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렁2024-07-02 23:16:29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영화 <1초 앞, 1초 뒤, 2024> 리뷰
"안녕, 혹시 나 기억해?"
얼마 전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받았다.
기억이 안 날 리가 없다. 우리는 쉬는 시간이면 매점도 함께 가고, 체육 시간이면 함께 배드민턴 짝꿍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으니까. 당시 우리는 둘 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을 잘 하지 않았던 탓에, 고등학교를 각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그녀와 내가 친했던 기간은 딱 1년.
그리고 연락을 하지 않았던 그 이후의 시간은 20년.
나는 잃어버렸던 친구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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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초 앞, 1초 뒤, 2024>는 대만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 2021>을 리메이크한 일본 작품으로, 다른 사람보다 1초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하지메(오카다 마사키)와 남들보다 1초 느린 레이카(키요하라 카야)가 함께 보내게 되는 하루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남들과 속도가 다를 때
하지메(오카다 마사키)는 남들보다 빠른 템포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진을 찍히기 1초 전에 웃고, 달리기 출발 신호를 외치기 1초 전에 출발하며, 알람이 울리기 1초 전에 일어난다. 연애를 할 때에도 상당히 빠른 템포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 친구를 사랑한다며 라디오에 사연을 제보하기도 하고, 그녀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덜컥 돈을 빌려주려고까지 한다.
반면에 레이카(키요하라 카야)는 1초 느린 삶을 살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피사체가 움직이고 난 후에야 셔터를 누르고, 남들이 묻는 질문에 항상 조금씩 늦게 대답하며, 시험 문제지 뒷장은 풀지도 못한다.


하지메를 보면 왜 이렇게 급한가 싶고, 레이카를 보고 있자면 느려서 답답함이 올라온다. 모든 사람이 속도를 맞추면서 살아가지는 않는데도, 모두가 공유하는 일상의 템포란 그 자체로 존재한다. 가끔 그 속도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말이 정말 빠르다던가 혹은 행동이 정말 느리다던가.
물론 물리적인 속도 이외에 사회적인 템포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정상 속도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다. 20살이 되면 대학을 가고, 20대 중반에는 취업을 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뭐 그런 것들. 그런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다면 남들보다는 사회생활의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대만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 사회적인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2. 마이 미씽 발렌타인
<1초 앞, 1초 뒤>는 상당히 로컬라이징이 잘 되어있다. 대만 원작 <마이 미씽 발렌타인>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가장 먼저 주인공 남녀의 성별 반전이 되었다는 것인데, 이 하나만으로도 두 가지 영화를 모두 볼만한 가치가 생긴다. 다른 영화들도 리메이크를 한다면 성별 반전을 해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원작에 없던 버스 기사와 동생 커플 캐릭터가 추가되었고, 썸을 타는 상대 캐릭터도 살짝 변형되었다. 개인적으로 <1초 앞, 1초 뒤>에서 가수 지망생으로 나온 사쿠라코(후쿠무로 리온)의 목소리와 노래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빠져들었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하루가 발렌타인 데이였다는 설정이지만, <1초 앞, 1초 뒤>에서는 지역 축젯날로 바뀌었다. 영화의 배경은 '천년의 도시'라고 불리는 교토인데, 지역적인 특성을 살리면서 판타지 장르와도 더욱 어울리기도 한다. 전통이 깊은 도시의 지역 축젯날에는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영화는 화자를 바꾸어서 동일한 이야기를 두 번 전개하는데, 화자의 시점에 따라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 템포 빠른 하지메는 로맨틱한 하루를 보내지만, 한 템포 느린 레이카가 지켜본 하지메의 하루는 그냥 사기꾼에게 돈을 뜯기는 과정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1초 만에 지나버린 하지메의 하루와는 달리 레이카는 24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되는데, 이 부분은 사실 원작보다는 살짝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원작에서는 조금 더 추억을 찾아가는 아련한 느낌이 강했다면, <1초 앞, 1초 뒤>에서는 저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레이카의 고군분투가 조금은 소름 끼치게 느껴지기도 한다. 로맨스 영화라는 점을 계속 상기하면서 봐야한다.
#3. 궤도 이탈자
개인적으로는 가출했던 하지메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하지메의 아버지는 레이카와 비슷하게 남들보다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국수에 넣을 생강을 사러 간다고 나가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다.
그는 자신의 속도로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기에, 자신만의 템포로 살아가기 위해서 집을 떠났다고 고백한다. 앞에 언급했듯 이 영화는 사회적인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깔고 있는데, 그는 사회 궤도 밖으로 아예 벗어나 버리는 것을 선택한 사람을 의미한다.

정속으로 살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삶은 녹록치가 않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은 저 앞에 나가 있고, 나는 이제야 마음먹었고 시작하는 일을 다른 사람들은 수월하고 능숙하게 해내기만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답답해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궤도를 이탈하는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이들에게 영화 <1초 앞, 1초 뒤>는 물리적인 하루를 선물한다.
만약 시간이 나를 위해 잠시 멈춰준다면, 다른 사람과 발을 맞춰서 갈 수 있을까?
#4. 잃어버린 인연을 다시 찾는다면
레이카는 멈춘 하루 동안 하지메를 추억의 장소로 데리고 간다. 함께 사진을 찍고, 못 봤던 얼굴을 실컷 마주보기도 한다.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조금 의문이 드는 부분이지만, 항상 그보다 두 발짝 느린 그녀는 그와 보내고 싶었던 시간을 마음껏 보내고 즐거운 얼굴이다.

하지메는 사라진 하루의 행방을 쫓다가 결국 그녀가 누군지 알아낸다. 그녀는 그를 잊은 적 없다. 어릴 적 자신을 살게 해주었던 친구에게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고 있었고, 그가 일하는 우체국에 가서 매일 우표를 사서 자신을 잊은 그에게 편지를 부친다.

하지메는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도 빨랐고, 레이카는 약속을 잊기에도 너무 느릴 뿐이다. 하루를 잃어버린 대가로 하지메는 잃어버린지도 몰랐던 인연을 다시 찾게 된다. 하지메는 빠르게 레이카를 만날 수 있는 지점으로 전근하고, 사고를 당했던 레이카는 한발 늦게 우표를 사러 온다. 다른 속도로 살아가도 기억은 그 자리에 모두 남아있었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인연을 잃어버린다. 시절 인연이라고,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내 속도로 잡아놓을 수는 없기 마련이다. 마음이 남아 있다면 그 인연을 찾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영화는 긍정적으로 대답한다. 결국 속도보다 마음과 방향성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5. 생강을 넣을까 말까
하지메는 엄마와 국수를 먹다가 아버지가 사러 나갔던 생강 이야기를 나눈다. 국수에는 생강을 넣으면 전체의 맛이 변해버린다고, 넣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
그런데도 하지메의 아버지는 멈춘 하루를 이용해 집에 들러서 아내의 손에 생강을 쥐여준다. 하지메에게는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겠다고 했기에, 레이카에게 100엔을 남긴다. 매우 늦었지만 나름 이전 가족들에게 남기는 마무리 인사다.
어떤 사소한 것들은 우리 삶 전체를 흔들어버리곤 한다.
생강, 깁스 위의 낙서, 그리고 사진 한 장처럼.
