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M2024-08-29 16:06:54
한국이 싫어서 뉴질랜드로 떠난 여자
한국이 싫어서 리뷰 / 시사회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초청받아 <한국이 싫어서> 시사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의 삶에 지친 계나가 모든 것을 뒤로 버려두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젊은이라면 꼭 한번쯤은 꿔본 우리들의 꿈,
그 꿈을 위하여 용감한 도약을 한 계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되고, 비로소 '행복'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안정적이지만 모든 것이 족쇄마냥 느껴지는 한국의 삶
VS
매우 불안정하지만 자유로운 뉴질랜드에서의 삶
이 두개의 선택지 중 옳은 선택이 있을까요?
이 두개의 선택지 중 진정한 행복이 있는 곳이 어디일까요?
우리는 행복찾아 떠난 뉴질랜드가 맞는 답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그것 또한 정답은 아닙니다.
영화는 말합니다.
장소와 환경이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물론, 어느정도의 영향은 있겠지만
A라는 장소가 무조건 행복을 보장해주고
B라는 장소가 무조건 슬픔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죠.
나에게 행복한 곳이 누군가에게는 그 어디보다도 지옥같은 곳일 수 있습니다.
행복은 우리가 결정합니다.
행복은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비로소 그것들을 알아차리고 감사하게 느끼기 시작할 때부터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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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계나처럼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저기 먼 핀란드같은 나라로 훅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짧게나마 외국의 삶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한국을 떠나는게 온전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가족과 친구가 주는 온전한 안정과 행복은 외국에서 절대 가질 수 없는 행복이기 때문이죠.
결론은 이렇습니다.
일상적인 것에 감사하자.
거기서부터 행복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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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한국이 싫은 젊은 청년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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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
영드 / 영국 / 가슴뭉클 / 영국 드라마 / 일상 / 유쾌 / 가족 / 이별 / 따뜻 / 시즌 1~2 / 넷플릭스 드라마
아내를 떠나보낸 남자가 일상을 버텨내는 이야기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
30분 이하인 짧은 호흡의 에피소드 6편으로 이뤄진 이 영드는 짧은 호흡과 상반된 깊은 울림을 주는 드라마다.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떠나간 아내를 따라가고 싶지만
아픈 아버지와 돌봐야 하는 개 한 마리가 남자의 삶을 붙잡고 있다.
사별 이후의 삶을 보너스라 여기며 하고 싶은 일은 뭐든 하는 남자는
보통 사람이라면 차마 하지 못하는 냉소적인 말을 거침없이 해댄다.
속살을 숨기기 위해 가시를 세우는 고슴도치처럼 심술궂은 사람처럼 보이려 한다.
하지만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를 끝까지 보게 된다면 너무나 따뜻한 사람인 이 남자를 누구나 사랑하게 될 것이다.
존재감 없는 우체부
성 노동자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
이들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심술을 부리지만 우체부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성 노동자인 여자와 진심으로 친구가 되고,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매일 찾아뵙는다.
남자 외에도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거절 못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처남
노숙하는 우체부
자신의 삶에 당당한 성노동자
어떤 놀림에도 꿋꿋한 친구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직장에 입사한 신입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람 중 가장 얼간이인 상담사까지.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은 악역 없이 재미있는 드라마다.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 시즌 2 중에서
" 리사와 같이 했던 일들을 그리워하는 줄 아는데, 그건 나 혼자 하고 기분 풀면 돼. 사람들은 결정적인 걸 놓치고 있어. 난 리사와 같이 했던 일들이 그리운 게 아냐. 난 리시와 아무것도 안 했던 게 그리워. 무슨 말인지 알지? 그냥 집에 앉아 있기. 외출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대화조차 없어도 그렇더라도... 아내가 있는 공간에 앉아있던 거."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After Life] 시즌 2 마지막 화에서 나왔던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배경음악 2곡
Dave Thomas Junior ★ Silence
Sufjan Stevens ★ The Only Thing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나이브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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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 스케이트> 러시아의 낭만과 현실이 담긴 로맨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세기를 바라보는 1899년 겨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꽁꽁 얼어붙은 운하 위로 '마트베이(표도르 페도토프)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스케이트를 신고 빵 배달을 하며 살아가던 중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분노에 가득 찬 그는 공산주의에 심취한 '알렉스(유리 보리소프)'가 이끄는 소매치기 무리에 합류한다. 한편 상류층 귀족 영애 '알리사(소냐 프리스)'는 매우 보수적인 가풍으로 인해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마음속으로만 간직한 채 마치 감옥에 갇힌 듯 답답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마트베이와 알리사는 우연한 만남을 갖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6월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러시아 영화 <실버 스케이트>의 내용은 언뜻 보기에 평이하다. 근대 유럽에서 펼쳐지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와 그 멜로드라마 저변에 은은히 깔려 있는 여성 인권 신장 운동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이나 화제의 드라마였던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더 나아가 셜록 홈즈의 여동생이 주인공인 <에놀라 홈즈>와 같은 영화를 자연히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실버 스케이트> 속 사랑은 손쉽게 예상할 수 있는 통속적이고 감정적인 로맨스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 그 중심에는 젠더 권력관계의 전환과 공간적 배경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가 있다.
