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0-02 17:42:40
디즈니 개봉예정, 제작확정 영화 모아보기
디즈니는 사랑이야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저격할 애니메이션의 명장 디즈니의 제작확정 작품과 개봉예정된 작품들 모아 가져왔습니다! 주토피아, 겨울왕국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과 뉴 페이스의
작품들까지 같이 만나보시죠 까먹기전에 저장해놓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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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미국에 더 이상 공화당원은 없다
한국과 미국은 지구 반대편, 비행기로 반나절을 날아가야 도착할 만큼 먼 거리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두 나라 모두에서 보수 성향 정치인이 불리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인 뒤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두 나라의 보수 정당에서는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정치인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고, 그중 소수만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마지막 공화당원>은 바로 그 ‘소수’에 속했던 인물, 공화당의 애덤 킨징거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공화당원
The Last Republican
Summary
미 하원의원 애덤 킨징거는 1월 6일에 발생한 국회의사당 폭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은 최초의 공화당 의원이다. 이 때문에 그는 친구와 가족, 그의 경력까지 잃었다. 극좌파 진보주의자 감독이자 코미디언인 스티브 핑크는 그와 정치적으로 반대 성향을 가진 보수주의자 애덤 킨징거가 의회에서 보낸 마지막 해를 기록하면서 그와 예상치 못한 유쾌한 우정을 쌓는다.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Cast
감독: 스티브 핑크
왜 그는 ‘마지막’ 공화당원이 되었는가
애덤 킨징거는 어린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공화당에 대한 오랜 애정과 관심이 그의 정치적 뿌리를 이뤘죠. 그러나 정작 그의 정치 인생을 본격적으로 촉발한 것은, 길거리에서 칼에 찔린 여성과 가해자 남성을 마주한 뜻밖의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순간,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다고 고백합니다. 그중에는 당연히도 외면하고 도망치는 일, 그러니까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선택지도 있었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데도 여성을 구합니다.
결정의 근간에 있었던 마음은, 나중에 돌이켜 보았을 때 후회가 남지 않을 선택, 거울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이후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애덤 킨징거는 설령 같은 정당 소속이라 해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 정의롭지 않은 일을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그 선택이 지난 12년의 정치 경력, 여섯 번의 당선 이력을 멈출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말이죠.
여전히 공화당엔 수많은 의원이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의 제목이 <마지막 공화당원>인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공화당은 탄핵에 찬성한 모든 의원을 징계했습니다. 당내에서 철저히 배척당한 킨징거 의원은 끝내 재선 도전을 포기했고, 정치권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제 더는 공화당의 원칙과 가치를 지키는 ‘공화당원’은 남아 있지 않다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마지막'이라는 결연한 단어를 조용히 꺼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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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웃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회로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의 배후에 지목되었지만, 미국의 대통령은 다시 또 도널트 트럼프입니다. 우리나라는 비슷한 의혹을 해소하고자 비상계엄을 일으킨 대통령이 탄핵되어, 곧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분열은 끝을 모르고 깊어지는데, 통합이라는 가치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이상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과연 공통의 가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대화를 나누는 일이 불가능한 사회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서 진보 성향의 스티브 핑커 감독과 보수 성향의 인물이 나누는 대화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끝까지 듣고, 싸우지 않고 웃으며 받아들이는 장면은 그 자체로 낯설게 다가왔죠.
결국,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분노하는 대신, 웃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설령 의견이 다르더라도,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화내지 않는다고 그 의견이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는데, 왜 이 당연한 진리가 이렇게 쉽게 희미해져 버린 걸까요?
