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21 13:58:53
영화는 지루한 부분이 커트된 인생이다
영화 <보이후드> 리뷰
오래 동안 사용한 나의 블로그 이름은 ‘언젠가 그리울 오늘’이다. 어쩌다 이런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에게 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는 일들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한 달의 마지막 주 주말에는 지나간 날들을 톺아보며 기록하는 시간을 가지고, 고등학교 때 우연히 시작한 필름 사진 찍기는 어느덧 8년 차의 취미가 되었다. 어떨 때엔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쉬워 마음이 저릿할 때도 있다. 가끔은 자기 전에 누워 지루한 오늘이 나의 삶에 어떤 흔적으로 남을지 가늠해 볼 때도 있다.
이렇듯 시간의 흐름 앞에 늘 아쉬워하는 나에게 영화 <보이후드>는 와닿을 수밖에 없다. 12년의 제작 기간을 거친 <보이후드>는 2002년에 시작해 1년에 한 번씩 모여 촬영을 진행하며 소년 ‘메이슨’과 주변 인물의 성장 과정을 그대로 녹여냈다. 영화 자체가 거대한 타임캡슐인 것이다. 모토로라 폴더폰에서 아이폰, 이라크 전쟁과 오바마의 당선 등 시대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사실 메이슨의 인생에 있어서 특별하다고 말할 엄청난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비록 엄마의 세 번의 이혼이라는 특이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로 인한 잦은 이사 때문인지, 메이슨은 세상과 한 발짝 떨어져서 관조하는 것을 선호하는 차분한 성격으로 자라난다. 자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아빠와는 비슷한 듯 다르게 말이다.
대학생이 된 메이슨은 젊은 시절의 아빠처럼 수염을 기를 만큼 아빠와의 연대가 끈끈하다. 영화에서는 부대끼며 지내는 엄마보다 아빠와의 시간들을 더 많이 조명하는데, 훗날 엄마가 될 나로선 이 연출이 아쉬웠다. 아이에 대한 삶을 책임지고 쓴소리를 해야 하는 역할인 엄마보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 캠핑에 가고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위치인 아빠가 더 멋지게 비치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나! 그래도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을 오마주해 직접 제작한 ‘블랙 앨범’을 생일 선물로 주는 아빠는 부러울 정도로 참 근사했다.
또한 세 번의 이혼을 거쳐, 홀로 두 아이를 대학교에 보낸 메이슨의 엄마를 완벽하고 강인한 여성으로만 그려내지 않아서 좋았다. 텍사스로의 이사를 준비하며 신이 난 메이슨을 보며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다’며 펑펑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눈 깜짝할 새’에 자라나 버린 아들을 보며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는 내가 엄마가 되어 자식을 떠나보내는 그때가 되어야지만 알 수 있을 것 같다.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변화의 과정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사랑의 이야기를 꾸준함으로 녹여냈다. 시간은 언제나 흘러간다. 무한한 흐름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찬찬히 음미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나아가 내 앞에 주어진 것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그 과정에서 마주친 인연과 사랑 앞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를 통해 우리는 시간 속에 변화하고 성장하며 성숙해진다.
제아무리 멈추려고 해도 인생은 계속해서 흐른다. 시간은 흐르지만, 그 순간에 충실했던 나와 그 마음들은 사라지지 않고 내면 속에 깊이 스민다.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는 우리 역시 앞에 평범하기에 대단한 나날들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또한 가슴 벅차도록 반짝이는 찰나가 이어져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이 종종 찾아오길, 또한 <보이후드>같은 영화를 다시 만날 수 있는 행운이 함께한다면 좋겠다.
Editor. Iris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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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스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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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은선이라는 친구가 두 명 있었다. 있었다고 하는 이유는 한 명이 개명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 명밖에 없다. 나는 은선이들을 볼 때마다 실버라이닝을 생각했다.
구름에 가려진 햇빛이 만들어내는 가느다란 은색 선은 먹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이 곧 갤 거라는 희망이다.
보통 이름에 쓰는 '은'자는 은혜 은(恩)자가 많을 테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레이스 라이닝이든 실버 라이닝이든, 아무튼 실제로 아직까지 은선이인 은선이는 먹구름 뒤 실버라이닝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조금 다른 아이였다. 다르다고 말하니 나에게 무척 관대한 기분이 든다.대학생활을 하면서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취업 준비나 스펙 쌓기 같은 유익한 것에는 하등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내일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아무렇게나 사랑하고, 쉽게 상처받으며 휘청거리며 걸었다.
그때 은선이가 있었다.
팻은 정신병원에서 퇴원한다. 아내와 불륜 관계였던 학교 선생을 시원하게 패버리고 아내인 니키에게 접근금지 및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병원에서 긍정적인 태도로 최선을 다 하면 한 가지 빛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으니 긍정의 힘을 믿으며 다시 아내와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감정 통제가 되지 않는 그에게 아내를 만나게 해줄 리가 없다. 불륜도 폭력도 문제이니 어느 쪽 편도 들기 어렵지만.
친구 로니의 저녁식사에 초대된 팻. 친구의 처제 티파니도 그곳에서 만난다.
(로니의 아내 베로니카 역으로 나오는 줄리아 스타일즈의 모습과 목소리가 반갑다. <너를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본 캣의 얼굴 그대로에, 나이만 들었다. 매력적인 배우다)
식사 중 언니의 말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티파니, 집에 데려다준 팻에게 나한테 마음 있는 거 다 안다, 같이 자자고 하지만 팻은 거절한다.
팻의 뺨을 후려치는 티파니의 감정기복을 보통 사람들은 따라가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사람 제법 봤다.
영화여서 극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별 생각 없고 뜻도 없이 남자들을 만나고, 자는 사람들. 표면적으로만 보면 욕 먹기 쉽고, 욕 하기도 쉬운 사람들이다.
티파니도 자신을 "미친 과부 걸레"라 부른다.
그 말을 들은 남자, "나중에 술 한잔 할래요?"라는 말은 한번 자보겠다는 거다. 티파니는 아마 왕왕 그랬을 터.