*본 리뷰는 씨네랩의 크리에이터 시사회에 참석하여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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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원초적 본능>, 무릎 사이론 알 수 없는 것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드디어, 갑자기 본 영화. 이런 스릴러인 줄 알았더라면 진작 봤을텐데. 해석의 재미가 쏠쏠하다. 여타 매혹적인 장면과 눈빛이 가득한 영화다. 제목은 원초적 본능이라 본능의 '끝까지 간다' 버전 같아보이지만 사실은 줄 타기를 잘하고 있다. 형사 닉 커랜과 작가 캐서린 트라멜. 그들의 한 마디가 떠나질 않는다. 살인은 담배와 달라. 그만둘 수 있으니까, 라는 그녀의 말과 그의 말. 난 이미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당신을 잡아넣을 거야. 캐서린은 자신만만했다. 그는 자신이 알려주지 않는 걸 절대 알 수 없을 거라면서. 영화가 끝나면 질문을 각자에게 하고 싶다. 닉에게 묻고 싶다. 정말 캐서린이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하나라도 알고 있는지, 그녀를 정말 잡아 넣을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캐서린, 살인이 정말 담배와 다른가요? 그만둘 수 있는 건가요?
누가 취조 당하는 걸까? 이 장면으로만 기억되서는 안 될 영화
캐서린 트라멜을 '섹시한 악녀'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녀가 다리 한번 꼬았을 뿐인데 경찰들이 정신을 못차린다. 누군들 안그랬겠나. 아무것도 숨길 것 없다며 침착하게 사람을 당황시키는 말까지. 그렇다. 그녀를 '섹시한 악녀'라 한다면 있을 건 다 있는 말이다. 그녀는 섹시하고, 매력적이고, 악하고, 여자다. 하지만 뉘앙스가 좀 다르다. 그녀는 원한다면 언제든 섹시하기 보단 우아할 수 있고, 악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나라면 그녀는 똑똑한 살인자라고 말하겠다. 섹시함 역시 그녀의 지능적인 의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에이미 던/캐서린 트라멜
영화를 보면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가 떠오르는데 좀 다르다. 에이미와의 공통점은 꽤 많다. 사람들의 심리 파악에 능하고, 영문학을 전공했고, 작가라는 점. 어쩌면 에이미가 캐서린을 많이 닮은 후배일 수도 있겠다.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마치 세상을 자신이 쓰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다만 차이는 명확하다. 에이미는 살인을 즐기진 않는다. 그녀의 이야기 역시 죽음을 주로 다루지 않는다. 자신은 '어메이징 에이미'처럼 늘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원했다. 우아하지 않더라도, 피해자로 보이더라도, 결국엔 해피엔딩. 몇 명이 알아차리는 것 정도는 상관 없다. 남편은 알고도 자신을 떠날 수 없을테니까. 하지만 캐서린은 살인을 즐긴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게 해도 들키지 않을까? 가 궁금하다. 담배만큼 즐기지만 필요에 따라 절제하고 있다. 그녀의 모든 책에선 사람이 죽는다. 대체론 여자가 남자를 죽이고, 그 이야기를 위해서 그녀는 경험을 필요로 한다. 사람을 유혹하고 죽여야 하기 때문인지, 자신이 지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관능적인 모습을 유지하려 한다. 그걸 위해 돈도 시간도 공들이고 있다. 그녀에겐 즐거움이 중요하다. 사람과 죽음, 욕망 같은 것들. 사람이 이리 저리 게임판에 끌려다니는 게 재밌으니까, 그로 인해 충족할 수 있는 많은 욕망은 감칠맛이 난다. 에이미가 똑똑한 연기자라면, 캐서린은 똑똑한 살인자다.
닉과 캐서린, 베스를 둘러싸고 다양한 7건의 사고 혹은 사건이 나타난다. 배가 고장나 돌아가셨다는 캐서린의 부모님. 자동차로 추격하다 추락사한 캐서린의 연인 록시. 살인의 경우 흉기는 얼음송곳과 총이다. 얼음송곳으로 찔려죽은 세 사람. 캐서린과 베스의 지도교수. 캐서린과 만나던 은퇴한 로커. 닉의 동료 형사 거스. 총을 맞고 죽은 두 사람. 베스의 전남편. 닉과 날을 세우던 죽은 형사 닐슨.
코난을 10년 넘게 봐서 인지 사라지지 않는 찜찜함
일단 경찰에서 수사하던 형사 닐슨 및 거스 살인 사건(아마 은퇴한 로커 살인사건까지도)의 용의자는 베스로 결론내려졌다. 범인이 베스라는 결말은 충격적이긴 하다. 닐의 심리치료사였고 다른 형사들과 매일 얼굴을 맞대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하게 너무 완벽하게 다 맞아들어간다는거다. 범죄현장에서 멀지 않은 계단에 고이 모셔진 금발의 가발, 경찰들만 입는 우의와 얼음 송곳. 캐서린을 누명씌우려 했던 그녀의 의도가 이렇게 간단하고 투명하게 드러난다니.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총과 서랍에 놓인 캐서린에 대한 사진, 살인을 다룬 캐서린의 책. 어째 그렇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증거를 보란듯이 집에 걸어뒀을까. 이건 하나 하나 흩어져있던 증거를 모아 범인의 윤곽이 드러났을 때의 희열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증거는 베스가 범인이라는 걸 증빙하는 서류같다.
너무 완벽할수록 찜찜하다. 베스가 닐슨과 자신의 전남편은 총으로 죽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거스는? 거스는 베스가 죽였는지, 캐서린이 죽였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닉은 캐서린이 이미 탈고해서 인쇄까지 한 미출간 신간 <Shooter>의 결말을 봤다. 책에선 주인공인 형사가 엘리베이터에서 살해된 동료를 찾으러 간다고까지 대본처럼 쓰여 있었고 이는 거스의 죽음과 일치했다. 물론 책에서 쓰여진대로 이미 그는 송곳으로 난도질 당한 후였지만.
베스(엘리자베스) 가너/캐서린 트라멜
베스와 캐서린 모두 거짓말을 했다. 베스는 전남편의 죽음도, 전남편과의 결혼도 닉에게 한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소문에 따르면 당시에 '여자친구'가 있었다는데 모를 일이다. 거스가 죽는 사건현장에서 만나자는 메세지가 있어서 왔다고 했다. 굳이 그녀는 총을 들고 자신을 의심하는 닉 앞에서 주섬주섬 열쇠고리를 꺼내다 총을 맞았다. 총을 가진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는데. 캐서린은? 그녀는 책에서 일어난 사건은, 실제 사건이 일어난 '후'에 썼다고 말했다. 배가 고장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책을 썼다고. 하지만 은퇴한 로커 살인사건이나, 형사가 죽는 이야기는 이야기가 먼저 완성되었고 그 이후에 살인이 벌어졌다. 작가인 내가 이 그대로 하기엔 자신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이 걸 그대로 따라하는 멍청한 짓을 '누가' 한단 말인가?
베스가 생각보다 캐서린과 관련이 많다는 결론에 이른다. 미끼처럼 맞춰진 퍼즐에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캐서린이 사랑에 빠져서 닉에게 한번도 안 하던 고백을 하며 자신을 따라하던 '리사 후버맨'을 말한 것도 이상하다. 베스는 이미 비슷한 얘기를 한참 전에 했고, 캐서린이 이렇게 말했을 거라며 나중엔 그대로 맞추기까지 한다. 캐서린에게 베스는 록시와는 다른 존재다. 록시와 캐서린이 성적으로 탐닉하고 관음하는 사이라면, 둘 사이는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이일 수도 있다. 책을 탈고한 그 짧은 시간에 베스가 캐서린의 책을 입수해서 있는 그대로 실현할 수 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캐서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베스가 캐서린에게 이용당해 꼭두각시처럼 범죄장소로 오게 되었다 해도, 어차피 캐서린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리는 없다. 사건 당일 그녀가 <shooter>라는 책을 다 썼으니 닉은 더 이상 필요헚다며 매몰차게 이별을 고한 건 왜일까. 거스가 살해되기까지 무대를 세팅했든, 직접 행동에 옮겼든 그의 시선을 벗어나 뭔가를 했을 시간은 충분하다. 자의든 타의든 베스는 캐서린의 책대로 사람이 죽는 멍청한 '짓'을 한 사람이 된다.
