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10-05 23:38:54
[BIFF 데일리] 이 여정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영화 <그랜드 투어> 리뷰
DIRECTOR. 미겔 고메스(Miguel GOMES)
CAST. 크리스타 알파이아테(Crista ALFAIATE), 공살로 와딩턴(Gonçalo WADDINGTON) 외
PROGRAM NOTE.
1917년 양곤. 영국인 공무원 에드워드는 약혼녀 몰리와의 결혼을 앞두고 도망친다. 그래도 그와의 결혼을 결심한 몰리는 에드워드의 뒤를 쫓는다. 영화의 제목 <그랜드 투어>는 20세기 초에 유행했던,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 또는 일본에서 끝나는 아시아 투어 여정에서 기인한다. 미겔 고메스는 2019년 그랜드 투어를 시작해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에서 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국의 국경이 폐쇄되자, 감독은 스태프와 포르투갈로 귀국한다. 영화의 일부는 로마와 리스본의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중국의 영상은 어떻게 확보했을까? 미겔 고메스는 중국 현지에 촬영팀을 꾸린 뒤, 포르투갈에서 원격으로 촬영을 감독했다. (시차 때문에 매일 밤 자정에 작업을 했다). <그랜드 투어>의 기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두 연인의 여정을 카메라에 담으며 미겔 고메스는 자유롭고 총체적인 스펙터클을 창조한다. 영화에는 수확, 종교 축제, 오토바이 행렬 등 현대 아시아의 모습을 담은 매혹적인 아카이브 이미지, 그리고 주인공이 안개가 자욱한 강을 건너거나 매혹적인 밤의 숲을 가로지르는 모험 소설 속 상상의 아시아가 공존한다. 미겔 고메스는 <그랜드 투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영화에는 국가, 성별, 시대, 현실과 상상, 세상과 시네마 등 분리된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투어가 있다. 나는 무엇보다 관객을 이 투어에 초대하고 싶다. 이것이 영화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믿는다.” (서승희)

그랜드 투어는 본디 17세기 중반부터 유럽 상류층 자제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 약 2-3년을 들여 신문물을 익히던 여행이다. 가정교사를 대동한 젊은 남성 귀족이 당시 유럽 문화의 최고 중심지였던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향했다. 그러나 교통수단이 계속해서 발달되고 구시대의 계급 구조 또한 변화되면서, 그 의미가 점차 퇴색된다. 19세기가 되면 대륙횡단철도를 포함한 각종 철도, 수에즈 운하 등이 차차 개통되면서 <80일간의 세계 일주> 같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이 된다.
20세기에는 제국주의의 광기가 시작되고, 이제 평범한 유럽인들도 식민지 관리를 위해 아시아로 향한다. 기이했던 이 시절은 문학의 역사에도 독특한 족적을 남긴다. 인도 벵골 지역에서 아편국 직원의 아들로 태어나, 추후 영국 본토 생활을 그만두고 근무지를 버마(미얀마)로 신청한 인도제국 경찰관, 조지 오웰은 <버마 시절>에 그 시절의 축축한 야만을 기록했다.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베트남 사이공 공무원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인도차이나 반도’ 곳곳을 다니며 살았고, 이는 <연인>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 세계에 계속해서 묻어난다.
2019년, 유럽의 한 영화감독 또한 행선지가 비슷한 여정을 꾸린다. 포르투갈 출신의 미겔 고메스 감독이 영화 <그랜드 투어> 촬영을 시작한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 에드워드는 1910년대 버마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7년째 약혼자 상태인 몰리와의 결혼을 코앞에 두고, 영국에서 찾아오는 예비 신부를 피하고 싶다며 갑작스러운 도주 길에 오른다. 범죄를 저질러도 저렇게 열심히 도망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저 도망은 대체 왜일까… 싶은 이 여정은 국경을 넘어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거쳐 일본, 중국에까지 이른다. 이 여정은 에드워드의 도주를 따르는 단단한 의지의 여성, 몰리의 행적을 통해 한 번 더 펼쳐진다. 즉 이 영화 스토리의 골자는 서로 겹쳐지기도 달라지기도 하는 두 개의 여정이다.

