랙 만타가 가공할 만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동안 섬의 생태계가 불안정해졌고, 그 결과 돌연변이 동식물이 등장한 것. 지구의 이상 징후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액션 시퀀스의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셈이다. 그렇기에 괴물이 된 동식물과 아서 형제의 추격전은 마냥 유머스럽지 않다. 꽤 징그럽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물론 메시지, 서사와의 연결성을 빼고 보더라도 <아쿠아맨 2>의 액션은 그 자체로 인상적이다. 비록 스케일이 전편보다 줄어들었고 CG 티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아틀란티스에서 펼쳐지는 수중전이나 네크루스 전투는 여전히 화려하다. 다양한 색상의 광원을 활용한 덕분에 액션의 움직임과 흐름을 따라가는 데도 무리가 없다. 이는 너무 어둡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탈로칸 연출과 대비를 이룬다.
초기 DCEU 영화의 느낌이 되살아난 장면도 눈에 띈다. 히어로와 빌런이 일 대 일로 맞붙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경쾌한 리듬감과 명확한 카메라워크의 조합 덕분에 아쿠아맨과 블랙 만타가 각자 삼지창을 들고 일기토를 펼치는 장면은 문자 그대로 눈이 호강한다. 잭 스나이더가 제작에 참여한 <맨 오브 스틸>, <원더우먼> 등이 빠른 템포의 액션씬을 통해 히어로의 초인적인 힘을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부실할 수밖에 없는 기초 공사
하지만 야심 찬 소재와 메시지, 히어로 영화로서 부족함 없는 액션의 완성도는 온전히 빛나지 못한다. 영화의 기본 토대인 각본과 편집이 상당히 불안정하기 때문. <아쿠아맨 2>의 플롯은 크게 세 개다. 1) 숙적이었던 아서와 옴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버디 무비. 2) 복수심으로 가득 찬 블랙 만타와 그 배후인 코닥스 왕의 계략. 3) 왕이기 이전에 남편이자 아버지가 된 아서의 가족 이야기.
그런데 <아쿠아맨 2>는 플롯 간의 연관성을 제때 못 보여준다. 1번과 2번의 연결은 자연스럽다. 블랙 만타를 막기 위해 전편에서 그와 관련이 있는 옴을 활용한다는 내용이므로 쉽게 납득할 수 있다. 반면에 세 번째 플롯은 코닥스 왕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나머지 플롯과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정작 세 플롯 중 등장은 가장 빠르다. 그러다 보니 클라이맥스 직전까지 영화는 전반적으로 산만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한다.
또 각 플롯은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아서의 가족 이야기에서는 아버지로서 아서 커리의 정체성을 강조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 엠버 허드의 분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내용이 대폭 삭제된 흔적이 역력하다. 할머니가 된 '아틀라나'(니콜 키드먼)의 등장 타이밍은 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가족 이야기가 펼쳐지는 초반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아틀란티스가 습격당할 때 갑자기 등장해 존재감을 뽐낸다.
아서와 옴의 버디 무비는 진부하다. 특히 <토르: 다크월드> 속 토르와 로키의 이야기를 답습한다. 선조가 패퇴시킨 고대의 적과 맞서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도, 감옥에 갇힌 동생을 형이 몰래 구해 모험에 참여시킨다는 전개도 빼닮았다. 그나마 옴이 로키보다 콤플렉스가 덜하고 진중한 게 차이점이다. 그런데 이조차도 장점은 아니다. 달리 말하자면 아서 형제의 서사가 토르와 로키의 갈등보다 덜 극적이라는 뜻이니까.
근본적인 한계는 못 넘은 마지막 인사
그뿐만이 아니다. 디테일의 부족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시퀀스 간의 전환은 종종 부자연스럽고, 음악도 전편에 비해 활용법이 어색하다. 전편이 분위기를 환기시킬 때마다 음악을 적재적소에 삽입한 반면, 이번에 활용된 음악은 분위기를 자꾸 끊는다. 개그씬도 맥락이 어색한 경우가 잦다. 그 결과 <아쿠아맨 2>는 전반적으로 마치 밀린 과제를 해치우는 듯하다. 결말을 향해 달려 나가기 바쁘다는 인상이 진하게 남는다.