그들의 기저에는 사랑으로 인한 상처가 있다. 그 전에는 손에 쥐면 부서질까 두려울 만큼 소중한 사랑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외부적 요인으로 깨지는 순간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사랑이 이렇게 가치없는 것임을 증명해야만 덜 상처받는다.
아무튼 티파니도 남편과 사별했다. 팻은 굳이 티파니에게 남편이 죽은 이야기를 계속 한다.
팻은 저돌적으로 접근하는 티파니에게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
비닐봉지를 덮어 쓰고 달리기를 하는 또라이지만 아내를 향한 사랑은 일관적이다.
이 또한 일반적인 사랑은 아니다. 아내는 이미 떠났고, 그는 아내와 떨어져 지낸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형태도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아내를 마냥 기다리고 사랑하는 팻. 집착도 사랑이라면 사랑이다.
옛날 집과 직장을 찾아갔다가 경찰이 오기도 하고, 아직도 결혼식 음악이나 아내와 관련된 것들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결혼식 비디오가 없어졌다고 새벽 3시에 온 집을 뒤지고 난리를 치며, 아내는 이용당한 거라고 피해망상에 빠진다.
난리를 치고는 또 미안하다고 울먹이는 것까지 너무나 핍진하다.
여기서 이웃 사는 남자애는 진짜 끔찍한데, 과제를 한다며 조울증 환자를 인터뷰하려고 하고 소동이 벌어졌을 때도 카메라를 가지고 나타난다.
우울증 환자를 보는 사회의 여러 가지 반응 중 하나다. 동정, 공포, 호기심 등등.
그런 팻에게 티파니가 불쑥 나타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지 않아도 감정을 통제하고 흥분하지 않아야 하는데, 우울증이나 감정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변수를 통제하기 어려워한다.
티파니도 오기가 생긴다. 다른 남자들은 자자고 꼬시면 오케이였는데, 이 남자는 안 된다. 무슨 짓을 해도 안 된다.
결국 이 남자의 트리거인 아내에 포인트를 맞춘다. 아내에게 편지를 전해주겠다는 것.
하지만 조건이 있다. 자신과 함께 댄스 대회에 나가는 것.
자기를 아내 니키라고 생각하고 춤추라는 티파니, 춤이라고는 춰 본 적도 없는 팻.
처음부터 스텝이 엉키지만 둘은 감정의 교감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춤을 맞추어 나간다.
한편, 강박증 환자인 팻의 아버지는 팻이 있어야만 풋볼팀 이글스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글스에 배팅을 하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다.
겨우 팻을 설득해서 직관을 가지만 팻은 결국 거기서 도발하는 상대팀 팬을 또 시원하게 패버린다.
우리의 팻. 팰 때는 가차없다. 정신을 놓고 팬다.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중에 제대로 열받은 티파니까지 찾아온다.
팻은 티파니와 만나기로 해놓고 말도 없이 약속을 어겼다.
티파니는 그의 탓을 하는 팻의 아버지에게 미신과 징크스에 대해 조곤조곤 반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름쟁이 팻 아버지의 돈을 다 따간 영감에게 '묻고 더블로' 배팅을 하자고 한다.
풋볼 대회에다가 댄스대회 점수까지. 10점 만점에 5점을 받으면 팻 아버지의 승리다.
누구라도 이기기만 하면 대박날 이중 배팅이다.
12월 28일, 댄스대회에 출전한 두 사람. 예상했듯이 그 대회에 팻의 전부인 니키도 온다.
팻과 티파니는 무대에서 지금까지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인다.
심사위원 의점수는 정확히 5.0. 이글스도 이긴다.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과 티파니와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팻은 니키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니키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인다.
티파니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티파니를 쫓아 나간 팻은 티파니에게 편지를 건넨다.
팻은 지금까지 니키가 쓴 답장이라고 줬던 편지들을 다 티파니가 썼다는 걸 알고 있었다.
드디어 두 사람은 피해망상의 구름 위에서 현실로 무사히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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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팻이 니키의 귀에 대고 무슨 말을 하는지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티파니가 나를 이렇게 멋지게 바꾸어주었다"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우울증은 흔한 병이다. 누구든 상처를 받으면 마음을 다칠 수 있다. 상처를 안 받아도 기질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
우울증이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가족이 주위에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
팻의 주치의 말처럼 약을 꾸준히 먹고 계획을 세우는 것. 그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함부로 말할 수는 없으나 우울증은 일부 유전적인 면도 있다.
문제가정처럼 비치지 않아도 도박중독에 강박증(아마도 도박 중독으로 인한 강박증이겠지만) 아버지, 영화 내내 수동적인, 겁먹은 듯한 어머니 아래에서 팻이 감정적으로 조금 미숙할 수도 있다.
가정에서부터 우울증의 토대가 깔린 시나리오였다면 가정을 조금 더 극적으로 보여주었겠지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환자에 집중한 영화이다.
악화일로였던 팻과 티파니의 상처는 상처받은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극복된다.
사랑이 남녀간의 사랑일 필요는 없을 테고, 어떤 종류의 사랑이든 사랑은 사람을 바꾼다.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게 사랑"이라는 영화 <마미>의 대사가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쉽게 많이 사랑해버릇하고 쉽게 다치고 상처받는 내 사랑도 이제는 특기라고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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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 보면 멈출 수 없는! 넷플릭스에 있는 시리즈 영화 top 5
한 편 보면 멈출 수 없는! 넷플릭스에 있는 시리즈 영화 Top 5
밖에 있는 시간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집.콕이라는 단어가 핫 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집에서 맛있는 간식을 옆에 두고, 영화를 보는 게 최고의 집.콕이죠.
씨네랩이 선정한 ! 넷플릭스에 있는 시리즈 영화 TOP 5 !
오늘은 한 편 보면 빠질 수밖에 없는 영화 시리즈 정주행 어떠세요?
1. 트와일라잇 시리즈
출처 : 네이버 영화
17세의 평범한 고등학생 소녀 ‘벨라’는 집안 사정으로
워싱턴 주 포크스에 있는 아빠의 집으로 이사를 온다.