영화 속 여정들은 17세기의 ‘그랜드 투어’와도, 19세기의 ‘80일간의 세계 일주’와도 그다지 닮지 않았다. 20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제국주의의 광기와도 닮지 않았다. 그 닮지 않은 모양새를 아무 설명도 필요 없이 미장센으로 구현한다. 꿈을 비롯한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 모두 흑백인데, 그 안에서 각지의 아름다움이 빛난다.
20세기를 재현할 때에는 환상적이다. 흑백이라 더 어렴풋하여 아름다워 보인다. 희뿌연 안개 낀 정글을 가로지르는 기찻길, 거기서 들리는 새 소리, 당시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들던 싱가포르의 호텔, 방콕의 파티 현장 등은 모두 동양인 보기에 ‘적절’하다. 20세기 동남아 내 왕족의 부를 고스란히 재현하여 노골적으로 비춰 보이는 오리엔탈리즘을 피하고, 보는 동양인 마음 복잡스럽게 만드는 일 없이, 단순하게 영화를 영화로서 아름답다 느낄 수 있는 선을 적절히 지킨다.

소설을 읽어주는 느낌이 드는 내레이션 또한 국경선을 넘길 때마다 그 나라의 언어와 목소리로 새로이 펼쳐진다. 화면에는 현재 그 도시의 광경이 드러난다. 일본에 도착한 에드워드가 식당에서 마주한 일을 내레이션으로 설명하는 동안, 오사카의 작은 식당에서 국수인지 우동인지를 먹는 손님들의 모습과 음식을 내는 사장님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 안에서 우리는 20세기 이야기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객석에 있는 나의 동시대성을 밟고 서게 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라도 나올 것 같은 검박한 장면들이 겹쳐 흘러간다. 거위 알을 줍고 야자 열매 껍질을 벗기는 농부, 연꽃을 수확하여 팔기 좋게 단으로 묶는 여성, 오토바이와 차량이 줄지어 다니는 도로의 모습… 무엇보다도 감독이 꽤나 감흥을 깊이 받은 듯한, 동남아 각국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전통 인형무가 여러 차례 나온다. 덕분에 관객은 20세기와 21세기를 골고루 오가며 독특한 여행을 한다. 그러는 동안 내내 궁금해진다. 그런데 에드워드는… 저 정도로 싫으면 차라리 결혼을 파하든지 대체 왜 저렇게까지 도망가는 것일까?

에드워드의 여정은 행선지를 못박아둔 여행이 아니라, 탈출이라는 목적만을 못박아둔 여행으로, 목적을 위시하여 행선지는 계속해서 추가된다. 이는 에드워드의 여정뿐 아니라 그 뒤를 따르는 몰리의 여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두 사람은 길 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이유 모를 이 선형적 여정의 끝으로 점차 달려간다.
그리고 여정의 끝에서, 관객은 감독이 준비한 선물을 맞이한다. 이 선물은 거울처럼 관객을 비추며, 관객에 따라 다른 답을 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도 들었고, 여정에서 ‘왜’에 집착하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뾰족한 물음표를 보고 팔짱 끼고 본 영화가, 팔짱 끼고 미간을 찌푸린 내 머리 위로 시원하게 내리치는 죽비 같았다.

모든 영화는 감독이 내놓는 상차림이다. 어떤 영화는 든든하고 친근한 밥상 같고, 또 어떤 영화는 조금 까다로운 미식의 세계 같다. 이 영화는 자기 실력에 자부심을 가진 요리사가 화려하게 꾸며 올린 테이블 같았다. 곱씹을수록 더 매력적인, 하나하나 더 뜯어 알고 싶은 그런 상차림. 영화를 본 직후보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만족스러운 상차림이었다.