그런데, 문득 '나는 그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제 앞으로 걸어옵니다. 나는 과연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는 애덤 킨징거 의원의 말을 들으며 웃을 수 있을까?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너그러움이 사라진 것은 왜일까? 점점 격화되는 사회의 분열 때문일까? 나의 정체성을 향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자세일까? 끝없는 도돌이표 같은 물음들 속에서 마음은 씁쓸해지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걷잡을 수 없이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래를 믿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인생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앞둔 애덤 킨징거 의원은 바로 그 마음으로 냉소주의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문장 뒤에 '그래도'를 붙여 봅니다. 그래도, 세상은 결국 달라질 겁니다. 언젠가는 너그러운 웃음으로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One-Liner
전 세계 곳곳에 벌어지는 정치 비극, 그 속에서 용기를 저버리지 않은 한 보수 정치인의 이야기
Schedule in JIFF
2025.05.01(목) CGV전주고사 5관 11:00
2025.05.03(토)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10:30
2025.05.06(화) CGV전주고사 1관 17:30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 04월 30일 -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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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스트 버스터즈> 1984년도 작과 2015년도 작 비교하기
1984년도에 나온 아이번 라이트만 감독의 <고스트 버스터즈>와 그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폴 페이그 감독의 <고스트 버스터즈>의 가장 큰 차이점인 주인공들의 성별반전이다. 원작에서 주요한 임무를 맡은 이들이 모두 남성이었던 반면에 리메이크 작에선 그 주인공들이 모두 여성이다. 리메이크 작의 감독인 폴 페이그는 자신이 만든 거의 모든 작품에서 여성들이 중심에 있는 영화를 제작해왔다.
1984년도에 나온 이 영화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뉴욕 한복판에서 귀신을 퇴치하는 과학자들’이라는 아이디어와 공포의 대상이었던 ‘고스트’들의 나름 귀엽게 캐릭터화된 모습일 것이다. 또한 결말에 등장하는 생각치도 못했던 악당의 등장은 신선하다. 그렇기에 생소한 이야기와 만화적인 캐릭터의 영화적 구현은 관객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력하고 있는 또 다른 요소인 코미디의 측면에서는 그 명성에 비해 이렇다 할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코미디가 가진 시대적 한계와 더불어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4명 중 중심을 맡고 있는 벤크멘(빌 머레이)은 첫 장면부터 나타내길, 자신의 직무보단 여성에게 더 관심있는 전형적 ‘카사노바’적 캐릭터이다. 따라 그가 지닌 여성편력은 그대로 그의 농담에 적용되고 그가 내뱉는 농담들은 즐거움보단 불쾌함을 선사한다. 또한 다른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개성있는 캐릭터의 모습보다는 ‘귀신을 퇴치하는 과학자들’이라는 타이틀에 소모되는 존재들에 불과하다. 딱히 호감이 가거나 눈길을 끄는 캐릭터가 없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적어도 그 주인공 4명이 느끼는 위기감을 한 관객으로서 함께 느낄 수 없게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원작에서 아쉬웠던 점은 악마 ‘고저’에 의해 악령에 씌었던 다나 바렛(시고니 위버)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4명의 주인공이 모두 남자인 이 영화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맡은 여성은 다나가 유일하다. 영화 속 여성들은 거의 벤크맨에게 관심있는 여성과 관심없는 여성으로 나뉜다. 다나는 벤크멘이 관심있는 여성에 속했고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비중있는 여성마저 여럿 영화에서 반복했던 단지 ‘섹슈얼한 이미지’의 여성으로 소비됨을 문지기가 된 다나의 모습에서 볼 수 있다. 다나는 문지기가 된 후 악마의 형상을 하고 공포심을 자아내기 보다는 남성에게 ‘매혹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악마임에도 불구하고 벤크멘에게 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데 치중한다. 다나의 역할은 그에 그친다. (극 중 열쇠지기가 되는 루이스(릭 머래니스)와 비교해본다면 ‘굳이, 왜’라는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모습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인 <에일리언(1979)>에서 강인함과 냉철함으로 무장하여 남근으로부터 파생되는 권력을 상징하는 에일리언과 맞서 싸우는 시고니 위버의 모습을 아는 관객에게 (별개의 작품이지만) 되려 당혹스러움을 선사한다.
리메이크작인 <고스트 버스터즈(2016)>는 원작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그대로 전복하려는 듯이 주연들을 모두 여성을 바꾸면서 큰 변화를 주었다. 원작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지만 분명한 개별영화로서 원작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주인공마다의 캐릭터가 확실 해졌고 그로 인해 그들이 주고받는 합에서 오는 개그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유령의 모습들 또한 시대의 발전으로 더욱 화려해지고 볼만해졌다. 무엇보다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점은 영화에서 줄 곧 여성의 역할이라 여겨졌던 ‘비서’의 자리에 남성(크리스 헴스워스)을 배치했으며 이를 계속 활용하여 해학의 요소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숱한 남성 중심의 코미디 영화들은 여성을 ‘멍청한 금발미녀’의 스테레오타입에 가두고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만을 맡게 했으며 능력보다는 외적인 모습을 강조함으로 여성을 눈요기감으로 전락시켰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자리에 최근 할리우드에서 남성미로 대표되는 배우를 대입시켜 영화사의 전적들을 비꼬는 장치로 영화에 활용한다. 이 탁월한 미러링은 영화를 보는 내내 통쾌함으로 이어진다.
