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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러 vs 액션, 익숙한 것들의 집합체 <스위트홈>
1. 신체능력 5점: 이 배우에 이 무기, 낯설지 않아
2. 판단력 5점: 검술은 거들뿐
3. 정신력 5점: 소주 한 잔으로 몇 모금까지 가능?
4. 필터링 2점: 생각을 그대로 뱉는 편
5. 포커페이스 5점: 비현실적인 초연함, 하지만 사실은....
신체능력, 이 배우에 이 무기, 낯설지 않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모리 역할을 맡은 김남희 배우가 해당 캐릭터 정재헌으로 분했기 때문에 검을 든 모습을 보자마자 친근함을 느꼈다.
"돌잡이에서 칼을 잡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납득이 갈 정도로 멋진 검술 실력을 보여준다.
판단력, 검술은 거들뿐
아무리 검술 실력이 좋다고 해도, 갖가지 능력을 가진 괴물들을 칼 한 자루로 상대하기엔 버거워 보인다.
그런데, 정재헌은 칼 한 자루로도 대체로 문제를 잘 해결한다.
관찰 결과, 그 비결은 상황 판단력!
감상의 재미를 위해 자세한 묘사는 생략한다. 그래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자면 상황을 판단하여 치고 빠지기를 잘한다.
정신력, 소주 한 잔으로 몇 모금까지 가능?
과거 알코올 중독이었다는 대사 한 마디, 그리고 빨리 마시고 가라는 식료품 담당의 핀잔을 들어가며 소주 한 잔을 몇 모금에 걸쳐 마시는 장면. 이 장면이 정재헌이라는 캐릭터의 정신력을 아주 잘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잠깐 동안 비친 인물의 성향이 훗날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도 드러난다.
필터링, 생각을 그대로 뱉는 편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도 '방이 더럽다'는 말을 툭 내뱉는다.
목소리와 말투만 들어보면 무척 다정하고 사려 깊을 것 같지만, 정작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뼈 때리는 소리이다.
생각을 말로 옮길 때 필터링이 잘 안 되는 편.
예상치 못한 갭이 캐릭터의 매력도를 더 높여준다.
포커페이스, 비현실적인 초연함, 하지만 사실은....
괴물의 위협을 받고 나서, 중요한 행동을 결정하기에 앞서서도 차분해 보인다.
시청자 눈에도, 옆에 있는 인물의 시선으로도 "떨고 있다고? 하나도 안 그래 보이는데?"라고 생각게 되지만, 정작 정재헌은 '굉장히 떨린다'라고 말한다.
의도치 않은 포커페이스의 달인.
배우 개그 또는 스포일러
존재 자체로도 스포일러가 되는 배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 한 캐릭터로 분하신 김갑수 배우. "언제 어떻게 돌아가시는 걸까?" 사망 전문 배우로 유명하신 터라, 해당 배우의 캐릭터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드라마<미스터션샤인>과 영화 <박열>에서 악랄한 연기를 선보여준 이정현 배우는 "여기에서는 또 얼마나 나쁜 놈일까?" 비교하며 감상케 된다.
또, 연기 잘하는 조승우 배우가 극찬한 한 배우도 극 중에 등장하는데 "이 작품에서 스쳐가는 조연으로 나온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감상했다.작품 자체 스토리뿐만 아니라 현실에서의 배우 필모그래피를 고려하며 전개를 유추하게 된다.
그 예측이 뒤집어지든, 그대로 이뤄지든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더해져 좋다.
호러가 우선일까, 액션이 우선일까?
한때 재밌게 감상하던 만화가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장르를 설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sf, 역사, 액션, 개그, 모험 등 잡다한 주제들을 모두 포괄하는 만화였기 때문에 그냥 '장르는 짬뽕이야'라고 소개하곤 했다.이 드라마 <스위트홈>도 그렇다. 장르는 짬뽕 같다. 감상하다 보면 익숙한 요소들이 이것저것 보인다.
돌연변이와 인류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할 법한 고민은 영화 <엑스맨> 시리즈와 게임 <메트로>에서 먼저 들었다.
조용하던 주인공 소년이 돌연변이가 되어 고통스럽게 성장하는 장면은 굉장히 만화 <도쿄 구울>과 닮았다.
생존자들이 괴물과 괴물보다 무서운 인간들에 대항해 살아남으려는 투쟁은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에서.
캐릭터들에게 함부로 정 주면 매우 가슴앓이하게 될 수 있다는 면에서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가 떠올랐다.
