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3-10-13 03:24:05
[BIFF 데일리] 전쟁 속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다큐멘터리 키스더퓨처
전쟁은 언제나 지배자의 논리에서 발생한다. 소시민들은 언제나 그들의 논리의 희생양이 되어 왔다. 보스니아는 각기 다른 민족, 종교가 혼재되어 공존했던 곳이었는데 항상 그런 곳들은 정치인들이 분쟁을 만들어내기 적합한 환경이라, 보스니아는 별안간 세르비아인들의 공격을 받는다. 그렇게 그들은 4년간 고립되었다. 이 이야기는 고립된 환경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1.소련이 지나간 자리에
소련이라는 나라는 어떤 지점에서 대단한 나라인 것이 다른 민족, 인종, 종교들을 공산주의라는 하나의 이념으로 통일해왔다. 그 말은 즉슨 그들의 이득에 따라 국가의 경계선이 그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배자의 논리이기에 일반 소시민들은 매일 밥을 먹고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은 변함없었을 것이다. 그저 지배자가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어놓은 경계선들이 해제되자,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꼭 독재자들이 등장한다.
독재자들이 으레 그렇듯 민족주의를 들고 나타난 밀로셰비치는 보스니아를 봉쇄하고 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 보스니아에 이슬람만 사는 것도 아니었고,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이 한순간 위험에 처했다. 어디든 정치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위치에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일부 사람들의 이기심을 건드려 분란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굳이 같은 민족들끼리 함께 살던 사람들의 땅을 자의적으로 나누어 이산가족을 만들어내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개 사람들의 불만이 학살로 이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2.U2의 등장, 지옥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은 있다

사라예보 시민들은 오늘도 지상도로에서 총을 맞을 수도 있었는데 그 지옥 속에서도 음악을 듣고 클럽을 만들고 결혼식도 연다. 지배자들이 만든 세상 속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그들에게 휘둘리지만은 않는다. 인간이 그저 인간의 목숨이 경시되는 전쟁터 속에서도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위한 음악을 놓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U2가 등장하는데, U2라는 그룹에 대해 잘 몰랐음에도 이런 그룹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문화예술인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가장 선하게 사용한 그룹이 아니었을까 싶다. 예술인들이 자신만의 정치적 이슈를 예술에 녹아내는 데에 백 프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누가 봐도 학살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류애를 놓치지 않도록 희망의 끈을 쥐어주는 것은 결국 예술, 음악이었던 것이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도 음악과 영화에 검열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정부가 이렇듯 문화예술을 신경썼던 것은 지배자의 논리를 무시하고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화합하게 만드는 매개체라는 것이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 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예술은 그저 추상적인 영역으로만 여겨지지만 감동, 사랑, 애정, 실망, 분노 모두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알 수 없어 더 강력하다. U2가 사라예보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던 것은 희망이자 기쁨이요, 외부 사람들의 관심이었을 수도 있다. 그 관심 덕분에 그들이 4년이란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국제 정치는 외면했지만 예술계는 그들의 저항을 승화시켜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3. 전쟁이란
전쟁은 하등 쓸모가 없다. 그저 지배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지배자들은 언제나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것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다른 나라가 불공평하게 내 나라를 뺏어가지 않는 한 현대 사회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당수가 지배자들의 명분을 견고히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들을 희생시키고 대의라고 포장된 작은 이유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죽어나간다. 소규모의 기득권층을 위해서 존재하는 개념이 전쟁이고, 인간의 이기심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예보 사람들의 의지가 빛나는 것은, 그들은 서로와 음악에게 의지하면서 그들의 삶을 유지했다. 정치인들이 아무리 개인의 삶을 망가뜨리더라도 클럽을 가고, 미인대회도 열면서 그들의 윤택한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점이 존경스러웠고, 다양한 문화가 결집된 도시가 처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정답을 찾았던 것 같다.
총평
다큐멘터리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극의 흐름이 지루하지 않았다. 보스니아 내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봐도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U2라는 유명한 밴드에 대해서 새로이 알게 되는 점이 있어 좋았다. 마지막 인터뷰이의 말 중에서, 그 떄, U2의 공연에서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화합이 지금도 다시 되살아나야 하지 않나 라는 말에 격한 공감을 표하고 싶다.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더 혼란해졌으면 혼란해졌지 더 안정적인 화합을 보여주고 있진 못하기 때문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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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밝은 가을 밤엔 역시
달빛이 가장 좋은 가을 밤 이라는 뜻의 '추석'은 일년 중 유난히 달이 밝은 날인데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처럼 모든 것이 풍성한 추석은 예로부터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 시국에는 꿈도 못 꿀 강강술래, 줄다리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놀이가 가득했을 추석날을 떠올려보며, 현대인의 가장 즐거운 놀이 '집콕시네마'를 개관하는 것도 올추석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민족대명절 추석에 토종 OTT 플랫폼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가을 정취 가득 담은 씨네픽 추천작을 지금부터 같이 만나볼까요??
