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10-09 16:57:54
[BIFF 데일리] 고립과 정박, 그러나 실재
영화 <생존자의 땅> 리뷰
DIRECTOR. 루루 헨드라(Loulou HENDRA)
CAST. 셰니나 시나몬(Shenina CINNAMON), 아르스웬디 베닝 스와라(Arswendy BENING SWARA), 앙가 유난다(Angga YUNANDA), 유수프 마하르디카(Yusuf MAHARDIKA) 외
PROGRAM NOTE.
마이는 모든 것을 잃었다. 그리고 지금은 바다 위에 부유하는 허름한 수상가옥에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오래전 땅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던 다약 원주민인 그녀는 광산 개발로 인해 땅을 빼앗기고 한 노인에 의해 구조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도 잃고 친척들과의 연락도 끊기게 된다. 십 년 넘게 바다 위에서 생존하지만 뭍에는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땅에 발이 닿기만 해도 혼절해버리기 때문이다. 위험하고 불길한 장소가 돼버린 땅이지만 그녀는 땅과 그 위의 생명들을 그리워한다. 낡고 무너져가는 집이 언제까지 물 위에서 버텨줄지도 알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신예 루루 헨드라 감독의 <생존자의 땅>은 트라우마에 갇힌 인간의 몸부림과 내면적 성장에 대한 영화적 고찰이다. (박성호)

감독은 탄광 지역 개발로 삶이 불안해진 인도네시아의 한 도시를 보며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불안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해졌다. 영화는 소음에 가까운 거대한 기계음만 들어간 까만 화면으로 시작해, 이내 기울어진 물 위의 집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그 불안과 그에 맞서는 인간의 힘을 세밀히 흘려 보낸다. 물건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집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마이와 할아버지의 노력으로.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대다수의 한국인은 자신이 섬에 속한 존재가 아님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한 면이 막힌 반도에서의 삶은 이따금 섬의 생활을 그려보게 하는 측면이 분명 있지만, 온전히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 사는 삶과는 분명 감각이 다르다. 여기에 재해처럼 예기치 못하게 찾아오는 일들까지 더해지면 불안은 배가된다.

심지어 이 영화의 주인공 마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물러난 곳에 있다. 땅을 밟으면 코피를 쏟으며 기절하는 마이의 증세는 심리적 사유 외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영화는 이러한 증세가 찾아오기까지 마이의 삶에 있었던 굴곡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이따금 대화에서 드러나는 할아버지의 삶과 마이 부모님의 죽음 이야기를 통해 막연하게 짐작하게 할 뿐이다. 확실한 건 현재 마이가 거의 유령에 가까운 존재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인간들이 쉽고도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에 제약을 얻은 존재.
그 때문에 마이의 집은 물 위에 배로 떠올린 곳이다. 기본적으로 고립을 특성으로 하는 공간이다. 키우는 닭 또한 흙 없이 갑판 위에 뿌린 모이를 쪼는 것밖에 할 수 없고, 많지 않은 마이의 대사는 대부분 할아버지를 향해 집에 대한 불안이나 욕구를 표현하는 내용으로, 거칠고 짤막하게 구성된다. 마이의 세계는 말로 재구성되는 양이 많지 않다.

할아버지 친구의 손자이자 마이에게 계속해서 친절한 손을 뻗어 오는 유스, 인도네시아의 군사문화 잔재의 기운이 드러나는 제복을 입고 외부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와, 두 사람을 만날 때에도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마이의 욕구는 단순하다. 다친 물소를 돌보고 싶고, 땅을 밟고 싶다. 이외에 대사로 발화되지 못한 마이의 마음들은 배를 타고 나가서 만날 수 있는 고목에 속삭임으로 전달된다.