거기에 의사 드라마에서도, 법정 드라마에서도 연애하듯이 세상이 망조 드라마여도 로맨스가 가미되어 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오마주한 듯,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장면도 보였다.이런 '짬뽕'콘텐츠 중에서도 내가 선호하는 작품들은, 아무리 잡다한 특징을 포괄하고 있더라도 명확한 한 주제가 이끌어가는 편이다.
하지만, <스위트홈>은 쭉 끌고 나가는 주 특징이 없는 듯하다.특히, 배경음악과 화면이 조화롭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E-sport 관람은 하지 않아서 이 드라마의 주 배경음악으로 쓰인 Warriors라는 곡을 몰랐다.
하지만, 화면은 호러가 강조되고 있는데 음악은 액션에 힘을 주고 있으니 어색했다.
이 작품은 분명 호러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왜 굳이 액션을 강조하는 음악을 주로 썼을까? 이 점이 아쉽다.
원작과 다른 캐릭터 구성과 전개
N웹툰에서 유료로 전체 스토리를 감상하기는 부담스러워서 서핑을 통해 정보를 찾아봤다.
원작 웹툰의 설정과 드라마를 비교해둔 정보들을 읽다 보니, 원작 그대로의 실사화를 기대하던 팬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한정된 공간 안에서 괴물과의 싸움, 생존을 위한 갈등을 다룰 뿐 아니라 아파트 밖의 상황을 전해줄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추가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해당 요소들로 인해 시즌2를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쉬운 면도 분명 존재하지만, 원작과 다르게 전개되면서
새로 등장할 인물이나 에피소드들을 기대하며 시즌2를 바라고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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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 Lars and the Real Girl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 Lars and the Real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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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남에 대한 배려가 깊고 착한 심성의 ‘라스’(라이언 고슬링). 결혼한 형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그는 너무나도 수줍음이 많은 청년이다. 직장에서 관심을 보이는 여자 동료의 호의도 모른척하고, 매번 식사에 초대하는 형수도 부담스러워 어떻게든 피하는 데에만 급급한 대표 소심남.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여자친구를 소개하겠다고 하자 외롭게 사는 그가 안쓰럽기만 했던 형과 형수는 뛸 듯이 기뻐하며 라스와 여자친구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그런데 숫기 없는 그가 조심스럽게 소개한 여자친구 ‘비앙카’는 다름 아닌 리얼 돌(Real doll)!!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는 형 부부에게 첫 여자친구 소개를 무사히(?) 마친 라스는 그 날 이후 비앙카를 교회와 직장 파티에 데려가고, 어릴 적 즐겨 놀던 호숫가에도 함께 가는 등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시작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운, 하지만 라스에게만은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비앙카’. 과연 엉뚱 기발한 라스의 첫 연애는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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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딱히 없고 그냥 끌려서 보게 된 영화다.
그러다 보니 별 기대도 없었고, 줄거리에 '리얼돌'을 여자친구라고 데리고 온 주인공의 이야기라길래 오타쿠같은 주인공의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주인공 라스에게 리얼돌 비앙카는 단순한 연애상대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비앙카는 라스에게 있어서 소통창구인 것 같았다.
라스는 비앙카를 중간매개체로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가 사람들한테하고 싶었던 말들을 비앙카의 일인것처럼 말하며 본인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들어내는 점을 보면, (이건 나의 생각)
어쩌면 라스에게 있어서 비앙카는 소통창구 이상의 존재였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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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온전히 받아주고, 자신을 온전히 들어낼 수 있는 존재
그동안 이런 존재가 라스에게 부재했음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항상 우울하셨던 돌아가신 아버지,
이런 집안이 싫어 성인되자마자 집을 나가버린 형,
그리고 그곳에 덩그러니 남겨진 라스.
이후 형의 결혼으로 결국 차고에서 생활하게 된 라스.
라스에게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그리고 '영원'이라는 것도 없었다.
다들 그의 곁을 떠나가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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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는 자신의 곁에 '영원히' 있어 줄 비앙카를 맞이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상처를 하나하나 치유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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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를 외면한 줄만 알았는데,
사실 다들 나를 너무 사랑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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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라스도 라스지만,
이웃사람들의 태도도 정말 인상깊다.
특히, 카린.
자신의 친남동생도 아닌 자신의 남편의 남동생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항상 자신을 거부하는데도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헤아려주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라스의 모든 일들에 같이 슬퍼해주고, 같이 기뻐해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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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도 잊을 수 가 없다.