잇츠 CINE PICK!!만추 (晚秋, Late Autumn, 2011)
로맨스, 드라마 | 한국, 미국, 홍콩 | 1시간 53분 | 12세 관람가
감독 : 김태용 | 출연 : 현빈, 탕웨이
⭐️ 3.5 (20.7만 명)
수인번호 2537번 애나. 7년 째 수감 중, 어머니의 부고로 3일 간의 휴가가 허락된다.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행 버스, 쫓기듯 차에 탄 훈이 차비를 빌린다.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는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훈은 돈을 갚고 찾아가겠다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 놓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것 같아 낯설기만 한 애나. 돌아가 버릴까? 발길을 돌린 터미널에서 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 시애틀을 잘 아는 척 안내하는 훈과 함께, 애나는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이름도 몰랐던 애나와 훈. 호기심이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를 때 쯤, 누군가 훈을 찾아 오고 애나가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씨네pick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그 순간을 다룬 영화 '만추'. 종일 비가 오고 안개가 낀 가을날을 담아낸 영화는 가을 특유의 처연함을 담고 있어 '가을 대표 영화'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영화이다.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로맨틱코미디 | 미국 | 1시간 36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롭 라이너 | 출연 : 빌리 크리스탈, 멕 라이언
⭐️ 3.9 (13.2만 명)
대학 졸업 후 뉴욕행을 함께 하게 된 해리와 샐리.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명제로 두 사람은 설전을 벌이고,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서로를 별종이라 생각한다. 뉴욕에 도착한 두 사람은 짧은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헤어진다. 몇 년 뒤, 우연히 서점에서 재회한 두 사람. 샐리는 연인과 이별했고 해리는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 받았다. 두 사람은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비로소 둘도 없는 친구다 된다. 어느 날 샐리는 헤어진 연인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고 뒤늦은 이별의 아픔에 슬퍼한다. 해리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고 위로의 키스는 뜻밖의 하룻밤으로 이어지는데...
씨네pick
연애에 대해 너무 다른 관점을 가진 '해리'와 '샐리'가 12년동안 우연인 듯 운명인 듯 만남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로맨틱코미디 영화이자, 멕 라이언을 원조 책받침 여신으로 만들어준 영화이다. 'Autumn in New York'을 들으며 뉴욕 센트럴파크의 단풍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을에 꼭 봐야하는 영화.클래식 (The Classic, 2003)
로맨스, 드라마 | 한국 | 2시간 12분 | 12세 관람가
감독 : 곽재용 | 출연 :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 3.9 (65.6만 명)
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들갑스런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지혜의 편지로 맺어진 수경과 상민이 가까워지면서 지혜는 괜한 죄의식에 상민을 멀리 하려 하지만, 우연하게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한편, 아빠를 일찍 여읜 지혜는 지금은 해외 여행 중인 엄마 주희와 단둘이 산다. 엄마의 빈자리를 털기 위해 다락방을 청소하던 지혜는 우연히 엄마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주희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비밀 상자를 보면서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조금씩 알게 되는데...
씨네pick
슬픈 사랑과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주제를 담은 영화로, 때론 정답대로 풀리지 않고,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사랑을 착색된 노랑과 마젠타 색의 '타바코 필터'를 통해 담아냈다. 이렇게 '가을 색감'을 그려낸 영화는 ost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흘러나올 때 비로소 가을 감성이 완성된다.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로맨스, 드라마 | 홍콩, 중국 | 1시간 39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왕가위 | 출연 : 양조위, 장만옥
⭐️ 4.0 (16.1만 명)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씨네pick
감정이 깊어질수록 예견된 이별에 혼란스러워지는 사랑을 담아낸 영화로,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뜻의 화양연화라는 제목이 인상깊은 영화이다. 꽃이 만발하는 여름보다 꽃이 지는 쓸쓸한 가을에 더 보고싶은 영화.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로맨스, 드라마 | 미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 1시간 40분 | 15세 관람가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 출연 : 에단 호크, 줄리 델피
⭐️ 4.1 (33.6만 명)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과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짧은 시간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그림 같은 도시와 꿈같은 대화 속에서 발견한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은 풋풋한 사랑으로 물들어 간다. 밤새도록 계속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끝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은 헤어져야만 하는데...