앞서 예시로 언급한 작품 속 로맨스는 대체로 상류층 남성과 평민 여성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설령 남녀가 모두 귀족 집안의 자제라 하더라도 남성 측 가문이 혈통이나 전통, 권력의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상류층인 경우가 대다수다. <오만과 편견> 속 피츠윌리엄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베넷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브리저튼>에서도 나름 명문가라는 다프네의 가문이 자작 작위를 가진 것에 비해, 사이먼은 그보다 높은 공작과 백작 작위를 지니고 있다. 이때 여성이 남성의 신분이나 재력보다 그의 인품을 보고 결혼을 결심하는 전개는 결혼이 집안과 집안의 결합으로 여겨지던 당시 시대상과 뚜렷한 대립각을 이루며,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하지만 <실버 스케이트>는 이러한 관습적인 전개를 따르지 않는다. 남녀 주인공 간의 권력관계가 뒤집혀 있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인 마트베이는 제정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배달일을 하며 입에 간신히 풀칠을 하는 한미한 집안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 역시 거리 가로등 관리자에 불과하다. 반면에 알리사는 그녀의 아버지가 경찰청장 혹은 행정안전부 장관에 가까운 고위직을 맡을 만큼 최고위층 귀족 가문 영애다. 이처럼 남녀 간의 권력관계가 명백히 뒤 바뀌어 있다 보니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 알리사가 내리는 결단은 단순히 여성 권익 향상의 범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젠더 권력 너머의 기득권과 비기득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회적 강자와 약자에 대한 담론으로 나아간다.
실제로 마트베이와 알리사는 서로에게 그간 알 수 없었던 각자의 세상을 보여주며 호감과 사랑이 될 동질감을 싹 틔운다. 대학에서 화학 공부를 하는 게 꿈이지만 보수적인 집안의 격렬한 반대에 시달리는 알리사. 그녀는 귀족 연회에서 도둑질 중이던 마트베이를 신고하지 않는 대신, 그를 남편으로 위장시켜 대학 입학 허가를 받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야심 찬 계획은 끝내 실패로 돌아가고, 그런 그녀를 보면서 마트베이는 마냥 강자로 보이던 귀족 중에서도 탄압받고 제약당하며 자유가 없는 약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편 마트베이는 운하 위에 열린 야시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밤거리를 알리사에게 보여준다. 덕분에 그녀는 자신의 세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이들, 그러나 자신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고통받아 온 상인과 노동자, 농노의 삶과 그들의 민낯을 생애 처음으로 마주한다. 그들의 데이트는 단순한 불장난이 아니라 자신 외의 약자를 인지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마트베이와 알리사의 사랑, 그것의 씨앗이 되는 동질감이 다른 인물과의 관계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이 묘한 연대감과 동질감은 소매치기단의 리더인 알렉스와 그의 동료들에게까지 확장된다. 마트베이가 알리사를 데리고 시내 구경을 시켜주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마트베이의 소매치기 동료들을 만나 술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알리사는 알렉스와 공산주의에 대한 짧은 토론을 벌인후 그로부터 <자본론>을 선물로 받는다. 그 이후 마트베이의 동료들이 술집에서 자신에게 큰 무례를 범하고 마트베이와 주먹다짐까지 펼쳤는데도, 또 알렉스가 경찰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인질로 붙잡았는데도 그녀는 <자본론>을 탐독함과 동시에 <자본론>을 자신의 과학책들과 함께 소중히 보관한다.
