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0-13 10:21:53
10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오늘의 씨네뉴스 시작합니다. 강하늘 정소민 주연의 <30일>은 9일 넘게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꾸준한 인기와 입소문으로 80만 돌파를 한 로맨스 코미디! 소식부터 한국의 첫 ASC의 정식회원이 된 정정훈 촬영감독님의 소식까지 같이 알아볼까요?
<30일> 박스오피스 1위
강하늘, 정소민 출연 <30일>은 한 때 사랑했지만 이제는 원수같은 사이가 돼 이혼하기로 한 정열과 나라가 이혼을 30일 앞두고 교통 사고를 당해 동시에 기억을 잃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디 영화입니다. 9일 넘게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어 개봉한 <화란>과 <화사한 그녀>를 막아내며 장기흥행을 이어갈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30일>은 손익분기점 160만 명입니다.
<만추> 12년만에 다시 관객 만난다
다음 달 11월 8일 4K 화질로 리마스터링 한 만추가 재개봉한다고 합니다. <만추>는 수감 중 7년만에 특별 휴가를 얻은 여자 애나와 누군가에게 쫓기는 남자 훈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그렸습니다. <만추>는 이만희 감독이 1966년 내놓은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영화 <잠> 영화 비평사이트 2023년 공포영화 top3 랭크
해외 영화 비평 사이트 레터박스(Letterboxd)가 올해 개봉한 전 세계의 장편 공포 영화들을 대상으로 '2023년 공포 영화 50(The Official Top 50 Horror Films of 2023)'을 선정한 가운데, 한국 영화 '잠'이 3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전 세계 다수의 공포 영화들 가운데, 뛰어난 완성도와 장르적 쾌감을 입증했습니다.
<크리에이터> 그린스크린대신 해외 로케이션에서 촬영
참신한 비주얼과 가까운 미래에 대한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실 관람객의 호평을 받고있는 <크리에이터>.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하고 싶지 않았다. 진짜 해외 로케이션에서 실제 사람들과 촬영하고 싶었다"고 밝힌 것처럼 실제로 제작진은 태국, 베트남, 네팔,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지를 직접 방문해 아시아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을 진행하며 독창적인 세계관에 걸맞는 뉴 아시아의 풍경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리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정정훈 촬영감독미국 촬영감독협회 정회원 됐다
정정훈 촬영감독이 미국 촬영감독 협회(ASC)의 정식 회원이 됐습니다. 한국 출신의 촬영감독이 ACS 정식 회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데요.정 촬영감독이 할리우드로 진출한지 약 8년 만입니다. 정 촬영감독은
<올드보이> <아가씨> <신세계>등 여러 한국 영화를 촬영했고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하면서 <그것> <라스트 나이트인 소호> 등 여러 영화를 촬영했습니다.
CGV 씨네클래식 기획전
CGV 가 다양한 재즈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씨네클래식 기획전을 진행합니다.
이번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사라 인 쿠바’와 ‘BBC 프롬스:NYO 재즈 위드 디 디 브릿지워터’ 두 편으로 2주 동안 상영됩니다.이번 기획전은 CGV용산아이파크몰 외 9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
- 블랙팬서의 죽음 이후 과연 매력적인 영웅이 탄생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으로 영화 블랙팬서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어요.
1편에서 겨우 세팅이 되었는데, 다시 2편에서 재세팅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번에 2편이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영화가 마블 페이즈4의 마지막 영화에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던 영화였죠.
마블 페이즈4가 스파이더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고만고만 했거든요.
이번에 개봉한 블랙팬서도 아주 좋다고 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나쁘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영상에서 알려드릴게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에사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아래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링크를 통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브런치 구독은 아래 링크에서!!
-
- 너와 나 - 수학여행 전 날 악몽을 꾼 한 소녀의 숨겨둔 고백 (재업로드)
-
*재업로드 영상입니다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
-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메인 예고편
이제부터 혼자 간다!
정략결혼을 피해 도망친 도쿄에서
‘슈조’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 ‘모모코’는
오랜 시간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게 된 모모코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며
새로운 ‘홀로 라이프’를 펼쳐나가기 시작하는데...
찬란했던 젊은 날의 기억과 함께
새롭게 꽃피우는 모모코의 인생 후반전!
-
- 디즈니+ <트리거> 티저 예고편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 때려잡는 탐사보도팀 '트리거' 그들의 팩트 폭행이 시작된다💥 [트리거] 1월 15일 단독 공개
-
- 6월 1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
.
국내
<탑건: 매버릭>, 톰 크루즈의 최고 오프닝 기록
ⓒ 네이버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약 1억 달러가 넘는 오프닝 수익을 기록했으며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중 사상 최고 오프닝을 기록하였다.
영화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
5월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1천 400만 명을 넘어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과 비교했을 때 무려 366%가 증가했다.
톰 크루즈, 내한 확정
ⓒ 네이버 영화
배우 톰 크루즈가 <탑건: 매버릭>으로 10번째 내한을 확정했다.
이번 내한에는 영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배우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도 함께한다고 밝혔다.
손석구, 6월 브랜드 평판 1위
ⓒ 네이버 영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측정한 브랜드 평판에서 손석구 배우가 6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하였다.
<쥬라기 월드>, 주말 관객수 147%↑
ⓒ 네이버 영화
<쥬라기 월드: 도마니언>은 주말 관객수가 전날 대비 147% 이상 상승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6월 5일 누적 관객수 181만 9,993명을 달성하였다.
범죄도시2, 886만 돌파
ⓒ 네이버 영화
<범죄도시 2>는 개봉 19일째 되는 날 886만 8천 명을 돌파하며, 1천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전 시리즈인 범죄도시 1의 누적 관객수(688만 명)을 뛰어넘은 지는 오래다.
해외
기묘한 이야기 4, 83개국 1위 기록
ⓒ IMDB
기묘한 이야기 시즌 4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무려 전 세계 누적 시청 2억 8600만 시간을 달성하였고,
이와 동시에 공개 첫 주말에 83개 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꿀을 이곳저곳 옮겨가 많은 따뜻한 마음을 퍼트리는 벌처럼
반복되는 일상과 거리를 좁힐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에블린은 여러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전 늙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었어요.” 어떤 사회의 배경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주변의 상황만큼 영향을 끼치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에블린에게 우연히 다가온 니나라는 할머니는 60년도 더 된 이야기를 통해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함을 전해준다.
물에 빠진 자동차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는 미국 남부의 휘슬 스톱 마을의 잇지를 보여주고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자아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 잇지. 그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사회의 기준에서 더 벌어진 방황을 멈추지 못한다. 이런 잇지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부탁을 받은 루스는 오빠의 옛 연인이 아닌 친구로서 잇지를 만나게 되고 잇지가 어려울 때는 루스가, 루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잇지가 다가가며 함께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현재에 변화를 이끌 힘을 쥐어주고 배려라는 말에 묶인 침묵을 스스로 풀 수 있게 된 에블린은 계속해서 니니를 따라간다. 마침내 니니가 잇지에 겹쳐지며 <휘슬 스탑 카페>가 나타난다. 사회 억압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지는 못했지만 잇지와 루스가 서로의 얼굴에 음식을 문지르며 웃음 짓던 그때와 그 공간이 그때를 간직하고 있었다. 타인의 편견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하면서도 그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받고 처벌받던 사람들과 함께 끊임없이 나아갔다.
왓챠에 보고 싶어요 라는 목록이 있다. 그 목록에는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있고 이미 OTT에 공개된 작품들이 있다. 그중,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담아 놓은지 꽤 오래되었는데 담은 지 반년만에 눌러보게 되었다. 왜 진작에 누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작년보다 영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 나은 지금 보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성별, 인종, 장애에 관한 이야기에 그저 흥행을 좇는 영화들을 많이 보아 어떤 소재에 대한 진부함이 들었었는데, 이런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듯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고 웃음 나고 따뜻하고 또 통쾌한 영화는 참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에블린이 니니를 따라가듯 나도 그들을 따라가며 듣는 기분이 드는 이 영화는 목적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람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두 사람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의 관계성을 다루고 있어 더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서 의미가 있었다. 토완다!라는 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용기를 나눠주는 힘이 되고 익숙하지 않은 토마토 튀김에 익숙한 꿀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그렇게 잇지와 루스를 연결하고 니니와 에블린을 연결한다.
“너를 언제나 사랑해, 꿀벌의 연인으로부터.”
-
- Conviction of Everyone, 영화 <브이 포 벤데타>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해 주던 친구가 있었다. 영화 초반에 나오던 독백을 적어서 편지에 적어주면서. 추천받으면 제때 보지 않는 이상한 습관이라도 있었던 건지, 한참이 지나고 이제서야 봤다. 이비의 목소리로 Remember, Remember the 5th of November로 시작되는 대사를 들으면서 그 친구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라고 했을까 궁금해졌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는 그 친구를 마음 한 켠에 두고 시작되었다.
