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0-05 09:43:19
10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aomg 의 프로듀서이자 래퍼 #그레이 가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젊은 영화감독과 가장 핫한 프로듀서의 만남이라니 너무 기대가되는데요.
부산국제 영화제에서도 상영하는 발레리나 ! 공개되면 무조건 !
한국 추석영화 사실상 셋 다 부진
이번 추석 연휴엔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 등 한국영화 기대작 3편이 공개됐습니다. 두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천박사>는 선전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일주일이나 이어진 연휴에 손익분기점 200만명을 넘기지 못한건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어 추석 연휴 대비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동욱 X 임수정 로맨스 <싱글 인 서울> 예고편 공개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 <싱글 인 서울>이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이동욱과 임수정의 역대급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싱글 인 서울>은 오는 11월 2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합니다.
부산국제 영화제 이제훈 건강상 이유 불참, 배우 박은빈 단독 사회
제 28회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식 공동 사회를 맡았던 배우 이제훈이 건강상의 사유로 불참하면서 배우
박은빈이 단독 사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부산국제 영화제는 새로운 남성 사회자 선정을 고려하는 대신
박은빈 배우의 단독 사회를 결정했는데요 개막식 최로의 단독 사회자이자, 최초의 여성 단독 사회자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강하늘 X 전소민 <30일> 신작 예매율 1위 급상승
영화 <30일>이 예매율 1위와 동시에 2일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습니다.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한 남남이 되기로 한 이야기로 개봉 이틀차인 오늘까지 누적 관객수 23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발레리나> 그레이, 음악 감독 참여
이충현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에 뮤지션 그레이를 음악감독으로 발탁했습니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가 소중한 친구 민희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를 쫓으며 펼치는
복수극입니다. 이충현 감독은 음악이 영화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음악으로 독보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LATEST CINE NEWS’였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과 좋아요 콕콕!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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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달, 작가, 밀수꾼, 첩보요원 조인성 그는 대체!
[극장]에서는 밀수꾼, [디즈니+] 에서는 첩보요원! 조인성 배우는 캐릭터의 폭이 다양하고 넓은 배우 인데요. 첩보원, 밀수꾼, 작가, 영화와 드라마 로맨스, 액션까지 못하는게 없는 보기만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조인성의 대표 필모그래피 같이 함께 살펴봐요!
클래식
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을 좋아한다. 하지만 호들갑스런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지혜의 편지로 맺어진 수경과 상민이 가까워지면서 지혜는 괜한 죄의식에 상민을 멀리 하려 하지만, 우연하게도 자꾸만 마주치게 된다
비열한 거리
삼류조폭조직의 2인자 병두. 조직의 보스와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틈에서 기회한번 잡지 못하는 그는, 별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있다. 병든 어머니와 두 동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남은 것은 쓰러져가는 철거촌 집 한 채 뿐. 삶의 무게는 스물아홉 병두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무빙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는 우여곡절 끝에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핵심 라인을 타고 승승장구 하게 된다 정권이 교체되는 중요한 시기, 새로운 판을 짜며 기회를 노리던 이들 앞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는데…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유년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첫사랑에 실패한 후 의미 없는 삶을 사는 남자와 부모의 이혼과 오빠와의 결별, 갑자기 찾아온 시각 장애로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여자가 만나 차갑고 외로웠던 그들의 삶에서 희망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괜찮아 사랑이야
작은 외상에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마음의 병은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보는 이야기
모가디슈
내전으로 고립된 낯선 도시, 대한민국이 UN가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기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일촉즉발의 내전이 일어난다. 통신마저 끊긴 그 곳에 고립된 대한민국 대사관의 직원과 가족들은모가디슈를 탈출하려 하는데
밀수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 그러던 어느 날,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거대한 밀수판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무빙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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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그들은 헤어질 수 있을까?
오랜만에 방문한 학교에 대문짝하게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었던 영화 <헤어질 결심>. 우리 학교에 이렇게나 인재가 없었나 싶기도 하면서도 동문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러가겠다며 부리나게 개봉일에 예매를 하고 영화관엘 달려갔다. 이렇게 기대를 하며 개봉당일에 영화를 본 적도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시놉시스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 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모호한 초록과 파랑
사람들이 그토록 외치는 미장센박~ 괜히 사람들이 박찬욱 감독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요새 본 작품들 중에서 이렇게 눈호강을 한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굉장히 아름답게 다가왔던 연출이었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색상을 잘 녹여내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초록색과 파란색을 굉장히 애매모한 느낌을 살려서 잘 표현하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해준은 산같은 사람으로 초록색을, 용의자 서래는 바다같은 사람으로서 파란색을 상징하고 있었다. 그래서 1부에서는 산에서의 살인사건을 통해 용의자가 된 서래를 보호하려는 해준의 시각에서, 2부에서는 바다 앞 별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통해 다시 용의자가 된 서래가 해준의 붕괴된 마음을 되살리려는 모습을 통해서, 각자를 상징하는 곳에서 주인공이 되어 극을 이끌어나간다. 초반 서래의 집 인테리어가 바다의 파도인지 산의 산세인지 모를 모호한 벽지가 초록색과 파란색 그 사이 어딘가의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습을 통해 두 사람이 결국 서로 섞여 들어갈 것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이렇게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던가?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오면서 가장 먼저한 말은 도대체 송강호가 왜 남우주연상을 받은건가? 였다.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을 비슷한 시기에 보았고, 게다가 두 작품 보두 칸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었기에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론은 솔직히 박해일의 연기력이 훨씬 나았다. 도대체 왜 송강호를 선택했는지 갸우뚱 할 정도였다. 물론 송강호가 연기를 못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어째서 서래에게 점점 관심이 생기고, 하지만 경찰로서 의심을 해야겠고, 그러다가 서래의 범죄를 알게 되자 무너지 자신의 자부심에 그녀의 곁을 떠나 점점 폐인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그녀를 만나 흔들리면서 마지막에는 남자로서 행방불명된 그녀를 찾아내고자 하는 그 공허한 눈빛을 보면서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탕웨이의 연기는 사실 처음 봤는데, 이렇게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를 몰랐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서래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매력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어서 여자인 나도 빠져들만한 매력이었다. 어눌한 한국어와 감정이 드러나는 중국어, 그리고 해준을 바라보는 서래의 눈빛까지 칸에서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를만한 연기력이었다.
