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6-19 13:43:48
WGA 선정 21세기 최고의 각본
미국작가조합 선정
Writers Guild of America (미국작가조합)에서는 1949년부터 우수한 영화나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각본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요.
미국작가조합상의 영화 부문 각본상과 각색상은 아카데미상쪽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아카데미상 수상 예측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WGA에서 선정한 최고의 각본101편중 top 25 영화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19편 봤네요. 여러분들은 몇편을 보셨나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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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의 바다」넷플릭스가 작정하고 만든 한국 SF드라마?? | 고요의바다 스포일러 포함 | 넷플릭스 드라마 결말포함 리뷰 | 공유 | 배두나 | 이준 |
?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2021, 넷플릭스 드라마) 예고편 리뷰(*스포일러 포함)
2021 크리스마스 이브 공개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정보
장르: SF, 미스터리, 스릴러
공개일: 2021년 12월 24일
공개 회차: 8부작
상영 길이: 351분(5시간 51분)
원작: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
제작: 정우성
연출: 최항용
극본: 박은교
제작사: 아티스트 스튜디오
유통사: 넷플릭스
출연: 배두나, 공유, 이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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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촬영장소는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서울 로케이션 답사영상
? 기생충 촬영지 (로케이션) 답사영상
음... 어르신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카데미의 기운을 받으러 갔습니다!!- 로케이션ㅣ주소
1. 자하문 터널ㅣ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19
2. 돼지 쌀 슈퍼ㅣ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32
3. 기택 동네 계단ㅣ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6길
4. 기사식당ㅣ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72
5. 스카이 피자ㅣ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6길 86
6. 올가홀푸드 방이점ㅣ서울 송파구 양재로 71길4
7. 박사장 집ㅣ서울 성북구 선잠로 8길"이 영화는 악인이 없으면서도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도 희극이다."
- 봉준호, 텐아시아 인터뷰, 2019.05.31.- 기생충의 의의
한국 영화사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두 번째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수상작, 비영어 영화 최초 SAG 미국 배우조합상 앙상블상, 그리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수상작- 스태프
감독: 봉준호
각본: 봉준호, 한진원
윤색: 김대환
원작: 봉준호
제작투자: 이미경, 허민회
제작: 곽신애, 문양권
프로듀서: 장영환
조감독: 김성식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외
촬영: 홍경표
미술: 이하준
음악: 정재일
음향: 최태영
편집: 양진모
장르: 드라마, 블랙코미디, 스릴러
제작 기간: 2018년 5월 18일 ~ 2018년 9월 19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기생충촬영지 #봉준호수상소감 #봉준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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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1차 예고편
소설가를 꿈꾸는 막심은 시골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사촌 형의 여자친구 다프네에게 자신의 복잡한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막심의 이야기를 듣던 다프네 역시 남몰래 간직했던 자신의 연애담을 슬그머니 꺼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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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관계의가나다에있는우리는>
- 전혀 연관성이 없는 세 청춘에게냉혹하게만 보이는 한국 사회 속에서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춘의 첫 설렘을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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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말도 못하는 공룡 박사들, 미안해!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의 칸 영화제 수상 소식으로 영화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듯이 아이들의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가 극장에 찾아왔다.
1993년을 시작으로 29년간 총 6편의 영화로 제작된 <쥬라기> 시리즈는 '공원에서 월드까지' 이름을 바꿔가며 스케일도 키워나갔다.
이 앞전 <월드>시리즈 2편의 총 수익 10억 달러를 가벼이 넘길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치는 남다를 것이다.
특히, 18년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국내 기준 일일 관객수 118만명으로 당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니 국내에서의 성적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근데, <쥬라기> 시리즈의 후속작들은 그렇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2편과 3편을 제외하면, 모든 시리즈의 총 수익이 10억 달러를 넘겼으나 2편은 <쉰들러 리스트>의 조건부 영화였고, 3편은 "티라노사우루스(aka. 티렉스)"를 죽여버렸다!
이 결과로 <쥬라기 공원 3>을 마지막으로 14년 만에 <쥬라기 월드>로 리부트로 겨우 개봉할 수 있었다.1. 공룡들은 다 좋아!
90년대생들에게 미의 기준을 세워준 <그리스 로마신화> 누구나 가정에 한 권씩은 구비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작품이었다.
근데, 갑작스레 그림체가 바뀌며 손이 가지 않았다. (전혀!)
그런 점에서 관객들이 생각하는 <쥬라기> 시리즈는 영화의 제목이자 극 중 "테마파크"의 명칭답게 '공룡들이 나온다'라는 점은 최고의 엔터테이닝을 선사한다.
특히, 대체불가의 마스코트 "티라노사우루스(aka. 티렉스)"를 '세대교체'라는 이유로 죽였으니 "스피노 사우루스"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가 있을까!그렇기에 <쥬라기 월드>는 대체불가한 매력을 계승하되 나를 비롯한 앞전 공룡 박사들의 노여움을 거둬내어야만 한다.
이에 새로이 선보인 "안도미누스 렉스"를 "티라노사우루스(aka. 티렉스)"에게 퇴장시켜 졸업한 수많은 공룡 박사들의 마음을 달래주었고, 이후 <폴른 킹덤>에선 "하우스 호러"를 빗대어 극장에서 이불을 찾게 만들 정도로 무섭게 만들기까지 해 "월드"가 "공원"보단 재밌음을 입증했다.2. 또 이러네?
극장 안을 가득 메운 공룡 박사들의 머리들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 거는 기대치는 이전과 달랐다. (피하려고 일찍 갔는데, 참...)
서로 각자의 지식을 뽐내며, 격론을 펼칠 것만 같았던 극장은 이내 도서관으로 변했는데 이는 옆에 동석한 부모님 때문이 아니다.
관객들이 생각하는 오락과 다르게, 이번 <도미니언>은 물음을 던지기 때문이다.인류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직면한 큰 변화는 "농경"으로 이는 소를 이용한 "우경" 등의 '목축'으로 발전한다. - 이는 1편에서 "오웬"이 "블루"를 비롯해 "랩터 조련"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발생되는 "잉어 생산물"은 '계급의 탄생'과 함께 '전쟁'으로 이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6편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과도한 발전의 공포"는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새삼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근데, 2편 <폴른 킹덤>에서 화산섬의 구조와 공룡을 풀어주는 장면으로 시리즈는 처음으로 "과학 발전의 공포"가 아닌 "공존"을 제시한다.3. 뭐, 이리들 어설퍼...
노선의 변화로 영화는 공룡이 아닌 사람 캐릭터들로 서사를 대신하지만, 설명이 진전되긴 할 정도로 <도미니언>의 이야기는 더디기만 하다.
이번 영화의 시작과 함께 "공존이 가능한지?"에 대한 뉴스가 나오며, 갈등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여기에 "과도한 발전의 공포"를 직접 몸으로 느낀 구 시리즈의 주인공들까지 등장하며 이는 확신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첨예한 갈등보단 새로운 시리즈로의 협조로 돌아선다. (어찌 보면, <쥬라기 공원 3>의 "세대교체"가...)그리고 앞서 말한 "과도한 발전의 공포"는 이번 6편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의 악당들이 쓰는 지론이다.
재탕만 하더라도, 진부하다고 말하는 것을 생각하면 스테레오 타입으로 굳혀진 무미건조한 악당으로 남겨진다. (비서의 배신을 눈치 못 챈다!, 아니 "말콤"은 알았잖아!)
물론, 1편에서의 "딜로포 사우루스"를 오마주하는 엔딩으로 이를 무마하려 하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생긴다.