유쾌한 사이다 영화다. 이상적인 전개지만 배경은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미래의 국가이지만 익숙하다. 역사는 패션보다는 좀 더 큰 주기로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리라. 세계대전과 테러, 질병을 겪으면서 등장한 전체주의 국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질병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2차 세계대전은 강렬하며, 생체실험은 저 멀리 일제강점기까지 떠오르게 한다. 히틀러를 떠올리게 만든 것 같은 미래엔 서틀러가 있고 언론을 포함해 수많은 통제가 있다. 늦은 밤엔 통금이 있고, 하나가 되기 위해 다양성은 배척된다. 서틀러와 크리디는 일부러 질병을 퍼뜨려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넣었다. 생화학무기를 만들겠다던 생체실험은 본래 목적 대신 유일무이한 질병을 만들고 치료제를 갖고 있다가 적시에 풀고 이익을 얻는데 쓰였다. 얼마나 짜릿했을까. 온 나라를 내 손에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기분이란.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 조금씩 틈이 생기는 게 보일 때마다. 그래서 자꾸 통제하게 되었겠지.
사람들은 서틀러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불만은 있지만 그들에게 서틀러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차악이다. 다시 고통받고 두려워하며 살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도 그냥 듣고 있고,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면서 그런대로 산다. 때 되면 밥을 먹고, 술도 마시고 TV도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허전하다면 그건 사람들의 어딘가 결핍된 표정 때문일 것이다. 미술과 음악 등 예술은 물론 음식까지 제한했다니 서틀러는 정말 고약하기 짝이 없다. 예술은 자유롭게 자신을 비판하는 게 싫어서 그랬던 모양이고, 본인 입에만 넣으라고 있는 버터가 아닌데.
그때 나타난 게 브이다. 이비를 포함해 사람들이 가면을 쓴 그를 마음에 담게 된 건 그는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모두가 알고 있지만 대놓고 이 나라는 뭔가가 제대로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권력자들이 가장 큰 잘못을 했지만, 사실은 거울 속에 비치는 당신들이 가만히 있었던 걸 되돌아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놀라워서 귀 기울인 건 아닐까. 당장 나와 함께 하자고 하지 않고 1년 후에 함께 하자는 그 말에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라고 치부하지 않는다. 혁명을 꿈꾸는 사람이 궤변론자나 과대 망상가라고 평가받지 않게 되는 건 정말 세상이 문제가 있고, 사람들도 알고 있지만 어찌할 바를 알 수 없을 때다. 세상이 부조리하고 억압적으로 느껴질수록 브이에게 설득력이 생긴다. 누군가에겐 그럴듯하고, 누군가에겐 헛소리가 되어버릴 땐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이상하지, 하나가 되자고 할수록 하나같이 절망감을 느끼게 만드는 게.
브이의 '11.5 선언'은 묘하게 교훈적이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입바른 소리를 하면 밉상일 때도 있는데 이상하게 수긍이 가는 건 그는 사람들과 다르게 도전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그 방송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재판소를 시원하게 폭파하면서 1812 서곡을 들려주었고, 언론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정규 방송을 차단하고 비상 방송을 장악해서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였다. 방송국에서는 황급히 그를 검거한 것처럼 내보냈지만 이미 사람들은 믿지 않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을 흔들고 내년 11월 5일을 기대하게 만든 것이다. 1년 후 11월 5일이 다 되어선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버렸다. 모든 집에 자신과 똑같은 가면과 망토를 선물하면서 사람들은 거리에 나올 준비가 되었다. 그 가면을 쓰고 망토를 걸치고 한마음으로 거리를 활보하며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자정이 지났을 때, 400여 년 전 가이 포크스의 생각처럼 시원하게 국회의사당을 날려버렸다.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해 준 건물은, 사람들에게 의미를 잃었을 때 쓸모를 다 한다. 국가나 정부에도 이는 똑같이 적용된다.
이쯤 되면 다가오는 느낌을 알다마다. 뭔가 술술 풀리는 게 좋으면서도 불편하다. 음악과 함께 펑펑 터지는 건물에 하늘 위를 수놓는 폭죽은 속이 다 시원하다. 그러면서도 그 광경이 잠잠해지면 이비가 처음 브이를 만났을 때 경계했던 생각이 그대로 소환된다. 이상은 어디에나, 누구의 마음속에나 있었지만 왜 우리의 현실은 늘 그러지 못했을까? 한바탕씩 뒤집어지면 이제는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다가도 다시 보면 제자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다시 사람들은 무기력해질 것이고 누군가는 권력이나 이익을 위해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신념(이데아, Idea)에 답이 있다고 하는 건 안도해야 할 부분인지 모르겠다. 개인의 마음속 신념은 절대적일지 몰라도, 사람들 사이에 신념은 너무나 다른 의미다. 각자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거나 빼앗기까지 하며, 그럼에도 그 신념은 끈질기게 살아있다. 인간이 때론 신념의 숙주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내가 잘 사는 것과 우리가 잘 사는 방향은 다를 때가 많다. 국가나 정부가 있는 한 그 부분이 충돌하는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국가나 정부 없이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혼란과 변화 속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 할 테니까. 둘 다 우리를 공포와 무기력에 잠식하게 만들기는 충분하다.
또 다른 불안감의 원인은 브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후에 브이처럼 이렇게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해 줄 존재가 있을까? 브이는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불렀지만 영화 속의 그는 적잖이 멋진 영웅이었다. 위트가 넘친다. 문학은 셰익스피어, 영화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좋아하며, 총보다 칼을 선호하고, 재즈를 즐겨 듣고, 자신만의 갤러리를 갖췄다. 심지어 앞치마를 곱게 두르곤 아침엔 몰래 구한 버터에 계란 넣은 토스트도 만들어주지 않나. 이비에겐 첫 만남부터 핑거맨에게 붙잡혀 있는 걸 구해줬을뿐더러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만큼의 온갖 V를 가져와 언어유희를 펼쳤다.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전신이 불타 있는 걸 알고도 그에게 매력을 느꼈다면 왜일까? 흔들리지 않는 신념 혹은 그 신념을 내뱉는 깊은 목소리의 덕일까? 부정하지 말자. 브이는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만큼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팬텀이 크리스틴에게 한 것처럼 이비에게 소유욕을 보이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물론 브이 역시 팬텀 못지않게 몹쓸 구석도 많다. 애초에 이비를 이 모든 사단에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처음 만났는데 재판소를 터뜨리는 그 자리에 데려가서 공범으로 만들지 않았나. 이비가 일하고 있는 BTN 방송국에서 때마침 '11.5 선언'을 하면서 건물을 장악했고, 이비가 그를 구해주자 예상에 없던 전개인지 고민을 하다가 자신의 집에 데려와 안전하게 내년 11월 5일까지 나갈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 이비의 신분증을 제 것처럼 훔쳐서 자신의 복수에 이용했고 두려움을 없애주겠다는 이유로 그녀를 고문하고 별로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기에 고문을 해줬어. 머리를 밀고, 물에 집어넣었지. 왜 그렇게 오래 고문했냐고? 네가 굴복하지 않았잖아. 용서를 바라진 않지만 넌 덕분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고,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되었다면서. 가만 보면 상당히 뻔뻔하다.
영화에서 조금 아쉬운 건 고문 장면 이후에 이비가 브이를 쉽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둘 사이에 애틋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서 좀 더 시간을 할애하며 전달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제삼자가 보기엔 방금 전까지 자신을 고문했던 브이를 이비가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에라도 걸린 것처럼 사랑에 빠진 느낌이었다. 물론 무슨 의미인지는 안다. 초반부터 이비는 모두가 11월 5일을 기억하지만, 자신은 한 남자, 브이를 기억하겠다고 할 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한다. 그날이 다가올수록 사랑도 깊어졌다. 심지어 두려운 게 없다던 브이는 막판에 이비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들은 통했다.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고 신념이 확고한, 단단한 존재가 되었다. 11월 5일 전날 밤 그들은 마지막으로 Cry me a river을 듣고 춤을 추었다. 사랑을 느낄 수 없으리라고 했던 브이에게 이비는 그렇게 불가능할 것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그렇다고 브이가 이비를 고문했다는 사실이 사라지진 않는다. 둘이 애초에 결사단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넘치던 증오가 갑자기 진정된다고? 고문을 당하면서도 사랑을 전하려 했던 발레리의 편지가 아니었으면 이비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장담할 수도 없다. 둘이 애틋해지는 걸 보고 함께 100퍼센트 애틋해지진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브이가 이비를 무척 아꼈기 때문에 고문까지 했겠다 싶다. 브이는 왜 그녀에게 빠져들었을까. 그가 우연을 믿지 않아서는 아닐까. 브이로 현란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사람이 이비(Evey)라는 이름에 v가 들어가서? 혹은 E-V라고 생각하니 너무 인연처럼 느껴져서? 마침 재판소를 터뜨리러 가는 저녁에 Eve라는 뜻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혹은 그녀에게 고마워서는 아닐까? 마침 방송국에서 위기의 순간 이비가 자신을 구해줘서?