원작의 팬층이 두터웠던 사실만큼이나 중요한 사실은 영화 속 캐릭터인 고스트 버스터즈를 흉내내고 꿈꿀 수 있는 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한정됐었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가 만난 영화 속 캐릭터를 내면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이는 원작이 가진 분명한 한계점이다. 리메이크 작은 단순히 남성판이 있기에 만들어진 여성판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아닌 듯하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무장한 이 히어로들은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여되었던 클리셰들을 반복하지 않는다. 누구와도 사랑에 빠지지 않고 ‘엄마’나 ‘아내’의 역할에 구애받지 않은 채 오롯이 자신의 욕망과 목표를 실행한다. 외적인 모습 또한 많은 대중들의 머리에 각인된 ‘여성미’ 따위를 충족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보여 진다. 이는 여성에게 더 자유롭고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내면화할 기회를 준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부당하게 그려졌던 여성에 대한 인식이 자라나기도 이전인 무려 5년 전에 이 영화가 코미디 장르를 등에 업고 관객에게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는 것은 놀라웠다. 이는 영화에 대한 완성도와는 별개로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이 영화를 ‘즐기고’ 싶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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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라이즈 블리딩> 이전에 <바운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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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라이즈 블리딩> 이전에 <바운드>가 있었다. <바운드>는 ‘퀴어 느와르’라는 장르를 개척한 영화다. 남성성의 극단을 보여주는 마피아 집단 속에서 피어나는 여성들의 사랑, 탈주, 해방까지를 보여주는 영화. 이 지점에서 <러브 라이즈 블리딩>과 <바운드>는 닮은 바가 많다.
<바운드>는 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로 시작된다. 영화의 서사에 핵심적인 여러 대사들이 보이스 오버로 흘러나온 뒤 비춰지는 결박된 코키의 모습이 이 작품의 시작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모든 패를 까발린 채 작품을 시작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작품이 시작되며 이 작품은 ‘시선’과 ‘섹스’에 대한 작품이라는 것이 직접적으로 암시된다.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하는 주인공 코키와 바이올렛. 바이올렛은 파트너로 보이는 남성과 함께 있음에도 그에겐 관심을 주지 않고 코키와 강렬한 눈맞춤을 나눈다. 그리고 코키의 시선은 바이올렛의 다리로 향한다. 특별한 대사 없이 그들이 첫눈에 반했음은 시선의 전개만으로 읽힌다.
이후 배관공으로서의 코키가 다루는 공구에 적힌 ‘삽입’에 대한 주의 문구, 코키의 집을 찾아온 바이올렛이 던지는 ‘손재주’에 관한 말들. 얼마 지나지 않아 귀걸이가 배수구에 빠졌다는 핑계로 코키를 자신의 집으로 부르는 바이올렛. 배수구를 공구로 다루는 손길,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물, 그 뒤로 비춰지는 바이올렛의 다리까지. 더이상 구체화시켜 말할 것이 있을까. 두 사람은 서로를 욕망하고 있다. 그러나 마피아의 정부로 사는 바이올렛과 그들에게 고용된 코키에게 사랑이란 가능할리 없는 법. 이들은 그들에게서 벗어나야만 ‘사랑’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운드>의 시작이다.
물론 두 사람의 사랑의 도피는 쉽지 않다. 남편인 시저를 속여 돈을 훔치려고 했던 두 사람의 계획은 탄로난다. 그렇게 오프닝 시퀀스의 이미지는 서사 속에서 실현된다. 코키는 바이올렛을 두고 돈을 들고 도망칠 수도 있지만, 이미 바이올렛을 사랑하게 된 코키는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코키는 바이올렛을 구하기 위해 시저의 집에 제발로 들어가 시저의 손에 결박당한다.
이제 바이올렛이 나설 차례다. 시저는 바이올렛을 이용하여 시저가 윗선에 넘길 돈을 잃었다는 것을 숨기려 하지만, 바이올렛은 그것을 역이용한다. 자신을 연약하게만 바라보는 마피아 집단을 이용하여 시저의 삶을 파국으로 끌고가는 것이다. 이때 단순히 ‘강한 여성’인 코키에게 오직 의존만을 하는 것으로 비춰졌던 바이올렛은 코키를 구원해내며, ‘상호 구원’의 서사를 완성해낸다.