이외에도 중간 보스로 나오는 "소요나 산토스"의 어설픈 액션까지 마지막이라고 예고한 것을 생각하면 이래도 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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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보통 첩보물이라고 하면 어디에 몰래 숨어 들어가 주인공 버프로 100명이 총을 쏴도 치명상을 입지 않는 무적으로 많이 묘사가 되곤 하는데, 이번 영화 공작의 경우 총성 없이 쫄깃함을 선사하고 있어요. 이 영화의 경우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흑금성을 실화를 담고 있어서 더욱더 쫄깃하고 몰입하며 볼 수 있어 가지고 왔습니다~
그럼 영화 공작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첩보, 스릴러, 시대극
감독 : 윤종빈
각본 : 권성휘
출연진 :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개봉일 : 2018년 8월 8일
평점 : 7.86
스트리밍 : 티빙, 넷플, 웨이브, 왓챠
기획 의도
1993년,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다.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서 스카우트된 박석영(황정민)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안기부 해외 실장 최학성(조진웅)과 대통령 외에는 가족조차도 그의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베이징 주재 북 고위 간부 리명운(이성민)에게 접근한 흑금성.
조국을 위해 굳은 신념으로 모든 것을 걸고 공작을 수행했던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강등에 휩싸이는데...
여담
영화 공작은 첩보물에 흔히 사용되는 총격 신이 없음에도, 연출과 디테일 덕분에 완성도가 매우 높아 몰입하며 볼 수 있습니다.
영화 공작은 실제 흑금성을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 내용의 절반 이상은 사실이라고 해서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공작의 결말을 살펴보자면
안기부에서는 박석영의 꼬리를 자르기 위해 언론사에 흑금성의 정체를 폭로하게 되면서 위기에 놓은 박성영은
호연지기를 맺은 리명훈 덕분에 박석영을 살려주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박성영은 납북 합작 광고를 통해 리명훈과 재회하게 되며 예전에 서로에게 선물로 줬던 시계와 넥타이핀을 서로에게 보여주며 인사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쫄깃함을 선사해 줬는데, 이 장면들이 대부분 실제라고 생각이 되니 이 당시 흑금성은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게 공작을 펼쳤을지 상상이 될 정도였습니다.
한줄평 : 총성 없는 쫄깃한 첩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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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상친놈이 기다리던 영화 버전 <상견니>의 개봉부터
북미에서 흥행을 일으킨 새해 첫 번째 호러 영화 <메간>의 개봉까지!
그럼 1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상견니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만 | 107분
감독: 황천인
출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오드 AUD줄거리
2009년,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이 우연히 만나 묘하게 가슴 설레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멀티버스 판타지 로맨스
관전 포인트
아시아를 휩쓴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 <상견니>가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과 스토리의 영화로
재탄생 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한 중국에서는 27일 만에 박스오피스 4억 위안
(한화 약 728억 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메간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02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등
개봉: 2022.01.25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스튜디오
줄거리
오직 ‘케이디’를 위해 프로그래밍 된 AI 로봇 ‘메간’이 ‘케이디’와의 우정을 위해 예측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를 계속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컨저링> <애나벨> 제임스 완과 <해피데스데이> <인비저블맨> 블룸하우스의 협업 프로젝트로
기대감을 높인 작품 <메간>은 해외에서 개봉 후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속편 제작까지
확정했다.
천룡팔부: 교봉전
ⓒ 네이버 영화
개요: 무협 | 홍콩 | 130분
감독: 견자단출연: 견자단, 진옥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줄거리
북송 초기 송나라와 거란족의 요나라가 갈등을 겪던 시기를 배경으로, 거지 패거리 개방에
들어가 우두머리인 방주가 된 ‘교봉’이 음모에 휩싸여 살인 누명을 쓰고 개방을 스스로
떠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여정을 담은 정통 무협 액션
관전 포인트
김용 작가의 대표작 <천룡팔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세계적 배우 견자단이 제작, 감독, 출연,
무술 감독까지 1인 4역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69분
감독: 박재범출연: 이윤지, 김서영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줄거리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미라클
어드벤처이다
관전 포인트
제작 기간 3년 3개월인 한국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이미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가족 관객의 필람작으로 영화를 추천했다.
새를 사랑한 화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84분
감독: 자크 로이개봉: 2022.01.25
배급: 찬란줄거리
조류학의 아버지 오듀본과 그가 그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 [북미의 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관전 포인트
영화는 제5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47회 도빌아메리칸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주목 받았고, 국내에서도 존경 받는 화가이자 조류학자인 존 제임스 오듀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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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공간> - ‘지울수록 선연해지는 슬픔과 마주하다’
이도공간 (異度空間, Inner Senses)
개봉일 : 2003.06.05 / 재개봉 : 2021.07.21. (한국 기준)
감독 : 나지량
출연 : 장국영, 임가흔, 이자웅, 주가령
‘지울수록 선연해지는 슬픔과 마주하다’
2003년 4월 1일, 유명을 달리한 배우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이 19년 만에 롯데시네마를 통해 재개봉했다. 불에 타 유실된 필름을 아주 어렵게 구해 우여곡절 끝에 재개봉에 성공했다는 <이도공간>은 영화의 내용이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장국영의 유작’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짊어진 무게가 무거웠던 작품이다. 2003년 장국영이 삶을 마무리 지었을 때, ‘장국영이 이 작품을 찍고 귀신에 씌여, 우울에 빠져 죽음을 선택했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데.. 정말 연관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지만 그들은 이렇게라도 장국영의 죽음을 부정하고, 합당한 이유를 찾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도공간>은 장국영 필모 중에 유일한 공포영화다. 은근 무서운 장면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걱정했는데, 몇 장면의 긴장감만 견디면 그럭저럭 괜찮았다. 귀신이나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공포보다 마음 깊이 숨겨뒀던 상처에 대한 두려움에 더 집중한 작품이기에 귀신에 대한 공포감때문에 감상하지 못하고 있다면 잠시 눈 딱 감고!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론 공포보다는 슬픈 영화라는 느낌이 더 강하기도 했다.)
아주 짧은 공포감을 견디고 나면 장국영의 아련하고도 아름다운 눈빛을 마주할 수 있으니.. ‘무섭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이 순간을 놓쳐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이도공간>은 사람이 아닌 영혼에게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짐과 얀의 이야기다. 얀은 자신이 귀신을 본다고 말하며 매일을 공포에 시달린다. 짐은 귀신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 뇌에 저장된 정보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짐과 얀이 마주하게 되는 귀신이란 존재는 ‘귀신’ 그 자체라기보단 오래전에 묻어둔 슬픔과 트라우마, 그리고 외로움의 산물이다. 부모님의 이혼과 반복된 재혼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홀로 살아온 외로운 얀과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다며 책에만 집중하고 혼자 살아가는 워커 홀릭 짐. 두 사람은 외로움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허공으로 시선을 돌린다.
누구나 살면서 크게 부끄러웠거나 지독히 슬펐거나 또는 수없이 후회하게 되는 순간을 겪는다. 그런 순간들은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사람을 괴롭힌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차라리 잊고 싶다”고 생각하며 기억을 지우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본 적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고통은 무작정 지우려 할수록 선연해지기 마련이고 외면하고 묻어두려 할수록 더 무거워진다. 고통에 맞서는 건 분명 아주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한다. 가장 큰 슬픔인 이별 또한 마찬가지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래도록 아파하고 무조건 묻어두기보단 그를 받아들이고 아픈 만큼 그리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무지 어려운 일이지만.. 슬픔이 속에서 곪아 새로운 고통을 만들어내기 전에, 무너져내리기 전에 그 순간과 직면해야 한다.
이도공간 시놉시스
부모의 이혼으로 홀로 남겨진 ‘얀’은 오래된 낡은 아파트로 새로 이사를 온다.
이사 온 첫날부터 아파트에 감도는 이상한 기운에 자신 말고 다른 존재들이 집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고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해하는 자신을 위해 사촌 언니는 정신과 대학교수 ‘짐’을 소개 시켜주고 그녀가 보이는 건 자신의 과거 상처로 인해 비롯된 존재라는 말로 그녀를 안심시켜준다. 서서히 이상한 존재에게서 멀어지며 회복되어 가던 그녀는 ‘짐’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는데... 하지만 그에게 다가갈수록 ‘짐’은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성적인 정신과 대학교수 ‘짐’은 같은 동료 교수의 소개로 ‘얀’을 만나게 된다.
