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1-29 16:02:59
MBTI_INFJ 영화인들 모아보기

내일 놀래? / infj : 생각해볼게 (놀 의향 / 생각해볼의향 없음)
웃으면서 거절 잘하는 인프제. 친한 지인들은 안다는 인프제의 영혼리스 리액션.. 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마음은 정말 따숩답니다(?) 친구들의 고민 들어주기 장인, 도어슬램 장인, 혼자있기 장인.
알다가도 모를 인프제! mbti infj라고 밝혀진 영화인들 같이 만나보아요
✅ 친구들에게 내 성격 알려주기 (태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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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생각하면
수많은 영화 중에 떠오르는 영화가 있어요
바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인데
여기서 조정석의 코믹한 연기와 신민아의 러블리한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리며 더욱더 재미있게 봤던 영화인데요
그럼,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로맨틱 코미디
감독 : 임찬상
각본 : 김지혜
출연진 : 조정석, 신민아
개봉일 : 2014년 10월 08일
평점 : 8.39
스트리밍 : NETFLIX
기획 의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정말 결혼하면 다 이래?!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둘씩 깨지기 시작하는데...
이 결혼, 과연 잘 한 걸까?
도대체 말이 안 통하는 철부지 남편 '영민' 사사건건 잔소리만 늘어나는 아내 '미영'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상상하고 꿈꿔 온 결혼,
그 이상의 ' 속'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담
영화<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박중훈, 최진실 주연의 원작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최적화되어 있는
조정석의 믿고 보는 연기력과 신민아와의 러블리한 조합은 상상 이상으로 케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결말
미영(신민아)와 4년차 연애 중인 영민(조정석)은
그녀에게 청혼을 하며 행복한 신혼의 맛을 본다.
알콜달콩만 할 줄 알았던 결혼 생활에서
영민은 시인이 되기 위해 더더욱 글쓰기에 매진하며 미영에게는 무뚝뚝해지기만 해진다.
미영은 배가 아파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영민에게 화가 난 미영은 그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고, 그러다 영민과 미영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서로 화해하며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풋풋하고 달콤한 이야기만 있어야 하는 신혼 생활에서 점점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것을 너무 현실 그대로 잘 반영하여 녹여낸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이다.
재미있게 울고 웃고 싶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찾는다면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추천하고 싶다.
8점 대의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조정석의 능청스러운 초반 연기력에
영화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한줄평 : 사랑해 미영, 미안해 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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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치게 정직했던 뮤지컬의 영화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머니 ‘조마리아(나문희)'와 가족의 품을 떠나 일제와의 전투에 나선 대한제국 의병대장 ‘안중근(정성화)'. 몇 차례의 전투에서 패전을 맛본 후 그는 다른 동지들과 한가지 맹세를 한다.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며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3년 이내에 처단하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결의한 것.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안중근은 오랜 동지 ‘우덕순(조재윤)', 명사수 ‘조도선(배정남)', 독립군 막내 ‘유동하(이현우)', 독립군을 보살피는 동지 ‘마진주(박진주)'를 만나 이토를 죽일 거사를 획책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중근은 이토에게 접근한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김고은)'로부터 이토가 하얼빈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한다. 1909년 10월 26일,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긴 안중근은 이토를 사살하는 데 성공하고, 현장에서 체포되어 일본 법정에 선다.
<영웅>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아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본래 2019년에 촬영 후 2020년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에 개봉이 연기되었고, 3년 만인 2022년 12월에 마침내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근본적으로 원작이 있는 영화는 언제나 같은 시험에 빠진다. 영화의 작법과 다른 예술의 작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간과하면 욕심이 너무 과해지고, 영화로 재해석된 결과물로 인해 원작의 매력을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원작을 의식하면 그저 아류작에 불과해진다. 원작의 가치는 느껴질지 몰라도 굳이 영화로 만든 이유를 알 수 없다. JK 필름에서 제작한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후자에 부합하는 영화다. 가지고 있는 장단점 모두 원작 뮤지컬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라는 매체로 극을 옮기는 과정에서 붉어진 문제점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영웅>은 클리셰를 남발하고 수많은 웃음과 눈물 포인트를 삽입하는 JK 필름의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아주의자 안중근을 조명하는 입체성
<영웅>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안중근의 의거가 목표한 바와 배경, 그리고 의의를 전달하는 기본적인 목적에 충실하다. 예를 들어 그가 의병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으며 이토 히로부미 암살이 군사 작전의 일환이었음을 강조한다. 특히 이 작전의 의의를 설명하는 데 예상보다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게 눈에 띈다. 흔히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독립투사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의거는 의외로 더 큰 목적을 지닌 작전이었다. 안중근은 단순히 조선의 독립을 바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협력을 희망하는 아시아주의자였다. 그는 서구 열강의 침략에 맞서 한중일 3국이 동등한 자격으로 협력하여 동양의 평화를 일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마치 지금의 유럽 연합과 비슷한 형태의 공동체를 이루어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의 존재감 덕분에 '아시아주의'라는 이상을 둘러싼 두 인물의 사상적 대립은 더욱 부각된다. 이토가 부르는 넘버 '출정식'과 안중근이 노래하는 '동양평화'의 대조가 단적인 예시다. 이토는 하얼빈 시찰이 "극동의 평화와 문명을 여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라면서 "평생을 바쳐왔던 꿈 아시아는 낙후되었다. 아시아는 위태롭다. 막강한 일본을 만들어 아시아를 통일하는 것. 그것이 나의 꿈, 대동아공영!"이라고 노래한다. (비록 '대동아공영'이라는 표어 자체는 태평양 전쟁 당시부터 사용되었지만) 이는 일본이 아시아를 무력으로 통합하여 서구 열강에 대적해야 한다는 제국주의자 이토의 사고를 잘 보여준다.