이는 당시 러시아에서 약자였던 이들이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욕망이 있음을 서로 확인하고, 이러한 동질감을 토대로 연대할 기초가 만들어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악역인 듯 보이던 알렉스가 예상과 달리 끝내 마트베이를 동료로 인정하고 알리사를 살려준 것과 달리, 정작 알리사의 약혼자이자 러시아의 평범한 귀족 군인으로 기득권층의 핵심에 위치한 '아르카디(키릴 자이체프)'가 최종적인 악역으로 설정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마트베이와 알리사의 사랑 중 계급을 뛰어넘은 빙상장 위에서의 만남이 러시아의 낭만이라면 마트베이의 말에 담긴, 농노의 삶은 비참하고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는 기계처럼 다루어지는 사회상은 러시아 혁명이 발생한 이유이자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실버 스케이트>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 간의 동료애와 연대감에 공간적 배경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를 더해 더욱 강조한다. 러시아 제국의 수도였고 지금도 러시아 제2의 도시라 할 수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바로 그 약자들의 피와 뼈로 만들어진 도시이기에 가능한 연출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토르 대제의 명령으로 1703년부터 만들어진 신도시로, 강 하구 쪽 둑 위의 습지를 매립해 만든 도시였다. 매립 작업을 위해서 표토르 대제는 9년 간 연 4만 명가량 농노를 비롯해 전쟁 포로들을 강제 노동에 투입했고, 그 결과 1712년에 러시아 제국의 새로운 수도이자 일명 '뼈 위에 세운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새하얀 눈이 덮인 러시아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과 마찬가지로 하얀 뼈들이 토대를 이룬 현실이 영화의 공간에 이미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운하의 도시로 유명한 암스테르담을 모델로 삼아 건설된 역사는 스케이트가 영화의 주 소재로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암스테르담 못지않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운하 덕분에 작중 대부분의 사건이 마트베이를 비롯해 스케이트를 타고 다니는 인물들로부터 발생하고, 피겨 스케이팅 기술을 적용시킨 듯 화려하고 독창적인 스케이트 액션신이 대거 등장하는 것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다. 특히 도시의 상징성은 운하 위 스케이트 액션신에 새로운 의미도 불어넣기도 한다. 운하가 있어야 할 정도로 습한 땅에 노동자들이 피땀으로 제국의 수도를 건설했다는 역사는 그 자체로 사회적 불만이 가득한 스케이터 소매치기들의 활동이 단순한 도둑질이 아니라 제국에 불만을 품은 정치적 테러로 인식될 개연성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운하 위를 수놓는 소매치기와 경찰 기동대 간의 치열하고 필사적인 추격전이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영화는 단지 배경으로 남을 뻔했던 공간적 배경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면서 도시를 마치 한 명의 캐릭터처럼 활용한다.
이에 더해 <실버 스케이트>는 스토리 전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공간들의 전경, 부감을 군데군데 삽입하면서 분명 해피엔딩인 두 남녀의 로맨스를 일견 아련하고 가슴 먹먹하게 만든다. 특히 예카테리나 2세 시절 건설되어 현재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겨울 궁전이라든가, 겨울 궁전 바로 앞에 위치한 궁전 광장과 알렉산더 원기둥이 유독 눈에 띈다. 왜냐하면 겨울 궁전은 문화적으로도 유럽 열강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서유럽의 예술품 수집하던 러시아 제국의 노력이 깃든 장소이자, 러시아 혁명의 서막을 장식한 '피의 일요일' 사건이 발생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결국 다소 불필요한 듯 보이는 이 장면들을 역사를 알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1899년 겨울을 나는 인물들과 러시아의 모습에서는 그들의 씁쓸한 미래, 그 비극의 씨앗을 미리 맛볼 수 있다. 그렇기에 <실버 스케이트>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를 넘어서서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결코 떨어져서 존재할 수 없는 러시아의 낭만과 현실을 모두 잡은, 러시아만의 아련함이 잔뜩 묻은 사랑 이야기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차갑게 뜨거운 낭만과 아파서 아름다운 현실을 모두 잡은 러시안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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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aomg 의 프로듀서이자 래퍼 #그레이 가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젊은 영화감독과 가장 핫한 프로듀서의 만남이라니 너무 기대가되는데요.
부산국제 영화제에서도 상영하는 발레리나 ! 공개되면 무조건 !
한국 추석영화 사실상 셋 다 부진
이번 추석 연휴엔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 등 한국영화 기대작 3편이 공개됐습니다. 두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천박사>는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일주일이나 이어진 연휴에 손익분기점 200만명을 넘기지 못한건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어 추석 연휴 대비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동욱 X 임수정 로맨스 <싱글 인 서울> 예고편 공개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 <싱글 인 서울>이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이동욱과 임수정의 역대급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싱글 인 서울>은 오는 11월 2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합니다.