씨네pick
영원히 끝나지 않길 바라는 한 여름밤의 판타지아와 함께 그들의 단꿈이 끝나고 비로소 가을이 찾아온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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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회 한국퀴어영화제' 톺아보기
제 22회 한국퀴어영화제에서 2편의 장편과 3편의 단편을 봤다. 자막의 질, 작품성이 아쉬운 영화도 있었지만 감각적이며 섬세한 작품도 있었다. 아래는 그에 대한 간략한 리뷰.
날 유명하게 해!┃Make me famous┃장편
에드워드 브레진스키. 퀴어, 노숙자 등의 이질적이면서도 친연적인 집단이 함께 거주한 로워 이스트 사이드 출신의 게이 예술가. 비슷한 환경에서 작업했으나 키스 헤링, 바스키아 등과 달리 부각을 나타내지 못한 예술가. 에이즈, 마약 등 죽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 작업을 진행했던 예술가. 폐결핵으로 유럽의 한 호텔에서 사망했다고 알려졌으나 사망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생존설이 돌았던 예술가. 명성을 갈구했으나 '고작' 부유한 웨이터가 자신의 주요 후원자였던 데 분노했던 예술가. 설치 미술의 일환으로 전시된 도넛을 먹어버린 일화로 남다른/확고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선보였던 예술가. 죽은 지 한참 후인 2007년에야 뉴욕 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전시된 예술가. 생전에 마땅히 받았어야 할 관심을 받지 못한 예술가. 술을 마시면 괴팍하게 변해 변덕을 부리며 주변인을 위협하기도 했던 예술가. 동료, 주변인들의 인터뷰와 당시 자료로 복원되어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뉴욕 예술의 중요한 일원이었음을 뒤늦게 인정받은 예술가. 지끈거리면서도 매력적인, 매혹을 잃지 않는 예술가를 기리는 다큐멘터리.
눈동자 너머┃Two eyes┃장편
세 시대의 퀴어 사랑을 계보화하는 영화. 첫 번째는 개척시대가 배경으로 선주민 마을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는 화가와 그를 가이드해준 선주민 남자 사이의 사랑이다. 아메리카 선주민들의 다양한 젠더 스펙트럼을 보여주기도 한다. 두 번째는 긴장하면 말을 더듬는 수줍음 많은 백인 소년이 솔직하고 당당한 흑인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자기 내면의 퀴어성을 발굴한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는 자살 충동을 겪는 퀴어 소년과 그를 위로해주는 선배 퀴어가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는 과정을 다룬다. 영화의 원제는 두 개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퀴어라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세 시대의 사랑을 엮어내는 영화의 다소 작위적인 시도, 이젠 익숙해져버린 퀴어 재현을 짜깁기한 듯한 느낌 등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날의 허무┃Thing among day┃단편
클럽 바텐더로 일하는 평범한 몸매와 얼굴의 게이 남성. 아버지는 타투한 그의 몸을, 학교 공부를 하고서도 웨이터로 일하는 그를, 독립을 선언하고도 방값을 빌려달라는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데이팅 앱으로 만난 원나잇 파트너와 랏슈를 사용하며 쓰리섬을 즐기는 주인공. 그러나 이런 만남마저 그에겐 위안이 되어주지 못한다. 그들이 자꾸 원치 않는 촬영을 강요하기 때문. 게이가 느끼는 일상적 공허함의 단편을 포착한 영화.
고양이 밥시간┃I should feed my cat┃단편
중년의 게이 남성인 주인공은 데이팅 앱으로 원나잇 상대를 모색한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만나러 간 남자는 언젠가 그룹 섹스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영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약물을 사용하는 켐섹스를 즐기는 그는 남자의 애정을 갈구하고, 남자는 마지못해 응한다. 그러고는 그의 집을 나오자마자 앱에서 상대를 차단한다. 공허한 상태로 도착한 도시의 어딘가. 사실 그곳은 주인공이 일부러 전 애인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찾아간 곳이었다. 초라한 자신과 달리 잘 나가는 그를 보며 그의 공허함의 깊이는 더해진다. 결국 집에 도착해 밥을 많이 했다는 핑계로 친구를 초대하는 남자. 그리고 그의 어깨 위의 고양이. 고양이는 오늘 하루 남자가 곤란한 상황에 있을 때마다 적당한 핑계가 되어주었다. 더 있어 달라는 원나잇 파트너,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전 애인의 마뜩잖은 요구를 들을 때마다 ‘고양이에게 밥을 줘야 한다’는 핑계를 댔던 것. 그러나 사실 이는 핑계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고양이만이 그를 진정으로 위로해주었기에.