인상적인 큰 그림과 확실한 장점을 갖추고도 세밀한 완성도가 부족하다면, 결국 불안정한 제작 환경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제임스 완이 주연 배우 사망으로 인해 각본을 수정하고 숱한 재촬영을 진행하면서도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는 전례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 그에게도 DCEU와 DC 유니버스 사이에서 표류 중이던 <아쿠아맨 2> 구조작업이 얼마나 난관이었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와 재미를 갖췄지만 <아쿠아맨 2>의 끝은 공허하다. <아쿠아맨 2>의 결말은 <블랙팬서>와 유사하다. 아서의 결단 덕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아틀란티스는 육지와의 협력을 약속한다. 만약 DCEU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 이는 세계관의 일대 변화를 기대케 하는 가슴 뛰는 마무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럴 일은 없다. 그렇게 <아쿠아맨 2>는 무의미한 자기소개를 마지막으로 DCEU의 문을 닫는다.
Acceptable 무난함
조금만 빨리 왔다면 DCEU의 미래가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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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7일의 자기 위안
세상을 등진 채 대학 온라인 강사로 살아가며 272kg의 거구가 된 찰리가 9년 만에 딸과 재회하며 쓰는 마지막 에세이를 통해 주인공의 다채로운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더 레슬러’, ‘블랙 스완’, ‘마더!’에 이어 5년 만에 돌아온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 영화 더 웨일입니다.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하여,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 소수의 인물들이 전하는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접근하는 이번 작품은 미디어를 통해 알려져 있듯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브렌든 프레이저가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할 만큼 인생 연기를 펼치며 깊은 여운을 전해줍니다. 유명 소설 모비딕을 길잡이 삼아 펼쳐지는 구원의 길, 누군가에는 뜻깊은 시간이 되어주리라 생각됩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내 인생에서 하나라도 잘한 일이 있는지 알아야겠어”
고도비만 때문에 죽어가는 대학 에세이 강사 찰리가 아내와 이혼 후 만나지 못했던 딸 엘리와 9년 만에 재회합니다. 딸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 부탁하지만 과거 동성애인 때문에 자신을 버렸고 그동안 연락 한 번 없었던 그이기에 단번에 거절하죠. 하지만 이제껏 모아둔 거액의 재산을 물려준다고 하자, 엘리는 에세이 과제를 도와달라고 하며 만남을 이어가는데...
예고편│Trailer
원제: The Whale│감독·각본: 대런 아로노프스키
각본: 사무엘 D. 헌터│원작: 사무엘 D. 헌터의 동명 연극
출연진: 브렌든 프레이저, 세이디 싱크, 홍 차우, 타이 심킨스, 사만다 모튼 외 多
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17분
국가: 미국│등급: 15세 관람가
평점: 평론가 6.57, 왓챠피디아 예상 4.1, 로튼토마토 신선도 65% 팝콘 91%, IMDB 7.8, 메타 스코어 60점
수입: 그린나래미디어(주)│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수상 내역: 38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아메리칸 리비에라상, 버라이어티 상), 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남우주연상), 45회 밀 밸리 영화제(관객상- 미국장편), 29회 미국 배우 조합상(영화부문 남우주연상)
개봉일: 2023년 3월 1일
“심플한 서사의 여백”
기본적인 서사가 대런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해 굉장히 심플해서 언뜻 보면 아버지와 딸의 감동적인 화해 무드처럼 보이지만, 여러 가지 여지를 남기며 마지막에 다가갑니다. 주인공 찰리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한정된 인물들 모두가 각자 스스로 위안을 삼기에 역시나 이야기의 핵심은 관객 각자가 생각하게 되죠. 연극이 원작이라 그런지 집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가며 몰입도를 높여주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이러한 장점들은 엔딩의 다층적 해석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이끌어줍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후회하고 불안해하며 또 다른 선택을 통해 감당해야 할 결과로 나아가지만, 완전히 희망적이라 볼 수 없는 미묘한 감정선에 걸쳐진 채 한 걸음, 한 걸음 죽음으로 내딛는 그의 마지막 7일을 묵묵히 지켜보게 해줍니다.
