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산2024-10-17 21:36:12
영화 '쑤저우강', 환상과 현실에 얽힌 두 개의 사랑
영화 <쑤저우강> 리뷰
영화 <쑤저우강(蘇州江)>은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두 개의 사랑 이야기를 매혹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쑤저우강은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인 소주(蘇州)에서 상하이의 황포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강입니다. 쑤저우강의 물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마치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유영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로우예(婁燁) 감독은 1965년 생으로 상하이가 고향입니다. 이 영화는 3O대 중반에 익숙한 장소에서 찍은 감독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비디오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고 들은 사실에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쓴듯합니다. 영화는 이름도 얼굴도 나오지 않는 비디오 촬영기사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화자(話者)의 시선은 관객이 무대 뒤를 엿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그로 인해 영화는 어딘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감독은 영화를 다큐멘터리를 찍듯이 영상을 구성했습니다. 핸드헬드 촬영으로 흔들리는 영상이 주는 불안정한 감각은 등장인물들의 혼란을 관객이 느끼게 하며, 영화 전체에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냅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해 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을 영화에 빠져들게 합니다.
여주인공 저우쉰은 1인 2역(메이메이와 무단 역)을 맡아 두 개의 사랑 이야기를 서로 다른 캐릭터로 풀어냅니다. 각기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두 사람의 공통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여, 두 사랑 이야기가 결국 하나로 연결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1인 2역의 여주인공을 보며 두 사람이 결국 같은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화자(話者)는 우리의 생각을 깹니다. “내가 보기에 (두 사람은) 하나도 안 닮았다."라고 말하며 상황을 모호하게 남겨둡니다.
남자 주인공 자홍성(마다 역)은 쑤저우강의 탁류처럼 혼란스러운 청춘의 내면을 절제된 연기로 담아냅니다. 말보다 눈빛과 몸짓으로 많은 것을 전달하며, 이루지 못한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씨네랩의 영화 크리에이터로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좋은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시사회 이후 정성일 평론가가 진행한 라이브러리 톡도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는 아날로그 필름 원본을 디지털로 변환해 24년 만에 고품질 영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스크린을 통해 쑤저우강의 풍경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경험하면 감동은 배가될 것입니다. 핸드헬드 촬영으로 전달되는 불안하면서도 환상적인 감정을 극장에서 직접 느껴보시기를 권합니다.
Relative contents
-
- 인플루언서는 유명세의 주인일 수 없다
7★/10★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무색무취’의 여성이 우연히 SNS에서 관심을 끈 후 여기서 느낀 쾌락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과정을 그린 〈해시태그 시그네〉는 무척 인상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SNS 관심경제 시대에 ‘관종’이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짚는다. SNS 팔로워, 조회수, ‘좋아요’ 등의 숫자가 개인의 매력과 동일하게 여겨지는 사회에서 이들 숫자는 자연히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자존감의 사전 정의가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기이한 일이지만, 어쨌든 우리는 남들의 인정에서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길어올 수밖에 없는 사회를 살고 있다. 그러나 매력 자본을 갖지 못한 사람은 이 경쟁에서 뒤처지기 쉽다. 관종은 바로 여기서 등장한다. 그의 자극적인 행위가 매력 자본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해시태그 시그네〉에서 관종 탄생의 일그러진 메커니즘을 보여준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이 〈드림 시나리오〉로 돌아왔다. 영화는 이번에도 우리 시대에 ‘유명세’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시니컬하게 질문한다. 폴은 따분한 남자다. 그뿐 아니라 소심하고 평범한 남자다. 늘 우유부단하고 의기소침한 목소리와 말투다. 눈을 부릅뜨고 찾아봐도 매력을 발견하기가 영 쉽지 않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화제의 중심에 선다. 동시다발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꿈속에 폴이 나타났다는 증언이 잇따른 것이다. 인기 없는 진화생물학 교수인 그의 강의실에 학생들이 가득 찬다.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 늘 자신에게 시큰둥하던 두 딸도 친구들에게 아빠 이야기를 하고 다니고 아내도 남편의 유명세를 계기로 직장에서 원하던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늘 끼고 싶어 했던 사교 모임에도 초청받는다. 유명 음료 회사의 광고 제안, 버락 오바마 딸과의 만남 등이 추진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또다시 하루아침에 뒤바뀐다. 폴이 사람들의 꿈속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는 방관자였다. 딸이 하늘로 붕 떠올라도, 누군가가 괴물에게 잡아먹혀도, 교통사고로 길가에 쓰러진 사람을 봤을 때도 폴은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멀뚱히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즉, 첫 번째 꿈에서 폴은 선한 남자는 아니었을지언정 무해한 남자였다. 사람들이 기꺼이, 적당히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인물 말이다.
폴이 모두의 꿈에 두 번째 등장했을 때, 그는 더 이상 무해한 남자가 아니었다. 해로운 남자였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제자의 꿈에 나타나 강간하려 들고, 또 다른 학생의 꿈에서는 둔기로 그를 내리친다. 첫 번째 꿈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증언이 쏟아진다. 다만 그 내용은 천양지차다. 사람들은 꿈속 트라우마로 폴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학교는 폴의 등장으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위한 심리상담을 제공한다. 두 딸과 아내는 학교와 직장에서 곤란을 겪는다. 폴이 기대하던 유명인과의 만남은 취소되고 취소 문화를 조롱‧비난하는 극우 방송인의 섭외만 줄 잇는다.