모든 현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녀가 부모의 이혼과 상처로 귀신이란 허구를 만들어냈다고 안심시켜준다. 상담 치료를 한 이후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짐’ 주변에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계속된 불면증에 시달리던 ‘짐’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과거의 사건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제가 본 건 환상이 아니에요.”
운수 없게도 귀신을 보게 됐다는 얀과 귀신은 뇌가 만들어낸 정보의 집합체라는 짐. 얀은 사촌 형부의 소개로 짐을 만나게 된다. 정신과 대학교수인 짐은 불안에 떨고 있는 얀에게 약이 아닌 우유 캔디와 믿음을 담은 수면제를 건넨다. 모두가 얀을 “미쳤다”고만 말 하는데, 짐은 그들과 다르게 조용히 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얀의 일기장과 사진들을 살펴보던 짐은 얀이 귀신을 보는 건 ‘기억 속 어딘가 숨겨진 문제’때문일 것이라 확신한다. 얀이 마음 깊이 숨겨둔 문제는 어릴 적부터 겪어온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얀의 부모님은 얀이 어릴 때 이혼을 하고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난다. 그녀는 부모님에게 사랑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 애정결핍에서 나온 불안감은 곧 상대를 위한 집착으로 바뀌고 얀은 점점 더 외로워진다. 그리고 죽은 이의 정보를 받아들여 곧 그것을 귀신으로 만들어낸다.
얀은 짐에게 의지하며 천천히 사랑에 빠진다. ‘귀신이라니, 미친 소리하네’같은 말이 아닌 ‘귀신은 없으니 두려워 말라’며 부드러운 눈빛을 보내는 따뜻한 사람. 그런 짐을 두고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짐도 얀을 만나며 호감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그는 의사와 환자의 사이엔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얀이 자신에게 의존하게 둘 순 없다고 말한다. 가볍게 흘러간 ‘의존’이라는 단어는 짐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그의 가장 큰 상처에 대한 힌트였다.
“제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한참을 고민하던 짐은 상처를 극복한 얀을 보고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얀은 짐을 통해 외로움을 채워갔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신의 오래된 상처인 부모님과 눈을 맞춘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손을 잡는다. 그렇게 얀은 자신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외로움과 고통을 극복했고, 더 이상 귀신을 보지 않게 된다.
짐은 얀을 만나며 첫사랑의 죽음 이후로 처음 연애를 한다. 첫사랑인 유에가 죽고 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은 짐이 외면하고 묻어뒀던 죄책감과 고통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잊기로 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결국 찾아버린 1982년, 유에가 자살하던 그날의 기억. 짐은 끝까지 유에의 죽음을 모르는척하고 싶어 했지만, 그가 마음 깊이 묻어뒀던 소년은 그러지 않길 바랐던 것 같다. 무의식 상태로 집을 뒤지던 짐은 유에의 흔적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유에의 흔적이 담긴 편지와 그녀의 기사가 담긴 신문.
짐은 가장 순수했던 그 시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소녀가 자신을 탓하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순간을 목격한다. 너무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기에 짐은 아예 그 순간과 유에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만다. 그리고 오래도록 묻어뒀던 고통이 현실로 다시 떠오른 순간, 그것은 공포가 되어 짐을 조여온다.
얀과 짐은 서로에게 ‘기억 속 어딘가 숨겨진 문제’를 직면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얀은 짐을 통해 부모님을 다시 만나게 되고 짐은 얀을 만나며 첫사랑 유에를 떠올리고 그녀가 울린 알람에 눈을 떠 유에의 흔적을 마주한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마주하고 슬픔과 상실을 인정하는 과정은 고통을 귀신이라는 공포스러운 존재를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짐은 갑작스레 밀어닥친 기억에 괴로워하며 유에의 귀신으로부터 도망친다.
“난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내가 무슨 자격으로 행복할 수 있겠어.”
사랑하는 소녀 유에가 나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슬픔과 고통. 짐은 밀려오는 충격에 힘없이 비틀거린다.
부끄럽지만 진심이었던 날들, 찬란한 오후에 함께할 미래를 약속했던 빛나는 순간. “네가 죽으면 함께 죽을 거”라고 말하면서 순수하게 웃던 소년소녀. 유에의 죽음으로 사랑과 약속들이 순식간에 깨지고 짐은 결국 모든 걸 잊는다. 그리고 고통과 더불어 유에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순간들도 모두 묻어버린다.
짐은 유에처럼 옥상의 끝에 서서 유에의 귀신을 바라보며 유에와 함께했던 시간을 천천히 떠올린다. 끝은 고통이었지만 결코 되돌릴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한 기억. 그는 우리의 기억이 ‘사라진 아름다움’으로 흔적 없이 흩어지지 않도록 “이제부턴 아무것도 잊지 않을게”라고 다짐한다. 그날 밤, 짐은 괴롭다는 이유로 직면하지 못하고 도망치기만 했던 그리움과 사랑으로 물든 인생의 한순간을 되찾는다. 유에의 흔적이 사라진 자리엔 얀이 서있고, 짐이 유에에게 선물했던 새가 묻힌 무덤가엔 새 두 마리가 앉아있다. 짐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슬픔의 색이 옅어지고, 새로운 사랑이 그 기억과 흔적 위에 얹어진다. 오랜 외로움이 버티고 있던 자리에 새로운 인연이 생겼음에도 아직 환한 웃음을 되찾지 못한, 조금은 퍼석한 표정의 짐을 보며 여전히 위태롭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이젠 그의 옆엔 얀이 있으니까. 조금씩 괜찮아질 수 있겠지.
“지금 당장은 무서워도 내일은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렇게 해볼래요?”
이별이나 갑작스레 들이닥친 충격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짐처럼 사랑했던 이가 갑자기 죽음을 선택하는 일을 겪었다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나도 짐과 비슷한 일을 겪으며 “차라리 그를 모른 채 살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며 모든 흔적을 외면하려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다. 외면한다고 해서 고통이나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닌데 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다. 이제는 그가 남긴 흔적을 따라 밟으며 건강하게 그리워하고 있지만, 슬픔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건 참 버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슬픔에 젖어 아팠던 날들을 모으고 또 모으다 보니 결국은 웃으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오늘이 왔다. 슬픔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 당장은 무섭겠지만 그렇게 마주한다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수도, 더 나아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무서워도 내일은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렇게 해볼래요?”
이 대사를 몇 번 곱씹다 보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이젠 다른 세상으로 떠난 배우 장국영. 그와의 이별은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슬픔이 됐겠지. 하지만 그때의 상처를 극복하고 오늘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실감할 때마다 참 놀랍다. 나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사히 슬픔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용감하고 강한 그대들이 참 멋지다고, 그 마음 오래도록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오래오래 함께 그리워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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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스터스 | 미국의 희망을 품은 재난 영화의 정석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학 시절 토네이도를 소멸시키는 기술을 실험하다가 애인과 친구가 사망하는 사고를 초래한 ‘케이트’(데이지 에드가-존스).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기상청 직원이 되어 뉴욕으로 떠난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옛 친구 ‘하비’(안소니 라모스). 그는 군용 장비를 활용하면 토네이도를 3차원으로 분석할 수 있고, 예측 방법과 위험 경보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서 연구팀 합류를 제안한다.
고민 끝에 고향인 오클라호마로 돌아가 하비의 팀 '스톰 파'에 합류한 케이트. 오랜만에 토네이도를 직접 쫓던 중 그녀는 '토네이도 카우보이'라 불리는 인플루언서 ‘타일러’(글렌 파월)를 만난다. 무모할 정도로 토네이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타일러와 매사 부딪히는 케이트. 그러나 케이트는 타일러의 전문성과 열정을 확인한 후 점차 그와 친분을 쌓기 시작하고, 그렇게 그들은 토네이도를 소멸시킬 기술을 다시 연구하기 시작한다.