영원한 미제사건이 되어 기억에 남다
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일까? 바로 미제사건이 되는 것이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이기에 형사들은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을 꼬리표처럼 달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한 형사라는 직업을 이용한 것일까? 서래는 붕괴한 해준의 심리상태를 회복하고 해준이 말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자신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남겨주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선택을 한다. 자부심을 잃어 붕괴한 해준에게 다시 커리어적으로 자부심을 되찾아 줄 수 있었을지 몰라도 결국 자신을 찾을 수 없도록 만들면서 평생 자신을 기억하도록 만든다. 서래는 만조 때 바닷물이 밀려오는 모래사장에 모래를 깊이 파 그 속에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을 상징했던 바다 속에 잠기며 죽음을 맞이하고 해준은 그렇게 사라진 서래를 찾아 파도치는 해변을 헤맨다.
나는 당신의 미제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서래의 대사처럼 그녀는 자신의 죽음이 미제사건이 되면서 해준이 자신을 평생 생각하기 ㄹ바란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박찬욱 감독의 색깔이었던 기괴함과 스산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만큼 잔혹하지도 변태적이진 않았지만 이 마지막 장면에 몰아서 표현된 것이 아닐까싶을 정도로 점말 마지막에 소름이 돋았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 작품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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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미란 코미디 원맨쇼
* <정직한 후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정직한 후보 (2020)
감독: 장유정
출연: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등
장르: 코미디
상영시간: 105분
개봉일: 2020.02.12
진실의 주둥이가 불러온 기상천외 선거전
입만 열면 거짓말이 술술 튀어나오는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그녀는 살아계신 할머니의 목숨까지 팔아 선거에 이용할 정도로 뻔뻔한 철면피다. 할머니의 이름을 팔아 설립한 재단을 앞세워 4선 도전도 무리 없이 진행되려던 찰나 손녀의 버릇을 고쳐놓고자 할머니 '옥희(나문희)'가 기도를 하면서 '상숙'은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는 신세가 된다. 그동안 거짓으로 포장했던 속마음들이 마치 생리 현상처럼 입에서 주체없이 튀어나오게 되고, '상숙'의 선거전에 크나큰 차질이 생긴다. 보좌관 '희철(김무열)'이 물심양면으로 그녀의 곁을 지키며 어떻게든 리스크를 막아 보려 하지만 거짓말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잃은 '상숙'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된다. 이대로 4선의 목표가 좌절되려는 순간, 과감하게 정면돌파를 택하며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 나간다.
뻔하지만 코믹한, 유쾌함에 충실
<정직한 후보>는 '짐 캐리'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라이어 라이어>를 표절한 의혹이 있는 브라질 영화 <O Candidato Honesto>의 판권을 구매해 리메이크한 작품. 원작의 '변호사'를 '정치인'으로 바꾼 것만 빼면 내용상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위선과 거짓으로 똘똘 뭉친 유력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소재로 써 내려갈 스토리가 워낙 뻔하다보니 작품의 줄거리를 쉽게 예측할 수 있고, 실제 전개 역시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직한 후보>는 코미디 영화이고,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는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본질에만 충실해도 기본은 해냈다고 생각한다. 비현실적인 설정, 식상한 스토리라인을 차치하고서라도 혼을 빼놓도록 웃기면 그만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작은 적어도 가볍고 유쾌한 유머를 날리는데 충실하다. 작품을 이끄는 '라미란'의 역동적인 코믹 연기는 SNL '라미란' 편 혹은 그의 코미디 원맨쇼라 할 정도로 평범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원톱 주연인 '라미란'을 서포트 하는 두 남자, '김무열'과 '윤경호'의 연기도 함께 돋보인다. '김무열'은 중후한 카리스마 혹은 냉혈한 빌런의 모습으로 더 익숙한 배우이지만 극중 열정 넘치는 해결사, 어딘가 부족한 허당, 어리광을 피우는 남동생 등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라미란'과 '김무열'의 케미스트리는 작품의 두 번째 시즌이 탄생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식 전개로 갉아먹은 장점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코미디의 색채는 옅어지고 신파극의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뒷심이 부족했다. 중반부까지는 스토리가 엉성하더라도 '주상숙'이라는 캐릭터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하려는 방식들이 웃음을 주고, 작품에 속도감을 붙여주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상숙'이 개과천선을 하고,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썩은 정치인들을 징악한다는 결말은 정치에 관한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한국영화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즉, 뻔한 줄거리의 코미디 영화에 고리타분한 한국식 결말까지 더해져 인물의 톡톡 튀는 캐릭터성마저 희미하게 만들어버렸다. 오히려 초반부의 B급 감성을 끝까지 밀고 나갔더라면 코미디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나선 배우들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상의 비판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 본다.