혹은 얄팍하게도 그의 곁을 먼저 떠나서는 아닐까. 브이가 복수를 위해 그녀를 미끼로 썼을 때,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도망쳐 일하던 방송국의 PD 고든에게 찾아갔다. 고든은 묘하게 브이와 닮았다. 재즈를 틀은 채로 계란 넣은 토스트를 해주고, 집에 자신만의 위험한 갤러리가 있다. 그가 자신이 브이라고 장난칠 때, 왠지 그게 장난이 아닌 것도 같았다. 좀 더 평범하고 힘이 세지 않다고 해서 그가 브이와 다른 것은 아니다. 고든은 간판 프로그램의 PD고 무슨 바람인지 갑자기 말도 안 되게 풍자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브이에게 고든과 그의 결정적 차이점은 이비가 고든의 집에서는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단 점은 아닌가? 고든이 프로그램 내용으로 붙잡혀 가고 나서 도망치던 이비를 붙잡아 고문을 시작한 걸 보면, 지극히 공적인 이유만으로 고문을 했다고 믿기는 어렵다. 궁금했겠지. 그에게서 도망치고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에 대한 정보를 넘겨주지 않을지 확인하고 싶었을 갓이다.
Ideas are bulletproof.(My turn!)
고문 후에 이비가 브이를 떠난 걸 보면 브이가 준 교훈과 별개로 이비가 다행히(?) 완전히 그를 용서한 건 아닌 듯싶다. 이비와 브이는 복수라는 지점에서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복수를 하는데 피를 흘려야 하는가. 이비는 자신의 온 가족을 이 나라에 빼앗기고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영화를 보고도 복수에 눈이 멀어 외면당한 메르세데스가 안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만약 브이가 복수할 대상이 마침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그때도 우리는 지금처럼 브이를 공감할 수 있었을까? 그가 복수할 대상들이 이제는 힘을 잃은 약자가 되었다면 애초에 그는 이렇게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도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죽였을 것이다. 그들의 힘을 빼앗고 모든 것을 정상화하는 방법이 브이에겐 죽음뿐이었다.
한 가지 더 아쉬웠던 건, 이비가 그저 브이를 기억하는 어느 특별한 누군가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만약 그 고문이 이비가 자신을 대신할 또 다른 브이가 될 수 있는 걸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해도 설득력은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이비에게 집과 심지어 10년을 넘게 노선을 깔고 만들어놓은 지하철 폭탄을 넘기는 걸 보면 그걸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브이는 복수가 삶의 목표였지만, 이비는 복수가 목표인 사람이 아니다. 그녀에겐 이름처럼 삶이 있고, 그 삶은 국회의사당이 폭파된 이후에도 이어진다. 원작에선 실제로 이비가, 이후에는 도미닉이 브이를 이어간다고 하는데 그 부분이 살아났어도 좋았을 것이다.
20년을 걸었던 도미노
영화는 브이의 원맨쇼이자 이비와 브이의 콤비이자, 수많은 사람들의 팀워크였다. 그래서 더더욱 반드시 브이라는 '한 남자'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브이였고, 브이이며, 브이가 될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기억할 수 있게 될 테니까.
이제서야 그 영화를 보게 된 게 현실과 무관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우리의 과거는 지구 상 어딘가에서 되풀이된다. 그 과거는 누군가의 현재이자 미래다. 조금 가깝고 먼 나라들에서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억압에 맞서 저항하려 하지만 영화처럼 속 시원한 모습은 보기 힘들다. 브이는 피의 복수에 성공했지만 현실엔 무고한 사람들의 피가 흐른다. 마음이 아파서 영화를 통해서라도 대리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 역시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초인적인 힘을 가졌던 영화 속 브이를 찾고 싶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건 브이가 아닌, 이비, 발레리, 핀치 경감, 고든 PD, 그리고 안경잡이 소녀다. 이비가 브이가 방송국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돕지 않았다면, 발레리가 고문당하면서도 모두를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기지 않았더라면, 당에 27년이나 충성해 온 핀치 경감이 이 나라가 권력을 위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였다는 걸 알고 이비가 레버를 당길 때 말리지 않았다면, 고든 PD가 사람들에게 코미디를 가장해 서틀러를 풍자하지 않았다면, 안경잡이 소녀가 브이의 상징을 스프레이로 그리지 않았다면, 술집과 식당, 집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망토를 걸치고 한 곳에 모여있지 않았다면,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1812 서곡이 그렇게 통쾌하게 들릴 리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끝까지 브이와 이비를 뒤쫓다가 걸음을 멈췄던, 모든 걸 알고 밤잠을 설쳤던 핀치 경감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그의 촉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고, 언제 총을 내려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V가 들어가는 수많은 단어가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남는 건 모두(everyone), 그리고 신념 혹은 유죄(conviction)이란 단어다. 신념이자 유죄라는 뜻을 가진 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반드시 처벌을 받는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더라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유죄다. 신념 없이 살아서 유죄가 되기도 하고, 신념이 있더라도 어떻게 행하느냐에 따라 유죄가 될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 특정한 정치체제나 사상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목격한 건 통제와 억압 사이에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었다. 어떤 해결 방법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영화도 무조건적인 답을 주진 않는다. 브이 역시 완전하지 않았고, 앞으로 어느 누구도 완전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그가 남긴 말들 중 스스로에 마음에 남았던 말을 기억하면 된다. 그리고 언젠가 뭔가가 제대로 잘못되었을 때, 그 말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으면 된다. Voilà!
-
- ? 4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푸바오를 대신해줄 '포'바오! 드림웍스의 간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귀환!
이번주 개봉 예정작 같이 만나보아요!
쿵푸팬더4
Kung Fu Panda 4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미국 | 94분
감독: 마이크 미첼, 스테파니 스티네
출연: 잭 블랙, 아콰피나, 비올라 데이비스, 더스틴 호프만 등
개봉: 2024.03.27.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오랜만이지! 드림웍스 레전드 시리즈 마침내 컴백! 마침내 내면의 평화… 냉면의 평화…가 찾아왔다고 믿는 용의 전사 ‘포’ 이젠 평화의 계곡의 영적 지도자가 되고, 자신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아야만 한다. “이제 용의 전사는 그만둬야 해요?” 용의 전사로의 모습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성장을 하기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포’ 하지만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복제하는 강력한 빌런 ‘카멜레온’이 나타나고 그녀를 막기 위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쿵푸 고수 ‘젠’과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포는 가장 강력한 빌런과 자기 자신마저 뛰어넘고 진정한 변화를 할 수 있을까?
CINE PICK!
드림웍스의 간판 애니메이션이자 개봉 3주차 2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쿵푸팬더 4>!
더빙을 맡은 잭 블랙,아콰피나, 더스틴 호프만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재 예매 관객 12만장을 돌파하며 <쿵푸팬더3>의 개봉 이틀 전 예매량 5만장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We Made a Beautiful Bouquet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 일본 | 123분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키요하라카야 등
재개봉: 2024.04.10.
배급: ㈜미디어캐슬
시놉시스
“시작은 막차였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일본에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6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륵주륵>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사랑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이고 담백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골드핑거
The Goldfinger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액션 | 중국, 홍콩 | 126분
감독: 장문강
출연: 양조위, 유덕화 등
개봉: 2024.04.10.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1980년대 홍콩 경제를 주무르던 황금제국 ‘카르멘 그룹’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그동안 자행됐던 불법들이 서서히 드러나며 2조 홍콩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수사가 시작된다. 불법으로 악명 높은 그룹의 수장 ‘청’(양조위), 그를 집요하게 쫓는 반부패 수사관 ‘류치웬’(유덕화)
불꽃 튀는 대결 속, 오로지 한 사람만 살아남는다!
CINE PICK!
20년 만에 보는 양조위 X 유덕화의 조합! <무간도> 시리즈의 각본을 썼던 장문강 감독의 신작 <골드핑거>에서 양조위와 유덕화가 다시 스크린에서 마주한다고 하는데요. 영화는 홍콩의 밑바닥에서 무일푼으로 출발해 금융 범죄로 막대한 부를 쌓아 거대 그룹의 수장에 오른 청이옌의 성공과 몰락을 그린 누아르 영화입니다.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
SUGA│Agust D TOUR 'D-DAY' THE MOVIE
ⓒ 네이버영화
개요: 공연실황 | 한국 | 84분
감독: 박준수
출연: 슈가
개봉: 2024.04.10.