유명세의 본질이 이렇다. 긍정적일 때든, 부정적일 때든 폴은 단 한 번도 유명세의 주인인 적이 없었다. 그는 내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유명세의 수동적 객체였다. 그의 유명세에 자신의 의지가 개입될 여지는 없었다. 첫 번째 꿈 이후, 폴은 이 기회에 전공 관련 책을 집필해 동료에 대한 열등감을 떨쳐내려 한다. 하지만 매니지먼트 회사는 시큰둥하다. 사람들이 그에게 원하는 것은 진화생물학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폴은 그저 이해할 수 없는 신기하고 재밌는 일로 소비되는 일에 기꺼이 ‘동의’할 때만 유명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가 ‘흉악범’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마지막, 폴은 원하는 대로 책을 내긴 하지만 그의 책은 진지한 학문적 연구가 아닌 기괴한 사연의 남자가 쓴 책으로만 여겨진다. 폴도 마지못해 이를 수용한다. 이제는 유명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들이 그를 기억하고 소비하는 동안 그들의 요구에 맞춰 자기 욕망을 숨기고 대중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아주 가끔, 그 사이로 자기 욕망을 약간이나마 드러내고 만족하는 것이 최선임이라는 점 또한.
〈해시태그 시그네〉가 유명세를 갈구하는 우리의 욕망을 대변한다면, 〈드림 시나리오〉는 시그네가 삶이 파괴되는 일도 불사하고 갈구한 유명세의 본질이 텅 비어 있다는 점을 들춘다. 그리고 바로 그 텅 비어 있음으로 인해 유명세는 다시금 욕망의 대상이 된다. 내가 그 빈 곳을 채울 수 있다는 착각 혹은 잠시나마 그 공간에 안착해 유명세의 달콤함을 맛보겠다는 전략적 접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우리가 유명세의 주인일 수 없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그저 잠식되거나 편승할 수 있을 뿐.
-
- 밸런스 붕괴된 밸런스 게임
이 글은 영화 [마녀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약이 없어 보이는 크리스마스처럼, 후속편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영화들이 한국에도 존재한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듯, 범죄 도시 2는 자신의 숙제를 정말 성공적으로 해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편견을 깨는 후련함을 가져다주긴 했지만. 동시에 이 뒤를 이을 영화들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성공 케이스를 둔 셈이다.
박훈정 감독을 등에 업은 [마녀 2]는 용감하게 그 뒤를 잇기로 했다.
한국형 여성 히어로물이라 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와. 당시 신인이었던 김다미 배우를 이제는 익숙한 얼굴로 만들어 준 작품이었기에. 마니아들은 은근히 마녀 2의 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다미 배우의 출연 여부에 대한 잡음과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늦어진 제작이긴 했지만. 드디어 우리 곁으로 찾아온 후속편에 대한 기쁨만큼은 전혀 늦거나 사그라들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루머처럼 떠돌던 팬들의 떡밥(?) 분석과 세계관 확장은 얼마나 들어맞는지. 그리고 새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합은 과연 어떨지. 고대하는 마음만으로 시간을 보내던 팬들에게는 마녀 2의 개봉 소식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배우 김다미가 주연이 아니라서 실망한다는 사람들에게.;다른 카테고리끼리는 비교하지 않기.
사진출처:다음 영화
사람의 뇌는 부정적인 것과 변화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한 개체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으니 본능적으로 일단 거부하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한 번 경험한 일이 이미 성공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여진 경우라면, 새로운 모든 시도들은 한층 더 격렬한 저항을 만나게 된다.
그러니 성공한 영화의 후속편에 출연한다는 것은, 독이 든 성배에 기꺼이 입을 가져가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 자리를 꿰어차고 있다는 천하의 구씨도, [범죄 도시 2]의 개봉 전까지는 이 성배에 몸을 푹 담근 채 뼈가 삭아 내릴 때까지 장첸과 비교를 당해야 했다.
그러나 이름 이어받기를 주저하지 않은 사람들의 성공적인 케이스들도 많이 있다. 이제는 은퇴한 (앞에서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나의 원픽이 될) 007 다니엘 크레이그도, 최근의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배트맨도, 더 이상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도.
사실 이런 캐릭터에 생명력과 매력을 불어넣는 것은 (연기자의 실력이 기준 미달이 아니라는 전제를 한다면) 연기자의 몫이라기보다는 각본이나 연출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그 어떤 연기 천재를 가져다 놓는다 해도 캐릭터에 대한 기본 스케치는 이미 정해진 상태 일 테고, 배우는 그 스케치 안에서만 자유로울 것이니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마녀 2]에 나오는 배우들에게는 그 어떤 잘못도 없다. 몇천 대 1을 뚫었다는 신시아 배우의 부담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들도 많았다. 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성급한 판단이 한 배우의 어깨에 얹지 않아도 되는 쓸모없는 책임감을 짊어지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영화에 대한 애정이라는 쓸데없는 오지랖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있는 인물들을 동일시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세계관 확장"을 잘못 이해했을 때. 그것도 여전히.;혹은 커진 스케일의 잘못된 이해
사진출처:다음 영화
마블 영화, 혹은 아직까지도 여운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범죄 도시 2처럼. 세계관의 확장이나 시리즈 영화가 가진 안정성을 구축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시리즈, 혹은 등장인물의의 매력이 확실하다면. 후속편 정도는 시리즈의 가교 역할을 한다 해도 인내할 수 있다.