“브렌드 프레이저의 진정성”
이러한 1인 극에 가까운 설정은 이미 많은 수상은 물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 브렌든 프레이저의 연기력으로 더욱 빛나고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시킵니다. 전형적인 미국 마초 스타일의 가벼운 쾌남 캐릭터를 주로 맡아서 우리에겐 ‘미이라’ 시리즈로 친숙한 1990년대와 2000년대의 할리우드 스타, 그는 찰리를 맡아 자신이 가진 겪었던 모든 감정들을 쏟아낸 듯합니다. 272kg라는 힘든 특수 분장을 거쳐 탄생한 인물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들은 관객들을 숨죽이게 만들고, 딸 엘리를 비롯해 주변인들에게 내뱉는 한 마디, 한마디는 완전히 재기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배우 본인의 진언처럼 폭발력을 보여줍니다. 마치 굴곡진 인생에서 값지게 얻은 무언가를 전하는 브렌드 프레이저의 진정성이야말로 작품성과 연출력을 떠나 이 작품을 봐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어준 듯합니다.
“마지막 순간의 구원”
죽음이 찾아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이 했던 수많은 선택의 후회를 떠올리며 마음의 짐을 덜고자 남은 7일의 기간 동안 스스로 미안함을 덜어내는 과정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자기만족에 급급한 찰리의 묘사가 불쾌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미안하다 말하는 그의 옆에 있는 리즈, 토마스, 메리, 엘리 또한 각자의 만족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무조건 부정적으로 그려진 건 아니라 여겨집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 잠시라도 행복을 느끼겠다는 자기 위안과 생을 이어가겠단 의지보다 스스로 구원받고픈 이기적인 마음이 그저 더 클 뿐이었던 것입니다. 삶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주마등처럼 스치는 어릴 적 엘리와의 행복한 시간에 놓인 아버지로서 자신을 떠올리 듯, 그렇게 찰리는 최소한 죽음 앞에게서는 만족스러운 자기 구원의 위안을 얻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런 감독의 작품 치고는 대중적이지만, 그럼에도 생각할 부분은 많아서 관객 개개인의 취향을 많이 탈 것 같네요. :)
한 줄 평 : 스스로의 위안으로 얻은 최소한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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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흥행 기록 TOP 10
얼마 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2009)가 중국에서 재개봉해 단번에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추가하며 루소 형제의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 한동안 내줬던 전 세계 역대 흥행 수익 1위 기록을 되찾았다. <아바타>는 20세기 폭스 배급작이었으나 현재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자회사가 되었으므로, 이번 중국 재개봉이 굳이 흥행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제스처일 것 같지는 않다. 소식이 들려오자 마블 스튜디오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축하하는 등 작은 이벤트 정도로 지나가는 분위기. 그래서 겸사겸사 글로벌 흥행 (수익 기준) 1위부터 10위까지 기록을 다시 살펴봤다.
*수익은 전 세계 합산(BoxOfficeMojo) 기준, 개봉일, 관람 등급은 북미 기준
*PG는 통상 우리나라의 전체 관람가, PG-13는 통상 15세 이상 관람가와 비슷
*국내 관객 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 기준
1위: <아바타>
*수익: 28억 3,367만 달러
*개봉일: 2009년 12월 18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362만 4,328명
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북미에서 7억 6,050만 달러, 해외에서 20억 7,317만 달러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누적 수익이 28억 3,367만 달러가 넘는다. 한때 <아바타>의 기록을 넘었던 유일한 작품이 후술할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뿐이며 <타이타닉>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제외하면 20억 달러를 넘은 작품이 없으므로 꿈의 수치라고 할 만하다. 아마도 이것을 넘어설 작품은 카메론 감독 본인의 <아바타 2>가 아니면 당분간 없을 듯하다. <아바타>의 북미 바깥 시장 매출 비중은 73.2%로, 10위권 작품 중에서는 <분노의 질주 7>이 기록한 76.7%의 다음이다.
2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수익: 27억 9,750만 달러
*개봉일: 2019년 4월 24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397만 7,602명
<아바타> 이후 10년 만에 나온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북미 흥행 8억 5,837만 달러, 해외 흥행 19억 3,912만 달러의 성적으로 누적 수익 27억 9,75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누적 관객 1,397만 명을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북미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중국과 영국 바로 다음의 흥행 순위를 나타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뷰 '앞으로의 '마블'은 '엔드게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cosmos-j/589)
3위: <타이타닉>
*수익: 22억 0,164만 달러
*개봉일: 1997년 12월 19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97만 1,780명
1997년작이 역대 흥행 3위에 지금도 올라 있다는 사실이 일단 가장 경이롭게 느껴지는 부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I'm king of the world!"라는 수상 소감으로도 유명한,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 개봉 당시는 지금처럼 통합전산망이 없었으나 서울 관객 수 기준으로 197만 명 정도를 동원했다고 여러 기사 및 통계에서 언급되고 있다.