왜, 라이언 고슬링 하면 떠오르는 영화에 이 영화가 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내가 본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들 중 가장 인상깊은 영화였고,
가장 인상깊은 연기였다.
다른 배우가 대체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라이언 고슬링은 라스에 정말 잘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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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은 씬
1) 라스가 비앙카보고 죽지말라고 울부짖는 씬
2) 라스가 마고의 곰인형한테 CPR해주는 씬
(심지어 이 씬은 라이언 고슬링의 애드리브였다고..정말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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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동안은 누가 나한테 영화 추천해달라 하면 이 영화를 추천해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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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하지 못한 실패에도 나 자신을 사랑하기
- 영화 <엔딩스 비기닝스> 시사회를 통해 개봉 전 먼저 관람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늘 쉽지 않다.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많은 시간을 취업과 성공을 위해 투자한다. 그런 삶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나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성공의 길을 가게 될지를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찾아갈 때마다 새로운 직업을 찾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그렇게 복잡하고 어렵게 반복되는 삶은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한 태도나 감정을 찾아나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나라는 존재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성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취향을 확인하고 그것을 더욱 굳혀간다. 내가 사랑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사랑받는 것을 느끼고, 그런 사랑의 과정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그 사랑이 끝나는 순간이 오면, 자존감은 다시 떨어지고 감정은 계속 변해간다. 사랑에 실패한 많은 사람들은 이불속에서, 거리에서, 술집에서 상실감을 극복하려 노력하지만 과거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괴롭힌다.
이별의 상실감에 힘들어하는 주인공 다프네
영화 <엔딩스 비기닝스>는 사랑이 끝난 이후 찾아온 인연 때문에 혼란을 겪는 주인공 다프네(쉐일린 우들리)의 이야기다. 직전에 사귀던 애드리언(매튜 그레이 구블러)와의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살던 집을 나와 언니 집에 살게 되는 다프네는 영화 초반 많은 눈물을 보여준다. 이불속에서, 거리를 걸으며 문득문득 떠오르는 애드리언과의 기억은 그의 심장을 파고들며 괴롭힌다. 더 이상의 상처와 실패를 하지 않으려 금주를 하고 누군가와의 데이트도 하지 않으려 애쓴다.
영화는 다프네가 연인과의 사랑에 실패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하나하나 천천히 보여준다. 과거의 연인과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위해서는 함께하던 공간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있다. 다프네는 다니던 직장과 머무르던 집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영화 속 내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려 애쓴다. 그러다 언니의 생일 파티에서 다프네는 프랭크(세바스찬 스탠)와 잭(제이미 도넌)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애써 관계를 발전시키려 애쓰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가진 매력에 끌린 다프네는 두 사람을 번갈아 만나며 다시 인연을 만들어가도 될지 고민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생각들을 주고받으며 지친 삶에 대한 위로를 받는다. 어쩌면 다프네도 두 명의 새로운 사람들 만나게 되고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상처 받았던 마음을 조금은 치유를 해나갔을지 모른다. 남자답고 재미있는 남자 프랭크와 다정다감하고 지적인 남자 잭은 다프네에게 주는 매력과 끌림의 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아직 과거의 연인 애드리언과의 감정이 완전히 다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프네는 영화 내내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별 후 따라오는 자기 비하의 감정과 새로운 인연
모든 실패에는 자기 비하의 감정이 따라온다. 자신이 진짜 실수를 했을 수도 있고, 타인의 실수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두 사람 각각의 실수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을 수 있다. 다프네가 느끼는 그 감정과 생각 안에는 그 실수와 실패뿐인 자신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새로운 두 사람과의 관계를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한다. 영화는 다프네가 잭과 프랭크를 각각 만나는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세세히 묘사한다. 서로의 눈을 보며 새로운 관계 속으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는 다프네의 모습은 영화 초반 슬픔에 빠져있는 다프네와는 다르게 보인다.
확신 없이 시작된 관계 사이에서 다프네는 계속 고민을 계속한다. 감정적으로 끌리는 프랭크, 이성적으로 옆에 있고 싶은 잭 사이에서 고민하는 와중에 과거의 상처와 실패는 계속 그의 눈에 아른거린다. 사실 모든 사람들은 연인과 이별한 이후 그 추억을 한동안 계속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과거에 했던 행동과, 자신의 실수들을 떠올리며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것처럼 다시 자책하게 된다.