고목 옹이에 입을 대고 마음을 전하는 마이는 결국 뭍의 존재들을 믿지 말라던 할아버지의 손녀다. 조상을 향한 할아버지의 기도는 비록 원하는 방향으로 응답된 적이 없지만, 조상들이 자신의 언행을 지켜보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현실에 손길도 미치고 있다고 믿는 마음 또한 실재(實在)를 중시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물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이야기할 때 사진을 보여주는 라와와 달리, 실재만을 믿고 증거로 채택하는 유스 또한 같은 할아버지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을 땅 너머로 몰아낸 자들의 존재는 영화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탄광 회사는 두어 장면을 제외하면 말 속에서만 존재하고, 영화는 그들을 묘사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실재를 믿는 사람들의 영화에 실재하지 않음으로써 탄광 회사의 위치는 명확해진다. 그리고 더더욱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인 존재감을 갖게 된다. 마이와 할아버지가 처한 답답한 고립과 정박의 상황을 그들은 알지도 못한다. 검은 화면에 기계음만 들어가 있던 첫 장면과, 바로 이어진 마이의 집 장면의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사진으로 증거를 삼는 라와, '자기 인생은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면서 할아버지의 결정은 들어주지 않는 삼촌의 존재는 마치 그 탄광 회사의 그림자 같다. 자기 이득을 위해 말을 이리저리 가져다 붙이고, 실재하는 것을 직면하기보다는 말이나 사진으로 재구성된 것들을 믿고 싶어 한다. 얼핏 보면 합리적이고 무고해 보이는 선택들이지만, 이 선택들이 누군가를 땅 끝으로, 땅 너머로 몰아내고 있음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영화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탄을 가득 실은 거대한 콘테이너 배가 스크린을 가로지를 때, 그 앞에 작은 조각배를 띄우고 두 다리 단단하게 선 사람의 뒷모습이다. 마치 이 영화 자체 같은 장면이었다. 환상의 악기 연주와 아름다운 춤처럼, 이 영화처럼, 불안을 흩뿌리는 탐욕에 맞서 고립되고 정박된 존재들은 늘 유약하다. 그러나 인간적이고, 그래서 아름답다. 고립되고 정박되었어도 이들은 두 다리로 여기에 실재한다. 현실 속의 마이와 같은 존재들이 어디 있는지, 나는 또 어디에 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였다.
10/04 16:00 영화의전당 소극장 (상영코드 078)
10/05 10:00 CGV센텀시티 3관 (상영코드 157)
10/09 10:00 CGV센텀시티 7관 (상영코드 447)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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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아웃 왔을 때 마음을 밝혀줄 명대사들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쳐있다면, 혹은 너무 달려왔다면
쉬어가며 보기 좋은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천국으로 가기 전 머무는 중간역 림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이곳에 7일간 머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골라야 한다. 림보의 직원들은 그 추억을 짧은 영화로 재현해 그들을 영원으로 인도하는데… 영원히 머물고픈 순간, 당신 인생엔 있습니까?
대학 강사인 가장 리차드는 본인의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팔려고 엄청나게 시도하고 있지만 별로 성공적이지 못하다.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엄마 쉐릴은 이주째 닭날개 튀김을 저녁으로 내놓고 있어 할아버지의 화를 사고 있다. 헤로인 복용으로 최근에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는 15살 손자에게 섹스가 무조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아들 드웨인은 9개월째 자신의 의사를 노트에 적어 전달한다. 이 콩가루 집안에 얹혀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 애인한테 차인 후에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방금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마지막으로 7살짜리 막내딸 올리브는 또래 아이보다 통통한(?) 몸매지만 유난히 미인대회에 집착하며 분주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올리브에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리는 쟁쟁한 어린이 미인 대회인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 출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딸아이의 소원을 위해 온 가족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1박2일 동안의 무모한 여행 길에 오르게 된다. 좁은 버스 안에서 후버 가족의 비밀과 갈등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할아버지와 올리브가 열심히 준비한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의 마지막 무대는 가족 모두를 그들이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과연 후버 가족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 일까?
테헤란 시 외곽의 톨게이트.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지진의 비극이 흘러나오고 있다. 집과 가족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으며 부모를 잃은 수많은 아이들을 입양해줄 것을 호소한다. 1990년 이란을 할퀸 대지진 소식에, 황급히 돌아온 키아로스타미. 그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소년들의 생사를 확인 못해 초조하다. 하지만 코케마을로 가기 위한 도로는 자동차의 행렬로 꽉 막혀있고 길은 어렵기만 하다.
샛길을 돌아 마주치는 사람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포스터를 보여주고 아이들이 살아있는지를 물어보지만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채 그 날의 삶조차 힘겨운 사람들은 아무도 답변해주지 않는다. 감독의 차 뒷 좌석에 앉아 여정을 함께 하던 어린 아들은 지친 나머지 잠이 들고... 바위 더미에 묻힌 집들, 가족을 몽땅 잃고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 가족이 전부 죽었다고 말하면서 물지게를 지는 할아버지. 이들이 만난 생존자들은 그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눈물은 이미 말랐고 그들은 또 다른 삶을 꾸려간다.