부산국제 영화제 이제훈 건강상 이유 불참, 배우 박은빈 단독 사회
제 28회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식 공동 사회를 맡았던 배우 이제훈이 건강상의 사유로 불참하면서 배우
박은빈이 단독 사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부산국제 영화제는 새로운 남성 사회자 선정을 고려하는 대신
박은빈 배우의 단독 사회를 결정했는데요 개막식 최로의 단독 사회자이자, 최초의 여성 단독 사회자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강하늘 X 전소민 <30일> 신작 예매율 1위 급상승
영화 <30일>이 예매율 1위와 동시에 2일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습니다.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한 남남이 되기로 한 이야기로 개봉 이틀차인 오늘까지 누적 관객수 23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발레리나> 그레이, 음악 감독 참여
이충현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에 뮤지션 그레이를 음악감독으로 발탁했습니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가 소중한 친구 민희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를 쫓으며 펼치는
복수극입니다. 이충현 감독은 음악이 영화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음악으로 독보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LATEST CINE NEWS’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콕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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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와 상처 속 인물들의 버라이어티한 티키타카
개봉 전 시사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은 예상할 수 없다. 오늘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 친한 사람이 될지, 사랑하는 사람이 될지, 아주 먼 관계가 될지 알 수 없다. 그저 서로 대화를 하고 같이 무언가를 해 나가면서 조금씩 그 관계를 알게 될 뿐이다. 그러다 어떤 사람과는 가까워짐을 멈추고 심지어는 밀어내는 경우도 생긴다. 어쩌면 그 일련의 과정은 우리 내면에 가지고 있는 관계에 대한 본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생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한참이 지나고 보면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몇 안 남는다. 그 관계의 끝을 보기 위해 그렇게 무수한 소통을 해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무수한 소통과 관계 속에서 사랑이라는 좀 더 깊은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예측할 수 없듯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시기도 알 수 없다. 어느 순간 싹튼 사랑의 감정은 상대방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게 하고 어떤 경우에는 상처를 받게 하게도 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상처는 반드시 따라오는 것이다.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고 밀어내려 한다면 그것에서 오는 상처는 온전히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의 몫이다. 그렇다고 그 관계를 밀어내는 사람의 마음이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부담감과 미안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서로의 마음이 서로에게 잘 맞으면 가장 좋겠지만 여러 관계를 만나다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를 꽤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각자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반대로 내가 상처를 받는 일이 계속 반복된다. 그런 과정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상처들을 어떤 식으로 보듬을 수 있는지도 조금씩 알게 된다.
관계와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작가인 주인공 현(류승룡)과 주변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현은 유명한 작가로 다음 작품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꽤 오랜 시간 동안 아직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혼 후 재혼한 상태인 그는 전처 미애(오나라), 아들 성경(성유빈), 출판사 사장 순모(김희원) 그리고 새롭게 그의 앞에 나타난 제자 유진(무진성) 사이에서 정리되지 않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관계들 속에서 방황한다. 영화 초반 그와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의 관계는 깨지기 직전으로 보인다. 가장 친한 친구인 순모는 현을 아끼는 마음도 있지만 사장으로서 그를 계속 압박하고 현의 전처인 미애와 아들 성경은 현현의 마음을 쉽게 이해해주지 않는다. 현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들의 야속한 마음을 술을 마시며 달랜다.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그를 밀어내지 않는 인물은 유진이다. 유진은 현의 앞에 어느 순간 나타나 자신이 쓴 원고를 전달하고 친절하게 다가오는 미스터리 한 인물이다.
사실 영화 초반에는 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예상하기 어렵다. 주요 캐릭터들의 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있어 현이라는 인물이 그 꼬인 실타래를 해결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오는 그의 유쾌한 모습은 보는 사람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들 간의 벌어지는 대화와 상황들은 큰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런데 가만히 현을 지켜보다 보면 그가 왜 그렇게 가벼운 모습이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 사이에서 그가 있는 위치를 확인해 나가면서 그 궁금증은 점점 짙어진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그의 뒷모습은 꽤 무거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는 선뜻 글을 쓰기 위한 타이핑을 해나가지 못한다.
유진이 등장하고 그와 현이 같이 글 쓰는 작업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이 둘의 관계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 유진은 현이 쓴 습작이 너무 마음에 들어 협업을 제안했지만 왠지 그가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진이 가진 글을 쓰는 능력과 감성은 현이 글을 쓰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된다. 현은 같이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유진을 대하는데, 그 태도에는 이미 유명한 작가로서 상대에게 상처를 줄까 봐 조심하는 태도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조심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상대방에게 갈 상처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상처 받는 인물, 상처 주는 인물
사실 영화 안에서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현의 아들인 성경이다. 여자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울음을 터뜨리는 그는, 영화 중반부에 만나는 이웃집 여자 정원(이유영)을 만나면서 작은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성경은 그런 일탈의 과정에서도 무언가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낀다. 연기자 지망생인 조금 엉뚱 발랄한 정원은 연기 연습을 하며 남는 시간에 성경과 시간을 보내지만 그것이 어떤 마음이었지는 알 수 없다. 현과 유진의 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풀려갈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성경과 정원의 관계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다.
유진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자신과 관계를 맺는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상대방에게는 의도하지 않은 색깔로 받아들여진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그토록 동경하던 유명 작가인 현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면서 글을 인정받으려고 시도하는 그는 영화 내내 현의 곁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간다. 글쓰기라는 과정 속에서 완전히 그를 믿지 못하는 현의 옆에서 그의 표정은 밝아 보인다. 그것은 유진이라는 인물이 가진 내면의 감정이고 그것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근원적인 감정이 된다. 그 모든 힘은 바로 두 사람이 대화하고 때론 다투며 새롭게 긍정적인 관계에서 나온다.