무명의 남자┃L’homme Inconnu┃단편
한적한 바닷가로 휴양을 떠난 중년의 남성 소설가.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젊은 이성애 커플. 소설가는 젊은 남자를 관음하며 소설의 영감을 얻고 활기를 되찾는다. 젊은 여자를 살해하고 젊은 남자를 독점하기도 한다. 사랑과 일 두 영역에서 모두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환상이었을까? 학교로 돌아온 남자는 과거의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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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FF 데일리] 할머니의 집요한 추모 의지를 기억하라
물비늘/The Ripple
임승현 감독/Korea/2022/100min
'국제장편경쟁' 세션
임승현 감독의 〈홈리스〉를 인상 깊게 봤다. 〈기생충〉을 독립영화로 만든다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은 영화로, 집이 필요한 젊은 부부의 간절한 마음이 ‘범죄’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악행’에 대한 손가락질이 과연 온당한지를 질문한 수작이다. 그런 감독이 이번 영화 〈물비늘〉에서는 트라우마, 치유, 속죄의 문제를 카메라에 담았다. 〈홈리스〉가 사회 구조가 촘촘히 새겨진 인간의 마음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내밀한 인간 내면의 본질에 천착하고자 한 것이다.
예분은 매일 금속 탐지기를 들고 강가에 나간다. 그러고는 물에 들어가 종일 강바닥을 훑으며 무언가를 찾는다. 1년 전 래프팅을 하다 사망한 손녀 수정의 흔적 말이다. 그러던 중 예분의 오랜 친구가 그녀를 찾아온다. 자신이 병으로 죽을 날을 얼마 앞두지 않았다며, 자기가 세상을 떠나면 손녀인 지윤을 잘 부탁한다는 부탁과 함께. 사실, 예분은 수정의 친구인 지윤에게 그리 감정이 좋지 않다. 지윤이 수정의 죽음에 관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정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래프팅을 할 때 함께 있었던 지윤이 그날의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아서 수정이 죽은 이유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수정의 죽음은 지윤에게도 트라우마였다. 수영 선수인 지윤은 래프팅 사고 이후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절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난 충격도 크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할머니마저 병사한다. 예분과 지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서로를 마주해야만 하는 때가 점차 다가온다.
만약 수정의 죽음에 ‘죄’가 있다면, 그 죄는 예분과 지윤 모두의 것이다. 예분은 알코올중독으로 손녀 수정을 못살게 굴었고, 수정은 그런 할머니를 피해 집을 나왔다. 지윤은 그런 수정을 달래주기 위해 래프팅 제안을 했으나 하필 그날 사고가 발생해 친구를 떠나보냈다. 즉 예분과 지윤은 모두 수정의 죽음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이제 둘만 남은 상황은, 예분과 지윤이 지금껏 서로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게 함으로써 속죄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같은 상처를 가졌으나 함께 슬퍼할 수는 없었던 두 사람이 수정을 온전히 추모할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분과 지윤은 서로에게 각각 죽은 할머니와 손녀 역할을 하며 새로운 할머니-손녀 관계를 형성한다. 상처와 트라우마, 속죄의 문제를 함께 마주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다.
전작 〈홈리스〉에 비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소 평면적, 작위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상실과 트라우마의 문제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집스런 예분의 얼굴에서 묘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분은 이제 자신에게 미래 따위는 없다는 듯 군다. 강 수색이 더는 어려워질까 싶어 몰래 근처 다리 공사 현장의 시멘트와 트럭을 손상시킬 정도로, 손녀의 흔적을 찾겠다는 예분의 의지는 집요하다. 즉, 그녀는 자신은 절대로 죽은 손녀를 과거에 묻어두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상을 살아가고, 손녀가 죽은 1년 전의 시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 그런 세월을 자연스레 살아내는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만큼은 ‘과거’에 머무름으로써 죽은 손녀에 대한 추모와 애도를 지속하는 것이다. 우리는 예분의 집요함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아직도 그 소리냐’며 유족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그동안 무수히 보아오지 않았던가.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11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는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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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 블랙 미션'에 물 탄 영화
'젠틀맨'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독 가이 리치가 또 하나의 '젠틀맨'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젠틀'한 나라 영국의 특수 부대가 실제로 실행했던 블랙 미션을 모티브로 하는데요.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윈스턴 처칠의 '언젠틀한 작전 명령'이 무엇이었는지, 영화를 통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언젠틀 오퍼레이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2025년 3월 19일 국내 개봉작입니다.