전학 첫날, ‘벨라’는 냉담하지만 자신을 무장 해제시킬 정도로
잘생긴 ‘에드워드’와 마주치고, 전율과 두려움 넘치는 인생의 전환을 맞이한다.
‘에드워드’와 돌이킬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든 ‘벨라’.
하지만 ‘에드워드’와 그의 가족이 뱀파이어 일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예기치 못한 운명에 빠져든다.
<트와일라잇> synopsis
시리즈 순서
- 트와일라잇 Twilight (2008)
- 뉴문 The Twilight Saga: New Moon (2009)
- 이클립스 The Twilight Saga: Eclipse (2010)
- 브레이킹 던 part 1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2011)
- 브레이킹 던 part 2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2 (2012)
2. 다크 나이트 시리즈
출처 : 네이버 영화
브루스 웨인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길거리에서 피살되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본 후 죄의식과 분노로 늘 고통 받는다. 복수하고 싶은 욕망은 불타오르지만 명예를 지켜야 한다던 부모님의 가르침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는 악을 물리칠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고담시를 떠나 홀로 세상을 유랑한다. 적을 이기려면 적의 세계를 알아야 하는 법! 브루스는 범죄자들의 소굴에 섞여 생활하며 그들의 습성을 터득한다. 그러던 중, 듀커드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을 만나 정신적, 육체적인 수련법을 배우게 되고 듀커드는 브루스에게 '어둠의 사도들'에 가입하라는 제안을 한다. 듀커드가 속해있는 '어둠의 사도들'은 동양계 무술의 달인 라스 알굴이 이끄는 범죄 소탕 조직. 그러나브루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강경책으로 응징하는 이들의 방법이 자신과는 맞지 않음을 깨닫고 고담시로 돌아온다.
브루스가 떠나 있는 동안 고담시는 부패와 범죄로 파멸되어가고 있었다. 한편, 브루스의 소꿉 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 도스는 갱단의 횡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부패권력과 밀착된 갱두목 팔코니가 고담시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크레인의 도움으로 레이첼이 기소하는 사건마다 교묘히 빠져나갔던 것. 레이첼에게 기소되는 부하들을 크레인의 병원에 입원시켜 면죄되게 해주는 대신, 그 대가로 수수께끼의 약품을 고담시로 밀반입시키는 이들의 결탁 속에서 고담 시민들은 점차 생존을 위협 받는다. 브루스는 악이 점령한 고담시를 되살리기 위해 충성스런 집사 알프레드와 청렴한 경찰 짐 고든, 그리고 웨인 기업의 응용과학 전문가 폭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존재 '배트맨'으로 재탄생을 준비하는데...
<배트맨 비긴즈> synopsis
시리즈 순서
-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3.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시리즈 넷플릭스 오리지널
출처 : 네이버 영화
짝사랑의 마음을 몰래 편지로만 남겨두었던 라라진. 어느 날 그들에게 썼던 비밀 러브레터가 발송 되면서 아슬아슬한 연애 소동이 시작된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synopsis
시리즈 순서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To All the boys I loved before (2018)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 To All the Boys: P.S. I Still Love You (2020)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To All The Boys: Always and Forever (2021)
4. 본 시리즈
출처: 네이버 영화
이탈리아 어부들이 지중해 한 가운데에서 등에 두 발의 총상을 입은 채 표류하고 있는 한 남자를 구하게 된다. 그는 의식을 찾게 되지만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른다.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단서는 등에 입은 총상과 살 속에 숨겨져 있던 스위스 은행의 계좌번호 뿐...
자신의 존재를 찾아 스위스로 향한 그는 은행에 보관되어 있는 자신의 소지품을 살펴본다. 그는 자신이 파리에서 ‘제이슨 본’이라는 이름으로 살았음을 알게 되지만, 여러 개의 가명으로 만들어진 여권을 보고 자신의 실명과 국적 또는 정체성을 잃게 된다. ‘케인’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미국 여권을 가지고 미대사관으로 향하지만 경찰들과 심지어 군인들까지 그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이슨 본. 그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다 대사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마리(Marie Kreutz: 프랭카 포텐테 분)라는 여성에게 2만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파리까지 차를 얻어 타게 된다.
어떤 거대한 조직이 자신을 살해할 목적으로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이슨 본은 마리를 보호하는 한편, 자신이 어떠한 인물이었는지를 아는 것이 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 믿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과거를 찾아가면 찾아갈 수록 수수께끼 같은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음모와 가공할 위협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는데.
<본 아이덴티티> synopsis
시리즈 순서
- 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 (2002)
- 본 슈프리머시 The Bourne Supremacy (2004)
-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2007)
- 본 레거시 (2012)
- 제이슨 본 (2016)
5. 분노의 질주 시리즈
출처 : 네이버 영화
오디오, DVD 등 값비싼 고급 외제 전자제품을 운송하는 컨테이너 트럭의 도난 사고가 폭주족들에 의해 연속적으로 일어나자 경찰과 FBI 는 사복 경찰 브라이언을 폭주족으로 위장시켜 잠입하게 한다. 브라이언은 폭주족의 대부격인 도미닉 토레토에게 접근하고자 그의 여동생 미아)가 운영하는 카페에 자주 출입 하게 되고 또한 시내의 가장 잘 알려진 튜닝 정비소에 위장 취업 하게 된다.
스트리트 레이싱에서 브라이언은 대부격인 도미닉에게 자신의 차를 걸고 내기 레이싱을 하게 되고, 이어 출동한 경찰들의 검거에 도주하던 도미닉은 브라이언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도미닉의 신임을 얻은 브라이언은 도미닉의 일당과 어울리게 되고 도미닉의 여동생 미아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한편 도미닉의 앙숙인 동양계 폭주족 조니 트란 은 그의 일당과 함께 도미닉을 괴롭히고 조니의 차고에 잠입한 브라이언은 쌓여 있는 고급 전자제품을 목격하게 된다. 뒤이어 경찰 기동타격대가 조니의 집을 급습, 조니를 연행하지만 별다른 혐의 사실을 밝혀 내지 못하고 풀려나게 된다. 이에 앙심을 품은 조니는 이 일이 도미닉의 사주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고 드레그 레이싱에서 자신에게 패배한 도미닉의 동료 제시를 살해한다.