차는 점점 더 코케마을에 가까워지고 그들은 우연히 [내 친구...]에 할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던 루히씨를 만난다. 그들을 반기며 자신의 집으로 이끄는 노인. 그 지진 속에 노인은 살아남았고 집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마드는? 네마자데는? 그 사랑스런 눈동자의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어려서부터 뒤만 돌아보면 졸졸 따라오는 남자…는 없어도 고양이는 있었다! 남자들은 모르는 마성의 모태묘녀(猫女) 사요코. “올해야 말로 결혼! 얼굴은 보지 말자!”라는 목표를 세워두고 씩씩하게 생활하지만 햇볕 드는 툇마루 너머로 보이는 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같이 살아준 고양이들의 다재다능한 특기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며 고양이 렌트와 돌아가신 할머니 불상 앞에서 대화하는 것이 그녀에겐 일상의 전부이다. 감히 모태묘녀에게 전생이 매미였다느니, 여자가 키가 커서 남자에게 인기가 없다느니 느닷없이 나타나 상처만 주고 사라지는 이상한 이웃집 아줌마 때문에 사요코는 인간 남자에 대한 욕구가 불쑥! 하지만 혼자여도 외로움에 사무치지 않을 수 있는 건, 바로 마음의 ‘구멍’을 쏙 메워주는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늘 옆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사요코는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 리어카에 고양이들을 싣고 돌아다니며 외친다. “외.로.운 사람에게~ 고양이, 빌려드립니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마틴과 골수암 말기의 루디는 같은 병실에 입원한다. 시한부 판결을 받아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공통점 외에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남자. 단 한번도 바다를 보지 못한 루디를 위해 마틴은 그와 함께 바다로 향하는 생애 마지막 여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여행을 위해 그들이 훔친 차는 100만 마르크가 들어있는 악당들의 스포츠카였던 것. 뜻밖의 돈을 얻게 된 이들은 천국의 문턱에서 그들이 평소 하고 싶었던 소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악당과 경찰의 추격 속에 그들의 여행은 위태롭게 흘러 가는데… 15년 만에 스크린에 재현된 90년대 최고의 명작과 20세기 최고의 음악! 생의 마지막 순간, 천국을 향한 두 남자의 뜨거운 여행!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 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 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 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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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과 제리 / Tom and Jerry, 2021
0. 경기력은 갖췄다면...
야구, 축구, 그리고 농구 같은 스포츠와 달리 "프로레슬링"은 경기력만으로 풀어가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거의 대명사급 "WWE"의 마지막 약자 "E"가 "오락"을 뜻하는 'entertainment'인 것을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어려운 스포츠인데요.
그런 점에서 영화 <톰과 제리>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먼저, 이들이 구사하는 "스턴트" 즉, 경기력에 있어서 이들에게 뭐라고 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다만, 이들의 문제는 "프로모"를 찍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프로레슬링"은 여느 스포츠와 다르게, 합이 존재하는 데 이를 "스토리"라고 말합니다.
주로 "왜, 이들이 붙는가?"에 대한 동기인데, 1940년부터 나온 <톰과 제리>에서 이들이 붙는 경위는 돌고 돌아 "먹이 사슬"에 의한 본능이었습니다.
이에 이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줄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말하는 것에 이미 실패를 본 적이 있기에 이번 영화는 이를 "클로이 모레츠"를 비롯한 인간 캐릭터들에게 맡기는데요.
과연, 이들의 엔터테인먼트는 어땠는지? - 영화 <톰과 제리>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마다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한 "톰"과 "제리"는 만나자마자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데요.
그러다가, 한 호텔에 입성한 "제리"는 그렇게 꿈꾸던 내 집 마련에 성공하나 "호텔"의 입장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것은 반갑지 않는 소식인데요.
이에 "카일라"는 "톰"과 함께 "제리"를 호텔 바깥으로 내보내려 계획을 짜지만, 번번이 막히고 마는데...
TV와 스크린은 많이 다르죠?
1. 그저, 실현이 외관에 그치지 않는다.
먼저, 영화 <톰과 제리>의 실사화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명탐정 피카츄2019>과 <수퍼 소닉2020>의 영화 제작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지는 영화 외적으로 가장 이슈였습니다.
특히, <수퍼 소닉>은 개봉일을 연기하면서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는 일까지 일어났으니 이는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톰과 제리>는 기존 영화들이 "진짜"에 가깝게 만들었다면, 기존 작품에 있는 것을 꺼내오기로 선택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클로이 모레츠"를 비롯한 사람들과 건물과 같은 공간들은 그대로 두고, "톰과 제리"를 비롯한 동물들은 그대로 애니메이션과 유사하게 영화는 전개하는데요.