극 중 대부분의 인물들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인정받기 원하고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길 원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마치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관계에서 겪는 것처럼 의도치 않게 상처를 받고 또 상처를 준다. 누군가와의 관계는 그렇게 수없이 주고받는 상처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상처를 받았을 때는 현의 아들 성경처럼 그저 자신의 감정을 울음과 고함으로 온전히 외부로 표출하지만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된다면 여러 관계를 정리하고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게 될 것이다. 상처에 좀 더 담담해지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그렇게 자신의 상처와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주인공 현이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주인공 현이 이혼과 재혼 과정에서 겪은 일들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 그가 각 인물들과 어떤 태도를 보이고 어떤 마음으로 만나는지를 화면으로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그의 현재 얼굴을 계속 보다 보면 그가 과거에 겪었을 상처들이 조금씩 보인다. 그가 가진 우스꽝스러운 모습 뒤에 감춘 상처들은 자신에게 새롭게 만들어지는 사람과의 관계를 밀어낼 때, 좀 더 조심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가 가진 상처와 부담의 감정은 새로운 사람인 유진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만든다. 그들 각자가 가진 생각과 감정이 합쳐져 하나의 책으로 완성된 것처럼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들에는 자연스럽게 상처와 부담의 감정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 감정들이 모두 함께 겪을 때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다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현과 유진은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 맞게 적당히 거리를 두며 좋은 관계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그 둘의 책이 과연 좋은 책으로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하게 된다.
불편함이 없는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
현의 전처인 미애도 자신이 가진 상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전남편인 현에게 분노와 짜증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그건 공통적으로 신경 써야 할 아들 성경의 문제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 대체적으로 쾌활하고 밝아 보이는 미애는 순모가 가진 순수함과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면서 그도 다음 가야 할 곳을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한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조은지 배우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상업영화로서는 첫 도전이기도 하다. 조은지 감독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가진 감정을 세세히 표현하는데 특히나 관계를 시작 한려한 인물들의 감정을 잘 담아냈다. 무엇보다 주인공 현이 가진 억눌려있는 듯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면서 유머러스하게 그것을 조금씩 보여줘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그런 측면에서 주인공의 감정을 굉장히 쉽게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하지 못하고 웃으며 지켜보다가 마지막에는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캐릭터의 감정이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영화의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현을 맡은 류승룡 배우는 오랜만에 그에게 아주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났다. 그가 가진 유머러스한 모습뿐만 아니라 진중한 모습을 같이 볼 수 있기 때문에 현의 마음이 더욱 힘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또한 유진 역을 맡은 무진성 배우는 이번이 첫 영화 데뷔작인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적절히 절제할 줄 아는 20대 청춘의 삶을 안정적인 연기를 통해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오나라 배우, 김희원 배우, 이유영 배우 그리고 성유빈 배우까지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김희원 배우 같은 경우,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소심하고 사랑에 상처 받는 캐릭터도 그에게 잘 어울린다는 것을 그의 눈물연기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장르는 로맨스>는 불편함이 없는 영화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해 갖가지 소동이 벌어지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연출되어 있어 편안하게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일들을 즐길 수 있다. 코믹한 장면들도 간간히 포함되어 있어서 키득거리며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는 가운데 오랜만에 한국에서 <장르는 로맨스> 같이 따뜻하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영화가 개봉하게 되었다. 즐거움과 따뜻함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극장에서의 관람을 추천한다.
이 리뷰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 마케팅 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되었으며, 이 내용은 주관적인 개인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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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 폴리 아 되 | 형에게 맞서는 이란성 쌍둥이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세상을 뒤흔든 고담시의 아이콘, 조커로 거듭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그는 아캄 수용소에 갇힌 채 재판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간수 '재키'(브렌던 글리슨)의 권유로 참석하게 된 음악 치료에서 그는 운명의 그녀, '리 퀸젤'(레이디 가가)을 만난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수많은 공통점을 찾아낸 두 남녀. 아서는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 덕분에 마음 한 편에 잠들어 있던 조커를 다시 한번 깨운다.
리와 함께 하는 삶을 위해 조커로서 당당히 재판에 출석한 아서. 변호인을 해임한 뒤 스스로를 변호하며 그는 법정을 자신의 코미디 쇼로 뒤바꾸려 한다. 그러나 조커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조커가 아닌 아서 플렉의 본모습을 알려주는 증언을 들으면서 조커로서의 삶이 과연 옳은지 고민에 빠진 것. 그렇게 그는 평범한 시민 아서 플렉으로 되돌아갈지, 아니면 고담시의 빌런 조커가 될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5년 전, 우리가 좋아했던 <조커>
조커.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잭 니콜슨,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같이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마피아, 무정부주의 테러리스트, 로맨티시스트 갱스터와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래서일까? 5년 전,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가 만든 조커의 영향력은 새삼 놀라웠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만큼 반향이 거셌기 때문.