10/04 20:0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상영코드 083)
10/09 13:30 CGV센텀시티 1관 (상영코드 457)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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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과 바람과 '동주'와 시: 별이 된 청춘들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는 밤이다.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가, 대한민국의 해방을 지켜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마음아팠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분들의 무한한 투쟁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로부터 100년 정도가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은, 당신들 덕에 국민과 국토와 완전한 주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시인 윤동주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시인 ‘서시’로 가장 유명하지만, 나는 ‘별 헤는 밤’이라는 시를 가장 애정한다. ‘서시’만큼이나 좋다. 영화 속에서, 옥의 창살 사이로 내다보이는 별들을 비추며 ‘별 헤는 밤’이 낭송되는 장면에서 잠시나마 그가 되어볼 수 있었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창씨개명을 해야만 했던 현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 것이며, ‘동주’가 아닌 ‘히라누마 도주’로 불려야했던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무수히 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질 것만 같은데, 그것들은 끝내 손에 닿지 않는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별 헤는 밤' 중이 구절을 가만히 떠올리다보면 사무치는 그리움이 손에 닿을 것만 같다. 애써 잡으려해도 잡히지 않고, 잡게 되어도 다시 놓치기 일쑤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외는 그의 시는 왠지 모르게 하나의 묵직한 위로로 다가온다.
시인 윤동주(좌_강하늘)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우_박정민)
영화에 대해 말하자면, 중간중간에 그가 쓴 시들이 낭송되는 부분이 정말 좋았다. 괜히 더 애틋한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더 사랑하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촬영된 필름은 암울한 현실을 배가시킨다. 독립운동가 송몽규와 시인 윤동주는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굳건한 신념으로 투쟁했다. 투옥되었을 당시, 생체실험을 한다는 일본인들의 말도 안되는 명분 하에 바닷물 주사를 강제로 맞은 결과, 결국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신 두 분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당신들은 정말 멋있는 분들이시라고, 아무것도 부끄러워하실 필요가 없다고.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두 분의 연대기를 보는데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
암흑기와도 같았던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그 나잇대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마음껏 누려보지 못한 채 ,
오로지 해방만을 꿈꾸며
한 번뿐인 생을 ‘살아내야’하셨을 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어릴 적 교과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시인 윤동주. 그때 갖게 된 열렬한 마음이 지금껏 이어져 온 것 같다. 교과서 활자나 시험지에서 윤동주 시인을 마주하기 전, 이러한 영화나 그의 생에 관한 책을 통해 그를 먼저 알게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방 책꽂이 한 켠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필사책이 있고, 벽 한쪽에는 영화 ‘동주’의 일러스트 엽서가 자리하고 있다. 문학 속에서 희망을 찾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꾸려 한 그의 시 속에는 고뇌와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그래서 그가 쓴 시와 그를, 참 많이도 존경하고 동경했던 것 같다.
이제는 별이 되어버린 그 시대의 청춘들께.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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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은 허상이에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면, 그 회사의 가장 큰 단점이 뭔지 알 수 있어. '성장'을 크게 외치는 회사일수록, 성장이 느리다는 뜻이야. 생각해 봐. 성장이 잘되고 있으면 굳이 외치지 않아도 되잖아?
예전에 나이 많은 선배가 조언해 준 말이다.
그땐 웃어넘겼지만. 살아갈수록 회사도, 사회도,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사회 곳곳에서 평등을 외치고 있다.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평등이란 우리가 결코 달성하지 못할 허상이 틀림없다. 정말 평등한 사회에서는 이렇게 크게 평등을 외쳐야 할 이유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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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픔의 삼각형, 2022>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된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으로, 계급의 삼각형을 굴렸다가 아예 뒤집어 버리는 블랙코미디 영화다.
147분이라는 꽤 긴 러닝타임동안 총 3부의 구성을 하고 있는데, 꽤 노골적으로 풍자와 아이러니, 그리고 코미디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영화관에 탑승한 느낌이 들었다. 의자에 몸을 맡기고,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들을 완전히 즐기기만 하면 된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돈 이야기는 섹시하지 않아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야야와 칼은 저녁 식사를 하다 계산 문제로 다툰다. 돈을 더 많이 벌면서 저녁값을 내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야야의 태도 때문인데, 두 사람이 입 아프게 싸우는 모든 문제의 원인은 결국 돈이다.