트레일러 도난 사건의 범인이 도미닉과 그의 동료라고 의심한 브라이언은 도미닉의 여동생 미아에게 자신이 경찰임을 밝히고 도미닉의 행방을 쫓게끔 설득한다. 마지막으로 트레일러 약탈을 계획하던 도미닉은 산탄총으로 무장한 트레일러 운전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와중에 동료인 빈스가 위급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미아와 함께 뒤쫓아온 브라이언은 빈스와 도미닉을 구하고, 목숨이 위급한 빈스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경찰 임을 도미닉에게 밝히고 경찰 헬기를 불러 빈스를 후송하게 한다. 이제 싸움은 도미닉과 브라이언의 싸움으로 좁혀 지고 그 관계는 범죄자와 그를 잡으려는 경찰관으로 좁혀지게 되는데.
<분노의 질주> synopsis
시리즈 순서
분노의 질주 The Fast And The Furious(2001)
- 패스트 & 퓨리어스 2 2 Fast 2 Furious (2003)
-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 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 (2006)
-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 Fast & Furious (2009)
-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 Fast Five (2011)
-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The Fast and the Furious 6 (2013)
- 분노의 질주 더 세븐 Fast & Furious 7 (2015)
-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The Fast and The Furious 8 (2017)
-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Fast & Furious Presents: Hobbs & Shaw (2019)
-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F9 (2021) [개봉예정]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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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이 2023년의 관객에게 묻는 전쟁의 의미
마지막 전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순신(김윤석)이다. 어느덧 전쟁 7년 차. 조선과 왜 나라(일본) 이젠 지쳤다. 희생자가 많은 조선. 이는 조선과 연합을 맡은 명나라도 마찬가지다. 전쟁에 대해 회의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선조와 궁궐 안. 문신들은 전쟁을 금방 끝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조선 내부에서 전쟁에 대한 온갖 논의가 오간다. 하지만 대부분 ‘전쟁 후 조선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뿐이다. 답답한 이순신. 이 왜 나라 무리들을 그대로 놔두다간 화가 돌아올 것 같다. 이순신의 동상이몽이 조선 궁궐 내부의 신하들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전쟁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고니시(이무생)와 시마즈(백윤식)는 다이묘의 입장에서 대립하는 관계다. 이 둘에게는 과제가 있다.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면서 ‘조선에 있는 군대를 철수시켜라’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고민하는 시마즈와 고니시. 둘은 이순신만은 놔두면 안 된다고 생각해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조선과 연합을 맺은 명나라의 장수들도 다른 목표를 갖고 있다. 의리라면 죽고 못 사는 등자룡(허준호). 등자룡은 조선에게 우호적이었지만 진린(정재영)은 뭔가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전쟁을 지속하는 게 맞을까? 진린의 머릿속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전운이 감도는 조선. 세 나라의 마지막 전투가 노량 앞바다에서 벌어진다!
신선한 시도
이 <노량 : 죽음의 바다>가 느꼈던 가장 큰 장점은 신선함이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전작과는 다른 노선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 영화의 첫 번째 목표는 <한산 : 용의 출현>과는 다르다. 짜릿한 액션 쾌감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명량> <한산 : 용의 출현>처럼 멋진 이순신 장군이 나쁜 놈들 때려잡는 액션물을 기대했다간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 이 영화의 목표는 뭘까? 바로 반전(Anti-war) 영화다. 이 목표 아래에서 본작은 전작 <한산 : 용의 출현>과는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 가령 전작에서 1부는 2부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후반부 액션과 거북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본작은 다르다. 본작은 사실상 1,2부가 같은 선상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병사들의 생사여부가 장군들 몇의 판단에 따라 달렸다는 아이러니를 묘사해야 하고, 이 ‘이순신 3부작’의 핵심 키워드인 ‘의’라는 가치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작이 단순히 서사의 인과관계때문에 사용된 것과는 정반대다. 그리고 이 1부가 전개되는 도중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의 선택이 흥미롭다. 이 캐릭터들은 전쟁을 형상화하고 있다. 입체적인 특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다. 전쟁 이기면 승리에 기쁠 것 같지만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복잡미묘함을 묘사한 것이다.
전쟁의 비참함
이 영화가 반전영화로 기획된 근거를 다방면으로 읽을 수 있다. 그 하나의 예는 카메라 시점이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처음부터 이순신 장군의 전략가적인 면모에 강세를 두지 않는다. 이는 이 <노량 : 죽음의 바다>를 처음 기획할 때에 제작하는 입장에서 염두한 부분일 것이다. 일단 전작 2편과는 다르게 이 노량해전에 대한 기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난중일기>에서 전장의 상황을 직접 묘사하던 이순신 장군이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휘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 적다는 한계가 영화의 흐름과도 이어진다. 이야기 안에 판타지스러운 장면이 많이 들어가는데, 빈 공간이 많을 수밖에 없는 흐름을 상상력을 통해 영화의 에너지로 치환시킨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를 묘사하는데도 안성맞춤이다.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타국 병사들을 해치우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들어간다면 영화의 접근이 1차원적이게 된다. ‘임진왜란은 나쁜 놈을 때려잡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에 근거한 감동만 느껴지는 것이다. 이걸 그대로 따라간 것이 전작 <명량>과 <한산 : 죽음의 바다>다. 영화가 굳이 같은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라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함으로써 이순신 장군의 최후까지 무게감 있게 연출하는 것이 나을까? 영화는 후자를 선택하고 있다. 생명의 무게감을 후반부까지 잇는 것이다.