지극히 미국스러운 재난 블록버스터
정이삭 감독을 스타덤에 올린 <미나리>. 이 작품은 일견 한국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연 배우는 한국인 혹은 한국계였고, 대사도 한국어가 영어보다 더 많았다. 제목인 '미나리'를 필두로 한 소품 등도 한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렇지만 <미나리>는 의문의 여지없는 미국 영화다. 미국 영화사 Plan B에서 제작했고, 정이삭 감독도 미국인이며, 촬영지도 미국 오클라호마 털사였다.
작품 내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외견상 한국적 요소가 아무리 많아도 <미나리>의 정서는 철저히 미국의 것이었다. 나라 자체가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이민자 이야기는 보편성을 지닐 수밖에 없으니까. 아무리 한국적인 장치가 많아도 이민자가 겪는 어려움과 고향에 대한 향수는 미국인 특유의 정서인 셈이다. <미나리>가 감독 본인 경험에 기반했음을 고려하면 (당연하지만) 정이삭 감독 또한 미국적인 작가라고 볼 수도 있다.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재난 영화 <트위스터스>도 마찬가지다. <트위스터> 이후 28년 만의 속편인 <트위스터스>는 철저히 미국적인 정서로 무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오락 영화의 기본에 충실한 쾌감을 선사하는 <트위스터스>는 의외로 <마냥 식상하지 않다. 세밀한 연출과 영리한 상황 설정을 통해 가장 미국적인 이야기로 미국의 현재를 꼬집는 스토리텔링이 나름대로 깊이 있는 맛을 내기 때문이다.
프런티어 정신과 청교도주의
미국인의 정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프런티어 정신'이다. 미국인들은 언제나 개척하는 사람들이었다. 고향을 떠나 새로운 대륙에 정착했고, 나라를 세운 후에는 서부로 나아갔다. 미국인의 팽창주의는 북아메리카 대륙에 한정되지 않았다. 북미를 넘어서서 전 세계로 뻗어 나갔고, 심지어 우주에도 성조기를 꽂았다.
그 과정이 꽃길만은 아니었다. 서부 개척에 나선 이들은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웠지만, 누구한테도 의지할 수 없었다. 창의적이면서 개인주의적인 미국인의 전형은 프런티어 정신을 체화한 결과물인 셈이다. 또 개척 과정에서는 전통, 관습, 혈통이 아니라 오로지 개인의 능력만이 중시됐다. 자연히 프런티어 정신은 모든 개개인이 평등하다는 민국 민주주의의 이상을 뒷받침할 수밖에 없었다.
흥미롭게도 이 프런티어 정신을 뒷받침하는 정신적 기둥은 또 따로 있다. 바로 청교도주의다. 청교도는 본래 17세기 잉글랜드에서 시작된 개신교 분파로, 북미 대륙으로 건너온 영국인들이 대부분 청교도 신자였다. 자유의지를 강조한 이들은 성경 중심의 개인적 신앙을 추구하며 개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엄격하게 물었다.
또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해 현실에서 성공하는 것이 신이 부여한 인간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믿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면과 인내를 강조하는 도덕적 정신과 실용적 규범을 필요로 했다. 즉,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내고, 정복하고, 발전하려는 프런티어 정신이 뿌리내리기에 청교도주의의 철학은 완벽한 토양이었다.
미국스러운 도전과 사랑
<트위스터스> 속 주인공은 이 특유의 정서를 온몸으로 뿜어낸다. 케이트와 타일러, 그리고 하비까지. 그들은 모두 프런티어 정신으로 가득하다. 일견 무모해 보이는 모험과 도전에 온몸을 내던지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의 서부는 토네이도다. 수단은 다르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토네이도에게 도전장을 던지면서 자연을 길들이려고 한다.
타일러는 토네이도 속으로 돌진해서 불꽃놀이를 하며 토네이도 자체를 즐긴다. 하비는 조금 더 생산적인 시도를 한다. 3차원으로 토네이도를 스캔해 토네이도 예측 경보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려고 한다. 케이트는 가장 무모하다. 그녀는 아예 토네이도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다. 이처럼 토네이도 속으로 돌진하는 모습은 미지의 땅이었던 서부로 나아가던 과거 미국인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와 동시에 이들은 철저한 청교도주의자다. 케이트는 자기 욕심 때문에 애인과 친구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빠져 있다. 그토록 좋아한 토네이도에 접근하는 것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하지만 그녀는 기어코 자기 힘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타일러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과거에 포기했던 연구를 다시 시작해서 토네이도를 없앨 방법을 자기 힘으로 찾아낸다. 지극히 미국인다운 성장 서사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트위스터스>는 할리우드 영화답게 미국스러움을 표현한다. 프런티어 정신을 로맨스와 오버랩한다. 케이트와 타일러가 토네이도라는 관심사와 토네이도를 길들이겠다는 욕심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호감을 키워 나가는 식이다. 둘 사이의 기류를 대놓고 보여주지 않아서 더 인상적이다. 중심에 두지는 않되, 마지막까지 동료와 연인 사이에서 줄을 탄다. 이러한 완급조절 덕분에 영화는 뻔하지만, 세련되게 느껴진다.
위기의 미국에 건네는 희망
그렇다고 <트위스터스>를 프로파간다로만 볼 수는 없다. 미국 사회의 위기를 지적하고, 미국인답게 문제를 돌파하려고 노력하기 때문. 하비가 대표적이다. 그는 연구비를 받기 위해 한 기업가의 손을 잡는다. 하비는 토네이도 경로를 빠르게 예측해 알려주고, 그의 파트너는 토네이도 피해지역에서 피해자들의 집과 땅을 헐값에 사들인다. 이는 자본의 영역이 아니었던 사회적 공간까지 자본화되는 세태를 지적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하비의 연구를 위한 필요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트위스터스>는 타일러를 내세워 다른 가능성을 모색한다. 토네이도를 향해 돌진하는 그는 얼핏 보기에 조회수에만 혈안인 유투버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는 점은 하비의 파트너와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가 유튜브를 하는 이유가 밝혀지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그와 그의 팀은 토네이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서 유튜버 활동을 했기 때문.
타일러의 선행은 자기 계발을 중시하면서도 험지를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를 향한 사랑과 자비 역시 강조한 청교도주의의 발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케이트가 타일러에게 감화되는 플롯 역시 의미심장하다. 토네이도에 겁을 먹고 뉴욕으로 도망쳤던 케이트. 그녀는 하비의 권유로 고향인 오클라호마에 되돌아왔지만, 타일러를 만나고 그의 열정과 선행을 지켜보며 본래 자기 모습을 되찾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케이트의 변심은 고도로 자본주의화된 미국 사회가 본래의 정신과 이상을 되찾기를 바라는 희망이 깃든 비유처럼도 보인다. 영화의 배경이 하필이면 서부 그 자체인 오클라호마이기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트위스터스> 속 토네이도는 자연재해 그 이상의 의미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토네이도는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이상기후 현상이자 그와 동시에 미국 사회의 현실과 위기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한 셈이다.
경계를 넘나드는 오락
마지막으로 <트위스터스>는 재난 영화의 정석을 충실히 따르며 메시지와 함의에 힘을 더한다. 재난 영화의 본질은 관객이 안전한 상태에서 재난을 스펙터클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다만 이는 한계이기도 하다. 관객이 재난과 유리된 이상, 아무리 크고 급박한 상황을 조성해도 기준선 이상의 쾌감을 자극할 수가 없다. 나날이 CG가 발달하고 스케일이 커져도 재난 영화의 재미가 비례해서 커지지는 않는 이유다.
<트위스터스>는 재난 상황을 세밀하게 설정해 본연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우선 토네이도의 위험성을 관객에게 명확히 각인시킨다. 시작하자마자 케이트의 애인과 친구 둘은 토네이도 때문에 죽는다. 재난 영화의 클리셰지만, 빠른 타이밍에 충격을 극대화한다. 그 후로는 양가적 감정을 차곡차곡 쌓는다. 타일러가 불꽃놀이를 할 때 토네이도는 스펙터클이지만, 로데오 경기장에서 토네이도는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이다.