배급: CGV ICECON
시놉시스
방탄소년단 슈가의 앙코르 콘서트 실황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 10개 도시, 25회 공연,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 대장정의 피날레이자 수많은 관중이 뜨겁게 열광했던 ‘SUGA | Agust D TOUR 'D-DAY' THE FINAL(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 데이 더 파이널)’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솔로 아티스트 Agust D(어거스트 디)의 경계를 넘나드는 풍성한 음악, 화려한 퍼포먼스, 폭발적 에너지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정국과 함께한 특별한 듀엣 무대까지 ‘D-DAY’ THE FINAL, 그 날의 뜨거운 열기와 전율을 스크린에서 만난다!
CINE PICK!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의 2023년 8월 D-DAY TOUR 콘서트를 배경으로 한 공연 영화로 그날의 뜨거운 열기와 전율을 스크린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10개 도시, 25회 공연,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 대장정의 피날레,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정국과 함께 특별한 듀엣 무대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
-
- 악연 | 발버둥칠수록 벗어날 수 없는 업보의 늪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채업자'(조진웅)에게 진 빚을 아직 갚지 못한 '박재영'(이희준). 기한이 다가올수록 그는 마음이 급해진다. 이에 아버지를 죽인 후 사고사로 위장하고, 사망보험금으로 사채를 갚기로 결심한 재영. 그는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조선족 출신 살인 전과자 '장길룡'(김성균)에게 아버지 살해를 의뢰한다. 하지만 길룡이 아버지의 사망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데 실패하면서 재영의 계획은 예상 못한 나비효과를 초래한다.
한편, 한의사 '한상훈'(이광수)는 애인 '이유정'(공승연)과의 데이트 도중 음주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다. 사망자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목격자까지 생기자 상훈은 사고를 숨기려 한다. 시체를 암매장하고 목격자 '김범준'(박해수)의 입을 돈으로 막으려는 것. 그러나 범준이 더 많은 돈을 요구해 오면서 그의 계획은 또 다른 사고를 낳고, 사건과 사고가 연이은 끝에 범준, 재영, 유정, 그리고 '이주연'(신민아)의 악연이 모습을 드러낸다.
업보로써 직조한 피카레스크 스릴러
힌두교나 불교 같은 인도 계열 종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이 카르마(Karma), 곧 업과 업보다. 이들 종교에서는 모든 지각 있는 존재의 행위와 결과가 그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연쇄적으로 묶여 있다고 여긴다. 원인으로 작용하는 그들의 생각이나 언행은 업이고, 업의 결과는 업보다. 업에 따라서 업보는 달라질 수 있다. 선업을 쌓았다면 좋은 업보를, 악업을 쌓았다면 나쁜 업보를 감당해야 한다.
이때 업보는 당장 행위자에게 돌아오지 않아도, 언젠가는 되돌아온다. 이번 생이 아니면 다음 생, 다다음 생, 혹은 사후의 내세에서라도 업보는 행위의 당사자에게 무조건 되돌아간다. 인도 계열 종교는 대체로 한 개체가 죽더라도 소멸하지 않고 윤회하는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 업보의 연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하나다. 해탈을 통해 윤회의 수레에서 벗어나는 것뿐이다.
<검사외전>, <리멤버>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이일형 감독의 신작 <악연>은 'Karma'라는 영어 제목에 맞게 업보의 수레바퀴에 갇힌 이들을 조명한다. 무관해 보이는 캐릭터 7명이 어떻게 연이 닿고, 그 악연이 업보가 되어 되돌아오는지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에피소드 6개를 앉은자리에서 보게 만드는 지독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악연>의 구조와 구성 자체가 업보의 의미와 무게를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덕분이다.
하지만 <악연>의 뒷맛은 개운치 않다. 중독적인 첫맛과는 다른 이질적인 맛이 느껴진다. <악연>은 업보의 굴레에 갇힌 이들만 보여주지 않는다. 후반부에서는 그 굴레로부터 벗어나려는 이들과 그 방법도 보여주고자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악인들이 얽히고설키는 피카레스크 장르의 분위기가 깨진다는 것. 그 결과 중반부까지의 임팩트도 빛이 바래고 만다.
설계된 반전
<악연>의 첫인상은 독특하다. 수많은 반전 덕분이다. 얼핏 보기에 <악연>의 반전은 장르적 특성 같다. <악연>이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악행에 토를 달지 않고, 도덕적 옹호도 하지 않는 피카레스크 장르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주요 인물만 보더라도 주연을 제외하면 빚쟁이, 사기꾼, 살인자, 꽃뱀, 불륜남 등 악인으로 가득하다. 서로서로 뒤통수를 쳐도 어색하지 않은 판이 처음부터 깔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악연>의 반전은 장르적 특성과는 별개의 작법에 가깝다. 단순히 주인공들이 변심하거나 상대를 배신하는 전개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반전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유도하기 위한 구조적 설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악연>의 반전은 일관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건의 결과를 먼저 보여주고, 사건의 원인을 나중에 보여주면서 드라마가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는 앞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식이다.
일례로 상훈과 유정은 처음에 연인처럼 보이지만, 이내 유정이 범준과 작당해서 상훈의 돈을 털어먹으려는 사기꾼임이 드러난다. 심지어 상훈도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한참 후에 등장하면서 더 큰 충격을 안긴다. <악연>은 이러한 반전의 결과를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원인은 다음 에피소드에 배치하면서 작품의 유기성과 몰입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
인과의 역순으로 풀어낸 업보
<악연>의 반전은 그 자체로 영화 제목이자 주제의식인 'Karma(업보)'라는 개념을 영상화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업보라는 개념은 단순히 직선적인 인과관계를 뜻하지 않는다. 하나의 원인이 있을 때, 그 원인이 다방면으로 영향으로 끼치면서 두 개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게 핵심이다. 그렇기에 업보는 의도치 않은 나비효과를 유발하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언제나 행위자에게 되돌아온다.
<악연>의 반전은 업보의 나비효과를 직관적으로 설명해 준다. <악연>은 시간을 역행한다. 결과를 먼저, 원인은 나중에 보여준다. 또 그 원인을 만들어낸 그 이전의 원인도 나중에 알려준다. 이를 몇 차례 반복하면 모든 사건의 기점인 하나의 사건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의 원인이 서로 다른 사건에 영향을 끼치면서 서로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인물들과 사건이 결국 하나의 실로 이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상훈과 유정의 데이트는 유정과 범준의 범죄행각과 상훈의 불륜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상훈의 부인이 사설업체를 통해 남편을 뒷조사하는 과정에서는 범준의 신원이 밝혀진다. 범준의 행적을 역으로 추적하면 그와 유정이 과거에 저지른 악행이 드러나고, 아무런 접점이 없어 보이던 재영과 주연이 그들과 악연으로 얽힌 최초의 사건 또한 수면 위로 올라온다.
즉, 한 사건의 파장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결과들을 초래하고, 그 결과가 행위자들에게 되돌아온다는 업보의 개념 그 자체가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이루는 셈이다. 따라서 그저 이야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는 지독한 악연과 업보의 무게감을 자연스럽게, 저절로 체감할 수 있다. 심지어 <왕좌의 게임>이 연상될 정도로 주인공들을 거침없이 퇴장시키기에 그 업보는 더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해탈하지 못하고, 해방되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업보가 쌓여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은 스타일리시하지만, 업보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세련되지 못했다. 후자를 전담하는 이주연 플롯의 완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견 모순적인 '수동적 능동성'에 기반한 각성을 보여줘야 할 그녀의 서사는 수동적인 이미지로만 가득하다. 그 결과 주연은 업보의 굴레로부터 주도적으로 해탈하기보다는 해방되는 것처럼 보이고, 그 쾌감도 크지 않다.
겉보기에 주연은 분명 수동적인 인물이다. 각자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다가 예상치 못한 업보를 쌓는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르다. 그녀는 강간 피해자였을 뿐이고, 그 이후로는 착실히 경력을 쌓은 의사일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오프닝 장면부터 등장했고 모든 사건의 시작점에 있는 주요 인물인데도, 그녀의 이야기는 중심부에서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 수동적 이미지 이면에는 능동적인 이주연이 숨어있다. 성폭행을 주도했던 재영이 자기 환자로 입원했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그녀는 재발한 트라우마와 치열하게 맞서 싸운다. 재영을 향한 살의는 점점 커져 가고, 그녀는 살의를 행동으로 옮기기도 한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그를 죽이지 않기로 결심한다. 더 나아가서 그와 관련된 모든 사건을 잊고, 고통과 복수심에 집착하지 않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업보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하는 이 장면은 주연의 능동성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악연>은 이 기회를 놓친다. 주연이 결단을 내리는 그 순간, 드라마는 그녀의 남자친구 '윤정민'(김남길)에게 먼저 주목한다. 살인을 저지르면 그들처럼 삶이 망가진다며 만류하는 그의 설득이 그녀의 변화보다 부각되는 것. 그 대가로 <악연>의 의도는 흐려진다. 메시지를 담아내야 할 주연의 능동성이 수동적 외양에 전부 가려진 탓이다. 이는 흰 눈이 내리는 세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주연이 장식하는 마지막 장면이 공허한 이유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역효과
윤정민의 존재는 또 다른 역효과도 유발한다. 과거의 고통과 트라우마에 집착하는 대신, 그 갈망을 멈출 때 새롭고 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주연의 깨달음은 다른 방식으로도 묘사된다. 그녀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는데도 가해자들이 인과응보를 받는 식이다. 주연을 강간한 재영도, 그를 이용한 유정도, 그녀를 부추긴 범준도 각자의 업보를 죽음으로 되돌려 받는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윤정민의 존재와 역할은 업보라는 주제의식을 약화한다. 재영의 사채 빚을 몰랐던 범준은 재영 행세를 하다가 난데없이 사채업자 패거리에게 납치당한다. 얄궂게도 윤정민은 사채업자 조직에서 장기밀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결국 정민은 범준의 모든 장기를 떼어내고 그를 죽이면서 주연의 복수를 대신한다.