시저가 마지막으로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바이올렛은 시저에게 총을 겨눈다. 그러자 시저는 바이올렛이 자신을 죽일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 말한다. 그러자 바이올렛은 “시저, 당신은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어”라며 시저를 가장 잔혹하게 죽인다. ‘살인’을 성취한 뒤에도 이어지는 총격은 그녀의 분노를 보여준다. 그 순간 쓰러지며 극적으로 드러나는 그의 벗겨진 머리는 그의 권위를 더욱 더 실추시킨다.
그렇게 바이올렛은 마피아 집단을 벗어난다. 코키와 몰래 챙긴 돈은 비밀로 한 채, 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윗선에 마지막 키스를 건네는 바이올렛은 더없이 이 서사에 필요한 존재다. 코키가 없었다면 시작될 수 없었을 이들의 계략은 바이올렛이 없었다면 깔끔히 종결될 수 없는 것이다. 무의미한 키스를 끝낸 뒤, 뒤돌아 입꼬리를 한쪽만 올린 미소는 승리를 뜻한다. 두 사람은 이렇게 남자들을 속이고, 걸림돌을 제거한 채 자신들의 사랑을 성취한다.
이 영화의 제목인 바운드는 ‘묶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미지적으로 끈을 활용해 결박되는 사람은 코키와 바이올렛, 즉 여성들이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에서 ‘묶인’ 존재는 누구인가. ‘남성성’의 굴레에 속박되어 ‘여성’을 연약한 존재라 단정짓고, 죽임을 당하고 놀아나는 이들이야 말로 ‘남성성’에 ‘묶인’ 존재가 아닐까. 작품의 끝에 이르러서야 작품의 제목의 의미를 되새기며 작품의 완성도에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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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4월의 반절이 벌써 지나갔네요.오늘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니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또, 일교차가 매우 크다고 하니 감기도 조심하길 바라겠습니다!씨네픽과 함께 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의 개봉 주 주말의 관객 수'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NEW)▶ '신비한 동물' 시리즈 중 세 번째 시리즈인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의 교장 선생님인 '덤블도어'의 젊은 시절을 다뤄 해리포터 팬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5일~17일) 관객 수 33만 7371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7만 6218명을 돌파하였습니다.이번 주에도 많은 영화가 개봉 예정에 있지만,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줄거리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에 마법사들이 개입하게 되면서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의 힘이 급속도로 커진다. 덤블도어는 뉴트 스캐맨더에게 위대한 마법사 가문 후손, 마법학교의 유능한 교사, 머글 등으로 이루어진 팀에게 임무를 맡긴다. 이에 뉴트와 친구들은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추종자들, 그의 위험한 신비한 동물들에 맞서 세상을 구할 거대한 전쟁에 나선다. 한편 전쟁의 위기가 최고조로 달한 상황 속에서 덤블도어는 더 이상 방관자로 머물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고, 서서히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데…2. <수퍼 소닉2> (▼1)▶호평을 받았던 <수퍼 소닉2>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의 개봉으로 1위에서 2위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주말 관객 수는 4월 8일 ~10일과 비교했을 때 약 40%가 하락했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5일~17일) 관객 수 6만 7207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0만 9596명을 돌파하였습니다.3. <모비우스> (▼1)▶<모비우스>는 개봉 후 한 주마다 한 단계씩 하락하여, 이번 주말에는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관객 수는 저번 주말보다 71%가 하락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5일~17일) 관객 수 1만 811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6만 222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95회 예측 이벤트는 4월 2주 차 박스오피스(순위) 예측입니다. 한 주동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요.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4월 2주 차 박스오피스 순위의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의 실제 관람객 연령과 성별에 따른 관람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비율을 더 차지하고 있고, 2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주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건
20대 초반 남성(350,666명)과 30대 후반 남성(315,278명)이었습니다.
또한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18%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스텔라> (-)
▶ 박스오피스 중 유일한 한국 영화이자, 유일하게 저번 주말과 순위가 동일한
영화 <스텔라>가 4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5일~17일) 관객 수 3만 9275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5만 878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앰뷸런스> (▼2)
▶ 배우들의 몰입감 높이는 연기력과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전개에 호평을 받은
영화 <앰뷸런스>가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4월 15일~17일) 관객 수 1만 1462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0만 8246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그리고 <Father Stu>가 주말 박스오피스에 새롭게 등극했습니다.