그러면 닉은 바보같은 형사, 그녀와 사랑에 빠져 눈이 멀어버린 멍청이로 남아있을까. 그도 곧, 혹은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베스만 죽은 것으로 모든 게 끝났을까? 캐서린에 대한 의심은 이렇게 사랑의 힘으로 영영 이겨낼 수 있을까? 닉과 캐서린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외모도 있지만 자신과 같은 류의 사람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욕망과 본능에 충실한, 살인자. 코카인과 담배를 즐기고 끊을 수 없고 거짓말 탐지기를 가볍게 통과할 수 있고, 들키지 않고 수사망을 빠져나와본 사람이다.
캐서린이 너무 무서운 사람이라고 잊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닉 역시 무서운 사람이다. 5년동안 4건이나 민간인을 총으로 쏴 죽인 경험이 있으니 괜히 별명이 'shooter'가 아니다. 코카인이 사람을 망쳤을 수도 있지만, 코카인을 한다고 사람을 다 죽이는 건 아니다. 사람을 죽게 한 건 그의 욕구였다. 모두가 신나서 베스가 범인이라고 할 때, 닉은 얼빠진 듯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뜻하지 않게 베스를 죽여서 범인을 죽인 의로운 형사가 된 순간에도 그는 그리 기뻐보이지 않는다. 유일한 진짜 친구인 거스를 잃은 슬픔에 잠겨서일 수도 있지만 생각했을 것이다. 이 이상한 기분은 뭐지, 하고. 그는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등 뒤로 반짝거리는 얼음 송곳을 몰랐을까? 그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면서 그녀를 잡아넣을 방법을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말대로 아주 위험한 방법이지만 그게 그가 범인을 잡는 방법이니까.
주도권을 얻은 것 같다고 생각했겠지
캐서린은 닉에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은 다 죽는다고 흐느꼈다. 처음엔 부모님, 그리고 지도교수, 소중하진 않지만 은퇴한 로커, 또다른 연인 록시. 그래서 그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자기 자신에게 허락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를 사랑하면 그 역시 죽을 거라는 말처럼. 혹시나 그녀가 안타까운 운명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면 그의 형사로서의 안테나는 꺼진 셈이다. 사건에서만큼은 우연이란 없다. 적어도 사람이 죽어나가는 데 있어선. 아, 그 말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 깨물어주는 대신 죽여버리고 싶어지는 사람이니까. 언제든 그녀는 그를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다 쓰면 그를 버릴 수도 있다. 언제든 그의 목에 송곳을 박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닐 뿐. 소중한 것들은 차라리 내 손에 죽는 게 낫다. 어차피 사람은 죽으니까. 그녀에게 기억되고, 책으로 기억되면 영원히 남을 수 있다.
'당신은 내가 알려주지 않는 건 아무것도 알 수 없을거야'
영화가 소름돋는 건 트레이드 마크인 무릎 사이에서는 알 수 없다. 캐서린이 무릎 사이를 들썩이며 그녀의 매력적인 몸을 보여주어서가 아니다. 그녀가 늘 상위를 차지한 채 남자를 묶고 언제든 얼음송곳을 찔러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섹스신 때문도 아니다. 죽은 이들의 목덜미에 사정 없이 박힌 송곳 때문에 피가 웅덩이처럼 고여서도 아니다. 결말처럼 그녀가 그의 등 뒤로 얼음송곳을 들었다 놨다해서도 아니다. 소름돋는 건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 주변 사람이 모두 사라지는데 그녀는 들키지 않았다, 들키지 않아서 그녀로 인해 계속 죽게 될 사람들이 생겨난다. 사람은 어차피 죽으니까, 그녀는 글로 범인인 걸 숨기니까. 사람들이 자신에게 불신을 거두고 죽어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으니까. 아무리 절제한다 해도 그녀가 살인을 그만둘 것 같아보이지 않는다. 무서운 건 얼음송곳이 아니다. 살아숨쉬는 그녀, 그녀의 살인이라는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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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추천작] 다정한 상상력 깃드는 곳에
1988년. 미라 나이르 감독의 <살람 봄베이>가 세상에 등장한다. 지금도 여성 감독이 손꼽히는 나라 인도에서.
연극을 하고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사람의 첫 장편 극영화였다. 거리의 아이들이 가진 힘을, 또 그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더 많은 곳에 실어 나르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예술이 과연 현실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물이었다. 거리의 아이들을 배우로 기용하고, 아이들이 사는 바로 그곳에서, 인파 통제도 없이 바글바글하게 찍었다고 한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 영화는 상업 배급망을 타고 해외에 흘러간 첫 인도 영화가 되었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고,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 곳곳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미라 나이르는 영화의 성공에서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예술은 현실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마치 그 대답처럼. 미라 나이르는 재단을 만든다. <살람 봄베이>의 수익금으로 거리의 아이들을 후원하는 단체. 이는 집과 밥을 제공받는 아이들뿐 아니라 미라 나이르 감독 본인에게도 선물 같은 존재였다. 예술이 현실에 무언가 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목말랐던 질문을 해갈하는.
그리고 30여 년이 흘렀다.
2021년. "아주 특별한 단짝dostojee"이라는 제목으로, 인도에서 또 한 편의 영화가 나왔다. 2022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어떤 드라마가 우리에게 알려준 <깐부>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달고 우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예술은 현실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깐부>의 시놉시스만 읽었을 때에는 좀 더 잔혹한 이야기를 상상했다. 이웃집에 살며 모든 걸 함께하는, 단짝인 두 아이가... 한 아이는 힌두교 집안, 다른 한 아이는 이슬람교 집안. 평화로웠던 마을에 서서히 흘러들어오는 종교 간의 긴장감. 그때 찾아오는 이별.
그러나 막상 <깐부>를 보면 많은 부분이 참 동화적이다. 시골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지를, 한참 공들여 보여준다. 마땅한 장난감이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창의력을 발휘해 멋진 장난감을 만들어 내는지, 용돈이 마땅치 않은 아이들이 어떻게 신박한 방법으로 용돈 대용품을 마련하는지, 값싼 장난감(그중에는 '똑딱이'라고 나오는, 요즘 애들이 갖고 노는 푸쉬팝 같은 것도 있다. 애들은 동서고금 똑같은 걸까?) 하나로 얼마나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는지... 가난하지만 잔잔한 인도의 시골 풍경에서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이 편안하게 펼쳐진다.
얼핏 보면 시대적 배경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노인이 된 유명 배우의 젊은 시절 포스터가 나왔을 때에야 옛날임을 겨우 느낄 수 있었다. 인도 시골은 90년대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건,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인도 사람들은 아마 영화 초반에 시대적 배경을 단박에 눈치챘을 것이다. 비 오는 밤, 라디오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 타밀나두에서 버스 테러가 있었고... 사원 파괴 사건 진상 조사회가 꾸려졌고...