양가적 감정은 클라이맥스인 극장 시퀀스에서 폭발한다. 거대한 토네이도를 피해 극장으로 대피한 주인공들. 그들은 극장 의자를 붙든 채로 토네이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토네이도 때문에 벽이 갈라지고, 지붕이 날아가고, 스크린마저 뜯겨 나가자 그들은 스크린이 있어야 할 공간을 차지한 토네이도를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 그간 케이트가 연구한 기술이 토네이도를 소멸시킬 수 있기를 꼼짝없이 기다릴 뿐이다.
이 시퀀스는 관객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주인공들이 스크린을 대신한 토네이도를 보며 공포에 떨 때, 관객은 마치 본인이 주인공의 상황에 처한 것 같은 착각을 하기 쉽다. 주인공의 상황과 관객의 위치가 절묘하게 겹치기 때문. 재난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전제와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상황을 설정해 재난 영화로서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트위스터스>가 유달리 특수관과 궁합이 맞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관객이 토네이도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기에 <트위스터스>의 메시지는 그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보다도 더욱 실감 나게 전해진다. 자본주의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사회 영역이 없는 가운데, 미국적인 품성을 회복할 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그렇기에 <트위스터스>를 단순한 재난 영화나 오락 영화로만 치부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물론 재난 영화의 정석에 충실한 한계는 명확하다. 작품의 메시지가 근본적이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가능하고, 블록버스터이다 보니 소재나 주제를 수박 겉핥기로 다룬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약 30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 북미에서만 2억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이것이 미국이고, 할리우드라고 온몸으로 소리치는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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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우리가 사랑한, 우리가 사랑할
Director] 이혁래
Program note]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봉준호 감독의 첫 단편 <룩킹 포 파라다이스>를 본 이들은 ‘노란문 영화연구소’의 멤버 십여 명뿐이다. 어둡고 더러운 지하실의 고릴라가 똥벌레의 공격을 피해 낙원으로 향하는 이야기의 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청년 봉준호가 속해있던 ‘노란문’의 송년회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이후 30년간 오동나무 상자에 담겨 봉준호의 서재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8mm 필름 상자가 열리자 90년대 초 시네필들의 추억도 와르르 쏟아진다. “다들 미친 듯이 영화 공부를 하던” 영화광 시대에 ‘노란문’은 그들만의 시네마테크이자 영화학교였고 무엇보다 이상적인 청년공동체였다. <노란문>은 한국 영화 문화의 르네상스를 여는 아주 특별한 시대에 대한 꼼꼼하고 생생한 보고서다. 깨알 같은 일화들 속에 영화사 걸작들의 클립을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강소원)
갑작스러운 고백. 사실 나는 ‘라떼 토크’ 듣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 누군가의 호시절 이야기는 언제나, 지금으로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아련한 반짝거림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 건 사람의 본능이므로, 나 같은 사람이 꽤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라떼 토크’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게 옛날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그 안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러니 내 말을 들어라)’ 식으로, 현 세대를 향한 은은한 책망이 묻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므로 은은한 책망도 기묘한 질투도 서리지 않은, 순수하게 호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마음 편히, 아름답게 들을 수 있는 거니까.
하물며 지금도 빛나는 이들이 열심과 야심으로 똘똘 뭉쳐 있던 시절의 이야기라면, 탐나지 않을 길이 없다. (GV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감독 인사 영상 대신 나온 봉준호 감독의 영상에서도, ‘부럽습니다’라는 말이 몇 번이나 튀어나왔다. 이 감독과 이 영화의 의의를 관객에게 짚어주고 ‘노란문’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을 분명히 알뜰살뜰 챙겨 말했건만, 체감하기론 ‘부럽습니다’만 듣다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영상이었다.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는 <미싱타는 여자들>을 공동 연출한 이혁래 감독의 작품인 동시에, 10월 27일 공개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그 시절 시네필’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 ‘청년 봉준호’를 엿볼 수 있는 영화에 수많은 영화 팬들의 티켓팅 경쟁이 몰릴 것은 자명했다. 감독의 전작을 인상 깊게 보았지만 티켓팅에 취약한 나로서는 일찌감치 물러나 넷플릭스 공개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터였다. 그러나 어영부영 티켓이 잡혀서 영화를 보았는데, 보면서 깨달았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아야 더 좋을 수밖에 없는 영화구나.
https://www.youtube.com/watch?v=ZHMHMl83JI8
영화는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이미 중년이 된 다양한 이들의 얼굴을 담았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냥 모여 들었던, 카메라의 작동 원리도 모르는 상태로 모여 초점 나간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했던, 젊고 보송했던 얼굴들. 그냥 서로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그냥 즐겁게 모여서 그러는 게 자연스러웠던 시절. 원대한 목표와 계획을 차르르 펼치는 게 아니라 모여서 뭐라도 거창하게 해보았던 시절.
빛나는 시절은 그 빛을 스스로 몰라야 완성이 된다. ‘나는 이렇게 빛나고 있지’라고 인지하면서 빛나는 시절은 없다. 내가 ‘라떼 토크’를 좋아하는 이유도 하나 더 깨닫는다. “그냥 좋아서” 만난 이들의 그 시절 이야기는, 그냥 좋다는 바로 그 이유로 더없이 빛난다는 걸. 에너지를 미친 듯이 분출할 수 있는 건 젊은 시절의 특권이고, 그렇기에 어떤 노래 가사처럼 ‘한 밑천’이며, 또 다른 노래 가사처럼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니까.
이들은 영화를 의식적으로 공부해 영화계에 들어선 영화인으로는 한국에서 거의 첫 세대다. 장산곶매를 비롯한 다양한 시네필 모임들이 영화를 공부하고, 상영하고, 만들고… 여기에는 비디오 문화라는 기술이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일시정지> 혹은 최근 개봉한 <킴스 비디오>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같이 묶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OTT나 유튜브로 영화를 보는 시절이 아니라, 서로 알음알음 복제한 비디오를 통해 영화를 보는 시절. 다시 말해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타인과의 교류 없이는 어렵던 시절.
물론 이들의 영화 사랑이 기술에만 기인하지는 않는다. 극중에서도 봉준호 감독은 “덕후의 원동력은 집착”이라며 눈을 빛내고, 이들은 집요하게 롤랑 바르트, 기호학, 포스트모더니즘, 그놈의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같은 것들에 열중한다. 지금 돌아보면 “거창했네요”, “뭐가 이렇게 거창했어”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과도한 진중함이 조금은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잘 모르기에 더욱 무겁고 거창하게 말할 수 있는 시기의 사랑이란 것이 있다. 젊은 서툶에 기인하기에 더욱 무거운 언어를 사용하는, 아주 조금 지난 후에 보면 수치스럽고, 아주 오래 지난 후에 보면 그조차 정겹고 사랑스러운.
봉준호 감독이 아르바이트비를 털어서 샀다는 첫 장비의 긴장과 기쁨과 설렘. 그 장비로 소중하게 남긴 기록들. 힘들게, 처음으로 만든, 그걸 보여준 시절이 있었다. 귀 밑까지 빨개질 만큼 긴장해서, 상영되는 내내 뒤에 숨어 있어야 했던 기록이.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이들이 사랑한 거장들에게도,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위대한 대작을 만들어낸 거장들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가 사랑한 거장으로 기억될,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인 봉준호에게도.
이들의 대화 속에서 7080년대 초기 시네필들이 한국에 영화제와 영화 학교 없음을 슬퍼하고 한탄했다는 말을 듣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영화를 꾸준히 사랑하고 공부하고 가까이 한 이들의 존재와, 90년대부터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영화제들, 2000년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는가’ 하는 평을 받았던 다양한 영화인들과, 산업이 커지고 대기업이 들어오고… 이제는 K-컬처라는 말조차 진부해진 세상에서, 이토록 커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파행 위기에도 놓였고 어떤 사건들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영화제와 영화가 계속된 것에 대해서, 생각한다.