주말 동안(15일~17일)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북미 기준 주말 매출액 $43,000,000 (한화 약 52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4월 15일 ~ 2022년 4월 17일)1.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4300만 달러 (누적 4300만 달러)2. <수퍼 소닉2> 3000만 달러 (누적 1억 1961만 달러)3. <로스트 시티> 650만 달러 (누적 7857만 달러)4.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618만 달러 (누적 1769만 달러)5. <Father Stu> 570만 달러 (누적 802만 달러)...씨네픽의 4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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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야 한다는 강박만 없었어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99년, 전북 삼례 우리 슈퍼에서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책임 형사 '최우성(유준상)'의 지휘 하에서 무고한 소년 세 명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강압수사 덕분에 사건은 일사천리로 해결된다. 그렇게 우성은 특진하고, 사건은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다음 해 '황준철'(설경구)이 부임하기 전까지는.
진범에 대한 제보를 받은 진철은 기존 수사 기록을 검토한 후 '미친개'라는 별명에 걸맞게 재수사를 결정한다. 용의자 세 명의 자백과 지인들의 진술이 모순됐기 때문. 그러나 우성과 담당 검사 '오재형'(조진웅)의 방해 때문에 재수사는 취소되고, 진철은 좌천되어 섬을 떠돈다. 그리고 16년이 지나 목격자였던 윤미숙'(진경)과 소년들이 진철을 찾아온다. 재심을 도와달라고.
여운과 잔상이 <소년들>에는 없다
한국 영화를 보다 보면 비슷한 인상이 남는다. 뜨거워야 한다는 강박이다. 주인공은 클라이맥스에 모든 감정을 문자 그대로 '토해낸다.' 관객이 그 장면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지친 끝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려고 사력을 다한다. 혹자는 이를 한국인의 정서라고 이야기한다. 그럴 수 있다. 나라마다 고유한 감동 코드가 있으니까. 실제로 근래 한국 영화를 접한 외국 관객이 한국 영화의 '감정 과다'를 인상적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감정 과다 상태의 부작용이다. 감정을 토해내는 데 집중하는 사이 많은 영화가 납작해진다. 이야기, 그 속에 숨은 메시지, 이야기를 감싼 사회적 맥락을 곱씹을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 대신 일회성으로 휘발되는 강렬함, '사이다'만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가 이 방식을 애용한다. 작가가 뱉고 싶은 사회적 메시지에 힘을 실어주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므로.
올해로 데뷔 40주년인 정지영 감독의 신작도 크게 다르지 않다. 1999년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소년들>은 검경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 법정 영화 <부러진 화살>, 금융당국의 문제점을 비판한 <블랙머니>와 비슷한 결이다.
의도는 스크린 위에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17년이라는 시간을 이해하기 쉽게 요약했다. 의인의 사투와 악인의 악행도 명확히 전달됐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강박을 버리지 못했다. 목적과 메시지를 낱낱이 설명하기 위해서 사족을 붙인다. 그러다 보니 관객이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천천히 소화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여운과 잔상이 없는 이야기인 셈이다.
구성과 배우의 힘
물론 노장의 저력은 느껴진다. 특히 세 시간대를 넘나드는 초중반부가 인상적이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신선하거나 흥미로운 소재라고 할 수 없다. 관객에게 많은 정보가 노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스테디셀러였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필두로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같은 범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정지영 감독은 편집으로써 이 한계를 극복했다. 영화는 세 시간대를 번갈아 보여준다. 황준철 시점에서 2000년 재수사 과정과 2016년 재심 과정이 무게를 잡은 가운데, 1999년 사건 당시 정황이 플래시 백으로 삽입된다. 이러한 구성은 감정폭을 극대화하는 데 용이하다. 재심을 포기하라고 세 소년을 설득하려던 황반장이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세 사람. 황반장은 그들의 어릴 적 물놀이 장면을 겹쳐 본다. 재수사 과정에서 품었던 의구심과 분노, 재심 과정에서 되살아난 죄책감과 희망이 응축되며 교차편집의 힘이 정점에 이른다. 페이드 아웃되는 화면 전환이 올드하고 투박하나 힘이 있는 이유다.