라미란에 의한, 라미란을 위한
<정직한 후보>의 가장 큰 가치는 원톱 주연으로서 코미디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끈 '라미란'의 역량과 내공이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여성 원톱 주연 영화는 활발하게 제작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제작되더라도 흥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김혜수'가 원톱 주연으로 출연해 200만 관객을 돌파했던 <굿바이 싱글> 정도가 떠오른다.) 그런데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힘든 시국에도 1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시즌2 제작도 안정적으로 착수했다. 이는 전적으로 수많은 코미디 작품에 조·단역으로 출연하며 자신만의 유머 코드를 개척한 '라미란'의 기량이 발휘된 결과이며 그녀가 괜히 '청룡영화제'에서 코미디 원톱 주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게 아니라는 것 역시님 증명했다. 그동안 남성 원톱 주연 코미디 영화는 수없이 제작되었고 흥행한 사례도 많지만 여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정직한 후보>가 작품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할지라도 여성 원톱 주연 코미디 영화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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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추천 5
여러분 ! 벌써 2021년 5월이 왔습니다.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 OTT 플랫폼은 늘어만 가는데, 막상 영화를 보려 하면 무슨 영화를 봐야할지 고민이죠.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의 달이라고 불리는데요. 이에 맞춰서,씨네랩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 애니메이션 추천작 5편을 가지고왔습니다.
1. 천공의 성 라퓨타 Laputa: Castle In The Sky (1986) - 미야자키 하야오
" 광산촌 슬랙 계곡에서 기계 견습공으로 밝게 살고 있던 고아 소년 파즈는 어느날 빛이 나는 목걸이를 한 채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소녀(시타)를 구해준다. 소녀는 집안 대대로 전해져 오던 목걸이(비행석)로 인해 정부의 군대(무스카 일행)와 해적(도라 일당)들에게 쫓기고 있던 신세. 시타가 이들로부터 무사히 도망갈 수 있게 도와주던 중 파즈는 비행석과 하늘에 떠 있는 성 "라퓨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라퓨타의 존재를 믿고 있던 파즈는 시타와 함께 라퓨타를 찾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파즈와 시타는 그들을 쫓던 군대에게 잡히고, 시타는 정부 비밀 조사관인 무스카에게 파즈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협력을 약속한다. 군대에서 풀려난 파즈는 시타를 구하기 위해 도라 일당에 들어가고, 그들과 함께 시타를 구해온다. 그러나 시타로 인해 봉인이 풀려 라퓨타의 위치를 가리키게 된 목걸이(비행석)는 무스카에게 빼앗기고 만다. 군대와 무스카는 거대한 비행선 골리앗을 타고 라퓨타를 찾아 나서고, 그 뒤를 쫓아 파즈와 시타도 도라 일당과 함께 라퓨타를 찾아 나선다. 갑자기 닥친 악천후와 골리앗의 공격으로 도라 일당과 헤어진 파즈와 시타는 우연히 라퓨타에 도착, 라퓨타의 아름다운 정원에 감탄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도라 일당을 생포한 군대와 무스카 일행도 라퓨타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퓨타에 도착한 군대는 온갖 파괴행위와 보물을 모으는 데만 급급해 하고, 그 틈을 이용해 무스카는 시타를 잡아 라퓨타 내부로 사라진다. 파즈는 잡혀 있던 도라 일당을 구해주고, 시타를 구하기 위해 무스카를 뒤쫓는다. 시타와 함께 라퓨타 내부의 거대한 비행석이 있는 중추에 다다른 무스카는 시타에게 자신 또한 라퓨타 왕가의 일족이였음을 밝힌다. 그 옛날 지상으로 내려 온 라퓨타 왕가는 시타와 무스카의 일족,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눠졌던 것. 무스카는 과거 라퓨타의 힘을 부활시킴으로 세계를 지배하고자 한다. 무스카의 수중에 넘어간 라퓨타로 인해 끔찍한 살상이 자행되자 시타는 파즈와 함께 할머니로부터 배운 파멸의 주문을 외운다."
<천공의 성 라퓨타> synopsis지브리 영화 좋아하세요? 저는 참 좋아하는데요, 지브리의 영화는 명작이 너무도 많기에, 어떤 영화를 선정할지 신중히생각하고, 이 영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기념비적인 영화입니다. 특유의 파란 하늘, 푸르른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확 뚫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2.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I want to eat your pancreas (2018)
- 우시지마 신이치로
출처 : 네이버 영화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나 사실은…
죽는 게 너무 무섭다고 하면 어떻게 할래?”
내가 몰랐던 너, 네가 몰랐던 나
다시 우리의 이야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synopsis애니메이션 제목 치곤 꽤나 자극적인 제목이기에 망설이는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관람하고 나면어떠한 이유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시네마 부문 초청작으로 공개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2018년 11월 개봉했고,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 지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추천드립니다.
3.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NIGHT IS SHORT, WALK ON GIRL (2017)
- 유아사 마사아키출처 : 네이버 영화
천진난만한 검은 머리 아가씨를 남몰래 좋아하는 선배는
오늘도 그녀의 관심을 받기 위해 우연을 가장한
*최대한 그녀의 눈앞에서 알짱거리기, 일명 최눈알 작전을 이어간다.
봄에는 폰토초에서 여름은 헌책시장에서 매운 음식 먹기 대회,
대학축제가 한창인 가을 그리고 지독한 독감에 시달리는 겨울까지!
단 하룻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간 선배는 점점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이렇게 만난 것도 어떤 인연!?
<밤을 짧아 걸어 아가씨야> synopsis독특하지만 연출력 또한 뒤쳐지지않는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추천드립니다. 영화를 보고만 있어도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온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독특한 그림체로 호불호가 강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제 41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입니다.