꼭 생물체가 아니어도, 공동체에도 흥망성쇠가 있지만. ‘노란문’이라는 모임의 끝이 꼭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다. 영화 속 김민향 님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고 싶고, 시작이 되어주고, 그곳을 떠난 후에도 이어지는 길이 되어 준 곳이라면. 영화 속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영화인의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이 출연자 분들과 나는 세대가 다르다”고 연령의 선을 명확히 그으신 이혁래 감독님도 포함된다.) 영화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냥 모두 제각각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한때 어느 순간 같은 것을 미치도록 사랑했던 기억 있음이. 그 호시절을 간직하고 행복하게 돌아볼 수 있음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도 대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감상과 사랑에 있어서도 혼자 할 때보다 집단으로 할 때 더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영화제는 집단의 경험 그 중에서도 정점에 있다. 영화제에서 같이 영화를 보고, 같은 대목에서 웃고, 사람들과 감상을 나누고, 가끔은 졸다 깨는 영화조차 어쩐지 아름답게 회상되고… 그래서 예산 삭감이라는 차가운 말이 걱정된다. R&D 예산조차 삭감된 세상에서 반 토막 나버린 영화제 예산을 누가 챙겨줄까 싶어 한숨이 나오면서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간. 이 영화 끝에서 생각해 본다. 제각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때 어느 순간 같은 것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어느 순간. 그 순간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그러므로 영화제도, 영화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2023.10.04-13) 상영시간표]
10월 06일 16:30 CGV센텀시티 6관 (090)
10월 08일 20:30 CGV센텀시티 5관 (243)
10월 11일 13: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467)
*10월 27일 넷플릭스에도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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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2021, 넷플릭스 드라마) 예고편 리뷰(*스포일러 포함)
2021 크리스마스 이브 공개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정보
장르: SF, 미스터리, 스릴러
공개일: 2021년 12월 24일
공개 회차: 8부작
상영 길이: 351분(5시간 51분)
원작: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
제작: 정우성
연출: 최항용
극본: 박은교
제작사: 아티스트 스튜디오
유통사: 넷플릭스
출연: 배두나, 공유, 이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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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르신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카데미의 기운을 받으러 갔습니다!!- 로케이션ㅣ주소
1. 자하문 터널ㅣ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19
2. 돼지 쌀 슈퍼ㅣ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32
3. 기택 동네 계단ㅣ서울 마포구 손기정로 6길
4. 기사식당ㅣ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72
5. 스카이 피자ㅣ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6길 86
6. 올가홀푸드 방이점ㅣ서울 송파구 양재로 71길4
7. 박사장 집ㅣ서울 성북구 선잠로 8길"이 영화는 악인이 없으면서도 비극이고, 광대가 없는데도 희극이다."
- 봉준호, 텐아시아 인터뷰, 2019.05.31.- 기생충의 의의
한국 영화사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두 번째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수상작, 비영어 영화 최초 SAG 미국 배우조합상 앙상블상, 그리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수상작- 스태프
감독: 봉준호
각본: 봉준호, 한진원
윤색: 김대환
원작: 봉준호
제작투자: 이미경, 허민회
제작: 곽신애, 문양권
프로듀서: 장영환
조감독: 김성식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외
촬영: 홍경표
미술: 이하준
음악: 정재일
음향: 최태영
편집: 양진모
장르: 드라마, 블랙코미디, 스릴러
제작 기간: 2018년 5월 18일 ~ 2018년 9월 19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기생충촬영지 #봉준호수상소감 #봉준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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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1차 예고편
소설가를 꿈꾸는 막심은 시골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사촌 형의 여자친구 다프네에게 자신의 복잡한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막심의 이야기를 듣던 다프네 역시 남몰래 간직했던 자신의 연애담을 슬그머니 꺼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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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관계의가나다에있는우리는>
- 전혀 연관성이 없는 세 청춘에게냉혹하게만 보이는 한국 사회 속에서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춘의 첫 설렘을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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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말도 못하는 공룡 박사들, 미안해!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의 칸 영화제 수상 소식으로 영화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듯이 아이들의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가 극장에 찾아왔다.
1993년을 시작으로 29년간 총 6편의 영화로 제작된 <쥬라기> 시리즈는 '공원에서 월드까지' 이름을 바꿔가며 스케일도 키워나갔다.
이 앞전 <월드>시리즈 2편의 총 수익 10억 달러를 가벼이 넘길 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치는 남다를 것이다.
특히, 18년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국내 기준 일일 관객수 118만명으로 당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니 국내에서의 성적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근데, <쥬라기> 시리즈의 후속작들은 그렇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2편과 3편을 제외하면, 모든 시리즈의 총 수익이 10억 달러를 넘겼으나 2편은 <쉰들러 리스트>의 조건부 영화였고, 3편은 "티라노사우루스(aka. 티렉스)"를 죽여버렸다!
이 결과로 <쥬라기 공원 3>을 마지막으로 14년 만에 <쥬라기 월드>로 리부트로 겨우 개봉할 수 있었다.1. 공룡들은 다 좋아!
90년대생들에게 미의 기준을 세워준 <그리스 로마신화> 누구나 가정에 한 권씩은 구비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작품이었다.
근데, 갑작스레 그림체가 바뀌며 손이 가지 않았다. (전혀!)
그런 점에서 관객들이 생각하는 <쥬라기> 시리즈는 영화의 제목이자 극 중 "테마파크"의 명칭답게 '공룡들이 나온다'라는 점은 최고의 엔터테이닝을 선사한다.
특히, 대체불가의 마스코트 "티라노사우루스(aka. 티렉스)"를 '세대교체'라는 이유로 죽였으니 "스피노 사우루스"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가 있을까!그렇기에 <쥬라기 월드>는 대체불가한 매력을 계승하되 나를 비롯한 앞전 공룡 박사들의 노여움을 거둬내어야만 한다.
이에 새로이 선보인 "안도미누스 렉스"를 "티라노사우루스(aka. 티렉스)"에게 퇴장시켜 졸업한 수많은 공룡 박사들의 마음을 달래주었고, 이후 <폴른 킹덤>에선 "하우스 호러"를 빗대어 극장에서 이불을 찾게 만들 정도로 무섭게 만들기까지 해 "월드"가 "공원"보단 재밌음을 입증했다.2. 또 이러네?
극장 안을 가득 메운 공룡 박사들의 머리들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 거는 기대치는 이전과 달랐다. (피하려고 일찍 갔는데, 참...)
서로 각자의 지식을 뽐내며, 격론을 펼칠 것만 같았던 극장은 이내 도서관으로 변했는데 이는 옆에 동석한 부모님 때문이 아니다.
관객들이 생각하는 오락과 다르게, 이번 <도미니언>은 물음을 던지기 때문이다.인류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직면한 큰 변화는 "농경"으로 이는 소를 이용한 "우경" 등의 '목축'으로 발전한다. - 이는 1편에서 "오웬"이 "블루"를 비롯해 "랩터 조련"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발생되는 "잉어 생산물"은 '계급의 탄생'과 함께 '전쟁'으로 이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6편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과도한 발전의 공포"는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되어 새삼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근데, 2편 <폴른 킹덤>에서 화산섬의 구조와 공룡을 풀어주는 장면으로 시리즈는 처음으로 "과학 발전의 공포"가 아닌 "공존"을 제시한다.3. 뭐, 이리들 어설퍼...
노선의 변화로 영화는 공룡이 아닌 사람 캐릭터들로 서사를 대신하지만, 설명이 진전되긴 할 정도로 <도미니언>의 이야기는 더디기만 하다.
이번 영화의 시작과 함께 "공존이 가능한지?"에 대한 뉴스가 나오며, 갈등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여기에 "과도한 발전의 공포"를 직접 몸으로 느낀 구 시리즈의 주인공들까지 등장하며 이는 확신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첨예한 갈등보단 새로운 시리즈로의 협조로 돌아선다. (어찌 보면, <쥬라기 공원 3>의 "세대교체"가...)그리고 앞서 말한 "과도한 발전의 공포"는 이번 6편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의 악당들이 쓰는 지론이다.