배우들도 한 몫한다. <소년들>은 등장인물이 많다. 주요 선역과 악역만 합쳐도 5명가량 되고, 진범이 3명, 누명을 쓴 소년들이 아역과 성인역 합쳐서 6명이다. 그 외 조연이 더해지면 20명 가까운 인물이 과거와 현재에 뒤엉켜 있다. 관객 입장에서 충분히 혼란스러울 상황이다. 하지만 조진웅, 진경, 허성태, 하도권, 서인국 등 설령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익숙할 배우들이 곳곳에 포진한 덕분에 관객은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화법과 메시지의 모순
다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영화는 서서히 힘을 잃는다. 황준철과 최우성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순간부터 아이러니하게도 긴장감이 서서히 사라진다. 여러 이유가 있다. 악역만 등장하면 어두워지는 조명, 음영이 도드라지는 연출, 이마에 '나 악역이요'라고 쓰여 있는 배우들의 연기.
더 큰 문제는 악역 활용법이다. <소년들>은 입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경찰의 무책임한 수사, 검찰의 방관, 사회적 신뢰를 핑계 삼아 개인의 무고함을 짓밟는 치밀함. 결국 영화의 칼날은 수사기관이라는 시스템 자체를 겨냥한다. 이 사건으로 처벌받은 경찰과 검사는 아무도 없다는 자막을 마지막에 달아둔 이유다.
그러나 메시지의 중요도에 비해 경찰의 구조적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악역이 평면적이기 때문이다. 거짓 자백을 유도하려는 고문과 증거 인멸은 몇몇 경찰과 검찰의 일탈에 그친다. 묘사도 일차원적이다. 그들은 두 시간 내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협박하고 전전긍긍한다. 경찰서장이나 다른 이들이 옛 동료를 옹호하는 장면도 지나가듯 등장하는 데서 그치고 만다. 마음껏 미워하고 비난하라고 설정한 표적에 불과한 셈이다.
자연히 메시지는 힘이 없다. 그나마 유준상이 경찰 전체를 적으로 돌리지 말라는 대사를 내뱉기는 한다. 그가 경찰 행정력을 악용해 가족을 괴롭히는 장면도 있다. 하지만 그전에 황준철과 최우성의 개인적인 대립이 먼저 부각되다 보니 한계가 명확하다. 둘의 몸싸움도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변호인>이 되지 못한 <소년들>
법정 시퀀스에서는 모든 문제가 일거에 터져 나온다. <소년들>은 구조적으로 <변호인>과 유사하다. 앞서 피해자의 상황을 제시하고, 후반부에서는 억울함을 해소한다. 국가 폭력에 대항해 정의를 지키려는 의인들의 용기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전환점이자 클라이맥스인 법정 시퀀스에서는 2시간 동안 쌓아 올린 모든 감정이 카타르시스로 승화돼야 한다.
<소년들>은 카타르시스를 터뜨리는 데 실패했다.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뽐내는 <변호인> 속 차동영(곽도원) 같은 캐릭터가 없다 보니 긴장감과 울분이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차동영은 진심으로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위한다고 믿는 공안 경찰이었다. 그 독특한 캐릭터성 덕분에 "국민이 국가"라는 상식적이고 헌법에 입각한 주장을 하는 송우석 변호사와의 대립이 불꽃 튀었다.
반면에 <소년들>은 일방적이다. 경찰도, 검찰도 신념이나 소신에 입각한 채 변론하지 않는다. 그저 능글맞게 개인의 안위를 걱정하는 모습만 보인다. 재판을 대하는 태도, 절실함에 있어서 피해자 측과의 균형이 잡힐 수가 없다. 검사 쪽이 억지를 부리면, 변호인 측에서 철저하게 논박하니 긴장감이 있을 수가 없다.
결국 카타르시스를 토해내는 결말은 올드하다. 판에 박힌 전개와 연출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정적인 증인은 소란을 부리다가 법정에서 끌려 나간다. 세 피해자는 무죄를 주장하며 법정에서 울부짖는다. 슬로 모션과 구슬픈 음악이 이 장면을 장식한다. 그렇게 피해자의 절실한 항변마저 당연한 이야기를 길게 늘인 것처럼 느껴진다.
발터 벤야민은 이야기가 ‘모든 걸 내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을 하는 예술은 정보를 주지 않을 때, 서사적 긴장을 고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설명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이미 이야기하기 예술의 절반을 완성한다.”