어색하게 보일 법도 하지만, 이는 되려 장점으로 적용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질감 없는 모습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액션도 이에 적지 않는 영향이 미칩니다.
기존 작품들을 본 팬들은 알겠지만, 단출한 제목에 비해 이 영화가 꺼내는 액션의 수위는 꽤 있습니다. 앞에서 "WWE"가 "의자"와 "오함마(?)", "사다리", 그리고 "테이블"이 전부라면 <톰과 제리>는 미사일까지 나오는데요.
이처럼 극 중 프라이팬에 맞게 몸이 변형되거나 번개에 맞는 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실사화는 캐릭터의 외관 말고도 액션에도 큰 영향이 있음이 확인될 겁니다.
2. 여전한 실력과 진화된 동작들
흔히, "프로레슬링"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승리를 확정시키는 기술을 "피니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주 쓰는 기술을 "시그니처 무브"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톰과 제리>의 피니시와 시그니처 무브가 무엇인지를 확인해봐야겠죠?
그런 점에서 영화는 기존 작품을 따라 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변형시켜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확인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톰과 제리"의 효과음이 클래식 음악에 맞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존 작품에서 몇몇 효과음과 음악에 맞게 액션을 취하는 것이 <톰과 제리>가 자주 선보이는 모습입니다.
이전 작품이 "클래식"에 한정되었다면, 이번 <톰과 제리>는 시대가 바뀐 만큼 "R&B"와 "힙합"같은 비교적 최신 트렌드까지 반영해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도 흥미를 일깨웁니다.
이외에도 함정을 이용한 모습들도 종종 보여주는데요.
초반 공원에서 "제리"가 보여주는 주먹이나 문 뒤에 있는 "스파이크", 그리고 쥐덫을 이용한 장면들은 저와 같은 올드팬들에게 예우를, 새로운 팬들에게는 관심을 충분히 이끌만한 장면이라 생각할 만큼 좋았습니다.
3. 마이크를 쥐여주면 안되는 건가...
이렇게, 외관과 액션에서 합격점을 받은 <톰과 제리>의 입담은 어땠을까요?
결과부터 말하면, 경기력에 비하면 형편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근데, 이런 문제는 이전 시리즈에서도 확인이 된 겁니다.
그렇기에 "카일라"를 맡은 "클로이 모레츠"를 매니저 삼아 이를 대체하려 한 건데, 그마저도 신통치가 않습니다.
영화 <톰과 제리>가 관객들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갈등"입니다.
이를 "클로이 모레츠"와 "마이클 페냐", 그리고 "톰과 제리"까지 각각의 입장 차를 보여주며, 각 캐릭터들을 연결 지어 다른 에피소드로 흥미롭게 전개하는데요.
하지만 후반부 "카일라"가 "톰과 제리"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신기하게 쳐다보는 직장 동료처럼 관객들도 그렇게 바라보게 될 만큼 급박스럽게 얘기됩니다.
비록, 영어를 할 줄 아는 동물들은 아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영화 <톰과 제리>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굉장히 쉬운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알아듣지 못하는 건 이를 연결 지으려는 솜씨가 "메주"라는 것인데, 이런 이유에는 갈등을 빚어냈던 인물들이 너무 쉽게 힘을 합친다는 것입니다.
"톰과 제리"를 비롯하여 "카일라"와 "테렌스"도 극과 극의 캐릭터임과 동시에 이야기 내내 갈등을 비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내 화해하니 흔히, 말하는 선역과 악역이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치는 클리셰가 쉽게 성사되니 아쉬움이 컸습니다.
4. 자막을 읽지 말고, 더빙으로 들어라!
그럼에도 이번 <톰과 제리>의 2회차는 저번 1회차보다 더 만족스러운 느낌입니다.
그 이유에는 아는 만큼 보이는 장면들입니다.
"디즈니랜드"를 염두에 둔 "쥐들의 세상"이라는 단어에 "저작권"을 의식하는 대사나 극 중 초반 톰이 지하철에 올라오는 간판에 "조커"가 있다거나 "배트맨"을 대사나 장면에서 보여주는 오마주가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외에도 "한니발 렉터"를 연상하는 강아지의 모습은 "씨네필"들의 2회차를 유도하기에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더빙"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
이전 1회차가 4DX로 몸이 바쁜 것도 있지만, 자막으로 보아 눈도 그에 못지않게 많이 바빴습니다.