이 전개는 두 가지 문제를 낳는다. 일단 윤정민이라는 캐릭터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써 기능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저해한다. 주연을 설득해서 그녀를 각성시키도 하고, 여자친구를 대신해서 복수도 자행하면서 모든 갈등을 편의적으로 종식하기 때문이다. 불법 장기 밀매 사업에 관여한 그가 정작 업보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큰 틀에서는 주제의식에 어긋나는 묘사라고 볼 수 있다.
김남길이라는 배우를 특별출연시킨 반전의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친다. 드라마는 그가 수상한 전화를 받고, 친척 핑계를 대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서 그가 불법 조직과 연이 닿아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다 보니 범준이나 재영이 업보를 돌려받을 때 그가 어떤 방식으로라도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 즉, 마지막 반전은 앞선 반전들과는 달리 반전을 위한 반전이라서 뻔하고,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잘 만든 스릴러가 아쉬운 이유
이일형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같은 주제의식을 공유한다. 사회적 복수, 정의, 방벌이다. <검사외전>은 사법과 정치 영역의 부패 문제를, <리멤버>는 친일파 청산 문제를 정리, 해결하는 영화였다. <악연>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과연 사회가 청소년 범죄를 충분히 정의롭고 응분히 처벌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악연과 업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써 제기하는 드라마니까.
그렇기에 작위적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구축으로 인해 완결성이 무너진 <악연>의 아쉬움은 작지 않다. 흥미롭게 곱씹어 볼만한 메시지와 소재가 장르적 쾌감으로만 소비되면서 불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분명 잘 만든 스릴러이고, OTT 시청자 입장에서는 크게 흠잡을 데 없는 오락인데도 <악연>의 몇몇 단점이 유독 눈에 잘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Acceptable 무난함
진단은 맞았지만 처방이 잘못된 탈업보 스릴러
-
- <D.P.> 70년째 바뀌지 않는 수통 안을 들여다보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훈련소를 수료하고 헌병대로 자대 배치를 받은 이병 '안준호(정해인)'는 선임인 '조석봉(조현철)'의 친절과 병장인 '황장수(신승호)'의 괴롭힘 속에서 군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준호의 관찰력과 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중사 '박범구(김성균)'는 그를 D.P. 팀으로 옮기지만, 준호는 첫 번째 임무에서 선임의 실수로 인해 처참히 실패하고 영창살이를 하게 된다. 그러나 새롭게 부대에 부임한 대위 '임지섭(손석구)'은 준호의 실패가 온전히 그의 책임이 아니라 판단하고, 본래 D.P. 팀이었던 상병 '한호열(구교환)'을 복귀시켜 준호와 같은 팀으로 배치한다. 천방지축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쌓은 호열은 준호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그들은 한 팀으로서 탈영병들을 쫓기 시작한다.
27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웹툰 <D.P 개의 날>을 영상화한 작품으로 <뺑반>과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고 원작 작가인 김보통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D.P.>는 공개 직후부터 수많은 현역, 예비역들의 악몽을 유발하는 사실적인 군생활 고증으로 이슈몰이를 하면서 넷플릭스 인기 있는 콘텐츠 top 10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 단지 리얼함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잊고 싶은 그 리얼함마저도 화제가 된 진짜 배경에는 군대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한 메시지와 주제의식, 특히 변하지 않는 군대에 대한 회의감이 자리하고 있다.
제목인 <D.P.>는 탈영병 추적병을 뜻하는 Deserter Pursuit의 줄임말로, 드라마는 이름대로 탈영병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추적병들의 이야기를 여섯 에피소드로 나누어 담아낸다. 그 과정에서 드라마는 자연스레 각 탈영병의 사연을 소개하고 각종 병영 부조리와 모순을 고발한다. 살인자를 잡기 위한 첫 단계로 살해 동기를 파악하듯, 탈영병들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탈영 동기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중 묘사되는 사연들은 구타를 비롯해 코골이가 심하다는 이유로 방독면 씌우고 물 붓기, 하의를 벗긴 후 라이터로 음모 태우기, 자위행위 강제하기, 얼굴에 살충제 뿌리기 등 군대를 경험했다면 직간접적으로 접했을 사실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외에도 <D.P.>는 폭력과 관계는 없지만 그 못지않게 병적인 여러 모순점들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군대를 갈 경우 가족을 돌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인원 부족으로 인해 징집률이 약 90%에 이르는 현행 징병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타 부대와 협동하여 탈영병을 잡는 과정에서는 병사와 병사, 병사와 간부 간의 갈등에 가려져 있던 부사관과 간부 간의 대립과 부조리를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육군 주임원사들이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던 사건과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 갑질 사건 사건처럼 일부 간부들이 병사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악습 역시 카메라에 포착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건들을 갓 입대한 이병 안준호의 시점에서 접하다 보니 더욱 충격적으로 묘사되어 간접 체험의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아직 군대와 사회 사이에 서 있는 이병이라는 계급의 특성과 더해져 단지 탈영병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군대 조직 전반의 문제를 직관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탈영병을 잡지 못하는 에피소드에서는 단지 탈영병이 겪은 폭력뿐만 아니라 탈영병을 잡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문제, 서류와 현실이 따로 놀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면피하려는 군대 특유의 문화를 제대로 꼬집는다. 그래서 사회와 이질적인 시스템 안에서 마치 자신의 얼굴을 피멍이 들 때까지 때리고 싶을 정도로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안준호의 모습은 특히나 인상적이고, 충격적이며, 가슴 아픈 연출이다.
또한 <D.P.>는 단지 문제를 열거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모두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모순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존속되는 근본 원인을 나름대로 고찰해 보여준다. 그 중심에는 피해자인 일병 조석봉과 가해자인 병장 황장수가 있다. 평범한 미대생이자 친절한 학원 선생님이고, 후임인 준호에게 "우리는 선임처럼 되지 말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선량한 청년이었던 석봉. 그는 거듭되는 황장수의 폭행으로 인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하나의 괴물, 복수귀로 변해간다. 황장수에게 복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를 사로잡은 순수한 기쁨과 광기, 그리고 해방감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할 정도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선후임의 관계를 일방적인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만 남겨두지는 않는다. 대신 황장수가 저지른 범죄와는 별개로 그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군대라는 조직이 만들어 낸 피해자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왜 자신에게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고 미안해하지 않느냐는 석봉의 말에 장수는 "그냥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았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은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수가 처한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치우려는 장수에게 사장은 군필이 일을 그렇게 밖에 못하냐고 비난한다. 이 비난 밑바탕에는 좋은 게 좋은 것이고, 본인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주어지지 않는 한 현행 유지가 주 목적인 군대라는 조직의 생리가 깔려 있다.
그래서일까? 장수의 대답을 들은 석봉도 비슷한 맥락으로 항변한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만 범죄냐고. 자신을 체포하려 하고 부대로 되돌려 보내려는 너희들도 내가 고통받는 것을 알고도 내버려 두지 않았느냐고 일갈한다. 이렇게 <D.P.>는 아돌프 아이히만이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었듯이 두 선후임의 입을 빌려 군대라는 조직 안에 들어온 이상 군대니까, 곧 군대가 끝날 거니까, 군대가 끝났으니까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저항을 할 수 없고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는다.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에 오히려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진다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회의감은 마지막 에피소드의 부제가 '방관자들'인 이유이자,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며 성매매 가해자인 청소년들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게 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대목이다.
다만 탈영병 하나하나의 살아 숨 쉬는 사연이 한국군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깊은 울림을 주는 것과 달리 정작 두 주인공들의 서사에 큰 비중이 주어지지 않은 점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전개의 중심에 두고, 이 사건들을 등장시키고 소개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들을 쫓는 입장인 준호와 호열을 사용하다 보니 주인공인데도 중심에서 밀려나 있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특히 호열의 경우 재기 발랄한 존재감과는 별개로 그의 서사라고 할 것이 딱히 없다. DP 병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선임이자 멘토로서 소비될 뿐이다. 그가 과거 한 탈영병에게 칼을 맞은 적이 있고 그 사건이 큰 트라우마가 되었다는 암시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조차도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복싱을 배웠던 경험을 살려 액션씬에서 활약하는 준호와 달리 액션의 측면에서도 활약상이 많지 않다. 이는 그나마 원작과 달리 이병 신분으로 등장한 준호가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감정적으로 이끌어 내고, 그들과 자신의 군생활을 대비시키면서 처음 느낀 좌절과 자괴감으로부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대비된다.