야야는 "돈 이야기는 섹시하지 않다"고 말한다. 데이트를 하고, 연인으로 함께 밥만 먹어도 돈을 써야 하는데 왜 돈 이야기는 섹시하지 않을까? 왜 데이트 통장과 반반 결혼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사람들은 싸우는 것일까.
영화는 돈 이야기와 함께 젠더 계급을 비춘다. 칼이 엘레베이터를 붙잡고 화를 내는 장면은 웃기지만 폭력적이고, 잘 나가는 모델인 야야는 출산을 걱정하며 트로피 와이프로서의 미래밖에 없다고 낙담한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남성은 경제 활동 기간이 더 길고, 육체적으로는 여성보다 강하다. 하지만 영화의 도입부에 나왔듯, 모델 업계에서 남성은 여성 모델과 비교해 불과 1/3의 페이를 받는다. 돈을 못 벌어도 저녁 밥값을 내야 하는 남성과, 돈을 잘 벌어도 미래 예상 수입이 없는 여성, 둘 중 과연 누구의 계급이 더 높은 것일까?
영화의 1부에서 감독은 돈과 계급의 관계를 양면적으로 설정한다.
#2. 바로 지금, 오늘을 즐기란 말야
2부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초호화 요트가 등장한다. 상위 계층의 취미이자 휴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휴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은 모두 백인 노인들이다.
요트 승무원들이 고객을 맞이하기 전 '돈'을 외치며 환호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노골적으로 앞으로 경제적 계급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감독의 친절한 설명이나 다름없다. 물론 팁을 받을 수 있는 승무원들은 백인들이며 팁조차 받을 수 없는 일을 하는 계급은 아시아인들이다. 참 노골적이고 직선적인 영화다.
러시아 부호의 아내는 갑질이 취미인데, 음료를 서빙하러 온 승무원에게 지금을 즐기라고 말한다. 승무원의 표정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모두를 위한 시퀀스다. 영화관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고, 그 장면에서 웃은 우리는 모두 순간 깊은 공감을 공유했다. 나는 잠깐, 이재용 회장이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 장면을 본다면 어떤 반응일지 상상했다. 물론 그들도 웃을 것이다. 삼각형은 뾰족하고 높기 때문에.
결국 유람선의 모든 승무원은 강제로 물놀이를 한다.
나는 다녔던 모든 회사의 모든 회식과, 워크샵의 기억이 떠올랐다. 회사에서 웃음 지었던 90%의 순간도.
#3. 인플루언서의 계급
현대 사회에서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은 신흥 귀족이라고 불린다. 광고로 몇억을 벌었다더라, 아직 면허도 없는데 외제차를 몇 대나 뽑았다더라, 부동산으로 수십억대의 차익을 벌었다더라 하는 얘기들은 이제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다.
얼마나 버냐는 질문에, 칼은 돈보다는 협찬이 대부분이라고 말하며 크루즈 여행 또한 협찬으로 오게 된 것이라고 알려준다. 우리는 야야와 칼의 눈을 통해 유람선 여행을 보고 있는 것인데, 실제 현실에서도 인플루언서들의 SNS를 통해 우리는 이런 것을 접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웃긴 장면이었다.
폭탄 제조회사 회장이 어떤 휴가를 즐기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야야의 휴가는 인스타그램만 팔로우해도 알 수 있다. 우리가 가지 못하는 곳을 인플루언서들이 다니고, 콘텐츠와 관심은 돈으로 치환되며, 협찬은 또 다른 협찬을 불러오고, 이렇게 그들은 삼각형 어딘가에 위치하는 새로운 계급으로 역할 한다.