근데, 자막의 문장들이 가독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얹아 이를 되짚으니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는데요.
하지만 번 더빙은 대사들을 "구어체"로 번역해야 하기에 진짜 대화하는 느낌이라 의미 전달이 이전 자막보다 더 좋았습니다.
오히려, <톰과 제리>를 재밌게 보시려면 "더빙"을 보실 것을 꼭 추천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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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은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 파묘를 리뷰했지만 사실 파묘가 더 일찍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듄을 먼저 보았다. 그만큼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대작이었다는 뜻이다. 그래놓고 이렇게 늦게 리뷰하는 것은 나의 게으름이라, 할말이 없지만.
그래도 기대한 보람이 있었다. 간만에 제대로된 클래식을 맛보았는데, 잘 다듬어진 클래식이라 두고두고 볼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 이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다시금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런 영화를 대하는 관객의 자세란 어떤 것일까 다시금 되새긴다.
'듄 파트 1'의 내용은 영웅이 되기 전의 유약했던 시절의 고난을 다루었다면 '파트2'는 영웅이 될 조짐이 보이는 상황 속 주인공이 처한 딜레마와 고뇌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그가 영웅이 될 지 안 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영웅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웅의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가진 고뇌는 이렇게 고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웅장함은 마치 성경에서 처음 출애굽기를 읽을 때의 상상 속 웅장함과 비슷했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과거 많은 설화, 전설 등에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다. 어찌보면 흔한 서사라고 볼 수도 있어 서사 자체는 흥미롭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했던가. 흔한 서사를 다룰 때에는 디테일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영화는 웅장함을 지키는 게 중요했는데 그 웅장함의 정도가 과하면 유치해보이고, 약하면 이게 영웅인지 헷갈리게 된다. 이 적당한 웅장함을 유지하기 위한 디테일로는 폴 아트레이디스가 무아딥이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아와 영웅이 될 운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지점이 있다. 영웅이 될 사람은 태생부터 비범했으며 온 우주가 그의 영웅만들기에 혈안이 된 것만 같고 개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많이 무시되는 과거의 클리셰와는 달리 듄의 폴 아트레이디스는 유약함을 가진 한 개인으로서의 면모도 보인다.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회를 위해 나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팔자 사이에서 그는 결국 영웅이 되기를 선택한다. 그걸 보면서 영웅 팔자는 일종의 가스라이팅 같기도 하면서 그 가스라이팅 마저도 그 팔자의 일부인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영웅 서사 중에서도 이 영화가 독특한 영웅 서사가 된 디테일에 대해 논한다면 누군가는 사막 배경이라는 척박한 환경을 논하고, 디테일 중에서 웅장함을 배가시키는 음악도 한몫 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 폴 아트레이디스의 고뇌를 얘기할 것 같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관객은 그저 그 웅장함을 온전히 느끼기만 하면 된다. 이 영화의 장점은 클래식한 서사에 가장 현대적인 기술력을 덧붙여 클래식이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는 데에 있다.
클래식이 고플 때 나는 90년대 혹은 그 이전의 영화를 돌려보곤 한다. 현재까지 이용되는 서사의 대부분이 그 때 이미 등장했었기 때문에 가장 처음 만들어졌던 서사가 가장 자극적이고 재밌는 법이다. 그래서 현 시대는 편집의 시대라고 하지, 창조의 시대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기술력은 과거보다 압도적으로 달라졌기에 모두가 다 아는 출애굽기 조차 다시 이 기술력으로 묘사한다면 인간이 느낄 신적인 존재에 대한 위압감은 더 배가될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기술력이 가진 장점의 정점을 본 것만 같았다. 트랜스포머, 신과 함께 등 선진 기술력으로 마케팅했던 수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이 영화의 그런 기술력을 앞세운 영화의 가장 성공적인 만듦새의 표본을 보는 느낌이랄까. 돈을 쓰려면 이렇게 써야하는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관람했었다.
총평
꼭 영화관에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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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주 최신 개봉영화
2022년 8월 2주 개봉영화!
헌트 HUNT , 2022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영화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입니다.
세계적인 배우 반열에 올라선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으로 4년간 열정을 쏟아부은 각본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소화해낸 그는 배우를 넘어 연출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이정재와 정우성의 23년 만에 조우한 작품으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정재 감독 '신세계', '공작' 제작진의 의기투합!