4. 슈렉 시리즈 Shrek (2001~) - 앤드류 아담슨, 비키 젠슨
출처 : 네이버 영화
옛날 옛적에 한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오직 사랑하는 사람의 첫 키스만이 깰 수 있는 저주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녀는 불을 뿜는 무시무시한 용이 지키는 한 성에 갇혀 있었습니다. 수많은 용감한 기사들이 그녀를 구출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용이 지키는 그 성의 가장 높은 탑 꼭대기에 있는 방에서 '그녀의 사랑'과 '그의 키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만의 고요한 안식처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마녀, 피리부는 아저씨, 피터팬 등등.. 동화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쳐들어온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귀찮은 건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당나귀 덩키. 알고보니 얼굴이 몸의 반을 차지하는 1m도 안되는 숏다리 파콰드영주가 동화속의 주인공들을 다 쫓아낸것. 하지만 일은 이상하게 꼬여 결국 파콰드영주 대신 불뿜는 용의 성에 갇힌 피오나 공주를 구하러 떠나게 되는데..
<슈렉> synopsis드림웍스의 슈렉 시리즈는 애니메이션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2001년,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애니메이션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슈였던 <슈렉>이었죠. <슈렉 포에버>를 마지막으로녹색 괴물 슈렉은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마지막 시리즈까지 박수를 받았습니다.
5. 미니언즈 Minions (2015) - 카일 발다, 피에르 꼬팽
출처 : 네이버 영화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 태초에 미니언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슈퍼 악당만을 보스로 섬겨온 미니언들!
하지만 의도치 않은 치명적(?) 실수로 인해 보스들과 이별하게 되고, 우울증에 빠진 미니언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한 리더 ‘케빈’은 자유로운 영혼 ‘스튜어트’와 무한 긍정 ‘밥’과 함께 ‘슈퍼배드 원정대’를 결성한다.
세계 악당 챔피언십에 참석해 최초의 여성 슈퍼 악당 ‘스칼렛’(산드라 블록)을 보고 첫눈에 홀~딱 반한 이들은 일생일대의 위기가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스칼렛의 특급 미션을 넙죽 받게 되는데…
<미니언즈> synopsis영화 <슈퍼배드>의 신스틸러 미니언즈들은 슈퍼배드에서 조연임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미니언즈>로 2015년 개봉했습니다. 영화 <미니언즈>는 스토리에선 큰 감동은 없지만, 정말 많은 굿즈들이 많은 만큼, 그들만의 귀여움으로 영화를 꽉채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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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주변을 잊지 않는 따뜻함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이 개인의 과거에서 비롯된 트라우마일 수도 있고,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과업이나 책임감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또 다른 이들은 그저 자신을 위한 성취감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그 길을 걸어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구원과 회복을 찾으며, 때로는 나 자신을 위해, 때로는 더 큰 목적을 위해 나아간다. 목표가 모든 사람을 구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그것은 나 자신을 구원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목표가 더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예를 들어 환경이나 자연재해를 연구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사람들은 자신을 넘어 더 큰 대의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단지 개인의 성공이나 성취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삶을 구하는 일이다. 때로는 돈이 되지 않는, 보상받지 못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집중하는 목표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고귀하다.
영화 <트위스터스>는 이런 목표를 가진 주인공 케이트(데이지 에드가 존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케이트는 토네이도를 연구하며 그것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녀는 외모적으로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내면에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바로 토네이도가 언제 발생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하는 직감이다. 영화는 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그녀가 토네이도를 연구하며 그 피해를 줄이려는 과정을 따라간다. 케이트의 목표는 단순한 연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토네이도에 대한 그녀의 집념이 재난의 극복이라는 희망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첫 번째 감정] 케이트의 상실감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케이트가 목표에 집착하는 건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녀는 과거에 토네이도 연구를 함께하던 세 명의 친구를 잃었다. 그들은 토네이도에 맞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힘을 억제하려고 화합물질을 투입하면서 실험적인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이 사건은 케이트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고, 그녀는 더 이상 현장에 나서지 않고 기상청 사무실에서 날씨만을 바라보는 존재가 되었다. 그녀의 목표는 단지 이론적인 성과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상실감은 너무나 깊어서, 그녀는 더 이상 전처럼 용기를 내기 어려웠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우리는 이러한 케이트의 모습을 본다. 그녀는 토네이도를 막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실감은 그녀의 의욕을 완전히 잠식했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사무실에 출근하지만, 누군가 토네이도에 대한 예측을 물어올 때면 눈빛이 살아난다. 그녀는 토네이도에 대한 연구를 사랑했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내고 싶어 했다. 그녀는 그 목표를 아직 포기하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친구 하비(안소니 라모스)가 찾아와 다시 연구를 시작하자고 설득하기 전까지, 케이트는 자신이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조차 잊고 있었다. 하비의 설득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케이트의 마음속 뚜껑을 서서히 열어 그녀가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도록 만든다. 다시 토네이도 연구에 뛰어들면서 케이트는 자신의 진짜 목적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토네이도에 희생당할 사람들을 최대한 막고자 함이다. 자신이 자라온 지역에 매년 출몰하는 토네이도들은 그녀에게 삶의 목적을 주었고, 하비의 설득은 그녀가 잊었던 목적을 다시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그 모든 상실감을 이끌고 다시 일주일 동안 하비와 토네이도를 쫓는다.
[두 번째 감정] 타일러의 자신감
영화 속 또 다른 인물인 타일러(글렌 파월)는 겉으로 보기엔 그저 그런 유튜버로 보인다. 그는 토네이도 속에 차를 고정시키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의 기행을 일삼으며, 조회수를 얻기 위해 그 모든 도발적인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타일러의 진정한 목적은 단순한 관심 끌기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벌어들인 수익을 토네이도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었다. 타일러는 밝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그는 토네이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 두려움을 억누르기 위해 일부러 무모한 행동을 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감을 유지하려 한다.