#4. 무인도의 삼각형
호화 유람선이 폭파되고, 운이 좋은 생존자들 8명은 무인도에 다다른다. 무인도에서는 생존 능력에 따른 새로운 삼각형이 만들어지는데, 노동 계급의 아시아인 여성인 애비게일이 최상위 계급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녀는 불을 피우고, 물고기를 사냥할 수 있으며 그 능력을 탁월하게 이용하기까지 한다.
무인도야말로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고 상상하기 쉽지만, 애비게일 역시 애초에 식량이 가득한 구명정을 타고 도착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삼각형은 옆으로 몇 번을 굴러도 삼각형일 뿐, 평등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5. 슬픔의 삼각형
영화는 시작한 지 5분 만에 제목의 사전적인 뜻을 알려준다.
슬픔의 삼각형 (Triangle of Sadness)
= 얼굴을 찌푸릴 때 미간과 코 위쪽으로 생기는 삼각형 모양의 주름남자 주인공 칼의 모델 오디션에서 한 심사관이 보톡스로 슬픔의 삼각형을 제거할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보톡스의 유지 기간은 6개월 남짓으로, 삼각형은 잠시 기술로 가려질 뿐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슬프게도 계급 사회 또한 그러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기술이 발달하고 저렴해지면서 얼핏 우리는 삼각형이 없어진 듯 살아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우리 모두는 사라지지 않는 삼각형 속에 살고 있을 뿐이다. 아이폰을 이용하는 그 모두가 평등한 것은 아니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도,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는 지금도, 평등은 그 어디에도 없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영화 속 가상 세계에서나마 계급을 뒤집어 보며 웃는 것 뿐.
고급 리조트가 등장하면서 감독은 관객을 현실로 돌려보내 버린다. 조롱하고, 뒤집고, 즐거웠지만 너네가 돌아가야 하는 현실은 여기라는 듯이.
관객의 마음을 대변하듯 애비게일의 얼굴에는 슬픔의 삼각형이 진하게 드러난다.
부자들은 무인도에서도 재미있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유람선의 온갖 오물을 닦아내는 청소부나, 자신의 배가 침몰하건 말건 토론하며 즐거워하던 선장의 모습과 비슷하게. 그런 모습에서 오히려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영화기도 했다.
계급이고 뭐고, 우리가 평등이 없지, 유머가 없냐.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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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베르트랑 보넬로가 부산에 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3일차인 19월 6일.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더 비스트>의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KNN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이나 세계적인 화제작 중 감독이나 배우가 영화를 직접 소개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갖는 섹션이다. <더 비스트>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정글의 짐승’을 각색한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을 비롯해 토론토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생 로랑> 이후 9년 만에 두 번째로 부국제에 방문한 보넬로 감독은 “(부국제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더 비스트>가 부국제에서 상영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멜로, 공포, 그리고 SF의 만남
보넬로 감독은 <더 비스트>를 ‘멜로 드라마’로 정의했다. 그는 “멜로 드라마를 생각하면서 자연히 헨리 제임스의 소설을 떠올렸다”면서 “사랑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밀어붙임과 동시에 여러 장르를 섞어서 한 세기 이상의 시간을 탐색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1910년, 2014년, 2044년 세 시간대에서 진행된다. 보넬로 감독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 번째 시간대(1910년)은 소설을 따라갔습니다. 20세기가 시작될 때 20세기가 평화와 진보가 가득찬 시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2014년이라는 시기는 공포 영화의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또 엘리엇 로저 사건이 있는 해였기에 골랐습니다. (엘리엇 로저는) 생각으로만 사랑을 나누는 비자발적 독신자, 인셀이라고 할 수 있죠. 극 중 꿈에서만 사랑을 나누는 존재인 '루이'(조지 맥케이)는 그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에 더해 미래까지 가보고 싶었습니다. AI는 새롭고 흥미로우면서도 힘든 개념입니다. 사랑의 가능성까지 따질 수 있는 복잡한 개념이죠. 극본 작업을 4-5년 전에 시작하면서 AI가 동시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에게는 큰 두려움이 되고 있죠. LA와 할리우드에서는 작가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파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미래가 동시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미래를 보여줄지 고민했습니다. SF가 될 수도 있고, 테크놀로지에 치중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를 내다 봤을 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그리고 싶었습니다.”