반면에 안중근은 "서로서로 인정하며 평화롭게 사는 것. 서로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그게 바로 동양 평화 모두가 더불어 사는 지혜"라고 읊조린다. 현실에서 아시아주의를 실천하는 것만이 한중일 모두의 이익을 위한 길이라고 믿었던 셈이다. 즉, 안중근의 시각에서 보면 이토 히로부미는 진정한 아시아주의를 왜곡해 조선 침략의 수단으로 사용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이토는 죽어야만 했다. 조선의 독립은 물론, 진정한 동양의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이기에 처단 대상이었다. 이처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길을 걷지 않은 덕분에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에는 강력한 당위성과 설득력이 생긴다. 평범한 반일 영화나 평면적인 프로파간다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렇기에 일본인이나 일본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일본의 일부 제국주의자가 싫다는 안중근의 말은 10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충분히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를 간과한 결정적인 실수
하지만 <영웅>의 장점은 온전히 빛나지 못한다. 뮤지컬의 배경을 확장, 확대하는 데 그친 전반적인 구조와 구성이 <영웅>의 매력을 가리기 때문이다. 거사 직전, 등장인물 모두의 감정선이 고조되는 "그날을 기약하며"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안중근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마진주 등 작전에 참여할 인물들은 차례대로 거리에 등장한 후 각자의 심경을 노래한다. 마치 어벤져스처럼 원을 그리며 노래하는 그들 주변에는 수많은 한인이 등장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 함께 거리를 행진하면서 거사의 성공과 조국의 독립을 염원한다. 이때 영화의 카메라는 뮤지컬 관객들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의 담아낼 뿐이고, 도시의 거리 역시 뮤지컬 무대 배경이 넓어진 것에 불과하다.
분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시퀀스도 마찬가지다. 오프인 시퀀스인 "단지동맹" 장면이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영웅" 시퀀스에서도 배경인 설원과 자작나무 숲은 그저 인상적인 배경에 불과하고, 무대장치의 확장일 따름이다. 클라이맥스인 "장부가" 시퀀스도 뮤지컬을 재현하고 카메라에 옮겨 담는 데에만 주력한 영화의 지향점을 재확인시켜준다. 이 대목에서 카메라는 교수대에 올라선 안중근을 그저 정면에서 담아내며, 사형집행을 지켜 보는 이들은 뮤지컬 객석 관객들처럼 느껴진다. 영화 관객들도 뮤지컬 관객의 연장선상에 위치할 따름이다.
따라서 <영웅>이 원작 뮤지컬 무대를 영상화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영화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영화'로서의 특이점이 없다는 점이다. 넘버의 연속으로 구성된 뮤지컬은 근본적으로 노래마다 응축된 감정이 터져 나와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 지점에 다다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따라서 뮤지컬 영화는 뮤지컬의 한계를 영화적 내러티브 구조나 다른 방식의 장치들을 더해 해결해야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영웅>의 한계점은 명확하다. 어색한 화면분할이나 조악한 추격전, 하얼빈역 전경이나 설원처럼 과장된 CG의 활용 등으로는 이야기 사이 사이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 즉, 뮤지컬의 영화화에 실패한 <영웅>은 '뮤지컬' 영화일지언정 뮤지컬 '영화'는 아니다.