영화는 이별 이후 삶에 대한 태도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다프네가 처한 상황과 그가 하는 선택 자체는 관객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 이 이야기는 다프네가 겪는 실패와 상실감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나가는지를 보여준다. 달콤하고 아슬아슬해 보이는 이성들과의 관계는 꽤 로맨틱해 보이지만, 그 관계들로 인해 다프네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선택을 하는 데에는 결국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함께 실패한 과거에 대한 감정을 잘 정리해야 한다.
결국 사랑해야 할 건, 나 자신
객관적인 시각에서만 영화를 바라보면 다프네는 결코 좋은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수하게 많은 연인들이 다프네와 같은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경험한다. 의도치 않게 실수의 길로 들어선 주인공 다프네의 경험을 통해, 영화는 수많은 관계의 실패와 자신의 실수는 인생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앞으로 계속 내딛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과의 사랑이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그렇게 자신을 아끼며 한 발씩 나아갈 때, 이별에 의한 트라우마와 과거에 대한 후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어떠한 상황이 올지라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건, 나 자신의 의지다.
감독 드레이크 도레무스는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 나 <뉴니스> 같은 현실적이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번 <엔딩스 비기닝스> 에서도 세 등장인물이 데이트할 때 아름다운 음악이 같이 등장하고, 배우들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를 볼 수 있는 클로즈업을 통해 인물의 감정 변화를 아름답게 묘사해 나간다.
과거의 실패와 현재 맞닥뜨린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 속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화 <엔딩스 비기닝스>는 어쨌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과거의 사랑에 실패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좀 더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삶을 자신을 사랑할 때 엔딩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된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Rabbitgumi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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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한국영화를 사랑하게 된 이유
떠나려 하네. 저 강물 따라서. 익숙한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그 시간들도 다시 돌아오진 않아. YB의 윤도현이 부르는 노래다. 난 YB의 음악을 좋아했다. 내가 10대 때에 TV 프로그램이 있었고 거기에 YB가 나왔다. 당시 주류였던 아이돌 음악을 별로 안 좋아했던 나.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는 없지만 아이돌의 음악을 그렇게 좋은 음악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26살의 나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 4만 번 이상을 생각했다. 물론 시간은 기차처럼 뒤로 돌아오지 않는다. 행복했던 시간. 후회되는 과거.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하는 미련. 만약과 가정은 잔인하게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근데 그런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터닝포인트는 보통 한 번만 찾아오지 않는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 아닌가? 한번, 두 번, 세 번 계속 일어나서 사람을 병들게 만든다. 강물 따라 비행기를 타 한국을 떠나도 그 안에서 계속되는 루틴이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이게 잠깐 들고 끝나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웬만하면 흑역사는 누적되니 괴롭다. 난 21살 때 이 누적되는 흑역사들이 참 싫었다. 엄마, 아빠에게도 병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 채 우울함에 장식되고 있었다. 나라는 존재에 점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할 때, 새로운 취미에 눈 뜨고 싶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게 됐다. 그리고 한국영화의 팬이 됐다. 나에게 이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니 만큼 여러분에게도 권하고 싶다.
1. 무엇에 관한 작품인가요?
처음 시퀀스를 보면 익숙한 느낌이 들 것이다. 어딘가 사연이 많아 보이는 남자 영호.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일행들의 마이크를 뺏어 노래를 부른다. 노래도 부르다 말고 갑자기 철로 위로 올라가는 영호. 갑자기 만난 사람이 느닷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거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한 명을 남기고 다른 친구들은 트로트 음악에 춤사위를 벌이고 있다. 선로 위에 올라간 영호.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한 채로 영호는 기차에 몸을 던지기로 한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비명과 함께.
영화는 이 사건을 기점으로 영호의 과거를 좇는다. 그가 어떤 과정을 겪었기에 그런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격동의 한국사를 천천히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정통으로 맞은 영호. 그렇게 자기의 선택지를 고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회의 희생양이 된 인물이 영호다. 이 영화는 왜 사회에게 상처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얼마나 한국사에 상처가 많은가'와 '당신이 돌아가고 싶을 만큼 행복한 때는 언제인가'라고 묻는다. 이 영화는 그런 작품이다.
2. 어떤 영화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세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상처. 역사. 공감. 상처는 인물의 상처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역사는 우리 한국사회의 과정과 인간의 삶이 큰 관련이 있단 걸 보여주기 때문에. 공감은 감독 이창동이 해결책이 아닌 절규로 인물의 최후를 묘사했다는 것에서 그렇게 생각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상처받은 이들에게 설루션이 아닌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세 가지 키워드로 보여준다.