영화 [마녀 2]도 “시도”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장면들이 꽤 나온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더 할 것인지. 혹은 어떤 사람들의 등장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마녀라고 불리는 인물의 능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큰 바탕을 까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제는 모든 시도들이 “세계관 확장”이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했을 때 나오는 오류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시도는 “언어”에 있다.
온갖 정체 모를 사람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몇 개국의 언어가 혼잡하게 부딪치는 현장이 1편보다 더 빈번하게 등장한다. 언어가 다르니 이국적으로 느끼거나 스케일이 커졌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정말 완벽하게 빗나간 예측에 가깝다.
그저 그들이 “다른”곳에서 온 것이며 마녀를 만들어냈던 시도가 전 세계적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하나의 장치에 불과해 보인다. 마치 우리가 밥 한번 먹자.라고 말하지만 실체는 없는 약속처럼. 앞으로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질 것을 암시만 하는 단순하고 영향력 없는 연결고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루시랑 스칼렛 위치를 섞으신 거예요?;밸런스가 붕괴되면 영화가 재미가 없죠.
사진 출처:다음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녀 캐스팅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존재한다.
영화는 전편에서부터 ‘마녀 아가씨’라는 (오글거리는) 말에 반대되는 이미지를 가진 여자 주인공들을 내세워 그녀의 능력을 대비해 보여준다. 이렇게 작고 여려 보이는 아이가 가진 힘은 정말 어마어마하다.라는 것에 치중한 캐스팅인 셈이다.
그 의미로 봤을 때.
연신 눈만 동그랗게 뜨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마치 처음 본 사람을 각인해 보호자인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라던가.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무심하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신시아 배우를 보고 있자면 약간 역겹게 느껴진다.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배우들을 “소비” 하고 있는 것은 감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는 방법 또한 여전히 구질구질하다.
찬양에 가까울 정도로 지루한 설명과, 미칠 것처럼 잔인하게 보이는(것처럼 잔뜩 힘을 준) 악역들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높여보려는 시도는 여전히 버리지 못했다. 얘들이랑 싸워도 마녀가 이긴다. 고 말 하려는 뉘앙스를 풍기려는 듯이.
그런 악역을 등장시켰음에도 영화는 정말 명백하게 밸런스가 붕괴된다. 왜냐하면 이번 편의 마녀는 합이 잘 맞는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스칼렛 요한슨의 영화 [루시]나 마블의 [스칼렛 위치]를 본뜬 것처럼 보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추격전을 했을 때 압도적인 것보다 아슬아슬하게 따라가야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마녀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고. 어디까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지 모른다.라는 설정인 것은 알겠지만. 이 설정은 이미 100미터 경기에서 80미터 앞에 있는 마녀를 이기기 게임인데. 이토록 처참하게 밸런스가 붕괴된 게임이 재미있을 리가 없다.
마녀의 능력이 오히려 너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서. 그녀의 능력은 물론 여태껏 영화 내내 떠들어 댄 이야기가 우스워 보일 지경이다. 저렇게 무서운 애는 애초에 잡을 수가 없었으니까.
영화 속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아깝게 느껴질 지경이다.
마치면서
영화가 마블 영화처럼 다음 영화의 징검다리가 되어서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그러려면 당위성은 있어야 하는데 마녀 시리즈가 갖고 있던 모든 단점은 증폭되어 있고. 장점 혹은 달라져야 했을 점들에 대한 개선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김다미가 주연이 아니라는 생각에 후속편에 대한 반감이 나도 컸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역시 배우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음을 깨닫고 반성했다.
후반부의 액션은 시도만으로는 높이 살 만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세게 그려진 마녀의 능력이 오히려 초반의 큰 스케일 빌드 업을 다 망쳐버리는 기분이다. 누군가의 강함을 드러냄에 있어 위대함만을 강조하다 너무 우스워져버린 케이스다.
비교하기 진짜 싫어하는데. 범죄 도시 2와 비교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 글의 TMI]
1. 너무 오랜만에 집에서 요리를 함.
2. 포두부 썰다가 손 베어서 병원 갈 뻔함.
3. 예전에 한 번 베인 자리를 또 다친 거라. 더 서늘했음.
4. 피 흘렸으니까 포두부 말고 고기 먹을 예정(?)
-
- ? 8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3인 1역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마스크 걸>!
주인공 김 모미는 고현정, 나나,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1명이
배역을 맡아 화려한 라인업과 함께 베일에 싸인 한 명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자 그럼 <마스크걸> 외 영화 개봉작 3편, 같이 알아볼까요?
마스크걸
Mask Girl
ⓒ 넷플릭스
개요: 드라마 | 한국 | 7부작
감독: 김용훈
출연: 고현정, 안재홍, 엄혜란, 나나 등
오픈: 2023.08.18.
배급: 넷플릭스
시놉시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CINE PICK!
<마스크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BJ 마스크걸, 나나, 고현정이 모두 김모미 역할을 맡았으며 연대기별 3인 1역을 연기한 세 배우가 세 개의 이름, 세 번의 살인, 세 개의 인생을 살아야했던 파란만장 김모미의 인생을 어떻게 관통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옥만세
Hail to Hell
ⓒ 네이버영화
개요: 모험 | 한국 | 109분
감독: 임오정
출연: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 박성훈 등
개봉: 2023.08.16.
배급: 찬란
시놉시스
학창 시절 내내 왕따와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나미와 선우는 같은 반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간 사이 자살을 시도한다. 자살 실패 이후, 두 사람은 자신들을 가장 괴롭혔고 지금은 서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채린을 찾아 복수하려 한다. 하지만 종교에 귀의한 채린이 너무도 선한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CINE PICK!