장점마저 퇴색시킨 수많은 의문점
결국 <영웅>은 곳곳에서 문제를 노출하며 무너진다. 노래 전후로 시퀀스와 시퀀스, 장면과 장면이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까닭이다. 안중근과 설희, 동지들의 넘버는 그들의 기개를 보여줄 뿐, 이야기 전개를 위한 디테일을 담지 못한다. 실제로 하얼빈역과 채가구역으로 나누어 작전을 준비하는 것 외에 거사를 위한 계획이나 이토의 눈앞에서 정보를 캐내는 설희의 활약 등은 자세히 묘사된다고 보기 어렵다. 일례로 설희가 민비의 죽음 때문에 이토를 향한 원한을 키웠다면, 원한 자체는 노래에 담더라도 이토에게 접근하고 그의 신임을 얻는 과정은 더 정교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하다못해 이토가 당시 일본인들도 비판할 정도로 여색을 밝히는 인물이었다는 점만 언급했어도 설희의 스토리가 더 입체적이고 구체적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대신 영화는 그저 일어날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는 입장을 취한 채 빈자리를 윤제균 감독 특유의 유머로 채운다.
이에 더해 자기 손으로 자기 장점을 퇴색시키기도 한다. 영화는 안중근이 조선의 독립보다 더 원대한 이상을 좇게 된 이유를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 그가 함경도 지역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펼치다가 크게 다치는 장면 이후로 영화의 배경은 블라디보스토크로 전환된다. 이 시점부터 안중근은 거리 연설에서 아시아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이토를 죽이기 위한 작전에 몰두한다. 하지만 다시 등장한 안중근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진다. 안중근이 어떻게 동양평화론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생략되다 보니 괴리감을 피할 수 없다. 변화의 연속성을 부각할 수 있는 시퀀스를 중간에 하나 추가하는 스토리텔링의 디테일이 부족한 결과인 셈이다.
스토리의 한쪽 기둥을 맡고 있는 설희를 다루는 방식도 아쉽다. <영웅>은 안중근과 동지들,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와 설희가 각기 한 축을 이루는 영화다. 특히 설희의 경우 단독 넘버를 두 개나 가져갈 정도로 주역인 안중근과 이토와 맞먹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그녀가 다른 캐릭터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는다는 본질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설희의 비중은 조금 조절되더라도 전개에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설희의 비중을 줄이고 안중근의 비중을 좀 더 늘려 주인공의 내면을 더 깊이 묘사하는 게 어떨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빈약한 스토리를 음악과 배우의 열연으로 덮는 것보다는 영화적으로 더 적절한 선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영웅>은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은 무대 뮤지컬 같다는 인상을 좀처럼 깨지 못한다.
부족한 디테일이 낳은 신파
이처럼 허술한 만듦새는 끝내 감정의 과잉과 신파로 이어진다. 그래도 안중근 의사의 죽음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신파가 적절히 활용된 듯 보인다. 조국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항소와 아들의 목숨을 포기하는 어머니의 아픔과 그 결정을 온전히 이해하는 아들의 고통을 애절한 선율 속에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또 지극히 인간적이고 사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아내와의 갈등과 사별은 모든 독립 운동가의 숭고함을 오히려 감정적으로 부각해 준다.
반면에 안중근을 제외한 다른 인물은 대부분 신파를 위해 희생되고 만다. 당장 진주의 오빠인 '마두식(조우진)'의 운명이나 진주와 동하의 로맨스에서는 관객을 울음바다에 빠뜨리기 위한 목적이 강하게 느껴진다. 앞서 보았듯이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디테일이 부족하다 보니 그 허술함을 신파로 대신한다는 인상이 진하게 남는다. 그러면서 정작 신파적 연출이 일관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또 다른 조력자인 우덕순과 조도선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웃음을 위해 단편적으로 활용되고 소비될 뿐 진중하게 조명될 기회를 잡지 못한다. 채가구역에서 거사를 준비하던 이들이 안일하게 작전을 철회하다가 일본군에 체포되는 개그성 장면이 대표적이다. 안중근과 달리 법정에 선 우덕순과 조도선의 모습이 어색할 정도다.
<영웅>의 기술적 성취는 본작의 장단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웅>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시도된 바 없는 촬영 방식이 도입된 영화로 알려졌다. 촬영 현장에서 직접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녹음 방식을 채택해 70% 이상의 분량을 현장 녹음 버전으로 담아냈다. 이 대목은 뮤지컬을 단순히 촬영했을 뿐인 영화의 본질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가상의 현실감을 살리되, 더 커지고 정제된 형태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영화 <영웅>의 필연적인 장점이자 한계가 고스란히 노래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P(Poor, 형편없음)
뮤지컬 '영화' 대신 '뮤지컬' 영화를 선택한 안일함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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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결말포함 해석 스포] 그레이스 [Alias Grace] 캐나다 드라마 vs 퀵샌드 : 나의 다정한 마야 [Quicksand] 스웨덴 드라마
지인의 추천으로 그레이스를 보고, 몰입감 높은 드라마에 대한 열망에 이런저런 작품을 기웃거리다 아껴놓은 작품 중 하나인 퀵샌드를 보게 되었다.
보통은 한 작품 정리해 놓지만, 이 두 작품은 함께 정리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묶어서 올린다.