재탕만 하더라도, 진부하다고 말하는 것을 생각하면 스테레오 타입으로 굳혀진 무미건조한 악당으로 남겨진다. (비서의 배신을 눈치 못 챈다!, 아니 "말콤"은 알았잖아!)
물론, 1편에서의 "딜로포 사우루스"를 오마주하는 엔딩으로 이를 무마하려 하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생긴다.
이외에도 중간 보스로 나오는 "소요나 산토스"의 어설픈 액션까지 마지막이라고 예고한 것을 생각하면 이래도 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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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보통 첩보물이라고 하면 어디에 몰래 숨어 들어가 주인공 버프로 100명이 총을 쏴도 치명상을 입지 않는 무적으로 많이 묘사가 되곤 하는데, 이번 영화 공작의 경우 총성 없이 쫄깃함을 선사하고 있어요. 이 영화의 경우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흑금성을 실화를 담고 있어서 더욱더 쫄깃하고 몰입하며 볼 수 있어 가지고 왔습니다~
그럼 영화 공작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본 정보
장르 : 드라마, 첩보, 스릴러, 시대극
감독 : 윤종빈
각본 : 권성휘
출연진 :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개봉일 : 2018년 8월 8일
평점 : 7.86
스트리밍 : 티빙, 넷플, 웨이브, 왓챠
기획 의도
1993년,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다.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서 스카우트된 박석영(황정민)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안기부 해외 실장 최학성(조진웅)과 대통령 외에는 가족조차도 그의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베이징 주재 북 고위 간부 리명운(이성민)에게 접근한 흑금성.
조국을 위해 굳은 신념으로 모든 것을 걸고 공작을 수행했던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강등에 휩싸이는데...
여담
영화 공작은 첩보물에 흔히 사용되는 총격 신이 없음에도, 연출과 디테일 덕분에 완성도가 매우 높아 몰입하며 볼 수 있습니다.
영화 공작은 실제 흑금성을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 내용의 절반 이상은 사실이라고 해서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후기 및 결말
영화 공작의 결말을 살펴보자면
안기부에서는 박석영의 꼬리를 자르기 위해 언론사에 흑금성의 정체를 폭로하게 되면서 위기에 놓은 박성영은
호연지기를 맺은 리명훈 덕분에 박석영을 살려주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박성영은 납북 합작 광고를 통해 리명훈과 재회하게 되며 예전에 서로에게 선물로 줬던 시계와 넥타이핀을 서로에게 보여주며 인사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 쫄깃함을 선사해 줬는데, 이 장면들이 대부분 실제라고 생각이 되니 이 당시 흑금성은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게 공작을 펼쳤을지 상상이 될 정도였습니다.
한줄평 : 총성 없는 쫄깃한 첩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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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상친놈이 기다리던 영화 버전 <상견니>의 개봉부터
북미에서 흥행을 일으킨 새해 첫 번째 호러 영화 <메간>의 개봉까지!
그럼 1월 넷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
상견니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만 | 107분
감독: 황천인
출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오드 AUD줄거리
2009년,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이 우연히 만나 묘하게 가슴 설레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멀티버스 판타지 로맨스
관전 포인트
아시아를 휩쓴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 <상견니>가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과 스토리의 영화로
재탄생 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개봉한 중국에서는 27일 만에 박스오피스 4억 위안
(한화 약 728억 원)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메간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02분
감독: 제라드 존스톤
출연: 앨리슨 윌리암스, 바이올렛 맥그로우 등
개봉: 2022.01.25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스튜디오
줄거리
오직 ‘케이디’를 위해 프로그래밍 된 AI 로봇 ‘메간’이 ‘케이디’와의 우정을 위해 예측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를 계속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관전 포인트
<컨저링> <애나벨> 제임스 완과 <해피데스데이> <인비저블맨> 블룸하우스의 협업 프로젝트로
기대감을 높인 작품 <메간>은 해외에서 개봉 후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속편 제작까지
확정했다.
천룡팔부: 교봉전
ⓒ 네이버 영화
개요: 무협 | 홍콩 | 130분
감독: 견자단출연: 견자단, 진옥기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팝엔터테인먼트줄거리
북송 초기 송나라와 거란족의 요나라가 갈등을 겪던 시기를 배경으로, 거지 패거리 개방에
들어가 우두머리인 방주가 된 ‘교봉’이 음모에 휩싸여 살인 누명을 쓰고 개방을 스스로
떠나면서 새롭게 시작되는 여정을 담은 정통 무협 액션
관전 포인트
김용 작가의 대표작 <천룡팔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세계적 배우 견자단이 제작, 감독, 출연,
무술 감독까지 1인 4역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한국 | 69분
감독: 박재범출연: 이윤지, 김서영 등
개봉: 2022.01.25
배급: (주)더쿱디스트리뷰션줄거리
설원의 소녀 ‘그리샤’가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전설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미라클
어드벤처이다
관전 포인트
제작 기간 3년 3개월인 한국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이미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가족 관객의 필람작으로 영화를 추천했다.
새를 사랑한 화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84분
감독: 자크 로이개봉: 2022.01.25
배급: 찬란줄거리
조류학의 아버지 오듀본과 그가 그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감 [북미의 새]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관전 포인트
영화는 제5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47회 도빌아메리칸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주목 받았고, 국내에서도 존경 받는 화가이자 조류학자인 존 제임스 오듀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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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공간> - ‘지울수록 선연해지는 슬픔과 마주하다’
이도공간 (異度空間, Inner Senses)
개봉일 : 2003.06.05 / 재개봉 : 2021.07.21. (한국 기준)
감독 : 나지량
출연 : 장국영, 임가흔, 이자웅, 주가령
‘지울수록 선연해지는 슬픔과 마주하다’
2003년 4월 1일, 유명을 달리한 배우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이 19년 만에 롯데시네마를 통해 재개봉했다. 불에 타 유실된 필름을 아주 어렵게 구해 우여곡절 끝에 재개봉에 성공했다는 <이도공간>은 영화의 내용이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장국영의 유작’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짊어진 무게가 무거웠던 작품이다. 2003년 장국영이 삶을 마무리 지었을 때, ‘장국영이 이 작품을 찍고 귀신에 씌여, 우울에 빠져 죽음을 선택했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데.. 정말 연관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지만 그들은 이렇게라도 장국영의 죽음을 부정하고, 합당한 이유를 찾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도공간>은 장국영 필모 중에 유일한 공포영화다. 은근 무서운 장면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걱정했는데, 몇 장면의 긴장감만 견디면 그럭저럭 괜찮았다. 귀신이나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공포보다 마음 깊이 숨겨뒀던 상처에 대한 두려움에 더 집중한 작품이기에 귀신에 대한 공포감때문에 감상하지 못하고 있다면 잠시 눈 딱 감고!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론 공포보다는 슬픈 영화라는 느낌이 더 강하기도 했다.)
아주 짧은 공포감을 견디고 나면 장국영의 아련하고도 아름다운 눈빛을 마주할 수 있으니.. ‘무섭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이 순간을 놓쳐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이도공간>은 사람이 아닌 영혼에게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짐과 얀의 이야기다. 얀은 자신이 귀신을 본다고 말하며 매일을 공포에 시달린다. 짐은 귀신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 뇌에 저장된 정보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짐과 얀이 마주하게 되는 귀신이란 존재는 ‘귀신’ 그 자체라기보단 오래전에 묻어둔 슬픔과 트라우마, 그리고 외로움의 산물이다. 부모님의 이혼과 반복된 재혼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홀로 살아온 외로운 얀과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다며 책에만 집중하고 혼자 살아가는 워커 홀릭 짐. 두 사람은 외로움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허공으로 시선을 돌린다.
누구나 살면서 크게 부끄러웠거나 지독히 슬펐거나 또는 수없이 후회하게 되는 순간을 겪는다. 그런 순간들은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사람을 괴롭힌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차라리 잊고 싶다”고 생각하며 기억을 지우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본 적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고통은 무작정 지우려 할수록 선연해지기 마련이고 외면하고 묻어두려 할수록 더 무거워진다. 고통에 맞서는 건 분명 아주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한다. 가장 큰 슬픔인 이별 또한 마찬가지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래도록 아파하고 무조건 묻어두기보단 그를 받아들이고 아픈 만큼 그리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또한 무지 어려운 일이지만.. 슬픔이 속에서 곪아 새로운 고통을 만들어내기 전에, 무너져내리기 전에 그 순간과 직면해야 한다.