학폭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두 여고생의 로드 무비로 27회 부산국제영화제 CGK 촬영상과 제 48회 서울독립영화제 넥스트 링크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전재준’ 역할을 맡았던 박성훈 배우와 <소년심판>에서 ‘김아름’ 역할을 맡았던 정이주 배우 모두 전작에서 보여준 생생하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너의 순간
Your Moment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 | 한국 | 109분
감독: 이상준
출연: 옥자연, 우지현, 이상일
개봉: 2023.08.16.
배급: 영화로운형제
시놉시스
어느 비오는 날, 우연히 정후의 캠핑카에 뛰어들게 된 영은 그의 캠핑카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고, 이후 둘은 서로의 아픔을 나즈막히 짐작하며 그 해 여름을 함께 보낸다. 정후를 통해 사진의 매력을 알게 된 영은 사진을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영은 정후의 아버지를 찾아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정후는 분노에 휩싸인다. 아버지를 결코 용서할 수 없었던 정후. 이후 정후와 영의 사이는 점점 벌어지게 되고...
CINE PICK!
영화 <너의 순간>은 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로,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진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강변의 무코리타
Riverside Mukolitt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20분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무로 츠요시, 미츠시마 히카리
개봉: 2023.08.23.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을 위해 작은 어촌 마을 공장에 취직한 ‘야마다’는 공장 사장의 소개로 낡고 오래 된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입주한다. 그곳에는 남편을 잃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집 주인 ‘미나미’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 듯 오가는 옆집 이웃 ‘시마다’ 아들과 묘석을 방문 판매하는 ‘미조구치’가 살고 있다. 어느 날, ‘야마다’는 인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 혼란스러워 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무코리타 연립주택’ 사람들 가족도 친구도 아니지만 함께라서 외롭지 않아
CINE PICK!
여유와 따듯함이 공존하는 <강변의 무코리타>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데스노트> 시리즈 ‘L’ 역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마츠야마 켄이치, <은혼>을 비롯해 다수의 일본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무로 츠요시,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미츠시마 히카리가 출연해 독특한 유머와 가슴 따뜻한 앙상블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킬러의 레스토랑
High Heat
ⓒ 네이버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84분
감독: 자크 골든
출연: 올가 쿠릴렌코, 돈 존슨
개봉: 2023.08.17.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전직 특수요원 출신 스타 셰프 '아나'(올가 쿠릴렌코)가 마피아의 타겟이 된 레스토랑을 구하기 위해 킬러 본능을 다시 일깨운다.
CINE PICK!
<킬러의 레스토랑>은 ‘웨비 어워드’를 석권한 신선한 감각의 이전 광고 감독 잭 골든이 감독을 맡았으며 전직 특수요원 출신 셰프 ‘아나’가 레스토랑에 잠입한 마피아들에게 맞서며 벌어지는 짜릿한 액션물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쥬만지 1>, 사냥꾼의 얼굴을 한 아버지
<쥬만지 1>(1995)는 어려서 정말 재미나게 봤던 오락 영화이다. 세월이 한참 흘러, 우연히 <쥬만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때의 충격과 전율은 잊을 수가 없다.
"세상에, 쥬만지가 이렇게 깊은 뜻을 감추고 있는 영화였다니!!"
자녀의 성장 과정 속에서 부모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 영화보다 더 잘 표현해낸 작품이 또 있을까?
<쥬만지> 게임 설명서
쥬만지 게임 설명서부터 예사롭지 않다.
A game for those who seek to find a way to leave their world behind.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게임)
Do not begin unless you intend to finish.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한다.)
The exciting consequences of the game (게임을 마치고 나면 흥미로운 결과가 뒤따른다.)
이 게임은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고 싶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의 나의 삶이 바뀌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사람들이 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주의사항이 있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 도중에 그만두고 싶다고 그만둘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게임을 '끝까지' 마치고 나면, '흥미로운 결과'가 반드시 따라올 것이라 보장한다.
이 영화의 핵심 줄기는 '쥬만지' 게임을 시작하게 된 알렌이, 과연 게임을 마치고 난 후 '어떤 새로운 세상'에 도달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알렌은 어떤 아이인가.
친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뒤에, 인근 공사장에서 들리는 '북소리'를 듣고 따라갔다가 '쥬만지' 게임을 발견하는 '알렌'
알렌은 부잣집 아들이라는 점때문에 친구들에게 괜한 미움을 산다. 별거 아닌 일로 친구들과 시비가 붙어 아버지 구두 공장으로 피신을 간 알렌은 아버지의 보호와 위로를 기대하지만, 아버지는 "남자답게 맞서라"는 말만 해준다. 실망한 알렌은 공장에서 홀로 나오고, 기다리던 일당들에게 걸려 집단 구타를 당한다. 자전거까지 빼앗기고,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집에 돌아가려던 알렌은 인근 공사장에서 울리는 '북소리'를 듣는다.
'둥둥둥둥 둥둥둥둥'
공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이 북소리를 알아챈 것은 알렌 뿐이다.
알렌은 북소리가 나는 곳에서 '쥬만지 게임'을 발견한다.
쥬만지가 보내는 신호, 북소리를 알아듣는 것은 늘 '결핍이 있는 아이들'이다.