비단 카메라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개 상으로도 반전영화를 가리키는 소재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전작 두 편의 진주인공이었던 어떤 것이 등장/퇴장하는 방식, 병사 개개인에게 동기부여가 들어간 것, (아마 불호 평이 압도적으로 많을) 북과 꿈, 영화의 가장 첫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캐릭터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방식 등 이 영화는 전쟁의 비참함을 내내 머금고 있다. 이는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이라는 위인으로 전쟁이 얼마나 비극적인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읽힌다. 글쓴이는 이 시도가 신선했다고 생각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나 <1917>에서 봤던 서양 전쟁 영화의 씁쓸함이 이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압도하는 존재감
이 영화의 시마즈와 진린의 존재감은 주인공 이순신만큼 강력하다. 시마즈는 고니시과 함께 이 영화를 이끄는 빌런이다. 영화는 이 시마즈를 악마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 악마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특별하다. 우리가 아는 악마는 어떤 존재일까? 일단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다다를 수 없다. 하지만 악은 우리에게 다가갈 수 있다. 시마즈라는 인물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행보는 이 특성을 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는 인물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시마즈가 조-명 연합군에 대해 처음 언급할 때 입 밖에 내는 대사와 이 인물의 마지막 장면은 완벽하게 대비되는데, 이를 염두하고 영화를 본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정재영 배우가 맡은 진린 캐릭터는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묘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순신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인데 진린이 주인공을 묘사한다? 이질적으로 들릴 수 있는 문장이지만 글쓴이는 다른 측면을 말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의 세계를 규정하는 것이다. 이순신이 취한 전략가적 면모를 적군이 아닌 동맹의 연합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진린의 과제다. 그리고 정재영 배우는 진린이 이순신에게 영향받은 모습을 강한 감정표현으로 관객에게 전달한다. 글쓴이는 이 캐릭터 사용법이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고 본다. 이는 전작 <한산 : 용의 출현>에서 변요한 배우가 맡은 ‘와키자카’와 비슷하다. 다만 등장인물이 처한 처지가 적군과 동맹군이라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또 연기하는 방식도 차이점이 있다. 변요한 배우의 와키자카가 순수한 전쟁광을 맡았다면 진린은 기회주의적이지만 그 근거가 어느 정도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차이점이다. 글쓴이가 두 캐릭터 중 더 정이 들었던 건 진린이다. 와키자카가 좀 답답한 구석이 있었던 반면 진린은 조선 입장에선 박쥐 같은 느낌이지만 명의 입장에선 나름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물 연출에 있어서 김한민 감독이 더 좋은 방식을 고른 지점이다.
다만 글쓴이는 등자룡의 캐릭터가 진린과 시마즈에 비해 설명이 부족해 보였다. 이 인물의 작중 행보는 실제 인물을 그대로 따라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인물을 이렇게 묘사했던 것도 나름 합리적이다. 그러나 사실은 사실이고 영화는 영화다. 이야기상에서 이 인물이 이런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면 이 캐릭터가 주는 정서의 힘이 더 강해졌을 것이다. 그냥 이순신과 친해서? 그래 보이진 않다. 뭔가 가치관과 어그러지는 것이 있어서? 그런 묘사도 없어서 글쓴이가 상영관에 있을 때는 갑자기 전개가 빨라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 안에서 이 캐릭터가 겪는 사건은 거대한데 마음은 그곳으로 향하지 않으니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의’가 ‘왜?’가 되다
글쓴이는 이 영화가 가진 단점 중 하나가 사족이라는 말을 듣기 딱 좋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영화에서 김한민 감독이 진짜 전하고 싶었던 것들이 이 사족에 있다고 본다. 글쓴이는 영화를 보며 이런 요소들이 이순신 장군이 가진 숭고함을 역사적인 맥락에서 찾겠다는 김한민 감독의 의도를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령 이순신이 아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누군가에게 서찰을 받고 어떤 행동을 한다. 이 서찰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이 인물의 이름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글쓴이는 아니라고 본다. 이순신 장군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장면인 것이다. 또 영화에서 반복되는 어떤 소리, 러닝타임 다 끝나고 올라가는 쿠키영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반복되는 소리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이 아니듯 이순신 장군의 직업윤리가 후세대에도 빛을 발했다는 것을 청각적인 요소로 보여준 것이다. 또 쿠키 영상 역시 마찬가지다. 글쓴이는 이 쿠키 영상도 역사에 대한 코멘트라고 생각했다. 쿠키 영상에서 어떤 인물이 등장하는지를 주의 깊게 본다면 이 영화를 보는 폭이 넓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윤석의 이순신
김윤석 배우의 이순신은 3부작 중 가장 빛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민식 배우와 박해일 배우의 이순신은 장군으로서의 위엄이 가장 중요한 캐릭터들이다. 가령 <명량>에서는 이순신이 병사들을 독려하며 군대를 격려하는 장면에 방점이 찍혀있다. <한산 : 용의 출현>에서는 정적인 구도가 기억에 남는다. 이 정적인 구도는 영화에서 장점이자 단점이다. 멋진 박해일 배우와 진부한 플롯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본작 <노량 : 죽음의 바다>에서는 정적이고 감정전달의 폭이 넓고 깊은 이순신 둘 다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 영화에서 ‘신파극이다!’라는 말을 듣기 딱 좋은 부분이 있다. 이 부분 연기도 김윤석 배우가 보여준 역량이 아니었다면 정말 신파극처럼 보이기 쉬웠다. 그리고 김윤석 배우는 목소리 톤을 내는 방식으로도 이순신을 표현한다. 진린과 대화하는 장면이 그런데, 일정한 톤으로 이순신의 결기를 표현하는 좋은 연기였다. 이는 아수라장인 전쟁터에서 감정표현이 드물다는 인물의 특성을 통일성 있게 끌고 가는 좋은 선택이었다.
이걸 기대하고 간다면
이 영화에 대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액션이다. 사실 이 영화 자체가 반전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연출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건 김한민 감독과 (나와 같은) 일부 영화팬들의 입장이다. 당연히 이순신, 그것도 김윤석의 이순신이 멋진 액션으로 왜 나라를 해치우는 액션물을 기대하고 갔다면 실망한다. 롱테이크? 조명? 촬영? 다 처절한 병사들의 모습만 보여줄 뿐 엄청난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글쓴이는 이 <노량 : 죽음의 바다>가 대중적으로 큰 흥행을 할 영화 같지는 않아 보인다.