사랑, 두려움, 불안함
먼저 만난 <더 비스트>는 자칫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영화다. 여러 시간대, 다양한 장르, 총 6명이 인생이 뒤엉켜 있기 때문. 하지만 보넬로 감독은 감정선만 잘 따라가면 “복잡하면서도 아주 단순한 영화”라고 단언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이 영화의 전반적인 주제입니다. 소설에도 나오죠. 이것은 가브리엘이 비스트라고 부르는, 내면의 무언가를 파괴하는 두려움을 말합니다. 끝내 이 두려움은 사랑에 대한 두려움, 달리 말해서 그리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10년에는 가브리엘이 두려워하고, 2014년에는 루이가 두려워하죠.”
그는 <더 비스트>가 사랑, 두려움, 불안함에 관한 영화인 것 같다는 질문에 “이 영화는 그 세 개의 감정이 맞다”면서 “제가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강렬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영화 삽입곡으로 수잔 잭스의 'Ever Green'을 선택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가사 때문이죠. 멈추지 않는 사랑. 상록수처럼 계속되는 사랑. 멈추지 않는 사랑이 제 영화의 주제입니다. 캐릭터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이 계속되죠. (…) 그리고 최악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 중심에는 두려움이 있었죠. 비스트는 사랑에 대한 공포이고, (두 주인공은) 이를 뒤늦게 깨닫죠.”
레아 세이두와 조지 맥케이의 만남
<더 비스트>에서는 레아 세두와 조지 맥케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을 만날 수 있다. 세계적인 스타와 라이징 스타의 만남. 보넬로 감독은 두 배우를 선택한 각각의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레아 세두는 프랑스 배우 중 이 세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세 시대를 아우를 수 있죠. 영속적인 것도, 현대적인 것도 다 아우를 수 있습니다. (…) 그녀를 보면 사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카메라는 이 미스터리한 부분을 좋아합니다.”
조지 맥케이 캐스팅에 관해서는 가슴 아픈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본래 루이 역할을 맡기로 했던 배우 가브리엘 울리엘이 사망한 것.
보넬로 감독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영국 배우, 미국 배우를 찾기 시작했다”면서 “런던에서 조지를 만나고 잠깐 이야기를 하자마자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 영화 제작 중에도 완벽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에 대해 상반된 견해도 남겼다. 레아 세두에 대해선 "세트장에선 바로 연기에 들어가길 원하는 스타일"이라며 "강력하게 본능적인 게 있다"고 평가했다.
맥케이의 스타일은 이와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맥케이는 촬영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한다"며 "세트장에 도착할 땐 이미 모든 게 그의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보넬로 감독은 관객의 반응이 몹시 궁금하다며,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선 다양한 해석을 기대한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더 비스트>를 즐길 팁 한 가지도 소개했다.
“이 영화가 감정적인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센세이션도 느끼면서요.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을 내려놓고 영화에 몰입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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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화이트베어 |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극이 시작되면, 한 여성이 고요한 집안에서 깨어난다. 여자는 두통을 호소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손목에는 자해의 흔적이 있고 주변에는 수면제로 보이는 알약들이 널브러져 있다. TV 화면에는 이상하게 생긴 표식이 떠 있다.
모든 기억을 잃은 듯 황망하게 집안을 헤매던 여성은 거실에서 딸로 보이는 아이의 사진을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짧은 기억을 떠올린다. 여자는 아이의 사진을 가지고 집을 나서는데, 주변에서 사람들이 창밖으로 여자를 촬영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다 TV에 있던 심볼과 같은 그림이 그려진 가면을 쓴 사람이 총을 들고 쫓아오게 된다. 여자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도망을 다니다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계속해서 촬영을 한다.