언젠틀 오퍼레이션
The Ministry of Ungentlemanly Warfare
Summary
제2차 세계대전, 나치의 살상 무기 유보트를 막기 위해 ‘처칠’의 지휘 아래 최초의 비밀 특수 부대가 탄생한다. 통제 불능의 미친개, 지옥에서 돌아온 근육질 군인, 냉철한 폭발물 전문가, 암살이 주특기인 미인계 특수 요원까지··· 대장인 ‘거스 마치’를 필두로 막 나가는 그들이 뭉쳤다! 영국군에 잡히면 감옥에, 나치에게 잡히면 죽음뿐! 유보트를 막기 위한 거스 마치 일행의 ‘언젠틀’한 작전이 시작된다! (출처: 씨네21)
Cast
감독: 가이 리치
출연: 헨리 카빌, 앨런 리치슨 외
아무리 세계 최초 블랙 미션이라도
<언젠틀 오퍼레이션>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이 극비리에 실행했다는 포스트마스터 작전을 영화화했습니다. 포스트마스터 작전은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이 만든 특수 부대가 1942년 1월 실행에 옮긴 블랙 미션인데요. 정부에서조차 공식적인 허가를 내리지 않은 작전이었기에, 독일군은 물론이거니와 영국군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임무였지요. 2016년에 공개된 비밀문서를 통해 드러난 이 세계 최초의 블랙 미션은 탁월한 영화적 소재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구체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럴싸한 첩보물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영화의 아쉬운 점이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첩보물의 껍데기는 필히 긴장감이어야 합니다. 핵심에 무엇을 담고 있든지 간에, 겉으로는 긴장감을 유발하는 구색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요. 첩보물로서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은 '블랙 요원들이 어떤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며 미션 임파서블을 파서블하게 하는가' 또는 '영국 총리가 자신의 자리를 내어놓고 명령할 정도로 위험한 이 임무가 얼마나 스펙타클한 전개 끝에 완수되는가'를 기대하게 됩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율을 느끼면서도 임무 완수를 응원하게 하는 바로 그 긴장감 말입니다.
하지만 평화의 뒷면에서 행해지는 '언젠틀한 작전 명령'에서 긴장감이나 흥미를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신사의 나라' 영국이 비신사적으로 펼치는 작전답게 가차 없이 때려 부수고 죽이는 난장이 반복되었지만, 왠지 모르게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적의 보급선을 막고 해양 패권의 균형을 되찾는 과정은 너무 순탄합니다. 한두 가지의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는 하나, 특별한 고난 없이 얼렁뚱땅 타개해 버립니다. 긴장감과 흥미를 강화하는 갈등 요소가 조금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그려졌다면 작품의 재미가 더 커졌겠지요. '세계 최초 블랙 미션'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갖다 썼는데도, 영화의 매력이 소재만 못해 진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 ⊙
매력적일 수 있었던 캐릭터들
작전을 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의 매력이 도드라지지 않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배우 헨리 카빌이 연기한 '거스 마치 필립스'는 신사다운 무례함, 비신사적인 예의를 뽐내는 인물인데요. 캐릭터에게 부여되는 모순적인 성격은 인상 깊은 캐릭터를 만드는 장치이지만, 어쩐지 긍정적인 인상이 남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어쩌다 이런 광기 어린 젠틀맨이 되었는지, 그 서사가 명료하게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일인을 향한 영국인의 분노 섞인 마음을 모든 행동의 동기로 보기에도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지옥에서 돌아온 근육질 군인, 냉철한 폭발물 전문가, 암살이 주특기인 미인계 특수 요원'들도 딱 시놉시스에 설명된 정도의 모습으로만 드러날 뿐, 각 캐릭터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소는 없었습니다. 영화의 중점을 사건에 둘지, 캐릭터에 둘지의 기로에서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중점을 캐릭터에 두고, '언젠틀한 작전 명령'을 수행하는 '언젠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그렸다면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았을까요?
잘 만든 영화는 내레이션이나 과거 회상 따위로 캐릭터의 서사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인물의 성격과 행동을 명료하게 설명하지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평소 좋아하지 않는 내레이션이나 과거 회상이 문득 그리워지더군요.
⊙ ⊙ ⊙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그런데도 한 가지 볼만한 것이 있다면, 앙상블로 등장하는 블랙 요원들이 휘황찬란 멋지다는 점이겠습니다.
One-Liner
매력적인 소재도 얼마든지 평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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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과 용기 사이, 지금의 나를 만든 그때의 ‘사소한 것’들
▷한줄소감 : 침묵과 용기 사이, 지금의 나를 만든 그때의 ‘사소한 것’들
▷영화/책 :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 / Claire Keegan, 2023.11월
결정적인 순간에야 본 모습을 드러내는 나의 본성의 근원은 무엇일까?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침묵하지 않을 용기, 그것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최근 영화로 개봉된 책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지금의 나를 만든 과거의 그 기억들을 소환해내고 있다.