또 전작 <명량> <한산 : 용의 출현>에서 구사했던 간단한 플롯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김한민 감독이 두는 선택이 좀 오그라들 수도 있다. 1부는 무미건조하다. 그래서 지루하게 느끼기 쉽다. 그러나 후반부는 또 다르다. 쿠키와 엔딩이 그런데, 약간 과해보이기도 하다. 글쓴이도 이 부분은 감독이 놓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명량>에서 국수주의적 대사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던 김한민 감독이, 과연 이 선택 말고 다른 건 없었을까? 싶다면 글쓴이 입장에서도 ‘아니요’다. 차라리 그냥 존재만 언급하고 끝난다면 더 이야기가 입체적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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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간도 / 無間道
무간도 / 無間道
/ 스포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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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경찰이지만 삼합회에 언더커버로 들어가 있는 진영인(양조위).
그리고 삼합회지만 경찰에 들어가 있는 유건명(유덕화).
마약을 밀거래 하는 삼합회를 잡기위해 진영인과 국장은 몰래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러나 진영인이 정보를 알려줄때마다
삼합회가 알고 경찰의 감시망을 피하는 것을 보고
국장은 경찰내부에 첩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동일한 이유로 삼합회 내에 첩자가 있음을 알게되는 삼합회 보스.
이 일을 계기로 경찰과 삼합회 모두 내부 첩자를 알아내기 위해
서로를 미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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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난 원래 느와르영화 별로 안좋아했는데..
내가 안좋아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제대로 된 느와르를 보지 않았기 때문..
이 영화는 찐이다.
신세계, 디파티드 등 많은 영화들이 무간도에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지만
이만큼의 느낌을 따라오지 못했다.
우리는 흔히 느와르 영화라고 하면 잔인하고 어둡고 욕하고 공격적인 영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걸수도..)
진짜는 그렇지 않았다..
영화가 엄청 어둡지도 않고, 욕도 많이 안하고, 잔인하지도 않은데
엄청 긴장된다.
진짜 포스터에 적힌대로 가장 완벽한 느와르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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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씬
1. 봉투에 적힌 '표'자를 알아본 진영인
2. 마지막 엘레베이터 씬
내가 여태껏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던 엘레베이터 죽음씬은
올드보이의 유지태 엘레베이터 씬인데,
이 영화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가장 인상깊은 엘레베이터 죽음씬은 무간도의 마지막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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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점
이런 명작에 내가 뭐라고 아쉬운점이네 아니네 라고 하기 좀 뭐하지만..
보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1. 갑자기 '읭?' 스러운 감동의 물결, 로맨스 연출..
아니 갑자기 이렇게 추억을 회상하고 갑자기 이런 노래가 나온다고??
갑자기 로맨스를 한다고?? 갑자기??
-> 근데 이러한 부분이 이 영화의 매력일수도.. 그리고 뭐 엄청 방해스러운 연출도 아님.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좀 읭 스럽긴 했다.
2. 기승전결이 뭔가 기 승 전... 결!!!!!!! 이런 느낌.
'기'부분은 아주 후다닥 지나가서 전혀 지루하지 않음.
'승'부분도 나름 쫄깃함
근데 '전'부분이 약간 힘이 빠진다.. 뭔가 맥아리가 없어진다..
(이 부분에서 '읭?'스러운 부분들이 등장하기 때문일수도..)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결' 부분으로 치닫더니 끝부분에서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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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부분
일단 양조위, 유덕화 모두 연기를 개잘한다. 진짜.
특히 다른 영화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유덕화의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유건명 캐릭터가 정말 소름돋는 캐릭터인것 같다.
진짜 독한인간이다.
그리고,,, 진영인은 그냥 너무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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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만든 무간도에 갇혀버린 유건명"
YELM
* 본 콘텐츠는 블로거 YELM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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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영화 9선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가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에디터는 가족도 인간관계의 한 형태라고 생각하는데요.
피를 나누었지만 때로는 낯선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반대로 타인에게서 가족과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들은 가족의 의미와 관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탐구한 작품들입니다.
가족의 개념을 재정립한 <어느 가족>과 <가족의 탄생>부터,
가족 내의 다양한 문제를 다룬 <로얄 테넌바움>과 <결혼 피로연>까지
‘가족’에 대한 고민이 깊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영화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감사합니다.
가족의 탄생
미라와 형철은 친구 같고 애인 같은 다정한 남매로, 5년간 소식 없던 형철이 나이 많은 연인 무신과 함께 미라를 찾아온다. 미라는 동생과 그의 연인 무신과의 어색한 동거를 시작하고, 한편, 선경은 로맨티스트 엄마 매자 때문에 연애와 일상이 항상 시끄럽다.
경석과 채현 커플은 사랑을 나누는 방식의 차이로 갈등을 겪으며 관계에 위기를 맞는다. 사랑과 스캔들로 얽히고설킨 이들의 복잡한 이야기에 예상치 못한 비밀이 드러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과연 이들의 복잡한 사랑과 갈등 속에서 행복이 탄생할 수 있을까?
결혼 피로연
대만 출신의 웨이퉁은 뉴욕에서 애인 사이먼과 동거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부모님은 결혼과 손주를 바라며 압박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웨이퉁은 세입자 웨이웨이와 영주권을 위한 위장결혼을 계획하고, 그녀는 제안을 수락한다. 부모님은 뉴욕까지 찾아와 전통 혼례식과 피로연을 제안하고, 결국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게 된다.
완벽해 보였던 위장결혼은 피로연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이로 인해 세 사람의 관계는 복잡해지고 진실이 드러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자신을 닮은 똑똑한 아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는 성공한 비즈니스맨 료타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6년 간 키운 아들이 자신의 친자가 아니고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 료타는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친자의 가족들을 만나고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고민과 갈등에 빠지게 되는데…
로얄 테넌바움
로얄 테넌바움과 그의 아내 에슬린은 세 명의 천재적인 자녀를 두었지만, 별거로 인해 자녀들은 각기 흩어져 살게 된다. 채스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마고는 극작가이며, 리치는 주니어 테니스 챔피언이다.