그레이스와 퀵샌드는 모두 살인범으로 몰린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래서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비슷한 듯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를 깊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앞으로 작성될 글에는 결말과 개인적인 작품 해석이 들어갈 예정)살인죄로 복역 중인 그레이스에게 한 정신과 의사가 찾아온다. 의사가 그레이스를 찾은 이유는 한 남자에게 그레이스가 풀려날 수 있게 정신감정을 내려 달라는 부탁 비슷한 압력을 받았기 때문. 하지만 의사는 어떤 편견도 없이 그레이스를 상담하기 시작한다. 그레이스는 그 의사에게 자신의 불후했던 과거를 하나씩 풀어내기 시작한다.
드라마를 보는 이들은 의사와 함께 그레이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성추행과 학대, 가장 친밀했던 처음 사귄 친구의 죽음까지. 의사는 그레이스가 선량한 피해자이기를 바라지만, 그레이스의 작은 행동과 이야기 속에서 그녀가 선량한 피해자가 아닐 수 있다는 찜찜함을 지울 수가 없다. 나 역시 주인공인 그레이스가 선량한 피해자이기를 원했지만 그녀가 의사를 통제하려는 행동과 모든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유리하게 전하는 과정에서 그녀에 대한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레이스는 자신의 불행을 이야기하며 동정심을 얻는 한편, 죽은 친구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 안에 그 친구의 영혼이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를 자꾸 흘린다. 마치 자신이 살인을 했을 수 있지만 그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그레이스는 선량한 사람이 아니다. 사실 처음부터 그레이스가 살인에 동조했을 것이라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봤다. 그저 시대가 만들어낸 희생양인가, 아니면 소시오패스인가가 작품을 보는 내내 나의 관심사였다.
그레이스에 대한 의심의 씨앗은 그녀의 가정에 있었다. 그레이스는 아버지 손에 팔려 한 귀족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녀에게는 동생들이 있었는데, 그레이스는 자신이 떠나고 가족을 돌보게 될 여동생을 걱정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레이스가 동생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친구가 그레이스에게 "네가 돈을 보내봤자, 아버지가 그 돈을 탕진할 거야. 동생들은 돈을 받을 수 없어"라고 말하고, 그레이스는 마치 그런 말을 기다렸다는 듯 자신이 번 돈을 집으로 보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뒤로도 동생들을 걱정한다거나, 동생들을 찾아가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학대받았던 소녀가 집에 동생이라는 인질이 있는데, 이렇게 대쪽같이 학대자인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그레이스와 엮였던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에 가려진 악랄함을 말한다. 그레이스의 말도 믿지 않았지만 그들의 말도 의심했던 내가 마지막 화를 보고 나서야 그들의 말을 반쯤 믿게 되었다. 그레이스가 자신은 타인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한 것. 그렇다면 의사에게 했던 말들은 그레이스가 선량한 사람이길 바랐던 그의 바람을 이야기했던 것이 된다.
그렇다면 살인 공범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여인 마야는 어떤 사람일까?앞에 몇 신을 놓친다면 퀵샌드는 로맨스 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다. 재벌집 소년의 사랑 고백을 받은 사랑스러운 평범한 소녀. 그리고 그 둘의 사랑 이야기. 마치 평범한 소녀가 왕자님을 만나 잘 먹고 잘 살았다로 끝날 것 같았던 드라마는 '사람이 늪에 빠진 것처럼 헤어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는 뜻의 제목 '퀵샌드'처럼 스릴러로 끝을 맺게 된다.
재벌집 소년이 자신에게 고백했을 때 마야는 친구에게, 그는 원한다면 누구와도 사귈 수 있는 사람인데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 이야기를 한다. 마치 선택받았으니 그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듯 말이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돈 많은 남자가 자길 좋아해 준다고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거기에 한몫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다. 성격적 결함이 있는 마야의 남자친구이지만, 사람들은 그가 많은 돈을 가진 아버지를 뒀다는 이유로 꽤 괜찮은 사람으로 봐준다.
모성애가 많은 마야는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학대 속에서 비틀어질 대로 비틀어진 재벌집 소년을 자신이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맨스였다면 소년은 사람이 되고 둘은 행복하게 살았겠지만, 퀵샌드는 매우 현실적인 드라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옛말처럼 재벌집 소년은 점점 더 비틀어지고 엇나가는 약쟁이가 된다. 그리고 그를 돌보는 동시에 그에게 지배당한 마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점점 더 망가진다.
그레이스를 보면서 주인공이 악녀인가 아닌가를 알고자 했다면, 퀵샌드는 주인공 마야가 언제 정신을 차리고 수렁에서 벗어날지가 관심사였다. 마야는 수렁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주변에서는 아무도 그녀의 상황을 알아주지 않는다. 무뢰한인 남자친구 때문에 힘들다는 마야의 말에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한 말은, '그러니까 네가 그를 감싸주고 변하도록 도와줘야지'였다. 주변 사람들의 이런 태도 때문에 마야는 그에게 발목을 잡히게 된다.