4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수익: 20억 6,845만 달러
*개봉일: 2015년 12월 16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327만 3,879명
2015년 연말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일곱 번재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20억 6,845만 달러로 역대 4위. 국내에서도 3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 시리즈가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5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수익: 20억 4,835만 달러
*개봉일: 2018년 4월 25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123만 3,176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를 연이어 성공시킨 루소 형제 감독의 후속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0억 4,835만 달러의 수익으로 역대 5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국내에서도 1,123만 명이 넘는 관객 동원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6위: <쥬라기 월드>
*수익: 16억 7,051만 달러
*개봉일: 2015년 06월 10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554만 7,463명
2015년 여름 시즌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가 16억 7천만 달러의 수익으로 역대 6위. 국내에서도 554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본작을 연출한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속편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연출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연출로 복귀할 예정.
7위: <라이온 킹>
*수익: 16억 5,787만 달러
*개봉일: 2019년 07월 11일
*관람 등급: PG
*국내 관객 수: 474만 3,295명
<정글북>(2016)을 성공시킨 존 파브로 감독의 <라이온 킹>이 16억 5,787만 달러로 7위.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영화에 대한 반응은 여러모로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국내에서는 474만 관객을 동원했다.
*<덤보>를 앞두고 다시 보는 디즈니 실사영화 흥행 정리(2019.03.13.): (https://brunch.co.kr/@cosmos-j/491)
8위: <어벤져스>
*수익: 15억 1,885만 달러
*개봉일: 2012년 04월 25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708만 7,068명
8위는 15억 1,885만 달러의 글로벌 수익을 거둔 2012년작 <어벤져스>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이 본격적으로 흥행 보증 작품처럼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한 작품. 2019년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MCU의 한 페이즈가 마무리 된 지금으로서는, 이런 큰 이벤트를 만나기 위해서는 다시 몇 년이 더 걸릴 듯하다.
9위: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수익: 15억 1,525만 달러
*개봉일: 2015년 04월 01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324만 8,904명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이 글로벌 역대 흥행 9위. 당시 배우 폴 워커를 향한 추모 분위기가 있었고 영화에 대한 좋은 반응도 더해지며 결국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지금도 기록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324만 관객을 동원했다.
10위: <겨울왕국 2>
*수익: 14억 5,002만 달러
*개봉일: 2019년 11월 20일
*관람 등급: PG
*국내 관객 수: 1,374만 7,792명
<겨울왕국> 이후 5년 만에 속편으로 나온 <겨울왕국 2>는 전편보다 약 2억 달러 가량의 수익을 글로벌 기록으로 추가했다. 14억 5천만 달러. 국내에서도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겨울왕국 2> 리뷰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는 능력': (https://brunch.co.kr/@cosmos-j/924)
*11위~20위 영화도 아래와 같이 간략히 기록한다.
11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14억 280만 달러
12위: <블랙 팬서>(2018), 13억 4,759만 달러
13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2011), 13억 4,222만 달러
14위: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 13억 3,269만 달러
15위: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2018), 13억 1,046만 달러
16위: <겨울왕국>(2013), 12억 8,101만 달러
17위: <미녀와 야수>(2017), 12억 6,406만 달러
18위: <인크레더블 2>(2018), 12억 4,308만 달러
19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2017), 12억 3,600만 달러
20위: <아이언맨 3>(2013), 12억 1,481만 달러
언뜻 봐도 눈에 들어오는 사실은 상위권 대다수 작품이 디즈니(폭스 포함) 배급작이라는 점, 그리고 워너의 경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이후, <아쿠아맨>(2018, 11억 4,848만 달러) 정도를 제외하면 글로벌 흥행 상위권 영화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 정도다. 1위부터 20위까지를 함께 보면 디즈니 작품이 아닌 영화는 <타이타닉>(파라마운트), <쥬라기 월드>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유니버설), <분노의 질주> 7편과 8편(유니버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워너브러더스)까지 여섯 편이 전부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물론 루카스필름, 마블 스튜디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디즈니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
이제 단순 극장 수익과 관객 수가 아니라 OTT 등 극장 외 플랫폼에서의 인기도 고려해야 하게 되었고 흥행 수치가 전부는 아니지만, 극장에도 봄이 오길 기다리며 정리해본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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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과 집중이 확실한 퇴마 판타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 건에 천만 원씩 받고 가짜 퇴마극을 펼친다고 알려진 사기꾼 퇴미사 '천박사'(강동원). 여느 때처럼 특수효과 기술자 겸 유튜버인 '인배'(이동휘)의 도움을 받아 가짜 퇴마를 펼친 그에게 귀신을 보는 눈을 지닌 ‘유경’(이솜)이 찾아온다. 거액의 수임료를 제안한 그녀의 요구는 단 하나. 자기 여동생 '유민'(박소이)에게 붙은 귀신을 떨쳐달라는 것.