이들은 어린 시절의 충격과 비극으로 인해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모든 실패를 아버지 로얄의 탓으로 여긴다. 가족은 로얄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20년 만에 한 집에서 다시 모여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 캔 카운트 온 미
여덟 살 아들 루디를 혼자 키우며 뉴욕 근처 스코츠빌에서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새미는 지역 은행에서 일하고 교회 활동도 한다. 새미의 남동생 테리는 방랑 생활을 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어느 날, 테리가 돈을 빌리러 스코츠빌을 찾아오면서 새미의 평온한 생활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새미는 테리가 아들 루디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랐지만, 테리는 엉뚱한 행동을 하며 가족의 기대를 저버린다. 결국, 테리는 루디를 친아버지에게 데려가게 되고, 이로 인해 루디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토니 에드만
“가족이란 누가 안 본다면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이다… 그 중에서도 나의 아버지는 더 그렇다!” 농담에 장난은 기본, 때론 분장까지 서슴지 않는 괴짜 아버지가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커리어우먼 딸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드라마.
다즐링 주식회사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도에 있는 엄마를 찾아 1년 만에 뭉친 3형제. 맏형 프랜시스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서먹한 형제 사이가 돈독해지길 바란다.
항상 이혼생각에 잠겨있던 찰라 아내가 임신하자 구체적으로 이혼을 계획하는 둘째 피터, 헤어진 애인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막내 잭. 선로가 있어도 길을 잃어버리는 대책 없는 인도기차 ‘다즐링 주식회사’를 탄 채 세 형제의 사고만발 인도여행이 시작되는데…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광고 회사에 다니는 남편 테드와 일곱살난 아들 빌리를 뒷바라지하며 살던 조안나는 어느날 새 인생을 찾겠다고 부자를 남겨둔 채 집을 나간다. 가정일이라곤 해 본적도 없는 테드는 직장 다니랴, 살림하랴, 애키우랴,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18개월이 지난 어느날 테드와 빌리가 나름대로 적응하며 잘 지내고 있을때 조안나는 빌리를 데려가겠다고 양육권 소송을 제기한다. 분노한 테드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그동안 빌리를 키우느라 회사 생활이 소홀해 진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회사측에 의해 해고를 당하는데..
어느 가족
할머니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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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 가장 픽사다운 위로를 어른들에게 건네다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제이미 폭스)’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를 잡는다.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있어 잔뜩 흥분한 바로 그 순간, 그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인간으로 태어날 자격을 획득한 영혼들에게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그는 지구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티나 페이)’의 멘토가 된다. 수많은 위인들도 가르침을 주는 데 실패한 영혼 22와 함께 조는 지구로 돌아가 프로 뮤지션이 되고 꿈의 무대에 서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여러 공통점을 갖는다. 픽사는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야만 하는 시기나 사건을 특정 소재 안에 담아 풀어낸다. 예를 들어 <온워드>는 마법, <코코>는 망자의 날, <토이스토리>는 장난감,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을 통해 제각기 성인식, 사별, 유년기, 사춘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픽사는 늘 선택된 소재와 관련된 환상의 공간을 선보이며, 그곳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토이스토리 3>에서 청년이 된 앤디가 장난감들과 아름답게 이별한 것처럼 현실에서의 위로, 성장, 그리고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픽사 애니메이션은 유달리 어른들에게 감동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각각의 작품이 다루는 시기나 사건을 경험한 이들에게 픽사 애니메이션이 선사하는 환상 속 현실의 울림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피트 닥터 감독의 신작 <소울>은 픽사의 DNA가 가장 뚜렷하게 발현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소울>이 직접적으로 다루는 시기는 삶의 이전과 이후다. 영화의 주된 배경 역시 태어나기 전과 죽음 후에 영혼이 마주해야 하는 환상의 공간이다. 그러나 <소울>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의 탄생과 죽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탄생과 죽음은 수단일 뿐, 무엇보다도 현재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본질에 가깝다. 이는 셸리 케이건 예일대학교 교수가 본인의 저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영혼이 실재하든 안 하든)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라고 내린 결론과 일맥상통한다. 갑작스럽게 죽기 직전에 처한 조와 지구로 내려가기를 거부하는 영혼 22가 함께 뉴욕에서 모험을 펼치며 지난 삶의 과오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을 발견하며, 당장 그들이 마주한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학교 음악 교사로 일하지만 언제나 재즈 밴드로 활동하는 프로 뮤지션을 꿈꾸던 조는 동경하는 아티스트와 클럽에서 멋진 즉흥 연주를 펼치며 실력을 인정받지만, 매일 공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공허함을 떨쳐내지 못한다. 지구로 내려가는 것을 거부하던 영혼 22 역시 조의 몸을 통해 처음으로 삶이 무엇인지를 체감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부정당한 뒤 삶의 의욕을 잃고 괴물로 변해버린다. 그러던 와중에 둘은 단풍나무 씨앗으로 대표되는 순간의 아름다움,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마주한 후에야 진정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인생은 무언가 거창한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을 즐길 때 의미가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영화의 구성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영화 음악의 활용 방식이 대표적인 예시다. 사실 <소울>에서 재즈 음악의 비중은 개봉 전에 이루어진 프로모션과 그로 인한 기대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초반부 재즈 클럽에서의 연주 장면, 뉴욕에서 펼쳐지는 조와 22의 여정, 일상의 소중함을 조가 깨닫는 장면을 제외하면 재즈 음악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의 ost로도 유명한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의 스페이스 음악을 주로 들려주며, 이는 제2의 <라라 랜드>를 기대한 이들에게는 약간의 실망으로도 이어진다.
그러나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한 바를 생각하면 기대와 다른, 재즈 음악 영화를 표방하면서도 분량 면에서 재즈를 많이 들려주지 않는 <소울>의 행보는 필연적이다. 햇살을 맛보고, 단풍나무 씨앗을 손에 쥐고, 재즈가 아닌 일상의 이야기를 미용사와 나누고, 또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상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은 조에게 재즈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 오히려 더 소중하며, 그렇기에 그는 클럽에서의 연주 후에도 남은 공허함을 채울 수 있다. 이러한 조의 서사처럼 영화 역시 전체적으로 재즈를 배치하지 않으면서 역으로 재즈 음악의 의미도, 예상과는 달랐던 ost도, 영화 1분 1초까지도 모두 즐기고 기억에 남길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재즈 음악을 들려줄 때에는 즉흥 연주와 다른 연주자와의 하모니에 중점을 두며 지금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자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이외의 장르를 통해서는 영혼들의 세계와 조의 절실함, 22의 좌절감까지도 생생하게 제시한다. 이렇게 <소울>은 스브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트 닥터 감독이 말한 대로 영화 음악의 장르 선택과 배치를 통해 가장 직관적으로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한다.