남자친구의 약 중독과 무뢰한 적 행동이 계속해서 심해지고, 마야는 마지막 몸부림으로 그에게 헤어지자고 한다. 이때 그녀의 남자친구는 여느 심리조종자들처럼 자살시도를 하게 된다. 마야는 결국 그에게 다시 돌아간다. 사람들은 물론 마야 자신도 알고자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전형적인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다. 더 이상 가해자인 남자친구를 떠날 수 없다고 느낀 마야는 그와 함께 점점 더 망가지고, 결국 그에게 휩쓸려 반친구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살인 공범으로 몰리게 된다.
상황은 비슷했지만 성격이 전혀 달랐던 두 주인공, 그레이스와 마야.
몰입도 높은 그레이스와 퀵샌드를 보면 누구나 시간 순삭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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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개봉 예정 <007 노 타임 투 다이>, 그래미 어워즈 음악상 수상
2021년 개봉 예정 <007 노 타임 투 다이>, 그래미 어워즈 음악상 수상
지난 3월 14일 (북미 기준)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북미 최대 음악 시상식 "제 63회 그래미 어워드"가 열렸다. 2021 그래미 어워드는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후보에 오르고, 단독 공연까지 진행하며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지난해 발매한 첫 번째 영어 싱글 앨범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두아 리파,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상은 '레인 온 미'(Rain On Me)의 '레이디 가가'의 품으로 돌아갔다.
제 63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여태껏 인종 차별 논란과 보수적인 이미지로 비판을 받기도 했던 '그래미 어워드'의 이런 변화는 미국 내 다른 시상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자국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19년, 영화 <스타 이즈 본>의 두 주연 배우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가 꾸민 "Shallow" 무대는 영화만큼 짙은 감동을 주며 화제를 모았다. 그래미에서 총 3개 부문으로 구성된 '영화 (Visual Media)' 파트는 대부분 개봉을 앞둔 영화가 아닌 시대에 많이 뒤쳐진 곡들, 특히 전년도 오스카 시상식의 수상작들이 상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 '빌리 아일리시'가 <캣츠>, <겨울왕국 2>, 그리고 <온워드>의 주제곡을 제치고, 영화 주제곡상을 수상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빌리 아일리시는 25번째 007 영화 <노 타임 투 다이>의 주제곡 "No Time to Die"로 그래미 시상식의 새로운 역사를 썼는데, 이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가 음악상을 수상한 첫 사례이다. 전통적으로 그래미의 사운드트랙 위원회는 투표자들이 영화를 볼 수 없는 곡들에 대해서는 '부적격' 판정을 내려왔지만, 2020년은 코로나19 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런 이례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빌리 아일리쉬는 2020년 4월이었던 영화의 본래 개봉에 맞춰 2020년 2월 곡을 발표했다. 곡은 발매와 동시에 007의 나라 영국에서 차트 1위를 달성하며 대성공하였지만, 영화는 코로나의 여파로 개봉이 2020년 11월로, 2021년 4월로, 그리고 2021년 10월로 끊임없이 연기되고 말았다.
제임스 본드는 1962년 극장에 처음 발을 내딛은 이후, 꾸준히 영화계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고 있다. <스펙터>(2015) 이후 본드걸을 맡고 있는 '레아 세이두', 그리고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이 출연하는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제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작품으로, 007 시리즈 사상 첫 일본계 미국인 감독 '캐리 후쿠나가'가 감독을 맡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21년 개봉을 앞둔 007 시리즈 제 25편은 빌리 아일리시의 수상 이외에도 몇 가지 특이점이 있다.
1) <스펙터>(2015)를 마지막으로 만료된 소니 픽처스의 배급권을 따낸 '유니버설 픽쳐스'가 배급하는 첫 007 영화이다.
2) 007 시리즈 최초로 IMAX 카메라가 사용되었다. 기종은 IMAX MSM 9802로 70mm 필름이다.
3) 개봉 연기 이전에 주연 배우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부상으로 촬영 또한 지연된 적이 있다.
4) '본드'가 남자인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밝혀진 정보는 <캡틴 마블>에도 출연한 이력이 있는 '러샤나 린치'가 영화에서 007 칭호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것 뿐이며, 2대째 제작을 맡고 있는 브로콜리 가문의 '바바라 브로콜리'가 "여성 본드"가 탄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기에 이후 상황은 미지수이다.
5) <노 타임 투 다이>의 상영시간은 2시간 43분으로 역대 007 시리즈 최장 시간이다.