첫번재 추천영화 "비상선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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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Good Luck to You, Leo Grande , 2022
엠마 톰슨 연기 40년차, 인생 62세 첫 노출 연기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는 단 한 번도 섹스에 만족해 본 적 없던 은퇴교사 '낸시'가
'리오 그랜드'의 퍼스널 서비스를 경험하며 인생 최고의 해방을 시도하는 굿 럭 무비 입니다.
제38회 선댄스영화제와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으로
데뷔작 '52번의 화요일'로 제30회 선댄스영화제 감독상과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소피 하이드 감독 신작입니다.
섹스가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삶의 태도, 섹스 포지티브를 몸소 보여줄
엠마 톰슨 그녀의 인생 62세 첫 노출로 가장 용감한 도전을 한 작품 기억될
두번재 추천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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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세계 すばらしき世界 , UNDER THE OPEN SKY , 2020
봉준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극찬한 일본의 화제작
영화 "멋진 세계"는 일본 개봉 전부터 일찌감치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입니다.
제45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제56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관객상,
최우수 연기상 2관왕, 제47회 시애틀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영화에 대한 완성도와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멋진세계는 13년 만에 출소한 전직 야쿠자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인데요
세계적인 작가 사키 류조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실존 인물을 모델로
13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전 살인범의 일생과 삶의 방식을 그린 '신분장'이 원작입니다.
타인과 사회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들이 보고 느껴야 하는 주제!
세번재 추천영화 "멋진세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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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날도 아닌 날
요즘 혼자만의 챌린지를 가끔 한다. 정말 소박해서 챌린지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인데, 백발백중 실패했다. 그건 바로... "집에 가고 싶어요"라는 말 하지 않기. 그게 뭐라고 그렇게 어렵다. 의식하지 않아도 숨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보다도 더 가끔 다짐한다. 그날이 그날 같아도 오늘은 오늘 하루뿐이지. 그러니 기분 좋게 재미있게,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보내야지. 나는 내 일을 사랑하는 어른이니까! 그리고 어른의 다짐은 깃털보다 가볍게 후 흩날리고 만다. 작심삼일은 고사하고 몇 시간, 아니 불과 몇 분 사이 사라지는 다짐이다.
이 지극한 현실이 당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면, 올여름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한 편을 권하고 싶다. 영화 <팜 스프링스>는 포스터에서부터 여름이 줄줄 흘러내려, 현실에서 백만 광년쯤 떨어진 어딘가에서 유쾌한 사랑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겠거니 싶다. 심지어 타임 루프라는 판타지 요소까지 들어갔다니 더더욱. 그러나 정작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오른 것은, 매일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내뱉는 내 모습이었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공식을 따른다. 어떤 사건에 말려들어 서로를 싫어하던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속사포 같은 대사로 이어가는 재미. 이 영화의 두 사람은 세라와 나일스다. 동생의 결혼식장에서 누구보다 뚱한 표정으로 술만 들이켜고 있는 세라, 그리고 결혼식장에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난입한 나일스. 모두가 격식을 갖추고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유일한 두 사람.
알고 보니 나일스는 타임루프, 즉 무한 반복되는 하루에 갇혀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같은 날이 반복된다. 어제가 오늘, 내일이 오늘, 매일 같은 매일. 그런데 세라도 그 하루에 같이 휘말리면서 두 사람은 매일 똑같은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나일스에게 화도 내고, 벗어날 방법도 열심히 찾아보지만 세라 또한 나일스가 이미 겪었던 절망을 고스란히 겪으며 그 하루에 갇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아침이 오면 다시 사람들은 결혼식 준비로 분주하고, 두 사람만이 다른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실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시간이 사랑의 시간과 매우 닮아 있다. 모두 쳇바퀴 같은 하루를 살 때 두 사람만이 하루하루를 함께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 그게 연애 아닌가?
두 사람이 사랑의 시간과 닮은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모습은 사랑스럽다. 아무 날도 아닌 날 반짝이 옷을 입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 "Happy unbirthday!"를 축하하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생각도 난다. 조금씩 연습해 완벽하게 합을 맞춘 안무를 펼치는 모습, 꿈같은 현실에서 함께 본 비현실적인 풍경까지.
두 사람은 그렇게 같은 날들을 조금씩 바꾸어간다. 그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 하루의 굴레를 마주 대한다. 똑같은 날들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힘. 함께 있는 데서 오는 힘. 마침내 옮기는 씩씩한 발걸음은 언제나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모두가 쳇바퀴 같이 하루를 사는 것. 그건 타임 루프라는 설정이 없는 내 삶에도 낯설지 않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길에 오르고, 같은 시간에 같은 커피를 마시고, 다짐을 깨뜨리며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은 흘러나오고, 그날이 그날 같이 고만고만한 것. 일상을 마주하는 내 마음이 그랬다.