이유는 캐릭터의 해석과 작품의 구성에 있었다. 그는 단순한 가상의 캐릭터나 빌런이 아니었다. 사회 시스템과 체제의 부산물이었다. 정신질환자 아서 플렉은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었고, 계속해서 이어진 재수 없는 사건들에 의해 조커로 거듭났다.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붕괴되면 언제든 등장할 것 같은 현실감이 물씬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여기에 기존 히어로 영화의 문법이 더해지자 예상 못한 파급력이 터져 나왔다. 조커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 위치에 서자, 선악의 구도가 전복되어 버렸다. 살인, 파괴, 혼돈의 악은 정당한 분노의 분출로 변모했다. 처벌과 질서의 선은 차별적인 사회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상징하는 악으로 의미가 뒤틀렸다. 그 결과 <조커>의 엔딩은 기존의 상식, 질서, 금기를 부정하는 묘한 쾌감(혹은 불쾌감)으로 가득했다.
이 기묘한 고양 상태는 조커와 관객 사이에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대부분의 관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일상에서 아서 플렉을 곤경에 빠트린 경제 불황, 빈부격차,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느끼며 살아간다. 조커로 변해가는 아서 플렉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조커의 광기에 감정이입할 수에 없는 이유다. 이는 그의 탄생 배경을 오독한 인셀 논란,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 같은 사회적 논쟁을 촉발시킨 힘이기도 하다.
아서 플렉과 조커, 조커와 아서 플렉
빌런과 관객 사이에 생긴 유대감과 정서적 고양 상태. 이는 5년 만에 나온 속편 <조커: 폴리 아 되>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했다. 속편인 만큼, 어떤 방향으로든 이 호랑이 위에 올라타야만 했으니까. 토드 필립스 감독은 이 과제에 전편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1편이 아서 플렉의 시점에서 조커의 탄생을 보여줬듯이, 조커의 다음 이야기가 아니라 조커라는 상징의 후광에 대처하는 아서 플렉의 이야기를 노래한다.
이 접근법은 오프닝에서 천언된다. 전편 후반부를 압축한 듯한 짤막한 애니메이션에 조커 분장을 한 아서와 그에게 딸린 그림자가 등장한다. 아서는 옷과 분장을 훔치려는 그림자와 격하게 싸우지만, 끝내 그림자에게 모두 강탈당한다. 토크쇼에 출연한 그림자는 자기 멋대로 '머레이 프랭클린'을 죽이고, 경찰이 오자 그 죄를 아서에게 뒤집어 씌운다. 경찰에게 구타당하면서도 농담을 건네는 아서를 비추며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조커: 폴리 아 되>는 오프닝을 통해 다음 질문을 던진다. "아서 플렉과 조커는 동일인인가?" 영화의 구조와 구성도 이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편의 연장선에서 이야기를 펼치는 것 같다가도 전편의 그림자와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등장한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서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긴장감을 산처럼 쌓는다.
단지 캐릭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르적으로도 로직이 전혀 다른 뮤지컬과 법정 영화를 오가며 오프닝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 끝은 전편과 사뭇 다른 방향처럼 보이는 결말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조커: 폴리 아 되>는 속편인데도 동생보다는 이란성 쌍둥이 같다. 같은 유전자(접근법)를 가졌지만, 전혀 다른 외양(결말)으로 귀결되니까.
폴리 아 되, 광란의 뮤지컬
실제로도 <조커: 폴리 아 되>는 중반까지 전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중심에는 리 퀸젤이 있다. 의사 아버지를 두고 대학원까지 다닌 엘리트 여성. 하지만 조커의 광기에 매료된 그녀는 단지 그를 만나기 위해 아캄 수용소에 입원한다. 첫눈에 반한 조커와 함께 하는 삶을 꾸리기 위해서 아서 플렉을 계속 부추긴다. 그와 조커가 별개의 인격이 아니며, 조커야말로 그의 진정한 인격이고, 자신은 조커와 사랑에 빠졌다고 속삭이면서.
이 대목에서 등장한 뮤지컬은 1편 속 코미디쇼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코미디쇼는 차별당하고 주류에서 배제된 아서의 삶을 보여줬다. 뮤지컬은 그런 삶이 사랑을 찾아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들려준다. 병동에서 리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조커로서 그녀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상상을 멜로디와 가사에 응축해 보여준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는 조커의 읊조림과 레이디 가가의 가창력이 만나 노래의 울림은 더 극대화된다.
그렇기에 그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데는 '폴리 아 되', 곧 '공유정신병적 장애'라는 부제만큼 적절한 단어도 없다. 아서가 만들어낸 조커에 매료된 리. 그런 리의 희망과 상상을 토대로 더 커진 아서의 망상. 어느 한 사람에게 먼저 증상이 나타난 뒤 가까운 관계를 맺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병의 증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따라서 개봉 전 우려와 달리 뮤지컬 시퀀스는 되려 전편의 조커를 볼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이다. 그들이 수용소에 불을 지른 후 함께 노래하며 철문에 매달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법정에서 증인 심문을 듣던 조커의 갑작스러운 망상도 같은 맥락에서 충격적이다. 그를 심문하는 검사 '하비 덴트'(해리 로티)와 판사를 모두 때려죽이고, 법정을 점거한 뒤 노래하며 춤추는 그의 모습은 전편 결말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법정에서 벗겨진 조커의 분장
하지만 법정에서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조커: 폴리 아 되>는 점차 예상을 벗어난다. 법정의 쟁점은 오프닝 애니메이션과 다르지 않다. 하비 덴트는 아서와 조커가 동일인이라며 유죄를 주장한다. 반면에 변호인은 조커라는 별도의 인격이 모든 범죄를 저질렀으니 아서는 무죄라고 주장한다. 법정이라는 일종의 거울 안에서 아서는 본래 본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마주할 기회를 잡는다.