6) 제작비는 2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2850억 원)으로 007 시리즈 최고 금액이다.
7) 제작사인 MGM 측은 넷플릭스와 애플 TV+에 각각 6억 달러와 8억 달러를 협상가로 제시하며 '극장 개봉'을 꼭 이뤄내겠다는 신념을 지켜냈다.
'자메이카'를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 제 25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현재 2021년 10월 개봉을 목표로, 사람들의 관심이 식지 않도록 예고편 또한 꾸준히 내고 있다. 부디, 다니엘 크레이그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
사진 : <조조 래빗>의 '히틀러' 역을 맡은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번외로, 영화 사운드트랙 상은 예상대로 <조커>(2019)에게 돌아가며 Hildur Guðnadóttir는 작년 오스카의 영광을 이어나갔다. 이변은 최우수 영화 편집 앨범상에 있었다. '타이카 와이티티'가 영화의 제작과 감독을 모두 맡은 블랙 코미디 영화 <조조 래빗>(2019)이 수상을 차지한 이번 결과에, 수상자였던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는 "네, 이제 그래미가 상을 아무한테나 막 뿌리는 것 같네요. 만든 지 너무 오래 돼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영화입니다."라고 말하며 웃픈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조조 래빗>의 앨범은 비틀즈의 앨범 "I Want to Hold Your Hand"을 다양한 장르를 섞어 독일어 버전으로 새롭게 녹음한 앨범이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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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를 딛고 단단해져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전 세계의 호평을 받았던 데뷔작 ‘프리다의 그해 여름’에 이어 각본과 연출을 도맡은 카를라 시몬의 두 번째 이야기로, 올해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한 영화 알카라스의 여름 리뷰입니다. 복숭아나무가 빼곡한 작은 카탈루냐 마을이 전작의 향수를 자극하지만, 자신들의 터전인 뿌리 깊은 땅을 잃어가는 가족을 통해 현실의 초상을 그려나가며 그들이 가진 정체성에 다가갑니다. 표면적으로 농촌 대가족의 활기찬 앙상블을 보여주는 구성원들로 일상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동시에 그들이 쫓겨나면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라는 사회적 문제에도 초점을 맞춰 풀어갑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우리를 내쫓으려 한다고요
스페인 북동쪽 끝자락, 프랑스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마을 알카라스에서 3대가 함께 복숭아 농장을 운영해온 솔레 가족. 그들의 밭은 과거 스페인 전쟁 시기에 할아버지가 친구 피뇰 가족의 목숨을 구해주고 보답이지만, 이제 피뇰이 세상을 떠나며 자신의 소유를 주장하는 그의 아들로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농장을 비워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자신들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지만 과거 막역한 관계로 구두로 주고받은 터라 계약서 따윈 없어 막을 길이 없었죠. 결국 솔레 가족은 농장이 불도저에 갈리기 전 마지막이 될 여름의 복숭아 수확을 마무리하려 노력하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Alcarràs , 영제: Alcarras
감독·각본: 카를라 시몬│각본: 아르노 빌라로, 카를라 시몬
출연진: 조르디 푸홀 돌체트, 안나 오틴, 세니아 로제트, 알베르트 보쉬, 아이네트 주누 외 多
장르: 드라마│상영 시간: 120분
국가: 이탈리아, 스페인│등급: 12세 관람가
평점: 기자·평론가 6.83, 왓챠피디아 예상 3.8, 로튼토마토 신선도 85%, IMDB 7.2
수입·배급: 영화사 진진
수상내역: 제 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개봉일: 2022년 11월 3일
# 알카라스의 여름 후기
상처를 딛고 단단해져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소꿉장난을 보여주며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평화로운 농촌의 모습은 거대한 기중기가 순식간에 끌어올리는 버려진 자동차처럼 순식간에 상상할 수 없는 사건을 맞이합니다. 할아버지에서 아들, 그리고 손자까지 3대에 걸친 자신들의 터전을 지킬 권리가 없음에 가족들은 혼란스러워지고 사소한 이견 차이에 의한 감정적 폭력에 휩싸입니다. 과거의 맹약은 중요치 않았고 신사적인 합의로 존중해 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피뇰가의 새 주인이 던진 파동은 그동안 쌓아온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균열을 만들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듭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유통 업체의 독점으로 나날이 떨어지는 농가 소득과 이로 인해 좌절할 수밖에 없는 농업의 현실을 비추며 자본에 의해 변화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담아냅니다.