<소년들>은 벤야민의 의견과 정확히 반대되는 길을 걷는다. 사건의 전개와 의의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한다. <소년들>이 <그것이 알고 싶다> 특별판처럼 보이는 이유다. 방점을 찍는 때 잠깐 힘을 뺄 줄 알았다면, 너무 잘 알려진 사건인만큼 의외의 순간을 몬들 수 있었다면 더 세련된 작품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Poor 형편없음
여운과 잔상 대신 강박을 택한 또 한 편의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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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다시 뭉친 '소공녀'팀! 근데, 장르가 코미디 범죄물?
LTNS
Korea/2023/113min
전고운, 임대형 감독/‘온 스크린’ 섹션
〈LTNS〉는 올해 12월에 티빙에서 공개 예정인 6부작 시리즈물로, 드라마 시리즈 화제작을 상영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서 그중 2부가 상영되었다. Long Time No Sex의 약자인 자극적인(?) 제목이 먼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조금 더 살펴보면 훨씬 많은 흥밋거리가 있다. 〈LTNS〉는 각각 〈윤희에게〉, 〈소공녀〉로 한국 독립영화에 굵직한 인장을 남긴 임대형, 전고운 감독이 함께 글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주연은 〈소공녀〉,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에서 이미 두 번이나 연인 연기 합을 맞춘 안재홍, 이솜 배우가 맡았다. 많은 관객이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누기 위해 옷을 벗다가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는 방의 냉기에 다시 옷깃을 여미며 “봄에 하자”고 말하는 〈소공녀〉의 한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 시대 청년과 그들 사랑의 존재 양상을 절묘하게 포착한 이 장면의 두 배우가 〈LTNS〉에서는 부부로 합을 맞춘다. 그러나 오해해선 안 된다. 두 감독의 전작을 떠올리며 〈LTNS〉의 분위기를 짐작해서는 곤란하다. 〈LTNS〉는 코미디 범죄물이다. 그것도 꽤나 매끈한(적어도 2회까지는).
본격적인 작품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할 이야기가 이렇게 많다. 그리고 드라마는 시작부터 이 기대를 너끈히 이어간다. 작품 상영 후 GV에서 전고운 감독은 〈LTNS〉가 “혼자 숨어서 몰래 보는, 플랫하지 않은 코미디 작품”으로 기획되었다고 밝혔는데, 오프닝부터 이 말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와 같이 보기에는 민망한, 농도 높은 섹스신에 능청스러운 코미디를 곁들인 장면이 연달아 이어지는 것을 보고 있자면, 두 감독의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질감에 놀라움이 들 정도다.
〈LTNS〉의 줄거리는 이렇다. 열렬히 사랑하며 시도 때도 없이 남자의 바지 속 무언가가 불끈거리던 커플이 정작 결혼 후에는 생활에 치여 섹스리스 부부가 된다. 서로에게 성적 이끌림보다는 남매애 비슷한 무언가를 느끼는 둘. 대출을 끼고 산 아파트 값은 나날이 떨어지고, 남자의 생계수단인 택시는 침수된다. 아등바등 살아도 제자리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부부. 그러던 중 친구들과의 우연한 해프닝이 계기가 되어 불륜 폭로 협박(?)으로 큰돈을 번다. 부부는 여기서 ‘수익 모델’을 발견한다. 호텔리어인 여자가 타깃을 정하면 불륜 증거를 모아 협박 편지를 보내 돈을 뜯어내는 것. 정직하고 성실히 살았을 때는 어림도 없던 돈이 척척 생기기 시작한다. 부부는 결심한다. 이왕 할 거 불륜 커플을 제대로 벗겨 먹기로.
‘미친놈’들만 돈을 버는 시대에 그들과 같이 미쳐 돈을 벌겠다는 부부의 새 출발로 드라마의 2화는 마무리된다. 감독과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회차를 거듭할수록 더 극적으로 치닫는 불륜 커플의 사연과 그들을 협박하는 부부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질 거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2화까지 봤을 때, 이들의 호언장담이 그저 허풍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코미디 범죄물로 변주된, 〈소공녀〉의 후사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장르물로서의 재미에 더해, 작품 곳곳에 사회적 문제가 깃들어 있어 마냥 가볍지만도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리고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드라마 곳곳에 나오는 조연 배우들의 얼굴에 큰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LTNS〉, 남은 작품 공개가 시급하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을 통해 기자로 초청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영화 상영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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