한참을 달리다 도착한 한 상점에서 두 남녀가 여자를 도와준다. 총을 피하다 남자는 죽게 되고, 조력자와 여자는 함께 도망친다. 조력자는 여자에게 TV 화면에 떠 있는 신호 때문에 사람들이 이상해졌고, 우리와 같이 신호에 면역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상황을 설명해 준다. 둘은 계속해서 도망치지만 곧 총을 든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또다시 쫓기게 된다. 그러다 한 남성의 차량에 동승하게 되는데, 같은 편처럼 보였던 남자는 사실 총을 든 이들과 한패였고, 둘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남자는 이들을 죽여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이들을 쫓아다니며 촬영을 한다. 그러나 조력자는 남자가 한눈을 판 틈을 타 총을 빼앗고 다행히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조력자는 남자의 차량을 몰고 '화이트베어'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여자는 '화이트베어'라는 말을 듣고 불길함을 직감하고, 그곳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조력자는 멈추지 않고 화이트베어로 향한다. 화이트베어에서 송신기를 불태우면 이상한 신호를 멈출 수 있고,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여자를 설득한다.
둘은 화이트베어에 도착해 계획을 실행하고자 하지만, 총을 든 사람들이 쫓아와 이들을 방해한다. 여자는 총을 빼앗아 그들에게 쏘게 된다. 그러나 그때, 총에서는 폭죽이 발사되고, 무대가 열리며 객석의 사람들이 환호한다. 여자를 도와줬던 조력자와 총을 든 사람들이 배우가 무대에서 하듯 관객들을 향해 웃으며 인사하고, 여자는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때 사회자가 여자에게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겠다며 뉴스 영상을 재생한다. 뉴스에서 여자와 여자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를 납치 살해했으며, 남자친구가 아이를 살해하는 동안 여자는 살해 현장을 촬영하였다고 말한다. 뉴스에서 공범인 남자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데, 이는 죄를 회피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자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객석의 사람들은 여자를 살인자라며 비난한다.
여자는 의자에 묶여 어딘가로 실려 가고, 사람들은 이 모습을 촬영한다. 여자는 용서를 빌지만, 처음 깨어났던 곳으로 돌아가 또다시 기억이 지워진다. 한편, '화이트베어' 공원의 관리자들은 이 쇼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에게 여자와 절대 대화를 하지 말고 열심히 촬영해 달라고 당부하고, 배우들은 여자를 속이기 위한 연기를 펼친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베카리아의 종신 노역형의 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살인자에게는 사형보다는 종신 노역형이 더욱 올바른 형벌이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사형 반대의 입장이다. 수형자에게 형벌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구경꾼들은 그에 영향을 받고, 형벌 수행에 대한 억제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형은 한순간에 집행될 뿐이지만, 종신 노역형은 생이 다할 때까지 가해지는 지속적인 행위이므로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근거이다.
베카리아의 논거대로, 여자는 평생을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베카리아의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화이트베어'의 방문객들은 진심으로 이 쇼를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범죄자를 심판하고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다. 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허구이고, 여자에게만 공포스러운 상황이겠으나, 상대방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재미를 느낀다면 해당 형벌이 적합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설령 아동을 잔혹하게 납치 및 살해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여자의 기억을 다시 지우고 매일 똑같은 일을 겪게 하는 것보다는, 끔찍했던 그날 하루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쇼는 그가 저지른 일을 몹시 비슷하게 재연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를 납치한 것을 반영해, 여자의 기억을 지우고 차에 태워 숲으로 데리고 갔다. 같은 편인 줄 알았던 남자가 갑자기 자신을 죽이려고 한 것은, 아이를 '소풍 가는 것'이라고 속여 숲으로 데려간 후 살해한 것을 반영했다. 아이가 죽어가는데 태연하게 촬영을 했던 여자를 반영해 수많은 구경꾼들을 배치했다. 이 쇼를 통해 여자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얼마나 잔혹한 것인지에 대해 느꼈을 것이다.