3. 이 영화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근데 한국적이다. 이게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전부를 관통하는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엔딩을 서두에, 오프닝을 결론부에 배치하는 거야 그렇게 찾아보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근데 분명하게 구분되는 차이점은 이런 내용을,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건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을 보장한다. 뭐랄까. 이 영 호라는 인간이 질이 구린 인간인 거야 초반부만 봐도 느껴지는데, 어쩐지 모르게 이 인물에게 느껴지는 공감이 있다. 근데 그 기분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다. 세상에게 상처를 받는 이유가, 어쩌면 그가 피할 수 없는 어떤 요인들 때문이었다는 것이 그 때문일 수도 있다. 또, 그 아픔을 겪고 나서 보여주는 리액션이 우리의 인생과 그렇게 멀지 않음도 그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질이 구린 인간에게 느껴지는 연민과 위로'는 다른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피할 수 없는 역사에 좌절하는 인간이 보여주는 리액션'은 우리나라 사람이기 때문에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이 이창동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탁월한 완성도도 그 특이함과 장점을 경험할 수 있다.
4) 난이도가 있는 영화인가요?
영화가 어렵지는 않다. 근데 보는 건 좀 힘들 수도 있다. 감독이 연출을 잘 만들어 인물에게 이입을 잘하게 만들었다.
5)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요?
설경구. 문소리. 작년 2021년에 활동했던 배우들이기도 하다. <자산어보>와 <세 자매>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 두 사람이기도 하다. 이 둘의 신인시절이 담겨 있는 영화다. 후에 <오아시스>로 재회하는 둘이지만 '뇌성마비에 걸린 여성을 사랑하는 남자'보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안에 거대한 화와 상처를 품고 있는 영호. 대놓고 감정연기를 하는 것보다 내면에 화를 품었다는 걸 드러내기가 어렵지 않나? 정말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아픔이나 결핍을 알기 어려우니까. 배우 설경구는 주인공 영호의 심리상태를 관객이 이해할 수 있게끔 아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걸로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니 평단의 인정을 받았단 뜻도 될 듯. 문소리도 <오아시스>만큼이나 고난도는 아니었겠지만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감독 이창동이 이런 쪽으로 배우의 연기를 뽑아내는 걸 잘하는 것 같다. <밀양>에서의 송강호 배우나, <버닝>에서의 스티븐 연의 연기나 뭐랄까 우리 주변에 실제로 있을 법 한 인물을 잘 설정한다는 느낌이다.
6) 줄거리 외의 부분은 어떤가요?
보통 이 부분에 대해 쓸 때는 미장센에 대해 썼다. 근데 사실 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미장센이 두드러지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상미가 안 좋은 뜻은 결코 아니다. 그냥 평범한 영화 같다는 뜻이다. 사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미장센이 어쩌고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 플롯 연출이 워낙 탁월해서 조용히 영호의 마음에 스며든다.
7) 이 영화를 보기 전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아마 10대 때 한국사 과목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IMF, 5.18 광주사태 등등. 우리나라 국민이기 때문에 알고 있는 사실들을 상기시키기만 한다면 될 것 같다.
8)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반복되는 상처에 마음이 괴로운 사람들.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생의 끝까지 왔다고 느끼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어떤 삶이든, 당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요소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 박하사탕을 먹고 조금이라도 더 눈물을 쏟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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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답지만 무심하게 잔인하고 강력한 자연에게 바치는 한편의 시이자 애찬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 감독의 이름을 들어본적 있는가, 들어본적 있다면 당신은 상당한 수준의 씨네필일 것이다.
사실 모른다고 해도 섭섭해할 필요는 없는것이, 예전부터 영화를 봐온 씨네필이 아닌 이상 잘 모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이야기할 영화, <대자연>은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 감독의 무려 27년만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이전 작품인 <생명>, <끝>, <우리 세기> 같은 작품들은 90년대, 80년대 작품인데다가 흔히 보기 힘든 단편이며, 시대가 시대인지라 한국에 초청된 것도 벌써 한자리대의 전주국제영화제이다.
그러나 "간격 몽타쥬 Distance Montage"의 창시자로 불리는 의미있는 거장이며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영화의 신"이라 칭할 정도로 존경을 표할 정도의 반드시 알아야 할 거장 감독이다.