재판 초반에는 변호인의 전략에 순응하던 아서. 하지만 환상 속에서 리 퀸젤과 펼친 뮤지컬 공연이 분기점이다. 뮤지컬 안에서 그는 처음으로 의미가 있는 사람이 되었고, 그토록 갈구했던 사랑과 관심을 마침내 찾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아서는 리의 말을 따라, 그녀가 원하는 조커로서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조커와 아서를 분리하려는 변호인을 해임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두 번째 분기점이 주어진다. 왜소증을 앓는 '개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괴롭힐 때 오직 아서만 자신을 동등하게 대했다고 증언한다. 그 증언을 들으면서 아서는 깨닫는다. 설령 조커가 되지 않아도 사랑을 받고, 나눠주고, 의미를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 수용소에서 조커를 지지하던 환자가 간수에게 구타당해 사망하자 그는 조커라는 또 다른 자아의 의미에 관해 회의를 품는다.
마침내 아서는 답을 내린다. 조커는 허상이라고. 사랑과 관심을 갈구한 자신이 만든 존재일 뿐이라고. 따라서 6명을 죽인 자신은 유죄라고. 이 결정의 대가로 아서는 사랑도, 목숨도 잃는다. 아서가 아닌 조커를 사랑했던 리는 그를 떠나고, 병동에 있던 또 다른 조커의 지지자는 배신감을 이기지 못해 아서를 살해한다. 이러한 전개를 보면 <조커> 2부작이 사실은 <아서 플렉>이라는 한 작품을 구성한 게 아닌가 싶다.
조커는 죽지 않았다
그런데 조커와 아서 플렉을 분리시킨 <조커: 폴리 아 되>의 선택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더 있다. 결말을 곱씹다 보면 아서와 달리 조커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조커를 포기한 아서를 대하는 주변인의 태도가 그 방증이다. 리는 그의 고백을 거절한 뒤 떠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는 자기가 원하는 조커 역할을 할 다른 누군가를 찾으면 그만이다. 세상이 조커에게 열광하는 가운데, 꼭 아서가 조커여야 할 필요는 없다.
아서 살해범도 마찬가지다. 조커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에게 아서와 조커는 동일인이 아니다. 오히려 아서가 세상에서 사라져야 그들이 원하는 조커가 생명력을 유지한다. 그 둘이 별개라면 아서의 결심과는 무관하게 조커가 존재할 수 있으니까. 조커라는 불이 이미 붙은 상황에서 아서라는 불쏘시개는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셈이다. 아서가 없는 세상에서는 누군가가 조커를 자칭하며 배트맨과 싸울지도 모를 일이니까.
즉, 조커라는 광기가 이미 아서의 손을 떠난 가운데 아서 플렉은 죽어도 조커라는 상징과 이미지는 그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 이 대목에서 부제 '폴리 아 되'는 이중적으로 읽힌다. 아서와 리의 관계뿐만 아니라, 조커와 조커의 지지자 간의 유대감을 설명하는 제목처럼도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아서 플렉이 조커를 포기하는 이야기인데도 <조커>라는 제목이 어색하지 않다.
동생이 아니라 쌍둥이였던 속편
물론 <조커: 폴리 아 되>는 실망스러워도 이상하지 않은 영화다. 예고편과 포스터를 비롯한 마케팅의 초점이 전부 빌런 '조커'와 '할리퀸'에게 맞췄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속았다는 느낄 수 있다. 전편에서 탄생한 '조커'의 활약만 암시해 놓고, 정작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기를 거부하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보여줬으니 당연한 일이다.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뮤지컬 시퀀스도 과하게 삽입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편을 부정하는 작품이라며 <조커: 폴리 아 되>를 비난하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비록 아서는 조커가 아닌 채로 죽었지만, 조커라는 상징이 지닌 의미만큼은 아서의 비참한 결말로부터 여전히 살아남아 있으니까.
이에 더해 1편과 2편이 동떨어져 있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조커의 탄생을 아서의 시점에서 보여준 전편도, 아서의 몰락을 그려낸 속편도,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함으로부터 누구나 언제든 조커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조커: 폴리 아 되>는 형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생보다는, 형과 동생이 대등하게 겨루는 이란성 쌍둥이 속편에 가까워 보인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역할을 다 한 불쏘시개는 불 타 사라지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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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 우먼 킬](2019): 그 여자들은 왜 사람을 죽였을까?