1992년이다. '바브리 마스지드'라고 불리는, 인도의 이슬람 사원 하나가 파괴된 해. 힌두교도들의 행동이었다. 이는 단박에 종교 분쟁으로 번져,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남부의 타밀나두 지역은 잠시 마비되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제법 끔찍하지만, 바브리 마스지드 사원 파괴 사건은 오랜 시간 겹겹이 쌓여 온 힌두교-이슬람교 분쟁사의 한 장면일 뿐이다. 수많은 사건들은 사슬고리처럼 연결되어 있고, 이 사건 또한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의 사건에서 이어져 와, 이후의 사건으로 연결되었다. 피는 피로, 긴장은 긴장으로.
그 영향력은 두 아이가 사는 시골마을까지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들어온다. 원래 나란히 이웃한 두 아이의 집이, 낮고 얇은 담장 하나로 가볍게 갈라져 있던 두 집이 실은 여러 모로 대칭적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힌두교 소년인 팔라시의 집에서는 아빠보다 엄마가 부각되고, 여동생이 있고, 농사를 짓는다. 이슬람교 소년 사피의 집에서는 엄마보다 아빠가 부각되고, 누나가 있고, 베틀을 돌린다. 이제는 대칭의 모양보다 차이가 부각되기 시작한다. 큰 교류도 없지만 큰 갈등도 없었던 양쪽 집에서는 두 아이에게 슬슬 눈치를 준다. 간식을 나눠 먹는다든지, 친구의 집에 들어서는 일, 같이 노는 일, 물 한 컵을 마시는 일조차 눈치 보이는 일이 되어 간다.
팔라시의 어머니는 불안하다며 이사를 가고 싶어 한다. 사원이 파괴되었으니 사원을 새로 지어야 한다며 이슬람교도들은 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힌두교도들은 그에 맞서 연극패를 부르고 새 신상을 세우기로 한다. 새로 세우려는 신상의 주인공인 라마를 모셔본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상황이 몰아치는 대로 어른들은 그렇게 몰려 간다. 불안하니까. 어른들은 그동안 너무 많이 본 것이다. 종교적으로 소수파가 되는 순간 학살당하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고, 거기서 너무 많은 피를 보았다. 불안해지지 않기 위해 더욱 이를 악물고, 맞불을 놓아야 한다고 외친다.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경계가 무엇인지 모르고 넘어선다. 무대 위에서 원수였던 연극배우들이 무대 뒤에서 나란히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며 "원수지간 아니었어요?" 하고 놀랄 만큼 순진무구하다. (배우들은 "먹고살려면 다 그런 거다."라고 대답하는데, 사실 어른들의 종교 싸움도 기원을 따져 보면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걸 깨닫기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었다.)
아이들은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 싸움 놀이를 한다. 종이 모자를 만들어 끈끈이를 바르고 허공에 휘둘러, 반딧불이가 붙은 빛나는 모자를 만들어 쓰고 "왕처럼 싸워 보자"라고 한다. 어른들이 맞불을 놔야 한다고 얘기할 때, 반짝이는 것들을 모아 붙인 채 밝게 웃으면서 칼싸움을 한다. 서로 반대되는 지점에 서 있어도 누구도 다치지 않는 것. 아이들의 동화 같은 상상력과 아이다워 사랑스러운 모습이, 현실적인 어른들과 대조되어 더욱 눈이 부시다. 그렇기에 두 아이의 "이별"이 더욱 눈물겹고 놀랍고 애달프지만.
두 아이가 우연히 애벌레를 발견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밟아 터뜨리거나 저 멀리 툭툭 털어버릴 만한, 털이 부숭부숭한 애벌레를 보고 팔라시는 사피에게 묻는다. "나비 만들래?" 백번 양보해서 나비가 될 때까지 애벌레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해도, 그런 문장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신선한 문장이었다. 살리는 힘,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깃든 문장이라 마음에 깊이 남았다.
창조의 상상력. 생명을 품는 상상력. 그 마음은 사실 대단히 엄숙하고 중요해 보이는, 이를 테면 종교의 사원이나 중요해 보이는 어른들의 회합 자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냥 단순하게 같이 있는 마음. 그 다정한 상상력 끝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데서. 나란히 똑같은 자세로 서서 뻗어보는 발끝, 친구를 부르면서 웃는 눈초리 끝, 소중한 사랑의 이름을 나무에 새기는 마음 끝, 그런 데서.
얼핏 보면 매우 특수한 인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것 같지만, <깐부>를 보면서 나는 인도 바깥의 것들을 더 많이 떠올렸다. 개신교와 가톨릭 사이의 분쟁과 그 안에서도 빛나는 어린 시절을 담은 영화 <벨파스트>부터, 지금도 분쟁이라는 이름 하에 신음하고 있는 지역의 어린이들까지도. <깐부>는 인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의 벽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 함께 있는 모든 사회의 이야기이다.
다시 미라 나이르 감독의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예술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미라 나이르 감독 본인이 확인했듯, 그렇다. <살람 봄베이>가 미라 나이르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였듯, <깐부> 또한 프라순 차터지라는 젊은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이다. 실제로 영화의 배경과 비슷한 지역에 10년 넘게 살았다는 그는, 실제로 본인의 삼촌도 종교 분쟁 중 사망했고 그로 인해 할아버지가 마음의 병을 얻었다는 그는, 차기작 또한 경계를 넘는 영화가 될 것이라 말한다.
<깐부>가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국경선이 정해진 이래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는 인도의 무수한 경계와 담을 허무는 영화로, 인도뿐 아니라 세상 멀리까지 흘러가 주길 기대한다. 예술이 현실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한 번 보여주는 영화가 되길 기대한다.
[전주국제영화제 <깐부> 상영]
▶ 여기에서 영화제 기간(2022년 4월 28일~5월 7일) 내내 온라인 시청이 가능합니다. :)
▶ 5월 5일 11:30 CGV전주고사 1관에서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청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프레스로 참석하였습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22년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계속 진행됩니다.
일부 온라인 상영작도 있으니 어디 계시더라도 이 시간 놓치지 마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주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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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인터뷰] 아바의 마법을 재발견하다, <아바: 더 레전드> 제임스 로건 감독 인터뷰
모두가 아는 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지만 그만큼 어렵다. 모두가 아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으레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줄 수 있다면, 전설에서 새로운 마법이 피어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에서 <아바: 더 레전드> 이후 짧은 박수갈채 대신 아바 노래 박자에 맞춘 박수로 피어난, 새로운 마법의 시작점을 만든 제임스 로건(James Rogan) 감독과 다니엘 고든 홀(Daniel Gordon hall) 프로듀서를 만났다.
(▲왼쪽부터 제임스 로건(감독), 다니엘 홀(프로듀서))
영화 잘 봤습니다. 영화 <아바:더 레전드>가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지, 또 실제 개막식과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어떤 기분이셨는지 궁금합니다.
(로건 감독) 연락을 받고 정말 충격적으로 기뻤습니다. 한국에서 영화를 소개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기쁜데,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니! 특히 개막식 후 상영에서 관객 분들의 열정적인 반응에 또 놀랐는데요. 영화 엔딩 크레디트 때 나오는 아바 노래 박자에 맞추어 박수를 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깊었습니다. 또한 다큐멘터리 감독에게는 관객이 와서 사인을 요청하는 경험이 흔치 않은데, 제천에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게 되네요.
(다니엘 홀 프로듀서) 그동안은 저희 작품이 주로 매체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보니, 이렇게 현장에서 관객들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 흔치 않아 더욱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 관객 분들이 많이 계신 것도 인상깊었어요. 오늘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아바의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노래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되어 기쁘다”는 관객 평이 참 좋았습니다.