이번에도 가짜 퇴마극을 준비하던 천박사. 그러나 그는 곧 다른 기운을 감지한다. 귀신을 만나면 울린다고 알려졌지만 평생 울린 적 없는 방울이 울린 것. 그와 동시에 천박사는 무당을 사냥하는 악귀 '범천'(허준호)에게 습격당한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그에게 인배와 '황사장'(김종수)은 사건에서 손을 떼자고 제안하지만, 천박사는 다른 마음을 먹는다. 그간 애써 외면한 과거를 마주하고, 당주 무당의 장손으로서 악귀와 싸우겠다고.
웹툰 실사화의 딜레마
웹툰 원작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로 옮길 때 항상 같은 딜레마가 있다. 바로 '톤'이다. 웹툰은 과장되거나 비현실적인 톤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원작을 지나치게 충실하면 작위적이거나 오그라들기 십상이다. 반대로 그렇다고 원작 색채를 과하게 빼 버리면 팬덤의 불만을 산다. 웹툰 원작 작품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와중에도 눈에 띄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지 않은 이유다.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는 위 딜레마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후렛샤 작가의 '빙의'를 영상화한 이 작품은 철저한 선택과 집중의 미덕을 보여준다. 웹툰 느낌을 살린다는 목적을 위해 장르, 캐릭터, 볼거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질주한다. 뛰어난 작품성이나 완성도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은 없다. 그리고 그 계획은 결과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능한 신선하게 비트는 노력
<천박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개성은 장르다. 장르 자체가 신선하지는 않다. 몇 년 사이 오컬트나 퇴마물은 대중적으로 익숙해졌다. 최근 방영된 SBS 드라마 <악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한국형 오컬트'를 표방하는 작품이 꾸준히 제작됐다. 달리 말해 마을의 서낭당을 지키는 무당인 ‘당주무당’, 충청 지역 앉은굿에서 사용하는 무구 '설경'이라는 소재만으로는 확실한 차별화가 어렵다.
대신 <천박사>는 장르 자체를 변주한다. 우선 다른 오컬트 영화에 비해 밝고 가벼운 분위기를 취한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곡성> 등 많은 오컬트 영화는 '신적인 요소가 실재한다면? '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을 유지한다. 그에 반해 <천박사>는 초반부터 <기생충>을 패러디한 도입부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무당의 사기극 같은 코미디를 적극 활용한다.
특히 코미디는 분위기 환기 이상의 용도로 영리하게 활용된다. 웃음은 <천박사> 세계관으로의 초청장에 가깝다. 웃음 포인트를 주로 인배가 맡기 때문. 극 중 인배는 천박사, 유경, 황사장과 달리 혼자만 무속 세계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영화는 이들의 괴리감을 주로 유머의 소재로 삼는데, 관객이나 인배나 처지가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인배만 따라가도 <천박사>의 판타지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다.
오컬트 영화의 일반적인 전개를 피해 가기도 한다. 퇴마물 주인공은 주로 희생자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악귀와 질긴 싸움을 펼친다. <천박사>는 다르다. 유민에게 퇴마 의식을 진행하는 천박사. 그런데 이때 악귀 범천의 선택이 흥미롭다. 그는 유민 대신 유경에게 곧장 달려든다. 또 그녀의 눈을 갖기 위해 여러 사람의 몸을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천박사를 습격한다. 이 순간부터 <천박사>는 본격적으로 액션 활극을 펼쳐 보일 수 있다.
최소한의 설명
이처럼 각 장르의 장점만 모아 관객을 현혹하려면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야 한다. 영화 내 설명이나 묘사가 간단하고, 빠르고, 가벼워야 한다. 진득하게 여러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상이한 장르 간의 충돌로 인해 단점만 부각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천박사>는 미묘한 불협화음을 알아챌 조금의 틈도 주지 않으려 한다.