그럼에도 어린 손주로 등장하는 아이리스와 쌍둥이 형제의 해맑은 행동들이 전달하는 웃음,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둘째 마리오나의 따뜻한 마음, 불만은 많지만 묵묵히 아버지를 따르는 첫째 로제르의 든든함 등이 종종 찾아오는 갈등과 다툼을 무마시켜줍니다. 땅과 농사 말고는 어떤 인생도 생각지 않았던 중년의 가부장적인 첫째 아들 키메트도 멀어져 가는 가족 관계에 동생 나티의 선택을 이해하고, 눈앞으로 찾아온 위기에도 오늘에 충실하려 생각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스스로 대형마트 앞에서 복숭아를 바닥에 뿌려 으깨고 던지며 자신의 업이라 여겼던 농장을 버틸 수 없는 현실에, 시대의 변화에 울음을 터트립니다. 가족을 지켜왔던 가장으로서의 삶이 소멸되어가는 모습은 인종, 국가를 떠나 많은 생각을 하게금 만듭니다.
카를라 시몬은 전작 ‘프리다의 그 해 여름’처럼 자신이 어린 시절 삼촌과 할아버지와 함께한 자전적 이야기를 베이스 삼아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담긴 필름 속으로 초대하는 톤과 매너를 유지합니다. 자신과 유사한 시대를 살아온 이라면 누구나 떠올릴만한 무력하게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씁쓸함과 그럼에도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따뜻했던 행복을 떠올리게 말입니다. 늦지 막이 내려앉은 오후 햇살과 따뜻한 여름 바람을 따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솔레의 가족들이 보여주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마법 같은 여름의 끝자락이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남겨줍니다. 그런 면에서 ‘알카라스의 여름’은 하려는 이야기의 스케일도 커지고, 캐릭터도 다양해지면서 섬세함이 전편보다는 못하다 느낄 수 있지만, 기억 저편에 있던 정겨운 시골 풍경의 아름다움과 무엇을 하든 즐거운 아이들의 웃음에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봉관이 많진 않지만, 이런 가족 드라마의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려보고 싶네요. :)
지극히 개인적인 한 줄 평 : 시몬 스타일의 감각적 네오리얼리즘, 시대와 변화를 맞이했던 건실한 가족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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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엘라 - 근래 나왔던 디즈니 영화들 중에서 압도적으로 최고!
서론
어릴 적, 학교에서는 퇴학 당했지만 손재주가 좋아서 옷을 만들며 살아가던 크루엘라 드 빌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서 어머니가 죽었다는 생각에 트라우마에 빠져,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다행히 호레이스와 재스퍼를 만난 덕분에 도둑질을 해가며 안정적으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고, 본명을 버리고 에스텔라로 개명해 살아가던 도중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신이 꿈을 그리던 리버티 백화점에 취직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매일같이 하는 건 화장실 청소였고 슬슬 일에 질리려는 찰나, 폰 헬먼 바로네스의 눈에 띄어 얼떨결에 전문 디자이너로 취직하게 된다. 이 덕에 앞으로는 행복길만 걸을 줄 알았으나 얼마 안 있어 알게 된 바로네스의 진실을 안 크루엘라는 에스텔라를 지우고, 크루엘라로 각성해 복수를 하려는 이야기를 그린 [1001마리 달마시안 개]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실망스러웠던 디즈니 전작들
일단 솔직히 말해 최근에 디즈니 영화들 중에서 만족한 작품이 거의 없었다. 불과 3개월 전에 개봉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도 설정과 배경만 다를 뿐 [겨울왕국 2]와 별 다를 바 없는 화법으로 인해서 매우 실망했고, 더 나아가 2019년부터 개봉한 모든 디즈니 영화들이 하나같이 성에 차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던 [알라딘]은 각색된 부분들은 모조리 구려서 보고 나서 많은 아쉬움에 휩싸였었고, [라이온 킹]은 아예 원작을 베껴온 수준, [말레피센트 2]는 그냥 영화 자체가 구려서 실망스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지게 만들었다. 물론 애니메이션 쪽은 비교적 낫지만 여러모로 연속된 실망을 안겨주었던 디즈니가 드디어, 그리고 이제야 볼만한 영화를 꺼내와서 참으로 반가웠다. 비록 디즈니의 색은 얕아졌을지 언정 원작과 차별화된 동시에 독자적인 개성을 추가하여 디즈니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리메이크이자 스핀오프였다.
한 걸음 내딛다.