이 영화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로건 감독) 몇 년 전 덴마크 영화 제작자에게 아바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 의뢰를 받았습니다. 올해는 아바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 50주년이기도 하고, 2023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또다른 스웨덴 아티스트가 우승하면서 스웨덴이 올해 유로비전 개최국이 되어, 여러 모로 잘 맞는 시기였습니다. 이에 BBC를 포함한 유럽 유수의 방송사들이 연합해서 아바에 헌정하는 영화를 만들자고 기획에 참여한 것이 실질적인 시작입니다.
창작자로서의 마음도 말씀드리면, 아바는 유럽이 가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노래를 불렀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그룹이 팝의 세계를 정복한 그런 성취는 그 전까지 전혀 없었습니다. 요즘 BTS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요. 아바의 성취를 조명하고, 그 과정에서 아바가 겪은 고난과 역경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음악 다큐멘터리의 근본은 음악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이 저에게는 핵심적인 일이었는데요. 엔딩은 반드시 가장 드라마틱하고 감정적인 <Winner takes it all>이어야 하고, 오프닝은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곡 <Waterloo>여야 한다는 원칙을 정한 다음, 이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확정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제임스 로건 감독)
감독님의 지난 작업물을 보면 <프레디 머큐리: 더 파이널 액트>, <1971: 음악이 모든 것을 바꾼 해> 등 70년대와 80년대 음악에 대한 작업물들이 돋보입니다. 그 시기 음악에 대한 애정이 특별히 있으신지요?
(로건 감독) 네, 좋아합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의 좋은 점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죠. 저는 퀸, 존 레논, 아레사 프랭클린, 밥 말리 같은 가수들을 좋아해서 그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음악도 실컷 들으면서 만들 수 있고, 그들의 음악과 활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음악 영화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이 큽니다.
(다니엘 홀 프로듀서) 워낙 유명한 노래들을 다루다 보니, <Winner takes it all>처럼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들은 곡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영화 장면에서 노래가 나오는 순간,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새롭게 들을 수 있고 처음 드는 것처럼 가슴이 뛸 수 있다는 게 음악의 힘, 음악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 아바가 겪는 일들은 현재에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장르에 대한 폄훼, 가짜 뉴스와 사생활 침해, 30시간씩 콘서트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 등 오늘날의 스타를 둘러싼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제작 과정에서 이런 동시대적인 울림도 고려하셨는지, 제작 의도를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로건 감독) 음악 뿐 아니라 음악을 둘러싼 이슈에도 집중했습니다. 많은 음악 다큐멘터리들이 뮤지션의 위대한 성취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저희는 그들이 인간적으로 맞닥뜨린 도전과 그 도전에 맞서 노력한 다양한 측면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어려움 앞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팀을 해체하지 않고 유지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그 과정이 당시에 마땅한 인정을 받았을까? 저런 혹독한 비평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이런 질문은 우리와 동시대에 사는 스타들도 마주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아바라는 아티스트는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은 동시대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영화는 아바의 현재 모습을 새로운 인터뷰로 담지 않고, 당시의 무대 영상에 집중하고, 멤버들의 회고는 목소리로만 등장합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을 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로건 감독) 저희가 <1971: 음악이 모든 것을 바꾼 해>를 제작할 때도 사용했던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장점은, 2024년 현재의 아바 멤버들 모습을 보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이 70년대 사건들을 실제로 겪고 있는 당시 아바 멤버들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죠. 현재와 과거 사이의 격차를 느끼지 않고 더 잘 몰입할 수 있습니다. 대신 흐름에 맞는 영상을 선별하기 위해 고든홀 프로듀서가 어마어마하게 고생을 했어요.
(다니엘 홀 프로듀서) 이미 아바가 성공을 거둔 것을 알고 있는 미래에서 느긋하게 과거를 돌아보는 느낌을 최대한 없애고, 실제 그 시절에 느꼈을 긴박함을 유지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다니엘 고든 홀 프로듀서)
아바 멤버들은 완성된 영화를 보았나요? 반응이 어땠나요?
(로건 감독) 개인적으로 직접 보여드린 건 아닙니다. 아바 스태프이자 좋은 친구였던, 저희 영화에도 내레이션으로 등장하는 잉그마리 할링그(Ingmarie Halling) 씨가 지금 스웨덴에서 아바 박물관 큐레이터로 계신데, 멤버들과 영화를 보셨고 멤버들이 마음에 들어 하셨다고 합니다. 할링그 씨는 아바 박물관 업무상 아바 관련 영화를 빠짐없이 모두 보시는데, 지금까지 나온 아바 관련 작품 중 최고라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다니엘 홀 프로듀서) 아바 매니저 분께도 완성된 버전을 보내드렸어요. 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에게도 저마다 다른 기억이 남기 때문에, 저희가 만든 영화가 당시의 진실을 충분히 담았는가 확인받고 싶었거든요. 진실되게 잘 담겼다고 말씀해 주셔서 제작진이 축배를 들었습니다.
수많은 아바 레전드 무대 중에서도 이것만은 꼭 봐야 한다고 추천하는 영상이 있으시다면?
(로건 감독) 영화에도 잠깐 나오는 웸블리 콘서트 영상을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압도적으로 아바 최고의 순간이었어요. 아바로서는 드물게 라이브 앨범을 발매한 공연이기도 합니다. 관객들과 함께 <the way old friends do>라는 곡을 함께 부르는데, 그때까지 아바를 혹평해온 비평가들까지도 표를 구하려 애썼던 공연의 마무리였고, 넷이 꼭 붙어 서서 오랜 친구에 대한 가사의 노래를 불러요. 이들이 오랜 시간 음악 여정을 함께해온 좋은 친구들임이 드러나는 상징적 순간 같아요.
(다니엘 홀 프로듀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부른 <Waterloo>입니다. 모든 마법이 시작된 순간이었으니까요.
차기작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직 미공개 프로젝트라서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음악에 대한 영화이고 역시나 감동적인 정서가 들어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영화 총괄프로듀서이자 저의 아내인 솔레타 로건 프로듀서와 공동 운영하는 제작사를 통해 이미 공개된 계획도 있는데요. 지금 영국에서는 외로움, 노년층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특히 노년층에 청력을 상실하면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에 많이 처하는데, 이 분들이 수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프로젝트입니다. 선천적 청각 장애로 수어를 사용하는 배우이자 청력을 상실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온 로즈 아일링 엘리스(Rose Ayling-Ellis)와 협력한 프로젝트입니다.
추후 이 영화를 보시게 될 미래의 관객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다니엘 홀 프로듀서) 마음과 귀를 활짝 열고 영화를 보아 주세요. 아바를 좋아하지 않으셨던 분들께는 아바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영화, 아바를 좋아하시던 분들께는 아바의 노래를 새롭게 듣고 새로운 각도에서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영화가 될 겁니다.
(로건 감독) 저는 아바를 원래 좋아했지만, 이 영화를 작업하며 아바에 대한 시각도 변했습니다. 기존에 <맘마미아>를 포함해 아바를 소재로 한 영화나 영상이 많았지만, 대부분 아바의 키치한 의상이나 팬덤을 부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 영화 작업은 한때 두 커플이었던 4명의 인간이 어떤 과정으로 팀을 이루고, 오늘날까지도 반짝이는 음악을 만들어낸 것인지, 아바라는 마법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영화가 이런 새로운 발견의 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정유선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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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전범과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
이 글은 영화 [민스미트 작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위 첩보영화라고 불리는 류의 작품들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할 수 있다.