범죄자에게 지나친 감정이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 모습을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것은 양측 누구에게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강한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그에 쾌락을 느끼는 사람들은 점차 무뎌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스너프 필름을 보고도 쾌락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기에 <블랙미러> 시리즈의 엔딩이 늘 어딘지 모르게 소름 끼치게 꺼림칙한 것이겠지만.
Netflix Black mirror - White 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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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따뜻하고 애틋한 애니메이션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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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줘
8살 소년 아웬은 얼룩진 멍투성이 얼굴로 법정에 앉아있다. 아웬의 아버지 에릭 발로는 사실 아동학대 가해자이다. 그리고 발로 부인도 그런 아웬을 방치시켰다. 그래서 혐의를 받은 에릭 발로와 발로 부인은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나온 것이다. 아웬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의 부모가 괴롭히고 방치시켰어도 말이다. 그러나 아웬이 할 수 있는 건 법정에서 난동을 피우는 거다. 아이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건 그 방법밖에 없기에...
2. 달과 천국
마오마오는 올챙이를 키웠는데 하루가 지나자 죽어버린다. 그 올챙이를 계속 기억하는 마오마오에게는 오직 죽은 올챙이 생각뿐이다. 올챙이의 죽음에 슬퍼한 마오마오가 할머니에게 올챙이는 죽으면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그러자 할머니는 올챙이가 죽으면 달에 간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마오마오는 할머니를 다시 볼 수 없지만 할머니가 들려준 노래를 생각하며 모든 생명체는 윤회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 이후에 올챙이를 키웠는데 그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었고(사실 두꺼비지만) 창문 밖으로 나간다. 그 광경을 본 마오마오는 할머니가 개구리로 환생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3. 사진이 살아있다
피터는 가족과 함께 할머니가 있는 시골로 내려간다. 시골 풍경이 낯설고 불편한 게 많지만 재미있는 일들도 많다. 피터는 시골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놀면서 친해진다. 하지만 피터에게 큰 숙제가 있으니 바로 다락방에서 혼자 자는 것이다. 혼자 자는 게 무섭지 않지만 사진이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걸 보고서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사진과 맞서 싸우기로 한다. 알고 보니 그 사진은 전쟁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사진이었고 그 할아버지의 원혼은 사실 오줌이 마려워서 참아왔던 것이다. 그걸 안 피터와 친구들은 할아버지 사진을 화장실에 둔다. 그 이후로 할아버지 사진은 원한이 풀리게 된다. 조금 웃긴 이야기지만 어린이에게는 처음 보는 시골 풍경이 무섭고 낯설게 보일 수도 있다.
4. 성인식
진정한 성인이란 무엇이고 그 기준은 무엇일까? 어른들은 성인이 되려고 하는 어린 사람들에게 기준을 맞춰 세운다. 박재민 감독은 성인식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사회가 정한 성인식의 기준에 맞서고 싶어 했다고 한다. 과연 일찍 철든다는 게 진정한 성인을 말하는 걸까? 또한 이 4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5. 별을 담은 소년
조선시대에 상민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어린 결이 할 수 있는 일은 물을 퍼다 나르는 것 밖에 없다. 그리고 결에게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어느 날 할아버지는 부모가 없는 고아인 반아를 데리고 온다. 결은 그런 반야를 싫어하고 내쫓으려 하지만 할아버지는 불만이 많은 결에게 그러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 당시 조선시대에서 양반에게 상민이 상놈 취급을 받으면서 살았는데 모진 괴롭힘도 많이 받았다. 결이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2023.09.17 (일) 13:00 롯데시네마 은평(롯데몰) 4관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기간: 09월 13일 - 0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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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2021, 넷플릭스 드라마) 예고편 리뷰(*스포일러 포함)
2021 크리스마스 이브 공개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정보
장르: SF, 미스터리, 스릴러
공개일: 2021년 12월 24일
공개 회차: 8부작
상영 길이: 351분(5시간 51분)
원작: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
제작: 정우성
연출: 최항용
극본: 박은교
제작사: 아티스트 스튜디오
유통사: 넷플릭스
출연: 배두나, 공유, 이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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