이도공간 시놉시스
부모의 이혼으로 홀로 남겨진 ‘얀’은 오래된 낡은 아파트로 새로 이사를 온다.
이사 온 첫날부터 아파트에 감도는 이상한 기운에 자신 말고 다른 존재들이 집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고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해하는 자신을 위해 사촌 언니는 정신과 대학교수 ‘짐’을 소개 시켜주고 그녀가 보이는 건 자신의 과거 상처로 인해 비롯된 존재라는 말로 그녀를 안심시켜준다. 서서히 이상한 존재에게서 멀어지며 회복되어 가던 그녀는 ‘짐’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되는데... 하지만 그에게 다가갈수록 ‘짐’은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성적인 정신과 대학교수 ‘짐’은 같은 동료 교수의 소개로 ‘얀’을 만나게 된다.
모든 현상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녀가 부모의 이혼과 상처로 귀신이란 허구를 만들어냈다고 안심시켜준다. 상담 치료를 한 이후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짐’ 주변에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계속된 불면증에 시달리던 ‘짐’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과거의 사건이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제가 본 건 환상이 아니에요.”
운수 없게도 귀신을 보게 됐다는 얀과 귀신은 뇌가 만들어낸 정보의 집합체라는 짐. 얀은 사촌 형부의 소개로 짐을 만나게 된다. 정신과 대학교수인 짐은 불안에 떨고 있는 얀에게 약이 아닌 우유 캔디와 믿음을 담은 수면제를 건넨다. 모두가 얀을 “미쳤다”고만 말 하는데, 짐은 그들과 다르게 조용히 얀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얀의 일기장과 사진들을 살펴보던 짐은 얀이 귀신을 보는 건 ‘기억 속 어딘가 숨겨진 문제’때문일 것이라 확신한다. 얀이 마음 깊이 숨겨둔 문제는 어릴 적부터 겪어온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얀의 부모님은 얀이 어릴 때 이혼을 하고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난다. 그녀는 부모님에게 사랑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 애정결핍에서 나온 불안감은 곧 상대를 위한 집착으로 바뀌고 얀은 점점 더 외로워진다. 그리고 죽은 이의 정보를 받아들여 곧 그것을 귀신으로 만들어낸다.
얀은 짐에게 의지하며 천천히 사랑에 빠진다. ‘귀신이라니, 미친 소리하네’같은 말이 아닌 ‘귀신은 없으니 두려워 말라’며 부드러운 눈빛을 보내는 따뜻한 사람. 그런 짐을 두고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짐도 얀을 만나며 호감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그는 의사와 환자의 사이엔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얀이 자신에게 의존하게 둘 순 없다고 말한다. 가볍게 흘러간 ‘의존’이라는 단어는 짐의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그의 가장 큰 상처에 대한 힌트였다.
“제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한참을 고민하던 짐은 상처를 극복한 얀을 보고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얀은 짐을 통해 외로움을 채워갔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신의 오래된 상처인 부모님과 눈을 맞춘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손을 잡는다. 그렇게 얀은 자신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외로움과 고통을 극복했고, 더 이상 귀신을 보지 않게 된다.
짐은 얀을 만나며 첫사랑의 죽음 이후로 처음 연애를 한다. 첫사랑인 유에가 죽고 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은 짐이 외면하고 묻어뒀던 죄책감과 고통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잊기로 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결국 찾아버린 1982년, 유에가 자살하던 그날의 기억. 짐은 끝까지 유에의 죽음을 모르는척하고 싶어 했지만, 그가 마음 깊이 묻어뒀던 소년은 그러지 않길 바랐던 것 같다. 무의식 상태로 집을 뒤지던 짐은 유에의 흔적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유에의 흔적이 담긴 편지와 그녀의 기사가 담긴 신문.
짐은 가장 순수했던 그 시절,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소녀가 자신을 탓하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순간을 목격한다. 너무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기에 짐은 아예 그 순간과 유에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만다. 그리고 오래도록 묻어뒀던 고통이 현실로 다시 떠오른 순간, 그것은 공포가 되어 짐을 조여온다.
얀과 짐은 서로에게 ‘기억 속 어딘가 숨겨진 문제’를 직면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얀은 짐을 통해 부모님을 다시 만나게 되고 짐은 얀을 만나며 첫사랑 유에를 떠올리고 그녀가 울린 알람에 눈을 떠 유에의 흔적을 마주한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마주하고 슬픔과 상실을 인정하는 과정은 고통을 귀신이라는 공포스러운 존재를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짐은 갑작스레 밀어닥친 기억에 괴로워하며 유에의 귀신으로부터 도망친다.
“난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내가 무슨 자격으로 행복할 수 있겠어.”
사랑하는 소녀 유에가 나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슬픔과 고통. 짐은 밀려오는 충격에 힘없이 비틀거린다.
부끄럽지만 진심이었던 날들, 찬란한 오후에 함께할 미래를 약속했던 빛나는 순간. “네가 죽으면 함께 죽을 거”라고 말하면서 순수하게 웃던 소년소녀. 유에의 죽음으로 사랑과 약속들이 순식간에 깨지고 짐은 결국 모든 걸 잊는다. 그리고 고통과 더불어 유에와 함께했던 행복했던 순간들도 모두 묻어버린다.
짐은 유에처럼 옥상의 끝에 서서 유에의 귀신을 바라보며 유에와 함께했던 시간을 천천히 떠올린다. 끝은 고통이었지만 결코 되돌릴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한 기억. 그는 우리의 기억이 ‘사라진 아름다움’으로 흔적 없이 흩어지지 않도록 “이제부턴 아무것도 잊지 않을게”라고 다짐한다. 그날 밤, 짐은 괴롭다는 이유로 직면하지 못하고 도망치기만 했던 그리움과 사랑으로 물든 인생의 한순간을 되찾는다. 유에의 흔적이 사라진 자리엔 얀이 서있고, 짐이 유에에게 선물했던 새가 묻힌 무덤가엔 새 두 마리가 앉아있다. 짐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슬픔의 색이 옅어지고, 새로운 사랑이 그 기억과 흔적 위에 얹어진다. 오랜 외로움이 버티고 있던 자리에 새로운 인연이 생겼음에도 아직 환한 웃음을 되찾지 못한, 조금은 퍼석한 표정의 짐을 보며 여전히 위태롭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이젠 그의 옆엔 얀이 있으니까. 조금씩 괜찮아질 수 있겠지.
“지금 당장은 무서워도 내일은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렇게 해볼래요?”
이별이나 갑작스레 들이닥친 충격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짐처럼 사랑했던 이가 갑자기 죽음을 선택하는 일을 겪었다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나도 짐과 비슷한 일을 겪으며 “차라리 그를 모른 채 살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며 모든 흔적을 외면하려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다. 외면한다고 해서 고통이나 슬픔이 사라지는 건 아닌데 그때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다. 이제는 그가 남긴 흔적을 따라 밟으며 건강하게 그리워하고 있지만, 슬픔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건 참 버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슬픔에 젖어 아팠던 날들을 모으고 또 모으다 보니 결국은 웃으며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오늘이 왔다. 슬픔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 당장은 무섭겠지만 그렇게 마주한다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수도, 더 나아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무서워도 내일은 웃어넘길 수 있어요. 그렇게 해볼래요?”
이 대사를 몇 번 곱씹다 보니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이젠 다른 세상으로 떠난 배우 장국영. 그와의 이별은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슬픔이 됐겠지. 하지만 그때의 상처를 극복하고 오늘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실감할 때마다 참 놀랍다. 나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사히 슬픔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용감하고 강한 그대들이 참 멋지다고, 그 마음 오래도록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오래오래 함께 그리워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