하나는 [007], 혹은 [본] 시리즈로 대표되는 영화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그 누구도 상대해낼 수 있을 만큼 강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궁지에 몰리지 않는다. 스스로의 목숨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목숨과 때로는 한 나라의 안위까지도 너끈히 구해낼 수 있다.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이 시리즈의 인기를 유지하는데 한몫을 한다.
반면 나머지 한 쪽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류의 영화이다. 치밀하고 날카로운 계획들이 켜켜에 쌓여 영화 내내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가장 클라이맥스는 보통 영화의 마지막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 서스펜스를 견뎌낼 수 있는 사람만이 영화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화 [민스미트 작전]은 후자에 속한다 할 수 있다.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실제로 있었던 기만작전을 모티브로 했으며. 단 한 사람의 영웅보다는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데 일조한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화 [1917], [이미테이션 게임]의 제작진들과 이미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킹스맨]으로 첩보영화의 두 축을 모두 경험해 본 콜린 퍼스가 출연하는 영화인 만큼. 완벽에 가까운 짜임새를 가진 영화라는 기대도 함께 할 수 있다.
안갯속에서 체스 두기;슈뢰딩거의 식스센스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주 쉽고 직관적으로 비유하자면, 한국 예능인 [식스센스]의 제작진들의 입장을 담은 영화라고 이해하면 빠르다.
연합군은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가상의 부대를 창조해냈다. 이 부대를 막기 위해 적군이 병력을 재배치하는 것이 목표였으니까. 속여야 하는 대상이 히틀러였으니. 이 계획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만찮았을 것이다.
그 어떤 곳에서도 "가짜 냄새"가 나서는 안 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웬(콜린 퍼스)을 필두로 한 연합군은 말 그대로 혼을 갈아 넣어 작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했다.
작전의 대부분은 가정(If)을 기반으로 이뤄져 있었고, 연합군의 수뇌부들은 과연 이 손에 잡히지도 않는 안개 같은 작전이 통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조차 할 수 없었다. 이 불안함 속에서 많은 부담을 무릅쓰고 한 발씩 내디뎌야만 하는 과정들에서 관객들도 당시의 책임자들이 느꼈을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작전에 대한 확신과 함께 불안함도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일정 시점까지는 커지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었던 이 안갯속의 정국은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꼬이고 비틀리며 어떤 형태를 드러낸다. 결국 연합군 세력은 연기를 꼬아 밧줄을 만들어 냈고. 전쟁광 히틀러는 그 어떤 의심도 하지 않은 채 이 견고하고 매력적인 밧줄을 꽉 잡고 놓치지 않았다.
전쟁 영화의 이면.;피 튀기는 장면 없이도 충분하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
한때 전쟁 영화의 묘미가 "스케일"의 크기로 점쳐지던 시절이 있었다.
거의 모든 영화에는 베일에 싸인 백발 백중의 스나이퍼가 등장하거나 혹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전쟁 장면이 들어가 있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눈을 감게 되는 잔인한 장면이 항상 포함되곤 했다. 병사들의 절규와 생사가 오고 가는 장면이 가득한 것이야말로 전쟁영화라고 말하는 듯한.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영화는 전쟁의 뒤편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용맹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군사들이 아닌 수뇌부들의 잘못된 작전 하나가 불러올 수많은 희생에 대한 무게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작전 진행 상황의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묘미를 중시하는 영화의 특성상, 전반적으로 크게 잔인한 장면 없이 긴장감을 높이 쌓아올리면서 영화는 자신의 갈 길을 간다.
회의감이 가득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올랐다가, 한 번은 거품처럼 와르르 무너져 내리기도 하고. 그 속에서 조금은 뒷전으로 밀어 놓아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어우러져 이 어지러운 전시 상황을 더 불안하고 위태롭게 만든다.
마지막의 클라이맥스라고도 할 수 있는 "사이다" 장면은 아주 짧고, 혹은 다른 영화들에 비해 시시하다 느껴질 수 있을 만큼 통쾌하게 그려지진 않지만. 덤덤하게 전쟁의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영화를 보고 있지만 오히려 전쟁은 이렇게 씁쓸하게 그저 흘러가는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신은 전범과는 주사위 놀이조차 하지 않는다.;전범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사진출처:다음 영화
전쟁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일 중 가장 잔인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쟁에 의해 목숨을 잃은 자식의 시신조차도 수습할 수 없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이별도 해야 하며. 개인이 처리할 수 없는 많은 장벽들 앞에서 중요한 것들도 뒤로 미뤄야만 한다.
[민스미트 작전]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독일, 혹은 벙커 속의 한 남자에게는 치욕적이지만 당연했을 패배로 기울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우리는 다시 한번 전범의 오만함이 얼마나 큰 미끼이자 패망의 지름길이 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21세기가 되어 이런 실화를 영화로 만날 수 있게 된 지금도, 안타깝지만 가까운 곳에서는 실제로 전쟁이 이뤄지고 있고. 언젠가는 지금의 이 현실조차 영화로 만나거나 교과서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의 벙커 속 남자도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역사를 통틀어 전범에게는 언제나 피할 수 없는 선물이 주어졌다. 그에게 걸맞은 지저분한 최후가 바로 그것이다. 전쟁이 시작된 그 순간부터 그 어떤 예우 없이 이름으로도 겨우 불리고 있는 한 남자는 자신은 늘 승리한다 생각했을 것이고. 그 거짓에 스스로 홀려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므로 이 선물은 전쟁을 자신의 손으로 선언함과 동시에 이미 포장되어 스스로에게 배송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이 영화는 전범인 당신이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됐던 과거임과 동시에 현재이며, 처참한 미래다.
당신이 미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신은 전범과는 주사위 놀이조차하지 않으므로.
마치면서
누가 주 4일 제 하면 나라 망한다 했나요? 이렇게 행복한데.
호불호가 (매우) 갈릴 수 있다.
전쟁영화라고 부르기엔 우리가 기대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고. 작전을 바탕으로 한 스파이 영화라고 하기엔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영화 전체를 관망해야 한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처럼 켜켜이 쌓이는 긴장감을 즐기는. 그리고 콜린 퍼스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좋은 영화였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해 주기에는 조금은 꺼려지는 작품이긴 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느껴지는 쓸쓸함 마저도 내 스타일이었던 영화라. 수요일 오전을 바친(?) 것에 대한 미련은 없다.
카카오뷰도 있어요+_+
[이 글의 TMI]
1. 아킬레스건이 너무 부어서 며칠 힘들었음.
2. 하지만 영화 보러 나가는 것까지 참지는 못했고,
3. 그렇게 영원히 의사 선생님께 혼났다고 한다.
4. 복숭아 언제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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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도그 맨 Dog man>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주, 3,6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에 비해 62% 하락한 1,370달러를 벌어들이며 자리를 지켰지만,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과연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개봉하는 2월 3주 차에도 왕좌에 오를 수 있을까요?
북미 박스오피스 2위와 3위는 신작으로 채워졌습니다.밸런타이데이에 연인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마 '하트 아이즈 킬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R등급 슬래셔 무비 <하트 아이즈 Heart Eyes>가 8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위에 올랐고,
키 호이 콴의 액션 영화 <러브 허츠 Love Hurts>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러브 허츠>는 <블랙 팬서>, <어벤져스>, <존 윅> 등의 스턴트 코디네이터였던 조나단 유세비오의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으로, 로튼 토마토 19%, 시네마스코어 C+라는 저조한 점수를 기록해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영화는 과거 킬러였던 사실을 숨기고 살아가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자신이 살해한 줄 알았던 범죄 파트너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 폭력의 세계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한편, 국내 박스오피스 왕좌의 주인도 동일합니다.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는 <히트맨2>가 누적 관객 수 230만 명 달성에 성공하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했습니다.