사실 DP병의 존재가 그 자체로 작품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단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탈영병을 잡아오는 게 임무인 DP병은 군대라는 조직이 와해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의 최전선에 위치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그런 그들조차 탈영병들과 다를 것 없는 부조리에 시달리고 같은 잘못을 범하는 모습은 군대에 끌려와 피해자가 된 이들이 오히려 범죄자로 전락하는 이 딜레마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수도 있었다. 다섯 번째 에피소드 부제처럼 '군견'이 되어가는 이들의 고뇌를 더 깊이 들여다볼 기회였던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시즌제를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DP병의 비중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일관된 톤, 문제의식, 명확한 메시지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D.P.>는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한 작품이다. 결말만 보더라도 이 드라마의 우직함이 느껴진다. 일견 <D.P.>의 결말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대대장의 훈시가 끝난 후 다른 병사들의 대열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걷는 준호의 모습은 군대가 변할 수 있으며 자신부터 달라지겠다는 희망과 다짐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중 시간적 배경인 2014년에 실제로 발생한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 모티브가 된 듯한 쿠키 영상을 통해 <D.P.>는 그 희망의 범위를 축소시킨다. 석봉의 말마따나 6.25 전쟁 때 쓰던 수통이 아직도 훈련소와 자대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이 군대에 희망이 꽃필 것이라는 희망이 얼마나 나약한 지, 그 냉혹한 현실을 숨기지 않는다. 7년이 지난 2021년 현재에도 끊이지 않는 군대 내 악습과 구조적 문제를 보면 이렇게 최소한의 희망만을 간직한 채 군대라는 조직의 생리와 특성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는 <D.P.>의 선택이 많은 공감을 사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현실 군대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이 쓰던 수통도 있다는 게 함정
-
- 블랙팬서의 죽음 이후 과연 매력적인 영웅이 탄생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으로 영화 블랙팬서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어요.
1편에서 겨우 세팅이 되었는데, 다시 2편에서 재세팅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번에 2편이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영화가 마블 페이즈4의 마지막 영화에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던 영화였죠.
마블 페이즈4가 스파이더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고만고만 했거든요.
이번에 개봉한 블랙팬서도 아주 좋다고 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나쁘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영상에서 알려드릴게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에사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아래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링크를 통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브런치 구독은 아래 링크에서!!
-
- 너와 나 - 수학여행 전 날 악몽을 꾼 한 소녀의 숨겨둔 고백 (재업로드)
-
*재업로드 영상입니다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
- 영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메인 예고편
이제부터 혼자 간다!
정략결혼을 피해 도망친 도쿄에서
‘슈조’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 ‘모모코’는
오랜 시간 가족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게 된 모모코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며
새로운 ‘홀로 라이프’를 펼쳐나가기 시작하는데...
찬란했던 젊은 날의 기억과 함께
새롭게 꽃피우는 모모코의 인생 후반전!
-
- 디즈니+ <트리거> 티저 예고편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 때려잡는 탐사보도팀 '트리거' 그들의 팩트 폭행이 시작된다💥 [트리거] 1월 15일 단독 공개
-
- 6월 1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
.
국내
<탑건: 매버릭>, 톰 크루즈의 최고 오프닝 기록
ⓒ 네이버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약 1억 달러가 넘는 오프닝 수익을 기록했으며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중 사상 최고 오프닝을 기록하였다.
영화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
5월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 1천 400만 명을 넘어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과 비교했을 때 무려 366%가 증가했다.
톰 크루즈, 내한 확정
ⓒ 네이버 영화
배우 톰 크루즈가 <탑건: 매버릭>으로 10번째 내한을 확정했다.
이번 내한에는 영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배우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도 함께한다고 밝혔다.
손석구, 6월 브랜드 평판 1위
ⓒ 네이버 영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측정한 브랜드 평판에서 손석구 배우가 6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하였다.
<쥬라기 월드>, 주말 관객수 147%↑
ⓒ 네이버 영화
<쥬라기 월드: 도마니언>은 주말 관객수가 전날 대비 147% 이상 상승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6월 5일 누적 관객수 181만 9,993명을 달성하였다.
범죄도시2, 886만 돌파
ⓒ 네이버 영화
<범죄도시 2>는 개봉 19일째 되는 날 886만 8천 명을 돌파하며, 1천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전 시리즈인 범죄도시 1의 누적 관객수(688만 명)을 뛰어넘은 지는 오래다.
해외
기묘한 이야기 4, 83개국 1위 기록
ⓒ IMDB
기묘한 이야기 시즌 4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무려 전 세계 누적 시청 2억 8600만 시간을 달성하였고,
이와 동시에 공개 첫 주말에 83개 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꿀을 이곳저곳 옮겨가 많은 따뜻한 마음을 퍼트리는 벌처럼
반복되는 일상과 거리를 좁힐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에블린은 여러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전 늙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었어요.” 어떤 사회의 배경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주변의 상황만큼 영향을 끼치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디에도 의지할 수 없는 에블린에게 우연히 다가온 니나라는 할머니는 60년도 더 된 이야기를 통해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함을 전해준다.
물에 빠진 자동차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는 미국 남부의 휘슬 스톱 마을의 잇지를 보여주고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자아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 잇지. 그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사회의 기준에서 더 벌어진 방황을 멈추지 못한다. 이런 잇지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부탁을 받은 루스는 오빠의 옛 연인이 아닌 친구로서 잇지를 만나게 되고 잇지가 어려울 때는 루스가, 루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잇지가 다가가며 함께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현재에 변화를 이끌 힘을 쥐어주고 배려라는 말에 묶인 침묵을 스스로 풀 수 있게 된 에블린은 계속해서 니니를 따라간다. 마침내 니니가 잇지에 겹쳐지며 <휘슬 스탑 카페>가 나타난다. 사회 억압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지는 못했지만 잇지와 루스가 서로의 얼굴에 음식을 문지르며 웃음 짓던 그때와 그 공간이 그때를 간직하고 있었다. 타인의 편견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하면서도 그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받고 처벌받던 사람들과 함께 끊임없이 나아갔다.
왓챠에 보고 싶어요 라는 목록이 있다. 그 목록에는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있고 이미 OTT에 공개된 작품들이 있다. 그중,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담아 놓은지 꽤 오래되었는데 담은 지 반년만에 눌러보게 되었다. 왜 진작에 누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작년보다 영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 나은 지금 보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성별, 인종, 장애에 관한 이야기에 그저 흥행을 좇는 영화들을 많이 보아 어떤 소재에 대한 진부함이 들었었는데, 이런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 듯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고 웃음 나고 따뜻하고 또 통쾌한 영화는 참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에블린이 니니를 따라가듯 나도 그들을 따라가며 듣는 기분이 드는 이 영화는 목적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사람을 존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고 두 사람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의 관계성을 다루고 있어 더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서 의미가 있었다. 토완다!라는 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용기를 나눠주는 힘이 되고 익숙하지 않은 토마토 튀김에 익숙한 꿀은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그렇게 잇지와 루스를 연결하고 니니와 에블린을 연결한다.
“너를 언제나 사랑해, 꿀벌의 연인으로부터.”
-
- Conviction of Everyone, 영화 <브이 포 벤데타>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해 주던 친구가 있었다. 영화 초반에 나오던 독백을 적어서 편지에 적어주면서. 추천받으면 제때 보지 않는 이상한 습관이라도 있었던 건지, 한참이 지나고 이제서야 봤다. 이비의 목소리로 Remember, Remember the 5th of November로 시작되는 대사를 들으면서 그 친구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라고 했을까 궁금해졌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는 그 친구를 마음 한 켠에 두고 시작되었다.
유쾌한 사이다 영화다. 이상적인 전개지만 배경은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미래의 국가이지만 익숙하다. 역사는 패션보다는 좀 더 큰 주기로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리라. 세계대전과 테러, 질병을 겪으면서 등장한 전체주의 국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질병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2차 세계대전은 강렬하며, 생체실험은 저 멀리 일제강점기까지 떠오르게 한다. 히틀러를 떠올리게 만든 것 같은 미래엔 서틀러가 있고 언론을 포함해 수많은 통제가 있다. 늦은 밤엔 통금이 있고, 하나가 되기 위해 다양성은 배척된다. 서틀러와 크리디는 일부러 질병을 퍼뜨려서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넣었다. 생화학무기를 만들겠다던 생체실험은 본래 목적 대신 유일무이한 질병을 만들고 치료제를 갖고 있다가 적시에 풀고 이익을 얻는데 쓰였다. 얼마나 짜릿했을까. 온 나라를 내 손에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기분이란.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 조금씩 틈이 생기는 게 보일 때마다. 그래서 자꾸 통제하게 되었겠지.