1985년 실업과 빈곤으로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는 아일랜드의 한 소도시 뉴로스에서
석탄 배달업으로 아내, 딸 다섯 가족을 이끌고 있는 빌 펄롱(컬리언 머피 역),
무엇보다도 딸들이 각자 자신의 재능을 찾아 성장해 나가는 것이 기쁘기만 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고 산타클로스에게 보낼 카드를 쓰는 일상이 행복하기만 하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운 어린 시절을 헤쳐 나온 그였기에 이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자기 스스로를 그저 운이 좋을 뿐이라 생각한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스틸컷
"우린 참 운이 좋지?" 어느 날 밤 펄롱이 침대에 누워 아일린에게 말했다. "힘들게 사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그렇지." (p20)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p22)
혹독한 시기였지만 그럴수록 펄롱은 계속 버티고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척지지 않고,
딸들이 잘 커서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여학교인 세인트마거릿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p24)
그렇다고 하루하루 지치고 힘든 일을 버텨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캄캄할 때 일어나서 작업장으로 출근해 날마다 하루 종일 배달 일을 하고 저녁 늦게서야 식탁에 앉아 가족을 대하는 반복된 일상 속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목구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도 바뀌지도 새로워지지도 않는 걸까? 요즘 펄롱은 뭐가 중요한 걸까, 아일린과 딸들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나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p44)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자신을 다 잡아준 것은 그 옛날 어머니조차 일찍 돌아가시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아이가 되었을 때,
자신을 돌봐 주었던 집 주인 미시스 윌슨 아주머니의 따뜻한 격려 때문이었다.
미시즈 윌슨은 마치 자기 자식인 양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렴." 미시즈 윌슨이 말했다.
그날 종일, 그 뒤로도 얼마간 펄롱은 키가 한 뼘은 자란 기분으로
자기가 다른 아이들과 다를바 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돌아 다녔다.(p37)
그런 영향인지 빌 펄롱은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한없이 친절한 사람이다.
사업체 직원들의 일상을 돌본다든지, 동네 사람들 중 어려운 집에 장작을 몰래 가져다 놓는다든지,
지나가다 친구 아들을 보고는 주머니에서 동전 몇 푼이라도 꺼내 준다든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강 건너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창고에 갇혀 있던 어린 소녀 세라를 발견한다.
수녀원장은 친구들끼리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둘러댄다.
오히려 그 사실이 외부에 발설되지 않도록 무언의 압박을 보낸다.
딸들이 다니려고 하는 세인트마거릿 여학교의 운영자이기도 한 수녀원이기에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수녀원장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현찰이 든 봉투를 내밀었을 때 그냥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스틸컷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 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 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 -
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 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p99)
자괴감에 빠져 있는 그를 바라보는 아내 아일린이나, 수녀원에서 있었던 일을 알고 있던 음식점 주인 미스즈 케호는 그저 모른척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만약 우리 애가 그 중 하나라면" 펄롱이 말했다.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아일린이 다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걔들은 우리 애들이 아니라고."(p57)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거기 일에 관해 말할 때는 조심하는 편이 좋다는 거 알지?”
“말했듯이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그 수녀들이 안 껴 있는 데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해.”
“교단은 다르지만 다 한통속이야. 어느 한쪽하고 척지면 다른 쪽하고도 원수 되는거야.”(p105~106)
그러나, 크리스마스이브날 이발소에 들러 머리를 깎고, 아내에게 줄 구두를 찾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무언가에 이끌리는 듯.
펄롱의 하루는 지금 무언가 다른 것으로 채워지고 있었다.(p113)
결국 그는 다시 수녀원으로 가서 창고에 갇혀 있던 소녀를 데리고 집으로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지역사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수녀원이었기에 자신의 사업체와 가족에게 닥칠 최악의 상황이 떠올라 두려웠지만
더 이상 물러서지 말아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 스틸컷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 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아이를 데리고 걸으면서 펄롱은 얼마나 몸이 가볍고 당당한 느낌이던지.
가슴속에 새롭고 새삼스럽고 뭔지 모를 기쁨이 솟았다. (p119)
빌 펄롱에게 이런 용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순간 어려웠던 시절, 집주인 미시즈 윌슨 아주머니와 같은 집 일꾼이었던 네드의 보살핌의 손길이 떠올랐다.
어쩌면 지금의 자신을 이루게 한 것은 그분들의 배려, 친절, 격려들 때문이었다.
때로는 말로, 때로는 행동으로, 때로는 사소한 것(Small Things)들로.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p120)
펄롱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그걸 뭐라고 부르든 - 거기 무슨 이름이 있나? - 밖으로 마구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갓난 딸들을 처음 품에 안고 우렁차고 고집스러운 울음을 들었을 때조차도.(p120)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p121)
지금 주인공 빌 펄롱에게 침묵에 맞설 '용기'를 불러일으킨 것은 어릴 적 자신을 일으켜 세웠던 '사랑'과 '보살핌'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 뿌려진 씨앗이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다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는 그것들은 결코 사소한 것들이 아니었다.