영화 중반 타일러는 케이트에게 두렵기 때문에 계속 도전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두렵지만 소와 맞서는 카우보이들처럼 그는 토네이도를 쫓으며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실감을 가진 케이트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타일러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계속 토네이도에 맞서고, 케이트는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토네이도를 쫓는다.
타일러의 과거는 극 중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그가 토네이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진실하다. 그는 단순히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타일러는 케이트를 만나면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구원자로서의 자질을 끌어내고, 두 사람은 함께 토네이도 연구에 뛰어들게 된다. 타일러는 케이트에게 그녀의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켜 주며, 그녀가 다시 연구를 시작하도록 돕는다. 그는 토네이도를 두려워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과학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타일러와 케이트의 만남은 두 사람이 가진 부정적인 감정적들을 상쇄시키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준다.
[세 번째 감정] 케이트와 타일러, 하비의 따뜻함
영화 속 인물들은 단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토네이도를 쫓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토네이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연구하여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들의 목표는 단지 개인의 성취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따뜻함은 단순히 재난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역할을 넘어선다. 그들은 토네이도를 직접 마주하며,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
영화 중반부부터 그들의 따뜻함은 점점 더 드러난다. 피해 지역을 돕는 그들의 활동은 단순한 과학적 연구를 넘어선다. 특히 마지막 재난이 닥쳐온 작은 마을을 돕는 과정에서 그들은 단지 연구자나 과학자가 아니라, 그 지역사회의 구원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는 영화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따뜻한 장면이기도 하다. 그들의 따뜻함과 진정성은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있다.
케이트는 결국 자신을 희생하여 토네이도 안으로 뛰어든다. 그녀의 목표는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에 있었다. 그 장면은 그녀의 과거 상처와 그 상처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결합된 순간이었다. 케이트는 마지막 순간에 그녀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목표가 단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정이삭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영화의 의미
영화 <트위스터스>는 정이삭 감독의 연출 아래, 재난 영화라는 장르를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정이삭 감독은 이전에 <미나리>를 통해 가족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의 희망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트위스터스>에서도 그는 재난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의 따뜻함과 희생을 강조하며,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정이삭 감독은 자연재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빛나는 작은 인간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평단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단순히 재난 영화로서의 시각적 효과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목표를 깊이 탐구하며 큰 감동을 주었다.
영화 속 배우들 역시 인상적이다. 주연을 맡은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며, 토네이도라는 거대한 위협 속에서도 인간적인 감정과 진정성을 전달했다. 케이트 역의 데이지 에드가 존스는 내면의 상처와 강한 의지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타일러를 연기한 글렌 파월과 하비를 연기한 안소니 라모스 또한 각자의 개성과 감정을 잘 살려내며, 캐릭터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단순한 연구자가 아니라, 그 목표를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려는 진정한 영웅들로 그려졌다.
<트위스터스>는 시각적으로 굉장히 강렬한 재난 영화다. 영화 속에서 토네이도의 거대한 힘과 파괴적인 위력은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최신 CG 기술을 활용해 토네이도를 보다 정교하게 묘사한 점이 이 영화의 핵심 중 하나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토네이도의 형태와 움직임을 더욱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정보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트위스터스>의 CG는 토네이도의 모든 디테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토네이도가 형성되는 순간부터 그 속에서 날아다니는 잔해들, 지표면에서의 바람의 움직임까지도 매우 실감 나게 묘사되었다. 특히 거대한 토네이도가 도시와 자연을 휩쓸며 파괴하는 장면에서는 그 규모와 파괴력이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러한 CG 효과는 관객에게 단순한 시청 경험을 넘어선 몰입감을 제공하며, 마치 토네이도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만든다.
특히 이 영화는 4DX 상영관에서 감상했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4DX로 영화를 보면 토네이도의 강력한 바람과 폭풍우가 고스란히 체감된다. 좌석이 토네이도의 회오리바람과 함께 흔들리고, 물이 뿌려지는 등의 효과는 관객이 마치 영화 속 토네이도 안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바람이 휘몰아치고 소나기가 쏟아지는 순간, 그리고 무거운 물체들이 날아다니는 순간까지도 관객은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재난의 긴박함과 위협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 주며, CG로 그려진 토네이도의 현실감과 결합되어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 <트위스터스>는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도 빛나는 인간의 따뜻함과 희생을 강조한다. 케이트는 자신의 목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려 했고, 그녀의 행동은 단순한 과학적 연구를 넘어선 진정한 인간애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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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프랑스] 남성적 시선으로부터 탈주하는 클레오의 도시 산책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는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의 초기 연출작으로, 여성해방운동이 거세게 일었던 2차 페미니즘 물결을 통과하는 시기에 만들어졌다. 바르다는 ‘클레오’를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서 한 여성의 정체성 찾기에 골몰했다. 영화는 젊고 아름다운, 나름 가수로서도 성공한 여성인 ‘클레오’가 암 진단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와 더불어 그의 내면의 변화를 보여준다. 로라 멀비가 대부분의 서사 영화 구조 속에서 여성은 수동적인 볼거리로서의 기능만을 한다고 지적한 바와 달리, 영화는 젊은 여성 주인공 클레오의 ‘시선’을 섬세하게 따라가면서 그녀의 삶과 주체성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춘다.