알렌 이후 '쥬만지' 게임의 '북소리'를 처음 알아차린 아이들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영화 속 '북소리'는 '나를 새로운 세계로 초대하는 신호'이다. 그런데 그 소리는 '간절함을 간직한 아이들'에게만 들린다. 북소리가 울리고 있을 때 주변에는 수많은 어른들이 존재한다. 그런에 그 북소리를 듣는 어른은 단 한명도 없다. 이 아이들은 어떤 존재를 형상화하고 있는가. '북소리'를 들을 준비, 자세가 되어 있는 존재들.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울리는 '신호'를 얼마나 잘 알아챌까.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 신호를 변화의 계기로 삼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다시 알렌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쥬만지 게임을 주운 그 날, 알렌은 아버지와 크게 다투게 된다.
아버지와 크게 다투는 알렌
알렌과 싸우고 난 후 아버지는 중요한 모임이 있어 바로 외출을 하게 되고, 알렌은 가출을 결심한다.
그때 알렌을 위로하러 친구 한명이 찾아오고, 두 사람은 동시에 '북소리'를 듣게 된다.
쥬만지 게임을 시작하게 된 알렌과 친구
친구 또한 북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반가워진 알렌은 가출을 하려다말고 급작스럽게 쥬만지 게임을 시작한다. 가볍게 시작한 게임이었는데,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나타나는 게임 속 경고문에 적힌 내용들은 실제 삶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급기야 알렌은 '정글'에 갇히게 된다.
쥬만지 게임 속 '정글'에 갇히게 되는 알렌
알렌은 게임 속 정글로 빨려들어가고, 다른 게임 참가자가 주사위를 던져 특정 숫자가 나와야만 다시 정글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러나 멘붕이 온 친구는 그 길로 도망가고, 알렌은 게임 속으로 사라진다. 그렇게 26년의 세월이 흐르고, 폐허가 된 알렌의 집에 부모를 잃은 두 남매가 고모와 함께 이사를 오게 된다. 남매가 북소리를 따라 쥬만지를 발견한 덕에, 다시 게임을 시작한 덕에, 알렌은 26년만에 정글 속에서 빠져나온다.
26년만에 정글 속에서 빠져나온 알렌
이제 영화는 알렌과 어린 남매, 그리고 26년전 알렌과 함께 게임을 했던 친구까지 총 네 사람의 '게임 마무리 짓기 여정'을 스펙타클하게 보여준다.
알렌은 26년 동안 게임 속에 갇혀 있었다. 그 동안 알렌의 겉모습은 어른이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12세 소년이었다. 몸만 커지고, 나이는 먹었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 상태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전히 겁쟁이고, 비겁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사람. 게임을 마무리 짓지 않아서, 한번 시작한 게임의 끝에 도달하지 못하여, 여전히 26년 전의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여전히 발목을 잡고 정글에 빠진 것 처럼 한 발자국도 못 나가게 한다. 그 문제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인생의 '시뮬레이션 체험' 판이 되어 준 쥬만지 보드 게임
알렌은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26년 뒤의 삶을 체험하게 된다. 시뮬레이션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소중히 생각했는지, 자신의 비겁함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가 갔었는지, 나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을 돌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된다. 아버지의 '남자답게 맞서라'라는 가르침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했던 것인지 깨닫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알렌은 게임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세상'에 도달하게 된다. 그 새로운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쥬만지 게임 완료 이후 도달한 '새로운 세상'
26년 뒤의 알렌이 마지막 결승점에서 '쥬만지'를 외치고 게임을 마무리 짓는다. 게임을 마무리 짓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남자답게 문제 앞에 당당하게 맞서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깨닫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게임을 마치고 알렌은 26년전 아버지와 싸웠던 그날 밤으로 다시 돌아간다.
알렌은 처음에는 “아버지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며, 무조건 아버지의 기준으로만 나를 평가하려 든다. 아버지는 나를 진정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이런 아버지 밑에선 내가 원하는 것을 결코 이룰 수 없다.”라고 여겼으나, 쥬만지 게임 이후에는 “아버지는 아버지의 방식대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내가 솔직하게 나의 원하는 것을 표현하면 아버지도 이해해 주실 것이다.” 로 관계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영화 초반, 아버지는 아들 알렌이 학교 친구들이 무서워 도망쳐 왔을 때에도, 친구들에게 얻어맞고 집에 돌아왔을 때에도, 아들이 원하던 따뜻한 위로를 해주지 못하고 “남자답게 맞서라"라는 말만 해준다.
알렌에게 아버지의 이 말은 “너무나 거부감이 들고 부담스러운, 나쁜 세상의 법칙”으로 다가온다. 자신은 그렇게 하기가 너무나 힘들고 버거운데, 아버지가 자신의 마음은 알아주지 않으면서 강압적으로 몰아세우는 법칙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자신은 아무리해도 아버지의 기대에 맞출 수가 없기에, “남자답게 맞서라"라는 아버지의 이 말은, 알렌을 항상 옥죄인다.
26년간 게임 속 ‘정글'에 빠져 있던 알렌을 항상 ‘위협'한 것은 ‘사냥꾼'이다.
알렌을 26년간 쫓아다닌 '사냥꾼'
쥬만지 게임 속 정글에서 나타난 사냥꾼은 알렌의 ‘남자답게 맞서지 못함'을 늘 비꼬고 조롱하면서, 알렌을 하찮게 여기고 죽여버리고 싶어한다. 알렌은 사냥꾼을 피해 도망 다녀야만 한다. 사냥꾼은, 알렌이 쥬만지 게임을 마무리 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쫓아다니는 존재이다.