▶ 그 여자들은 왜 사람을 죽였을까?
1960년대의 베스 앤, 1980년대의 시몬, 2019년의 테일러. 서로 다른 시대의 세 여자는 모두 같은 집에서 살인을 했다. 왜 그랬을까?
베스 앤은 ‘완벽한’ 가정주부이며, 시몬은 사교계의 여왕이다. 테일러는 오픈 릴레이션십, 즉 결혼 후에도 상대방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되지 않는 결혼을 추구하는 변호사다. 베스 앤, 시몬, 테일러는 시대를 달리해 같은 집에 살았다는 것 말고는 별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 몇 안 되는 공통점은 치명적이다. 그들은 모두 여자고, 남편이 속을 썩인다.
베스 앤의 남편은 바람을 피운다. 시몬의 남편은 게이다. 테일러의 남편은 아무것도 써내지 못하는 무능한 각본 작가다. 이 세 여성은 각각이 마주한 문제를 헤쳐나가며 변화한다. 이 변화의 과정은 통쾌하고 따뜻하며 단단하다.
남편과 가정밖에 몰랐던 베스 앤은 점차 다른 여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혀 나간다. 베스 앤은 그녀가 깔봤던 이탈리아 여자, 남편이 바람난 여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에게서 자기 삶을 본다. 전혀 겹칠 것이 없을 것 같은 그들의 삶이 ‘여자’라는 공통점으로 포개짐을 자각한다. 가장 섬뜩하면서도 통쾌한 베스 앤의 서사는 남자들의 세계를 잔혹하고 치밀하게 청산한 후, 여자들의 세계를 열어젖힌다.
시몬은 남편이 게이인 걸 알고 불같이 분노한다.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아한’ 사교계 친구들의 입방아에 오를까 두려워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때마침 시몬에게도 비밀스러운 사랑이 시작된다. 이로 인해 평생토록 사랑을 숨겨온 남편의 애환을 조금씩 이해해 나간다. 시몬은 처음부터 끝까지,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할 때조차, 단 한 순간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처음에는 화려한 보석과 옷이 그녀의 품위였지만, 끝에는 공감과 사랑으로 그 내용이 바뀐다. 그녀는 품위의 내용이 무엇으로 채워져야 하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테일러는 남편과 다자연애 관계를 꾸려나가면서 원칙과 삶의 관계를 재정립한다. 그럴싸한 원칙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삶에 적용하려 들었다간 탈이 난다. 아무리 세련되고 멋진 원칙이라도 구체적인 삶으로부터 도출되어야만 한다. 유능한 테일러와 찌질한 남편 일라이, 그 둘 사이의(아름답지만 파괴적인) 제이드의 관계는 붕 떠 있는 말들이 얼마나 우리 삶과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드라마가 다자연애 그 자체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도 좋았다. 테일러가 성급했고, 일라이가 ‘남자질’을 하려 들고, 제이드가 위험한 인물이었기에 다자연애 관계가 파탄 났을 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고, 단 한 순간도 예측할 수 없었다. 서로 다른 시대의 여자들이 복수하고 성장하며 자기 삶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세 부부 사이에 끼어든 에이프릴, 토미, 제이드의 서사도 쳐지지 않는다. 완벽한 주부, 사교계의 여왕, 유능한 변호사 말고도 더 다양한 여성의 삶이 중첩되는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률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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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춘기를 탁월하게 표현하는 인사이드 아웃2 속 감정 🌟 #인사이드아웃2 #픽사 #영화리뷰
안녕하세요! 레빗구미입니다!
🐰✨ 오늘은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인사이드 아웃2'에 담긴 세 가지 감정을 알려드립니다. 🎥🍿
엄청난 흥행 속도를 보여주고 있죠. 1편에 이어 2편도 공감가는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
사춘기 소녀 라일리의 감정이 풍부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저와 함께 영화 속에 담긴 감정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
#픽사 #영화리뷰 #인사이드아웃2 #영화감성 #레빗구미 #감정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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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나이트 리뷰 - 구담을 비틀어 뒤틀린 판타지를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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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8월 5일 개봉한 작품 ‘그린 나이트’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녹색 기사의 목을 잘라 명예를 지켜라˝
크리스마스 이브,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앞에 나타난 녹색 기사,
˝가장 용맹한 자, 나의 목을 내리치면 명예와 재물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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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웬디> 티저 예고편
‘피터팬’ 탄생 110주년 기념,
새로운 주인공, 새로운 시각의 All New ‘피터팬’!기찻길 옆, 작은 식당이 세상의 전부인 소녀 ‘웬디’는
내면에 차오르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매일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가 나타나고
‘웬디’와 쌍둥이 형제 ‘더글라스’, ‘제임스’를 이끌고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어른이 되지 않고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신비로운 섬에 도착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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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행복의 나라> 티저 예고편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 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