1. 보여지는 대상으로서의 클레오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는 제목 그대로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 사이, 90여 분에 걸친 클레오(코린 마르샹, Corinne Marchand)의 시공간 이동과 대도시 산책을 13개의 장별 구성으로 펼쳐낸다. 이 과정을 통한 내러티브의 방향성은 대상으로서 정체성에 몰입했던 클레오가 주체로 변이생성 해나가는 탈주의 과정이기도 하다. 클레오의 시공간 이동은 자신이 암에 걸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부터 도피하고픈 욕구로부터 발생된다. 젊고 아름다운 스타 가수란 정체성을 즐기며 화려한 삶을 누리던 클레오에게 불현듯 다가온 ‘죽음(암)’에 대한 공포는 존재론적 고뇌를 촉발하는 극적 동기로 작용한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나타나는 주요 응시 대상은 클레오가 뽑는 9장의 타로 카드들이다. 각각 ‘클레오’라는 인물의 과거-현재-미래를 나타내는 이 카드들은 그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전에 관객들에게 클레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마치 예언처럼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암시하는 기능을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래를 상징하는 카드들은 그에게 암에 걸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유발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이때 등장하는 해골카드를 클레오가 보고 절망에 빠지자 점술가는 이 카드가 꼭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하는데, 이를 대상으로서만 살아가던 클레오가 주체로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기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암시하는 불길한 점괘를 안고 점집을 나선 클레오는 건물 출구에 걸린 커다란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면서, ‘추함이야말로 죽음을 의미하며,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한 나는 살아있다’는 자기주술성 위로로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양 벽면에 걸린 거울이 서로를 비추면서 무한대로 분열되는 그의 이미지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인해 얻게 되는 존재론적 고뇌가 현재의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을 것임을 암시한다.
거리로 나선 클레오는 모든 이들의 시선의 대상이 된다. 자신에게 꽂히는 그러한 타인들의 시선을 클레오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가 카페에 도착했을 때, 매니저 앙젤르는 ‘아파 보이냐’는 그의 질문에 ‘아름답다’는 답변을 할 뿐이다. 이때 클레오는 또다시 뒤돌아 거울을 바라본다. 앙젤르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눈물을 흘리는 클레오를 보며, 그의 절망이 단지 ‘호들갑’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앙젤르가 볼 때 클레오는 미성숙한 자아를 가진 ‘어린아이’로, 자신의 보살핌이 필요한 대상이다. 존 버거가 말한 것과 같이, 클레오는 앙젤르로 대표되고 있는 남성중심적 사회의 규율과 질서의 통제를 받는 인물인 것이다. (영화 속 앙젤르는 여성이지만, 남편을 잃은 과부로서 클레오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소유 및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앙젤르는 남성중심적 사회의 규율과 이데올로기를 상당히 내면화한 인물로 나타난다. 이러한 그의 집착은 영화 전반부를 중심으로 잘 드러난다.)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쇼윈도에 놓인 모자를 보고 방문한 모자 가게에서도 클레오는 도처에 놓인 거울들에 비친 새 모자를 쓴 자신의 이미지 보기를 반복한다. 이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면서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달래 보는 수단이기도 하다. 갖가지 모자를 써 보면서 스스로의 아름다운 외모에 도취하던 클레오는 결국 여름철에 맞지 않는 검은 털 모자를 구매해 쓰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이내 ‘화요일에는 새 옷을 입으면 불운이 생긴다’는 미신을 믿는 앙젤르에 의해 제지당한다. 연이어 가부장적 운명론에 집착하는 앙젤르에 의해 두 사람은 운수 없는 차 번호를 피해, 드물게 존재하는 여성 기사의 택시에 탑승하게 된다. 그러나 택시에 탑승함으로써 거리의 수많은 시선으로부터 벗어난 것 같아 보였던 클레오는 차량 속에서도 여전히 수많은 시선들의 대상이 된다. 이동 중에도 차창 밖의 행인들의 시선과 옆 차선 차량을 운전하는 남성들의 희롱을 겪은 클레오는 심지어는 창밖으로 마주한 아프리카의 원시적인 가면으로부터도 자신을 관찰하는 시선을 느낀다. 그리고 이때 그는 문득 거북함을 호소한다. 한편, 남성 지배적인 택시 업계에서 여성으로서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밤거리도 두렵지 않다며 용감한 투쟁담을 들려주는 이 여성 택시기사와의 동행에서 클레오는 여성의 직업에 대한 일종의 성정치학적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 에피소드 또한 이후 펼쳐질 클레오의 전복적인 산책 여정을 예고해 주는 내러티브 기호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한 클레오는 애인과의 만남을 준비하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을 느끼면서도 신체 가꾸기를 위한 스트레칭을 한다. 속옷 차림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그에게 앙젤르는 길고 화려한 털로 꾸며진 아름다운 실내가운을 입힌다. 스트레칭을 마친 클레오는 이내 침대에 앉아 머리를 매만지고 거울을 들여다본다. 이러한 그의 행위는 ‘아름답기에 사랑받는 여자’라는 관습적 내면화를 보여주는 반복적인 신체 움직임으로, 닫힌 틀에 갇힌 자아 대상화에 불과하다. 연이은 장면에서는 ‘남자는 아픈 여자를 싫어하니까 아프다는 내색을 하지 말라’는 앙젤르의 충고가 클레오에게 전해진다.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껴야 할 공간인 집/침실에서마저 그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위해 꾸밈노동을 해야 하는, 보여지는 대상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음이 계속해서 영화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스타 가수이자 부유한 애인을 가진 클레오의 일상을 지배하는 행위는 거울 속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하는 일이다. 영화 속에서 거울은 가부장적 조직과 규제 속에서 훈련된 클레오의 행위가 정체성으로 재현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존 버거가 말한 바와 같이, 클레오의 자아는 감시자로서의 자아와 감시당하는 자아라는 두 개의 항으로 찢어져 거울 보기의 행위를 반복하면서 타인에게 보여지는 대상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다음 장인 5장에서, 클레오는 사업 일로 바쁘기에 잠시 들렸다 가는 연인과 의례적인 만남을 갖는다. 연인에게 영화 <돈주앙>을 보러 나가는 데이트를 조르기도 하지만, 그는 ‘나의 여신 클레오파트라’, ‘나의 보석’이란 찬사를 클레오에게 퍼붓고 곧 떠날 뿐이며, 아프다는 클레오의 말에 ‘고운 몸에 병이 나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그녀의 고통을 ‘괜한 걱정’ 따위로 치부해 버린다. 이후 노래 연습을 위해 방문한 두 친구 역시 클레오의 병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고 우스꽝스러운 장난을 치면서 클레오 갈등을 빚는다.