또한 <소울>은 두 주인공 안에 현대인들의 처지를 녹여내며 관객들이 영화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유도한다. 조와 22는 전혀 다른 유형의 인물처럼 보인다. 한 명은 확실한 인생의 목표를 지닌 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열정으로 가득하다. 반면에 다른 한 명은 지구에서 태어나지 못할 정도로, 또 본인도 지구에 갈 생각이 없을 정도로 열정이 부족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결국 둘은 확신을 갖지 못해 우울하다는 같은 문제 상황에 처한 이들이다. <피로사회>의 표현을 빌리면 조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는 지구에서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해 "자기 자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이라서 우울하며, 22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강제된 자유로부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낙오한 인물이다. 열정이 있는 이와 아닌 이,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인물과 시작조차 두려워하는 인물이라는 차이 이면에는 "(삶을) 보는 법에 대한 특별한 교육"을 받지 못해 사색적 삶을 누리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성과를 내야 하고, 그 성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긍정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비록 양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의 목적에 치여 함몰되어 가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고, 따라서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조와 22라는 캐릭터가 현실을 반영하듯이, 주 배경으로 묘사되는 공간도 현실의 비유로서 감정이입과 공감에 큰 도움을 준다. 지나치게 열정에 집착하여 괴물이 된 영혼들이 떠돌아다니는 공간인 어둠의 구역을 보자. 지나친 열정 때문에 주식 거래에 미쳐버린 한 남자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 결과 두 주인공과 같은 문제를 겪는 인물이다. 이때 이 남자와 22처럼 자신의 삶을 잃고 괴물이 되어 버린 이들이 '문윈드'와 같은 개인의 도움에 의해서만 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둠의 구역은 개인이 스스로를 하나의 부품이자 도구로 여기게 하며 실패할 경우 재도전의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 사회상의 반영이다.
또 다른 배경인 '태어나기 전 세상'도 현실의 그림자를 반영한다. 이 곳은 언뜻 영혼들의 성장과 배움의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갖추어야 한다는 조건들을 정해놓고 그 조건을 맞춘 영혼만 지구에 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은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기보다는 엇비슷한 인간상을 만드는 공장이나 다름없고, 그 공장에서 낙오한 22와 같은 영혼이 괴물이 되는 것을 방치하는 대목에서는 특정 스펙과 조건으로 삶의 성공과 실패가 재단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러한 공간들의 특성과 인물들이 처한 어려움을 연관 지어 생각해보면 현재의 사회구조를 만드는 데 공헌한 과거의 위인들로부터 22가 아무런 가르침을 얻을 수 없었던 이유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소울>이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영화는 <업>처럼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지 못하며, <토이 스토리>처럼 십수 년 후에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뭉클함을 선사하지도 못한다. 또한 육신과 영혼의 관계, 죽음과 삶의 관계, 죽음이 갖는 의미 등 다소 현학적인 소재로부터 매 순간 마주하는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도출하는 데 있어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영리하고 효과적이지만 주제나 소재가 갖는 깊이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울>은 픽사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작품이다. 사실 영화의 다양한 목적과 기능 중 하나가 현실에서의 도피인 만큼, 현실의 아픔과 불편함까지도 영화 안으로 끌고 들어온 <소울>의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할리우드를 꿈의 공장이라고 부를 만큼 영화는 현실과 다른 세상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제공하는 위안과 위로가 단지 현실 회피와 환상의 충족을 담당할 뿐이라면 영화는 마약과 다를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힘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언제나 끝이 나기 때문에 영화는 관객들을 그들의 현실로 되돌려 보내야만 하고, 그렇기에 결코 현실에서 완전히 도망치라고 말할 수 없다.
결국 영화는 도피처가 아닌 피난처이자 안식처이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충전소 혹은 주유소다. 그렇기에 앞서 살펴봤듯이 환상 속의 세계를 펼쳐 보이지만 언제나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을 잊지 않는 픽사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큰 기대와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삶에 지쳐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비난하며 황량한 사막을 떠도는 이들을 향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냉철한 성찰과 비판의 메시지도 남기는 <소울>이 유독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자 가장 픽사다운 영화일 수 있는 이유다.
<소울>은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간 후 테리가 "영화는 끝났어. 이제 집에 가"라고 말하는 쿠키 영상으로 끝난다. 이는 마치 <데드풀>에서 데드풀이 왜 아직도 앉아 있냐면서 혹시 다음 편 떡밥을 기대한 건 아니냐며 약 올리는 것만큼이나 유머스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한 장면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매 순간을 귀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의 마무리이기 때문일까? 실컷 환상의 세계를 맛보고 그 감흥에 취해 있을 관객에게는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는 이 대사마저도 다시금 현실을 살아갈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렇게 <소울>은 현학적이고 깊이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직접 가슴에 와 닿는, 가장 픽사스러운 격려와 위로를 전해주는 영화로 남는다.
O(Outstanding, 특출함)
마블이 <아이언 맨>을 넘어서야 한다면, 이제 픽사는 <소울>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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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클라베? 가 뭐야? / 디테일한 교황 선출 과정 / 바티칸 내 스릴러란 / 지루해도 괜찮아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콘클라베"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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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살자들> 메인 예고편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당한다.
며칠 후 말레이시아 경찰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의
두 명의 여성을 사건의 범인으로 전격 체포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몰래카메라 연기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이 쇼를 기획한 일당은 완벽하게 종적을 감추었는데…
김정남 암살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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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비상선언> 30초 예고편
- 압도적 몰입감의 30초 예고편 대공개! 개봉까지 무한 재생 안내 말씀?드리며 8월 3일, IMAX 탑승을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