지난주, 3위에 머물렀던 <말할 수 없는 비밀> 역시 2위로 한 계단 상승했지만, 누적 관객 수 57만 명에 그쳤습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손익분기점인 80만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위는 하정우, 김남길 주연의 <브로큰>이 차지했습니다. 개봉 첫 주임에도 누적 관객 수 16만 명에 그치며 불안한 시작을 보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미키 17> 같은 대형 영화가 줄줄이 상륙하는 만큼 손익분기점인 110만 명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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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뽑은 올해 탑 10 영화
그렇게 한 해가 갔다. 올 한 해 좋은 작품들이 정말 많았다. 코로나19라는 환경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품을 낸 감독과 배우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근데 아쉬운 건 우리나라의 개봉 작품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구체적인 근거 있냐?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긴 한데, 뭔가 체감상 그런 느낌이다.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개봉이 연기되거나 촬영이 중단 된 작품들이 많이들 상영되길 바란다. 기준은 전적으로 내 생각이며, 많은 이들이 이 작품들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쓴다.
10. <세 자매> / 이승원
문소리-김선영 배우가 청룡영화상 주조연상을 수상한 영화다. 난 문소리 배우하면 생각나는 되게 전형적으로 연기하는 이미지가 있다. 똑순인데 씩씩하게 사는 허당 역할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느낌? <메기>와 <하하하> <여배우는 오늘도>같은 작품들이 되게 한 갈래같이 느껴졌다. 근데 이 영화에서는 되게 문소리 식 연기를 한 것 같으면서도 속은 곪을대로 곪은 중년 여성의 내면을 완벽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겉으로 드러낼 순 없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있는 트라우마를 종교로 귀결 낼 수 없는 인물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데, 분출하는 분노와 어머니로서의 역할 괴리를 모두 살리는 괴력을 보여준다.. 이에 못지 않은 카리스마는 김선영 배우였는데, 엄마 연기 달인 다운 면모가 있다. 딸래미한테도 핍박받고, 남편한테도 쿠사리먹고, 온 세상이 함부러 대하는 소심한 어머니상을 손짓 하나 표정 하나로 구현하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자매인 장윤주 배우의 연기나 현봉식 배우의 연기도 다 좋았지만 이 둘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코미디로서, 또 드라마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후반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 읭? 스러운 선택지를 고른다는 점이나 전체적인 설정이 좀 과하다는 점은 아쉽긴 한데 보는데 큰 무리는 없을듯. 마음 속의 억눌린 무언가가 있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 왓챠에 있음.
9. <랑종> / 반종 피산다나쿤
개인적으로 <티탄> 만큼이나 문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난 진짜 극장 뛰쳐나오고 싶을 정도로 무서웠는데 반해 몇몇 분들은 재미 없었다고 하니 그 선명한 호불호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페이크다큐라는 장르적인 허점이나 굳이..? 싶은 부분까지 만든건 몰입을 깨는 요소가 맞다고는 생각하나 님 역 배우의 중후반까지 끌고가는 카리스마나 촬영한 장소, 태국 특유의 스산한 분위기가 나홍진식 염세주의의 글로벌화(?)를 이끌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간략하게 더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우리가 영화를 볼 때, 흔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클리셰라고 한다. 그 클리셰라고 하는 게 ‘아 또 이 짓거리 하네 뻔하네 ㅋㅋ’ 싶으면 흥미가 떨어지지만 어떤 영화에서는 그게 좋은 쪽으로 발휘가 되곤 하는데, 난 랑종이 그 예라고 생각한다. 정말 여기까지 갈 것인가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며 운명이 주는 두려움과 공포를 잘 표현한 호러영화다. 아시아 공포영화 수작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넷플릭스에 있음.
8. <바쿠라우> / 클로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브라질 영화임. 한 정치인이 있다. 이 사람은 시장직에 도전하는 사람이다. 근데 또 이 인물은 반지성주의자라 책도 지식도 전부 부정한다. 이 인물이 한 마을의 지지를 얻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자, 바쿠라우라는 이 가상의 도시에 보복하고자 하는 내용을 플롯으로 담았다. 올 해 개봉했던 <레 미레자블>의 광기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내 폭주하다 결국 파국으로 가는 영화였다. 나는 이 <레미레자블> 영화의 에너지가 ‘빨리 달린다’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바쿠라우>는 살짝 다르다. 광기에 씌인 채로 달린다. 자기 앞을 가로막는게 있으면 그걸 다 부숴가며 달리는 느낌인 것이다. 이렇게 현재 브라질이 처해있는 원주민과 개발자들간의 갈등을 이 폭발적인 에너지로 비틀어 영화화 한 작품이다. 슬래셔 호러나 스릴러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네이버에 있다.
7. <루카> / 에린코 카라로사
난 항상 왕따였던 것 같다. 부모님에게도 내 공감을 오롯이 받지 못했기도 하고. 부족한 사회성 탓에 난 항상 모난 돌이었어서 세상에게 딱 미움 받기 좋은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물론 그런 이유가 있다고 해서 미움을 당연히 받아서는 안되는게 맞고, 왕따의 아픔이 있는 이들에게 모든 축복을 비는 건 여전하지만 난 아픔에서 나아가기 보다 내가 세상을 먼저 따돌리던 쪽에 가깝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 특별한 사람이 되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도 외로워서 그랬던 거지. 이런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정말 중요하다. 그 누구에게 든든한 어깨가 될 수도 있고 푸근한 품이 될수도 있다. 이 <루카>는 든든한 품같은 이야기다. 꿈을 위해 도전하고, 실패하고 그 사이에서 세상에게 손가락질 받더라도 따뜻하게 품는 인생이란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보여주는 듯한 영화다. 디즈니플러스에 있음.
6.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 존 왓츠
블랙 위도우 - 샹치 - 이터널스로 올해 좀 심심했던 마블이 힘 좀 준 작품이다. 12월 15일 개봉 이후 스포가 사골국같이 우려졌을 것 같아 굳이 더 이야기를 쓰진 않아도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톰과 파이기가 아카데미 의식을 하지 않아도 MCU가 극장에서 준 전율과 감동을 믿는다. 그건 어디에서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이 작품은 그에 걸맞는 훌륭한 3부작 마무리다. 현재 상영관에 걸려있다.
5. <꽃다발같은 사랑을 했다> / 도이 노부히로
사람은 누구와 사랑에 빠질수도 있고 또 헤어질수도 있다. 그건 당연한 것. 근데 그것만큼이나 피할 수 없는게
있는거 같다. 사랑했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사람이라면 겪을 성장통과도 같은 뭐 그런 것이다. 이 <꽃다발같은 사랑을 했다>는 인간이기 때문에 겪어야 할, 또 겪을 수 밖에 없는 감정과 과정을 그린다. 누구 하나 잘못한 것 없이 사랑에 빠져 아름답게 불태운 지나간 시간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는 영화인 셈이다. 보내기 싫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품에서 떠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그게 누군가의 심각하게 상처를 준 일(데이트폭행, 바람 등)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이별이었다면 가끔은 그들에게 고마워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향기롭게 시드는 연인들을 위해’라는, 박평식 평론가의 평가가 생각나네. 올 해 나온 로맨스코미디 영화중 단연 최고다. 네이버에 있음.