게임을 마무리 지으려는 순간 나타나 알렌을 죽이려고 하는 사냥꾼
알렌이 이 사냥꾼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난 것은, 쥬만지 게임을 스스로 마무리 짓게 되면서이다. 알렌은 총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사냥꾼이 무섭지만, 아버지 말씀처럼 남자답게 맞서겠노라 선포한다. 사냥꾼 말에 의하면 “이제야 남자답게 맞서는군"이 가능해 질 때, 아버지가 늘 했던 “남자답게 맞서라"는 가르침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사냥꾼의 위협으로 부터 벗어난다.
나쁜 세상의 법칙(=사냥꾼)이 날 위협하는 한, 나는 정글 속에서 빠져나가기가 힘들다. 정글 속에 갇혀서 26년이란 세월이 지나가 버린다. 알렌에게 ‘세상의 법칙’은 자신을 위협하고 죽이려 하는 ‘나쁜 사냥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26년간..
동일 인물인 '아버지'와 '사냥꾼'
사실, '사냥꾼'과 '아버지'는 동일인물이다!!!
나를 위협하던 세상의 법칙이 사실은 ‘나를 진정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 부정적으로만 보이던 세상의 법칙의 또 다른 측면, 새로운 경지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알렌은 비로소 정글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알렌이 결정적 위기를 극복할 때 의지했던 것은 바로 늘 자신을 위협하던 세상의 법칙(“남자답게 맞서라")이었다. 그 세상의 법칙이 ‘나를 죽이려는 사냥꾼’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아버지'로 다가올 때, 알렌은 쥬만지를 마무리짓고, 위협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넘어간다.
알렌은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을 마무리했기에, 새로운 세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끝까지 해야 한다. 중간에 멈추면 새로운 세계로 넘어갈 수 없다. 중간에 발생한 문제거리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 문제거리들이 남아 나를 괴롭힌다. 내 발목을 잡고 있다. 도중에 무서운 것들이 많이 튀어나오고, 대면하고 싶지 않은 것을 마주하게 되고, 두렵고 공포스러운 것들을 마주해야만 하지만,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섰을 때, 비로소 '새로운 세계'는 열리게 된다.
-
- 코미디언 박성광의 감독 데뷔 영화 '웅남이' 스포일러 포함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웅남이
(23.03.22 개봉)
감독: 박성광
출연: 박성웅 등
코미디언 박성광 님의 상업 영화 데뷔작 '웅남이'!
원래 연출과를 나오셨고 감독의 꿈이 있으셨다고 해요
어느 평론가의 이 바닥이 만만하냐는,, 평을 봤는데
그 정도로 재미없진 않았거든요
제가 개화냈던 소울메이트보다 20배는 나았고요
첫 데뷔작 치고 이 정도 센스면 괜찮다 싶었어요
물론 저는 앞뒤 안 가리고 웃기기만 하는
킬링 타임용 영화도 좋아하고
개그맨 특유의 말장난도 좋아하기에
개취일 거 같긴 합니다
사실 이렇게 좋았다~ 고 해도
리뷰를 쓰면 아쉬웠던 점만 나열하게 되긴 해요
'웅남이'는 오락성과 작품성,,
둘 다 잡으려다 둘 다 애매하게 놓친... 영화였어요
오락성만 가지고 간 코믹 영화엔 <컴백홈>이 있는데요
제가 정말 안 좋아하는 조폭+느와르였음에도
2022 TOP5영화에 꼽힐 만큼 배꼽 잡았거든요
'웅남이'는 <싱크홀>처럼
무언가 교훈을 줄 만한... 내용은 아니라서
오락성만 챙겼어도 제몫은 했을 영화인데
아무래도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이었는지
어떻게든 진지함을 몇 스푼 첨가하려 하더라고요
그러나 그 진지함이 몇 초 못 간다는 점
그리고 모든 캐릭터가 박성광 님 같았달까요
창작자는 본인의 모습을 캐릭터에 녹인단 말이 있긴 한데
제가 지금껏 개콘 등에서 봐 온
박성광 님의 모습과 흡사한 캐릭터만 열댓 명이었어요
그러니까 남녀노소 성향 다른 캐릭터가 10명이 넘는데
다 박성광 같은 말투를 구사하고 있는......??
그래서 정말 웃기다! 하는 장면도
다같이 웃기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더라고요
캐릭터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불필요한 캐릭터가 너무 많아요 ㅠㅠ
이이경 님도 같이 무대인사 돌길래
투 탑인가 보다 했거든요 근데 아니었음...
그냥 일개 친구일뿐인데,, 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
근데 그 독특한 캐릭터가 한둘이 아니에요
여사친은 술에 집착해서 웃기고,
여경은 욕을 잘해서 웃기고, 남경은 철없어서 웃기고,
아주 자암깐 나오는 단역까지도 어이없어서 웃기고
그렇다 보니 장면마다 힘 있게 웃기는 게 아니라
소소하게 피식거리게만 된달까요
그리고 스토리 개연성이 좀 약했어요
웅남이에게 형제가 있거든요
(박성웅 님 1인 2역)어쩌다가 둘이 떨어지게 되었고
각자 엄마, 아빠와는 어떤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풀어 줬으면 했어요
웅복이는 왜 아빠를 죽이려다가 못 죽였으며......
(어릴 때 챙겨 줬긴 한데 감정선이 이어지진 않음)차라리 처음부터 웅남-웅복 구도로 갔어야
엔딩에서 웅복이가 폭탄을 떠안을 때 슬펐을 거예요
그리고 폭탄 자기가 떠안았으면서
어떻게 돌아왔는지 설명 1도 없이 해피로 끝남,,, (??)