소녀를 구하고 세상을 구원하는 그 첫 발걸음은 사소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를 나되게한 '사소함'은 무엇이었을까? 인생의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 무수히 많은 사랑의 손길이 떠오른다.
내가 살아갈 '용기'는 나 자신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었다.
춥고 어두운 겨울밤에 따스한 불빛이 반짝거리며 떠오르는 것 같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막달레나 세탁소’는 아일랜드 가톨릭교회와 정부 지원하에 1922년부터 1998년에 이르기까지
70여 년 동안 3만 명 이상의 젊은 여성들을 감금, 강제 노역과 착취로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곳이다.
2013년에 이르러서야 정부는 진상조사를 마치고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막달레나 세탁소(Magdalene laundries)’ 또는 ‘막달레나 수용소(Magdalene asylums)’는
타락한 여성 교화라는 명분하에 1344년경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아일랜드에서는 1767년부터 10여 개 시설에 약 1만 명의 여성이 수용되었고, 잉글랜드는 1758년 이후 300개 이상의 세탁소가 운영되었으며,
1800년 미국 필라델피아, 1848년 캐나다 토론토, 1852년 스웨덴, 1890년 호주에서 운영되었다.
노동 착취와 인권유린의 현장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으며 최후의 막달레나 세탁소가 1996년에 이르서야 폐쇄되었다.
각 나라의 막달레나 세탁소 / ①아일랜드(1767년), ②잉글랜드(1758년), ③미국(1800년), ④캐나다(1848년), ⑤스웨덴(1852년), ⑥호주(1890년)
202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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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본능을 가진 복병의 습격
이 글은 디즈니 플러스 [메스를 든 사냥꾼]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btn뉴스
대체 디즈니에 어떤 저주가 내린 것일까.
마블도, 실화 영화도, 게다가 주식도 말아먹더니(우는 거 아님) 이젠 OTT서비스도 그럴 것만 같다.
분명 희망이 보이긴 했다. 정통 추리극을 연상시키는 인상의 예고편을 봤을 때만 해도. 그러나 정주행을 시작하자마자 생각하지도 못했던 복병의 습격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복병은 “복병”이라는 이름부터 글러먹었다고 봐야 한다. 작품 안에 꼭꼭 숨어 있던 것이 아니라 정중앙에서 아주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난감한 복병은 존재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이름이자 존재였던 셈이다. 이 센터 본능을 가진 복병 덕에, 시리즈를 향한 몰입감은 아주 초반부터 박살 나 버린다. 처참하게.
사진 출처:구글
세현은 입체적이다 못해 4D로 표현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의문까지 드는 인물이다. 연쇄살인마의 딸이면서 공범이고, 아동학대를 받은 장본인이자 목격자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애정을 넘어선 집착의 감정을 느끼는 아버지에게서 도망치는 존재이자 감시자이기도 했고, 이 모든 살인의 용의자인 동시에 증인이었다.
그러나 박주현 배우는 이 미묘함을 단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 극 중 세현이 느끼는 이 복합적인 감정들을 모조리 일차원적으로 해석해 낸다. 이런 패착을 가능하게(?)한 요소는 다름 아닌 그녀가 연기하는 세현의 모든 것들이다. 쌍꺼풀 수술을 한 것인지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의도로 반쯤 감긴 눈. 어떤 감정을 담은 것인지 전혀 느낄 수 없게 하품하는 듯한 발성으로 내뱉는 대사들. 미스터리함이나 의뭉스러움이 아닌 어색함을 뿜어내느라 바쁜 걸음걸이까지. 아무리 좋게 말해도 연기를 못한다.라는 말 외에는 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세현이 등장하는 순간들이 심각하게 괴롭다.
사진 출처:구글
이런 상황을 더욱 못 참게 만드는 두 배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강훈과 박용우 배우의 활약이다. 이 작품 직전까지 예능에서 더 자주 보는 바람에 그의 연기 자체에 선입견이 있었던 강훈 배우는 우려와는 달리 매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박용우 배우의 경우는 여기에 끼워 말하는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로 연쇄 살인마 윤조균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세현과 가장 많이 부딪치는 두 배우가 날고 기어 주는 바람에, 이 대환장의 콜라보는 살다 살다 불쌍해 마지않아야 할 여주인공에 대한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상황을 연출해 낸다.