4. <노매드랜드> / 클로이 자오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다. 영화는 영화같은 일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거 같다.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라던가, 예전에 썸타던 여자가 1년만에 유학 돌아와서 사귄다는가 하는 이야기는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별이라고 하는게 그렇게 쉬운게 아니지 않나. 몇몇의 바람과는 반대로 이별과 재회는 항상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이 <노매드랜드>는 이 이별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플롯이 영화같지 않은 하루로 가득찼다. 근데 영화는 불가능에 가까운 바람을 이야기한다. 이별, 참 어렵다. 보낸다는 건 그 사람과 행복했던 시간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 근데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야 말로 진짜 이별의 가치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보내지 않았기에 사실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다. 영원한 안녕이란 없으니까. 네이버에 있다.
3. <당신얼굴 앞에서> / 홍상수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홍상수는 영화에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을 싫어하던 사람같다. 그래서 인간의 본성을 비꼬는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그 사건 이후 홍상수는 자기의 심리상태를 은연중에 투영한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혼자’라는 제목을 통해 모든게 끝나고 나서의 자기와 김민희 배우의 모습을, <강변호텔>은 삶의 동기부여가 사라진 인물의 욕망 발현을, <풀잎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작을 소망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세 작품 다 ‘한 사건이 있고 나서 느낄 수 있거나 경험하고 있는 순간’ 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시간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것 같다. 이 <당신얼굴 앞에서>는 이런 태도에서 벗어나 자기혐오가 아닌 순수한 얼굴로 세상을 바라보려 하는, 그런 시도를 그렸다고 생각한다. 이제 홍상수는 더이상 무언가가 끝나고 난 다음이 아니라 얼굴에 보이는 것을 바라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인간의 찌질함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단적으로 보이는 상황에게 신뢰를 주려고 하는게 아닐까. 묘한 위로감에 감사했던 영화다. 네이버에 있다.
2. 소울 / 피트 닥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난 사실 세상에게 할 말이 없다. 내 동기부여의 본질을 깨달았거든. '정공'이라 사람들을 욕하는 미친 세상에서 군 문제도 공익으로 빼고 1인분 하는 것도, 토익 900점도, 수많은 경험치와 내 능력도 다 사실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였다.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것도 몰라서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멀어지는게 두려운게 요즘의 나다. 그 덕에 나한테 일어난 일도 아닌데 내 주위의 누군가에게 무례한 어떤 이를 미워하다가 오바하는게 맞는거 같아 실제로 표현하기엔 소심해지고, 어려운 현실에서 잘 개척해냈다는 확신은 있지만 왠지 인스타 좋아요 개수부터 사람들에게 비호감만 사는 것 같다는 느낌에 헤어나오질 못했던 것 같다. 소울은 이런 회의감에 대한 영화다. 과연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를 얻었다고 했을 때, 미래가 달라질까? 내가 친구가 많아진다고 또 돈이 많아진다고 행복해질까? 아닐수도 있다. 사실 중요한 건 그 다음의 순간이다. 정말 삶에서 중요한 건 그런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는 작은 순간들이 아닐 지. 삶의 동기부여를 잃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보다 색다른 접근법을 가졌다고 확신한다. 디즈니 플러스에 있음.
1. <드라이브 마이 카> / 하마구치 류스케
이해. 난 그 사람을 이해 할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나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일까? 확신 할 수 없다. 나는 사실 이제서야 내가 원하는지 깨달은 사람인 듯 하다. 그리고 사실은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공허함은 영원히 치유될 수 없다는걸. 난 이제까지 헛걸음을 했다는 걸. 그리고 그게 인생의 전부인 것 같다. 늘 외롭고. 뭘 원하든 그걸 가져다주지 않고. 또 이게 당연한 사실인데 이것을 이해할 수 없어 또 방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에 인간이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고 본질적인 무언가를 꺼냄으로서 치유받는 것이 아닐까.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구멍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3시간동안의 운전길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러닝타임이 끝나고 나서 들었던 애매묘호한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올해의 영화.
번외
<해피 투게더> / 왕가위
코시국으로 인해 극장가 재개봉 메타가 불었고, 왕가위 특별전이 열리면서 다시 상영관에 걸린 작품. 헤어짐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과연 중요한게 무엇일까? 새로운 걸 얻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내가 나일 수 있는 것들만 찾아 다른 길을 떠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 해에는 온 몸을 부딫히며 사랑해야지. 어떤 순간이든 행복한 채로 기억에 남을 수 있게끔. 올해 재개봉 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았으며 내 인생영화이기도 하다.
올해의 배우 : 베네딕트 컴버배치
올해 4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나왔다. 이게 사람이냐 소냐? <파워 오브 도그>로 아마 아카데미에 한발 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감독 : 하마구치 류스케
<스파이의 아내> <드라이브 마이 카> <우연과 상상>의 각본을 담당함. 대체 뭘 먹고 살아야 이런 작품들을 만드는 것일까? 단 3편만으로도 포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츠, 아니 '하마구치 류스케'가 유력하니 그 클래스가 어마어마하다. 시간 나는 분들은 이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정주행 해도 꽤나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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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시리즈 속 모든 상징과 철학 뽀개기 #02 | 매트릭스 인문학 리뷰 | 매트릭스 리저렉션 리뷰 | 매트릭스4 리뷰 | 매트릭스4 해석 | 매트릭스 리저렉션 해석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리뷰 / 매트릭스4 리저렉션 리뷰
《매트릭스 1~3》 인문학 결말포함 영화리뷰 #2
*후속영상
#1 [네오는 테스형♪] https://youtu.be/gckW2TYRFMc
#3 [빨간 옷의 여자] https://youtu.be/X_fQcoytk70
#4 [오라클은 악마다?] https://youtu.be/fLgWf7NWkn8
#5 [스미스는 왜 졌을까] https://youtu.be/Uas0KZDCQec
*추천영상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리저렉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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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시내가 사라졌다 리뷰 -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의 진짜 윤시내 찾기 어드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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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영상은 홍보마케팅사를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입니다
영원한 디바 `윤시내`가 고별 콘서트를 앞두고 사라졌다?!
전설적인 가수의 실종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20년 간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로 활동해온 순이(오민애)는
`윤시내`와 함께할 뻔한 꿈의 무대도, 일자리도 잃어 좌절에 빠진다.
한편, 사람들의 관심이 고픈 유튜버 `짱하`(이주영)는
라이브 방송 중 우연히 찍힌 엄마 `연시내` 영상의 조회수가 떡상하자
대박 콘텐츠를 꿈꾸며 `윤시내`를 찾는 여정에 따라 나서는데…
동료 가수 `운시내`(노재원)와 함께 가시내, 윤신애, 윤사내까지 모두 만나며
사라진 `윤시내`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시작한 동상이몽 두 모녀는 과연 `진짜`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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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개와 결혼하는 남자> 메인 예고편
어릴 적 가족을 잃은 상처로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열지 못하는 랜디.
대학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마이크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그의 도움으로 제시카를 만나 약혼까지 한다.
어느 날, 랜디가 다니던 회사에 문제가 생겨 형편이 어려워지자 냉정하게 떠나버린 제시카.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랜디는 괴로워한다.
아픔을 치유하고자 동물 보호소를 방문한 랜디는 우연히 만난 개 '코코'에게 깊은 교감을 느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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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메인 예고편
그냥 당하지 않겠다! 거침없이 폭주하는 혜영의 분노? [불도저에 탄 소녀] 메인 예고편 대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