그리고 감독만 알고 가는 게 지나치게 많은 느낌?
웅남이가 25년만 살 수 있다는 오해를 했을 때
아빠의 말은 그게 아니었다는 건
그냥 바로 뒷장면에 배치했어도 좋았을 거 같은데
끝까지 모르쇠하다가 쿠키처럼 나오더라구요
추측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만,,
관객은 알고 웅남이만 몰랐다면 더더 웃겼을 거 같아요!
역시 리뷰 쓸 땐 좋은 말을 안 하게 되네요... 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값은 아깝지 않았어요
중간에 나갔다는 평이 있던데
전 그 정돈 아니었습니다 하하
쿠키가 가장 웃기다고 하던데 ㅋㅋㅋㅋㅋㅋㅋ
쿠키 스포 하자면 정우성 님이 깜짝 등장하십니닷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
-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SYNOPSIS.
[성모의 죽음], [메두사], [성 마태오의 소명], [세례 요한의 참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 ‘카라바조’
살해 혐의로 도망자 신세가 된 '카라바조'는
로마 교외로 도피 생활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그림을 놓지 않는다
한편, 교황청은 그런 그의 사면 자격을 조사하기 위해
비밀리에 ‘그림자’를 파견해 뒤를 쫓는데…
POINT.
✔️ 카라바조를 아시나요? 바로크 회화 거장. 렘브란트, 루벤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이 영향을 받은 사람. 이전까지 없던 강렬한 화풍을 가진 독특한 화가의 세계로 안내하는 작품.
✔️ 카라바조 역할을 맡은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의 든든한 존재감 뒤로, 이자벨 위페르 & 루이 가렐이 어마어마한 아우라를 뽐내는 작품. 둘 다 프랑스 배우라 그런지 더빙을 했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이 둘을 캐스팅한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 만큼... 얼굴로 에너지를 다 드러냅니다.
✔️ 사랑과 예술이 함께하는 길. 종교로 대표된 권력에 맞서 인간적 에너지를 드러내는 카라바조 캐릭터의 매력을 볼 수 있어요.
✔️ 영화를 보고 나니, 마침 진행 중인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2025년 3월 27일)가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그가 5살쯤 되었을 때에 흑사병이 터졌다. 유럽 인구의 1/3 가량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병으로 혼란한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고, 견습 생활을 거쳐 화가로 자라난다. 폭발적인 주목을 받은 엄청난 능력치, 다른 의미로 폭발적인... 술과 폭력과 염문으로 절여진 사생활로 숱하게 화제가 된다. 결국 말다툼이 번진 결투에서 살인죄를 저지르고, 로마를 벗어나 몰타로 도피했으나... 몰타에서도 문제를 일으켜 나폴리로 또 도피하게 된다. 도망길에서도 붓을 놓지 않으면서, 마치 당시 상황을 반영하듯 거칠고 어두운 화풍을 남긴다. 혹자는 피살되었다고도 하고 혹자는 풍토병이라고도 하는 모종의 이유로 사망한다.
여기까지가 카라바조라는 화가에 대해 알려진 개략적 사실이다. 영화 <카라바조의 그림자>가 흥미로운 지점은 이 사실들을 크게 비틀지 않으면서도, 카라바조라는 인물에게 전혀 다른 이미지를 덧입힌다는 점이다.
'까'와 '빠'를 다 미치게 만들어야 슈퍼스타라던데, 그런 의미에서 영화 속 카라바조는 당대의 슈퍼스타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등장인물 대다수가 그를 극도로 좋아하거나 혹은 극도로 싫어한다. 그리고 그 반응들을 보는 것은 꽤나 재미있다. 오늘날 여기저기서 쉽게 재현되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나와 거리감이 있는 시공간에서 익숙한 구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걸 보고 있자니 알 것 같다. 왜 나는 사랑-예술 사이에 인력이 있고, 사랑-권력 사이에 척력이 있다고 느끼며 살아왔는지를.
사랑과 예술의 대척점에, 권력
천상의 이야기와 지상의 비참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던 시대. 성모 마리아 그림은 반드시 특정한 구도와 정물 등 계산된 방식대로만 그려져야 했고,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해서도 안되었다. 하물며 길거리의 매춘부를 모델로 하다니 당시의 '높으신 분들'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모르고 봤을 때는 마음을 정돈하기에 도움이 되었던 성모화가, 모델이 매춘부임을 알고 나니 더없이 거슬리는 것이 되었다.
카라바조의 천재적 재능은 '천상의 이야기'를 지상에 전하기에 적합했지만, 그가 펼치는 예술의 방식은 신성모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를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그 조사관(루이 가렐)이 '그림자'처럼 어두운 데 몸을 두고, 카라바조의 '그림자'를 좇으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카라바조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모두가 각자의 증언을 하고, 카라바조의 삶은 모자이크화처럼 점점 우리에게 다가온다.
카라바조를 싫어하는 사람들 축에, 온갖 권력자들이 있다. 이들은 솔직할 수 없기에 뒤틀린다. 카라바조의 천재성을 인정하면서도 솔직하게 경탄할 수 없어, 권위를 내세운 말들로 그의 그림을 깎아내리는 아카데미의 화가들을 통해, 예술의 진실성이 빛을 잃는다. (그림 뿐 아니라 비평도 함께.)