이번에 정말, 아주 오랜만의 복귀작인 대자연을 통해 그의 이름을 다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자연은 잔잔하고 고요한 자연의 순간에서 시작하여, 강력한 자연의 힘에 저항없이 무너지는 인류의 문명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인간을 무릎꿇게 만든 자연은, 내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잠잠해지고, 여명이 밝아오며 이러한 자연의 연속성을 알 수 있다.
본 영화는 대사가 단 하나도 없이, 흑백의 기록영상들과 음악으로만 이루어져있다.
다만 단순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닌, 마치 자연을 위해 만들어진 음악들과 그에 맞춰진 자연의 모습은 정말 놀라운 조화를 일으킨다.
필자는 사실 이번 기회에 본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한터라 그가 창시한 "디스턴스 몽타주"라는 게 뭔지 잘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어떤 느낌인지 알게되었다.
하지만 솔직히말하자면, 1시간 내내 계속 이렇게 진행되다보니 중반부부터 체력적 힘듦은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스스로 말한 "영화적 언어"에 대한 위대함과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던 62분이었다.
장 마리 스트라우브 감독의 영화 중 "아르테미스의 무릎", 레우코와의 대화 중 한 대사를 이야기하며 마무리를 짓고 싶다.
자연에 대한 예찬이자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같아서이다.
“당신은 이런 이를 본 적이 있나요? 하나의 존재 안에 수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그런 여인을. 그리하여 그녀의 모든 몸짓과 그녀를 향한 모든 생각이, 당신의 대지와 하늘, 말과 기억들, 당신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나날들, 미래들, 확실한 것들, 그리고 결코 당신의 것이 될 수 없을 대지와 하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무한히 품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그런 이를 본 적이 있나요?”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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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극장과 같은 영화 <더 랍스터>
1. ’더 랍스터’의 첫 번째 세계인 호텔은 커플이 되지 못하면 동물이 되는 곳이다. 극단적인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진 세계이기도 하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이혼을 하고 호텔에 들어온다. 데이비드는 커플이 되지 못할 시 스스로 랍스터가 되길 원한다. 100년 가까이 살고, 무한한 번식을 하고, 귀족처럼 푸른 피를 가졌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어찌됐든 데이비드는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성에게 구애를 하거나, 커플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인 ‘공통점’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 문득 ‘감정이란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감추는 것 보다 더 어렵다’라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작정한 듯 찔러도 피 한방울 날 것 같지 않은 냉정한 여성에게 ‘비정한 여자의 말투와 짧은 머리가 마음에 든다’고 구애를 하기 시작한다.
물론 자기도 냉정한 척하는 모습을 보인다. 감정을 감추는 일이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또 아니어서 여성과 커플은 성사 되지만 형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 그녀 앞에서 그는 끝까지 연기하지 못하고 포기한다. 이 세계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없는 감정 또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사회의 시스템에 100% 순응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그러기에는 마음이 너무 약한 사람이었거나, 자기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은 아닐까 싶다.
2. 데이비드는 호텔을 뛰쳐나와 숲 속으로 오게 된다. 이 곳은 자유로운 삶은 보장받는 대신, 사랑을 금지하는 곳이다. 호텔의 세계와는 다른 극단적인 이분법의 세계이다. 여기서 데이비드는 아이러니 하게도 근시라는 ‘공통점’이 있는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절대적으로 사랑을 금지하는 숲 속의 리더에게 사랑이 발각되고 근시의 여성은 시력을 잃게 된다. 공통점이 사라진 데이비드는 다른 공통점을 찾게 된다. 결국 숲 속으로부터 도망쳐 도시로 오게 되고, 그 또한 자신의 시력을 잃게하여 사랑의 매개체의 ‘공통점’을 유지하려 한다.
3. 커플이 된다는 것은 사랑을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랑은 보이지 않고 그저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기계적으로 공통점을 찾고 커플이 되려한다. 현실 안에서 사랑하기에 앞서 조건을 궁금해한다. 나와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하겠고, 수준이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비슷하게도 현실의 우리도 사회가 정해놓은 행복의 기준을 ‘진짜 행복’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4. 호텔도 숲 속도 모두 정해 놓은 시스템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중간을,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듯하다. 의심하지 않고 아무런 반감없이 시스템에 맞춰 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다. 행복을 그리고 사랑을 정해진 시스템에 맞춰 살면 편할 수도 있겠지만 정해진 시스템과 정해놓은 사회적인 강요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신만의 행복을 찾을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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