핵심 소재인 설경에 대한 설명이 대표적이다. 영화는 오프닝에서 자막 한 줄로 모든 설명을 대신한다. “설경은 귀신을 협박하고 잡아 가두기 위해 경문과 문양을 한지에 조각한 부적이다.” 어떤 효과가 있고, 언제 사용해야 하고, 누가 쓸 수 있는지와 같은 자세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소재와 설정에 대한 설명도 단순하기는 매한가지다. 당주 무당의 역할, 손가락을 잘라서 만드는 주문의 정체, 범천이 무당을 사냥하는 궁극적인 목적, 칠성검에 깃든 힘... 하나하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소재이지만, 영화는 이 모든 것을 단순히 보여준다. 유경에게 신비한 눈이 있는 이유, 천박사에게 신기가 깃드는 묘사에 대한 설명도 없다.
내용 전개도 직선적이다. 천박사가 범천의 존재를 인지한 후 곧장 클라이맥스로 넘어가는 인상을 준다. 선녀 무당이라는 카메오를 활용해 '기승전결' 중 '승'을 생략하다시피 한다. 그 덕에 너무 단순한 장치들과 파훼법 같은 지점들이 여러 의구심이나 고민으로 떠오르기 전에 끝내버린다.
선택과 집중이 확실한 캐릭터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천박사> 속 인물의 서사는 복잡하다. 풀어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천박사의 집안 내력, 범천의 음모, 유경과 마을 주민들의 비극이 한 데 얽혀 있다. <천박사> 속 세계에 대한 설명도 필요로 한다. 여기에 중간중간 액션까지 곁들여 주려면 98분이라는 러닝타임은 꽤 촉박해 보인다.
이 대목에서도 <천박사>는 철저힌 선택과 집중을 보여준다. 모든 플롯을 천박사 중심으로 배치하면서 분량을 조절한다. 천박사의 개인사를 풀어낼 때 범천을 도우미로 이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의 집안과 범천의 악연을 보여주면서 두 주인공의 서사를 동시에 풀어낸다. 이에 더해 천박사의 할아버지와 동생을 단순한 희생자, 피해자로 설정하면서 영화를 전반적으로 단순한 복수 서사 내에 위치시킨다.
유경의 개인사도 과감히 생략한다. 그녀는 사건의 발단이 되는 핵심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는 유경을 단순히 범천이 노리는 목적,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다루지 않는다. 그녀는 상황에 이리저리 휩쓸릴 뿐,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녀의 부모, 그녀와 마을 주민들의 관계, 범천이 마을 주민들을 악용한 방식 등도 퇴마 판타지다운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기 위한 배경으로 소비된다. 철저히 플롯의 도구일 따름이다.
몰입은 되지만 폭발력은 없다
초중반부까지는 <천박사>의 선택이 적중한다. 코미디, 오컬트, 판타지, 액션 모두를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문제는 후반부다. 이전까지의 선택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화려한 CG가 천박사와 범천을 감싸고, 비장한 검투씬이 등장하지만 별다른 감흥이 없다. 물론 강동원이 기본적으로 액션을 잘 소화하는 배우인 관계로 액션을 보는 재미는 있다. CG도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기대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하지만 범천을 물리치는 과정과 결과에는 쾌감이 없다.
중요한 원칙 하나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천박사>는 전쟁이 정치의 연장선이듯이 액션도 서사의 연장선이라는 사실을 잊은 듯 보인다. 전쟁이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인의 행위라면, 액션은 인물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작가의 도구다. 즉, 서사가 쌓이지 않은 액션은 화려한 그래픽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천박사>는 인물의 서사를 쌓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았다. 딱 필요한 만큼의 과거사를 단편적으로 알려준다. 범천을 향한 원한이 얼마나 크고 그가 사기꾼 행세를 하며 어떻게 복수의 칼날을 갈았는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즉, 천박사가 목숨 걸고 범천을 잡는 이유는 이해해도 그에게 공감하거나 몰입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모든 서사가 집중된 주인공이 이러니, 그에게 종속된 다른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날 일도 만무하다.
결국 강동원이 장르다
그 결과 영화가 끝나고 남는 것은 캐릭터가 아닌 배우들의 비주얼과 존개감뿐이다. 강동원은 다시 한번 스타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우치>, <군도: 민란의 시대>, <검은 사제들>에서 봤던 강동원의 이미지가 묘하게 한 데 합쳐져 있다. 대중적으로 인식된 배우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캐릭터에 이식한 느낌이다.