마찬가지의 양상을 종교 지도자들도 보여준다. (종교) 권력의 속성을 체화해 보여주는 캐릭터, '그림자' 조사관을 맡은 루이 가렐은 직선적인 눈빛으로 위압감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기다란 막대봉을 땅에 내리꽂으며, 사람들을 협박하다시피 강압적으로 상대의 이름을 묻고 정보를 뜯어낸다. 상대의 양쪽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속삭이는 루이 가렐의 모습은 (진짜 너무 잘생겼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악마적이다. 종교를 수호한다는 캐릭터가 가장 악마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렇게, 종교의 진실성 또한 빛을 잃는다.
권력은 막대봉처럼 오직 파괴적이고 직선적인 방식으로만 내리꽂힌다. 사실 예술가들처럼 당대의 종교인들 또한 카라바조에게 사랑을 보았고 내심 끌렸지만, 그들의 권력을 유지해온 모양과 다른 그 사랑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랑의 속성은 반-권력인가, 생각하다 문장을 바꿨다. 권력의 속성은 반-사랑이구나. 종교가 권력이 되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기서 본다. 권력을 탐하는 종교에 사랑이 머물 곳은 없다. 그 자리에선 예술도 거짓될 수밖에 없다.
살아 있기에 가능한, 예술
반대로 예술과 사랑이 빛나는 카라바조의 삶은 자동으로 반-권력적이 된다. 그의 예술은 상대의 눈을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상대가 매춘부든 사형수든, 그가 이름을 묻는 방식은 마치 존재를 알아봐 주는 듯한 모양이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을 직접 서술하게 한다. "당신 대역죄인이오?" 물어 상대가 아니라고 자기 서술을 할 수 있도록. 진정한 예술은 우리에게 1인칭 언어를 피어나게 한다는 점에서 그의 질문들이 인상 깊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밤을 뜯기며 시달리던 창부는 카라바조 앞에서 혼곤한 잠에 들고, 두려움과 용기를 구분 못하겠다며 마지막 밤을 회피하던 사형수는 두려움을 인정하고 심지어 두려움을 넘어서 자신의 신념을 꿋꿋하게 외친다. 카라바조는 사랑의 눈빛과 질문으로 상대의 정체성을 끌어내고, 거기서 본 얼굴을 그려낸다. 권력이 끌어낼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 끌어낸다. 예술가가 탄생하는 지점은 공교한 기술 이전에 시각의 차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아직 천부인권이라는 말이 발명되기 전이었던 시대, 거리의 약자들은 철저하게 타자화되었다. 상처에 술을 부어주는 신부의 너털웃음, 그가 베푸는 음식과 약품 정도가 이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의 친절이었다. 여성이 성추행을 당해도, "만지게 두었다고" 즉결 심판으로 채찍질을 당하는 시대.
그곳에서 카라바조의 사랑은 홀로 빛난다. 비록 창부를 표현한 장면들이 다소 필요 이상으로 성적 대상화를 위한 대상화를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와중에도, 카라바조의 사랑은 난봉이나 염문이라기보다 인류애로 느껴진다. 삶에 진심인 사람,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의 죽음이나 상처를 쉽게 외면하지 않는다는 사실, 역설적으로 그럴 때 우리는 죽음을 준비하며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카라바조의 캐릭터에 부여해 드러낸다.
이는 카라바조를 경멸한 종교의 속성을 생각할 때 더욱 흥미롭다. 죽음 뒤의 부활로 죽음에 대한 승리를 선포하는 종교가 미세한 의심의 자국 하나도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오히려 믿음이 약한 모습을 볼 때, 진정한 사랑과 예술은 재갈에 물려 피를 흘리고 두려움을 인정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자리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 오는 미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훗날 자신이 노벨문학상을 수상자가 될 사실을 모른 채, 연필로 꾹꾹 이 문장을 눌러 썼던 여덟 살 아이의 마음. 거기 고여 있는 것을, 이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다. 사랑이 없을 것 같지만 놓인 곳. 반대로 있어야 하지만 없는 곳. 그 구도를 소실점처럼 현실로 끌어와 본다. 그리고 묻는다. 사랑은 어디에 있는가.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 10월 4주 최신 개봉영화(애프터 관계의 함정, 퍼펙트 스틸, 아네트,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고장난 론)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4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애프터관계의함정 #퍼펙트스틸 #아네트 #당신은믿지않겠지만 #고장난론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TRANSLATE with xEnglishTRANSLATE withEMBED THE SNIPPET BELOW IN YOUR SITEEnable collaborative features and customize widget: Bing Webmaster Portal
-
- 내집을 장만하면 아기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마을이 있다?! VIVARIUM
흥해라 이 영화
비바리움 (2019)
- 좀처럼 집을 장만하기 힘들어 하는 톰과 젬마
우연히 들린 이상한 중개업소에 소개한 집을 구경하다 본의 아니게(?) 입주하게 되는데...
기괴한 색감과 설정을 풀옵션으로 갖춘 영구임대주택에서의 육아체험기 '비바리움' 이 영화 흥해라!!!
-
- 영화 <무녀도> 30초 예고편
영험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는 이름난 무녀 '모화'
아들 '욱이'를 절에 보내고 아픈 딸 '낭이'를 애지중지 키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10년만에 돌아온 아들 '욱이'와 그가 섬기는 예수님이 '모화' 자신의 삶을 점점 흔들기 시작하는데...
스러지는 모화의 삶, 마지막 굿판이 시작된다!
-
- 넷플릭스 <뤼팽 파트 2> 공식 예고편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 펠레그리니.
그를 향해 복수를 시작했던 아산이 또다시 가족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건 역전을 위한 계획, 그리고 목숨을 건 트릭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