여행 가는 날만 내 삶이 아닌데 꼭 일상을 벗어나야만 호젓하게 생의 감각을 누리곤 한다. 여행도 갈 수 없는 지금, 극장에 앉아 있는 한 시간 반 만에 긴 여행의 귀가 길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말았다. 여기가 내 삶이니까. 컨베이어 벨트처럼 착착 굴러가기만 하는 삶에서 나는 피자 튜브 위에 동실동실 떠있기만 할 것인지. 아니면 아무 날도 아닌 날을 기꺼이 맞아들이며 누군가와 눈 맞추고 웃어 보일 것인지.
두 주인공이 맥주를 얼마나 마셔대는지 보고 나면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어진다. 타임루프보다 누군가와 함께 여름밤을 즐기는 것이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아무 날도 아닌 날을 특별하게 만드는 걸 결국 함께 걷는 누군가의 씩씩한 발걸음이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에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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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그래 이게 바로 애니메이션의 매력이지
1. Information
1) 초쿠제과점 Chokoo Bakery
Korea | 2022 | 4min | G
Director
안윤주 An Yun-ju
Synopsis
요리를 못하는 인간 초초와 요리를 잘하는 너구리 쿠쿠가 만나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나 쿠쿠가 아프게 되면서 초초와 쿠쿠는 서로를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사용하기로 한다.
2) 책벌레 A Bookworm
Korea | 2022 | 4min | G
Director
전다혜 JEON Da-hye
Synopsis
따분한 건 죽어도 싫은 정신 사나운 아이에게 학구열이 높은 어머니는 도서실에 있는 커다란 책을 쥐어 주는데... 그 책 안에서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
3) 언니가 된다는 것 To Be Sisters
France | 2023 | 7min | G
Director
앤-소피 구세 Anne-Sophie GOUSSET, 클레망 세아르 Clément CÉARD
Synopsis
자매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정을 나누고 함께 웃는다는 것이며, 사랑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자매는 그것보다 더 많은, 조금은 다른 무언가를 공유한다.
4) 거미요정 엘라 Spin & Ella
Belgium | 2022 | 7min | G
Director
안 브롬보 An VROMBAUT
Synopsis
엘라와 절친 거미는 상상력을 활용해서 거미줄로 함께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항상 쉬운 건 아니다.
5) 작은 바다 Pond
Switzerland | 2023 | 9min | G
Director
레나 폰 되렌 Lena VON DÖHREN, 에바 루스트 Eva RUST
Synopsis
갈매기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작은 청어 한 마리가 웅덩이에 고립된다. 탈출할 길을 필사적으로 찾는 동안 청어는 다양한 바다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새 친구들과 함께 갈매기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
2. Review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는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들을 비롯한 어린아이들이 편하게 영화를 관람하고 즐길 수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야외 상영으로 영화 속 ost를 함께 부르고 즐기는 ‘영화마루’ 뿐만 아니라 작품 선정도 이해하기 쉬운 작품들을 많이 선보였는데 그중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도담도담극장이다. 도담도담극장은 어린이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어린이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에피소드와 비언어적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편과 단편 프로그램 중 단편 애니메이션 5편을 연달아 상영한 상영작을 보고 왔다.
비언어적 표현이 주는 미학
도담도담극장-딘편의 타켓층 자체가 ‘아이’이기 때문에 긴 내용과 스토리의 기승전결보다는 움직임을 표현한 소리, 화면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 등 감각적인 표현에 집중한 작품들이 기획되었다. 사실 자막이나 더빙 등 대사가 있는 일반 실사영화에 익숙한 필자로서는 이런 전개가 어색하긴 했다. 무성영화가 아닌 유성영화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처음에는 이러한 연출이 지루하게 느껴질까 걱정했는데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영화가 상영된 곳이 영화관이 아닌 ‘은평문화예술회관’이라는 공연장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영화관이 주는 암막 효과와 폐쇄적인 분위기가 덜했다. 실제로 어린이집에서 단체관람을 많이 왔는데 영화가 무성영화에 효과음만 추가한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있어서 아이들이 영화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함께 즐기는 분위기였다. 나 또한 편하게 즐길 수 있었는데 애니메이션의 소재가 비언어적 표현으로 짜임새나 전개를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소재였다.