디즈니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다는 걸 제외하더라도 이 작품은 장점이 상당히 많다. 우선 디즈니답게 기본은 해주는 재미와 60년대의 느낌이 풀풀 살아있는 연출과 비주얼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쨌든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그저 안전한 길로만을 선택해왔던 디즈니가 범죄를 저지르는 악역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내세워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려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고, 하도 많이 나와서 질릴 대로 질릴 칭찬 중 하나인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의 연기력은 당연히 훌륭했다. 거기다 음악의 활용 또한 굉장히 좋았는데, 대표적으로 C.C.R의 'bad moon rising'이나 비틀즈의 'Come Together' 등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을 상황에 맞게 잘 끼워 넣은 덕분에 눈만이 아니라 귀까지 즐거운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크루엘라와 함께 하는 캐릭터인 호레이스와 재스퍼도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었고, 악역이고 뭐고 할 거 없이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 제몫을 하고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는 건 확실한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을 훼손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 나오는 크루엘라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원작에서는 사악하기 그지없었던 캐릭터가 이번 영화에서는 사연이 있는 인물로 나오고,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담배피는 장면도 없으니 원작의 캐릭터성을 훼손시켰다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영화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만약에 원작 그대로의 크루엘라가 나왔다면 2시간 동안 범죄를 저지르는 것만 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비윤리적인 영화가 될 뿐만 아니라 흥행이나 교훈을 남기는 디즈니의 성향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각색은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정도면 원작을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보기 힘들고, 마찬가지로 캐릭터성을 바꿔서 원작과는 다른 모습의 캐릭터를 보여준 2019년에 [조커]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빌런 캐릭터를 다루기 위한 하나의 방식 정도로 생각하면 보는데 큰 불편함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초반부는 별로...
이렇게 영화에 대해서 쭉 좋은 평만 해주고 있지만, 사실 단점 또한 만만치 않게 있는 작품이다. 일단 가장 거슬렸던 부분은 바로 지나치게 길었던 초반부다. 크루엘라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는 이 초반부는 개인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길었다고 생각하는데, 차리리 속도감을 더 내서 간단하게 처리하고 바로 본론으로 직행하거나, 아니면 크루엘라의 심리와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자세하게 그려내서 완성도를 높이거나 했어야 했는데 딱히 둘 다 해당하는 것도 아니라서 괜히 초반부만 늘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바로네스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것을 깨닫고 분수대 앞에서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도 처음에는 임팩트가 있었으나, 대사가 너무 길어지는 탓에 뒤로 갈수록 무감각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앞서 말한 크루엘라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다룬 탓에 중반부터 활약하는 캐릭터인 기자 아니타 달링과의 케미도 딱히 와닿지가 않았다.
생뚱맞은 반전과 의문인 대목
그리고 작중에서 반전으로 나오는 요소들도 충격적으로 와닿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쌩뚱맞는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바로네스가 어머니를 죽였고, 그 바로네스는 사실 자신의 친어머니였다는 반전은 딱히 이렇다 할 복선도 없었다고 생각했고, 애초에 예전 디즈니 영화들에서 지겹도록 써먹은 반전이다 보니 충격적이긴 커녕 당황스럽다는 느낌이 더 컸다. 거기다 크루엘라의 어머니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는 장면도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의외로 웃기게 떨어져서 몰입감을 깨먹었다. 아마 의도라면 어린이에게 큰 충격을 주지 않겠다는 디즈니의 의지로 볼 수 있겠지만, 막상 [라이온 킹] 같은 작품에서는 아버지의 죽음을 매우 충격적으로 그려냈다 보니 과연 이게 의도인지 실수인지 섣불리 감이 잘 안 온다. 그리고 크루엘라가 에스텔라를 버리고 각성하는 첫 장면에서 경호원들을 쓰러트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도 굉장히 이상하다. 왜냐하면 크루엘라가 딱히 과거에 몸을 쓰는 훈련을 배웠다는 묘사가 없음에도, 건장한 경호원들을 쉽게 쓰러트리는 신은 몰입을 깨먹는 것도 있지만 개연성 측면에서도 매우 이상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결론
단점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지만, 수많은 장점들 덕분에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디즈니 영화. 제목에서도 써놨다시피 근래 나왔던 디즈니 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았고, 앞으로도 성공적인 스핀오프를 꼽을 때마다 계속 언급될 작품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특전 너무 이쁘게 잘 나왔다.^^ 소장 가치 있을 듯.
평점: 7/10
* 본 콘텐츠는 블로거 콩까기의 종이씹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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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의 오류
최신 한국 영화를 리뷰하고 추천합니다
영화 '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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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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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 ; 바다를 부른 여인 - 욕망과 갈등에 휩쓸리는 네 남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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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인어; 바다를 부른 여인]은 연극의 영화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전에도 많은 공연들의 영상화하는 작업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공연 풀샷 혹은 일부의 클로즈업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작품은 연극의 영화화라는 이름에 걸맞는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각 장을 원테이크로 찍으면서 연극적 요소를 살린 촬영을 했고 헨드헬드 기법으로 인물들을 따라가며 촬영을 하여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연극 무대와 같은 무대미술을 활용하면서도 배우들의 연기
는 영화의 톤에 맞게 진행되었습니다. 말그대로 ‘연극’의 ‘영화화’라는 작품의 목적에 충실했습니다. 이렇게 영화 [인어; 바다를 부른 여인]은 연극계는 물론 영화계에서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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