이후 이어지는 시퀀스에서 클레오가 <당신 없이(Sans Toi)>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당신 없이는 나는 빈 껍질이에요”라는 가사를 통해 타인의 시선 없이는 존재하지 못하는 대상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클레오를 떠올릴 수 있다. 이렇듯 애인의 태도와 자신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에 클레오가 절망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되면서, 아름다움만이 자신의 가치이고, 남성으로부터 사랑받는 여성이므로 자신은 행복하다고 믿었던 그녀의 정체성에 균열의 조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대상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강박적 욕망으로부터 탈주 충동을 느낀 클레오는 이제 지금껏 스스로를 옥죄어왔던 가발과 온갖 치장을 벗어던진다. 화려하게 장식된 흰 실내가운을 벗어던지고 가벼운 검은 원피스로 갈아입은 그는 앙젤르의 경고를 무시하고서,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 털모자를 쓴 채 홀로 집을 나선다.
2. 보는 주체로서의 플로랑스
다시 거리로 나선 클레오는 여전히 도시 사람들의 시선이 가닿는 대상이다. 하지만 이때 클레오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변화가 포착된다. 홀로 거리에 나선 클레오는 중국음식점 외부에 걸린 거울 앞에 서는데, 전반부와 대비되는 태도와 독백으로 자신의 이미지 투영에 직면한다.
“표정 없는 얼굴, 바보 같은 모자…”
그의 독백은 처음부터 이 순간까지 반복되어온 아름다움에 고착된 대상화된 정체성을 전복시키기 시작한다. 이런 전복은 보여지는 대상에서 세상과 자신을 보는 주체로 생성하기 시작하는 산책 여정으로 급진전된다.
이제 그는 ‘스타가수 클레오’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파리라는 도시의 군중 중 하나, 즉 ‘익명의 존재’로서 도시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클레오는 산 채로 개구리를 삼키는 신기하지만 끔찍스러운 마술쇼를 구경하기도 하고, 사람이 붐비는 카페에서 주변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고 그들을 관찰하기도 하면서, 익명의 군중 속에서 신체의 충동을 따라가며 산책하는 ‘탐사자’로 변화해나간다.
이전까지는 마치 그의 모습을 관음 하듯이 촬영했던 카메라의 시점은 이제 여성이자 주체인 클레오의 시선으로 바뀌어 촬영된다. 그는 여전히 시선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동등한 인격체로서 다른 이들을 관찰하는(따라서 때로는 시선이 부딪히며 눈을 마주치기도 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클레오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조각 작업실로 향한다. 이곳에서도 클레오는 작업을 하는 조각가들과 조각품들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찰을 멈추지 않는다. 친구는 조각실에서 누드 모델 일을 하는 중인데, 지금까지 줄곧 대상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왔던 클레오가 이제는 ‘보는’ 입장에서 누드 모델, 즉 대상으로 서 있는 친구를 관찰하는 장면은 아이러니하다. 일을 마치고 클레르는 친구와 같이 거리를 걸으며 신체와 일상, 그리고 자신이 직면한 병과 죽음, 불안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이 과정에서 친구는 누드모델 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휴면상태와 같으며, 조각가들은 그저 형태와 아이디어로 자신의 신체를 보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신체 주체성을 토로한다. 여성의 신체를 대하는 가부장적 통념과 시선을 전복시키는 이런 경험은 점술가의 예언이나 앙젤르의 충고와 같은 운명적 틀에 갇혀있던 클레오에게 주체-되기의 계기로 다가온다.
친구가 헤어진 후, 뚜렷한 목적지 없이 거리를 방황하던 클레오는 홀로 몽수리 공원에 들어선다. 보는 이 없는 한적한 공원을 산책하는 클레오는 휘파람을 불면서 자신의 신체와 세상의 관계를 즉흥적으로 노래한다.
아름답고 변덕스런 나의 몸/ 새파란 나의 눈은/ 한번 보면 빠져들어/ 나의 매혹적인 모습은/ 포기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유혹/ 모두들 궁금해하지 내 매력과 미소를
이렇게 터져 나오는 노랫말은 보여지는 대상에서 자신의 신체를 관찰하며 걷고 보는 주체가 되어 스스로 연출해 내는 즉흥극이기도 하다. 여기서 스스로의 신체를 관찰하는 클레오의 자아는 존 버거가 이야기한 여성의 분리된 두 자아 중 감시하는 자아, 즉 남성의 시선을 내면화한 것과는 다르다. 클레오의 이러한 자기 응시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를 여부에 두었다기보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에 가깝다. 또한 이렇듯 능동적으로 세상을 관찰하는 탐색자의 역할을 수행해나가는 클레오를 통해, 영화는 ‘보는’ 행위의 쾌락이 능동적인/남성과 수동적인/여성으로 쪼개진다고 본 로라 멀비의 이론이 다소 이분법적인 구분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는 대상이었던 여성이 한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일종의 ‘여성적 시선’을 제시한다. 이러한 영화 속에서 관객들은 주체로서의 남성이나 객체로서의 여성보다는 주체되기를 선택한 여성의 시선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연의 소리와 풍경을 만끽하며 홀로 걷고 있던 클레오에게 ‘앙투완’이라는 남자가 그녀를 ‘여름날 여신(Flora)’이라고 칭송하며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한다. 환대 없는 어색한 상태에서 시작된 둘의 관계는 이내 죽음에 대한 불안감 공유로 소통이 가능해진다. 클레오는 암을 진단받을지도 모르는 불안을, 앙투완은 알제리전 참전 중 나오게 된 휴가의 마지막 날, 전쟁 중 닥쳐올지 모를 죽음에 관한 두려움을 토로한다. 내면의 고통을 드러내며 소통하게 된 타자와의 만남은 클레오에게 잊었던 기억의 ‘체현’, 즉 잠재된 주체성의 발현을 촉발하는 동기로 작동한다.