초쿠제과점의 경우 단순히 요리를 못하는 인간 초초와 요리를 잘하는 너구리 쿠쿠가 만나 제과점을 운영한다는 전개였으면 다소 지루하고 대사 없이는 짧은 영화 속에 내용을 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초초는 아픈 쿠쿠를 위해 제과점을 차리기위해 모아두었던 돈을, 쿠쿠는 제과점을 차릴 돈을 마련하기위해 자신이 아끼던 꼬리털을 스토리의 핵심 매개체로 이용하면서 ‘각자가 가장 아끼는 것을 서로를 위해 사용한다.’라는 주제 의식을 초단편 애니메이션인데도 보여주었다.
반면에 오히려 비언어적 표현의 전개가 반전을 선사하는 부분도 있었다. 언니가 된다는 것에서 언니와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투닥 거리며 자란다. 그러다가 언니가 컸을 때 동생은 하체가 불편한 채 태어났고 그랬기에 항상 무언가를 ‘타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후반에 해당 장면을 보고 앞 장면으로 돌이켜보니 언니는 동생을 집안에서는 모형 자동차를, 해변에서는 튜브를 태웠던 게 떠올랐다. 대사 없이 진행됐기에 이런 반전이 더욱 크게 다가왔고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자칫 까다로울 수 있는 소재를 따듯한 시선에서 부담 없이 온전히 영화로만 즐길 수가 있었다.
작은 디테일이 버무러진 상상력의 향연
이런 소제목을 붙인 건 책벌레라는 작품이 기인하는 바가 크다. 책벌레의 의미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책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된 책의 종이를 조금씩 갉아 먹는 벌레류. 근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책벌레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내포했다고 보는데 영화속 책벌레 책에 쓰여진 글자를 먹는다. 주인공은 그런 책벌레를 쳐다보다 책벌레가 안내하는 신기한 나라로 휩쓸려가는데 그곳은 책을 갉아 먹는 곤충들이라기보다는 책을 사랑하는 벌레들이 글자를 소중히 나르고 있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다. 책을 싫어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주인공이지만 그런 책벌레들의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영화는 마무리를 짓는다. 바로 이런 작은 설정들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보는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에서 나타났다고 보았다.
책을 싫어하거나 영상물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이 작품을 보여줬을 때 ‘아 책이 이런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하는구나!’라고 책에 대한 긍정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게 작품이 제작되어 교훈적인 의미도 알차게 담겨있었다. 상상력과 내용, 교훈 모두 놓치지 않고 잘 담아냈다는 점이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는 2023년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롯데시네마 은평, 은평문화예술회관, 은평한옥마을 등에서 진행됩니다.
*본 포스팅은 영화 전문 웹매거진 〈씨네랩〉의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프레스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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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뷸런스, 정신차린 마이클 베이 감독의 긴장감 넘치는 액션 영화
?Rabbitgumi입니다!!
파괴지왕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앰뷸런스가 개봉했습니다.
사실 아주 크게 기대받던 영화는 아니었죠.
예고편을 봤을 때, 은행을 털고 추격전을 벌이는 이야기여서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꽤 재미있는 액션 영화였습니다.
마이클 베이 감독 특유의 액션 연출 스타일이 그대로 들어가있는데 조금은 질질 끈다거나 오버하는 장면이 줄었어요.
이야기 구성에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액션과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긴장감 만은 확실히 잡습니다.
영상과 음향이 멋집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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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이프라인> 1차 예고편
목표는 하나, 목적은 여섯!
화끈하게 뚫고, 완벽하게 빼돌려라!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리는 도유 업계 최고 천공기술자 ‘핀돌이’는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거대한 판을 짠 대기업 후계자 ‘건우’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빠져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에 합류한다.
프로 용접공 '접새', 땅 속을 장기판처럼 꿰고 있는 '나과장',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 이 모든 이들을 감시하는 '카운터'까지!
그러나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들
그들의 막장 팀플레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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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 30초 예고편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스즈'는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더이상 노래할 수 없게 된다.
평범한 나날이 계속되던 중, 우연히 가상세계 U에 접속하게 된 '스즈'
그는 그곳에서 신비로운 가수 '벨'로 다시 태어나 순식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그런데 '벨'의 대규모 콘서트가 열리는 어느 날, '용'이라 불리는 의문의 존재가 나타난다.
큰 상처를 안고 있는 듯한 '용'에게 신경쓰이는 '벨' 그리고 현실의 '스즈'
과연 '스즈'의 목소리는 그에게 까지 닿을 수 있을까?
두 세계가 하나로 이어질 때, 기적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