그뿐인가. 그녀의 뚝딱거림은 윤조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과의 몸싸움에서 극대화된다. 액션 신(Scene)의 가장 기본이라 해야 할 합이 전혀 맞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그녀가 휘두르는 일격들은 술이 머리끝까지 취한 와중에도 귀소본능을 잊지 않은 취객의 몸짓처럼 허우적거리는 정도로만 보인다. 긴박감은커녕 심각한 분위기조차 조성되지 않는다.
사진출처:스포츠 한국
분명 얼마 전 디즈니에서 제공하는 작품들이 애매하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작품을 애매하게 만들어 버리다니.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디즈니에 재앙이 내리지 않고서야, 이런 애매함 총량의 법칙이 적용될 리가 있나. 싶을 정도였다. 센터본능을 가진 복병 덕에. 이 작품은 초반부터 모든 동력을 상실해 버린다. 분명 아주 강한 흡입력을 가진 작품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이 글의 TMI]
1. 무표정으로 시리즈를 다 본건 또 오랜만임.
2. 주말에 갈비탕 먹을 거임 와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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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수란잔 Bes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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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수란잔 BEST 10
(1 ~ 10위)
1. 새벽의 모든 (2024) - 미야케 쇼
2. 가여운 것들 (2024) - 요르고스 란티모스
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2024) - 하마구치 류스케
4. 추락의 해부 (2024) - 쥐스틴 트리에
5. 독립시대 (1994) - 에드워드 양
6. 안티크라이스트 (2009) - 라스 폰 트리에
7. 우나기 (1997) - 이마무라 쇼헤이
8. 노 베어스 (2024) - 자파르 파나히
9. 나의 올드 오크 (2024) - 켄 로치
10. 시빌 워: 분열의 시대 (2024) - 알렉스 가랜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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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4」 2차 예고편 속 '이중 매트릭스' 의 증거?! | 매트릭스 리저렉션 예고편 리뷰 | 매트릭스 결말포함 영화리뷰 | 매트릭스 리뷰 | 매트릭스 요약 | 매트릭스 스토리
? 《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2차 예고편 리뷰
+ 매트릭스1,매트릭스2,매트릭스3 결말포함
+ 매트릭스 스토리 해설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2]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매트릭스4 #매트릭스4예고편 #매트릭스_리저렉션《매트릭스4 리저렉션》(2021) 영화 예고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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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릭스 스토리 해설
- 매트릭스1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댄 크라치올로, 캐롤 휴스, 리차드 미리쉬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외
제작사: 실버 픽처스,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아츠 엔터테인먼트, 그라우쵸 II 필름 파트너쉽
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1999년 3월 31일, 대한민국 1999년 5월 15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6300만 달러 ~ 6500만 달러
상영 시간: 136분
북미 박스오피스: $171,479,930 (1999년 9월 23일), 월드 박스오피스 $463,517,383 (2003년 3월 10일)
상영 등급: 12세 관람가
- 매트릭스2 리로디드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38분
북미 박스오피스: $281,576,461 (2003년 10월 30일)
월드 박스오피스: $742,128,461 (2011년 11월 25일)
- 매트릭스3 레볼루션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각본/원작: 워쇼스키 형제
제작: 조엘 실버, 비키 포플웰, 스티브 리처즈, 필 우스터하우스
음악: 돈 데이비스
촬영: 빌 포프
편집: 자크 스탠버그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앤 모스, 휴고 위빙, 글로리아 포스터, 제이다 핀켓 스미스, 해럴드 페리노, 모니카 벨루치, 랑베르 윌슨, 지나 토레스, 랜들 덕 김, 예성
제작사: 미국 빌리지 로드쇼 픽처스, 미국 실버 픽처스, NPV 엔터테인먼트, 하이네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호주 로드 쇼 필름 디스트리뷰터스
개봉일: 미국 국기 2003년 5월 15일, 대한민국 국기 2003년 5월 22일, 호주 국기 2003년 5월 16일
화면비: 2.39 : 1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상영 시간: 129분
북미 박스오피스: $139,313,948 (2004년 2월 26일)
월드 박스오피스: $427,343,298 (2004년 3월 28일)
- 매트릭스4 영화정보
장르: SF, 액션
감독: 라나 워쇼스키
각본: 라나 워쇼스키, 알렉산드르 하몬, 데이비드 미첼[1]
제작: 라나 워쇼스키
음악: 조니 클라이맥, 톰 티크베어[2]
촬영: 존 톨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앤 모스 외
제작사/배급사: 미국 워너 브라더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미국 2021년 12월 22일, 한국 12월 22일
화면비: 2.39:1
상영 시간: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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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마추어> 공식 예고편
테러에 의해 살해된 아내, 밝혀지는 진실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제91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 주연 🎬[아마추어] 예고편 전격 공개 2025년 4월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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