사람들은 서틀러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불만은 있지만 그들에게 서틀러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차악이다. 다시 고통받고 두려워하며 살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도 그냥 듣고 있고,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면서 그런대로 산다. 때 되면 밥을 먹고, 술도 마시고 TV도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허전하다면 그건 사람들의 어딘가 결핍된 표정 때문일 것이다. 미술과 음악 등 예술은 물론 음식까지 제한했다니 서틀러는 정말 고약하기 짝이 없다. 예술은 자유롭게 자신을 비판하는 게 싫어서 그랬던 모양이고, 본인 입에만 넣으라고 있는 버터가 아닌데.
그때 나타난 게 브이다. 이비를 포함해 사람들이 가면을 쓴 그를 마음에 담게 된 건 그는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모두가 알고 있지만 대놓고 이 나라는 뭔가가 제대로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권력자들이 가장 큰 잘못을 했지만, 사실은 거울 속에 비치는 당신들이 가만히 있었던 걸 되돌아보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놀라워서 귀 기울인 건 아닐까. 당장 나와 함께 하자고 하지 않고 1년 후에 함께 하자는 그 말에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라고 치부하지 않는다. 혁명을 꿈꾸는 사람이 궤변론자나 과대 망상가라고 평가받지 않게 되는 건 정말 세상이 문제가 있고, 사람들도 알고 있지만 어찌할 바를 알 수 없을 때다. 세상이 부조리하고 억압적으로 느껴질수록 브이에게 설득력이 생긴다. 누군가에겐 그럴듯하고, 누군가에겐 헛소리가 되어버릴 땐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이상하지, 하나가 되자고 할수록 하나같이 절망감을 느끼게 만드는 게.
브이의 '11.5 선언'은 묘하게 교훈적이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입바른 소리를 하면 밉상일 때도 있는데 이상하게 수긍이 가는 건 그는 사람들과 다르게 도전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그 방송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재판소를 시원하게 폭파하면서 1812 서곡을 들려주었고, 언론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정규 방송을 차단하고 비상 방송을 장악해서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였다. 방송국에서는 황급히 그를 검거한 것처럼 내보냈지만 이미 사람들은 믿지 않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을 흔들고 내년 11월 5일을 기대하게 만든 것이다. 1년 후 11월 5일이 다 되어선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버렸다. 모든 집에 자신과 똑같은 가면과 망토를 선물하면서 사람들은 거리에 나올 준비가 되었다. 그 가면을 쓰고 망토를 걸치고 한마음으로 거리를 활보하며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자정이 지났을 때, 400여 년 전 가이 포크스의 생각처럼 시원하게 국회의사당을 날려버렸다.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해 준 건물은, 사람들에게 의미를 잃었을 때 쓸모를 다 한다. 국가나 정부에도 이는 똑같이 적용된다.
이쯤 되면 다가오는 느낌을 알다마다. 뭔가 술술 풀리는 게 좋으면서도 불편하다. 음악과 함께 펑펑 터지는 건물에 하늘 위를 수놓는 폭죽은 속이 다 시원하다. 그러면서도 그 광경이 잠잠해지면 이비가 처음 브이를 만났을 때 경계했던 생각이 그대로 소환된다. 이상은 어디에나, 누구의 마음속에나 있었지만 왜 우리의 현실은 늘 그러지 못했을까? 한바탕씩 뒤집어지면 이제는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다가도 다시 보면 제자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다시 사람들은 무기력해질 것이고 누군가는 권력이나 이익을 위해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신념(이데아, Idea)에 답이 있다고 하는 건 안도해야 할 부분인지 모르겠다. 개인의 마음속 신념은 절대적일지 몰라도, 사람들 사이에 신념은 너무나 다른 의미다. 각자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거나 빼앗기까지 하며, 그럼에도 그 신념은 끈질기게 살아있다. 인간이 때론 신념의 숙주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내가 잘 사는 것과 우리가 잘 사는 방향은 다를 때가 많다. 국가나 정부가 있는 한 그 부분이 충돌하는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국가나 정부 없이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혼란과 변화 속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 할 테니까. 둘 다 우리를 공포와 무기력에 잠식하게 만들기는 충분하다.
또 다른 불안감의 원인은 브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후에 브이처럼 이렇게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해 줄 존재가 있을까? 브이는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불렀지만 영화 속의 그는 적잖이 멋진 영웅이었다. 위트가 넘친다. 문학은 셰익스피어, 영화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좋아하며, 총보다 칼을 선호하고, 재즈를 즐겨 듣고, 자신만의 갤러리를 갖췄다. 심지어 앞치마를 곱게 두르곤 아침엔 몰래 구한 버터에 계란 넣은 토스트도 만들어주지 않나. 이비에겐 첫 만남부터 핑거맨에게 붙잡혀 있는 걸 구해줬을뿐더러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만큼의 온갖 V를 가져와 언어유희를 펼쳤다.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전신이 불타 있는 걸 알고도 그에게 매력을 느꼈다면 왜일까? 흔들리지 않는 신념 혹은 그 신념을 내뱉는 깊은 목소리의 덕일까? 부정하지 말자. 브이는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만큼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팬텀이 크리스틴에게 한 것처럼 이비에게 소유욕을 보이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물론 브이 역시 팬텀 못지않게 몹쓸 구석도 많다. 애초에 이비를 이 모든 사단에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처음 만났는데 재판소를 터뜨리는 그 자리에 데려가서 공범으로 만들지 않았나. 이비가 일하고 있는 BTN 방송국에서 때마침 '11.5 선언'을 하면서 건물을 장악했고, 이비가 그를 구해주자 예상에 없던 전개인지 고민을 하다가 자신의 집에 데려와 안전하게 내년 11월 5일까지 나갈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 이비의 신분증을 제 것처럼 훔쳐서 자신의 복수에 이용했고 두려움을 없애주겠다는 이유로 그녀를 고문하고 별로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기에 고문을 해줬어. 머리를 밀고, 물에 집어넣었지. 왜 그렇게 오래 고문했냐고? 네가 굴복하지 않았잖아. 용서를 바라진 않지만 넌 덕분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고,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되었다면서. 가만 보면 상당히 뻔뻔하다.
영화에서 조금 아쉬운 건 고문 장면 이후에 이비가 브이를 쉽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둘 사이에 애틋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서 좀 더 시간을 할애하며 전달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제삼자가 보기엔 방금 전까지 자신을 고문했던 브이를 이비가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에라도 걸린 것처럼 사랑에 빠진 느낌이었다. 물론 무슨 의미인지는 안다. 초반부터 이비는 모두가 11월 5일을 기억하지만, 자신은 한 남자, 브이를 기억하겠다고 할 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한다. 그날이 다가올수록 사랑도 깊어졌다. 심지어 두려운 게 없다던 브이는 막판에 이비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들은 통했다.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고 신념이 확고한, 단단한 존재가 되었다. 11월 5일 전날 밤 그들은 마지막으로 Cry me a river을 듣고 춤을 추었다. 사랑을 느낄 수 없으리라고 했던 브이에게 이비는 그렇게 불가능할 것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그렇다고 브이가 이비를 고문했다는 사실이 사라지진 않는다. 둘이 애초에 결사단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넘치던 증오가 갑자기 진정된다고? 고문을 당하면서도 사랑을 전하려 했던 발레리의 편지가 아니었으면 이비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장담할 수도 없다. 둘이 애틋해지는 걸 보고 함께 100퍼센트 애틋해지진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브이가 이비를 무척 아꼈기 때문에 고문까지 했겠다 싶다. 브이는 왜 그녀에게 빠져들었을까. 그가 우연을 믿지 않아서는 아닐까. 브이로 현란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사람이 이비(Evey)라는 이름에 v가 들어가서? 혹은 E-V라고 생각하니 너무 인연처럼 느껴져서? 마침 재판소를 터뜨리러 가는 저녁에 Eve라는 뜻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혹은 그녀에게 고마워서는 아닐까? 마침 방송국에서 위기의 순간 이비가 자신을 구해줘서?
혹은 얄팍하게도 그의 곁을 먼저 떠나서는 아닐까. 브이가 복수를 위해 그녀를 미끼로 썼을 때,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도망쳐 일하던 방송국의 PD 고든에게 찾아갔다. 고든은 묘하게 브이와 닮았다. 재즈를 틀은 채로 계란 넣은 토스트를 해주고, 집에 자신만의 위험한 갤러리가 있다. 그가 자신이 브이라고 장난칠 때, 왠지 그게 장난이 아닌 것도 같았다. 좀 더 평범하고 힘이 세지 않다고 해서 그가 브이와 다른 것은 아니다. 고든은 간판 프로그램의 PD고 무슨 바람인지 갑자기 말도 안 되게 풍자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브이에게 고든과 그의 결정적 차이점은 이비가 고든의 집에서는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단 점은 아닌가? 고든이 프로그램 내용으로 붙잡혀 가고 나서 도망치던 이비를 붙잡아 고문을 시작한 걸 보면, 지극히 공적인 이유만으로 고문을 했다고 믿기는 어렵다. 궁금했겠지. 그에게서 도망치고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에 대한 정보를 넘겨주지 않을지 확인하고 싶었을 갓이다.