반대쪽에서는 허준호의 무게감이 인상적이다. 자칫 경쾌함 이상으로 가벼울 수 있는 분위기를 적절히 가라앉히는 데 최적화된 모습이다. 박정민과 지수, 두 카메오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등장해서 특유의 연기력과 비주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결국 <천박사>는 캐릭터와 CG, 설정이 조금 독특할 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무난한 명절 영화에 그친다.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의도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경쾌한 톤의 코믹 액션 오컬트 영화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계획대로 결과물이 정직하게 뽑힌 듯 보여서 비판하기도 애매하다. 단지 아쉬울 뿐이다. 한국 상업 영화 중 나름대로 신선한 시도가 엿보이는 장르 영화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Acceptable 무난함
화려하나 어색한 CG만큼 오묘한 끝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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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봉준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도전, 최근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배급을 맡은 소니픽쳐스와 봉준호감독이 새로운 영화제작을 발표했는데요. 영화는 약 5300만 달러(7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으로 이는 한국영화 제작비로서도 역대 최고제작비를 기록하며 영화팬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 주요 라인업 공개
6일 넷플릭스가 2024 ‘next on Netflix’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오징어게임’ 시즌 2부터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살인자 o 난감’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되찾기 위한 아빠의 고군분투를 담은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 ’닭강정’등 상반기의 라인업들을 공개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내한 확정
영화 <듄: 파트2>의 감독과 배우들이 21일과 22일 내한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내한은 연출을 맡은 드니 빌뇌브 감독부터 배우들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스텔란 스카스가드, 오스틴 버틀러까지 역대급 라인업으로 서울 방문소식을 전하며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습니다.
봉준호 애니 한국영화 역대 최고 제작비 700억 투입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장편 애니메이션이 한국영화 역대 최고 제작비로 제작돼 월드와이즈 릴리즈를 계획중이라고 합니다. 에니메이션은 프랑스 환경 운동가인 크레르 누비안이 쓴 책 ‘심연의 특별한 창조물’에서 영감 받아 심해 생물과 인간들이 얽히는 이야기를 그리며 2018년도부터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혀졌습니다.
원로배우 남궁원배우 별세
1960~1970년대 한국 영화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남궁원 배우가 향년 90세로 지난 5일 작고했습니다. 남궁원 배우는 총 345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인기남우상, 대종상 남우주연상 등을 휩쓸었으며, 2016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습니다.
제 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1천 513편 접수 역대 최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5월 초순에 열리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공모를 통해 총 1천 513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올해 영화제는 오는 5월 1~ 10일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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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나병의 영화정보 #15? ?영화관 아르바이트?!?
?씨나병의 영화정보 #15? ⠀ ?열다섯 번째 주제? ⠀ ? 영화관 알바?! 영화관 아르바이트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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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여분의 삶이 벌이라고 생각했어.”
#윤희에게 #MoonlitWinter
-BGM
Raphael Leto - Wanted Me (feat. DNAKM)-Contact
93marv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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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빼미> 메인 예고편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 실력을 지닌 ‘경수’는 어의 ‘이형익’에게 그 재주를 인정받아 궁으로 들어간다. 그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하고, ‘인조’는 아들을 향한 반가움도 잠시 정체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러던 어느 밤, 어둠 속에서는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진실을 알리려는 찰나 더 큰 비밀과 음모가 드러나며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 아들의 죽음 후 ‘인조’의 불안감은 광기로 변하여 폭주하기 시작하고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경수’로 인해 관련된 인물들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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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랑 후의 두 여자> 1차 예고편
"남편과 결혼하려고 아무나 못하는 일을 했어요"
사랑을 위해 종교까지 바꾸며 모든 것을 믿었던 영국 여자 '메리'
"우린 결혼도, 이혼도 안했어요. 함께지만 함께가 아니죠"
사랑을 위해 결혼을 포기하며 모든 것을 바친 프랑스 여자 '쥬느'
사랑의 불꽃이 꺼지고 상실의 연기만이 피어오르는 삶에서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가는 두 여자의 인연
항해사였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부인 메리는 슬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우연히 그에게 숨겨진 가족이 있다는 비밀을 알게 되고 큰 충격에 휩싸인다.
프랑스에서 남편의 또 다른 가족인 쥬느를 만나 진실을 밝히려 하지만
자신을 청소부로 착각한 쥬느로 인해 의도치 않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말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