클레오는 ‘클레오파트라’에서 따온 스타 가수로서의 가명 대신 자신의 본명 ‘플로랑스Florence’(플로랑스는 꽃의 신 ‘플로라Flora’로부터 유래한 이름으로, 꽃처럼 피어나는 생명력을 상징한다.)를 기억해 낸다. 거울 틀 속에 갇혀 보여지는 대상에 머물던 클레오가 플로랑스라는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은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 혹은 거리 군중의 시선에 조응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삶과 죽음이 공존하듯이 일상과 전쟁, 개인적 삶과 사회적 정치의 공존은 ‘클레오→플로랑스’라는 변화, 즉 보여지는 대상에서 보는 주체로의 변이생성을 충동하는 ‘산책의 변증법’(산책하는 한 존재가 거리에서 군중과 만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벤야민은 ‘산책의 변증법’으로 설명해낸다.)을 드러내준다.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은 플로랑스는 가부장적 운명론으로부터 벗어나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처음으로 자신만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3. 경계 밖을 사유하는 산책의 여정
아름다운 스타 가수인 클레오가 익명의 군중 속에 떠도는 플로랑스로 변화해가는 과정은, 거울이라는 틀 속에 갇힌 대상에서, 그 틀을 깨고 탈주하는 주체의 회복이자 생성이라는 점에서 극적 대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영화는 ‘보여지는 대상’으로서 여성 이미지를 구축해온 성차별적 영화 관습에 전복적인 이미지 재현을 달성해낸다. 1961년, 여성들이 처한 삶의 영역과 조건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에 목표를 두었던 제2 물결 페미니즘(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어 서구세계 전체로 퍼진 여성주의 운동으로, 제1세대 여성주의가 여성 참정권을 비롯하여 제도적 성평등에 집중한 데 비하여, 제2세대 여성주의는 섹슈얼리티, 가족, 재생산 권리, 불평등 등으로 담론 범위를 넓혔다.)이 막 태동하던 시기 세상에 나온 <5시부터 7시까지 클레오>는 사회적인 표상으로서의 여성 이미지에서 벗어나, 삶과 죽음 사이에서 존재론적 고뇌를 겪는 한 개인으로서의 여성의 이야기다.
그것은 ‘성녀와 창녀’ 혹은 ‘숭배와 강간’으로 상징되는 틀을 깨고 여성 주체가 생성하는 또 다른 시공간을 찾아 나선 산책의 여정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발표된 지 약 반세기가 흐른 현재, 여전히 영화계 내에서 여성은 물신화된 욕망의 대상으로 소비되며 ‘여성으로서의 여성’은 대부분 부재하는 상황에서 이렇듯 클레오가 가지는 주체로서의 여성 이미지 서사는 젠더적 관점에서 주목해 볼 만한 쟁점을 가진다. 관습적 세상의 틀로부터 탈주하면서 현실의 변화를 사유하고 스스로 실천해 내는 클레오의 그러한 산책 여정은 현실과 공존하는 영화적 시공간의 기능을 증명해 내는 장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변재란, 「아녜스 바르다, 여성의 역사, 영화의 실천」, 『순천향 인문과학논총』 제38권 2호, 순천향대학교 인문학연구소, 2019, 121-142쪽.
유지나, 「대상에서 주체로의 변이생성 연구: <5시에서 7시까지 클레오>를 중심으로」, 『씨네포럼』, Vol.0 No.34, 동국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2019, 9-30쪽.
Berger, John, 「다른 방식으로 보기」, 최민 옮김, 열화당, 2012.
Laura Mulvey, Visual and Other Pleasures, Basingstoke: Macmillan, 1989, 16p.(쇼히니 초두리, 「페미니즘 영화이론」, 노지승 옮김, 앨피, 2012, 67쪽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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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10] 각본가 맹키위츠가 바라본 그 시대의 위선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맹크가 넷플릭스에 공개 되었습니다.
고전 영화 시민 케인의 공동 각본가 맹키위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가 시민 케인을 쓰게 된 이유나 쓰는 과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영화사나 미국 당시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 조금 흥미가 떨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에요.
마치 예전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드는데요. 흑백영화 특유의 화면 질감과 음향이 완벽히 재연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맹키위츠가 보고 들었던 그 당시의 할리우드 권력과 정치인들의 위선이 그대로 영화에 담겨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점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하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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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제니퍼 로페즈 : 내 인생의 하프타임> 공식 예고편
제니퍼 로페즈를 오늘날의 아이콘으로 만든 투지와 집념을 밀착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그녀의 인생 후반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한 《제니퍼 로페즈: 내 인생의 하프타임》은 라틴계 여성, 엄마, 아티스트로서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하고 더 원대한 목표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그녀의 진화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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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위쳐: 늑대의 악몽> 티저 예고편
[2021년 8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타고난 운명을 거부하려 했다.
스스로 위쳐의 길을 택한 베스미어, 돈을 위해 괴물을 사냥하는 사내.
하지만 알 수 없는 위협과 더불어 과거의 어둠이 그를 덮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