Ideas are bulletproof.(My turn!)
고문 후에 이비가 브이를 떠난 걸 보면 브이가 준 교훈과 별개로 이비가 다행히(?) 완전히 그를 용서한 건 아닌 듯싶다. 이비와 브이는 복수라는 지점에서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복수를 하는데 피를 흘려야 하는가. 이비는 자신의 온 가족을 이 나라에 빼앗기고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영화를 보고도 복수에 눈이 멀어 외면당한 메르세데스가 안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만약 브이가 복수할 대상이 마침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그때도 우리는 지금처럼 브이를 공감할 수 있었을까? 그가 복수할 대상들이 이제는 힘을 잃은 약자가 되었다면 애초에 그는 이렇게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도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죽였을 것이다. 그들의 힘을 빼앗고 모든 것을 정상화하는 방법이 브이에겐 죽음뿐이었다.
한 가지 더 아쉬웠던 건, 이비가 그저 브이를 기억하는 어느 특별한 누군가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만약 그 고문이 이비가 자신을 대신할 또 다른 브이가 될 수 있는 걸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해도 설득력은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이비에게 집과 심지어 10년을 넘게 노선을 깔고 만들어놓은 지하철 폭탄을 넘기는 걸 보면 그걸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브이는 복수가 삶의 목표였지만, 이비는 복수가 목표인 사람이 아니다. 그녀에겐 이름처럼 삶이 있고, 그 삶은 국회의사당이 폭파된 이후에도 이어진다. 원작에선 실제로 이비가, 이후에는 도미닉이 브이를 이어간다고 하는데 그 부분이 살아났어도 좋았을 것이다.
20년을 걸었던 도미노
영화는 브이의 원맨쇼이자 이비와 브이의 콤비이자, 수많은 사람들의 팀워크였다. 그래서 더더욱 반드시 브이라는 '한 남자'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브이였고, 브이이며, 브이가 될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기억할 수 있게 될 테니까.
이제서야 그 영화를 보게 된 게 현실과 무관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우리의 과거는 지구 상 어딘가에서 되풀이된다. 그 과거는 누군가의 현재이자 미래다. 조금 가깝고 먼 나라들에서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억압에 맞서 저항하려 하지만 영화처럼 속 시원한 모습은 보기 힘들다. 브이는 피의 복수에 성공했지만 현실엔 무고한 사람들의 피가 흐른다. 마음이 아파서 영화를 통해서라도 대리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 역시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초인적인 힘을 가졌던 영화 속 브이를 찾고 싶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건 브이가 아닌, 이비, 발레리, 핀치 경감, 고든 PD, 그리고 안경잡이 소녀다. 이비가 브이가 방송국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돕지 않았다면, 발레리가 고문당하면서도 모두를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기지 않았더라면, 당에 27년이나 충성해 온 핀치 경감이 이 나라가 권력을 위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였다는 걸 알고 이비가 레버를 당길 때 말리지 않았다면, 고든 PD가 사람들에게 코미디를 가장해 서틀러를 풍자하지 않았다면, 안경잡이 소녀가 브이의 상징을 스프레이로 그리지 않았다면, 술집과 식당, 집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망토를 걸치고 한 곳에 모여있지 않았다면,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1812 서곡이 그렇게 통쾌하게 들릴 리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끝까지 브이와 이비를 뒤쫓다가 걸음을 멈췄던, 모든 걸 알고 밤잠을 설쳤던 핀치 경감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그의 촉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고, 언제 총을 내려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V가 들어가는 수많은 단어가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남는 건 모두(everyone), 그리고 신념 혹은 유죄(conviction)이란 단어다. 신념이자 유죄라는 뜻을 가진 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반드시 처벌을 받는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더라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유죄다. 신념 없이 살아서 유죄가 되기도 하고, 신념이 있더라도 어떻게 행하느냐에 따라 유죄가 될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 특정한 정치체제나 사상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목격한 건 통제와 억압 사이에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었다. 어떤 해결 방법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영화도 무조건적인 답을 주진 않는다. 브이 역시 완전하지 않았고, 앞으로 어느 누구도 완전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그가 남긴 말들 중 스스로에 마음에 남았던 말을 기억하면 된다. 그리고 언젠가 뭔가가 제대로 잘못되었을 때, 그 말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으면 된다. Voilà!
-
- ? 4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푸바오를 대신해줄 '포'바오! 드림웍스의 간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귀환!
이번주 개봉 예정작 같이 만나보아요!
쿵푸팬더4
Kung Fu Panda 4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미국 | 94분
감독: 마이크 미첼, 스테파니 스티네
출연: 잭 블랙, 아콰피나, 비올라 데이비스, 더스틴 호프만 등
개봉: 2024.03.27.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시놉시스
오랜만이지! 드림웍스 레전드 시리즈 마침내 컴백! 마침내 내면의 평화… 냉면의 평화…가 찾아왔다고 믿는 용의 전사 ‘포’ 이젠 평화의 계곡의 영적 지도자가 되고, 자신을 대신할 후계자를 찾아야만 한다. “이제 용의 전사는 그만둬야 해요?” 용의 전사로의 모습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성장을 하기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포’ 하지만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복제하는 강력한 빌런 ‘카멜레온’이 나타나고 그녀를 막기 위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쿵푸 고수 ‘젠’과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포는 가장 강력한 빌런과 자기 자신마저 뛰어넘고 진정한 변화를 할 수 있을까?
CINE PICK!
드림웍스의 간판 애니메이션이자 개봉 3주차 2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쿵푸팬더 4>!
더빙을 맡은 잭 블랙,아콰피나, 더스틴 호프만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재 예매 관객 12만장을 돌파하며 <쿵푸팬더3>의 개봉 이틀 전 예매량 5만장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We Made a Beautiful Bouquet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 일본 | 123분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키요하라카야 등
재개봉: 2024.04.10.
배급: ㈜미디어캐슬
시놉시스
“시작은 막차였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와 ‘키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신고 있는 신발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연애를 시작하고 매일매일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 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일본에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6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륵주륵>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사랑이라는 주제를 현실적이고 담백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골드핑거
The Goldfinger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액션 | 중국, 홍콩 | 126분
감독: 장문강
출연: 양조위, 유덕화 등
개봉: 2024.04.10.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1980년대 홍콩 경제를 주무르던 황금제국 ‘카르멘 그룹’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그동안 자행됐던 불법들이 서서히 드러나며 2조 홍콩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수사가 시작된다. 불법으로 악명 높은 그룹의 수장 ‘청’(양조위), 그를 집요하게 쫓는 반부패 수사관 ‘류치웬’(유덕화)
불꽃 튀는 대결 속, 오로지 한 사람만 살아남는다!
CINE PICK!
20년 만에 보는 양조위 X 유덕화의 조합! <무간도> 시리즈의 각본을 썼던 장문강 감독의 신작 <골드핑거>에서 양조위와 유덕화가 다시 스크린에서 마주한다고 하는데요. 영화는 홍콩의 밑바닥에서 무일푼으로 출발해 금융 범죄로 막대한 부를 쌓아 거대 그룹의 수장에 오른 청이옌의 성공과 몰락을 그린 누아르 영화입니다.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
SUGA│Agust D TOUR 'D-DAY' THE MOVIE
ⓒ 네이버영화
개요: 공연실황 | 한국 | 84분
감독: 박준수
출연: 슈가
개봉: 2024.04.10.
배급: CGV ICECON
시놉시스
방탄소년단 슈가의 앙코르 콘서트 실황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 10개 도시, 25회 공연,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 대장정의 피날레이자 수많은 관중이 뜨겁게 열광했던 ‘SUGA | Agust D TOUR 'D-DAY' THE FINAL(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 데이 더 파이널)’ ‘21세기 팝 아이콘’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솔로 아티스트 Agust D(어거스트 디)의 경계를 넘나드는 풍성한 음악, 화려한 퍼포먼스, 폭발적 에너지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정국과 함께한 특별한 듀엣 무대까지 ‘D-DAY’ THE FINAL, 그 날의 뜨거운 열기와 전율을 스크린에서 만난다!
CINE PICK!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의 2023년 8월 D-DAY TOUR 콘서트를 배경으로 한 공연 영화로 그날의 뜨거운 열기와 전율을 스크린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10개 도시, 25회 공연,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 대장정의 피날레,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 RM, 지민, 정국과 함께 특별한 듀엣 무대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e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